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상

박훈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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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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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2~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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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웹툰, 獨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설레는 첫걸음

    9일(현지 시간) 개막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선 지금까지 없었던 이색 전시관이 선을 보였다. 도서전 최초의 웹툰 전용 전시관이다. 네이버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한국 웹툰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9∼13일 도서전 만화관 내에 운영하는 한국 웹툰 부스는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10일 오전 독일 출판직업학교 학생인 크리스틴 루스(21·여)와 이네스 바톤(18·여)은 스크롤 방식의 국내 웹툰을 보며 “태블릿PC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만화를 볼 수 있다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각종 도서전을 다녀본 프랑스 아프리카 대만 출판사 관계자들도 웹툰을 보며 어린이처럼 좋아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웹툰라이브닷컴’을 운영한다는 벨기에인 마크는 자신의 사이트에 한국 웹툰을 영어로 서비스하는데 인기가 높다며 저작권 침해 사실도 망각하고 자랑을 늘어놨다. 여덟 살짜리 독일 어린이는 직접 그린 만화를 웹툰 전시관으로 가져와 보여주며 디지털 만화로 출간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국내 웹툰 팬들에게 작품 제목의 첫 글자만 따서 ‘신노갓’으로 불리는 3편의 웹툰 작가들도 출동한다. ‘신의 탑’의 SIU(시우), ‘노블레스’의 손제호(글)·이광수(그림), ‘갓 오브 하이스쿨’ 박용제 작가다. 신인작가 데뷔 무대인 ‘네이버 도전만화’를 통해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웹툰 작가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손제호 작가(36)는 “웹툰은 온라인으로 볼 수 있어 전파가 용이했던 점이 인기 요인이다. 해외에서 내 작품을 많이 본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유럽 팬들을 직접 만나게 돼 설레고 기쁘다”고 말했다. 국내 웹툰의 인기는 해외에서 뜨거웠다. 만화 수십만 종을 불법 번역해 올리는 영어판 불법 만화 공유사이트 ‘망가폭스(Mangafox)’에선 9일 현재 ‘노블레스’가 4위, ‘신의 탑’ 35위, ‘갓 오브 하이스쿨’이 39위에 올랐다. 네이버 김준구 웹툰사업부장은 “국내 웹툰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았단 사실은 반갑지만 저작권 보호를 못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세계 최대 도서전에 전시관을 마련한 만큼 한국 웹툰의 저작권 보호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해 65회째를 맞은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100여 개국 7300여 개 출판사가 참가해 전 세계 도서 저작권의 25%가량이 거래되는 세계 최대 규모 도서전시회다. 28만 명이 찾을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도서전의 주빈국은 브라질이다. 프랑크프루트=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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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박사공부도 만화가가 되기위한 여정이었죠”

    그는 초등학생 때 확고한 꿈을 정했다. 그 꿈을 이루려고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지질·해양학과군에 입학했다. 학부 공부도 부족해 석사·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그가 2008년 쓴 박사학위 논문은 ‘태백층군 후기 캄브리아기 세송층과 화절층의 층서와 고생물’. 그런데 그의 꿈은 대학교수나 저명한 학자가 아니었다. 만화가였다. 6월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에 연재 중인 웹툰 ‘달이 내린 산기슭’의 작가 손장원 씨(36) 얘기다. 2011년 만화전문출판사인 학산문화사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단편 ‘산’을 확장한 이 웹툰은 젊은 지질학자 오원경이 강원도의 한 산길도로에서 만난 흥월리층 지층의 정령 ‘월리’와 함께 떠나는 여정을 그렸다. 만화는 탄탄한 지질학 지식을 바탕으로 난개발에 신음하는 우리 땅에 얽힌 이야기를 오래된 지층과 산속에 사는 신비한 정령과 결합해 잔잔하게 풀어낸다. 독자들은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화롭다” “강물처럼 이야기가 흐른다”며 ‘힐링 만화’로 추천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학산문화사 사무실에서 웹툰 작가 중 최고 학력자인 신인 만화가 손 씨를 만났다. 정말 만화가가 되려고 오랫동안 공부를 했을까. 반복해 물었지만 답은 똑같았다. “어릴 때부터 만화 보는 걸 좋아했어요. 만화를 그리려 해도 많이 알면 좋으니까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지구과학을 전공으로 택한 이유는 혼자 공부하기 어렵기도 하고 배우고 나면 전반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작 만화는 독학으로 배웠다. 손 씨는 과학고 시절 만화동아리 ‘그림자들’을 만들었다. 동아리 친구들은 함께 서울대에 입학해 활동을 이어갔다. 손 씨는 “박사나 연구원 수입이 안정적이겠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한 캐릭터, 사건, 세계를 그림과 대사로 표현하는 만화를 죽을 때까지 그리겠다”고 했다. 손 씨는 ‘화석 그리는 만화가’ 이미지가 고착되는 것이 싫다며 다음 작품은 전혀 다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화는 결국 독자와의 소통이고 만화의 완성은 독자의 가슴속에서 이루어집니다.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만화를 그리고 싶습니다. 판타지 액션 학원물 등 다양한 작품을 그려보고 싶습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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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통일운동가 홍근수 목사

