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김재형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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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출입하며 산업 현장의 변화상을 기록합니다.

monam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7~202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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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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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형의 SNS 뒤집기]김풍의 괴짜 상상력의 힘

    한 요리대결 방송 프로그램에 ‘나뭇잎에 매달린 애벌레’가 등장했다. 이를 본 출연진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배꼽을 잡았다. 징그럽긴 해도 정말 기발한 비주얼이었기 때문이다. 애벌레의 정체는 ‘삼겹살’ 요리였다. 시금치로 나뭇잎을 만들고, 삼겹살을 애벌레 모양으로 돌돌 말아 그 안에 밥을 넣었다. 요리사는 웹툰 작가이자 요리계의 이단아라 불리는 김풍 작가(본명 김정환·39)이다. 그는 ‘만화를 찢고 나온 요리’라는 주제에 맞게 괴짜 본성을 발휘해 이 음식을 선보였다. 이날 출연진은 “징그러워 어떻게 먹어”라고 질색을 하면서도 역발상의 신선함에 감탄하며 김 작가의 손을 들어줬다. 막강한 대결상대였던 이연복 셰프(요리사)도 “비주얼을 딱 봤을 때 ‘아, 이건 졌다’고 생각했다”며 결과에 승복했다. “현웃(현실 웃음) 터짐. 작가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온라인의 반응도 뜨거웠다. 김풍 작가의 괴짜 행적을 성지순례 하는 누리꾼의 트래픽 행렬(?)이 이어졌다. 이후 “애벌레 요리는 우연이 아니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오랫동안 쌓아온 그의 괴짜 내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강풀과 함께 ‘1세대 웹툰 작가’로 불린다. 만화 ‘폐인의 세계’와 웹툰 ‘폐인가족’ 등을 연재하며 폐인 열풍을 이끌었다. 소위 ‘아햏햏 인터넷 시대(2002~2003년)’의 트렌드를 이끈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김 작가가 소개한 폐인 그리는 방법을 한번쯤 따라해 본 누리꾼도 적지 않을 정도다. 그의 괴짜 내공은 예명을 얻게 된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김풍’은 그의 20대 시절, 나이트 댄스 대회에 나갈 때 썼던 닉네임이었다. 당시 인기 시트콤이었던 ‘순풍 산부인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처럼 김풍 작가 같은 실력자(?)에게 괴짜 상상력마저 가미되면 히트작 탄생의 조건이 갖춰진다. 애플 신화를 창조한 고 스티브 잡스도 괴짜로 통했다. 전문적인 지식은 생산물의 완성도를 높인다면, 괴짜의 상상력은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특별함’이 된다는 사실을 증명한 인물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경직된 조직 문화 속에 괴짜 본성을 숨긴 채 살아가는 ‘무림의 고수’들이 눈에 띈다. 얼마 전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 대학 공대 출신의 회사원이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글쓴이는 공대 지식을 총동원해 ‘상사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그 설계도를 인증샷으로 올렸다. 먼저 사무실 책상에 웹캠을 설치한 뒤 딥러닝(Deep Learning) 코드를 짜서 캠코더가 포착한 얼굴이 상사인지 아닌지, 컴퓨터가 정확하게 구분하도록 했다. 이를 자동으로 컴퓨터 화면을 바꿔주는 프로그램과 연동시켜 상사가 글쓴이의 책상으로 다가오면 스크린에 곧바로 업무 프로그램이 떠서 마치 ‘작업하는 것처럼 보이게’ 설정했다. 글을 본 커뮤니티 회원들은 “미국에 태어났으면 애플 창업을 했을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여기에 더해 “이런 사람을 진급시키지 않고 그 회사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라며 상상력과 창의력 낭비를 아까워했다. 지금 성장 동력을 잃은 산업현장에선 괴짜의 등장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 갈증이 깊어지자 정부와 정책결정자들은 선진국 타령을 하며 또 먼 곳을 살피는 분위기다. ‘창조 경제’라는 식의 거창한 타이틀을 걸 필요도 없다. 이렇게 주변에 숨죽이고 있는 괴짜 본성들을 일깨워주기만 한다면….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 201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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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자화상 찍는 스튜디오를 아시나요?

    #.1자화상 찍는 스튜디오를 아시나요?#.2서울 종로구 계동의 ‘물나무 사진관’이 곳의 목요일은 특별합니다. 이날은 김현식 대표(47·사진사)가손님들에게 카메라를 맡깁니다.#.3“손님이 직접 자신의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으로 자화상을 그리는 것이죠.” 그는 2015년부터 고객이 자신의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담는‘자화상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4사진사는 카메라를 남에게 쉽게 내주지 않습니다.그럼에도 그가 카메라를 선뜻 고객에게 내준 이유는 무엇일까요.#.5“사진을 찍을수록 사진의 본질에 대해 고민이 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지금을 있는 그대로 찍은 뒤 인화해 찍은 사람과 함께 나이 먹어가도록 만든 ‘물질’이 사진이라는 결론을 내렸죠.”#.6색이 바래지 않는 디지털 사진엔시간의 켜가 쌓이지 않습니다.김 대표는 사진에 담긴 ‘현재’를 떠올리기 위해선‘시간의 손때’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7이것이 그가 수작업으로 인화하는흑백 은염사진(감광재료로 은을 사용한 사진)만을 찍는 이유이고자화상프로그램 시작한 계기였습니다.#.8“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의 진짜 모습을 사진으로 갖고 있지 않아요.사진 찍어주는 사람 앞에서 억지로 웃거나 포즈를 취하며 부자연스러워집니다.게다가 찍은 사진은 예쁘게 만들기 위해 보정하죠. 당장은 세련되고 예뻐 보일 수 있지만 10년 뒤 그 사진을 보며 당시의 진짜 내 모습을 떠올리긴 쉽지 않죠. 정제되지 않은 인물 사진을 찍고 싶었습니다.”#.9그는 우선 사진사인 자신부터 스튜디오에서 빠지기로 했습니다.그는 고객에게 누구의 아들과 딸어떤 직업인이 아닌 스스로를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모든 관계를 벗어던진 나 자신을 알고 있는지 질문한 뒤카메라를 세팅하고 사진사는 스튜디오를 떠나죠.#.10이후의 시간은 고객의 몫입니다.스튜디오에 놓인 거울을 보며 10분이든 15분이든혼자 사진사의 질문에 대한 답을 떠올려야 하죠.스튜디오의 앰프로 본인이 원하는 음악을 들어도 됩니다. #.11내가 누구인지 확신이 생기면스스로 원격 셔터를 눌러 자신의 사진을 찍습니다.2년간 약 80명이 카메라 앞에 서서 홀로 셔터를 눌렀습니다. #.12김 대표는 서울예술대에서 사진을 전공한 뒤패션지와 여성지에서 사진기자로 일하며사진만 30년 가까이 찍었습니다.#.13자화상 프로젝트는그의 30년간의 고민이 만들어낸 또 다른 작품일지도 모릅니다.#.14“사진은 기록입니다. 겉모습뿐 아니라 사진을 찍었던 환경, 분위기, 기억이 모두 담기죠. 이 스튜디오에서 찍은 자화상엔 진짜 나에 대해 홀로 고민한 기억이 담겨 있습니다. 꼭 사진관이 아니더라도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조금 안 예쁘게 나와도 괜찮아요. 몇 년 뒤 진짜 내 모습이 담긴 사진은 이 한 장뿐일 테니까요.”-김현식 대표원본: 송충현 기자 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이고은 인턴}

    • 2017-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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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공업혁명으로 2025년 세계 경제 최강국” 선포…한국경제 대책은?

