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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보다 못한 고속도로.’ 1984년 완공된 88고속도로를 일컫는 표현이다. 명색이 고속도로인데 왕복 2차로에 중앙분리대도 없어 유달리 대형 교통사고가 잦았던 탓이다. ‘죽음의 도로’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88고속도로가 22일 왕복 4차로로 확장 개통됐다. ‘광주∼대구고속도로’라는 새 이름도 얻었다. 4개였던 터널이 26개로, 118개였던 교량이 150개로 늘어나면서 구불구불했던 도로가 곧게 펴졌다. 덕분에 전 구간 길이도 182km에서 172km로 짧아지고 운행시간도 1시간 40분대로 30분가량 단축됐다. 전 구간 확장과 중앙분리대 설치로 과거 88고속도로의 고질병이었던 중앙선 침범 사고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 구간이 직선화되면서 과속에 따른 사고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보 취재진이 개통에 앞서 직접 현장을 달려 보니 벌써부터 상향된 제한속도인 시속 100km를 초과해 달리는 차량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남대구 나들목(IC) 등 고속도로 곳곳에는 “개통 초기 과속 교통사고에 주의하십시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자동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88고속도로가 직선화되면서 ‘달리기’가 아주 좋아졌다”며 은근히 과속을 부추기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이에 비해 과속 방지 설비는 부족하다. 현재 광주∼대구고속도로 전 구간에 설치된 과속 단속 카메라는 고정식과 이동식을 합쳐 대구 방향 8개, 광주 방향 6개가 전부다. 그나마 옛 88고속도로에서 옮겨진 카메라는 아직 작동하지 않아 실제론 양방향 합쳐 10대 정도만 운영 중이다. 또 광주 방향 경북 고령 나들목∼가조 나들목 구간은 도로 밖이 수십 m 높이의 낭떠러지인데 철제 가드레일만 설치돼 있었다. 비슷한 다른 구간의 경우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 바깥쪽에도 콘크리트 차단벽이 설치돼 있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휴게소도 완공되지 않았다. 광주 방향 두 번째 휴게소인 거창휴게소를 지나면 60km 넘게 달려야 지리산휴게소가 나타난다. 신설 예정이었던 함양휴게소와 남원휴게소는 빨라야 2018년 문을 연다. 중앙선 침범에 따른 충돌사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앞서 올 추석 연휴 때 중앙분리대가 없는 경북 고령군 성산면에서 난 사고로 남매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이 탄 아반떼 승용차가 뒤 차량에 받혀 반대 차로로 튕겨져 나간 뒤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한 것이다. 현재 이곳에는 1m 높이의 콘크리트 중앙분리대가 상하행 구간을 나누고 있다. 터널 내 안전시설도 강화됐다. 고령 나들목∼가조 나들목 구간과 함양 나들목∼남원 나들목 구간에 설치된 26개의 터널에는 비상시 반대편 터널로 피할 수 있는 대피소와 비상소화장치, 비상전화 등이 마련됐다. 가야3터널에는 무지갯빛 조명이 설치돼 졸음운전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 ‘3多道’ 중부내륙고속道, 교통사고 사망률 두번째 ▼88고속도로가 22일 광주∼대구고속도로로 확장 개통되면서 ‘죽음의 도로’라는 오명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불명예를 물려받게 될 도로로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꼽힌다. 경기 양평과 경남 창원을 잇는 중부내륙고속도로는 150km 이상 장거리 노선 가운데 88고속도로를 제외하고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다. 사망자(2012∼2014년)도 경부고속도로(179명), 서해안고속도로(82명)에 이어 영동고속도로(70명)와 함께 세 번째로 많다. 같은 기간 전체 고속도로 사망자가 26.2% 줄어든 반면 중부내륙고속도로는 2012년 23명에서 지난해 26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중부내륙고속도로는 해발 300m가 넘는 산간지역 구간이 많다. 이 때문에 기온이 낮아 도로가 쉽게 얼어붙는 겨울철이 특히 위험하다. 가장 주의할 곳은 터널이 끝나는 지점. 터널 밖은 안보다 지면 온도가 낮아 도로 상태가 다를 수밖에 없다. 터널 밖으로 나오며 속도를 올리다 얼어붙은 도로에 미끄러져 추돌사고를 내는 사례가 많다. 중부내륙고속도로의 터널은 100km당 23개로 경부고속도로(6개)의 4배에 이른다. 전체 도로의 30%를 차지하는 교량 구간을 지날 때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일반 노면은 지열 때문에 잘 얼지 않는다. 하지만 상판 위아래로 찬바람이 부는 교량은 서리나 밤이슬이 그대로 얼어붙는 일이 많다. 고속도로순찰대 3지구대 박재현 경위는 “교량 위는 도로가 미끄러운 데다 강풍까지 불어 굽은 길을 달릴 때는 속도를 반드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고지대 특성상 안개도 잦다. 중부내륙고속도로에는 시정 250m 이하의 짙은 안개가 연간 30일 이상 지속되거나 3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안개위험구간이 창녕낙동강교, 남지교 등 3곳이다. 중부내륙고속도로의 또 다른 복병은 화물차다. 수도권과 영남권을 경부고속도로보다 빨리 오갈 수 있어 화물차 운행이 다른 고속도로보다 50%가량 많은 곳이다. 최근 3년 동안 교통사고 사망자의 60%(42명)가 화물차 사고로 숨졌다. 올해 10월 상주터널 안에서는 화물차가 넘어지면서 싣고 가던 시너통이 폭발해 대형 인명사고가 날 뻔했다. 한국도로공사 김동국 사고분석차장은 “일반 운전자들도 과속이나 차로 위반 화물차에 위협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사고 예방을 위해 졸음쉼터와 과속단속 카메라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대구·남원=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공동기획: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tbs교통방송}
내진설계가 의무화되기 전에 지어진 공공시설물의 내진보강 비율을 정부가 2020년까지 7% 높이기로 했다. 국민안전처는 21일 ‘2단계 기존 공공시설물 내진보강 기본계획’에 따라 현재 42.4%인 내진보강 시설물 비율을 5년 뒤 49.4%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공시설물의 내진 설계 기준은 1988년 처음 도입돼 높이 6층 이상 또는 총면적 10만㎡ 이상 건축물에 적용돼 왔다. 2005년부터는 3층 이상 또는 총면적 1000㎡ 이상으로 강화됐다. 그러나 한반도의 지진 발생 우려가 커지면서 내진설계 기준에 포함되지 않았던 건물의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9년부터 지진재해대책법을 통해 공공시설물의 내진 기능을 보강해왔다. 2011년부터 진행된 1단계 사업으로 내진보강 비율은 37.2%에서 올해 말 42.4%로 개선됐다. 현재 내진보강 대상 건축물은 학교 병원 등 31종, 11만여 개에 이른다. 안전처는 이달 초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의 내진보강 사업을 위해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78억 원을 지원했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
