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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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취재분야

2025-07-05~202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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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학교 생활!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질문하면 손을 들고 자신 있게 말하는 하나, 쉬는 시간이면 친구들을 모두 불러내 함께 노는 준우, 친구가 어려운 일로 쩔쩔매고 있으면 언제나 다가가서 도와주는 설이,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친구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별이….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14명의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등교 시간부터 하교 때까지 학교 일과에 맞춰 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들여다본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으로 통한다. 아이들의 면면을 통해 올바른 교우 관계와 지켜야 할 기본 규칙을 쉽게 배울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예비 초등학생들이 교실, 급식실, 운동장 등 학교 내 여러 시설을 그림으로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페이지마다 가득 채운 그림은 밝고 따뜻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아이들의 얼굴을 비교적 크게 그려 상황마다 다른 여러 표정들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인기 많은 아이들에게서 엿볼 수 있는 배려 역시 인상적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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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정은]편견 깨고 공연계 판도 바꾼 노배우들의 빛나는 활약

    10년 전 연극 ‘헤다 가블러’의 주인공이던 배우 이혜영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헤다 가블러’는 그가 13년 만에 선택한 무대 복귀작이었다. 당시 50세였던 그는 “옛날처럼 멜로 연기를 하고 싶은데, 들어오는 작품마다 엄마 역할뿐이었다. 더 이상 할 엄마 역도 없다”고 고백했다. 그가 연극에 복귀하게 된 데에는 50대 여배우임에도 20대 당찬 여성 헤다 가블러 역을 제안받은 게 컸다. 이어진 그의 자조적인 농담은 슬프면서도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젊은 사람들에게 나는 배우 이혜영이 아니라 어느 순간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엄마로 더 유명하더라고요.” 당시만 해도 연극 뮤지컬 등 공연시장에서 주인공은 소위 ‘티켓파워’를 지닌 20, 30대 젊은 배우들의 몫이었다. 캐릭터가 70대 노인이어도 젊은 배우들이 분장을 하고 ‘늙음’을 연기했다. 제작자 입장에선 수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공연이 망하지 않고 수익을 내려면 티켓을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젊은 스타 배우가 필요했다. 그럴수록 중년 및 노배우들이 설 자리는 비중 작은 조연에 불과했다. 주인공을 둘러싼 세대 쏠림이 유독 심하던 시기였다. 그런 무대 위 판도가 10년 만에 바뀌었다. 요즘 공연계에선 일흔여덟의 노배우가 주인공을 꿰차 공연 회차별로 전석을 매진시키는 ‘노배우 열풍’이 일고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오영수 이야기다. 그가 ‘오징어게임’으로 명성을 얻은 직후 선택한 작품은 2인극 ‘라스트 세션’. 오영수는 서른 살가량 어린 후배 배우 전박찬, 이상윤과 90분간 빈틈없는 논쟁을 벌이며 열연한다. 지난달 골든글로브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그가 출연하는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연극시장에 모처럼 분 훈풍이었다. 58년간 연기 내공을 다진 오영수지만, ‘오징어게임’ 이전 그는 주연보다는 조연 배우에 가까웠다. ‘오징어게임’ 같은 히트작이 없던 시기이기도 했지만 그의 연기 내공과는 무관하게 작품 속 주인공들은 젊은 캐릭터 위주였고, 자연스럽게 젊은 후배들에게 기회가 갈 수밖에 없었다. 주어지는 역할도 한정적이었다. 그가 주인공을 맡았던 작품은 손으로 꼽을 정도였고, 그중 연극 ‘3월의 눈’ 역시 죽음을 앞둔 노인 역이었다. 하지만 10년 뒤 발휘된 노배우의 ‘구력’은 다른 동료 노배우들의 활약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공연계에선 대형 제작사가 무대에서 잔뼈가 굵어진 노배우 위주로 캐스팅한 연극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작품을 언론에 홍보할 때 과거와 달리 노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한다. 한창 공연 중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선 팔순의 배우 박정자, 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에선 예순셋의 배우 남명렬이 주인공으로 활약 중이다. 젊은 배우들이 독식하던 무대에서 노배우들의 빛나는 활약이 반갑다. 누군가는 거쳤고 누군가는 거칠 젊음과 늙음만으로 활약을 제한하기엔, 관객들이 맛볼 노배우의 내공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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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땅에 그어진 선 하나, 그 끝에서 만난 건?