    한국정책재단(이사장 임태희)은 최근 중국굴기(中國倔起)의 핵심을 다룬 '중국제조 2025'를 번역 출간했다. 중국은 세계 중심국가로 부활하기 위해 절치부심해왔고, 중국굴기의 해답을'공업혁명'에서 찾고 있다. 중국은 대한민국의 가장 큰 교역국으로, 중국에 대한 우리 경제의 의존도 역시 날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존재 없이는 한국 경제를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중국의 경제 정책과 전략을 눈여겨보고 탐구해야 한다. 중국 국무원은 2015년 5월 '중국제조 2025'를 선포하고, 공업혁명을 통한 중국 굴기 프로젝트를 세상에 알렸다.'제조업은 국민경제의 주체일 뿐만 아니라 나라 건설의 근본이며, 나라 부흥의 도구이며, 강성국가의 토대'라며 제조업 육성을 중국 굴기의 핵심으로 선언했다.'중국제조 2025'는 중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어 2025년에 중국을 경제 강국 대열에 합류시키고 새 중국 건국 100년째인 2045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조 강국으로 자리 잡게 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담고 있다. 중국은 짧게는 2025년, 길게는 2045년까지 중국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강국으로 자리를 잡겠다는 뚜렷하고 확신에 찬 목표를 제시했다. 생산량은 많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즉 크지만 강하지 못한 중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어 2025년에 중국을 경제 강국 대열에 합류시킨다. 이어 2045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제조 강국으로 자리 잡는다. 매우 구체적이고 야심찬 포부와 실행계획이다. 2045년은 새 중국 건국(1949년) 100주년을 4년 남겨둔 시점이다. 중국은 이때까지 차세대 정보통신, 첨단 수치제어 선반과 로봇, 항공우주장비, 해양공정장비와 첨단선박, 궤도교통장비, 에너지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전력설비, 신소재, 바이오의약과 고성능 의료기기, 농기구 등 모든 제조업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중국제조 2025'는 단순히 제조업, 즉 경제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개조, 사회개혁의 성격을 띤다. 제조 강국이 되기 위한 3가지 요소 즉, 3원색(三原色)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자연자원과 지리적 위치의 활용(1요소),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제조기술의 개발과 발전(2요소)에 이어 세 번째로 '문화의 차별화와 문화적 특징 활용'을 내세웠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기업과 사기업, 연구 분야, 생산현장 등의 경제역역을 넘어 '문화'까지도 아우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이 여러 위기와 난제들을 잘 이겨내고 경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해답을 던져주고 있다. 역자인 조재구 한중미디어연구소 이사장은 중국인민대학 대학원에서 미디어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중국 전문가다. 저서로 '케이블TV 손자병법'(2005), '베이징 올림픽 성공비결'(2007년), '중국 미디어산업의 현재와 미래'(2015), '님은 조국의 별이 되어'(2016), 역서로는 '2006 중국방송연감'이 있다. 임태희 한국정책재단 이사장은 "경제 전략 수립과 제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경영자와 관련자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중국 산업의 미래와 핵심 전략을 담고 있는 '중국 제조 2025'를 출간하게 되었다. 이 책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제조업 강국의 실현에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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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큐레이션] 2017 반기문 잔혹사

    “폭망이다.” 1일 오전 일명 ‘반기문 테마주’에 목돈을 건 주식투자자들은 눈물 흘렸습니다. 이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대선불출마를 선언했죠. 2일 △지엔코 △성문전자 △씨씨에스 등 관련 테마주는 급락을 면치 못했습니다. 거래제한폭까지 떨어진 종목도 많았죠. 사실 반 전 총장 관련주는 1년 간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반 전 총장의 정치적 우여곡절이 반영된 것이죠. 외교영웅과 유력한 대권주자, 대선열차 하차로 이어지는 굴곡진 1년이었습니다. ❙ 빨랐던 대망론, 늦었던 출마선언반 전 총장이 대선출마를 시사한 건 지난해 5월25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관훈클럽 포럼에 참석한 반 전 총장은 당시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71)과 버니 샌더스(77)를 사례로 들며 “체력에 자신있다”고 말했죠.한국에 필요한 '지도자상'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한국 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누군가 대통합을 선언하고 솔선수범하면서 국가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답했죠.이밖에도 반 전 총장은 직접적인 출마 의사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대권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는 말들을 많이 남겼습니다.이후 국내 여론은 '반기문 대망론'을 더이상 거스릴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입니다. 그해 6월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에서 반 전 총장이 1위를 차지했죠. 해당 조사에서 후보군별 선호도는 각각 반 전 총장(26%),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16%),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10%), 박원순 서울시장(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권에선 여권은 반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야당은 이를 견제하는 정치적인 양분 구도가 만들졌죠.분위기가 이런데도 반 전 총장은 결단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언론과 정치권의 계속된 물음에도 반 전 총장은 대권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죠.지난해 12월 21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특파원단을 만난 반 전 총장은 드디어 '사실상의 대권출마 선언'을 합니다. 2014년 11월 '반기문 대망론'이 불거진 뒤 2년여 만이었죠. 공교롭게도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와 촛불 시위 등의 영향으로 새누리당이 분당한 날이었죠.❙ 잔혹한 반기문의 1월지난달 25일 대권 행보를 이어가던 반 전 총장은 국회의원들과의 비공개 조찬 간담회에서 한숨을 내쉬며 한 말입니다. 귀국 직후 정치교체와 국민통합 행보로 '반기문 바람'이 불 것을 예상했지만, 그 기대가 무너졌다는 의미였죠.지난달 12일 금의환향한 반 전 총장은 곧바로 민생 투어에 들어갔습니다. 소통의 리더십을 보이며 대선 레이스에서 주도권을 잡으려 한 것이죠. 하지만 언론과 디지털 비평을 통해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치면서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연일 곤두박질쳤습니다.특히 유엔 사무총장 재임 시절 한일 위안부 협상 결과에 "올바른 용단을 내린 데 대해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한 발언이 재조명돼 언론의 집중 취재를 받았죠. 이 과정에서 반 전 총장은 특정매체 기자들을 지칭해 "나쁜 놈들"이라 발언해 논란이 됐습니다. 또한 "보수인가 진보인가" "입당하나 안 하나" 등의 정치적인 결정에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반 전 총장은 줄곧 ‘반반(半半)’이란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했죠.'만 원권 지폐 두 장 동시투입' '턱받이 논란' '마스크 쓰지 않은 방역' '사람 사는 '사회'(노무현 전 대통령이 즐겨 쓰던 문구인 '사람 사는 세상'을 잘못 표기) 등의 논란도 온라인에서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반 전 총장측은 "악의적인 편집이다"라고 맞섰지만 끝내 지지율 하락을 막진 못했죠.1월 2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의 대선 주자 지지율은19.8%(전주 대비 2.4% 포인트 하락)로 29.1%로 나타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보다 10% 포인트 뒤졌습니다. 지난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였던 반 전 총장을 바라보는 민심이 급변한 것입니다.결국 반 전 총장은 귀국 20일 만(2월1일)에 대선행 열차에서 하차합니다. 반 전 총장은 대선불출마 이유를 "가짜 뉴스에 상처 받고 편협한 정치에 실망했다"라고 설명했죠.반 전 총장측이 꼽은 대표적인 가짜 뉴스는 '퇴주잔 논란'이었습니다. 지난달 14일 충북 음성 부친 묘소 성묘 중 퇴주잔을 받아 마시는 것처럼 짜깁기한 동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지난달 18일에는 조선대 강연에서 "광주는 훌륭하신 충렬공이 탄생한 곳"이라는 반 전 총장의 발언을 일부 언론이 '충무공'으로 잘못 알아듣고 오보를 내는 해프닝도 벌어졌습니다. 이와같은 가짜 뉴스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반기문 기대감'이 급락했다는 것이 반 전 총장측의 주장입니다.일각에선 반 전 총장이 귀국 이후 '보여주기식 행보'에 매몰돼 민심을 잃은 것이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또한 정치권의 냉대 속에 개헌 세력을 결집해 반문(반문재인) 진영에 '빅텐트'를 치려했던 초기 구상이 무너진 것과 "(이대로라면)보수의 소모품이 될 것 같다"는 회의감이 반 전 총장이 대선행 하차를 마음먹은 진짜 이유라는 의견도 나오죠.❙ 반기문이 남긴 말반 전 총장의 '중도하차 발표'는 최측근 참모들조차 예상하지 못한 '깜짝 발표'였습니다. 대선불출마 발표가 있던 당일 오전까지만해도 참모진은 '바른정당 입당'과 '독자세력 구축'이라는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고 하죠. 반 전 총장은 이날 새벽, 부인인 유순택 여사와 심각하게 논의한 뒤 발표문을 직접 썼던 것으로 전해집니다.잔혹한 1월을 보내며 반 전 총장이 큰 상처를 받았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외교영웅'에서 '기름장어'와 '반반' 등 회화화된 반기문으로 바뀌는 건 한순간이었습니다. 하차 발표 다음 날, 캠프 관계자들과 해단식을 겸한 오찬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깁니다. 이 말 속엔 외교관 출신으로 처음 대권에 도전했다가 실패를 맛 본 아쉬움과 쓰라림이 담겨있습니다."국가통합할 지도자 나와야" (동아일보 2016.5.26)반기문 26%-문재인 16%-안철수 10% (동아일보 2016.6.11)새누리 쪼개진 날, 潘 대권 출사표 (동아일보 2016.12.22)[사설]귀국 1주일 반기문, 언제까지 半半인가 (동아일보 2017.1.19)야권서 흔들고 지지율은 안 오르고 (동아일보 2017.1.20)반도 못뛰고 (동아일보 2017.2.2)새벽에 부인과 논의후 선언문 작성 (동아일보 2017.2.2)구성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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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모아나’의 탄생 주역은 韓 캐릭터 디자이너