안전검사에 불합격하거나 검사를 받지 않은 승강기 234대가 불법 운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안전처는 지난달부터 전국의 승강기 55만여 대 가운데 운행이 금지된 승강기 1만6369대를 점검한 결과 234대를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195대 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적발된 승강기 가운데 59대는 안전검사에 불합격했고, 175대는 검사를 받지 않았다. 건물별로는 근린생활시설(79대), 공동주택(49대), 단독주택(43대) 순이었다. 5층 미만 소규모 건축물이 대부분인 근린생활시설이나 이용자가 적은 소형주택의 승강기 유지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안전처는 적발된 승강기를 운행정지 시키고 해당 자치단체에는 관리주체를 고발 또는 행정처분 하도록 통보했다. 현행법상 안전검사에 불합격한 승강기를 운행하다 적발되면 최고 징역 3년 또는 벌금 3000만 원에 처해진다. 검사를 받지 않고 운행할 때에는 최고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 원을 물어야 한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
내년부터 65세 이상의 사업용 버스 운전자는 7가지 유형의 자격유지검사를 받아야 한다. 시내버스 시외버스 고속버스 전세버스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65∼69세 운전자는 3년에 한 번, 70세 이상은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지난해 말 개정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에 따른 것으로 택시와 일반 운전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교통안전공단은 17일 연세대 인간행동연구소와 함께 고령 운전자의 운전습관과 신체 특징을 반영한 자격유지검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검사는 기기 설치가 시작되는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하반기에는 전국 15개 운전적성검사장에서 진행된다. 내년에 검사를 받아야 하는 65세 이상 운전자는 6000여 명에 이른다. 자격검사는 운전자의 시야 범위를 측정하는 시야각 검사를 비롯해 △신호등검사 △화살표검사 △도로찾기검사 △표지판검사 △추적검사 △복합기능검사로 구성됐다. 시각자극 반응 수준과 공간정보 판단 능력 등 노화에 따라 떨어지는 신체 능력을 집중적으로 검사한다. 위험 표지를 보고 브레이크를 밟는 속도를 측정하거나 제시된 목적지로 안내하는 표지판을 찾는 형식이다. 2개 항목에서 가장 낮은 5등급 판정을 받으면 버스를 운전할 수 없다. 부적합 판정을 받았을 경우 14일 후 재검사를 받을 수 있다. 부적격 운전자가 운행을 하다가 적발되면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운수업체는 180만 원의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고령 운전자 200만 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최근 3년간 6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비율은 전체(66만2562건)의 8.0%(5만3055건)였지만 사망자 비율은 전체(1만5246명)의 14.5%(2218명)나 됐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012년 4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의 5층짜리 상가 건물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진화 과정에서 오래된 건물이 붕괴돼 소방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소방관 1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소방관이 순직하게 된 근본적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다. 화재가 난 건물의 붕괴 위험도와 화재 진압 작전의 적절성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최종 보고서가 나온 건 2013년 11월. 19개월이 걸려 완성됐다. 조사위원들은 해당 소방서와 지역 소방노동조합, 필라델피아 시의 관련 부서를 상대로 1년 넘게 조사를 했다. 이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건물 관리와 소방 인력 운영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이렇게 완성된 보고서는 97페이지에 달했다. 이 보고서에는 희생된 소방관에게 적절한 장비가 지급됐는지부터 평소 훈련 내용과 건강 기록까지 상세히 담겼다. 건물 붕괴에 대비한 적절한 교육이 있었는지도 포함됐다. 이런 철저한 조사는 비슷한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지만 안타깝게 희생된 ‘소방영웅’을 보내는 마지막 예우이기도 하다. 미국은 매년 100여 명에 이르는 소방관의 순직을 줄이기 위해 1998년부터 ‘소방관 사망조사 및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붕괴 사고의 경우 건물 지붕과 벽면 바닥 등으로 나눠 상태와 위험도를 분석한다. 보고서가 나오면 온도별 붕괴 실험 등을 실시한 뒤 매뉴얼과 안전사고 예방 지침을 보완한다. 미국과 같은 소방관 사고 조사 프로그램이 한국에서도 시행된다. 17일 충남 천안시 중앙소방학교에 문을 연 ‘재난현장 사고 분석센터’는 소방관 사고를 조사하고 분석해 예방 프로그램과 보호 장비를 개발한다. 센터(311m²)에는 증거물 분석실, 데이터베이스 분석실 등이 있다. 소방관과 연구원 등 11명이 조사와 분석을 맡는다.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33명에 이른다. 소방관 1만 명당 사망률(1.85명)은 미국(1.01명)과 일본(0.70명) 등 선진국을 크게 웃돈다. 지금까지는 소방관이 순직해도 이를 심층적으로 조사해 분석하는 기구가 없었다. 이동성 중앙소방학교장은 “분석센터 출범으로 소방관이 사용하는 기존 보호장비를 개선하고 다양한 재난 유형에 대비하는 교육과정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내년부터 119 구급대로 이송된 환자가 감염병으로 확진될 경우 병원장이 소방서장에게 직접 통보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200만 원이 부과된다. 국민안전처는 17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119구조구급법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현재는 병원장이 감염병 확진 사실을 보건소와 보건복지부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소방서장에 통보하도록 돼 있다. 