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원

사지원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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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편견을 허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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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4-15~2026-05-15
음악48%
문화 일반34%
인사일반9%
문학/출판7%
연극2%
  • 中·日 갈등 여파? …르세라핌, 상하이 팬사인회 취소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불똥이 K팝으로도 튀고 있다. 중국이 일본 가수의 무대를 막고 일본 영화의 상영도 제한하는 가운데,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한국 아이돌 그룹의 중국 행사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가요계에 따르면 걸그룹 ‘르세라핌’은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 예정이던 싱글 ‘스파게티(SPAGHETTI)’ 발매 기념 팬사인회를 취소했다. 주최 측인 메이크스타는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여러 유관 부서와 신중한 논의 끝에 부득이하게 취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중·일 갈등으로 인해 팀 내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르세라핌에는 일본 국적인 사쿠라와 카즈하가 있다.그 뿐만이 아니다. 앞서 6일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 2 플래닛’ 출연 연습생들의 팬미팅도 행사 당일 취소됐다. 해당 행사에는 일본 국적 연습생 마사토가 참여할 예정이었다. 지난달엔 일본인 멤버들로 구성된 범(汎) K팝 그룹 ‘제이오원(JO1)’의 중국 팬미팅 역시 취소됐다.일본인 멤버만 행사에서 제외된 경우도 있다. 보이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이달 6일 중국 항저우에서 팬미팅을 진행했지만, 일본인 멤버 켄신은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K팝 가수의 중국 내 대규모 콘서트는 지금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다만 노래를 부르지 않는 소규모 팬미팅이나 프로모션 행사는 제한적으로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아이돌 행사까지 연이어 취소되면서 국내 가요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팝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팀들이 많은 만큼, 외교적 갈등이 산업 전반에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중일 갈등은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힌 이후 본격화 됐다. 중국은 이에 대해 △일본 관광 및 유학 자제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등 각종 보복에 나섰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발언 철회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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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禁’답게 뜨거웠던 무대…‘글로벌 퍼포머’ 도자 캣 첫 내한 공연

    “서울! 모두 춤 춰!(Everybody, go dance!)”1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이렇게 추운 날, 이렇게 후끈 달아오르는 무대라니. 도자 캣(Doja Cat)은 역시 도자 캣이었다.미국 팝스타 도자 캣이 9월 발매한 정규 5집 ‘비(Vie)’를 기념해 가진 첫 내한공연은 눈보라를 뚫고 모여든 1만4000여 명의 한기를 금세 녹여버렸다. 무대 내내 이어진 퍼포먼스는 모두의 체온과 호흡, 집중력을 함께 끌어올렸다.도자 캣은 올 2월 블랙핑크 리사와 부른 ‘본 어게인(Born Again)’으로 국내 팬에게도 익숙한 글로벌 아이콘. 2014년 데뷔해 ‘쥬시(Juicy)’, ‘세이 소(Say So)’가 틱톡 밈으로 확산되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첫 내한 공연에서 마주한 도자 캣은 흔한 ‘바이럴 스타’가 아니었다. 래퍼로서 날 서고 사나운 에너지, 필요할 때마다 절묘하게 강약을 오가는 부드러운 목소리, 그리고 무대라는 도화지에 몸을 마음껏 던지는 퍼포먼스. 훨씬 입체적이면서도 노련한 ‘올 라운드 플레이어’였다.보통 이런 콘서트는 무대의상을 남녀 뮤지션 할 것 없이 서너벌 정도 갈아입는 게 보통. 하지만 도자 캣은 이번 월드투어에선 모두 한 벌로 나서며 온전히 무대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공연에선 실버 장식이 달린 ‘하의 실종’ 검은색 보디수트에 레트로한 베레모, 초록색 가발을 매치했다.80년대 감성이 짙은 오프닝 곡 ‘카즈(Cards)’를 시작으로 도자 캣의 무대는 풍성하고 활기찼다. 연인과의 낭만적인 순간을 노래한 ‘키스 미 모어(Kiss Me More)’에선 몽환적인 보컬이 돋보였다. 날카로운 랩이 이어진 ‘겟 인투 잇(Get Into It)’는 야성적인 에너지가 넘쳐났다. “예쁜 게 죄는 아니다”며 자존감을 노래한 ‘고져스(Gorgeous)’를 부른 뒤 활짝 웃으며 손가락 하트를 날리는 여유도 인상적이었다.‘미성년자 관람 불가’ 공연답게 끈적한 무대는 ‘19금’ 수위를 넘나들었다. 딱히 선을 넘은 건 아니건만, 트월킹을 하거나 무대에 누워 노래만 불러도 뭔가 달랐다. 마이크 줄을 몸에 감거나 마이크를 입에 넣는 ‘마이크 먹방’은 특히나 그랬다. 자극적이면서도 랩과 보컬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모습. 몸짓 하나하가 하나의 무대 언어로 오감을 자극했다. 하이라이트는 빌보드 ‘핫 100’ 1위에 오른 히트곡 ‘페인트 더 타운 레드(Paint the Town Red)’부터. 관객에게 마이크를 넘기며 떼창을 이끌었고, 세련된 비트의 ‘보스 비치(Boss Bitch)’가 흐흘 땐 공연장이 클럽처럼 출렁였다. 무대에 걸터앉아 ‘스트레인저(Stranger)’를 부르는 순간, 휴대전화 플래시가 물결치는 관객석도 장관이었다. 공전의 히트곡 ‘Say So’를 거쳐 엔딩곡 ‘젤러스 타입(Jealous Type)’까지. 무대에서 넘쳐난 에너지는 관객으로 퍼진 뒤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땡큐, 코리아.(Thank you, Korea)!” 짧은 인사와 함께 장미꽃을 건네며 공연은 막을 내렸다. 눈 앞에서 마주한 도자 캣은 그저 보여주기에 치중하는 겉멋 스타가 아니었다. 100분가량 이어진 무대에서 끝까지 관객을 춤추게 만드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퍼포머’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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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망명 라흐마니노프 “난 배회하는 유령”, ‘설움’을 작곡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연주한 ‘라피협(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작곡가로 유명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 로맨틱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작곡가지만, 정작 그의 삶은 대중에게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특히 러시아 혁명 직후인 1917년 조국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한 뒤의 긴 세월은 거의 조명받지 못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Observer)의 클래식 음악 비평가인 저자는 신간에서 이 공백을 구체적 자료와 증언을 통해 차근차근 추적한다. 책은 러시아를 떠나던 순간부터 미국과 스위스 등에서 보낸 말년의 시간까지 라흐마니노프의 생애를 정교하게 복원한다. 혁명 직전 총성이 울리던 모스크바의 혼란, 모든 것을 뒤로하고 국경을 넘던 귀족 지주의 아들, 그리고 미국에서 1100회가 넘는 무대에 오르며 생계를 꾸려야 했던 스타 피아니스트의 삶까지. 책을 마주한 이들은 ‘교향곡 2번’의 작곡가가 아니라 쥐와 바퀴벌레, 폭풍우와 외로움을 병적으로 싫어하고, 작곡할 때는 “아침 아홉 시부터 밤 열한 시까지 자신에게 쉼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기록한 근면한 노동자로서의 라흐마니노프를 마주하게 된다. 그는 말년 작품인 ‘교향적 춤곡’을 “마지막 명멸하는 불꽃”이라 부르며 병약한 몸으로 끝까지 완성하려 애쓴다. 자료의 폭과 균형감도 돋보인다. 저자는 기존에 축적된 라흐마니노프 관련 문헌과 가족 및 지인의 증언, 동시대 음악가들의 기록 등을 바탕으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그의 다층적인 초상을 복원한다. 라흐마니노프는 감기에 걸린 이웃 스트라빈스키에게 직접 꿀 항아리를 보내줄 만큼 따뜻한 사람이었다. 소련의 핀란드 침공에 항의하는 서한에 서명해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망명 예술가들에게 금전적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은 모습도 의외성을 느끼게 한다. 담배를 손에 든 채 무표정하게 정면을 응시하던 기존의 ‘딱딱한 거장’의 이미지를 넘어, 책은 그의 고단한 창작 의지와 인간적인 따스함을 균형 있게 보여준다. 생전 일부 비평가들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감상적이고 모던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런 ‘낙인’에 대해 라흐마니노프는 스스로를 “낯선 세상에서 배회하는 ‘유령’ 같다”고 표현하며 “신속히 종교를 바꾼 ‘나비 부인’처럼 내가 믿는 음악적 신을 곧바로 내쫓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고백을 단순히 ‘보수성’의 표현이 아니라, 망명자가 겪는 상실과 소속의 문제로 읽어낸다. 그러면서 그의 음악이 왜 시대의 유행에서 비켜 서 있었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한다. 동시에 영국 라디오 ‘클래식 FM’이 2021년 ‘명예의 전당’ 25주년을 맞아 발표한 ‘역대 종합 1위’에 ‘라피협 2번’이 선정됐다는 사실을 통해 그의 음악적 가치에 대한 오랜 논쟁이 어느 정도 정리됐다는 점을 덧붙인다. 라흐마니노프의 선율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음악 뒤에 숨겨진 삶의 결을 조금 더 자세히 볼 기회다. 그를 잘 몰랐다 해도, 한 인간의 초상으로 라흐마니노프를 마주하는 탄탄한 입문서가 될 것 같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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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믹스 ‘스피닌 온 잇’, 英 NME ‘올해 최고의 K팝’에

