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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회 연설을 하는 것은 개성공단 전면 중단과 관련된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4일 “어떤 제재를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해서는 북한이 아파하지 않는다”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조치 이후 야당 일각에서는 “정부의 총선을 앞둔 북풍(北風) 전략 아니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는 일관되게 대북 압박을 추진하려는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나 국무회의 발언 대신 ‘국회 연설’을 선택한 것은 남남(南南)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국회를 직접 설득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부터 3년 연속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했다. 하지만 특정 사안을 놓고 연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논의 공식화 이후 한미와 중국 간 갈등이 부각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포괄적 수준에서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이 연설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서울에서 열리는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 간의 제7차 한중 차관 전략대화의 핵심도 사드 배치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 정국’ 속에 동력이 약해지고 있는 노동개혁법 등 쟁점 법안 처리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연설을 계기로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이 이뤄지면 박 대통령 취임 이후 6번째가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이종걸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던 16일의 박 대통령 국회 연설에 반대했다. 하지만 14일 오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청와대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이 원내대표의 연설은 17일로 순연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한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기남 의원(4선·서울 강서갑)이 이르면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 의원이 아들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시험 탈락을 막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지난달 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 자격 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아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된 게 탈당 결심의 이유라는 것이다. 신 의원 구명 운동에 나섰던 김성곤 의원은 “신 의원이 매우 억울해한다”고 했다. 지역구에 금태섭 전 대변인이 출마를 선언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탈당 후 국민의당 합류 여부도 관심사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수도권 의원 3명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이 탈당하면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인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이 모두 당을 떠나는 셈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12일 개성공단 조업 중단을 선언한 정부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면서도 수위 조절에 나섰다. 4·13총선을 앞두고 혹시 모를 ‘북풍(北風)’을 사전에 차단하고, 일각의 ‘종북(從北) 프레임’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비대위-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개성공단이 다시 생산 활동에 들어갈 수 있도록 북한도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길 기대하고 우리도 그런 점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찬반론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고 여야가 계속 논의해 무엇이 가장 올바른 합의점인지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에 대해서도 개성공단 조업 중단 조치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 대신 “(개성공단의 중소기업에 대한) 경제적인 보상을 어떻게 할지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날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절대 반대한다”고 했던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날은 한발 물러섰다. 그는 “무조건 반대하거나, 무조건 문제 삼는 게 아니다”며 “정부가 연속성 있는 조치로 개성공단이 폐쇄됐다면 검토할 수 있지만 전혀 모순된 조치로 이뤄졌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을 겨냥한 원색적인 비난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김 대표는 사전 비공개 회의에서 이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과 발언 내용에 대해 미리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당의 이런 기류 변화는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를 둘러싼 공방이 자칫 여야 간 ‘이념 대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북풍이 주요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우클릭’ 행보를 계속해 오고 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국민을 안보 불안에 떨게 해서 (여권이) 혹시라도 정치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들 수 있다”며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을 놓고 보면 그런 것이 선거에 별로 크게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을 (여권이) 인식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정부의 개성공단 조업 중단 조치를 적극 옹호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심윤조 의원은 성명을 내고 “개성공단 중단 조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자금줄을 차단하고, 우리 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불가피하고 시의적절한 조치”라며 “박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개성공단 폐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 중소기업인들은 이날 여야 대표를 연이어 만나 “정부가 책임지고 합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개성공단기업협회 소속 기업인들을 만나 “기업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충분하고도 신속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존의 법령과 제도로는 한계가 있을 경우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대표는 기업인들과의 면담에서 “개성공단 폐쇄 조치는 우리 경제에 굉장히 큰 손실이라고 생각하며, 한편으로 북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것은 신통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이 겪는 경제적 손실에 대해 어떠한 형태로 보전해줄지 정부를 향해 촉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날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원들과 만나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