    #1'모아나'의 아버지캐릭터 슈퍼바이저 김상진 #2"사실 처음엔 남자 캐릭터 '마우이'가 주인공이었어요. 하지만 기획 과정에서 진취적인 여자아이를 전면에 내세우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가 나왔죠. 디즈니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랄까요."#3디즈니의 신작 '모아나' 탄생의 주역은한국인 캐릭터 디자이너 김상진 씨입니다.모아나는 저주받은 섬을 구하기 위한 소녀의 모험을 담은 디즈니의 신작입니다.#.4그는 1995년 디즈니에 입사해캐릭터 슈퍼바이저의 자리에 올랐죠.#5디즈니사에서의 행적을 살펴보면'빅 히어로'(2015년) 에서캐릭터 총괄 슈퍼바이저로'겨울왕국'(2014년)과 '모아나'에서는캐릭터 디자이너로 참여해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만들어 왔죠.#6그는 살아 숨쉬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마우이 목소리 연기를 맡은 성우의얼굴 주름을 꼼꼼하게 분석했습니다.#.7또 모아나와 같은 또래 소녀들의 동영상 수십 편을 보며 캐릭터를 가다듬었죠.그는 "딸 사진까지 모두 뒤져 보았다"고 했습니다.#8"디즈니는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대단해요.물 위의 물거품 하나, 하늘 위의 새 하나까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공을 들입니다.그런 회사에 다니다 보니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김상진#9지금 디즈니는 '제3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겨울왕국'과 '주토피아'에 이어 '모아나'까지흥행열풍을 이어갔죠.이젠 '픽사'의 아성을 뛰어넘은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10김상진 씨는 최근 20여년간 다닌 디즈니사를 떠나한국에서 '토종 애니메이션' 제작 준비에 열중하고 있습니다.#11"언젠간 디즈니 동료들에게 '한국에서도 멋진 애니메이션 한 편이 나왔다'고 소개할 수 있었으면 해요. 이젠 제 커리어의 '마지막 무대'라는 생각으로한국 애니메이션 발전을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원본 | 장선희 기자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김한솔 인턴}

    • 2017-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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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사임당의 참얼굴은 예술가? 워킹맘?

    #.1사임당의 참얼굴은예술가? 워킹맘?#.2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가 지난달 26일 방송 첫날부터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공연 출판 전시 등의 분야에서도사임당을 다룬 콘텐츠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죠. #.3박은령 작가는 드라마 사임당이"대하사극이 아니라 퓨전 사극이다"고 못 박았습니다.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보단작가의 상상력을 녹여내 이야기를 자유롭게 펼쳐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되죠.#.4하지만 학계, 문화계에서는 드라마 속 사임당이워킹맘이면서 자유연애를 한조선의 신(新)여성 캐릭터로 묘사된 부분이 "지나치게 역사를 왜곡한 것은 아닌가"라는지적이 나옵니다.#.5<논란1. 사임당의 자유연애>드라마 속에서 사임당과 가상의 인물 이겸(송승헌)은 자유연애를 하는 것 으로 설정됐습니다.이 드라마의 원작인 소설 사임당을 쓴 이순원 작가는 물음표를 던지죠. #.6"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자유연애 설정은 상상력의 빈곤을 보여주는 상투적인 전개다. 사임당보다 한 세대 앞선 어우동이 음란했다는 이유로 사형 당했을 정도로 조선은 엄격한 사회였다"-소설 '사임당'을 쓴 이순원 작가#.7이를 반박하는 의견도 나옵니다.고연희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16세기 여성의 사랑을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다. 사임당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재미 포인트" 라고 평했죠.#.8<논란 2. 조선시대판 워킹맘>드라마 속에서 사임당은 현모양처라는 통념과 달리진취적인 워킹맘으로 표현됩니다. 이를 두고 '억지스런 설정 아닌가'라는 비판도 나오죠."현대적 의미의 워킹맘으로 표현하기에는 전통시대의 여성이라는 한계가 있다"-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9반대의견도 나오는데요 정옥자 서울대 명예교수는"사임당은 전통시대판 워킹맘이 맞다"며"과거시험에 번번이 낙방한 한량 남편을 대신해 그림을 생필품과 물물교환해서라도 7남매의 생계를 책임진 강인한 여성이었다"고 말했습니다.#.10<논란 3. 시대가 만들어낸 여성>드라마 속 사임당이 보여주는 예술가로서의 면모 또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림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으로 초충도와 포도 그림 등 수작을 배출한 예술가"- 정옥자 서울대 명예교수#.11"허난설헌이나 장계향 등도 뛰어난 조선시대 여성 예술가였지만 역적 집안으로 몰리거나 남인 계열로 묶여 한동안 언급 자체가 금기였다""조선의 헤게모니를 쥔 노론의 정신적 지주였던 율곡 이이의 어머니라는 점이 사임당을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 이숙인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12논란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의미겠죠.'현모(賢母)의 아이콘' '어머니의 롤 모델' '국모(國母)의 상' 까지 변모해온 사임당의 여성상이 이번에는 드라마를 통해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13"사임당은 다양한 매력으로 각 시대가 원하는 여성상을 대변했다. 2017년 한국에서는 워킹맘의 표상으로 떠올랐지만 미래에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려질 것"- 이숙인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원본 | 유원모 기자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 · 이고은 인턴}

    •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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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공시생의 쪽지, 우리들의 자화상

    #.1공시생의 쪽지, 우리들의 자화상#.2최근 한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이 받은쪽지 내용이 온라인에서 화제입니다.도서관에 갈 때마다 커피를 마셨던 공시생이었죠.#.3"죄송한데 공시생인 거 같은데 매일 커피 사서 들고 오는 건 사치 아닐까요? 같은 수험생끼리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느껴져서요…자제 좀 부탁드려요..."- 공시생이 SNS에 올린 쪽지 내용 #.4누리꾼은 분노를 쏟아냅니다."커피 한 잔에 박탈감을 느낄 정도라면 뭘 하든 안 된다""남이야 뭘 마시든 무슨 상관? 수험생이라면서 남 신경 쓸 시간은 있나?""열등감으로밖에 안 보인다""박탈감이라는 자기감정으로 상대를 강제하는 게 과연 올바른 건가"#.5작성자 보단 현실이 문제라는 반응도 나옵니다."세상이 힘든데 다들 풀 곳이 없구나…""그 박탈감을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다들 마음이 쪼그라들어 있지 않나""'왜 나는 이다지도 안 되나'가 반복되면, 자기보다 특혜를 누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을 공격하기 참 쉽다"#.6쪽지가 누리꾼의 관심을 끌면서이를 패러디한 댓글도 쏟아집니다."죄송한데 나이는 같은 거 같은데 직장 다니는 건 사치 아닐까요? 같은 나이로 박탈감 느껴져서요""죄송한데 백수인거 같은데 매일 연애하는 건 사치 아닐까요? 같은 백수끼리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느껴져서요"#.7취업난과 불안정한 고용환경에안정적인 직장을 갖기를 원하는 공시생이 급증했습니다.올해 공시 응시자는 사상 최대였죠. 지난해 12월 공무원 시험 응시 인원은70만6000여 명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인원(약 60만 명) 보다 많습니다. #.8- 공시생 (5급 공채 및 외교관후보자 시험/국가직 및 지방직 7,9급 ) - 수능 (약 60만명)하지만 이중 합격자 수는 3만 여 명뿐이러니 공시생은 불안과 초조함을 안고 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죠. 다른 취업준비생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9어느 누리꾼은 이번 사건을 두고 이렇게 일침을 날립니다."요즘은 멀쩡한 사람도 정신병 생기게 만드는 세상이다 보니, 괘씸하다기 보단 측은하고 씁쓸한 마음이 든다. 멘탈이 좀 약한 사람이라도 문제없이 어울리고 살아갈 수 있는 게 건강한 사회지 싶은데..." 원본 |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 · 이고은 인턴}

    • 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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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떠나는 박한철 헌재 소장…시간과의 싸움된 탄핵심판

