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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단짝' 김신욱으로 골 넣고 '멀티' 박주호로 흔든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는 축구 대표팀(23세 이하) 명단이 확정됐다. 이광종 대표팀 감독은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최종 엔트리 20명을 발표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와일드카드(24세 이상) 3장은 2014 브라질월드컵 참가 선수들로 채웠다. 196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26·울산)과 측면 수비수 박주호(27·마인츠), 브라질월드컵 벨기에 전에서 맹활약한 골키퍼 김승규(24·울산)가 와일드카드로 뽑혔다. 김신욱은 이 감독이 일찌감치 와일드카드 후보로 낙점했다. 이 감독은 당초 손흥민(22·레버쿠젠)의 합류를 염두에 두고 월드컵에서 호흡을 맞춘 김신욱과의 공격 조합을 구상했다. 김신욱과 손흥민은 평소 '단짝'으로 불릴 만큼 우애가 깊고, 축구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레버쿠젠의 반대로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손흥민 없이도 김신욱의 공격력을 효율적으로 살리는 방안이 가동될 전망이다. 손흥민의 자리인 왼쪽 측면 공격수에 문상윤(23·인천), 윤일록(23·서울), 안용우(23·전남) 등 기동력과 돌파가 장점인 선수들을 대거 선발한 것은 김신욱과 호흡을 맞춰 파괴력을 높일 수 있는 조합을 찾으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박주호의 선발은 이 감독의 '히든카드'다. 당초 이 감독은 이명주(24·알아인)의 발탁을 고려했지만 소속팀이 차출에 난색을 보여 박주호로 방향을 틀었다. 이 감독은 "박주호는 측면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 공격수 등 필요에 따라 2~3자리를 소화할 수 있어 다양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비에서 와일드카드를 선발하지 않은 이 감독은 월드컵 경험을 쌓은 골키퍼 김승규를 낙점하며 수비진의 약점과 불안함을 메우려 했다. 최종 엔트리를 확정한 대표팀은 다음 달 1일 소집된다. 아시아경기대회 축구 조 추첨은 21일 열린다. 엔트리에 포함된 20명 중 국가대표팀에도 발탁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은 9월 5일(베네주엘라)과 8일(우루과이) 벌어지는 A매치에 출전하지 않고 아시아경기대회 훈련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축구 대표팀 명단 ▼▽감독 이광종, 코치 최문식 김기동, 골키퍼코치 이운재△골키퍼=김승규(울산) 노동건(수원) △수비수= 김진수(호펜하임) 곽해성(성남) 김민혁(사간 도스) 이주영(야마가타) 장현수(광저우) 임창우(대전) 최성근(사간 도스) △미드필더=손준호(포항) 김영욱(전남) 이재성(전북) 박주호(마인츠) 문상윤(인천) 윤일록(서울) 안용우(전남) 김승대(포항) △공격수=김신욱(울산) 이용재(나가사키) 이종호(전남)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7 대 1의 경쟁을 뚫어라.’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 2위 다툼이 치열하다. 중간 반환점을 돈 K리그 챌린지에서는 1년 만에 K리그 클래식(1부) 재입성을 노리는 대전이 15승 4무 2패(승점 49점)로 압도적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FC 안양과의 승점 차가 무려 19점이다. 남은 15경기에서 이변이 없는 한 K리그 클래식 직행이 유력하다. 나머지 한 장의 승격 티켓을 놓고 벌이는 2위 싸움은 혼전이다. 2위 FC 안양(승점 30점)과 8위 수원 FC(승점 25점)의 승점 차는 불과 5점이다. 9위와 10위로 처져 있는 부천(승점 19점)과 충주(승점 18점)는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7팀의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3일에는 4위 안산(승점 28점)과 수원 FC, 16일에는 3위 강원(승점 29점)과 7위 고양(승점 26점), 17일은 수원 FC와 6위 대구(승점 27점)가 맞붙는다. 36라운드로 치러지는 올 시즌 챌린지 1위 팀은 K리그 클래식 12위 팀과 자리를 맞바꾼다. 챌린지 2위부터 4위 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최종 승자가 클래식 11위 팀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승강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른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대한축구협회가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을 놓고 네덜란드의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62)과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신임 감독과 호흡을 맞출 국내 코치진이 어떻게 구성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최근 네덜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코치와도 함께 일하고 싶다”며 국내 지도자들을 상당수 기용할 의사를 내비쳤다. 일단 K리그 감독이나 코치 경험이 있는 40대 젊은 지도자 3명(공격, 수비, 골키퍼) 정도가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감독의 경우 협회 기술위원회가 추천한 코치 후보 중에서 감독과 상의해 결정한다. 협회 관계자는 “외국인 감독들이 국내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대체로 기술위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후보로는 신태용 전 성남 감독(44)과 안익수 전 부산 감독(49), 김태영 전 대표팀 코치(43)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 전 감독은 현재도 K리그 중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국내 선수들과 각 팀의 전술적 특징을 두루 파악하고 있다는 게 장점이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독일에서 연수 중인 안 전 감독 역시 K리그 선수 파악에 능하고, 협회 기술위원과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을 지낸 경험으로 축구협회와 대표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광래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K리그 경험을 전제조건으로 삼고 영어 회화 능력을 코치 인선의 조건으로 꼽았다. 