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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디스플레이와 배터리를 미국과의 통상 협상카드로 써야 합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의 정상회담이 열리는 가운데 기술경영 분야의 석학인 윌리 시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27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디스플레이와 배터리는 한국과 중국 외에는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거의 없다”며 “한국은 미국에 ‘우리가 중국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을 적극 강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 등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한국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고도 진단했다. 중국계인 시 교수는 미국이 혁신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제조업 르네상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IBM 등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28년간 근무하며 중국 경제의 급부상을 목격했고 2009년 이에 관한 논문 ‘미국 경쟁력 복원’, 2012년 저서 ‘왜 제조업 르네상스인가’ 등을 냈다. 활발한 저작과 의회 증언, 정부 자문 등을 통해 미국의 주요 산업 정책 수립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시 교수는 ‘당신이 한국의 무역 협상단에 포함됐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중국을 경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악관의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중국산이고, 곧 100% 중국산이 된다’고 말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평판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TV, 공항, 항만 등 어디서든 쓰이는 제품인데 전 세계 기업 중 삼성과 LG만이 생산 역량을 충분히 갖춘 비(非)중국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미국 측에 조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꼭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방위산업 분야 등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의 기술력을 강조하라고도 주문했다. 그는 “한국은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은 물론 미국의 핵심 산업을 강화할 협력 패키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 교수는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의 CATL과 BYD가 앞서가고 있다면서도 “한국 LG화학, 일본 파나소닉 등도 중국 기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의 핵심 정책목표는 ‘미국 무역적자 감축’이라고 진단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28일 미 대통령 전용헬기 ‘머린 원’을 타고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미군 기지를 방문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에 승선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앞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던 다카이치 총리가 핵 능력 강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다카이치 정부가 미일 동맹 강화, 중국 견제 등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27일 오후 5시경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집권 1기에 세 차례 일본을 방문했고 이번에는 재집권 9개월 만에 네 번째로 일본을 찾았다. 같은 날 오후 6시 반경 도쿄 왕궁에서 나루히토(徳仁) 일왕 접견으로 2박 3일간의 방일 일정을 시작했다. 그의 일왕 접견은 2019년 5월 국빈방문 때에 이은 두 번째다. NHK에 따르면 나루히토 일왕은 트럼프 대통령을 현관에서 맞이했고 영어로 “또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오후 7시경 트럼프 대통령이 떠날 때도 배웅했다. 교도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루히토 일왕에게 “미일 관계를 더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핵잠 추진 다카이치, 트럼프와 핵 항모 탑승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둘째 날인 28일 오전 다카이치 총리와 도쿄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오찬을 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조선업,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은 물론이고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항공우주, 바이오 등 첨단기술 협력에 관한 각서들을 체결하기로 했다. 안보와 경제를 넘어 최첨단 기술 동맹으로 미일 동맹을 확장하자는 데 뜻을 같이한 셈이다. 특히 이날 두 정상이 오찬 후 함께 ‘머린 원’을 타고 요코스카 기지를 찾는 것은 이번 방일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요코스카는 미국 이외의 나라에 설치된 유일한 미 항공모함의 모항(母港)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3박 4일 일정의 마지막 날이었던 5월 28일 일본의 2만7000t급 헬기 탑재 호위함 ‘가가함(DDH-184)’ 갑판 위에 착륙한 ‘머린 원’에서 내렸다.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 과정을 지켜보며 매우 만족한 표정을 지은 게 화제가 됐다. 교도통신은 이번에는 미일 정상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을 시찰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실상 이미 항모 능력을 확보한 일본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핵 능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도쿄로 돌아와 재계와 간담회를 겸한 만찬을 가진 뒤 29일 한국으로 향한다.● ‘아베의 환대’ 재현에도 집중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변칙적이고 돌발적인 것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대응하기 위해 총리 취임 전부터 외무성으로부터 일종의 ‘과외’를 받았다. 또한 2019년 트럼프 1기 때 국빈방문을 담당했던 인력을 다시 투입해 ‘아베의 환대’를 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골프와 햄버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에 맞춰 다카이치 총리가 과거 그와 밀착했던 아베 전 총리가 사용하던 골프 클럽과 금박을 입힌 골프공, 특제 햄버거 등을 제공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일본의 5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에 대해 “절반 이상을 전력 사업과 에너지 개발에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27일 닛케이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알래스카주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도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세계 각국의 관세 협상이 열릴 전망이다. 다음달 5일에는 상호관세에 대한 연방대법원 첫 심리가 예정되어 있다. 조만간 관세의 장바구니 물가 반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 닉슨 쇼크, 관세를 협상카드로미국이 무역 상대국과 협상 카드로 사용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71년 8월 15일 TV 담화를 통해 중대 발표를 했다. 일요일 밤의 깜짝 발표였다. 그는 금태환 중지, 임금과 가격 90일 동결, 수입품에 대한 할증(surcharge) 10%의 임시 부과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닉슨 대통령은 “무역 상대국의 불공정 대우를 시정하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미국산 제품의 경쟁력 열세를 완화하고, 협상에서 상대국의 통화 절상과 시장 개방을 받아내기 위한 조치였다. 미국은 앞서 1930년 전 세계를 상대로 고율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무역 상대국의 보복 관세 부과로 이어지며 글로벌 경제에 큰 상처를 안겼다. 유럽의 정치 불안과 독일 나치당의 부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 속에서 닉슨의 발표가 해외엔 큰 충격을 안겼다. *1930년 스무트-홀리법 시행으로 인한 파장은 에서 다뤘다. 그런데 미국 국내 여론은 닉슨 대통령의 발표를 환영했다. 발표 다음 날 뉴욕타임스(NYT) 사설은 “대통령의 대담함을 주저 없이 환영한다”고 썼다. 싱크탱크 카토연구소는 여론도 호의적이었다고 전했다. 미 증시는 ‘닉슨 랠리’로 화답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하루새 3.85%(32.93포인트) 뛰었고, 월가에서는 “닉슨 행정부가 건설적인 정책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론은 백악관이 경제 해결책을 내놨다는 측면에서 기대를 걸었다. 1971년 미국 경제는 초기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컸다. 그해 여름 물가는 4% 중후반, 실업률은 6% 안팎을 기록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호황이 끝나고, 베트남 전쟁 비용의 부담이 커지고 있었다. 