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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 부산에서 올라온 직장인 최성호 씨(39)는 서울역 맞은편 승강장에서 버스를 타러 횡단보도를 건너다 갑자기 출발하는 버스에 부딪힐 뻔했다. 최 씨가 시청 방면 7번 승강장으로 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횡단보도는 7개. 그중 2개는 신호등이 있지만 나머지 5개는 택시나 버스 전용인 단독 차로라 신호등이 없다. 최 씨는 “택시와 버스가 계속 지나는 데다 3, 4번 승강장 사이는 편도 5차로나 돼 사고가 날까 겁이 난다”고 했다.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는 택시와 버스 승강장이 7개나 되는 대중교통 중심지다. 이곳을 지나는 버스 노선만 87개에 달한다. 택시와 버스, 보행자가 뒤섞여 사고가 날 뻔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기차 시간에 쫓기거나 대중교통으로 환승하기 위해 버스나 택시 앞으로 뛰어드는 보행자도 흔히 볼 수 있다. 실제 보행자 교통사고도 잦았다. 교통안전공단이 2012년부터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버스 사고 5723건을 분석한 결과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 횡단보도에서만 12건의 보행자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지만 7명이 크게 다쳤다. 중앙버스차로도 보행자 사고에 취약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건 이상의 버스 보행자 사고가 발생한 7곳 모두 중앙버스차로 구간이었다. 교통안전공단 박수정 연구원은 “횡단 거리가 일반 도로보다 짧아 무단횡단이 빈번하고 배차 시간 때문에 신호를 위반하는 버스가 많아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버스 사고는 보행자 치사율이 특히 높다. 서울시 버스 사고 사망자(137명)의 83.2%(114명)가 보행자였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가 38.7%(1843명)였던 것에 비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큰 차체에 부딪히는 충격이 일반 차량보다 크기 때문이다. 택시의 경우 지하철역 주변에서 사고가 잦았다. 서울역 환승센터에서는 택시 보행자 사고도 6건이나 발생했다. 종로2가 사거리도 택시 사고 11건, 버스 사고 6건이 발생해 보행자 안전에 취약한 지역으로 조사됐다. 차량 운행속도가 낮은 지역에서 무단횡단을 하거나 택시를 잡으러 차도로 내려왔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행자 사고 치사율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높아진다. 교통안전공단 박웅원 미래교통전략처장은 “가을과 겨울의 보행자 사고 치사율(4.35·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봄과 여름(3.34)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며 “추운 날씨로 인해 보행자의 반응이 느려지고 밤이 길어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우리 국민들은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책임자 처벌 강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안전처 출범 1주년(19일) 정책토론회에서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안전사고에 책임지지 않는 문화가 대형 인재(人災)를 유발한다”며 “사고 책임자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실련이 실시한 국민안전의식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33명 가운데 28%는 ‘약한 처벌 수위’를 잇따른 안전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정부와 기업의 안전 정책 외면(18.9%), 안전교육 부재(18.4%), 안전투자는 낭비라는 인식(16.7%)이 뒤를 이었다. 이 사무처장은 “영국은 2008년부터 ‘기업살인법’을 적용해 매출의 2배까지 벌금을 부과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 결과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이 3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도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은 범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관리자가 사고 가능성을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처 출범 1년이 지났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은 여전했다. 응답자 4명 중 3명은 ‘일상에서 안전사고 위험을 느낀다’고 답했다. 분야별로는 교통사고(34.1%), 환풍구 에스컬레이터 등 생활안전(22.2%), 화재(13.1%), 질병(12.4%) 순이었다. 응답자의 59.5%는 ‘안전처 출범 후에도 큰 변화가 없거나 안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고, 18.4%는 안전처 출범조차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처 역할의 긍정 평가는 13.5%에 그친 반면 부정적인 의견은 44.1%나 됐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