《 13일로 4·13총선이 딱 60일 남았다. 총선 결과는 필연적으로 여야의 지각변동을 가져온다. 이번 총선은 2017년 대선의 향배를 가를 전초전이기도 하다. 승리하는 쪽은 더 큰 승리를 위한 디딤돌을 놓는다. 패배하는 쪽은 더 깊은 침몰의 수렁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게 자명하다. 여야는 각자 정치적 생존을 걸고 냉혹한 민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절박한 이는 여야 키플레이어들이다. 총선 성적표에 그들의 정치적 미래가 달렸다. 대선으로 직행하느냐, 대권 경쟁에서 도태되느냐가 4월 13일 결정된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남북관계로 총선 승리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졌다. ‘정권심판론’과 ‘국회심판론’은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다. 60일간 총성 없는 전쟁에 나선 여야 키플레이어 10인의 고민과 향후 전망을 살펴봤다. 》[김무성]대선 ‘무대’ 전초전… 공천 힘겨루기 첫 관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정치적 유연함이 최대 강점이지만 ‘상향식 공천’ 원칙을 고수하면서 친박(친박근혜)계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휴대전화 안심번호제 도입, 공천제도특별위원회 및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구성 등 총선 일정을 진행할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향식 공천의 마지막 관문인 공관위에서는 현역 의원 솎아내기 작업에 착수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연일 기자간담회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물갈이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상향식 공천이 흔들린다면 김 대표의 정치적 브랜드는 사라지고 당 내홍의 책임론만 불거질 수 있다. 친박계는 김 대표가 현역 의원을 대거 당선시켜 자신의 대선 기반을 만들려 한다고 비판한다. 김 대표 측은 “현역 의원들이 당선되면 김 대표에게 고마워하겠느냐. 만약 대선을 염두에 뒀다면 오히려 전략공천을 통해 ‘내 사람’을 심었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럼에도 최악의 19대 국회의원들이 다시 20대 국회를 책임진다는 데 대한 반감은 여전히 크다. 결국 총선 결과가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 김 대표는 풀뿌리 후보들의 승리를 장담한다. 대표직을 맡은 뒤 ‘풀뿌리 후보론’으로 재·보궐선거에서 연승을 거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야권 분열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이뤄진 점도 김 대표에겐 천우신조(天佑神助)다. 만약 180석 안팎의 대승을 거둔다면 대권을 향한 길은 탄탄대로가 될 수도 있다. 반면 과반 의석이 깨진다면 차기 당권은 자연스럽게 친박계가 쥘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최경환]손사래 치지만… TK맹주 → 당권 플랜 가동평의원 신분임을 강조하면서도 TK(대구경북) 등을 누비며 ‘진박(진짜 친박근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차기 당권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본인은 “전혀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있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총선 이후 ‘TK 맹주→당권’ 플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얘기가 많다. 지난달 경제부총리를 마치고 당에 복귀한 최 의원은 설 연휴를 앞두고 청와대나 정부에서 장관 등을 지낸 예비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연일 강행군을 펼쳤다. 한동안 꺼져 가던 ‘진박 마케팅’에 불을 지피는 불쏘시개 역할을 자임하며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 국정운영 지원 세력을 국회에 최대한 많이 진입시키기 위한 행보다. 당 복귀 후 친박계 신(新)좌장으로 불리는 최 의원으로서도 이번 총선은 당내 입지 구축 여부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일단 TK 지역에서 진박 후보들이 대거 원내에 입성할 경우 친박계를 규합해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반면 TK 지역 진박 후보들이 당내 경선에서 현역 의원들에게 대거 패할 경우 박 대통령 대리인으로서의 정치적 위상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차기 당권 경쟁에 비상등이 켜지고, 최악의 경우 비박(비박근혜)계 중심의 당권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유승민]‘진박’ 포위 뚫고 생환 땐 TK 차기주자로여권에서 4·13총선에 대한 관심의 한 축은 유승민 의원(전 원내대표)의 생환 여부다.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심판’이란 구호에 대구 민심이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TK의 권력 지형은 물론이고 유 의원의 정치 생명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구 동을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 의원은 새누리당 후보 공천을 놓고 겨루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보다 2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하지만 대구의 바닥 민심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유 의원의 당선은 곧 박 대통령의 패배라는 여론이 확산될 경우 경선 관문 통과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것. 유 의원이 ‘진박’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총선에서 다시 민심의 지지를 얻어 4선 고지를 밟는다면 ‘포스트 박근혜’ 시대의 TK 대표 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TK 민심과 비박계의 지지를 업고 총선 직후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유 의원 측은 “현재는 총선에 집중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유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의 동시 생환 여부도 변수다. 여권 관계자는 “본인만 살아 와선 세를 키우기 어렵다”며 “총선에서 보여주는 민심의 방향에 따라 정치 경로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오세훈 김문수]吳, 여권 대선지지 2위… 金 “역전승 가능”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번 총선을 발판으로 대권 도전을 꿈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총선 결과가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출마한 오 전 시장은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많이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대선 주자 지지율에) 비중을 두고 판단하고 있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오 전 시장은 7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서 7.2%로 새누리당 대선 예비주자 가운데 김무성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오 전 시장이 총선에서 살아 돌아와 ‘보수의 아이콘’ 이미지를 되찾는다면 수도권을 대표하는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패할 경우엔 2010년 서울시장 시절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이은 두 번째 좌절로 정치 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당 대표의 ‘험지’ 출마 권유를 뿌리치고 ‘마이 웨이’를 택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차기 대선에서 대구경북(TK) 지역 ‘적자(嫡子)’를 노리는 김 전 지사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구 수성갑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에게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당선되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지만 패배하면 TK를 야권에 뺏겼다는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다. 김 전 지사는 “갈수록 대구 정서와 맞지 않는 더민주당 행태가 보이지 않느냐”며 “대구 정서를 점점 더 익히고 있기 때문에 (지지율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문재인]화려한 복귀냐 정계은퇴냐, 극과극 갈림길“(총선 다음 날인) 4월 14일 문재인 전 대표는 다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박수와 함께 화려하게 복귀하거나, 아니면 정계 은퇴를 선언하거나.”