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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NC 감독(58)은 실력도 뛰어나지만 복도 많은 지도자다. 2004년 두산 감독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군에서 12시즌을 치르면서 9차례나 '가을 잔치' 초대장을 받았다. 시즌 도중 사퇴했던 2011년과 NC의 1군 무대 첫 해였던 2013년을 제외하면 거의 매년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것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 감독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운도 실력이라지만 단순히 실력이 있다고 해서 올림픽 9전 전승 신화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김 감독도 아직 못 이룬 꿈이 하나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아쉬웠던 해는 2007년 SK와의 한국시리즈였다. 당시 두산은 1, 2차전을 모두 이기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3차전부터 내리 4경기를 내주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전까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이긴 팀은 모두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해 두산이 처음 역전의 쓴 맛을 봤다. 2008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첫 경기를 잡고 나서 내리 4경기를 패해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김 감독은 번번이 플레이오프에서 발목이 잡히곤 했는데 묘하게도 계속 역전패를 당했다. 2009년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선 2승을 거둔 뒤 3연패했고, 2010년 삼성을 만나서는 2승 1패로 앞서다 2승 3패로 졌다. NC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지난해 치른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2승 1패로 앞서다 남은 두 경기를 내리 졌다. 몇 년 전만 해도 "내 마지막 소원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말해왔던 김 감독은 요즘 들어선 "한국시리즈 우승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 같다"고 말하곤 한다. 올해는 김 감독에게 운이 돌아올까. 21일부터 시작되는 LG와의 플레이오프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벽이다. NC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음주 운전 단속에 적발된 테임즈가 21일 1차전에 나서지 못하고, 승부 조작 연루 의혹도 아직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이달 초엔 경찰이 NC 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일까지 있었다.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는 LG와 대조적이다. 시즌 막판 악재가 터질 때마다 김 감독은 "어려울 때일수록 팀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위기에서 선수단이 단결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해왔다. 김 감독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NC와 계약 기간이 끝난다. 테임즈 사건이 터졌을 때 김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를 우승이 아니면 재계약이 힘들 수 있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늘의 뜻'에 따라 김 감독이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다면 단번에 해소될 책임이기도 하다.이헌재 기자uni@donga.com}

예정된 이별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전격적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스스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1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패배로 탈락이 확정된 직후 염 감독은 홀로 방문팀 감독실로 들어가 마지막 준비를 하는 듯했다. 그러고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와 휴대전화에 적어 둔 메모를 읽기 시작했다. 2014년 11월에 3년 계약을 한 염 감독은 내년까지 아직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간 올 시즌에도 모든 사람의 예상을 뒤엎고 3위를 차지하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팀을 떠나겠다는 의지는 확고해 보였다. 염 감독은 “4년 동안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4년 동안 넥센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해 우승하고 싶었지만 역량이 부족했다. 구단과 팬들에게 우승을 못 이뤄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다. 개인적으로는 201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염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넥센 감독직을 그만둔다는 얘기는 그동안 야구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수도권 A팀 감독으로 간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염 감독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시즌 중반부터 여러 차례 구단 측에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 감독과 넥센의 결별에는 야구를 보는 시각의 갈등이 잠재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염 감독은 넥센 특유의 프런트 야구를 자신의 야구에 대한 간섭으로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관계자는 “구단과 상의하지 않고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 무척 당혹스럽다. 추후 논의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의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사진)가 던진 시속 165km의 직구에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마운드와 타석 모두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인 오타니는 16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5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7-4로 앞선 9회초. 오타니 이름 앞에 있던 DH(지명타자) 표시가 투수를 뜻하는 P로 바뀌었다. 올해 선발 투수로만 출전한 오타니가 마무리 등판을 자원한 것. 첫 타자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던진 오타니의 초구 직구 구속 163km가 전광판에 찍혔다. 