지난달 14일 충남 서산시의 한 사거리에서 레미콘 차량 1대가 중앙선을 침범한 뒤 옆으로 넘어졌다. 25t짜리 레미콘 차량은 반대 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 위를 덮쳤다. 승용차 안에 탔던 여성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어처구니없는 사고의 원인은 레미콘 차량의 신호위반.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사거리를 내달리다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것이다. 보통 운전자들도 한두 번쯤 신호를 위반한 경험이 있거나 종종 충동을 느끼곤 한다. 그만큼 신호위반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저지른 신호위반은 이처럼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암표 팔면 16만 원, 신호위반 6만 원 긴급전화인 112나 119에 장난전화를 걸었다 적발되면 범칙금 8만 원을 내야 한다. 프로야구나 아이돌 공연 입장권에 몰래 웃돈을 얹어 팔면 범칙금 16만 원이 부과된다. 관공서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벌이면 벌금 60만 원을 낸다. 반면 차량 운행 중 신호위반은 6만 원, 중앙선 침범과 정지선 위반도 각 6만 원이다. 안전띠 미착용은 3만 원. 자신뿐 아니라 남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위반행위지만 장난전화나 암표 매매보다 처벌 수위가 낮다. 교통범칙금 제도는 1995년 지금의 체계로 정비된 뒤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신호위반 등 심각한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중대과실에 대한 경각심이 아직 부족한 이유다. 이에 따라 20년간 큰 변화 없이 운영된 교통범칙금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안전사고가 이어지면서 교통범칙금 인상에 부정적이었던 여론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최근 전문가 20명과 일반 운전자 2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현재의 교통범칙금 수준이 ‘낮다’는 의견이 54.1%였다. ‘적정하다’(35.8%)거나 ‘높다’(10.1%)라는 응답을 크게 앞질렀다. 일반인 10명 중 6명(59.9%)은 ‘범칙금 인상이 사고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문가는 95%가 같은 답변을 했다. 범칙금 인상이 가장 필요한 위반 행위로 전문가들은 ‘과속’(40.0%)을, 운전자들은 ‘신호위반’(45.9%)을 꼽았다. 운전자들은 단속 건수가 많은 과속(847만 건) 범칙금을 신호위반(216만 건·지난해 기준)보다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보인다. 인상 폭도 필요하면 ‘최대 2배 이상 올려도 괜찮다’는 응답이 많았다. 2배 이상 올려도 괜찮다는 위반 행위는 중앙선 침범(56.1%), 신호위반(42.7%), 과속(31.2%) 순이었다.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장은 “사고 위험이 큰 ‘시속 20∼40km 초과’(현행 승용차 6만 원) 구간의 범칙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90.0%)와 일반운전자(91.3%) 모두 상습위반자의 가중처벌에 찬성했다. 이는 2013년 경찰청 조사(63.5%) 때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첫 위반 시 범칙금은 그대로 두고 1년 내 다시 적발됐을 때 범칙금을 2배로 올리면 운전자들의 반발과 서민층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스위스 스웨덴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도입 중인 재산이나 소득에 따른 범칙금 차등 부과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반 운전자(49.3%)와 전문가(45.0%)의 절반가량만 찬성했다. 직장인 김현지 씨(32·여)는 “정부에 신고하는 소득과 실제 소득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칫 부자가 서민보다 범칙금을 덜 내는 경우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도 “차등 부과제는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와 비용 부담이 커 도입이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 범칙금 올리자 ‘스쿨존 사고’ 절반으로 범칙금 인상의 교통사고 억제 효과는 이미 확인됐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이 대표적이다. 2010년 스쿨존 1000곳당 55.5건에 달했던 교통사고 수는 2011년 ‘일반도로의 2배’로 범칙금을 올린 뒤 50.3건으로 줄었다. 2013년에는 27.7건까지 떨어져 사고 억제 효과가 뚜렷했다. 올 1월부터 범칙금이 2배로 인상된 노인·장애인보호구역에서도 7월 이후 단속 건수가 석 달째 줄고 있다. 경찰대 정철우 교수가 2013년 발표한 ‘범칙금 안전효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자 2만4000여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높은 범칙금을 부과받은 집단이 다시 교통법규를 위반할 확률이 46.7% 낮았다. 전문가들은 범칙금 인상 공론화를 위해서 경찰의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교통사고 예방에 쓰는 범칙금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세수 확충을 위해 범칙금을 올린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지울 수 있다”고 말했다. 범칙금 인상과 연계해 다양한 제재 수단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벌점을 엄격히 적용해 면허 정지나 취소 부담을 늘리거나, 보험료를 함께 인상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 스페인 과속벌금 74만원… 교통사고 사망 12년새 67% ↓ ▼교통법규 안지키면 강력한 벌점… 신호위반 2번만 해도 면허취소사망자 감소율 OECD 2위로 2000년대 초까지 스페인은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꼽히지 못했다. 한국보다 인구가 약간 적은 스페인의 2000년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5776명에 달했던 탓이다. 하지만 2012년 1903명으로 줄이면서 교통안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12년 만에 사망자 수를 67.1% 감소시킨 것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아이슬란드(71.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만236명(2000년)에서 5392명(2012년)으로 47.3% 감소했다. 