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고 있는 문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 더민주당 당직자가 한 얘기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문 전 대표는 지역구 출마 대신 전국을 누비며 지원 유세를 할 가능성이 높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문 전 대표는 지역을 돌면서 유세하는 게 총선 승리에 보탬이 된다”고 했다. 더민주당이 총선에서 여당의 과반 의석(150석)을 저지하고, 현재 의석수(109석) 이상을 얻는다면 문 전 대표는 ‘화려한 복귀’를 하게 된다. 이 경우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외부 인사 20여 명도 상당수 국회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확실한 ‘친문’(친문재인) 세력까지 생기는 셈이다. 내년 대선을 향한 행보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막지 못한다면 그의 정치 생명도 사실상 종지부를 찍을 수밖에 없다. 패배의 원인이 된 ‘야권 분열 책임론’이 문 전 대표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 자신도 이미 ‘정계 은퇴’라는 배수진을 쳤다. 야권 관계자는 “대표직 사퇴 이후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을 얼마나 표로 결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안철수]대권 바라보는 ‘강철수’ 호남당 극복이 관건창당 직전인 지난달 말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소명(召命)’을 이야기했다. ‘제3당 창당 작업이 재미있느냐’고 묻자 그는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과거 다소 유약해 보였던 것과 달리 표정은 무척 단호했다. ‘재미’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였다. 그만큼 국민의당이 총선 뒤 국회에서 최소한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제3당으로 자리 잡느냐는 안 대표에게 정치적 명운이 달린 일이다. 현재로선 안 대표가 다시 야권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은 “안 대표는 자신이 2017년 대선 후보가 되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자신의 대권 꿈은 일장춘몽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안 대표의 배수진이기도 하다.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으려면 ‘호남당’이 아닌 전국정당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방법론을 놓고 당내 의견은 엇갈린다. 의원들은 호남에선 더불어민주당과 경쟁이 가능하지만 수도권에서는 야권 후보 간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국민의당이 ‘호남+여당 지지층 일부와 무당층’을 흡수하면 1여 2야 구도에서도 수도권에서 승리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하거나 성공하더라도 간신히 20석에 턱걸이하는 수준의 호남당에 그친다면 안 대표는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김종인]‘109석 사수작전’ 성공 땐 킹메이커 발돋움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의 직함이 12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바뀌었다. ‘제1야당의 수장’ 자리를 공고히 한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의 선대위원장 제안을 수락해 당에 들어온 뒤 한 달여 동안 그는 당을 완전히 장악했다. 소속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흔들리던 당을 안정시키고, 곧바로 정장선 총선기획단장,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 등을 발 빠르게 임명하며 당을 총선 체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최재성 전 총무본부장, 노영민 의원 등 친문재인계 인사들은 철저히 배제했다. 당 운영과 총선 지휘의 전권을 쥐게 된 만큼 총선 결과는 오롯이 김 대표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이번 총선 승리 기준을 “현행 의석(109석) 이상 획득”이라고 했다. 만약 109석 이상을 획득할 경우 그는 내년 대선 레이스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중진 의원은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저지를 통해 정권 교체의 기틀을 만들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현재 의석에 크게 못 미치거나 국민의당 의석에 밀릴 경우 그의 역할은 더이상 없다. 당 관계자는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친노(친노무현)·486 세력 등의 반격이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 전문가’를 자임하며 여야를 넘나들었던 그의 정치 이력도 사실상 종지부를 찍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천정배 김한길]千, 수도권 출마설… 金, 야권재편 큰그림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에게는 이번 총선이 마지막 승부처다. 당 전체의 총선 결과뿐만 아니라 각자의 총선 결과도 두 사람의 미래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탈당 전 “원내교섭단체(20석) 정도의 인원이 탈당할 것”이라고 자신했던 김 위원장으로선 아직까지는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12일 현재 국민의당 현역 의원은 17석에 머물러 있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것 또한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당 내부적으로는 아직까지 ‘3자 필승론’에 기울어진 듯한 안철수 공동대표를 설득해 총선 전에 수도권이라도 야권 연대를 이루는 게 선결 과제다. 그래야 번듯한 제3당이라는 기반을 갖게 될 확률이 높아지고 총선 이후 야권 통합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더 중요한 문제는 자신의 당선이다. 낙선하게 된다면 총선 이후 그려질 야권 정계개편에서 김 위원장의 자리는 찾기 힘들어지게 된다. 천 공동대표는 사실상 광주전남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자신의 바람대로 ‘뉴 DJ’들을 모아 더민주당과의 호남 결전을 승리로 이끈다면 ‘호남’ 대표 주자의 입지가 한발 앞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광주에서 재선(再選)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그의 정치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천 공동대표 측은 강력히 부인하지만 그의 수도권 출마설이 야권에서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야권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설 연휴가 끝나면서 일제히 ‘공천 레이스’ 모드로 전환했다. 양측 모두 현역 의원 물갈이 폭에 초점이 모아지는 형국이다. 더민주당은 ‘하위 20% 컷오프(탈락)’ 여부가, 국민의당은 호남지역 전략공천 여부가 뇌관이 되고 있다. 더민주당은 12일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공천작업에 착수한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하위 20% 컷오프’에 대해 홍창선 공관위원장은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퍼센트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20%라는 숫자가 무슨 ‘매직’(마법)도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 더 넣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당초 문재인 전 대표는 ‘하위 20% 컷오프’에 대해 “탈당·불출마 의원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탈당·불출마 의원들이 20명에 육박한 것을 감안하면 이 경우 실제 컷오프 되는 현역 의원은 4, 5명에 그친다. 