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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미니밴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캠핑과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가족이 많아지면서 흔히 미니밴으로 불리는 7∼11인승 승합용 다목적차랑(CDV)의 인기는 시들 줄 모르고 있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판매한 CDV는 6만6005대였다. 2012년 5만2571대, 2011년 5만609대보다 25% 이상 많았다.○ 거세진 수입차 공세 시트로엥을 수입 판매하는 한불모터스는 다음 달 7인승 미니밴 ‘그랜드 C4 피카소’를 국내 시장에 5000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C4 피카소’는 지난해 6월 선보인 이후 유럽에서 5만여 대가 팔린 모델이다. 이 차는 우선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무릎 공간이 2열에서는 21.7cm, 3열에는 10.8cm 있어 가족들이 편안하게 탈 수 있다. 회사 측은 “유럽에서 판매하는 7인승 동급 미니밴과 비교했을 때 2, 3열의 무릎 공간이 가장 넓다”며 “측면은 유선형 디자인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출력은 150마력이다. 혼다코리아는 6일 8인승 미니밴 ‘올 뉴 오딧세이’(5190만 원)를 선보였다. 기존 오딧세이를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한 모델이다. 안전성을 대폭 강화했다. 주행 중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레인 워치 시스템’과 야간주행 시 시야 확보에 도움을 주는 고휘도방전(HID) 헤드램프를 장착했다. 타이어 공기압이 떨어지면 경고등으로 알려주는 기능도 있어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미니밴 최초로 최고 안전등급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받았다. 연료소비효율(연비)은 L당 9.1km, 최고출력은 253마력이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4일 7인승 미니밴 ‘뉴 그랜드 보이저’를 내놨다. 그랜드 보이저는 1983년 처음 나온 후 총 1300만 대가량 팔린 베스트셀러다. 차 안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장치를 갖췄다. 노트북PC, 태블릿PC 등을 연결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2열과 3열 천장에 9인치 액정표시장치(LCD) 스크린을 달았다. 조수석 뒤편에는 소형 테이블도 설치했다. 최고출력은 283마력, 연비는 L당 7.9km, 가격은 6070만 원이다.○ 국내 업체들도 새 모델로 승부 기아자동차는 상반기(1∼6월) 9∼11인승 신형 ‘카니발’을 선보일 계획이다. 1998년 처음 나와 9년 만에 출시되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4세대 카니발은 더 ‘스마트’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SK플래닛과 함께 카니발에 선보일 ‘미러링’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다른 영상기기로 동시에 볼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으로 ‘T맵’을 켜면 차량 내 모니터에서 내비게이션을 확인하고 모니터를 터치해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도 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말 ‘코란도 투리스모’의 라인업에 9인승 모델을 추가했다. 9인승 모델은 11인승 승합차가 받는 속도제한(시속 110km)을 받지 않으면서도 11인승과 동일하게 개별소비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6명 이상 타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도 탈 수 있다. 2종 보통면허 소지자도 운전할 수 있다. 차체 크기는 기존 11인승 모델과 같지만 2, 4열 시트의 좌석 수를 3개에서 2개로 줄여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LT 모델 2705만∼2882만 원, GT 모델 3081만∼3251만 원, RT 모델 3397만∼3567만 원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청자 기술은 원래 중국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고려는 기술이 부족했고 수요도 적었습니다. 그러나 중국 청자를 바탕으로 고려는 상감기법과 독특한 빛을 내는 유약을 개발했습니다. 선진 문물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독자적인 기술문화로 발전시켜 시장을 창출한 겁니다. 고려청자를 통해 기술 개발의 혜안을 얻었습니다.” 8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로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에서는 한국사를 주제로 한 신입사원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올해 초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에 입사한 김두호 씨(28)는 신입사원 동료 39명 앞에서 이렇게 발표했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전기·전자 분야를 전공한 그는 고1 때와 대학교 때의 2학점짜리 교양수업을 빼곤 국사를 배운 적이 없었다. 그는 “현업에서 해외 연구원들과 만날 기회가 있을 때 우리 역사에 대해 말해주면 한국과 현대차그룹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역사를 ‘세일즈 무기’로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신입사원들에게 하루 종일 한국사 교육을 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대차의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질수록 한국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고, 케이팝이나 남대문시장 등 가벼운 소재와 함께 한국의 역사에 대해 직원들이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0월 정몽구 회장은 경영회의에서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판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의 문화도 같이 파는 것이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직원들의 역사교육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9월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10차례에 걸쳐 ‘역사 콘서트’를 열었다. 하반기(7∼12월) 공채에서는 역사 에세이 문제를 출제했다. 2017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포함되고 올해부터 GS그룹이 신입 공채에서 한국사 역량평가를 포함시키기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날 현대차그룹 신입사원 교육에서 진행된 ‘역사산책’ 프로그램은 현대차그룹 22개 계열사의 신입사원 2000명 중 400명을 대상으로 9시간 동안 이어졌다. 