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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이문영 고려대 명예교수(사진)가 16일 오후 6시 별세했다. 향년 87세. 고인은 YH사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등으로 고려대 교수직을 세 차례 해직당하고, 역시 세 번에 걸쳐 4년 6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1992년 고려대 명예교수로 은퇴한 뒤 경기대 대학원장,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아태재단) 이사장, 함석헌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이선표(경기대 교수), 딸 현아 선아 씨, 며느리 김성은 씨, 사위 이영석(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전무이사) 장이권 씨(이화여대 교수)가 있다. 빈소는 고려대안암병원, 발인은 20일 오전 10시. 02-923-4442}

초등학교 5학년. 처음에 누가, 왜 그랬는지는 기억조차 안 난다. 부모님 일로 전학을 갔고, 그 얼마 뒤 시작됐단 것만 어렴풋이 떠오른다. 심하게 맞진 않았다. 그냥 아이들은 “왜 사냐”며 빈정거렸다. 처음엔 내가 새로 전학을 와서 그런 건가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새 그 몇몇은 우리 반 아이들로, 반 아이들은 전교생이 됐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난 이렇게 불렸다. ‘찐따’라고. 중학교 1학년. 일부러 집에서 멀리 떨어진 여자중학교에 지원했다.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나기 싫어서. 그런데 미선이(가명)가 이 학교에 왔다. 초등학교 동창 중 한 명. 미선이가 몇몇 친구에게 나를 가리키며 쑥덕거리는 모습을 봤다. 불안했다. 아니나 다를까. 한 달도 되지 않아 내겐 ‘초등학교 때 왕따’라는 이름표가 붙었다. 이유 없는 괴롭힘은 같았지만 ‘나쁜 말’ 수위는 훨씬 잔인해졌다. 이름이 없어지고 이렇게 불렸다. ‘더러운 년’ ‘창녀’ ‘걸레’라고. 중학교 2학년. 시도 때도 없이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아이들 입을 보기 무서웠다. 그들은 미술 시간에 내가 그린 그림을 찢으며 욕을 했다. 시험 기간엔 내 책상에 빨간 글씨가 쓰여 있었다. ‘죽어라’라는. 스마트폰을 쓰고 나선 집에서도 무서웠다. 페이스북과 단체 카카오톡 등을 통해 집단 공격이 시작됐다.○ 여학생 나쁜 말… 길어지고 잔인하고 독해져 현재 중학교 3학년인 서영이(가명·16) 얘기다. 이미 5년째 따돌림에 시달리는 서영이에게 물었다. 뭐가 가장 힘든지. 집단구타? 아니었다. 이렇게 오래 괴롭힘을 당했지만 대체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조차 아직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또 ‘구타’보다 ‘말’이 더 무섭다고 했다. 특히 자신의 마음을 왜곡하는 말이 심한 욕설보다 아프다고 했다. “가만히 있어도 아이들은 저를 ‘관심종자’(관심을 받기 위해 안달 난 사람을 표현하는 은어)라 불러요. 이 말을 들으면 누가 내 가슴을 쥐어짜는 것같이 아파요.” 여학생들의 나쁜 말이 위험한 수준이다. 특히 초등학생 및 중학생 수준 여학생들의 언어폭력은 방치해선 안 될 지점에까지 이르렀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취재진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남녀 중학생을 30명씩 만나 물어봤다. ‘성적으로 비하하는 말이나 욕설을 자주 하느냐’고 물었더니 여학생이 21명(70%)으로 11명(37%)인 남학생보다 월등히 많았다. 김경민 군(15)은 “여자애들의 말 가운데 절반은 욕설”이라며 “게다가 한번 말싸움이 붙으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따져서 남자들이 절대 못 이긴다”고 했다. 가해 여학생들의 언어폭력이 길어지고 잔인하고 독해지면서 당하는 피해 여학생들의 아픔 역시 커졌다.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 학생 가운데 ‘힘들었다’고 답한 비율은 여학생(81.4%)이 남학생(65%)보다 크게 높았다. 실제 취재진의 조사에서도 여중생 28명(93%)이 심한 욕설을 들으면 그날 밤에도 생각날 것 같다고 했다. 남학생은 19명(63%). ○ 성적인 욕설은 구타보다 더 폭력적 여학생들의 언어폭력은 대체로 다수가 개인에게 집단 공격을 가한다는 점에서 더 무섭다. 2012년 8월 서울 송파구에 사는 강모 양(16)은 아파트 11층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강 양이 삶을 포기한 이유는 언어폭력. 가족에 따르면 약 두 달 전부터 친구 16명으로부터 집단 언어폭력을 당했다. 강 양의 아버지는 “오전 1시에도 친구들이 그룹 채팅방에 우리 딸을 초대해 1분에 50여 건의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면서 흐느꼈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애플리케이션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한 ‘사이버 왕따’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집단 언어폭력이 더 정교해졌다는 의미다. 여중생 이모 양(13)은 “여자애들은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그러다 보니 단톡(단체 카톡)방에서 누구 하나를 타깃으로 정해 밤낮 가리지 않고 말로 ‘조지는’ 게 하나의 문화가 됐다”고 했다. 2007년 ‘교육심리연구’에 수록된 ‘학교폭력의 발생 과정에 대한 남녀 차이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동안 서울시내 학교폭력 전문 상담기관 두 곳의 전화 및 사이버 상담사례 473건을 분석한 결과 여학생의 경우 언어폭력의 이유로 우정 관계 단절을 가장 많이 꼽았다. 송현주 연세대 교수(심리학과)는 “많은 남학생은 장난스럽게 언어폭력을 시작한다. 이와 달리 여학생들은 관계 단절로 인한 험담이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복잡한 감정까지 얽혀 상대적으로 수위가 높은 성적인 욕설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성적인 욕설에 노출된 여학생은 치명적인 상처를 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재헌 강북삼성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사춘기 전후 여학생들에게 성은 가장 비밀스러운 키워드”라며 “이에 대한 모욕은 남학생 사이 심한 구타의 수준을 뛰어넘는 폭력성을 가진다”고 말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곽도영 기자팀장=하종대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동아일보 편집국 이광표 부장(정책사회부) 홍석민(산업부) 하임숙(경제부) 정위용(국제부) 서정보(사회부) 김희균(정책사회부) 황준하 차장(편집부) 최창봉(정치부) 이진석(산업부) 곽도영(사회부) 신진우(정책사회부) 우정렬(문화부) 권기령 기자(뉴스디자인팀) 김아연 매니저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조성하 김화성 계수미 박경모 윤양섭 김창혁 김상철 전문기자채널A 김민지 황순욱(사회부) 황형준(정치부) 안건우 기자(국제부)}