하지만 홍 위원장은 그 규모를 더 늘리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낸 홍 위원장은 “17대 국회를 보면 초선 의원이 늘 40∼50% 정도 된다”며 현역 의원 교체 폭이 커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더민주당은 ‘평가 하위 20%’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명단이 공개되면 컷오프 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경선에서 불이익이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실상 불출마 압박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더민주당은 22일 1차 단수 후보를 발표하고 24일 1차 경선 지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소속 의원 17명 중 호남 의원이 11명에 이르는 국민의당은 ‘호남 물갈이론’과 전략공천 여부가 쟁점이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현역 물갈이론에 대해 “어차피 절반 이상은 신인으로 공천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경선이 원칙이고 전략공천 같은 것은 일단 없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김동철 박주선 의원 등 광주지역 의원 5명도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을 가진 자가 스스로 권한을 내려놓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국민 앞에 엎드려 투신할 때 비로소 정치가 바뀔 것”이라며 기득권 포기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들의 속내는 전략공천을 하지 말고 최소한 경선 참여 기회는 보장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맞서 천정배 공동대표는 광주지역 8곳 중 일부는 전략공천을 하고 나머지 지역은 시민사회 인사들이 주축이 된 선거인단 투표로 공천을 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이 주장해온 호남 물갈이론과 ‘뉴 DJ’ 공천을 관철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양측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천 대표가 사견을 전제로 한 발언이고 아직 서로 논의한 바 없다”며 “공동대표제의 취지를 살려 (갈등 없이)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관리위원장에는 최근 합류를 선언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거론된다. 하지만 이 교수가 “나는 적합하지 않다”고 밝혀 다른 직책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전도사들은 일제히 정부의 개성공단 조업 중단 결정 철회와 남북 관계 개선 노력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 양산에서 칩거 중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북한의 맞대응 조치 발표 전인 1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말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라며 정부를 맹비난했다. 이어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결정을 철회하고 6자회담 등 긴밀한 국제공조의 틀을 복원해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국제 제재를 강구하고, 다른 한편으론 근본적인 해법을 찾는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국제공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렛대는 중국인데 사드 배치 논의로 중국을 노골적으로 자극하고 국제공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것이 외교전략이고 대북정책인지 도대체 한심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전 의원은 “어떻게 만든 개성공단인데, 그 실상도 의미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문을 닫았다”며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는 무지와 무능의 소산”이라고 비판했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은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개시한 남북대화를 딸 박근혜 대통령이 끊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아직 많은 유권자가 관망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의원과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이 전한 설 연휴 광주 민심이다. 강 의원은 “(지지 정당이) 더민주당인지 국민의당인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분이 많다”며 “다만 수도권 출향민들을 중심으로 한 ‘호남판 자민련은 안 된다’는 여론이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은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낡은 정치 혁파, 야권 재편을 바라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실 인식은 같지만 각자 다른 예측을 내놓은 것이다. ○ 더민주 “반등 시작” vs 국민의당 “화장만 바꿔” 지난해 12월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한때 더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내리막을 걸었고 국민의당은 기세를 올렸다. 강 의원은 “10년 넘게 정치를 하면서 그렇게 부정적인 목소리가 많았던 건 처음”이라며 “안 의원의 탈당 후 문재인 (당시) 대표가 대표직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면서 여론이 급속도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되면서 지지율이 반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대표직 사퇴로) 살신성인하는 모습을 보였고 새로운 인물들이 연이어 입당하면서 유권자들이 ‘뭔가 바뀌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제 겨우 유권자들로부터 (지지가 아닌) 관심을 받는 단계”라고 조심스러워했다. 반면 김 의원은 “더민주당은 문화와 체질은 바꾸지 않고 화장만 바꾼 것”이라며 “문 전 대표도 사퇴를 거부하다가 (탈당이) 쓰나미처럼 몰려오니 마지못해 사퇴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김종인 씨’라고 부르며 “양지(陽地)만 좇고, 박근혜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어서 광주 시민들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 더민주 “신인 전면에” vs 국민의당 “현역 기득권 없다” 국민의당은 천정배 의원의 합류로 광주(총 8석)에서 6석을 확보해 제1당이 됐다. 반면 현역 의원들로 인해 국민의당이 ‘호남 물갈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현역이 6명이지만 신인과 동등하게 경선할 것”이라며 “후보는 시민들의 의견을 100% 반영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누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호남은 기대 수준에 맞는 인물을 공천했을 때 국민의당을 지지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지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민주당은 의원들이 탈당한 지역에 새 인물을 대거 앞세울 계획이다. 최근 입당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용빈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 이사장 등이 광주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강 의원은 “릴레이 입당으로 경륜과 새로움이 조화된 후보군을 갖게 됐다”며 “우리는 진정한 ‘인재 영입’을 한 것이고 저쪽(국민의당)은 ‘인재 이동’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천 의원이 이야기했던 ‘뉴 DJ’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국민의당이 아닌 더민주당을 택했다”며 “그것이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광주는 ‘전승 혹은 전패’? 두 의원은 광주의 총선 결과를 두고 “양당이 팽팽히 맞서는 결과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어느 한쪽의 압도적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 의원은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중) 한 당이 8석 전부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며 “유권자들은 개별 후보도 살펴보겠지만 새누리당에 대항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드는 데 더 비중을 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의원도 “호남은 지역주의가 아닌 ‘정치적인 옳음’으로 판단해왔다”며 “과거 총선, 대선도 한쪽에 대한 압도적 지지가 나왔고 이번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팽팽한 광주 민심이 조금이라도 한쪽으로 기우는 순간 호남에서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운명이 갈릴 거란 얘기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4·13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김영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과 박찬우 전 안전행정부 1차관이 식사 제공 및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당 행사를 빙자해 유권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두 사람을 포함한 3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4일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경남 진주을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 전 사무총장은 지난달 지역 소재 식당 3곳에서 유권자 30여 명에게 60여만 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충남 천안갑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 전 차관은 지난해 10월 당 행사에 참석한 유권자들에게 교통편과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다. 