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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인 월스트리트 고액 강연 연설 내용이 공개됐다. 그동안 선거 유세에서 했던 발언과 달리 금융권의 자발적인 금융개혁과 자유무역 등을 주장하는 내용들이어서 “앞과 뒤가 다른 클린턴을 못 믿겠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는 7일 클린턴이 2013년과 2014년 각종 금융기관 주최 행사에서 사용한 연설문을 포함해 2060여 건의 문서를 공개했다. 클린턴의 선거운동본부장인 존 포데스타의 e메일 계정이 해킹돼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은 2014년 독일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후원한 행사에서 “금융개혁은 금융기관들이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은행들이 주최한 행사에선 “시장 접근, 무역을 막는 장벽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발생한 반(反)월스트리트 시위에 대해 자신이 평범한 중산층의 투쟁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한 대목도 있다. 2013년 골드만삭스 주최 행사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 일반인들은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월스트리트(미 금융권)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당내 경선에서 클린턴의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클린턴은 월스트리트가 워싱턴 정치를 움직이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샌더스의 비판이 맞았다”며 클린턴을 비난했다. 포데스타는 e메일 내용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트위터에 “선거를 도널드 트럼프 쪽으로 몰고 가려는 러시아인에 의해 해킹을 당하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라고 러시아 배후설을 제기했다. 미 국토안보부와 국가정보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 정부가 미국인과 정치단체를 포함한 미 기관의 e메일에 손상을 가하라고 지시했다. 이들의 절도와 폭로는 미 대선에 개입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주당 e메일 해킹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공식 지목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인테르팍스통신에 “헛소리”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웹사이트에 매일 수만 개의 해킹 사례가 확인된다. 대다수가 미국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인 10명 가운데 7명이 주한미군의 주둔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인의 호감도가 가장 낮은 국가로는 북한이 꼽혔다. 미국 싱크탱크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6월 성인 미국인 20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현지 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0%는 주한미군의 주둔에 찬성했다. 이는 2014년 조사(64%)보다 6%포인트 오른 역대 최고 찬성률이다. 지지 정당별로는 공화당 지지자가 76%, 민주당 지지자는 70%였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자도 72%가 주한미군 주둔에 찬성했다. 미국인의 주한미군 주둔 지지도는 일본, 독일, 호주 등 다른 국가의 미군 주둔 지지도와 비교해도 가장 높았다. 응답자들 가운데 60%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중대한 위협으로 꼽았다. 이는 지난해 조사(55%)보다 5%포인트 오른 역대 최고치였다. 북핵은 13개 위협 요소 중 국제 테러리즘(75%)과 비우호국의 핵 보유 가능성(61%)에 이어 3번째였다. 북핵을 위협으로 평가한 응답자의 75%는 주한미군의 장기 주둔을 지지했다. 북핵 문제의 해법에 대해서는 81%가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북한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미군을 투입하거나(25%) 핵시설을 공습하는 등(35%) 군사적인 해법에 대한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가 호감도에선 북한이 100점 만점에 19점으로 12개국 가운데 최하위였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이 주도하는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비판적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또다시 막말을 퍼부었다. 4일 필리핀 GMA방송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의 지방자치 관련 행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거론하며 “지옥에나 가라(You can go to hell)”고 말했다. 이 발언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마약 용의자 사살에 대해 계속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반발하는 과정에 나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9월 초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 앞서 현지 기자들에게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마약 용의자 사살 문제를 내 면전에서 언급한다면) 개××라고 욕을 해 주겠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과 필리핀의 합동 군사훈련 중단, 미군의 필리핀 재주둔을 허용하는 방위협력확대협정(EDCA) 폐기 가능성 경고 등 반미 행보를 이어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일 필리핀 경찰 간부의 말을 인용해 필리핀 정부가 경찰에 ‘비밀암살단’을 만들어 마약 용의자를 초법적으로 처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암살단의 일원으로 최근 3개월간 87명을 죽였다는 이 경찰 간부는 암살단이 한 팀에 10명씩, 총 10개 팀으로 구성됐으며 주로 밤에 검은 옷을 입고 복면을 한 채 활동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상부에서 목표물의 사진과 인적 사항 등을 보내준다”며 마약 용의자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증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정확하게 사살한다고 주장했다. 