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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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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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7~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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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일성씨 목매 숨진채 발견… 야구만큼 파란만장했던 인생

    유명 야구 해설가 하일성 씨(67)가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있는 자신의 회사(광고기획·행사대행 업체)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하 씨는 숨지기 전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작성했다. 경찰은 “부인에게 보내려 했던 문자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실제로 발송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가족과 지인들을 상대로 하 씨가 숨진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하 씨는 자신 소유의 빌딩을 매각하면서 사기를 당한 뒤 빚을 갚는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사기 혐의로 피소되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 올해 7월에는 ‘아들을 프로야구단에 입단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지인에게서 거액을 받은 혐의(사기)로 불구속 기소됐다. 하 씨는 야구인으로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서울 성동고에서 야구 선수로 뛰었던 그는 경희대에 야구 특기생으로 입학했지만 고된 훈련 등을 이유로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대학 졸업 후에는 서울 환일고 등에서 체육 교사를 했다. 1979년 동양방송(TBC)에서 야구 해설을 시작한 그는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창설되면서 허구연 MBC 해설위원과 함께 야구 해설계의 양대 산맥으로 떠올랐다. 술자리를 즐기던 그는 2002년 심근경색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으나, 건강을 회복한 뒤 야구장으로 돌아와 명해설을 이어 갔다. 그의 지인들은 “야구장에 그가 나타나면 항상 웃음꽃이 피었다. 방송에서는 하지 못할 걸쭉한 농담을 특유의 입담에 담아 내면 감독과, 코치, 선수, 기자들은 자지러지기 일쑤였다”고 회상했다. 야구팬들은 30년 넘게 그의 해설을 들으며 야구의 재미를 느꼈다. 해설을 하다가 예측이 들어맞을 때면 그는 “거 봐요, 제가 그랬죠”라며 흥을 돋웠다. 예상과 반대 움직임이 나올 때면 “아, 역으로 가나요?”라고 슬쩍 넘어가기도 했다. 하다하다 결국 말문이 막힐 때면 전매특허인 이 말이 빠지질 않았다. “야구 몰라요∼.” 이 말은 한때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이 말은 그의 저서 ‘철학자 하일성의 야구 몰라요 인생 몰라요’의 제목으로도 사용됐다. 그의 야구 사랑은 해설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2006년 5월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11대 사무총장에 오르며 행정가로 변신했다. 당시 프로야구는 자금난에 시달리던 현대 유니콘스 야구단 사태로 8개 구단 체제가 흔들렸지만 그의 부임 후 히어로즈의 창단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의 사무총장 재임 시절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우승,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2009년 3월 사무총장 임기를 끝낸 그는 그해 한국시리즈 해설을 맡으면서 본업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야구계에는 이미 선수 출신 해설가들이 각광을 받고 있었다. 그는 2014년을 끝으로 방송에서 야구 해설을 하지 않았다. KBO는 고인을 기리는 의미에서 이날 5개 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 앞서 전광판에 추모 글을 띄우고 묵념 시간을 가졌다. 빈소는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 5호실(02-2225-1444). 발인은 10일 오전 10시, 장지는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이다. 고인은 베트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다.이헌재 uni@donga.com·최지연 기자}

    • 201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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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 몰라요, 인생도 몰라요’ 입담꾼 하일성, 어쩌다 자살까지…

    유명 야구 해설가 하일성 씨(67)가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있는 자신의 회사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하 씨는 숨지기 전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작성했다. 경찰은 “부인에게 보내려 했던 문자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실제로 발송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가족과 지인들을 상대로 하 씨가 숨진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하 씨는 자신 소유의 빌딩을 매각하면서 사기를 당한 뒤 빚을 갚는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사기 혐의로 피소되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올해 7월에는 ‘아들을 프로야구단에 입단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지인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사기)로 불구속 기소됐다. 하 씨는 야구인으로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서울 성동고에서 야구 선수로 뛰었던 그는 경희대에 야구 특기생으로 입학했지만 고된 훈련 등을 이유로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대학 졸업 후에는 서울 환일고 등에서 체육 교사를 했다. 1979년 동양방송(TBC)에서 야구 해설을 시작한 그는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창설되면서 허구연 MBC 해설위원과 함께 야구 해설계의 양대 산맥으로 떠올랐다. 술자리를 즐기던 그는 2002년 심근경색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으나, 건강을 회복한 뒤 야구장으로 돌아와 명해설을 이어갔다. 그의 지인들은 “야구장에서 그가 나타나면 항상 웃음꽃이 피었다. 방송에서는 채 하지 못할 걸쭉한 농담을 특유의 입담에 담아내면 감독과, 코치, 선수, 기자들은 자지러지기 일쑤였다”고 회상했다. 야구팬들은 30년 넘게 그의 해설을 들으며 야구의 재미를 느꼈다. 해설을 하다가 예측이 들어맞을 때면 그는 “거봐요, 제가 그랬죠”라며 흥을 돋웠다. 예상과 반대 움직임이 나올 때면 “아, 역으로 가나요?”라고 슬쩍 넘어가기도 했다. 하다하다 결국 말문이 막힐 때면 전매특허인 이 말이 빠지질 않았다. “야구 몰라요~.” 이 말은 한 때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그의 야구 사랑은 해설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2006년 5월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11대 사무총장에 오르며 행정가로 변신했다. 당시 프로야구는 자금난에 시달리던 현대 사태로 8개 구단 체제가 흔들렸지만 그의 부임 후 히어로즈의 창단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의 사무총장 재임 시절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우승,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2009년 3월 사무총장 임기를 끝낸 그는 그 해 한국시리즈 해설을 맡으면서 본업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야구계에는 이미 선수 출신 해설가들이 각광을 받고 있었다. 그는 2014년을 끝으로 더 이상 방송에서 야구 해설을 하지 않았다. KBO는 고인을 기리는 의미에서 이날 5개 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 앞서 전광판에 추모 글을 띄우고 묵념 시간을 가졌다. 빈소는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 5호실(02-2225-1444). 발인은 10일 오전 10시, 장지는 서울 동작구 국립 서울현충원이다. 고인은 월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다.이헌재 기자uni@donga.com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 201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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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헌재 기자의 히트&런]영원한 국가대표, 이대호