선관위는 “당일 행사 참석자 750여 명 중 550여 명은 당원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지역의 현직 지방의원과 정당 당직자 25명도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고발됐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은 “(여권을 향한) 스나이퍼(저격수) 역할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의 체질을 바꾸는) 메기, 가물치가 되겠다”고 했다. 조 씨를 3일 저녁 그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의 식당으로 찾아가 만났다. 정치권의 관심은 그가 가진 ‘정보’에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그의 입당에 대해 “불순한 의도가 드러났다”고 불쾌감을 드러냈고, 검사 출신인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공개되지 않은 박근혜 정권의 비밀을 폭로하는 용도로 활용하려고 데려갔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씨는 기자와 만나 “(청와대를 나오며) 서류 한 장 들고 오지 않았다”며 “있었다면 저번에 (검찰 수사에서) 다 털렸지 않겠나”라고 했다. ‘머릿속에는 있지 않냐’란 질문에는 “딜리트(삭제), 완전히 딜리트”라고 답했다. 그는 “(청와대 관련)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려고 온 것이 아니다”고 했다. 한 TV 인터뷰에서도 그는 “뭔가를 하려면 2014년 12월 구속 위기에 처했을 때 하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더민주당 내부에서는 조 씨의 영입을 “총선이 아닌 대선에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그는 “사람을 보고 온 것이 아니다. 사람은 변한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거듭된 설득으로 입당했지만 문 전 대표를 위해서만 일하진 않겠다는 것이다. 조 씨는 더민주당에 대해 “수권(受權) 의지가 없다. (집권 기회를) 줘도 못 먹는다”고 했다. 이어 “총선 출마 여부와 (출마할 경우) 지역구는 전적으로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조 씨는 현 정권에 대한 서운함도 거듭 내비쳤다. 그는 “(정권) 출범 이후에도 충심을 가지고 일했다”면서 “(그런데) 하시는 일들이 이상하고, 납득이 안 가고, 통상의 생각보다 거꾸로 가고, 탓을 남한테 돌리는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것 같아 속이 상했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이 가끔 자신의 식당에 들른다고 했지만 입당 이후 박 회장과 통화했는지에 대해서는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라고 했다. 앞서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을 영화 ‘내부자들’의 주인공인 이병헌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을 갑자기 강간범, 무슨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서 완전히 매몰시켜 버린다”며 “내부자들을 보면서 저와 (이병헌을) 오버랩시킨 적이 있다”고 했다. 또 “저 나름으로는 손모가지(손목) 잘린 이병헌처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와 헤어지며 “오늘 이 말(‘손모가지’ 관련 발언) 때문에 난리가 났다던데 내일은 ‘메기’로 난리가 나는 것 아닌지…”라고 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은 2일 창당한 국민의당에 대해 “소망과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은 다를 수 있다. 창당하셨으니 계속 발전하기를 개인적으로는 바란다”며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당 차원에서는 별도의 논평이나 반응을 내지 않았다. 그는 이날 전북 전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당을 분열시키고 나간 분들인데 통합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며 “유권자들의 선거 성향을 보면 양당 체제로 몰리는 현상이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이 결국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양자 구도로 치러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 당이 소위 계파 갈등으로 인해 국민에게 짜증나는 모습을 보여 준 만큼, 그동안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지 않고서는 선거 때에 지지를 호소하는 게 매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이번 총선은 ‘인물 경쟁’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현역 의원 20% 물갈이’ 기준을 현재 의석수(109석)가 아닌 ‘탈당 러시’ 전 의석수인 127석으로 하겠다고 한 것도 인물 교체 폭을 늘리기 위해서다. 그는 “127명 중 20% 물갈이를 위한 컷오프는 애초 규정대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많은 분이 나갔기 때문에 (컷오프) 수가 채워진 것 아니냐고 하는 분도 있는데 기준에 못 미치는 사람은 현역도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20%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평가 결과가 너무 미흡하면 추가 공천 배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위 20%’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4·13총선을 앞두고 각종 의혹과 구설에 휘말린 여야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낸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4선·경북 포항북)은 1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최근 포스코그룹 비리 연루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정치적 신념인 청맥(靑麥)정신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다”며 “덮여 있는 눈을 다 녹여버리고 희망을 꽃피우는 청맥처럼 이병석의 진실도 거짓을 모두 다 녹이고 활짝 꽃피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시집(詩集) 강매 의혹으로 당 윤리심판원에 의해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의원(3선·충북 청주흥덕을)도 이날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노 의원은 “윤리심판원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다만 당에 재심을 청구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계획이다. 아들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시험 탈락을 막기 위해 학교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당원 자격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은 더민주당 신기남 의원 측은 “(불출마 선언 등은) 계획된 바 없다”고 밝혔다. 신 의원도 당에 재심 청구를 준비 중이다.한상준 alwaysj@donga.com·강경석 기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의 탈(脫)이념, 주류 세력 교체가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발표한 선대위 및 정무특보 인선에서는 당 주류와 거리가 먼 인사가 대거 중용됐다. 반면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등 기존 주류 인사들은 속속 무대 뒤로 사라지고 있다. 더민주당과 야권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당은 2일 대표직에 안철수, 천정배 의원의 ‘투 톱’ 체제를 확정했다. 또 이들이 김한길 의원과 함께 ‘3각 선대위’를 이끌도록 했다.○ 당 주류 교체 나선 ‘김종인 선대위’ 김 위원장은 이날 총선기획단과 총선정책공약단을 양대 축으로 하는 선대위 구성을 발표했다. 총선기획단장에는 3선 의원 출신의 정장선 전 의원이, 총선정책공약단에는 이용섭 전 의원이 임명됐다. 