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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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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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3-01~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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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 위의 작은 도서관 ‘리틀라이브러리 강북’ 22일 발대식 열려

    길 위의 작은 도서관 리틀라이브러리 강북의 명예 관장 및 명예 사서 발대식이 22일 오전 10시 서울 강북구 혜화여고 대강당에서 열린다. 리틀라이브러리는 마을안의 아동 및 청소년 독서 생태계 조성사업 프로그램으로서 주민자치센터나 마을 놀이터, 마을 공원 등지에 작은 도서보관함을 만들어 언제나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사업이다. 도서보관함을 일컬어 리틀라이브러리라 이름을 붙이고, 1명의 명예 관장과 10명의 명예 사서들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리틀라이브러리 강북은 렛츠런 문화공감센터 강북지사(이하 렛츠런·지사장 김영립)와 (사)국민독서문화진흥회(이하 진흥회·회장 김을호)가 주관하고, 강북구청(구청장 박겸수)과 서울특별시교육청 도봉도서관(관장 민정숙), 새마을문고 강북구지부(회장 이승훈)가 후원하는 책읽기 진흥 사업이다. 렛츠런 김영립지사장은 “지사 내 ‘마(馬)음북카페’ 운영과 더불어 강북구 50여 곳의 소공원에 리틀라이브러리를 설치해 지역 아동들이 독서를 통해 꿈과 희망을 가져 미래의 기둥으로 성장해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진흥회는 (사)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연합과 함께 리틀라이브러리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진흥회는 책 읽는 가족 인증사업과 전국독서동아리연합회 운영, 병영독서운동 및 위문도서보내기 등 다양한 독서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다.김윤종기자 zozo@donga.com}

    • 201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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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한번 내시죠”… 이야기꾼 감독에 러브콜

    “감독님, 책 좀 쓰시죠!” 요즘 출판계에서는 영화 ‘암살’의 최동훈 감독이 ‘표적’이다. ‘도둑들’에 이어 ‘암살’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하자 그의 책을 내려는 출판사가 많아진 것. A출판사에서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출간 제안을 했지만 최 감독은 “‘타짜’(상업영화란 뜻)를 찍는 감독인데, 굳이…”라며 고사했다고 한다. 작가주의 감독도 아닌데 책을 통해 따로 할 얘기가 없다는 의미다. ‘암살’ ‘베테랑’ 등 한국영화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영화감독을 저자로 확보하려는 출판사들이 늘고 있다. 출판계에 따르면 우선 영화감독들은 집필 원고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다. 양희정 민음사 편집부장은 “국내 감독들은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등 글과 친하다. 스토리도 잘 구상한다”고 말했다. 감독들은 대부분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어 일정 이상 판매가 보장된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들을 저자로 섭외하기는 쉽지 않다. 2010년 이후 영화감독 저서 누적 판매 1위를 기록한 박찬욱 감독은 바쁜 일정을 이유로 출판 제안을 번번이 거절했다. 그러던 차에 마음산책 출판사는 우연히 헌책방에서 그가 무명시절 쓴 ‘영화보기의 은밀한 매력: 비디오드롬’(1994년)을 발견했다. 품절된 이 책은 박 감독이 유명해지면서 헌책방에서 10만 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출판사는 이 책을 들고 박 감독을 설득해 70여 편의 새 평론을 합친 ‘박찬욱의 오마주’를 출간했다. 수사를 쓰지 않는 간결한 글쓰기가 그의 특징이다.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쓴 ‘류승완의 본색’ 역시 섭외부터 제작까지 2년이 걸렸다. 그의 문체는 속칭 ‘썰’을 여유 있게 풀어내는 만연체다. ‘달콤한 인생’의 김지운 감독은 친구인 박찬욱 감독이 ‘정말 잘 쓴다’며 출판사에 섭외해준 케이스. 하지만 김 감독은 출판사가 수정 원고를 보내도 한 달 이상 연락이 두절되고, 원고 분실 사고도 자주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저는 제가 아닌데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출판 제의에 답한 말이다. 연세대 재학 시절에 교내신문 ‘연세춘추’에 쓴 만화를 모아 책으로 내자고 권하자 봉 감독은 “대학생 봉준호와 지금 나는 다르다. 지금 내면 부끄럽다”며 반대했다. 이후 2년간의 줄다리기 끝에 ‘마더 이야기’가 나왔다. ‘비열한 거리’의 유하 감독은 1980년대 이미 시인으로 명성을 얻었다. 홍상수 감독도 출판 섭외 대상 상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그는 영화 시나리오조차 촬영 당일 ‘쪽 대본’으로 나눠주는 스타일이다. 책 한 권을 진득하게 쓰기 어려운 성격이라 출판 제안을 계속 거절했다고 한다.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감독은 출판사 요청에 대응을 느리게 하는 편이라 책을 내기 어려운 감독으로 꼽힌다. 반면 1000만 관객을 모은 ‘국제시장’의 윤제균, ‘친구’ 곽경택, ‘쉬리’ 강제규, ‘명량’ 김한민 감독 등은 영화의 성공에 비해 책을 꼭 내고 싶어 하는 출판사가 많지 않다고 한다.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는 “흥행 감독이라고 해서 ‘러브콜’을 모두 보내진 않는다”며 “출판사들은 영화 외적으로도 할 얘기가 더 많이 남아 있을 것 같은 감독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해외 영화제에서 수차례 상을 탄 김기덕 감독은 한때 주요 섭외 대상이었다. 하지만 자전적 다큐멘터리 ‘아리랑’을 2011년 발표하자 출판계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 더이상 책으로 보여줄 것이 없지 않냐”는 분위기가 퍼졌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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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융성으로 국정2기 창조경제 동력 구축”