고정환율 속에서 해외에 풀린 달러가 미국의 금 보유량을 넘어섰고, 경상수지 적자도 누적되던 상황이었다. 환율과 무역을 시정하고, 물가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닉슨 대통령의 구상이 호응을 얻은 배경이다. 또 정책 패키지가 협상 결과에 따라 종료될 임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해 스무트-홀리법과 다르다는 인식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 신속한 합의와 닉슨의 정치적 승리이듬해 닉슨은 재선을 앞두고 있었다. 결론부터 살펴보자면 닉슨은 재선에 성공했다. 깜짝 발표 4개월 만인 1971년 12월 18일 스미소니언 합의에 도달한 후 이틀 뒤 할증을 공식 종료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네덜란드, 벨기에, 스웨덴 주요 10개국(G10) 국가는 금 가격을 올려 달러를 절하하고, 각국 통화를 달러 대비 절상하기로 했다. 합의 이틀 뒤 수입 할증도 종료됐다. 미국 여론은 합의를 반겼고, 이듬해 경제는 괜찮았다. 1972년 국내총생산(GDP)는 전년 대비 5.3% 증가하며 강하게 성장했고, 실업률은 1972년 1월 5.8%에서 11월 5.3%로 떨어졌다. 1972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연간 상승률은 3.3%로 인상 폭이 완화했다. 국제 통화 질서 변화를 더이상 피하기 어렵다는 경고음이 나오던 상황에서 미국이 10%의 수입 할증이라는 강한 압박을 가하자 스무트-홀리법의 악몽을 피하고자 신속한 합의에 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1930년 스무트-홀리법 시행 후 보복관세가 연쇄적으로 부과되며 세계 총 무역액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닉슨 쇼크’ 이틀 뒤 지스카르 데스탱 프랑스 재무장관은 폴 볼커 미 재무차관과 면담에서 “고정환율 원칙을 유지하지 못하면 1930년대의 혼돈과 보호무역으로 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 상호관세에서 품목관세로 전환할까트럼프 행정부는 4월 2일 발표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로 협상 지렛대(레버리지)를 극대화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상호관세에 100% 의존하는 건 아니다.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해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구리 등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상호관세에서 품목관세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상호관세에서 수십개 품목을 면제하고, 개별 무역협정 체결국에도 일부 품목의 관세 적용 면제를 허용했다.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원자재에 대한 관세 면제도 추진할 계획이다. 관세 여파를 버티던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더 이상 미루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물가 방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반면 품목관세는 확대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들어 트럭, 의약품, 가구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금, LED 조명, 일부 광물과 화학제품, 금속제품 등 수백개 품목을 ‘부록2’로 정리해 상호관세를 면제하는 대신 232조에 따른 관세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상호관세를 활용해 속도전을 벌이던 트럼프 행정부가 법적 안정성이 확인된 232조 확대 적용을 위한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식통들은 품목관세가 연방대법원에서 상호관세 위헌 판결이 날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여겨진다고 WSJ에 전했다. 232조는 상무부가 국가 안보 위협 여부를 조사해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하는 절차를 밟아야 해 상호관세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소송으로 무효화될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집권 1기 때 이 조항에 근거한 철강 관세가 법원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정리됐다. 232조에 따른 관세 적용 품목과 세율을 촘촘히 설계해 동맹과 맞춤형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 이 경우 생활 물가에 가는 타격도 제한된다. 제시 크라이어 조지타운대 법학교수는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의회교류센터(KIPEC) 행사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 관세를 충분히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하면 IEEPA에 따른 상호관세와 동일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 정상이 처음으로 한국에 동시 국빈 방문한다. 한미, 미중, 한중 정상회담이 모두 경주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APEC 정상외교 일정을 소개하며 “미국과 중국 정상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3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시 주석은 30일 미중 정상회담, 다음 달 1일 한중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은 중한 관계를 중시하며, 한국에 대한 정책은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초청으로 2017년 11월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2019년 6월 30일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한국을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23일(현지 시간) 캐럴라잇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가진 뒤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오찬에 연설자로 나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시 주석과 회담 후 출국하며,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본회의에는 불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CEO 서밋에서 참석 기업들에 대미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전현직 선수와 감독이 대거 연루된 스포츠 베팅 조작 및 사기 도박 사건이 발각됐다. 2025∼2026시즌 개막 이틀 만에 34명의 관련 피의자가 체포돼 미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혔다. 23일(현지 시간) 미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국(HSI), 뉴욕경찰청(NYPD) 등은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동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체포된 현직 NBA 관계자는 포틀랜드의 천시 빌럽스 감독(49)과 마이애미의 현역 선수 테리 로지어(31)다.빌럽스 감독은 포커 게임 사기에 연루됐다. 그는 현역 선수 시절 5차례 NBA 올스타에 선정됐고, 지난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인물이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마피아 조직은 유명 운동선수들과 함께 하는 포커 게임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이어 포커 카드를 섞는 기계를 조작하고 카메라, 엑스레이 등을 이용해 상대방의 패를 읽는 수법으로 수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를 가로챘다. 수사 당국은 감비노, 루케세, 보난노 등 미 동부에서 활동하는 이탈리아계 마피아 조직을 사기 포커 배후로 지목했다. 전날 미네소타와 시즌 개막전을 치른 빌럽스는 23일 연고지 포틀랜드에서 체포됐다. 빌럽스를 비롯해 31명이 사기 도박 혐의를 받고 있다.로지어는 스포츠 베팅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3년 3월 23일 치러진 NBA 경기에서 당시 샬럿 소속이던 그는 경기 시작 9분 만에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중단했다. 경찰은 로지어가 자신의 기록 부진에 20만 달러를 베팅한 범인들과 사전에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로지어는 2022년 12월∼2024년 3월 7개의 경기에서 내부 정보를 알려준 혐의도 받고 있다.데이먼 존스(49)는 LA 레이커스 팀 스태프로 일하면서 간판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출전 여부 등을 공모자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존스는 2023년 2월 9일 밀워키와 레이커스의 경기에 앞서 공범들에게 제임스의 결장 사실을 알리며 “밀워키에 판돈을 걸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경기에서 레이커스는 밀워키에 106-115로 패했다. 승부 조작 가담 혐의자는 로지어와 존스를 포함해 6명이며, 이 중 존스를 비롯한 일부는 사기 도박에도 관여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전·현직 선수와 감독이 연루된 스포츠 베팅 조작 및 사기도박 사건이 발각됐다. 2025~2026시즌 개막 이틀만에 34명의 피의자가 체포되며 미 스포츠계가 발칵 뒤집혔다. 23일(현지 시간) 미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국(HSI), 뉴욕경찰청(NYPD) 등은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동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체포된 현직 NBA 관계자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챈시 빌럽스 감독(49)과 마이애미 히트의 현역 선수인 테리 로지어(31)다.현직 감독 빌럽스는 포커 게임 사기에 연루됐다. 