    올해 초 이대호(34)가 일본 프로야구 잔류 대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을 때 ‘역시 이대호답다’고 생각했다. 전 소속 팀 소프트뱅크는 이대호를 잡기 위해 3년간 18억 엔(약 194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구애를 뿌리치고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중요한 건 돈보다 꿈이었다. 30대 중반인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 이대호는 어린 선수들과의 경쟁을 이겨냈고, 어엿한 메이저리거로 자리 잡았다. 4일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인식 감독에게서 이대호 이름이 나왔을 때 또 한 번 ‘그답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 구성의 어려움을 호소하던 김 감독은 “그래도 얼마 전 이대호가 전화해 ‘부상만 없다면 대표팀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시애틀과 1년 계약을 한 그는 올 시즌 후 새 팀을 찾아야 할지 모른다. 갈 곳이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대표팀을 먼저 언급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3년 전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제3회 WBC 1라운드 때도 그랬다. 많은 선수가 출전을 고사했다. 메이저리거들은 팀 적응과 소속 팀 반대를 들었고, 국내 선수들은 부상 등의 사유로 출전을 꺼렸다. KBO 규약에 따르면 WBC에서 뛰다 다치면 치료비를 받고, 부상으로 정규시즌에 현역 선수로 등록하지 못한 기간의 절반을 등록 기간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그래도 부상은 선수뿐 아니라 팀에도 큰 손해를 준다. 2006년 1회 대회 때 김동주의 어깨 부상으로 소속 팀 두산은 시즌 내내 큰 손실을 입었다. 이 때문에 3회 대회 때는 최종 엔트리를 발표할 때까지 7차례나 변경됐다. 당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소속이던 이대호는 당당히 대표팀 합류 의사를 밝혔고, 태극기를 새겨 넣은 1루수용 미트를 특별 주문할 정도로 국가대표에 강한 애정을 보였다. 이대호는 지난해 11월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서도 대표팀 주역으로 활약했다. 특히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9회초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한국의 초대 우승에 기여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그는 지난해 프리미어12까지 8차례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순수 국내파로만 팀을 구성한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를 제외하곤 모든 국제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그는 예전에 사석에서 “태극마크는 내게 무한한 자부심이다. 국가대표로 출전한 대회 덕분에 병역 혜택도 받았다. 몸이 괜찮은 이상 무조건 참가해야 된다”고 말했다. 내년 WBC에는 이대호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들인 1982년생 스타 선수가 대거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제2회 WBC에 참가했던 텍사스 추신수는 현지에서 만난 한국 기자에게 “불러만 준다면 당연히 참가하고 싶다. 조만간 김인식 감독님께 전화를 드려 의사를 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정근우와 김태균(이상 한화)도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높다. 이 4명은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 우승 주역들이다. 나이와 환경 등을 고려할 때 내년 WBC는 이들이 함께 뛰는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제2회 WBC에서 준우승에 기여하는 등 그동안 팬들에게 많은 기쁨을 안겨줬던 1982년생 황금세대들이 다시 모여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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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록의 사나이’ 이승엽, 14시즌 만에 2000안타

    “선수 생활을 끝내기 전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홈런보다 2000안타다. 꾸준하게 선수 생활을 했다는 징표이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은퇴’ 얘기를 꺼내며 2000안타를 목표로 삼겠다던 ‘국민타자’ 삼성 이승엽이 꿈을 이뤘다. 전날까지 1998안타를 기록 중이던 이승엽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안방경기에서 3안타를 더해 2000안타를 넘어섰다. 3회 밴와트를 상대로 좌익수 앞 안타를 친 데 이어, 7회 이창재로부터 2루수 박경수 옆을 스치는 안타를 때려냈다. KBO리그 8번째 2000안타. 8회에도 2루수 앞 내야안타를 추가하며 통산 안타는 2001개가 됐다. 40세 20일에 2000안타 고지에 오른 이승엽은 전준호(39세 6개월 27일)를 넘어 최고령 2000안타 달성 타자가 됐다. 또 14시즌 만에 대기록을 달성해 최소 시즌 2000안타 달성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경기에서는 3홈런을 몰아친 포수 이해창의 불방망이를 앞세운 kt가 13-9로 이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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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마크는 내겐 무한한 자부심” 영원한 국가대표, 이대호