시신은 인근 지역이나 다리 아래에 버리고 ‘마약왕’ ‘마약상’이라고 적힌 종이를 남겨둔다. 올 6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공격적인 마약 소탕전에 돌입하면서 필리핀에서는 3600명 이상의 마약 용의자가 경찰과 자경단 등에 사살됐다. 절반이 넘는 2233명은 자경단을 비롯한 정체불명의 단체나 괴한에 살해됐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마약과의 전쟁을 독일 나치 정권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비유한 데 대해 사과했다고 현지 GMA방송이 2일 보도했다. 그는 이날 필리핀 중부 바콜로드 시에서 열린 한 페스티벌 개막식에서 “독일인에 의해 살해된 600만 유대인에 대한 기억을 깎아내릴 의도가 결코 없었다”며 “유대인 사회에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일부 비판 세력이 나를 ‘히틀러의 사촌’이라고 하지만 마약 중독자를 사살하는 것은 나라의 고질적인 문제를 도려내는 것이며 미래 세대를 지옥에서 구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돌프 히틀러가 유대인 300만 명을 학살했다”며 “필리핀을 파멸에서 구하기 위해 마약 중독자 300만 명을 죽이면 기쁠 것”이라고 문제의 발언을 했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홀로코스트로 목숨을 잃은 유대인은 600만 명이다. 필리핀에서는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3개월 동안 마약 범죄 용의자 3500명 이상이 경찰 등에 의해 사살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홀로코스트를 거론하자 이스라엘 독일 미국 등 국제사회는 강한 비난을 쏟아냈다. 에마누엘 나숀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문제의 발언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널드 로더 세계유대인회의 회장은 “비인도적이고 인명을 경시하는 것”이라며 발언 철회와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 독일 외교부는 독일 주재 필리핀대사를 불러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틴 셰퍼 독일 외교부 대변인은 “홀로코스트 만행을 다른 어떤 것에 비유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다마 디엥 유엔 사무총장 집단학살방지 특별자문관은 “모든 인류의 삶을 경멸하는 표현”이라며 “홀로코스트와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뿌리째 흔드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지부의 펠림 카인 부지부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필리핀 정부에 원조 중단 가능성을 경고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패트릭 레이히 상원의원(민주당)도 미국이 필리핀 원조에 대한 추가 조건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1억7500만 달러(약 1932억 원)의 원조를 받는 등 경제 개발과 군비 증강을 해외 원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叛軍)이 반세기 이상 이어진 내전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2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콜롬비아 북부 카르타헤나에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가 52년 동안 이어진 내전을 마치는 평화협정안에 서명했다. 두 사람은 내전에서 사용된 총알 탄피를 녹여 만든 펜으로 서명했다. 펜 손잡이에는 스페인어로 ‘총알은 우리의 과거를 기록했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다’라는 글귀를 새겨 넣었다. 297쪽의 협정안에 서명한 산토스 대통령은 윗옷에 수년간 끼우고 다니던 하얀 비둘기 배지를 떼어 론도뇨에게 건넸고, 론도뇨는 배지를 가슴에 끼우며 환하게 웃었다. 론도뇨는 “우리가 전쟁 중에 주었을 모든 고통에 대해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날 협정식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스페인 전 국왕 후안 카를로스 1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등 2500여 명이 참석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다음 달 2일 평화협정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여기서 가결되면 평화협정이 공식 발효된다. 최근 콜롬비아 최대 주간지 ‘라 세마나’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평화협정 지지율이 72%였다. FARC는 180일 내에 무장 해제를 끝낸 뒤 정당으로 재출범할 예정이다. 론도뇨는 계속해서 FARC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는 평화에 합의한 콜롬비아에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은 평화협정 이행을 위해 3억9000만 달러(약 4329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민족해방군(ELN)과 페루, 파라과이 등에 아직 소수 반군이 남았으나 FARC의 무장 해제로 1959년 쿠바 공산혁명에 자극받은 체 게바라식 게릴라 항전은 사실상 끝났다. 곤살로 산체스 국립역사추모연구소장은 영국 가디언에 “무장투쟁과 무장 유토피아는 FARC와 함께 막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 혁명에 성공한 체 게바라는 1967년 볼리비아에서 처형됐으며 이후 쿠바와 옛 소련이 혁명 수출에 소극적으로 돌아서면서 중남미의 혁명 열기는 가라앉기 시작했다. 1964년 농민봉기로 시작된 FARC는 냉전 이후 오랜 세월을 견뎠으나 전임 대통령인 알바로 우리베 재임 당시 미군 주도의 공격으로 대원들이 크게 줄면서 밀림과 산악지대로 숨어들었다. 