그 사이 119 대원이나 구급차를 통한 2차 감염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올 10월에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 이송 사실이 14시간 뒤 통보돼 논란을 빚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거짓 구조구급 신고로 119 구급차량을 이용한 얌체족에게 현재보다 최대 2배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민안전처는 허위신고자 과태료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의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고 10일 밝혔다. 개정안이 확정되면 구급차량으로 이송된 후 해당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으면 과태료 200만 원을 물게 된다. 현행 시행령은 허위신고 횟수에 따라 1회 100만 원, 2회 150만 원, 3회 이상 200만 원을 부과한다. 개정안은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최근 5년 간 허위 구조구급 신고로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총 27건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119특수구조대 설치가 완료됐다. 국민안전처는 11일 호남과 충청강원 119특수구조대 발대식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안전처는 지난해 11월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발 빠른 초동대처를 위해 수도권과 영남 119특수구조대를 출범시켰다. 예산과 인력 문제로 호남과 충청강원의 특수구조대 출범은 미뤄져 왔다. 전국 4대 권역 119특수구조대 설치가 완료되면서 재난 대응 공백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두 곳의 특수구조대는 각각 3팀 46명의 대원으로 구성된다. 호남 특수구조대는 서남권 석유화학단지와 도서지역의 특수재난 대응에 주력한다. 충청강원 특수구조대는 중부권 특수재난과 함께 전국 규모의 대형재난 대응도 적극 지원한다. 안전처는 현재 광주와 충남 천안에 마련한 임시 청사를 2018년까지 전남 장성과 충북 충주로 옮기고 훈련시설을 신축할 계획이다. 신설 구조대에는 수중 로봇, 열화상 카메라, 특수소방차량 등 첨단 인명구조장비가 배치된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바다에는 4, 5m 높이의 파도가 몰아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집채만 한’ 파도였다. 3000t급 대형 경비함조차 쉴 새 없이 요동쳤다. 경비함 앞머리를 때리고 부서진 파도는 15m 높이의 4층 조타실을 집어삼켰다. 뭐라도 붙잡지 않으면 제자리에 서있기조차 버거웠다. 배의 기울기를 알려주는 계기판은 2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기울기가) 30도를 넘으면 배가 전복될 수도 있습니다.” 33년째 바다를 지켜온 3009함 함장 이재두 경정(54)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역력했다. 2일 오후 전남 목포항에서 7시간을 달려 도착한 가거도 북서쪽 90km 해역. 거친 파도 사이로 중국 어선이 하나둘 포착됐다. 짙은 안개가 걷히자 어선 숫자는 200여 척으로 늘어났다. 절반가량의 어선에는 가로 세로 약 1m 크기의 녹색 표지판이 달려 있었다. 정상적인 조업 허가를 받은 어선이다. 표지판이 없는 어선은 모두 불법 조업 중이다. 평소 같으면 곧바로 고속단정(고무보트)을 출동시켜야 하지만 높은 파도 때문에 불가능했다. 할 수 있는 건 경고방송뿐. 하지만 중국 어선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비함이 300m 앞까지 접근하자 그제야 어선들은 뱃머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부함장인 전정식 경감(38)은 “최근 중국 어선들은 겨울철에 기상이 나쁘면 단속이 어렵다는 걸 알고 더 활개 친다”고 말했다. 허가를 받은 어선 중에도 불법 조업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 이날 오전 전남 신안군 홍도 남서쪽 50km 지점을 지나던 1010함 레이더에 150t급 중국 어선 2척이 포착됐다. 경비함이 다가서자 이들은 조업을 멈추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어렵사리 고속단정이 접근하자 중국 선원들은 3∼4m에 이르는 죽창을 휘두르며 격렬히 저항했다. 20여 분의 추격전 끝에 붙잡힌 어선 창고에는 고등어 등 사흘간 포획한 어획물 8350kg이 가득했다. 그러나 조업일지에는 2360kg을 잡은 것으로 적혀 있었다. 겨울철 불법 조업 단속은 그야말로 ‘악전고투’다. 단속반원은 눈보라, 거친 파도와 싸우며 죽창과 쇠꼬챙이 가스통으로 무장한 중국 어선에 대응해야 한다. 함정 경력 3년차인 유창진 순경(32)은 “배 한 척을 나포해 끌고 오는 데 다른 어선 3대가 우리 고속단정을 집단 공격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10년 동안 중국 어선 단속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쳤다. 효과적인 단속과 안전을 위해선 10여 종의 장비를 갖춰야 한다. 기자가 직접 방검조끼와 6연발 다목적발사기 등을 착용하자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였다. 최루액 분사기까지 더하니 몸에 짊어진 장비 무게만 28kg에 달했다. 갑판 위에서 몸을 가누는 것은 물론이고 빠르게 달리는 고속단정 위에서 어선에 뛰어오르는 것은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최근 중국 어선들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기동전단이 결정적이었다. 1000t급 이상 경비정 4대를 해상에 16km 간격으로 배치해 합동 단속을 펼치자 선단을 이뤄 집단으로 저항하던 중국 어선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기동전단은 출범 1년 만에 중국 어선 168척을 단속했다. 조성철 서해 해양경비안전본부 기동전단장은 “과거에는 대규모 특별단속을 벌이면 이 기간만 피해 조업하는 불법 어선 때문에 효과가 떨어졌다”며 “불법 조업 행태가 갈수록 진화하는 만큼 단속 강화를 위한 함정과 인력 보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안=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내년부터 다중이용시설이나 연면적 500㎡ 이상의 공장은 폭설 때 의무적으로 지붕 위 눈을 치워야 한다. 지난해 2월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처럼 폭설로 인한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국민안전처는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겨울철 자연재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붕 제설 의무규정에 벌칙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제설범위를 지붕까지 확대하는 ‘자연재해대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과태료 부과 등 벌칙 조항은 여론의 반발을 의식해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의무규정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처벌 수위를 높이는 근거가 될 수 있어 강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전처는 폭설 인명피해 우려시설도 집중 관리한다. 