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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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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성 않는 北안타까워… MB방문, 역사의 치유제 되길”

    미얀마를 국빈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아웅산 국립묘지를 방문하자 1983년 아웅산 테러 사건의 생존자와 피해자 유족들은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아직도 반성을 하지 않는 북한을 보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이 역사의 치유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웅산 테러 사건 생존자 가운데 한 명인 최재욱 전 환경부 장관(72)은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웅산 사건은 북한이 상식이 안 통하는 나라라는 것을 널리 알린 대표적인 사례”라며 “한민족에게 망신을 주는 행위를 해놓고도 29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대통령공보비서관으로 손과 허벅지 등에 관통상을 입은 그는 “이 대통령의 미얀마 방문을 계기로 북한이 평화 개방으로 나올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남북 평화에도 기여하는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합쳐 북한이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김재익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의 부인인 이순자 숙명여대 명예교수(74)도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남북관계의 새로운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이 교수는 “처음에는 이 대통령이 미얀마에서 국립묘지에 가지 않는 걸로 알고 서운한 감정이 있었는데 오늘 방문했다는 보도를 보고 안심했다”며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있었던 가슴 아픈 일이 잊혀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다행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대통령의 방문이 특히 젊은이들에게 역사적 사건을 다시 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랐다. 당시 한국일보 기자로 현장을 취재한 박창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66)도 “아웅산 테러 사건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이번 대통령 방문은 당시 테러를 다시 한 번 기억하고 북한의 위협이 여전하다는 현실을 잊지 않게 했다”며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테러로 희생된 서상철 동력자원부 장관의 동생인 서상목 전 자유선진당 의원(65) 역시 “조간신문에 사고 직전 형님이 찍힌 기념사진이 실린 기사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천안함 폭침사건이나 연평도 포격도발을 통해 북한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걸 국민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고 심상우 민주정의당 의원의 아들인 개그맨 심현섭 씨(42)도 “역사의 운명이 그들을 희생하게 했다”며 “이번 방문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역사의 치유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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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진보, 정당 사상 최악 폭력]‘조준호 멱살 잡았던’ 당원 분신자살 시도

    당권파로 추정되는 통합진보당 당원이 14일 통진당사 앞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이 당원은 1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통진당 중앙위원회에 참가해 조준호 통진당 공동대표의 멱살을 잡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14일 오후 6시 15분경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합진보당사 앞에서 통진당 경기도당 소속인 박영재 씨(44)가 분신했다. 박 씨는 사건 당시 “××, ×같아서 못 살겠네”라고 외치며 몸에 미리 준비한 시너를 붓고 불을 붙였다. 불은 소리를 듣고 현장으로 간 주차장 경비원이 소화기로 진화해 곧바로 꺼졌다.박 씨는 얼굴과 팔 등 전신 약 50%에 3도 화상을 입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병원 측은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진 박 씨는 입과 기도에 화상이 심해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의식이 있어 의사표현은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우위영 통진당 대변인은 한강성심병원에서 가진 기자 브리핑에서 “박 씨는 경기 수원 비정규직노동센터 소장으로 버스운전기사로 일하다 해고된 뒤 덤프트럭 운전을 하는 분”이라며 “당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깊고 소장으로 일하면서 얼마 되지 않는 월급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 정도로 동정심이 깊었다”고 밝혔다. 당권파인지 묻는 질문에는 “통진당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질문이고 또 다른 희생양을 만들 수 있는 아주 매우 위험한 낙인이다. 해고 노동자, 노동자, 비정규직을 위해 살아온 서민에게 낙인찍지 말아 달라”며 즉답을 피했다.박 씨는 2007년 수원 비정규직노동센터 사무국장 시절 한 인터넷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동과 통일은 떼려야 뗄 수 없다”며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군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은 개죽음보다 못하다. 한반도 평화협정체결은 우리나라에서 미군이 반드시 철수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병원에 들른 박 씨의 동생은 “형이 오늘 아침 집을 나설 때는 특별한 기색이 없어 이런 행동을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박 씨가 병원에 이송된 뒤 통진당 김선동 의원과 김재연 당선자 등 당권파 인사들이 병문안을 위해 병원에 들르기도 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 201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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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진보 벼랑끝 내전]“통진당, 쇄신 안하면 지지 철회” 민노총 중앙집행위 의견 모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부정경선 논란에 휩싸인 통합진보당에 대해 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지 철회 등 강경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은 11일 밤부터 12일 새벽까지 이어진 마라톤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통해 이 같은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민노총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노총 대회의실에서 통진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관련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당 대표단과 비례대표의 사퇴 요구안과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민노총 중앙집행위원 50여 명은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질문에 답변 없이 회의실에 입장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통진당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해 투표에 나선 조합원과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전반적으로 통진당에 대한 지지 철회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한 산별노조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통진당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누가 저런 당을 믿고 표를 주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민노총 임원은 “당파 싸움만 하는 당에 남아있을 사람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노총 안팎에서는 통진당만 지지한다는 배타적 지지 대신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자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박유기 전 금속노조 위원장은 10일 울산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그동안 민노총이 추진한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는 실패했다”며 “노동자 중심의 새로운 진보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조합원 사이에서도 이 같은 ‘신당 창당’ 움직임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진당 진성당원 7만5000명 중 민노총 조합원은 3만5000명이 넘는 수준이다. 만약 통진당 대표단과 비례대표가 사퇴하지 않아 이들이 민노총 방침에 따라 집단 탈당하면 당이 분명한 존폐 위기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국민 여론도 무시하는 통진당 당권파에게 민노총의 결정은 가장 강력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총은 12일 이날 회의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 201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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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게 행복 주려한 건데, 우리 모두가 행복해졌구나