    올해 초 이대호(34)가 일본 프로야구 잔류 대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을 때 ‘역시 이대호답다’는 생각을 했다. 전 소속팀 소프트뱅크는 이대호를 잡기 위해 3년간 18억 엔(약 194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의 구애를 뿌리치고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그에게 중요한 건 돈보다 꿈이었다. 30대 중반 나이의 스프링캠프 ‘초청 선수’ 이대호는 어린 선수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냈고, 어엿한 메이저리거로 자리 잡았다. 4일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인식 감독 입에서 이대호 이름이 나왔을 때 또 한 번 ‘이대호답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 구성의 어려움을 호소하던 김 감독은 “그래도 얼마 전 이대호가 전화를 걸어 와 ‘부상만 없다면 대표팀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시애틀과 1년 계약을 한 그는 올 시즌 후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갈 곳이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대표팀을 먼저 언급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3년 전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제3회 WBC 1라운드 때도 그랬다. 중요한 국제대회였지만 많은 선수들이 출전을 고사했다. 메이저리거들은 팀 적응과 소속팀 반대를 들었고, 국내 선수들은 부상 악화 등의 사유로 출전을 꺼렸다. 최종 엔트리 28명을 발표할 때까지 7차례나 멤버가 바뀌었다. 최고의 전력을 구성하지 못한 결과는 충격적인 1라운드 탈락이었다. 당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소속이던 이대호는 유일한 해외파였다. 누가 뭐라던 대표팀 합류 의사를 밝혔고, 떳떳하게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그는 태극기를 새겨 넣은 1루수용 미트를 특별 주문해 경기에 사용했을 정도로 태극마크에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지난해 11월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서도 대표팀 주역으로 활약했다. 특히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9회 초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한국의 초대 우승에 기여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프로 입단 후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지난해 프리미어12까지 8차례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모든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숫자다. 순수 국내파로만 팀을 구성한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를 제외하곤 국가대표 팀이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 개근했다. 그는 예전 사석에서 “태극마크는 내게 무한한 자부심이다. 국가대표로 출전한 대회 덕분에 병역 혜택도 받았다. 몸이 괜찮은 이상 무조건 참가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내년 WBC에는 이대호 뿐 아니라 그의 친구들인 1982년생 스타 선수들이 대거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제2회 WBC에 참가했던 텍사스 추신수는 현지에서 만난 한국 기자에게 “대표팀에서 불러만 준다면 당연히 참가하고 싶다. 조만간 김인식 감독님께 전화를 드려 의사를 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정근우와 김태균(이상 한화)도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높다. 이들 4명은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 우승 주역들이다. 나이와 환경 등을 고려할 때 내년 WBC는 이들이 함께 뛰는 마지막 국제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제2회 WBC에서 준우승에 기여하는 등 그 동안 팬들에게 많은 기쁨을 안겨줬던 1982년생 황금세대들이 다시 모여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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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 되려면 군대 가라? 상무-경찰청의 힘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즌 막판 그라운드에 ‘병풍(兵風)’이 거세다. 3일 경찰청에서 제대한 KIA 안치홍과 롯데 전준우, 두산 홍상삼은 이튿날인 4일 경기부터 1군 경기에 투입돼 화려한 전역 신고식을 치렀다. 안치홍은 2볼넷과 호수비로 팀 승리에 기여했고, 전준우는 첫 타석부터 홈런을 날렸다. 투수 홍상삼은 2점 차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따냈다. 이들은 군대에 가기 전부터 야구를 꽤 잘했던 선수들이다. 그렇지만 군 복무를 마친 뒤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방출 대상자에서 최고의 거포로 떠오른 최형우(삼성)나 유망주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자리 잡은 민병헌(두산) 등이 그랬다. 이들은 군대를 다녀온 뒤 ‘선수’가 된 대표적 사례다. 현실적으로 상무와 경찰청은 어린 선수들이 야구를 계속하면서 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군대를 가장 잘 활용하는 구단은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는 두산이다. 두산은 젊은 선수들을 가능한 한 빨리 군에 입대시키는 편이다. 민병헌과 양의지(포수), 허경민(내야수), 박건우(외야수) 등 현재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 대부분이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쳤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젊은 선수들에게 군 문제는 아무래도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해야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만 해도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로 이적하면서 생긴 구멍을 군대를 다녀온 뒤 혜성같이 떠오른 박건우가 잘 막아 주고 있다. 박건우는 6일 롯데전에서 4타수 3안타(1홈런)를 치며 올 시즌 타율 0.347에 18홈런, 72타점을 기록 중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상무나 경찰청이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된 것은 한국 프로야구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고교를 졸업한 신인 선수가 곧바로 1군 무대에서 주전을 꿰차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리그의 수준 향상과 함께 선수층이 두꺼워진 최근에는 신인급 선수가 기존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다. 상무와 경찰청에 입대한 선수들은 프로 못지않은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퓨처스 리그(2군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올해 넥센의 토종 에이스로 떠오른 신재영은 “경찰청은 야구밖에 할 게 없는 환경이었다. 2년간 좋은 가르침을 받고 많은 경기에 나간 게 큰 도움이 됐다. 정신적으로 강해졌고,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군에서 뛰는 동료들을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며 ‘나도 꼭 저 자리에 서고 싶다’는 절실함도 느꼈다”고 했다. 21일에는 이용찬 이원석(이상 두산), 권희동 이상호(이상 NC), 강윤구(넥센), 한동민(SK), 김혁민(한화) 등이 상무에서 전역해 소속 팀에 합류한다. 시즌 막판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예비역들의 활약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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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정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쿠바 등 전 세계 16개국이 참가해 정상을 가리는 세계 최고의 야구 국가대항전이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 주도로 2006년 창설돼 2009년 2회 대회가 열렸고 이후 4년에 한 번씩 열린다. 2017 WBC는 제4회 대회로 1라운드는 내년 3월 초 서울 고척 스카이돔과 일본 도쿄돔, 미국 마이애미 말린스파크, 멕시코 과달라하라 등 4곳에서 열린다. B조에 속한 한국은 3월 7∼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대만, 네덜란드 등과 함께 풀 리그를 벌인다. 1라운드 각 조 상위 두 팀은 3월 12∼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 진출한다. 2라운드에서 2위 안에 오르면 3월 20∼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으로 이동해 준결승과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 대표팀은 1월 말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뒤 2월 중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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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9세 노장에게… 또 매달린 한국야구

    돌고 돌아 다시 김인식 감독(69)이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이 내년 3월 열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으로 5일 선임됐다. 단기전인 국제대회에서 김 감독의 지도력은 이미 검증돼 있다. 처음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6년 제1회 WBC 4강,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 지난해 프리미어12 우승을 이끌었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한국 나이로 어느덧 70세다. 2009년 한화 감독을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현장에서도 물러나 있다. WBC 감독직은 엄청난 부담 속에 자기를 희생해야 하는 자리다. 한국 야구는 왜 다시 한 번 김 감독에게 큰 짐을 지워야 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대안 부재다. KBO는 물론이고 김 감독도 현역 프로야구 감독 몇몇에게 WBC 사령탑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소속팀에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게 이유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KBO 야구 규약에는 ‘국가대표 감독은 현역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전년도 우승 구단, 준우승 구단 감독 순으로 KBO 총재가 선임한다’고 돼 있었다. 이에 따라 2013년 열린 제3회 WBC 사령탑은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맡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팀 역시 전년도 우승을 차지했던 류 감독이 다시 이끌었다. WBC 1회전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던 류 감독은 아시아경기에서는 금메달로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3회 KBO 이사회는 ‘대회 개최 시기와 비중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KBO 총재가 대표팀 감독을 선임한다’고 규정을 개정했다. 국가대표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게 내세운 명분이었지만 현실적으로는 현역 감독들이 대표팀 감독 겸직에 큰 부담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본능 KBO 총재께서 한 번만 더 맡아달라고 해서 수락을 했다. 벌써부터 걱정이 많지만 남은 기간 동안 철저히 준비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떠맡듯 다시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했지만 김 감독만큼 해외파 등 국내외 여러 선수를 아우를 만한 사람을 찾기 힘든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김 감독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는 최근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부상만 없다면 대표팀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직전에는 오른 손목 수술 후 재활 중인 미네소타 박병호로부터 “감독 선임을 축하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김 감독은 “‘몸 상태가 어떤지 궁금하다. 가끔 연락하기 바란다’고 답장했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막상 선수 구성을 생각하니 믿을 만한 오른손 투수가 없는 게 가장 큰 걱정이다.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불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키긴 했지만 국가를 위해 봉사할 마음이 있다고 한다면 반드시 뽑아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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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고 돌아…WBC 감독, 왜 또 김인식일까