회원 수만 4만2000여 명. 인정받으려는 자와 평가하는 자들 사이의 긴장감은 24시간 내내 팽팽했다. ‘단톡(단체 카카오톡) 친구 모집한다’는 글은 하루에만 200개 이상 올라왔다. 여기엔 ‘얼평(얼굴 평가) 부탁’이란 글도 많았다. 사진을 올린 사람의 90% 이상은 10대 여학생들. 이들은 화장을 하고 컬러 렌즈를 끼는 등 한껏 꾸미고 멋을 부린 사진들을 올린 뒤 평가 댓글을 기다렸다. 평가는 적나라했다. 예쁜 외모의 사진에는 “개쩌네(대단하네)” “누군지 모르지만 예쁘세연” “개좋다 딱좋다” 등의 글이 달렸다. 반면에 날이 바짝 선 댓글은 훨씬 더 많았다. “오크 ㄲㅈ(괴물 꺼져)” “면상 치워라” 등 읽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말들이 꼬리를 물었다. 그나마 “못생겼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예쁜 얼굴은 아니네요” 등의 글은 점잖은 편. ‘친구 만들기’란 타이틀을 내건 포털의 한 카페 모습이다. 요즘 10대들에게 얼굴은 곧 힘이자 신분이다. 여중생 임모 양(13)은 “얼굴만 예쁘거나 잘생기면 싸움을 못해도, 공부를 못해도 상관없다. 바로 일진 노릇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A초등학교의 이모 양(10)은 지난해 3월부터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시작은 ‘얼짱’으로 불리던 한 친구가 이 양에게 “못생겼다”면서 ‘FT’란 별명을 붙이고서부터. FT는 얼굴을 뜻하는 페이스(face)와 테러(terror)의 첫 글자만 따서 결합한 말. 이때부터 이 양의 악몽이 시작됐다. 얼짱이 붙인 별명은 곧 진리가 됐다. 다른 친구들까지 같은 별명으로 부르며 이 양을 따돌렸다. 하루는 한 친구가 이 양의 휴대전화를 빌린 뒤 그 안에 저장돼 있던 사진을 단체 메시지로 다른 친구들에게 전송했다. 이때부터 친구들은 이 양을 ‘변태’라는 별명으로도 불렀다. 이 양은 지금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 체중이 8kg이나 빠졌다. 환청에도 시달린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언어폭력을 하는 주체는 공격하고 싶은 상대의 자존감을 가장 크게 상처 입힐 수 있는 방편을 고르게 된다”면서 “요즘 여학생들의 경우 얼굴이 1순위이기에 외모를 비하하는 나쁜 말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도영 now@donga.com·신진우 기자팀장=하종대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동아일보 편집국 이광표 부장(정책사회부) 홍석민(산업부) 하임숙(경제부) 정위용(국제부) 서정보(사회부) 김희균(정책사회부) 황준하 차장(편집부) 최창봉(정치부) 이진석(산업부) 곽도영(사회부) 신진우(정책사회부) 우정렬(문화부) 권기령 기자(뉴스디자인팀) 김아연 매니저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조성하 김화성 계수미 박경모 윤양섭 김창혁 김상철 전문기자채널A 김민지 황순욱(사회부) 황형준(정치부) 안건우 기자(국제부)연중기획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에 소개할 다양한 사연을 받습니다. 나쁜 말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문제들, 나쁜 말을 없애기 위한 노력, 좋은 말을 쓰는 가정이나 학교, 좋은 말을 쓰면서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 등 어떤 소재라도 좋습니다. foryou@donga.com으로 보내주세요.}
한국대학홍보협의회가 ‘2014년도 한국대학홍보협의회 동계세미나’를 15∼17일 전남 여수시 엠블호텔에서 개최한다. 세미나에선 110여 개 회원 대학이 참가해 글로벌대학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해외 홍보의 필요성을 논의한다.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교수가 특강을 하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학진흥원이 ‘6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를 공개 모집한다.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는 조손(祖孫) 간 이해와 소통을 가능케 했던 할머니들의 가정적인 무릎교육을 현대적으로 부활시키려는 프로젝트. 유아들의 인성을 함양하고 어르신들에겐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발족됐다. 6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는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700여 명을 선발한다. 선발된 할머니들은 6개월 동안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내년부터 거주 지역 인근의 유아교육기관에서 활동한다. 1회 활동 때마다 활동보상비로 3만5000원을 지급받는다. 고정적인 일자리가 없는 여성 어르신(1944∼1958년생)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 1월 14일∼2월 21일 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할머니사업단으로 지원서를 접수시키면 된다. 한국국학진흥원 홈페이지(www.koreastudy.or.kr) 참조. 자세한 사항은 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할머니사업단(080-751-0700)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국민대가 ‘국민대 총장 창업자문위원회’를 8일 출범시켰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 고영하 엔젤투자클럽 회장 등 국내 창업 관련 대표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창업자문위는 9일 첫 회의를 열고 청년창업 장려 방안을 모색한다. 또 창업자문위는 국민대의 창업 관련 각종 교육프로그램 개발, 시설 운영 등 학교 운영 전반에 걸친 심도 있는 자문도 진행할 계획이다.}

“학교 안 가? 넌 애가 왜 그렇게 게을러 터졌니?” 늦잠을 잤다. 엄마의 날선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다. 어제 밤늦게까지 친구와 휴대전화 메신저로 수다를 떤 탓이다. ‘어차피 지각인걸 뭐’ 하는 생각에 몸은 이불 속을 파고든다. “너 때문에 못 산다, 못 살아. 안 일어나?” 이불을 엄마에게 통째로 뺏긴 뒤에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방 꼴이 이게 뭐냐? 돼지우리도 여기보다는 낫겠다.” 식전 댓바람부터 한소리 지대로(제대로) 들었더니 짜증이 작렬이다. 미국 피츠버그대와 미시간대 연구진이 13, 14세 자녀를 둔 가정 976곳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자녀에게 가혹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부모가 엄마는 45%, 아빠는 42%에 달했다. 장경희 한양대 교수(국어교육)의 ‘청소년 언어실태 언어의식 전국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은 부모의 언어폭력 등으로 인한 가정 내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비속어 사용 빈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침도 거른 채 겨우 고양이 세수만 하고 아빠를 따라 집을 나섰다. 매일 출근길에 나를 학교까지 태워주는 아빠. 출근길 러시아워에 걸리자 운전대를 잡은 아빠의 손길이 거칠다. 결국 교차로에서 좌회전 차로로 슬쩍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아빠. 하마터면 앞으로 나오던 좌회전 차량과 사고가 날 뻔했다. “○○놈아! 죽고 싶어 환장했냐?” 아빠를 노려보는 아저씨. “뭐 이 새끼야? 니가 째려보면 어쩔 건데?” 역시 목에 핏대를 세우는 아빠. 우리 아빠가 언제부터 이렇게 멋있었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김준홍 연구원의 ‘청소년의 민주시민 역량과 언어 환경이 욕설 행동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거짓말이나 속임수로 공공생활에서 호혜 규범을 위반하는 사람일수록 욕설의 정도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타인에 대한 신뢰수준이 높을수록 욕설의 정도는 줄었다. 학교 수업시간. 뒷자리에서 쑥덕대던 친구들이 여자 수학 쌤(선생님)에게 딱 걸렸다. “야! 거기 뒤에 니들. 입 닥치지 못해?” “옆에 있는 놈들은 뭐가 좋다고 실실 쪼개고 있어?” 옆자리 짝꿍이 노트에 필담을 끄적여 내게 건넨다. “수학, 쟤는 왜 아침부터 지랄이니? 재수 없어!” 양명희 동덕여대 교수(국문학)의 ‘학교생활에서의 욕설 사용 실태 및 순화대책’ 연구에 따르면 교사를 지칭할 때 ‘이름이나 과목명’을 부르는 학생이 27.7%에 달했다. ‘별명’을 부르는 경우는 15%, ‘그놈, 그 자식, 그 새끼’ 같은 욕설을 쓰는 경우가 13.1%, ‘걔’라고 하는 경우도 12.2%였다.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비율은 18.6%. 지난해 한국교총의 자체 조사에선 조사대상의 절반이 넘는 교사(57%)가 “학생들의 욕설과 비속어를 매일 듣는다”고 답했다.고대하던 점심시간. 급식을 먹고 친구들과 새로 나온 게임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같은 반 친구가 ‘안여돼(안경 쓴 여드름난 돼지)’의 구형 전화기를 갖고 ‘딴지(시비)’를 건다. “쩐다, DMB도 안 나오는 네 폰은 완전 쓰레기폰 아냐?” “자꾸 나 빡돌게(화나게) 하면, 네 얼굴에 구멍 내 버린다?” 중고교생 친구 사이의 대화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욕을 쓰는 목적에 대해 남학생은 ‘친근감을 드러내려고’, 여학생은 ‘순간적으로 기분이 상해서’라고 답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또 학생 3명 중 1명(32.6%)은 친구와 대화할 때 욕설 등 공격적 표현을 ‘거의 매번’ 쓴다고 답했다. ‘하루 한두 번’이란 대답은 32.6%.