    “사랑하는 윤일아, 우리 예쁜 아가가 엄마 아빠에게 온 지도 벌써 5년이 흘렀구나. 너와 맞선을 보던 날은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밝은 햇살이 쫙 내리비쳤다고나 할까. 그날은 엄마 아빠 생애에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이었다….” 지난달 황보연 씨(34·여)는 아들에게 정성스레 편지를 썼다. 이번에 초등학생이 된 아들은 황 씨가 ‘입양으로 낳은’ 아이였다. 황 씨가 아들 윤일 군(7)을 처음 만난 건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남편 김현수 씨(45)와 입양을 결심한 2006년 2월이었다. 그는 “작은 아기가 눈을 말똥말똥 뜨고는 아장아장 걸어 오는데 이 아이가 우리 부부의 운명이겠구나 싶었다”며 “그날이 많이 추웠는데 마음이 따뜻해져 추위도 못 느꼈다”고 말했다. 황 씨는 아들이 유치원을 졸업하면서 찍은 사진과 이 편지를 11일 제7회 입양을 날을 맞아 홀트아동복지회가 진행한 입양가족 사진 동영상 공모전인 ‘아름다운 행복’에 응모해 우수상을 받았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입양을 통해 탄생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고 국내 입양에 대한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씨앤앰의 후원을 받아 3월 20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콘테스트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제각각 사연을 담은 사진 141점과 동영상 28편이 출품됐다. 10일 20편의 수상작을 발표한 홀트아동복지회는 18일 서울 서초구 비앤빛갤러리에서 시상식을 열고 이달 말까지 수상작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날 사진 부문 대상에는 ‘벚꽃 즐기는 가족’ 사진을 출품한 조익제 씨(54) 가족이 선정됐다. 조 씨는 2003년 애인 양(11)을 입양해 키우고 있는데 2009년 가족과 함께 연세대 캠퍼스에 놀러가 함께 공중부양을 하면서 찍은 사진으로 대상을 탔다. 매년 아이들이 얼마나 크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가족사진을 즐겨 찍는다는 조 씨는 “내년이면 애인이와 함께한 지 10년이 된다”며 “그동안 애인이가 커 온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면 나중에 추억을 회상할 수 있고 친부모를 만날 때 딸의 성장 과정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더의 성장’으로 우수상을 받는 서진택 씨(43)는 딸 에스더 양(5)의 사진 여러 개를 한 장에 모았다. 한 달에 한 번은 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온 서 씨는 딸이 자라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여러 장의 사진을 편집했다. 그는 “처음에는 입양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전문가가 쓴 책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2007년 당시에는 입양 관련 서적이 국내에 딱 한 권밖에 없었다”며 “에스더가 늘 눈에 아른거리는 예쁜 딸로 커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1월에 입양해 이제 태어난 지 8개월이 된 다니엘 군과 아내, 아들과 함께 집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찍은 가족사진으로 우수상을 받은 오승주 씨(41)도 “다니엘을 만나면서 입양이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를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이루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입양 뒤 우리 가족이 사랑의 기초를 튼튼하게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입양가족들은 “세상 모든 아이들이 행복할 권리를 안고 태어났다고 생각해 입양을 결정했는데 결국 더 행복해진 건 우리 모두였다”며 “국내 입양에 대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입을 모았다.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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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빗나간 모정’…아들 알바비 안 준다고 PC방 불질러