    통일운동가이자 반미운동가인 홍근수 목사(사진)가 7일 지병으로 소천했다. 향년 76세. 고인은 1937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 한신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4년 미국 유학을 떠나 시카고 루터신학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7년 귀국해 서울 향린교회 2대 담임목사로 부임해 2003년까지 시무했다.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년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1994년 문규현 신부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을 창립해 상임대표를 지냈으며 통일신학동지회 회장,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상임공동대표를 맡았다. 유족으로 부인 김영 목사와 아들 성산 성봉, 딸 정화 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11일 오전 9시 서울 향린교회에서 영결예배가 열린다.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 02-927-4404}

    • 201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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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뱃살 두둑해야 특급 검투사… 여성끼리 싸움도

    ‘몸집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여성 검투사의 싸움은 남성보다는 검의 타격이 약해 재미를 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차피 생존을 건 싸움이므로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투구를 쓰지 않는 여성 검투사들의 특성상 긴 머리카락은 상대를 공격하거나 자신이 맞았을 때 움직임을 극대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책 속에 담긴 여성 검투사의 싸움에 대한 묘사다. 로마인들은 한쪽에선 ‘여성들의 싸움이 남성의 용맹함에 대한 모욕’이라며 점잖게 비판하면서도 경기장에 올라온 검투사의 각선미는 관음증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흥분했다. 장애인도 볼거리 집착의 희생양이 됐다. 여성 검투사와 난쟁이가 싸우는 모습은 그들에겐 박장대소하며 보는 색다른 오락이었다. 책에는 로마 검투사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면서도 하루라도 더 살길 간절히 원했던 그들의 애잔함이 전해져 온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로마 검투사는 군살은 찾아볼 수 없는 우람한 근육과 식스팩(복근)을 자랑한다. 하지만 오늘날과 비교하면 그들의 키는 그리 크지 않았다. 우수한 검투사로 꼽힌 갈리아, 브리타니아, 게르만 출신의 평균 키는 170cm였다. 평균 165cm인 로마인에게는 커보였겠지만 현대인 기준에선 오히려 작은 편이다. 배를 덮은 지방층은 오히려 무기였다. 지방이 두툼하면 맞아도 덜 아프고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것도 방지했다. 지방을 많이 축적하는 것이 검투사의 능력 중 하나로 꼽혔다. 대부분 전쟁포로나 노예, 범죄자가 검을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여성뿐 아니라 자유민도 자발적으로 검투사가 됐다. 그들 중에는 검투사의 삶을 동경한 낭만파도 있었지만 빚과 가난에 쫓기는 생계형이 대부분이었다. 막다른 삶에 몰린 끝에 로마시민 자격이 박탈되는 검투사가 돼 승리수당이라도 챙기겠다는 절박한 사람들이었다. 당시 “부자들은 다른 사람을 죽이는 살해자를 사지만 가난한 자들은 살해당할 곳에 자신을 팔았다”란 한탄이 나올 정도였다. 자유민 출신 검투사는 싸움 기술에 능한 전쟁포로보다 더 인기를 끌었다. 전쟁포로는 마지못해 싸웠지만 자유민 출신은 마지막 희망을 찾기 위해 죽기 살기로 싸웠기 때문이다. 로마 검투사는 ‘불에 타고, 사슬에 속박되고, 막대기로 매질을 당하고, 검으로 살해되어도 참겠다’는 살벌한 맹세를 했다. 그들은 ‘싸움을 좋아하는 남자’ ‘전사 같은 남자’ 같은 별칭을 지어 남성성을 과시했다. 그러나 검투사도 죽음이 두려운 인간이었다. 경기 하루 전날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최후의 만찬이 차려졌지만 어두운 표정으로 잘 삼키지도 못했다.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싸울 수는 없을 정도의 상처를 입어 싸움을 피하려 했다. 혹독한 훈련과 매질, 죽음의 공포에 지친 검투사는 자살을 택했다. 도망은 삼엄한 감시와 발에 채워진 사슬 때문에 불가능했다. 수레바퀴에 머리를 집어넣거나 서로 목을 졸라 죽이고 남은 사람이 벽에 제 머리를 찧어 죽기도 했다. 대변 닦을 때 쓰는 스펀지 달린 막대기를 제 입속에 밀어 넣기도 했다. 로마 역사를 천착해온 저자(계명대 외래교수)는 ‘강대국의 비밀-로마 제국은 병사들이 만들었다’(2008년)로 로마 군대의 일상을 생생히 복원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우수출판기획안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책도 풍부한 1·2차 사료를 바탕으로 로마 검투사의 삶을 재현했다. 책은 두껍지만 실제 현장에서 중계하듯이 서술해 술술 잘 읽힌다. 검투사의 일생뿐 아니라 스파르타쿠스 반란, 검투사의 기원, 정치적 의미까지 외연을 확장해 읽을거리도 풍부하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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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라부터 조선까지 고전소설 모은 돌베개 ‘千년의 우리소설’ 시리즈 출간