최광식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는 기조강연에서 “샤머니즘은 시베리아, 불교는 인도, 유교는 중국, 기독교는 서방국가에서 들어왔지만 우리나라에서 공존하며 더욱 꽃을 피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산업도 일본과 서양에서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한국이 더 앞서나가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중국뿐 아니라 몽골 인도 그리스 페르시아 등 세계와 교류해왔다”며 “세계 시장에서 뛸 여러분들은 한국 문화에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 신입사원들은 40명씩 10개 반으로 나눠 역사 속에서 찾은 한국인의 DNA인 ‘개척 도전’ ‘창의 탐구’ ‘변화 소통’ ‘위민 위국’에 대해 즉석에서 자료를 찾아 토론하고 2분 30초 동안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현대케피코 신입사원 정해혁 씨(25)는 “유교를 도입해 조선왕조의 기틀을 닦은 정도전 선생을 보며 혁신과 시대 흐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입사한 진정화 씨(27)는 “관노의 신분을 극복한 발명왕 장영실을 통해 전문성과 도전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I'M C. E. O(나는 최고경영자)’ 한편 현대차그룹은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I'M C. E. O’로 정했다. Identity(현대·기아차인이 되기 위한 준비), Members(현대·기아차인으로서 출발), Corporation(기업가정신), Essential(현업에서 필요한 기본 역량), Organization(개인 비전과 조직 비전의 조화)의 약자로 ‘주인의식을 갖춘 인재가 되라’는 의미를 담았다. 현대차그룹 신입사원들은 단체교육을 받는 11박 12일 동안 매일 ‘I'M C. E. O’ 문구가 써 있는 배지를 달고 다닌다. 고재억 현대차그룹 인재개발원 가치개발팀장은 “현대차그룹에 합격한 학생들은 역량은 이미 갖췄다”며 “인성과 바른 태도를 길러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최근 기자는 ‘이나모리 가즈오 1155일간의 투쟁’이라는 책을 읽었다. 지난해 12월 발간된 이 책은 ‘교토식 경영’으로 유명한 일본 전자부품 및 세라믹 회사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이야기다. 그가 파산한 일본항공(JAL)에서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일으킨 변화를 담았다. JAL은 2010년 1월 회사갱생법(기업회생절차) 적용을 신청했다. 당시 JAL은 부채가 2조3221억 엔(약 24조3820억 원)이나 됐다. 영업손실 규모(2009년 기준)도 1337억 엔(약 1조4000억 원)이었다. 그러나 2010년에는 1884억 엔, 2011년엔 2049억 엔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2년 9월엔 2년 8개월 만에 도쿄증시에 재상장했다. JAL이 ‘V’자로 회생한 중심에는 이나모리 회장의 ‘아메바 경영(부문별 채산제도)’이 있었다. 3만여 직원을 노선별 세부조직으로 쪼갠 뒤 조종사, 승무원, 탑승권 판매원, 정비사 등이 현장에서 매일 자신이 속한 조직의 채산성과 본인의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그러자 조종사들은 종이컵 대신 자기 컵을 갖고 비행기에 올랐다. 승무원들은 더 친절하게 기내 면세품을 팔았다. 경영자정신으로 무장된 직원들은 아메바(조직)의 자가 분열을 이끌었다. 최근 국내 항공업계의 현실도 만만치 않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7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5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112억 원의 영업손실로 4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안타까운 것은 두 회사가 실적 부진 이유를 외부 요인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북핵 사태, 항공사 간 경쟁 심화, 동남아 정정 불안으로 인한 여객 이익 감소, 항공 화물시장 침체 및 공급 과잉”, 아시아나항공은 “한일 관계 경색, 엔저 지속,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한 화물 물동량 감소” 등을 들었다. 책 본문 중 ‘비행기는 태풍이 불면 날지 못하고 경기가 나빠지면 비즈니스 고객이 줄어든다. 항공사 비즈니스는 환율 변동, 원유가 폭등 등 실적 악화의 변명거리를 찾기에는 어려움이 없다’는 문구가 떠올랐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나모리 회장의 말은 “나 같은 노인이 무급으로 오징어를 씹어가며 필사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원들이 뭔가를 느꼈다고 생각한다”였다. 다행스럽게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흑자구조 구축, 위기 극복’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제2의 창업, 워크아웃 졸업’을 강조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내 두 항공사가 이 같은 구호에 걸맞은 절실함을 실천으로 보여주기를 바란다. 강유현·산업부 yhkang@donga.com}
한국GM 전문 정비소에서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포드 등 다른 수입차도 수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GM 서비스센터협의회는 5일 수입차 전문 정비 서비스 브랜드인 ‘아우토빌’을 출범시키고 수입차 정비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협의회는 한국GM ‘쉐보레’ 차량을 전문으로 수리하는 41개 정비소 및 정비공장으로 구성됐다. 서울에 8개, 경기에 9개, 충청권에 10개, 호남권에 7개, 영남권에 7개가 있다. 아우토빌 매장은 수입차 전 차종에 대해 정비 및 수리, 도색, 타이어 교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윤활 시스템이나 냉각·연료 시스템 기능을 개선하거나 연비와 출력을 향상시키고 매연 발생량을 억제하도록 차량을 개조하는 작업도 가능하다. 한국GM 서비스센터협의회는 한국GM 전신인 대우자동차 시절인 1993년 ‘대우자동차 서비스센터협의회’로 출발했다. 당시 대우차는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 자금이나 설비 등을 지원해 주면서 AS센터 56개를 구축했다. 최근까지 한국GM 차량 전문 AS센터만 운영해 오다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정동호 협의회 회장은 “사고 차량을 신속하게 견인하고 수리할 수 있도록 보험사 두세 곳과 양해각서(MOU)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며 “부품 납품사를 확대하고 인력을 채용해 정비 센터를 늘려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수입차 AS센터가 적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올해 설 연휴 기간(1월 29일∼2월 2일) 항공사들은 쏠쏠한 재미를 봤습니다. 지난해보다 연휴기간이 하루 길어지자,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려고 가까운 해외나 국내 관광지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국제선 실적이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국제선 탑승률이 93.6%로 지난해 설 연휴(2월 8∼12일)보다 10.9%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좌석 100개 중 93개에 손님을 태웠다는 뜻입니다. 진에어의 탑승률은 지난해 75.0%에서 올해 83.5%로 상승했습니다. 제주항공(86.0%)과 에어부산(90.3%)도 지난해보다 탑승률이 4.0%포인트와 3.9%포인트 올랐습니다. 반면 프리미엄 항공사로 분류되는 대한항공은 탑승률이 68.0%로 작년과 변함이 없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74.9%로 3.9%포인트 높아졌지만 LCC들보다는 빈 좌석이 많았습니다. LCC의 매력은 단연 프리미엄 항공사에 비해 30%가량 싼 가격입니다. LCC들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각종 비용 절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진에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착순 존 좌석제’(사진)를 운영합니다. 