선대위장 직속 홍보위원회 위원장에는 손혜원 당 홍보위원장이 유임됐다. 눈길을 끈 인사는 김 위원장의 정무특보로 임명된 이용재 전 서울시공무원교육원장과 곽수종 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다. 육사 출신의 이 전 원장은 2008년 자유선진당 대변인을 지낸 여권 출신 인사다. 곽 전 연구원은 2012년 대선 당시 안 의원의 ‘진심 캠프’에서 활동했고 2014년 새정치연합의 총무팀장을 맡는 등 안 의원의 측근으로 활동했다. 선대위의 핵심인 총선기획단장을 맡은 정 전 의원도 노태우·김영삼 정권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정치를 시작했다. 세 사람 모두 과거 열린우리당 이후 당의 주축이었던 ‘친노·86그룹’과는 거리가 멀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과 가장 가까운 자리인 정무특보와 단장들이 모두 기존 당 주류와 반대에 있는 인사들로 채워졌다”며 “‘탈이념’의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표가 제안했던 ‘호남특별위원회’도 ‘야권통합위원회’로 확대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이었던 최재성 의원도 이날 선대위원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당직을 내려놓고 평당원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자진 사퇴 형식을 취했지만 주류 교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전날 광주에서 “선대위 구성에서 친노 색깔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최 의원과 함께 친문 핵심으로 활동했던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도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총선기획단 산하에 전략기획본부가 구성되면서 전략기획위원장도 공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이날 노영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문 전 대표와 가장 가까웠던 세 사람 모두 2선으로 물러나게 됐다.○ 안철수, 1년 6개월 만에 신당 전면에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비공개 회의를 열고 2일 열리는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안, 천 의원을 공동대표로 추대하기로 합의했다. 2014년 7·30 재·보궐선거 패배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당)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났던 안 의원은 1년 6개월 만에 신당의 전면에 서게 됐다. 안 의원은 “이번 총선을 제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책임지고 치르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안 의원의 대권 가도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날 발표한 지난주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41.2%, 26.9%였지만 국민의당은 13.1%에 그쳤다. 당의 얼굴을 맡은 안 의원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위원회와 선대위도 곧바로 구성하기로 했다. 최고위원은 공동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을 포함해 선출직(4명), 지명직(2명 이내)으로 구성된다. 상임공동대표는 안 의원이 맡기로 했다. 김 의원은 상임선대위원장을 맡되 안, 천 공동대표가 공동위원장을 겸직하기로 했다. 최원식 대변인은 “법적 지위는 같지만 상임공동대표와 상임선대위원장은 의전 및 서열상 앞선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2년 대선 캠프에서 공동 선거총괄본부장을 지낸 김성식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당 합류를 선언했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으로 18대 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의 합류로 여권 출신 인사 영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꼴이 말이 아니다.” 전화기 너머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29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이 이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합의한 내용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27일 발표된 비대위원 인선에서 제외된 데 이어 두 번째 ‘시련’이다. 이날 더민주당 의원 총회는 이 원내대표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다.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협상하면서 아쉬운 면이 좀 있었지만 김 위원장과 의원들이 면전에서 협상을 문제 삼고 뒤집은 건 지나쳤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파기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인권법을 (법제사법위원회의) 숙려 기간 없이 처리해줄 수 있느냐고 이상민 법사위원장에게 물으니 ‘불우이웃돕기 기간이라 할 수 있다’고 하더라”며 “내가 불우이웃”이라고 했다. 전날 당 비대위원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원내대표가 탄핵당한 게 맞다”고 했던 이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 사퇴의 기로에 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사실상 ‘굴욕’을 당한 이 원내대표가 사퇴와 탈당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의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는 이 원내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김 위원장과 박영선 변재일 의원 등 비대위원이 참석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민동용 기자}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처리가 예정돼 있던 29일은 왜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로 불리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하루였다. 더불어민주당(더민주당)을 장악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이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를 일방적으로 뒤집었다. 55만 명이 넘는 국민의 목소리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소수 야당의 ‘변심’에도 여당은 비난만 쏟아낼 뿐 무기력했다.○ 뒤늦은 선거법 연계 “김 위원장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날이었다.” 더민주당의 한 의원은 하루 종일 출렁거렸던 이날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더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전날 심야 통화에서 ‘원샷법 처리 후 대표, 원내대표 간 ‘2+2 회동’ 개최’에 합의했다. 23일 이미 서명까지 마친 합의 사항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당초 본회의가 예정돼 있던 오후 2시 더민주당은 본회의 참석 대신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의 ‘뒤늦은’ 불만이 나왔다. 김기식 의원은 “김 위원장이 온 뒤 우리가 경제민주화를 앞세우고 있는데, 대기업 특혜법인 원샷법을 처리해주면 어떻게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과 가까운 박영선 의원도 “원샷법은 경제활성화가 아닌 삼성 등 대기업 총수의 지배구조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 원내대표는 “미스(실수)가 있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원샷법을 처리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인 홍영표 의원이 “독소 조항을 제거하고 제동 장치를 많이 마련했다”며 “삼성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의총장이 들끓자 국회 밖에 있던 김 위원장은 오후 6시 30분경 국회로 돌아왔다. 김 위원장은 의총장에서 “법이 없어 경제활성화가 안 되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며 “원샷법을 처리하고 ‘2+2 회동’을 한다는데, 그 회동이 무슨 의미와 효력이 있느냐. (선거법과) 동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은 박수로 동의했다. 한 참석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상황이 한 번에 정리됐다”고 전했다. 오히려 김 위원장은 여당에 ‘선거법과 원샷법 동시 처리’를 역제안했다. 