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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를 벼랑 끝에서 구했다.” (4월 14일)“(아르헨티나 경제) 안정화를 위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 중이다.” (9월 24일)최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아르헨티나와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협상 중이며 국채 매입 등 다양한 재정 지원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올 4월 “역사적”이라며 밀레이 대통령의 경제 개혁을 추켜세웠던 베선트 장관이 6개월 만에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선 것.고질적인 경제난 해결을 위한 밀레이 대통령의 강도 높은 ‘전기톱’ 긴축 정책은 한때 세계 인사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심각한 경기 침체로 여론의 불만이 커졌고, 인위적인 환율 방어가 외환 위기를 심화시키면서 아르헨티나의 경제와 정치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내수 침체·외환 위기 부른 “전기톱 대학살”자유주의 경제학자 출신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12월 취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정책을 펼쳤다. 대선 기간 “각종 폐해를 썰어 버리겠다”며 전기톱을 들고 유세장에 등장하며 기성 정치권과의 결별을 예고했다. 취임 직후 고물가를 잡겠다며 페소 가치를 절하하고 각종 보조금 삭감, 공공일자리 축소 등 고강도 긴축 정책을 펼쳤다.밀레이 대통령의 경제 개혁은 성과를 보였다. 특히 최대 문제점으로 꼽혔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율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4월 289.4%까지 올랐던 물가 상승률은 그해 12월 117.8%까지 감소했고, 올 8월 기준 34%까지 내려갔다. 2023년 11월 5억5900만 달러(약 8200억 원)에 달했던 무역적자도 취임 1년 만인 지난해 12월 흑자로 전환됐다.그러나 한때 찬사를 받았던 ‘전기톱 개혁’은 아르헨티나의 경제를 망친 “전기톱 대학살”이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한다. 인플레이션은 잡았지만 심각한 경기 침체와 실업률로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2023년 4분기 밀레이 대통령 취임 당시 5.7%였던 실업률은 올 2분기 기준 7.6%로 올랐고, 여전히 30%대인 물가 상승률도 가계에 부담이 크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보조금 축소 등의 여파로 대중교통이나 에너지 요금은 300% 이상 급등하기까지 했다.여기에 안정적인 물가에 집중한 나머지 환율 방어에 외환을 대거 투입하면서 재정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위적으로 페소화 고평가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외환 보유고는 더더욱 바닥이 났다. 페소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이 줄면서 노동집약적 제조업도 타격을 입었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집착한 밀레이는 페소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강세로 유지했다”며 “이는 경제 성장을 해치고 수입을 빨아들였으며, 산더미 같은 외채를 상환하는 데 필요한 달러 재고를 구축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는 올 4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200억 달러 추가 구제금융을 받는 등 여전히 빚에 시달리고 있다.●심상찮은 여론… 美 지원에도 장기적인 해결책 부재경제난으로 밀레이 정부에 대한 반발 조짐이 거세다. 지난달 7일 아르헨티나 전체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좌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성향의 야당 연합에 패배한 것은 시장에도 충격을 줬다. 이달 말 예정된 총선의 전조로 여겨지면서 자유주의 정책 기조가 뒤바뀔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것. 2주 만에 페소화 가치가 10% 폭락하자 중앙은행은 지난달 18~20일 사흘간 11억 달러를 투입해 환율을 방어했다.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례적으로 아르헨티나에 전폭적인 지원을 예고했지만 전망은 좋지 않다. 특히 밀레이 정부의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의 핵심이 페소화 강세에 있던 만큼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계속할 가능성도 높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로빈 브룩스 이코노미스트는 “사실상 아르헨티나가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혔다”고 지적했다.밀레이 정부 첫 6개월간 경제부에서 일하다 견해차로 사임한 경제학자 호아킨 코타니는 FT에 미국이 환율의 변동과 외환보유고 확보 계획 실행, 금리 통제 등을 지원 조건으로 내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의 지원은) 정부가 일관된 환율 및 통화 정책을 함께 시행할 경우에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이코노미스트는 “아르헨티나의 역사는 경제 개혁의 무덤”이라며 “밀레이가 유권자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베선트 장관과 투자자에게 희망적인 결과는 없다”고 경고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의약품에 대해 내달부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그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이 미국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 않다면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과 특허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미국은 한국보다 먼저 합의한 유럽, 일본산 의약품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뒤 한국에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려했던 25% 관세가 아니라 15% 관세로 합의될 것이라며 안도해 왔는데 이것이 지켜질지 매우 불투명해진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39억8000만 달러(약 5조6000억 원) 규모의 의약품을 수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생산기지를 미리 확보해 둔 기업과 아닌 기업들 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아직 입장을 밝히기 이르다는 태도다. 