조 전 감독은 “아무래도 통역을 통해 대화를 하면 정확하게 전달이 안 되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 전 감독은 “나이나 경륜이 많은 지도자 위주로 추천하는 것보다는 경험이 더 필요한 젊은 코치를 포함하는 조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하네스 본프레러 대표팀 감독 시절엔 허정무 당시 협회 기술위 부위원장이 수석코치로 선임됐다가 5개월 만에 사임했고,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 때도 당시 박성화-최강희 코치 체제와 완벽한 호흡을 이뤄내지는 못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요즘 프로농구 삼성 이상민 감독(43)의 왼쪽 목덜미에는 동그란 부항 자국 두 개가 선명하다. 1990년대 한국 농구와 여학생 오빠부대를 견고하게 결합시킨 1등 주역인 이 감독의 현역 때 별명은 ‘산소 같은 남자’. 두 개의 부항 자국이 산소(O2)를 떠올리게 한다. 부항 자국은 고민의 흔적이다. 농구 명가로서의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삼성 감독으로서 그만큼 져야 할 짐이 많고 무겁다는 얘기다. 감독에 선임된 지 4개월. 이 감독은 여전히 적응하고 있다. 팀이 처한 상황에 따라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다. 지도 방향은 그려졌다. 성급한 개혁은 시기상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약한 전력 탓만 해서도 안 된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팀 전력 구성이 마음에 안 든다는 생각을 하는 자체가 핑계”라며 “부족한 점을 조금씩 채워가며 선수들이 달라지는 점을 보는 데서 보람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먼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작업에 몰입했다. 이정석 이동준 등 주전 대신 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친 포워드 임동섭과 포인트가드 박재현에게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 젖어 걱정이 됐다”며 “선수 개인의 장점을 살려 재밌는 농구를 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지난 시즌 삼성의 성적은 8위. 결정적인 고비 때마다 패한 적이 많았다. 이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용병에게만 골밑 수비를 의존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모두 협력하여 리바운드 수를 늘리라고 요구했다. 이 감독 스스로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현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이겨 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감독에게 유 감독은 특별하다. ‘롤 모델’이다. 대학 시절 은사이기도 하다. 이 감독이 연세대에 들어간 이유도 중학교 1학년 때 ‘연세대 가드’ 유 감독을 보고서다. 삼성은 모비스에 14연패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모비스를 상대로 한 연패를 끊었으면 좋겠어요. 모비스만 만나면 잘 안 돼요. 저희 선수들이 모비스를 이기면 더 성장할 것 같습니다.” 이 감독은 철저한 분업 농구, 희생과 소통이 결합된 농구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선수 시절 모습 그대로 여전히 날씬한 체격의 이 감독은 “살 찔 틈이 없다”며 작전판을 보고 또 본다.용인=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요즘 프로농구 삼성 이상민 감독(43·사진)의 왼쪽 목덜미에는 동그란 부황 자국 두 개가 선명하다. 1990년대 한국 농구와 여학생 오빠부대를 견고하게 결합시킨 1등 주역인 이 감독의 현역 때 별명은 '산소 같은 남자'. 두 개의 부황 자국이 산소(O2)를 떠올리게 한다. 부황 자국은 고민의 흔적이다. 농구 명가로서의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삼성 감독으로서 그만큼 져야 할 짐이 많고 무겁다는 얘기다. 감독에 선임된 지 4개월. 이 감독은 여전히 적응 중이다. 팀이 처한 상황에 따라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다. 지도 방향은 그려졌다. 성급한 개혁은 시기상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약한 전력 탓만 해서도 안 된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팀 전력 구성이 마음에 안 든다는 생각을 하는 자체가 핑계"라며 "부족한 점을 조금씩 채워가며 선수들이 달라지는 점을 보는 데서 보람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먼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작업에 몰입했다. 이정석, 이동준 등 주전대신 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친 포워드 임동섭과 포인트 가드 박재현에게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 젖어 걱정이 됐다"며 "선수 개인의 장점을 살려 재밌는 농구를 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려하고 있다. 지난 시즌 삼성의 성적은 8위. 결정적인 고비 때마다 패한 적이 많았다. 이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용병에게만 골밑 수비를 의존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모두 협력하여 리바운드 숫자를 늘리라고 요구했다. 이 감독 스스로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현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이겨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감독에게 유 감독은 특별하다. '롤 모델'이다. 