    6인조 걸그룹 엔믹스(NMIXX·사진)의 노래 ‘스피닌 온 잇(SPINNIN‘ ON IT)’이 영국의 유명 음악매거진 NME가 선정한 ‘2025 올해 최고의 K팝 25선(The 25 best K-pop songs of 2025)’에서 최고의 노래로 선정됐다. NME는 10일(현지 시간) 25곡의 순위를 발표하며 1위인 엔믹스의 ‘스피닌 온 잇’에 대해 “엔믹스는 올해 첫 정규앨범 ‘블루 발렌타인(Blue Valentine)’으로 눈부신 한 해를 보냈다”며 “특히 이 노래는 앨범의 감정적 중심축으로, 엔믹스의 시그니처인 장르 혼합과 아드레날린이 한층 날카로워진 감각과 맞부딪치는 순간을 보여 준다”고 평했다. ‘스피닌 온 잇’은 엔믹스가 올 10월 발표한 정규 1집의 2번 트랙이다. NME는 올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골든(Golden)’을 2위로 뽑았다. 3위는 올해 데뷔한 6인조 걸그룹 ‘이프아이’의 ‘알 유 오케이(r u ok)?’가 선정됐다. 이번 순위는 NME가 대중성과 함께 독창성이나 음악적 완성도 등을 고루 고려한 결과라는 의견이 나온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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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믹스 ‘스피닌 온 잇’, 英 NME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K-pop 선정

    6인조 걸그룹 엔믹스(NMIXX)의 노래 ‘스피닌 온 잇(SPINNIN‘ ON IT)’이 영국의 유명 음악매거진 NME가 선정한 ‘2025 올해 최고의 K팝 25선(The 25 best K-pop songs of 2025)’에서 최고의 노래로 선정됐다.NME는 10일(현지 시간) 25곡의 순위를 발표하며 1위인 엔믹스의 ‘스피닌 온 잇’에 대해 “엔믹스는 올해 첫 정규앨범 ‘블루 발렌타인(Blue Valentine)’으로 눈부신 한 해를 보냈다”며 “특히 이 노래는 앨범의 감정적 중심축으로, 엔믹스의 시그니처인 장르 혼합과 아드레날린이 한층 날카로워진 감각과 맞부딪히는 순간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스피닌 온 잇’은 엔믹스가 올 10월 발표한 정규 1집의 2번 트랙이다.NME는 올해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골든(Golden)’을 2위로 뽑았다. 3위는 올해 데뷔한 6인조 걸그룹 ‘아프아이’의 ‘알 유 오케이(r u ok)?’가 선정됐다. 이번 순위는 NME가 대중성과 함께 독창성이나 음악적 완성도 등을 고루 고려한 결과라는 의견이 나온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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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년 만에 3배로 넓혀 번듯한 도서관으로[작은 도서관에 날개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청주시평생학습관에 있는 ‘작은도서관’이 9일 리모델링을 마치고 재개관했다. 2011년 문을 연 뒤 공간 부족과 시설 노후화로 이용에 다소 불편이 있었으나, 이번 리모델링을 거쳐 주민들의 생활밀착형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대표 김수연 목사)이 KB국민은행 후원을 받아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리모델링을 마친 도서관은 기존 43㎡에서 120㎡ 규모로 대폭 넓어졌다. 원목 제작 서가와 열람 공간, 어린이 공간, 정보검색 공간, 책 소독기 등 쾌적한 독서 환경을 갖추게 됐으며 열람 좌석도 별도로 20석이 생겼다. 어린이 공간에는 온돌을 설치해 아이들이 편안하게 책을 읽고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장서 역시 2200권이 늘어 총 7543권이 됐다. 평생학습관 내에서 협소한 도서실처럼 운영되던 공간이 독립성과 활용도를 갖춘 작은도서관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이들은 작은도서관의 변신을 반가워했다. 인근 심텍복대어린이집 교사 신가은 씨(26)는 “도보 3분 거리에 종이책 중심의 어린이 열람 공간이 생겨 반갑다”며 “앞으로 아이들과 자주 방문해 독서 습관을 길러줄 계획”이라고 했다. 주민 서모 씨(54)는 “예전엔 서가 앞에서 책을 펼칠 수도 없어 책을 들고 나와야 했는데, 지금은 면적이 3배로 넓어져 쾌적하다”며 “열람 테이블이 별도로 마련된 점도 만족스럽다”고 했다.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과 KB국민은행은 2008년부터 전국 문화 소외지역에 작은도서관을 조성하는 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청주시평생학습관 작은도서관은 지금까지 문을 연 작은도서관 가운데 132번째, 올해 7번째로 개관한 시설이다. 조성에 그치지 않고 신간 도서 지원, 독서문화 프로그램 운영 등 활성화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이날 개관식에는 이범석 청주시장과 김근태 KB국민은행 청주지역본부장, 김수연 목사 등 관계자와 지역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시장은 “넓어진 도서관에 어린이 공간과 어르신들의 큰 글자 책도 마련해 다양한 세대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 곳을 넘어서 시민들이 다양한 정보를 얻고 즐겁게 활동하는 장소로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공간 확장을 통해 원목 서가와 열람 좌석, 어린이 공간을 보다 넓게 구성할 수 있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독서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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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링거 같이 예약” 박나래 ‘주사 이모’ 논란 주변 연예인에 불똥