결국 FARC는 2012년 11월 콜롬비아 정부와 평화협상을 시작했으며 올해 6월 정전 협정에 합의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정가의 ‘최대 스폰서’인 유대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유대계는 미 인구의 1.9%에 불과하지만 정치 금융 교육을 포함한 주요 분야에서 영향력이 막강하다. 25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두 후보는 이날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각각 만나 양국의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 클린턴은 네타냐후 총리와 이란 핵 합의, 시리아 사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미국이 이스라엘에 10년간 380억 달러(약 41조8000억 원)의 군사 지원을 하겠다고 합의한 내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유엔 등 제3자가 개입하지 않고 당사자의 대화를 통해 해법을 마련하는 것도 지지한다고 했다. 클린턴은 회동을 마친 뒤 “강하고 안전한 이스라엘은 미국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한 시간 동안 회동했다. 론 더머 주미 이스라엘대사와 트럼프의 유대계 출신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도 합석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텔아비브에 있는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은 중동전쟁을 통해 예루살렘 동부를 편입하고 1980년 통합 수도로 선포했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경제 수도인 텔아비브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1995년 미국 의회는 1999년까지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다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미 정부는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다. 유대계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다. 2008년 대선을 앞둔 여론조사에서는 유대인의 78%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국익에 상충되는 발언을 하자 지지율이 50%대로 뚝 떨어졌다. 민주당의 대선 주자였던 유대계 출신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뉴욕 월가를 쥐락펴락하는 유대계에겐 탐탁지 않은 공약을 내걸어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폭로단체 ‘DC리크스’가 한 백악관 직원의 e메일을 해킹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여사의 여권 사진(사진) 등 권력 핵심 인사들의 개인정보 등을 공개했다. 23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DC리크스가 전날 공개한 해킹 자료는 백악관 직원 이언 멜룰이 지난해 2월부터 올 7월까지 개인 e메일 계정을 통해 주고 받은 내용들이다. 멜룰의 사생활은 물론 백악관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의 내부 자료가 포함됐다. 미셸 여사, 조 바이든 부통령, 클린턴 후보가 외부 행사에서 어떤 동선으로 이동하는지 분 단위까지 세세하게 기록한 계획도 들어 있었다. 미셸 여사를 포함한 여권 사진 파일도 24장이나 유출됐다. 미셸 여사의 것은 백악관 영부인실에서 멜룰에게 보낸 것으로 여권번호와 생년월일, 출생지 등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또 △비밀경호국과 백악관 군사실 직원 이름 △백악관 직원의 사회보장번호(SSN) △백악관 이동지침 △백악관 전자안보 규정 등이 포함됐다. 로레타 린치 미 법무장관은 “현재 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이 한국 드라마, 최신 국제뉴스 등을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만들어 김정은 정권에 대한 반감을 키우게 유도하는 ‘대북 심리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북한 주민들이 외부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라디오, 태블릿PC 등도 배포한다. 미 국무부는 다음 달 31일까지 북한 주민에게 외부 소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안을 공모한다고 22일(현지 시간) 밝혔다. 북한 관련 단체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국무부는 북한 흔들기 심리전에 예산 265만 달러(약 29억6800만 원)를 책정했다.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대북 심리전에 계획보다 훨씬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인권 문제도 안보 국제기구에서 처음으로 논의됐다. 인권단체 ‘국경 없는 인권’의 윌리 포트레 사무총장은 22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산하 민주적 제도와 인권사무소(ODIHR)가 개최한 회의에서 “북한 노동자 5만 명이 16개국에서 일하고 있다. 연간 12억∼23억 달러(약 1조3440억∼2조5760억 원)를 북한으로 송금한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 배우 브래드 피트(53)와의 불륜설이 제기됐던 프랑스 여배우 마리옹 코티야르(41·사진)가 2007년부터 동거해온 프랑스 감독 기욤 카네(43)와의 사이에서 둘째를 임신했다며 소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코티야르는 21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불륜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기 때문에 말하겠다”며 “몇 년 전 내 인생의 남자이자 내 아들과 곧 태어날 아기의 아버지인 사람을 만났다. 그가 내 사랑이고 내가 필요로 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코티야르가 지목한 남자는 카네 감독으로 이들 사이에는 다섯 살 난 아들이 있다. 