    #.1떠나는 박한철 헌재 소장시간과의 싸움 된 탄핵심판#.2박한철 제5대 헌법재판소장 (64·사법연수원 13기)이임기 6년을 채우고 31일 헌재를 떠났습니다.이로써 헌재는 선임재판관인 이정미 재판관이 소장 대행을 맡아 8인 재판관 체제로 탄핵심판 일정을 소화하게 됐죠. #.3헌재를 떠나는 박 소장의 이력엔 '최초'라는 수식어가 두 번 붙습니다. 그는 부산 출신으로 대검 공안부장과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을 지냈죠.2011년 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임명으로 헌재 재판관이 됐고2013년 4월 박 대통령이 지명해 헌재 소장에 올랐습니다. #.4검사 출신이 헌법재판관이 된 건 헌재 역사상박 소장이 최초였습니다. 또 헌재재판관으로 임기를 시작한 뒤 소장에 오른 것도 최초인데요.앞선 4명의 헌재소장은 모두 재판관으로 임명될 때부터 소장으로 취임했죠. #.5박 소장이 이끈 '5기 재판부'는 3년 9개월 동안△간통죄 위헌△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합헌△변호사시험법(사법시험 폐지를 규정) 합헌 등굵직굵직한 결정들을 내렸습니다. #.62014년 12월에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정당해산 결정(제2 야당인 통합진보당)을 내렸죠.그러던 와중에 지난해 12월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까지 맡게 된 것입니다.#.7이렇게 5기 재판부는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심판, 권한쟁의심판과 정당해산심판그리고 탄핵심판까지 헌재가 담당하는 모든 종류의 사건을 심리한 최초의 재판부였습니다. #.8박 소장은 전임 소장들에 비해 업무처리의 적극성을 강조하면서사건을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역시무난하게 처리했다는 평가도 있죠. #.9그래서 탄핵심판이란 무거운 재판을 앞두고산전수전 겪은 박 소장의 퇴임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데요.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박 소장 퇴임 이후에도박 대통령 탄핵심판을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헌재의 기조'는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10박 소장은 25일 마지막으로 참석한탄핵심판 심리 9차 변론기일에서"늦어도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까지는 최종 결정이 선고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1131일 퇴임사에서도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상황의 중대성에 비추어 탄핵심판의 결론을 조속히 내려야 한다는 데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죠. #.12이를 두고 박 소장이 퇴임 전헌재의 탄핵심판 기일을 못 박은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즉 이제부터 탄핵심판은 시간과의 싸움에 돌입하게 된 셈이죠.#.13"남아 있는 동료 재판관님들을 비롯한 여러 헌법재판소 구성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다하여, 사건의 실체와 헌법·법률 위배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인 헌법수호자 역할을 다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박한철 헌재 소장의 퇴임사 중 일부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 · 이고은 인턴}

    • 20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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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형의 SNS 뒤집기]너도나도 패러디, ‘너의 ○○은’

    포털 사이트에 '패러디 소스'를 검색했다.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포스터가 대거 등장했다. "(포스터에서 주인공인) 다키와 미쓰하 그리고 글씨 몇 개를 지웠습니다. 이제 여러분 마음대로 패러디 포스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포토샵(그래픽 소프트웨어)을 다루지 못하는 누리꾼을 위해 "패러디 소스를 제공한다"는 블로그와 카페 게시글도 여럿 눈에 띄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패러디 한 편을 만들 수 있는 친절한 디지털 세상이다. 굳이 '너의 이름은'이 패러디 열풍의 주역이 된 것은 누리꾼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있어서다. 이 영화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로 불린다. 그 명성대로 신카이 감독은 동화 같은 판타지를 펼쳐냈다. 특히 '남녀 주인공의 몸이 뒤바뀐다'는 설정이 패러디를 원하는 누리꾼을 사로잡았다. 지루한 일상에 '다음 생엔 도쿄의 꽃미남으로 태어나게 해 달라'고 빌던 시골마을 여고생 미쓰하는 꿈을 꾼다. 바람대로 도쿄의 남학생으로 변하는 꿈. 같은 시간 도쿄에 사는 남자 고등학생 다키는 정반대의 꿈을 꾼다. 어느 산골 마을의 여고생이 되는 꿈이다. 두 주인공은 결국 꿈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모두 현실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패러디 방식은 주로 두 주인공을 정치인 등 유명인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너의 이름은'이 국내에 개봉한 지(1월 4일) 한 달이 채 안 된 31일, 누적관객은 이미 342만을 넘어섰다. 영화가 인기를 끄는 동안 여러 편의 패러디 히트작(?)도 탄생했다. '너의 실세는(천만년 만에 다가오는 국정농단의 기적이 시작된다)' '너의 권력은(둘 다 죽었으면 좋겠다)'처럼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을 각각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박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 대체한 것이 대표적이다. 비선실세 게이트 이후 박 대통령을 향한 누리꾼의 날선 비판이 느껴지는 정치 풍자이다. '너의 군번은(아직 입대한적 없는 널 찾고 있어)' 같이 입영대상자를 약 올리는 패러디물도 인터넷에 화제가 됐다. 이밖에 '거 이름이 누구요(어 나는 여(당) 도지사 김문수 입니다)' '너의 우승은(아직 트로피를 든 적 없는 너를 찾고 있어)' 같이 정치와 게임을 오가며 장르 구분 없이 이미지와 동영상, 글 등의 형식을 통해 패러디가 만들어진다. 패러디는 디지털 세상에서 누리꾼이 선호하는 '놀이'이자 파급력 높은 '의사전달 방식'이됐다. 공감 가는 메시지를 유쾌한 방식으로 편집해내는 것. '오피니언 리더'로 거듭나는데 패러디만큼 좋은 수단도 없다. 패러디 제작에 뒤늦게 동참해본다. 취재 현장에서 늘 고민하는 문제다. '너의 회사는?'('조중동'이 아니라 그냥 '동아일보'입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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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형의 SNS 뒤집기] ‘시발비용’…직장인 비애담긴 신조어

    "야. 내 통장은 텅장(텅빈 통장)이다~!" 설날 술자리에서 "한턱 내라"는 친구들의 성화에 A(30)는 발뺌하기 시작했다. A에게 술값 책임을 떠넘긴 건 '가장 먼저 취업했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다. 하지만 A는 "'탕진잼(소소하게 낭비하는 재미)'에 빠져 통장 잔고가 바닥났다"고 하소연했다. 사연은 이랬다. A는 4년 전 취직한 직후부터 퇴근길마다 오락실에 들렀다. 인형뽑기, 펀치, 농구 등 여러 게임을 즐겼다. 게임을 하면 스트레스도 풀렸지만 순식간에 3만 원 넘게 쓰기 일쑤였다. 집에는 잘 안 쓰는 펜과 스티커, 생활용품이 잔뜩 쌓여갔다. 여기에 A는 전자제품을 비롯해 한달에 한번 꼴로 고가물품을 구입했다. 그 결과 매달 300만 원 가량 카드 명세표가 날아들면서 그의 월급통장은 바닥이 나 버린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A를 타박했다. 그러나 A도 나름 이유를 설명했다. "매일 9시 넘어 퇴근하는데 우짜라고(어떻하라고). 스트레스 풀 때도 없는데 이거(탕진잼)라도 있어야지." 친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술잔을 들었다. 친구 한 명이 술잔을 들고는 이렇게 외쳤다. "헬조선! 행복은 다음 생에서!" 온라인에서는 이처럼 직장인의 비애가 담긴 신조어가 판친다. 비속어 '○발'과 비용을 합친 '시발비용'이 대표적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아도 됐을 비용이란 뜻이다. 쇼핑중독증도 같은 맥락에서 탄생했다. "홧김에 버스대신 택시를 탔다" "매일 밤늦게까지 꼰대 상사랑 있다보니 이제는 집에 가서 혼술(혼자 술 마시기) 안 하고는 잠도 안 온다. 지금 맥주사러 가는 중"이라는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스트레스를 소비로 푼다는 푸념들이 쏟아진다. 이처럼 자조섞인 신조어가 확산되는 것은 팍팍한 국내 근무환경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AI(인공지능),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했음에도 여전히 직장은 근무자의 창의력보단 '장시간 근무'가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일본의 노동정책연구기관이 작성한 '데이터북 국제노동비교 2016'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 기준 장시간(49시간 이상) 노동 취업자 비율이 32.4%로 가장 높다. 일본은 21.3%, 미국은 16.6%이다. 한국 직장인은 숨이 막힌다. 스트레스를 풀 시간도, 방법도 마땅치 않다. 저성장 시대가 되면서 '성장과 발전'의 보상도 맛보지 못한다. 그것이 설 연휴임에도 A의 통장이 텅 비었던 이유였을지 모른다. 술자리는 A의 하소연이 끝난 뒤부터 각자 살벌한 회사생활을 토로하는 성토장이 됐다. 그렇게 얼큰하게 취한 뒤 친구들은 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자식세대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하여!" 아직 미혼인 친구들은 현재의 행복은 생각조차 못한 채 자식이라도 좋은 세상을 만나기를 기원한 것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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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형의 SNS 뒤집기] “기다리라” 안내방송에 분노한 온라인 민심

