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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년 넘게 등록금 인상을 막으니 대학들은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화여대 사태가 일어난 거죠.” 서울 한 사립대 고위 관계자는 25일로 농성 60일째에 접어든 이화여대 사태의 본질을 이렇게 분석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학교 측의 평생교육 단과대 개설 추진에 “학교가 학위 장사를 하려는 것이냐”라며 반대하면서 집단행동을 시작했다. 학교가 해당 단과대 계획을 철회한 뒤에도 소통 부족 등을 이유로 7월 28일부터 “총장 사퇴”를 외치며 본관을 점거하고 있다. 이화여대뿐이 아니다. 서울대는 연구중심 시흥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면서 총학생회와 갈등을 빚고 있고, 숙명여대는 지난해 일반대학원에 남학생 입학 허용을 추진하다 학생들의 반발에 무산됐다. 대학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이 몇몇 대학만의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모든 대학이 가파른 학령인구 감소와 취업률 등 ‘지표 평가 경쟁’, 재정 압박의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넘기 위해 평생교육 단과대 개설 등의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반발로 역풍을 맞는 대학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대학 등록금 동결이다. 대학 등록금은 법적으로 최근 3년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 인상할 수 있지만 교육당국의 압박으로 5년 이상 요지부동이다. 입학정원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현재 4년제와 전문대의 입학정원은 약 55만 명인데 고교 졸업생은 2018년 55만 명, 2023년 40만 명으로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등록금을 동결해 대학의 숨통을 막은 뒤 원하는 사업 중심으로 국고 보조금을 나눠주며 대학을 길들이고 교육을 획일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김도형 dodo@donga.com·최지연 기자}

“예산을 생각하면 교수 한 명 더 뽑는 것도 부담스러울 정도예요.” 명문대로 꼽히는 서울지역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5년 이상 이어진 등록금 동결 탓에 어려움이 많다며 이렇게 하소연했다. 그는 각종 평가 때문에 전임교원 확보율 등 교육 여건은 개선해야 하는데 예산은 한계 상황에 이르러 거의 모든 대학이 예산이 걸려 있는 각종 정부 사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재정·취업 압박 속 대세는 ‘이공계’ 이런 상황에 놓인 대학들에서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은 이공계 중심의 구조 개편이다. 대학 졸업자 공급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인문계 전공을 이공계 전공으로 바꾸는 것은 대학으로서는 일석이조의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각종 평가가 상시화된 상황에서 취업률과 연구 성과라는 핵심 평가지표를 함께 끌어올릴 수 있고, 이는 추가적인 예산 사업 확보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광진구의 세종대는 전통적으로 호텔관광과 애니메이션 분야 교육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이공계 분야를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세종대는 1997학년도만 해도 이공계 3개 학과 정원이 전체 신입생 1340명의 35.8%인 48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2017학년도에는 정원 2320명 가운데 65.0%에 이르는 1508명(25개 학과)이 이공계로 분류된다. 내년에 첫 신입생을 뽑는 소프트웨어 융합대는 정원이 502명에 이른다. 이 대학 김승억 부총장은 “앞으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에서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으로 보고 소프트웨어 관련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국대는 교육부의 프라임 사업에 선정되면서 바이오공학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21개 대학에 3년간 총 6000억 원을 나눠주는 프라임 사업의 정식 명칭은 ‘산업연계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이다. 강황선 건국대 교무처장은 “프라임 사업 추진은 예산 확보는 물론이고 자극이라는 측면에서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3년간 450억 원의 재정 지원을 받으면서 학교 전체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자극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이슬람 기도실 만들고, ‘대학 공유’도 ‘인구절벽’으로 인한 학령인구 급감을 앞두고 있는 대학가는 외국인 학생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학위·비학위 과정 외국인 유학생은 10만 명을 넘어섰다. 서울 성동구 한양대는 학생식당에서 주 4회 할랄 음식을 제공하고 무슬림 기도실도 만들었다. 전체 2000명가량의 외국인 학생 가운데 무슬림 학생은 80명 정도에 그치지만 외국인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은 학교가 마련하고 있다는 ‘사인’을 보내는 의도도 있다. 학생 수 감소에 대한 걱정은 지방 대학이 더 크다.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뚜렷한 상황에서 대학가에서는 그동안 ‘꽃이 지는 순서대로 대학이 사라질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왔다. 이런 상황은 적극적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부산 동서대와 경성대는 이런 선제 대응의 대표 사례다. 두 대학은 최근 캠퍼스와 교수진을 교류하기로 합의했다. 