대학 시절 은사이기도 하다. 이 감독이 연세대에 들어간 이유도 중학교 1학년 때 '연세대 가드' 유 감독을 보고서다. 삼성은 모비스에 14연패 중이다. "개인적으로 모비스를 상대로 한 연패를 끊었으면 좋겠어요. 모비스만 만나면 잘 안 돼요. 저희 선수들이 모비스를 이기면 더 성장할 것 같습니다." 이 감독은 철저한 분업 농구, 희생과 소통이 결합된 농구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선수시절 모습 그대로 여전히 날씬한 체격의 이 감독은 "살 찔 틈이 없다"며 작전판을 보고 또 본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1980년대와 1990년대 중반까지 축구 기사에는 ‘게임 메이커(Game maker)’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말 그대로 경기의 구심점이 되는 선수를 지칭했다. ‘토털 축구’의 창시자인 네덜란드의 요한 크라위프나 프랑스의 전설 지네딘 지단을 설명하는 수식어기도 했다. ‘플레이 메이커(Play maker)’의 일본식 표현으로,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를 필드의 ‘컨트롤 타워 링크맨’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1990년대 한국 축구가 낳은 몇 명의 천재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일본 프로축구 사간 도스의 윤정환 감독(41·사진)은 국내 ‘게임 메이커’의 원조로 평가받는다. 작은 체구지만 경기를 읽는 시야와 센스, 골을 넣을 수 있는 완벽한 기회를 동료에게 만들어 주는 패스 감각은 누구도 흉내 내지 못했다. 발레리 니폼니시 전 부천 SK(현 제주) 감독은 ‘애제자’인 그를 ‘100만 달러’ 가치를 지닌 선수로 호평했다. ‘영원한 국가대표 캡틴’ 박지성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할 당시인 2009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우상은 브라질의 둥가와 윤정환 선배”라고 존경심을 보였다. 2002 한일 월드컵 직전 약한 수비력 때문에 최종 엔트리 탈락이 점쳐졌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의 천재성을 믿고 월드컵 대표로 발탁했다. 그런 그에게 축구 인생 첫 시련이 닥쳤다. 그는 7일 사간 도스 감독직에서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그는 사실 지도자로서도 경기를 지배했다. 2010년 J2(2부)에 머물던 사간 도스를 맡아 그해 J1(1부)로 승격시켰고, 올 시즌도 12승 1무 5패로 리그 1위를 질주시키고 있다. 그래서 일본 언론도 그의 경질 소식에 크게 놀랐다. 그는 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구단의 계획과 내년 사정을 감안해 구단이 교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감독직 재계약과 선수 보강 등을 놓고 구단과 마찰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부 일본 언론에서는 그의 한국 국가대표팀 코치나 청소년 대표 감독 사전 내정설을 보도했지만 그는 “사실이 아니다. 이번 일과 관계없다”고 일축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1980년대와 1990년대 중반까지 축구 기사에는 '게임 메이커(Game maker)'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말 그대로 경기의 구심점이 되는 선수를 지칭했다. '토털 축구'의 창시자인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나 프랑스의 전설 지네딘 지단을 설명하는 수식어기도 했다. '플레이 메이커(Play maker)'의 일본식 표현으로,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를 필드의 '컨트롤 타워 링크맨'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1990년대 한국 축구가 낳은 몇 명의 천재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일본 프로축구 사간 도스의 윤정환(41) 감독은 국내 '게임 메이커'의 원조로 평가받는다. 작은 체구지만 경기를 읽는 시야와 센스, 골을 넣을 수 있는 완벽한 기회를 동료에게 만들어 주는 패스 감각은 누구도 흉내 내지 못했다. 발레리 니폼니쉬 전 부천 SK(현 제주) 감독은 '애제자'인 그를 '100만 달러' 가치를 지닌 선수로 호평했다. '영원한 국가대표 캡틴' 박지성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할 당시인 2009년 영국 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우상은 브라질의 둥가와 윤정환 선배"라고 존경심을 보였다. 2002 한일 월드컵 직전 약한 수비력 때문에 최종 엔트리 탈락이 점쳐졌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의 천재성을 믿고 월드컵 대표로 발탁했다. 그런 그에게 축구 인생 첫 시련이 닥쳤다. 그는 7일 사간 도스 감독직에서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그는 사실 지도자로도 경기를 지배했다. 2010년 J2(2부)에 머물던 사간 도스를 맡아 그 해 J1(1부)로 승격시켰고, 올 시즌도 12승1무5패로 리그 1위를 질주시키고 있다. 그래서 일본 언론도 그의 경질 소식에 크게 놀랐다. 그는 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구단의 계획과 내년 사정을 감안해 구단이 교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감독직 재계약과 선수 보강 등을 놓고 구단과 마찰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부 일본 언론에서는 그의 한국 국가대표팀 코치나 청소년 대표 감독 사전 내정설을 보도했지만 그는 "사실이 아니다. 이번 일과 관계없다"고 일축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축구 스타 못지않게 유명한 심판을 꼽자면 단연 피에를루이지 콜리나(54·이탈리아)다. 외계인을 보는 듯한 우스꽝스러운 외모를 지녔지만 날카로운 판정과 카리스마는 압권이었다. 우악스러운 선수들도 그의 휘슬엔 항의하지 못했다. 콜리나가 유로 2004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면서 바통을 이어받은 건 하워드 웨브(43·영국·사진)이다. 