미국이 특허 의약품에만 관세를 매길 경우 바이오시밀러는 제외될 수 있고, CMO에 대한 언급도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라이릴리의 미국 뉴저지 생산 공장을 인수한 셀트리온은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2년 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2년 동안은 관세 우려가 없고, 이후부터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미국 내 공급될 예정인 만큼 관세에 대한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서 판매 중인 SK바이오팜도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발표에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제약사들이 연이어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를 발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관세 압박이 성과를 낸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25%를 부과하는 대형 트럭 관세의 경우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승용차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욕실용품 관세(50%) 타격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는 중국에서 생산을 해 받아오는 상황이라 해외로 수출하는 곳이 많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새로운 관세 부과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업이 자국 내에서 제조한 반도체와 해외에서 생산한 반도체의 비율을 1 대 1로 맞추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기업이 미국에서 반도체 100만 개를 생산한다면, 해외에서 생산한 100만 개까지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한다는 뜻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전 세계에 배치돼 있는 미군 장성급 지휘관들에게 30일(현지 시간) 미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리는 긴급 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회의 목적과 의제 등이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갑작스럽게 장성급 지휘관을 한꺼번에 소집한 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 10여 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또 전군(육군·공군·해군·해병대·해안경비대)의 지휘관 직책에 있는 장성(준장 이상)이 참석 대상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6월 기준 장성급 미군 장교는 838명이다. 이 중 일부는 지휘관이 아닌 참모직에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 실제 참석하는 장성 수는 800명 이하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인원이 어느 정도로 조정되든 (이번 회의는) 여전히 전례 없는 규모”라며 “전 세계적으로 지휘 공백이 생기는 것은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중동 등 최근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 장성들도 대거 자리를 비울 경우 안보 공백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전례 없는 소집령에 미 국방부 내부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CNN은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소집이 ‘장군들의 오징어 게임’으로도 불린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올 5월 군 장성 수 20% 감축 등 고강도 개혁을 예고했고, 새 국가방위전략(NDS)이 곧 발표될 예정이란 점 등을 감안해 본격적인 장성 수 줄이기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대장)도 다음 주 방미 일정이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헤그세스 장관의 소집 지시에 따른 것인지, 다른 일정 때문인지는 알수 없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의 주요 장성급 지휘관은 브런슨 사령관 외에 미8군사령관(중장), 미7공군사령관(중장), 미2사단장(소장) 등이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전 세계에 배치돼 있는 미군 장성급 지휘관들에게 30일(현지 시간) 미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열리는 긴급 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 회의 목적과 의제 등이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갑작스럽게 장성급 지휘관을 한꺼번에 소집한 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 10여 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또 전군(육군·공군·해군·해병대·해안경비대)의 지휘관 직책에 있는 장성(준장 이상)이 참석 대상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6월 기준 장성급 미군 장교는 838명이다. 이 중 일부는 지휘관이 아닌 참모직에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 실제 참석하는 장성 수는 800명 이하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인원이 어느 정도로 조정되든 (이번 회의는) 여전히 전례 없는 규모”라며 “전 세계적으로 지휘 공백이 생기는 것은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중동 등 최근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지역에 주둔 중인 미군 장성들도 대거 자리를 비울 경우 안보 공백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전례 없는 소집령에 미 국방부 내부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특히 CNN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소집이 ‘장군들의 오징어 게임’으로도 불린다고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올 5월 군 장성 수 20% 감축 등 고강도 개혁을 예고했고, 새 국가방위전략(NDS)이 곧 발표할 예정이란 점 등을 감안해 본격적인 장성 수 줄이기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이런 가운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대장)도 다음 주 방미 일정이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헤그세스 장관의 소집 지시에 따른 것인지, 다른 일정 때문인지는 알수 없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의 주요 장성급 지휘관은 브런슨 사령관 외에 미8군사령관(중장), 미7공군사령관(중장), 미2사단장(소장) 등이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러시아 본토 침공의 대가는 너무 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꼽히는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52·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사진)가 지난해 8월 초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도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 침공 작전을 작심 비판했다. 국력과 군사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본토 방어에 써야 할 자원을 분산해야 했고, 이로 인해 본토 방어가 더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잘루즈니 대사는 24일 현지 매체 ‘제르칼로티즈냐’ 기고문에서 “이 작전의 대가가 컸던 것이 분명하다. 필요한 성과를 가져오진 못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전쟁의 판세가 제1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키는 교착 상태에 빠졌고 러시아와의 소모적인 충돌 또한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8월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 기습적으로 쳐들어가 한때 서울 면적의 배가 넘는 약 1300km²를 점령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 본토가 외국 군대의 침공을 받은 첫 사례다. 다만 이후 러시아의 반격으로 우크라이나는 점령지의 대부분을 상실했다. 러시아는 올 4월 쿠르스크주 완전 탈환을 선언했고 우크라이나는 “아직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고 맞선다. 