스페인 교통청(DGT) 헤라르도 아소르 마르티네스 분석관(35)은 “교통법규 위반 시 벌금과 벌점을 강화하는 내용의 교통안전계획을 대대적으로 시행해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2006년부터 대폭 강화된 현행 교통벌점 제도를 시행했다. 운전면허를 받은 모든 운전자에게는 총 8점의 점수가 부여되고 2년 무사고 시 2점이 추가된다. 교통법규 위반 시 부여된 점수에서 벌점만큼 감점되고 0점이 되면 운전면허는 취소된다. 초보운전자는 신호위반(벌점 4점) 2번만으로도 면허가 취소된다. 벌금 제도도 강력하다. 규정 속도에서 시속 50km 이상 초과하면 최대 벌금은 600유로(약 74만 원)에 벌점 6점이 부과된다. 신호위반이나 안전띠 미착용 시 벌금도 200유로에 달한다. 선진국에선 교통법규 위반을 형벌의 일종인 벌금으로 다스리지만 한국에선 행정처분인 범칙금, 그것도 낮은 금액을 부과한다. 한국의 속도위반 시 범칙금은 최대 13만 원에 불과하다. 스페인 남부 세비야 당국이 고질병인 불법 주정차 차량에 벌금 100유로를 부과하자 위반 건수는 최근 3년 새 약 15% 감소했다. 본보 취재팀과 동행한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연구그룹장은 “국내에서 여전히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인상 반대 여론이 적지 않지만 강력한 페널티 제도의 교통법규 위반 억제 효과는 상당하다”고 말했다.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tbs교통방송 박성민 min@donga.com·최혜령 기자 마드리드=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정부가 20년간 유지된 교통범칙금제 개선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현재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안전사고 처벌 규정 강화의 일환이다. 대다수 교통 전문가도 “심각한 교통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범칙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어서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다음 달에 분야별 안전사고 처벌 규정 강화안을 확정하기 위해 최근 경찰청에 “범칙금 인상이 필요한 규정을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청은 일단 “당장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범칙금 인상에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안전처는 자체적으로 범칙금 인상 필요성을 검토 중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반칙운전을 줄이려면 범칙금 인상 등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인상이 필요한 범칙금 조항을 분석해 경찰과 추가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의 교통범칙금 체계가 시행된 것은 1995년. 운전자뿐 아니라 보행자의 범칙행위를 구체적으로 세분해 범칙금을 부과하도록 도로교통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몇 차례 인상이 검토됐지만 번번이 반대 여론에 부닥쳤다. 그러나 부정적 의견 일색이던 여론도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다. 본보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54.1%가 ‘현재 교통범칙금 수준이 낮다’고 응답했다. ‘범칙금 인상으로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59.9%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줄이려면 범칙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의 신호위반 범칙금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0.26∼3.61% 수준인 반면 한국은 0.2%에 불과하다.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장은 “경찰 스스로 20년 전 규정에 얽매여 권한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대구 달성군, 부산 기장군, 인천 옹진군처럼 광역시 안에 있는 군(郡) 지역은 전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도시의 구도심은 상대적으로 안전에 취약했다. 4일 국민안전처가 발표한 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의 지역안전지수를 분석한 결과 달성군은 안전지수 7개 중 6개에서 1등급을 받았다. 안전지수 7개는 화재 교통사고 자연재해 범죄 안전사고 자살 감염병이다. 기장군과 옹진군, 울산 울주군(이상 1등급 4개)의 안전도도 높은 편이었다. 반면 부산 중구, 광주 동구는 안전지수 5개에서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았다. 안전지수는 재난약자 수, 의료기관 수 등 35개 지표를 통해 각 지역의 안전도를 1∼5등급으로 상대평가한 수치다. 앞서 안전처는 7월 화재와 교통사고의 안전지수(2013년 통계 기준)를 시범 공개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범죄 안전지수를 보면 서울 종로구 중구 영등포구, 부산 동구, 대구 중구 등 대도시 내 구도심이 공통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북동부의 동두천시 의정부시 연천군 가평군 등이 최하등급을 받아 치안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처는 안전지수를 통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안전정책 개발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미 일부 지자체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가 전국 2위(29.9명)였던 강원도는 내년부터 이장과 통장 4000여 명을 ‘자살 예방 도우미’로 임명해 산간 지역의 홀몸 어르신을 돌보기로 했다. 