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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2, 3차 협력사를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20일 SK에 따르면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18일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의에서 “주요 계열사별로 2, 3차 협력업체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올 것”을 제안했다. SK는 조만간 주요 정책을 취합해 발표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그룹 차원에서 상생협력 관련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는데, 최근에는 재계 분위기가 1차뿐 아니라 2, 3차로까지 혜택을 지원하자는 쪽이라 경영진 차원에서 세부적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이처럼 최근 4대 그룹이 2, 3차 협력사 지원 방안을 약속한 듯 내놓는 것이 새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18일 열린 일자리위원회와 15개 기업 간 대화에서도 삼성전자의 2차 협력사 대상 상생협력 프로그램이 좋은 사례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정부 출범 직후인 5월 1차뿐 아니라 2차 협력사에도 전액 현금 결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다음 달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앞두고 주요 기업마다 정부 주요 시책에 화답하는 성의를 보이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연금도 반도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공시한 3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주식 투자 가치(지난달 말 종가 기준)를 분석한 결과, 전체 100개사(85조4787억 원) 중 삼성전자 주식 가치가 30조8941억 원으로 가장 많은 36.1%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가 4조9710억 원으로 두 번째였고 이어 현대차(2조8535억 원), 포스코(2조7886억 원), 현대모비스(2조3943억 원) 순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친 금액만 35조8651억 원으로 30대 그룹 대상 투자 자산 가운데 42%에 육박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 삼성전자 보유 주식 가치는 7조5099억 원(32.1%)이 급증했다. SK하이닉스 보유 주식 가치도 1조7374억 원(53.7%)이나 늘었다. 그룹별로는 삼성 계열사 보유 주식 가치가 총 38조1138억 원으로 전체의 44.6%에 달했다. SK그룹(10조7851억 원·12.6%)과 현대차그룹(8조4814억 원·9.9%)이 그 뒤를 이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LS전선은 최근 싱가포르 전력청으로부터 620억 원 규모의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를 따냈다고 17일 밝혔다. 국내 업체가 동남아시아에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수출하는 첫 사례다. 이번 프로젝트에 따라 LS전선은 싱가포르 북부 뉴타운 우드랜즈와 말레이시아 남부 휴양도시 조호르바루 사이의 바다 1.5km 구간을 해저 케이블로 잇게 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전력망을 서로 연계하는 방식으로 전력 부하 증가 및 고장 등의 사태에 대비해 오고 있다. 1985년 해저 케이블이 처음 매설된 이후 30여 년이 지나면서 일부 구간이 끊기는 등 노후화 문제가 생겨 새로 프로젝트를 발주했다. 그동안 LS전선은 북유럽 해상풍력발전단지와 미국, 캐나다, 카타르 등에서 대규모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명노현 LS전선 대표는 “최근 동남아시아의 경우 도서 지역을 연계하는 해저케이블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산업 발전에 따라 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가 미국의 온라인 결제 업체인 ‘페이팔’과 손잡고 모바일 결제 시장 확대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사용 중인 페이팔은 온라인 결제 시장의 ‘원조’격으로 세계 1위 업체다. 이번 제휴로 삼성전자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 이용자를 크게 늘릴 기회를 잡았다. 페이팔 계정을 가진 사용자들이 삼성 스마트폰을 오프라인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하는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서비스는 당장 시작되진 않는다. 삼성전자는 우선 미국에서 먼저 시스템을 구축한 뒤 향후 서비스 지원 국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페이팔도 웹사이트 등 온라인 결제만 가능하던 데서 스마트폰을 통한 오프라인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스마트폰의 잠금화면 또는 홈화면에서 화면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리면 삼성페이가 실행되면서 등록돼 있는 카드와 페이팔 중 결제 도구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식이다. 그동안 온라인에만 국한돼 있던 페이팔의 시장이 삼성페이의 오프라인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전자업계에선 두 회사의 제휴에 대해 ‘애플페이’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페이팔과 손잡고 역전을 노려 보려는 시도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올해 초 미국 시장조사업체 보스턴 리테일 파트너스가 미국 소매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 이용자가 36%로 가장 많았고 페이팔이 34%로 2위를 차지했다. 