    '살고 싶으면 알아서 대처하라!'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온라인에서 통용되는 재난 시 생존공식이다. 온라인 민심은 기존 재난대응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죽을 때까지 기다리란 말인가?" "대구지하철 참사, 세월호 참사를 보고서도 아직 깨닫지 못했나?" 최근 열차 내에 울려 퍼진 '기다리라'는 재난 안내방송에 누리꾼은 분노했다. 기관사의 대처가 '매뉴얼대로였다'는 서울메트로 측의 해명은 오히려 분노를 키웠다. 이미 학습된 여러 번의 대형 참사의 영향 때문이다. 22일 오전 6시28분 2호선 잠실역에서 출발해 잠실새내역(옛 신천역) 플랫폼으로 들어서던 서울메트로 소속 2036호 열차가 멈춰 섰다. 10량 열차의 둘째 칸 객차 아래쪽에 달린 주전원장치(전동차 메인 전원 차단 및 공급장치)에 화재가 발생했다. 29분 논란이 된 "차량 고장으로 비상 정차했으니 안전한 차내에서 기다려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그러나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본 승객은 안내방송을 믿지 않았다. 승객들은 수동 레버를 이용해 전동차 문을 열고 하나 둘 자발적으로 대피했다. 기관사가 관제센터 지시에 따라 "즉시 출입문을 열고 대피하라"고 방송한 것은 그로부터 2분 뒤였다. 이미 대부분의 승객이 열차 밖으로 몸을 피신한 뒤였다. 화재 사고 발생부터 피난 방송까지 걸린 시간은 3분. "열차 안으로 연기가 들어오는데도 아무 조치가 없어 비상문을 열고 나왔다" "별일 아니니 나가지 말고 객차 안에 머물라고 했다"라는 등 온라인에선 사고 당시 목격(체험)담이 쏟아졌다. 이어 누리꾼들의 비판이 뒤따랐다. 안전 전문가들에게 "이번 사고 열차의 안내방송이 적절했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명쾌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재난대응은 크게 △이상 징후 인지 △확인행동 △상황판단(화재여부) △조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관사가 첫 번 째 단계에서 기다리라는 안내방송을 했다면 다행이지만 화재를 확인한 뒤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재난과학과 교수는 "1차적으로는 안전 리더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맞다"며 "다만 기관사가 화재를 인지하기 전에 연기가 나고 있는 객차 안의 승객이 대기 안내를 무시한 채 곧바로 피난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변수가 많은 사고 현장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잘잘못의 판단을 명확하게 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안전 전문가들은 재난대응시스템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해 훈련된 시민(재난피해 당사자)을 늘려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온라인 민심과도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본의 경우 고교생 때부터 각종 재난 시 피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안전 교육(훈련) 시스템을 마련한다. 강욱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안전은 스스로가 지키는 것이고 국민은 평상시부터 재해대응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일본 방재시스템의 기본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역시 재난관리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시민들을 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이들을 조직화하고 있다. 정부는 재난 시 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사고 이후 서울메트로 측으로부터 받은 '비상대응 현장조치매뉴얼'을 살펴봤다. 그곳에 승객은 철저히 기관사와 관제센터의 지시를 받는 관리대상자로 분류돼 있었다. '승객이 임의로 출입문을 개방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송 실시' 등 통제 사항만 적혀 있을 뿐, 승객의 자발적인 참여를 선택지의 하나로 고려하진 않았다. 김태호 서울메트로 사장은 23일 "(안내)방송 매뉴얼을 전면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등 안전 선진국의 대응 매뉴얼을 참고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앞으로 나올 서울메트로의 신 매뉴얼은 지금 온라인 민심이 기존 재난대응시스템에 제기한 여러 물음에 만족스런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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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폐가의 아름다운 환생’ 꽃피는 헌 집 재건축

    #.1'폐가의 아름다운 환생'꽃피는 헌 집 재건축#.2인천 중구 신포동과 차이나타운 사이에는흉물스러운 건물들이 꽤 있습니다.아예 비어 있는 건물도 많죠.페인트칠이 벗겨진 큰 간판들만이한때 잘나갔던 이 지역의 영광을 보여줄 뿐입니다. #.3그런데 최근 이 동네 후미진 골목에'핫 플레이스'가 생겼습니다.#.42층짜리 아담한 석조 건물로 안에 들어서면 돌 벽과 서까래, 지붕 등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죠.바로 카페 '아카이브 빙고'입니다.#.51920~50년대 얼음창고로 쓰였던 이곳을건축가 이의중 씨(39)가 개조해 운영하고 있죠.일본에서 건축을 공부한 그는국토연구원에서 오래된 건축물 관련 업무를 하다이곳을 만들었습니다.#.6크기는 50m²도 안 되지만스탠딩 클럽파티나 작은 음악회주민들의 소모임, 문화계 인사가 모이는공간으로 자리 잡았죠. #.7이처럼 요즘 버려진 건물에 시간의 흔적을 담아내멋지게 부활하는 건축물이 잇따라 생겨납니다.서울의 선유도공원처럼 낡은 정수장을 공원으로 만드는 등 과거에는 공공부문이 주도해 이뤄졌던 일들이 민간으로 확산되고 있는 거죠.#.8특히 빈집이 많은 지방에서'폐가의 환생' 작업이 활발한데요.경남 통영 미륵산 자락의 북스테이인 '봄날의 집'이 대표적입니다.주민의 고령화 등으로 빈집이 많아지자지역의 건축가 강용상 씨가 폐가 개조작업에 나섰죠.#.9그는 방 하나는 골목으로 문을 터서 작은 서점으로 꾸몄고통영 문화를 주제로 각 방을 꾸몄습니다.#.10통영 바다 색깔로 꾸민 '화가의 방',통영 나전 장인이 만든 장식물로 꾸민 '장인의 방',박경리 김춘수 유치환 등 통영 문인들을 소개하는 '작가의 방' 등이 대표적이죠.이색 체험을 하려는 여행객을 발길도 잦다고 하네요.#.11버려진 시설물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곳도 많답니다.서울 청량리 청과물시장에 들어서면 시장 건물 2층에 뜬금없는 장소가 나옵니다.바로 수제맥주와 푸드코트, 루프트톱 캠핑장 등을 갖춘 '상생장'입니다.#.12상인들이 20년간 창고로 쓰던 곳을 개조한 공간입니다중장년층으로 붐볐던 시장에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었고, 외국인 교환학생들도 방문하는 명소가 됐습니다.#.13인구 구조나 건축물 공급 등의 측면에서 볼 때정말 반길만한 현상입니다.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빈집 수만 해도 약 107만 채에 이르죠.#.14낡은 것은 버리고 새로 짓고 높이 올리는개발 시대의 건축 논리가 무조건 통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오히려 오래된 것의 멋과 가치를 담은 공간이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죠.#.15유럽은 백년 넘은 건축물이 건재하고개별 건물마다 특유의 개성을 뽐냅니다.한국에서도 역사성과 지역성이 담긴 건축물이각광받는 시기가 오기를 꿈꿔 봅니다.원본: 김유영 기자 기획·제작: 김재형 기자·김유정 인턴}

    • 201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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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단돈 몇천 원의 사치…불황기 새 트렌드 ‘가난한 취향’

    #.1단돈 몇천 원의 소소한 사치불황기 새 트렌드, 가난한 취향#.2"오빠, 인형 하나 뽑아줘."인형뽑기 가게에서 약 5분여 동안 기계를 붙잡고 씨름하던 남녀가 인형 하나를 뽑습니다. =약 5000원#.3"딱 한 곡만 더 부르고 가자."사람들로 가득 찬 코인노래방에선 단돈 천 원에 음료수를 무제한으로 마시고 노래 네 곡도 부를 수 있죠. =1000원#.4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지금 소비 시장에선 1만 원 이하로 소소한 사치(?)를 즐기는 가난한 취향이 대유행입니다. 곳곳에서 500원에서 5000원이면 즐길 수 있는 오락이나 소비 아이템들이 늘고 있죠. 높은 물가와 팍팍한 살림살이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소비트렌드라 볼 수 있습니다.#.5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0년대 후반 금융위기 때 반짝 인기를 얻었던 인형뽑기 가게도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지난해 8월 전국에 영업 중인 인형뽑기 가게는 157곳10월에는 415곳으로 3배 가량 증가했죠."-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6인형뽑기는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소매가 5000원 이하의 경품만 취급할 수 있어대부분의 인형은 정품이 아니지만학생들은 친구와 함께 1000원으로도 즐거움을 얻을 수만 있다면 가짜든 진짜든 상관없다고 말하죠. #.7코인노래방도 붐빕니다. 500원으로 두 곡을 부를 수 있는 코인노래방은 혼자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이죠. "1시간에 1만 원이 넘는 기존 노래방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많다. 요즘 코인노래방도 너무 많이 생겨 경쟁이 심하다"- 한 노래방 관계자#.8편의점 쇼핑객도 급증했는데요.무엇보다 비싼 커피전문점 대신편의점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편의점업체 씨유(CU)에 따르면 즉석 원두커피의 전년 대비 매출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도시락 매출도 전년 대비 2015년 65.8%, 2016년 168.3% 증가했죠. #.9디저트 카페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케이크를 구매할 수 있는 마트도 '가난한 취향'의 쇼핑객을 저격하고 있습니다. 이마트에 따르면 약 1만6000원인 치즈케이크는 지난해 매출이 24.6% 올랐죠. #.10'탕진잼'(탕진과 재미를 결합한 단어)자질구레한 상품을 대량 구매하며 소소한 사치를 즐기는 사람들도 생겨납니다. "1만 원밖에 없어도 수첩이나 볼펜은 몇 개씩 구매할 수 있다. 정해진 한도 내에서라도 마음껏 구매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한 직장인#.11"경제난은 물론이고 사회적 분위기까지 밑바닥으로 가라앉은 요즘 1만 원 이하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홀로 즐길 수 있는 가난한 취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자기 만족감과 소비 기준을 계속 낮춰야만 하는 세태가 씁쓸하다"- 김헌기 문화평론가원본 | 김동욱 기자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 · 이고은 인턴}