전북도는 소방안전교부세 46억 원을 안전지수 개선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안전처는 안전지수 개선 성과가 부진할 경우 내년에 절대평가 점수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안전지수가 실제 지역의 안전도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같은 시 단위에서도 인구, 면적 등 규모 차이가 크다”며 “공업지역과 상업지역의 특색도 다른데 같은 지표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 중구 관계자는 “구도심의 경우 시설이 낡고 병원, 경찰서 등 인프라가 부족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든 구조”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안전지수를 통해 현장의 안전정책 강화를 이끌어내려면 기초지자체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길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지자체의 안전 관련 부서는 도로 개선 등 민원 처리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재난 예방을 전담하는 인력과 조직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지역안전지수는 안전처 홈페이지(mpss.go.kr) 등에서 볼 수 있다.박성민 min@donga.com·최혜령 기자}

《 앞으로 안전법규를 지키지 않았다가 인명 피해가 날 경우 처벌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전 관련 법령을 준수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유발한 경우 가중처벌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안전처는 각 부처와 함께 안전사고 때 책임자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구체적인 처벌 규정 강화안은 올 12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지역별 ‘안전 성적표’도 4일 공개됐다. 안전처는 범죄와 화재 교통사고 등 7개 분야의 지역안전지수를 최초로 분석해 발표했다. 》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뿌리내릴 때까지 안전 관련 법령을 강화해야 합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사진)이 안전사고 가중처벌제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다. 박 장관은 안전처 출범 1주년(19일)을 앞두고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본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어린이보호구역을 예로 들며 “보호구역에서 교통법규 위반으로 사고가 나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때 처벌 수위를 지금보다 2, 3배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일반도로보다 2배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사고 때 처벌 수위는 큰 차이가 없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공무원의 기강 확립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재난관리기본법에 규정된 안전감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안전관리 의무에 소홀한 공무원의 징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안전감찰권은 공무원 징계 요구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안전처 출범 후 53건의 감찰 적발에서 징계는 단 1건에 그쳐 ‘솜방망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 대신 개선 의지가 강한 곳에는 ‘당근’도 제공한다. 박 장관은 “정부가 예산의 80%를 지원해도 지방자치단체가 나머지 20%를 마련하지 못해 재난 예방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가 있다”며 “재정이 열악한 기초지자체에는 사업비 전액을 정부가 보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한 돈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안전처는 내년에 특별교부세 등 총 9295억 원을 재해 수습과 예방에 쓸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안전불감증’을 없애기 위한 의식 변화를 당부했다. 박 장관은 “지자체가 복지에 신경 쓰는 만큼 안전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지방선거나 국회의원선거 때 후보들이 안전공약으로 경쟁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착한운전’을 실천하는 모범 화물차 운전자에게 최고 50만 원의 주유상품권이 지급된다. 한국도로공사와 교통안전공단은 내년부터 4.5t 이상 화물차 운전자 중 30%를 선발해 10만∼50만 원의 주유상품권을 지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충남 서산 레미콘 전복사고, 경북 상주터널 시너통 폭발사고 등 잇따르는 화물차 사고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모범운전자로 선발되려면 교통사고와 두 가지 법규 위반(과적, 적재불량) 기록이 없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한 운전자 가운데 디지털운행기록계에 나타난 위험운전(과속, 급정지 등) 횟수가 적고 교통법규 위반 차량 신고 건수가 많은 상위 30%를 선발한다. 차로이탈 및 추돌 경고 장치를 설치하면 가산점을 주고, 과적과 적재불량을 제외한 일반법규 위반 시에는 벌점만큼 점수를 깎는다. 상위 1% 운전자는 50만 원, 5%는 30만 원, 30%는 10만 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받는다. 모범운전자 신청은 다음 달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하이패스 홈페이지(www.excard.co.kr)와 한국도로공사, 교통안전공단 지역본부에서 할 수 있다. 평가기간은 내년 1월부터 6월까지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황우석 박사의 복제견 2마리가 인명구조견으로 활약한다. 국민안전처 중앙119구조본부는 27일부터 이틀간 치러진 인명구조견 2급 공인인증평가에서 복제견인 ‘다솔’과 ‘나라’가 합격했다고 28일 밝혔다. 