노후주택이나 조립식 철골구조 시설물 등 2332개 건축물에 담당자를 지정한다. 2148개 제설 취약구간도 담당 책임제를 운영한다. 박인용 안전처 장관은 “정부의 예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내 집 앞 눈 치우기, 대중교통 이용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30일 오전 2시 20분경 경기 오산시 경부고속도로 부산방면 377km 지점. 허모 씨(42)의 스타렉스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옆으로 넘어진 차량은 1차로와 2차로에 걸쳐 멈춰 섰다. 허 씨는 사고 충격으로 3차로까지 튕겨져 나왔다. 사고 차량을 발견하지 못한 유모 씨(58)의 쏘렌토 차량이 허 씨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도로는 아수라장이 됐다. 날이 어두운데다 길이 왼쪽으로 굽은 구간이라 사고 피해가 컸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1t 화물차가 쓰러져 있던 허 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밟고 지나갔다. 경찰은 허 씨가 이 때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택시 운전자 정모 씨(59)는 “덜컹 밟히는 느낌이 났지만 사고차량 파편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끔찍한 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차량 상태가 의심스러웠던 택시와 화물차는 사고 지점에서 50m가량 떨어진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 순간 승용차 한 대가 갓길로 돌진해 택시를 들이받았다. 뒤늦게 추돌 차량들을 발견한 운전자 김모 씨(27)가 급히 핸들을 꺾어 갓길에 차를 세우려다 사고를 낸 것이다. 이 사고로 택시에 타고 있던 황모 양(16)이 머리를 크게 다쳐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차량을 발견하면 옆 차선도 조심해서 지나가야 한다. 2차 사고 운전자들의 부주의가 아쉽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2차 사고는 사망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0년부터 최근 5년간 391건의 2차 사고로 234명이 숨졌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확률(11.8%)보다 치사율(59.8%)도 크게 높다. 올해도 10월까지 26명이 숨졌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
내년부터 국민안전처 장관도 정부의 규제개혁위원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처 관계자는 “안전처 장관을 규제개혁위 정부위원에 포함시키기로 최근 정부 내 의견이 모아졌고 이를 위한 행정규제기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고 23일 밝혔다. 규제개혁위는 1998년 정부의 규제정책 심의조정을 위해 설치된 대통령 직속 기구다. 불필요한 규제를 정비하고 새로운 규제를 만들 때 적절성을 심사한다. 기업 활동이나 국민 생활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미리 걸러내는 것이 목적이다. 규제개혁위는 20∼25명으로 구성된다. 현재는 위원장 2명과 정부위원 6명, 민간위원 12명이 활동 중이다. 시행령에 명시된 내용에 따라 정부위원으로 기획재정부·행정자치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공정거래위원장, 법제처장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행자부에서 재난안전 정책을 총괄하는 안전처가 분리된 뒤 안전규제의 지나친 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안전처는 올 상반기부터 규제개혁위 참여를 꾸준히 건의했다. 박인용 장관을 비롯해 실무진이 국무회의나 국무총리실 주재 회의 때마다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전처 관계자는 “현행 행정규제기본법은 전체 위원을 25명 이하로 하고 민간위원이 과반수가 돼야 한다는 규정만 있기 때문에 안전처 장관 포함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안전처는 올해 안에 시행령이 개정돼 내년부터 열리는 규제개혁위에 장관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안전규제 완화는 까다로워지고 신설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찰청은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려고 했지만 소지허가 신청과 허가 갱신이 ‘비(非)중요’ 항목으로 분류돼 본심사에 상정되지 못했다. 하지만 기업 등 민간에 부담을 주는 규제 신설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규제개혁위는 정부부처의 무조건적인 규제를 막는 유일한 힘”이라면서 “잘못된 규제를 없애거나 개선해 ‘스마트’한 규제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민 min@donga.com·최혜령 기자}

《 지난해 세월호 사고 이후 공직사회도 큰 변화를 맞았다. 해양경찰청이 해체돼 신설된 국민안전처로 흡수됐으며 당시 안전행정부에 있던 인사조직은 독립돼 인사혁신처가 탄생했다. 기대와 우려 속에 탄생한 안전처와 인사처가 19일 첫돌을 맞는다 》‘외부로부터의 공직사회 개혁.’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공직사회 개혁의 방향이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당시 안전행정부 내의 인사 조직을 따로 떼어내 인사혁신처를 출범시켰다. 인사 파트에서 30년 넘게 근무했던 이근면 삼성광통신 고문이 인사처 수장으로 ‘깜짝’ 발탁됐다. 민간보다 상대적으로 정체된 공직사회를 외부 인사전문가의 수술로 보다 역동적인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취지였다. 인사처는 우선 민간 전문가에게 공직 문호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 9월 말 기준 437개 개방형 직위 중 165개(37.8%)가 민간인만 지원할 수 있는 ‘경력개방형 직위’로 정해져 있다. 민간에 개방하겠다고 해놓고 전현직 퇴직 공무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행태를 없애겠다는 의지다. 게다가 별도의 공개채용 절차 없이 우수한 민간 전문가를 ‘모셔오는’ 민간전문가 스카우트 제도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표준정책국장, 국립기상과학원 수치모델연구부장 등이 민간 전문가로 채워졌다. 이근면 인사처장은 18일 “공직 국·과장 직위 4000여 개 중 10%인 400개는 최소한 민간에 개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인사처는 내부 역량 강화에도 집중했다. 핵심은 전문성 강화다. 이에 따라 인사 홍보 등에도 전문직위 지정을 확대해 지난해 2147개였던 전문직위는 올해 9월 2851개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인사처가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승진이 잘되는 보직만 찾아다니는 현상을 완화하고 반대로 기피 부서 근무자에게 보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과제다. 