그는 글 마지막에 “앤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두 사람 모두를 깊이 존경하고, 그들이 힘든 순간에 평화를 찾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피트, 졸리 부부의 지인의 말을 인용해 피트는 이혼소송 직전에야 졸리의 소송 제기 사실을 알았으며 피트와 코티야르와의 불륜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전날 졸리가 남편 피트와의 ‘해소할 수 없는 차이’ 등을 이유로 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매체는 피트와 코티야르가 불륜을 저지르다 졸리에게 들통이 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코티야르는 영화 ‘인셉션’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왔으며 11월 개봉을 앞둔 영화 ‘얼라이드’에선 피트와 함께 출연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13일 정오 옛 동독 지역인 독일 작센 주 드레스덴공대를 방문했을 때 교정 이곳저곳에서는 부족한 연구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인근에는 프라운호퍼, 막스플랑크 등 독일 4대 과학기술 연구기관의 분원이 입주해 이 일대는 거대한 과학기술 공동연구단지로 변모한 상태였다. 1990년 10월 3일 통일되기 전 낡고 어둡던 사회주의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캠퍼스에서 만난 자샤 바흐 박사(38)는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숨은 우량 기업인 ‘히든 챔피언’을 꿈꾸며 동료 3명과 함께 올해 3월 회사를 세웠다. 그는 기계공학 박사과정에서 프라운호퍼 연구소 등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에너지 효율을 대폭 높이는 포장기계를 개발했다. 바흐 박사는 “기술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했다. 학생과 교수, 학교와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이뤄낸 ‘독일식 집단주의’의 결과였다.○ 창업으로 동독 경제 부흥 이바지 통일 초기인 1990년대 인구 45만 명이던 작은 도시 드레스덴의 실업률은 20%에 육박했다. 다섯 명에 한 명은 실업자였다. 동독 출신을 일컫는 ‘오시(Ossi)’들은 서독에서 밀려온 ‘베시(Wessi)’에게 밀려 일자리를 빼앗겼다. 성난 오시들이 서독으로 이주하면서 인구도 줄었다. 창업은 통독 이후 극심한 경제 위기에 내몰렸던 드레스덴의 절박한 선택이었다. 동독 공산당에 충성하는 낡은 사회주의 기술자를 배출하던 드레스덴공대는 지역 경제의 미래를 위해 창업가를 길러 내는 자본주의 교육기관으로 과감하게 변신했다. 미하엘 셰프치크 드레스덴공대 상경학부 교수는 “드레스덴에는 대기업 본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뮌헨에 있는 BMW, 지멘스가 드레스덴으로 본사를 옮길 확률은 거의 없다. 결국 옛 동독 지역에서 경제 재건을 하려면 창업으로 ‘히든 챔피언’을 키워야 한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회고했다. 1998년 경상학부 교수였던 옛 동독 출신의 헬무트 자비시 씨는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은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드레스덴 이그지스츠(Dresden Exists)’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드레스덴 이그지스츠는 창업실무 교육, 투자 유치, 창업 컨설팅 등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탄생한 창업가들에게 독일 연방정부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드레스덴은 최근 10여 년 동안 기업 수가 꾸준히 늘어 ‘유럽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릴 정도다. 드레스덴 시에 따르면 2004년 4만1012개이던 등록 기업이 2014년 4만9541개로 증가했다. 드레스덴의 실업률은 지난해 7.6%까지 떨어졌다. 독일 평균실업률(6.2%)보다 높은 편이지만 수도 베를린(10.5%)보다는 현저히 낮다. ○ 지식재산의 사회적 공유로 시너지 창출 드레스덴 부흥의 핵심에 섰던 드레스덴공대의 강점은 역설적으로 옛 동독의 유산에서 나왔다. 사회주의 국가인 옛 동독은 교수들의 연구 성과로 얻은 특허를 당연히 대학의 자산으로 책정했다. 통일 이전 유럽 명문 공대로 꼽히던 드레스덴공대는 생명공학, 전자공학 등의 분야에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베를린공대 뮌헨공대 등 9개 독일 명문 공대가 확보한 전체 특허의 30% 이상이 드레스덴공대 것이다. 하네스 레만 드레스덴공대 연구진흥 및 기술 이전 담당 국장은 “통독 후 대학은 돈이 없는 창업 기업에 특허를 공짜로 빌려주고 그 대신 주식을 10% 받는 방식으로 전략적 협력을 했다”고 말했다. 드레스덴공대는 또 2010년 프라운호퍼, 막스플랑크 등 드레스덴 소재 연구기관과 ‘드레스덴 콘셉트’라는 협의체를 만들어 소속 기관의 시설과 지식재산 등을 공유했다. 드레스덴 콘셉트 담당자 조냐 피오트로브스키 씨는 “거대한 클러스터를 형성해 연구, 창업 등 과학기술 관련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와 학생이 함께 뛰는 ‘토털 창업’ 드레스덴공대의 창업 형태도 모두가 함께 뛰는 독일 축구와 유사한 ‘토털 창업’이라 할 만하다. 독일 공대의 창업은 대학, 연구소 등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토대로 기업을 세우는 스핀오프(spin-off)가 주류다. 학생들은 졸업하기 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최소 15주 동안 기업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미하엘 베크만 기계공학부 교수는 “기업은 작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일손을 구하고 학생들은 실무를 배울 수 있어서 서로 이득”이라고 말했다. 교수들도 학생들과 창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옌스페터 마이샤크 기계공학과 교수는 1990년대 박사과정 당시 교수, 동료들과 함께 두 차례 창업했다. 드레스덴공대에서 교수로 임용된 2004년부터 제자들과 3개의 기업을 만들었다. 마이샤크 교수는 매년 20∼40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기업, 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숱한 프로젝트 가운데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만 골라 창업한다”며 “성공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창업은 준비 기간만 몇 년이 걸릴 정도로 미국 등의 사례와 비교할 때 다소 더딘 편이다. 그 대신 생존율은 60%에 달한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시작하는 독일인 특유의 근성이 반영된 결과다.드레스덴=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옛 서독 지역인 프라이부르크 출신의 카를 레오 드레스덴공대 광전자학과 교수(56·사진)는 통일 직후인 1993년 옛 동독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간파하고 드레스덴공대에 정착했다. 2001년 제자들과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기업 노발레드(Novaled)를 설립했고 2013년 8월 제일모직(현 삼성SDI)에 넘길 때까지 회사 가치 2억6000만 유로(약 3000억 원)의 기업으로 키웠다. 