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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 이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규칙을 놓고 ‘집안 단속’에 나선 반면 문 대표는 외교 행보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대표는 26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한 친박(친박근혜)계의 회의적인 반응에 쐐기를 박았다. ‘국민공천제 관철’ 등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한 뒤 이어진 비공개 토론에서 의원들의 견해를 재차 확인한 결과 이견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의원들에게 ‘(오픈프라이머리를) 당론으로 확정했는데 지금 뜻이 바뀐 분 계십니까’라고 물어봤다”며 “한 사람도 손을 안 들어서 ‘그 뜻을 그대로 관철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니 모두 박수로 인정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당론으로 확정된 국민공천제를 그대로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국회로 초청해 차례로 면담하며 6자회담 재개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추 대사는 “(미국과 북한)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다. 리퍼트 대사의 발언은 미 대사관 측이 비공개를 요청했다. 앞서 16일 문 대표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밝히며 “미국과 중국을 설득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한반도 신경제지도’ 내용이 담긴 영문책자를 양(兩) 대사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전날 문 대표는 10월 중순 방중 계획을 밝혔다. 이를 놓고 당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혁신위원회 활동 종료 이후 제기될 ‘분당론’과 ‘문 대표 책임론’ 등을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현행 선거구마다 의원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에서 3~5명을 뽑는 ‘중선거구제’로의 개편을 제안했다. 중선거구제 도입을 전제로 국회 선진화법 개정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참여경선) 도입도 포괄적으로 논의하자고도 했다. 안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개편하지 않으면 국회의원 300명 전원을 바꾸더라도 똑같은 국회의 모습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예전에 선거구별 2인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를 한 적이 있었지만 소선구제와 차이가 없었다”며 “3~5명 정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중선거구제로 바꿀 경우 선진화법 개정 논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거대 양당 체제에서 타협이나 대화하지 않는 폐해를 완화하고자 만든 게 선진화법”이라며 “소선거구제를 바꾼다면 (이런 문제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했했다. 그만큼 선진화법을 개정할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도 찬성했다. 다만 “(정치신인을 위해) 선거법을 바꿔 4년 내내 선거운동 가능하게 선거법, 정치자금법을 바꿔야 된다”며 “지금처럼 (내년 총선이) 8개월가량 남은 시점에서는 신인에게 가점을 주는 방법으로 하는 게 맞다”고 보완책을 내놨다. 안 의원의 제안을 두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북한과 무박4일 협상을 하며 합의를 이끌어낸 것처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밤을 새워서라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을 최우선으로 강조해온 문재인 대표와의 인식차도 내비쳤다. “지금 우리나라 추세를 보면 지역을 넘어 세대, 계층 간 갈등이 심해졌다”며 이를 완화할 방법을 포괄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지역보다 세대, 계층 등 다른 분야의 갈등 해소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안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새정치’를 내걸었던 대선주자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으로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의혹과 관련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이에 대한 ‘출구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당론은 의원정수 증가 없는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지금 우리 당의 당론”이라면서도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타파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면 어떤 제도든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여야는 24일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의 성과를 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정부의 대응 방식을 두고는 온도 차이를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강력한 응징’을 주문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 정부가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도발의 싹이 보일 때마다 10배,100배 응징해야 한다. 무력 도발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단호한 응징”이라며 “북한은 개방적 자세만이 최선의 해결 방안임을 깨달아야한다”고 말했다.