    서울 경복궁 옆 부지에 전통문화 체험이 가능한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되고, 올림픽 체조경기장은 공연장으로 탈바꿈한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2기, 문화 융성 방향과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화 융성의 방향으로 △문화를 통한 ‘코리아 프리미엄’ 창출 및 문화 영토 확장 △전통문화의 재발견과 새로운 가치 창출 △문화창조융합벨트를 통한 산업화와 창조경제 핵심동력 구축 △국민 생활 속 문화 확산 등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전통문화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올해 말까지 국가브랜드 ‘참 대한민국(True Korea)’을 개발하고 온돌, 구들장, 황토방 등 친환경 건축기술의 현대화 사업과 야생화 종자 개발 등 전통 꽃산업 육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한식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업해 ‘한식세계화정책협의회’를 하반기(7∼12월)에 출범시킨다. 눈길을 끄는 것은 문화창조융합벨트 조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 문체부는 대한항공 소유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터에 한국 문화 체험공간인 ‘케이―익스피리언스(K-Experience)’를 건립하기로 했다. 2017년 1차 공정 완료를 목표로 전체 부지 3만6642m²(약 1만1084평)에 지하 3층, 지상 5층 규모로 외관은 기와 형태 지붕 등 한국 전통미를 살려 지을 계획이다. 이곳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공간 △케이팝(K-pop) 등 최신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모둠공간 △카페와 식당 등 편의시설이 있는 열린공간으로 구성된다. 김 장관은 “광화문, 경복궁, 인사동 등 주변 지역과 연계하고 문화창조융합벨트에서 창작된 전통문화 콘텐츠의 시연 판매와도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익스피리언스는 건축 비용과 운영 등 모든 것을 대한항공을 계열사로 둔 한진그룹이 담당한다. 당초 대한항공은 이 부지에 7성급 호텔을 지으려 했으나 풍문여고 등이 인접해 있어 ‘학교 반경 200m 이내에 관광호텔을 세울 수 없다’는 학교보건법에 막혀 7년 넘게 빈 땅으로 두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조성배 대한항공 상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복합단지인 ‘LIVE’, 상하이 신톈디(新天地), 일본 롯폰기 힐스와 같은 문화시설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오랜 숙원 사업인 경복궁 옆 호텔 건립을 포기한 셈이다. 또 문체부는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1만5000석 규모의 아레나형(모든 방향에서 관람이 가능한 공연장) 케이팝 공연장으로 2017년까지 리모델링할 방침이다. 역시 문화창조융합벨트 조성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서울 도심 지역 두 곳에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11월에는 서울 중구 옛 한국관광공사 빌딩에 문화창조벤처단지가 문을 연다. 콘텐츠 전문 제작시설과 함께 해외 진출 원스톱 지원센터, 창작콘텐츠 시연 공연장과 함께 한식 체험, 한국 상품 쇼핑 등 관광 허브로도 운영할 방침이다. 벤처단지에 입주할 140여 개 기업을 모집 중이며 입주 기업에는 최대 4년간 임차료 면제 등의 혜택을 준다. 내년 2월에는 경기 고양시에 한류 콘텐츠를 구현하는 ‘케이컬처밸리’ 착공에 들어간다. 역시 201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융·복합 미디어 콘텐츠와 쇼핑, 문화에 이르는 첨단 문화콘텐츠 콤플렉스다. 당초 케이컬처밸리 내에 지을 예정이던 아레나형 공연장은 건립하지 않고 1500석 규모의 기존 공연장을 활용키로 했다. 또 재외 문화원을 한류를 견인하고 국가브랜드를 홍보하는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28곳인 재외 문화원을 2017년까지 33곳으로 확대한다.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에는 문화원, 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영화진흥위원회 등 유관기관을 집적시킨 ‘코리아센터’를 건립한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운영되던 ‘문화가 있는 날’과는 별도로 기업, 학교 등이 자율적으로 문화 체험을 하는 ‘문화가 있는 날 플러스’ 사업도 시행된다. 김윤종 zozo@donga.com·김성규 기자}

    • 201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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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었던 꿈들이… 다시 새록새록

    “줄 맞출 수 있어요?” 긴장되는 듯 대답을 못 했다. 그 대신 한 줄씩 조심스레 조율을 한 후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1악장’을 연주했다. 형광펜 색칠로 도배된 악보에는 그간의 연습이 보였고 이내 50.2m²(약 15평)의 레슨실은 선율로 가득 찼다. 하지만 연주가 뚝 끊어지고 날카로운 지적이 나왔다. “첫 음에서 활을 더 확 써야 해. 높은 라 음도 더 오래 가게…. 비브라토를 음을 집기 전에 하지 말고. 음을 집고 비브라토를 해야….” 1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대학로 캠퍼스. 매서운 지적이었지만 장수관 군(11)에게는 포기하려던 꿈이 다시 피어나는 순간이었다. 한예종 부설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은 13∼17일 이곳에서 ‘다문화 예술영재 발굴캠프’를 열고 있다. 기회가 부족한 다문화가정 아이들(11∼15세)의 잠재된 예술 재능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올해가 첫 회다. 실기 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20명은 4박 5일 동안 한예종 교수들에게 무료로 일대일 레슨을 받았다. 14일 본격적인 레슨이 시작되자 긴장감이 흘렀다.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출신 어머니를 둔 장 군의 말이다. “7세 때 집 근처 공연장에서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을 처음 들었어요. 바이올린을 사 달라고 아빠를 졸랐고 생일 때 10만 원짜리 바이올린을 선물로 받았어요. 그때부터 하루에 2, 3시간씩 연습했죠.” 장 군은 첼로, 플루트, 오보에도 함께 연주할 정도로 재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들었지만 그럴수록 가정의 부담감도 컸다. 대형마트에서 야간에 일하는 등 어려운 집안 사정상 레슨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 장 군은 “부모님이 미안해하는 것 같아 저도 미안했다”며 “부모님께 부담 주지 않고 악기를 배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총 12개의 레슨실마다 아이들의 열정과 사연이 넘쳐났다. 중국인 어머니를 둔 임자영 양(12)은 올초부터 유튜브에서 연주 동영상을 보며 혼자 피아노를 연습해왔다. “다문화가정 아이라 특혜로 배운다는 편견이 심한데, 실력으로 그런 편견을 깨주고 싶어요.”(임 양) 박상민 교수는 “배움의 기회가 많지 않은 아이들이라 집중력과 받아들이는 능력의 강도가 대단했다”고 평했다. 아이들은 레슨 시간 외에도 매일 2시간씩 개인 연습을 했다. 캠프 마지막 날 발표회 후 평가를 통해 총 3∼5명이 선발되고, 1년간 일대일 실기 교육을 매주 1회씩 무료로 받는다. 무스타파 타레쿠히 군(10)은 “아빠는 요르단인, 엄마는 한국인”이라며 “이름 때문인지 친구들에게 놀림을 많이 받았지만 내 이름이 자랑스럽다. 요르단은 내전과 테러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을 위해 연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캠프 측은 아이들이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한 상태에서 혼자 연습하다 보니 기본기가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교육원 김은지 팀장은 “현악기는 일주일에 두세 번 가는 학원 수강료가 25만 원이 넘는다. 일반 가정에서도 뒷바라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원은 장기적으로 캠프를 상설 다문화 예술영재 교육아카데미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김대진 교수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지만 전시성이거나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질적으로 재능 있는 다문화 아이들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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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경영학 초짜, 하버드 MBA 가다

    ‘1. 경영은 타이밍이다, 2. 조직과 소통하라, 3. 자산과 비용은….’ 이 같은 ‘∼해라’식 혹은 나열식 경영서가 하루에도 수십 권씩 쏟아진다. 그래서 제목을 보고는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즉 하버드 경영학석사(MBA) 과정에서 가르치는 핵심 내용을 지루하게 나열한 흔하디흔한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을 읽으면 과장을 ‘조금’ 보태 직접 하버드 MBA에 입학해 2년간 학교를 다닌 듯한 기분이 든다. 저자는 시험을 거쳐 입학하고, 쏟아지는 과제에 치이고, 시험을 보고, 새 친구들을 사귀고,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는 등 하버드 MBA에서 보낸 2년의 학교생활을 1인칭 관점의 소설처럼 세밀하게 풀어냈다. 신문기자로 10년간 활동한 저자는 ‘기회비용’이란 개념조차 모르는 경영학 초짜였다. 그에게 개강 전 열리는 분석학 캠프와 재무보고 수업에서 처음으로 교수에게 ‘콜드 콜’(교수가 학생을 지명해 질문하는 하버드대 용어)을 당한 상황은 살 떨리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날것 그대로의 수업 현장과 함께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머튼, 마이클 포터 등 하버드 MBA 간판교수들, 워런 버핏 등 명사들의 강의와 경영학 핵심 개념들을 알기 쉽게 전달한다. 하버드 MBA를 예찬한 책은 아니다. 저자는 더 좋은 직장과 연봉을 위한 발판으로 하버드 MBA에서 공부하는 엘리트들의 군상, 즉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보다는 고액 연봉을 주는 금융회사 취직에 목숨을 걸면서도 야근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가정생활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에 때론 공감하고 때론 반항한다. 또 매킨지, 구글 입사 실패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하버드 MBA의 환상을 철저히 부순다. 서울의 4년제 대학에 입학하기도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는 배부른 소리라고? 저자는 하버드 MBA 졸업 후 친구들을 찾아다녔다. 가장 행복한 동기생들은 고액 연봉을 보장한 금융회사에 들어가 살인적인 업무 강도와 해고에 불안해하는 이들이 아닌, 비영리기업, 소규모 신생기업에 들어가 자신의 꿈을 묵묵히 좇는 동기들이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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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뒤안길서 돌아온 女영웅들