잘루즈니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7개월 전인 2021년 7월 총사령관으로 발탁됐다. 전쟁 초기 러시아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각종 전술 및 전략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갈등이 심해지자 지난해 2월 해임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지만 전시 계엄령을 이유로 대선을 치르지 않아 국내외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다만 그는 25일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수개월간 휴전을 합의한다면 선거를 추진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내 목표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지 계속 집권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대선이 치러진다면 잘루즈니 대사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적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23일 현지 여론조사회사 ‘레이팅그룹’의 조사에서 잘루즈니 대사의 신뢰도는 74%로 젤렌스키 대통령(68%)보다 높았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러시아 본토 침공의 대가는 너무 컸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꼽히는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 겸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52)이 지난해 8월 초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도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 침공 작전을 작심 비판했다. 국력과 군사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본토 방어에 써야 할 자원을 분산해야 했고, 이로 인해 본토 방어가 더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잘루즈니 대사는 24일 현지 매체 ‘제르칼로티주냐’ 기고문에서 “이 작전의 대가가 컸던 것이 분명하다. 필요한 성과를 가져오진 못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전쟁의 판세가 제1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키는 교착 상태에 빠졌고 러시아와의 소모적인 충돌 또한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8월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 기습적으로 쳐들어가 한때 서울시 면적의 배가 넘는 약 1300㎢를 점령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 본토가 외국 군대의 침공을 받은 첫 사례다. 다만 이후 러시아의 반격으로 우크라이나는 점령지의 대부분을 상실했다. 러시아는 올 4월 쿠르스크주 완전 탈환을 선언했고 우크라이나는 “아직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고 맞선다.잘루즈니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5개월 전인 2021년 7월 총사령관으로 발탁됐다. 전쟁 초기 러시아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각종 전술 및 전략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갈등이 심해지자 지난해 2월 해임됐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지만 전시 계엄령을 이유로 대선을 치르지 않아 국내외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다만 그는 25일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수 개월간 휴전을 합의한다면 선거를 추진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내 목표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지 출마를 계속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대선이 치러진다면 잘루즈니 대사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적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23일 현지 여론조사회사 ‘레이팅그룹’의 조사에서 잘루즈니 대사의 신뢰도는 74%로 젤렌스키 대통령(68%)보다 높았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내년도 연방정부 예산안 협상을 위한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돌연 취소했다. 예산안 마감 시한(30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 대치가 이어지면서 다음 달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중단)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소수당인 급진 좌파 민주당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어, 그들과의 만남은 전혀 생산적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25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회담할 예정이었다.미국의 회계연도는 매년 10월 1일부터 시작해 이달 말까지 다음 회계연도의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공화당과 민주당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고, 셧다운을 막고자 7주간 현 수준의 연방 정부 지출을 유지하는 취지의 임시 예산안도 19일 상원에서 부결됐다. 상원에서 53석을 확보한 공화당은 예산안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얻기 위해선 민주당(47석)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슈머 원내대표는 X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서 도망치고 있다”며 “셧다운의 책임은 트럼프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셧다운이 현실화될 경우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 12월부터 35일간 연방정부 업무가 중단된 뒤 약 6년 만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셧다운은 트럼프 행정부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며 예산안 통과 지연으로 의회의 견제 없이 정부가 자의적으로 예산을 배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국방부 출입 기자들에게 보도 전 사전 승인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이를 거부할 경우 출입 자격을 박탈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기밀 유출을 막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이어지고 있는 언론에 대한 압박 조치란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달 초 보수 청년 단체 터닝포인트USA의 창립자 겸 대표였던 찰리 커크가 피살된 뒤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미국 내 논쟁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언론에 대한 압박도 강화되는 모양새다. 다만, 보수 진영 내에서도 ‘언론의 자유’를 위협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美 국방 “기밀 아니어도 보도 전 사전 승인 필수”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9일 미 국방부는 출입 기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보도 지침을 전달했다. 