복제견이 인명구조 평가에 합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에도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스프링어 스패니얼 수컷인 다솔은 2013년 2월 인명구조견 ‘수안’의 체세포를 복제해 태어났다. 다솔은 산악수색과 종합전술 평가에서 273점을 받아 합격 기준 210점을 통과했다. 2012년 10월 태어난 독일 셰퍼트 수컷 나라는 4월 1차 평가에서 낙방했지만 이번에 239.5점을 받아 합격했다. 하지만 함께 응시한 나라의 형제견 ‘누리’는 복종 테스트에서 불합격 처리됐다. 모두 2013년 황 박사가 안전처에 기증한 복제견이다. 이번 평가를 통과한 다솔 나라를 비롯해 인명구조견 6마리는 전국 시도 소방본부에 신규 투입되거나 노후견을 대체한다. 현재 22마리가 활약 중이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2875차례 출동해 생존자 115명, 사망자 150명을 찾아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어획물을 많이 싣기 위해 어선을 불법 개조한 조선소와 어민들이 해경에 적발됐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들이 불법 개조한 어선은 83척에 이른다. 울산해양경비안전서는 27일 어민 박모 씨(50)와 조선업체 대표 김모 씨(48) 등 16명을 어선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선박검사를 부실하게 한 선박안전기술공단 소속 선박검사원 2명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조타실 위 선원 휴식공간을 없애고 배 뒷부분을 연장하는 수법으로 어획물 보관 공간을 늘렸다. 해양수산부 어선검사지침에는 선원 복지공간은 갑판 용적의 두 배까지 증축할 수 있고, 선미 부력부는 3m까지 증설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박 씨 등은 검사를 받은 뒤 용적률을 300%나 늘린 구조물을 설치하거나 선미를 5m까지 연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7.93t급 어선의 용적 t수가 21t으로 늘어난 사례도 있었다. 불법 개조 대가로 조선업체는 한 척당 2000만~6000만 원을 받았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부실한 선박 안전관리 행태도 여전했다. 선박검사원들은 선박을 실제 물에 띄우는 항해검사를 생략한 채 건조검사보고서 등을 허위로 작성했다. 해경 관계자는 “불법 증축은 선박의 복원력을 크게 약화시켜 전복 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
소방장비 납품계약 감사를 중단하도록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진 고위직 소방공무원 3명이 직위해제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안전처는 22일 박두석 소방조정관(소방정감), 김일수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장 등 3명을 중징계 요구 의견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소방정감은 전국 소방관 가운데 두 번째 고위직이다. 박 소방조정관은 지난해 소방방재청 국장으로 재임하면서 소방장비 납품계약 감사를 중단시킨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와 안전처 조사에서 드러났다. 당시 공개된 감사 내용에 따르면 특수소방차량 등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견적이 부풀러져 예산 63억 원이 낭비됐다. 실무자가 만든 감찰 보고서의 수위를 낮추도록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안전처 감찰실 관계자는 “감사가 확대될수록 비위사실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 감사를 빨리 끝내도록 압력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소방조정관 등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안전처는 감사 대상 직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
지난 1년 간 국민안전처 ‘안전신문고’에 접수돼 개선된 생활 속 안전 위협 요소가 4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는 지난해 9월 30일부터 접수된 신고 5만4272건 가운데 3만8755건(71.4%)이 개선됐다고 21일 밝혔다. 7937건(14.6%)는 신고 내용이 불분명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5452건(10%)은 처리 절차를 밟고 있다. 신고 유형별로는 도로 파손 등 시설안전 사례가 2만906건(38.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호등 등 교통안전 1만4968건(27.5%), 놀이시설 등산로 등 생활안전 5810건(10.7%), 어린이집 학교폭력 등 사회안전 2925건(5.4%), 가스통 전선 등 산업안전 1305건(2.4%) 순이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의 효과도 컸다. 전체 신고 중 안전신문고 앱을 통한 신고가 3만9970건으로 74%나 됐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안전사고는 일상의 사소한 부분에서 발생한다”며 “국민 모두가 안전신고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