이인제 최고위원은 “값싼 유화책은 더 큰 재앙을 불러오기에 적당히 미봉하는 협상은 반대한다”며 “(북한이 선제공격을 해온다면) 가까운(북한) 잠수함 기지부터 초토화해 잠수함이 돌아갈 길을 막아버려야 한다”고 강경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정부가)필요하면 확성기 방송 중단 등 유연한 대응에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며 “한 번에 만족할 만한 타결에 이르지 않더라도 끈질기게 대화를지속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당 한반도 평화·안전보장 특별위원장을 맡은 박지원 의원도 “(정부 요구대로) 사실을 인정하게 하고, 사과를 받고, 재발 방지책을 찾겠다고 하면 굉장히 난망해진다”며 “상대가 있기에 ‘입구전략’에 얽매이는 것보다는 거시적으로 남북 관계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던 박 위원장과 문 대표의 견해차도 있었다. 문 대표는 “정부가 미국과는 (북한과의) 협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데 여야 정치권은 까마득히 모른다”고 지적했다.반면 박 위원장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협상 내용을) 언론에 알릴 경우 협상이 깨질 수밖에 없다”며 “내가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협상을 했을 때도 김대중 대통령은 ‘미국 측에는 (협상장의) 숨소리까지 알려주라’고 했다”고 정부 측을 옹호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황형준 기자}

“우리의 경제활동 영역을 북한과 대륙으로 확장해 한반도의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려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6일 광복 70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경제통일’이 우리 경제를 살릴 집권 비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표는 또 6자 회담 재개를 위해 사전에 남북과 북미 간 ‘2+2 회담’을 열고, 여야 대표가 5·24조치 해제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낼 것을 제안했다. 야당 대표가 광복절 등을 맞아 별도로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통령과 정부의 발표에 대한 비판 일색이었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독자적인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맞서는 대선후보급 ‘비전’ 제시로 문 대표의 본격적인 대선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20분가량 진행된 문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의 키워드는 ‘경제’와 ‘통일’이었다. ‘경제통일’로 시너지를 거두자는 것이다. 특히 기자회견문에 ‘경제’는 31번이나 등장했다. “남북이 (당장) 통일이 안 되더라도 먼저 경제공동체를 이룬다면 우리 기업의 북한 진출로 단숨에 8000만 명 시장에 국민소득 3만 달러로 경제 규모가 커진다.”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3080클럽’에 들어가 (향후)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로 향해 갈 수 있다.” 이날 회견문 작성은 외교안보통인 홍익표 의원과 경제전문가인 우석훈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북한과 경제를 나눠서 맡았다고 한다. 문 대표는 몇 차례 독회 과정에서 ‘신경제지도’, ‘경제통일’을 회견문에 넣도록 직접 주문했다고 한다. 3주 전 처음 기자회견을 구상하면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사건이 발생하자 문 대표는 메시지 수위를 놓고 고민했다고 한다. 대북 강경 분위기 속에서 ‘5·24조치 해제’ 등이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대표가 정부 여당보다 앞선 안보 행보를 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자신감을 갖고 5·24조치 해제 등을 밀어붙였다는 후문이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무장공비가 청와대에 침투하는 사건도 있었지만 북한과의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7·4선언을 했다”며 “(지뢰 도발에) 단호히 대응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남북) 서로의 관계가 위기로 치닫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강조한) 박 대통령의 말과 (신경제지도 구상이) 다르지 않다”면서도 “다만 박 대통령은 진정성 있는 실천과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문 대표의 구상은 뜬구름 위에 집을 짓는 느낌”이라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지뢰 도발이 이어진 상황에서 5·24조치의 일방적 해제는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70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시내의 독립운동 유적지와 사적지를 돌아보며 ‘애국 통합행보’에 나섰다. 이날 오전 김 대표는 주요 당직자, 서울지역 의원 10여 명과 함께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을 방문해 김구 선생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인 종로구 이화장 등을 찾았다. 광복 이후 건국 근현대사에서 대척점에 섰던 두 사람을 모두 찾으며 국민 대통합을 역설한 것. 김 대표는 “두 분 다 우리 민족의 영웅”이라며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두 분이 그 뿌리를 만들었기에 존경하는 뜻에서 찾게 됐고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국민 대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김구 선생의 묘역과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의사의 묘역, 안중근 의사 가묘를 차례로 참배했다. 이어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유관순 열사가 투옥됐던 옥사 등을 돌아본 뒤 현충사에서 분향했다. 