여기에 비밀로 분류되지 않은 정보여도 보도 전에 ‘적절한 승인권을 가진 공무원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방부 안에서 기자들이 이동할 수 있는 구역도 전보다 제한됐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국방부 출입증이 정지·취소될 수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X에 “기자들이 보안시설 내에서 돌아다니는 일은 더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출입증을 달고 규칙을 따르든지, 아니면 집에 가라”고 올렸다. 또 앞으로는 이런 지침을 지키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해야만 국방부에 출입할 수 있다.올 1월 취임한 헤그세스 장관은 잇따른 기밀 유출 사건에 불만을 표하며 언론과의 접촉을 줄여 왔다. 특히 그는 올 3월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과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로 국가 안보 기밀 사항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비판을 받았다. 또 4월에는 당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중국 관련 사항을 브리핑하려던 계획이 언론에 유출돼 또 한번 논란을 빚었다. 미국 컬럼비아대 언론자유문제연구소의 케이티 팰로 변호사는 “새 지침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이라며 “정부가 ‘승인’한 내용만 싣는 기자는 보도가 아닌 일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지나친 검열 시도라는 비판이 나왔다. 돈 베이컨 공화당 하원의원(네브래스카)은 X에 “우리는 정부 공식 입장만 홍보하는 프라우다 신문(소련 중앙 기관지)만 있는 걸 원하지 않는다. 자유 언론이 우리나라를 더 좋게 만든다”고 밝혔다.● 비판보도 “불법”이라는 트럼프에 공화당도 우려 국방부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표현의 자유와 언론 통제에 대한 논란이 격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앞선 17일에는 ABC방송의 유명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가 연방정부의 공개적인 압력 발언 뒤 방영이 무기한 중단됐다. 15일 진행자 지미 키멀이 방송 중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이번 일(커크 사망)로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별짓을 다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발언이 논란이 된 것. 당시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브렌던 카 위원장은 “우리는 이 문제를 쉬운 방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고, 어려운 방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며 ABC에 사실상 방송 면허 취소를 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카 위원장이 “용기 있는 애국자”라며 두둔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좋은 이야기를 나쁘게 만든다. 이것은 정말 불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에도 “이제 남은 건 지미 팰런과 세스 마이어스”라며 NBC방송의 두 토크쇼 진행자를 직접 겨냥했다. 역시 사실상 방송 폐지를 공개 요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보수 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NYT 등에 따르면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은 19일 팟캐스트에 출연해 ABC에 대한 카 위원장의 발언을 “마피아식 협박”에 비유했다. 또 “정부가 좋아하는 발언과 그렇지 않은 발언을 결정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극도로 위험하다”고 비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의 유명 아이스크림 업체인 ‘벤앤제리스’의 공동 창업자 제리 그린필드(사진)가 진보 가치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것에 부정적인 모회사 유니레버와의 갈등으로 47년 만에 사직했다. 벤앤제리스의 또 다른 공동 창업자 벤 코언은 17일 X를 통해 그린필드의 사임을 알리며 그의 성명을 공개했다. 그린필드는 성명에서 “정의, 평등, 우리가 공유하는 인간애의 가치를 지키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음에도 벤앤제리스는 권력자들을 화나게 할까 봐 두려워하며 침묵하고 방관해 왔다”고 밝혔다. 코언은 “그의 유산은 (모회사에 의해) 침묵당해선 안 된다”며 그린필드를 지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니레버와 벤앤제리스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입장을 놓고 수년간 격렬한 싸움을 벌였다”고 전했다. 벤앤제리스는 1978년 중학교 동창인 코언과 그린필드가 창업한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시작해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했다. 창업 초창기부터 인종차별과 환경오염 등을 비판해 왔다. 이들은 2000년 회사를 매각하면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유니레버로부터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벤앤제리스는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 등을 공개 지지해 왔다. 그러나 이들이 2021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정책을 비판하며 “이스라엘 점령지에서 벤앤제리스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모회사와의 갈등이 커졌다. 이듬해 유니레버는 이스라엘 점령지에서도 벤앤제리스를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11월 벤앤제리스 이사회는 “유니레버가 독립성을 침해하고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명하지 못하도록 검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스라엘 문화체육부 장관이 17일(현지 시간) 자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 ‘오피르 시상식’에 내년부터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날 치러진 시상식에서 팔레스타인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작품상을 받자 “이스라엘군 병사들을 모욕했다”며 반발한 것이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키 조하르 이스라엘 문화체육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내 임기 중에 이스라엘 국민들이 우리의 용감한 이스라엘군(IDF) 병사들에게 침을 뱉는 수치스러운 행사에 돈을 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밝혔다. 16일 진행된 제35회 오피르 시상식에서 샤이 카르멜리-폴락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영화 ‘바다(The Sea)’는 작품상을 포함해 총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영화는 바다를 보기 위해 이스라엘에 몰래 들어간 12살 팔레스타인 소년의 여정과 실종된 아들을 찾으려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영화에서 이스라엘군을 가혹하게 묘사한다고 지적했다. 