그는 의총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처리했어야 할 선거법이 무엇보다 우선 처리되어야 할 법안”이라며 “원샷법은 굉장히 시급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건 앞으로 협상 절차에 따라 통과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원외 위원장이 국회 문 닫아” 들끓는 與 김 위원장의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안을 뒤집었다는 소식에 새누리당은 들끓었다. 온종일 본회의를 기다렸던 여당 의원들은 대부분 황당한 표정이었다. 오후 8시에 열린 새누리당 긴급 의총은 ‘김종인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느닷없이 경제 전문가라는 김 위원장이 이 어려운 경제 쓰나미 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이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는 일이었다”며 “대의정치 기본도 모르는 일을 제1야당 대표가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원외 비대위원장이 원내 합의를 깨버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원외 위원장 때문에 국회 문을 닫아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노근 의원은 “옛날에 ‘호랑이가 무서워서 호랑이 새끼 쫓아내니 더 미운 여우 새끼가 온다’고 하더니 지금 똑같은 정국”이라며 김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일부 의원은 “입법 비상사태 아니냐”며 “정의화 국회의장을 찾아가든지, 김 위원장 집으로 가든지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위원장 말대로 선거법만 처리하면 야당은 선거법 처리하는 순간 먹튀(먹고 튄다)”라며 “선거법만 처리하면 야당은 이제 아예 국회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는 다음 달 5일까지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강경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전권을 장악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대위원장이 과감한 ‘우(右)클릭’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본격적인 공천 국면에 들어가면 당 정체성을 놓고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28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김영삼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만큼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 한다”고 말했다. 이, 박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해 김 위원장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선 “자기가 건국하면서 만든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파괴한 만큼 그걸 현실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한상진 공동창당위원장의 ‘국부(國父)’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참배에 당 지도부도 함께했지만 이종걸 원내대표와 표창원 비대위원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현충탑에서만 분향했고, 이철희 선대위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까지만 동행했다. 더민주당 대표가 이,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은 지난해 문재인 당시 대표 이후 두 번째다. 당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참배는 더 이상 이념 대결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위원장은 26일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도 “이념적 색채가 강한 인사들을 영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참배 후 첫 비대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 당만 들여다봐도 아직도 과거의 민주화를 부르짖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민주화를 이룬 지 30년이 다 돼 가는데도 행동반경은 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민이 가려워하는 것, 바라는 것을 알아내 ‘저 당을 믿고 따라가면 문제를 해결해 주겠구나’라는 신뢰감을 줘야 하는데 지난 행태를 보면 정치인들이 자기 위치를 확보하는 데만 혈안이 돼서 싸운 게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86세대·친노(친노무현)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의 ‘탈(脫)이념’ 행보는 이번 총선 공천에도 적극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정체성’이 공천의 제1 기준이었다. 한 당직자는 “이번에는 ‘정체성’이 공천 탈락의 제1 기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전했다. 86세대·친노 의원들은 관망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지난해 문 전 대표의 이, 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두고 “유대인이 히틀러의 묘소에 가서 참배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던 정청래 의원은 이날 김 위원장의 참배에 대해선 침묵했다. 한 86세대 의원은 “당이 비상상황이라 (김 위원장이) 전권을 쥐었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모든 기조를 바꾸는 건 문제 있는 것 아니냐”며 “공천 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전날 자신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참여에 대해 “광주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했던 김 위원장은 30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는다. 김성수 대변인은 “김 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31일에는 국립5·18 민주묘지를 참배할 것”이라고 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에서 제외된 이종걸 원내대표(사진)는 28일 “(비대위원 제외는) 원내대표에 대한 탄핵이 맞다. 문재인 (전)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한 감정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전임 지도부가) 얼마나 내가 미웠겠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동기야 어떻든 당을 운영하기 불편하게 만든 것 아닌가. 아주 이례적인 것”이라며 “(원내 현안을 책임지는) 원내대표가 구성원이 아니라면 비대위 운영이 어렵게 된다”고 했다. 다만 “개인감정 차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선당후사(先黨後私) 하겠다”며 일각의 사퇴론을 부인했다.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은 이 원내대표의 비대위원 제외를 두고 “이 원내대표를 사실상 탄핵했다”며 그의 탈당을 부추기기도 했다. 그동안 원내대표는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최고위원회에 참여해왔다. 그러나 전날 중앙위원회에서는 기존 당헌의 ‘최고위원 당연직 승계’ 조항을 제외했다. 이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은 이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에서 제외했다. 이 원내대표는 “내가 최고위원회에 불참하며 문 전 대표 사퇴를 요구하지 않았나. 문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최고위원들도 사퇴했는데 원내대표가 개선장군처럼 비대위원이 된다는 건 기존 지도부로서도 용납이 안 됐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도 ‘비대위원과 동일한 지위를 부여하겠다’고 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의결권 (부여에 대해선)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물러나는 게 말끔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금 사퇴하는 건 굉장히 무책임하다”며 “문 전 대표도 ‘원내대표 역할을 충실히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사정권의 국가보위특별위원회 참여 전력에 대해 “광주분들께 굉장히 죄송하다”며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문성 때문에 참여하게 된 건데 당시 광주 상황을 경험한 분들은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하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나면서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겪었다”며 “그 정신을 받들어 더 많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해 그에 보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까지도 “후회한 적 없다”고 했지만 국민의당의 잇단 공세와 호남 여론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 출신 영입 인사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는 최근 “호남 민심은 국보위 전력에 대한 김 위원장의 유감 표명을 원한다”며 김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 운영까지 총괄하게 된 김 위원장은 이날 박영선 우윤근 변재일 의원, 이용섭 전 의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등 6명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했다. 