삼성페이는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페이팔과의 제휴로 삼성전자가 미국 내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신규 가입자들을 한꺼번에 대폭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2015년 3월 삼성페이를 처음 출시한 이후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 이어 올해 태국, 인도, 스웨덴, 아랍에미리트, 영국 등 9개 시장에서도 추가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미국, 브라질, 중국 등 총 18개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결제뿐 아니라 멤버십카드, 로열티카드, 기프트카드, 교통카드 등 지역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꾸준히 늘려 가는 중이다. 삼성페이를 통한 신규 모바일 수요 창출을 끌어낸다는 목표다. 그동안은 갤럭시 S와 갤럭시 노트 시리즈 등 전략 프리미엄 제품군에만 삼성페이 기능을 넣었지만 최근에는 중저가 갤럭시 J와 갤럭시 A 시리즈에도 삼성페이를 적용하며 달라진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삼성페이는 개방적인 파트너십과 협력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케이씨텍은 2013년 LG디스플레이의 ‘신기술장비 공모제’에 ‘초음파 플로팅 코터’ 개발을 제안했다. 신기술장비 공모제는 LG디스플레이가 협력사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개발 비용 및 인력, 장비를 ‘풀 지원’해 주는 프로젝트다. 초음파 플로팅 코터는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공기의 압력 대신 초음파를 이용해 기판을 띄우는 기술이다. 케이씨텍은 공기가 미세하게 기판에 영향을 미쳐 이물이 생기거나 기판 패턴이 변형되는 일이 잦다는 점에 착안했다. 일정한 진폭과 주파수를 가진 진동 에너지를 이용해 안전성을 높인 것. 양사 인력이 함께 2년 넘게 연구개발(R&D)한 결과 탄생한 초음파 플로팅 코터는 양산 후 LG디스플레이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제조 공정에 성공적으로 도입됐다. 회사 관계자는 “이전까지 전량 수입해 오던 에어 플로팅 코터를 대체한 기술로, 특허도 두 회사가 공동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신기술장비 공모제처럼 지난 10년 동안 1차 협력사에만 개방해 오던 상생 프로그램 범위를 2·3차 협력사 2000여 곳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상생 프로그램은 기술 지원 외에 금융·의료 지원 등도 포괄한다. LG디스플레이는 2015년부터 400억 원 규모로 운영해 온 상생기술협력자금을 100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앞으로 2·3차 협력사도 설비 투자 및 기술 개발, R&D 투자 자금이 필요하면 최대 13억 원까지 무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협력사들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유 중인 특허 5105건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넘겨주기로 했다. 또 앞으로 LG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2·3차 협력사 직원이 병에 걸리면 본사 임직원과 동일한 의료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생’이 최근 재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5대 대기업 그룹사 간담회의 주요 키워드도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등을 통한 기업의 사회 기여 방안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주요 기업들이 기존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나서는 등 정부 시책에 적극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14일 국내 반도체 협력사 138곳에 상반기(1∼6월) 인센티브로 201억7000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2010년부터 반도체 협력사들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올해는 부품(DS) 부문 각 사업장에 상주하는 모든 협력사가 생산성과 환경안전 지표를 달성해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반도체 설비 유지·보수 전문 기업 에이치씨엠의 박노훈 대표는 “2010년부터 한 번도 안 빠지고 인센티브를 받은 덕에 임직원들이 좀 더 여유롭게 휴가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박성욱 부회장 주재 아래 5월 말 협력사 60여 곳과 함께 ‘동반성장협의회 정기총회’를 열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딥 체인지’ 문화를 협력사 상생에도 적용하자는 목표로 열린 자리다. SK하이닉스는 올 초부터 유망 중소 협력사를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해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젝트도 운영 중이다. 에이피티씨㈜, ㈜오로스테크놀로지, 엔트리움㈜ 등 선정된 기술혁신 기업은 앞으로 2년간 기술, 자금, 컨설팅 등 통합 지원을 받게 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메모의 작성 시점이 2014년 8월경으로 추정된다고 16일 밝혔다.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된 300여 건의 자료 중 다른 자료에 대해선 함구하면서 삼성 관련 메모만 상세히 공개한 데 이어 메모의 작성 시점까지 밝힌 것이다.○ 청 “삼성 관련 메모는 2014년 8월경 작성”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메모는 작성자를 알 수 없는 자필 메모이기 때문에 작성 시점이 따로 적혀 있지는 않다”며 “그러나 2014년 8월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발견된 300여 건의 자료 중 삼성과 관련한 자료는 해당 메모 외에도 여러 건이 있다고 한다. 한 청와대 인사는 “메모 외에도 회의자료 등 문건, 언론 보도를 담은 붙임 자료 등 다양하다”고 전했다. 이들 문건의 작성 시점, 업무용 메일 출력 시점 등으로 추정할 때 삼성 메모의 작성 시점이 2014년 8월경으로 보인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삼성 메모의 작성 시점이 2014년 8월이라고 추정했을 뿐 작성 시점을 밝힌 이유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메모 작성 한 달 뒤인 9월 15일 박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첫 만남을 가졌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때 둘 사이에 삼성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을 암시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개월 전 쓰러진 이건희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져 입원한 시점은 2014년 5월 10일이다. 