그는 188cm, 92kg의 건장한 근육질 체구와 민머리 헤어스타일로 선수들을 압도했다. 2003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웨브는 2005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도 나섰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즐비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일관된 판정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 시티 등 정상권 팀 간의 빅 매치에 단골 심판으로 초대됐다.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과 그해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주심을 맡으면서 명실공히 콜리나를 잇는 ‘명품 판관’의 자리에 섰다. FIFA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주저 없이 결승전 주심을 웨브에게 맡겼다.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브라질 월드컵 8강전에서 가슴트래핑 후 골을 성공시킨 헐크(브라질)의 핸들링 파울을 정확하게 잡아내고, 헐크에게 경고를 준 그의 판정은 홈팀 팬들까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영국 BBC는 6일 웨브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웨브는 프리미어리그 심판을 관장하는 기구인 ‘프로경기 감독관위원회’의 기술위원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행운이었다.” 심판복을 벗는 웨브의 마지막 소감도 짧고 단호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지난 3월1일 중국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 코타이 아레나에서 벌어진 'UFC in MACAU' 웰터급(77kg 이하) 메인이벤트. 한국 격투기의 간판 김동현이 3라운드 4분을 남긴 시점에서 오른손 펀치로 밀고 들어오는 존 해서웨이(26·영국)의 움직임에 맞춰 몸을 반시계 방향으로 180도 돌렸다. 순간 김동현의 왼 팔꿈치는 정확하게 상대의 안면에 적중했다. 김동현의 빠른 '스피닝 백 엘보' 공격에 해서웨이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미국 격투기 전문매체 '블러디 엘보'는 김동현의 이 경기를 '2014 종합격투기 상반기 최우수 KO' 후보로 선정했다. '상반기 베스트 녹아웃' 기사에서 8명의 후보를 꼽으면서 김동현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UFC 역사상 '스피닝 백 엘보' 기술로 상대를 KO시킨 선수는 김동현이 처음이다. 웰터급 9위인 김동현은 23일 중국 마카오에서 벌어지는 'UFC 파이트 나이트 MACAO'에서 같은 체급 4위인 타이론 우들리(32·미국)와 대결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팀의 색깔요? 희생정신으로 칠해질 겁니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축구 대표팀(23세 이하) 이광종 감독(50·사진)의 생각은 확고했다. 15일까지 최종 엔트리 20명을 추려내야 하는 이 감독이 후보군에 있는 선수들에게 던진 경고이기도 했다. ‘나는 선발 되겠지’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아시아경기대회 축구 대표팀에 거는 팬들의 기대는 크다.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28년 만에 금메달을 따기를 고대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부진 여파도 있어 대표팀의 부담감은 더욱 크다. 이 감독은 최고의 전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손흥민(22·레버쿠젠)의 합류가 가장 큰 관건이다. 이 감독은 “지금으로선 50 대 50 확률”이라며 “아시아경기대회와 내년 1월 아시안컵 두 대회에 모두 내보낼 수 없다는 게 레버쿠젠의 판단이어서 논의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합류할 3장의 와일드카드(24세 이상)에 대한 구상은 거의 끝났다. 이 감독은 “2장은 마음을 굳혔고, 1장이 고민”이라고 했다. 와일드카드 후보로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활약한 김신욱(26), 이용(28·이상 울산), 박주호(27·마인츠)와 월드컵 예비 엔트리에 들었던 이명주(24·알 아인)가 꼽히고 있다. 골키퍼로 브라질 월드컵이 낳은 스타 김승규(24·울산)도 가능성이 있다. 일단 이 감독이 결정한 두 명은 필드 플레이어다. 2000년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지도자를 시작으로 연령별 감독을 두루 지내며 숱한 대회를 경험한 이 감독은 선수들의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 일가견이 있다. 그는 아시아권 팀들이 한국과의 경기에서 수비적으로 나올 것에 대비해 2, 3가지 간결한 공격 패턴을 미리 준비해 놓았다. 이 감독은 매일 오후 10시 30분 선수들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압수한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때도 이 규칙은 계속된다. 이유는 분명하다. “기본이죠. 잘 시간인데 필요 없잖아요.” 이 감독이 바라는 아시아 정상 탈환의 시작은 기본과 마음가짐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최근 흥행 중인 영화 ‘명량’은 이순신 장군이 1597년 정유재란(丁酉再亂) 당시 12척의 배로 왜군 배 330여 척을 격퇴한 명량해전을 소재로 한다. 영화에서 이순신(최민식 분)은 두려움에 떠는 병사들을 앞에 두고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則生 必生則死)”고 외친다. 한국 격투기의 간판, UFC 웰터급의 김동현(33·팀 매드)은 요즘 이순신 장군의 이 말을 가슴에 깊이 새겨놓았다. 김동현은 23일 중국 마카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MACAO’에서 두 번째 메인 경기에 나선다. 상대는 통산 13승 3패를 기록 중인 웰터급 4위 타이론 우들리(32·미국·사진)로 펀치 타격이 위력적이다. 웰터급 9위인 김동현(10승 2패 1무)은 이번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톱5’에 들어가 챔피언 조니 헨드릭스(30·미국)와의 타이틀전을 기대할 수 있다. “저의 ‘인생 경기’가 될 겁니다. 여기서 멈추느냐, 아니면 위로 올라가 다른 세상을 경험하느냐가 걸린 중요한 경기예요.” 그라운드 기술이 주특기이지만 앞선 두 경기에서 화끈한 타격으로 KO승을 거둔 김동현은 이번에도 타격으로 경기를 풀어 갈 계획이다. 