빌럽스는 현역 시절 5차례 올스타에 선정됐으며 지난해 명예의 전당까지 헌액된 인물이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마피아 조직은 유명 운동선수들과 함께하는 포커 게임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포커 카드를 섞는 기계를 조작하고 카메라, 엑스레이 등을 이용해 상대방의 패를 읽는 수법으로 수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를 가로챘다. 수사당국은 감비노와 루케세, 보난노 등 미 동부에서 활동한 이탈리아계 마피아 조직을 배후로 지목했다. 전날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시즌 개막전을 치른 빌럽스는 23일 연고지 포틀랜드에서 체포됐다. 빌럽스를 비롯해 총 31명이 사기도박 혐의를 받고 있다. 로지어는 스포츠 베팅 조작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23년 3월23일 치러진 경기에서 당시 샬럿 호니츠 소속이었던 로지어는 경기 시작 9분만에 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중단했는데, 수사당국은 로지어가 이 정보를 로지어의 부진에 20만 달러를 베팅한 공모자들에게 흘렸다고 봤다. 로지어는 해당 사례를 포함해 2022년 12월~2024년 3월 7개의 경기에서 관련 내부 정보를 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데이먼 존스(49)는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팀 스태프로 일하면서 간판 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출전 여부 등을 공모자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존스는 2023년 2월 9일 밀워키 벅스와 레이커스의 경기에 앞서 공범들에게 “오늘 밤 밀워키에 큰돈을 걸어라”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존스는 제임스가 부상으로 결장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제임스가 결장한 레이커스는 밀워키에 106-115로 패했다. 승부 조작 가담 혐의자는 로지어와 존스를 포함해 6명이며, 이들 중 존스를 비롯한 일부는 사기 도박에도 관여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곳은 호주판 실리콘밸리(Australian version of Silicon Valley)입니다.”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찾은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질롱에선 이런 표현을 쓰는 기업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호주에서 시드니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2대 도시 멜버른에서 약 75km 떨어진 질롱에는 방산과 신소재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첨단 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이로 인해 인구 및 경제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인구 30만 명의 질롱에는 약 100년간 미국 포드자동차와 그 협력 업체들의 공장이 자리했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본떠 ‘호주의 디트로이트’로도 불렸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급속한 세계화로 자동차 관련 공장들이 속속 폐쇄되면서 도시 전체가 위기를 맞았다. 시 당국은 자동차 대신 방산, 신소재, 보건의료, 에너지 관련 기업 유치에 공을 들였다. 불과 11년 전인 2014년만 해도 로이터통신 등이 ‘디트로이트’와 ‘실리콘밸리’의 갈림길에 있는 도시라고 평가했지만 이제 명실상부한 첨단 도시로 거듭났다.● 車→방산, 양모→탄소섬유로 변신포드차 공장이 영구 폐쇄됐던 2016년 채 24만 명이 되지 않았던 질롱의 인구는 10년새 28.7% 늘었다. 현재 인구의 약 20%가 최근 5년 안에 유입됐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첫 해외 공장인 ‘H-ACE’가 가동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호주군의 주력 장갑차 ‘레드백’, 호주판 K-9 자주포 ‘AS9 헌츠먼’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디펜스 호주의 딘 미치 운영총괄은 “자동차와 방위산업은 금속 가공을 위주로 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공정이 매우 비슷하다”며 “질롱과 인근 지역에 관련 기술과 노하우가 풍부한 고숙련 인력이 많다”고 말했다.1840년대부터 양모를 영국에 수출했던 질롱은 각종 털과 섬유 등을 가공하는 기술도 발달했다. 이런 전통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학 계열이 강한 지역 명문 디킨대에서는 ‘탄소섬유’ 연구가 활발하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훨씬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 방산, 항공우주, 자동차, 건축 등에서 각광받는 첨단 소재다. 양모와 신섬유 산업에 연관성이 많다는 데서 착안해 관련 시설들이 이 학교에 자리 잡은 것이다. 지역 기업의 이익단체 질롱제조협회(GMC)의 제니퍼 코넬리 최고경영자(CEO)는 “질롱의 기업인들은 산업 쇠퇴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당국, 업계, 학계가 모두 합심해 미래 산업으로의 전환에 나섰던 것이 오늘날의 질롱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인구의 약 10%인 3만여 명이 보건의료 분야에 종사한다. 당국이 적극적으로 디킨대와 협력해 민간 및 공공병원을 육성한 결과다. 주민들은 굳이 멜버른까지 가지 않아도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한다. 내년에 문을 열 여성·어린이 전문 병원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호주 국립경제산업연구소(NIER)에 따르면 2018∼2023년 5년간 질롱의 지역총생산(GRP)은 연평균 5.4% 성장해 호주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자리(5.1%), 인구(2.2%) 증가율 또한 각각 전국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질롱 도심에 위치한 열교환기 스타트업 ‘콘플럭스’의 마이클 풀러 창업자는 “직원 55명 중 약 40%가 다른 지역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3D 프린팅 적층제조 특허 기술을 사용해 기계의 열을 식혀 주는 고성능 열교환기를 만는다. 글로벌 기업인 에어버스와 허니웰 등에 납품하고 있다. 그는 연고가 전혀 없는 질롱에서 창업한 이유를 묻자 “기술 인력이 많고, 이들의 거주 만족도 또한 높다”며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와 문화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멜버른 집값의 70%에 젊은층 몰려 실제로 질롱은 인근 대도시 멜버른의 각종 인프라를 직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으면서도 집값은 훨씬 저렴하다. 현지 부동산 업체 ‘프롭트랙데이터’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질롱의 주택 중위값은 59만 호주달러(약 5억5000만 원)로 멜버른의 약 70%다. 초중고교에서 대학까지 이어지는 교육 여건도 우수한 편이다. 지난해 멜버른을 떠나 질롱에 정착한 30대 주민 샤비 씨는 “멜버른에 비해 생활 수준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주거비 등이 훨씬 덜 들고 환경도 자연친화적”이라며 “온 가족이 질롱으로 온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시는 도시 재생 사업에 6억6700만 호주달러(약 6200억 원)를 투입했다. 또 신규 주택 단지 개발에 착수해 13만9800채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스트레치 콘텔즈 질롱 시장은 “30, 40대들이 자녀와 함께 둥지를 틀기 좋은 곳으로 인정받은 게 도시 부활의 주요 요인”이라며 “현 추세대로라면 2041년경에는 인구가 4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연구소 옆에 첨단공장 지은 디킨대… AI-방산-배터리 ‘스타트업 산실’로캠퍼스에 ‘창업 허브’도 조성해연구진이 기술상용화까지 도와지분 투자로 작년 1100억 수익도호주 질롱은 지역 거점 대학을 ‘지역 산업 살리기’에 적극 활용했다. 특히 대학 캠퍼스에 산업단지와 맞먹는 ‘창업 허브’를 조성하는 데 공을 들였다. 기술사업화와 스타트업 창업을 도와 자칫 연구실에서 사장될 수 있는 기술을 시장으로 끌어낸 것. 또 정부와 손잡고 벤처 투자펀드를 조성해 유망 업체를 유치했다. 이제는 방위산업,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분야에서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지난달 22일 방문한 디킨대 제조업 혁신단지 ‘질롱 미래 경제지구’엔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매뉴퓨처스’와 탄소섬유를 활용해 배터리 등을 생산하는 공장 ‘카본넥서스’가 나란히 자리잡고 있었다. 건물 뒤편으로는 7.2MW 규모의 태양광 단지가 펼쳐졌다. 배터리 생산과 AI 연구 같은 고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1000A급 전력망도 깔려 있었다.디킨대는 연구실 옆에 공장을 지었다. 연구와 생산을 가까운 공간에서 진행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였다. 질롱 미래 경제지구에 입주한 디킨대 첨단소재연구소(IFM)에는 시제품 양산이 가능한 호주의 첫 실증형 배터리 맞춤 제작공장이 세워졌다. 카본넥서스 연구진은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와의 연구협력을 통해 공기 중 수분만으로 스스로 코팅 처리가 복원되는 ‘자가치유 코팅’을 개발했다. 해상플랜트, 송유관, 풍력 터빈 등 각종 구조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첨단 제조업, 방위산업, 청정기술 스타트업이 입주한 매뉴퓨처스에는 업체마다 공장 부지가 주어진다. 50m2부터 시작해 150m2, 260m2 등으로 사업 진척에 따라 규모를 키울 수 있다. 매뉴퓨처스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창업가와 학내 연구진을 매칭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글린 앳킨슨 디킨대 창업·사업개발·기술상용화 국장은 곡선미가 돋보이는 매뉴퓨처스의 철강 외장재를 가리키며 “디킨대 연구진과 창업가가 공동 개발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스타트업 ‘폼플로우’는 철강을 균열 없이 90도 이상 구부리는 ‘무균열 절곡’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뒤 2021년 공장을 짓고 매뉴퓨처스에서 퇴소했다. 