    돌고 돌아 다시 김인식 감독(69)이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이 내년 3월 열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으로 5일 선임됐다. 단기전인 국제대회에서 김 감독의 지도력은 이미 검증돼 있다. 처음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시작으로 2006년 제1회 WBC 4강,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 지난해 프리미어12 우승을 이끌었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한국 나이로 어느덧 70세다. 2009년 한화 감독을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현장에서도 물러나 있다. WBC 감독직은 엄청난 부담 속에 자기를 희생해야 하는 자리다. 한국 야구는 왜 다시 한 번 김 감독에게 큰 짐을 지워야 했을까. 가장 큰 이유는 대안 부재다. KBO는 물론 김 감독도 현역 프로야구 감독 몇몇에게 WBC 사령탑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소속팀에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벅차다는 게 이유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KBO 야구규약에는 ‘국가대표 감독은 현역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전년도 우승 구단, 준우승 구단 감독 순으로 KBO 총재가 선임한다’고 돼 있었다. 이에 따라 2013년 열린 제3회 WBC 사령탑은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맡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팀 역시 전년도 우승을 차지했던 류 감독이 다시 이끌었다. WBC 1회전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던 류 감독은 아시아경기에서는 금메달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3회 KBO 이사회는 ‘대회 개최시기와 비중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KBO 총재가 대표팀 감독을 선임한다’고 규정을 개정했다. 국가대표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게 내세운 명분이었지만 현실적으로는 현역 감독들이 대표팀 감독 겸직에 큰 부담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본능 KBO 총재께서 한 번만 더 맡아달라고 해서 수락을 했다. 벌써부터 걱정이 많지만 남은 기간 동안 철저히 준비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떠맡듯 다시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했지만 김 감독만큼 해외파 등 국내외 여러 선수들을 아우를 만한 사람을 찾기 힘든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김 감독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호는 최근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부상만 없다면 대표팀에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직전에는 오른 손목 수술 후 재활 중인 미네소타 박병호로부터 “감독 선임을 축하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김 감독은 “‘몸 상태가 어떤지 궁금하다. 가끔 연락하기 바란다’고 답장했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막상 선수 구성을 생각하니 믿을 만한 오른손 투수가 없는 게 가장 큰 걱정이다.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불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키긴 했지만 국가를 위해 봉사할 마음이 있다고 한다면 반드시 뽑아야 하는 게 아닌가 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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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야구 국가대항전 WBC 2017년 개최…한국팀 일정은?

    WBC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쿠바 등 전 세계 16개국이 참가해 정상을 가리는 세계 최고의 야구 국가대항전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MLB) 주도로 2006년 창설돼 2009년 2회 대회가 열렸고, 이후 4년에 한 번씩 열린다. 2017 WBC는 제4회 대회로 1라운드는 내년 3월 초 서울 고척 스카이돔과 일본 도쿄돔, 미국 마이애미 말린스파크, 멕시코 과달라하라 등 4곳에서 열린다. B조에 속한 한국은 3월 7~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대만, 네덜란드 등과 함께 풀 리그를 벌인다. 1라운드 각 조 상위 두 팀은 3월 12~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 진출한다. 2라운드에서 2위안에 오르면 3월 20~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으로 이동해 준결승과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 대표팀은 1월 말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뒤 2월 중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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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도 여제’ 장미란의 특별한 초대

    “고생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이 했는데 제가 박수를 받고 있네요. 혹시 4년 뒤 도쿄 올림픽에 제가 나가야 되는 건가요?” 환영사를 위해 단상에 선 ‘역도 여제’ 장미란(33·용인대 교수)의 농담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4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브라질 음식점 ‘텍사스 데 브라질’에서는 지난달 끝난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을 위한 파티가 열렸다. 장미란이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장미란재단과 이 재단을 후원해온 비자코리아, 썬앳푸드 등이 함께 마련한 ‘리우에서 돌아온 우리들의 밤’ 행사였다. 장미란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고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선수들의 땀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선수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열심히 지원해 주시는 선수지원단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날 행사는 여러모로 특별했다. 무엇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비메달리스트,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 행사 취지에 공감한 많은 선수들이 편한 마음으로 이 자리를 찾았다. 여자 골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와 남자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 여자 역도 동메달리스트 윤진희, 여자 유도 은메달리스트 정보경 등 리우 올림픽에서 빼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들도 참석했지만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이 더 많이 초대받았다. 여자 펜싱 남현희는 딸 공하이 양과 함께 자리했고, 남자 육상의 김덕현과 윤승현, 남자 체조의 박민수, 여자 탁구의 서효원과 양하은, 여자 배구의 김수지와 남지연 등이 자리를 빛냈다. 리우 올림픽 남자 사이클 개인도로에 출전했지만 실격을 당했던 서준용은 “뜻밖에 초대를 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이런 관심이 4년 뒤 도쿄 올림픽을 향한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에 대한 소개가 끝난 뒤엔 리우까지 날아와 선수들의 식사와 몸 관리를 책임진 태릉선수촌 조리사들과 물리치료사들도 단상에 올랐다. 리우 현지 코리아하우스에서 선수들의 식사 및 도시락 보급을 담당했던 신승철 검식사는 “우리가 정성껏 만든 음식을 선수들이 먹고 좋은 성적을 낼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김미현 물리치료사는 “대회 초반 기대만큼 메달이 나오지 않아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여느 대회에 비해 큰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없어 다행이었다. 선수들이 최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게 우리도 절실한 마음으로 도왔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 자리에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을 유행어로 만들며 극적인 역전 금메달을 따낸 박상영의 부친 박정섭 씨도 함께했다. 박 씨는 “아직 어린 상영이가 장미란 이사장의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 선수 때와 은퇴 후의 모습이 정말 본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 기간 중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뽑힌 유승민도 “비인기 종목 활성화를 위해 경기장 안팎에서 노력하는 장미란재단은 전 세계에 널리 알릴 만한 롤 모델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장미란재단에서 지원하는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잘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시간이 되는 대로 활동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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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바뀐 한미 장타여왕…박성현, 전날 부진 딛고 공동선두