두 번째 타자 요시무라 유키에게 던진 초구는 165km가 나왔다. 9월 7일 자신이 세운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164km)을 1km 경신한 것. 이게 끝이 아니었다. 마지막 타자 혼다 유이치를 상대할 때는 165km 직구를 두 번이나 더 던졌다. 그가 던진 8개의 직구는 모두 163km 이상을 기록했고, 평균 구속은 164.1km가 나왔다. 포크볼조차 어지간한 투수들의 직구보다 빠른 151km가 나왔다.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을 일본시리즈에 올려놓은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야수로 출전해 세이브를 기록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혼다는 경기 후 “165km 직구는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속도”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타니는 “한 이닝만 던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선발로 던질 때와 비교해 특별한 것은 없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일본 팬들과 언론의 반응은 뜨겁다. 마무리 투수로 짧은 이닝을 던진다면 구속을 더 끌어올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다. 현재까지 세계 최고 구속은 시카고 컵스의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차프만이 기록한 105마일(약 169km)이다. 독설가로 유명한 노무라 가쓰야 전 라쿠텐 감독도 오타니에 대해서만큼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6일 밤 한 방송에 출연해 “프로야구 만세다. 슈퍼스타가 탄생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시이 마사토 니혼햄 투수코치는 “계속 저런 식으로 던지다가는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앞으로는 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타니를 앞세워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한 니혼햄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시리즈에서 센트럴리그 우승팀 히로시마와 만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의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가 던진 165km의 직구에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마운드와 타석 모두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인 오타니는 16일 일본 삿포로 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클라이막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5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7-4로 앞선 9회 초. 오타니 이름 앞에 있던 DH(지명타자) 표시가 투수를 뜻하는 P로 바뀌었다. 올해 선발 투수로만 출전한 오타니가 마무리 등판을 자원한 것. 첫 타자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던진 오타니의 초구 직구는 163km를 전광판에 찍었다. 두 번째 타자 요시무라 유키에게 던진 초구는 165km가 나왔다. 9월 7일 자신이 세운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164km)을 1km 경신한 것. 이게 끝이 아니었다. 마지막 타자 혼다 유이치를 상대할 때는 165km 직구를 두 번이나 더 던졌다. 그가 던진 8개의 직구는 모두 163km 이상을 기록했고, 평균 구속은 164.1km가 나왔다. 포크볼조차 어지간한 투수들의 직구보다 빠른 151km가 나왔다.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을 일본시리즈에 올려놓은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야수로 출전해 세이브를 기록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혼다는 경기 후 "165km 직구는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속도"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타니는 "한 이닝만 던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선발로 던질 때와 비교해 특별한 것은 없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일본 팬들과 언론의 반응은 뜨겁다. 마무리 투수로 짧은 이닝을 던진다면 구속을 더 끌어올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다. 현재까지 세계 최고 구속은 시카고 컵스의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이 기록한 105마일(약169km)이다. 독설가로 유명한 노무라 가츠야 전 라쿠텐 감독도 오타니에 대해서만큼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6일 밤 한 방송에 출연해 "프로야구 만세다. 슈퍼스타가 탄생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시이 마사토 니혼햄 투수코치는 "계속 저런 식으로 던지다가는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앞으로는 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타니를 앞세워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한 니혼햄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시리즈에서 센트럴리그 우승팀 히로시마와 만난다. 노무라 전 감독은 "니혼햄이 우승할 것"이라며 "오타니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운도 실력이다’란 말도 있지만 전날 넥센은 정말 불운했다. 13일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넥센 타자들이 친 안타는 모두 11개. 하지만 홈을 밟은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팀 완봉패(0-7) 신기록이었다.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넥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넥센 염경엽 감독은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경기를 했다. 그나마 우리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있는 게 다행”이라고 했다. 넥센의 불운을 떨쳐낸 것은 홈런과 같은 화끈한 한 방이 아니었다. 1회말 나온 김하성의 빗맞은 안타가 엉킨 실타래를 푸는 열쇠가 됐다. 0-0이던 1회말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풀카운트에서 상대 선발 우규민의 직구에 힘껏 방망이를 휘둘렀다. 방망이 안쪽에 빗맞은 타구는 2루수 손주인의 키를 살짝 넘는 안타가 됐다. 스타트가 빨랐던 1루 주자 고종욱은 손주인이 공을 잡을 무렵 3루 베이스까지 가 있었다. 그리고 손주인이 잠시 우왕좌왕하는 사이 득달같이 홈으로 파고들어 선취점을 올렸다. 1사 1루에서 단타에 타점이 나온 진기한 장면이었다. LG로 넘어갔던 흐름을 되찾아 오는 계기이기도 했다. 한번 물꼬가 트인 넥센 타선은 이후 거칠 게 없었다. 3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9번 타자 임병욱은 우규민의 낮은 직구를 퍼 올려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올해 포스트시즌 1호 홈런이었다. 