김동현은 “상대가 다운되지 않으면 내가 KO될 것이기 때문에 판정경기는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김동현은 석 달 넘게 ‘타격 체력’을 집중적으로 끌어 올렸다. KO승을 거둔 앞선 두 경기에서 상대를 거세게 압박했지만 1라운드 막판부터 체력이 급속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집중력을 높이고 마음을 다스리는 차원에서 자신이 경험한 마인드컨트롤 비법을 정리한 책 ‘김동현의 멘탈수업’도 최근 냈다. 김동현은 “그저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다면 긴장과 두려움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일본을 다녀온 뒤 벌인 경기에서 모두 이긴 기분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 지난주 일본으로 건너간 김동현은 일주일간 현지 파이터들과 스파링 훈련을 하며 경기 적응력을 높였다. 절친한 추성훈과 전 UFC 미들급 파이터 오카미 유신이 김동현의 훈련을 도왔다. 훈련 중 맞은 펀치에 김동현의 눈두덩에는 벌써 시퍼런 멍이 들어 있다. 23일 경기의 1라운드가 이미 시작된 셈이다. “상대를 떠보는 펀치는 없습니다. 주무기인 왼손으로 끝낼 겁니다. 졸전을 하느니 차라리 이순신 장군의 말처럼 죽기 아니면 살기로 모험을 걸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축구의 ‘진공청소기’ 김남일(37)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개막을 앞두고 인천에서 전북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인천은 또 한 명의 ‘김남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인천 선수들에게 구본상(24·사진)은 ‘김남일의 재림’으로 불린다. 중앙 미드필더로 펼치는 터프한 플레이와 패스 감각이 닮았다. 신체 조건도 김남일과 흡사하다. 그런 구본상이 팀 꼴찌 탈출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18라운드 울산과의 경기에서 후반전 프리킥 도움 두 방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자신의 첫 공격 포인트로 팀의 6경기 무승과 꼴찌의 설움을 단숨에 날리는 도움이었다. 명지대를 졸업하고 2012년 입단한 구본상은 신인 첫해부터 대단한 ‘멘토’를 만났다. 그해 수원에서 인천으로 이적한 김남일은 중원의 파트너이자 ‘입단 동기’인 구본상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줬다. 인천(승점 14, 골 득실 ―11)은 구본상의 활약 속에 경남(승점 14, 골 득실 ―15)을 골 득실차로 최하위로 밀어냈다. 한편 줄곧 선두를 질주해온 포항은 1위 자리를 내줬다. 포항(승점 34)은 3일 경기에서 수원에 1-4로 패하며 이날 전남을 2-0으로 꺾은 전북(승점 35)에 선두를 빼앗겼다. 포항을 제압한 수원(승점 33)은 3위로 두 계단 뛰어오르며 전북, 포항과 본격적인 선두 다툼을 벌이게 됐다. 수원은 최근 2년간 포항에 1무 7패로 철저하게 밀리던 징크스까지 완전히 털어냈다. 수원 산토스는 경기 시작 44초 만에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15분 결승골까지 기록하며 팀에 값진 승리를 안겼다. 산토스의 선제골은 올 시즌 최단 시간 골이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여러 지인이 권유했고 유치위원장 때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한테 조직위원장을 맡겠다고 약속한 것도 있어서 위원장직을 수락했습니다. 군복무 시절을 강원도에서 보냈습니다. 강원도에 콘도도 샀고….” 3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겨울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10차 위원총회’에서 새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5)의 마음은 이미 강원도에 있다. 조직위원회 재적위원 120명 중 총회에 참석한 93명은 만장일치로 조 회장을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임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종 승인이 난 뒤부터 2년간이다. 조 위원장은 2009년부터 2년간 평창겨울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 활약했다. 조 위원장이 강조한 것은 “막힌 곳을 뚫겠다”였다. 그의 표현대로 조직위원회는 숨통이 막혀 있다. 특히 마케팅을 통한 재원 확보가 시급하다. 조직위 관계자에 따르면 대회를 치르는 데 필요한 비용은 총 2조 원으로 추산된다. IOC가 8500억 원을 분담하고 나머지는 조직위가 마련해야 한다. 조직위는 스폰서십 체결로 8000억 원을 마련하고 입장료와 기념주화 등 각종 수익사업으로 나머지를 충당할 계획이다. 그러나 조직위의 스폰서 유치 실적은 미미하다. 후원사를 본격적으로 구하러 나선 지 1년여 만인 지난달에 겨우 KT, 영원무역과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조직위는 필요한 8000억 원 중 20% 정도의 재원만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원회는 당장 필요한 돈이 없어 지난달 2일 609억 원의 자금을 은행권에서 대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경기장 등의 인프라 건설과 조직위원회에 파견된 정부 인력의 인건비 예산을 지원할 뿐이다. 그룹 회장으로서의 마케팅 능력과 수완을 발휘해 줄 것이라는 기대 속에 조 위원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빨리 현안을 파악해서 성공적인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직위원회 자체의 조직관리도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강원도, 대한체육회 등 다양한 부처에서 파견된 인력으로 조직위원회가 꾸려지면서 내부 혼선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많은 사람을 만나 소통하겠다. 각자 자신의 업무에 대한 결정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하도록 하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다. 조직위원회 운영도 마찬가지다. 이런 방침에 따라 운영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위원총회에 초청인사로 참석한 새누리당 권성동, 염동열 의원이 조직위원장 내정 과정을 둘러싼 정부의 혼선을 질타했다. 이들은 정부가 최근 체육행정 쪽과는 무관했던 정창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내정했다가 체육계의 반발로 무산된 점 등을 거론하며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을 향해 “강원도 축제를 흔들려는 것이냐. 강원도 내에서는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3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한화의 경기에서 7회초 한화 펠릭스 피에(오른쪽)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뉴시스}