    어제 잘 맞다가 오늘 안 맞는 게 골프다. 반대로 안 되던 골프가 하루 지나면 잘되기도 한다. 후자의 주인공은 박성현(23·넵스)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장타 여왕 박성현이 전날 부진을 딛고 하루 만에 선두로 올라섰다. 박성현은 2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더블보기 1개 등으로 5타를 줄였다. 전날 2오버파의 부진 속에 공동 35위에 머물렀던 박성현은 중간 합계 3언더파 141타로 김지현(23·롯데) 장수화(27·대방건설) 등과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섰다. 이에 비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장타 1위 렉시 톰프슨(21·미국)은 하루 전과는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전날 강풍 속에서도 무결점 플레이로 5언더파 67타를 치며 단독 선두로 나섰던 톰프슨은 2라운드에서는 경기 내내 퍼팅 난조에 시달리며 단 하나의 버디도 잡지 못했다. 3오버파 75타를 기록한 톰프슨은 박성현 등에 1타 뒤진 4위로 처졌다. 올해 22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인 11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던 장수화는 이날 하루에만 4타를 줄이며 선두 경쟁에 뛰어 들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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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카락으로 보낸 무언의 메시지

    “더워서 그랬다. 다른 의미는 없다.” 지난달 30일 SK와의 광주 경기에 앞서 머리를 바싹 밀고 그라운드에 나타난 김기태 KIA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나만의 스타일”이라고도 했다. 맞는 말이다. 김 감독에겐 그만의 스타일이 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지의 따가운 햇살 아래에서도 선크림을 바르지 않는다. “찢어져서 30바늘 정도는 꿰매야 부상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도 농담처럼 한다. 그런 그에게 삭발 정도가 뭐 대수겠는가. 선수 시절에도 그는 종종 삭발을 했다. LG 수석코치를 맡았던 2011년에도 머리를 하얗게 밀었다. 그렇지만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 후배들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동참해 달라고 해서 삭발을 하고 운동장에 나갔는데 막상 가서 보니 나만 머리를 빡빡 밀었더라”고 농담조로 말한 적이 있다. 2012년 지휘봉을 잡았던 LG 선수들이 단체로 삭발한 모습을 보고는 “나도 여러 번 해봤지만 별로 권할 게 못 되더라”며 웃어넘기기도 했다. 김 감독의 반응은 이번에도 비슷하다. 머리를 깎았다고 해서 분위기를 심각하거나 무겁게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수장의 삭발은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35년 역사에서 삭발한 감독을 보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김 감독이 삭발을 통해 선수단에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절실함이다. KIA는 요즘 SK, LG와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친다. 포스트시즌 진출과 탈락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체력이 떨어진 요즘 같은 시점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누가 더 절실하게 이기려 하느냐는 것이다. 무덤덤하게 보이려 애쓰지만 김 감독의 머릿속은 항상 복잡하게 돌아간다. 지난해 3피트 라인 항의를 하다가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것이나(이때 ‘눕기태’란 별명을 얻었다), 3루수를 포수 뒤에 위치시키는 기상천외한 시프트(규칙 위반으로 실행하진 못했다)를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으로 강한 상대를 이기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이다. 감독의 절실함을 받아들이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김 감독과는 반대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없던 머리카락이 돋아난 선수가 있다. 9차례 올스타 선정에 빛나는 19년 차 베테랑 카를로스 벨트란(텍사스)이다. 원래 민머리인 그는 지난달 29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단정한 헤어스타일로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다. 알고 보니 그는 마커펜으로 머리를 검게 칠하고 나타나 주변 선수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것이었다.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질주하며 잘나가고 있다. 최고참급인 벨트란은 마지막까지 편하게 잘해 보자며 서슴없이 스스로를 망가뜨린 것이다.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는 야구에서 개성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김 감독과 벨트란은 모자를 벗었을 때 드러나는 머리카락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바로 ‘팀 퍼스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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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 김기태 감독의 삭발, 본인은 아무 의미 없다지만…