일부 전문가는 관리직 공무원에게는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게 해 고위공무원까지 승진을 보장하는 한편으로 전문직 공무원은 전문성에 집중하되 승진 대신 월급을 후하게 주는 인사제도 도입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휴직 공무원에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취업을 허용한 데 대해 ‘관피아’ 논란이 이는 것도 인사처가 넘어서야 할 숙제다. 한국방송통신대 이선우 교수(행정학과)는 “민간과의 교류가 공직사회에 새 바람으로 이어지도록 민간 기술 및 지식을 공직사회에 공유, 전파하는 방법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 ‘옥상옥’ 안전처 ▼재난관리 컨트롤타워 되겠다더니… 지자체만 타깃“재난 관리도 옥상옥(屋上屋) 구조가 된 거죠.” 국민안전처를 바라보는 방재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다.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은 기대에 못 미친 반면 재난안전관리 일선에 있는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엄한 시어머니’만 늘었다는 의미다. 소방 해경 행정 등 여러 조직의 인적 물적 자원이 결합돼 덩치는 커졌지만 재난관리 리더십은 아직 ‘반쪽’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안전처는 출범 직후부터 ‘재난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각 지자체의 재난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추진 중이다. 전국 지자체에 555명의 재난관리 전담 인력을 새로 배치했다. 화재 교통사고 등 7개 지역안전지수 개발로 지역 안전도를 상대평가해 안전의식을 높였다. 방향은 옳지만 구체적인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전도 개선을 위해선 관련 부처의 도움이 필수적이지만 안전처의 역할은 찾기 힘들었다. 경기도의 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도로 구조를 개선하려 했지만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된다는 경찰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다른 재난관리 담당자는 “자살자 수를 줄이라고 하는데 보건당국의 협조가 없어 자살위험군 관리가 불가능하다”고 푸념했다. 경찰이나 보건복지부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안전처의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의미다. 중앙정부에서 안전처의 존재감도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안전처는 지난달 각 부처에 안전수칙 위반자 처벌 규정 정비를 위해 “개선이 필요한 규정을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부분 응답하지 않고 있다. 안전처의 현재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전처는 재난안전관리 리더십 강화를 위해 뒤늦게 칼을 빼들었다. 박인용 장관은 18일 출범 1주년 기자회견에서 “안전관리가 부실한 중앙 행정기관에 기관경고권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각 지자체에 한정됐던 감찰 기능을 중앙부처까지 확대해 ‘재난 컨트롤타워’의 존재감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안전처의 위상을 강화하려면 각 부처가 제 역할을 하는지 보다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박성민 min@donga.com·최혜령 기자}
보복운전 가해자의 ‘살인미수 혐의’를 인정한 첫 판결이 나왔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허경호)는 18일 운전 중 시비가 붙은 상대 운전자를 자신의 차로 들이받아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35)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경위, 수법 등을 볼 때 사안이 매우 중하다”며 “하지만 피고인은 ‘장담할 수 없지만 최대한 감정을 조절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진술하는 등 특별히 참작할 부분이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이 씨는 올 9월 경기 의정부시의 한 도로에서 앞서 가던 운전자 홍모 씨(30)가 급브레이크를 밟자 시비가 붙었다. 말다툼을 벌이던 이 씨는 신호 대기 중 차에서 내려 홍 씨 차량의 조수석 바퀴를 발로 찼다. 화가 난 홍 씨가 차에서 내려 다가오자 이 씨는 가속페달을 밟아 홍 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홍 씨는 차량 범퍼와 앞 유리에 부딪쳐 10m가량 튕겨 나갔고 왼쪽 대퇴부 골절 등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앞서 검찰은 이 씨에게 살해 의도가 충분히 있었던 것으로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7년을 구형했다. 의정부지검 김영종 차장검사는 “보복운전에 처음으로 살인미수 유죄가 선고돼 운전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며 “형량이 너무 낮다고 판단해 곧바로 항소했다”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17일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 부산에서 올라온 직장인 최성호 씨(39)는 서울역 맞은편 승강장에서 버스를 타러 횡단보도를 건너다 갑자기 출발하는 버스에 부딪힐 뻔했다. 최 씨가 시청 방면 7번 승강장으로 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횡단보도는 7개. 그중 2개는 신호등이 있지만 나머지 5개는 택시나 버스 전용인 단독 차로라 신호등이 없다. 최 씨는 “택시와 버스가 계속 지나는 데다 3, 4번 승강장 사이는 편도 5차로나 돼 사고가 날까 겁이 난다”고 했다.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는 택시와 버스 승강장이 7개나 되는 대중교통 중심지다. 이곳을 지나는 버스 노선만 87개에 달한다. 택시와 버스, 보행자가 뒤섞여 사고가 날 뻔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기차 시간에 쫓기거나 대중교통으로 환승하기 위해 버스나 택시 앞으로 뛰어드는 보행자도 흔히 볼 수 있다. 실제 보행자 교통사고도 잦았다. 교통안전공단이 2012년부터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버스 사고 5723건을 분석한 결과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 횡단보도에서만 12건의 보행자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지만 7명이 크게 다쳤다. 중앙버스차로도 보행자 사고에 취약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건 이상의 버스 보행자 사고가 발생한 7곳 모두 중앙버스차로 구간이었다. 