각자 강점과 경쟁력을 갖는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시스템을 구축해 비용을 줄이면서도 더 나은 교육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동서대는 이미 2011년 아시아권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중국과 합작대학을 설립했다. 중국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에 설립한 동서대 제2캠퍼스는 중국 학생들이 일정 기간 동서대 한국 본교에서 강의를 듣도록 하고 있다. 26일에도 중국을 찾는다는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태풍이 몰아쳐도 침몰하지 않고 살아남는 배가 있듯이 어려운 시기를 넘기면 더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으로 먼저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의 획일화 경계해야” 대학의 이런 급격한 변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학이 당장의 취업률만 바라보면 지나치게 한 곳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가 좋게 말하면 엘리트 의식을 가지고, 나쁘게 말하면 ‘갑질’을 하며 대학을 이끄는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재정지원사업이 요구하는 지표가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대학이 획일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금 당장 취업률이 높은 분야라고 해서 앞으로도 꾸준히 인력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고등교육 공학계열 취업률은 2011년 69.3%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69.0%, 2013년 68.6%, 2014년 66.9%로 집계됐다. 2014년 고등교육 전체 취업률 58.6%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우리 사회 전반을 끌고 갈 대학이 재정 지원만 바라보는 수동적 기관이 됐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서울지역 한 사립대의 보직교수는 “지금 배가 고픈 대학들은 학교의 철학과 큰 틀에 어긋나지만 않으면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사업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등록금 인상을 강제로 틀어막아 놓고 일부 사업으로만 지원금을 나눠 주면서 대학 내·외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급격히 늘어난 외국인 유학생 문제 역시 일부 대학에서는 수학능력이 부족한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학알리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의 학위과정 유학생 3만7098명 가운데 한국어나 영어능력 기준을 채우는 학생의 비율은 38.8%(1만4385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김도형 dodo@donga.com·최지연 기자}

북한이 5차 핵실험에 이어 신형 로켓 엔진 성능 실험에까지 나서 남북 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가운데 큰 수해를 입은 북한을 지원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대북 접촉과 물품 반출을 승인하지 않는 가운데서도 일부 단체는 인도적 지원에 나서는 모양새지만 보수단체는 이에 반대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민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북한 함경북도 지역 수해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기 전인 이달 초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발생했다. 두만강이 범람한 이번 수해와 관련해 북한 당국은 138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이 실종됐으며 이재민은 6만9000여 명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대북 소식통들은 실제 피해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유엔 기구는 이번 수해가 50∼60년 사이 최악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북 지원 단체들은 유난히 일찍 겨울이 찾아드는 함경북도 지역에 수해가 일어났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54개 대북 지원 단체로 구성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의 곽영주 운영위원장은 22일 “지난주부터 소속 단체를 대상으로 모금을 벌여 1억 원 이상을 모았다”며 “추운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시일 내에 도움을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도 “해외 동포 단체와 함께 이미 식량을 지원했고, 꾸준히 모금해 의약품, 방한용품 등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통일부는 대북 지원 물품 반출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들 단체는 해외 단체 등에 현금을 보내 간접적으로 수해 지원을 하게 된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핵 문제에 강력히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계속해 왔지만 결국 5차례에 걸친 핵실험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는 주장이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북한 이재민 지원이 성과를 거두려면 먼저 지원 물품이 어떻게 분배되는지 투명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며 “이런 전제가 없는 구호물자는 김정은의 위상과 입지를 강화해 줄 뿐”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팀장도 “지원한 돈이 핵 개발에 쓰였다는 정황이 있는데 홍수 피해 모금 활동을 통해 모은 물자가 또 이를 정말로 필요로 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회사원 진모 씨(29·경기 성남시)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지원이냐”며 “지진 피해를 본 지역을 어떻게 도울까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반면 임모 씨(70·여·서울 노원구)는 “정부 차원에서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차원의 모금으로 돕는 것이라면 찬성”이라고 했다. 