앳킨슨 국장은 “이 같은 ‘졸업’ 성공 사례를 앞으로 10년간 50개를 만들어 호주의 독자적 기술 확보에 기여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디킨대의 ‘스타트업 산업단지’는 대학 재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오스트랄라시아(호주와 뉴질랜드를 합쳐서 부르는 표현) 지식상업화협회(KCA)에 따르면 디킨대는 지난해 스타트업 지분 투자를 통해 1억2000만 호주달러(약 110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퀸즐랜드대에 이어 호주 대학 중 2위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 명문인 스탠퍼드대식 기술 상업화 모델이 디킨대에도 자리 잡은 것이다.※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 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질롱=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곳은 호주판 실리콘밸리(Australian version of Silicon Valley)입니다.”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찾은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질롱에선 이런 표현을 쓰는 기업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호주에서 시드니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2대 도시 멜버른에서 약 75km 떨어진 질롱에는 방산과 신소재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첨단 기업이 자리잡고 있다. 이로 인해 인구 및 경제 성장세도 두드러진다.인구 30만 명의 질롱에는 약 100년간 미국 포드자동차와 그 협력 업체들의 공장이 자리했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본떠 ‘호주의 디트로이트’로도 불렸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급속한 세계화로 자동차 관련 공장들이 속속 폐쇄되면서 도시 전체가 위기를 맞았다.시 당국은 자동차 대신 방산, 신소재, 보건의료, 에너지 관련 기업 유치에 공을 들였다. 불과 11년 전인 2014년만 해도 로이터통신 등이 ‘디트로이트’와 ‘실리콘밸리’의 갈림길에 있는 도시라고 평가했지만 이제 명실상부한 첨단 도시로 거듭났다.● 車→방산, 양모→탄소섬유로 변신포드차 공장이 영구 폐쇄됐던 2016년 채 24만 명이 되지 않았던 질롱의 인구는 채 10년이 안 되는 기간에 6만 명 이상 늘었다. 현재 인구의 약 20%가 최근 5년 안에 유입됐다.특히 지난해 8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첫 해외 공장인 ‘H-ACE’가 가동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호주군의 주력 장갑차 ‘레드백’, 호주판 K-9 자주포 ‘AS9 헌츠맨’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디펜스 호주의 딘 미치 운영총괄은 “자동차와 방위산업은 금속 가공을 위주로 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공정이 매우 비슷하다”며 “질롱과 인근 지역에 관련 기술과 노하우가 풍부한 고숙련 인력이 많다”고 말했다.1840년대부터 양모를 영국에 수출했던 질롱은 각종 털과 섬유 등을 가공하는 기술도 발달했다. 이런 전통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학 계열이 강한 지역 명문 디킨대에서는 ‘탄소 섬유’ 연구가 활발하다. 탄소 섬유는 철보다 훨씬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 방산, 항공우주, 자동차, 건축 등에서 각광받는 첨단 소재다. 양모와 신섬유 산업에 연관성이 많다는 데서 착안해 관련 시설들이 이 학교에 자리 잡은 것이다.지역 기업의 이익단체 질롱제조협회(GMC)의 제니퍼 코넬리 최고경영자(CEO)는 “질롱의 기업인들은 산업 쇠퇴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당국, 업계, 학계가 모두 합심해 미래 산업으로의 전환에 나섰던 것이 오늘날의 질롱을 만들었다”고 말했다.또한 인구의 약 10%인 3만여 명이 보건의료 분야에 종사한다. 당국이 적극적으로 디킨대와 협력해 민간 및 공공병원을 적극 육성한 결과다. 주민들은 굳이 멜버른까지 가지 않아도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한다. 내년 중 문을 열 여성·어린이 전문 병원에 대한 기대도 크다.호주 국립경제산업연구소(NIER)에 따르면 2018~2023년 5년간 질롱의 지역총생산(GRP)은 연평균 5.4% 성장해 호주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자리(5.1%), 인구(2.2%) 증가율 또한 각각 전국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질롱 도심에 위치한 열교환기 스타트업 ‘콘플럭스’의 마이클 풀러 창업자는 “직원 55명 중 약 40%가 다른 지역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3D 프린팅 적층제조 특허 기술을 사용해 기계의 열을 식혀 주는 고성능 열교환기를 만는다. 글로벌 기업인 에어버스와 허니웰 등에 납품하고 있다. 그는 연고가 전혀 없는 질롱에서 창업한 이유를 묻자 “기술 인력이 많고, 이들의 거주 만족도 또한 높다”며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와 문화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멜버른 집값의 70%에 젊은 층 몰려실제로 질롱은 인근 대도시 멜버른의 각종 인프라를 직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으면서도 집값은 훨씬 저렴하다. 현지 부동산 업체 ‘프롭트랙데이터’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질롱의 주택 중위값은 59만 호주달러(약 5억5000만 원)로 멜버른의 약 70%다. 초·중·고에서 대학까지 이어지는 교육 여건도 우수한 편이다.지난해 멜버른을 떠나 질롱에 정착한 30대 주민 샤비 씨는 “멜버른에 비해 생활 수준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주거비 등이 훨씬 덜 들고 환경도 자연친화적”이라며 “온 가족이 질롱으로 온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시는 도시 재생 사업에 6억6700만 호주달러(약 6200억 원)를 투입했다. 또 신규 주택 단지 개발에 착수해 13만9800가구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스트레치 콘텔즈 질롱 시장은 “30, 40대들이 자녀와 함께 둥지를 틀기 좋은 곳으로 인정받은 게 도시 부활의 주요 요인”이라며 “현 추세대로라면 2041년경에는 인구가 40만 명을 넘어 설 것”이라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최근 미국 연방상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NDAA)에 주한미군 병력 유지를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NDAA는 미 국방 정책과 예산의 방향을 제시하는 핵심 법안이다. 상·하원이 NDAA 법안을 각각 통과시킨 뒤 양원 합의로 단일안을 도출한다. 22일(현지 시간) 공개된 법안에 따르면 미 상원은 2026 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NDAA에 “주한미군 약 2만8500명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기존 2025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문안과 동일하다. 다만, 2019∼2021 회계연도 NDAA에 적시됐던 “국방장관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의회에 인증할 때까지 한반도에서 미군을 감축하거나 연합군사령부에 대한 전시작전권을 변경하는 데 NDAA에 의해 승인된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는 문구가 부활했다. 또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감축을 의회에 통보할 경우 90일의 유예기간을 두게 했다. 지난달 미 하원에서 통과된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내용만 담겨 향후 양원 협의 과정에서 90일 유예기간과 예산 조항이 빠질 수도 있다. 최근 공화, 민주 양당이 복지 예산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이어지고 있어 양원 합의안 도출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스텔스 남편’이 되겠다.”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일본 총리의 남편이자 전 중의원(하원) 의원인 야마모토 다쿠(山本拓·73·사진)는 21일 아사히신문과의 통화에서 “정치인 부부로서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다”며 그림자 내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이 된 것에 대해선 “서양과 달리 일본에서는 배우자가 눈에 띄지 않는 편이 좋다”고 했다. 야마모토 전 의원은 혼슈(本州) 중서부 후쿠이(福井)현 출신으로 2021년까지 8선 의원을 지낸 세습 정치인이다. 제1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에서 농림수산부 부대신, 자민당 부간사장, 총무회 부회장 같은 요직을 지냈다. 옛 아베파 출신인 둘은 수년간 알고 지내다 2003년 다카이치 총리의 낙선을 계기로 교류하게 됐다. 당시 다카이치 총리의 남동생이 둘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다카이치 총리의 남동생은 누나의 비서 역할을 했는데, 누나가 낙선한 뒤 당시 야마모토 의원실로 자리를 옮겼던 것이다. 몇 달 뒤 야마모토 전 의원이 청혼하여 이듬해 결혼했다. 결혼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결혼을 계기로 정신적으로 아주 편안해졌다”고 밝혔다. 조리사 자격증을 가진 야마모토 전 의원이 식사 준비를 맡아 정계의 ‘잉꼬 부부’로 유명했다. 둘은 2017년 정치적 입장 차이를 이유로 이혼했으나, 2021년 9월 다카이치 총리가 처음으로 자민당 총재 선거에 도전하자 야마모토 전 의원은 전처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그해 12월 둘은 재혼했다. 