    8일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한 개그우먼 박나래 씨(40)가 불법 의료 행위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동료 연예인들 역시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다만 아직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만큼 추측으로 섣불리 비난해선 안 된다는 의견 역시 나온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지난해 12월 13일 방영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박 씨와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 씨가 출연한 영상이 MBC 유튜브 채널 등에서 비공개로 전환됐다는 내용의 글이 퍼졌다. 해당 방송에선 정 씨가 “내일 링거 예약할 때 나도 해야 되나?”라고 하자, 박 씨가 “같이 예약해 주겠다”고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앞서 박 씨는 불법으로 이른바 ‘주사 이모’로 불리는 A 씨에게 링거를 투여받고 항우울제도 처방 없이 복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태였다. 이에 해당 영상이 비공개로 바뀐 점을 근거로 “관련된 내용이 아니냐”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정 씨 측은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정 씨의 소속사인 안테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사실이 아닌 내용이 와전되고 있다”며 “A 씨와는 친분 관계는 물론 일면식도 없다. 논란이 된 방송과 관련해 더 이상의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나 혼자 산다’에 함께 출연했던 샤이니 키(본명 김기범)도 연루설에 휩싸였다. A 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중에 키의 집으로 추정되는 장소와 그의 반려견이 나온다는 주장이다. 특히 A 씨는 반려견 사진에 ‘10년 넘게 본 사이’라는 글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박 씨는 의료기관이 아닌 장소에서 링거를 맞는 사진이 공개되며 불법 의료 행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박 씨 측은 “의사 면허가 있는 분에게 영양제 주사를 맞은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수사 당국은 향정신성의약품 불법 유통 경로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반성하고 처벌도 받아야겠지만, 분명하게 밝혀진 게 없는데 마녀사냥 하듯 몰아가는 건 문제가 있다”며 “연예인도 하나의 인격체란 점을 고려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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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폭 연루설’ 조세호, 유퀴즈-1박2일 하차

    최근 조직폭력배 연루설이 불거진 개그맨 조세호 씨(43·사진)가 출연하던 방송 프로그램들에서 하차를 선언했다. 조 씨의 소속사인 A27엔터테인먼트는 9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제기된 오해와 구설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고정 출연인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KBS 2TV ‘1박 2일’에서 하차하겠다. 제기된 의심을 불식시키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다만 “의혹이 제기된 조직폭력배 사업과는 일체 무관하다”며 “이번 사안에 엄중하게 대응하겠다. 법적 대응은 신속하고 강경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씨 역시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사과했다. 그는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부터 사과드린다”며 “여러 행사를 다니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사람 관계에 신중했어야 했는데, 성숙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 역시 의혹에 대해선 “그 인연으로 인해 제기된 의혹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조 씨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달 29일 신원을 알 수 없는 A 씨가 소셜미디어에 “조 씨는 경남 거창 지역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와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불거졌다. A 씨는 “조 씨가 지인이란 핑계로 고가 선물을 받으며 조폭이 운영하는 사업을 홍보해 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씨 측은 “오래 알고 지낸 지인일 뿐이며, 금품 수수나 범죄 연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A 씨는 다시 “제대로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관련 증거와 사진 등을 더 내놓겠다”며 재차 공세를 이어갔다. 최근 연예계는 개인 신상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대 시절 강력범죄 이력이 드러난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49) 씨가 6일 은퇴를 선언했으며, 매니저에 대한 갑질 논란과 불법 의료행위 의혹이 불거진 개그우먼 박나래 씨(40)도 8일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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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트리아 겨울엔 “울면 안돼”… 뿔 달린 악마에게 혼쭐날 수도

    4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 지방의 장크트 볼프강(St. Wolfgang) 마을. 해가 채 지기 전부터 마을 곳곳에 알록달록한 조명이 켜지고, 호수 위에 내려앉은 안개 사이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나무로 만든 작은 부스엔 비누와 향초 같은 수공예품은 물론이고 치즈와 향신료까지 다양한 물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상인들은 언 손을 비벼가며 과일과 향신료를 넣어 와인을 데운 따뜻한 글뤼바인(Glühwein·독일식 뱅쇼)과 펀치를 건넸다. 알프스 산자락을 품은 이 지역 크리스마스의 백미는 어둠이 내려앉은 뒤 시작된다. 교회 앞 호수 위에 높이 16m의 대형 랜턴 조형물이 등대처럼 불을 밝히며 마을을 포근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감싼다. 물안개에 반사된 불빛이 퍼지면 방문객들은 호숫가 난간에 서서 겨울밤의 낭만을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오스트리아 알프스 지역의 크리스마스는 유럽에서도 여느 곳과는 확연히 다른 전통을 품고 있다. 이곳에선 산타클로스보다 ‘성 니콜라우스’와 ‘크람푸스(Krampus)’가 더 중요한 존재다. 착한 아이들은 성 니콜라우스로부터 선물을 받지만, 말썽을 부린 아이들은 뿔 달린 악마 크람푸스가 나타나 혼을 낸다는 전통이 전해 내려온다. 이 때문에 크리스마스보다 12월 6일 ‘성 니콜라우스의 날’을 더 중요한 명절로 여긴다. 중세 시대엔 공포의 상징이던 크람푸스는 이젠 겨울 축제의 주역이 됐다. 특히 가슈타인 계곡에서는 약 100개 팀이 참여해 염소와 숫양의 털과 뿔로 장식한 복장을 입고 행진한다. 이들은 성 니콜라우스와 함께 마을을 누비면서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악을 몰아내는 ‘렘펠른(Rempeln)’ 의식을 펼친다. 다소 거칠 때도 있지만,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축제다. 오스트리아엔 크리스마스부터 이듬해 1월 6일까지 ‘거친 밤’ 또는 ‘연기 나는 밤’이라 부르는 ‘라우네히테(Rauhnächte)’ 풍습도 이어지고 있다. 이때 어떤 지역에선 ‘로젠(Losen)’이라 불리는 독특한 의식이 치러지기도 하는데, 사람들은 외진 길목이나 교차로에 모여 밤의 소리를 듣고 미래를 점쳤다. 기쁜 노랫소리는 결혼의 징조, 톱질 소리는 죽음의 조짐으로 해석하는 등 소리에 의미를 부여하며 한 해의 운세를 가늠한다. 볼프강 호수에서 유람선을 타면 도착하는 ‘장크트 길겐(St. Gilgen)’도 조용하지만 근사한 여행지다. 여기엔 모차르트의 어머니 아나 마리아가 태어난 집 ‘모차르트하우스’가 있다. 모차르트의 누이 나네를이 결혼 생활을 이어간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기념관과 소규모 공연장으로 운영돼 모차르트 가족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잘츠카머구트=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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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궤변-불의 판쳐도 정의 함께 지켜나가야”

