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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A아파트. 휴일이라 출근하지 않은 차량이 주차장에 가득했다.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승합차가 이중·삼중으로 줄지어 서 있었다. 주차 차량 사이에 남은 통행로 폭은 고작 3m정도.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60)는 “그때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았는데, 지금도 이 지경이니…”라며 한숨을 쉬었다.● ‘참사의 교훈’은 어디에도 없었다 2006년 12월 중순 A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소방차는 신고 5분 만에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다. 그러나 좀처럼 화재 현장에 가까이 다가서지 못했다. 빼곡히 주차된 차량 탓이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난 불이라 운전자를 부르는데 시간이 걸렸다. 차량을 밀면서 하나하나 옮기는 작업이 시작됐다. 20분 만에야 고가사다리차와 펌프차가 들어섰다. 하지만 화마(火魔)를 피해 베란다 난간에 매달렸던 50대 여성은 결국 숨졌다. 11년이나 지났지만 A아파트 상황은 달라진 게 없었다. 여전히 주차공간이 모자라 이중·삼중으로 차량을 세워놓고 있다. 차량 1대가 지날 정도의 통로만 겨우 확보된 상태였다. 소방차가 진입해 불을 끄려면 7, 8m의 공간이 필요하다. 주민 임모 씨(45·여)는 “한밤중이나 새벽에는 승용차 1대도 지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소방서는 4일 A아파트에 ‘소방통로 확보를 위해 이중·삼중 주차를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아파트 1층 현관에 붙은 공문을 보고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한 주민은 “설마 또 불이 나겠느냐”고 말했다. 참사의 교훈을 활용하지 못하는 건 이 곳뿐이 아니다. 5일부터 사흘간 동아일보 취재팀은 과거 화재로 인명피해가 난 서울과 경기지역 5곳을 다시 가봤다. 주차 차량 탓에 소방차 진입이 늦어진 공통점이 있는 곳이다. 길게는 17년, 짧게는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소방차 불통’은 여전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주택가 이면도로에도 차량이 꼬리를 물고 서 있었다. 2001년 3월 소방관 6명이 불을 끄다가 건물이 무너지면서 한꺼번에 숨진 현장 주변이다. 골목길에 노란색 페인트로 ‘긴급차량 통행로’라는 글씨가 무색했다. 어른 1명이 지나갈 공간만 남은 곳도 있었다. 주민 최모 씨(55)는 “그 때나 지금이나 불나면 다 죽는 건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양보와 배려’만으로 참사 피할 수 없다 2015년 1월 발생한 경기 의정부시 도시형생활주택 화재는 필로티(기둥만으로 건물을 떠받치는 방식) 구조와 드라이비트(외벽에 스티로폼 등을 붙이고 시멘트 등을 덧붙이는 방식) 공법 등 여러모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비슷했다. 특히 주차 차량 탓에 소방당국의 초동 대응이 늦어진 건 판박이였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현장 주변을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사후 대책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도 해당 지역은 아직 주정차 금지구역이 아니다. 일부 주민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서다. 화재 현장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불편해한다. 주정차 단속을 하면 손님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의정부경찰서 관계자는 “주민을 상대로 계속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지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9월 일가족 5명 중 3명이 숨진 서울 도봉구 쌍문동 B아파트 화재 현장에서도 여전히 ‘겹겹이’ 주차가 반복되고 있었다. 한 경비원은 “주차 차량을 옮겨달라고 연락한 뒤 ‘경비가 불친절하다’고 관리사무소에 항의하는 경우가 있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2014년 9월 3명이 숨진 경기 시흥시 C아파트도 마찬가지. 주민들은 주차 상황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차 세울 곳이 부족한데 어떡하라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그러나 주차 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때까지 손놓고 기다린다면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화재 현장에서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고, 주민과 지자체는 소방통로 확보를 위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소방청도 6월 27일 개정 소방기본법 시행에 맞춰 소방차 통행을 막는 불법 주차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무질서하게 주차한 차량의 경우 이동과정에서 훼손돼도 보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소방대원이 책임지지 않는 미국 사례 등을 벤치마킹해 세부 시행안을 마련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배준우 기자jjoonn@donga.com최지선 기자aurinko@donga.com}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제복견(DIU·Dog In Uniform)’ 중 검역탐지견은 국내에 45마리가 있다. 이 중 29마리는 유전자(DNA)가 100% 동일하다. ‘복제견’이기 때문이다. 제복견으로 복제견을 많이 활용하는 이유는 뭘까. 