노발레드는 지난해 매출액 659억 원, 당기순이익 329억 원을 올렸다. 레오 교수는 13일 드레스덴공대의 한 회의실에서 기자와 만나 “통독 후 드레스덴의 성장은 두 가지 요소에 힘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동독의 체제 전환으로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절박한 상황에서 창업해야 했던 옛 동독 과학자들의 ‘헝그리 정신’과 작센 주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및 창업 지원이 바로 그것이다. 물리학 박사인 레오 교수는 전공인 기초과학 연구에 국한하지 않고 OLED, 태양열 등의 분야에도 진출해 성공한 ‘창업 스타 교수’ 가운데 한 명이다. 노발레드를 포함해 태양열 기술 기업인 헬리아테크 등 모두 7개 기업을 세웠다. 그는 “물리학 연구의 70%는 기초과학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레이저, 센서, 디스플레이 등 매우 실용적인 분야도 물리학의 연구 대상이다. 기초과학에도 무궁한 창업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허만 100건 이상 출원한 레오 교수는 현재 30명 이상의 박사 과정 학생 및 연구원들과 일하고 있다. 200명이 넘는 박사를 길러 냈고 이 가운데 10%는 창업해서 중소기업 사장이 됐다. 지금은 직접 연구하기보다 제자들이 연구할 주제를 정하거나 연구팀을 만들어 주는 멘토 역할을 한다. 레오 교수는 창업팀을 구성할 때는 아이디어와 실행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의적인 사람이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실무 능력을 갖춘 사람이 기술을 개발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개발한 기술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오 교수는 “눈에 보이는 뭔가를 만들고 싶어 적극적으로 창업에 나서게 됐다”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내 기술이 어딘가 반영돼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그의 연구실에서는 한국 학생 4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드레스덴=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 배우 브래드 피트(53)와의 불륜설이 제기됐던 프랑스 여배우 마리옹 코티야르(41)가 2007년부터 동거해온 프랑스 감독 기욤 카네(43)와의 사이에서 둘째를 임신했다며 소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코티야르는 21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불륜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기 때문에 말 하겠다"며 "몇 년 전 내 인생의 남자이자 내 아들과 곧 태어날 아기의 아버지인 사람을 만났다. 그가 내 사랑이고 내가 필요로 하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코티야르가 지목한 남자는 카네 감독으로 이들 사이에는 5살 난 아들이 있다. 그는 글 마지막에 "앤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두 사람 모두를 깊이 존경하고, 그들이 힘든 순간에 평화를 찾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피트, 졸리 부부의 지인을 인용해 피트는 이혼 소송 직전에야 졸리의 소송 제기 사실을 알았으며 피트와 코티야르와의 불륜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전날 졸리가 남편 피트와의 '해소할 수 없는 차이' 등을 이유로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매체들은 피트와 코티야르가 불륜을 저지르다 졸리에게 들통이 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코티야르는 영화 '인셉션'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왔으며 11월 개봉을 앞둔 영화 '얼라이드'에선 피트와 함께 출연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 공화당의 부시 가문을 이끄는 ‘아버지 부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기로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캐슬린 케네디 타운센드 전 메릴랜드 주 부지사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뒤 이같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타운센드는 민주당 출신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맏딸이다. 타운센드는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도 “19일 오전 메인 주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났다”며 “(부시 전 대통령이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아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올해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대선에 관한 언급 자체를 자제해 왔다. 젭 부시의 형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애플에 이어 맥도널드도 유럽연합(EU)에서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에 5억 달러(약 5650억 원)의 체납세를 매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18일 보도했다. EU는 맥도널드가 미국과 룩셈부르크 중 어느 곳에도 내지 않은 세금에 대해 조사해 왔다. FT는 EU의 조사 내용을 근거로 맥도널드가 2009년부터 룩셈부르크 소재 유럽 본사가 벌어들인 18억 달러(약 2조340억 원)의 순이익에 대해 평균 1.49%의 세율로 법인세를 냈다고 보도했다. 룩셈부르크의 세율 29.2%를 적용하면 맥도널드가 룩셈부르크에 추가로 내야 할 세금은 어림잡아 5억 달러가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맥도널드가 유럽에서 거둬들인 순이익은 기업회계로는 룩셈부르크에서 번 것으로 잡힌다. 맥도널드는 추가 과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맥도널드는 “2011∼2015년 법인세만 EU에 25억 달러(약 2조8250억 원)를 냈다. 평균 세율은 27%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추가 과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EU는 지난달 애플에 체납세 130억 유로(약 16조3800억 원)를 아일랜드에 내라고 결정했다. 