    동아일보와 동아방송 전직 사우 모임인 동우회(東友會)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2025년 동우회 정기총회 겸 송년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최맹호 동우회장(전 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은 “동우회라는 이름을 되새겨보면, 우리의 뿌리는 100년이 넘는 자랑스러운 동아일보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궤변이 진실의 옷을 입는 위험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아무리 궤변과 불의가 판을 쳐도 열정으로 함께 지켜나가던 정의가 동아일보의 길”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이어 “올 한 해도 국내외적으로 많은 격변이 벌어지며 세상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며 “미디어가 폭증하며 허위정보도 홍수처럼 많아졌지만, 그런 와중에도 정론 신문을 만들어가는 동아일보 임직원 여러분께 성원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기총회에선 올해 2년 임기를 마무리지은 최 회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최 회장은 “앞으로도 동우회가 함께 배움과 경험을 나누는 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감사를 전했다. 함께 열린 ‘몽도상’ 시상식에선 이수항 전 동우회 상임이사 겸 사무국장이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전 이사는 2021년부터 4년 가까이 동우회보의 편집 책임을 맡는 등 동우회 운영에 많은 공을 세웠다. 이 상은 몽도(夢桃)가 아호인 고 이동수 초대 동우회장의 유족이 기탁한 5000만 원으로 제정됐다. 축하 공연은 동아국악콩쿠르 수상자들로 구성된 국악인들이 판소리와 타악 등으로 엮은 ‘국악앙상블’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엔 전현직 사우 200여 명이 참석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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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걸음에 에곤 실레, 두 걸음에 클림트… 도나우강 따라 유럽이 흐른다

    《찬 바람이 도나우강 위를 스쳐갈 때, 오스트리아 빈의 겨울은 고요 속에서도 살아 숨 쉬는 예술을 품는다. 흐린 안개 아래 웅장하게 선 도심의 미술관과 겨울 공기 속에서도 향기롭게 퍼지는 커피 한 잔의 온기는 낯선 여행자와 오랜 주민 모두에게 위안이 된다. 수천 년 예술사의 숨결을 품은 빈의 미술관들과 그 틈새를 채우는 미식(美食)의 길을 걸어보는 것만큼 행복한 순간이 또 있을까.》● 5000년 유럽 예술사 ‘빈 미술사 박물관’ 빈 미술사 박물관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예술품을 한자리에 보존하기 위해 1891년 개관했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로마 문화유산부터 중세 회화, 르네상스와 바로크 걸작에 이르기까지 5000여 년의 유럽 미술사를 넉넉히 품고 있다. 빈 자연사 박물관과 마주 선 쌍둥이 건물로, 독일 출신 건축가 고트프리트 젬퍼(1803∼1879)가 르네상스 양식으로 설계했다. 이 박물관은 처음부터 예술품 전시를 위한 공간으로 지어졌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중앙 계단을 오르면 시선은 자연스레 천장의 벽화로 향한다. 헝가리 출신 미하이 문카치(1844∼1900)의 프레스코화와 기둥 사이를 장식한 한스 마카르트(1840∼1884),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초기 벽화가 공간을 화려하게 수놓는다.특히 눈길을 끄는 작가는 플랑드르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피터르 브뤼헐(1525∼1569)이다. 귀족이나 종교를 찬미하던 회화 전통에서 벗어나 농민 공동체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낸 장르화의 선구자로 ‘농민의 브뤼헐’이란 별칭으로도 불린다. 현재 전해지는 브뤼헐의 유화는 약 40점에 불과한데, 이 중 12점이 이곳에 소장돼 있다. ‘농부의 결혼식’은 소박한 농촌 결혼식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으며, ‘바벨탑’은 하늘까지 닿으려는 인간의 욕망과 그 뒤편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감상을 마친 뒤에는 미술관 중앙의 ‘쿠폴라 카페’에서 여운을 이어가길 추천한다. 돔 천장과 대리석 기둥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본고장 아인슈페너(Einsp¨anner·비엔나 커피)와 자허토르테(Sachertorte·초콜릿 케이크)를 맛보는 순간, 방금 본 예술적 감상이 괜스레 더 깊어진다.● 모더니즘의 숨결 ‘레오폴트 뮤지엄’근대 서구 미술의 얼굴이 궁금하다면, 박물관 거리 무제움스콰르티어(MuseumsQuartier)의 레오폴트 미술관으로 향할 차례다. 이곳은 표현주의 거장 에곤 실레(1890∼1918)의 작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실레는 뒤틀린 인체와 감정의 흔적을 숨기지 않고 거친 선으로 화폭에 남긴 화가. 짧은 생을 살며 남긴 작품들엔 인간의 욕망과 불안, 균열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대표작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을 비롯해 ‘은둔자들’, ‘추기경과 수녀’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 클림트의 ‘죽음과 삶’은 꽃과 장식으로 채워진 삶의 영역과 이를 노려보는 죽음의 형상을 극명하게 대비해 인간이 직면한 유한성을 묵직하게 드러낸다. 박물관 바깥도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마리아힐퍼 거리에선 현지 커피 애호가들이 사랑하는 ‘고타 커피 엑스퍼츠’를 들러야 한다. 깔끔한 로스팅과 피스톤 원리를 이용한 추출 도구인 ‘에어로프레스’를 활용한 다채로운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빈 도심은 겨울에도 거리 예술이 조용하되 뜨겁게 숨 쉬고 있다. 곳곳에서 그라피티 아티스트들이 대형 벽화를 남긴 ‘카예 리브레(Calle Libre)’의 흔적이 넘쳐난다. 스페인어로 ‘자유로운 거리’를 뜻하는 페스티벌로 2014년부터 여름마다 열려 왔다. 고전과 현대 예술이 빈이란 도시 안에서 얼마나 자연스레 공존하는지를 보여준다.빈=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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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명을 개척한 여성”… 14년 만에 돌아온 에비타