“흥민아, 멋있다.” “감사합니다.”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뜻깊은 장면이 연출됐다. ‘LG전자 초청 바이엘 04 레버쿠젠 코리아투어 2014’ FC 서울과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레버쿠젠의 친선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행사 귀빈으로 초청된 차범근 SBS 축구해설위원은 그라운드에서 손흥민(22)을 만났다. 차 위원은 손흥민을 다정하게 끌어안았다. 레버쿠젠의 ‘전설’과 ‘미래’는 그렇게 한동안 서로를 얼싸안았다. 현역 시절 함께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루디 펠러 레버쿠젠 단장과 공동으로 시축을 한 차 위원은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기 전 다시 한 번 손흥민을 끌어안았다. 차 위원은 1983년부터 1989년까지 레버쿠젠의 슈퍼스타로 활약했다. 1988년에는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팀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극적인 골을 터뜨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전설’의 기운을 받은 손흥민은 이날 활기차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화려한 개인기로 FC 서울의 왼쪽 측면을 무너뜨리는 장면을 연출한 손흥민은 전반전 내내 중원에서 날카로운 침투 패스와 슈팅을 선보였다. 전반 24분 카림 벨라라비의 선제골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전에도 손흥민은 재치 있는 공간 침투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최전방 단짝인 슈테판 키슬링과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미드필더 하칸 찰하노을루와의 연계 플레이도 매끄러웠다. 경기 후반 손흥민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레버쿠젠은 후반 키슬링의 골을 묶어 2-0으로 FC 서울을 꺾었다. 손흥민의 동료 류승우(22)는 출전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31일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에서 열리는 레버쿠젠 유소년 축구 클리닉에 참석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농구 대표팀 최고참 김주성(35·동부·사진)은 스페인 농구월드컵(8월 30일∼9월 14일)과 인천아시아경기대회(9월 19일∼10월 4일)를 대비한 강훈련으로 몸이 천근만근이다. 고질적인 통증에 시달리는 오른쪽 무릎에는 붕대가 몇 겹으로 둘러져 있다. “체력 회복이 잘 안 돼요.”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표팀과 뉴질랜드의 평가전 직전까지도 김주성은 코트 밖에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나 경기에 들어가자 김주성은 몸을 날렸다. 2쿼터 초반엔 리바운드된 볼을 잡기 위해 뉴질랜드 선수 두 명 사이로 ‘슬라이딩’했다. 3쿼터 36-28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선 몸이 기울었음에도 손끝으로 귀중한 리바운드를 건져냈다. 4쿼터에서 뉴질랜드가 추격하자 김주성은 슈터들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마크맨을 끌고 나오면서 외곽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김주성의 이런 움직임 덕분에 대표팀에서 최다득점(16점)을 올린 조성민(KT) 등은 뉴질랜드의 거센 압박 수비 속에서도 슈팅 타이밍을 잡을 수 있었다. 김주성은 자신을 막는 상대 센터와 몸싸움을 펼치며 상대의 수비 시도를 교묘하게 저지하기도 했다. 뉴질랜드전 김주성의 기록은 ‘1득점 2리바운드’. 한국 최고의 센터 치고 빛나는 기록은 아니었다. 하지만 몸을 던지는 ‘허슬 플레이’로 대표팀이 뉴질랜드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김주성은 유재학 대표팀 감독이 자신에게 원하는 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김주성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유 감독님의 전술은 내 나이로 소화할 수 없다”며 웃으면서도 “3, 4분을 뛰더라도 후배들이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 모든 힘을 코트 위에 쏟아 붓는 게 내 임무”라고 말했다. 존재만으로도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김주성의 헌신적인 활약 속에 대표팀은 뉴질랜드를 64-58로 제압했다. 대표팀은 31일 같은 장소에서 뉴질랜드와 2차 평가전을 갖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총알탄 사나이 맞죠?” 1995년에 태어난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외환의 가드 신지현(19)에게 1995년 농구대잔치에서 맹활약한 당시 고려대 주전가드를 아느냐고 한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다. ‘총알탄 사나이’는 하나외환 신기성 코치(39)의 선수 때 별명이다. 고려대 94학번인 신 코치는 당시 ‘산소 같은 남자’로 불리며 연세대를 이끌던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42)과 화려한 포인트가드 대결로 ‘오빠부대’를 농구장으로 몰고 온 주역이다. 빠른 스피드로 총알에 비유한 별명이 붙었다. 프로 2년차로 하나외환의 기대주인 신지현이 신 코치의 조련을 받고 그와 닮아가고 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하나외환에 입단한 신지현은 고교 때 특급 슈터로 불렸다. 