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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및 진보단체들이 광복절 연휴인 14~16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방침인 가운데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경찰의 수장이 잇따라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번 광복절 연휴에 불법 집회가 강행될 경우 주최자와 참여자를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고발할 것”이라며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그 자유가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되고 공공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면 때로는 제한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점검회의에서 “매우 엄중한 현 상황을 고려하여 집회 자제를 강력히 요청 드리고 만약 방역 수칙에 반하는 위법한 집회를 강행하는 경우에는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9일 “불법 집회나 행사를 강행하면 차벽과 철제펜스를 배치해 집결 단계부터 적극 제지하고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14~16일 모두 41개 단체가 서울 도심에서 총 316건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광복절인 15일의 경우 38개 단체가 190건의 집회 신고를 했다. 서울시와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예방법 등을 근거로 모두 집회 금지를 통보했다. 앞으로 추가로 신고가 들어오는 집회도 금지된다. 경찰은 연휴 기간 도심 집회 또는 행사와 관련한 인원 집결을 차단하고, 임시 검문소를 만들어 방송 장비 등 시위 물품 반입도 원천 봉쇄한다는 계획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도심에서 5차례 불법 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경수 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11일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는 일정이 알려지자 “탄압을 중단하라”며 반발했다. 민노총은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과 집회와의 인과관계가 없는데도 양 위원장에게 영장을 청구한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14~16일 ‘1000만 국민 1인 걷기 대회’를 열어 참가자들 간에 2m 간격을 두고 서울역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행진하겠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십m 간격을 둔 공동 목적의 1인 시위는 미신고 불법 집회라고 판단한 법원 판례가 있다. 국민혁명당의 행진 방식은 ‘변형 1인 시위’ 형태를 띈 불법 집회로 볼 수 있어 엄격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A 씨(37)는 최근 ‘잔금 처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e메일을 클릭하려다 마우스에서 손을 뗐다. 처음 보는 e메일 도메인 주소가 수상했기 때문이다. 구글에 검색해 보니 낯선 해외 사이트들이 검색됐다. 사내 IT팀에 문의하자 “랜섬웨어 감염 시도로 의심되니 주의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A 씨는 “별 의심 없이 e메일을 열 뻔했는데 감염되면 업무 자료가 다 날아갈 수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확산됨에 따라 회사 내부망에 비해 보안이 취약한 개인 PC를 감염시켜 금전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범죄 시도가 늘고 있다. 피해자를 유인할 ‘미끼’로 e메일을 뿌린 뒤 사용자가 이를 열어 웹 주소를 클릭하거나 첨부파일을 내려받으면 해당 PC를 악성 코드로 오염시키는 것이다. 오염된 PC나 서버의 데이터는 곧바로 암호화돼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것이 주된 범행 수법이다. 랜섬웨어는 몸값(ransom)과 제품(ware)의 합성어다.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일하는 B 씨는 “재택근무를 시작한 이후 랜섬웨어로 의심되는 e메일을 하루 2, 3통씩 받고 있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교육일정표.jpg’ 파일 등이 담긴 한글 랜섬웨어 e메일이 유포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공지가 몇 번이나 내려왔다. 공공기관을 사칭한 한글 e메일이어서 방심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랜섬웨어 피해 신고는 2019년 39건, 지난해 127건으로 1년 새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는 7월까지 97건이 신고돼 지난해 같은 기간(58건)의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랜섬웨어 피해가 되풀이됨에 따라 4일 사이버 위기 단계를 ‘정상’에서 ‘관심’으로 상향했다. 용의자 검거도 쉽지 않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해 11월 법무부가 운영하는 한 방송국의 서버가 랜섬웨어에 감염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벌였지만 7개월 만에 수사를 중지했다. 용의자들이 암호를 풀어주는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며 제시한 전자지갑 등을 단서로 추적 작업을 해왔지만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에서 범행을 하거나 해외 서버를 경유해 랜섬웨어를 유포하는 경우엔 추적이 쉽지 않다. 랜섬웨어에 감염된 파일을 일반인이 복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희원 KISA 수석연구위원은 “미리 중요 문서 등을 따로 백업해두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외장 하드를 구입해 주기적으로 파일을 옮겨두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7일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69)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8일 특검직에서 사퇴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박 전 특검은 7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10시간 반가량 조사를 받고 오후 6시 반경 귀가했다. 박 전 특검은 경찰 측에 제3의 장소에서 조사받기를 요청했지만 경찰이 특혜 시비를 우려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 변호인은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입장문을 내고 “법리와 사실관계에 대해 납득할 수 있도록 소명했다”면서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 여부에 대한 법리 해석은 매우 중대한 문제이므로 타당한 법 해석에 대한 분명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박 전 특검은 그동안 특검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박 전 특검은 지난해 12월 김 씨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4’ 차량을 제공받고 3개월 뒤 렌트 비용 250만 원을 김 씨의 변호사를 통해 김 씨 측에 현금으로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청탁금지법은 1회 100만 원, 1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 처벌하고, 그 이하의 금품인 경우에는 가액 기준 2∼5배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박 전 특검 출석으로 가짜 수산업자의 금품 로비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된 7명이 모두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입건된 7명은 일부를 제외하면 경찰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했다. 