조하르 장관은 영화 ‘바다’가 “팔레스타인을 옹호하고, 우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병사들을 모욕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이스라엘 국민의 1%도 대표하지 못하는 오피르 시상식 같은 수치스러운 행사에 세금을 낼 수 없다”며 내년 예산안부터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조하르 장관이 그간 이스라엘 영화계에 대한 과도한 검열로 비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현실을 다룬 영화 ‘노 아더 랜드’가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자 “전 세계 영화계의 슬픈 순간”이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수상작을 선정하는 이스라엘 영화·텔레비전 위원회는 영화 ‘바다’가 인류 전체를 다룬 작품이며, 그중에서도 주인공인 팔레스타인 소년에 섬세하게 접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사프 아미르 의장은 “같은 민족이 아닐지라도, ‘타자’를 볼 수 있는 능력은 (전쟁 상황에서) 작은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오피르 작품상 수상작은 관례에 따라 이스라엘의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작이 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우린 소유하는 게 아니에요. 단지 스쳐갈 뿐이지(We’re just passing through).”(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1970, 80년대 할리우드 최고의 인기배우이자 미국 아카데미상까지 받은 감독, 미 독립영화의 산실인 ‘선댄스 영화제’ 창립자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16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홍보회사 로저스 앤 코완 PMK의 신디 버거 최고경영자(CEO)를 인용해 “고인은 유타주 그의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사인은 유족의 요청으로 밝혀지지 않았다.1936년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태어난 레드포드는 1959년 연극으로 데뷔한 뒤 1962년 영화 ‘워 헌트’로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여러 작품에 출연했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고인은 1969년 폴 뉴먼과 출연한 ‘내일을 향해 쏴라’로 스타덤에 올랐다. 선댄스 영화제는 이 작품에서 그가 맡았던 역인 ‘선댄스 키드’에서 이름을 따왔다.1973년 다시 한번 뉴먼과 함께 나왔던 영화 ‘스팅’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며, ‘추억’(1973) ‘위대한 개츠비’(1974) ‘호스 위스퍼러’(1998) 등 수많은 흥행작에 출연하며 지적이고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메릴 스트립과 출연한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6), 미셸 파이퍼와 호흡을 맞춘 ‘업 클로즈 앤 퍼스널’(1996)은 로맨틱 배우로서도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 고인은 영화감독과 제작자로도 능력이 출중했다. 1980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보통사람들’과 1993년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흐르는 강물처럼’ 등이 대표작. NYT는 “레드포드는 슬픔이나 정치 부패 같은 진지한 주제로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탁월했다”고 평했다.레드포드는 선댄스 영화제 창립자로도 유명하다. 1981년 비영리단체 ‘선댄스 인스티튜트’를 설립한 뒤 1984년 유타주의 작은 영화제를 인수해 선댄스 영화제로 키웠다. 스티븐 소더버그와 쿠엔틴 타란티노, 코엔 형제 등 세계적인 감독들을 발굴하며 선댄스는 미 독립영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환경보호와 평화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2012년 제주도 강정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국제적 연대를 호소했으며, 2020년 미국 서부 산불 사태 당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칼럼도 기고했다. 2016년 미 최고 영예인 ‘자유의 메달(Presidential Medal of Freedom)’을, 2010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종 드뇌르 훈장을 받았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올 5월 즉위한 레오 14세 교황(70·사진)이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성과 보상안을 거론하며 양극화와 빈부 격차를 우려했다. 14일(현지 시간) 70세 생일을 맞은 레오 14세는 즉위 후 가톨릭 매체 ‘크룩스’와 첫 인터뷰를 갖고 “머스크가 세계 최초로 1조 달러(약 1400조 원)를 보유할 것이란 기사가 나왔다”며 “노동자와 부유층의 소득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60년 전 최고경영자(CEO)들은 노동자보다 4∼6배 많은 돈을 받았지만 현재 노동자의 600배를 받는다.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돈보다 생명, 가족, 사회의 가치가 훨씬 중요한데도 사람들이 이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선 5일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경영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전체 보통주의 12%에 해당하는 4억2374만 주를 2035년까지 12단계에 걸쳐 지급하는 안을 마련했다. 이 보상안의 최대 가치는 약 9750억 달러(약 1365조 원)로 알려졌다. 레오 14세는 19세기 말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13세(재위 1878∼1903년)의 정신을 계승해 교황명을 지었다. 레오 13세는 1891년 가톨릭 최초의 ‘노동 헌장’ 회칙을 선포했다. 한편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구촌 분쟁에서 교황청의 역할에 대해 “평화를 옹호하는 일과 중재자의 역할은 구분하고 싶다”며 “두 가지는 몹시 다르고 후자는 전자만큼 현실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전쟁이 시작된 후 교황청은 한쪽 편이 아닌 진정한 중립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희망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인간 본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교황 즉위 뒤 첫 인터뷰에 나선 교황 레오 14세(70)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성과 보상안을 언급하며 빈부 양극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레오 14세는 14일(현지 시간) 70세 생일을 맞아 공개된 가톨릭 매체 크룩스와 인터뷰에서 “어제 머스크가 세계 최초로 1조 달러 부자가 될 거라는 기사가 나왔다. 이게 가치 있는 유일한 것이라면 우리는 큰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앞선 5일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경영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전체 보통주의 12%에 해당하는 4억2374만3904주를 2035년까지 12단계에 걸쳐 지급하는 안을 마련했다. 테슬라 시가총액 등 단계별 목표치를 모두 달성했을 경우 보상안의 최대 가치는 약 9750억 달러(약1355조원)에 달한다. 교황은 이날 정치적 양극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가족 등 삶의 중요한 가치들이 상실된 현실을 문제로 짚으며, 소득 양극화 또한 사회가 분열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60년 전 CEO들은 노동자보다 4~6배 많은 돈을 받았다. 최근 수치를 보면 그들은 일반적인 노동자의 600배를 받는다”며 “이는 무엇을 의미하며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간의 생명과 가족, 사회의 가치 등을 언급하며 “이런 가치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다면 이제 무엇이 중요하겠는가”라고 했다.5월 미국 출신으로 최초로 교황에 즉위한 그는 19세기 말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13세 교황(재위 1878~1903)의 정신을 계승해 교황명을 지었다. 