종례시간. ‘담탱이’(담임선생님)의 심기가 불편해 보인다. 우리 반 중간고사 성적이 우리 학년에서 뒤에서 세 번째라나? “반 평균 깎아 먹은 놈들, 기말 때도 요 모양이면 각오해!” “학교 끝나고 딴 길로 새는 놈들도 걸리면 사망이다!” 화난 거야 이해가 안 가는 바가 아니지만, 왜 저리도 방방 뜨는지. 누구는 뭐 시험 망치고 싶어서 못 봤냐고! 조한익 한양대 교수(교육학)는 “교사나 부모의 협박이나 비난 같은 부정적 의사소통 방식은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인 독려나 성적 향상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지적한다. 그는 “변화되었을 때의 좋은 점이 아닌 잘못을 지적하는 방식은 오히려 반항심만 키우고 의사소통의 단절을 불러온다”고 경고한다.머리를 식히려고 PC방에 왔다. 오늘따라 게임 서버가 문제인지 자꾸 게임이 끊기자 친구도 나도 열이 받았다. “○○, 이 해충서버, ○○ 느리네.” 게임 채팅창은 욕설로 도배된 지 오래. 나도 한마디 해야 이 꿀꿀함이 조금이라도 누그러질 것 같다. “저 새끼들(다른 이용자)은 왜 나만 다구리질(집단구타)이야. 맞짱 한 번 깔까?” 서버가 살아나길 기다리며 인터넷에 뜬 축구 국가대표 한일전 예고 기사를 보는데 밑에 달린 댓글이 눈길을 끈다. “일본 원숭이 새끼들, 이번엔 확실히 밟아줘야 하는데….” 양명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의 욕 습득 경로는 친구(47.7%)가 가장 많았지만, 그 다음이 인터넷(26.4%)이었다. 영화(10.2%), 형제(4.4%), 텔레비전(4.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이 영화나 텔레비전을 제치고 욕을 접하는 주요 경로로 부상했다. 학원 수업시간. 영어 단어 쪽지시험을 망쳤다. 어젯밤에 외웠어야 했는데 깜빡했다. “니들 개념을 밥 말아 먹었구나? 학원비 내는 니들 부모님이 불쌍하다.” 오후 9시 반. 학원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 앞차가 노란불에 멈추는 바람에 버스가 급정거했다. 앞 차 운전자가 여성임을 확인한 학원 버스 아저씨, 굳이 앞차 옆에 차를 붙이고 한마디 한다. “아줌마! 집에서 밥이나 하지. 괜히 차는 끌고 나와서….” 지지 않고 아줌마도 대꾸한다. “평생 학원 버스나 운전하고 살아라!”피곤한 하루였다. 거실에서 TV를 켠다. 톱스타가 총출동한 리얼리티 쇼. 까칠한 캐릭터가 매력 만점인 개그맨이 다른 출연자에게 “넌 배신 깔 놈이야”라고 독설을 날린다. 드라마 속 주인공의 대사는 “빡치니까(화가 나니까) 하는 소리죠”. 케이블 TV 영화 채널에서 나오는 조폭 영화에선 멋진 선글라스를 낀 주인공이 “어이 브라더, 이 ○같은 형만 믿으면 돼”라며 주옥같은 욕드립(욕 애드립) 실력을 뽐낸다. 한국과 독일의 청소년 영화를 2편씩 분석한 강명희 경기대 교수(독문학)의 ‘한국과 독일의 청소년 언어에 나타나는 폭력성: 청소년 영화에 나타나는 대화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한국 영화는 폭력적 표현이 368회, 독일 영화는 165회 등장해 한국 영화가 독일 영화보다 2배 이상으로 폭력적 표현이 많았다. 유형별로도 욕설(191 대 38), 위협(30 대 16), 성적 표현(43 대 21) 등 전반에 걸쳐 한국영화의 표현이 훨씬 거칠었다.오! 저 배우 멋진데? 오늘 밤엔 친구들과 카카오톡 단톡(단체대화)방에서 저 배우의 대사를 한번 써먹어 볼까? 우정렬 passion@donga.com·신진우 기자연중기획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에 소개할 다양한 사연을 받습니다. 나쁜 말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문제들, 나쁜 말을 없애기 위한 노력, 좋은 말을 쓰는 가정이나 학교, 좋은 말을 쓰면서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 등 어떤 소재라도 좋습니다. foryou@donga.com으로 보내주세요.}

사교육비 절감, 공신력 있는 대입 상담을 목적으로 8억8000만 원을 들여 개발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진로진학상담프로그램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진로진학상담프로그램은 각 지역 고교 수험생들의 내신성적과 수능점수 등 진학 자료를 모아 합격 여부를 가늠해 보도록 해주는 것. 이를 위해 각 고교는 해당 자료를 대교협으로 보내고, 대교협은 전체 고교 상황을 정리해 다시 일선학교로 보내준다. 이 프로그램은 2011년 일선 고교들이 수험생의 합격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 사교육업체에 해당 자료를 제공한 것이 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계기로 개발됐다. 당시 일선 고교들은 입시철 학생 진로 상담을 받기 위해 학생의 성적이 포함된 학교 자료를 사교육 업체에 넘겨주고 업체로부터 종합 정보를 제공받았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 초중등교육법상 교사가 직무와 관련해 수집한 정보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교육업체에 제공하면 처벌을 받게 돼 문제가 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대교협은 시도교육청마다 산재하는 여러 입시 상담프로그램을 모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학생과 학부모의 사교육 컨설팅 비용을 줄여 공교육을 활성화하고 정확한 진로진학 정보 제공을 목표로 초기 구축·개발 비용 5억 원, 2012년 1억8000만 원, 지난해에는 2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기준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학교는 자율고와 특목고를 포함한 일반고 2304곳 중 2011곳이다.○ “복잡하고 상위 학교 성적 정보 없어” 하지만 정작 교육현장에 있는 일선 교사들은 진로진학상담프로그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교사들은 프로그램 사용방법이 어렵다는 점을 첫 번째 이유로 꼽는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 점수화된 성적 정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아리 봉사활동 등 학생의 창의적 체험활동 내용이 포함된 입학사정관 전형 정보와 대학 전형, 입시요강별 점수변환기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보급 교육은 지역당 1년에 2회뿐이다. 한 번은 직접 설명하지만 다른 한 번은 인력 부족으로 자료집만 배포하는 경우도 있다. 한 회당 평균 600∼700명의 교사들이 한꺼번에 연수해 교육효과가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울 종로구 A고교의 진학교사는 “프로그램은 좋은 것 같은데 복잡해서 한 번 보여주기만 하는 것으로는 배우기 어려웠다”며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겠다는 동료 교사들도 있다”고 전했다. 상위권 대학 진학생이 많은 고교에서 자료를 보내주지 않는 점도 자료의 정확성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다. 현재 이 프로그램을 설치한 고교는 2011곳이지만 프로그램을 활용해 성적 자료를 보내고 전체 자료를 제공받는 협력 고교는 1040곳뿐이다. 협력 고교들도 사교육 업체 프로그램과 대교협 프로그램을 함께 쓰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B고교 진학교사는 “사교육 업체에서 나오는 자료들이 이미 잘되어 있기 때문에 그 자료들에 더 의존하게 된다. 대교협의 프로그램은 오랫동안 데이터를 누적해온 사교육 업체보다 합격 예측률이 떨어질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C고교 진학교사는 “사교육업체 프로그램은 옛날부터 써오던 거라 본능적으로 쓰는 거다. 실제 전년도 진학 사례를 취합한 대교협 프로그램이 신뢰도가 더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안해해 어쩔 수 없다”고 언급했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예산 이 때문에 대교협은 교육부에 프로그램 운용 인력과 예산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매년 다양한 전형에 맞는 성적 정보를 업그레이드해야 하지만 대교협 대입상담센터에 이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요원은 없다. 대교협 대입상담센터 상담직원 중 한 명씩 매년 돌아가며 상담을 병행하는 상황이다. 대교협은 “복잡한 프로그램이지만 대입상담센터 내에 제작·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인력이 없어 프로그램의 수준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장 교육을 희망하는 학교에 방문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교협은 “전국 고교 2000여 곳에 원격교육과 방문교육을 병행하는 등 소규모 교육이 가능하면 프로그램을 보다 더 빨리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는 대입제도과 시책사업금으로 매년 2억 원가량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유지관리비 수준. 인력 운용 및 보급을 위한 예산은 별도로 책정되지 않았다. 이에 교육부 해당 부서인 대입제도과 관계자는 “진로진학상담프로그램의 실제 운용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도 “현재 확정을 기다리고 있는 2014년 대입제도과 시책사업금 예산은 15억1900만 원으로 오히려 지난해(16억)보다 깎여 이 프로그램의 운용비를 늘리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신진우 기자}