    한국 고전소설의 기점을 어디로 봐야 할까. 한국 고전소설의 새로운 레퍼토리 구축에 나선 돌베개 출판사의 ‘千년의 우리소설’ 시리즈 7권으로 최근 출간된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 책에 실린 9편의 작품은 그동안 소설이라기보다는 설화로 취급받아온 작품이다. 주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수록됐거나, 신라시대 편찬되고 고려시대 증보됐지만 현재는 전해지지 않는 설화집 ‘수이전(殊異傳)’에 실렸다고 알려진 작품이다. 첫 수록작인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에 나타나는 두 수도자의 대조적 성격 묘사, 그리고 계율과 연민 사이의 내적갈등은 설화에서 소설로 옮겨가는 초기소설의 특징을 보여준다. 조선 문인이 비현실적 꿈의 세계를 통해 현실적 문제를 제기한 몽유록 계열 5작품을 선정한 ‘이상한 나라의 꿈’(8권)과 조선 후기 민간에서 도는 야담을 한문으로 기록한 야담계 소설 15편을 꼽은 ‘조선의 야담1’(9권)도 함께 출간됐다. 16권으로 기획된 이 시리즈의 편역과 해설은 박희병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와 정길수 조선대 한문학과 교수가 맡았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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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 어머니의 운동은 아들 대머리 때리는 일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은 가족을 지치게 만든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는 70대 노인이 치매 걸린 아내를 돌보다 지치자 목 졸라 살해하기도 했다. 국내 치매 환자 57만 명 시대, 환자와 가족을 위로하는 만화가 이달 초 출간됐다. 일본 만화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라이팅하우스)는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던 오카노 유이치 씨(63)가 10여 년간 치매를 앓는 어머니(90)와 함께하며 생긴 에피소드를 담았다. 작가의 필명인 페코로스는 탁구공만 한 작은 양파로, 그의 민머리를 빗대 친구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저자는 젊은 시절 고향 나가사키를 떠나 도쿄의 작은 출판사에서 일했다. 마흔 살에 이혼하고 아들과 함께 귀향해 부모를 모시고 살았다. 2000년 아버지가 사망하고 어머니의 치매 증세가 시작됐다. 저자는 처음 5년 동안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어머니를 돌봤다. 하지만 뇌경색으로 치매 증세가 심각해지면서 요양보호사의 권고로 노인복지시설로 어머니를 옮겼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세 차례 시설을 방문해 모친을 돌본다고 한다. 오카노 씨는 2000년경부터 자신이 일하는 지역 정보지 한 귀퉁이에 어머니와의 에피소드를 만화로 그려 연재했다. 그의 만화 데뷔작이었다. 어머니를 향한 사랑과 늙음을 긍정하는 따뜻한 시선을 담은 이 만화는 지난해 7월 책으로 출간된 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제42회 일본만화가협회상 우수상을 수상했고, 영화까지 제작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만화에 등장하는 동글동글한 얼굴의 모자를 보고 있으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어머니가 하루 5분씩 하는 유일한 운동은 아들의 민머리를 찰싹찰싹 때리는 일. 아들은 ‘대머리라서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한다. 아들은 어머니의 두 손을 마주 잡고 걸으며 어머니에게 걸음마를 배우던 시절을 떠올리고, 기억을 잃은 어머니의 멍한 동공을 보며 다 잊어버려도 괜찮으니 살아있기만 하면 된다고 얘기한다. 저자는 “치매 부모를 돌보는 분들 곁에서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만 간절히 빌고 있다. 잊어버리는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다”라고 후기에 썼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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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 70대 원로 만화가들 ‘웹툰 나들이’

    60, 70대 원로 만화가들이 인터넷 웹툰에서 노재(老才·노인의 재능)를 뽐낸다. 수십 년간 만화를 그려온 내공을 자랑하지만 인터넷에서 신작 공개는 처음이다. 네이버는 한국만화가협회와 함께 원로 만화가 24명의 신작 단편을 자사 웹툰에서 공개하는 ‘한국만화 거장전’을 1일부터 시작했다. 여기에는 ‘로봇 찌빠’(1979년)의 신문수(74), ‘꾸러기 만화일기’(1993년)의 윤준환(72), ‘요철발명왕’(1975년)의 윤승운(70), ‘장길산’(1991년)의 백성민(65), ‘아기공룡 둘리’(1983년)의 김수정(63) 화백이 참가한다. 매주 화요일 ‘네이버 만화’에서 한 작품씩 공개될 예정이다. 첫 회는 붓그림 만화로 유명한 백성민 화백의 ‘붉은말’이다. 백 화백은 ‘천관녀 설화’를 바탕으로 술에 취해 잠든 신라 화랑 김유신을 그의 애인 천관녀 집으로 태워줬다가 목이 잘린 적토마의 이야기를 그렸다. 젊은 작가가 주류인 인터넷 웹툰에서 붓으로 그린 만화는 드물다. 그는 “붓으로 그림을 그리면 움직임이 더 생생하다. 젊은 독자들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끼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신문수 화백은 1979년 발표된 ‘로봇 찌빠’의 주인공 찌빠가 2013년 돌아와 옛 친구인 팔팔이, 탱구, 촉새의 자녀를 만나 생긴 소동을 그린 ‘천방지축 찌빠’를 발표한다. 신 화백은 “찌빠가 성장한 친구들의 2세와 만나는 설정을 세우고 나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찌빠를 보고 자란 부모 세대는 만화를 다시 보고 추억에 잠기고, 웹툰으로 찌빠를 본 자녀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1일 공개된 ‘붉은말’에는 댓글 1만여 개가 달려 원로 만화가의 신작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웹툰 만화가 인쇄 만화와 다른 것 중 하나는 독자 반응을 댓글로 바로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붉은말’에 대한 댓글은 ‘웅장하다’ ‘우리 만화 특유의 멋이 담겼다’ ‘붓 선에 감탄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일부 ‘키보드 워리어(인터넷 호사가)’는 근거 없는 악성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하지만 원로 작가들은 댓글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비정규직의 설움을 그린 ‘비정규직론’을 준비한 윤준환 화백은 “우리 세대가 그린 만화가 어린 독자들 눈에는 흑백영화로 보일 수 있지만 그 나름의 멋과 재미가 있다. 설탕은 달면 되고, 만화는 재밌으면 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맹꽁이서당’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그린 윤승운 화백은 “만화를 50년 넘게 그리다 일흔이 되다 보니 이제 독자평은 덤덤하다. 게다가 컴맹이라 올라오는 댓글은 보려고 하지도 않고 보지도 못한다”며 웃었다. 김수정 화백은 어떤 작품을 그릴지 심사숙고 중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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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진출 80돌 맞은 가톨릭 골롬반 외방선교회, 흑산도와 특별한 인연