김 대표는 분향을 마친 뒤 “한국식으로 하자”며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이화장 방문을 마지막으로 일정을 마친 김 대표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엇갈린 평가를 두고 “공이 과보다 크면 긍정적인 면을 봐야 한다”며 “앞으로 (이 전 대통령이) ‘건국대통령’으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김 대표의 부친인 고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의 평전 발간과 관련해 친일 논란을 제기한 데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대응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부친의 평전) 평가는 (기자) 여러분이 하시라”고 말을 아꼈다. 13일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평전에서 김 대표 부친의 발자취는 독립을 위해 헌신한 항일운동가의 행적을 보는 듯하지만 한 언론에 따르면 김 대표의 부친은 친일 행적이 뚜렷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표가 최근 조부의 친일 행적에 대해 사죄한 우리 당 홍영표 의원처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아버지의 삶을 미화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전날 효창공원에서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 묘역 등을 참배하며 “통일까지 이뤄야 진정한 광복”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14일에는 특별한 일정 없이 16일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밝힐 ‘한반도 경제 구상’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석 coolup@donga.com·황형준 기자}
조홍규 전 의원(사진)이 1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2세. 조 전 의원은 광주 제일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64년 한일국교정상화 회담을 반대한 6·3학생운동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손학규 홍사덕 전 의원과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조 전 의원은 1969년 고 정일형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정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정대철 상임고문의 부친이자 정호준 의원의 조부. 조 전 의원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7년 만든 평화민주당의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했고 13~15대 국회의원 선거(광주 광산)에서 내리 당선됐다.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가 만든 평화민주당 광주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고인은 한국관광공사 사장, 성균관 이사장 등을 지냈다. 유족으로 부인 김윤경 씨와 조선(사업) 조완(사업) 씨.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6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 용인 공원묘지. 02-2258-5940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박기춘 의원(경기 남양주을·3선)의 체포동의안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여야 의원 236명이 표결에 참석해 찬성 137표, 반대 89표, 기권 5표, 무효 5표로 찬성표가 절반을 넘었다. 체포동의안은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현역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된 건 19대 국회 들어서 네 번째다. 박 의원은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10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공갈 막말’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에게 당직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가 확정됐다. 새정치연합 윤리심판원은 12일 전체회의에서 정 의원에 대한 당무위원회의의 재심사 요구를 기각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미 재심에서 1년 징계에서 6개월로 감경됐고 당의 기강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의 당직 자격정지는 첫 징계 결정이 내려진 5월 26일부터 11월 25일까지로 확정됐다. 지난달 13일 새정치연합 당무위원회는 정 의원의 징계 수위를 6개월에서 더 낮춰 달라는 재심사 요구를 의결했다. 당시 이용득 최고위원은 기습적으로 “징계 수위가 과하다”며 재심 요구 건을 상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승희 최고위원, 신계륜 의원도 이에 동의했다. 다만 윤리심판원은 정 의원의 발언으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주승용 의원이 최고위에 복귀할 경우 당직 자격을 회복시켜주는 절차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윤리심판원은 ‘비노(비노무현 진영)는 새누리당의 세작’이라고 표현해 당직 자격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은 김경협 의원의 재심에서 1개월을 감경해 자격정지 2개월을 결정했다.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여야는 11일 본회의를 열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의 체포동의안 보고를 마쳤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반대에 부닥쳐 체포동의안 표결 처리를 해야 할 본회의 의사일정은 정하지 못했다. 체포동의안은 이날 본회의에 보고된 만큼 72시간이 지나면 자동 폐기된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이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본회의 처리 일정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사실상의 ‘방탄 국회’를 가동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14일이 임시 공휴일인 만큼 “모레(13일) 본회의를 열자”고 압박했지만 새정치연합은 본회의 일정을 잡지 않을 분위기다. 체포동의안과 함께 국가정보원 해킹 관련 국정조사 시행,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점검 소위 구성 개정안 처리 등을 연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지금까지 약속한 내용을 실천하는 것을 보며 협상하겠다”고 제동을 걸었다. 체포동의안은 처리 시한이 정해져 있지만 다른 사안은 처리 시한이 없어 전혀 성격이 다르다. 