    줄넘기, 땅따먹기, 달리기…. 공터에서 무리지어 노는 친구들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는 여자아이가 있다. 그러다 발견한 땅에 그어진 기다란 선. 선을 따라가 보니 또래의 친구 한 명을 만나게 된다. 조금 더 걷다 보니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아이는 방긋 웃으며 신나게 논다. 책은 선을 따라 걸으며 친구를 만나는 아이와 함께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친구들을 놓칠까 서두르다 선 밖으로 미끄러지기도 할 거야”처럼 조언하는 문장이 이어진다. 친구가 조금 앞서 나가기도, 혼자 남겨질 때도 있겠지만 좌절하지 말라는 메시지, 새로운 친구를 언제나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곳곳에 담겼다. 땅에 그어진 기다란 선은 친구를 만나게 해준 고마운 존재지만, 집착할 존재는 아니라는 조언도 인상 깊다. “누군가 그려놓은 선일 뿐.” “네가 다시 그려봐. 준비됐니?” 짧지만 울림 가득한 메시지에 용기를 얻게 된다. ‘다시 그려도 괜찮아’라는 제목처럼 응원과 위로를 건넨다. 따뜻한 색감의 그림도 인상적이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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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한장 한장 책을 펴듯 행복한 순간을 찾아봐

    ‘천천히 눈뜨는 아침. 하루를 시작하는 행복.’ 책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따뜻한 느낌의 그림 속 어딘가에 소소한 행복을 전하는 짧은 문장이 숨겨져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왼쪽 페이지에 군중 속 엄마를 잃은 아이의 그림 한쪽에 ‘안 보여서 불안’이란 문장이, 오른쪽 페이지엔 아이와 엄마가 만난 장면이 이어지며 ‘찾아서 행복’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 각 장별로 흩어진 문장이지만 책을 덮을 땐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닌 주변 어디에나 있다”는 깨달음을 주며 하나로 이어진다. 사랑스러운 어린이들은 볼로냐 라가치상, 에즈라 잭 키츠상 등 유명 그림책상을 수상한 작가 염혜원이 색연필과 연필로 그렸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끔 쉬우면서도 철학적인 문장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패션 잡지 에스콰이어 편집자이자 뉴욕타임스(NYT)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작가 브루스 핸디가 썼다. 지난해 NYT 올해의 그림책 중 하나로도 선정됐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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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장 김환기 화백 손글씨 글꼴 무료배포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 화백(1913∼1974)의 유려한 글씨체를 무료로 쓸 수 있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김 작가의 생전 손글씨를 기증받아 제작한 ‘김환기체’ 글꼴(사진)을 17일 공개했다. 공식 명칭은 ‘KCC김환기체’. 해당 글꼴은 공유마당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KCC김환기체는 앞서 배포한 소설가 김훈 박경리, 영화감독 임권택 손글씨체에 이어 제작한 무료 글꼴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20일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 글꼴을 제공하지만 이용 조건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아 국민이 글꼴 관련 저작권 분쟁에 휘말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저작권위원회는 유명 인사의 글씨체를 포함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무료 글꼴 150여 종을 수집해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위원회에 접수된 글꼴 관련 저작권 법률상담 건수는 2019년 4만7125건, 2020년 4만7159건, 2021년 3만1771건에 이른다. 저작권위원회는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손글씨 공유전’도 열어 ‘KCC정범체’를 제작했다. 현재 경기예고 미술교사로 재직 중인 배정범 씨(52)의 손글씨로 만든 것으로 전문가 심사를 거쳤다. 해당 글꼴은 11일부터 공유마당을 통해 무료로 배포 중이다. 배 교사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저작권 문제로 글꼴 사용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며 “좀 더 자유롭게 글꼴을 사용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갖춰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대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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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오늘부터 우린 가족 “앞으로 더 사랑할게”

    “드디어 그날 네가 우리에게 왔단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우린 함께인 거야.” 자녀 입양을 결정한 부모가 아이를 기다리며 느낀 설렘,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느낀 사랑과 행복을 담았다. 입양한 아이가 집에 오기 전, 부모는 아이의 방을 정성껏 꾸미고 아이가 무엇을 좋아할지 상상하며 장난감과 인형을 준비한다. 아이와 부모는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며 행복을 느낀다. 아이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며 관계를 확장해 나간다. 그렇게 이들은 가족이 된다. 2018년 볼로냐 도서전의 수상 작가인 레자 달반드의 따뜻하고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은 가족의 행복을 고스란히 담았다. 곡선 위주로 그려진 부드러운 느낌의 인물들과 조화를 이룬 화려한 배경은 회화 전시를 보는 것처럼 아름답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느껴지는 가족의 소중함과 입양을 통해 성장하는 가족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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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서 활짝 펼친 예술가들의 무대