하지만 김 씨로부터 받은 금품은 청탁금지법상 형사 처벌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 측 직원들이 김 씨와 함께 ‘3인방’으로 불렀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엄성섭 TV조선 앵커의 경우 제공받은 물품의 총 가액이 각각 3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골프채를 받은 혐의로 입건된 이 전 논설위원의 경우 “중고 골프채를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해 7월경 김 씨가 이 전 위원에게 새 골프채를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우디와 K7 차량 등을 제공받은 엄 앵커는 “사회를 봐준 용역의 대가로 차량을 제공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8일 김 씨로부터 고급 수입 시계와 차량 등을 제공받은 A 검사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 A 검사는 박 전 특검의 소개로 김 씨를 만났으며, 경찰은 김 씨가 구입한 400만 원대 시계가 A 검사에게 건너갔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 검사는 수산물 외에는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에게 대게 등 수산물, 몽블랑 벨트 등을 받은 혐의로 입건된 B 총경의 경우 수산물의 가액 산정에 따라 형사 처벌 대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씨 측이 약 70만 원에 수산물을 구입해 B 총경에게 전달했는데, 판매자가 실제로는 100만 원이 넘는 제품이라고 경찰에 진술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특별할인을 받아 구매한 금품은 시가(市價)로 가액을 책정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받았다. 경찰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씨에 대한 조사를 이달 마무리한 뒤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서울 동작구의 한 전용면적 84m² 아파트(34평형)에 전세를 사는 결혼 4년 차 직장인 이모 씨(37)는 6월 집주인에게서 “실거주할 테니 나가 달라”는 연락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부랴부랴 인근 아파트 전세를 알아보니 전세보증금이 2년 전보다 3억 원 가까이 올라 있었다. 이 씨는 결국 아내를 설득해 마포구에 사는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이 씨는 “청약에 7번이나 떨어졌지만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당첨되려면 무주택 자격 요건을 유지해야 한다. 부모님이 2년만 살다 나가라고 하는데 2년 뒤가 걱정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댁이나 처가살이를 택하는 캥거루족들이 생겨나고 있다. 캥거루족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거나 육아 등의 사정으로 부모와 동거하는 자녀들을 말하지만 요즘은 높아진 거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부모에게 얹혀사는 신혼부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캥거루족 신혼부부들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며 청약에 도전하거나 집값이나 전셋값이 하락할 때까지 버텨 보려는 경우가 많다. 올해부터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등의 소득 요건이 완화돼 청약 가능 요건을 유지하려는 부부도 적지 않다. 경기 안양시에 사는 권모 씨(39)는 2년 전부터 벼르던 아파트 마련을 포기하고 캥거루족을 택했다. 2년 동안 1억 원을 모아 이사를 하려고 했는데 사려 했던 아파트가 2년 동안 2억 원 넘게 올라 버렸기 때문이다. 권 씨는 “2년 전 가격으로는 전세도 못 들어갈 수준이 됐다”며 “우선 청약을 노려 보고 부동산 하락장이 오면 매수 기회를 엿볼 것”이라고 했다. 전세금을 총동원해 ‘갭투자’로 아파트를 매수하고 부모 집에 들어가는 부부들도 있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어떻게든 집을 사놔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정부가 갭투자를 막기 위해 규제지역에서 3억 원 이상 주택을 매입할 때 전세자금 대출을 회수하는 6·17대책을 내놓았지만 전세 대출을 회수당하는 것을 감수하고 처가나 시댁으로 들어가는 사례도 있다. 올 2월 처가살이를 시작한 결혼 3년 차 직장인 최모 씨(37)는 2월 갭투자로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아파트를 샀다. 최 씨는 전세자금 대출을 은행에 갚은 뒤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양가 도움을 받아 집을 샀다. 최 씨는 “집 매수 시기를 놓고 아내와 다투다가 더는 안 되겠다 싶었다. 벼락거지가 되는 것 같아 큰맘 먹고 집을 샀다. 사버리니 차라리 후련하다”고 했다. 자녀 부부는 캥거루족을 원하지만 부모가 동거를 원치 않아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직장인 이모 씨(35·여)는 “전셋값이 너무 올라 친정에 들어가 살고 싶다고 부탁했는데 친정 부모가 불편하다며 거절했다. 어쩔 수 없이 전셋값이 낮은 외곽으로 빠져야 하는데 출퇴근하기 정말 힘들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 3법 시행 1년 만에 전셋값이 수억 원 올랐다. 집값은 계속 오르는데 내 집 마련은 요원하니 부모에게 기대는 것”이라며 “신혼부부가 원하는 지역, 원하는 시기에 주택 공급을 빠르게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운동을 한 충북 청주 지역 활동가들을 흔히 간첩죄로 불리는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5일 밝혀졌다. 국가보안법 4조의 목적수행 혐의는 반국가 단체의 지령을 받은 사람이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 활동을 수행할 때 적용된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 등은 청주 지역 활동가 A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및 회합통신, 편의제공 혐의 외에 목적수행 혐의를 적시했다. 국정원 등은 올 5월부터 A 씨 등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USB메모리에는 A 씨 등이 북한 대남공작 부서인 문화교류국(옛 225국) 공작원과 주고받은 ‘지령문’과 지령을 수행한 뒤 결과를 보고한 ‘보고문’, ‘김일성 주석 충성서약문’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A 씨가 중국 선양에서 활동비 2만 달러를 수수했으며, B 씨 등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사진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등은 ‘F-35A가 도입되니 주민들과 반대 활동을 전개하라’는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1인 시위나 반대 서명 운동 등을 한 뒤 이를 북한 공작원에게 다시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주지법은 2일 영장이 청구된 4명 중 3명에 대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북한과 직접 연락하고 지령을 수행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경우에만 적용하는 혐의”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목적수행 혐의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2006년 북한 공작원에게 남한 내부 동향을 보고한 사실이 국정원에 적발됐던 이른바 ‘일심회’ 사건에서 목적수행 혐의가 적용됐다. 