이후 EU의 폭탄 과세 대상으로 맥도널드와 아마존이 거론돼 왔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애플에 이어 맥도날드도 유럽연합(EU)에서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에 5억 달러(약 5650억 원)의 체납세를 매길 것으로 전망된다고 18일 보도했다. EU는 맥도날드가 미국과 룩셈부르크 중 어느 곳에도 내지 않은 세금에 대해 조사해 왔다. FT는 EU의 조사 내용을 근거로 맥도날드가 2009년부터 룩셈부르크 소재 유럽 본사가 벌어들인 18억 달러(약 2조340억 원)의 순이익에 대해 평균 1.49%의 세율로 법인세를 냈다고 보도했다. 룩셈부르크의 세율 29.2%를 적용하면 맥도날드가 룩셈부르크에 추가로 내야 할 세금은 어림잡아 5억 달러가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맥도날드가 유럽에서 거둬들인 순이익은 기업회계로는 룩셈부르크에서 번 것으로 잡힌다. 맥도날드는 추가 과세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맥도날드는 “2011¤2015년 법인세만 EU에 25억 달러(약 2조8250억 원)를 냈다. 평균 세율은 27%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EU는 지난달 애플에 체납세 130억 유로(약 16조3800억 원)를 아일랜드에 내라고 결정했다. 이후 EU의 폭탄 과세 대상으로 맥도날드와 아마존이 거론돼왔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려고 뭉친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오판하는 바람에 시리아 정부군 기지를 폭격해 160명 이상이 죽거나 다쳤다.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는 연합군이 시리아 정부군 기지를 공격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17일 시리아와 러시아 정부의 성명을 인용해 연합군이 이날 오후 5시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 공항 인근 육군 기지를 전투기로 네 차례 폭격해 시리아 정부군이 최소 62명 숨지고 100명 이상이 크게 다쳤다고 보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83명이 사망하고, 12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폭격 이후 러시아군은 미군에 연합군 전투기들이 IS 기지가 아닌 시리아 정부군 기지를 폭격했다고 알렸다. 미군은 러시아군의 연락을 받고 즉시 폭격을 중단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폭격으로 탱크, 전투차량, 박격포, 대공포 등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시리아는 2011년부터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축출을 내세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지난해 9월 궁지에 몰렸던 아사드 정권을 소생시키기 위해 시리아 내전에 뛰어들었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반군과 정부군을 지원하며 IS와의 전쟁도 제각기 해오고 있다. 현재 시리아 영토는 아사드 정권, 반군, IS 등 여러 세력이 분할 점령하고 있다. 연합군과 러시아는 각각 반군과 정부군을 지원하지만 12일 오후 7시부터 일주일간 한시적인 휴전에 돌입하기로 했다. ‘공동의 적’인 IS를 괴멸시키려면 현실적으로 연합군과 러시아가 손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양측은 휴전을 거쳐 IS 공동 타격 등 군사작전도 함께하기로 했다. 하지만 연합군이 시리아 정부군을 공습하자 시리아 외교부는 ‘미국의 침략’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시리아군은 성명에서 “시리아군에 대한 위험하고 대담한 공격”이라며 “미국, 서방 국가들이 IS와 다른 테러단체들을 지원한다는 증거”라고 맹비난했다. 반면 미 정부 고위 관리는 AP통신에 “의도하지 않은 인명 손실에 대해 시리아 정부에 유감의 뜻을 전했다”며 발을 뺐다.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연락을 받고) 즉시 공습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일주일간의 휴전이 끝나기도 전에 연합군 전투기가 오폭을 하면서 양측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와 시리아는 연합군의 오폭 이후 21일로 예정됐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앞당겨 연합군의 오폭 등을 의제로 17일 밤 긴급회의를 열었다. 미국과 러시아는 긴급회의 개최를 놓고도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시리아와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은 여론의 주목을 끌기 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대사는 긴급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19일부터 합동 공습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틀을 참지 못한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닌 의도적 도발이었음을 보여 준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추르킨 대사는 시리아 정부군-반군의 휴전에 대한 합의는 아직 깨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긴급회의에서 프랑스 등 안보리 회원국들은 미국과 러시아의 시리아 휴전안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에 앞서 먼저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은 군사 작전상 보안을 이유로 휴전안 내용 공개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 주 노르차에서 24일 발생한 리히터 규모 6.2의 강진으로 6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진 발생 27시간 만인 25일 오전 6시 반까지 247명이 숨졌으며 최소 368명이 크게 다쳤다. 강진 당시 관광객 수천 명이 지진 발생 지역에 머문 것으로 추정돼 인명 피해는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피해 지역 중 하나인 라치오 주 아쿠몰리는 인구가 600여 명이지만 관광 성수기에는 5000명 이상이 몰린다. 