    “더워서 그랬다. 다른 의미는 없다.” 30일 SK와의 광주 경기에 앞서 머리를 바싹 밀고 그라운드에 나타난 김기태 KIA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도 “나만의 스타일”이라고도 했다. 맞는 말이다. 김 감독에겐 그만의 스타일이 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 지의 따가운 햇살 아래에서도 선크림을 바르지 않는다. “찢어져서 30바늘 정도는 꿰매야 부상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도 농담처럼 한다. 그런 그에게 삭발정도가 뭐 대수겠는가. 선수 시절에도 그는 종종 삭발을 했다. LG 수석코치를 맡았던 2011년에도 머리를 하얗게 밀었다. 그렇지만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 후배들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동참해달라고 해서 삭발을 하고 운동장에 나갔는데 막상 가서 보니 나만 머리를 빡빡 밀었더라”고 농담조로 말한 적이 있다. 2012년 지휘봉을 잡았던 LG 선수들이 단체로 삭발한 모습을 보고는 “나도 여러 번 해 봤지만 별로 권할 것 못 되더라”며 웃어넘기기도 했다. 김 감독의 반응은 이번에도 비슷하다. 머리를 깎았다고 해서 분위기를 심각하거나 무겁게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수장의 삭발은 큰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35년 역사에서 삭발한 감독을 보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김 감독이 삭발을 통해 선수단에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절실함이다. KIA는 요즘 SK, LG와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친다. 포스트시즌 진출과 탈락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체력이 떨어진 요즘 같은 시점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누가 더 절실하게 이기려 하느냐는 것이다. 항상 무덤덤하게 보이려 애쓰지만 김 감독의 머리 속은 항상 복잡하게 돌아간다. 지난해 3피트 라인 항의를 하다가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것이나(이 때 눕기태란 별명을 얻었다), 3루수를 포수 뒤에 위치시키는 기상천외한 시프트(규칙 위반으로 실행하진 못했다)를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으로 강한 상대를 이기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이다. 감독의 절실함을 받아들이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다. 김 감독과는 반대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없던 머리카락이 돋아난 선수가 있다. 9차례 올스타 선정에 빛나는 19년차 베테랑 카를로스 벨트란(텍사스)이다. 원래 민머리인 그는 지난 달 29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단정한 헤어스타일로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다. 알고 보니 그는 마커펜으로 머리를 검게 칠하고 나타나 주변 선수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것이었다.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질주하며 잘 나가고 있다. 최고참급인 벨트란은 마지막까지 편하게 잘 해 보자며 서슴없이 스스로를 망가뜨린 것이다.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는 야구에서 개성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김 감독과 벨트란은 모자를 벗었을 때 드러나는 머리카락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바로 ‘팀 퍼스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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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FA 회장 vs IOC 위원장… 연봉 승자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중 누구 연봉이 더 높을까.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46·스위스)은 29일 발간된 스위스 ‘블리크’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올해 연봉은 200만 스위스프랑(약 23억 원)보다 조금 적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패 스캔들로 축구계에서 퇴출된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이 지난해 받은 360만 달러(약 40억5000만원)보다는 훨씬 적은 금액이다. 블라터 회장 시절 FIFA는 회장 및 집행위원들의 연봉 공개를 거부했지만, 올해 2월 취임한 인판티노 회장은 조직의 투명성을 위해 연봉이 확정되면 공개하기로 약속했다. 반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63·독일)의 연봉은 22만5000유로(약 2억8300만 원). IOC 위원들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IOC는 위원장에 대해서만큼은 1년 내내 직무 상태로 규정해 이 액수를 연간 보수로 책정했다. 지난해 IOC가 발표한 보상 정책에 따르면 IOC 집행위원은 회의 참석 때만 일당 개념으로 하루에 900달러(약 101만 원)씩을 받는다. 일반 IOC 위원은 그 절반인 450달러(약 51만 원)를 받는다. 대신 항공료와 숙박료는 IOC가 일괄 계산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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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FA 회장 vs IOC 위원장, 누구 연봉이 더 셀까