    "내가 가슴에 불이 나서 못 살겠다. 아예 가서 불을 질러 버리자." 지난달 5일 서울에 사는 한모 씨(51·여)는 아들 김모 씨(25)가 3월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도 한 달 치 급여 100만 원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밤잠을 설칠 정도로 분이 풀리지 않자 결국 5일 뒤인 지난달 10일 그는 아들 손을 낚아 채 PC방으로 향했다. 아들의 동거녀 조모 씨(17)도 함께였다. 새벽 2시가 다 된 시간에 PC방 앞에 도착한 한 씨 가족은 길가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에서 휘발유를 빼내 준비해간 병에 담았다. 그리고 조용히 PC방으로 들어갔다. 아들이 PC방 종업원과 이야기를 하고 조 씨가 밖에서 망을 보는 사이 한 씨는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휘발유를 휴지통에 붓고는 불을 질렀다. 불길이 번지자 PC방에 있던 손님 10여명이 황급히 밖으로 나왔다. PC방 화장실 천장과 좌변기 등도 모두 불에 탔다. 출동한 결찰에 붙잡힌 한 씨는 "PC방 사장(45)이 아들이 일한 시간대 매출을 정산해 보니 돈이 빈다며 급여를 주지 않아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한 씨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여죄를 추궁 중이라고 9일 밝혔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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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열 저축銀, 우려했던 뱅크런 없었다

    저축은행 4곳의 영업정지 첫날인 7일 당초 우려됐던 계열 저축은행들의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1, 2차 구조조정 때의 ‘학습 효과’로 고객들이 미리 대처하면서 피해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극적으로 살아남은 진흥저축은행(한국저축은행그룹 계열)의 서울 중구 지점에는 아침 일찍부터 40여 명의 고객이 몰렸지만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예금 인출 고객이 대부분이었지만 “안전하다”는 설명을 듣고 돌아가는 고객도 있었다. 직원들에게 항의하거나 소동을 일으키는 사람은 없었다. 후순위채에 3억 원을 투자했다는 한 50대 여성은 “한국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는 것을 보고 불안해서 왔지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높고 경영도 안정적이라는 설명을 듣고 다소 안심했다”며 “만기가 2년 남았으니 정상적으로 운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계열 은행에서 인출된 예금은 진흥 136억 원, 경기 70억 원, 영남 31억 원, 부산솔로몬 67억 원, 호남솔로몬 86억 원 등 총 390여억 원이었다. 중앙회 관계자는 “인출액이 평소의 두 배 수준이지만 지난해 구조조정 때 인출액의 1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문을 닫은 솔로몬, 한국저축은행 지점에도 이날 오전부터 불안을 느낀 고객들의 방문이 이어졌지만 큰 소동은 벌어지지 않았다. 일부 고객은 예금을 인출할 수 있는 줄 알고 “빨리 번호표를 달라”며 항의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순순히 예금보험공사가 마련한 예금자 설명회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 201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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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신분당선 선로 결함… 8시간 동안 승객 불편