    1920년 8월 3일 평안남도 평양.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평남 경찰국 청사에 다가갈수록 긴장감이 커졌다. 이 한 몸 바치는 것에 추호의 두려움도 없다. 다만 배 속 아기는 걱정된다. 폭탄을 던지자 시내가 연기로 진동했다. 평양시청 등에도 폭탄을 던졌으나 도화선이 비에 젖어 불발됐다.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다. 여성 독립운동가 안경신 의사(1888∼?) 이야기다. 그는 이듬해 3월 일본 경찰에게 붙잡혀 사형 선고까지 받게 된다. 이처럼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가 발굴된 사례만 2000여 명에 가깝다. 최근 광복 70주년과 영화 ‘암살’의 흥행으로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 여성 독립운동가 영화, 서적, 전시회… 젊은이들 “놀랍고 멋지다”며 환호 요즘 젊은층에게 최고 슈퍼영웅 중 한 명은 ‘암살’의 안옥윤(전지현)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게시판에는 안옥윤의 실제 모델이 누구인가를 두고 “독립군의 어머니인 남자현” “여러 여성 열사를 합쳐놓은 캐릭터”라는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이 먹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에 있다. 독립은 정신으로 이루어지리라”라는 남자현 의사(1872∼1933)의 유언을 SNS에 소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인터넷 게시판에 윤희순 박자혜 정정화 조신성 김마리아 등 여성 독립운동가 이름과 공적을 술술 이야기하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다. 대학원생 최지선 씨(28)는 “그간 유관순 열사만 알았다”며 “안옥윤에게 호감이 가면서 여성 독립투사 이야기를 찾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항일전선에 나섰던 한국 첫 여성 비행사 권기옥 열사(1901∼1988)를 조명한 평전소설 ‘날개옷을 찾아서’가 최근 발간됐다. 여성 독립운동가 260명을 집대성한 인명사전도 조만간 출간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23일까지 ‘독립을 향한 여성 영웅들의 행진’ 기획전시가 열린다. ○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 부족…국가가 나서야 전문가들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교육과 의료 등 후방에서 남성의 독립운동을 지원했다는 소극적 이미지에서 탈피해 독립운동에 직접 나선 적극적 이미지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자현 의사는 1932년 왼손 무명지를 잘라 흰 천에 ‘조선독립원’이란 혈서를 써 하얼빈에 온 국제연맹 조사단에 조선 독립을 호소했고, 이듬해 만주 주재 일본대사 무토 노부요시를 암살하려다 체포돼 온갖 고문을 당했다. 광복군 오광심 열사(1910∼1976)는 “여성이 참가하지 않으면 독립운동은 사람으로 말하면 절름발이, 수레로 말하면 외바퀴”라며 여성 참여를 독려했다. 함경도 길주에서 만세운동을 펼치다 체포된 후 옥사해 ‘북한의 유관순’으로 불리는 동풍신 등 수많은 여성이 독립운동 최전선에 나섰다. 만주 의병대원으로 활동한 오희옥 여사(89)는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어린 여자인 나 역시 의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TV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나오면 ‘저놈, 총으로 쏴 죽여야 하는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에서 훈·포장을 받은 독립유공자 총 1만4197명 중 여성은 263명(1.85%)에 불과하다. 윤주경 독립기념관장은 “여성이 남성 못지않게 독립운동을 했음에도 남성 위주로 기록이 남다 보니 여성 독립운동가의 활동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며 “국가 차원에서 적극 발굴하고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김수연 기자}

    • 201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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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가 투표로 참여하는 ‘문학상 실험’ 절반의 성공

    독자가 투표에 참여하는 ‘문학상’…. 실험은 성공했을까? 민음사 주최의 제39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으로 재난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구병모·문학과지성사)이 10일 선정됐다. 올해 이 상은 독자 투표를 반영하는 등 38년 만에 심사 방식을 바꿨다. 한국문학이 독자와 괴리되는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상작 결과만 보면 ‘절반의 성공’이란 의견이 나온다. 선정 과정에서는 독자 의견이 반영됐지만 최종 심사에서는 결국 소수 심사위원의 결정에 따라 작품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1차 심사에서는 소설가, 평론가, 편집자, 독자로 구성된 50인의 추천위원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출간된 소설 중 22편을 선정했다. 1차에서 1위를 한 소설은 ‘기린이 아닌 모든 것’(이장욱). 이어 6월 23일부터 20일간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22개 소설을 대상으로 한 독자들의 2차 투표가 진행돼 10개 작품이 추려졌다. 2차 투표 1위는 ‘투명인간’(성석제)이었다. 하지만 5명의 최종 심사위원으로 진행된 3차 최종 심사에서는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 소설은 1차 투표에서 5위권 밖, 2차 독자 투표에서는 6위를 기록했다. A출판사 관계자는 “독자 투표에서 1∼3위 정도를 한 소설에서 최종 수상작을 골랐다면 모를까, 5위권 밖에서 고를 거면 대규모 독자 투표는 왜 했냐”고 말했다. 민음사 관계자는 “심사작 대부분이 1만 권도 채 팔리지 않아 독자 투표 결과를 많이 반영하면 작품성보다는 작가 인지도에 따라 수상작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부터는 최종 심사에도 독자를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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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IP 의중은 ?”… 대통령이 휴가때 읽은 책은 ‘출판가 로또’