교통안전공단 박수정 연구원은 “횡단 거리가 일반 도로보다 짧아 무단횡단이 빈번하고 배차 시간 때문에 신호를 위반하는 버스가 많아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버스 사고는 보행자 치사율이 특히 높다. 서울시 버스 사고 사망자(137명)의 83.2%(114명)가 보행자였다.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가 38.7%(1843명)였던 것에 비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큰 차체에 부딪히는 충격이 일반 차량보다 크기 때문이다. 택시의 경우 지하철역 주변에서 사고가 잦았다. 서울역 환승센터에서는 택시 보행자 사고도 6건이나 발생했다. 종로2가 사거리도 택시 사고 11건, 버스 사고 6건이 발생해 보행자 안전에 취약한 지역으로 조사됐다. 차량 운행속도가 낮은 지역에서 무단횡단을 하거나 택시를 잡으러 차도로 내려왔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행자 사고 치사율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높아진다. 교통안전공단 박웅원 미래교통전략처장은 “가을과 겨울의 보행자 사고 치사율(4.35·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봄과 여름(3.34)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며 “추운 날씨로 인해 보행자의 반응이 느려지고 밤이 길어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우리 국민들은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책임자 처벌 강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안전처 출범 1주년(19일) 정책토론회에서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안전사고에 책임지지 않는 문화가 대형 인재(人災)를 유발한다”며 “사고 책임자의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실련이 실시한 국민안전의식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33명 가운데 28%는 ‘약한 처벌 수위’를 잇따른 안전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정부와 기업의 안전 정책 외면(18.9%), 안전교육 부재(18.4%), 안전투자는 낭비라는 인식(16.7%)이 뒤를 이었다. 이 사무처장은 “영국은 2008년부터 ‘기업살인법’을 적용해 매출의 2배까지 벌금을 부과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 결과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이 3년 만에 절반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도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은 범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관리자가 사고 가능성을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처 출범 1년이 지났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은 여전했다. 응답자 4명 중 3명은 ‘일상에서 안전사고 위험을 느낀다’고 답했다. 분야별로는 교통사고(34.1%), 환풍구 에스컬레이터 등 생활안전(22.2%), 화재(13.1%), 질병(12.4%) 순이었다. 응답자의 59.5%는 ‘안전처 출범 후에도 큰 변화가 없거나 안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고, 18.4%는 안전처 출범조차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처 역할의 긍정 평가는 13.5%에 그친 반면 부정적인 의견은 44.1%나 됐다.박성민기자 min@donga.com}

지난달 14일 충남 서산시의 한 사거리에서 레미콘 차량 1대가 중앙선을 침범한 뒤 옆으로 넘어졌다. 25t짜리 레미콘 차량은 반대 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승용차 위를 덮쳤다. 승용차 안에 탔던 여성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어처구니없는 사고의 원인은 레미콘 차량의 신호위반. 정지신호를 무시한 채 사거리를 내달리다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것이다. 보통 운전자들도 한두 번쯤 신호를 위반한 경험이 있거나 종종 충동을 느끼곤 한다. 그만큼 신호위반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저지른 신호위반은 이처럼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암표 팔면 16만 원, 신호위반 6만 원 긴급전화인 112나 119에 장난전화를 걸었다 적발되면 범칙금 8만 원을 내야 한다. 프로야구나 아이돌 공연 입장권에 몰래 웃돈을 얹어 팔면 범칙금 16만 원이 부과된다. 관공서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벌이면 벌금 60만 원을 낸다. 반면 차량 운행 중 신호위반은 6만 원, 중앙선 침범과 정지선 위반도 각 6만 원이다. 안전띠 미착용은 3만 원. 자신뿐 아니라 남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위반행위지만 장난전화나 암표 매매보다 처벌 수위가 낮다. 교통범칙금 제도는 1995년 지금의 체계로 정비된 뒤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신호위반 등 심각한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중대과실에 대한 경각심이 아직 부족한 이유다. 이에 따라 20년간 큰 변화 없이 운영된 교통범칙금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안전사고가 이어지면서 교통범칙금 인상에 부정적이었던 여론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최근 전문가 20명과 일반 운전자 2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현재의 교통범칙금 수준이 ‘낮다’는 의견이 54.1%였다. ‘적정하다’(35.8%)거나 ‘높다’(10.1%)라는 응답을 크게 앞질렀다. 일반인 10명 중 6명(59.9%)은 ‘범칙금 인상이 사고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문가는 95%가 같은 답변을 했다. 범칙금 인상이 가장 필요한 위반 행위로 전문가들은 ‘과속’(40.0%)을, 운전자들은 ‘신호위반’(45.9%)을 꼽았다. 운전자들은 단속 건수가 많은 과속(847만 건) 범칙금을 신호위반(216만 건·지난해 기준)보다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보인다. 인상 폭도 필요하면 ‘최대 2배 이상 올려도 괜찮다’는 응답이 많았다. 2배 이상 올려도 괜찮다는 위반 행위는 중앙선 침범(56.1%), 신호위반(42.7%), 과속(31.2%) 순이었다.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장은 “사고 위험이 큰 ‘시속 20∼40km 초과’(현행 승용차 6만 원) 구간의 범칙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90.0%)와 일반운전자(91.3%) 모두 상습위반자의 가중처벌에 찬성했다. 