한편 22일 발표된 리얼미터·CBS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구호식량과 의약품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은 33.8%로 나타났다. 반면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가 강화되는 기조인 만큼 지원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은 55.8%에 달했다. 김도형 dodo@donga.com·김단비·김동혁 기자}
4일 새벽 서울 강남구의 한 특급호텔 객실 앞에 투숙객처럼 보이는 남성이 멈춰 섰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이 남성이 주머니에서 꺼내든 것은 플라스틱 소재의 영화관 회원카드. 그는 얼핏 보면 호텔 카드 키와 비슷한 이 카드를 문틈에 여러 차례 밀어 넣어 마침내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잠자던 일본인 투숙객이 곁에 놓아둔 지갑을 훔쳐 달아났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런 수법으로 이달에만 3곳의 고급 호텔에서 금품을 훔친 김모 씨(50)를 최근 긴급체포했다고 22일 밝혔다. 조사 결과 김 씨는 투숙객들이 잠들어 있을 심야에 고급 호텔을 돌며 같은 수법으로 문을 열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3곳의 호텔 객실에서 훔친 금품은 모두 600만 원 상당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도구로 쓴 영화관 카드는 호텔 카드 키와는 기능이 전혀 다르지만 전문 털이범들이 주로 쓰는 쇠꼬챙이 등에 비해 눈에 덜 띄기 때문에 이를 사용한 것 같다"며 "김 씨는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고급스런 옷을 골라 입기도 했다"고 전했다. 호텔 분위기에 맞춰 여행객처럼 꾸며 의심의 눈초리를 피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전과 13범으로 특별한 직업이 없는 김 씨를 상대로 여죄를 캐고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폐를 분류하고 위조지폐를 가려는 지폐 정사기 관련 핵심기술을 중국 등으로 빼돌리려던 전직 기업 연구소장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폐 정사기 제조 분야의 국가 핵심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려 한 혐의(산업기술유출방지법 위반)로 지폐 정사기 제조기업 A 사의 전 연구소장 김모 씨(57)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김 씨와 함께 국내와 중국, 홍콩에서 동종 회사를 설립하려 한 관련 기술자 한모 씨(52)와 투자자 조모 씨(51) 등 공범 5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신·구권 지폐를 구분하고 위조지폐를 감별하는 지폐 정사기를 개발하는 연구소장으로 일하던 김 씨는 올 4월 초부터 6월 중순까지 연구소 서버에 접속해 정사기 관련 기술을 빼돌린 뒤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 김 씨는 한 씨 등 지폐 정사기 관련 기술자 2명과 A 사에 물건을 납품하던 조 씨 등 3명의 투자자를 모아 중국과 홍콩에 법인을 세워 돈을 벌 궁리를 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서버에 누군가 접속해 정보를 빼돌린 흔적을 발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 사는 유출된 기술이 80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것이며, 2018년까지 예상 매출이 수천억 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사업자금 명목으로 빌린 돈 수억 원을 갚지 않은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그는 피해자에게 사기행각을 벌이는 과정에서 검사, 검찰 수사관 등의 행세를 하며 ‘1인 5역’의 목소리 연기를 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인을 속여 50차례에 걸쳐 6억2700여만 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사기 등)로 안모 씨(41)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안 씨는 2010년 사회인 야구리그 사업을 시작하던 무렵 김모 씨(46)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주면 두 배로 갚겠다”고 얘기해 같은 해 8월부터 2012년 9월까지 1억7500만 원을 받아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업을 하면서 진 빚을 갚는데 이 돈을 쓰면서 두 배로 불려주기는커녕 원금도 갚지 않았다. 안 씨는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김 씨에게 위조한 통장 잔액 조회서를 보여주면서 “형사 고소를 당해 9억 원이 든 계좌가 압류됐다”며 변제를 미뤘다. 그러면서 압류 계좌를 해제해 돈을 갚겠다며 합의금 명목으로 다시 4억5200만 원을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안 씨는 김 씨와 전화로 통화하면서 검사, 수사관, 사촌형, 아는 형 등 1인 5역을 천연덕스럽게 해내기도 했다. 5년 동안 돈을 돌려받지 못한 김 씨는 결국 올해 7월 초 안 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안 씨는 5일 경찰에 검거됐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유명 야구 해설가 하일성 씨(66)가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하 씨는 이날 오전 8시경 송파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하 씨는 숨지기 전 부인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 등의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작성했다. 