    “뉴스 봤어?” 4일 저녁 출판사 ‘21세기북스’ 직원들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서로 연락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휴가 때 읽고 크게 공감이 됐다”며 이 출판사가 2013년 8월 발간한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을 소개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이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가 쓴 이 책은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다뤘다. 이후 출판계에서는 “21세기북스가 ‘대통령 로또’에 당첨됐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실제 4일 이후 책 판매량이 급증했다. 교보문고에서만 4일 밤부터 6일 오전까지 선주문으로 500부 팔렸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재고가 없어 안달이 난 상황이다. 출판사에 우선 1000부를 넘겨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서점 예스24는 “7월 한 달 동안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은 하루에 한 권 정도 팔렸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읽었다는 발언 이후 하루 평균 170여 권씩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출판사도 비상이 걸렸다. 주문이 쇄도하자 4일 밤새워 인쇄공장에서 2000부를 찍은 데 이어 5일에도 8000부를 만드는 등 만 하루 동안 1만 부를 제작했다. 21세기북스 신주영 출판개발실장은 “책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온라인서점에서 주문을 해도 이틀 정도 뒤에 독자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VIP(대통령)의 의중을 읽으려 대량 구매나 책의 내용을 묻는 정부기관, 기업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도 출판사에 연락해 저자 연락처와 책 관련 자료 등을 요청했다. 대통령은 어떻게 책을 고를까? 청와대와 출판계에 따르면 보통 청와대 부속실 비서관들이 대통령 관심사에 맞춰 휴가 시 읽을 책을 추천해 자료와 함께 전달하면 이 중 대통령이 골라 읽는 경우가 많다. 이후 대통령이 읽은 책이 외부에 알려지면 판매가 급증하기 때문에 ‘로또’라는 말까지 나오게 된 것. 2009년 여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드러운 리더십을 다룬 ‘넛지’란 책을 휴가 때 읽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책 판매량이 급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수시로 자신이 본 책을 공개하는 스타일이었다. 재임 중 공식석상에서 추천한 책만 해도 ‘드골의 리더십과 지도자론’ ‘일본 제국 흥망사’를 비롯해 50여 권에 달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여름휴가 때 읽은 ‘미래와의 대화’, ‘비전 2010 한국경제’,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6년 여름휴가 때 본 ‘미래의 결단’ 등도 당시 판매량이 급증하며 화제가 됐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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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악한 티라노 마음 녹인 아기공룡… 누가 더 대단한가요”

    다짜고짜 “왜 하필 공룡이냐”고 물었다. 자주 듣는 질문이라 이젠 ‘지겹다’는 표정이 1.5초 정도 스쳤지만 그는 이내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이빨을 드러내며 씩 웃었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인간 세상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하!” 동화 ‘고 녀석 맛있겠다’(도서출판 달리)의 그림 작가 미야니시 다쓰야 씨(59)는 지난달 말 구연동화 시연과 애니메이션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 작품은 아기 초식 공룡 안킬로사우루스를 잡아먹으려던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빠”라고 부르는 작은 공룡에 부성애를 느껴 세상의 위협으로부터 지켜 주는 이야기를 다뤘다. 2004년 첫 출간 후 성인 층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고 세계적으로 수백만 부가 팔렸다. 10번째 이야기 ‘나는 당신을 믿어요’가 최근 국내에 출간됐고, 이 시리즈를 토대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함께라서 행복해’도 지난달 29일 개봉했다. 최근 만난 그와 ‘가난’부터 이야기했다. “미대 졸업 후 그래픽 디자이너가 됐는데,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망이 억제가 안 됐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그림책을 그려 출판사를 돌아다녔어요. 갈 때마다 거절당하면서 정말 가난하게 살았죠.” 당시 그는 부와 가난, 명예, 돈, 행복, 삶 등의 가치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작품에 반영했다. ‘고 녀석…’에서 티라노사우루스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지만 쓸쓸하게 살아간다. “비싼 차와 좋은 집, 돈과 권력을 가지면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죠. 우선 가진 게 많고 힘이 센 캐릭터를 생각했어요. 늑대, 코끼리, 호랑이…. 하지만 무언가 모자라는 느낌이었죠. 그러다가 공룡, 그중 가장 강한 티라노사우루스가 떠올랐어요. 대척점의 존재도 설정했죠. 안킬로사우루스예요. 연약하지만 착한 존재죠. 티라노사우루스는 안킬로사우루스에게서 따뜻한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 둘 중 누가 더 대단한 존재일까요?” 미야니시 씨는 “다른 그림책처럼 토끼와 곰이 친구가 되게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실제 세상은 공룡세계처럼 강하고 약한 존재로 나뉘고 먹고 먹힌다”며 “‘고 녀석…’ 결말에서 두 공룡은 정을 나누다 이별한다. 그게 삶이고 리얼리티”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인터뷰 내내 장난을 많이 쳤다. 세월과 주름 밑으로 개구쟁이가 살아남은 느낌이었다. 어떻게 이런 감성을 유지하는지 궁금했다. “1956년 일본 시즈오카 현에서 태어났죠. 들판과 강, 산 등 자연이 풍부한 곳이에요. 장수풍뎅이를 만지고 뿔에 찔리고, 그 촉감을 느끼며 자연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시대였죠. 요즘 애들은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그런 경험을 할 수 없어요. 자연과의 교감은 상상력을 키워 주고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는데 자연과 단절되다 보니 문제가 생기죠. 일본에서는 초등학생이 자살할 정도죠.” 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신작 ‘나의 영웅, 대디맨’도 부정(父情)을 다뤘다. “제 작품은 제가 생각하는 삶을 표현하는 ‘그림일기’예요. 그렇다 보니 특별히 어린이를 대상으로만 작품이 나오진 않습니다. 남녀 간 사랑, 부정, 모정, 우정…. 사람들이 겪는 수많은 사랑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그려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를 끝내며 그는 “저녁에 한국 팥빙수를 먹겠다”며 웃었다. “한국 영화에 관심이 많아요. 다만 욘사마(배용준) 나오는 드라마는 보다가 관뒀습니다. 그가 제 흉내를 내는 것 같아서요.(웃음) 김치는 하루 종일 먹고 싶어요.”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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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녀석 맛있겠다’ 저자 방한, “왜 하필 공룡이냐” 질문에…