    신분당선이 선로 결함으로 8시간 가까이 운행에 차질을 빚으며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신분당선 시설팀은 1일 오전 4시 반경 유지 보수 작업을 벌이던 중 청계산입구역 인근에서 선로 이음매가 느슨해진 것을 발견하고 상행선 1개 선로를 전면 폐쇄했다. 첫차가 출발한 오전 5시 반부터 오후 1시 15분 복구 작업이 끝날 때까지 전동차 1대만이 왕복 운행하며 평소 8분이었던 배차 간격이 35분까지 벌어졌다. 신분당선 강남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승객 김수연 씨(28·여)는 “출입구에 아무런 안내 표시도 없어 배차 간격이 35분이나 되는지 몰랐다”며 발을 굴렀다. 친구들과 나들이를 나온 김금이 씨(71·여)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앉아 있을 곳조차 없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신분당선 관계자는 “안전 수칙을 철저히 따르다보니 공사가 지연됐다”며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편에서는 지난해 10월 개통해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신분당선에서 사고가 난 것을 두고 ‘시범 운영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엄영근 씨(56)는 “해외처럼 완공한 뒤에도 시범 운영을 철저히 해 잔고장을 없앤 뒤 개통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2-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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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그녀의 그곳에서 금속탐지기 ‘삑~’

    ‘빛의 속도로 금반지를 은밀한 그곳에 숨겼나….’서울 광진구 구의동 금은방에 지난달 29일 수상한 손님이 나타났다. 한참 동안 귀금속 가격만 물어보며 만지작거리던 손님 박모 씨(37·여)는 점원이 한눈 판 사이 판매대에 올려뒀던 119만 원 상당의 금반지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점원 A 씨는 박 씨를 쫓아가 “반지를 훔쳐간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박 씨는 “멀쩡한 사람을 도둑으로 모느냐”며 펄쩍 뛰었다.박 씨는 A 씨의 신고로 파출소에 끌려가서도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몸수색은 완강히 거부했다. 여자 경찰관이 금속탐지기를 갖다 대자 박 씨의 사타구니 부근에서 신호음이 들렸다. 경찰은 “직접 수색할 수는 없으니 훔친 반지를 순순히 내놓으라”고 했지만 박 씨는 “내 몸에서 반지가 안 나오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욕설을 퍼부었다.경찰은 박 씨를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으로 데려가 X선 사진까지 찍어야 했다. 사진 속 박 씨의 아랫배에는 몸속에 넣어둔 금반지의 모양이 선명히 찍혀 있었다. 그제야 박 씨는 고개를 숙이고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절도 전과 10범으로 이틀 전인 27일에도 바로 옆 금은방에서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30일 박 씨에 대해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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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한류 강의’도 수출시대

    ‘한류’ 열풍이 대학의 실시간 화상 강의를 타고 전 세계 대학으로 퍼지게 됐다. 안동근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가을학기가 시작되는 올해 8월 말부터 ‘지구촌의 한류’를 주제로 한 학부 강의를 미국 스탠퍼드대, 이서카대, 홍콩 폴리테크닉대, 중국 시화사범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국립대, 러시아 극동연방대 등 7개 대학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는 27일 러시아 극동연방대 학생 20여 명을 상대로 ‘지구촌의 한류와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시범 특강을 진행했다. 6주 과정으로 이뤄진 이번 특강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의 ‘글로벌 e스쿨’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된다. 안 교수는 “베트남과 중국에서 유학 온 제자들이 한류에 관심이 많아 함께 연구하다 국제 강의까지 하게 됐다”며 “해외 학생들이 한국 대중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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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승 日 리쓰메이칸대 석좌교수 “日 식민지배 성심껏 사과해야”