■ 타임교육이 운영하는 초중고교 종합학원 하이스트가 2015학년도 영재학교 입시에 대비하는 ‘일요 수학특강’ 수강생을 모집한다. 일요 수학특강은 1월 19일(일) 개강하며, 창의수학(상·하) 특강 및 수학 심층 특강 2기로 구성된다. 창의수학 특강은 영재학교 입시 일정에 맞추어 종강하고 수학심층 특강은 2월 23일(일) 종강한다. 장소는 서울 목동 하이스트 본원. 하이스트학원 또는 상담전화(02-2654-5003)를 통해 선착순으로 수강생을 모집한다. 자세한 정보는 하이스트 홈페이지(mokdong.highest21.com) 또는 전화 02-2654-5003■ 메가스터디의 대학 편입 전문 자회사인 김영편입학원이 올해 대학 편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편입 영어·수학 온라인 진단테스트’를 무료로 제공한다. 온라인 진단테스트는 대학 편입 준비생들이 자신의 객관적 수준을 확인하고 최적화된 학습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테스트는 편입영어 25문항, 편입수학 20문항으로 구성. 테스트 직후에는 시험 결과 및 해설지도를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31일까지 김영편입 사이트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1661-7022■ 비상교육의 신개념 수능 사이트인 공부엔진(www.gongbunjin.com)이 새해를 맞아 수능 영어문법 강좌 특별 수강생 1만 명을 선착순 모집하는 ‘2014 해피뉴이어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한 수강생들에겐 수능핵심문법 프로그램인 ‘그래머 인사이트’를 85% 할인가인 1만 원에 제공한다. 수강 기간 60일 내에 수강을 완료한 수강생들에겐 수강료를 포인트로 100% 환급해준다. 이번 이벤트는 2월 10일까지 진행된다. 문의는 공부엔진 홈페이지(www.gongbunjin.com) 또는 전화 1566-7378}
2015학년도 외국어고·국제고 입시부터 중학교 2학년 영어 내신 성적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반영된다. 또 자기소개서에 토익·토플, 교내·외 경시대회 입상 실적 등을 기재하면 면접 점수가 0점으로 처리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2015학년도 외고·국제고·자사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을 7일 발표했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5학년도부터 외고·국제고의 1단계 학생선발 방식 가운데 중2의 영어 내신 성적 산출은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로 바뀐다. 3학년 영어 성적은 종전과 같이 상대평가인 ‘석차 9등급제’가 반영된다. 지금까진 1단계에서 2, 3학년 모두 석차 9등급제가 적용됐다. 석차 9등급제에선 학생들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4% 이하는 1등급, 상위 4% 초과 11% 이하는 2등급 등으로 9등급까지 세분화한다. 반면 성취평가제는 학기당 성적이 90점 이상이면 A등급, 80점 이상이면 B등급을 받는 식으로 5등급으로 나눈다. 교육부 박성민 학교정책과장은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본인의 끼와 적성을 찾을 시간을 주기 위해 절대평가로 바꿨다”고 했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입시에서 추진 중인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와 연계하기 위해 마련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교육부는 중2 영어 성적의 성취평가제 반영은 2017학년도까지 우선 진행하고, 2018학년도 이후와 관련해선 내년 대입에서의 성취평가제 적용 여부와 함께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육부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학생 부담이 가중되고, 사교육을 더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중3은 그대로 상대평가로 보는 한 입시 부담이 크게 달라질 게 없다. 오히려 중3 한 해 성적만으로 외고 입시가 좌우돼 학생들의 심리적인 압박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도 “중3 성적만 반영하면 그 전에 선행학습은 지금보다 극심해질 것”이라며 “사교육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번 개선방안에서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자기개발계획서 명칭은 자기소개서로 변경했다. 또 자기소개서 분량도 1500자 이내로 줄이기로 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나쁜 말은 아이의 성격과 사회성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특별취재팀은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팀과 함께 나쁜 말과 좋은 말이 초등학교 1∼3학년 학생들에게 어떤 심리학적 의미를 가지는지 밝히기 위해 5일 오전 서울대에서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선 아이들을 4명씩 A, B의 두 그룹으로 나눴다. A그룹은 욕설 등 나쁜 말을 쓰는 빈도가 높다고 답한 쪽, B그룹은 상대적으로 덜한 쪽이었다. 이들에게 그림을 보여준 뒤 5분의 제한시간 동안 장난감 블록으로 그림과 같은 모양으로 만들라고 했다. 결과부터 차이가 났다. 모형 완성에 걸린 시간이 A그룹은 1분 33초, B그룹은 1분 11초. 욕설을 쓰는 빈도가 적은 B그룹이 빨랐다. 모형을 만드는 과정에선 훨씬 더 차이점이 보였다. A그룹 아이들은 소통에서부터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생산적인 대화가 거의 없었다. 대신 “빨리 해”, “아 씨”, “여기 있잖아” 등 팀원을 다그치거나 짜증내고 나무라는 수준의 말이 대부분이었다. 조교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일단 블록에 손부터 대고 보는 등 충동을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반면 B그룹은 과정 내내 웃으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대화 내용도 “네 차례야”, “나 좋은 생각이 났어”, “다시 해보자”는 등 의견을 묻고 경청하고 긍정적인, 그리고 생산적인 내용이 더 많았다. 단답형 말이 주를 이루는 A그룹과 달리 비교적 차분한 말투로 논리적인 대화가 이어졌다. 곽 교수는 “감정적으로 미성숙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욕설 등에 자주 노출되면 전략과 계획을 세우기보다 즉흥적이고 순간적인 감정에 기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실험은 성인(20명)과 아동(19명)으로 그룹을 나눴다. 캄캄한 실험실 정면 스크린에 부정적인 말과 긍정적인 말을 섞어 한 번에 3개씩 2초 간격으로 각각의 그룹에 총 15회를 보여줬다. 그리고 이를 보고 난 뒤 기억나는 단어를 모두 기록하게 했다. 부정적인 말은 ‘실패, 바보, 패자, 쓰레기, 멍청이, 한심한’ 등, 긍정적인 말은 ‘생일, 친절한, 웃음, 평화, 행운, 성공’ 등으로 각각 15개씩 주어졌다. 실험 결과 아동이 성인에 비해 긍정어에는 둔감하고, 부정어에는 훨씬 민감하게 반응했다. 성인은 평균적으로 부정어 3.55개, 긍정어 2.6개를 기억해냈다. 반면 아동은 부정어 4.17개, 긍정어 2.33개를 기억해냈다. 특히 아동들은 부정어의 ‘부정적인 수준’에 대한 인식에서 성인보다 훨씬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곽 교수는 “아이들은 자극이 강할수록 민감하게 반응하고 스펀지처럼 그 자극을 기억에 저장한다. 또 욕설 등 나쁜 말로 인한 상처가 깊고 그 흉터가 오래 지속되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 사연 받습니다연중기획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에 소개할 다양한 사연을 받습니다. 나쁜 말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문제들, 나쁜 말을 없애기 위한 노력, 좋은 말을 쓰는 가정이나 학교, 좋은 말을 쓰면서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 등 어떤 소재라도 좋습니다. foryou@donga.com으로 보내주세요.}