    1933년 10월 29일 아일랜드의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선교사 10명이 배편으로 부산항에 들어왔다. 이들은 당시 대구교구 신학교에서 한국말을 배우고 광주 목포 순천 제주 등지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선교회의 발길은 1950년대 초 척박한 흑산도까지 닿았다. 다산 정약용의 형으로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이 1801년 신유박해 때 유배된 곳이기도 하다. 26일 목포에서 바닷길로 90km가량 떨어진 흑산도를 찾았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흑산성당이 보였다. 골롬반선교회 진요한(아일랜드명 숀 브라질) 신부가 초대 주임신부를 맡아 1958년 11월 11일 완공했다. 성당 초입 오르막길엔 바다를 향해 팔을 벌린 ‘흑산도 예수상’이 방문객을 맞는다. 유명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두 언덕의 예수상을 본떠 2008년 만들어졌다. 한국에 들어온 지 80주년을 맞는 골롬반선교회는 흑산도와 독특한 인연을 맺어왔다. 1951년 목포 산정동성당의 안토마스(토머스 모란) 신부가 흑산도에 신자를 파견하고 사람들에게 밀가루 옥수수가루 우유 등 구호물품을 나눠 주도록 했다. 배고픔을 해결하려는 주민들로 신자가 크게 늘자 선교회는 본당 터를 확보하고 고국 아일랜드에 도움을 구해 돈을 마련했다. 신자들은 암반을 깎아냈고, 여성들은 바다에서 채취한 모래를 머리에 이고 날랐다. 선교회는 성당 건립뿐 아니라 1960년 성모중학교를 세워 교육에도 힘썼다. 건립 때부터 성당을 지켜온 이종암 씨(78)는 “당시 흑산도에는 초등학교밖에 없어 섬을 못 벗어나면 배울 수가 없었는데 중학생이 될 기회가 열렸다”며 “무상급식으로 학생들의 배고픔도 해결해줬다”고 말했다. 성모중은 1973년 평준화·공립화 정책에 따라 폐교되고, 이를 모체로 흑산중이 설립됐지만 아직 학교 터는 성당 옆에 남아 있다. 골롬반선교회는 1969년 흑산신용협동조합, 1971년 대건조선소, 대건발전소를 설립해 주민들의 자립도 도왔다. 조선소는 100t급 선박 건조 및 수리가 가능한 규모로 흑산도 어민들은 배가 고장 나면 목포까지 가야 했던 불편에서 벗어나게 됐다. 미군에서 구해온 설비로 발전소를 세우자 흑산도에 전깃불도 들어왔다. 1978년 첫 한국인 신부가 부임했다. 현재 흑산도와 주변 섬에는 6개의 공소(주임신부가 없는 예배소)가 있다. 신자 수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흑산도 주민 4명 중 1명은 가톨릭 신자다. 식당이나 가게에 세례명을 딴 상호가 많은 이유다. 인근 장도 공소 회장인 이충방 씨(73)는 “선교회는 신앙뿐 아니라 외부 세계의 선진문명이 들어오는 통로였다”고 했다. 하지만 골롬반선교회가 남기고 간 것에 대한 고마움은 옅어지고 있다. 흑산성당 이준용 신부는 “시대가 바뀌면서 흑산도 특유의 소박한 정신은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10월 29일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한국 진출 80주년 미사가 서울 명동성당에서 봉헌될 예정이다. 선교회 한국지부장인 아일랜드 출신 오기백(대니얼 오키프) 신부는 “골롬반 선교 역사를 돌아보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정리할 수 있다”면서 “한국 천주교도 해외에서 많은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흑산도=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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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소동파