새누리당은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사실상 여야 협상을 무산시키겠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박 의원을) 비호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며 “야당은 방탄 국회 오명을 쓰지 않도록 조속히 본회의 일정에 합의하고 당당히 표결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체포동의안 처리 방향을 놓고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계파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진영 간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친노계 수장인 문재인 대표는 “방탄 국회는 안 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원내지도부도 그런 생각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기식 의원도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번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이 당이 실천 의지가 있느냐’라는 심각한 의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 의원이 속한 비노 진영은 체포동의안 처리에는 침묵한 채 “박 의원이 이미 탈당과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느냐”며 동정론을 펴고 있다. 앞서 여야 혁신위는 지난해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역풍을 맞자 체포동의안이 72시간 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다음 본회의에 자동 상정되는 내용의 법안을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국회 운영위에 상정만 됐을 뿐 법안은 지금까지 처리되지 않고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기업형 임대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한 ‘뉴 스테이 3법’을 포함해 12개 법안을 처리했다.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에는 이헌 변호사를 선출했다.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 기자}
아파트 분양대행업체로부터 3억5000만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10일 국회에 제출됐다. 하지만 여야가 처리 일정을 정하지 못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구태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에게 13일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원 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요구했다. 체포동의안 접수 후 첫 국회 본회의(11일 오후 3시)에 이를 보고하고 이때부터 24∼72시간 내(12∼14일)에 표결 처리하도록 한 국회법에 따른 것이다. 기한 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체포동의안은 자동 폐기된다. 이럴 경우 박 의원은 8월 임시국회(31일까지)와 정기국회(9월 1일∼12월 9일)까지 불체포특권을 누릴 수 있다. 19대 국회 들어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건 이번이 10번째이며 가결된 건 3번에 그쳤다. 조 원내수석은 회동에서 “야당이 ‘방탄 국회’를 할 명분이 있느냐”며 “여론의 역풍을 어떻게 책임지려고 하는 것이냐”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 원내수석은 “11일 본회의에서 보고받은 뒤 얘기하자”며 확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회동 직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원칙대로, 당내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심과 당심(黨心)의 온도 차가 크다는 얘기다. 실제 새정치연합 내 기류는 복잡해 보인다. 문재인 대표가 “당이 방탄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동정론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박 의원이 탈당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몸을 더욱 낮췄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박 의원이 자기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고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기에 체포영장 발부까지는 무리하다는 게 의원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진영 간에 온도 차가 있더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비노 진영에 속하는 박지원계로 꼽힌다. 한편 박 의원은 분양대행업자로부터 시가 3120만 원 상당의 ‘해리윈스턴’ 시계 등 해외 고가 브랜드 시계와 명품 가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기리 판사 심리로 진행된 박 의원 측근 정모 씨(50·전 경기도의원)의 증거은닉 혐의 재판에서 박 의원의 구체적인 금품수수 내용을 밝혔다. 검찰은 박 의원이 분양대행업체 I사 대표 김모 씨(44·구속)로부터 고가의 시계 2점과 1800만 원 상당의 안마의자를 받았고, 박 의원의 아들은 시가 3191만 원 상당의 ‘위블로’ 등 시계 6점을, 박 의원 부인은 시가 500만 원 상당의 한정판 ‘루이뷔통’ 가방 2개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의원은 해리윈스턴 시계를 받은 사실만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조건희 기자}

“이 그림들이 국가기록물이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많은 위안이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역사가 된 그림’ 전시회 개막식에서 “우리 시대의 위안부 할머니들은 ‘영원히 지지 않는 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과 사단법인 대한트라우마협회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임상미술치료 작품을 15일까지 선보인다. 2008∼2012년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12월 국가기록물로 지정됐다. 