《 지훈이(가명)가 어느 날 친구를 깨물었다. 모범생으로 칭찬이 자자하던 지훈이의 행동에 주변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지훈이를 상담했더니 7년 전 생긴 상처가 문제라는 진단이 나왔다. 초등학교 시절 지훈이는 친구들의 ‘나쁜 말’ 폭력에 시달렸다. 그로 인한 상처가 흉터로 남아 지워지지 않은 채 ‘시한폭탄’처럼 자리 잡고 있다가 어느 날 폭발했다는 것이다. 지훈이는 예외적인 경우일까. 그렇지 않다. 도처에 깔린 나쁜 말들은 이미 우리의 아이를 노리고 있다. 나쁜 말은 아이들의 뇌에 상처를 준다. 그로 인해 정서와 성격도 변화된다.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말에 많이 노출될수록 공격적인 성향은 강해지는 반면, 어휘력이나 단기 기억력 등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은 연중기획 ‘말이 세상을 바꿉니다’에서 나쁜 말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위험한지 들여다봤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팀과 공동으로 실험을 진행해 나쁜 말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심각하게 각인되는지, 그래서 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진단했다. 또 초중고교로 올라갈수록 아이들의 나쁜 말 수준이 어떤 방식으로 독해지고, 성적인 욕설과 어떻게 결합되어 가는지 분석했다. 》열살때 겪은 나쁜말 상처, 흉터로 남아 기억력 좀먹어다들 놀랐다. 반응도 비슷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지훈이(가명)가?”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지훈이는 얌전한 아이였다. 누가 뭐라 해도 미소만 짓는, 화내는 법조차 모르던 아이. 성적은 중상위권, 집안 형편도 넉넉했다. 키가 크고 농구도 아주 잘했다. 도무지 구김살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아이였다. 그래서 모두 좋아했는데…. 그런데 그런 지훈이가 사고를 쳤다. 친구의 팔을 깨물었다. 그것도 3명이나. 잇자국이 살을 파고들어 피가 날 만큼 세게 깨물었다. 하지만 이유를 듣고 보니 심각한 다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사소한 언쟁 도중 친구들이 약간 비아냥거렸고, 지훈이는 순간 분을 참지 못했다. ‘한 번쯤은 그럴 수도 있지.’ ‘사고 치기 전, 엄마한테 혼나서 속이 상했나.’ 모두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지훈이는 가슴속에 진작부터 ‘시한폭탄’을 키우고 있었다. 그것도 꽤 오랫동안. 남들은 잘 눈치채지 못했지만 지훈이는 불안하고 우울한 증세를 자주 보였다. 잠을 설친 적도 많았다. 단지 해맑은 미소와 조용한 성격이 이런 그림자를 가리고 있었을 뿐. 대체 어디서 온 불안함일까. 상담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무려 7년 전 받은 상처였다. 그게 치유는커녕 곪아서 터진 거였다. 지훈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들로부터 들었던 단지 하나의 별명이 문제가 됐다. 눈치가 없다는 이유로, 눈치 제로를 줄여서 친구들이 붙여준 ‘눈제’란 별명. 심한 욕설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훈이에겐 삶을 뒤흔든 언어폭력이었다. 지훈이가 입만 열면 친구들은 키득거렸다. 눈제는 그냥 가만히 있으라면서. 물론 친구들은 자신이 지훈이를 놀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대신 당사자인 지훈이만 너무 아팠다. 항상 위축됐다. 하지만 모두 그렇게 부르는데 누구 한 사람에게만 따질 수도 없었다. 답답하고 싫었지만 이를 해결하기엔 너무 설익은 나이. 결국 그냥 무방비로 공격에 노출된 채 상처만 받았다. 그리고 그 상처는 안에서 곪고 또 곪아 결국 지금 가슴속에 품은 시한폭탄의 뇌관이 됐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마틴 타이커 교수팀은 어린 시절 또래들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18∼25세의 성인들을 관찰한 연구 결과를 2010년 발표했다.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의 불안함, 우울증, 적대감, 정신분열, 약물 남용 등의 증상이 과거 언어폭력 경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 들여다봤다. 성폭력을 당한 아동들에게서 얻어지는 결과와 유사한 이미지가 보였다. 이에 대해 이재헌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릴 때 언어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 일정 부위인 신경다발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 우울증 발현 가능성도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은 이성적인 사고와 판단을 담당한다. 전두엽은 ‘감정의 뇌’에 해당하는 변연계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나쁜 말이란 강한 자극이 지속되면 전두엽이 그 통제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김영보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소 교수는 “뇌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시점에 감정에 휘둘리면 상처 받기 쉽다. 충동성과 공격성이 제어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쁜 말이 그 자체로 해롭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엘마 게이츠는 사람들이 말할 때 나오는 미세한 침의 파편을 모아 그 침전물을 분석했다. 그랬더니 평상시엔 무색이었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할 땐 분홍색, 화를 내거나 욕할 땐 짙은 갈색으로 나타났다. 더 놀라운 건 갈색 침전물을 실험용 흰쥐에게 투여했더니 금방 죽었다. 말 그대로 ‘독설’인 셈. 이에 게이츠 교수는 이 갈색 침전물에 ‘분노의 침전물’이란 이름을 붙였다. 나쁜 말에 익숙해져 내성이 생기면 더 무섭다. 특히 유아기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점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한편, 그 자극을 받아들여 습관처럼 각인시키는 속도도 매우 빠른 시기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나쁜 말 때문에 고통 받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고통에 길들여져 그 고통조차 못 느낄 때”라면서 “유아기 때부터 언어폭력에 익숙해지면 그 교정을 위해 평생이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강조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곽도영 기자}