    서승 일본 리쓰메이칸(立命館)대 석좌교수(67)가 강단에 들어서자 장내가 잠시 술렁였다. 서 교수의 얼굴은 온통 화상투성이였다. 1971년 국군 보안사가 서 교수를 재일동포학원침투간첩단사건의 주모자로 모는 데 저항해 기름 난로에 몸을 던져 생긴 흉터였다. 서 교수는 26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주최로 열린 ‘코리안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치유’ 심포지엄에서 자신의 온몸에 화인(火印)으로 새겨진 재일동포의 고난에 대해 강의했다. 서 교수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교토(京都)에서 재일동포 3세로 태어났다. 한국어 한마디 할 줄 몰랐던 그를 일본인들은 조센진(조선인)이라고 낮춰 부르며 따돌렸다.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한 일본인의 분노가 재일동포를 향한 것이다. 서 교수는 일본인과 똑같은 말을 쓰고 똑같은 옷을 입어도 ‘식민지 2등 국민’이라는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는 현실에 좌절했다. 1965년 한일 정부가 국교 정상화 협약을 체결하며 동포 사회가 들끓자 정체성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동포를 한국 국적과 조선 국적으로 나누고 선택을 강요했다. 서 교수는 일본의 비인간적인 현실을 떠나 스물셋 되던 1968년 서울대로 유학을 왔다. 그는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찾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국도 그를 반기지 않았다. 서 교수는 동생 서준식 씨와 함께 간첩으로 몰려 19년간 옥살이를 하게 됐다. 당시 군사 독재 정권은 북한에 비교적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재일동포를 간첩으로 몰아 대학 내의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는 일이 빈번했다. 이때 사건에 연루됐던 이들 상당수는 훗날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 교수는 옥중 생활에서 힘없는 개인이 역사의 희생양으로 고통받는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됐고 출소 뒤에는 국가에 의한 폭력과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연구에 매진했다. 서 교수는 “분단과 식민의 과거사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본이 식민지 시대에 대해 성의 있게 사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 교수의 강연에 이어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는 김종군 교수 등이 ‘한국인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치유’에 대해 강의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2-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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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들 “불안해 못먹겠다”… 유통상 “개점휴업”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자 시민들은 “또다시 광우병 공포가 시작됐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산 쇠고기를 유통하는 도매상과 정육점 사장들도 “가게 문을 닫게 생겼다”며 울상을 지었다.25일 찾은 서울 성동구 마장동 축산물시장은 벼락을 맞은 분위기였다. 수입 쇠고기 도매상과 쇠고기 직판장 등이 몰려 있는 축산물시장 상인들은 “오전부터 미국산 쇠고기 구입 취소 전화를 받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시장에서 수입육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M푸드 박모 사장(52)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손님이 뚝 끊겨 결국 가게가 망하고 그 뒤 심기일전해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S유통 박모 사장(51)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심해질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 미국산 쇠고기를 취급하는 서울 시내 다른 정육점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미국산 쇠고기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의 정모 팀장(30)은 “지금 판매하는 것은 검역절차를 거친 안전한 고기인데도 광우병 공포가 퍼져 판매는 어려울 것 같다”며 “개점휴업 상태”라고 말했다.시민들도 불안에 떨었다. 점심시간 갈비탕 식당을 찾은 직장인들은 일일이 원산지를 확인했다. 미국산이 아닌 뉴질랜드나 호주산 고기가 들어간 음식을 주문하기도 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

    • 201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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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끝날 때까지]전교생 1310명인 학교서 6명 응답, “일진있다” 4명 말해 ‘66% 폭력학교’