이때 야마모토 전 의원이 가위바위보에서 져 호적상 성을 다카이치로 바꿨다. 둘 사이에 자녀는 없다. 최근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회복 중인 야마모토 전 의원은 총리 관저와 외부 숙소를 오가며 지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의 신념을 가까이서 봐 왔다며 “여성 최초의 리더로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유리의 벽’이 있었고, 나도 의원을 오래해 대략적인 요령은 알고 있으니 확실히 지원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스텔스 남편’이 되겠다.”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일본 총리의 남편이자 전 중의원(하원) 의원인 야마모토 타쿠(山本拓·73)는 21일 아사히신문과의 통화에서 “정치인 부부로서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다”며 그림자 내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이 된 것에 대해선 “서양과 달리 일본에서는 배우자가 눈에 띄지 않는 편이 좋다”고 했다. 야마모토 전 의원은 혼슈(本州) 중서부 후쿠이(福井)현 출신으로 2021년까지 8선 의원을 지낸 세습 정치인이다. 제1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에서 농림수산부 부대신, 자민당 부간사장, 총무회 부회장 같은 요직을 지냈다. 옛 아베파 출신인 둘은 수년간 알고 지내다 2003년 다카이치 총리의 낙선을 계기로 교류하게 됐다. 당시 다카이치 총리의 남동생이 둘 사이의 다리를 놓았다. 다카이치 총리의 남동생은 누나의 비서 역할을 했는데, 누나가 낙선한 뒤 당시 야마모토 의원실로 자리를 옮겼던 것이다. 몇 달 뒤 야마모토 전 의원이 청혼해 이듬해 결혼했다. 결혼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결혼을 계기로 정신적으로 아주 편안해졌다”고 밝혔다. 조리사 자격증을 가진 야마모토 전 의원이 식사 준비를 맡아 정계의 ‘잉꼬 부부’로 유명했다. 둘은 2017년 정치적 입장 차이를 이유로 이혼했으나, 2021년 9월 다카이치 총리가 처음으로 자민당 총재 선거에 도전하자 야마모토 전 의원은 전처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그해 12월 둘은 재혼했다. 이때 야마모토 전 의원이 가위바위보에서 져 호적상 성을 다카이치로 바꿨다. 둘 사이에 자녀는 없다. 최근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회복 중인 야마모토 전 의원은 수상 관저와 외부 숙소를 오가며 지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카이치 총리의 신념을 가까이서 보아왔다며 “여성 최초의 리더로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유리의 벽’이 있었고, 나도 의원을 오래해 대략적인 요령은 알고 있으니 확실히 지원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볼리비아의 경제 모델은 바뀌어야 한다. 미국과도 협력하겠다.” 19일 치러진 남미 볼리비아의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중도 성향의 자유주의자 로드리고 파스(58) 후보가 당선됐다. 다음 달 8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하는 그는 리튬 채굴, 공공 투자 축소, 민간 부문의 성장 촉진, 미국과의 관계 개선 등을 강조하고 있다. 볼리비아는 최초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며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할 만큼 강경 진보 성향인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2005년 대선에서 승리한 후 20년 내내 좌파 정권이 집권해 왔다. 이후 좌파 정권의 연료 보조금 지급, 공무원 임금 인상 정책 등으로 재정 위기가 심화하고 화폐 가치 또한 급락해 위기를 겪고 있다. 파스 당선인의 대선 승리 또한 민생고에 지친 국민들이 일종의 ‘우클릭’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그의 집권으로 중남미 주요국에서 좌파 정부가 연쇄 출범하는 현상을 뜻하는 ‘핑크 타이드(pink tide)’ 흐름이 주춤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볼리비아의 이웃 엘살바도르와 에콰도르에서도 각각 우파 성향인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다니엘 노보아 대통령이 집권 중이다. 아르헨티나에서도 강경 우파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다. 세 정상은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강하게 밀착하고 있다. ● “美와 관계 개선, 리튬 채굴 강화” 이날 결선 투표에서 파스 당선인은 52.2%를 얻어 우파 성향인 자유민주당 소속 호르헤 키로가 후보를 눌렀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 그의 후임자 루이스 아르세 현 대통령에 대한 실망으로 좌파 성향 후보들은 아예 결선 투표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파스 당선인은 하이메 파스 사모라 전 대통령(재임 1989∼1993년)의 아들이다. 그의 부친은 군부 독재와 싸웠고 민주화가 이뤄진 후 집권했다. 파스 당선인은 미국 워싱턴의 아메리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타리하 시장, 상원의원 등을 지냈다. 파스 당선인은 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잠시 미국을 찾아 트럼프 2기 행정부 측과 접촉한 바 있다. 또 최근 TV 토론에서는 그간 중국, 러시아와 가까웠던 좌파 정권의 외교 정책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교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앞서 14일 백악관에서 열린 밀레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볼리비아처럼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국가들이 많다”고 반겼다. 볼리비아는 세계 최대 리튬 매장지다. 진보 정권은 환경오염, 원주민 반발 등을 의식해 채굴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파스 당선인은 미국 등 서구 자본과 손잡고 본격적인 리튬 채굴에 나서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중국과 희토류 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는 우호적인 움직임이다.● 트럼프, 중남미 좌파 정권에 ‘마약 단속’ 압박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등 중남미 좌파 정권에 마약 단속을 강화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는 19일 트루스소셜에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을 “불법 마약 수장”이라고 칭하며 “오늘부터 콜롬비아에 어떤 형태의 지원금이나 보조금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간 콜롬비아의 경제 개발, 마약 퇴치 등에 지급했던 돈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에 대해 무례한 말을 하며 지지도가 낮고 매우 인기가 없는 지도자 페트로는 즉각 이 ‘죽음의 들판(마약 농가)’을 폐쇄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미국이 대신 폐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올 9월 뉴욕 유엔 총회 방문 당시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눈밖에 났다. 미군은 최근 마약 밀수에 연루된 콜롬비아 반군 ‘민족해방군(ELN)’ 선박을 카리브해에서 격침했다. 올 9월에는 역시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 마약 선박을 연이어 공격했다. 다만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을 구실로 자신에 대한 정권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남미 볼리비아에서 19일(현지 시간) 열린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중도 성향 로드리고 파스(58) 후보가 당선됐다. 파즈의 당선으로 볼리비아에서는 2005년 대선 이후 20년 만에 사회주의 좌파 정권 교체가 일어나게 됐다.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는 이날 기독민주당 소속 파스 당선인이 52.2%를, 우파 성향 자유민주당 호르헤 키로(65)가 후보가 47.8%를 각각 득표했다고 밝혔다. 자유주의 중도 선향의 파즈 당선인은 정부 권한 분산, 민간 부문 성장 촉진, 사회 복지 프로그램 유지 등을 공약했다. 다음 달 8일 취임할 예정이다. 볼리비아 새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파스 당선인은 유세 기간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TV토론에서 그는 러시아와 중국에 가까웠던 그간의 외교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미국과 대화하며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접점을 찾겠다”고 밝혔다고 볼리비아 매체 엘데베르가 전했다. 볼리비아는 중남미 아르헨티나, 칠레와 함께 ‘리튬 삼각지대’로 불리는 광물 강국이다. 지난해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당선되며 보수 정부가 들어선 아르헨티나에 이어 칠레 역시 다음 달 대선을 앞두고 우파 성향 후보들이 정권 교체를 꾀하고 있다. 중남미 주요국에 보수 정부가 들어서며 미국과 관계 강화를 꾀하자 중국의 중남미 전략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트럼프의 폭정에 맞서자.”(로건 키스 미국 시민단체 ‘50501’ 대변인)“반(反)자본주의 성격의 ‘미국 증오’ 시위다.”