    ‘손님은 기뻐하며 빙그레 웃고서 술잔을 씻고서 다시 따르니 안주는 어느새 없어지고 잔과 쟁반이 어질러진 채 서로 베고 배 안에 누워 자니 어느새 동녘이 훤히 튼 것도 모르고 있었네.’ 중국 북송 때 시인 동파 소식(東坡 蘇軾·1037∼1101)의 대표작 ‘적벽부’의 이 구절이야말로 일반에게 각인된 그의 이미지를 대표한다. 당송팔대가에 드는 천재 문장가이자 동파육이라는 중국요리를 좋아한 미식가요 애주가라는 것이다. 옮긴이는 ‘누구나 소동파를 알지만 아무도 소동파를 모른다’고 장담하며 이 평전을 읽길 권한다. 저자는 중국 당송 문학 권위자이자 소동파학(소학)에 정통한 상하이 푸단(復旦)대 교수다. 옮긴이도 대학원 시절부터 소동파를 30년 동안 공부해 온 학자다. 두 사람은 소동파를 인연으로 만나 오랫동안 교감을 이어 온 사이다. 책은 소동파 입문서를 표방하며 그의 인생역정과 작품을 알차게 한 권에 담아 냈다. 우국지사, 개혁가, 인도주의자, 문장가의 다양한 풍모가 펼쳐지니 읽을 때마다 각기 다른 매력에 주목할 수 있다. 오래 두고 여러 번 읽기 좋은 책이다. 이번에 처음 읽어 보니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그의 따뜻한 인간적 면모가 몸으로 전해졌다. 소동파가 26세 때 과거시험에 합격하고 아우 소철과 이별하며 시를 짓는다. ‘아우여 기억하는가? 차가운 등불 아래 서로 마주하던 때를. 밤비 내리던 소슬한 그 정경을 언제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너는 우리의 옛 언약을 잊지 않았겠지? 높은 벼슬에 마음 흔들리지 말자고 한 것을!’ 동생과 이별을 하는 애잔함과 인간의 도리를 지키자는 든든하고 자상한 형의 마음씨가 느껴진다. 지방관 시절에는 백성의 고난을 외면하지 않았다. 42세 때 부임지의 무너진 제방을 복구하면서 백성의 몸이 축나지 않도록 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백성의 궁핍 앞에서 독서광인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시도 지었다. ‘가을 벼는 흉년 들어 얼마 없고 가을 보리는 종자조차 부족하다. 이 지방 사람들에게 늘 부끄럽구나. 그들의 피부에는 까끄라기가 박혔는데, 내가 평생 읽은 오천 권의 책은 한 글자도 굶주림을 구제하지 못한다니.’ 64세에 병으로 사망할 때까지 정치인으로서 소동파의 삶은 평탄치만은 않았다. 그는 당시 왕안석이 추진한 신법을 반대하고 풍자했다가 기나긴 유배생활을 했다. 유배지에서 땅을 직접 개간하는 노동을 하면서 하층 백성들과 가깝게 어울리고 더 관심을 가졌다. ‘인간세상 행로 어려워라. 땅 밟는 사람은 모두 세금을 낸다네’라며 조정의 과도한 수탈을 비판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 소동파가 송나라 조정에 고려에 서적 수출 금지를 요구하는 등 고려에 대한 반감이 있었음에도 고려와 친숙했음을 강조한다. 반면 옮긴이는 소동파가 한국 고전문학에 큰 영향을 줬지만 고려에 편파적이고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부록으로 소동파가 고려에 관해 쓴 글을 수록해 놓았으니 독자가 직접 판단할 수 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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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공감제로 外

    공감제로(사이먼 배런코언 지음·사이언스북스)=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지닌 사이코패스에 대한 뇌과학적 접근을 통해 인간의 악이 결국 ‘공감의 침식’에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신병리학 교수로 재직 중인 발달심리학자다. 1만6000원.맵헤드(켄 제닝스 지음·글항아리)=지도에 미친 사람들, 지도광의 흥미로운 사례를 6단계로 등급화해 소개했다. 저자는 미국 유명 TV퀴즈쇼 ‘제퍼디’에서 74회 연속으로 최장기 우승을 하면서 잡학다식의 대명사가 된 인물이다. 1만8000원.아파트 게임(박해천 지음·휴머니스트)=주택담보대출로 허덕이는 하우스푸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 받은 돈을 자녀 사교육비에 쓰는 베이비부머, 집이 아닌 방을 전전하는 청춘 세대가 아파트를 두고 서로 착취하는 기묘한 관계를 생생히 그려냈다. 1만8000원.‘대한민국’, 재건의 시대(이하나 지음·푸른역사)=대중의 감수성이 녹아 있는 ‘영화’로 대한민국 형성 과정과 오늘날 좌우 갈등, 이념 대립의 기원을 찾아간다. 박정희 정권은 ‘우리나라’를 남북한이 아닌 남한만 떼어내 생각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3만2000원.아들아, 서른에는 노자를 만나라(장석주 지음·위즈덤하우스)=시인인 저자는 미국으로 떠난 아들과 ‘노자’를 통해 사람 사는 도리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눈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사는 아들 또래 청년들의 짐을 덜어주려는 아비의 사랑이 묻어난다. 1만3800원.절벽사회(고재학 지음·21세기북스)=20여 년간 언론인의 길을 걸어온 저자는 오늘 한국사회를 ‘절벽사회’로 정의했다. 한 발만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절벽을 허물 대안으로 상생의 경제 패러다임을 꼽았다. 1만5000원.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대화법(이기주 지음·황소북스)=‘말 언(言)’자에는 두 번(二) 생각한 뒤 입(口)을 열어야 말이 된다는 숨은 뜻이 있었다고 한다. 기자 출신으로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연설문 작성자로 일한 저자가 ‘다투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얻는 32가지 대화의 기술’을 전한다. 1만2800원.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클라리사 에스테스 지음·이루)=미국 심리분석학자이자 심리상담 전문의인 저자가 1992년 출간한 여성 심리학 고전. 1만8000원.}

    • 201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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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이 책, 이 저자]‘…모르면 헤매는 군대심리학’ 쓴 여인택 씨