    FIFA 회장과 IOC 위원장 중 누구 연봉이 더 높을까?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46·스위스)은 29일 발간된 스위스 ‘브릭’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올해 연봉은 200만 스위스 프랑(약 23억 원)보다 조금 적게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패 스캔들로 축구계에서 퇴출된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이 지난해 받은 360만 달러(약 40억 5000만원)보다는 훨씬 적은 금액이다. 블라터 회장 시절 FIFA는 회장 및 집행위원들의 연봉 공개를 거부했지만, 올해 2월 취임한 인판티노 회장은 조직의 투명성을 위해 연봉이 확정되면 공개하기로 약속했다. 반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63·독일)의 연봉은 22만 5000유로(약 2억 8300만 원). IOC 위원들은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IOC는 위원장에 대해서만큼은 1년 내내 직무 상태로 규정해 이 액수를 연간 보수로 책정했다. 지난해 IOC가 발표한 보상 정책에 따르면 IOC 집행위원은 회의 참석 때만 일당 개념으로 하루에 900달러 씩(약 101만 원)을 받는다. 일반 IOC 위원은 그 절반인 450달러(약 51만 원)를 받는다. 대신 항공료와 숙박료는 IOC가 일괄 계산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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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방서 金 두개 ‘번쩍’… 밤 12시 노크 “소변 제출하세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전 세계에서 2만 명에 가까운 선수와 관계자들이 모여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중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기사화하지 못한 이야기도 적지 않다. 17일간의 리우 올림픽 취재를 마감하면서 묻어버리기 아까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리우의 뒷이야기’들을 소개한다. ○ 6동 605호의 방장과 방졸 리우 올림픽 선수촌에서 최고의 명당은 6동 605호였다. 2명이 한방을 쓰는 선수촌에서 이 방의 방장과 방졸은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태권도 여자 49kg급에서 방졸인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가 먼저 금메달을 따냈고, 이어 방장인 오혜리(28·춘천시청)가 태권도 여자 67kg급에서 정상에 오른 것. 방졸이 방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진 않았을까. 김소희는 “먼저 금메달을 땄지만 인터넷에 달린 악플(악성 댓글)을 읽느라 미처 거기까지 신경 못 썼다”며 웃었다. 둘은 태릉선수촌에서도 한방을 썼다.○ 007이 된 손연재 손연재(22·연세대)는 취재진뿐만 아니라 대한체육회에도 리우 도착 일시를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 이 같은 ‘007작전’에는 러시아의 입김이 작용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상파울루에서 손연재가 러시아 선수들과 훈련할 때 한 한국 방송사가 비밀리에 이를 촬영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선수단이 손연재 측에 불쾌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손연재는 어머니도 놀라게 했다. 일본 언론과 일본어로 인터뷰한 딸의 모습을 본 손연재의 어머니는 “우리 딸이 어렸을 때 조금 배운 일본어인데, 아직도 잘하네”라며 놀라워했다.○ 자원봉사요원으로 위장한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유승민 삼성생명 탁구단 코치가 리우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선수촌 내 버스 터미널이었다. 오가는 선수가 많아 얼굴을 알리기에 적합했기 때문. 그곳에서 자신을 자원봉사요원인 줄 알고 “경기장 가는 버스가 어떤 거예요”라고 묻는 선수들에게 유 위원은 길을 알려준 뒤 ‘한 표’를 부탁했다. 25일간의 그런 노력에 처음엔 모른 척하던 북한 선수들도 유 위원에게 “추천했습네다(찍었습니다)”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사진 한 장이 만든 월드 스타 경기 도중 낙차사고를 당해 병원 신세를 진 사이클 박상훈(23·서울시청)은 메달의 꿈은 접었지만 선수촌에서 인기인이 되는 행운을 얻었다. 사고 사진을 본 많은 외국 선수가 그에게 “큰 사고를 당했는데 괜찮은가” “불굴의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기 때문. 사고 사진은 끔찍해 보였지만 다행히 단순 타박상에 그쳤다. 사이클 대표팀 관계자는 “우리 상훈이가 ‘월드스타’가 됐네요”라며 웃었다. 여자 기계체조 이은주(17·강원체고)도 북한 홍은정(27)과 찍은 ‘셀카’로 깜짝 스타가 됐다. ‘올림픽의 가장 상징적인 사진’이라고 극찬한 외신 보도에 대해 정작 이은주는 얼떨떨하다는 반응. “기념으로 찍은 사진 한 장이 이렇게 큰 반응을 얻을 줄이야…. 너무 놀랍네요. 호호.” ○ 완판된 한국 도시락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이 가장 좋아한 메뉴는 코리아하우스에서 만든 한식 도시락. 여자 배구 선수 김연경은 “선수촌 음식은 메뉴도 많지 않은 데다 너무 짜서 먹을 게 없었다. 코리아하우스 도시락이 있어 하루 한 끼는 든든하게 먹었다”고 말할 정도. 워낙 인기가 있다 보니 한국 출신 외국 지도자들 중에서도 이 도시락을 구하려는 사람이 많았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까지 진종오(37)를 지도했던 김선일 대만 사격대표팀 감독은 “4년 전까진 나도 편하게 도시락을 구했는데”라며 볼멘소리. 김 감독은 지인에게 부탁해 결국 도시락 하나를 얻어냈다. ○ 한밤중에 찾아온 손님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동메달리스트 김현우(28·삼성생명)를 힘겹게 한 건 판정 논란만이 아니었다. 계체를 하루 앞둔 자정 무렵 세계반도핑기구(WADA) 검사관이 불쑥 찾아와 도핑 검사를 하겠다며 소변 샘플을 요청한 것. WADA의 불시 검사는 간혹 있지만 계체를 하루 앞두고, 그것도 한밤중의 검사 요구는 김현우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 선수단 덮친 리우의 검은손 무도인들도 리우 현지의 검은손을 피하진 못했다. 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대회 중반 리우에 합류한 안한봉 레슬링 감독(48·삼성생명)은 도착 하루 만에 현지용으로 지급받은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다. 앞서 오세아니아 주짓수(브라질 유술) 챔피언 제이슨 리(뉴질랜드)는 납치강도를 당했다. 남자 유도 동메달리스트 디르크 판 티헐트(벨기에)는 휴대전화를 훔친 도둑을 잡으려다 오히려 폭행당했다. ○ 사진사로 변신한 회장님 한국 양궁이 사상 최초로 전 종목 석권의 쾌거를 이룬 13일 리우 삼보드로무 경기장. 양궁 남자 단체전이 열린 7일부터 한국 선수단의 모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현대자동차 부회장)은 기쁨에 겨워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 전속 사진사의 카메라를 빌려 사진사로 변신한 것. 선수들의 모습을 직접 카메라에 담던 정 회장은 “선수들 사진 찍느라 고생 많았다”며 사진사의 사진도 찍어줬다. 정 회장은 평소 선수들과 카톡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근하게 지낸다. ○ 미우나 고우나 ‘리우’랑 놀아야지 신태용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46)의 애완견 이름은 ‘리우’다. 올림픽에 오기 전 신 감독은 리우를 쳐다보며 “리우야! 집에서 응원 좀 열심히 해라. 성적 안 나오면 집에서 같이 쫓겨난다”고 했다. 8강에서 온두라스에 패한 다음 날 신 감독에게 리우의 운명을 물었다. “조별예선에서 8강까지의 경기가 리우가 아닌 브라질의 지방 도시에서 열리는 바람에 리우에는 가지도 못했다. 4강에 올라갔으면 리우에 갈 수 있었을 텐데. 집에 가서 리우랑 놀면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정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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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념의 승부사… 가시밭길서 일궈낸 ‘인비 천하’