딱 한마디였다, 그 시작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같은 반 친구가 던진 ‘걸레’라는 말. 그게 불행의 씨앗이었다. 그 친구는 지현이(가명)가 뒤에서 험담했다는 말을 다른 친구로부터 듣고 화가 났다. 그래서 교실에서 지현이에게 달려가 다짜고짜 소리쳤다. “걸레 같은 ×”이라고. 그 이틀 뒤 둘은 오해를 풀었다. 지현이는 맹세코 험담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고 친구도 그 말을 믿고 사과했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둘의 갈등은 풀렸지만 입에서 내뱉은 말은 이미 뿌리를 내린 뒤였다. 지현이란 이름 앞엔 이미 불편한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걸레라는…. 그리고 지현이는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하지 말아야 할 가정을 하게 됐다. 먼지가 되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말이 참 무섭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만 말 한마디로 생긴 생채기가 평생 흉터로 남기도 한다. 특히 스스로 화를 조절하고 분노를 제어하는 자정 능력이 부족한 열 살 전후 아이들에겐 ‘나쁜 말’이 더욱 무섭다. 그 시기에 나쁜 말로 고통 받는 아이들의 심정은 어떨까. 동아일보 취재팀은 일단 그 아이들 목소리부터 생생하게 들어보기로 했다. 방법으로는 정보기술(IT)업체 레드퀸이 개발한 ‘마스크챗’이란 익명 메신저를 활용했다. 마스크챗은 발신 번호를 지우고도 익명으로 대화가 가능한 신형 메신저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리지 않고도 교사, 전문 상담원, 경찰 등과 실시간으로 얘기를 나눌 수 있다 보니 학생들은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다.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고, 친구의 잘못을 보면 가감 없이 고발했다. 대상은 부산, 울산, 창원의 초등학교 7곳 학생 7305명. 지난해 5월부터 반년 동안 메신저를 가동한 결과 ‘목소리’ 수만 건이 전달됐다. 거기서 상담으로 이어질 만큼 심각한 수준은 2337건. 그중 절반이 넘는 51%는 언어폭력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걸레!” 열한살 아이가 내뱉은 이 한마디… ▼초등생들의 ‘언어 폭력’초등학교 4학년 지현이(가명)도 마스크챗을 통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지난해 7월의 어느 날. 첫 메시지. 짧고 차분했다. “제가 왕따까진 아닌데…. 지금 힘들어요. 그래도 아직은 참을 만하지만.” 답장을 보내 물어봤다. 왜 힘이 드느냐고. 더이상 아무 말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열흘 뒤. 다시 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 같은 아이, 지현이의 메시지였다. 그 심정이 얼마나 억울하고 참담한지. 분노는 메시지에 그대로 묻어났다. “하늘이 회색으로 보여요. 오늘은 길을 가다 벽돌을 들었어요. 그냥 던져 버리고 싶은 생각에… 다 없애 버리고 싶어요.” 그리고 또 5일 뒤. 메시지는 다시 고요해졌다. 그런데 더 위험해 보였다. 바깥으로 조준됐던 분노의 화살은 좌절의 시한폭탄이 돼 자신을 향해 있었다. “아침마다 생각해요. 내가 먼지가 돼 버렸으면 좋겠다고. 근데 내가 없어지면… 그대로 사라지면 엄마가 아프시겠죠?” 언어폭력에 시달린다고 고백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분석했더니 첫 번째로 ‘지속성’이란 키워드가 뽑혔다. 누군가의 나쁜 말로 시작된 공격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에 걸쳐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관심종자’란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초등학교 2학년 A 군.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친한 친구들조차 그 별명으로 놀려대기 시작했을 때쯤엔 상황이 심각해졌다. 말수가 없어지고 이유 없는 손 떨림 증세가 시작됐다. A 군은 말했다. “친구들이랑 얘기할 땐 입만 바라봐요. 놀릴까 봐. 교실 문만 열면 무서워요.” 익명 메신저로 학생들과 대화한 김주연 상담사(대구 달서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저학년들은 말에서 받는 상처가 더 깊다. 치유 기간도 나이와 반비례해 오래 걸린다”고 했다. 언어폭력은 다른 폭력의 발화점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나쁜 말에 시달린 학생 5명 중 4명은 실제로 맞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지속적인 따돌림 경험을 호소한 학생도 절반이 넘었다. 2012년 11월 강원 춘천시의 한 중학교 화장실에선 2학년 B 군(15)이 흉기를 휘둘러 동급생의 이마와 목에 큰 상처를 냈다. B 군의 손에서 시작된 재앙의 발단은 말 한마디. 피해 학생이 스마트폰 사진 공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B 군을 지칭해 장난 삼아 올린 욕설 한마디였다. 지난해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97%가 ‘비속어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역시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학교에서의 욕설 사용실태 및 순화대책’ 보고서를 보면 2010년 10월 기준으로 ‘욕설을 전혀 쓰지 않는다’고 답한 초중고교생은 5.4%에 불과했다. 욕설을 하는 이유로는 초등생의 경우 ‘남들이 해서’(29.6%)가 가장 많았고 중고생은 ‘습관이 돼서’(중 29.4%, 고 33.4%)를 1순위로 꼽았다. 어릴 때 보고 배운 나쁜 말은 시간이 지나면 습관으로 고착돼 바로잡기가 더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초등학교 4학년 정도를 나쁜 말 교정 시점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초등학교 5학년만 돼도 왜 욕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인지하고 걸러낼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 전에는 욕설에 담겨 있는 폭력이 온몸에 전해진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이를 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백병원의 우종민 박사(정신건강의학과)는 “아이들은 말로 세상을 본다. 나쁜 말을 자주 들으면 세상을 보는 시각과 감정 표현 방식 자체가 어두워진다”고 했다. 뇌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소 김영보 교수는 “일단 전두엽에 깊숙이 각인된 언어 습관은 일정 시기가 지나면 고치기 힘들기에 나쁜 말 바로잡기는 반드시 어릴 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신진우 niceshin@donga.com·김희균 기자팀장=하종대 동아일보 부국장(편집국)동아일보 이광표 부장(정책사회부) 홍석민(산업부) 하임숙(경제부) 정위용(국제부) 서정보(사회부) 김희균(정책사회부) 황준하 차장(편집부)최창봉(정치부) 이은택(사회부) 신진우(정책사회부) 우정렬(문화부) 권기령 기자(뉴스디자인팀) 김아연 매니저채널A 김민지 황순욱(사회부) 황형준(정치부) 안건우 기자(국제부)}

한 학년이 9명에 불과한 전북 정읍시 칠보초등학교에는 매주 화요일 특별한 선생님이 찾아온다. 아이들은 그를 ‘키다리 아저씨’ 또는 ‘우리 삼촌’이라고 부르곤 한다. 아이들의 ‘키다리 아저씨’는 바로 비영리 교육단체 ‘아띠’의 공경용 대표(33). 2011년 4월 우연치 않게 이 학교의 일일강사로 초빙된 공 대표는 참담한 경험을 했다. ‘예술적 창의성을 통한 더 나은 세상 만들기’를 주제로 강의를 했지만 학생의 절반은 졸았고, 나머지도 대부분 먼 산만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주제는 그가 평소에 성인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던 내용이었다. 오기가 발동한 공 대표는 스스로 다시 강의를 하겠다고 학교에 요청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에게 맞춰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를 주제로 삼고 설명 방식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진행했다. 아이들의 반응은 처음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학생들의 반응이 달라지자 이제는 학교에서 강의를 부탁했다. 대도시보다 교육 여건은 떨어지지만 호기심과 열정만큼은 도시 아이들 못지않았던 아이들. 시간이나 비용 모두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그 초롱초롱한 눈빛이 공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후 그는 자비로 매주 칠보초등학교와 전남 함평군의 월아초등학교 두 곳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방과후 교실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활동에 공감해 동참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봉사활동의 규모가 커졌고 급기야 좀더 조직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비영리 교육단체인 ‘아띠’까지 만들게 됐다. 