    무용가 안은미(59)는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대표적인 한국 예술가다. 그의 대표 레퍼토리인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해외 50개 안팎의 극장 및 축제에 초청을 받았다. 2018년에는 한국인으로는 처음 프랑스 파리 시립극장(테아트르 드 라빌)의 상주예술가로 위촉됐다. 이런 그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벽은 넘지 못했다. 예정됐던 해외투어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며 발이 묶였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인 ‘아트 체인지업’에 선정돼 ‘조상님…’, ‘사심 없는 댄스’ 등 7개 대표작을 엮어 온라인 게임 ‘언틸다이땡쓰땐쓰’를 만들어 선보인 것. 안은미의 작품 속 안무 동작을 모션 캡처 기술로 3차원(3D) 캐릭터에 입력시켜 가상 속 무대에서 춤을 추는 예술 참여형 게임이다. 문체부와 문예위가 운영하는 아트 체인지업은 온라인에서 예술가의 실험과 도전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아트 체인지업을 통해 선보인 개인 및 단체의 온라인 예술프로젝트는 모두 175개. 총 예산은 49억3000만 원으로, 콘텐츠 제작에는 1000만∼5000만 원, 온라인 예술 플랫폼 기획 및 운영 제작에는 최고 1억 원을 지원했다. 이 사업은 팬데믹으로 활로가 막힌 예술인에게 새로운 활동 무대를 열어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은미는 13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무대 위 예술만 하던 예술가에게 코로나19는 비대면 예술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며 “이런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예술가 홀로 온라인 예술활동을 개척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19회 에르메스재단 미술상을 받은 설치미술가 류성실(29)도 이 사업을 통해 ‘故 체리장 2주기 기념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가상의 유튜버 체리장을 추모하는 형태의 영상 작품으로 온라인 마케팅 산업의 현주소를 조명해 호평을 받았다. 로봇, 드론 등을 신체의 연장선으로 재해석한 멜랑콜리댄스컴퍼니의 영상 작품 ‘모빌리티_브레이크더보더’, 뮤지컬 배우 함연지 최재혁 등이 출연한 웹뮤지컬 ‘보름 오는 날’도 제작됐다. 아트 체인지업에 참여한 예술인들은 행정적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류성실 작가는 “온라인 예술활동에서는 창작권, 출연자 초상권, 음악 저작권에 대해 잘 아는 게 중요하다”며 “저작권에 대해 교육 받고 변호사와 1 대 1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정보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시대에 온라인 활동이 예술가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예술가들이 특히 취약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줘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아트체인지업 지원을 통해 제작된 3000여 건의 온라인 예술 콘텐츠는 온라인 미디어 예술활동 누리집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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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김정은]‘K컬처’는 세계 홀리는데, 문화정책은 비전 없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 2 첫 화를 보다 흠칫 놀랐다. 극 중반 주인공 에밀리의 친구이자 가수의 꿈을 키우는 민디가 프랑스 클럽 무대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를 열창하는 장면이 2분여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에밀리…’는 ‘섹스 앤드 더 시티’ 제작진이 참여해 전 세계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2위 성적을 거둔 작품이다. ‘오징어게임’의 흥행, 배우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등 작년 한 해 ‘K컬처’가 세계를 상대로 거둔 성과는 이제 구문으로 느껴질 정도다. 한류의 한계로 지적됐던 ‘세계 유통’의 벽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무너졌다. ‘K컬처’ 활약과 맞물려 6년 전 사드 배치에 항의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빗장을 내건 중국도 최근 배우 이영애 주연의 한국 드라마 방영을 허가했다. 지난달에는 한국 영화 ‘오! 문희’가 중국 극장가에 내걸렸다. 문화예술인들이 끌어올린 문화 강국의 위상과 달리 국내 문화 재정의 현실은 비루하기 짝이 없다. 올해 정부 예산 604조 원 중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은 고작 1.2%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체육, 관광 분야와 몫을 나눠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현장에서 만난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문화계를 향한 최고의 지원은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이란 자조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정치권이 문화계에 관심을 가질 때마다 입맛에 맞는 ‘지원’과 ‘간섭’만 난무했다”며 “블랙리스트 사태가 대표적 방증 아닌가”라고 전했다. 국립예술단체 관계자는 “선진국에 비해 문화 재정 규모 자체가 작다 보니 애초에 국가로부터 만족할 만한 지원이나 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유명 배우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대표는 “오징어게임, ‘미나리’ 등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K콘텐츠 이면엔 해외 자본 및 플랫폼의 지원이 있었다”며 “한국 배우의 연기력과 창작진의 실력은 검증된 만큼 이에 걸맞은 국가 차원의 수준 높은 문화 정책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차기 대통령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여야 대선 후보 모두에게서 ‘문화’에 대한 비전을 찾아보기 어렵다. 관련 공약이나 정책 제시도 없다. 여당 대선 후보가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채 BTS ‘다이너마이트’ 춤을 추거나 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BTS 유럽 공연 영상을 보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 느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정작 ‘제2의 BTS’가 나올 만한 문화적 토양을 만드는 구상은 양쪽 모두 없어 보인다. 이러니 문화계에서 “무관심이 최고의 지원”이란 조롱이 나오는 게다. 차기 정권은 차치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적폐청산’을 문화공약 1호로 내세웠던 현 정부의 문화 정책도 딱히 뭐라 꼬집기 어려울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건 매한가지다. 과거에만 집착한 모양새다. 문화 강국이란 수식어가 무색하다.김정은 문화부 차장 kimje@donga.com}