    아르헨티나의 성녀일까, 혹은 포퓰리즘의 상징일까. 지난달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에비타’는 사실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이가 별로 없다.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자 배우, 정치인이었던 에바 페론(1919∼1952)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에비타는 에바의 애칭인 ‘귀여운 에바’란 뜻이다. 27세에 영부인이 된 에바는 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던 지도자이자, 대중의 감정을 능숙하게 이용한 정치적 전략가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뮤지컬 ‘에비타’는 그를 단선적으로 규정하는 대신 다층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긴장감을 자아낸다.‘에비타’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1978년 처음 선보인 작품. 미국 토니상 7관왕에 올랐으며,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무대에 올려져 왔다. 한국에선 2006년 초연, 2011년 재연 이후 14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공연은 올 7월 영국 웨스트엔드 리바이벌(Revival·이전 공연을 새로 만듦) 버전.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에바는 시골에서 태어나 배우를 꿈꾸며 수도로 온 뒤 라디오 스타, 배우 등으로 활동했다. 훗날 대통령이 되는 후안 페론과 결혼한 뒤 남편 못지않은 권력을 휘둘렀다. 남성들을 발판으로 삼았다는 비판도 있지만, 당시 사회가 여성에게 허락된 선택지가 많지 않았단 걸 감안해야 한다. 에바의 복합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장치는 해설자 ‘체(Che)’다. ‘영원한 혁명가’ 체 게바라(1928∼1967)에서 모티브를 얻은 캐릭터로 ‘민중의 시선’을 상징한다. 냉소와 의문, 때로는 공감으로 에바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끈다. 음악은 ‘에비타’의 가장 큰 힘. ‘돈트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는 뮤지컬을 잘 몰라도 친숙한 곡. 드라마틱한 멜로디와 서사가 결합해 강렬한 무대를 만든다. 소녀의 야망을 그린 ‘부에노스아이레스(Buenos Aires)’, 새 나라를 꿈꾸는 ‘어 뉴 아르헨티나(A New Argentina)’ 등 33곡이 대사 없이 ‘성스루(sung-through)’로 이어진다. 무대는 화려한 장치 대신 배우와 조명에 집중해 간결하게 연출했다. 앙상블의 힘 있는 군무도 재미를 더한다. 파워풀한 보컬이 필수인 에바 페론 역은 김소현, 김소향, 유리아가 맡았다. 14년 만에 돌아온 ‘에비타’는 “우리에겐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가”에서 나아가 “지도자는 왜 필요한가”란 질문을 던진다. 관객은 각자의 자리에서 에바를 바라보며 어떤 답을 찾게 될까.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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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녀와 포퓰리스트, ‘아르헨 국모’ 에바의 빛과 그림자

    아르헨티나의 성녀일까, 혹은 포퓰리즘의 상징일까. 지난 달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에비타’는 사실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이들은 별로 없다.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자 배우, 정치인이기도 했던 에바 페론(1919~1952)의 삶을 그린 작품으로, ‘에비타’는 에바의 애칭으로 ‘귀여운 에바’라는 뜻이다. ‘국민의 어머니’라 불리며 숭배에 가까운 사랑을 받았던 에바. 26세 나이에 영부인이 된 그는 가난한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었던 지도자이자, 대중의 감정을 누구보다 능숙하게 이용한 정치적 전략가라는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하지만 뮤지컬 ‘에비타’는 그를 영웅이나 악인과 같이 단선적으로 규정하는 대신, 다층적인 면을 보여주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에비타’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1978년 웨스트엔드에서 처음 선보인 작품. 미국 토니상 7관왕을 수상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고,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무대에 올려져 왔다. 한국에선 2006년 초연, 2011년 재연 이후 14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공연은 올 7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개막한 리바이벌(Revival·과거의 공연을 새롭게 만듦) 버전.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으로서의 삶에 좀더 초점을 맞췄다.에바는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배우를 꿈꾸며 수도로 올라온 뒤 라디오 스타, 배우 등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나중에 대통령이 된 후안 페론과 결혼했고, 남편 못지 않은 권력을 휘둘렀다. 사회적 지위 상승의 과정에서 영향력 있는 남성들을 발판으로 삼았다는 비판도 있지만, 당시 사회에서 여성에게 허락된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물이 보다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온다.에바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가 바로 해설자 ‘체(Che)’다. ‘영원한 혁명가’ 체 게바라(1928~1967)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캐릭터는 ‘민중의 시선’을 상징한다. 에바의 행보를 냉소와 의문, 때로는 공감을 섞어 바라보며 이야기를 리드미컬하게 이끈다.뭣보다 음악은 ‘에비타’의 가장 큰 힘이다. 국민 앞에서 부르는 ‘돈트 크라이 포미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는 뮤지컬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곡. 감정을 끌어 올리는 드라마틱한 멜로디와 서사가 결합해 강렬한 무대를 만든다. 성공을 향한 소녀의 야망을 그린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 새로운 나라를 꿈꾸는 ‘어 뉴 아르헨티나(A New Argentina)’ 등 33곡이 대사 없이 이어지는 ‘성 스루(sung-through)’ 형식이지만 전혀 단조롭지 않다.무대는 화려한 장치 대신 배우와 조명의 움직임에 집중해 간결하게 연출했다. 앙상블의 힘 있는 군무 역시 무대의 재미를 더한다. 파워풀한 보컬이 필수인 에바 페론 역은 김소현, 김소향, 유리아가 맡았다.14년 만에 돌아온 ‘에비타’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어떤 사람인가”, 나아가 “지도자는 왜 필요한가” 같은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진다. 객석에 앉은 관객은 각자의 자리에서 에바를 바라보며 어떤 자신만의 답을 찾게 될까.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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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1000억분의 3’ 확률의 불행… 과학으로 삶을 붙들다

    1000억분의 3. 저자는 자신의 딸과 아내가 1년 사이 나란히 뇌종양 진단을 받을 확률이 이보다 낮다고 계산했다. 네 살 딸은 어린이 7500만 명 중 매년 300명에게만 나타나는 두개인두종을, 아내는 15만 명 가운데 1명에게 발생하는 교모세포종을 진단 받았다. 생물지구화학을 공부한 과학자인 그는 통계적으로 거의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 한 번에 닥치면서 깊은 절망의 시기를 지나게 된다. 신간은 이러한 극한의 상황 속에서 저자가 어떻게 다시 삶을 붙잡았는지 기록한 에세이다. 그는 생물지구과학자로서 자연의 질서와 생명의 순환에서 위안을 찾는다. 인간의 삶이 유한하지만, 자연의 흐름 속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이 그의 상실을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책은 가족들의 병 진단 과정과 자연에서 발견한 통찰을 차분한 호흡으로 엮어낸다. 특히 저자는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우주 먼지’ 개념에 깊이 기대게 된다. 별에서 비롯된 원자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생명체를 이루고, 죽음 뒤에는 다시 세계의 다른 일부가 된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 순환을 통해 사랑했던 사람의 존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받아들인다. 저자가 자연에서 관찰한 여러 장면이 인상적으로 묘사된다. 번데기 속에서 완전히 해체된 뒤 새로운 생명으로 재구성되는 애벌레, 강풍을 버티며 화산암 틈에 뿌리를 내리는 나무, 멸종 위기에서 다시 복원된 미국밤나무처럼 다양한 생명체의 지속과 변화는 회복이 반드시 ‘이전 상태로의 회귀’를 뜻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책의 또 다른 중심인 아내 다이애나의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준다. 신경생물학자였던 다이애나는 세상을 떠나기 전 남편에게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유언을 남겼고, 이 말이 책의 출발점이 됐다. 다이애나는 신경생물학을 연구한 과학자로서 호기심과 탐구심을 갖고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도 스스로를 단단하게 유지해 나간다. 큰 상실을 겪은 한 사람이 현실을 다시 받아들이는 과정을 색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는 책. 개인적 경험과 과학적 시선이 적절히 어우러져, 절제된 문장으로 오래 지속되는 여운을 남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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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방통위 2인 체제 의결, 절차 위법” YTN 민영화 다시 원점