아띠에는 기업 대표, 아나운서, PD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는 삼성전자 사회공헌팀 후원으로 관련 교재를 제작했고 전남·북 교육청은 ‘아띠’의 활동에 대한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거나 경험할 수 있는 활동도 폭넓게 진행 중이다. 학생들이 매주 학교와 가정에서 남은 밥과 재료를 가져와 주먹밥을 만들어 지역 홀몸노인들에게 전달하는 ‘주먹밥 프로젝트’, 역할극 등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왕따 퇴치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공 대표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아직 구상하고 있는 무료 봉사 모델의 10%도 채워지지 않았다는 것. 그는 “봉사를 봉사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여기는 사회, 봉사 단체가 상생의 기업으로 자리잡는 시대가 될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학생들은 몇 달 전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과별로 유니폼을 맞추고 연습경기를 하는 가운데 열기가 점차 뜨거워졌다. 체육대회를 앞둔 10년 전 서울 A외국어고의 풍경. 그런데 요즘엔 다르다. 종목 구성부터 달라졌다. 남학생 수가 줄면서 대표종목이던 축구가 없어졌다. 학생들의 관심도 크게 시들해졌다. 이 학교 양모 양(고2)은 “여학생 대부분은 체육시간에 비가 오기만 바란다. 체육대회 대신 장기자랑이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B외고에선 최근 졸업생 선배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행사를 가졌다. 강당에 모인 학생 가운데 10명 중 8명은 여학생. 그나마 있는 몇몇 남학생 가운데 적극적으로 질문하거나 메모하는 학생은 드물었다. 대부분 뒷자리 끝줄에서 먼 산만 바라보거나 그저 ‘침묵’할 뿐이었다. 외국어고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입시교육기관인 하늘교육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기권 14개 외고의 1학년 여학생 비율은 2010년 63.1%에서 2011년 65.6%, 2012년 66.9%로 늘었다. 올해는 68.8%로 증가했다. 서울 소재 6개 외고만 놓고 보면 올해 1학년 여학생 비율은 77.5%에 이른다. 10명 중 7, 8명이 여학생인 셈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 전반적으로 유행처럼 불고 있는 여풍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일형 대원외고 교감은 “중학교에서 여학생 학력이 꾸준히 향상되면서 시험을 통해 입학하는 특목고 특성상 여학생 비율이 높아졌다”고 했다. 몇 년 전 바뀐 외고 입시제도도 여학생 비율 상승을 이끌었다. 외고는 2010학년도부터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모집 방식을 바꿨다. 기존 영어듣기평가, 지필고사, 구술면접 등을 통한 선발 대신 내신, 자기계발계획서, 면접 등을 중심으로 학생을 뽑았다. 이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에 강한 여학생들이 유리해진 것이다. 여학생이 늘어남에 따라 학교마다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정인석 대일외고 교사는 “일단 교육 과정이나 관련 매뉴얼, 학생들에 제공하는 서비스 자체를 여학생들 특징 및 성향에 맞춰 바꾸느라 고심 중”이라고 했다. 서울의 C외고는 전에는 남학생들을 앞 번호에 배치했으나 여학생이 더 많아지면서 앞 번호에 여학생들을 배정했다. 각종 동아리 유형이나 활동 방식도 여학생 위주로 짰다. 남자 화장실이 많던 시절도 이젠 옛날이야기. 대부분의 외고가 여학생 화장실을 늘리거나 확장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예윤 인턴기자 고려대 역사교육과 4학년}

2015학년도부터 전문대의 수시 및 정시 모집 횟수가 각각 2회로 제한된다. 전형방법은 4개 요소로 간소화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전국 138개 전문대의 ‘2015학년도 전문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 주요사항’을 22일 발표했다. 시행계획에 따르면 2015학년도에 △수시 모집은 내년 9월 3∼27일과 11월 4∼18일 △정시 모집은 내년 12월 19일∼2015년 1월 2일과 2015년 2월 10∼14일에 각각 두 차례 실시된다. 수시, 정시 모집을 한 차례만 하는 대학은 두 시기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올해까진 모집 횟수에 제한이 없었다. 접수 일정도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많게는 다섯 차례에 걸쳐 지원자를 받는 학교도 있었다. 오병진 협의회 학사지원부장은 “모집 일정이 학교마다 제각각이다 보니 불편함을 호소하는 수험생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모집 횟수를 축소하고 접수 일정을 통일시켰다”고 설명했다. 전형 방법도 간소화했다. 교과 성적, 면접, 실기, 서류인 4개의 중심요소 가운데 개별 학교가 골라 평가하도록 했다. 평가 방법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제한해 수험생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협의회는 전문대의 입학정보 제공 체제도 개선할 계획이다. 관심정보인 모집요강을 공통기준으로 표준화하고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열람순서와 내용도 재구성하기로 했다. 2015학년도 전문대의 총 모집인원은 23만4596명으로 올해 24만6070명보다 1만1474명(4.7%) 줄었다. 협의회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에 맞추기 위해 대학 자체적으로 정원 감축 노력을 한 데다 직업교육 특성화 과정에서 학과를 구조조정해 정원이 줄었다”고 말했다. 전체 모집인원 가운데 수시로 18만8768명, 정시로 4만5828명을 선발한다. 수시 모집 선발 인원은 올해보다 4814명 줄었지만 선발 비중은 1.8%포인트 늘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부가 13일 발표한 4차 투자활성화 대책 중에서 의료, 교육 분야의 방안은 실제 시행되기까지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먼저 의료 분야에선 법인에 부대사업 목적으로 자회사 설립을 허용한 부분이 쟁점이다. 이 방안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에 대한 비판을 감안한 우회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병원 자체는 비영리법인으로 두되, 자회사를 통한 영리활용을 허용해 의료 공공성과 경영난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했다. 부대사업의 범위가 다양해지면 일자리가 늘고 해외로 진출하는 병원의 자금난도 해결된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단체는 ‘영리병원 도입의 전 단계’라며 반발한다. 자회사를 통해 과도하게 영리사업을 하면 의료 상업화가 가속화된다는 논리다. 의료계는 정부가 안전판으로 제시했던 모법인의 출자 제한 30% 방안이 별 효과가 없다고 본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법인약국의 경우 정부는 제약계의 성장으로 이어지리라 기대하지만 약사들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처럼 동네 약국을 고사시킬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지분 참여 자격을 약사로 한정해도 지역 약국의 안전판이 되긴 힘들다는 지적.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국 설립규제를 완화한 유럽 국가는 약국 접근성 향상이나 의약품 가격 하락과 같은 효과가 미약했다”고 설명했다. 교육 분야에선 영리법인 국제학교에 결산상 이익잉여금의 배당을 허용한 방안이 논란의 대상이다. 현재 영리법인 국제학교는 제주에 3곳이 있다. 해외 조기유학을 흡수하고 국제화 전문 인력을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특별히 허가했다. 