(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 18일 미국 수도 워싱턴, 최대 도시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2600여 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규탄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반트럼프 시위를 조직해 온 시민단체 ‘50501’과 AP통신 등은 이날 미 전역에서 700만 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스페인 마드리드, 독일 베를린 등에서도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시위대를 조롱하듯 왕관을 쓰고 시위대에 오물을 퍼붓는 합성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그는 17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선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존슨 의장은 이번 시위에 마르크스주의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지지자 등이 대거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2600곳에서 700만 명 참석 이날 시위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민주주의 억압, 반이민 정책, 연방정부 구조조정, 경제 불평등, 연방정부 일시 업무 정지(셧다운) 등을 비판하는 팻말을 들고 곳곳에서 거리로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한 “왕은 없다” “파시스트는 꺼져라” “억만장자가 미국을 망치고 있다” 등의 문구가 등장했다. 특히 시위대가 사실상 도심을 점령하다시피 한 뉴욕에서는 맨해튼 14번가부터 45번가까지 약 3.5km구간이 통제됐다. 시민들은 “내가 알던 미국이 아니다” “이민자들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 나왔다”고 외쳤다. 뉴욕 경찰은 이날 최소 10만 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치안 유지를 이유로 군대를 투입한 워싱턴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군대를 투입하려다 법원에 의해 제지당한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 야당인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에서도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나왔다. 핼러윈(30일)을 앞두고, 비폭력을 강조하기 위해 동물 등 우스꽝스러운 코스튬을 입은 시위자도 많았다. 야권의 유력 인사들도 시위에 참여했다. 미 정계에서 ‘진보 거두’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은 워싱턴 집회에 참석해 “우리는 미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여기에 모였다”며 “셧다운부터 끝내라”고 촉구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배우 존 큐잭은 시카고 시위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미국 전역에서는 거의 매달 반트럼프 시위가 열리고 있다. 올 2월 17일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을 계기로 열린 시위를 시작으로 4월 ‘핸즈오프(Hands Off·손을 떼라)’ 시위, 5월 메모리얼데이 시위, 6월 노킹스 시위, 8월 선거구 재조정 반대 시위, 지난달 노동절 시위 등이 대표적이다. 시위 장소와 참석자 또한 꾸준히 늘고 있다.● 트럼프, 합성 영상으로 시위대 조롱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당일 인공지능(AI)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약 20초 분량의 합성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전투복을 입은 그는 ‘킹 트럼프’라는 이름의 전투기를 몰고 반트럼프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대량의 갈색 오물을 투척한다. 시위대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과 야유로 풀이된다. 그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셧다운의 책임 또한 “민주당에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시위로 셧다운 타개 협상이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같은 날 J 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캘리포니아주 펜들턴 해병대 기지에서 열린 해병대 창건 2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시위대에 맞서는 ‘질서 수호자’의 이미지를 과시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주민 안전을 위해 주내에서 열리는 각종 시위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반대파 보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에 반파시즘 성격의 극좌 단체 ‘안티파(Antifa·Anti-fascist의 줄임말)’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민주당 거액 후원자인 헤지펀드 거물 조지 소로스가 각종 반트럼프 시위를 후원한다며 그를 기소할 수 있다고도 위협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트럼프의 폭정에 맞서자.” (로건 키스 미국 시민단체 ‘50501’ 대변인)“반(反)자본주의 성격의 ‘미국 증오’ 시위다.”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18일 미국 수도 워싱턴, 최대 도시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2600여 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을 규탄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반(反)트럼프 시위를 조직해온 시민단체 ‘50501’과 AP통신 등은 이날 미 전역에서 700만 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스페인 마드리드, 독일 베를린 등에서도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시위대를 조롱하듯 왕관을 쓰고 시위대에 오물을 퍼붓는 합성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그는 17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선 “나는 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존슨 의장은 이번 시위에 마르크스주의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지지자 등이 대거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2600곳에서 700만 명 참석이날 시위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민주주의 억압, 반(反)이민 정책, 연방정부 구조조정, 경제 불평등,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 등을 비판하는 팻말을 들고 곳곳에서 거리로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한 “왕은 없다” “파시스트는 꺼져라” “억만장자가 미국을 망치고 있다” 등의 문구가 등장했다.특히 시위대가 사실상 도심을 점령하다시피한 뉴욕에서는 맨해튼 14번가부터 45번가까지 약 3.5km구간이 통제됐다. 시민들은 “내가 알던 미국이 아니다” “이민자들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 나왔다”고 외쳤다. 뉴욕 경찰은 이날 최소 10만 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치안 유지를 이유로 군대를 투입한 워싱턴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군대를 투입하려다 법원에 의해 제지당한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리건주 포틀랜드 등 야당인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에서도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나왔다. 핼러윈(30일)을 앞두고, 비폭력을 강조하기 위해 동물 등 우스꽝스러운 코스튬을 입은 시위자도 많았다. 야권의 유력 인사들도 시위에 참여했다. 미 정계에서 ‘진보 거두’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은 워싱턴 집회에 참석해 “우리는 미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여기에 모였다”며 “셧다운부터 끝내라”고 촉구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배우 존 쿠색은 시카고 시위에 참여했다.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미국 전역에서는 거의 매달 반트럼프 시위가 열리고 있다. 올 2월 17일 ‘대통령의 날(Presidents’ Day)’을 계기로 열린 시위를 시작으로 4월 ‘핸즈오프(Hands Off·손을 떼라)’ 시위, 5월 메모리얼데이 시위, 6월 노킹스 시위, 8월 선거구 재조정 반대 시위, 지난달 노동절 시위 등이 대표적이다. 시위 장소와 참석자 또한 꾸준히 늘고 있다.● 트럼프, 합성 영상으로 시위대 조롱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당일 인공지능(AI)이 만든 것으로 보이는 약 20초 분량의 합성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전투복을 입은 그는 ‘킹 트럼프’라는 이름의 전투기를 몰고 반트럼프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대량의 갈색 오물을 투척한다. 시위대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과 야유로 풀이된다.그는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셧다운의 책임 또한 “민주당에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시위로 셧다운 타개 협상이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같은 날 J 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캘리포니아주 펜들턴 해병대 기지에서 열린 해병대 창건 2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시위대에 맞서는 ‘질서 수호자’의 이미지를 과시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주민 안전을 위해 주내에서 열리는 각종 시위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반대파 보복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에 반파시즘 성격의 극좌 단체 ‘안티파(Antifa·Anti-fascist의 줄임말)’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민주당 거액 후원자인 헤지펀드 거물 조지 소로스가 각종 반트럼프 시위를 후원한다며 그를 기소할 수 있다고도 위협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한국, 일본, 대만의 대표 기업 총수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한국계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진 이번 회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참가했다.