    2023년 지분 매각 단계부터 시끄러웠던 YTN 최대 주주 변경에 법원이 28일 제동을 걸며 YTN 민영화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정부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후신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의 첫 위원장 후보자로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같은 날 지명하며, 1심이 확정될 경우 새로운 방미통위가 YTN의 승인 절차를 다시 검토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 “방미통위(방통위)는 합의제 행정기관” 법원이 YTN의 민영화 승인 결정을 취소한 가장 큰 이유는 ‘2인 체제’로 운영된 방통위(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결정은 절차상 위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최수진)는 방통위에 대해 “위원들의 상호 토론과 설득, 숙의를 통해 의사를 형성해 결정을 내리는 ‘합의제 행정기관’”이라며 주요 의사결정이 위원 5인 참여를 원칙으로 하되, 최소 3인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판단했다.YTN 민영화 승인이 허가된 지난해 2월 방통위의 재적 상임위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홍일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등 2명뿐이었다. 국회 몫인 나머지 3인은 여야 대립 등의 이유로 임명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재판부는 “2인 체제의 의결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경우 대통령이 국회 추천 위원 3인에 대한 임명을 의도적으로 지연하거나, 다수 여당이 야당 추천 위원의 임명을 막기 위해 국회 추천 절차를 의도적으로 미루는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방통위를 사실상 독임제 기관처럼 운영한 윤석열 정부 당시의 기형적인 운영 방식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방미통위에서 승인 절차 재검토하나YTN 민영화 논란의 시작은 202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준공영 방송사’인 YTN의 지분 가운데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30.95%가 유진그룹으로 넘어갔다. 이듬해인 2024년 2월 방통위는 유진그룹의 YTN 최대 주주 변경 신청을 승인했으며, 이에 반발한 YTN 노조와 우리사주연합이 최고액 출자자 변경 승인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현 정부와 여권 등은 이런 과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YTN 지분 매각을 ‘국유재산을 헐값으로 넘긴 사례’로 규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3일 “공공자산 매각이 원칙 없이 추진됐다”며 모든 부처와 공공기관에 매각 절차 중단을 지시했으며, 김민석 국무총리는 YTN 지분 매각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판결 뒤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야 입장은 엇갈렸다. 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가 무리하게 밀어붙인 YTN 민영화가 법치와 상식을 벗어난 정치적 개입이었음을 사법부가 분명히 확인한 것”이라고 반색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법원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결정을 내려 언론노조 손에 YTN을 넘겨준 판결은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방미통위는 “판결문을 받아본 뒤 검토하겠다”며 항소 여부를 즉답하지 않았다. 한 미디어 전문가는 “새로 구성될 7인 방미통위 체제에서 재승인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방미통위를 즉시 정상화해 유진그룹의 최고액 출자자 자격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유진그룹은 “법원의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를 적극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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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핏빛 그림자 몰고 온 ‘데스노트’의 새 얼굴

    “워낙 팬이 많은 작품이라 부담감이 컸어요. 기존 배우들이 잘 만들어 놓은 공연을 어떻게 이어갈까 계속 고민했죠.”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데스노트’가 지난달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인기 일본 만화가 원작인 작품은 홍광호, 김준수 등 굵직한 배우들이 거쳐가며 확고한 팬층을 형성했다. 이름을 적어 넣으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를 손에 쥔 뒤 범죄자를 처단하는 고등학생 ‘키라’(킬러의 일본식 표현) 라이토, 그리고 그를 추적하는 천재 탐정 엘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그렸다.● 새 얼굴로 돌아온 ‘데스노트’ 이번 시즌은 주요 배역 대부분을 새로운 캐스트로 꾸려 화제를 모았다. 라이토에 조형균 김민석 임규형, 엘엔 김성규 산들 탕준상이 이름을 올렸다. 이후 규현(라이토)과 김성철(엘)도 2차 캐스팅으로 합류한다. 12일 극장에서 만난 조형균 배우는 “직전 시즌 공연을 봤을 때 음악이 너무 좋아 이번 시즌 라이토를 맡게 된 게 진심으로 기뻤다”고 했다. 그는 라이토를 “초반엔 따뜻하고 정의롭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오만으로 무너져가는 인물”로 해석했다. “원작 만화의 라이토는 굉장히 차갑죠. 학교에서도 혼자 창밖을 바라보는 인물인데, 뮤지컬은 상대와의 호흡이 중요하니까 감정을 더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조 배우는 여동생 사유가 느끼는 ‘겉으론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오빠를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후 ‘키라’를 추종하는 이들의 환호에 젖어 점점 욕망에 휘둘리는 라이토의 변화를 섬세하게 대비시키려 했다. 그의 직전 작품인 뮤지컬 ‘시라노’와 무척 결이 달랐다고. “시라노가 약자를 지키는 고결한 인물이라면, 라이토는 출발선은 비슷하지만 결국 스스로 심판자가 되어 버리는 캐릭터죠.” 엘 역을 맡은 세 배우와의 호흡는 어떨까. 그는 “성규 배우는 결이 읽히지 않고, 산들은 에너지가 대단하다”며 “준상이는 영리해서 연기하며 제가 ‘긁히는’ 지점이 생긴다”고 했다.● 강렬한 넘버와 만화적 무대 조 배우가 꼽는 ‘데스노트’의 가장 큰 힘은 “원작의 서사를 밀어 올리는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음악”이다. 법과 정의에 대한 라이토의 의문을 드러내는 ‘정의는 어디에?’와 엘의 집요한 추리를 풀어낸 ‘게임의 시작’, 두 인물의 긴장 관계를 드라마틱하게 담은 ‘놈의 마음속으로’ 등 중독성 있는 넘버가 많다. 그는 여동생 사유의 넘버 ‘나의 히어로’를 가장 아끼는 곡으로 꼽았다. “라이토가 어떻게 타락하는지 알고 들으니까 더 슬프더라고요.” 발광다이오드(LED) 무대는 원작 특유의 만화적 질감을 제대로 살렸다. 조 배우는 “영상이 객석으로 쏟아지는 듯한 장면에서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을 정도로 몰입감이 컸다”고 했다. 2007년 ‘찰리 브라운’으로 데뷔한 그는 소극장과 대극장을 넘나들며 여러 작품에서 폭넓은 역할을 소화해 왔다.“초반에 공백도 길었고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는데, 지금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감사하죠.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게 좋아서 뮤지컬을 계속하는 것 같아요.” 그의 무대는 쉴 틈이 없다. 다음 달 21일 라이토 역할을 마치기 전에, 같은 달 11일 개막하는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서 클라이드 역으로 출연한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을 배경으로 한 작품. ‘데스노트’와 확연히 다른 서사를 펼친다.“데스노트엔 ‘록 음악’ 넘버가 많아 공연을 보며 도파민을 느끼셨으면 해요. 학구적으로 너무 많은 생각을 할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합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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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학습 저작물 사용 기준 연내 마련… 콘텐츠 권익보호가 원칙”