고 김화선 할머니가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하는 모습을 그린 ‘나도 결혼하고 싶다’, 위안소로 동원되던 모습을 그린 ‘끌려가던 날’ 등 할머니들의 삶이 담긴 100여 점이 전시됐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 그림들이 국가기록물이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많은 위안이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역사가 된 그림’ 전시회 개막식에서 “우리 시대의 위안부 할머니들은 ‘영원히 지지 않는 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의원과 사단법인 대한트라우마협회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임상미술치료 작품을 15일까지 선보인다. 2008~2012년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12월 국가기록물로 지정됐다. 고 김화선 할머니가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결혼을 하는 모습을 그린 ‘나도 결혼하고 싶다’, 위안소로 동원되던 모습을 그린 ‘끌려가던 날’ 등 할머니들의 삶이 담긴 10여점이 전시됐다.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87)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세계를 돌아다니며 해결사가 되겠다”며 “일본 정부가 사과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임상미술치료를 진행했던 김선현 대한트라우마협회 이사장은 “할머니들이 그림을 그리며 눈물을 흘리거나 억울해하곤 했다”며 “이번 전시회가 위안부 피해의 실상을 파악하고, 분쟁·재난 지역의 트라우마를 회복하는 치유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비노(비노무현)계 의원들이 8일 “문재인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기가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걸 원내대표와 박지원 김동철 주승용 이윤석 등 호남 의원 17명은 이날 광주 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하며 이같이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김동철 의원은 문 대표 사퇴 후 ‘대선주자급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방안을 거듭 강조했다. 광주의 한 의원은 “얼마 전 노인정에 배식봉사를 갔더니 어르신들이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이번에 새정치연합으로 공천을 받는 사람은 안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싸늘한 호남 민심을 전했다고 한다. 이날 참석자들의 면면을 보면 비노계 의원들의 집단 회동으로 볼 수 있다. 강기정 우윤근 의원 등 호남지역 친노 인사는 불참했다. 호남권 신당 기류와 맞물려 세력화의 전 단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주승용 의원은 “문재인 퇴진론이 나오긴 했지만 일단 혁신안을 잘 만들 수 있도록 (지도부와 혁신위에 대한) 비판은 삼가기로 했다”며 “분당이나 신당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박영선 의원은 당초 이날 모임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뒤늦게 참석했다. 새정치연합은 9일 밤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12일 도라산역에서 현장 최고위를 여는 한편 16일에는 문 대표가 직접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을 밝히기로 했다. 한편 당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회장 박정 파주을 위원장)는 지난주 혁신위원회에 낸 건의서에서 “비례의원은 당 취약지역에 출마해 헌신하는 것이 맞다”며 “‘여성 30% 공천’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례의원을 전략공천하면 해당 지역 당원들의 분열로 선거 패배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당 혁신위는 9일 청년 표심을 겨냥해 ‘국회의원 10%, 광역의원 20%, 기초의원 30% 청년(만 45세 미만) 의무 공천’을 핵심으로 하는 7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만 29세까지는 20%, 35세까지는 17%, 42세까지는 15%의 가산점을 줄 것도 제안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배종혁)는 아파트 분양대행업체로부터 수억 원대 금품을 수수하고 측근에게 증거 은닉을 교사한 혐의로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59·사진)의 사전구속영장을 7일 청구했다. 검찰은 이날부터 8월 임시국회가 시작됨에 따라 박 의원의 신병 확보를 위한 국회 동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가진다. 박 의원은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분양 대행업체 I사 대표 김모 씨(44·구속 기소)로부터 현금 2억7000만 원과 명품 시계 2개, 가방, 안마의자 등 3억58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박 의원은 6월 초 검찰이 I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망을 좁혀오자 측근 정모 씨(50·전 경기도의원·구속 기소)를 시켜 받은 금품을 되돌려주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 의원은 정 씨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되자 검찰에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자수서를 내기도 했다. 당초 검찰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박 의원이 I사의 분양대행 용역 수주 과정에서 G건설 등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잡고 뇌물죄 적용을 검토했지만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 입증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은 이날 오후 박 의원의 체포동의 요구서에 서명해 검찰로 보냈다. 체포동의 요구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정부 명의로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는 체포동의 요구서 제출 후 첫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24∼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표결 처리한다. 