당시 국가 기밀을 북한 공작원에게 넘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일심회의 총책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 씨는 국가보안법 4조(목적수행)를 적용한 혐의 등이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돼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장 씨 등이 북한의 지령을 받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공작원을 만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C 씨는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 소속으로 올 5월 일심회 사건에 연루된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구명운동을 했다. C 씨는 올 1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탄핵을 촉구하는 내용의 광고를 일간지에 싣기 위한 모금 운동을 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스텔스전투기 F-35A 도입 반대 운동을 한 청주 지역 활동가 4명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북한 대남공작 부서인 문화교류국(옛 225국) 소속 공작원과 주고받은 ‘지령문’과 ‘보고문’ 등이 담긴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를 확보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 등이 올 5월부터 A 씨 등 피의자 4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UBS메모리에는 ‘F-35A가 도입되니 주민들과 반대 활동을 전개하라’는 지령문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이 1인 시위 등으로 북한의 지령을 실제 이행한 내용이 적혀 있는 보고문도 있었다고 한다. USB메모리에는 김일성 주석에 대한 ‘충성서약문’도 담겨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 등은 A 씨가 2018년 중국 선양의 대형마트 사물함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북한 측이 지원한 활동비 2만 달러를 수수해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피의자인 B 씨가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을 택시 안에서 만나 국내에 북한 사상을 확산시키기 위한 조직 결성에 공모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자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등은 이를 근거로 A 씨 등 4명이 2017년부터 문화교류국 소속 북한 공작원들의 지령을 받고 국내에서 F-35A 도입 반대 활동 등을 벌였다고 보고,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및 회합통신, 편의제공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인터넷 언론을 운영하는 C 씨를 제외한 3명은 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돼 국정원 등의 조사를 받고 있다. 국정원 등은 A 씨 등이 문화교류국 소속 북한 공작원 리모 씨 등 2, 3명을 해외에서 접촉한 것으로 보고, 북한 공작원의 이름을 압수수색영장과 구속영장 등에 명시했다. 특히 리 씨는 2015년 4월경 225국 소속으로 일할 당시 말레이시아에서 한 국내 인사를 만나 활동금 명목으로 약 1만8000달러를 건넸다는 사실이 과거 수사당국에 포착되기도 했다. A 씨 등 4명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나 다른 노동조합 등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또 2017년 대선 때는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특보단에 참여해 같은 해 5월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 선언을 했다. C 씨는 2016년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지난해에는 ‘통일밤묘목 백만그루보내기 운동’과 관련해 당시 여당 중진 의원을 만났다. 피의자 측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사기관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며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영장 기각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C 씨는 “공작원 리 씨는 실재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이며, 국정원 등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주장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경찰이 신청한 사전 구속영장에 대해 검찰이 직접 피의자를 면담한 후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서울중앙지검이 도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경찰 사전 구속영장 검찰면담제’를 지난달 26일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은 그동안 경찰이 신청한 사전 구속영장에 대해서는 피의자에 대한 별도의 변론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수사기록을 보고 청구 여부를 결정했다. 경찰이 현행범 또는 긴급체포 등 사후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우에만 피의자에게 전화로 변론 기회를 부여해왔다. 하지만 올 1월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사법통제와 인권보호 기능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대검찰청 예규인 ‘구속영장 청구의 피의자 면담 등 절차에 관한 지침’이 신설되는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청사 내부에 ‘구속영장 면담·조사실’을 신설했고, 영장 전담 부서인 인권보호부와 1∼4차장 산하 전문사건 검사들이 피의자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피의자 면담 때 변호인의 참여와 의견 진술권을 보장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관에게도 의견 제시 기회를 부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영장 심사를 강화하고, 부당한 인신구속을 미연에 방지하는 사법통제 및 인권보호라는 검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에 경찰청에 통보 또는 보고된 것이 없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영장을 이유 없이 기각했을 때 경찰의 신청으로 열리게 되는 영장심의위원회를 고려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검찰이 영장을 기각하기 전 피의자를 면담한다면, 영장심의위가 열리더라도 기록만 봤을 때보다 방어 논리를 세우기가 더 수월하지 않겠냐는 것이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게임 아이템을 사고, 먹을 것도 사고 싶었어요.” 