하지만 이 메시지를 실제 보내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유명 방송인인 하 씨는 여러 건의 사기 사건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부산지검 형사4부는 올 7월 ‘아는 사람의 아들을 프로야구단에 입단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지인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사기)로 하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하 씨는 또 자신 소유의 빌딩 매각과 관련해 사기를 당한 뒤 빚을 갚는 과정에서 돈을 빌리고 이 때문에 사기 혐의로 피소되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 5년여 전 서울 강남지역의 시가 100억 원 상당의 빌딩을 가지고 있었던 하 씨는 건물 매각 과정에서 사기를 당해 매각대금은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양도세 등 세금 10억 원 가량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하 씨는 자택과 차량 등을 팔고 사채까지 끌어 이를 갚았지만 사채 이자가 불어나 시달리면서 지인 박모 씨에게 3000만 원을 빌렸고 이를 갚지 못하면서 고소당했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가족과 지인을 상대로 하 씨가 숨진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하 씨가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이 자살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중국계 기업의 한국법인 대표인 중국인 A 회장이 자신의 전용 비행기에서 20대 한국인 여성 승무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7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여성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 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별법 위반 등)로 A 회장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회장은 올 2, 3월쯤 자신의 전용 여객기에서 20대 여성 승무원 2명을 각각 성폭행,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회장은 기내는 물론 호텔 등 비행기 밖에서도 수차례 비슷한 범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 회장이 고용한 이들 승무원은 비행이 없을 때는 비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올 4월 경찰에 피해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제출했다. A 회장은 처음엔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A 회장은 피해자들과 합의를 했고 피해자들은 7월쯤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성폭행 범죄가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를 계속한 경찰은 A 회장의 혐의가 성립된다고 판단해 조만간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김형준 부장검사(46)와 게임업체 대표 김모 씨(46)는 서울 강남의 유명 가라오케와 위스키 바의 단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에는 두 업소의 이름이 자주 등장한다. 이 가운데 한 곳이 강남구 학동사거리 근처에 있는 ‘피트인 가라오케’다. 영화, 드라마 촬영 장소로도 이용된 이 업소는 1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형 홀부터 2∼8명 수용 규모의 방까지 30여 개 룸을 갖춘 곳이었다. 술 판매는 물론이고 여종업원들이 술자리에 동석하는 방식으로 영업했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피트인 가라오케는 지난해 1월 9일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를 했다. 그러나 불과 20일 만인 같은 달 29일 폐업신고를 한 뒤 무허가 영업을 하다 올해 5월 경찰에 적발됐고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다. 위스키 바인 J주점 역시 강남구 도산공원 근처의 고급 업소다. 20만∼190만 원대 싱글몰트 위스키를 판매하는 곳이다. 김 부장검사는 평소 가까운 검찰 선후배들과도 이곳을 드나든 것으로 전해졌다.김민 kimmin@donga.com·김도형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성들의 사진과 신상정보를 올리면서 성병 보균자라며 거짓 폭로한 이른바 ‘성병패치’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A 씨(20·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A 씨는 올 6월 말 SNS 인스타그램에 ‘성병패치’ 계정을 만들어 남성들의 거짓 신상정보를 올려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박모 씨(40) 등 남성 50명의 신상 정보를 게시하면서 ‘성병 보균자’라고 허위 정보를 올렸다. “매독, 임질 등 성병에 걸린 남성을 제보해 달라”고 공지한 다음 다른 네티즌들이 제보한 남성들 정보와 병명을 그림 파일로 편집해 게시한 것이다. A 씨는 성병에 걸린 남성으로부터 성병 균이 옮는 피해를 봤던 트라우마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이 A 씨를 고소한 피해 남성 3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모두 성병에 걸린 사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현재 범행을 모두 시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경찰은 남녀 신상정보를 폭로하면서 “유흥업소에 출입 한다”고 허위 사실을 올린 ‘한남패치’와 ‘강남패치’ 운영자도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추석을 열흘 가량 앞둔 가운데 경찰이 범죄 예방과 교통 관리에 중점을 둔 종합치안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 경찰청은 5일부터 추석 연휴가 끝나는 18일까지 범죄예방과 현장 치안력 강화, 교통관리에 중점을 둔 ‘추석 종합치안대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우선 11일까지 ‘스마트 국민제보’ 애플리케이션에 접수되거나 주민이 요청한 범죄 취약요인을 점검해 개선하고 편의점과 금융기관 등 현금을 많이 취급하는 곳을 대상으로 범죄예방 진단과 홍보를 강화한다. 