정부는 영리법인이지만 잉여금을 배당할 수 없었던 이들 학교의 족쇄를 풀어줬다. 투자를 해도 수익을 가질 수 없는 지금 구조에선 당초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 사례를 봐도 잉여금 배당을 허용하는 걸로 안다. 약간의 당근이 실질적인 투자 효과로 이어질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학교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지 모른다고 지적한다. 외국 학교가 등록금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고 폭리를 취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 국내 대기업이 학교를 설립해 이익을 챙기면 교육이 상업적으로 물들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교육부는 안전판을 충분히 마련했다고 설명한다. 교육부 이영찬 기획담당관은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채무상환적립금과 학교발전기금으로 일단 유보하고 일정 재무비율을 충족할 때만 배당하도록 하는 등 조건이 굉장히 엄격하다”고 했다. 과도한 등록금 인상을 막기 위한 조건 역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신진우 niceshin@donga.com·유근형 기자}

고려대는 201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일반전형 1042명(사이버국방학과 10명 외) △기회균등특별전형(농어촌 학생, 특성화고교졸업자, 특수교육대상자) 124명을 선발한다. 정시 일반전형에선 모집인원의 70%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100%로 우선 선발한다. 나머지 30%는 모집단위별 전형요소 반영비율을 적용한다.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수능 50%와 학교생활기록부 50%(교과 45%, 비교과 5%)로 선발한다. 의과대와 사범대는 수능 50%, 학생부 40%, 면접 10%를 합산해 반영한다. 수능 반영 선택 영역은 인문계 모집단위가 국어B, 수학A, 영어B, 사회탐구 2개 과목이다. 자연계 모집단위는 국어A, 수학B, 영어B, 과학탐구 2개 과목을 반영한다. 다만 가정교육과, 간호대, 정보통신대는 국어A, 수학B, 영어B, 과탐 2개 과목 응시자 중에서 모집인원의 70% 이상을 선발하고 국어B, 수학A, 영어B, 사탐 2개 과목 응시자에서 모집인원의 30% 이내로 뽑는다. 탐구영역은 별도의 지정과목이 없되 반드시 2개 과목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인문계 모집단위는 탐구영역 2개 과목 중 한 과목을 제2외국어·한문으로 대체 가능하다. 예체능계는 A·B형 제한이 없으며 B형 가산점 역시 없다. 예능계는 국어와 영어, 체능계는 국어 영어 수학 탐구영역을 요구한다. 학생부 성적은 교과 영역 90%와 비교과 10%를 반영한다. 일반전형의 인문계 및 예능계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자연계는 국어 수학 영어 과학을 각각 반영한다. 체능계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으로 뽑는다. 다만 모집단위 계열에 따라 학년, 학기 구분 없이 교과(군)별 석차등급 상위 3과목 이내를 반영한다. 기회균등특별전형 중 인문계는 국어 수학 영어 사회, 자연계는 국어 수학 영어 과학을 반영한다. 일반전형과 달리 모집단위 계열별 반영 교과(군)의 전 과목을 반영한다. 일반전형에서 우선선발 합격자가 등록하지 않으면 결원은 일반선발 전형(수능 50%, 학생부 50%)에서 충원한다. 농어촌학생 전형으로 지원하려면 해당 지역 중고교 6년 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고교 졸업일까지 반드시 해당 지역에 거주해야 한다. 원서 접수는 19∼21일 인터넷으로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입학처 홈페이지(oku.korea.ac.kr)를 참조하거나 전화(02-3290-5161∼3)로 문의하면 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선문대는 글로벌 대학의 선두주자로 명성이 높다. 우선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매우 높다. 영국의 대학 평가기관인 QS에서 실시한 ‘2009, 2010 아시아 대학평가’에서 외국인 학생 비율 국내 1위에 올랐다. 아시아 448개 대학 가운데는 13위였다. 유학생들을 위한 탄탄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한국 학생이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어 및 전공 학습 등을 돕는 학습코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높은 취업률도 선문대의 자랑이다. 올해 5개 학과가 취업률 전국 1위에 올랐다. 1만 명 이상 지방 사립대 취업률에선 전국 2위다. 연간 장학금 수혜 인원 비율도 높다. 153.2%에 이른다. 이는 한 학생이 2가지 이상 장학금을 받는 것도 포함한 수치다.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는 선문대는 201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나’, ‘다’군으로 각각 442명, 403명 등 845명을 선발한다. 나군에서는 일반전형만 실시하며 다군에서는 △일반 △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졸업자 △교육기회균형 전형 등으로 나눠 뽑는다. 일반 전형 나군은 학교생활기록부 성적 60%와 대학수학능력시험 40%를 합산하고 다군은 수능 100%로 선발한다. 다만 다군의 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졸업자, 교육기회균형 전형은 수능 대신 학생부 성적으로 100% 합격자를 가린다. 면접은 신학순결학과, 무도경호학과만 실시한다. 학생부 영역별 반영 비율은 교과 90%이고 비교과 중에서는 출결만 10%다. 예년과 달리 학년별 반영 비율이 폐지됐다. 6개 학기 중 6과목이 반영되며 졸업생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수능 점수는 백분위 지표를 반영한다. 반영 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중 대학 필수 반영 영역 1개와 선택 1개, 과학·사회·직업탐구 중 1개(1과목) 등 3개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도 반영할 수 있고 탐구영역 1과목으로 대체 가능하다. 또 각 단과대학별 필수 반영 영역이 지정돼 있다. 이 영역을 B형으로 선택하면 총점에서 10%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 모집인원 유동제를 실시해 동점자가 발생하면 모두 합격으로 처리한다. 또 계열별 교차지원이 가능하며 나, 다군에 복수지원 할 수도 있다. 원서는 나, 다군 모두 20∼24일 인터넷(www.sunmoon.ac.kr 또는 www.uway.com)으로 접수한다. 궁금한 점은 홈페이지(tulip.sunmoon.ac.kr)를 보거나 전화(041-530-2033∼4)로 문의하면 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서울시립대는 정시모집에서 868명을 ‘가’군 132명(예체능계열), ‘나’군 671명(인문·자연계열 일반전형 및 기회균등전형Ⅱ), ‘다’군 65명(인문·자연계열 일부학과)으로 나눠 모집한다. 다군은 대학수학능력시험 100%로 선발하고 나군은 모집인원 30%를 우선선발 방식으로 수능 70%와 학교생활기록부 30%로, 나머지 일반선발 70%는 수능 100%로 뽑는다. 가군 예체능계열은 수능 학생부 실기고사 성적을 합산한다. 나군의 기회균등전형Ⅱ는 정원 외 전형으로 농어촌학생(40명) 특성화고교졸업자(40명)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40명) 특수교육대상자(10명)를 뽑는다. 수능 70%, 학생부 30%이며 전형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다. 수능 성적은 국어 수학 영어는 표준점수를, 탐구영역은 백분위 점수를 활용한 자체 변환 점수를 사용한다. 반영비율은 나군 일반선발 인문계열이 국어B 28.6%, 수학A 28.6%, 영어B 28.6%, 사회탐구·과학탐구(2과목) 14.2%. 자연계열은 국어A 20%, 수학B 30%, 영어B 20%, 과탐(2과목) 30%이다. 일반전형 우선선발의 학생부는 4개 교과(국어 수학 영어 사회·과학) 전 과목 중 교과별 상위 3개 과목씩 12개 과목을 반영한다. 학년별 반영비율은 없다. 단, 예체능계열은 전 학년 국어 영어의 전 과목을 반영한다. 원서는 20∼24일 받는다. 자세한 문의는 홈페이지(iphak.uos.ac.kr)나 전화(02-6490-6180∼1)를 이용하면 된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