레오 13세는 1891년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로 ‘노동헌장’ 회칙을 반포해 현대 가톨릭 사회교리의 초석을 놓은 인물로 평가된다. 이날 인터뷰에서 교황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구촌 분쟁에서 교황청의 역할에 대해 “평화를 옹호하는 목소리와 중재자로서 역할을 구분하고 싶다”며 “두 가지는 몹시 다르고 후자는 전자만큼 현실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이 시작된 이래 교황청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어느 한쪽 편이 아닌 진정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희망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는다. 인간 본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 겸 대표 암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사회의 진영 갈등이 가열되면서 체포된 살해 용의자의 배경과 범행 동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13일(현지 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커크를 살해한 용의자로 검거된 타일러 로빈슨(22·사진)은 미 유타주의 교외 지역 출신으로 공화당원인 부모 아래서 자랐다. 그는 2021년 고등학교를 평균 학점(GPA) 만점으로 졸업한 뒤 전액 장학금을 받고 유타주립대에 입학했지만 한 학기만 다니고 휴학했다. 폭스뉴스는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연인과 동거 중이었다고 보도했다.범인은 평소 커크에게 강한 반감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12일 기자회견에서 용의자 가족이 “(로빈슨이) 최근 몇 년간 정치 성향이 강해졌다. 특히 커크를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고 진술한 내용을 전했다. 암살 전 로빈슨이 가족과의 저녁식사 중 커크가 참석한 유타밸리대 행사를 언급했다는 진술도 소개했다. 당시 로빈슨은 “커크가 증오를 퍼뜨리고 있다”며 그를 싫어하는 이유를 설명했다는 것. 다만, 로빈슨은 부모와 달리 어느 정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콕스 주지사는 총격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소총 탄피와 발사되지 않은 탄약에 “어이, 파시스트! 잡아봐!(Hey fascist! Catch!)”라는 문구와 이탈리아의 반(反)파시스트 노래를 인용한 ‘벨라 차오(Bella ciao)’란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CNN에 따르면 범인의 아버지는 당국이 공개한 용의자 수배 사진에서 아들을 알아본 뒤 자수하라고 설득했다. 로빈슨은 “자수하느니 자살하겠다”며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그의 아버지가 도움을 청한 목사의 설득에 마음을 바꿨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세르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38)가 그리스로 이주한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세르비아 반(反) 정부 시위를 지지한 뒤 고국에서 ‘배신자’ 논란에 휘말렸다.1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그리스 언론을 통해 조코비치가 두 자녀를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있는 영국계 사립학교에 등록시킨 사실이 알려졌다. 또 그가 아테네 남부 교외 지역에 집을 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세르비아 국민 영웅으로 꼽히는 조코비치의 ‘그리스 이주설’이 제기된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올 6월과 8월 두 차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만났다. 또 자신이 주최하는 테니스 대회의 거점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아테네로 옮겼다. 아테네에서 집을 보러 다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는 세르비아의 친(親)정부 언론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 조코비치를 ‘배신자’라고 부른 뒤 발생한 일이라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세르비아는 지난해 11월 북부 노비사드의 기차역에서 대규모 붕괴 사고로 16명이 사망한 뒤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에서 이 사고는 “부패한 정부의 계약 탓”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2017년 집권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친러시아 행보와 언론 통제, 부패 의혹 등으로 계속 논란을 일으켜왔다.조코비치는 지난해 12월 시위대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를 밝혔다. 당시 그는 “젊은 세대의 힘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열망을 깊이 믿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목소리가 반드시 들려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에도 세르비아 내 신규 리튬 광산 건설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지지하며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이후 조코비치가 소셜미디어에 집회 사진을 올리거나 ‘학생들이 챔피언이다’라는 후드티를 입은 모습이 포착됐다. 올 7월 윔블던에서 선보인 팔을 흔드는 세리머니는 시위대의 구호 ‘펌파이(pumpaj·계속 밀어붙이자)’를 상징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조코비치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점점 더 크게 내자 세르비아의 친정부 성향 타블로이드지들은 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과거 조코비치를 ‘국민 영웅’으로 떠받들던 언론이 이제 그가 폭력을 선동한다며 비난하고 도핑 의혹까지 제기했다는 것. 시위대를 조직한 미사 바쿨로프 로닌은 더타임스에 “(현지) TV에서는 그를 외국 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용병이라고 부른다”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국방장관(39·사진)을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 프랑수아 바이루 전 총리과 내각이 전날 의회의 불신임 의결로 사퇴한 지 하루 만이다. 르코르뉘 신임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의 두 차례 임기에서 모두 살아남은 유일한 각료이자 최측근이다. 2022년 출범한 마크롱 2기 행정부의 다섯 번째 총리에 오른 그는 ‘마크롱의 충성스러운 군인’ ‘마크롱의 조용한 오른팔’ 등의 별명을 갖고 있다. 1986년생으로 19세이던 2005년 우파 대중운동연합(현 공화당)에서 최연소 의회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4년 노르망디주 베르농 시장을 거쳐 2017년 대선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를 위해 뛰었다. 대선에서 승리한 마크롱이 르코르뉘를 장관으로 전격 영입했고 마크롱 1기 행정부에서 생태담당장관을 지냈다. 재집권한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36세의 그를 최연소 국방장관에 발탁했다. 그는 물밑에서 정파를 넘나들며 교섭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파인 공화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속한 중도 성향 정당 ‘르네상스’에 입당했고 극우 국민연합(RN)과도 교섭했다. 2018년 프랑스를 뒤흔든 ‘노란 조끼’ 시위 때도 정부와 시위대의 대화를 중재했다. 