    • 202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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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미움이, 절망이, 행복이 내 마음속 친구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빠른 달팽이는 친구들과 달리 날개 모양의 등껍질을 달고 태어났다. “넌 우리와 달라.” 속도와 모양새가 다르단 이유로 늘 친구들에게 미움과 질투를 받았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 ‘미움’이가 불쑥 나타나 외친다. “저 녀석들을 미워하자.” 하지만 빠른 달팽이는 미움이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엄청난 속도로 달아난다. 그렇게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에서 벗어난다. 어느 날, 마을에 태풍이 불어와 세찬 바람에 집이 날아가 버렸다. 억수같이 내린 비에 부모님과 친구들마저 휩쓸려 떠내려갔다. 바로 그때 ‘절망’이가 조각난 마음을 들고 나타나 마음을 같이 부숴버리자고 말한다. 빠른 달팽이는 그리움과 외로움이 몰려오려 할 때도 이들이 자신을 덮칠 수 없게 앞만 보고 달렸다. 그러다 자신보다 더 빠른 무언가를 발견한다. 바로 ‘행복’이다. “행복은 늘 가까운 데 있어. 바로 앞에 있는 걸 사랑하면 돼.” 의인화된 감정들과 빠른 달팽이가 나누는 대화의 행간에서 위로의 메시지가 묻어난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따뜻함이 전해진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2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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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의 ‘신상’ 환생… 기업 주도서 개인 참여 확산

    “사진관에서 버리는 인화지 봉투가 아까워서 가방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두 딸의 엄마이자 평범한 주부였던 김경란 씨(38). 그를 업사이클링(Upcycling) 브랜드 ‘제제상회’의 대표로 변화시킨 건 남편이 운영하는 ‘석주네 사진관’에서 매일 버리는 인화지 봉투였다. “인화지 봉투는 겉감은 펄프, 안감은 차광 필름인 폴리에틸렌이 압착 처리돼 분리 배출하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내구성이 정말 좋거든요. 특유의 장점을 살려 일상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는 올해 3월부터 인화지 봉투로 가방, 파우치, 필통 등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매달 버리는 인화지 봉투 양만큼만 만들다 보니 한 달 평균 30∼50개를 한정 판매한다. 이 가방을 사겠다며 대기하는 고객은 수십 명에 달한다. 주문이 늘면서 김 씨는 남편의 사진관뿐만 아니라 인근의 아날로그 사진관 5곳으로부터 버리는 인화지 봉투까지 제공받고 있다. 쓰레기를 새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전에는 현수막 등을 활용해 만든 가방으로 유명한 스위스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처럼 기업들이 업사이클링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개인 차원에서 사업에 뛰어들거나 공방 수업에 참여하며 생활에서 업사이클링을 즐긴다. 모터사이클 부품 업사이클링 브랜드 ‘마틸’에서는 폐차된 모터사이클의 핸드바가 펜꽂이로, 카뷰레터(공기와 가솔린을 혼합하는 기화기)는 촛대로, 밸브 스프링은 명함꽂이로 변신한다. 모터사이클 마니아인 이정윤 마틸 대표(33)는 “폐차되는 모터사이클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부품들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매력을 보여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취미로 업사이클링 제품 만들기에 빠진 사람들도 있다. 서울 명동성당 복합문화공간에 자리한 래코드(Re;code)에서는 2014년 10월부터 매 주말마다 최대 8명 규모의 소규모 업사이클링 소품 만들기 ‘리테이블(Re;table)’ 강의가 열린다. 버려진 카시트 가죽으로 카드지갑, 여권 케이스, 안경 케이스를 만드는 수업을 비롯해 총 60여 종의 공방 수업이 진행된다. 청바지로 앞치마 만들기 수업에 참여한 문지현 씨(32)는 “친환경 활동을 할 수 있어 의미 있다”고 했다. 리테이블 프로그램의 한란 매니저는 “수강생 대부분이 환경과 핸드메이드 제품에 관심이 많다”며 “30, 40대 주부와 직장인의 참여율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은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밀레니얼 세대는 환경 문제에 민감하고 윤리적인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며 “이들이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업사이클링 같은 가치가 트렌드의 중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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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 버린 쓰레기가 다시 태어난다…업사이클링의 세계