또 연휴 기간 가정폭력과 아동학대가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해 학대전담경찰관(APO)을 중심으로 우려 가정을 미리 점검한다. 연휴가 임박한 12일부터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까지는 경찰력을 최대한 투입해 범죄 대응과 교통관리에 주력한다. 낮 시간에는 금융기관과 다중이용시설 위주로 강도, 소매치기, 날치기 등 범죄예방에 힘쓰고 야간에는 골목 위주로 빈집털이나 성범죄 예방에 중점을 둔 순찰·검문·교통관리 등의 활동을 펼 예정이다. 특히 경찰은 이번 추석 연휴의 경우 귀성 기간이 2일로 짧은 반면 귀경 기간은 4일로 다소 긴 가운데 추석 당일인 15일 교통량이 역대 최대 규모인 529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암행순찰차 등을 활용해 고속도로 혼잡구간과 공원묘지·터미널·백화점·대형마트 주변 등 주요 혼잡지역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영동·경부·서해안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암행순찰차 21대를 운용하고 헬리콥터 16대와 무인비행선 4대 등을 투입해 교통관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편, 종합치안대책 기간 내내 전국 525개 전통시장 주변에서는 주·정차가 허용된다. 제수·선물용품을 구매하는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지난해 유업 대표들을 만나셨을 때 함께 건배한 우유가 저희 상하농원의 유기농 제품입니다. 상하농원은 빵, 소시지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가족 방문객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김선희 매일유업 사장) “이런 게 6차 산업화죠. 상하농원 같은 (농촌체험) 테마파크가 관광지로 크게 성공하시길 바랍니다.”(박근혜 대통령) 26일 오후 ‘2016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 개막식이 끝난 뒤 진행된 행사장 투어에서 박 대통령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1층의 상하농원 부스였다. 박 대통령은 전북 고창군 상하면에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합쳐 조성한 농촌 체험 테마파크인 상하농원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안종범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강석훈 경제수석, 현대원 미래전략수석, 김현숙 고용복지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등 이례적으로 수석비서관이 5명이나 참석해 대통령을 수행했다. ○ “식품도 훌륭한 관광 콘텐츠” 이번 박람회에는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로 농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업체가 다수 참가했다. 감자를 얇게 깎아 꼬치에 꿰어 튀긴 회오리 감자 제조업체 ‘회오리’도 주목을 받았다. 정은숙 회오리 대표가 기계를 돌려 얇게 썬 감자를 펼쳐보이자 박 대통령은 “아코디언 같다”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박 대통령은 “체코에서는 굴뚝처럼 길고 둥근 ‘굴뚝빵’을 파는데, 관광객들이 꼭 둘러보는 유명한 곳”이라며 “회오리 감자도 한국에 가면 한 번 사먹어야 하는 관광 콘텐츠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회오리 감자는 동아일보 경제섹션 6차 산업면에 소개됐으며 싱가포르 등지로 수출을 앞두고 있다. 행사장을 떠나면서 박 대통령은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내줘서 고맙다”라는 격려의 말을 남겼다. 토마토와 상추 등을 키우는 조립식 선반 생산업체인 ‘링크에스’를 찾은 박 대통령은 태블릿 PC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으로 직접 상추에 물을 줬다. 앱의 ‘물주기’ 버튼을 누르고 숫자 ‘20’을 입력하자 화단에 설치된 고무호스에서 20초간 물이 뿜어져 나왔다. 송경의 링크에스 대표는 개발한 계기를 설명하며 “외출했을 때도 원격으로 물을 줄 수 있어야 도시농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외국에 나갔을 때도 작물에 물을 줄 수 있느냐”고 묻자 송 대표는 “아직 외국에서는 구동되지 않지만 재배기가 자동으로 작물을 키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답했다. 표고버섯 재배 설비를 만드는 ‘청운표고’도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는 톱밥을 가공해 원통형의 표고버섯 배지를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 회사 조해석 대표에게 “(상품이) 시장에 나오는 단계냐”고 묻자 조 대표는 “개발에 6년이 걸렸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양산까지는 못 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옆에 있던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농촌진흥청에서 양산을 도울 길이 없겠나. 6년을 보냈는데 (이제) 빛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첨단농업은 창조경제의 돌파구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도 첨단농업 육성과 농업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박람회의 취지에 적극 공감을 표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창조경제는 돈도 벌고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하니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 팜이 활로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축사에도 머리가 끄덕끄덕 됩니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또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귀농귀촌인 유치는 농어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극복을 위한 대안”이라며 “전남은 깨끗한 자연환경과 우수한 영농 여건 등 귀농귀촌의 최적지임을 적극 알리겠다”라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경북은 매년 1개 면(面) 규모의 인구가 귀농하는 귀농1번지”라며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 체계적인 지원으로 경북에서 새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태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도 자리를 함께 했다. 