재적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 빠르면 오는 11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박 의원은) 오랜 의정활동으로 국회와 당, 지역사회에 기여를 많이 하신 분”이라면서도 “다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안에 당이 방탄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신동진 shine@donga.com·황형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게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일괄 타결’을 제안했지만 정작 야당 내에서는 공개석상에서 불협화음이 나고 있다. 문 대표는 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지역주의 정치구도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새누리당) 김 대표가 국회 정치개혁특위로 미루지 말고 통 크게 결단하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적극 주장해온 이석현 국회 부의장은 “김 대표가 일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정개특위에서 논의하자고 화답한 것은 정치발전을 위한 결단으로 평가한다”고 다른 반응을 보였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석패율제를 포함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야말로 지역주의를 타파할 선거제도의 진정한 혁신”이라고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집중하자”며 만류했는데도 석패율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것. 심지어 이종걸 원내대표를 포함한 비노(비노무현) 진영은 권역별 비례대표제 제안에 대해 “당론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노(친노무현)계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영남 중심 친노 인사들의 당내 진입을 위한 교두보로 삼으려 한다는 불신이 반영된 것. 10일 열릴 의원총회에선 지역, 계파 등 이해관계에 따른 격론도 예상된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8일 광주 서구의 한 식당에서 박지원 황주홍 등 광주·전남 의원 10여명과 만찬 회동을 갖고 공천-선거제도와 신당 창당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모을 것으로 알려졌다. 비노 진영의 집단 회동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여야가 6일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과 관련해 열기로 한 국정원 기술간담회가 무산됐다. 국가정보원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날 기술간담회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그 대신 새정치연합은 이날 당 대표실에서 ‘정보 인권 개선 시민사회 간담회’를 열었다. 문재인 대표는 “정권 교체가 되면 하루아침에 (해킹 의혹이) 다 밝혀질 일”이라며 “국정원의 거듭된 불법 행태야말로 국가안보의 적이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이런 상태에서) 간담회를 해도 요식행위일 뿐이며 진상 규명에 아무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인사들은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야당의 미온적인 대응을 성토했다. 최병모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제1 야당이 대통령에게 ‘당신이 책임지고 안 되면 물러나라’는 얘기를 왜 못 하느냐”며 “국회 일정과도 연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현백 참여연대 대표는 “대대적인 국민운동에 새정치연합도 동참하라”고 압박했다. 이들은 ‘국정원 불법해킹사찰 대응 국민고발운동’에 나선 시민단체 인사들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이호중 천주교인권위원회 운영위원장, 정현백 참여연대 대표 등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에 참여했다. 박 대표는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등 불법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이들 단체의 요청을 문 대표 측이 받아들여 열렸다고 한다. 안 의원 측은 “시민단체 인사들의 발언은 비공개로 하자”고 주장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그래서 문 대표 측이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강경 노선을 주문하며 안 대표를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안 의원은 간담회 직후 “(위원회 차원이 아닌) 당 차원의 행사”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장외투쟁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대로 국회에서 할 일을 찾고 검찰 수사 부분도 촉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권재희 인턴기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5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공천-선거제도 ‘빅딜’ 제안은 최고위원들에게도 비밀에 부쳐졌다. 당 전략본부는 이날 “오픈프라이머리 등 선거제도를 논의할 당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자”는 정도의 보고를 준비했지만 문 대표가 이보다 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문 대표는 “이대로는 선거제도 개혁의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며 빅딜 제안의 필요성을 설득했지만 반발도 거셌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이종걸 원내대표는 “주고받는 방식의 일괄 타결은 좀 이른 시기다. (지도부의) 심층적인 토론도 이뤄지지 않았고 공통 의견도 아니다”라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오픈프라이머리 반대, 의원 정수 확대’를 주장했던 당 혁신위원회도 당혹스러워했다. 임미애 혁신위원은 “혁신위는 오픈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서는 “문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는 위헌’, ‘혁신위 제안을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했던 기존 방침을 번복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문 대표는 이날 밤 최고위원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참석한 긴급 연석회의를 통해 당론 모으기에 나섰다. 