고층건물이 즐비한 싱가포르의 민방위학교에는 10층짜리 훈련용 건물이 있다. 높이가 37.5m에 달한다. 건물의 각 층은 훈련 목적에 따라 다르게 꾸며졌다. 지하철이나 선박 노래방 호텔 등의 내부 구조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각각의 재난 상황에 따른 맞춤형 훈련이 진행된다. 내부에는 폐쇄회로(CC)TV와 열화상 카메라가 있다. 훈련과정을 점검하기도 하지만 혹시 모를 사고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1999년 설립된 싱가포르 민방위학교에는 각기 다른 훈련과정이 642개나 된다.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 참사, 세월호 침몰 등 대형 재난이 끊이지 않았던 한국의 재난교육 시스템은 어떨까. 기본적으로 배우고 가르칠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1986년 세워진 충남 천안시 국가민방위재난안전교육원과 중앙소방학교가 사실상 전부다. 이곳에서 소방공무원과 일반 시민 등 연간 10만여 명이 교육받고 있다. 이마저도 시설이 낡아 고층빌딩 화재 등 새로운 형태의 재난은 교육훈련에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다. 실제 상황에서 훈련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려운 이유다. 2017년 충남 공주시에 문을 열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는 싱가포르 민방위학교나 스웨덴 소방학교를 넘어서는 첨단 재난 교육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싱가포르 민방위학교 면적(9만 m²)의 4배가 넘는 42만 m² 크기의 땅에 15층 규모의 복합고층화재 진압훈련장(복합훈련장) 등 대규모 훈련 체험시설로 이뤄진다. 21일 기공식이 열리며 2년에 걸쳐 사업비 2204억 원이 투입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시나리오별 맞춤 훈련시설이다. 복합훈련장은 싱가포르처럼 층별로 다양한 화재 상황을 설정해 구조대원들의 현장 대응력을 높일 예정이다. 초고층 건물의 화재진압 훈련도 가능하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처럼 주변 건물로 불이 번지기 쉬운 도심의 밀집형 주거시설도 생생하게 재연된다. 2012년 경북 구미시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처럼 최근 자주 발생하는 유해화학물질 사고에 대비한 훈련시설도 들어선다. 또 집중호우에 대비한 계곡 탈출 훈련, 홍수 수압 체험장 등 다양한 민방위체험시설도 설치될 예정이다. 국민안전처 김인한 교육연구단지 건립추진단장은 “심폐소생, 화재 대피 등 여러 곳에 나뉘어 있던 교육 과정을 한곳에 모아 체험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마땅한 시설이 없어 그동안 이론 중심으로 진행되던 훈련 프로그램은 철저히 실습 위주로 바뀐다. 기존 천안교육장이 이론과 실습을 5 대 5 비율로 가르쳤다면 공주 교육연구단지는 실습 비중을 70%까지 높여 현장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일반 시민을 포함한 연간 교육인원은 3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 소방관들의 기대는 크다. 전남 나주소방서 김현수 팀장은 “교육단지가 만들어지면 현장에서의 혼란이 사라지고 어떤 화재나 구조 상황에서도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실제 재난상황을 그대로 재연한 교육 훈련장을 기반으로 해 재난관리 전문가와 소방공무원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승객 안전을 뒤로한 채 스마트폰 게임을 하며 운전대를 잡은 시내버스 기사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버스는 서울 강서구 송정동과 경기 김포시 하성면을 오가는 버스로 알려졌다. 유영근 김포시의회 의장이 14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공개한 영상에는 버스 기사가 운전석 왼쪽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게임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기사는 버스가 신호대기로 정차하자 30초 동안 왼손으로 게임에 몰두했다. 좌회전 신호를 받아 버스가 출발했지만 게임을 계속 작동시켜 둔 상태였다. 당시 버스에서는 “졸음, 과속, 전방주시 태만을 주의하자”는 교통사고 예방 방송이 흘러나왔지만 기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게임에 집중했다. 유 의장에 따르면 이 영상은 한 40대 여성이 6월 초 오전 7시경 촬영해 제보했다. 출근시간인데다 비까지 내려 교통사고 위험이 큰 상황이었다.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승용차 6만 원, 승합차 7만원의 범칙금을 내야하며 벌점 15점이 부과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14일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남 서산시 레미콘 사고의 원인은 교차로 신호 주기 ‘2분 30초’를 기다리지 못한 운전사의 조급증이 부른 참사였다. 15일 서산경찰서에 따르면 레미콘 운전사 김모 씨(44)는 경찰 조사에서 “현장에 빨리 가려고 신호를 위반했다”고 진술했다. 당초 김 씨는 사고 직후 신호 위반 사실을 부인했다. 김 씨는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면서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날벼락 같은 사고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하루 종일 ‘레미콘 사고’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오르내렸다. 끔찍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시민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분노를 표출했다. 한 누리꾼은 인터넷 댓글에서 “정직하게 법을 지킨 사람들이 불법 운전사에게 희생되는 사회가 과연 정상이냐”며 비판했다. 직장인 김동현 씨(33)는 “대형 트럭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급커브를 돌면 차체가 기우는 게 눈앞에 보여 늘 조마조마하다”며 “운전할 때나 걸어 다닐 때나 가장 무서운 건 화물차”라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사고 직전 레미콘 앞으로 나온 오토바이 운전자를 비난했지만, 서창선 서산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은 “오토바이는 신호에 맞게 정상 주행했다”고 밝혔다. 아찔한 화물차 사고가 또 발생했다. 15일 오전 강원 태백시에서 졸음운전을 하던 원모 씨(35)의 덤프트럭(25t)이 중앙선을 넘어 주행하다 마주 오던 테라칸 차량과 충돌해 테라칸 운전사 김모 씨(71)가 크게 다쳤다. 충북 청주시에서도 덤프트럭이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고 달리다 유치원 버스 2대를 들이받았다. 