    “남편이 운영하는 아날로그 사진관에서 버려지는 인화지 봉투가 아까워서 가방 만들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두 딸의 엄마이자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김경란 씨(38). 그를 업사이클링(Upcycling) 브랜드 ‘제제상회’의 대표로 변화시킨 건 남편이 운영하는 ‘석주네 사진관’에서 매일 버려지는 인화지 봉투였다. “인화지를 보관하는 봉투가 겉감은 펄프, 안감은 차광 필름인 폴리에틸렌이 압착 처리돼 있어 분리배출이 어려워요. 그런데 내구성이 정말 좋거든요. 그냥 버려지는 게 아깝기도 하고 특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 일상생활에 활용 가능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는 올해 3월부터 인화지를 이용해 가방, 파우치, 필통 등 생활 용품을 제작 판매중이다. 매달 버려지는 인화지의 양 만큼만 제작하다보니 제품은 평균 30~50개 정도 한정 판매된다. 하지만 매달 기다려서라도 경란 씨의 인화지 가방을 사겠다며 대기하는 고객은 수십 명에 달한다. 주문이 늘면서 경란 씨는 남편의 사진관뿐만 아니라 인근의 아날로그 사진관 5곳으로부터 버려지는 인화지를 제공받아 가방으로 재탄생 시킨다. 누군가 버린 쓰레기를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Upcycling)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수막 등을 활용해 가방을 만들어 유명해진 스위스 가방브랜드 ‘프라이탁’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업사이클링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개인 차원에서 사업에 뛰어든다거나 공방 수업 등에 참여하며 생활에서 ‘업사이클링’을 즐기는 모양새다. 주목받는 브랜드 중 하나는 모터싸이클 부품 업사이클링 브랜드 ‘마틸’이다. 마틸에선 폐차된 모터싸이클의 핸드바가 펜꽂이로, 카뷰레터는 촛대로, 밸브 스프링은 명함꽂이로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다. 마틸의 이정윤 대표(33)는 “모터싸이클 마니아로서 폐차되는 모터싸이클을 다시 활용해 새 생명을 불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각 부품들이 업사이클링된 뒤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취미생활로 업사이클링 제품 만들기에 빠진 사람들도 있다. 서울 명동성당 복합문화공간에 위치한 래코드(Re;code)에서는 2014년 10월부터 매 주말마다 최대 8명 규모의 소규모 업사이클링 소품 만들기 ‘리테이블’(Re;table)강의가 열린다. 버려진 카시트 가죽을 이용해 카드지갑, 여권케이스, 안경케이스 등을 만드는 수업을 비롯해 총 60여개 종류의 공방 수업이 번갈아 가며 이어진다. 청바지로 앞치마 만들기 수업에 참여한 문지현 씨(32)는 “공방 수업은 버려진 자원을 활용해 친환경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고 전했다. 리테이블 프로그램의 한란 매니저는 “수강생 대부분이 환경과 핸드메이드 제품에 관심이 많은 경향이 있다”며 “30, 40대 주부들을 비롯해 직장인들의 참여율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업사이클링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에는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22일 “성장에 가치에 중점을 두며 글로벌 브랜드나 유명브랜드를 선호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와는 달리 밀레니얼 세대는 친환경적인 문제에 민감하며 윤리적인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며 “소비 주축이 밀레니얼 세대로 넘어가면서 업사이클링과 같은 윤리 가치가 트렌드의 중심이 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많은 기업들도 ‘업사이클링’에 주목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매달 항공기에 실리는 기내지 중 폐기처리된 것을 활용해 여권지갑, 러기지택, 카드지갑을 제작해 크라우딩 펀딩 형태로 판매 중이다. 판매수익금을 기후변화·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식물원 수목 조성 목적으로 식물연구보전기관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

    • 201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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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사건현장의 꽃가루, 결정적 단서가 되다

    세상의 죽음에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살인으로 인해 희생된 경우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자연’은 그를 위해 진실을 남겨주곤 한다. 균류에 잠식되지 않는 한 꽃가루와 포자는 수백만 년까지도 견딘다. 이들은 과거의 환경을 재구성하고 변화를 추적하는 데 매우 가치 있는 수단이다. 법의생태학의 선구자이자 식물학자인 영국 출신의 저자는 꽃가루로 진실을 밝히는 법의생태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는 연인을 살해한 남자의 운동화에서 발견한 자작나무 꽃가루로 시체가 묻힌 장소를 찾아냈고, 희생자의 콧속에서 추출한 알갱이, 머리카락에 묻은 꽃가루 포자 등으로 범인을 숱하게 특정했다. 그가 25년간 해결한 사건은 300여 건에 달한다. 각종 살인 사건, 성폭행 사건 등을 추적하는 저자의 기록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현실이 소설보다 더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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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가 여는 미국의 새해… 타임스스퀘어 공연