첫 지진 이후 460여 회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지 소방대 군부대 산악구조대원과 자원봉사자들은 탐지견과 불도저뿐 아니라 삽과 맨손으로 잔해 더미를 파헤치며 생존자 발굴에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사실상 폐허가 된 마르케 주 페스카라델트론토에선 소방관들이 매몰된 건물 잔해에 갇혀 있던 10세 소녀를 지진 발생 17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현장을 찾아 “지금은 눈물을 흘리고 기도하지만 내일부터 재건에 나설 것”이라며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지진이 강타한 아쿠몰리 아마트리체 페스카라델트론토 등은 대부분 아펜니노 산맥의 산악 도시들이다. CNN은 인구가 적고 건축물을 휴가철 별장 정도로 생각해 내진 설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두 차례 세계대전 피해를 복구하느라 지진 대책을 세우지 못했고 불법 무허가 건물도 많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베페 세베르니니는 칼럼 ‘이탈리아의 깨지기 쉬운 아름다움’에서 “현대화를 막는 문화유산보호법이 건물들을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중세시대 건물은 철거하고 재건축해야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실정이다. 피해 지역 노르차는 기독교 성인 성 베네딕토가 태어난 곳이다. 성 베네딕토 생가 터로 추정되는 곳에 세워진 12세기 성당 건물이 이번 지진으로 파손됐다. 중세 요새에 위치한 박물관, 14세기 프레스코화, 로마시대 성벽도 위험하다. 라치오 주 아마트리체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폐허로 전락했다. 15세기 성 아우구스티누스 성당의 정면 절반이 무너지면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장미 무늬 창이 사라졌다. 르네상스 시대에 지어진 대저택의 뜰은 영안실로 바뀌었다. 복구 작업이 상당 기간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산악지역이라 구조대의 접근이 쉽지 않아 맨손과 삽으로 ‘중세식’ 복구 작업을 해야 한다. 이탈리아 정부의 관료주의와 재원 부족도 복구 작업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2009년 4월 아브루초 주 라퀼라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정부의 늑장 대처로 지진 발생 3년 후에야 성당과 학교의 복원 공사가 시작됐다. 7년 동안 135억 달러(약 15조1200억 원)가 들어갔고 2019년에야 복구 작업이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CNN은 이번 지진이 라퀼라 지진과 닮은 점이 매우 많다고 분석했다. 라퀼라와 이번 지진의 발생지인 노르차는 불과 55km 거리다. 진원 깊이는 모두 10km 미만으로 얕은 편이다. 발생 시간도 라퀼라 지진은 오전 3시 32분, 이번 지진은 오전 3시 36분으로 비슷하다. 지진 규모는 이번에 리히터 규모 6.2, 라퀼라는 6.3이었다. 라퀼라 지진에선 308명이 사망하고 1500명이 부상을 당했다. 기상전문가 페드람 자바헤리는 CNN 인터뷰에서 “소름끼치게 비슷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지진 발생일인 24일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 모인 1만 명 이상의 신자와 함께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의 뜻을 전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렌치 총리에게 “극도의 고통과 대량 파괴 앞에 독일 국민의 깊은 슬픔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모든 필요한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인접국인 러시아를 의식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지 않아 온 핀란드가 미국과 개별 협정을 맺고 안보 우산 아래로 들어가기로 했다. 러시아의 지정학적 영토 팽창 야욕에서 자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다. 인접한 중국의 반발에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판단과 유사한 상황이다. 유시 니니스퇴 핀란드 국방장관이 올가을 체결을 목표로 미국과 방위협정을 진행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니니스퇴 장관은 “나토 회원국이 공격을 당하면 미국이 자동 개입하는 의무적인 군사적 지원 조항은 협정 내용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으나 반발하는 러시아를 고려한 외교적인 수사라는 평가가 많다. 협정이 체결되면 핀란드는 유럽연합(EU)에 가입했으나 나토에는 가입하지 않고 미국과 개별적으로 군사협정 관계를 맺는 스웨덴 모델을 따르게 된다. 핀란드와 함께 군사적 중립을 유지하던 스웨덴은 6월 미국과 방위협정을 맺었다.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오랫동안 군사적인 줄타기 외교를 벌이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미국으로 기우는 이유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림 반도를 병합했다.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려 대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지난달 나토 정상회의 만찬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스웨덴 공군은 이달 초 러시아 폭격기의 침투를 가상한 나토 회원국 공군의 연합훈련에도 참가했다. 러시아는 양국의 나토 가입 가능성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월 초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를 만나 군대를 양국 국경에서 1500km 떨어진 지역으로 철수했다고 주장하며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이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4월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군사 배치를 다시 하겠다고 압박했다. 1917년까지 100년 이상 러시아 지배를 받다가 독립한 핀란드는 소련과 두 차례 전쟁을 벌여 영토의 12%를 빼앗긴 뒤 1948년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을 맺었다. 민주복지국가인 핀란드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미국과 서유럽에 가깝지만 정치적으로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소련의 영향권에 있었다. 