탑승권을 발급할 때 승객들에게 자리번호 대신 자리구역만 배정해 줍니다. 승객들은 탑승 순서대로 맘에 드는 좌석을 고를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고객을 응대할 수 있죠. 결과적으로 승객들의 탑승시간은 빨라지면서 항공편 지연횟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게 비용절감으로 이어집니다. 제주항공은 기내에 싣는 물의 양까지 줄입니다. 제주항공이 운항하는 B737-800 항공기에 탑재할 수 있는 물은 227L입니다. 그렇지만 무게를 줄이려고 한두 시간 내에 갈 수 있는 일부 노선에서는 물을 절반만 담아 연료를 0.03% 절감합니다. 이스타항공은 케이터링 운영 센터를 직접 운영해 외부에서 기내식을 받을 때보다 1년에 2억5000만 원씩 절감하고 있습니다. 또 객실승무원들의 안전훈련 장비를 자체적으로 마련해 외부 시설을 빌릴 때에 비해 연간 5000만∼1억 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단거리 노선에서는 객실 승무원이 직접 기내 청소를 하기도 한다네요. 에어부산은 탑승권 종이 비용까지 줄였습니다. 가로 길이는 항공사마다 8cm로 같지만 에어부산은 불필요한 문구를 최대한 없애 국내선 탑승권의 세로 길이를 21cm로 유지합니다. 진에어 탑승권의 세로 길이는 25∼35cm, 이스타항공은 17∼28cm입니다. 지난해 말 국내 LCC의 누적 승객이 50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LCC 시대를 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유현·산업부 yhkang@donga.com}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운전사인 A 부장(60)과 금호아시아나 소속 보안용역직원 B 씨(37)를 내부 문건을 유출해 활용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3일 “B 씨가 A 부장의 사주를 받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일정을 비롯한 비서실 자료를 몰래 빼낸 정황이 폐쇄회로(CC) TV에 포착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불법적으로 유출된 자료들이 누군가에 의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공격하는 데 활용돼온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날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고 덧붙였다. 금호아시아나가 B 씨로부터 받은 자술서에 따르면 B 씨는 2011년 11월부터 80여 차례에 걸쳐 비서실에 잠입해 사진으로 촬영한 문서를 A 부장에게 줬다. 그 대가로 A 부장에게서 향응을 제공받았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고소장에서 “얼마나 많은 문건을 빼돌렸는지, 배후는 누구인지, 빼돌린 과정에서 금전거래가 있었는지 밝혀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금호아시아나 측 관련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누구도 사주하거나 매수한 바 없다”며 “소장을 받아본 뒤 사실 관계를 파악해 공식적 의견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박찬구 회장이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하고 회사 자금을 배임·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형제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고소로 두 형제 간 관계가 얼어붙게 됐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3남과 4남이다.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 그룹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2009년 6월부터 박찬구 회장은 ‘형제경영’ 원칙을 깨고 금호산업의 지분을 매각하는 한편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10.01%에서 18.47%까지 높였다. 그러자 박삼구 회장은 박찬구 회장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에서 해임시키고 동반 퇴진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이 분리된 가운데 2011년 금호석유화학은 공정거래위원회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그룹에서 제외해 달라고 신청했다. 지난해 5월에는 금호아시아나를 상대로 어음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금호아시아나는 같은 해 9월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상표권 이전등록 청구소송을 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220d 쿠페는 520d와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반면에 차체가 가벼워지면서 연비는 좋아졌습니다.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어 하는 30, 40대가 2시리즈의 주요 고객이 될 것입니다.” BMW에서 2시리즈 개발을 진두지휘한 아르민 힐디시 2시리즈 개발 총괄은 최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강조했다. BMW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독일 등 30개국 기자들을 ‘라스베이거스 모터 스피드웨이’로 초청해 2시리즈 쿠페(문짝이 두 개인 스포츠형 자동차)와 4시리즈 컨버터블(지붕 개폐형) 언론 공개행사를 열었다. BMW가 강조한 2시리즈의 특징은 콤팩트 카, 강력한 엔진, 후륜구동이다. 2시리즈는 소형차 중에서는 드물게 후륜구동 방식과 8단 기어를 적용했다. 1시리즈에 비해 전장은 72mm 늘어난 4432mm, 전폭은 32mm 늘어난 1774mm이다. 2시리즈는 ‘220i’ ‘228i’, 고성능 버전인 ‘M235i’ 등 가솔린 모델 3개와 ‘218d’ ‘220d’ ‘225d’ 등 디젤 모델 3개로 구성된다. 국내에는 다음 달 220d가 나올 예정이다. 220d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인 BMW 520d와 같은 직렬 4기통, 184마력의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연비는 유럽 기준 L당 23.8km(국내 기준 L당 17km 전망), 가격은 독일 기준 3만4600유로(약 5121만 원)다. BMW는 2시리즈 출시로 1부터 7까지에 이르는 라인업 중 마지막 공백을 채우게 됐다. 1시리즈가 해치백(뒷모습이 둥글고 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인 것을 제외하면 3, 5, 7시리즈는 모두 세단이다. 반면 짝수 시리즈는 쿠페와 컨버터블 등 개성을 살린 모델이다. 힐디시 총괄은 “2시리즈는 1968년 소형 스포츠형 차로 선보인 BMW ‘2002’의 전통을 계승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 2시리즈 판매 목표는 글로벌 판매량의 1%로 잡았다. BMW 측은 “1시리즈 쿠페는 총 15만 대가 팔렸다”며 “2시리즈는 더 많이 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에 나온 4시리즈 컨버터블은 ‘428i’와 ‘435i’다. 이 중 국내에는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 모델인 428i가 4월에 선보인다. 도마고이 두케시 BMW 차량 외관 디자인 총괄은 4시리즈 컨버터블에 대해 “지붕이 닫힌 상태에서는 스포티함을, 열린 상태에서는 요트의 이미지를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4시리즈는 시속 18km 이하에서 20초 안에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천장 부분에 흡음재를 넣어 단종된 3시리즈 컨버터블에 비해 바람 소음을 2dB(데시벨) 낮췄다.