또 이정백 상주시장, 박영일 남해군수, 조윤길 옹진군수, 정황근 농촌진흥청장, 신원섭 산림청장, 이상무 농어촌공사 사장,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 공노성 수협중앙회 대표, 김해성 이마트 대표·부회장, 조성형 매일유업 부사장, 김지영 aT센터 부사장, 노찬규 SK 상무 등도 참석했다.최혜령 herstory@donga.com·김도형·황형준 기자}

“적어도 1년은 농촌에 살아보고 귀농을 결정해야 할 것 같았는데 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있었다니 참여할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네요.” 퇴직을 3년가량 앞두고 귀농을 준비 중이라는 정형호 씨(49)가 충남 금산군이 마련한 ‘금산군 귀농교육센터’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2만6400m² 부지에 지어진 주택과 농장에서 1년 동안 월 15만∼23만 원의 비용만 받으며 체계적으로 예비 귀농활동을 지원해주는 교육시설을 알아냈다는 반가움에서다. 26일 ‘2016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aT센터 2층 제2전시장에 마련된 60곳의 지방자치단체 부스에서는 정 씨처럼 창농·귀농에 대한 답답함과 궁금증을 푸는 사람이 많았다. 경상북도의 부스에서는 6년 전 성주군으로 귀농해 상추를 재배하고 있는 조영규 경북귀농인연합회 고문(63)이 고민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도대체 얼마를 버느냐”는 관람객들의 물음에 “부부가 함께 무리하지 않고 일하며 연간 7000만 원 이상은 번다”는 답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이런 안정적인 정착에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함께 들려줬다. 조 고문은 “귀농을 결정하기 전에 낙동강부터 한강까지 강변을 직접 다 훑어봤다”고 털어놓았다. 4대강 사업으로 정비될 지역에서 비닐하우스마다 상추를 재배하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 상추 공급이 부족해질 거라 예상하고 상추 재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의 지역 주민들과 잘 어울리려고 거듭된 노력으로 지역의 띠 동갑 모임에 가입한 ‘노하우’까지 들려줬다. ‘산림 경영’에 관심을 두고 박람회를 찾았다가 조 고문의 설명을 들은 김병후 씨(67)는 “현실감 있고 유익한 얘기를 직접 들으니 농업을 통해 다시 한번 ‘잘살아 보자’고 외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고 했다. ‘팜 셰어’라는 창업농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를 소개하는 비닐하우스까지 현장에 설치한 경기도 부스에서는 지나가는 관람객을 상대로 ‘팜 셰어’를 설명하는 즉석 강연이 이어졌다. 경기도와 경기 안성시의 한경대가 함께 진행하는 팜 셰어는 본격적인 창업농을 위해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는 스타트업 캠퍼스다. 농장을 공공 임대 분양해 재배는 물론이고 유통 및 판매까지 지원한다. 즉석 강연을 귀 기울여 듣던 강은주 씨(50·여)는 “남편 퇴직까지 몇 년의 시간이 있지만 일찌감치 준비하려고 박람회를 찾았다”며 “지자체들이 준비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국가대표 남자 수영 선수가 선수촌에서 동료 여자 선수들의 알몸을 촬영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26일 대한수영연맹 관계자와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했던 A 선수가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여자 선수들의 탈의실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선수는 2013년 촬영한 영상을 친구에게 보여주었고 이 영상을 본 친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했던 B 선수도 촬영을 공모한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다. 대한수영연맹 임원들은 올해초 각종 비리와 횡령으로 구속 되기도 했다. 대한체육회는 연맹이 정상적인 행정 업무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올해 초 대한수영연맹을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임원들은 수년간 선수 훈련비와 공금을 횡령하고 선수 선발과 관련한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관리 소홀과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황규인 kini@donga.com·김도형 기자 }


“제재를 피해 거액의 외화를 버는 해외 ‘노예노동’에 동원하느라 1000명 이상이 근무하던 평양 조선컴퓨터센터(북한의 정보기술 전략담당 및 인력양성 기관)가 텅 비었답니다.” 중국에 파견돼 일하다 최근 탈북한 북한의 정보기술(IT) 전문가 A 씨가 한 증언이다. 24일 정부 당국은 현재 북한이 IT 인력 1500명 이상을 10여 개국에 파견해 연간 4000만 달러(약 45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고 이 돈을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김정은 일가 통치자금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20대 남성인 A 씨는 정부 당국에 북한 해외 육체노동자에 버금가는 IT 노예의 실상을 증언했다. A 씨는 예닐곱 명의 동료와 함께 컴퓨터 장비가 갖춰진 아파트에 거주하며 함께 일했다. 대부분 20대 남성들이다. 이들은 잠자는 4시간을 제외하고 18시간 넘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을 했다. 