버스 2대에는 유치원생 52명이 타고 있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도로 위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대형 화물차의 ‘반칙 운전’을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차체가 높은 대형 화물차는 사고 때 넘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 이번처럼 화물차가 넘어진 사고는 최근 3년간 610건이나 발생했다. 한 해 평균 200건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과적과 구조 변경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 김정훈 차장은 “적재물을 많이 쌓으면 차량의 무게중심이 올라가 쓰러질 위험이 커진다. 핸들 조작도 쉽지 않아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교통안전공단 실험 결과 화물을 적정 적재량(5t)보다 10t가량 더 싣자 전복 위험이 57.3%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차가 사고를 내면 사망자가 발생할 확률도 높다. 화물차 사고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3.8로 전체 교통사고(2.13)보다 78%나 높았다. 지난해 화물차 사고 사망자 수(1073명)는 전체 사고 사망자의 22.5%에 달했다. 고속도로에서는 사망자의 40.9%(112명)가 화물차 사고로 발생했다. 화물차 운전사들의 ‘안전 불감증’도 문제다. 화물은 물론이고 대형 컨테이너조차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추락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적재물로 인한 사고가 204건 발생했다. 경찰이 지난해 적재 불량으로 단속한 차량도 6만8000여 대에 이른다. 하지만 적재 불량 범칙금은 5만 원에 불과해 억제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박성민 min@donga.com·최혜령 / 청주=장기우 기자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tbs교통방송}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 당시 투자금융회사 모건스탠리 본점은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입점해 있었다. 약 3000명이 사망한 끔찍한 테러였지만 모건스탠리 직원과 고객 대부분은 무사히 건물을 빠져나왔다. 8년 넘게 꾸준히 실시해 온 대테러 대비훈련 덕분이었다. 재해복구 시스템 덕에 하루 만에 업무를 재개해 손실도 최소화했다. 기업의 재난관리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여기엔 보안 책임자 릭 레스콜라의 역할이 컸다. 그는 경영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난 대비 훈련을 반복했다. 비상대피 요령을 몸에 익힌 2500여 명의 직원들은 갑작스런 테러에도 허둥대지 않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 릭 레스콜라는 끝내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했지만 9·11 테러의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다. 국민안전처가 릭 레스콜라와 같은 기업재난관리 전문가 양성에 발 벗고 나선다. 안전처는 14일 숭실대학교와 기업재난관리 특성화대학원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숭실대는 내년부터 일반대학원에 기업재난관리학과를 신설해 석박사급 재난전문 인력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안전처는 연구비와 장학금 등 매년 2억 원을 3년 동안 지원하기로 했다. 안전처 정근영 기후변화대책과장은 “정부와 학계가 협력해 기업재난관리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국내 항만에도 1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중국 텐진(天津)항 폭발과 같은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는 ‘대규모 화학물질 취급시설 정부합동점검’ 결과 174건의 개선 사항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안전처는 8월 전국 무역항 11곳과 위험물 취급 사업장 6곳의 안전 실태를 점검했다. 한 곳당 10건 이상의 위반 사항이 적발된 셈이다. 울산항은 위험물 관리가 가장 취약한 곳으로 지적됐다. 분리 보관해야 할 불화수소를 안전펜스도 없이 일반화물과 함께 보관하다 적발됐다. 허가받지 않은 20톤가량의 고압가스도 발견됐다. 안전처는 울산항, 부산항 등을 이용하는 5곳의 사업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 밖에도 위험물 저장탱크에 누출방지벽을 설치하지 않거나 소방시설이 부식된 12건에 대해선 시정명령을 내렸다. 액체물질 높이표시장치가 고장 나 화학물질이 넘칠 우려가 있는 등 사고 위험이 높은 154건도 적발됐다. 안전처가 후속 조치 이행 상황을 점검한 결과 전체 174건 중 149건(86%)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처 정종제 안전정책실장은 “해외 사례를 꾸준히 모니터링 해 유사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안전실태를 점검하고 제도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소방차량 교통사고가 최근 5년 새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 전문 소방관은 줄어든 반면 ‘골든타임 5분’을 지키기 위해 운전을 서두르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국민안전처는 최근 5년 동안 소방차량 교통사고가 2124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2010년 352건에서 지난해 534건으로 51.7% 늘었다. 같은 기간 출동건수는 29.6% 증가해 사고 증가폭이 더 컸다. 대구(67.2%)와 대전(63.1%)은 소방차량 1대당 사고 발생률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소방차량 운전에 서툰 소방관이 늘면서 사고가 잦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2006년부터 ‘운전직’ 소방관을 별도로 뽑지 않았다. 지난 5년 간 운전경력 5년 미만의 운전 요원이 낸 사고가 전체의 48.8%에 달했다. 중앙소방본부 관계자는 “올해 소방공무원 임용기준을 바꿔 내년부터는 운전 전문요원을 채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고를 유발하거나 통행에 방해가 되는 요소도 적극 개선할 방침이다. 올 1월 의정부 화재 당시 진입로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초기 진압 기회를 놓쳤다. 안전처는 지자체가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설치할 때 관할 소방서장과 협의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