라스베이거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SK플래닛과 손잡고 국내 ‘커넥티드 카’ 시장 개척에 나선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SK플래닛과 업무 협약을 맺고 올 하반기(7∼12월) 선보일 예정인 레저용 차량(RV) 신형 ‘카니발’에 들어가는 커넥티드 카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라고 2일 밝혔다. ○ 스마트폰 한 대로 두 대 효과를 이 소프트웨어는 ‘미러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러링은 스마트폰에 뜨는 화면을 TV나 태블릿PC 등 다른 영상기기로도 동시에 볼 수 있게 해 주는 기술이다. 지금도 일부 카센터에서는 설치 비용을 내면 미러링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차량을 개조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화면을 차량용 모니터에 그대로 보여 주는 수준에 그친다. ‘T맵’, ‘김기사’ 등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킨 상황에서 전화가 오면 차량 모니터에서 내비게이션 화면이 사라진다. 내비게이션을 계속 확인해야 하는 운전자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기아차에서 제공하는 미러링 서비스는 이런 불편을 개선했다.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을 켠 상태에서 전화가 오면 스마트폰 화면은 통화 상태로 바뀌지만 차량 모니터는 그대로 내비게이션을 보여 준다. ‘멜론’ 같은 음악 서비스나 스마트폰에 저장한 동영상도 차량 모니터로 즐길 수 있다. 차량 모니터로 뉴스, 교통 정보 등을 추가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차량 모니터를 터치해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도 있다. 미러링 기능은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깔아 이용할 수 있다. 앱을 작동시키면 스마트폰과 차량용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일체형 제품)이 와이파이로 연결돼 각종 기능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동시에 같은 화면만 보여 주는 기존 미러링에서 한 단계 진화한 서비스로 두 대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넥티드 카 대중화를 위해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블루링크’와 ‘유보’라는 임베디드 방식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차량 안에 설치한 모뎀으로 외부 통신망과 연결해 차량을 조작할 수 있게 한다. 이들 서비스는 별도 가입 절차가 필요한 데다 통신망 사용에 따른 추가 데이터 요금도 내야 한다. 모뎀 설치에 따른 추가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 모뎀 필요한 ‘임베디드’와 달리 추가비용 안들어 ▼국산차에 ‘미러링 서비스’현대·기아차가 임베디드 방식과 별도로 미러링 방식 개발에 나선 것은 추가 모뎀 설치 비용과 데이터 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를 잠재 고객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다. 일단 추가 비용 없이 커넥티드 카의 편리함을 알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 다음 수익성이 높은 임베디드 방식으로 수요를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전춘미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이 임베디드 방식의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지만 아직 콘텐츠가 부족한 편”이라며 “미러링 방식은 스마트폰 콘텐츠를 그대로 쓸 수 있는 데다 추가 비용 부담도 없어 중단기적으로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글로벌 업체들도 잰걸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커넥티드 카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차량 안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앱과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차량 시스템 플랫폼을 개방했다. 아우디는 도로 및 목적지 정보, 주차 공간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현대·기아차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정보기술(IT) 업체들과 손잡고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6일(미국 시간)에는 아우디, GM, 혼다 등 자동차업체와 그래픽 업체인 엔비디아와 함께 ‘열린자동차연합(OAA)’을 구성했다. 앞서 현대차는 애플이 지난해 발표한 차세대 자동차용 운영체제(OS) ‘iOS 인 더 카’를 올해 말부터 주요 차종에 적용할 계획이다. iOS 인 더 카는 ‘아이폰’에서 쓰는 전화, 문자, 멀티미디어 등의 기능을 차량 화면 및 스피커로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차량을 도난당했을 때 주인에게 알려 주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 자동으로 신고해 주는 기능 등 안전 및 보안 관련 기능이 커넥티드 카의 핵심이었지만 이제는 인포테인먼트 콘텐츠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박창규 kyu@donga.com·강유현 기자}

현대자동차 ‘쏠라리스’가 지난해 러시아 수입 차종 중 3년 연속 판매 1위, 러시아 전체 차종 중에서는 판매 2위를 달성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에 있는 현대차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쏠라리스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현지 도로 및 기후 조건 등을 고려해 개발한 러시아 전략모델이다. 2011년 초 선보인 직후 러시아 최고 권위의 자동차 포럼인 ‘러시아 자동차 포럼’에서 ‘올해의 신차’에 해당하는 ‘신규 진입상’을 수상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후 ‘골든 클락손 올해의 차’, ‘자룰렘 올해의 차’에 잇달아 선정된 쏠라리스는 2012년 초 러시아 누리꾼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소형차’에도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유력 자동차 전문지 아브토 파노라마의 소형차 부문 ‘2013년 러시아 올해의 차’에 올랐다. 쏠라리스의 인기에 힘입어 현대차는 러시아 시장에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2012년에 비해 5%가량 수요가 감소했지만 현대차는 2012년보다 4% 증가한 18만1153대의 판매량을 올렸다. 이 중 쏠라리스 판매량은 11만3991대였다. 쏠라리스가 러시아에서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현지 문화를 연구해 현지화한 덕분이다. 러시아 고객을 대상으로 차명을 공모해 선정한 ‘쏠라리스’라는 이름은 러시아 유명 영화감독의 대표작 제목에서 따왔다. 러시아 현지의 추운 날씨와 현지 소비자들의 운전 문화를 반영해 저온에서도 시동이 잘 걸리는 배터리와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를 장착했다. 급출발과 급제동이 빈번한 운전 습관을 고려해 경보장치 등도 적용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0년 러시아공장 준공식에서 “쏠라리스는 러시아 고객을 목표로 개발된 소형차”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차종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면서 러시아인들 사이에는 쏠라리스 동호회인 ‘쏠라리스 러시아 클럽’이 결성되기도 했다. 이 클럽은 차량이 출시되기도 전인 2010년 10월부터 만들어졌다. 현재 회원이 5만여 명에 이른다. 