삼성 측은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고 밝혔지만, 삼성그룹의 후계 구도를 둘러싼 논란은 당시 초미의 관심사였다. 당시 청와대도 삼성의 경영권 승계 동향을 점검했을 걸로 보인다는 게 상식적인 추론이다. 박 전 대통령 측과 이 부회장 측은 9월 만남에서 삼성그룹의 경영권과 관련된 논의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당시 짧은 만남에서 경영권 문제가 아닌 승마협회 이야기만 나눴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공개한 메모 중 ‘삼성이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 모색’이라는 내용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과 관련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성과가 지지부진했던 박 전 대통령의 ‘창조경제’ 정책은 2014년 9월 삼성이 참여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행사를 시작으로 본궤도에 오른다. 즉, 삼성 경영권 문제에 관심을 보이면서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의 도움을 청했을 것이란 얘기다. 삼성그룹 경영권과 직결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된 것은 해당 메모의 작성 추정 시점 1년여 뒤인 2015년 7월 10일이다. 다만 해당 메모에는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이라는 내용도 있다. 문제의 캐비닛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키를 쥐었던 국민연금관리공단과 관련한 자료도 다수 발견됐다. 하지만 관련 자료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재판 영향” 함구 속 해당 메모만 공개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삼성의 ‘약한 고리’를 일찌감치 염두에 뒀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 비춰 보면 해당 메모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삼성그룹 간 이해관계 성사를 입증하는 ‘스모킹 건’이 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자연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진행 중인 재판을 두고 여론전을 펼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1심 결심 공판(8월 2일)이 임박했고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일(10월 16일)도 다가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300여 건의 자료 중 청와대가 전체 내용과 작성 추정 시점을 공개한 것은 이 메모가 유일하다. 청와대가 다른 자료에 대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삼성그룹 관련 내용이 없는)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자필 메모도 공개했고, 메모는 대통령기록물이 아니기 때문에 밝힌 것”이라며 “작성 시점도 추정일 뿐 나머지는 특검의 몫이고, 우리 손을 떠난 문제”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김지현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죄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7시간 넘게 증언한 내용과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재판에서 자신이 경제개혁연대 소장이던 시절 “주요 기업 그룹과 대화 채널을 갖게 되었고 문제제기 횟수가 줄어들었다. 비공개로 해결돼서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거의 유일한 예외가 삼성과 한화라고 할 수 있다”며 자신이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이유에 대해 “삼성과는 대화 채널이 유지되지 않아서다”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아무리 기업 경영활동을 감시하는 시민단체라지만 관여의 적정성을 넘어섰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먼저 대다수 기업과 비공개 대화 채널을 유지했다는 점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미공개 정보를 외부인과 상의한 것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이를 당연하다는 듯 해왔다고 증언한 김 위원장의 현실 인식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삼성, 한화와 대화 채널이 유지되지 않아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증언도 같은 맥락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평가다. A그룹 관계자는 “현직 공정위원장이 삼성·한화에 ‘진작 나한테 잘했어야지’라고 압박하는 것처럼 들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이날 재판에서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등이 삼성 내 자신의 대화 파트너였다고 말해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은 김 전 사장과의 대화 내용을 낱낱이 공개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김 위원장이 삼성과의 대화 채널이 없었다고 증언한 것은 교수 시절 이 부회장과 같은 총수급이 아니면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던 게 아니겠느냐는 촌평이 나오고 있다. 이날 재판을 지켜본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증언 상당수가 정확한 사실관계가 아닌 교수 및 시민단체 소장으로서 당시 자신의 의견이었다”며 “유무죄를 가리는 재판에서 개인적 판단을 쏟아낸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올해 말 예정대로 ‘섀도보팅(Shadow Voting)’이 폐지되면 국내 상장사 3분의 1이 주주총회를 못 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섀도보팅은 주총에 불참하는 주주 의결권을 한국예탁결제원이 대신 행사하는 제도다. 16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정기 주총에서 섀도보팅을 신청한 회사는 전체 상장사 중 33.3%”라며 “섀도보팅이 폐지될 경우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주총을 열 수 없는 회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주총 참여율이 평균 1.88%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해 의사정족수를 없애서 섀도보팅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독일 스위스 등은 주주가 1명만 있어도 주총을 열 수 있지만, 한국은 발행 주식 총수의 25%만큼의 주주가 참석해야 한다. 