4회말에는 서건창의 2타점 적시타와 고종욱의 적시타로 스코어를 5-0으로 벌렸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밴헤켄의 역투가 빛났다. 밴헤켄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직구와 타자 눈앞에서 떨어지는 포크볼을 앞세워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7과 3분의 2이닝 3안타 1볼넷 5삼진 1실점의 쾌투로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8회 2사 2루에서 밴헤켄을 구원 등판한 마무리 투수 김세현은 대타 서상우에게 적시타를 맞았지만 9회말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LG로서는 서상우가 무리하게 2루로 뛰다 주루사하면서 추격의 기회를 이어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 5-1로 승리하며 1승 1패를 만든 넥센은 16일 오후 2시 LG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LG는 허프, 넥센은 신재영을 선발 등판시킬 예정이다. ▼양팀 감독의 말▼ ▽염경엽 넥센 감독 (1패로) 시리즈의 위기 상황이었는데 밴헤켄이 에이스답게 좋은 피칭을 해줬다. 1회 고종욱, 정수성 코치의 좋은 베이스 러닝으로 선취점을 뽑아 선수단의 긴장감을 풀어줬다. 추가점을 뽑아야 될 때 추가점이 나와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경기가 됐다. 첫 게임에서 너무 안정적으로 운용했던 것이 부족했다고 판단해 주루 플레이를 과감하게 하려고 했다. 3차전 선발은 신재영이다.▽양상문 LG 감독 밴헤켄을 쉽게 공략하리라 생각은 안 했지만 초반에 분위기라도 가져올 수 있는 공격력이 나왔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내심 오늘 경기까지 이기면 전체적인 시리즈가 편해질 수 있을 거라 욕심을 가졌는데 아쉽다. 방문 1승 1패로 만족한다. 오늘 1패를 당하긴 했지만 이동현, 봉중근 등 베테랑들이 좋은 구위를 보인 건 소득이다. 이헌재 uni@donga.com·유재영 기자 }

프로야구 삼성의 류중일 감독(53·사진)이 내년에도 사자 군단의 지휘봉을 잡는다. 올해 역대 최악인 9위로 추락했지만 삼성은 올해로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류 감독을 재신임하고 ‘명가 재건’의 임무를 맡기기로 결정했다. 삼성 구단 사정에 정통한 야구인 A 씨는 13일 “류 감독의 잔류와 새 감독 영입 사이에서 고심하던 삼성이 류 감독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류 감독은 최근 몇 년간 삼성 왕조를 일군 지도자다. 그만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룹 수뇌부의 최종 재가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류 감독은 내년에도 삼성 유니폼을 입고 감독으로서 7번째 시즌을 치르게 된다. 지난해 정규시즌 1위였던 삼성은 올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다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최하위에 머문 신생팀 kt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다. 항상 1등을 추구하던 삼성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올해 실패가 류 감독의 책임만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삼성은 올해 외국인 선수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웹스터와 벨레스터, 레온, 플란데 등 4명의 외국인 투수가 합작한 승수는 6승밖에 되지 않는다. 정규시즌 1위 두산이 니퍼트(22승)와 보우덴(18승)의 덕을 톡톡히 본 것과 대조된다. 시즌 초반부터 장원삼, 구자욱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진 것도 악재였다. 2010년 가을 삼성 지휘봉을 잡은 류 감독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에도 주축 투수들의 해외 불법 도박 사건이 터지지 않았다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컸다. 류 감독과의 재계약을 시작으로 삼성은 전력 강화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우선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거포 외야수 최형우(33)와 왼손 선발 투수 차우찬(29) 등 2명을 모두 잔류시키기로 했다. 이들을 잡기 위해선 200억 원 이상의 돈이 필요하지만 삼성은 아낌없이 돈 보따리를 풀 계획이다. A 씨는 “야구단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뒤 삼성이 돈을 못 쓴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필요한 선수라면 잔류시킬 수도, 또 외부에서 데려올 수도 있는 팀이 삼성이다. 올겨울 삼성은 모처럼 활발히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지난해 FA가 된 팀의 프랜차이즈 3루수 박석민을 NC로 떠나보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삼성은 또 외국인 선수도 팀의 1, 2선발이나 주포로 활약할 수 있는 특급 선수들로 데려오기로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프로야구 ‘가을 잔치’가 한창인 가운데 추운 가을을 맞은 사람들도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프로야구 팀을 중심으로 KBO리그에서 감독들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제10구단 kt는 12일 “올해를 끝으로 3년 계약이 만료되는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kt는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조 감독과 재계약할 방침이었지만 돌연 마음을 바꿔 조 감독에게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책임을 물었다. 김진욱 전 두산 감독이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에 대해 kt는 “김 감독은 여러 후보자 중 한 명일 뿐이다. 모든 후보자 검토가 끝난 뒤 후임 감독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SK도 이날 2년 계약이 끝난 김용희 감독과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종료와 함께 팀을 떠났다. SK는 “새 감독 선임에 대한 이런저런 말이 많이 나오고 있어 공식 발표를 했다. 현재 차기 감독 선임을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김성근 한화 감독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2014년 말 3년 계약을 한 김 감독은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지만 대형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등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선수 혹사 논란 등으로 인한 대외적인 이미지 하락도 변수다. 2년 전 야구단 의사와 무관하게 그룹 오너가 김 감독을 데려온 만큼 내년에도 팀을 맡길지는 오너의 결정에 달렸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류중일 감독을 바라보는 삼성의 시선도 복잡하다. 올해 사상 최악인 9위로 떨어졌지만 류 감독은 지난해까지 5번의 정규시즌 1위와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삼성 왕조’ 시대를 연 주역이다. 