의사, 디자이너, 음악가 등 직업과 세대도 다양하다. 현대차 러시아 판매법인은 2013년 카잔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공식 후원하며 주목받았다. 현대차는 대회 기간 중 행사 관계자들에게 이동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 중인 쏠라리스를 비롯해 쏘나타, 스타렉스 등 총 1100여 대의 차량을 대규모로 지원했다. 각국 대표팀 선수단의 이동을 위한 버스도 지원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광고 경진대회를 열고 입소문 마케팅을 겨냥한 영상을 제작하는 등 젊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작년 ‘i40’를 재출시하면서 TV, 신문, 옥외광고를 통해 대대적으로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또 에쿠스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국 방문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중형 이상의 차급에도 판매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러시아 고객에게 ‘국민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매년 모스크바 자동차 기술대에 재학 중인 우수 학생을 한국으로 초청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러시아에 어린이 이동식 교통안전 체험 교육버스인 ‘세이프 무브 버스’를 기증해 차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수출했다. 러시아 연방 교통 경찰청은 기증받은 세이프 무브 버스를 이용해 모스크바 시 및 인근 어린이 시설을 순회하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권오준 포스코 차기 회장 내정자(사진)가 29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 참석해 포스코의 경영혁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9일 포스코에 따르면 권 내정자는 이사회에서 “포스코의 새로운 어젠다를 발굴하기 위해 핵심과제와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며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이라는 이름의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겠다”고 보고했다. ‘1.0’은 권 내정자가 포스코의 경영체제를 혁신하기 위해 만든 첫 조직이라는 의미에서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은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본업경쟁력팀 △신사업 발굴 및 신소재 개발에 주력하는 신성장동력팀 △재무혁신팀 △경영인프라팀 등 4개 팀으로 구성돼 임직원 40여 명을 투입한다. 설 연휴가 끝난 뒤부터 5월까지 운영되는 이 TF에서 ‘권오준 체제’의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61조8646억 원과 2조9961억 원으로 2012년보다 각각 2.7%, 18.0% 감소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향후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뭔가요?” “전기차입니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BMW 신차발표회에서 기자가 아르민 힐디시 2시리즈 상품총괄에게 묻자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기차”라고 답했다. 그는 “전기차는 엔진 대신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테슬라처럼 완성차 업체가 아닌 곳도 생산할 수 있다”며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격이 6만∼11만 달러인 테슬라의 고급 전기차 ‘모델S’는 지난해 상반기(1∼6월) 미국에서 1만 대 넘게 팔렸다.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을 모두 이겼다.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시장이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엔 이견이 없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친환경 그린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는 ‘퍼스트 무버’라기보다는 ‘패스트 팔로어’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BMW는 올해 신규 전기차 모델 ‘i3’를 한국 시장에 출시한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레이’와 ‘쏘울’ 등 기존 모델에서 파생된 전기차가 아닌 순수 전기차 모델은 2016년 선보일 예정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분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S500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들여온다. 현대·기아차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7∼12월)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처음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친환경차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도요타가 지난해 6월 기준 시장의 76.1%를 차지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4.3%로 4위에 그쳤다.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선 충전 방식이나 충전기 규격 등의 세계 기술 표준을 잡기 위해 포드-다임러-르노닛산, BMW-도요타, GM-혼다 등이 연합군을 형성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의 양산 체제를 갖췄다고 하지만 표준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판매량 기준 세계 5위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친환경차 시장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달려온 성장 가도에 빨간불이 켜질 수도 있다.강유현·산업부 yhkang@donga.com}
현대·기아자동차는 현대차의 신형 ‘제네시스’와 기아차의 ‘쏘울’이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2014 iF 디자인상’에서 나란히 본상을 수상했다고 29일 밝혔다. 제품 디자인 부문 중 수송 디자인 분야에서다.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기아차의 대형차로는 처음으로 iF, 레드닷, IDEA 등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에 이름을 올렸다. 쏘울은 2008년 선보인 1세대 모델이 이듬해 한국 차 최초로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2세대 모델도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현대·기아차 측은 “이 두 차량은 상반기(1∼6월)에 유럽에 본격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14조1650억 원, 영업이익 3조38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나타냈다고 28일 밝혔다. 2012년에 비해 매출액은 39%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업계 선두권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수익성이 좋은 모바일 D램의 판매비중을 높인 점도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에도 모바일용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경영을 해나갈 방침이다.박진우 기자 pjw@donga.com}