수주 일감은 해외 기업의 물류 프로그램 개발부터 어린이용 3차원(3D) 애니메이션 그래픽 작업까지 다양했다. 각국 정부의 전산 관련 프로젝트를 맡기도 했다. A 씨는 “장시간 노동으로 월 2000∼5000달러를 벌었지만 생활비 10% 정도만 수령하고 나머지는 조장에게 상납했다”고 증언했다. A 씨 같은 인력을 관리하는 조장은 현지 아파트와 컴퓨터 장비를 사비로 마련하고 조원들을 선발해 통제하는 전권을 갖고 있다. 조원들의 신분을 미국인이나 유럽인 등으로 위장해 온라인으로 하청 중개 사이트에 접속해 일감을 수주하도록 했다. 그는 자신의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조원들을 압박했다. 실적 우수자에겐 현금을 지급하고 부진자는 북한으로 소환시키는 방식으로 경쟁을 유도했다. 정부당국 관계자는 “조장은 조원이 벌어들인 돈에서 운영비 등을 뺀 뒤 평양에 현금으로 상납했다”며 “금융 제재 때문에 상납에는 외교행낭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각종 경제 제재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은 최근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인 ‘IT 외화벌이 전사’ 양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해외에 노동자를 보내 외화를 벌어들이는 노동자 송출은 경제 제재의 사각지대에 있다. 특히 IT 인력은 월수입이 100∼300달러인 해외 단순 노무자에 비해 보수가 10배 이상 높아 북한으로선 매력이 클 수밖에 없다.● 北 IT노동자 송출, 경제제재 사각지대… 해킹-도박사이트 개설 등 불법행위도‘IT 외화벌이’ 매달리는 北1500여 명의 북한 정보기술(IT) 전문가는 작업장 마련이 쉬운 중국 단둥과 선양, 옌지 일대를 중심으로 러시아, 유럽, 아프리카까지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체와 위장 합작회사를 설립해 취업비자를 받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이런 식의 외화벌이는 2010년경 인도에 체류하던 북한 연수생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고수익을 낸 것을 계기로 “IT 분야가 돈이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본격화됐다. 북한에선 군수공업부, 문화교류국 등 유관 기관과 총정치국, 39호실 등 권력 기관들이 경쟁적으로 IT 인력 양성과 송출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 당국 관계자는 “조선컴퓨터센터가 텅 비었다는 A 씨의 발언은 과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은 이 해외 파견 IT 전문가들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난 다양한 해킹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2009년 이후 북한은 인터넷주소(IP주소) 할당을 제한받자 중국 등지에서 활동하는 IT 인력을 활용해 2013년 ‘3·20 사이버 테러’ 등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2월 이들은 청와대 등 주요 국가기관을 사칭해 국가 연구기관에 대량의 e메일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해킹을 시도했다. 최근에는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현지 회사와 합작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열어 운영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화를 벌기 위해 무기 밀매는 물론이고 달러 지폐 위조와 마약 밀매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정권이 사이버 세상에서도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2014년 4월에는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IT 인력 16명이 캄보디아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현지 경찰에 체포돼 100억 원에 이르는 돈이 현지 경찰에 압수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IT 인력이 사이버 공간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자본이 없는 북한이 인적 자원을 활용해 키울 수 있는 산업 분야가 바로 IT”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관련 인력은 일정한 수준의 장비와 인터넷 환경, 그리고 교육 인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북한의 불법적이고 비인간적인 외화벌이 행태를 막기 위해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노예처럼 일해 번 돈으로 핵을 만드는 셈”이라며 “해당국들과 공조해 북한의 인력 송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도형 기자}

“얼굴도 보지 못한 아이들이지만 우리의 마음이 전해져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며 꿈을 키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올해로 9년째 몽골 학생들을 위해 자선음악회를 열고 있는 서울 강동구 한영외국어고의 관현악 동아리(HCO)를 이끄는 윤혜린 양(17·독일어과 2학년)의 말이다. 이 동아리 학생들은 22일 오후 학교 중강당에서 ‘몽골 어린이 돕기 HCO 자선음악회’를 열었다. 이 학교에서 자선음악회가 시작된 건 2008년. 2007년 지구촌나눔운동(이사장 박명광)의 도움으로 해외 봉사활동을 갔던 학생들이 귀국 후 몽골 자르갈란트 지역의 가난한 학생들을 돕자며 뜻을 모았다. 이제는 동아리뿐만 아니라 학교 차원에서도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 자선음악회에 참석한 학생 20여 명은 몽골 학생을 본 적이 없지만 선배들의 좋은 뜻을 이어가겠다며 연주를 준비했다. 학생들은 점심과 저녁시간을 쪼개 연습했다. 여름방학이 되자 시간을 늘려 호흡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 덕분에 이날 관객 250여 명 앞에서 정통 클래식과 케이팝 등 14곡을 연주했다. 교사 4명으로 이뤄진 학교 중창단도 축하공연을 선보였다. 학생들은 이렇게 매년 100만 원가량을 모아 몽골 빈곤아동의 학업을 지원하고 있다. 동아리를 지도하는 김수련 교사(30·여)는 “음악은 세계 공통의 언어”라며 “기회가 된다면 학생들과 직접 몽골에 가서 연주회를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경찰의 암행순찰차가 9월 6일부터 서울 도심에도 등장해 단속을 벌인다. 