한국에만 있는 감사(위원) 선임 시 주주 의결권 제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감사(위원)를 선임할 때에는 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므로 외부 주주를 많이 끌어와야 주총 안건을 논의할 수 있어 섀도보팅이 많이 활용됐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내년부터 당장 주총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회사들을 위해 섀도보팅을 3년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 ‘더 프레임’ TV가 세계 최대 경매회사인 소더비 경매장에 등장해 화제다. 소더비는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경매 행사에 더 프레임 TV를 전시하고, 그 화면을 통해 경매 예정 예술품들을 소개했다. 소더비는 더 프레임을 전시관과 VIP 라운지에 6개월 동안 상시 전시하기로 했다. 액자 모양으로 디자인된 더 프레임은 주변 조도에 따라 밝기와 색상을 조절하고 캔버스 질감까지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 특징이다. 소더비의 디지털 마케팅 책임자인 데이비드 굿맨은 “더 프레임은 기능과 디자인이 조화된 디스플레이로 세계적 수준의 예술 작품을 경험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이번 경매 전시 디스플레이로 더 프레임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더 프레임은 여러 종류의 현대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소더비의 현대 리빙전에도 전시될 예정이다. 더 프레임은 출시 한 달 만에 영국 사치 갤러리와 오스트리아 알베르티나 미술관, 국제보도 사진그룹인 ‘매그넘’ 등 글로벌 10여 개 갤러리, 미술관, 사진 전문가 그룹 등과 제휴를 맺으며 예술 작품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는 ‘세리프 TV’를 미국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뉴욕현대미술관(MoMA) 스토어에 공식 론칭하는 등 예술계와의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삼성 스마트TV 사용자면 누구나 이날부터 소더비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소더비 전체 경매 카탈로그를 볼 수 있다. 아울러 소더비 제휴 박물관 50여 곳에서 제공하는 소더비 뮤지엄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고 ‘경매 스트림(Auction Streams)’ 서비스를 통해 뉴욕 런던 제네바 홍콩 등 4곳에서 진행되는 소더비 경매를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청와대가 공개한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문건과 메모가 국정 농단 사건 재판과 검찰의 추가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청와대가 14일 문건과 메모의 주요 내용을 공개한 뒤 사본을 만들어 특검에 넘긴 목적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 재판의 증거로 활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들 문건과 메모가 재판에서 증거로 채택되려면 누가, 언제, 어떤 경위로 작성했는지 확인하는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특검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넘겨받은 기록을 검토해 수사할 부분이 있으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재판 공소유지를 하는 특검은 수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기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문건과 메모의 작성 시점이 2013년 3월부터 2015년 6월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그 기간에 민정수석을 지낸 우병우 전 민정수석(50)을 비롯해 이중희(50·현 의정부지검 차장검사), 권정훈 전 민정비서관(48·현 법무부 인권국장) 등 당시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을 일일이 조사해야 한다. 우 전 수석의 전임 김영한 전 민정수석은 지난해 별세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새로운 증거들을 마냥 반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재용 부회장의 1심 결심 공판은 다음 달 2일로 예정돼 있고 구속만기는 같은 달 27일이다. 또 박 전 대통령의 1심 구속만기도 10월 16일로 3개월밖에 남지 않아 재판 일정이 빠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청와대의 문건과 메모 공개 및 전달이 재판에서 유죄를 받아내라는 ‘공개 압박’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지원 방안이 담긴 메모는 작성 시기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수사 결과 청와대가 밝힌 대로 2015년 6월 이전 해당 메모가 작성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이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하기 이전이다. 줄곧 삼성 지원 혐의를 부인해온 박 전 대통령에게는 불리한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 청와대의 문건과 메모 공개에 대해 삼성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 중인데 해석이 명확하지도 않은 자료를 공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사실상 재판부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허동준 hungry@donga.com·김지현 기자}