대한항공이 5년 만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이 11조85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 감소하면서 176억 원의 영업손실이 났다고 28일 밝혔다. 대한항공이 영업손실을 낸 것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993억 원) 이후 처음이다. 회사 측은 “엔화 약세로 일본 탑승객이 줄어든 데다 저비용 항공사에 단거리 노선 승객을 잠식당한 결과”라고 설명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0.19’ 2000년 한남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한 뒤 받은 첫 학기 학점이다. ‘청림 그룹사운드’라는 음악동아리에서 하루 10시간씩 드럼 연습을 하다 보니 나온 결과였다. 1학년 때 두 번의 학사경고를 받은 뒤 이듬해에는 아예 휴학계를 내고 공연에 몰두했다. 2004년 군에서 제대한 뒤 복학하고 보니 막막했다. 차별받는 지방대에, 학점마저 형편없었다. 한 학기를 미친 듯이 공부에 매달려 봤다. 통학하는 시간도 아까워 친구 기숙사에 몰래 얹혀 지냈다. ‘3.9’ 그렇게 노력해서 나온 학점이다.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졸업 때까지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취직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신입사원 공채는 포기했다. 창업으로 경험을 쌓은 뒤 경력직을 노리기로 했다. 내가 사장이라면 ‘사장 같은 사원’을 뽑고 싶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기업가정신을 배우기 위해 세계일주를 해 보자는 송정현 씨(32)의 생각은 이때 처음으로 싹텄다. 물론 당장 세계일주를 떠날 형편은 아니었다. ○ “아무것도 없으니까 다행이다” 송 씨는 대전에 있는 한남대, KAIST, 한밭대,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에서 하는 창업교육은 죄다 받았다. “저 학생인데요. 음향 설비 설치 같은 귀찮은 일을 모두 도와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 공짜 수강생이 될 수 있었다. 돈을 내고 다녔다면 총 1억 원은 들었을 것이다. 3학년이던 2005년 사업을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으니 잃을 것도 없었다. 단골 커피숍 사장님이 “커피 뽑는 도구가 싼 중국산이나 비싼 이탈리아산 모두 내 손에 맞는 게 하나도 없다”고 불평한 것이 계기였다. 그 말을 듣자마자 흑단 나무를 구해서 선반(공작기계)을 돌렸다. 커피 뽑는 도구에 붙일 손잡이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칠과 쇠를 이어붙이는 작업은 전문가에게 맡겼다. 제조 원가가 5만 원 정도 들었다. 일단 100개를 만들어 상대방이 원하는 값에 팔았다. 5만 원을 받을 때도 있었고, 20만 원을 받을 때도 있었다. 2007년 시작한 두 번째 사업은 컨설팅이었다. “사장님은 기술과 현장은 잘 아시지만 사업계획서는 못 쓰시잖아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각종 교육 과정에서 만났던 사장님들에게서 1년에 6, 7건의 일을 따왔다. 프로젝트마다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3000만 원까지 받았다. 꽤 짭짤한 벌이였다. ○ 졸업 후 10년 안에 할 일 그는 졸업을 앞두고 향후 10년 동안 할 일을 꼽아 봤다. 1순위가 세계일주였다. 서른 살에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남은 수십 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것 같았다. 의미 있는 여행을 위해 주제를 잡기로 했다.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대학 후배들이 떠올랐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기업가정신이었다. 기업가정신이 있다면 자기처럼 가난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사람도 없을 것 같았다. 여행 자금은 후원을 받았다. 창업 교육에서 알게 된 사장님들이 적게는 3만 원, 많게는 수십만 원씩 도와줬다. 벤처기업협회와 한국소호진흥협회, 한남대, 중앙대 등에서도 후원을 받아 2000만 원을 모았다. 이렇게 송 씨는 3년간 미국, 영국, 중국, 독일 등 12개국을 돌아다니며 기업가와 창업가, 창업 멘토 등 150여 명을 만났다.○ ‘하해(下海)’ 창업의 바다로 뛰어들다 2010년 11월 18일. 25일 일정으로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칭다오(靑島), 옌지(延吉) 등 4개 도시를 돌았다. 당시 중국엔 모든 사람이 창업을 한다는 의미의 ‘전민창업(全民創業)’ 붐이 일고 있었다. 중국 여행 중 만난 링위후이(凌宇慧·30·여) 씨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설거지를 하면 50전(약 90원), 바닥 청소를 하면 1위안(약 180원)을 받았다. 아버지가 경영하는 의류공장에서 일도 배웠다. 2005년 푸단(復旦)대 3학년 시절 그는 다니던 외국어 학원 선생님과 ‘로라 패션’을 차렸다.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정장을 대여해주는 사업이었다. 반응이 좋았다. 그러나 투자액이 컸던 선생님이 손을 떼면서 사업을 접었다. 2007년 링 씨는 남성 속옷 전문몰 ‘내의제국’을 열었다. 속옷은 원가가 낮은 데다 온라인몰이라 운영비도 적었다. 유명 브랜드의 재고를 가져와 정가보다 60% 싸게 팔았다. 남자들은 속옷을 살 때 여자들이 사주는 걸 그냥 입는다는 점에 착안해 여성 고객을 집중 공략했다. 창업 첫해 매출액은 200만 위안(약 3억6000만 원)에 이르렀다. 링 씨는 “한번 실패했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기업가정신은 창업을 한 사람에게서만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송 씨가 만난 마오타이(茅台)그룹의 백금주(白金酒) 브랜드 천닝(陳저·43) 총경리(대표)는 자신의 도전을 ‘하해(下海)’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바다와 같은 넓은 시장에 뛰어든다는 의미다. 공무원이던 천 총경리는 1996년 직장을 관두고 건강보조식품 회사에서 일하다 2005년 마오타이그룹에 입사했다. 신사업팀을 맡아 3년 뒤 약주인 백금주를 개발했다. 백금주 출시 첫해 8억 위안(약 1440억 원)이던 매출은 2010년 130억 위안(약 2조3400억 원)으로 뛰었다. 술도 약이 될 수 있다는 역발상이 먹힌 것이다.○ 좋아하는 일에서 기회를 찾은 마약팔이 소년 송 씨는 중국에서 돌아온 지 두 달 만인 2011년 2월 친구 두 명과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6개월간 러시아, 미국, 이탈리아, 영국, 독일 등 9개국을 돌았다. 그해 3월 영국 런던에서 만난 폴 허지 씨(26)는 원래 마약을 팔던 ‘갱’이었다. 그는 중학교를 중퇴한 뒤 집을 나와 밴드에서 베이스기타를 쳤다. 일주일에 15파운드(약 2만6300원)를 받는 아르바이트로는 생계가 어려워 마약을 팔았다. 2007년 패싸움을 벌이다 칼에 찔려 쇄골에 큰 상처를 입었다. 왼 손가락을 마음대로 쓸 수 없게 됐다. 기타를 접어야 했지만 음악에 대한 끈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2009년 레코드가게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일하며 사업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에게 패션업체의 협찬을 붙여주는 것이었다. 패션업체로서는 자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였고 뮤지션은 공짜로 옷을 입을 수 있어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아는 뮤지션이 많아 사업도 손쉽게 진행됐다. 무엇보다 버릴 수 없었던 꿈과 관련된 일을 찾은 것이 가장 행복했다. 