    방탄소년단(BTS)이 미국에서 약 2500만 명이 시청하는 새해맞이 라이브 쇼 무대에 선다. BTS는 31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진행하는 ABC 방송의 신년 전야 특집 프로그램 ‘딕 클라크스 뉴 이어스 로킹 이브(Dick Clark‘s New year’s Rockin‘ Eve)’에 출연한다. 올해로 48회를 맞이한 ‘딕 클라크스…’는 미국 현지에서 최대 규모로 열리는 새해맞이 라이브 쇼다. ‘딕 클라크스…’는 해마다 12월 31일 저녁부터 방송을 시작해 시청자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한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로스앤젤레스, 뉴올리언스, 마이애미 등 4개 도시에서 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뉴욕 현지 시간 기준으로는 31일 오후 8시부터 5시간 30분간 생방송한다. 국내에서도 2020년 1월 1일 오전 9시 55분부터 엠넷(Mnet)을 통해 생방송할 예정이다. BTS는 이번이 이 프로그램 두 번째 출연이다. 2017년 할리우드에서 사전 녹화를 통해 무대를 꾸몄다. 당시 ‘DNA’와 ‘마이크 드롭(MIC Drop)’ 등 두 곡을 선보였다. 앞서 2012년 ‘강남 스타일’로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가수 싸이도 한 차례 출연한 바 있다. 이번 BTS 무대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공연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매년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리는 뉴욕의 전통 새해맞이 행사 ‘크리스털 볼 드롭’과 함께 BTS 무대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털 볼 드롭은 신년 카운트다운에 맞춰 대형 크리스털 볼이 떨어지는 하이라이트 행사다. ‘딕 클라크스…’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따르면 뉴욕 타임스스퀘어 무대에는 BTS와 함께 힙합 스타 포스트 멀론, 컨트리 가수 샘 헌트, 로커 앨러니스 모리셋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재기드 리틀 필’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또 사회자 라이언 시크레스트와 배우 루시 헤일이 호스트로 나선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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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 한가득 “우리 ‘인문’할까요”

    “인문360을 통해 작가가 되어 보세요.” 최근 카카오가 운영하는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 지식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와 ‘폴인’ 등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이 인기가 높다. 그런 가운데 시민과 오피니언 리더들이 꾸려 나가는 통합 인문 온라인 플랫폼 ‘인문360’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인문360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삶과 밀접한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풀어낸 인문 콘텐츠들을 매일 연재한다. 일반 시민기자단인 ‘인문쟁이’들이 각 지역의 소식부터 문화, 예술, 인문, 교양 등 여러 분야의 정보를 전한다. 또한 SF 유명 소설가 테드 창, 정여울 작가, 임진모 음악평론가, 서민 교수, 일본 융 심리학의 1인자로 꼽히는 가와이 하야오 교토대 명예교수, 만화가 김보통 등 유명 오피니언 리더들도 필진으로 참여해 각 분야의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특히 인문360에 연재된 글 가운데 우수 콘텐츠들은 단행본 잡지로도 발행해 호평을 얻고 있다. 예술위 관계자는 “하루 평균 2000여 명이 인문360 홈페이지를 방문한다”며 “에세이, 인터뷰 등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은 ‘오늘인문’을 비롯해 지역의 인문 공간과 사람을 소개하는 ‘지역인문’, 인문 공간이나 사업을 아카이빙 하는 ‘인문 DB’가 이용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선 네이버 오디오클립과 손잡고 오디오북 서비스도 시작했다. 2015년부터 인문360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인문예술콘서트 오늘’ 가운데 21개의 채널(오디오클립 75개)로 이동귀 심리학자의 ‘관계에 지친 당신을 위한 대화’, 정유정 작가의 ‘인간 내면의 이야기’ 등 인기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홈페이지 참고.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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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킹맘’되어 돌아오는 ‘태지’

    “여신들이 ‘워킹맘’이 돼 배우로 복귀한다.” 2000년대 후반 연예계에서는 대표 미녀 3인방을 일컬어 ‘태혜지’라 불렀다. 배우 김태희(39), 송혜교(37), 전지현(38)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을 땄다. ‘태혜지’가 인기를 끌자 2009년 MBC에서는 시트콤 제목을 ‘태희혜교지현이’라고 지을 정도였다. 태혜지 3인방 가운데 각각 둘째 출산 후 육아로 수년간 공백기를 가진 김태희와 전지현이 연달아 복귀한다. 김태희는 내년 상반기에 방송될 예정인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 출연한다. 2015년 SBS 드라마 ‘용팔이’ 이후 5년 만의 복귀 작으로 김태희가 처음으로 엄마 역에 도전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하이바이…’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엄마가 귀신의 모습으로 남편과 딸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40일 환생 프로젝트를 그린 작품이다. 김태희는 복귀 소식을 알리며 “엄마가 되고 나서 하게 된 첫 작품인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2016년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이후 3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전지현도 내년 상반기에 방송될 예정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2’에 깜짝 출연할 예정이다. 전지현의 소속사 문화창고 측은 “전지현이 ‘킹덤2’에 출연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역할은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킹덤2’에서의 역할이나 비중은 비밀에 부쳐진 상태지만 전지현의 출연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혼과 출산 경험이 배우로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두 배우 모두 20대에 ‘만인의 연인’인 여배우의 이미지를 지녔다면 지금은 좀 더 배우다운 길을 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역할을 폭넓게 선택할 필요가 있는데 결혼과 출산, 육아가 연기의 깊이를 더하는 자양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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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고통으로 채색한 프리다 칼로의 작품