LG전자 액정표시장치(LCD) TV 화면에 하얀 점이 생기는 불량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피해자들이 모여 만든 온라인 카페는 개설 5일 만인 12일 회원 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 국내에 이은 해외 피해 사례도 나왔다. 문제의 하얀 점은 LCD 패널 뒤에서 화면을 밝게 해주는 유기발광다이오드(LED) 앞면의 확산렌즈가 떨어져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는 TV 가격을 낮추기 위해 2014년 1월부터 LED 개수를 줄이는 대신 LED 앞면에 빛을 고르게 퍼뜨려 주는 확산렌즈를 활용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제조 공정상의 접착 문제로 확산렌즈가 떨어진 자리에서 동그란 흰 빛이 새어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기간에 관계없는 무상 수리를 약속했다. 이날까지 카페에 올라온 불량 신고 건수만 1600건이 넘었다. 씨넷 등 정보기술(IT) 전문 사이트에는 “LG전자 TV에 갑자기 흰 점이 생겼다”며 이유를 묻는 질문글이 올라오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정확히 불량 규모를 아직 파악할 수는 없지만 소비자 불만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미국 투자회사 앨런앤드컴퍼니가 매년 여는 ‘선밸리 콘퍼런스’가 11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아이다호주의 휴양지 선밸리에서 열린다. 선밸리 콘퍼런스에 초청받는 유일한 한국 기업인이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불참하게 됐다. 10일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을 비롯해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주요 인물이 대거 참석한다. 1983년 시작된 선밸리 콘퍼런스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다. 세계 최고 거물들이 며칠간 한자리에 모여 미래 사업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면서 굵직굵직한 계약이 이뤄지기도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업계 거물들의 전용기가 선밸리로 향하고 있다”며 “올해도 선밸리에서 대형 인수합병 계약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3월 중국 보아오포럼에도 불참한 데 이어 선밸리에도 참석하지 못하면서 삼성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크게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시장으로 손꼽히는 미얀마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부터 미얀마 제1도시 양곤에서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를 운영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제품 서비스와 체험, 판매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 센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월 1500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인구 5600만 명의 미얀마는 지난해 신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인 개혁과 개방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이 기대되면서 시장성도 커졌다. 또 삼성전자는 미얀마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삼성 퀴즈쇼’를 통해 미래 인재 발굴에도 나섰다. 지난달 30일 미얀마 방송사 MNTV를 통해 첫 회가 방송됐다. 최종 우승팀에는 상금 1만 달러와 한국 대학으로의 연수 기회를 준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 ‘갤럭시S8’ 시리즈가 미국 얼리 어답터들이 꼽은 ‘가장 훌륭한 스마트폰(Highest Rated Smartphone)’으로 선정됐다. 갤럭시S8 시리즈는 미국 소비자 전문지 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사용자 리뷰 평가에서 갤럭시S8은 시중 스마트폰 중 가장 높은 4.57점(5점 만점)을 얻었다. SA는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아마존, AT&T, 버라이즌 등 미국 내 주요 스마트폰 판매 사이트에 첫 40일간 올라오는 소비자 리뷰로 평점을 매긴다. 갤럭시S8의 경우 사용자 리뷰 1500여 건이 분석 대상이 됐다. 여러 기능 중에서도 카메라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8은 전면 800만, 후면 12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SA는 “흥미롭게도 카메라에 대해서 비판적인 평가가 전혀 없었다”고 분석했다.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한 18.5 대 9 비율의 디스플레이 기술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서 처음 선보인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아직 애플 ‘시리’ 등과 비교했을 때 인지도가 낮아 활용도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SA는 리뷰 중 4% 정도만이 빅스비를 언급했고 내용 역시 다소 부정적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해 단종된 갤럭시 노트7의 부품을 재활용해 만든 ‘갤럭시 노트FE(팬 에디션)’는 국내에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신제품인 갤럭시S8 시리즈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7일 국내 이동통신 3사 등을 통해 출시된 갤FE는 전작인 갤럭시 노트7과 주요 스펙이 동일하지만 가격은 29만 원가량 저렴하다. 갤럭시 노트FE는 출시 직후 블랙 오닉스와 블루 코럴 색상 중심으로 품절되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FE는 노트 기능을 좋아하는 팬들을 위해 40만 대 한정으로 내놓은 제품이라,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추가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LG전자가 프리미엄 냉장고에 탑재하던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를 연말까지 냉장고 전 모델로 확대 적용한다고 9일 밝혔다. 냉장고는 컴프레서가 냉매를 압축하고 순환시켜 온도를 낮춰주는 원리로 작동한다.