송 씨는 “그를 보면서 ‘더이상 잃을 것이 없을 때가 모든 것을 가질 준비가 된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 발상을 전환하면 기회가 있어 그해 7월 송 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치 스윈스키 씨(28)를 만났다. 스윈스키 씨는 ‘대표가 맞나’ 싶을 정도로 후줄근한 민소매 티셔츠에 힙합 스타일 모자 차림으로 나타났다. 둘은 스윈스키 씨 공장으로 향했다. 그는 동업자 아버지의 물류창고를 얻어 쓰고 있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친구 집 차고에서 창업했듯 말이다. 조악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직원 몇 명이 롤에 말려 있는 스티커 벽지를 죽 잡아당겨 가위로 자른 뒤 돌돌 말아 원통형 상자에 넣는 것이 전부였다. 스윈스키 씨는 이걸 ‘화이티보드’라고 했다. “화이트보드가 있는 학교 도서관 스터디룸은 하루에 2시간밖에 쓸 수 없었어요. 집에서도 화이트보드를 쓸 순 없을까 고민하다 아예 만들기로 했습니다.” 앞면이 코팅돼 있어 매직으로 썼다 지울 수 있는 스티커 벽지와 다를 게 없었다. 실제 스윈스키 씨는 중국 인터넷몰 알리바바에서 스티커 벽지를 사다가 화이티보드라는 이름만 붙여 팔았다. ‘집에 못을 박을 수 없는 월세 거주자들이 포스트잇처럼 벽에 붙였다 뗐다 하며 쓸 수 있는 화이트보드’라는 의미를 붙인 뒤 90cm²짜리 2장을 포장해 30달러(약 3만1800원)에 팔았다. 2010년 1000달러(약 106만 원)를 투자해 만든 이 회사는 그해 18만 달러(약 1억908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발상을 바꾸면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법이었다.○ ‘올바른 것’을 하는 게 기업가정신 2차 투어 후 2년이 넘게 지난 지난해 12월 송 씨는 대학생 3명을 데리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를 15박 16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이번 여행에선 돈 버는 연습을 했다. 2차 투어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통장 잔액이 약 1000원밖에 되지 않아 다급하게 돈을 구했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송 씨는 스마트폰 포토 프린터를 가져갔다. 송 씨 일행은 크리스마스에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대표 명소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앞에서 관광객들에게 사진을 찍어주고 장당 10링깃(약 3210원)을 받았다. 3시간 동안 150링깃을 벌었다. 남는 장사는 아니었지만 작은 창업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그는 ‘기업가정신문화센터’를 세워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다. 모교인 한남대에 강의도 나간다. 대학 시절 시작한 창업 컨설팅도 하고 있다. 다음 여행지는 인도로 정했다. 중국 다음으로 큰 신흥국인 데다 해외 각국을 돌아다니며 인도 출신 인재를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3년간 여행을 통해 송 씨가 내린 기업가정신의 정의는 꽤 평범했다.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굳이 창업을 하지 않더라도 ‘고인 물’이 되지 않고 꿈을 실현해 갈 수 있다면 그것이 기업가정신 아니겠느냐는 말이다.공주=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완전 변경(풀체인지) 모델 ‘신형 제네시스’(사진)의 사전 계약이 약 두 달 만에 1만5000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제네시스 연간 판매 목표인 3만 대 중 절반을 이 기간에 달성한 것이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의 사전 계약이 17일 기준으로 1만5617대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11월 19일 출시 첫날의 사전 계약은 3500대였다. 2010년 ‘그랜저 HG’가 선보인 첫날의 계약이 7115대에 이른 데 이어 현대차 준대형차 중에선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모델별로 5260만 원짜리 ‘3.3 프리미엄’이 전체 판매량의 52.3%, 4660만 원짜리 ‘3.3 모던’이 26.3%를 차지하는 등 3.3(배기량 3300cc) 모델의 판매 비중이 높았다. 최고급 제원인 6960만 원짜리 ‘3.8 파이니스트 에디션’은 6.3%였다. 구매자의 연령대는 구형 제네시스에 비해 젊어졌다. 구형 제네시스의 경우 전체 고객 중 30대 이하 비중이 15%였는데 신형 제네시스는 18%로 소폭 늘었다. 40대 비중은 30%에서 35%로 증가했다. 반면 50대 비중은 38%에서 35%로, 60대는 15%에서 10%로 각각 줄었다. 현대차 측은 “주행 성능을 강화하고 디자인을 역동적이고 세련되게 개선해 젊은 고객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차 세단 중 신형 제네시스에 처음 적용된 4륜구동 시스템 ‘H트랙’은 구매 고객의 72.8%가 선택했다. H트랙은 정속 주행 시엔 구동력을 뒷바퀴에 집중시켜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고 울퉁불퉁하거나 미끄러운 노면을 달릴 때는 자동으로 4륜구동으로 전환시켜 안정감을 향상시켜 주는 시스템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기아자동차가 이르면 4월 말 하이브리드 차를 중국시장에 처음 선보인다. 대상 차종은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다. 현대·기아차는 20일 중국 친환경차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 “친환경차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라” 현대·기아차는 당장 중국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 수요가 많지 않은 만큼 ‘에쿠스’나 ‘제네시스’처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뒤 중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1차 수출 물량은 각각 1000대 미만이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당장 대량으로 팔기보다는 현대·기아차의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요가 많으면 수출 물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2년 중국에서 팔린 하이브리드 차는 총 1만9127대로 전체 승용차에서 비중이 0.15%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202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5년의 40% 수준까지 감축하겠다고 밝힌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구매 보조금 지급 시기를 2015년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도 현대·기아차로서는 호재다. 현재 중국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일본 도요타다. 도요타는 중국 자동차업체들과 합작법인을 세워 ‘캠리 하이브리드’와 ‘프리우스’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S400L’, 아우디는 ‘A8L’, BMW는 ‘750Li’를 각각 중국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한발 늦게 진입하게 됐다. 중국 업체 화천진베이(華晨金杯), 지리(吉利)자동차도 하이브리드 차 생산에 뛰어들었다.○ 도요타와 혼다의 벽을 넘어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커지면서 지난해 세계 하이브리드 차 판매량은 160만 대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엔 1997년 도요타가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차인 프리우스를 선보인 지 16년 만에 연간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145만 대)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도요타는 세계 하이브리드 차 시장의 76.1%, 혼다는 9.5%를 점유했다. 