    • 2017-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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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형의 SNS 뒤집기] 네티즌의 ‘떡밥’이 된 반기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73)이 트래픽 유발자로 떠올랐다. 귀국 이후 황당한 'NG 컷'이 여럿 번 포착되면서부터였다. 반 전 총장의 본심을 떠나 장면 자체만 놓고 보면 '이불 킥'을 하고도 남을 순간들이다. 그 덕(?)에 반 전 총장은 현재 온라인에서 클릭을 부르는 1순위 '떡밥'이 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희화화된 반기문이다. 칠순을 넘긴 나이에 그는 차기 유력한 대권후보로서 온라인 검증대 위에 올라 지금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반 전 총장은 12일 귀국 당일부터 저격당했다. 그는 인천공항에서 서울역까지 가는데 공항철도를 이용했다. 민생행보 차원이었으리라. 하지만 발권기에 만 원짜리 지폐 두 장을 동시에 넣은 것이 화근이었다. 찰칵, 그의 첫 번째 희화화 '짤'이 탄생했다. "서민체험하려다가 대중교통 한번 이용해보지 않은 게 다 드러났네." 그를 비꼬는 댓글이 쏟아졌다. 공항 편의점에서 프랑스산 생수를 집었다가 보좌관의 만류로 국산 생수로 바꿔 사는 장면, 취재진 200명을 포함해 500여 명이 동반된 그의 열차 행렬 탓에 시민들이 피해를 봤다는 글귀가 추가돼 온라인에 확산된다. 귀국 이틀째인 14일에도 그는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반 전 총장은 충북 음성의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를 방문했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전직 대통령과 영부인이 다녀갔던 곳이다.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그에겐 의미 있는 방문지였을 터이다. 계획대로 됐다면 그는 이곳에서 성공적으로 봉사활동을 마친 뒤, 본인은 의지를 다지고 대외적으로는 민심도 챙겼을지 모른다. 하지만 두 번째 플래시가 터졌다. 침상에 누워있는 할머니에게 죽을 떠먹이는 장면에서다. 반 전 총장의 표정은 한 없이 사려 깊어 보인다. 하지만 정작 할머니에게 있어야 할 턱받이(이후 꽃동네 측에서 앞치마라 주장)가 반 전 총장의 목에 둘러져 있었다. 누워있는 할머니의 몸을 일으키지도 않았다. 이를 본 네티즌은 반 전 총장에게 비수를 날린다. "반기문의 노인학대" "죽이 뜨겁기라도 했으면 어쩔 뻔 했나." 꽃동네측은 "이곳에 근무하는 모든 봉사자들이 앞치마(턱받이)를 착용한다. (할머니)사진은 하이 앵글로 찍혀서 다 누워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완전히 누워있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세워져 있는 자세"라고 해명했지만 온라인 민심은 '억지해명'이라 단정을 지었다. 아니 그렇게 믿어버리기로 한 것 같다. 이후에도 '희화화된 반기문'이란 떡밥은 온라인에 쏟아졌다. △마스크 쓰지 않은 방역 △퇴주잔 원샷 △사람 사는 '사회'(노무현 전 대통령이 즐겨 쓰던 문구인 '사람 사는 세상'을 잘못 표기) 등등. 귀국 이후 반 전 총장은 자고나면 구설수에 휘말리는 '1일 1논란'의 장본인이 됐다. 반 전 총장측은 "악의적인 편집"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간과한 부분도 있다. 연출을 싫어하는 디지털 세대는 귀신같이 '○○척'하는 장면을 잘 포착해낸다. 찍고 편집하고 공유하기가 이 세대의 일상이다. 또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커뮤니티 등에 한번에 사진 여러 장을 올리고 설명글을 덧붙이면서, 타깃으로 정한 대상의 진심을 추적하는데 도가 텄다. 즉 반 총장은 어설프지를 말든가, 진심이라 믿게 할 맥락(스토리)을 만들었어야 했다. 사실 반 전 총장의 'NG 컷'은 그가 과거 신문지면 '1면용 사진'이란 틀 안에 갇혀 대권행보를 이어가다 벌어진 일들이라 생각한다. 딱 한 장면, 보여주고 싶은 그 순간만 생각하다 실수를 연발했을 것이다. 맥락을 담지 않으면 '서민 코스프레'라는 디지털 비평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퇴근길 동네 슈퍼에 들러 자연스럽게 장을 보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길거리 현금인출기 앞에서 시민들과 섞여 돈을 찾던 마이클 대니얼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 딸과 함께 반값 세일하는 시간에 피자집 앞에 줄 서 있던 귀드니 요하네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한 컷이 반 전 총장의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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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스타벅스에 줄서는 이유? 색다른 다이어리 받으러!

    #.1오늘도 '스타벅스'는 긴 줄이 섭니다. 이유는? '색다른'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서죠. #.2연말이면 한국 스타벅스는 유독 더 붐빕니다.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은 길게 줄지어 서있죠. 커피가 아닌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서 랍니다.#.3다이어리를 겟(Get·얻기)하기 위해선스타벅스 쿠폰의 빈 칸을 다 채워야 합니다.총 음료 17잔을 마셔야 하죠.#.4그런데도 다이어리는 금방 매진됩니다.그 돈이면 다른 다이어리를 사도 될 텐데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5스타벅스의 다이어리 증정은 2004년 사은행사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판매 요청이 쇄도해 요즘은 일부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답니다. 한국 스타벅스 매출에서 매년 9%를 다이어리·텀블러 같은 디자인 상품이 차지합니다.음료 중 아이스 카페모카(13위)의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라네요. #.6'다이어리 획득'을 목적으로 음료 구매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스타벅스의 수익도 쏠쏠하다고 합니다.그런데 이 같은 호응은 한국 스타벅스 만의 특색에서 비롯된 것이라네요.#.7전 세계 75개국에 진출한 스타벅스 지사 중 자체 디자인팀이 있는 곳은 미국 본사를 제외하면 한국뿐입니다. 대부분 본사에서 디자인된 제품을 받아 내놓는 해외 지사들과 달리 한국 스타벅스는 매년 80% 이상(240여 종)의 제품을 색다르게 내놓고 있죠. #.8스타벅스 다이어리를 내놓기 위해 한국의 디자인팀 전담 직원은3월부터 기획을 시작합니다. 공장 제작 과정까지 확인하며 총 200여 가지 디자인 후보를 거쳐 최종본을 결정하죠. #.9한국에만 유일하게 있는 상품을 모으기 위해해외에서 소비자가 몰리는 상황도 빚어진다고 합니다.특히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매년 한국 스타벅스가 내놓는 12간지 동물 텀블러를 수집하기 위해 원정 구매를 올 정도라고 하네요. #.102013년 3월엔 한정으로 내놓은 '체리 블러썸' 텀블러를 중국인 유학생들이 트렁크 가방에 사재기하는 사태가 벌어져 한국 스타벅스 일일 매출 경신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11스타벅스 본사 콘퍼런스에서는 한국 사례가 언급돼 자체 디자인 상품을 벤치마킹하려는 해외 지사도 등장했습니다. 특히 문화권이 비슷한 아시아 지사들에서 디자인 의견을 묻는 경우가 늘고 있죠.#.12"2013년 처음 팀을 만들 때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철학으로 시작했다. 스타벅스의 고급스러운 정체성과 한국 특유의 정서를 함께 담음으로써 성공한 것이다."-박정례 스타벅스 디자인팀장원본 | 곽도영 기자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 · 이고은 인턴}

    •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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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짐 맡기기 전쟁? 방학기간 대학가 신(新) 풍경