국방장관 취임 후에는 유럽의 안보 자강론을 주장하며 국방비 증액을 주도했다. 사생활 노출을 꺼리며 틱톡 등 주요 소셜미디어 계정도 없다. 대통령의 절대 신임에도 르코르뉘 신임 총리가 긴축 재정을 둘러싼 프랑스의 정치 분열을 수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그의 총리 발탁을 좌우파 모두 반대하고 있다. 마린 르펜 전 RN 대표는 ‘X’에 “마크롱 대통령이 소수의 충성파와 벙커에 틀어박혔다”며 의회 해산을 촉구했다. 극좌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등이 속한 좌파 연합은 마크롱 대통령의 탄핵안을 발의했다. 한편 총리 이·취임식이 열린 10일 수도 파리를 포함해 마르세유, 리옹, 노르망디, 브르타뉴, 툴루즈 등 프랑스 전역에서 ‘모든 것을 막자(Block Everything)’라는 이름의 반(反)정부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가 주요 도로와 고속도로 등에 난입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도 폐쇄됐다. 당국이 프랑스 전역에 8만 명의 경찰과 헌병을 동원했지만 시위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재판’에서 패소할 경우 관세 환급 규모가 최대 1조 달러(약 139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연방대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패소 시 관세 환급 규모를 7500억 달러(약 1040조 원)에서 1조 달러 사이로 추정했다고 CNBC 방송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이는 미국이 교역 상대국에 적용할 상호관세율을 발표한 올 4월 2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거둔 관세 수입 720억 달러(약 100조원)와 아직 발효되지 않은 관세를 포함해 내년 6월까지 징수될 금액을 포함한 금액일 수 있다고 CNBC는 해석했다. 베선트 장관은 문서에서 “이 관세를 철회하면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재판을 신속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연방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대로 이 소송을 신속 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첫 구두변론 일정을 오는 11월 첫 주로 잡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경우 판결이 올해 안에 나올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이번 소송의 쟁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다. 1977년 제정된 IEEPA는 적국에 대한 제재나 자산 동결에 주로 활용됐으며 이를 활용해 관세를 부과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앞서 지난달 29일 2심 법원은 IEEPA가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포함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이 사실상 무효라고 판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불복해 3일 연방대법원에 상고했다. 연방대법원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2심 판결은 효력이 정지되기 때문에 관세 정책은 유지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감옥에서 사망한 월가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낸 것이란 의혹을 받고 있는 ‘외설 편지’가 8일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부인해 왔다. 편지가 존재한다는 의혹을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100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의 존재를 부정해 왔지만 이번 편지로 관련 의혹 및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해 거짓말을 해왔다는 지적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 하원 감독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엡스타인 유산 공동집행인 변호사들에게서 제공받은 문건을 공개했다. 이 중 2003년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하고자 제작된 일명 ‘생일 책’에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가 포함돼 화제가 됐다. 타자기로 작성해 출력된 짧은 편지에는 굵은 펜으로 여성의 나체를 묘사한 윤곽선이 그려져 있고, 하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필 서명으로 보이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또 편지에는 ‘생일 축하해. 하루하루가 또 하나의 멋진 비밀이 되기를’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위원들은 전체 문건이 공개되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만 캡처해 X에 공개했다. 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X를 통해 전체 문건이 공개되기 전 “트럼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 왔던 ‘생일 책’을 확보했다”며 “대통령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진실을 말하고 엡스타인 관련 파일을 모두 공개하라”고 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사인이 자살이 아니라거나, 그와 교류했던 유명 인사들의 명단인 ‘엡스타인 파일’이 존재한다는 음모론을 부추겨 지지층 결집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재집권 후 엡스타인 의혹은 ‘민주당이 만든 사기극’이라며 돌연 태도를 바꿨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에 연루돼 문건을 숨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했다. 특히 그의 강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온적 대처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가 그린 그림도 아니고 서명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여러 정황상 편지를 그가 직접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WSJ는 편지에서 드러난 그림이나 서명 방식이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에 담긴 내용 등과 대조해 유사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CNN방송은 “핵심은 이 편지가 엡스타인의 유산에서 나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편지 공개가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됐다는 의혹을 직접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CNN에 따르면 엡스타인 측 변호사들은 하원 감독위원회가 ‘엡스타인이 중개한 성매매에 연루된 잠재적 고객 목록’을 요청하자 “(목록의) 존재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관련 문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현재 입장과 일치한다. J D 밴스 부통령은 X에 “민주당이 유일하게 신경 쓰는 건 ‘러시아 게이트’ 같은 가짜 스캔들을 꾸며내 거짓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흠집 내는 일뿐”이라고 반박했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공화당·켄터키)은 “민주당원들이 자료를 선별적으로 다루고(cherry-picking) 정치화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며 “민주당은 생존자를 위한 정의 실현이 우선인지, 아니면 정치적 목적이 우선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체포해 구금한 것을 두고,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친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조차 이번 사태가 우방인 한국과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8일(현지 시간) 이번 단속 작전이 “한미 관계를 뒤흔들고 있다”며 “미국이 자국의 대형 산업 프로젝트에 어떻게 노동력을 조달하는지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은 미국의 최우방국이자 핵심적인 아시아 파트너”라고 했다. 