    대한민국 예비역 병장이면 다 안다.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가 보여주는 끈끈한 전우애가 현실이 아닌 예능이란 걸. 군대에서 살아남으려면 권력을 쥔 선임과 간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도록 눈치를 살펴야 한다. 반대로 후임을 적절히 갈굴 줄도 알아야 한다. 군대는 어쩌면 일보단 사람관계 때문에 힘든 곳이다. 군 생활 중 생기는 어려움과 고민을 풀어주는 ‘알면 인정받고 모르면 헤매는 군대심리학’(책이있는풍경)이 출간됐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올해 3월 육군 병장으로 전역한 미국 유학생이다. 중학생 시절 홀로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미시간대 심리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여인택 씨(24)다. 25일 국제전화로 그를 인터뷰했다. 여 씨는 2011년 6월 육군 논산훈련소에 입소해 강원도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했다. 군복무 중 우수 분대장 및 솔선수범 공로로 7차례나 표창을 받았다. 그는 대전차 유도화기 운용병이었지만 입대 동기보다 한두 살 많은 나이와 심리학 전공을 살려 고충상담병 역할도 했다. “군 복무에 적응 못하는 관심사병을 만나다 보니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고 자신이 처한 문제로 고민하는 병사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았다. 이들에게 심리학 이론을 곁들여 상담을 해줬더니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병장 때부터 수첩 겉면에 ‘여 병장의 심리수첩’이라고 적고 선후임들이 물어온 고민과 그들에게 해준 대답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군인을 돕고 싶단 생각에 전역 이후 수첩에 적은 글을 인터넷 게시판, 블로그,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성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 한창 인기를 끌 때는 하루 조회수가 1만5000회도 넘었다고 한다. 책은 지금까지 써온 글을 바탕으로 심리학 이론이나 사례 등을 보완해 출간했다. 1장에서는 소대 세탁기는 왜 항상 고장이 나 있는지, 남의 보직이 나보다 훨씬 편해 보이는 이유 등 군 생활에서 생긴 궁금증을 심리학으로 풀어주고, 2, 3장에서는 선후임에게 인정받는 심리학 비결을 알려준다. 4장에는 군 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심리학 조언, 마지막 장에는 군대에서 애인과 헤어지지 않는 방법을 담았다. 여 씨는 “군대에선 일병 말이나 상병 초 때 헤어진다는 ‘일말상초’ 속설이 퍼져 있는데, 이러면 부정적인 피드백이 생겨서 헤어질 가능성이 더 커진다. 부대 후임들에게 그런 속설에서 자유로워지라고 충고해줬다. 인터넷에 비슷한 글을 올렸을 땐 특히나 ‘고무신’(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성)들의 지지가 많았다”고 했다. 여 씨의 지도교수는 ‘생각의 지도’를 쓴 리처드 니스벳 교수다. 니스벳 교수도 “자기가 활동하는 영역에 심리학을 접목한 건 잘한 시도”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제 책을 읽고 군복무 중인 병사들은 군대가 시간 낭비란 생각을 버리고 세상을 보는 심리학적 안목을 키우고, 군 간부들은 병사들의 구체적 고민을 더 많이 이해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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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亞! 서구화-현대화 물결속에 쓸려간 도시여…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북 페스티벌 ‘파주북소리 2013’이 열린다. 올해 주제는 ‘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 그에 맞춰 아시아 11개국 작가 12명이 다음 달 3일 문학콘서트 ‘아시아의 작가들, 도시를 말하다’를 열고 자신들이 태어나 자란 도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이 방한에 앞서 파주북소리조직위원회에 보내온 글에는 21세기 아시아 지역에서 일어난 급격한 서구화 현대화 물결 속에 전통과 본질을 잃어버린 도시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국내에 2009년 번역된 소설 ‘사만’을 쓴 인도네시아 작가 아유 우타미(45)는 “인도네시아에선 사진관에서 인도네시아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사진을 판다. 관광객에겐 아름답고 이국적인 모습만 담은 사진이 엽서용으로 딱 맞겠지만 슬프게도 인도네시아 현실은 동떨어져 있다”고 썼다. 예민한 작가의 눈에는 자카르타가 ‘모두 가짜’인 도시다. 그는 “도시화 현상을 겪고 있는 자카르타에는 쇼핑몰 시대가 열렸다. 천장에는 하늘이 그려져 있고 플라스틱 나무와 각종 장식으로 뉴욕이나 차이나타운처럼 꾸며 놓았다”고 했다. 베트남전쟁 참전군인 출신인 베트남 소설가 바오닌(61)은 전쟁 당시 하노이를 배경으로 전쟁의 실상을 고발한 소설 ‘전쟁의 슬픔’을 썼다. 이 작품은 지난해 베트남전쟁 참전국인 한국에도 소개돼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가난하고 암담했던 베트남전쟁 이전의 하노이를 그리워했다. “어린 시절 하노이는 작고 비좁고 가난한 도시였다. 작고 남루한 것이 지닌, 가난한 사람들만이 가진 아름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더는 하노이에 대해 한 줄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날 하노이는 완전히 정반대다. 부자 도시는 아니지만 돈벌이로 꿈틀댄다. 태국 방콕의 화려함을 따라 하고, 미국 유럽 문화의 모든 것을 베끼려고 온 힘을 쏟는다.” 인도 델리에 사는 소설가 A J 토마스(61)의 글에선 안타까움을 넘어서 환멸과 분노가 느껴진다. “속으론 보수적이면서 겉으로 현대적인 델리 중산층의 생활방식에 혐오감이 느껴진다. 얼마 안 되는 돈을 벌려고 부유층이나 중산층 밑에서 일하는 슬럼가의 수백만 가난한 자들을 위한 기본적인 생활편의시설조차 없다. 많은 이가 가망 없이 살아가는 허름한 주택가에 수시로 발생하는 화재로 사망한다.” 한국 작가로 참여한 소설가 김미월은 “소설가들은 어린 시절 기억이나 고향에 대한 추억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며 “마을이나 도시가 고유한 개별성을 잃고 지구촌 전체가 비슷비슷해져 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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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정래 ‘정글만리’ 출간 두달만에 50만부 돌파