비디오 게임 채팅 커뮤니티에서 성 착취물을 판매한 혐의로 5월 경찰에 검거된 A 군(15)은 범행 동기에 대해 이같이 진술했다. A 군은 5000∼5만 원어치 문화상품권을 받고 약 1만 개에 달하는 성 착취 영상을 팔았다. 영상 중에는 ‘n번방’에서 유포된 미성년자 성 착취물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A 군 등을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A 군처럼 음란물 판매와 유포, 직거래 사기 등 사이버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붙잡힌 10대 청소년이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범죄로 검거된 10대(10∼19세)는 모두 1만2165명으로 2019년(9651명)보다 26% 증가했다. 10대 검거 인원이 1만 명을 넘은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전체 청소년 범죄 검거 인원은 6만4595명으로 2019년(6만6204명)보다 줄었지만 사이버 범죄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분야별로는 인터넷 직거래 사기가 6181명으로 지난해 5028명보다 1153명 늘었다. 지난해 ‘박사방’ ‘n번방’ 사건 등으로 음란물 관련 수사가 강화되면서 일반음란물과 아동음란물 판매 등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 1103명 검거됐다. 2019년 176명의 6배가 넘는다. 도박과 마약 관련 혐의로 검거된 청소년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각각 55명, 132명이 검거돼 2019년에 비해 각각 129.2%, 83.3%가 늘었다. 지난달 경기 평택에서는 온라인 불법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급생에게서 약 800만 원을 빼앗고 모텔에 감금한 혐의(중감금치상)로 B 군(16)이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른바 ‘몸캠 피싱’의 경우도 청소년이 가해자인 경우가 늘고 있다”며 “최근 3년간 소년범 재범률이 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초범일 때부터 선제적 예방 활동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이례적으로 대국민 담화문을 내놓고 국민들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집값 상승 원인으로 지적되는 공급 부족이 문제 될 수준이 아니라고 진단했는데 올해 서울 입주물량의 절반가량은 아파트가 아닌 빌라, 단독주택 등이어서 시장 현실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반복된 집값 하락 경고, 안 먹히자 ‘국민 협조’ 홍 부총리는 28일 담화문에서 “부동산시장 안정은 정부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당부했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현 정부 고위 인사들이 각종 규제를 쏟아내며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 “시장은 정부를 이기지 못한다”고 큰소리쳤지만 집값은 잡히지 않고 있다. 이날 정부가 딱히 새로 내놓은 대책도 없었다. 3기 신도시에 적용된 사전청약제도를 서울 도심, 공공택지의 민영주택 등으로 확대하거나 기존 공급 일정을 일부 구체화한 수준이었다. 정부가 뾰족한 대책도 없이 합동 담화문까지 발표한 배경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도) 국민들의 걱정과 분노를 잘 알고 있어 하반기 사전청약이 시작된 계기로 담화문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 투기 수요, 불법 거래를 지목했다. 하지만 주택 공급은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오히려 과도한 수익 기대심리에 따른 수요를 탓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서울 입주물량은 8만3000채로 과거 10년 평균 수준이며 공공택지 지정 등으로 2023년 이후 매년 50만 채 이상 (주택이) 공급된다”며 “우려만큼 공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집값 조정이) 시장 예측보다 큰 폭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집값 하락 위험을 재차 경고했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9∼18% 하락했고, 국내외 기관에서 과도하게 상승한 주택가격 조정 가능성을 지적한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3월부터 단속한 부동산 투기사범이 3800명을 넘었다”며 “투기 비리 외 부정 청약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경찰은 위장전입, 위장결혼 등으로 아파트 분양에 부정하게 당첨된 이들과 브로커 일당 등 105명을 적발해 수사하고 있다. ○ “공급 충분하다고 했지만 빌라 등까지 포함한 물량” 전문가들은 정부의 진단과 대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수도권에서 앞으로 1기 신도시 규모(29만 채)에 버금가는 주택 물량이 매년 나온다. 하지만 올해 서울 입주물량 8만3000채 중 절반가량인 4만1000여 채는 빌라, 단독주택 등 아파트가 아닌 물량이다. 수요가 많은 아파트는 여전히 부족하단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주택 공급사업이 완료돼 계획대로 입주가 가능할지도 불확실하다. 공공 주도의 공급대책은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각종 규제가 시장을 왜곡해 기존 주택이 매물로 안 나오는데 공공 공급으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집값 불안을 투기 탓으로 돌리는 정부의 근본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집값 불안의 대표 원인으로 꼽은 ‘실거래가 띄우기’는 국토부 조사 결과 전체 거래의 0.0017%(12건)에 그쳤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오늘도 뜬구름 잡는 다짐만을 반복했다”며 “4년 동안 25번의 누더기 대책을 쏟아내 놓고도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는 이날 “정부 실패는 외면한 채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논평을 내놨다. 홍 부총리가 집값 급등을 ‘공유지의 비극’에 빗댄 점도 논란을 불러왔다.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들이 무책임해 이 사달을 만들었단 말이냐”며 “공유지의 비극은 개인들이 ‘공짜라는 이유로’ 남용해 망치는 어리석음을 지적하는 얘기다. 역대급 망언”이라고 비판했다.세종=주애진기자 jaj@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김 씨가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에게 건넨 골프채가 중고가 아닌 새 제품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김 씨 측이 7, 8월경 캘러웨이 아이언 세트를 구입한 기록을 확보했으며, 김 씨가 해당 제품을 구입한 판매처도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브랜드 홈페이지 등을 보면 아이언 세트의 가격은 110만∼150만 원대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은 공무원과 언론인 등이 명목에 관련 없이 한 번에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처벌받는다. 이 전 논설위원은 13일 청탁금지법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지난해 8월 15일 김 씨 소유의 캘러웨이 중고 골프채를 빌려 사용했다. 이후 저희 집 창고에 아이언 세트만 보관되었다. 풀세트를 선물로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16일 이 전 논설위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해당 골프채를 압수한 뒤 구입 과정 등을 조사해 왔다. 