암행순찰차는 단속 차량임을 드러내지 않고 도로에서 위법 행위를 일삼는 운전자를 적발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2일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암행순찰차 시연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운영 계획을 밝혔다. 현재 충남 경북 강원 인천 전북 등의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10대가 배치된 암행순찰차를 9월부터 22대로 확대 배치하면서 이 중 1대를 서울시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활동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암행순찰차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동부·북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등에서 보복운전과 난폭운전, 화물차 적재 위반, 상습 정체 지역 진출로에서의 끼어들기 등을 주로 단속하게 된다. 고속도로에서 시범 운영한 기존의 암행순찰차가 전용차로 위반과 갓길운행 등을 주로 단속해 온 것과 달리 도심 자동차 전용도로의 특성에 맞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큰 위반 행위 적발에 주력하겠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암행순찰차는 평소에는 경찰 마크 등만 부착한 채 일반 차량처럼 운행하다가 교통 법규를 어기는 차량을 발견하면 경광등과 사이렌 등으로 경찰 차량임을 드러내고 단속에 나선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경찰의 암행순찰차가 9월 6일부터 서울 도심에도 등장해 단속을 벌인다. 암행순찰차는 단속 차량임을 드러내지 않고 도로에서 위법 행위를 일삼는 운전자를 적발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2일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암행순찰차 시연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운영 계획을 밝혔다. 현재 충남 경북 강원 인천 전북 등의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10대가 배치된 암행순찰차를 9월부터 22대로 확대 배치하면서 이 중 1대를 서울시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활동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암행순찰차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동부·북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등에서 보복 운전과 난폭운전, 화물차 적재 위반, 상습 정체 지역 진출로에서의 끼어들기 등을 주로 단속하게 된다. 고속도로에서 시범운영한 기존의 암행순찰차가 전용차로 위반과 갓길운행 등을 주로 단속해온 것과 달리 도심 자동차 전용도로의 특성에 맞춰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큰 위반 행위 적발에 주력하겠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암행순찰차는 평소에는 경찰 마크 등만 부착한 채 일반 차량처럼 운행하다가 교통 법규를 어기는 차량을 발견하면 경광등과 사이렌 등으로 경찰 차량임을 드러내고 단속에 나선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교수들 진짜 존경심 하나도 없어짐” “기대도 안 했지만 ㅋㅋㅋ, 앞으로 정말 하찮게 보일 듯 교수들 ㅋㅋ” “법대 ×놈 자식들…. 로스쿨 되고 학생들 내팽개치고 정치질에…”. 평생교육 단과대(미래라이프대) 설립 백지화 후에도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이화여대의 동문 커뮤니티에 18일 오전 올라온 댓글 가운데 일부다. 17일 이화여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가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고 이날 밤 12시까지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서명받은 결과를 알린 게시물에 달린 것이다. 전임교원 1001명 가운데 이름을 밝히고 서명에 동참한 교수는 114명, 11.4%였다. 그러자 재학생 등이 어느 학과 어떤 교수가 서명했는지를 놓고 일종의 ‘품평회’를 벌인 셈이다. 학생들은 이날 수천 건의 글을 올리며 자신들의 잣대로 교수들을 재단했다. 기준은 명확했다. 서명하면 훌륭한 교수, 그렇지 않으면 형편없는 교수였다. 서명에 참여한 경영대의 한 남성 교수를 치켜세운 글에는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는데 잘생기고 섹시하다’란 식의 댓글까지 달렸다.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이 소통 없이 평생교육 단과대 설립을 추진했다며 본관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학교 측이 단과대 개설을 백지화한 뒤에는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벌써 22일째다. 학내 구성원은 교내 문제에 각자의 방식으로 의견을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총장 사퇴라는 목표에 동참하지 않는다며 학교의 또 다른 구성원인 교수 대부분을 싸잡아 매도하고 조롱하는 모습에서 이들이 농성을 이어가며 지키려 하는 가치의 수준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은 지성의 전당’이라는 가치를 지키겠다는 학생들이 교수 각자가 내린 판단을 획일적인 기준에 맞춰 심판하는 걸 과연 ‘지성’이라고 봐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 이들은 ‘신성한 공간’인 대학에 경찰이 투입됐다는 이유로 학교를 공격하고 있다. 실제로 군사독재 시절 대학은 공권력이 함부로 진입할 수 없는 공간이었다. 민주화를 위해 피 흘렸던 이들의 교두보이자 피난처였다. 그런데 지금의 대학은 ‘나와 다른 주장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라는 최소한의 원칙마저 지키지 않는 이들이 대화조차 거부한 채 법까지 무시하는 곳이 돼버렸다. 자격 없는 이들이 물려받은 공간까지 특별 대우해 줄 필요는 없다고, 누군가는 얘기하지 않을까.김도형 사회부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