    #.1<방학기간 대학가 신(新) 풍경>비싼 민자 기숙사비 부담 피하려고'짐 맡기기 전쟁'에 나선 대학생들#.216일 서울 강동구 양재대로.방학 중 짐 보관 업체 '오호'의 창고에는대학명과 학생의 이름, 방 번호가 표기된 박스 수백 개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3"서울 시내 대학생들이 방학 동안 기숙사에서짐을 빼고 맡긴 박스를 보관하고 있다. 대부분민자 기숙사 학생들 것이죠."-짐 보관 서비스 업체 '오호' 정유진 대표#4겨울방학 기간에 짐 둘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는지방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원룸 월세보다 비싼 민자 기숙사비 부담을 덜기 위해 학생들은 방학이면 방을 빼곤 하죠. 이와 함께 이런 학생들을 겨냥한짐 보관 서비스 업체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추세입니다.#5 민자기숙사는민간기업이 투자해 지은 대학 기숙사.보통 완공 뒤 특수목적회사(SPC)가 운영하다 20년 또는 30년 후 학교에 소유권을 넘깁니다.민간 기업은 운영기간 중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학교가 지은 기숙사보다 비용이 비싼 편이죠.#6 "아르바이트만으로는 월 관비 35만원과 생활비를감당하기 어려워 최근 방을 뺐습니다. 친구들에게 사정해 짐을 나눠 맡겨 놓고 있죠."-동국대 민자 기숙사 거주 이모 씨(25)이처럼 학생들이 방을 빼는 이유는 방학 때만이라도관비와 생활비를 아껴 고향에 내려가자는 생각에서입니다.#7반면 짐 보관 서비스업체는 호황을 맞았습니다.이 업체들의 보관 비용은 월 관비보다 훨씬 저렴한 10만원 안팎.한 보관업체 관계자는"처음에는 서울 시내 2개 대학 정도에서만 수요가있었는데 현재는 8개 대학까지 늘었다"고 말합니다.#8하지만 보관 서비스를 모르거나이 마저도 부담인 학생들은 짐 보관용 방을 다른 학생들과공동으로 임차해 비용을 줄여보려고 노력하죠.그래서 방학이면 대학 커뮤니티에는 짐 맡길 방을 구하는 글들이 쇄도하죠. 학과 사무실은 끝내 방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의 짐으로 넘쳐납니다.#9이처럼 민자 기숙사생들이 방황하는 이유는원룸 월세보다 비싼 기숙사비 때문입니다.조사에 따르면 연세대 민자 기숙사의 비용은학기(4개월)당 264만 원.신촌 원룸 월세보다 33만4000원 비쌌습니다.고려대와 건국대는 각각 232만 원, 219만 원으로역시 주변 원룸보다 32만 원, 31만 원씩 더 비쌌죠.자료: 한국사학진흥재단(2014)#10당초 정부는 대학생 주거 난 해결을 위해재정이 열악한 학교 대신 민간 자본이 기숙사를 짓도록 추진했습니다. 이렇게 지어진 기숙사는 이윤을 우선 시할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그럼에도 지방 학생들은 거리, 시설, 안전 등을 들어민자 기숙사를 선호합니다.#11"민자 기숙사가 기숙사 비를 인상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방법은 사실상 없는 형편이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대학이 비용을 부담해 짓고 운영하는 '행복기숙사' 같은 공공형 기숙사 건립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민달팽이 유니온 정남진 사무국장-2017.01.17원본 | 이호재 기자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김한솔 인턴}

    •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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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수도권 여행객의 ‘당일치기’ 메카 인천을 아시나요?

    #.1수도권 여행객의 '당일치기' 메카 인천을 아시나요?-인천에서 조성하 전문기자#.2서울 주민에겐 한동네로 인식되기까지 하는 인천.그래서 왠지 다 알 것 같은 착각에인천을 외면하는 수도권 나들이객이 많습니다.#.3하지만 등잔 밑이 어두운 법입니다.바다와 섬, 항구와 등대가 있고차이나타운에다 초현대식 고층빌딩이 늘어선 송도국제도시까지인천은 수도권 당일치기 여행객이 놓치기엔 아까운 명소들이 즐비합니다. #.4인천은 수많은 대한민국 '최초(最初)'와 '최고(最古)'를 탄생시킨 곳이기도 합니다. 1883년에 이뤄진 개항을 배경으로축구(1882년)와 야구(1899년)가 처음으로 소개된 곳이자철도(1899년)와 호텔(1888년), 항만(1918년)과 등대(팔미도)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곳이죠. #.5인천역은 1899년 9월 18일 개통된 대한민국 최초의 철도 경인선의 종착점이자 시발점으로'한국철도 탄생역'이란 역 광장의 조형물이 이를 확인시켜 줍니다. 현재 경인선철도에 제물포역이 따로 있긴 하지만, 사실 인천역의 당시 이름은 '제물포역'이었습니다. #.6역을 나오면 응봉산 중턱 자락의 차이나타운에서 짜장 볶는 냄새가 납니다. 개항 직후 들어온 최초의 짜장면도 바로 인천에서 시작됐죠.차이나타운 중심의 계단을 올라 선린문을 통과하면 응봉산 정상에 조성된 자유공원에 닿습니다. 자유공원에는 인천상륙작전의 주역인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죠. #.7개항기 제물포는 수도와 가장 가까이 자리 잡은 수운(水運)의 요충항구여서한국의 관문이었습니다. 당시 제물포에서 서울까지는 걸어서 열두 시간, 뱃길로는 마포나루까지 여덟 시간이 걸렸지만 경인선철도 개통 후엔 노량진까지 1시간 40분으로 좁혀졌습니다. 그러니 유럽과 미국의 무역회사가 인천을 탐내지 않을 수 없었죠. 이렇게 근대문물은 인천과 서울을 통해 한반도 전역에 퍼져나갔습니다. #.8인천은 국제비즈니스허브였습니다. 한국법의 저촉을 받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배타적인 권리행사가 보장되는 외국인 조계(租界)가 중심이었죠. 차이나타운과 중구청이 있는 응봉산 남쪽(관동 중앙동)에청국(중국)조계와 일본 조계, 그리고 영국 독일 러시아 미국 등 서구열강의 조계가 조성됐습니다. #.9일본 조계지역의 화강암으로 고급스레 지은 건물 몇 채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르네상스식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현재 '인천개항박물관'이죠. #.10제18은행 인천지점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고프랑스 양식의 제58은행도 중구외식업지부가 사용 중입니다. 이 외에도 인천우체국, 인천 부청사, 대한성공회 내동교회와 한국천주교 답동성당 등이 개화기 근대건축물입니다. #.11월미도는 애초에 배로 드나들던 섬이었으나 일제가 1918년에 수탈물자를 원활히 부리기 위해 수문식 독을 만들면서 육지와 연결된 섬이 됐습니다.이후 끓인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조탕(潮湯)과 해수풀이 들어서며 유원지가 됐고 1935년엔 빈(濱)호텔도 개업했죠. 지금까지도 해수탕과 월미도의 유원지는 인천에서 성업 중입니다. #.12송도국제도시는 송도 앞바다를 메워 조성한 인공 섬입니다. 여전히 빈 공간이 많고 공사 중인 건물이 많지만 대략 모양새를 갖춘 형국이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든 G타워의 29층 야외전망대에 오르면 일대가 훤합니다. 전망대를 내려와 1.8km길이 운하(해수)를 테마로 꾸민 센트럴파크 공원은갈대도 심어졌고 트라이볼 같은 조형물도 있어 산책코스론 그만이죠. #.13여행정보인천 원도심 투어의 중심은 인천역인천지역 하루여행이라면 시티투어버스(어른 5000원·월요일 쉼) 추천인천역 앞에 부스에서 30분 간격으로오전 9시 반부터 오후 4시 반까지 운행정거장(총 11개)마다 버스 도착 시간 쓰여 있음 코스는 원도심과 송도신도시, 월미도 등원본 | 조성하 전문기자기획·제작 | 김재형 기자 · 이고은 인턴}

    • 2017-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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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국내유일 우크라이나 출신 바둑기사, 그녀의 꿈은…