이 전 논설위원의 주장과 달리 김 씨가 새 골프채를 구입해 이 전 논설위원에게 선물했다는 것이 경찰의 시각이다. 경찰은 이 전 논설위원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주말 김 씨에게 금품을 받은 중앙일보 A 기자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김 씨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를 제공받은 혐의 등으로 16일 입건된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도 출석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출석 통보를 할 예정이다. 경찰이 청탁금지법으로 입건한 피의자는 김 씨를 포함해 모두 8명이다. 이 가운데 이 전 논설위원, B 검사, C 총경, 엄성섭 TV조선 앵커 등 4명을 지난주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김 씨가 경찰 조사를 거부하면서 이번 의혹과 관련한 수사팀 규모를 기존(7명)의 두 배인 14명으로 늘렸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69)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19일 “시민단체가 최근 박 전 특검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해 16일 박 전 특검을 입건한 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고 말했다. 박 전 특검은 지난해 12월 김 씨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를 약 열흘간 제공받고 3개월 뒤 렌트비용 250만 원을 현금으로 전달했다. 김 씨로부터 3, 4차례 대게 등 수산물을 받았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시민단체 고발이 아니더라도 박 전 특검의 입건은 예상됐던 수순이었다. 이달 초 박 전 특검 관련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뒤 박 전 특검 측은 “특별검사는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공무수탁 사인(私人)”이라며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청탁금지법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권익위는 16일 “특별검사도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는 공직자”라는 답변을 경찰에 보냈다. 박 전 특검 측은 “권익위는 유권해석 기관이 아니어서 법무부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을 소관하고 유권해석 권한을 가진 기관이다. 지난달 말까지 2만4129건의 유권해석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도 19일 “구체적인 수사 관련 사항에 대해 법무부가 유권해석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박 전 특검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권익위의 유권해석을 받았고 고발도 돼 있어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특검의 입건으로 김 씨의 금품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 씨를 포함해 모두 8명이 입건됐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69)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단체가 박 전 특검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해 16일 박 전 특검을 입건한 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전 특검은 지난해 12월 김 씨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를 약 열흘간 제공받고 3개월 뒤 렌트비용 250만 원을 현금으로 전달했다. 또 김 씨로부터 3, 4차례 대게 등 수산물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시민단체 고발이 아니더라도 박 전 특검의 입건은 예상됐던 수순이었다. 이달 초 박 전 특검 관련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뒤 박 전 특검 측은 “특별검사는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공무수탁 사인(私人)”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청탁금지법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권익위는 16일 “특별검사도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는 공직자”라며 관련 답변을 경찰에 보냈다. 박 전 특검 측은 “권익위는 유권해석 기관이 아니어서 법무부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며 요구했다. 하지만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을 소관하고 유권해석 권한을 가진 기관이다. 지난달말까지 2만4129건의 유권해석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도 19일 “구체적인 수사 관련 사항에 대해 법무부가 유권해석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박 전 특검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권익위의 유권해석을 받았고 고발도 되어 있어 절차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특검이 입건되면서 경찰은 김 씨의 금품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 씨를 포함해 모두 8명을 입건했다. 올 5월 초 A 검사와 B 총경,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엄성섭 TV조선 앵커 등 4명을 동시에 입건했고, 최근 박 전 특검과 중앙일보 기자, TV조선 기자 등 3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 전 논설위원이 13일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입건 여부와 피의 사실을 흘린 경찰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수사에 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기자와의 접촉을 일절 금지했고, 원칙적으로 접촉이 있었던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권기범기자 kaki@donga.com유원모기자 onemore@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A 총경과 엄성섭 TV조선 앵커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1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50분경까지 A 총경을 상대로 김 씨에게 명품 넥타이와 수산물 등을 선물로 받은 경위 등을 조사했다. 엄 앵커는 같은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약 8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A 총경은 취재진을 피해 청사를 빠져나갔다. 엄 앵커는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했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서 소명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의 금품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김 씨를 포함해 모두 7명을 입건했다. 이 중 5월 초 동시 입건된 4명에 대한 조사가 11∼17일 진행됐다. 경찰은 김 씨로부터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이번 주 정식 입건할 예정이다. 