이 때문에 군사적으로는 나토에도, 소련 등 동유럽권의 바르샤바동맹에도 가입하지 않는 중립노선을 표방했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지면서 이듬해 1월 소련과 맺었던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에서 벗어나고 1995년 EU에 가입했지만 나토 회원국이 되지 않고 외교정책에서 러시아의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왔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건국대 초빙교수)은 “오랫동안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던 핀란드도 생존에서 가장 중요한 안보 상황이 바뀌면서 미국과 손을 잡게 된 것”이라며 “미국과 군사적 동맹인 한국은 경제와 문화 등에서 복잡한 상호의존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이 반대하더라도 사드 배치 등 미국과의 특수 관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1인 권력 체제를 추구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태상왕’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여전히 두려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중국 공안 당국이 장 전 주석의 팬클럽 하쓰(蛤絲·두꺼비클럽)가 추진한 장 전 주석의 90세 생일(1926년 8월 17일생) 축하 행사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고 15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인권변호사들과 인권·노동 단체들이 장 전 주석의 생일 축하 행사를 계기로 반(反)체제 활동을 벌일 가능성에 대비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BBC방송은 이에 대해 ‘장 전 주석이 매우 늙었는데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그의 정치적 영향력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11월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한 시 주석은 반부패 운동을 앞세워 정적들을 제거하며 권력을 굳히고 있다. 하지만 장 전 주석은 예외다. 공산당 관계자들은 장 전 주석이 시 주석의 주요 정책에 대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간섭할 정도의 힘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부 장악을 통해 영구 집권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시 주석에게 장 전 주석은 견제해야 할 대상이다. 지난해 8월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논평에서 은퇴한 당 간부 일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며 맹비난했다. 이는 시 주석의 공산당이 장 전 국가주석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폐막한 전현직 지도자들의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기간 시 주석은 대규모 인사 계획을 마무리했는데, 인사를 포함해 국가 중대사를 전임 지도자들에게 자문하는 관례를 이번에는 따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1인권력 체제를 추구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태상왕’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여전히 두려워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중국 공안당국이 장 전 주석의 팬클럽 하스(蛤絲·두꺼비클럽)가 추진한 장 전 주석의 90세 생일(1926년 8월17일생) 축하행사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고 15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인권변호사들과 인권·노동 단체들이 장 전 주석의 생일축하 행사를 계기로 반(反)체제 활동을 벌일 가능성에 대비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BBC방송은 이에 대해 ‘장 전 주석이 매우 늙었는데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그의 정치적 영향력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11월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한 시 주석은 반부패 운동을 앞세워 정적들을 제거하며 권력을 굳히고 있다. 하지만 장 전 주석은 예외다. 공산당 관계자들은 장 전 주석이 시 주석의 주요 정책에 대해 “그렇게 하면 안된다.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간섭할 정도의 힘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부 장악을 통해 영구 집권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시 주석에게 장 전 주석은 견제해야 할 대상이다. 지난해 8월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논평에서 은퇴한 당 간부 일부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며 맹비난했다. 이는 시 주석의 공산당이 장 전 국가 주석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장 전 주석의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인맥) 인사 중 하나인 아이바오쥔(艾寶俊) 상하이시 부시장을 해임했다. 아이 부시장은 장 전 주석의 아들 장먼헝(江綿恒)과 가까운 인사다. 장먼헝은 지난해 1월 중국과학원 상하이분원장에서도 돌연 해임됐다. 최근 폐막한 전현직 지도자들의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기간 시 주석은 대규모 인사 계획을 마무리했는데, 인사를 포함해 국가 중대사를 전임 지도자들에게 자문하는 관례를 이번에는 따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집권 2기가 시작되는 내년 가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장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인사들에 대한 숙청이 시작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최근 시 주석이 ‘원로 정치’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장 전 주석은 지난해 겨울과 올해 봄 하이난(海南) 성 싼야(三亞)에서 목격된 후 외부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