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는 일반 컴프레서보다 에너지 효율이 30% 이상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또 소음이 적다고 LG전자는 설명한다. 동력 전달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도 거의 없다. 모터는 직선운동을 하기 때문에 일반 컴프레서의 경우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일부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LG전자는 가전업계에서 유일하게 냉장고에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를 적용하고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4∼6월)에 벌어들인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 14조 원은 3분의 2가량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DS) 부문에서 나왔다. 삼성전자는 DS 부문에서만 9조 원이 넘는 이익을 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지난 분기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 가까운 액수를 DS 사업만으로 벌어들인 것이다. 전자업계에선 삼성전자가 2010년 초반부터 버는 족족 투자해 온 결과가 최근의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맞물려 대박을 터뜨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D램 업계 ‘치킨게임’이 끝난 2012년 전후로 글로벌 플레이어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매년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2013년 18조1100억 원이던 부품 관련 시설투자 액수는 2015년 19조450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처음으로 20조 원을 넘겼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을 겪은 해에도 전체 시설 투자는 조금 줄이더라도 부품 사업에 대한 투자액만은 꾸준히 늘려왔다”고 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2013년 세계 최초로 V낸드 양산을 시작했고, 지난해 4월에는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D램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에는 세계 최초의 10나노 공정 기술을 앞세워 미국 퀄컴의 차세대 모바일 AP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도 따냈다. 당분간은 반도체 업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는 하반기(7∼12월)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마냥 ‘잔칫집’ 분위기로 있을 상황은 아니다. 우선 3년 후를 기점으로 반도체 업계 수요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0년 4715억 달러로 최고점을 찍고 2021년 4598억 달러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을 중심으로 경쟁사들도 계속 증산에 나서고 있어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엄살떠는 게 결코 아니다. 2013년 이후 경험했던 ‘L자형’ 침체를 다시 겪지 않으려면 앞으로 5년 뒤 회사를 이끌어갈 새로운 기술 투자가 당장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3분기 ‘갤럭시S4’의 대성공에 힘입어 10조1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들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대 시대가 이어질 줄 알았지만, 이듬해 1월 곧바로 ‘삼성전자 쇼크’로 불린 위기를 맞았다. 프리미엄 모바일 시장이 주춤하고 중국산 보급형 제품이 빠르게 늘면서다. 불과 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이 6% 넘게 빠졌고 이후 2년 내내 실적은 바닥을 찍었다. 2014년 2분기 7조 원 초반대로 떨어진 영업이익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그해 3분기 4조600억 원까지 떨어졌다. 1년 새 영업이익이 반 토막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 위기론’이 확산되자 이건희 회장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신년사를 외부에 공개했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에 대한 강한 질책이 담겨 있었다. 내부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삼성전자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전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한 결의대회도 열었다. 이 회장은 “모든 구조와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 한계를 돌파하자”며 ‘마하경영’을 새로운 경영 화두로 내세웠다.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근무했던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항공모함같이 거대한 조직이라 한번 가라앉기 시작하면 그 속도가 걷잡을 수 없다”며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위기관리가 필요했던 이유”라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도 리더십 부재로 인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품 사업 호황이 끝나면 삼성전자도 다시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며 “주력사업에 대한 중장기적 투자와 새로운 미래 먹거리의 발굴과 선제 투자, 그리고 이를 위한 전략적인 인수합병(M&A)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영화관에서 가장 실망스러울 때가 ‘예고편만 화려했네’라는 생각이 들 때다. 4일과 5일부터 6일 오전 1시경까지 연이어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이 그랬다. 최근 3개월에 걸쳐 40번 가까이 열린 이 부회장의 공판 중 하이라이트로 꼽힐 만했다. 4일 공판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증인 출석을 거부한 상태에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안종범 수첩’ 실물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서울중앙지법 서관 510호 소법정에는 이전 재판보다 4배 많은 방청객과 취재진이 몰렸다. 