박 전 특검 측이 “국민권익위원회는 유권해석 기관이 아니어서 법무부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며 반발하자 권익위는 18일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을 소관하고 유권해석 권한을 가진 기관이다. 지난달 말까지 2만4129건의 유권해석을 해왔다”고 재반박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12일 오후 5시 30분경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 양복을 입은 직장인 3명이 영화 관람을 위해 영화관 입구에서 출입자 명부 기록과 체온 측정 등을 하고 있었다. 이날부터 시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 두기 4단계 방역수칙에 따라 오후 6시 이후에는 3명 이상의 사적 모임이 금지됐다. 영화 상영이 2시간 남짓이어서 이들 3명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 오후 6시를 훌쩍 넘길 상황이었다. 영화관 관계자는 입장 가능 여부를 두고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에게 “입장 시간을 기준으로 사적 모임 제한을 적용한다. 5시 59분 이전에 시작되는 영화는 2명이 넘어도 허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거리 두기 4단계의 핵심 수칙인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2명 이하 제한’ 지침이 업종마다 다르게 적용돼 혼선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골프장의 경우 오후 6시 이전에 4인 1조 라운딩을 모두 마치도록 하고 있다. 오후 6시 이전에 시작한 라운딩이더라도 시간상 오후 6시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면 2인 초과 금지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골프장은 마지막 티오프 시간을 오후 3시에서 1시로 당기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반면 영화관은 “오후 6시 이전 입장이라면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방역당국에 문의해 정한 지침”이라며 “영화관 내 좌석 간 거리 두기가 이미 돼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도 적다. 다만 영화가 오후 6시 이후에 끝난다면 3명 이상 일행으로 방문한 관객들은 2명씩 나뉘어 퇴관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 뮤지컬 공연 등은 아예 인원과 시간제한이 없다. 서울시내 한 뮤지컬 공연장 관계자는 “두 자리마다 간격을 두고 떨어져 앉기 때문에 일행은 열 분이 오셔도 된다. 오후 6시 이후에 시작하는 공연도 별다른 제한이 없다”며 “다만 공연장 로비 등에 많은 인원이 모이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김 씨에게 금품을 제공받은 언론인 2명을 추가로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최근 중앙일보 논설위원 A 씨와 TV조선 기자 B 씨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김 씨로부터 차량을, B 씨는 학비를 일부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인 2명이 피의자로 추가로 전환되면서 수산업자의 금품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김 씨를 포함해 총 7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김 씨와 김 씨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C 검사와 총경급 경찰 간부 D 씨,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과 엄성섭 전 TV조선 앵커 등 5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해왔다. 경찰은 김 씨에게서 고급 시계를 포함한 2000만∼3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C 검사를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0시간 동안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피의자들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를 김 씨로부터 제공받은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입건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박 전 특검 측은 “특검은 공무원이 아닌 공무를 수행하는 일반인”이라며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주초 청탁금지법을 담당하는 국민권익위원회에 특검을 공무원으로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회신이 오는 대로 박 전 특검을 입건할 예정이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MBC 취재진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했다는 의혹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이 MBC 취재진을 형사 고발했다. 윤 전 총장 측은 10일 ‘MBC 불법취재에 대한 진상규명과 철저한 수사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425자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MBC 취재진 2명과 지시자 또는 책임자를 서울 서초경찰서에 형사 고발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들이 A 씨에게 정보를 얻기 위해 경찰을 사칭한 행위가 강요죄와 공무원자격사칭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측은 “MBC 취재진의 경찰 사칭 행위가 현장 취재진의 단독 행위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에 대해 MBC는 “취재윤리 위반이 아닌, 취재행위 자체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MBC 취재진은 7일 경기 파주시에 사는 A 씨에게 전화로 김 씨의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인 전모 국민대 교수의 행방을 묻는 과정에서 자신의 신분을 “파주경찰서 경찰”이라고 사칭해 물의를 빚었다. 전 교수는 A 씨 집에서 지난해까지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전·현직 국회의원, 검찰과 경찰 간부 등 정관계 인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는 ‘술 내기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선물을 건넨 것으로 8일 전해졌다. 김 씨에게 현직 검사 A 씨를 소개하고, ‘포르셰 파나메라4’ 렌터카를 제공받은 의혹이 불거진 뒤 7일 사표를 제출한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특별검사에 대한 면직안을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곧바로 재가했다.○ “‘술 내기 게임’ 하면서 골프채 건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술 내기 게임’을 통해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에게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골프채를 건넸다. 김 씨는 경북 포항에서 이 전 위원을 포함한 지인 여러 명과 술자리를 함께하며 “술을 잘 마시는 참석자에게 주겠다”며 수백만 원 상당의 골프채를 경품으로 내걸었다고 한다. 