    조정래의 장편소설 ‘정글만리’(해냄·전 3권·사진)가 출간 2개월 만에 50만 부를 판매했다. 7월 15일 출간된 ‘정글만리’는 출간 4주 만에 주요 온라인 서점 4곳에서 1, 2, 3권이 나란히 1∼3위에 오른 뒤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온·오프라인 서점 판매량을 집계하는 한국출판인회의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25일 현재 5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전자책도 주요 전자책 판매서점에서 1위에 올랐다. 해냄출판사 이진숙 편집장은 “‘정글만리’가 2001년 출시된 조정래 소설 ‘한강’의 판매기록보다 더 빠른 속도로 판매됐다. 당시에 비해 침체된 출판시장을 고려하면 독자들의 구매 열기는 더 뜨겁다”고 말했다. ‘정글만리’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5개국의 비즈니스맨들이 중국 시장에서 벌이는 경쟁을 담았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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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가 최인호 별세…5년간 ‘침샘암’ 투병

    소설가 최인호 씨(68)가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고 최인호 씨는 2008년 침샘암 발병으로 5년간 투병하던 끝에 이날 오후 7시 10분 세상을 등졌다. 고 최인호 씨는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벽구멍으로'로 등단한 뒤 다수 작품을 발표하면서 소설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고인의 대표작으로는 '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겨울나그네', '상도', '바보들의 행진' 등이 있다. 다수 작품들은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재탄생해 호평을 얻었다. ● 최인호 선생 연보▼1945년 서울 출생▼1963년 서울고 재학중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 '벽구멍으로' 입선·문단 데뷔▼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 '견습환자' 당선.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단편 '2와 1/2' 당선▼1972년 연세대 영문과 졸업▼1972년 현대문학상 신인상 '타인의 방'▼1982년 제6회 이상문학상 '깊고 푸른 밤'▼1998년 제1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사랑의 기쁨',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2003년 제9회 현대불교문학상 '몽유도원도'▼2006년 제5회 송산상 문화부문 제6회 연문인상[연세대 문과대 동창회]▼2011년 제4회 동리문학상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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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투병 소설가 최인호 별세…향년 68세

    소설가 최인호 씨가 25일 오후 7시10분 별세했다. 향년 68세.최인호 씨는 1963년 등단 후 '별들의 고향' '겨울 나그네' '바보들의 행진' '상도' 등의 소설을 발표했으며, 지난 2008년 침샘암 발병 이후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집필 활동을 계속 해왔다.● 최인호 선생 연보▼1945년 서울 출생▼1963년 서울고 재학중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 '벽구멍으로' 입선·문단 데뷔▼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 '견습환자' 당선.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단편 '2와 1/2' 당선▼1972년 연세대 영문과 졸업▼1972년 현대문학상 신인상 '타인의 방'▼1982년 제6회 이상문학상 '깊고 푸른 밤'▼1998년 제1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사랑의 기쁨',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2003년 제9회 현대불교문학상 '몽유도원도'▼2006년 제5회 송산상 문화부문 제6회 연문인상[연세대 문과대 동창회]▼2011년 제4회 동리문학상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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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하씨 성균관문학상 수상

    소설가 이동하 씨(71·사진)가 한국소설가협회(이사장 백시종)와 성균관유교학술원(원장 최남백)이 공동 주관하는 제2회 성균관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소설집 ‘매운 눈꽃’. 시상식은 2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명륜동의 성균관 대성전에서 열린다. 상금 1000만 원.}

    • 2013-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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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한반도평화대회’

    대한불교조계종이 27일 부산에서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법회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한반도평화대회’를 개최한다. 조계종은 이날 오전 10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한국전쟁 희생자를 위한 위령수륙재’를 열고 오후 2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한반도평화대회 기념식 및 공연, 천도재를 진행한다. 유엔기념공원에서 경기장까지 28km 구간에는 평화의 등 10만 개가 걸린다. 이 대회 상임운영위원장인 부산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사진)은 “한반도평화대회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북한 사이에 새로운 관계 조성과 한반도 평화 구축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과 방송인 신영일 씨가 기념공연 진행을 맡았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가수 인순이, 이선희, 바비 킴,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영국 팝페라 가수 폴 포츠 등이 참가한다.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예능보유자인 이애주 씨는 진혼살풀이로 6·25전쟁에서 목숨을 거둔 국군 병사와 유엔군 참전용사의 넋을 달랜다. 참가비는 무료. 문의 02-575-9123. www.budpeace.org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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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PDP TV와 故이태석 신부의 공통점은