    교육과학기술부가 25억 원을 들여 실시한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부실투성이였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학부모들은 “통계가 맞다면 그동안 폭력학교에 아이를 보내고도 몰랐던 것”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반면 일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 일부 학교는 “잘못된 조사로 학교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엉터리 조사 여파로 교육 현장에 불만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믿기 어려운 수치에 학부모는 심란 경북 안동에 사는 서모 씨(43)는 20일 3학년 쌍둥이 형제가 다니는 K초등학교가 ‘일진 학교’로 지목되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설문에서 ‘일진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일진 인식 비율)이 전국 초등학교 평균(23.7%)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은 37.4%였다. 서 씨는 “학교폭력 문제는 대도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운 영주에서도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정부 조사 결과도 안 좋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일진 인식이 76.7%로 서울지역에서 가장 높았던 도봉구의 B초등학교에 3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교폭력이 없다고 알고 아이를 입학시켰는데 당혹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며 “조사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학교도 주먹구구 통계에 황당 ‘폭력학교’로 지목된 일선 학교들은 조사 결과가 잘못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B초등학교 관계자는 “최근 2년간 문제가 될 만한 폭력사건이 단 한 건도 없었는데 발표를 보고 황당했다”며 “폭력학교로 오해하는 학부모가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서울지역 중학교 중 일진 인식이 가장 높았던 강북구 K중학교 관계자는 “폭력서클도 없는데 76.1%라는 높은 수치가 나왔다”며 “힘 좀 쓰고 까부는 학생 모두를 ‘일진’이라고 적는 바람에 결과가 과장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재학생 대비 응답자 수가 현저히 적은 몇몇 학교도 “통계 수치가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진 인식 비율이 66.7%인 충남 천안의 C고교 관계자는 “학생 1310명 중 고작 6명이 설문에 응답했는데 이 중 4명이 일진이 있다고 대답해 ‘폭력학교’로 낙인찍혔다”며 “이런 주먹구구식 통계자료를 공개하는 일 자체가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폭력 피해 학교, 오히려 응답률 낮아 학교폭력으로 학생이 경찰에 입건된 일부 중학교는 고의로 설문조사에 학생들을 적극 참여시키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마포구 S중학교 등 폭력 사건이 있었던 12개 학교의 재학생 1만2123명 중 1790명(14.8%)의 설문지만 회수돼 중학생 평균 응답률(22.1%)에 훨씬 못 미쳤다. 폭력서클 ‘여주일진회’ 사건으로 1월 파문을 겪은 경기 여주군 Y중학교에서는 학생 646명 중 83명(12.8%)만 설문에 응했다. 학교 관계자는 “사건 뒤처리에 정신이 없었다”며 “방학 소집일에 맞춰 학교에 오는 일부 학생에게 설문지를 꼭 보내라고 당부했지만 역부족이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2월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자살한 광주 북구 J중학교는 “일일이 전화를 돌려 설문 참여를 유도했다”고 했지만 이 학교 정모 양(15)은 “전화는커녕 가정통신문도 오지 않았고 아예 설문지를 못 본 친구도 많다”고 했다. 박유성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는 “방학 중 우편으로 실시한 설문이었던 만큼 불참 학생에게 설문지를 다시 보내고 전화나 문자를 동원해 응답률을 높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

    • 201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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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끝날 때까지]‘장난’도 반복되면 죽음 부른다

    “쉬는 시간에는 나를 안으려고 하고 뽀뽀를 하려고 더럽게 내 몸에 침을 묻히려는 게 너무 싫었다.”16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영주시의 중학생 이모 군(14)이 유서에 밝힌 자살 이유 중 일부다. 이 군이 이런 괴로운 일상을 털어놓았을 때 주위에선 ‘그 나이 땐 다 그런 것’이라며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가해자나 제3자에겐 ‘작은 괴롭힘’으로 보였을지 몰라도 매일같이 피해를 당했던 이 군에겐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청소년들은 괴롭힘 그 자체보다 고통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는 절망을 느낄 때 생의 의지를 내려놓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작은 괴롭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이 군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소년들이 잇따를 것이란 얘기다.○ 가해자 ‘장난’에 피해자는 자살 떠올려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이 1월 전국 초중고교생 91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폭력에 대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인식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피해학생(1677명)의 31.4%는 ‘괴롭힘 탓에 자살을 고려했다’고 답할 정도로 고통을 느꼈지만 가해학생(1377명)의 34.3%는 가해 이유 1순위로 ‘장난’을 꼽았다. 가해자의 ‘장난’이 피해자에겐 자살을 떠올리게 하는 치명적 괴롭힘인 것이다. 청소년 상담시설에 들어오는 상담의 대부분도 지속적인 ‘작은 괴롭힘’을 호소하는 내용이다. 청예단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통씩 걸려오는 상담전화 중 대부분이 ‘친구가 자꾸 듣기 싫은 별명을 부른다’ ‘짝꿍이 매일 연필을 가져가 돌려주지 않는다’ 등 성인들이 보기엔 사소한 내용들이다. 한국청소년상담원 관계자는 “‘머리에서 냄새가 난다’는 친구들의 놀림을 들은 여중생이나 ‘재수 없다’는 문자를 반복적으로 받은 여고생이 ‘죽고 싶다’며 상담을 해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자살한 이 군도 가해 학생들이 뒷자리에서 연필로 꾹꾹 찌르거나 미술시간에 붓으로 물을 튀기는 장난을 계속하자 죽고 싶을 만큼 괴로움을 느꼈다고 한다.전문가들은 신체적 폭행이나 협박보다 가볍지만 지속적인 괴롭힘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명백한 폭행은 피해 사실이 외부로 드러나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사소한 괴롭힘은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무기력감을 느낄 때 청소년들이 자살이란 극단적인 돌파구를 떠올린다고 설명했다. ○ 청소년의 뇌, 스트레스에 특히 취약청소년들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 스트레스에 성인들보다 훨씬 취약하다. 사춘기에 감정적으로 예민한 데다 작은 스트레스가 누적돼 한계에 이르면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서유헌 서울대 의대 교수는 “성인의 뇌는 자극적인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신축성이 있는 반면 청소년은 뇌가 성장하고 있어 작은 스트레스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적응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성적과 외모 스트레스가 본격화되는 중학생 시기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사소한 장난도 심각한 험담으로 받아들여 공격받았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 고민 털어놓을 ‘정서적 쿠션’도 없어더 큰 문제는 스트레스에 지친 청소년들이 심리적 안식을 얻을 ‘정서적 쿠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부모와 교사가 아이들의 성적과 진학에만 관심을 두다 보니 청소년들이 그 외의 고민을 얘기했을 때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 이윤조 서울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 상담팀장은 “아이들의 고민에 대해 부모들이 ‘별것 아닌 것 같은데 그냥 신경 끄고 힘내라’며 무성의한 위로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반복되면 아이들은 누구도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