일년 농사에 실패했다고 내치기엔 그간 이뤄 놓은 공이 너무 크다. 롯데는 기대 이하의 성적(8위)에 그쳤지만 올해 감독 1년 차인 조원우 감독에게 내년에도 기회를 줄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 감독 중에서도 팀을 옮기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아직 소속 팀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지만 시즌 중반부터 수도권 팀으로 옮긴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지방 구단 B팀의 C 감독도 새로운 팀의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 때마다 승부를 가를 변수로 빠지지 않는 게 ‘경험’과 ‘수비’다.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도 그랬다. 리빌딩 중인 두 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KIA의 4-2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 역시 경험과 수비의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경험 부족을 드러낸 대표적인 장면은 LG의 1회말 공격 때 나왔다. 이천웅의 안타와 박용택의 볼넷 등으로 만든 2사 1, 3루에서 5번 타자 채은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KIA 선발 투수 헥터는 1, 2구를 볼로 던지며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진 헥터가 이때 던질 수 있는 공은 직구밖에 없었다.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은 한가운데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헛스윙을 하더라도 여전히 볼카운트에 여유가 있다. 경험이 많은 타자라면 큰 거 한 방을 노릴 만했다. 그런데 채은성은 번트 동작을 하면서 한가운데 직구를 그냥 흘려보냈다. 4구째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에는 뒤늦게 헛스윙을 했다. 좋은 공을 놓친 채은성은 결국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채은성은 올해 외야수 주전 자리를 꿰찬 신예 선수다. 2년 전 플레이오프 때 세 타석에 들어선 게 포스트시즌 경험의 전부다. 채은성이 경험 있는 타자였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을 것이다. LG가 선취점을 냈더라면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었다. 수비에서도 아쉬운 쪽은 LG였다. LG 유격수 오지환은 1회초부터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을 더듬는 실책을 했다. 선발 투수 허프가 후속 타자 나지완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지만 오지환은 4회 또 한 번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2사 2, 3루에서 안치홍의 땅볼 타구를 뒤로 빠뜨린 것. 이 사이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이에 비해 지난달 상무에서 제대한 KIA 유격수 김선빈은 두 차례의 결정적인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2회말 1사 1루에서 유강남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해 병살타로 연결했고, 4회말 1사 1루에서도 채은성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했다. KIA는 6회 나지완의 희생플라이와 8회 김주찬의 적시타로 점수를 4-0으로 벌렸다. LG도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8회말 김선빈이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하는 사이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후속 타자 유강남이 적시타를 쳐내 한 점을 추격했고, 무사 1, 3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구원 투수 고효준의 폭투 때 3루 주자 황목치승이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따라갔다. 하지만 1루 주자 유강남이 무리하게 3루까지 뛰다가 객사하면서 좋았던 흐름이 끊기고 말았다.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된 헥터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양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은 11일 오후 6시 반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이헌재 uni@donga.com·임보미 기자 }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 때마다 승부를 가를 변수로 빠지지 않는 게 '경험'과 '수비'다.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도 그랬다. 리빌딩 중인 두 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KIA의 4-2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 역시 경험과 수비의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경험 부족을 드러낸 대표적인 장면은 LG의 1회말 공격 때 나왔다. 이천웅의 안타와 박용택의 볼넷 등으로 만든 2사 1, 3루에서 5번 타자 채은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KIA 선발 투수 헥터는 1, 2구를 볼로 던지며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진 헥터가 이 때 던질 수 있는 공은 직구밖에 없었다.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은 한 가운데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헛스윙을 하더라도 여전히 볼카운트의 여유가 있다. 경험 많은 타자라면 큰 거 한 방을 노릴 만했다. 그런데 채은성은 번트 동작을 하면서 한가운데 직구를 그냥 흘려보냈다. 4구째 바깥쪽으로 흘러 가나는 공에는 뒤늦게 헛스윙을 했다. 좋은 공을 놓친 채은성은 결국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채은성은 올해 외야수 주전 자리를 꿰찬 신예 선수다. 2년 전 플레이오프 때 3타석에 들어선 게 포스트시즌 경험의 전부다. 채은성이 경험 있는 타자였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렀을 것이다. LG가 선취점을 냈더라면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수비에서도 아쉬운 쪽은 LG였다. LG 유격수 오지환은 1회초부터 김주찬의 평범한 땅볼을 더듬는 실책을 했다. 선발 투수 허프가 후속 타자 나지완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지만 오지환은 4회 또 한 번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2사 2, 3루에서 안치홍의 땅볼 타구를 뒤로 빠뜨린 것. 