    짙은 눈썹에 비스듬히 고개를 돌린 여인.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작품에 줄기차게 등장하는 모습이다. 교통사고로 인한 신체적 불편, 남편 디에고 리베라(1886∼1957)의 문란한 사생활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상처로 점철된 삶을 바탕으로 ‘피보다 더 붉은’ 작품을 숱하게 남겼다. 시인인 저자는 프리다 칼로의 예술과 사랑의 궤적을 쫓은 기록을 담았다. 그를 훑어낸 시적인 문장을 통해 사랑에 대한 통찰, 과거에 대한 반추, 진심으로 점철된 편지, 칼로의 그림을 풀어낸 ‘그림 번역’ 등을 이야기한다. 그의 그림에 자신의 이야기를 버무려 칼로의 삶과 예술 세계를 감각적으로 해석해 낸 점이 인상적이다. 책 곳곳에 등장하는 칼로의 작품을 접하는 재미도 상당하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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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도서관에 날개를]“신나는 버스안 도서관… 경제동화 구연도 신기”

    “버스에서 책을 읽어서 새롭고 좋아요!” 충남 보령시 원산도의 광명초등학교에서는 3일 KB국민은행이 후원하고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운영하는 ‘책 읽는 버스’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45인승 대형 버스를 개조해 만든 이동도서관인 ‘책 읽는 버스’는 서가와 영상·음향시설, 책 1000여 권과 DVD 100권을 갖췄다. 이날 학생들은 동화 구연 전문 강사가 들려주는 경제동화 이야기책을 통해 경제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배웠다. 그림책 ‘호로록 쩝쩝!’의 조슬기 작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롤러와 물감을 이용해 소리 및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나만의 롤러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5학년 이한결 군은 “그림책 작가님이 직접 학교까지 찾아와 책 이야기를 해주고 롤러로 내 생각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려 보니 신기했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웃었다.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선생님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김환수 교사는 “‘책 버스’에서 책을 읽은 것을 비롯해 경제동화 구연 수업, 작가와의 만남, 롤러 작품 만들기 모두 신선한 문화적 체험으로 다가왔다”며 “오늘의 경험이 아이들의 정서적 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하 교장은 “바다와 산이 둘러싸고 있는 이곳의 학생들은 순수하고 감수성이 풍부하다”며 “다채로운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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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뷔작부터 홈런… 새내기 작가들 대약진