    “그동안 이렇게 철저하게 열심히 운동한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늘 좋은 결과를 얻는 건 아니지만 잘 끝난 걸 보면 운도 따른 것 같다.” 박인비(28)는 올림픽 금메달의 원동력을 이렇게 말했다. 올해 초 허리 통증에 시달린 뒤 다시 왼손 검지까지 다친 박인비는 5월 이후 3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적이 없다. 5월 볼빅 챔피언십에서 84타를 치고 기권한 뒤 그는 골프를 고문에 비유하며 답답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박인비를 담당했던 한 종합병원에서는 무리한 출전이 병을 키울 수 있다며 올림픽에 나가지 말고 3주 이상 깁스를 하라고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 인생의 기로에 설지도 모를 상황에서 오랜 고민에 빠졌던 박인비는 지난달 11일 “그동안 내가 골프로 쌓았던 것들을 모조리 잃을 수도 있지만 단 몇 %의 가능성만 있더라도 나서겠다”며 올림픽 출전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달 초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56일 만의 복귀전을 치렀지만 예선 탈락했다. 그래도 박인비는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대회 2라운드 후반 9홀을 모처럼 1언더파로 마쳐 자신감을 얻었다. 박인비는 어떤 목표를 설정하면 집요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8월 커리어 그랜드슬램 여부가 걸려 있던 브리티시여자오픈에 대비하기 위해 연초부터 두꺼운 옷을 여러 벌 겹쳐 입고 공을 쳤다. 쌀쌀한 대회 장소에 적응하기 위해서였다. 당시에도 박인비는 허리 통증을 견뎌내며 대기록을 세웠다. 박인비는 리우 올림픽 대비를 위한 최적의 훈련장으로 인천의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을 선정했다. 올림픽 골프장처럼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어 강한 바람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3, 4차례 일반 내장객이 찾기 이전인 오전 6시에 남편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 씨(35)와 18홀 연습 라운드를 한 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수백 개씩의 공을 치며 잃어버린 샷 감각을 찾는 데 집중했다. 올 들어 무뎌진 퍼팅을 고민스러워하던 박인비는 리우에서 전성기 때를 떠올리는 컴퓨터 퍼팅을 과시했다. 21일 마지막 라운드에서 그는 3번홀 2.7m, 4번홀 4.2m, 5번홀 7.5m 버디 퍼팅을 쏙쏙 넣으며 독주를 시작했다. 박인비와 같은 조였던 세계 1위 리디아 고와 저리나 필러(미국)는 줄줄이 무너졌다. 필러는 “인비에게 퍼팅 레슨을 받고 싶다”며 웃었다. 리디아 고는 박인비에게 5타 뒤진 은메달리스트가 됐고, 동메달은 박인비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펑산산(중국)에게 돌아갔다. 박인비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면 더욱 경기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상대 선수가 긴장하는 걸 보면 나는 더 강해진다”고 말한다. 3라운드에서 박인비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마지막 날에는 리디아 고와 같은 조가 된 것도 이런 점에서 승부욕을 자극하는 요소가 됐다. 루이스와 리디아 고는 박인비와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그렸던 상대였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남편 남기협 씨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4년 동안 무관에 허덕이던 박인비는 2012년 남 씨와 투어 생활을 동행한 뒤 재기에 성공했다. 올해 초 시아버지가 간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셔서 빈소를 지켰던 박인비는 “남편과 남편 선배(김응진 씨)의 도움으로 스윙을 교정한 효과를 봤다”며 고마워했다. 캐디 브래드 비처(34)는 올해로 10년째 박인비 곁을 지키며 메이저 대회 7승을 포함해 17승을 합작했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은 비처에게도 또 다른 의미였다. 선수촌에서 생활을 한 그는 “메이저대회는 1년에 5번 열리고, 올해 우승을 못 해도 내년이 있다. 하지만 올림픽은 4년에 한 번이다. 평생 한 번뿐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이라니, 정말 환상적이다”라고 말했다. 비처는 또 “지난 한 달간 인비는 예전의 샷을 되찾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10년간 같이했지만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걸 본 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비처는 박인비의 멘털(정신력)을 최고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인비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엄청난 부담을 안고 치른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준 모습이 바로 그 증거”라고 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박인비는 선수촌이 아닌 별도의 숙소에 머물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남기협 씨와 그의 소속인 갤럭시아SM 직원들은 끼니때마다 박인비가 즐기는 한식을 제공했다. 이번 쾌거로 은퇴설도 잠재우게 된 박인비는 대한골프협회의 금메달 포상금 3억 원을 받게 됐다. 한편 양희영은 펑산산에게 1타 뒤진 공동 4위에 올랐다. 전인지는 공동 13위, 김세영은 공동 25위로 마쳤다.김종석 kjs0123@donga.com / 리우데자네이루=이헌재 기자}

    •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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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보’ 박세리

    ‘골프 여제’ 박인비가 금메달을 확정 짓고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는 순간 박세리 여자 골프 대표팀 감독(39)은 왈칵 눈물을 쏟았다. 박인비가 18번홀 그린 밖으로 걸어 나오자 전인지, 김세영, 양희영을 끌어안고 또 눈물을 흘렸다. 항상 단단해 보이기만 하던 박세리의 눈물이라니. 박 감독은 경기 뒤 “너무 많은 부담을 갖고 대회를 치렀다.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잘해줬다. 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박 감독이 펑펑 눈물을 쏟은 것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오픈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 이후 처음이다. ‘맨발 투혼’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1998년 7월 7일. 당시 무려 연장 20홀을 치르는 격전 끝에 정상에 오른 박세리는 아버지 박준철 씨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달라는 요청에 박 감독은 “선수 때 우승 했던 기쁨보다 지금의 감동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부담이 컸을 텐데 고맙게도 잘해줬다. 후배들 덕분에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직함을 얻게 됐고, 책임감을 갖고 했다. 역대 최고의 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동안 그는 ‘엄마 리더십’으로 후배들을 이끌었다. 별도로 마련한 숙소에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했다. 부대찌개, 된장찌개, 제육볶음 등을 손수 요리해 선수들을 먹였다. 신선한 과일을 고르려 직접 마켓을 돌아다녔다. “후배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겸손해하던 그는 “나도 선수생활을 오래 해 봐서 후배들의 마음을 잘 알겠더라. 최대한 편하게 해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한 비바람이 예보돼 오후로 예정돼 있던 티타임이 오전으로 당겨진 21일에도 박 감독은 선수들을 위해 직접 샌드위치를 만들어 손에 들려 보냈다. 또 경기 중 출출할 때 먹을 영양 바 등 간식도 세심하게 챙겼다. 대표팀 막내인 전인지는 “엄마보다 더 신경을 많이 써 주신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다른 숙소에서 아버지와 함께 지낸 김세영은 “아버지가 음식을 만들어 주시는데 박 감독님이 너무 그립다”고도 했다. 양희영의 말처럼 이들이 함께 지낸 일주일은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일주일”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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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 천재’ 유승민 IOC선수위원 당선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삼성생명 코치(34)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유 위원은 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내 프레스룸에서 열린 IOC 선수위원 투표 결과 후보자 23명 중 2위를 차지했다. 4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유 위원은 펜싱 브리타 하이데만(독일), 수영 주르터 다니엘(헝가리), 육상 장대높이뛰기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와 함께 IOC 선수위원으로 뽑혔다. 한국인 IOC 선수위원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선출돼 임기가 만료된 문대성 위원(태권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한국 스포츠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IOC 선수위원은 임기가 8년이라는 것을 제외하곤 일반 IOC 위원과 동등한 자격과 권한을 갖는다. IOC 총회에서 결정하는 각종 사안에 투표권을 행사하고, 올림픽 개최지 선정 및 종목 결정에도 참여한다. 유 위원은 “대한민국의 스포츠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말 열심히 해서 임기가 끝나는 8년 뒤엔 일반 IOC 위원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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