    • 201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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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스마트폰 악세서리 원가 봤더니 “속았다!”

    회사원 이혜윤 씨(27·여)는 지난해 최신형 스마트폰을 장만하며 지하철역 상가에서 3만 원짜리 케이스도 함께 샀다. 액세서리 치고는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80만 원이 넘는 스마트폰에 싸구려 케이스를 입힐 순 없다’고 생각했다. 얼마 뒤 이 씨는 자신이 산 것과 똑같은 제품이 노점상에서 2만 원에 팔리는 것을 발견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1만5000원에 살 수 있었다. 이 씨는 “도매가가 얼마기에 파는 곳마다 가격 차가 이렇게 많이 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5000억 원대였던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는 올해 1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용자 2000여만 명이 1인당 평균 2만5000원을 액세서리에 투자한 셈이다. 동아일보 조사 결과 시중에 유통되는 스마트폰 액세서리의 소매가가 적게는 도매가의 2∼3배, 많게는 1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지하철역 상가 및 노점상에서 평균 1만 원에 팔리는 고무 재질의 ‘프리미엄 젤리’ 케이스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2가 도매단지에서 개당 1400원에 유통되고 있었다. 소매점으로 오면서 가격이 7배 이상으로 뛴 셈이다. P도매업체 매니저 정모 씨는 “100개 이상 대량으로 주문하거나 단골이 되면 더 싸게 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도매가가 1000원인 ‘프리미엄 하이 글로시 매직’ 필름은 소매점에서 12배인 1만2000원에 팔려나갔다.일부 제품은 소매점에 따라 가격 차가 2배 가까이 나기도 했다. S도매업체 과장 이모 씨는 “똑같은 제품도 고급스럽게 포장하면 손님들이 지갑을 연다”고 말했다.소매점 관계자들이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팔아 남기는 이익은 대개 40% 수준. 이어폰이나 MP3플레이어 같은 정보기술(IT)기기보다 마진이 큰 편이다.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서 M액세서리점을 운영하는 B 씨는 “가게 임대료와 전기요금을 충당하려다보니 가격을 높게 잡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SGP’ ‘벨킨’ 등 유명 브랜드 제품은 아예 총판에서 소비자가격을 정해놓고 규제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 제품은 공장 출고가를 높게 책정해 소비자가격도 비싼 편이다.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실제 소매점이 사전에 정해진 가격보다 싸게 팔다가 총판에 적발되면 매장에서 제품을 철수당하기도 한다. SGP 총판 관계자는 “총판에서 출고하면서 사전에 소비자가격을 정해놓는다”며 “이보다 싸게 팔지 못하게 하는 게 총판의 방침”이라고 말했다.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액세서리에도 정가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생 권기현 씨(19)는 “소비자보호단체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도매가격을 알려주거나 정가를 표시하도록 규제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유통 마진은 사업자 재량이기 때문에 가격을 높게 받는다고 해서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

    • 201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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