현직 미국 대통령이 여러 명의 해외 기업 경영자와 골프 회동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다. 소문난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도 자신이 소유한 27홀 규모의 이 골프장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와 골프를 즐겼다. 당시 두 사람의 관계는 ‘브로맨스(남자들 간 친밀한 관계)’로 불릴 만큼 가까웠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 간 회동이 관세 협상과 대(對)미 투자 등 미국과의 무역 의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18일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 9시 15분경 골프장에 가서 오후 4시 52분경 나왔다”고 전했다. 약 7시간 37분에 걸친 라운딩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한국 기업 총수들과 교감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와 함께 라운딩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백악관 경호원들이 골프장 입구과 주변에 배치됐고,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재계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한 조에서 동반 라운딩을 하지 않았더라도 경기 전후, 휴식 시간 등을 이용해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관세 협상 등에 관해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재계에서는 이번 골프 회동이 ‘샷건’ 방식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모든 골퍼가 1번 홀부터 4명씩 순차적으로 시작하는 일반 라운드와 달리, 각 팀이 여러 홀에 흩어져 동시에 티샷을 하는 방식이다. 모든 참가자들이 같은 시간에 경기를 시작하고 마칠 수 있어, 경기 후 자연스럽게 클럽하우스에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5명의 국내 기업인 중 정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골프가 끝난 후 곧바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팜비치데일리뉴스 등 플로리다주 지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부터 19일까지 이 골프장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기로 했다. 특히 17일에는 그의 정치 구호 겸 지지층을 뜻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위한 1인당 100만 달러(약 14억 원)의 모금 저녁 행사도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기조 연설을 하며 기부를 독려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곧 취임 9개월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혀 지친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만 해도 가자전쟁 1단계 휴전, 정적에 대한 사법 보복 선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예고 등 굵직한 발표를 연이어 내놨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임기 첫 해의 끝을 향해 가며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며 “앞으로 트럼프의 임기는 39개월이나 남아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일주일19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저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다. 17일 금요일 오후 4시경 백악관을 떠나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한 주간 총 6시간 반가량의 연설, 두차례의 백악관 정상회담, 그리고 중동 순방을 다녀왔다.일자별로 살펴보면 월요일에는 이스라엘과 이집트를 찾아 가자전쟁 1단계 휴전 서명식에 참석했다. 일요일 밤에 출발해 월요일 밤에 돌아온 일정이었다.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에서는 1시간 20분 가까이 연설했다. 오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로 이동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1단계 휴전 합의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어 20여 개국 정상이 모인 가자 평화회의에 참석해 또 연설했다. 화요일에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백악관 정상회담을 갖고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기로 했다. 외화보유고 고갈로 경제 위기를 겪는 우군을 돕기로 한 것이다. 이날 오후에는 지난달 피살된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USA 창립자 겸 대표에게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추서했다. 커크의 정신에 따라 “싸우자”며 지지층을 향해 강조했다. 다음 날에는 CNN 기자와 짧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휴전안을 이행하지 않으면 내 요청에 따라 이스라엘군이 언제든 공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어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팸 본디 법무장관 등이 배석한 기자회견에서 정적에 대한 사법 보복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자신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머그샷까지 찍으며 역대 미 대통령 중 최악의 정치 보복을 당했다”고 했다. 이날 저녁에는 신축 연회장 모금 만찬을 열어 기업인들을 초청했다.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 원)를 들여 백악관에 방탄 연회장을 짓고, 워싱턴에 개선문과 닮은 트럼프 문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목요일에는 연방정부의 난임치료비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폭스뉴스와 19일 공개될 예정인 인터뷰를 했다. 금요일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백악관 정상회담을 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타격이 가능한 토마호크 미사일을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회담을 마친 뒤에는 “2주 내 푸틴 대통령과 헝가리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종전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트루스소셜에 밝혔다. 오후 6시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기자들에게 “(정부) 셧다운은 민주당 탓”이라고 말하고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으로 국경을 동결해야 한다”고 밝힌 뒤 자택으로 향했다. ● 정치보복-마가 의제 진전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일정 외에도 현안이 쏟아졌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과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에 이어 16일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기소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기밀정보를 불법으로 보관하고 전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향후 조사 대상에 올라야 할 표적들을 한명씩 지목했다. 잭 스미스 전 특별검사, 앤드루 와이스먼 전 FBI 고문, 리사 모나코 전 법무차관, 애덤 시프 상원의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2016년 대선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 공모 의혹 조사 관련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바이든 행정부)의 정치 보복은 가히 전설적이었다. 