좌석은 꽉 찼고 서 있을 공간조차 모자라 재판정 문을 닫지 못할 정도였다. 이날 공개된 안 전 수석의 얇은 수첩 63권은 올 초부터 특검이 박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 수수 혐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라고 주장해 온 것이다. 4일 안 전 수석 증인신문 직전까지 특검 측은 “수첩의 신빙성은 오늘 신문 과정에서 확인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독대 당시 대화 내용을 입증하는 데 이 수첩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법정에서 베일을 벗은 수첩 내용은 특검의 예고에 턱없이 못 미쳤다. 안 전 수석이 일주일에 한 권씩 썼다는 수첩에는 주로 박 전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급하게 받아 적은 단어들이 나열돼 있었다. 대화 형태의 문장이 아니라서 정작 수첩 주인조차 그 의미에 대해 “모르겠다”거나 “그냥 (대통령이) 말씀하신 걸 기재한 것”이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2016년 6월 12일자 수첩에 ‘은산분리’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는 특검 측 설명에 안 전 수석은 웃으며 “저보다 잘 보시는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수첩 속 단어들이 누가 누구에게 한 말인지 불분명한 점도 문제였다. 뇌물죄는 대가성 입증이 핵심이기 때문에 ‘혜택’으로 간주할 수 있는 단어를 누가 언급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예컨대 지난해 2월 15일 수첩에는 ‘금융지주회사’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가 “금융지주 이야기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누가 말한 것인지는 모른다는 것입니까”라고 묻자 안 전 수석은 “그렇습니다. 이런 내용의 대화가 있었다는 것만 (대통령이) 불러주셨습니다”라고 답했다. 또 안 전 수석은 5일 공판에서 삼성 측 변호인에게서 “박 전 대통령이 삼성 승계 작업을 모니터링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내 기억엔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4월 7일 시작된 이 부회장 재판은 오늘로 딱 3개월을 맞는다.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재판에 대해 요즘 많은 사람이 “정권이 바뀐 게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이런 의혹을 불식시키는 게 예고편만 못했던 영화 본편의 그나마 의미 있는 엔딩일 것이다.김지현·산업부 jhk85@donga.com}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신규 투자에 못 나서던 삼성전자가 4일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경기 평택 반도체 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2021년까지 기존 투자 금액 15조6000억 원을 포함해 30조 원을 투자해 증설한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평택뿐 아니라 경기 화성사업장에 6조 원을 투자하고 중국 시안(西安) 공장에도 반도체 라인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1조 원 안팎을 들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규 단지 인프라를 건설할 계획이다. 최근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에 향후 4년간 총 37조 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이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163조 원,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44만 개 수준일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이번 발표는 더 이상 투자 적기를 놓칠 수 없다는 이 부회장의 옥중 결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가 향후 4년간 평택 반도체 라인 등에 총 37조 원을 투자하기로 발표함에 따라 재계 전체로 투자 훈풍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이번 발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기업이 내놓은 사실상 첫 국내 투자 계획이다. 최근 정부가 일자리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 효과로 반도체 산업 관련 양질의 일자리 44만 개가 새로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잔뜩 움츠렸던 국내 투자 분위기가 되살아날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 이후 반도체 증설 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채 발표를 계속 늦춰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주요 고객사를 안심시키고 향후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 증설 계획 발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대용량 최첨단 제품 출시가 늘면서 주요 기업마다 반도체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로 인해 D램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40% 이상 오른 가운데 3분기(7∼9월) D램 평균 판매 단가는 2분기(4∼6월)보다 5%가량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확대될 사물인터넷(IoT) 및 데이터센터, 인공지능(AI), 오토모티브 등 4차 산업혁명 시장과 관련한 반도체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3733억5500만 달러(약 429조 원) 규모였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1년 4598억5700만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장 흐름이 빠르게 바뀌는 정보기술(IT) 업계 특성상 적기 투자가 미래의 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더 이상 투자 