김 씨는 이 전 위원이 술 내기에서 이겨 골프채를 갖게 됐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받는 사람이 경계심을 덜 느끼도록 선물 제공이라는 형식을 취했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상품이나 호의 등을 가장해 일단 ‘걸어놓은’ 뒤 인연을 이어가는 전형적인 로비 수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고급 차량의 경우 명의를 이전하지 않고 빌려주는 형태를 취했다. 김 씨는 자신의 변호인인 이모 변호사에게도 지난해 ‘포르셰’ 차량을 대가 없이 빌려줬다. 재판에 갔다 이동하기가 곤란해진 이 변호사에게 “차 한 대 타고 가시라”며 차를 건넸다. 박 전 특검에게 제공된 ‘포르셰 파나메라4’ 차량, 엄성섭 TV조선 앵커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진 중고 ‘아우디 A4’와 K7의 경우 일정 기간 빌려준 뒤 돌려받았다. 김 씨는 포항에 있는 가짜 수산업체 ‘부림물산’을 운영하며 어선 수십 척을 보유한 자산가로 정체를 속이고 각종 수산물을 선물했다. 수산물을 선물할 때는 “내가 운영하는 수산업체가 소유한 수십 척의 배를 통해 잡은 것”이라고 설명해 부담을 덜게 하고 ‘형 동생 사이’에서 주는 선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김 씨는 유력 인사들과 식사 자리에서 만나거나 선물을 보낼 때마다 사진을 찍어 휴대전화에 기록을 남겼다. 올해 초 김 씨와 만나 수차례 식사를 한 경찰대 출신의 총경급 간부 B 씨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선물의 사진도 김 씨 측 직원의 휴대전화 등에 보관돼 있었다. 30만 원대 ‘구찌’ 넥타이, 20만∼30만 원의 ‘몽블랑’ 벨트, 5만 원대 ‘1865 와인 골프백 패키지’ 등이다. 휴대전화에는 박 전 특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등과 단둘이 서서 찍은 사진도 그대로 남아 있다.○ 청와대 “김 씨에게 선물 보낸 적 없어” 청와대는 김 씨가 자신의 집에 문재인 대통령 부부 사진과 청와대 문양이 새겨진 기념품을 전시해 놓고 직접 편지도 받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했다. 김 씨가 진열해 놓은 청와대 술병의 경우 청와대 사랑채의 기념품점 등에서 누구나 구입할 수 있고, 김 씨가 받았다는 ‘휴먼편지체’ 편지도 봉황 무늬를 금장으로 새기는 대통령의 편지 제작 방식과 아예 다르다는 것이다. 탁현민 대통령의전비서관은 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통령 선물을 보낼 때는 전부 기록으로 남겨 놓는다”며 “기록을 찾아보니 (청와대가 김 씨에게) 선물을 보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A 검사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법무부 감찰관 등에게 지시했다. A 검사는 김 씨로부터 2019년부터 고급 시계 등 2000만∼3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2019년이면 엊그제의 일인데 (아직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이) 기가 막히지 않느냐”면서 “‘스폰서 문화’가 여전히 없어지지 않은 건지, 그런 차원에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직무 관련 여부와 무관하게 금품 수수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거리낌 없이 금품을 주고받아 왔다”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수사해 사법적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포항=박종민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정부가 경찰청 차장에 진교훈 전북경찰청장(54·경찰대 5기), 서울경찰청장에 최관호 경찰청 기획조정관(55·간부후보생 39기)을 내정하는 등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한 치안정감 6명 중 5명을 교체하는 전보 인사를 7일 발표했다. 경찰대학장에는 이철구 충남경찰청장(56·경찰대 4기), 부산경찰청장에는 이규문 서울경찰청 수사차장(57·경찰대 4기), 인천경찰청장에는 송민헌 경찰청 차장(52·경정 특채)이 내정됐다. 송 신임 인천경찰청장을 제외한 4명은 지난달 28일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전북 전주 출신인 진 차장 내정자는 전북 정읍경찰서장과 서울 양천경찰서장 등을 지냈다.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과 경찰청 정보국장 등을 거쳤다. 최 서울경찰청장 내정자는 전남 곡성 출신으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39기 간부후보생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광주경찰청 경비교통과장, 경찰청 자치경찰추진단장, 전남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이 부산경찰청장 내정자는 경북 고령 출신으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장, 경찰청 수사국장 등 수사 관련 보직을 두루 거쳤다. 이번 인사로 장하연 서울경찰청장, 진정무 부산경찰청장, 김병구 인천경찰청장, 최해영 경찰대학장은 퇴임하게 됐다.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유임됐다.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에게 현직 검사를 소개시켜 주고, ‘포르셰 파나메라 4’ 렌터카 차량을 제공받은 국정농단 사건의 특별검사 박영수 변호사(69)가 7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했다. 박 특검은 입장문을 내고 “이런 상황에서 특검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퇴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특검이 출범한 2016년 12월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등 30여 명을 수사해 대부분 유죄 확정 판결을 이끌어낸 박 특검이 4년 7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한 것이다. ○ 박 특검 “수산업자, 검사에 소개… 도의적 책임 통감” 박 특검은 659자 분량의 ‘사직의 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박 특검은 특검에 두 차례 파견 근무를 한 A 검사를 김 씨에게 소개시켜 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 특검은 “논란이 된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A 검사에게 소개해준 부분 등에 대해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으로 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A 검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 씨로부터 포르셰 차량을 제공받은 뒤 올 3월 렌트비 250만 원을 뒤늦게 현금으로 지급한 경위 등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차후 해명하겠다”고만 했다. 박 특검의 추천으로 임명돼 국정농단 사건의 공소 유지를 맡고 있던 양재식 이용복 특검보도 사표를 제출했다. 박 특검은 “특검 궐위 시 특검보가 재판 등 소송 행위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라고 했다. 후임 특검은 대통령이 절차에 따라 임명한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에 대한 재판은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서 후임 특검이 공소 유지를 맡게 된다. ○ 선물 명단 27명 중 정치권 9명, 특검 4명 김 씨가 정관계 인사 등에게 선물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던 직원의 휴대전화에 담긴 27명 명단에는 정치권 인사 9명, 박 특검을 포함해 전현직 특검 관계자 4명이 포함돼 있다. 특검 수사팀에서 근무했던 A 검사, 특검에서 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검찰 수사관 B 씨, 특별수사관으로 일했던 이모 변호사다. 