이 사이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에 비해 지난 달 상무에서 제대한 KIA 유격수 김선빈은 두 차례의 결정적인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2회말 1사 1루에서 유강남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해 병살타로 연결했고, 4회말 1사 사루에서도 채은성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했다. KIA는 6회 나지완의 희생플라이와 8회 김주찬의 적시타로 점수를 4-0으로 벌렸다. LG도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8회말 김선빈이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하는 사이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후속 타자 유강남이 적시타를 쳐내 한 점을 추격했고, 무사 1, 3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구원 투수 고효준의 폭투 때 3루 주자 이병규(7번)가 홈을 밟아 한 점을 더 따라갔다. 하지만 1루 주자 유강남이 무리하게 3루까지 뛰다가 객사하면서 좋았던 흐름이 끊기고 말았다. 4-2로 앞선 9회말 무사 1루에서 등판한 KIA 마무리 투수 임창용은 히메네스를 투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는 등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된 헥터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양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은 11일 오후 6시 반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2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정규시즌 3위 넥센과 플레이오프 행을 다투게 된다.양 팀 감독의 한마디▽양상문 LG 감독유강남과 채은성의 좋았던 타구가 김선빈의 다이빙 캐치로 병살 처리됐던 게 가장 아쉬웠다. 김선빈이 좋은 수비를 했다. 유강남의 주루사가 중요할 때 나왔다. 좀 더 차분히 하라고 주문했다. 임정우나 정찬헌은 내일 경기가 있기 때문에 불펜은 우규민 김지용에서 마무리 지었다. 내일은 류제국 뿐 아니라 소사까지 다 던질 준비를 하겠다. ▽김기태 KIA 감독헥터가 잘 던져줬고 (2번 타자로 나선) 필이 출루를 잘 해줬다. 김호령, 노수광, 김선빈이 포스트시즌은 처음인데 좋은 수비를 많이 했다. 김선빈의 다이빙 캐치가 결정적일 때 나와서 좋았다. 헥터는 상황에 따라 완봉까지 생각했는데 8회 LG 타선이 좋아져 결국 윤석민까지 투입하게 됐다. 양현종까지 투입하지 않은 게 오늘의 큰 수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임보미기자 bom@donga.com}

밝게 웃는 장하나(24·비싸카드)의 모습을 본 게 얼마 만이던가. 장하나가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는 뜻깊은 우승을 거뒀다. 18번홀(파4)에서 챔피언 퍼트를 하고 난 뒤 양손으로 작은 원을 그리는 댄스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9일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전날 3라운드까지 16언더파를 몰아친 장하나는 2위에 6타 앞서며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이날 4라운드에서도 6번홀까지 버디 3개를 잡아내며 19언더파를 기록할 때까지는 경쟁자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강한 바람과 끊임없이 쏟아진 비 때문에 상승세가 꺾였다. 장하나는 7번홀(파3)과 9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2타를 잃었다. 그 사이 펑산산(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전반에 2타를 줄인 펑산산은 후반 9개 홀에서는 버디 4개를 추가했다. 장하나는 지키기 작전으로 맞섰다. 후반 9개 홀에서 연속 파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어갔다. 장하나는 이날 1언더파 71타를 치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펑산산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월 코츠 챔피언십과 3월 HSBC 챔피언스 우승 후 7개월 만의 우승이다. LPGA투어 개인 통산 3승째. HSBC 챔피언스 이후 장하나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대회 출전을 위해 도착한 공항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장하나의 아버지가 놓친 가방에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꼬리뼈 쪽을 다쳐 경기 출전이 무산된 것. 장하나는 그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컸다. 뜻하지 않은 구설에 오른 장하나는 이후 한 달 이상 투어 활동을 중단해야 했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6월 이후 LPGA투어에 복귀했지만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장하나는 예전의 활력 넘치는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전날 3라운드에서는 10언더파를 몰아칠 정도로 쾌조의 샷 감각을 뽐냈다. 장하나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최근 3주 연속 LPGA투어 우승을 이어갔다. 지난달엔 전인지와 김인경(28·한화)이 각각 에비앙 챔피언십과 레인우드 클래식을 제패했다. 장하나는 “3월 싱가포르 대회 이후 생각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앞으로도 또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피겨 남자 싱글의 기대주 차준환(15·휘문중·사진)을 눈여겨봐야 할 듯하다. 차준환은 8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3.72점을 받았다. 7일 쇼트프로그램(76.82점)과 합해 220.54점을 얻은 차준환은 2위 콘래드 오젤(캐나다·196.30점)을 24.24점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달 3차 대회에서 역대 주니어 대회 최고점(239.47점)으로 우승한 데 이어 두 대회 연속 우승이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맛본 것은 2005∼2006시즌 김연아 이후 11년 만이며, 남자 싱글 선수로는 처음이다. 차준환은 12월 8일부터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도 출전해 또 하나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피겨 여왕’ 김연아가 밟았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코치 역시 김연아를 지도했던 브라이언 오서(캐나다)다. 2014년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일본)를 키운 오서 코치를 만난 뒤 차준환도 기량이 급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오른쪽 다리 부상 때문에 쿼드러플(4회전) 살코에 실패했지만 3차 대회 때는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시켰다. 오서 코치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지금처럼만 성장해 준다면 평창 올림픽에서 톱5 안에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피겨 여자 싱글의 유망주 임은수(13·한강중)는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 싱글에서 173.21점을 받아 동메달을 차지했다. 임은수는 지난달 5차 대회에서 기록한 개인 최고점수(166.91점)를 6.3점 끌어올렸다. 