    정부가 인공지능(AI) 학습에 필요한 공공·민간 데이터의 활용 장벽을 낮춰 AI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저작권법상 저작물을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공정 이용(fair use)’ 범위를 구체화하는 가이드라인을 연말까지 마련하고, AI 기업과 저작권자의 거래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도 개발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AI 분야 규제 개혁 로드맵을 27일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가 밝혀온 신성장산업 규제 개혁 로드맵이 AI 분야에서 처음 발표된 것이다.● 저작권 데이터 ‘공정 이용’ 기준 연내 마련정부는 AI 기업, 전문가들과의 협의를 거쳐 67개 세부 과제를 마련했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는 AI 학습을 위한 저작권 데이터 활용 관련 ‘공정 이용’의 판단 기준 및 사례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다음 달까지 만들 예정이다.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와 관련해 AI 학습에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제시하겠다는 것. 문체부는 다음 달 4일 공개 설명회를 갖고, 관련 부서는 물론이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저작권 보호에 대해서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저작권 주무 부서로서 AI 학습에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창작자들이 고민하는 대목을 잘 알고 있다”며 “현 정부도 ‘K컬처 300조 시대’를 지향하는 만큼 콘텐츠의 권익 보호를 기본적인 원칙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AI 학습용 저작권 데이터에 대한 거래 체계를 함께 마련하면 AI를 육성하면서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I 업체가 콘텐츠 기업 등과 공정한 계약을 맺고 학습 데이터를 이용하는 해외 사례를 가이드라인의 근거로 삼을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공정한 데이터 사용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언론·문화계는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본 뒤 입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신문협회 등 언론단체들은 앞서 “생성형 AI 사업자가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를 투명하게 밝히고, 저작권자가 열람을 요청할 경우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협회 관계자는 “우려되는 대목이 없진 않으나, 공정 이용은 데이터 출처를 명확히 하고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게 전제로 깔린 개념이라 불합리한 건 아니다”라며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내용을 검토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공공데이터 개방을 확대해 AI 학습에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마련한다. ‘AI·고가치 공공데이터 톱(Top)100’을 이달부터 선정하고 AI 학습에 활용 가능한 공공데이터의 세부 기준과 관리 체계도 만들기로 했다.● 金 “AI 분야 과도한 규제, 끊임없이 개선해야” 정부는 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모빌리티와 로봇,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규제 완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선 내년 1분기(1∼3월) 중으로 지금까지 노선 위주였던 시범운행지구를 도시 단위로 대폭 확대 지정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가진 시범운행지구 지정 권한도 각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해 행정절차도 간소화한다. 데이터센터와 관련해선 상주 인력이 적고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특성을 고려해 미술작품 및 승강기 설치 의무 등 규제를 없애 사업자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그 밖에 공공행정 분야에선 AI 세금 업무 컨설턴트, 소상공인 상담 AI 도우미 등 대국민 서비스도 개발한다.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는 세종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본 뒤 AI 관련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 총리는 “정부와 민간의 AI 혁신을 가속화하고 해외 투자와 기술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AI 분야에 불합리하거나 과도한 규제가 없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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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얼굴로 돌아온 ‘데스노트’…조형균 “역동적인 라이토 기대하세요”

    “워낙 팬이 많은 작품이라 부담감이 컸어요. 기존 배우들이 잘 만들어놓은 공연을 어떻게 이어갈까 계속 고민했죠.”10주년을 맞은 뮤지컬 ‘데스노트’가 지난달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인기 일본 만화가 원작인 작품은 홍광호, 김준수 등 굵직한 배우들이 거쳐가며 확고한 팬층을 형성했다. 이름을 적어넣으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를 손에 쥔 뒤 범죄자를 처단하는 고등학생 ‘키라(킬러의 일본식 표현)’ 라이토, 그리고 그를 추적하는 천재 탐정 엘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그렸다.● 새 얼굴로 돌아온 ‘데스노트’이번 시즌은 주요 배역 대부분을 새로운 캐스트로 꾸려 화제를 모았다. 라이토에 조형균·김민석·임규형, 엘엔 김성규·산들·탕준상이 이름을 올렸다. 이후 규현(라이토)과 김성철(엘)도 2차 캐스팅으로 합류한다.12일 극장에서 만난 조형균 배우는 “직전 시즌 공연을 봤을 때 음악이 너무 좋아 이번 시즌 라이토를 맡게 된 게 진심으로 기뻤다”고 했다. 그는 라이토를 “초반엔 따뜻하고 정의롭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오만으로 무너져가는 인물”로 해석했다. “원작 만화의 라이토는 굉장히 차갑죠. 학교에서도 혼자 창밖을 바라보는 인물인데, 뮤지컬은 상대와의 호흡이 중요하니까 감정을 더 역동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조 배우는 여동생 사유가 느끼는 ‘겉으론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오빠를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후 ‘키라’를 추종하는 이들의 환호에 젖어 점점 욕망에 휘둘리는 라이토의 변화를 섬세하게 대비시키려 했다. 그의 직전 작품인 뮤지컬 ‘시라노’와 무척 결이 달랐다고. “시라노가 약자를 지키는 고결한 인물이라면, 라이토는 출발선은 비슷하지만 결국 스스로 심판자가 되어버리는 캐릭터죠.” 엘 역을 맡은 세 배우와의 호흡는 어떨까. 그는 “성규 배우는 결이 읽히지 않고, 산들은 에너지가 대단하다”며 “준상이는 영리해서 연기하며 제가 ‘긁히는’ 지점이 생긴다”고 했다.● 강렬한 넘버와 만화적 무대조 배우가 꼽는 ‘데스노트’의 가장 큰 힘은 “원작의 서사를 밀어 올리는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음악”이다. 법과 정의에 대한 라이토의 의문을 드러내는 ‘정의는 어디에?’와 엘의 집요한 추리를 풀어낸 ‘게임의 시작’, 두 인물의 긴장관계를 드라마틱하게 담은 ‘놈의 마음 속으로’ 등 중독성 있는 넘버들이 많다. 그는 여동생 사유의 넘버 ‘나의 히어로’를 가장 아끼는 곡으로 꼽았다. “라이토가 어떻게 타락하는지 알고 들으니까 더 슬프더라고요.”발광다이오드(LED) 무대는 원작 특유의 만화적 질감을 제대로 살렸다. 조 배우는 “영상이 객석으로 쏟아지는 듯한 장면에서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을 정도로 몰입감이 컸다”고 했다.2007년 ‘찰리 브라운’으로 데뷔한 그는 소극장과 대극장을 넘나들며 여러 작품에서 폭넓은 역할을 소화해 왔다.“초반에 공백도 길었고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는데, 지금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감사하죠.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게 좋아서 뮤지컬을 계속하는 것 같아요.”그의 무대는 쉴 틈이 없다. 다음 달 21일 라이토 역할을 마치기 전에, 같은 달 11일 개막하는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서 클라이드 역으로 출연한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을 배경으로 한 작품. ‘데스노트’와 확연히 다른 서사를 펼친다.“데스노트엔 ‘록 음악’ 넘버가 많아 공연을 보며 도파민을 느끼셨으면 해요. 학구적으로 너무 많은 생각을 할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합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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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펫티어들, 야생동물의 거친 숨소리까지 재현해냈다…내달 ‘라이브 오브 파이’ 개막