이는 2013년 경찰청 조사(63.5%) 때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첫 위반 시 범칙금은 그대로 두고 1년 내 다시 적발됐을 때 범칙금을 2배로 올리면 운전자들의 반발과 서민층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스위스 스웨덴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도입 중인 재산이나 소득에 따른 범칙금 차등 부과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반 운전자(49.3%)와 전문가(45.0%)의 절반가량만 찬성했다. 직장인 김현지 씨(32·여)는 “정부에 신고하는 소득과 실제 소득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칫 부자가 서민보다 범칙금을 덜 내는 경우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도 “차등 부과제는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와 비용 부담이 커 도입이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 범칙금 올리자 ‘스쿨존 사고’ 절반으로 범칙금 인상의 교통사고 억제 효과는 이미 확인됐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이 대표적이다. 2010년 스쿨존 1000곳당 55.5건에 달했던 교통사고 수는 2011년 ‘일반도로의 2배’로 범칙금을 올린 뒤 50.3건으로 줄었다. 2013년에는 27.7건까지 떨어져 사고 억제 효과가 뚜렷했다. 올 1월부터 범칙금이 2배로 인상된 노인·장애인보호구역에서도 7월 이후 단속 건수가 석 달째 줄고 있다. 경찰대 정철우 교수가 2013년 발표한 ‘범칙금 안전효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자 2만4000여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높은 범칙금을 부과받은 집단이 다시 교통법규를 위반할 확률이 46.7% 낮았다. 전문가들은 범칙금 인상 공론화를 위해서 경찰의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교통사고 예방에 쓰는 범칙금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세수 확충을 위해 범칙금을 올린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지울 수 있다”고 말했다. 범칙금 인상과 연계해 다양한 제재 수단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벌점을 엄격히 적용해 면허 정지나 취소 부담을 늘리거나, 보험료를 함께 인상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 스페인 과속벌금 74만원… 교통사고 사망 12년새 67% ↓ ▼교통법규 안지키면 강력한 벌점… 신호위반 2번만 해도 면허취소사망자 감소율 OECD 2위로 2000년대 초까지 스페인은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꼽히지 못했다. 한국보다 인구가 약간 적은 스페인의 2000년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5776명에 달했던 탓이다. 하지만 2012년 1903명으로 줄이면서 교통안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12년 만에 사망자 수를 67.1% 감소시킨 것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아이슬란드(71.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만236명(2000년)에서 5392명(2012년)으로 47.3% 감소했다. 스페인 교통청(DGT) 헤라르도 아소르 마르티네스 분석관(35)은 “교통법규 위반 시 벌금과 벌점을 강화하는 내용의 교통안전계획을 대대적으로 시행해 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2006년부터 대폭 강화된 현행 교통벌점 제도를 시행했다. 운전면허를 받은 모든 운전자에게는 총 8점의 점수가 부여되고 2년 무사고 시 2점이 추가된다. 교통법규 위반 시 부여된 점수에서 벌점만큼 감점되고 0점이 되면 운전면허는 취소된다. 초보운전자는 신호위반(벌점 4점) 2번만으로도 면허가 취소된다. 벌금 제도도 강력하다. 규정 속도에서 시속 50km 이상 초과하면 최대 벌금은 600유로(약 74만 원)에 벌점 6점이 부과된다. 신호위반이나 안전띠 미착용 시 벌금도 200유로에 달한다. 선진국에선 교통법규 위반을 형벌의 일종인 벌금으로 다스리지만 한국에선 행정처분인 범칙금, 그것도 낮은 금액을 부과한다. 한국의 속도위반 시 범칙금은 최대 13만 원에 불과하다. 스페인 남부 세비야 당국이 고질병인 불법 주정차 차량에 벌금 100유로를 부과하자 위반 건수는 최근 3년 새 약 15% 감소했다. 본보 취재팀과 동행한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연구그룹장은 “국내에서 여전히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인상 반대 여론이 적지 않지만 강력한 페널티 제도의 교통법규 위반 억제 효과는 상당하다”고 말했다.공동기획 :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tbs교통방송 박성민 min@donga.com·최혜령 기자 마드리드=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정부가 20년간 유지된 교통범칙금제 개선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현재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안전사고 처벌 규정 강화의 일환이다. 대다수 교통 전문가도 “심각한 교통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범칙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어서 실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다음 달에 분야별 안전사고 처벌 규정 강화안을 확정하기 위해 최근 경찰청에 “범칙금 인상이 필요한 규정을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청은 일단 “당장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범칙금 인상에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안전처는 자체적으로 범칙금 인상 필요성을 검토 중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반칙운전을 줄이려면 범칙금 인상 등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인상이 필요한 범칙금 조항을 분석해 경찰과 추가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의 교통범칙금 체계가 시행된 것은 1995년. 운전자뿐 아니라 보행자의 범칙행위를 구체적으로 세분해 범칙금을 부과하도록 도로교통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몇 차례 인상이 검토됐지만 번번이 반대 여론에 부닥쳤다. 그러나 부정적 의견 일색이던 여론도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다. 본보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54.1%가 ‘현재 교통범칙금 수준이 낮다’고 응답했다. ‘범칙금 인상으로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도 59.9%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줄이려면 범칙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의 신호위반 범칙금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0.26∼3.61% 수준인 반면 한국은 0.2%에 불과하다.