두 선수는 14일부터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2016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에 출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주흥철(35·비스타케이호텔그룹)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김시우(21·CJ대한통운)와 최경주(46·SK텔레콤)를 제치고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주흥철은 9일 경기 용인 88CC(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더블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주흥철은 김시우와 문도엽(25·이상 12언더파 272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억 원. 지난달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우승한 주흥철은 이날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했지만 13번홀(파5)을 시작으로 3개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아들 송현 군이 심장병을 앓아 마음고생이 심했던 주흥철은 “상금 일부를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대회 주최자인 최경주는 7위(9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밝게 웃는 장하나(24·비싸카드)의 모습을 본 게 얼마 만이던가. 장하나가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는 뜻 깊은 우승을 거뒀다. 18번홀(파4)에서 챔피언 퍼트를 하고 난 뒤 양손으로 작은 원을 그리는 댄스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9일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전날 3라운드까지 16언더파를 몰아친 장하나는 2위에 6타 앞서며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이날 4라운드에서도 6번홀까지 버디 3개를 잡아내며 19언더파를 기록할 때까지는 경쟁자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강한 바람과 끊임없이 쏟아진 빗속에서 상승세가 꺾였다. 장하나는 7번홀(파3)과 9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2타를 잃었다. 그 사이 펑샨샨(중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전반에 2타를 줄인 펑샨샨은 후반 9개 홀에서는 버디 4개를 추가했다. 장하나는 지키기 작전으로 맞섰다. 후반 9개 홀에서 연속 파를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어갔다. 장하나는 이날 1언더파 71타를 치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펑샨샨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2월 코츠 챔피언십과 3월 HSBC 챔피언스 우승 후 7개월 만의 우승이다. LPGA 투어 개인 통산 3승째. HSBC 챔피언스 이후 장하나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대회 출전을 위해 도착한 공항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장하나의 아버지가 놓친 가방에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꼬리뼈 쪽을 다쳐 경기 출전이 무산된 것. 장하나는 그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컸다. 뜻하지 않은 구설에 오른 장하나는 이후 한 달 이상 투어 활동을 중단해야 했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6월 이후 LPGA 투어에 복귀했지만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장하나는 예전의 활력 넘치는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전날 3라운드에서는 10언더파를 몰아칠 정도로 쾌조의 샷 감각을 뽐냈다. 장하나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최근 3주 연속 LPGA 투어 우승을 이어갔다. 지난달엔 전인지와 김인경(28·한화)이 각각 에비앙 챔피언십과 레인우드 클래식을 제패했다. 장하나는 "3월 싱가포르 대회 이후 생각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앞으로도 또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피겨 남자 싱글의 기대주 차준환(15·휘문중)을 눈여겨 봐야할 듯하다. 차준환은 8일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3.72점을 받았다. 7일 쇼트프로그램(76.82점)과 합해 220.54점을 얻은 차준환은 2위 콘래드 오르젤(캐나다·196.30점)을 24.24점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달 3차 대회에서 역대 주니어 대회 최고점(239.47점)으로 우승한 데 이어 두 대회 연속 우승이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맛본 것은 2005~2006시즌 김연아 이후 11년만이며, 남자 싱글 선수로는 처음이다. 차준환은 12월 8일부터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도 출전해 또 하나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피겨 여왕' 김연아가 밟았던 길을 따라가고 있다. 코치 역시 김연아를 지도했던 브라이언 오서(캐나다)다. 2014년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르(일본)를 키운 오서 코치를 만난 뒤 차준환도 기량이 급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오른쪽 다리 부상 때문에 쿼드러플(4회전) 살코에 실패했지만 3차 대회 때는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시켰다. 오서 코치는 지난 달 인터뷰에서 "지금처럼만 성장해 준다면 평창 올림픽에서 톱5 안에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피겨 여자 싱글의 유망주 임은수(13·한강중)는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 싱글에서 173.21점을 받아 동메달을 차지했다. 임은수는 지난 달 5차 대회에서 세운 개인 최고점수(166.91점)를 6.3점 끌어올렸다. 두 선수는 14일부터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2016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에 출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주흥철(35·비스타케이호텔그룹)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김시우(21·CJ대한통운)와 최경주(46·SK텔레콤)를 제치고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주흥철은 9일 경기 용인 88CC(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더블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주흥철은 김시우와 문도엽(25·이상 12언더파 272타)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억 원. 