    과학의 영역인 화학과 종교의 영역인 영성(靈性)은 따로 풀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다. 그런데 저자는 화학과 영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좇는다. 66세인 저자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대학 강단에서 45년간 화학을 가르쳤다. 화학 원리에서 찾은 인생의 지혜를 담아 교육과학기술부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된 ‘화학에서 인생을 배우다’의 저자이기도 하다. 가톨릭 신자인 그는 한발 더 나아가 화학에서 인생의 더 깊은 차원인 영성을 발견한다.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와 ‘울지마, 톤즈’의 고 이태석 신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PDP TV는 유리 기판으로 스크린을 만들고 기판 사이에 플라스마를 발생시켜 낸 빛으로 영상을 만든다. 원자에 수만 도 이상의 고열을 가하거나 마이크로파를 쬐어주면 중성원자, 양이온, 전자로 분리되는데 이를 ‘제4의 물질상태’인 플라스마로 부른다. 극한의 상태에서 자신을 부수는 플라스마는 다른 물질과 활발히 반응해 우리 삶에 도움을 주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낸다. 저자는 플라스마에서 힘든 환경에서 자신의 삶을 사르고 산산이 부서진 이태석 신부를 본다. 이태석 신부는 암에 걸린 제 몸은 돌보지 않고 한센병에 걸려 발가락이 잘려 나가고 굶주려 뼈만 남은 아프리카 사람을 위해 혼신의 에너지를 쏟아냈다. 영성을 얻는 과정도 화학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실험에 필요한 고순도 단결정(單結晶)을 얻으려면 불순물 없이 순수한 용액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때론 외부 충격도 줘야 한단다. 그처럼 고난과 시련 속에서 세속적인 집착이나 불순한 생각이 정화된 영성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정제염과 천일염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율법을 넘어선 예수의 사랑과 이해, 용서를 찾고, 금속에 생기는 녹을 보며 나이가 들어도 이웃에 축복 되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성찰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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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女女사랑의 격정과 슬픔

    프랑스 여성 만화가이자 동성애자인 작가의 2010년 데뷔작. ‘파란 머리 소녀’ 엠마가 세상을 떠난 연인 클레망틴이 남긴 일기를 읽으며 그녀를 추억하는 레즈비언의 사랑을 담은 문제작이다. 동성 연인이 연애하고 오해하고 갈등하는 심리 묘사가 보통 남녀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특히 격정적이지만 슬프게 그려진 두 사람의 정사 장면이 압권. 2011년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독자상’을 수상했고,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아델의 삶’은 2013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 201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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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성 작가 “팩트 바탕한 스토리로 일본군위안부 고통 세계에 알릴 것”

    《 내년 1월 세계 최대 만화 축제인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앙굴렘, 일본군위안부 특별전’(가칭)이 열리고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우리 만화가 출품된다. 전 세계 기자 800여 명, 작가 1600여 명, 관람객 25만 명 앞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을 알리고 사과를 거부하는 일본을 고발하는 ‘역사적 증인’ 역할을 할 만화다. 필리프 라보 앙굴렘 시장도 지난달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역사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일이다. 만화로 위안부 문제를 알린다면 많은 서양인이 알게 될 것이다”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11일 인천 서구 가좌동의 한 아파트 작업실에서 한국 만화가들을 대표해 위안부 만화를 그리고 있는 김광성 씨(59)를 만났다. 그는 “내가 그린 만화가 여러 언어로 번역돼 세계인에게 위안부 문제를 알린다고 하니 어깨가 무겁다. 그들이 만화를 읽고 할머니들의 고통에 공감하도록 열심히 그리겠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5월 위안부 문제를 여성에 대한 성폭력 범죄, 인류 인권 침해 행위로 보고 위안부를 다룬 만화로 국제사회에 알리기로 결정했다. 여성부의 제의를 받은 한국만화연합은 여러 명의 작가 후보를 두고 고심 끝에 김 씨를 뽑았다. 김 씨가 한국인 가미카제 특공대를 그린 ‘순간에 지다’(2003년)로 제13회 대한민국만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당시 시대 상황을 담은 만화를 많이 그려 왔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부회장이자 ‘오늘은 마요일’(1996)과 ‘총수’(2009)의 스토리를 쓴 정기영 작가가 맡았다. 만화 주인공은 열여섯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가 평생 상처를 가슴 속에만 품어 온 하금순 할머니(가상 인물)다. 할머니가 우연히 주한 일본대사관을 지나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참가한 동료를 만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김 씨는 화선지 위에 붓펜으로 선을 그린 다음 수채물감으로 칠하는 방식으로 만화를 그리고 있다. 만화라지만 한 장 한 장이 한국화 맛을 살린 ‘작품’이다. 김 씨는 “켄트지 위에 같은 방식으로 그려 봤는데, 붓으로 매란국죽 치는 맛을 살리는 화선지가 더 낫더라. 외국인들에게 위안부 문제와 함께 붓으로 그리는 동양 만화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10월 완성을 앞두고 그는 하루 14시간씩 작업하고 있다. 그의 작업실은 그림 도구만 없다면 역사가의 서재를 떠올리게 했다. 작업실 책상과 책장에는 할머니의 구술을 담은 책부터 일제강점기를 다룬 학술연구서적까지 그의 손때를 탄 책이 가득했다. 그는 “일제강점기 관련 책은 모조리 다 사서 읽다시피 했다. 팩트(사실)에 바탕을 둔 만화를 그리는 일이 몸에 배어 있다”고 했다. 구술자료를 읽으며 분노와 아픔에 떨기도 했다. “작가는 주인공 마음과 동화되는데 할머니들이 입에 담지 못할 상처를 당한 이야기를 읽으며 끔찍했고 아팠습니다. 그래도 말초적으로 자극하지 않고 담담하게 표현할 겁니다.” 김 씨는 수요시위에 참가하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 위안부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씨도 만났지만 아직 할머니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작가나 감독들이 작품을 끝내고선 매정하게 연락을 끊어 할머니들의 섭섭함이 크다는 얘기를 들었다. 게다가 자신이 남자라는 점도 작용했다. 김 씨는 “할머니들도 제 만화를 읽을 텐데, 그분들을 위로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만화가 할머니들에게 든든한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안산=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201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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