    다짜고짜 “왜 하필 공룡이냐”고 물었다. 자주 듣는 질문이라 이젠 ‘지겹다’라는 표정이 1.5초 정도 스쳤지만 그는 이내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이빨을 드러내며 씩 웃었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인간 세상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하!” 동화 ‘고 녀석 맛있겠다’(이하 고녀석·달리 출판사)의 그림 작가 미야니시 다쓰야 씨(59)는 지난달 말 구연동화 시연과 동명 애니메이션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 작품은 아기 초식 공룡 안킬로사우루스를 잡아먹으려던 티라노사우루스가 “아빠”라고 부르는 작은 공룡에 부성애를 느껴 세상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주는 이야기를 다뤘다. 2004년 첫 출간 후 성인 층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고 세계적으로 수백만부가 팔렸다. 10번째 이야기 ‘나는 당신을 믿어요’가 최근 국내에 출간됐고, 이 시리즈를 토대로 제작된 국산애니메이션 ‘함께 라서 행복해’도 지난달 29일 개봉했다. 최근 만난 그와 ‘가난’부터 이야기했다. “미대 졸업 후 그래픽 디자이너가 됐는데,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망이 억제가 안 됐어요. 회사를 그만 두고 그림책을 그려 출판사를 돌아다녔어요. 갈 때마다 거절당하면서 정말 가난하게 살았죠.” 당시 그는 부와 가난, 명예, 돈, 행복, 삶 등의 가치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작품에 반영했다. ‘고녀석’에서 티라노사우루스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존재지만 쓸쓸하게 살아간다. “비싼 차와 좋은 집, 돈과 권력을 가지면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죠. 우선 가진 게 많고 힘이 센 캐릭터를 생각했어요. 늑대, 코끼리, 호랑이…. 하지만 무언가 모자란 느낌이었죠. 그러다가 공룡, 그중 가장 강한 티라노사우루스가 떠올랐어요. 대척점의 존재도 설정했죠. 안킬로사우루스에요. 연약하지만 착한 존재죠. 티라노는 안킬로사우루스에게서 따뜻한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 둘 중 누가 더 대단한 존재일까요?” 미야니시 씨는 “다른 그림책처럼 토끼와 곰이 친구가 되게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실제 세상은 공룡세계처럼 강하고 약한 존재로 나뉘고 먹고 먹힌다”며 “‘고녀석’ 결말에서 두 공룡은 정을 나누다 이별한다. 그게 삶이고 리얼리티”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인터뷰 내내 장난을 많이 쳤다. 세월과 주름 밑으로 개구쟁이가 살아남은 느낌이었다. 어떻게 이런 감성을 유지하는지 궁금했다. “1956년 일본 시즈오카 현에서 태어났죠. 들판과 강, 산 등 자연이 풍부한 곳이에요. 장수풍뎅이를 만지고 뿔에 찔리고, 그 촉감을 느끼며 자연과 커뮤니케이션이 하는 시대였죠. 요즘 애들은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그런 경험을 할 수 없어요. 자연과의 교감은 상상력을 키워주고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는데 자연과 단절되다보니 문제가 생기죠. 일본에서는 초등학생이 자살할 정도죠.” 최근 국내 출간된 신작 ‘나의 영웅, 대디맨’도 부정(父情)을 다뤘다. “제 작품은 제가 생각하는 삶을 표현하는 ‘그림일기’에요. 그러다보니 특별히 어린이를 대상으로만 작품이 나오진 않습니다. 남녀간 사랑, 부정, 모정, 우정…. 사람들이 겪는 수많은 사랑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그려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를 끝내며 그는 “저녁에 한국 팥빙수를 먹겠다”며 웃었다. “한국영화에 관심이 많아요. 다만 욘사마(배용준) 나오는 드라마는 보다가 관뒀습니다. 그가 제 흉내를 내는 것 같아서요.(웃음) 김치는 하루 종일 먹고 싶어요.”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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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다 아는 그런 데 말고, 좀 더 특별한 그곳

    남위 19도, 동경 159도. 호주와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 사이에 있는 ‘샌디’ 섬의 위치다. 1876년 한 포경선이 길이 25km, 폭 5km의 타원형 모래섬을 이곳에서 발견했다고 밝힌 뒤 대부분의 세계지도에 기록됐다. 위성사진을 활용한 ‘구글 어스’를 통해서도 샌디 섬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섬은 2012년 사라졌다. 폭발하거나 가라앉은 것이 아니다. 호주 과학자의 현지 답사 결과 지도에만 표시돼 있을 뿐 실체가 없는 ‘유령 섬’으로 판정됐다. 한번 잘못 알려진 후 검증 없이 지도에 반복되어 기록돼온 것. ‘구글 어스’ 역시 위성사진뿐 아니라 기존의 여러 지도를 합성해 지리 정보를 표기한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 책은 세계 47곳의 이색적 장소를 소개한다. 영국 뉴캐슬대 사회지리학 교수인 저자는 이름 모를 골목, 사라진 섬들, 도시 속 숨겨진 장소, 국경 사이 주인 없는 땅 등 무심코 지나친 장소의 의미를 되묻는다. 저자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장소를 탐험한다.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시의 폐쇄된 지하도는 ‘미궁’으로 불린다. 숨겨진 장소를 모험하는 ‘액션 스쿼드’란 조직은 이 지하도의 입구를 찾기 위해 수많은 맨홀을 탐험했고, 붕괴 위험이 높은 지하도를 다니면서 인공동굴, 지하실을 발견했다. 이런 모험은 ‘장소에 대한 사랑’인 ‘토포필리아’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장소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들이 사는 장소를 지도에서 빼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모스크바에서 3500km 떨어진 ‘젤레즈노고르스크’는 1950년 핵무기 제조를 위해 건설된 도시다. 이곳은 비밀 유지를 위해 옛 소련 지도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상당수 지도에 누락됐다. 소수의 뛰어난 과학자와 기술자만이 살아온 탓에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도시가 된 젤레즈노고르스크의 주민들은 예전처럼 공개되지 않은 채 살고 싶다고 러시아 정부에 요구한 것. 에로티시즘이 장소에 투영되기도 한다. 영국 서리 주 퍼트넘 마을에는 ‘호그스 백 레이바이’란 언덕이 있다. 이 언덕은 ‘개 산책(Go Dogging)’으로 유명하다. ‘애견을 산책시킨다’는 핑계로 숲 속에 들어가 남녀가 성행위를 한다는 용어다. 이끼 등으로 촉촉한 이 땅이 육체적 쾌락에 대한 규제와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심리를 증폭시킨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책 속에 소개된 ‘지도 바깥에 있는(off the map)’ 장소가 매일 비슷한 곳만 다니며 굳어져가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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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盧 前대통령 공약… 10년간 우여곡절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건립 초기부터 10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전당은 2006년 제정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본격적으로 건립됐다. 2002년 당시 광주 지역에 대한 정치적 고려, 국가 균형발전에 무게를 둔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대선공약이었다. 5·18민주화운동의 핵심인 옛 전남도청 터에 전당을 짓다 보니 2008년 기공식 후 도청 별관 보존 문제를 두고 갈등이 생겨 2년 6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올 2월에는 전당의 운영 주체를 두고 여야 간에 찬반이 엇갈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역 정서를 고려해 안정적인 공무원 조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새누리당은 자립을 위해 운영 주체가 민간법인 형태여야 한다고 맞섰다. 3월 여야는 5년간 국가 소속 기관으로 운영한 후 결과에 따라 법인화 여부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문체부 관계자는 “문체부 공무원들이 순환보직으로 일정 기간만 전당 업무를 맡았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건립 과정을 거치면서 준비가 부실해졌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전당을 예로 들며 정치권이 당리당략만 추구한다며 비판하자 야당 의원들은 “전당을 세금을 잡아먹는 곳으로 폄훼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수시로 정치적 목적이 개입되다 보니 정작 전당 건립 이후 운영과 효율성에 대한 제대로 된 고려는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전당 운영에는 연간 1000억 원 안팎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0년이라는 긴 시간과 8000억 원 이상의 혈세가 이미 투입된 만큼 최근 개통된 KTX 호남선과 연계한 ‘문화관광’ 등 전당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광주=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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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문화전당 ‘예고된 재앙’