지난 달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우승한 주흥철은 이날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했지만 13번홀(파5)을 시작으로 3개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아들 송현 군이 심장병을 앓아 마음고생이 심했던 주흥철은 "상금 일부를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대회 주최자인 최경주는 7위(9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빠졌고, 이대은(전 지바 롯데)은 포함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내년 3월 열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국가대표팀 예비 엔트리 5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김광현(SK), 양현종(KIA), 최정(SK), 박석민(NC) 등 KBO 리그에서 뛰는 주요 선수들은 물론이고 추신수(텍사스), 김현수(볼티모어), 강정호(피츠버그), 이대호(시애틀), 박병호(미네소타) 등 미국에서 뛰는 선수 5명도 포함됐다. 그런데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은 오승환의 이름이 빠졌다. 오승환이 연루된 해외 불법 도박 사건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인식 WBC 국가대표팀 감독은 “전력상 오승환은 꼭 필요한 선수다. 하지만 올해 야구계에 좋지 않은 일이 많아 고민이 더 필요한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른손 선발 요원 이대은의 상황도 복잡하다. 올해까지 일본에서 뛰었던 이대은은 상무 입대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 ‘해외 진출 후 국내 프로구단에 입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무와 경찰청에 입단한 선수는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출장할 수 없다’는 규정이 생기면서 상무 합격 여부가 불투명하다. 상무 입대가 불발되면 현역으로 입대할 수밖에 없다. WBC에서는 대회 전 최종 엔트리 발표까지 엔트리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오승환과 이대은도 상황에 따라 뒤바뀔 수 있다. 한편 KBO는 선동열 전 KIA 감독(투수)과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타격), 김동수 LG 2군 감독(배터리), 김광수 한화 코치(3루 주루), 김평호 삼성 코치(1루 주루), 송진우 KBSN 해설위원(투수) 등을 WBC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선임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LG가 정규시즌 4위를 확정 짓고 5위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전날까지 KIA에 0.5경기 차로 앞섰던 LG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5회에 터진 히메네스의 역전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같은 날 KIA가 광주 경기에서 삼성에 3-4로 지면서 양 팀의 승차는 1.5경기 차로 벌어졌다. 이에 따라 8일 열리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LG가 4위, KIA는 5위가 됐다. 양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10일 오후 6시 반 LG의 안방구장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시작된다. 1승을 안고 싸우는 LG는 2경기 중 한 경기만 비겨도 준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지만 KIA는 2연승을 거둬야만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승리 팀은 13일부터 3위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전을 치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포스트시즌에 목마른 SK가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에이스 김광현을 구원투수로 등판시킨 것이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LG의 경기. SK 선발 투수 켈리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7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다. 김용희 감독은 이때 승부수를 띄웠다. 3-3 동점인 2사 1루 상황에서 켈리의 투구 수가 100개를 넘기자 선발 요원 김광현을 투입한 것.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6회 2사 후 등판한 김광현은 이천웅을 1루 땅볼로 잡고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8회말에는 박용택, 히메네스, 문선재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 시켰다. SK는 9회초 최승준의 우전 적시타와 정의윤의 유격수 땅볼로 2점을 뽑았고 9회에도 등판한 김광현은 무실점을 기록하며 5-3 승리를 지켰다. SK는 이날 승리로 5위 KIA에 1.5경기 차로 따라붙으며 ‘가을 야구’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한편 KIA와 삼성의 대구 경기는 우천으로 순연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랜스 암스트롱(45·미국). 고환암을 극복하고 1999∼2005년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 7연패를 달성한 철인. 하지만 2012년 미국반도핑기구(USADA)가 상습 약물 복용을 이유로 1998년 이후 그가 받은 모든 상을 박탈하고 영구 자격 정지 징계를 내리면서 나락으로 추락했다. USADA는 2010년 10월 조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암스트롱에 대해 “역사상 가장 치밀하고, 전문적이며, 성공적인 도핑을 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암스트롱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꾸준히 투입했다. 도핑 검사에서 적발되지 않을 정도의 소량만 사용한 것. 주사를 맞는 기존 방식을 쓰면 원하는 만큼의 소량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는 자신의 전담 의사를 통해 소량의 테스토스테론을 혀 밑에 넣어 녹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를 많이 만들어내는 에리트로포이에틴(EPO)을 주입하다가 이를 잡아내는 호르몬 적출법이 등장하자 그 다음에는 자신의 피를 뽑아 보관했다가 경기 직전 수혈하는 방법을 썼다. 일명 ‘혈액 도핑’이다. 이후 혈액 농도를 적발하는 방법이 나오자 혈액을 묽게 만들기 위해 식염수까지 맞았다. 갖은 의학적, 과학적 방법을 동원한 덕분에 암스트롱의 시료에서는 아직까지도 금지 약물 사용이 적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USADA는 정황 증거로 그를 약물 복용자로 확신했다. “암스트롱이 약물 사용을 강요했다”는 전 소속팀 동료 11명의 구체적 증언이 결정적이었다. 이 밖에 예전 대회 혈액샘플 재검사 결과, 팀 닥터 등 약물 공급 담당자와 주고받은 금융결제 기록과 e메일도 증거로 제시됐다. 암스트롱의 전처 크리스틴 역시 1998년 대회 때 팀이 복용한 호르몬제를 증거물로 제공했다. 암스트롱은 “20년이 넘는 사이클 인생 동안 500∼600번의 도핑 테스트를 받았지만 단 한 번도 양성 반응을 보인 적이 없었다”며 미국 텍사스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그의 소송을 기각했다. 완강히 혐의를 부인하던 암스트롱은 2013년 1월 한 TV 쇼에 출연해 “선수 시절 도핑을 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고백했다. 