특히 이 변호사는 박 특검의 소개로 지난해 9월부터 김 씨 사업에 대한 자문 및 법률 대리인 역할을 했으며, 올 3월 김 씨가 경찰의 수사를 받자 김 씨의 변호인을 맡았다. 박 특검에게 김 씨의 ‘포르셰’ 차량을 빌려 타보라고 제안한 것도 이 변호사다. 이 변호사는 “박 특검이 ‘포항의 부잣집 아들을 하나 소개받았다. 선박과 슈퍼카도 있다더라. 좋은 고객이 될 것’이라며 김 씨를 소개해 줬다”면서도 “김 씨가 체포되기 전에는 그의 사기 혐의를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과 가족, 김무성 전 의원과 가족, 정봉주 전 의원, 이훈평 전 의원, 경북 포항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과 보좌관 등 정치권 인사들도 9명이 있었다. 사립대 전직 이사장, 교수 이름과 함께 유명 연예인 C 씨의 모친 이름도 명단에 적혀 있었다. 김 씨는 C 씨에게 약 1억 원의 현금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또 주변에 “C 씨가 음주운전을 했을 때 내가 전화를 해서 사건을 정리하고 무마해 줬다” “C 씨의 생일에 6000만 원을 들여 집 앞에 장식을 마련하고 생일 축하도 해줬다”고 자랑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 씨, 재판서 “휴대전화 압수 위법” 주장 1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올 3월 구속 수감된 김 씨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김 씨 측은 법정에서 “경찰이 휴대전화 압수수색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휴대전화에는 녹취파일과 김 씨가 각계 인사에게 보낸 선물 사진 등이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영장을 발부받아 적법한 절차로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수사 초기 로비 대상자를 진술하던 김 씨는 최근에는 “경찰에서는 진술하지 않겠다. 검찰로 송치되면 이야기하겠다”며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포항=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가 포항 지역의 조직폭력배 출신 직원 등을 동원해 투자자를 속이고, 피해자들을 협박한 사실이 6일 밝혀졌다. 서울경찰청은 올 2월 ‘100억 원대 조직폭력 사기단의 범죄’라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올 3월 체포된 김 씨가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 검찰 및 경찰 간부 등 로비 대상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면서 정·관계 인사 등에 대한 로비 의혹 수사로 확대됐다. ○ 조폭 출신까지 동원해 협박 등 민원 해결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8년 6월 이후 본격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김 씨는 수행원 역할을 하는 최소 3명의 직원과 함께 일했다. 김 씨는 우선 직원들에게 선물 배달을 시킨 뒤 사진을 찍어 증거를 남겼다. ‘포르셰 파나메라 4’ 차량을 렌터카 업체에서 빌린 뒤 국정농단 사건의 특별검사인 박영수 변호사의 아파트까지 운전해서 박 변호사의 운전기사에게 차량 키를 전달한 것도 이들이다. 김무성 전 의원의 형이 김 씨에게 거액을 투자하기 전 포항에 답사를 왔을 때도 이들이 현지에서 김 전 의원의 형을 속이는 역할을 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벤틀리를 팔아 달라고 위탁했던 인물이 차를 판매하지 못하고 명의를 엉뚱한 사람에게 이전하자, 이 직원들에게 “돈을 받아오든 차를 받아오든 무조건 해오라”고 지시해 2000만 원을 뜯어냈다. 김 씨는 직원들에게 “내 배경에 힘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으니까 너희가 하고 싶은 일은 다 해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씨의 직원 중 1명은 포항 지역의 폭력조직 ○○파 소속이었고, 경찰은 이 직원을 조직폭력배 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파는 포항의 대표적인 폭력조직 중 하나로 1990년대 이후 활동을 거의 하지 않다가 2017년을 전후로 다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당초 ‘100억 원대 조직폭력 사기단’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조직범죄 등을 주로 다루는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수사를 맡았다.○ 체육단체장 때 숙박비 1000만 원 못 내 해임지난해 5월 김 씨는 재정난에 시달리던 3대3 농구 관련 단체의 회장에 취임했다. 김 씨는 회장에 취임하면서 약 3000만 원을 단체에 출연하기로 약속했지만 절반만 내놨다. 이뿐만 아니라 대회 장소 인근 숙소를 개인 용도로 쓰고는 1000만 원 상당의 숙박비를 결제하지 않았다. 김 씨는 당초 약속했던 출연금을 내기가 어려워지자 이를 채우기 위해 중앙일간지 현직 기자의 소개를 받아 포항의 한 카페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을 만나 후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이를 거절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숙박비 문제를 해결하려 여러 차례 접촉했으나 김 씨가 ‘내가 왜 그 돈을 내느냐’고 했다”며 “결국 이사회에서 해임을 결의해 회장 직에서 쫓겨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구룡포항에 수십 척의 어선을 가진 1000억 원대 자산가’ 행세를 하던 김 씨는 진짜 배가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2억 원을 들여 배를 빌리려다가 사기를 당했다. 지난해 6월 김 씨는 배를 빌려주기로 했던 상대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매달 돈을 갚겠다’는 말을 듣고 고소를 취소했다. 하지만 돈을 계속 돌려주지 않자 올해 초 포항의 한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씨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해당 경찰서장인 A 총경을 소개받았다. 경찰은 김 씨가 A 총경에게 고소 사건의 처리 대가로 금품을 건넸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A 총경이 만약 사건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수뢰죄가 적용될 수 있다.○ “김부겸 보좌관으로 거짓 행세”2017년 12월 수감 도중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김 씨는 지인들에게 김부겸 국무총리의 보좌관 행세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김 씨는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던 김 총리와 자신이 함께 찍은 사진을 지인들에게 보여주며 “서울에서 (김 총리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포항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만 곧 정치권에 입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 총리 측은 “정치인의 업무상 여러 행사에 참석해 많은 사람을 만나 사진 촬영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면서 “김 씨와는 어떠한 개인적인 친분도 없으며, 식사를 하거나 선물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정봉주 전 의원은 6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갖고 “지난해 5월 이전에 김 씨 측에서 독도새우를 보내왔고, 다시 돌려주기 애매해 답례품으로 로열젤리를 보냈다”면서 김 씨에게 선물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연히 김 씨를 만났다”고 했다.포항=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