    #.1'52전 49패'그래도 바둑은 내 운명#.2*11일 본보 지면에 실린 국내 유일의 우크라이나 출신 프로 바둑기사 마리야 자하르첸코 씨(22) 인터뷰를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했습니다.4년간 52전 3승 49패. 프로 바둑기사라고 하기에는 너무 형편없는 성적.그래도 바둑이 좋은 저는자하르첸코입니다. #.3어릴 때부터 체스를 뒀는데아홉 살 때 우연히 삼촌이 '본 적 없는 신기한 보드게임'이라며 바둑을 알려줬어요. 규칙은 굉장히 쉬운데 게임 운영은 무궁무진하게 복잡해그 매력에 푹 빠졌죠.그후 저는 바둑 학원을 찾아 본격적으로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42007년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던 해였어요.원정경기를 떠난 러시아의 한 바둑 대국장에서한국 바둑을 전파하러 온 천풍조 9단을 만난 것이죠.그는 한국의 여자 바둑기사들과 경쟁하고 배우면 실력이 크게 늘 것이라며 한국 유학을 권했습니다. #.5'바둑 유학'은 생각해 본 적 없었지만천 9단의 제안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바둑 강국인 한국에 가면 매일 강자들과 겨뤄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죠. #.6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긴 했지만우크라이나에도 여자 바둑기사가 있다는 사실을 한국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결국 학업을 포기하고 엄마와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죠.#.7한국 유학 초기에는 바둑학원에서 바둑을 배웠고이후에는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바둑에 빠져살았습니다.연구생들은 모두 프로를 꿈꾸는 유망주들로 서로 실력을 겨루죠.제일 잘하는 순서대로 1조부터 4조까지 그룹을 나누는데프로 데뷔 전 저는 1조 5위까지도 올랐습니다.#.82012년 저는 드디어 프로 바둑기사로 특별 입단했습니다. 특별 입단은 일정 수준을 갖춘 외국인을 입단대회 없이 프로로 데뷔시켜주는 제도인데요.바둑 문화를 세계에 보급한다는 취지죠. 현재 국내 프로 바둑기사 354명 중 저를 포함한 외국인은 4명입니다. #.9아직 경험과 나이 부족으로 성적은 형편없습니다. 프로 데뷔 후 첫 승의 기쁨은 2014년 7월무려 28연패를 견디고 나서야 이뤄졌죠. #.10바둑대회 상금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경기가 없을 땐 외국인 청취자를 위한 라디오방송 DJ, 바둑 강사 등으로 일합니다. 함께 한국에 온 어머니도 학생들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며 조금씩 돈을 벌고 있어요. 녹록치 않은 생활이지만 바둑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습니다. #.11바둑은 저의 미래이자 꿈입니다. 언젠가는 고향에 돌아가 한국 바둑을 전파하고 싶어요. 그 날까지 바둑을 열심히 두겠습니다!원본: 송충현 기자기획·제작: 김재형 기자 · 이고은 인턴}

    • 20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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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세월호 사고 이후 1000일의 주요 기록

    #.1'4·16 세월호 참사' 이후1000일의 주요 기록#.2△2014년 4월16일 청해진해운 소속 카페리선 세월호, 진도 앞바다에 침몰…당시 여객선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 324명이 승선해있었다.이 배의 선장이었던 이준석은선내에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내보냈지만정작 본인은 승객을 외면한 채 홀로 침몰하던 배를 피해 뛰쳐나왔다.#.3이 와중에 당시 '재난 콘트롤타워'였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세월호 승객 전원 구조"라는 해경의 잘못된 보고를 그대로 보도 자료로 만들어 배포했다.일부 언론 또한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채이를 기사화해 전대미문의 오보를 낸다.#.4<탑승 476명 구조 174 사망 29 실종 273>△2014년 4월 19일 승객을 내팽개치고 배를 탈출한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 구속이날 민관군 합동 구조팀은 처음으로침몰한 선내 유리창을 깨고 선체 내부에 있던 시신을 수습했다.#.5<탑승 476명 구조 174 사망 58 실종 244>△2014년 4월21일해경, 민간 잠수사 등 세월호 선내 시신 수습<탑승 476명 구조 172 사망 286 실종 18>△2014년 5월 19일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6"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 수사와 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기고 해양 구조, 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해양 안전의 전문성과 책임을 대폭 강화하겠다"-박 대통령의 2014년 5월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담화 中 '해경해체와 관련된 발표' #.7<탑승 476명 구조 172 사망 294 실종 10>△2014년 7월 22일경찰,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망 발표.세월호 사고 이후 검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고 도피하던 유 전 회장은이날 전남 순천시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재산 증식을 위해 무리하게 세월호 증축을 지시했다는 의혹 등세월호 사고의 주 책임자로 지적되던 그의 죽음에국민들은 분노와 허탈감을 동시에 느껴야만 했다.#.8<탑승 476명 구조 172 사망 295 실종 9>△2014년 11월 11일 세월호 수중수색 종료참사 발생 이후 209일 만이다.수중수색이 종료됨에 따라 세월호 참사 수습은선체 인양 단계로 넘어갔다.#.9△2014년 11월 11일법원,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이준석 선장(69)에게 징역 36년을 선고 다른 선원들에게는 징역 5년¤30년형이 선고됐다.이 선장은 "사고 당시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 선장이 사형 선고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유가족들은 이날 말을 잇지 못한 채 오열했다. #.10△2015년 4월 22일세월호 참사 이후 372일. 정부, 세월호 인양 방침 공식 발표. 인양 방법은 선체를 통째로 들어올리는 방식으로실종자 유실이나 선체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것.실제 인양작업 착수는 당해년도 8월 16일부터 시작됐다.#.11△2016년 11월 1일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회원들은 광화문 광장에서'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개최."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7시간'의 공백이 불러온 참혹한 결과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가족#.12△2016년 11월 19일청와대 홈페이지에 '오보·괴담 바로잡기' 페이지 등장.청와대는 비선실세 파동 관련 박근혜 대통령과 연관된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하고특히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언론 등의 의혹 보도에"박 대통령은 세월호 당일 총 31차례 보고를 받거나 지시했다"고 반박했다.#.13△2016년 12월 6일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과 관련해 청와대는"(박 대통령이)머리 손질에 20여 분을 썼다"고 처음으로 공식 확인.△2016년 12월9일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2016년 12월 22일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 탄핵심판 1회 준비절차기일에서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시각별 행적 및 입증 자료를 제출하라고 박 대통령 측 대리인에게 요청.#.14△2017년 1월1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 간담회.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에 미용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전혀 아니다. 어떻게 가능한가.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부인했다. 중대본 방문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도"중대본에 빨리 가서 현장을 어떻게 했는지 가려고 하니까 경호실에서는 어디 제가 간다 하면 적어도 경호하는 데 필수 시간이 필요하다 해서 제가 맘대로 움직이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15△2017년 1월 7일'4·16세월호 참사 국민조사위원회'가 출범.그렇게 9일 세월호 참사 이후 슬픈 1000일을 맞았다. 기획·제작: 김재형 기자 · 이고은 인턴}

    •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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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불안한 청춘, 강박장애에 시름 ‘강박장애 사회’

    #1불안한 청춘강박장애에 시름.<강박장애 사회>#2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인 30대 회사원 P씨는 매사 일처리도 확실해 두터운 신망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기대가 커질수록 P씨는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언젠가부터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오염될 것 같다'는 등 쓸데없는 걱정거리가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죠.#3결국 누군가 문을 열어주길 기다렸다가 통과할 정도로 증세가 악화된 P씨는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이후 병원을 방문한 결과 '강박장애'란 진단을 받았죠.#4일명 '선진국병'으로 통하는 국내 강박장애 환자가 10년 사이 60%나 증가했습니다.그 중 대다수는 20대입니다.전문가들은 강박장애 환자가 갈수록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그래프 첨부)#5강박장애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특정한 사고나 행동을 떨쳐버리고 싶은데도 시도 때도 없이 반복되는 정신질환입니다.△더럽다고 만지지 않거나 자주 씻는 '오염강박'△문단속 등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확인강박'△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저장강박'△강도 등 끔찍한 상황을 미리 걱정하는 '걱정강박'등의 유형이 있죠.#6외국 방문 당시 변기 교체 공사, 수도꼭지 교체 등의 일화가 알려져논란이 된 박근혜 대통령 또한'강박장애'에 가깝다고 보는 전문의들이 적지 않습니다. #7문제는 환자 대부분이 스스로 '강박장애'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특정 분야에 대한 걱정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이를 해소하려는 행동(씻기, 청소, 확인 등)으로 인해일상에 지장이 생긴다면 강박장애를 의심해야 합니다.#8강박장애는 선천적 요인 등 복합적으로 발병하지만한국 사회에서는 환경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분석이 나옵니다.#9특히 강박장애는 우울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데요.강박은 불안 때문에 생기고, 그것이 쌓이면 우울해지면서 자살 충동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죠.#10강박장애의 치료법으로는 약물치료와,손에 물감을 묻히는 등 환자가 두려워하는 대상에 노출시키는 행동치료가 있습니다.#11"예전에는 문단속 정도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SNS, 메일, 계좌 등 관리할 것이 너무 많고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도 많다. 사회가 복잡할수록 강박장애가 발현되기 쉽다"-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12"사는 게 힘들고 미래가 불안한 헬조선 분위기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전명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원본: 김윤종 기자기획·제작: 김재형 기자·김한솔 인턴}

    •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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