‘죽음의 고속도로’가 추석 명절에 한 가족의 행복을 앗아 갔다. 정체된 도로에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고 달리던 운전자의 ‘반칙 운전’과 중앙분리대가 없어 맞은편 차로에 무방비로 노출된 도로 구조가 빚은 참사였다. 27일 오전 11시경 경북 고령군 성산면 88고속도로 광주 방면 15km 지점에서 박모 씨(55)의 오피러스 승용차가 차량 정체로 서 있던 아반떼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아반떼 차량은 맞은편 차로로 튕겨져 나가 마주 오던 승용차와 충돌한 뒤 불이 붙었다. 이 사고로 아반떼 운전자 이모 씨(55)의 큰딸(22)과 아들(15)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대구와 전남 담양을 잇는 88고속도로는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아 ‘죽음의 고속도로’로 불린다. 중앙분리대가 없는 편도 1차로 도로가 전체 구간(183km)의 75%에 달해 충돌 사고에 취약하다. 급커브와 급경사 구간도 많아 베테랑 운전자도 핸들을 잡기 두려운 구간이다. 지난해 한 차로(100km 기준)당 사망자 수는 3.3명으로 전체 고속도로(1.6명)의 두 배가 넘었다. 부족한 휴게 시설도 사고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대구 방면으로는 휴게소가 3곳에 불과해 평균 간격이 45km나 됐다. 그나마 올 연말 왕복 4차로 확장 공사가 끝나면 사고 위험은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전 구간에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휴게소 8곳, 졸음쉼터 4곳 등 평균 25km 마다 휴게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5일 제주 추자도 근처 해상에서 발생한 돌고래호 전복 사고 때 조난자 3명을 구한 어민 부부가 제1호 ‘참 안전인’에 선정됐다. 국민안전처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 열린 시상식에서 박복연(54) 김용자 씨(52) 부부에게 ‘참 안전인 상’과 함께 100만 원씩의 포상금을 수여했다. 박 씨 부부는 사고 다음 날인 6일 새벽 거센 풍랑 속에서 뒤집힌 선체를 붙들고 있던 생존자 3명을 구했다. 박 씨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이 눈에 밟혀 상을 받는 게 죄송하다. 하루빨리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 안전인 상’은 재난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인명을 구해 낸 국민에게 국민안전처와 전국재해구호협회가 공동으로 주는 상이다. 박 씨 부부가 첫 수상자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시속 56km로 달리던 승용차가 그대로 콘크리트 벽을 들이받았다. 앞좌석에 앉았던 부모는 에어백이 터져 별로 다치지 않았다. 조수석 뒤에 앉은 딸은 카시트 덕분에 큰 부상을 피했다. 그러나 안전벨트도 매지 않고 카시트도 없던 여섯 살 아들은 차량 내부 곳곳에 머리와 가슴을 수차례 부딪힌 뒤 의식을 잃었다. 22일 경기 화성시 송산면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된 카시트 미착용 차량 충돌 실험의 한 장면이다. 카시트를 착용하지 않은 어린이 인체 모형은 무릎과 얼굴이 운전석 뒷면에 부딪혔다. 다시 튕겨 나와선 뒷좌석에 머리를 부딪혔다. 이 정도 충격을 받으면 키 1m 남짓의 여섯 살 어린이가 머리에 충격을 받고 ‘6시간 이상의 의식불명’에 빠질 확률이 98.1%에 이른다. 그러나 카시트를 착용하면 이럴 확률이 5%로 떨어진다. 교통안전공단 김대업 선임연구원은 “이 정도 충격이면 머리뿐 아니라 가슴 상해까지 겹쳐 사망할 확률이 99%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청 실험 결과에 따르면 카시트를 사용할 경우 2세 미만 영아는 71%, 3∼6세 유아는 54%의 사망률 감소 효과가 있다. 하지만 국내 카시트 착용률은 오히려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2년 39.4%로 가장 높이 올라간 뒤 갈수록 하락해 지난해 30%까지 떨어졌다. 카시트 사용 문화가 정착된 독일(96%), 영국(95%) 등과 비교할 수조차 없는 수준이다. 추석과 설처럼 명절 연휴에는 장거리를 운전해야 하고 통행량도 많아 카시트 사용이 더욱 필요하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오히려 평소보다 카시트 사용에 애를 먹는다. 울고 보채는 아이를 오랜 시간 카시트에 ‘붙잡아 놓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속도로에선 좌우 뒷좌석을 오가며 장난을 치거나 부모가 품에 안고 재우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부모가 아이를 안고 타는 것 역시 절대 피해야 할 습관 중 하나다. 사고가 났을 때 아이는 부모의 ‘에어백’ 역할을 하게 된다. 이때 성인 몸무게의 7배에 해당하는 충격이 아이에게 전해진다. 교통안전공단은 3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정 중 저소득층 및 사회적 취약 계층에 무상으로 카시트를 지원하고 있다.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도 놓치기 쉽다. 지난해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21.8%에 그쳤다. 최근 5년간 고속도로 안전벨트 미착용 사망자 517명 가운데 뒷좌석 탑승자는 120명(23.2%)이다. 72명(13.9%)이 숨진 조수석 탑승자보다 많았다. 한국도로공사 김동국 교통사고분석차장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뒷좌석 탑승자가 앞좌석을 가격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tbs교통방송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