선일여고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1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총재배 농구대회에서 대전여상을 상대로 무려 61점을 넣을 정도로 슛 감각이 좋다. 신지현은 이제 박종천 신임 감독이 추구하는 스피드 농구의 선봉장에 선다. 센터까지 기민하게 속공에 가담하는 빠른 농구의 중심에서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는다. 당연히 신 코치는 신지현의 ‘멘토’가 됐고, 같은 포지션이라는 동질감이 훈련의 효과를 높였다. 신 코치의 주문대로 신지현은 빨라졌고, 힘이 붙었다. 시야도 넓어졌다. “코치님하고 비디오 분석을 하다 보면, 연습 때는 몰랐는데 찬스를 내줄 곳이 새롭게 보이더라고요. 그런 점을 잘 말씀해 주세요.” 신 코치와 신지현은 같은 혈액형 B형에, 본관(本貫)도 같다. 둘 다 평산 신(申)씨다. 스승과 제자 관계를 떠나 스스럼없이 편해졌다. 그렇다고 봐주는 건 없다. 신 코치는 “지현이가 올 시즌 매 경기 리바운드 6개, 도움 5개 정도 하기를 원한다. 그러면서 어이없는, 생뚱맞은 플레이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신지현도 “코치님이 평산 신 씨 몇 대손인지 저하고 비교를 해봐야겠다”며 애교 섞인 투정을 날렸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9월 A매치 전 감독 선임, 2015년 1월 아시안컵 결과로는 경질 안 함,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4년 임기 보장.’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신임 기술위원장(54·세종대 교수)은 2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공석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구상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9월 A매치 때 신임 감독이 관중석에서라도 지켜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축구 대표팀은 9월 5일 베네수엘라, 9월 8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를 계획인데, 사실상 그때까지는 감독 선임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정이 빠듯하더라도 경기 당일까지는 신임 감독을 영입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A매치에 쫓겨 감독을 선임하는 건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시기가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감독 자질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이상적인 대표팀 감독은 경기력 향상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의 긍정적인 변화까지 이끌 비전을 가진 분”이라며 “월드컵과 클럽에서 성과를 낸 경험과 리더십, 인성적인 면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내국인 감독에 대해서는 한국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대표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점, 외국인 감독에 대해서는 한국 선수들의 장점을 세계무대에서 표출시키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 위원장은 “대표팀 감독 임기는 경기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지켜지기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따라서 계약 기간 중간에 성적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조건을 넣겠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구상이다. 기본적으로는 신임 감독에게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팀을 맡길 계획이지만 월드컵 최종예선 통과 여부에 따라 중간에 교체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위원장은 내년 1월 아시안컵 성적에 따라 감독을 경질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아시안컵 결과만으로 모든 책임을 묻기엔 준비할 시간이 짧다”고 말했다. 결국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때까지는 신임 감독이 팀을 이끌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이전보다 수비지향적인 경기 운영을 하면서 공격수들의 개인기와 결정력이 조화를 이룬 팀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아리언 로번, 로빈 판페르시(이상 네덜란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등으로 나타난 흐름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스피드는 좋으나 개인기에서 더 세밀해지고 결정력이 뒷받침돼야 세계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준비가 제대로 됐을 때 성적이 좋았다. 상대보다 많이 뛰고 수비에 가담하면서 빠르게 공격전환을 하는 것이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추구해야 할 전술이라고 생각한다”고 한국 축구를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조영증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김학범 전 강원 감독 등 새 기술위원회 위원 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새로 선임된 기술위원들과 30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모임을 갖고 이틀에 걸쳐 대표팀 감독 후보로 내국인 15명, 외국인 15명 정도를 추리는 것으로 본격적인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선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축구에 한 줄기 희망을 선사한 손흥민(22·레버쿠젠)이 다시 국내 축구팬들을 찾는다. 손흥민은 30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 서울과 레버쿠젠의 친선경기 ‘LG전자 초청 바이엘 04 레버쿠젠 한국투어 2014’를 위해 29일 입국한다. 