    KBS ‘동백꽃 필 무렵’, SBS ‘VIP’, tvN ‘자백’ 등 올해 안방극장의 시청률을 견인한 드라마에는 공통점이 있다. 신인작가의 작품이거나 데뷔작이라는 점이다. 업계에선 이들이 2005년 데뷔작인 KBS 드라마 ‘쾌걸춘향’에서 3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홍자매’ 홍정은, 홍미란 작가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마지막 회 시청률 23.8%로 최근 종영한 KBS ‘동백꽃 필 무렵’의 작가 임상춘은 올해로 3년 차의 작가다. 2016년 KBS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로 데뷔해 이듬해 KBS 미니시리즈 ‘쌈 마이웨이’로 장편 신고식을 치렀다. ‘동백꽃…’으로 스타작가 반열에 오른 그는 성별로 인한 편견을 없애고자 중성적 필명을 사용 중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임 작가에 대한 정보는 회사원 출신의 30대 여성이란 점이 유일하다. 임 작가의 필력은 ‘동백꽃…’에서 유감없이 드러났다. ‘동백꽃…’에서 곽덕순 역을 맡은 경력 47년의 배우 고두심 씨는 촬영 내내 ‘어떻게 대사가 이렇게 맛깔날 수 있느냐’며 감탄했다고 한다. 최근 시청률 11%를 찍으며 월화드라마 1위에 오른 SBS ‘VIP’는 차해원 작가의 데뷔작이다. 백화점 상위 1% VIP 고객을 관리하는 전담팀 사람들을 그린 오피스 멜로물이다. 차 작가 역시 필명을 쓰고 있다. SBS 관계자는 “차 작가는 2017년 SBS 극본 공모전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작 수상자로 회사원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디시인사이드 드라마 갤러리 등에선 차 작가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진짜 데뷔작이 맞는지 화제가 됐다. 3월 방영된 tvN 드라마 ‘자백’은 영화 프로듀서 출신인 임희철 작가의 데뷔작이었고, 배우 임수정의 2년 만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는 2010년 ‘시크릿 가든’부터 김은숙 작가의 보조 작가로 활동한 권도은 작가의 첫 작품이었다. 16일 첫 방영되는 tvN ‘블랙독’ 역시 박주연 작가의 데뷔작이다. 신인작가들의 약진은 드라마 작가의 등용문이 최근 들어 대폭 넓어졌기 때문. 예전에는 스타 작가 밑에서 보조 작가로 일하다 독립하거나 지상파 공모전을 통해 데뷔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CJ E&M이 드라마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과 협력해 운영하는 작가 양성소 ‘오펜(O-pen)’을 거치는 새로운 루트가 생겼다. 또 종편 등 드라마 제작에 나서는 곳이 늘면서 기존 작가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신인작가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편이다. CJ E&M 관계자는 “임희철 박주연은 모두 오펜 출신으로 이곳에서 배운 작가 군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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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편 의무송출 제외’ 각의 의결… 野 “총선용 언론 길들이기” 비난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의 의무 편성 채널에서 종합편성채널(종편PP)이 제외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0)가 종편 PP채널을 포함해 채널을 구성·운용하도록 하는 의무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의무송출 대상 채널은 종편(4개), 보도(2개), 공공(3개), 종교(3개), 장애인(1개), 지역(1개), 공익(3개) 등이다. 정부는 1월 부처 입안과 입법 예고를 마친 뒤 지난달 28일 차관회의에서 해당 시행령을 통과시킨 바 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종편PP 의무송출 제도개선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는 종편PP 채널에 대한 의무송출 폐지를 다수 안으로 제안했고, 이를 반영해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다. 이번 개정안은 관보 게재를 거쳐 내년 3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일 성명을 내고 종편 의무 전송 폐지에 대해 “총선용 언론 길들이기”라고 지적한 뒤 “종편을 의무 전송 채널에서 제외하면 시청자들은 공영방송 외에는 뉴스를 제대로 접할 방법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의무송출 제도 전반이 아니라 종편만 대상으로 삼은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정은 kimje@donga.com·이지훈 기자}

    • 201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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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균형’ 포기한 공영방송 KBS[현장에서/김정은]

    “‘저널리즘 토크쇼 J’는 토론 프로그램이 아닌 비평 프로그램이다.”(김종명 KBS 보도본부장) 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양승동 KBS 사장 기자간담회. 친정부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저널리즘 토크쇼 J’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패널 구성이 너무 편향적이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양 사장은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패널이 일방적으로 구성되는 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초기에는 KBS를 비판하는 교수, 모 일간지 기자 출신 의원 등이 출연했지만 최근 들어 (보수 패널들이) 안 나오려고 한다고 들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원론적 답변이지만 패널의 일방적 구성을 어느 정도 시인한 것이다. 한데 이어진 김종명 보도본부장의 답변은 사뭇 달랐다. 그는 ‘저널리즘…’에 대해 “양쪽 주장을 균형 있게 전달해야 하는 토론 프로그램이 아닌 비평 프로그램”이라며 “균형보다는 그 이상의 진실에 다가가는 것을 맥락 있게 보여주는 역할을 언론이 하고 있느냐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비평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고, 언론이 보여주지 못하는 ‘그 이상의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1일 방영된 ‘저널리즘…’만 보더라도 ‘그 이상의 진실’은커녕 균형 잡힌 비평마저도 못하고 있는 현실이 보인다. 이날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종료 유예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다룬 언론의 보도를 짚었다. 패널로 출연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지소미아가 몇 달 없다고 해서 대한민국 안보가 무너지는 게 아니다”고 주장해왔다. 이날도 “언론이 지소미아를 한일관계 대파국을 막는 협정인양 과대평가한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이런 일방적 주장을 밑바탕으로 다른 고정 출연자들과 패널의 ‘비평’이 이어졌고, 지소미아와 관련해서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은 잘못한 것이 없다는 얘기까지 이어졌다. 비평을 제대로 하려면 근거가 되는 팩트가 정확해야 한다. 하지만 ‘저널리즘…’은 정의당 의원을 불러 그의 얘기를 근거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이번만이 아니다. 최근 방영분에서도 특정 성향의 미디어 단체 인사가 나와 그들만의 논리를 비평이라는 이름으로 내보냈다. 이날 양 사장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KBS 수신료 분리징수 청원글에 20만 명이 동의한 것과 관련해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청자들이 주는 질책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비평 프로그램은 균형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이상한 논리 뒤에 숨어 균형과 공정성을 방기한다면 시청자들이 질책하는 건 당연하다. 보도본부장은 “프로그램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패널이 일방적으로 구성되는 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는 사장의 말을 새겨듣길 바란다.김정은 문화부 기자 kimje@donga.com}

    • 201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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