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장은 “경찰 스스로 20년 전 규정에 얽매여 권한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대구 달성군, 부산 기장군, 인천 옹진군처럼 광역시 안에 있는 군(郡) 지역은 전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도시의 구도심은 상대적으로 안전에 취약했다. 4일 국민안전처가 발표한 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의 지역안전지수를 분석한 결과 달성군은 안전지수 7개 중 6개에서 1등급을 받았다. 안전지수 7개는 화재 교통사고 자연재해 범죄 안전사고 자살 감염병이다. 기장군과 옹진군, 울산 울주군(이상 1등급 4개)의 안전도도 높은 편이었다. 반면 부산 중구, 광주 동구는 안전지수 5개에서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았다. 안전지수는 재난약자 수, 의료기관 수 등 35개 지표를 통해 각 지역의 안전도를 1∼5등급으로 상대평가한 수치다. 앞서 안전처는 7월 화재와 교통사고의 안전지수(2013년 통계 기준)를 시범 공개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범죄 안전지수를 보면 서울 종로구 중구 영등포구, 부산 동구, 대구 중구 등 대도시 내 구도심이 공통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북동부의 동두천시 의정부시 연천군 가평군 등이 최하등급을 받아 치안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처는 안전지수를 통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안전정책 개발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미 일부 지자체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가 전국 2위(29.9명)였던 강원도는 내년부터 이장과 통장 4000여 명을 ‘자살 예방 도우미’로 임명해 산간 지역의 홀몸 어르신을 돌보기로 했다. 전북도는 소방안전교부세 46억 원을 안전지수 개선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안전처는 안전지수 개선 성과가 부진할 경우 내년에 절대평가 점수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안전지수가 실제 지역의 안전도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명예교수는 “같은 시 단위에서도 인구, 면적 등 규모 차이가 크다”며 “공업지역과 상업지역의 특색도 다른데 같은 지표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 중구 관계자는 “구도심의 경우 시설이 낡고 병원, 경찰서 등 인프라가 부족해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든 구조”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안전지수를 통해 현장의 안전정책 강화를 이끌어내려면 기초지자체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길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지자체의 안전 관련 부서는 도로 개선 등 민원 처리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재난 예방을 전담하는 인력과 조직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지역안전지수는 안전처 홈페이지(mpss.go.kr) 등에서 볼 수 있다.박성민 min@donga.com·최혜령 기자}

《 앞으로 안전법규를 지키지 않았다가 인명 피해가 날 경우 처벌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전 관련 법령을 준수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유발한 경우 가중처벌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안전처는 각 부처와 함께 안전사고 때 책임자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구체적인 처벌 규정 강화안은 올 12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지역별 ‘안전 성적표’도 4일 공개됐다. 안전처는 범죄와 화재 교통사고 등 7개 분야의 지역안전지수를 최초로 분석해 발표했다. 》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뿌리내릴 때까지 안전 관련 법령을 강화해야 합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사진)이 안전사고 가중처벌제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다. 박 장관은 안전처 출범 1주년(19일)을 앞두고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본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어린이보호구역을 예로 들며 “보호구역에서 교통법규 위반으로 사고가 나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때 처벌 수위를 지금보다 2, 3배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일반도로보다 2배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사고 때 처벌 수위는 큰 차이가 없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공무원의 기강 확립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재난관리기본법에 규정된 안전감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안전관리 의무에 소홀한 공무원의 징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안전감찰권은 공무원 징계 요구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안전처 출범 후 53건의 감찰 적발에서 징계는 단 1건에 그쳐 ‘솜방망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 대신 개선 의지가 강한 곳에는 ‘당근’도 제공한다. 박 장관은 “정부가 예산의 80%를 지원해도 지방자치단체가 나머지 20%를 마련하지 못해 재난 예방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가 있다”며 “재정이 열악한 기초지자체에는 사업비 전액을 정부가 보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한 돈 때문에 안전사고 예방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안전처는 내년에 특별교부세 등 총 9295억 원을 재해 수습과 예방에 쓸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안전불감증’을 없애기 위한 의식 변화를 당부했다. 박 장관은 “지자체가 복지에 신경 쓰는 만큼 안전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며 “지방선거나 국회의원선거 때 후보들이 안전공약으로 경쟁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