김성수 대변인은 “모두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일괄 타결할 수 있도록 논의하자는 데 참석자들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가 ‘빅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선거제도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승부수다. 새누리당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제기한 데다 혁신위가 내놓은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역풍까지 겹치면서 문 대표는 수세에 몰린 상황이었다. 국회 정개특위 야당 관계자는 “이제 공은 새누리당에 넘어갔다”며 “선거구획정위원회 가이드라인 제시 시한(13일)이 임박해 새누리당이 끝까지 제안을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딜’ 제안으로 공수(攻守)의 전환을 노렸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표 측이 ‘빅딜’ 국면을 통해 당의 구심력 강화를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원들의 거취와 직결된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면 비노 및 신당파들의 목소리가 당분간 잠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딜이 성사되더라도 각론으로 들어가면 협상은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문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문 대표가 ‘위헌’이라고 지적한 것은 제도 자체가 아닌 ‘김무성식 오픈프라이머리’가 위헌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프라이머리의 세부 방식을 놓고 여야가 재차 격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4일 별세한 새정치민주연합 박상천 상임고문의 빈소에는 5일에도 야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았다. 손 전 고문은 고인에 대해 “공동대표 때 모든 것을 저에게 양보해 주시고, 오직 당의 단합과 승리를 위해 힘써 주신 고인의 뜻을 깊이 기리면서 이제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손 전 고문과 박 상임고문은 2008년 2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합당해 만든 통합민주당의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조문을 마친 뒤 손 전 고문은 임채정 상임고문,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 등과 자리를 함께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과 박 상임고문이 같은 상임위에서 활동하며 친하게 지냈던 인연이 있다고 했다. 임 상임고문이 “손 대표 왔지, 유 대표 왔지, 여기 신당 창당 하나 하겠네”라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네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은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채 30분 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자들이 “세 분이 모여 중도신당 얘기도 나온다”고 하자 손 전 고문은 “질문을, 좀 좋은 질문을 해야지…”라며 넘겼다. 김부겸 전 의원에게는 “(대구 상황이) 어려운데 잘 극복하라”고 격려했다. 이날 빈소에서는 안철수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새누리당 이재오 정몽준 의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조문하며 고인을 기렸다. 신당을 구상하고 있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도 빈소를 찾아 “정치에 처음 입문했을 때부터 아무래도 제가 정치계, 법조계 후배여서 제게 특별히 대해줬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전날 저녁 문재인 대표의 옆자리에 앉은 새정치연합 이부영 상임고문은 “예전에는 여야 정치인들이 밥도 먹고 술도 먹으면서, 신문에 안 나오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 과정을 통해 (국회) 안에 가서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낙균 전 의원은 “그때는 정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486’의 선두주자였던 김민석 전 의원도 “여당 의원들은 ‘여당이 이러는 건 야당 때문’이라며 우리를 욕한다”며 “국민은 정권 교체를 해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야당이 (뒷받침을) 못하니 답답함을 느낀다. 야당이 제대로 서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
“계파 간 화합했다고 자화자찬하더니….”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달 사무총장직을 없애는 대신 5개 본부장직을 신설하면서 계파 화합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진영이 본부장직을 3 대 2로 나눴지만 다시 내분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사무총장직이 총무, 조직본부장으로 나눠졌지만 사무총장을 했던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전권을 휘두른다는 불만이 나온 것이다. 조직본부장인 박지원계 이윤석 의원은 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조직국의 인원이 15명에서 육아휴직자와 혁신위 파견자가 포함된 8명으로 정원이 줄어든 것에 대해 항의했다. 이 의원은 “당에 헌신하려고 자리를 맡았는데 손, 발을 다 잘라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본부장 체제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힘을 실어줬다고 한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조정을 잘 해보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지난달 31일에도 문 대표와의 면담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문제제기할 수는 있지만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지난 양승조 사무총장 시절에 이미 바꾸기로 정해진 것”이라며 “(비노측 요구로) 원내와 정책위 등 당직자가 늘었다. 