월드컵을 마친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새로운 활약을 준비하고 있다. 손흥민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월드컵 소감과 새 시즌을 맞는 각오를 들어봤다. 이번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그는 다음 월드컵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은 나에게는 아직은 먼 이야기인 것 같다”면서도 “개인적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전에서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경기 최우수 선수)에 뽑혔던 게 기억에 남는다. 아직 먼 이야기지만 다음 월드컵에서 다시 한 번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에게 그렇겠지만, 나에게도 조국을 대표해서 월드컵에 참가한 것은 지금까지의 축구인생에서 하이라이트였다. 특히 축구에 열광하는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하게 된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월드컵 출전 소감을 정리했다.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선수로서 이번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독일 대표팀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독일은 이번 대회서 기술적 전술적 체력적으로 다른 팀들을 압도했지만 가까이서 본 독일 축구의 장점에 대해 그는 ‘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독일은 마누엘 노이어(골키퍼), 필리프 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이상 미드필더), 미로슬라프 클로제(공격수) 등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독일은 ‘팀 정신’이 뛰어났다. 분데스리가에서도 최고의 선수들이 대표팀에 모여 잘 뭉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쳤던 노이어와 분데스리가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에 대해 “노이어를 뚫기는 매우 힘들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노이어를 제치고 골을 넣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노이어는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를 맡고 있다. 레버쿠젠은 새 시즌을 앞두고 스위스 대표팀에서 뛰었던 요시프 드르미치를 분데스리가 뉘른베르크에서 영입했다. 손흥민과 같은 측면공격수로 잠재적 경쟁자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10골을 넣었고 드르미치는 17골을 넣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자신과의 경쟁이 아닌 팀 전력 강화 관점에서 이야기했다. 그는 “드르미치의 영입으로 레버쿠젠은 더 강하고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가지게 됐다. 우리 팀 목표는 정상이다. 당연히 뮌헨과 도르트문트도 시즌 중에 만나면 이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팀과 함께 항상 리그 정상에서 머물고 싶다. 또한 국제무대에서도 활약하고 싶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도 획득하고 싶다. 베를린에서 열릴 DFB 포칼컵(독일 축구협회컵) 결승 진출도 목표”라고 새 시즌 목표를 말했다. 레버쿠젠은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 맹활약했던 팀이다. 손흥민은 이 점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차 감독님은 레버쿠젠의 전설이다.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차 감독님과 비교된다는 점은 영광이다. 이런 평가에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레버쿠젠에서 함께 뛰고 있는 류승우와 평소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그는 함께 이번 방한 경기에 참가할 수 있어 기쁘다며 FC 서울과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벌써 많은 분들이 표를 사셨다고 들었다. 좋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류승우와 함께 분데스리가에서 배운 것을 보여주고 싶다. 차 감독님이 시축을 하신다니 내게는 더 특별한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는 R석이 30분 만에 매진되는 등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가쁠 지경이다. 25일 경기 용인 현대모비스 체육관에서 대만 대표팀과 맞붙은 농구 국가대표팀은 1쿼터부터 전면 강압 수비를 펼쳤다. 골을 넣은 뒤에는 상대 코트에서부터 수비를 시작했다. 이종현(고려대)과 김주성(동부) 김종규(LG) 등의 센터들도 상대 진영에서 대만 가드들을 압박했다. “(이)종현아, 왜 떨어져 있어?” 수비가 조금이라도 느슨해지면 어김없이 유재학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8월 농구 월드컵과 9월 인천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은 수비에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신장이 좋은 상대를 이기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수비 작전의 중심은 센터다. 센터까지 가세해 상대 가드들을 협력 수비로 이중삼중 에워쌈으로써 패스나 드리블할 기회를 원천봉쇄한다는 전략이다. 움직임이 훨씬 많아진 센터들로서는 ‘고역’이다. 유 감독은 “센터들이 작전에 익숙해져가고 있다”며 만족해하면서도 “슈팅이 들어가야 수비도 신나게 할 수 있는데 외곽 득점이 터지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102-66의 대승을 거둔 대표팀은 27일 대만과 두 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용인=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