    10여 년간 정부 예산 8000억 원이 투입된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의 개관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으나 미흡한 준비로 벌써부터 ‘예고된 재앙’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9월 4일 개관을 앞두고 현장을 취재한 결과 공연장은 전문가의 의견이 배제된 채 건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전당은 2006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에 준거해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터에 건립됐다. 아시아전당의 핵심인 아시아예술극장 대극장은 관람석과 무대가 움직이고 유리로 된 한쪽 벽이 열리는 가변식으로 설계됐다. 대극장 좌석은 당초 전당 측이 밝힌 2000석이 아닌 1120석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좌석 수는 설계 때부터 파악해야 할 기본적 상황임에도 전당 측은 “무대가 차지하는 공간을 생각하지 못하고 좌석을 계산했다”고 말했다. 본보가 확인한 ‘아시아예술극장 운영방안설계 최종결과 보고서’(2008년)에 따르면 “대극장이 이대로 만들어지면 무대장치를 활용한 공연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개폐형 유리벽 때문에 비바람과 안팎 기온 차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등 부실 우려가 지적됐지만 공사는 그대로 진행됐다. 전당 자문위원을 맡았던 극장 전문가 A 씨는 “극장의 기본 요건인 빛 차단도 되지 않고 소음까지 유입된다”며 “전문가 대부분이 경악을 금치 못해 ‘고치라’고 수차례 제안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당 측은 “실험적인 작품을 공연하는 곳이라 지향점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빈약한 콘텐츠도 문제다. 전당은 지난달에 이어 28일 개관 후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하지만 예술극장을 제외한 전당의 나머지 시설인 어린이문화원, 문화창조원, 아시아문화정보원, 민주평화교류원 등 4개 원은 개관작 등 향후 전시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당 측은 “8월 중순 이후 전체 운영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15일 시작된 티켓 예매율도 10%대 초반으로 저조하다. 최근 아시아전당은 광주시민에게는 5만 원짜리 공연 티켓을 편당 1600원꼴로 할인해 주기로 결정했다. 한 전당 관계자는 “‘10년을 준비했는데 이게 뭐냐’는 비판을 받을까 봐 두렵다. 길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광주=김윤종 zozo@donga.com·김정은 기자}

    •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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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亞문화전당 대극장 빛-소음 취약…‘국내최대 문화시설’ 무색

    24일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부지에 완공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찾았을 때의 첫 느낌은 ‘엄청나게 넓다’였다. 연면적 16만 m² 규모로 서울 예술의전당(12만8000m²), 국립중앙박물관(13만7000m²)보다도 큰 국내 최대 문화시설이라는 사실이 와 닿았다. 전당은 지난해 10월 말 완공됐지만 곳곳에서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다. 특히 9월 4일 개관을 앞둔 아시아예술극장 대극장은 아직도 형태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 우려되는 가변식 대극장 아시아예술극장은 1120석 규모의 가변형 대극장과 512석의 중극장으로 돼 있다. 공연계에선 특히 유리벽 한쪽 벽면을 개폐식으로 만든 대극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현장에서 살펴본 대극장은 지금껏 접해 온 전통적인 공연장과는 180도 달랐다. 대극장 건물 한쪽 벽면이 총 12개의 유리문으로 연결돼 있어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오후에는 실내 공연을 하기 어려워 보였다. 일반적으로 극장은 빛이 차단된 공간에서 조명을 활용해 작품에 맞는 이미지를 구현해 낸다. 이에 대해 극장 관계자는 “낮 공연 시 빛을 가릴 수 있는 천 등을 이용해 빛을 차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변형 극장 콘셉트에 맞춰 제작된 이동식 벽 2개도 소음 차단에 한계가 엿보였다. 대극장은 메이플 천연 무늬목에 흡음재를 처리한 이동식 벽 2개를 설치해 극장을 최대 3개 공간으로 분할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동식 벽은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만든 ‘아시아예술극장 운영 방안 설계 최종 결과 보고서’에서도 구조상 방음 문제가 있다고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연출가의 작품 의도에 맞춰 극장 사이즈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가변형 극장의 이상적 지향점은 좋았지만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총 6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된 문화창조원은 제대로 된 콘텐츠로 채울 수 있느냐란 의문을 낳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도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전당의 한 직원은 “처음부터 공간을 다 채우는 것보다 조금씩 전시를 하며 채워 가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 대중성 낮은 컨템퍼러리 장르의 한계 아시아예술극장 개관작 및 2015∼2016시즌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대중성이 떨어지는 실험적인 컨템퍼러리 작품 일색이었다. 28일 전당이 공개한 프로그램은 크게 ‘아워 마스터’와 ‘아시아 윈도우’로 나뉘는데 10개 작품 모두 이 장르에 속한다. 실험적 색깔이 강하다 보니 중간 휴식 시간 없이 총 5시간 동안 이어지는 작품(‘해변의 아인슈타인’)도 있다. 또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듯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포스터에 활용한 작품(‘부토 프로젝트’)도 포함됐다. 전당 측은 아시아 컨템퍼러리 작품의 제작 및 유통의 중심이 되는 허브 극장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정작 메인 극장인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작품 5편이 모두 서양 작가 작품으로 아시아 작가 작품은 한 편도 없었다. 광주에서 만난 시민 박민정 씨(38)는 “컨템퍼러리라는 장르 자체가 매우 낯설고 어려운데 굳이 돈 주고 보러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광주 사람들 사이에선 아시아문화전당이 우리에게 주는 구체적인 혜택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점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2013년 11∼12월 문체부가 광주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시민들이 아시아예술극장 창작품에 바라는 것은 대중성(50.6%), 작품성(19.6%), 아시아 문화 관련 공연(15.4%), 차별성(14.4%) 순이었다. 광주=김정은 kimje@donga.com·김윤종 기자}

    • 201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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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세종대왕, 한자음의 표기 위한 발음기호로 한글 만들어”

    “위대한 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완벽한 글자를 만들었다.” ‘한글’을 생각할 때 조건반사처럼 떠오르는 생각이다. 하지만 22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개인 연구실에서 만난 정광 고려대 명예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오랜 기간 한글을 연구해온 그는 한글의 기원과 제정 동기를 담은 이 책을 최근 펴냈다. “‘한글’이란 명칭은 1933년 주시경 선생이 지은 겁니다. 원래 언문(諺文)으로 불렸죠. 무엇보다 세종대왕은 한글을 한자음의 발음을 표기하기 위한 발음기호로 만든 겁니다.” 기존의 정설을 뒤집는 파격적 주장이다. ‘무슨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고 따졌다. “고려 전기까지 사서오경(四書五經)으로 배운 한문으로 중국인과 소통했죠. 하지만 원대(元代) 이후 북경의 한어(漢語) 발음이 우리가 써오던 전통 한자음과 달라졌어요. 중국 사람과 소통이 안 됐죠. 그래서 우리가 쓰던 한자음을 교정해 ‘동국정운’이란 한자음을 만든 겁니다. 이어 ‘백성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올바른 발음’이란 의미에서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고요.” 세종이 이 발음기호로 우리말을 표기할 수 있다고 보고 연구에 몰두해 한글을 완성시켰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월인석보’ 옥책을 근거로 ‘월인석보’는 세조가 아닌 세종 때 먼저 간행됐으며 여기에 훈민정음 언해본을 붙여 간행했다고 주장했다. “건국 초기 조선 입장에서는 한자의 표준음을 정하는 게 중요했어요. 표준 한자음을 기준으로 과거시험을 열어야 했지요. 중국에서 이런 방법으로 자신들의 추종 세력에게 과거를 보게 했고 통치 계급을 물갈이했어요. 조선도 같은 맥락이었죠.” 그는 “한글은 북방 민족의 전통을 이어 만든 문자”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북방 민족은 한자로 자신들의 언어를 기록하기가 어려워 표음 문자를 만들어 썼어요. 티베트 서장 문자, 10세기 거란 문자, 12세기 금나라의 여진 문자가 그래요. 14세기 원나라는 파스파 문자를 만들어 한자음을 기록했죠. 한글도 이들 문자의 영향을 받았어요. 서장 문자, 파스파 문자, 한글 모두 첫 글자가 ‘ㄱ’, 즉 ‘k’ 발음 문자로 시작됩니다. 또 kh, g, ng 발음, 즉 훈민정음의 ㄱ, ㅋ, ㄲ, ㆁ 순서로 문자를 제정했어요.” 한글 창제에 불가의 학승들도 큰 몫을 했다고 한다. 이들 문자가 인도 음성학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고대 인도의 조음음성학이 팔만대장경에 포함돼 고려와 조선에 유입되면서 불가의 학승들이 음성학을 공부했다. 정 교수는 파격적인 주장임을 인식하는 듯 “책을 내면서 이민 갈 생각도 했다”며 웃었다. “그렇다고 한글의 위대함이 줄어들진 않아요. 한글은 과학적인 문자입니다. 서양에서 20세기가 돼서야 발전한 조음음성학과 구조음운론보다 500년이나 앞서 이 같은 언어학 이론을 동원해 한글을 만들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정 교수는 ‘신화’에서 벗어나는 것이 한글과 한글 연구에 더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말 세종대왕이 어느 순간 머리에서 ‘ㄱ’, ‘ㄴ’이 딱 떠올랐을까요. 그런데도 한글에 대해 다른 견해를 이야기하면 학계에서 맞아죽습니다. 더 중요한 것이 ‘학문의 자유’라고 봐요. 틀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만 연구를 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한글의 신성불가침에서 벗어나야 한글이 더 발전합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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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한류스타 다 모여라”