    “관객들이 단순히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갖고 함께 해주셔야 하는 특별한 공연입니다. 소년 ‘파이’의 여정에 함께 하며 동물들과 함께 살아나게 되는 경험을 얻게 되실 겁니다.”공연 ‘라이프 오브 파이’의 리 토니 인터내셔널 연출은 26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진 공동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케이트 로우셀 협력 무브먼트 겸 퍼펫 디렉터와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한국 프로듀서)가 함께했다. 다음 달 2일 GS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이 공연은 얀 마텔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배에 침몰해 망망대해에 남겨진 소년 ‘파이’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227일간의 생존기를 그렸다. 리안 감독의 영화가 2012년 미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에선 ‘파이’역으로 배우 박정민과 박강현이 동시에 캐스팅 돼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은 2019년 영국 셰필드 초연 후 웨스트엔드와 미 브로드웨이,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인도 등을 거쳤다. 미 토니상 3개 부문, 영국의 토니상으로 불리는 로런스 올리비에상 5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번이 한국 무대 초연으로, 영어가 아닌 다른 나라 언어로 공연이 제작된 것은 처음이다. 신 대표는 이 작품의 장르를 ‘뮤지컬’도 ‘연극’도 아닌 ‘라이브 온 스테이지’라고 불렀다. 그는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든 무대 예술의 총집합체라 생각했다”며 “인형을 조종하는 퍼펫티어들이 2022년 웨스트엔드에서 올리비에 남우조연상을 탄 것을 볼 때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기준을 찾는 작품이라 생각해서 ‘라이브 온 스테이지’라는 명칭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가장 독특한 매력은 퍼펫티어들이 섬세하게 조종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야생동물들이다. 특히 퍼펫티어 3명은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의 ‘머리’, ‘심장’, ‘뒷다리‘’역할을 하며 한 몸처럼 움직인다. 로우셀 퍼펫 디렉터는 “세 명의 퍼펫티어들이 살아 숨쉬듯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 벵갈 호랑이의 무게는 250kg에 달하지만, 퍼펫티어들은 15kg 정도 나가는 퍼펫을 쓰고 연기하게 된다. 이날 퍼펫티어들은 취재진 앞에서 리처드 파커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시연했다. 귀와 입의 움직임, 으르렁대는 소리와 야생동물 특유의 거친 숨소리까지 재현해 냈다. 제작진은 배우 박정민과 박강현이 맡을 파이 역할에도 많은 기대를 드러냈다. 토니 연출은 두 배우에 대해 “우리 작품은 어둠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파이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감정의 깊이를 잘 표현하는 배우들”이라고 했다. 신 대표는 “박정민 배우는 섬세한 감정표현과 몰입감, 박강현 배우는 캐릭터 소화 능력과 존재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파이의 여정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조명과 영상 디자인, 음향이 결합된 무대 예술도 볼거리다. 바닥과 천장, 벽면을 가득 채운 스크린은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수평선과 맞닿은 광활한 밤하늘 등 경이로운 자연을 생생하게 구현해 낼 것으로 보인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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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와 한계를 허무는 사랑… “10년 롱런 이유 알 것 같아”

    “미국 토니상 수상과 10주년이 주는 무게가 무척 무겁지만, 너무나도 매력적인 작품에 참여하게 돼 행복해요.”(배우 방민아) 미 공연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토니상에서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던 ‘어쩌면 해피엔딩’이 올해 10주년을 맞아 다시 한국 관객을 찾았다. ‘소극장 뮤지컬의 신화’로 꼽히는 이 작품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했다. 이번 시즌은 10주년 무대를 기념해 전미도, 최수진, 김재범 등 역대 출연진이 총출동했다. 여기에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방민아(클레어 역)와 배우 정휘(올리버 역)가 ‘막내 라인’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21일 극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2015년 트라이아웃 공연부터 다섯 시즌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건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고장 난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눈뜨는 과정을 그린다. 옛 주인 제임스를 기다리는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던 올리버 앞에 “충전기를 빌려달라”는 클레어가 나타난다. 사소한 인연에서 시작해 서로의 빈틈을 채워주며 감정이란 세계에 다가가는 로봇들의 여정은 인간의 사랑보다 더 솔직한 울림을 준다.“기계가 사랑을 한다는 게 처음엔 의아하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극을 보고 난 뒤엔 저런 순수함에서 나오는 사랑이 내가 돌아가야 하는 그런 사랑이 아닐까 되짚어보게 됐죠.”(방민아)“10년 전 이 작품이 만들어졌을 때 (로봇과의 교감이) 상상에 불과했다면, 이젠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지점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어쩌면 해피엔딩’을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정휘) 처음엔 두 배우 모두 ‘사람 같지만 사람은 아닌 존재’를 연기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방민아는 “최대한 과하게 로봇을 연기한 뒤 줄여나가는 식으로 맞춰나갔다”면서 “처음엔 로봇 연기가 어색해서 겨드랑이와 팔이 안 붙기도 했다”며 웃었다. 정휘도 “올리버는 클레어보다 ‘하위 버전’ 로봇이라 더 뚝딱이면서 움직여야 했다”며 “디테일을 찾기 위해 박천휴·윌 애런슨 작가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방민아는 2010년 걸스데이로 데뷔한 뒤 드라마 ‘미녀 공심이’와 영화 ‘최선의 삶’, 뮤지컬 ‘그날들’ 등을 거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그는 “내가 만족하지 못하는 작품은 괜히 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 매번 새롭게 도전해왔다”고 했다. 2013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한 정휘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 ‘베어 더 뮤지컬’, ‘니진스키’ 등을 거치며 안정된 보컬과 탄탄한 연기로 경력을 쌓아온 배우. 그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드라마와 음악이 사람을 울리는 힘이 있는 작품”이라며 “연습 때마다 울 정도로 몰입하고 있다”고 전했다.‘어쩌면 해피엔딩’의 또 다른 매력은 사랑이란 감정에 점차 스며드는 과정을 세심하게 보여주는 노래들이다. 방민아의 ‘최애 넘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그는 “사랑에 빠진 클레어가 처음으로 상실의 아픔을 알게 되는 곡”이라며 “아픔까지 우리를 위해 ‘받아들이겠다’고 다짐을 하는 과정이 와닿았다”고 말했다. 정휘는 올리버가 제임스와 재회하는 순간을 꿈꾸며 부르는 ‘고맙다, 올리버’를 꼽았다. “진심을 전하는 말 한마디가 감동적임을 알려주는 노래”라고 했다.“한국의 작은 극장에서 출발한 작품이 10년을 버텨 세계에서 인정받았잖아요. 이 초심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정휘)“왜 이 작품이 사랑받아왔는지 준비하면서 잘 알게 됐어요. 제게도 정말 소중한 작품이란 얘길 하고 싶어요.”(방민아) 내년 1월 25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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