반면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4.3%로 포드에 이은 4위다.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도요타는 2015년 ‘프리우스 4세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혼다는 차급별 연비 최적화 시스템을 개발해 소형차 ‘피트’의 연료소비효율(L당 36.4km)이 비슷한 체급인 도요타 ‘아쿠아’(L당 35.4km)를 앞섰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동차 시장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인 ‘그린’ 부문에서 국내 자동차업계는 해외에 뒤처져 있다”며 “배터리 성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적극 공략해 승기를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자동차 ‘YF 쏘나타’(사진)의 중국 판매량이 2년 연속 10만 대를 돌파했다. 현대차는 YF쏘나타가 지난해 중국에서 10만4670대 팔렸다고 19일 밝혔다. YF쏘나타는 2012년 10만454대가 팔려 현대차 중형급 중 처음으로 중국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겼다. 지난해 11월 현대차가 중국 전용 모델로 내놓은 중형차 ‘밍투’는 지난해 말까지 1만6762대, 지난해 12월에만 1만502대 팔렸다. 그동안 월간 판매량이 1만 대를 넘는 현대차 모델은 준중형 ‘위에둥’과 ‘랑둥’, 소형 ‘베르나’, SUV ‘투싼ix’뿐이었지만 중형차도 ‘월 1만 대’ 대열에 가세했다. YF쏘나타와 밍투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현대차는 중국에서 중형차를 13만5386대 팔았다. 2012년(11만7347대)보다 15.4% 늘어난 것이다. 전체 판매량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중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비중은 2012년 33.7%에서 지난해 40.7%로 높아졌다. 기아자동차는 ‘K5’를 중심으로 중형차 5만7259대를 팔았다. 2012년(5만6900대)보다 0.6% 늘었다. 기아차는 하반기(7∼12월) 밍투와 비슷한 중국 전용 중형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중형차 총 19만2645대를 팔았다. 2012년(17만4247대)보다 10.6% 증가했다. 2011년 출시한 YF쏘나타와 K5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신형 제네시스’를 중국에 선보이는 등 중대형차와 SUV를 중심으로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기존에 준중형 차량 중심이던 전략을 ‘D(D세그먼트·중형차)+S(SUV)’ 전략으로 선회하는 것이다. 중국 국민의 소비수준이 높아진 데다 자동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가 시작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재구매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중국 시장 판매량은 157만7574대로 2012년(133만6561대)보다 18.0% 늘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현대자동차는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표 갤러리 사우스’에서 발달장애 화가인 김태호 씨(28·사진)의 개인 전시회 ‘세상을 보다 그리고 그리다’전을 개최한다. 이는 현대차가 ‘더 브릴리언트 카운트다운 2014’ 캠페인의 웹사이트(countdown.hyundai.com)에서 받은 소비자들의 응원이 목표치에 도달하면서 성사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사람, 동물, 시간 등을 주제로 김 씨가 그린 작품 46점을 소개한다. 김 씨의 아버지 김영철 씨는 “태호와 태호의 그림을 향해 보내주신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31일에는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발달장애를 겪는 김남걸 군(18)의 피아노 연주회를 열었다.}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차. 북악스카이웨이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차. 기자가 타본 르노삼성자동차의 QM3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렇다. QM3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의 중간 형태를 뜻하는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차체가 높지 않아 ‘하의 실종 패션’ 시대에 짧은 치마를 입고도 부담 없이 탈 수 있었다. 실제로 치마를 입고 SUV에 ‘올라타는’ 게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운전석에서 앞뒤 간격을 조절할 수 있는 구간도 넓은 편이다. 키가 크면 뒤로 밀면 된다. 키가 작으면 앞으로 바짝 당기면 된다. 굳이 다리를 쭉 뻗어가며 가속페달을 밟을 필요가 없었다. 디자인이나 내부 공간에서도 여성을 배려한 흔적들이 보였다. 외관 디자인은 귀여운 편. 특히 기자가 시승한 검은색 QM3 전면부에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주황색 포인트가 감싸고 있어 톡톡 튀는 인상을 줬다. 다만 ‘단순미 지상주의’인 기자는 굳이 고르라면 아이보리색 차량을 고르겠다. 조수석 앞에 있는 수납공간은 12L 부피 서랍형으로 화장품이나 전자기기 등을 넣고 다니기에 편리할 것 같다. 좌석 시트에 지퍼를 달아 분리해 세탁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뒷좌석을 앞으로 당기면 트렁크 적재공간이 377L에서 455L로 늘어난다. 다만 운전석 옆에 있는 컵 받침이 얕아 운전을 하다 보면 음료수가 담긴 페트병이 자꾸 넘어졌다. 운전을 해보니 QM3는 오르막길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코너링도 안정적이었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를 때 힘이 달린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QM3는 밟는 만큼 나간다는 느낌을 줬다. 북악스카이웨이 일부 구간에서 시속 50∼60km로 달려봤다. 차체가 밀리는 느낌이 별로 없이 부드럽게 앞으로 나갔다. 핸들이 가볍고 조작하는 만큼 바로 반응해 코너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배기량이 1461cc이고 최고출력이 90마력에 그치는 만큼 속도를 즐기기엔 적합하진 않았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속력이 바로 실제 주행속도에 도달하지 않아 약간 답답했다. 그러나 시속이 30∼40km를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힘을 받아 100km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간다. 다만 디젤 차량 특성 때문인지 고속상태에선 소음이 발생했다. 시속 130km까지 속력을 올랐을 때 약간 힘이 달리는 느낌이 들었다. 연료소비효율(연비)은 훌륭하다. QM3의 연비는 리터당 18.5km. 가솔린 모델인 데다 성능의 차이(배기량 1362cc, 최대출력 140마력 등)가 있어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비교적 비슷한 체급을 가진 ‘쉐보레 트랙스’의 연비가 12.2km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내부 인테리어의 세련미는 조금 아쉬웠다. 사이드미러의 좌우 폭이 더 길었으면 조금 더 편리할 듯했다. 이 차를 탈 땐 운전석, 조수석에 앉은 두 사람이 반드시 안전벨트를 하길 추천한다. 안전벨트를 안 맸을 때 나는 경보음 소리가 경적보다 크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