    대규모 한류 공연이 다음 달 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위축된 한류와 한국 방문을 꺼리는 외국인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대규모 한류 페스티벌을 8월 4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 공연은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관광공사는 해외지사를 통해 19개국에 ‘한류 페스티벌 쿠폰’을 배포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이 쿠폰을 가지고 4일 오후 서울광장을 방문하면 관람석 맨 앞자리에 위치한 ‘외국인 존(zone)’에서 한류 스타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내국인은 이 존 밖에서 공연을 볼 수 있다. 공연은 무료다. 또 ‘중국의 유튜브’로 통하는 유쿠 등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와 콘텐츠 계약을 해 이번 공연을 중국 전역에 방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공연에 앞서 낮 시간대에는 서울광장에 설치된 부스에서 각종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3년 전인 2012년에는 가수 싸이가 서울광장에서 무료 콘서트를 펼쳐 10만 명이 몰리는 등 큰 화제가 됐다.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대형 공연을 개최해 메르스 악재를 털어 버리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문체부 조사 결과 6월 동안 엑소, 방탄소년단 팬미팅을 비롯해 여러 한류 가수 콘서트가 연기되는 등 대중문화 행사의 30%가 취소됐다. 지난달 20일 중국 쓰촨(四川) 성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류사랑문화축제’도 무기한 연기되는 등 한류 스타들의 해외 활동도 잇따라 무산됐다. 하지만 대규모 공연을 촉박하게 추진해 정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공연 장소도 서울시와 논의한 끝에 17일에야 결정됐다. 공연이 불과 10여 일 남았음에도 출연할 한류 스타 라인업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배포 중인 외국인용 쿠폰에는 출연 가수 이름 없이 ‘정상급 한류 스타 공연’이라고만 표기했다. 외국인 입장에서 어떤 가수가 나오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관심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체부 관계자는 “당초 9월쯤을 목표로 행사를 추진했는데 메르스 사태로 해외에 퍼진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앞당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엑소, 소녀시대 같은 대형 스타가 꼭 출연할 수 있도록 SM, YG 등 대형 기획사와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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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세 ‘백주부’를 잡아라”… 출판계 뜨거운 러브콜

    “‘백주부’ 잡으러 ‘작업’ 들어간 출판사만 20곳이 넘어요. 근데, 휴….” 최근 사석에서 만난 A출판사 편집자가 한숨을 내쉬며 한 말이다. 요즘 대세로 통하는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49)와 저서 출간 계약을 맺길 원하는 출판사만 수십 곳이다. 이른바 백주부로 통하는 그가 ‘마이 리틀 텔레비전’(MBC), ‘집밥 백선생’(tvN) 등에 출연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면서 출판계의 ‘블루칩’이 된 것. 출판사들은 그의 마음을 잡기 위해 수천만 원대의 선(先)인세, 높은 인세율, 독창적인 요리책 기획 아이디어 등을 내걸었다. 하지만 백 씨는 요지부동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백 씨는 사업체 운영과 한 주 사흘 정도의 TV 프로그램 촬영, 탤런트인 아내 소유진 씨의 9월 출산이 겹쳐 ‘책을 쓸 시간이 없다’며 출판사들의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고 한다. 백주부는 이미 검증된 ‘흥행수표’다. 그가 쓴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서울문화사)는 요리책으로는 이례적으로 7월 첫째 주 대형서점 종합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요리 책이 1만 부 판매를 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게 출판가의 분위기지만 이 책은 13만 부를 넘어섰다. 더구나 이 책은 신간이 아니라 지난해 8월 출간된 구간(舊刊)으로 당시 1500여 권이 팔렸다. 이후 치솟은 백주부의 인기를 등에 업고 올해 3월부터 매달 2만 부씩 나갔고, 지난달 판매량은 무려 4만 부에 달했다. 대부분의 출판사가 ‘그림의 떡’처럼 안타까워하는 가운데 ‘유이(唯二)’하게 웃는 출판사가 있다. 지난해 그와 미리 출간 계약을 한 길벗출판사, 서울문화사가 주인공이다. 길벗출판사 우현진 팀장은 “백 씨와 지난해 말 ‘반찬’을 주제로 한 요리책을 내자고 계약했다”며 “9월 출간 예정인데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백 씨에게 이미 원고를 받은 서울문화사는 창업을 주제로 한 경제경영서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가제)를 발간할 예정이다. 두 출판사는 백 씨가 대세로 자리 잡기 전 출간 계약을 맺어 인세 등에서 일반 저자 수준으로 계약을 했다. 서울문화사 신수경 편집장은 “계약금으로 약 200만 원, 인세도 일반 작가 수준(7, 8%)으로 계약했다”며 “두 달 전에는 ‘…집밥 메뉴 52’의 판권을 중국에 수출했다”고 말했다. B출판사 편집자는 “출판계는 백주부의 신간으로 한동안 뜨거울 것”이라며 “신간은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얼마나 선전할지, 이후 인세는 얼마나 오를지가 관심거리”라고 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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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생명체, 레고 블록처럼… DIY-Bio 시대!