김 위원장은 밀봉된 봉투에 비대위원 명단을 담아 문재인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주변에 “친노(친노무현)는 최대한 배제하고 중립적인 인사들로 배치하기 위해 애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빠졌다. 당 일각에서는 “박영선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로 비대위가 꾸려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정대철 전 상임고문의 아들 정호준 의원에게 비서실장을 제안한 것은 볼모정치 아니냐는 물음에 “천만의 말씀”이라고 일축했다. 비서실장에는 박수현 의원이 임명됐다.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낙엽이 떨어져야 새잎이 돋고 꽃이 피는 법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7일 대표직 사퇴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당 대표로서의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제겐 큰 영광이었고 고통이었다”고 표현했다. 이어 “대표를 하는 동안 가장 가슴 아팠던 일은 호남 의원들의 탈당과 분열이었다. 우리 당의 심장인 호남 유권자들의 실망과 좌절이었다”며 “다 저의 책임이고 제가 부족해 그렇게 된 것이니 저의 사퇴를 계기로 노여움을 풀어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의 사퇴는 지난해 2·8전당대회에서 당선된 뒤 353일 만이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문 전 대표는 당분간 정치적 행보는 자제한다는 계획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곧 경남 양산의 자택으로 가 설 연휴까지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4·13총선을 앞두고 야권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난타전이 가열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하면서 양측 간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당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26일 전주에서 열린 전북도당 창당대회에서 “(더민주당은 김종인 전 의원 영입을) 비상의 대책인 것처럼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보약이 아니고 독약이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5·18광주민주화운동 이후 탄생한 국가보위특별위원회에 참여한 분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셔 당을 송두리째 갖다 바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의 과거 전력을 물고 늘어졌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천정배 씨가 주도하는 창당 과정이 여의치 않은 것 같고, 안철수 의원 쪽에서는 호남에서 상황 변화가 오니 의기가 상통하지 않았나 싶다”며 천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를 평가절하했다. 더민주당 내에선 “(더민주당과의) 통합 조건으로 천 의원이 광주 공천권 등을 요구했었다. 결국 국민의당 내에서 호남 공천권을 놓고 사달이 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천 의원은 이날 광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공개 접촉 과정에서 설왕설래한 이야기를 놓고 왜곡해서 공격한 것은 전형적인 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 위원장은 더민주당을 탈당한 정대철 전 고문의 아들이자 고 정일형 박사의 손자인 정호준 의원에게 비서실장 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부친의 탈당 기자회견을 주선했지만 당 잔류를 선택해 부자간의 엇갈린 정치 행보가 화제가 됐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더불어민주당 내 친노(노무현) 핵심으로 불리는 노영민 의원(3선·충북 청주흥덕을)과 신기남 의원(4선·서울 강서갑)이 당내 첫 현역 의원 공천 배제 대상이 됐다.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체제의 본격적인 가동 첫날에 이뤄진 ‘칼바람’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당 윤리심판원(위원장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은 25일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두고 시집을 강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노 의원에게 당원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아들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시험 탈락 구제를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 의원은 당원자격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윤리심판위 임지봉 위원(서강대 교수)은 “당사자들에게는 억울한 면이 있을 수 있으나 국회의원에게는 국민이 높은 윤리의식을 기대하기 때문에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런 중징계를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은 “당원자격정지를 받게 되면 공직선거 후보 부적격 심사 기준에 해당해 이번 총선 출마가 어렵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에 앞서 두 의원은 30분씩 소명의 기회를 가졌지만 위원들은 표결 없이 사실상 만장일치로 중징계를 결정했다. 임 위원은 “(징계) 결정에 대해 모든 위원이 수긍했다”고 설명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이끄는 선대위는 이날 오전 윤리심판원 결정에 앞서 첫 회의를 열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일반인의 상식으로 봐서 정치인으로서 해야 할 행동이 아닌 행동을 한 분들은 당이 단호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며 두 사람에 대한 중징계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실상 당의 전권을 휘두르게 된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태도도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표의 최측근이자 친노 핵심인 노 의원이 공천 배제 대상이 되면서 김 위원장이 예고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문 대표가 ‘주요 현안을 가장 많이 상의하는 대상’으로 꼽은 노 의원조차 공천 배제 대상이 된 상황에서 현역 의원들이 물갈이에 반대할 명분을 찾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문 대표는 이미 두 의원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고, 윤리심판원이 독립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선대위 출범에 앞서 문 대표 측은 노 의원 등에게 불출마를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고 한다. 두 의원의 구제 가능성과 관련해 임 위원은 “공천심사위원회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 윤리심판원 징계에도 불구하고 공직 후보자로 내야 한다고 결정하면 (후보로) 낼 수 있지만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당직자는 “만약 공심위에서 출마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현역 의원 감싸기’ ‘친노 감싸기’ 논란으로 번져 총선 전체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노 의원의 지역구에는 비례대표인 도종환 의원이, 신 의원의 지역구에는 금태섭 전 대변인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한상준 alwaysj@donga.com·차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