근로자 300여 명을 쇠사슬로 묶어 끌고 나오는 장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한국에서 반미 감정이 확산될 가능성 등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 재취임 당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 체류자 추방”을 공언한 바 있다. 이후 폭스뉴스는 반이민 정책을 적극 지지해 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경 차르’로 기용된 톰 호먼 등은 하루가 멀다 하고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계방송하듯 불법 체류자 단속 실적을 홍보했다. 그랬던 폭스뉴스가 이례적으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건 동맹국 근로자들을 쇠사슬까지 동원해 집단 구금한 이번 사태가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기조로 내세운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한 미국 제조업 부활’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유명 기업의 공장이나 연구개발(R&D) 시설을 적극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기업에도 적잖은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폭스뉴스는 이번 사태가 제조업 부활을 위해 꼭 필요한 양질의 인력 확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주요 제조업 생태계는 이미 오래전에 무너져 현지 인력만으론 공장 건설 및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구조적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단속으로 인해 우수한 노동력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AP통신도 불과 2주 전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으로 핵심 동맹국인 한국 사회가 경악했다”고 진단했다. 또 “이번 사태가 많은 한국인들에게 혼란과 충격, 배신감을 불러일으켰다”며 일부 의원들은 아예 보복 차원에서 한국 내 불법 취업이 의심되는 미국인들에 대한 조사까지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A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 위협 억지 등 안보 문제 및 양국 간 경제 협력 의존도 등을 고려하면 한국이 본격적인 맞대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감옥에서 사망한 월가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낸 것이란 의혹을 받고 있는 ‘외설 편지’가 8일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부인해 왔다. 편지가 존재한다는 의혹을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100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의 존재를 부정해 왔지만 이번 편지로 관련 의혹 및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해 거짓말을 해왔다는 지적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이날 미 하원 감독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엡스타인 유산 공동집행인 변호사들에게서 제공받은 문건을 공개했다. 이 중 2003년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하고자 제작된 일명 ‘생일 책’에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가 포함돼 화제가 됐다. 타자기로 작성해 출력된 짧은 편지에는 굵은 펜으로 여성의 나체를 묘사한 윤곽선이 그려져 있고, 하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필 서명으로 보이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또 편지에는 ‘생일 축하해. 하루하루가 또 하나의 멋진 비밀이 되기를’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위원들은 전체 문건이 공개되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만 캡처해 X에 공개했다. 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X를 통해 전체 문건이 공개되기 전 “트럼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던 ‘생일 책’을 확보했다”며 “대통령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진실을 말하고 엡스타인 관련 파일을 모두 공개하라”라고 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사인이 자살이 아니라거나, 그와 교류했던 유명 인사들의 명단인 ‘엡스타인 파일’이 존재한다는 음모론을 부추겨 지지층 결집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재집권 후 엡스타인 의혹은 ‘민주당이 만든 사기극’이라며 돌연 태도를 바꿨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파일에 연루돼 문건을 숨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했다. 특히 그의 강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온적 대처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가 그린 그림도 아니고 서명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여러 정황상 편지를 그가 직접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WSJ는 편지에서 드러난 그림이나 서명 방식이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에 담긴 내용 등과 대조해 유사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CNN방송은 “핵심은 이 편지가 엡스타인의 유산에서 나왔다는 점” 이라며 “이 편지가 위조품이었다면 누군가가 오래전부터, 어떻게든 엡스타인의 소유물에 이를 심어놨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다만 이번 편지 공개가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됐다는 의혹을 직접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CNN에 따르면 엡스타인 측 변호사들은 하원 감독위원회가 ‘엡스타인이 중개한 성매매에 연루된 잠재적 고객 목록’을 요청하자 “(목록의) 존재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관련 문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현재 입장과 일치한다.J D 밴스 부통령은 X에 “민주당이 유일하게 신경 쓰는 건 ‘러시아 게이트’ 같은 가짜 스캔들을 꾸며내 거짓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흠집 내는 일뿐”이라며 “누구도 이런 헛소리에 속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공화당·켄터키)은 “민주당원들이 자료를 선별적으로 다루고(cherry-picking) 정치화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며 “민주당은 생존자를 위한 정의 실현이 우선인지, 아니면 정치적 목적이 우선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