다른 부서에서도 항의 전화를 받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민생본부장인 김한길계인 정성호 의원도 이 의원과 생각이 비슷하다. 정 의원은 “이름만 바뀌었지 사무총장 체제 그대로”라며 “최 본부장이 회의를 소집하며 수석 노릇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비노 진영은 친노 지도부가 공천 실무를 맡아온 조직국의 기능을 축소하면서 내년 공천의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라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비노 성향의 한 당직자는 “친노와 정세균계를 중심으로 한 전략기획국과 총무국이 조만간 총선기획단으로 확대 개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지난해 9월 여야는 철도 부품 납품비리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구속 중)의 체포동의안을 본회의에서 부결시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방탄국회를 열지 않겠다”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말은 허언(虛言)이 됐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중 상당수도 반대표를 던져 ‘가재는 게 편’이라는 조롱을 샀다.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여야 혁신위원회는 경쟁적으로 ‘반성문’을 썼다. 국회의원의 영장실질심사 자진 출석을 허용하도록 제도를 바꾸고 국회가 의원 체포동의요청안을 정해진 기간 내에 표결하지 않으면 본회의에 자동 상정하는 내용이 담긴 국회법 개정안을 낸 것. 하지만 해당 법률안은 지난달에서야 국회 운영위원회에 상정만 됐을 뿐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여론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식 개혁 시늉이었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된 셈이다. 선거를 앞두고는 유권자들에게 “회초리를 쳐달라”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정(自淨)하겠다”고 약속하지만 표를 얻고 나면 태도가 달라지는 우리 국회의 고질병은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있다.○ 野 혁신위만 5번째…번번이 ‘용두사미’ “당의 혁신위 구성이 위기 모면용으로만 활용되기 때문이다. 혁신위 안을 실천해야 될 새 지도부는 당권을 장악하면 혁신안 실천의 의지가 약해진다.” 2013년 초 민주통합당(새정치연합의 전신) 정치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가 지난달 2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 토론회에서 지적한 야당 혁신위의 반복적인 실패 이유다. 야당은 19대 국회 들어서만도 5번이나 혁신위를 출범시켰지만 모두 ‘용두사미’로 끝났다. ‘정해구 정치혁신위’는 계파 갈등으로 당내 분란만 일으킨 끝에 실패했고, 이후 당권을 잡은 김한길 전 대표 체제의 ‘의원 특권 내려놓기’ 정치개혁안도 안철수 신당과의 합당으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올해 2월 종료된 ‘원혜영 정치혁신위원회’는 의원이 회기 중 전체 회의일수의 4분의 1 이상을 무단결석할 때 특별활동비 전액을 삭감하는 법안 등을 발의했지만 실질적 성과로 연결되지 않았다. 다음 달까지 활동하는 ‘김상곤 혁신위’는 △재·보궐선거 원인 제공 시 무공천 △부정부패 연루 당직자 당직 박탈 등 안건을 관철시키는 성과를 거뒀지만 최고위원제 폐지와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구성 등 혁신안과 관련해서는 해묵은 계파 갈등을 촉발시키며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 與,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말로만’ 혁신안 새누리당도 큰 차이는 없다. 지난해 7·30 재·보선을 한 달 앞두고 이준석 전 비대위원을 위원장으로 내세워 ‘새누리를 바꾸는 혁신위원회’(새바위)를 발족했다. 새바위는 의원과 공천 희망자 등이 도덕성에 대한 자체 해명을 담은 ‘레드리포트’를 인터넷에 공개하자는 등의 과감한 방안을 내놓았다.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이 도덕성 논란으로 청문회에서 낙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하지만 실천으로 연결된 것은 없었다. 그해 10월엔 김무성 대표의 전당대회 공약이었던 ‘상향식 공천’을 이루기 위한 보수혁신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보수혁신위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정당 개혁-정치제도 개혁’의 3단계 혁신을 발표한 뒤 1단계 혁신안을 담은 법안 5개를 모두 당내 의총 추인을 받아 지난해 말 당론으로 발의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국회를 통과한 법은 선거구 획정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결정한다는 내용을 제외한 △영장실질심사 자진 출석 허용 △정치인의 수익성 출판기념회 금지 △무회의 무세비 등은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1단계가 지지부진하다 보니 보다 근본적인 혁신 내용을 담고 있는 2, 3단계 혁신안의 실천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참여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고 정치 신인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기간을 선거일 전 120일에서 1년으로 늘리자는 법안의 발의도 4월에야 이뤄졌다.○ 결국 유권자가 표로 심판해야 전문가들은 이런 국회의 고질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유권자가 표로 심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의원들이 생색내기용 혁신을 하고 지키지 않아도 유권자의 투표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라며 “시민단체가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고 유권자들도 선거 때 표로 확실히 응징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도 “고착화된 양당제를 깨는 식으로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며 “독일의 정당명부식 권역별 비례대표제 같은 제도를 도입해서 외부 충격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홍정수 hong@donga.com·황형준 기자김예윤 인턴기자 고려대 역사교육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