역설적이게도 암스트롱 때문에 반도핑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예전엔 금지 약물 성분이 100ng(나노그램·1ng은 10억분의 1g) 이상 돼야 적발할 수 있었지만 요즘엔 1ng만 돼도 검출할 수 있다. 8년 전 베이징 올림픽과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 무사통과했던 메달리스트들이 최근 검사에서 적발돼 메달을 박탈당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국제반도핑기구(WADA)는 또 2002년부터 선수생체수첩(ABP)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WADA는 ABP 대상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혈액을 채취해 개개인의 약력을 완성하고, 매 대회 이를 이전 상태와 비교한다. 검사 결과가 일반적인 도핑 기준치 안에 있다 하더라도 개인 약력에 비춰 변화가 있다면 도핑을 의심하게 된다. 희대의 약물 사기꾼이었던 암스트롱도 일찌감치 ABP 대상자가 되었다면 도핑 사실이 보다 일찍 발각되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약물 사용 선수들의 설자리는 없다고 봐야 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0년 미국의 과학 전문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발표된 ‘근육, 유전자 그리고 운동능력’이란 제목의 논문 뒷부분에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2012년 올림픽 남자 육상 100m 종목에 유전자를 조작해 단거리 달리기에 필요한 근섬유를 강화한 선수가 출전한다.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예선에서 적당히 뛴 이 선수는 준결선에서 8초94의 세계신기록을 세운다. 하지만 결선에서 너무 열심히 뛰다가 엄청나게 발달한 대퇴근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슬개골 인대가 끊어지고 만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9초63의 기록으로 우승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 논문의 이야기가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은 것은 분명하다. 어쩌면 밝혀지지 않았을 뿐 현실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금지약물의 시대를 넘어 ‘유전자 도핑’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세계반도핑기구(WADA)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WADA는 이르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유전자 도핑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진화하는 도핑 올림픽 무대에서 도핑이 처음 크게 이슈화된 것은 1960년 로마 올림픽이었다. 대회 첫날 덴마크의 사이클 선수 크누드 에네마르크 옌센이 경기 중 사망했다. 부검 결과 흥분제의 일종인 암페타민 과다 복용이 밝혀졌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의무분과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IOC가 도핑 검사를 처음으로 실시한 건 1968년 프랑스 그르노블 겨울올림픽이었다. 그해 열린 멕시코시티 여름올림픽 근대5종에서는 처음으로 금지약물 복용으로 실격하는 선수(스웨덴의 한스 군나르 리렌바르)가 나왔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육상 100m 결선은 가장 많이 얘기되는 도핑 사례다. 당시 캐나다의 벤 존슨은 9초79의 경이로운 세계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하지만 3일 뒤 약물 복용이 드러나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금메달은 2위였던 칼 루이스(미국)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1976년과 1984년 올림픽 남자 400m를 거푸 제패했던 에드윈 모지스는 “벤 존슨이 금메달을 박탈당한 것보다 그 선수만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게 더 놀라운 일이다”고 말했다. 루이스를 비롯한 많은 선수도 검사에 걸리지 않았을 뿐 도핑에서 자유롭지 않았다는 말이다. 1989년 280명 이상의 옛 동독 선수가 도핑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도핑이 줄어들지 않자 IOC는 1999년 WADA를 설립했다. 반도핑 기술이 발달할수록 도핑 기술 역시 진화를 거듭해 왔다. 200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베이에어리어연구소(BALCO) 스캔들’이 대표적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BALCO는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 기록(762개)을 갖고 있는 배리 본즈와 육상 스타 매리언 존스 등에게 약물을 제공했다. 이들이 사용한 약물은 도핑 검사에서 적발되기 어렵게 ‘디자인’된 인공 스테로이드였다. 사이클 황제에서 ‘약쟁이’로 전락한 랜스 암스트롱은 자기 몸의 피를 뽑아 보관했다가 경기 직전 수혈하는 ‘금지 방법’으로 도핑 검사를 피했다. ○ 유전자-뇌 도핑의 시대 최근 들어 가장 자주 언급되는 도핑 방법은 ‘유전자 도핑’이다. 몇 해 전부터 과학자들은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새로운 도핑 방법으로 유전자 치료법을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유력한 유전자 조작 대상은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적혈구의 수를 늘리는 에리트로포이에틴(EPO·적혈구생성촉진인자)이다. EPO는 스테로이드와 함께 현대 도핑의 대명사로 꼽힌다. 이 호르몬을 만드는 DNA를 몸속에 넣는 방법으로 유전자 치료를 하면 현재의 약물 도핑 검사로는 발견하기 어렵다. 이미 해외의 몇몇 연구소에서는 원숭이 등 동물 실험을 통해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유전자 변형을 통해 근력을 향상시킬 가능성도 있다.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연구소에서는 쥐의 유전자 하나를 변형시켜 다른 쥐보다 쳇바퀴를 더 빠른 속도로,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마라톤 쥐’를 만들어 냈다. 유전자 도핑은 아직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지만 WADA는 이미 유전자 도핑을 ‘금지목록 국제표준’에 포함시키고 이를 찾아내기 위한 실험법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화까지 완성되고 나면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처음 선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브레인 도핑’ 역시 새로 등장한 방식이다. 브레인 도핑은 뇌를 자극해 운동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사이클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브레인 도핑을 한 선수들이 좀더 빨리 페달을 밟는 것으로 나타났다. WADA는 아직 브레인 도핑을 금지목록에 넣어두고 있지 않다. 하지만 브레인 도핑이 선수들의 신체에 해를 줄 수 있고,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언제든 금지될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