우리는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 마침내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다”며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세청을 활용해 좌파 단체를 지원하는 주요 민주당 기부자들에 대한 형사 기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국세청 무기화가 과속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다른 형태의 정치 보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 포틀랜드, 시카고, 멤피스에 이어 다른 도시들에도 주방위군 투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4일 예정된 뉴욕 시장 선거에서 조란 맘다니 뉴욕시의원이 당선되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층은 주방위군 투입을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8일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4명 중 3명이 “트럼프의 정적이 이끄는 도시에 주방위군 투입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해외 작전 준비 움직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미 중앙정보국(CIA)의 베네수엘라 내 비밀작전을 승인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알려진 소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이 맞다고 밝히며 “우리는 해상을 잘 통제하고 있고, 지금은 육상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강성 지지층이 호응할 의제들에도 진전이 있었다. 15일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영어권 백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유럽인을 우대하는 난민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간 수용 난민 규모도 7500명(지난해의 6%)으로 줄이는 방안이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공무원 1만 명 이상을 해고하겠다고 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유리한 쪽으로 선거구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수 우위로 구성된 연방대법원이 15일 이뤄진 루이지애나주 선거구 조정 위법성 여부 심리에서 소수인종 참정권을 보장한 투표권법을 일부 제한할 가능성을 내비쳤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판결은 중간선거를 앞둔 내년 여름에 나올 전망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과 영국 정부가 캄보디아에 ‘웬치(범죄단지)’를 차려놓고 외국인을 불법 감금해 온라인 사기를 강요한 중국계 범죄조직 프린스그룹에 대해 전방위 제재에 착수했다. 14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는 프린스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 그룹을 이끄는 천즈(陳志·38·사진) 회장과 사업체를 상대로 146건의 제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영국 외교부도 이날 천즈와 프린스그룹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영국은 프린스그룹과 연계된 레저·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진베이그룹과 이들과 연계된 암호화폐 플랫폼 바이엑스거래소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과 영국은 프린스그룹이 캄보디아에 최소 10개의 온라인 사기(스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짜 구인 광고로 외국인들을 유인해 감금, 고문한 뒤 온라인 사기를 강요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 양국은 프린스그룹의 미국 및 영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천즈가 소유한 약 150억 달러(약 21조 원) 상당의 비트코인 12만7271개를 몰수할 예정이다. 미 법무부는 천즈를 온라인 금융사기 및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도 기소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천즈는 1987년 중국 푸젠성에서 태어나 2014년 캄보디아로 귀화해 카지노, 온라인 도박 등의 사업을 펼쳐 왔다. 캄보디아 최고 권력자로 꼽히는 훈 센 캄보디아 전 총리와 그의 아들 훈 마네트 현 총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스그룹이 운영하는 범죄단지인 ‘태자(太子) 단지’엔 한국인들도 감금돼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태자 단지에서 이뤄진 피싱 등 한국인 피해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이라며 “프린스그룹과 연계 가능성은 의심되나, 연계와 관련된 명확한 증거자료는 확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미국과 영국 정부가 캄보디아에 ‘웬치(범죄단지)’를 차려놓고 외국인을 불법 감금해 온라인 사기를 강요한 중국계 범죄조직 프린스그룹에 대해 전방위 제재에 착수했다.14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는 프린스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 그룹을 이끄는 천즈(陳志·38) 회장과 사업체를 상대로 146건의 제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영국 외교부도 이날 천즈와 프린스그룹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영국은 프린스그룹과 연계된 레저·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진베이그룹과 이들과 연계된 암호화폐 플랫폼 바이엑스거래소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미국과 영국은 프린스그룹이 캄보디아에 최소 10개의 온라인 사기(스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짜 구인 광고로 외국인들을 유인해 감금, 고문한 뒤 온라인 사기를 강요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 양국은 프린스그룹의 미국 및 영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천즈가 소유한 약 150억 달러(약 21조 원) 상당의 비트코인 12만7271개를 몰수할 예정이다. 미 법무부는 천즈를 온라인 금융사기 및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도 기소했다.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천즈는 1987년 중국 푸젠성에서 태어나 2014년 캄보디아로 귀화해 카지노, 온라인 도박 등의 사업을 펼쳐왔다. 캄보디아 최고 권력자로 꼽히는 훈 센 캄보디아 전 총리와 그의 아들 훈 마네트 현 총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프린스그룹이 운영하는 범죄단지인 ‘태자(太子) 단지’엔 한국인들도 감금돼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태자 단지에서 이뤄진 피싱 등 한국인 피해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이라며 “프린스그룹과 연계 가능성은 의심되나, 연계와 관련된 명확한 증거자료는 확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불붙은 가운데 중국 정부가 14일 미국 소재 한화오션 자회사 5곳을 겨냥한 제재 조치를 단행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제재로 해당 자회사들은 중국 내 무역 거래가 전면 금지되며, 중국 기업들과의 신규 계약 체결도 불가능해진다. 한미 조선 협력을 불편하게 느끼던 중국이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한화오션 제재 카드를 꺼내 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산업계에서는 미중 무역갈등 속에 한국 기업들이 유탄을 맞는 등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中, 미국 소재 한화오션 자회사 5곳 제재이번 조치는 ‘강 대 강’으로 치닫던 미중 해운·조선 갈등의 연장선상에서 나왔다. 앞서 미국은 4월 발표한 무역법 301조 조사 최종 조치를 적용해 14일부터 중국 해운사가 소유 및 운용하는 선박에 대해 t당 50달러(약 7만2000원), 중국산 선박에 대해 t당 18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외국산 자동차 운반선에 대해서도 t당 46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물리기 시작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미국 기업이 소유했거나 건조한 선박에 t당 400위안(약 8만 원)의 입항 수수료 부과에 나섰다. 이어 중국이 이례적으로 개별 기업인 한화오션을 직접 겨냥한 제재를 내놓은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조선 협력 최대 파트너국으로 부상하고, 특히 한화오션이 이를 주도하면서 중국의 경계심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한미 조선업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핵심 참여 업체다. 8월 이재명 대통령이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해 미국 정부 발주 선박 명명식에 참석하는 등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추가 제재 나올까, 한국 산업계 긴장 당장 이 조치로 인한 한화오션의 직접적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오션의 미국 조선소가 중국으로 물량을 보내지 않을뿐더러, 미국 내 자회사들이 중국과 직접적인 사업 연관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해당 조치의 사업적 영향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중국의 한국 기업 추가 제재를 시사하는 경고성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는 긴장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중국이 한국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향후 조선뿐 아니라 미국과 사업 밀착도가 높은 반도체, 철강 기업들도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 관세 협상을 위해 노력해온 기업들이 미중 갈등으로 피해를 입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에 중국의 보복 조치는 낯선 경험이 아니다.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사태 당시 롯데마트는 중국 내 매장 112곳 중 87개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현대자동차·기아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급락해 생산기지들을 매각해야 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미 조선 협력이 강화되는 시점에 중국이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은 해운·조선 경쟁국인 한국을 견제하고 한미 공급망 결속에 균열을 내기 위한 전략적 견제”라고 평가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