    ‘Do it yourself.’ DIY(손수 만들기)는 가전제품이나 가구에서만 가능한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생물공학이란 최첨단 분야에서도 ‘DIY’가 가능하다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미국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매러디스 패터슨 씨가 그 예다. 그는 2008년부터 퇴근 후 자신의 아파트 방에서 유전자 변형 미생물을 만들어왔다. 중국에서 어린이 30만 명이 우유 속 독성 멜라민에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멜라민을 손쉽게 감지할 수 있는 미생물을 개발하려 한 것. 해파리의 발광유전자를 미생물에 삽입해 미생물이 희미하게 빛나는 실험까지 성공했다. 이런 원리로 우유 속 멜라민을 확인하는 방법을 찾아 그 결과를 인터넷에 올릴 예정이다. 이처럼 생명체를 스스로 연구하는, ‘DIY-Bio(생명공학)’ 활동가가 전 세계에서 늘고 있다. 이들은 미생물 유전자를 부품으로 삼아 원하는 기능을 가진 생명체를 설계하고, 바이러스 치료용 백신을 가정에서 제조하는 시대를 꿈꾸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바이오해커’라고 부른다. 생명공학의 혜택이 기업, 부자 등 일부에게 가고, 정작 일반인에게는 오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제도권 밖에서 인류에게 유익한 유전자, 건강정보를 알아낸다(해킹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바이오해커의 출현은 물론이고 성과와 미래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바이오해커가 중시하는 것은 ‘생명 부품의 표준화’다. 마치 레고 블록처럼 생체요소가 부품 행태로 제공되면 누구나 부품을 조립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잉크 방울 대신 세포를 재료 삼아 잉크젯 프린터로 인간의 장기 등 생체요소를 입체적으로 만드는 ‘3D바이오 프런터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해커들의 최종 목표는 ‘생명공학의 민주주의적 사용’이다. “전 세계 누구라도 몇 달러만 갖고 있으면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 이 생명체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것이다.” 생명공학업체 ‘케임브리언 지노믹스’사의 대표 오스틴 하인츠의 이 말이 현실이 되는 날을 기대한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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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왜, 일본 철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가

    올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의 저자는 어느 나라 사람일까. 정답은 ‘일본인’이다. 일본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59)가 정신분석가 알프레트 아들러(1870∼1937)의 이론을 담아낸 ‘미움 받을 용기’는 무려 22주간 국내 대형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또 다른 저서인 ‘행복해질 용기’ ‘늙어갈 용기’가 최근 출간되는 등 국내에 소개된 기시미의 책만 11권이 넘는다.○ ‘일본 철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한국인들 최근 출간된 ‘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는 일본 가나자와대 나카마사 마사키 교수가 썼다. 일본인 철학자의 이름을 제목에 넣은 ‘고쿠분 고이치로의 들뢰즈 제대로 읽기’도 발간돼 7월 첫째 주 철학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철학의 기원’(가라타니 고진) ‘과학으로 풀어낸 철학입문’(도다야마 가즈히사) 등도 잇따라 나왔다. 대학원생 박정석 씨(30)는 “‘미움 받을 용기’를 본 뒤 일본 철학자 저서를 몇 권 더 샀다”며 “어려운 철학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철학 전공자와 출판 전문가들은 △일본 지식 분야의 수준이 높은 점 △저성장 및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대안이 담긴 점 △국내 철학계의 엄숙주의가 겹쳐진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미움 받을 용기’의 경우 철학자와 청년의 대담이 소설처럼 전개되고, 나카마사는 아렌트 철학을 일본의 현 정치 상황과 연결시켜 설명한다. 한성봉 동아시아 대표는 “깊게 알아야 쉽게 쓴다”며 “일본에는 학자층이 두껍다 보니 지식을 충분히 체화한 후 일반인의 언어로 쓰는 학자가 많다”고 말했다. 고세규 김영사 이사는 “고성장이 끝난 후 여러 사회 문제를 겪은 일본에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려는 철학서가 많이 나왔다. 이 중 검증된 것만 국내에 번역되니 한국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한번 인기를 얻으면 비슷한 콘셉트로 재생산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엄마를 위한 미움 받을 용기’ ‘아버지를 위한 상처 받을 용기’까지 출간됐다”며 “‘맛난 것을 해먹을 용기’ ‘이성을 꼬드기는 용기’까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대중 활동 무시하는 국내 철학계도 변해야 “요즘 철학과 교수들, 모이기만 하면 ‘강신주’ 욕하느라 바빠요.” 한 철학 전공자의 말이다. 여기에는 스타 강연자가 된 철학자에 대한 시샘뿐 아니라 대중 저술과 강연 자체를 폄훼하는 학계의 시각이 담겨 있다. 국내 한 대학 철학과 교수는 “대중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면 ‘가볍다’고 보는 엄숙주의 탓”이라고 했다. 출판계도 “저자를 발굴하려 해도 대중적으로 글을 쓰려는 철학 전공자가 없다”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대가조차 학문의 대중화를 위해 대중 활동과 연구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갈라파고스의 김지환 편집장은 “세계적 역사학자 조르주 뒤비는 TV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고 미술사학자 언스트 곰브리치 역시 청소년용 저술을 중시했다”고 밝혔다. 학계 내부에서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광식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철학과 교수들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철학적 성과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다리 역할도 적극적으로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서동욱 서강대 철학과 교수는 “논문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하고 대중서 등의 저술 활동은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학계의 풍토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201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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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첨단 분야에서도 ‘DIY’가 가능? 바이오 해커가 온다

    ‘Do it yourself.’ DIY(손수 만들기)는 가전제품이나 가구에서만 가능한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생물공학이란 최첨단 분야에서도 ‘DIY’가 가능하다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미국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매러디스 패터슨 씨가 그 예다. 그는 2008년부터 퇴근 후 자신의 아파트 방에서 유전자 변형 미생물을 만들어왔다. 중국에서 30만 명의 어린이가 우유 속 독성 멜라민에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멜라민을 손쉽게 감지할 수 있는 미생물을 개발하려 한 것. 해파리의 발광유전자를 미생물에 삽입해 미생물이 희미하게 빛나는 실험까지 성공했다. 이런 원리로 우유 속 멜라민이 확인되면 그 결과를 인터넷에 올릴 예정이다. 이처럼 생명체를 스스로 연구하는, ‘DIY-Bio(생명공학)’ 활동가가 전 세계에서 늘고 있다. 이들은 미생물 유전자를 부품으로 삼아 원하는 기능을 가진 생명체를 설계하고, 바이러스 치료용 백신을 가정에서 제조하는 시대를 꿈꾸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바이오 해커’라고 부른다. 생명공학의 혜택이 기업, 부자 등 일부에게 가고, 정작 일반인에게는 오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제도권 밖에서 인류에게 유익한 유전자, 건강정보를 알아낸다(해킹한다)는 의미다. 저자는 바이오 해커의 출현은 물론 성과와 미래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바이오 해커가 중시하는 것은 ‘생명 부품의 표준화’다. 마치 레고 블록처럼 생체요소가 부품 행태로 제공되면 누구나 부품을 조립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잉크 방울 대신 세포를 재료 삼아 잉크젯 프린터로 인간의 장기 등 생체요소를 입체적으로 만드는 ‘3D바이오 프런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바이오 해커들의 최종적인 목표는 ‘생명공학의 민주주의적 사용’이다. “전 세계 누구라도 몇 달러만 갖고 있으면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 이 생명체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것이다.” 생명공학업체 케임브리언 지노믹스 사의 대표 오스틴 하인츠의 이 말이 현실이 되는 날을 기대한다.김윤종기자 zozo@donga.com}

    • 20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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