결정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른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 자격으로 이번 투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평택 1라인은 올해 3분기 1만5000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 4분기(10∼12월)에는 분기당 생산능력을 19만5000장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평택 증설 투자가 이뤄지면 생산 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중국 시안 공장이 분기당 10만 장을 생산하는 점을 감안하면 평택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평택뿐 아니라 화성사업장에도 6조 원을 들여 첨단 인프라에 최적화된 신규 라인을 확보해 미래 반도체 시장을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2014년 완공해 현재 100% 가동 중인 중국 시안 반도체 라인도 추가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추가 라인 건설로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경기 기흥 화성 평택과 충남 아산에 이르는 첨단 부품 클러스터 구축으로 이어진다. 국내 장비 및 소재 산업과의 동반 성장은 물론이고 후방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2021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관련 일자리만 44만 개에 이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업체들도 나란히 투자를 늘리면 연구개발(R&D) 및 서비스 등 고급 기술인력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반도체 부문에서 7조 원 안팎의 최고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3년 3분기에 올린 역대 최대 실적 10조1600억 원보다 3조 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반도체 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가 지난 24년간 반도체 업계 매출 1위였던 인텔을 꺾고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사업부장이 되고 나서 큰 경영손실을 회사에 끼쳤습니다. 이 사태를 절대 코스트(cost·비용)가 아닌 인베스트먼트(investment·투자)로 승화시켜야겠다고 가슴속 깊이 느꼈습니다. 큰 금액을 잃었다고 생각 안하고, 빠른 시간 안에 상환하겠습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에 대해 통렬한 자기반성을 했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S8’ 신제품 발표회를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였다. 1월 23일 갤럭시 노트7 발화 원인을 직접 발표한 뒤 처음 공식석상에 나타나 밝힌 심경이다. 고 사장은 지난해 10월 단종 사태 이후 3개월간 매일 아침 수원사업장에서 대책 회의를 주재해 왔다. 하루도 쉰 날이 없었다. 토요일에는 구미사업장으로 가 생산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가슴 아프고 힘든 시기”였다. 고 사장은 “처음엔 분노가 끓어올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일주일, 열흘이 지나면서 그동안 직접 챙기지 않았던 배터리 공정을 깊숙이 들여다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뭘 잘못해 왔는지 확인했고, 내가 직접 수습했기 때문에 이제는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발화 원인을 찾기 위해 20만 대 이상의 스마트폰, 5만 개 이상의 배터리를 테스트했다. 시장 불신을 우려해 제3의 평가기관에도 조사를 맡겼다. 고 사장은 “주요 거래선들에 모든 조사 과정을 공개하고 설명해 신뢰도를 회복했다”고 했다. 한 달 전에는 부사장급이 총괄하는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조직도 신설했다. 이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벌어진 리콜 사태와 대응 과정 등을 분석해 대형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원칙을 세운다. 고 사장은 “전 세계 무선사업부 임직원만 14만 명이라 감추는 건 불가능하다. 사내외에 모든 걸 투명하게 알리고 잘못한 부분은 책임지겠다는 사명감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개월간 이어져 온 절체절명의 위기의식 속에 태어난 제품이 갤럭시S8, 갤럭시S8플러스다. 사활을 걸고 만든 제품인 만큼 애정도 커 보였다. 고 사장은 “외부 평가가 어떻든 최선을 다했다. 시장에서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갤럭시S7은 전면의 전체 면적 중 74%가 디스플레이였다. 갤럭시S8은 베젤을 깎아내 이 비중을 83% 이상으로 높였다. 그는 “화면을 8∼9% 더 제공한다는 것은 멀티미디어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겐 엄청난 가치”라고 강조했다. 갤럭시S8에 탑재되는 첫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에 대해서는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빅스비에는 많이 쓰면 쓸수록 사용자에게 최적화되도록 하는 딥러닝 기술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시작 단계지만 오래전부터 꿈꿔 온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제대로 상용화되려면 지금부터 한 달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빅스비 론칭을 어느 시점에 할 것인지 마지막 고민 중이라는 얘기다. 갤럭시S8은 다음 달 21일 한국 미국 캐나다를 시작으로 28일에는 유럽, 싱가포르, 홍콩 등 50개국에 출시된다. 5월 5일 이후 순차적으로 출시가 이어져 총 120개국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인한 기업 인수합병(M&A) 및 대규모 투자 지연에 대해서는 지나친 우려의 목소리를 경계했다. 고 사장은 “M&A는 늘 빠른 스피드로 진행해 왔고 지금도 크고 작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깥에서 우려하는 것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혁신에 필요한 행동은 멈출 수 없고 멈춰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뉴욕=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