제복견이 되려면 태어나자마자 엄격한 자질 테스트를 거치는데, 아무리 자질이 좋은 개를 교배시켜 태어난 강아지라도 테스트를 항상 통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자질이 뛰어난 개를 복제하면 이런 우려를 덜 수 있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검역탐지견으로 복제견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 비율을 더 높여 훈련견 18마리 중 15마리가 복제견이다. 이들의 ‘원본견’은 비글 ‘카이저’다. 이 개는 2003년 복제가 아닌 자체 번식으로 태어났다. 2004년부터 공항에 배치돼 2012년 은퇴할 때까지 탁월한 후각 능력을 발휘했다. 서울대 수의대와 농촌진흥청은 2012년 카이저의 체세포를 복제해 복제견을 만드는 실험을 했다. 카이저의 귀에서 세포를 채취해 핵이 제거된 성숙 난자에 주입했고,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다. 이 수정란을 다른 대리모 견에 주입해 복제견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태어난 복제견들은 검역탐지견 합격률이 100%에 가깝다. 자체 번식 등을 통해서는 합격률이 25%에 미치지 못했다. 인건비와 시간을 따졌을 때 복제견을 사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특수검역과 김홍범 교관은 “복제견들이 원본견의 우수한 성질을 그대로 물려받기 때문에 뛰어난 탐지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금개띠의 해가 밝았다. 개는 고대부터 인간의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반려동물이다. 특히 단순한 반려견 이상의 역할을 하는 개도 있다. 사람의 눈과 코를 대신하며 평생 봉사하는, 이른바 ‘제복 입은 개(DIU·Dog In Uniform)’가 그 주인공이다. 인명구조와 검역탐지, 시각장애인 안내 등 분야에서 베테랑을 꿈꾸며 남다른 사명을 수행하는 제복 입은 개 삼총사를 만났다.○ “질주 본능을 통제하라”…119구조견 ‘천지’ 지난해 12월 27일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에 있는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훈련장. 목줄을 푼 황색 강아지가 “쌩” 하는 소리를 내며 전속력으로 훈련장을 가로질렀다. 천지(품종 말리노이스·2년생)의 고강도 구조견 훈련이 한창이었다. 천지는 다리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뛰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훈련사가 “천지” 하고 부르자 어느새 훈련사 쪽으로 뛰어와 왼쪽 다리 옆에 앉았다. 훈련사가 머리를 쓰다듬고 장난감 공을 입에 물려주자 천지는 신이 난 듯 꼬리를 흔들었다. 산이나 숲에서 실종자나 시신을 찾는 구조견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복종이다. 목줄을 하지 않고 현장에 투입하기 때문에 훈련사의 구령에 절대 복종해야 한다. 통제가 되지 않으면 구조견이 산속에서 길을 잃거나 효율적인 수색을 할 수 없다. 천지는 “왼쪽!” 하는 훈련사의 구령이 떨어지자마자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훈련사가 “똑바로!”라고 말하자 몸을 틀어 다시 위치를 잡았다. 훈련을 잘 소화하던 천지는 무너진 콘크리트, 부서진 차로 만든 재난현장 세트장 앞에서 다리를 떨기 시작했다. 하지만 긴장한 모습도 잠시. “올라!”라는 구령이 떨어지자 돌 틈 사이로 발을 내디뎠다. “옳지∼” 하는 훈련사의 칭찬에 천지는 금세 꼬리를 흔들었다. 천지 같은 구조견의 고충은 하루 한 끼만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든 출동 준비가 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식후에 바로 출동하면 위염전(위 속의 가스가 발효돼 위가 꼬이는 증상)등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그 대신 한 번 먹을 때 일반 개보다 2, 3배 많은 600g의 고단백 사료를 먹는다. 최권중 국가인명구조견센터장은 “구조견이 수색대원 몇백 명이 찾지 못한 실종자를 단번에 찾아낼 때 뿌듯함을 느낀다”며 “사람을 구하는 중요 임무를 하기 때문에 사람보다 더 꼼꼼히 건강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냄새는 나에게 맡겨라”…검역탐지견 ‘동이’ 지난해 12월 28일 인천 중구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탐지견센터에서 동이(비글·1년생)가 크고 작은 종이상자 사이를 킁킁거리며 분주히 오갔다. 상자에는 해바라기 씨와 고추장, 대추, 비누 등 다양한 냄새가 배어 있었다. ‘탐지견’ 동이의 임무는 육류나 열대과일, 씨앗 등 농축산물을 정확히 골라내는 것. 열대과일 등은 병해충이나 전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어 국내 반입이 금지된다. 이날 훈련에서는 육포 냄새가 밴 상자가 목표물이었다. 각종 냄새의 ‘향연’ 속에서 사람 코로 특정 냄새를 골라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 특수검역과 김홍범 교관은 “밀반입 사범들은 X선 검사를 피하려고 쿠킹 포일로 칭칭 감거나 냄새가 안 나게 밀폐 용기에 2중, 3중 포장을 한다. 기상천외한 방법이 많아 사람이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신없이 육포를 찾아 헤매던 동이는 비누 냄새가 밴 박스 앞에 멈춰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5초가량 망설이던 동이는 결심한 듯 다음 박스로 발길을 옮겼다. 고추장과 참깨를 지나쳐 마침내 육포를 찾아낸 동이가 상자를 박박 긁어댔다. 목표물을 찾았으니 간식을 달라는 신호였다. 검역탐지견은 생후 약 10개월간 훈련을 받은 뒤 공항에 투입된다. 하루에 비행기 5편, 약 1000개의 짐을 코로 탐지해야 한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검역 과정에서 적발된 금지물품의 28%는 X선 탐지를 통과한 물건을 탐지견이 잡아낸 것이었다. 김 교관은 “하루에 1000개의 짐을 포기하지 않고 탐지하려면 식탐이 강해야 한다”며 “크기가 작아 여행객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고 식탐이 강한 비글이 탐지견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이날 훈련에서 동이는 10분 동안 목표물 10개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보상으로 주어진 간식을 먹은 동이는 배가 통통해진 채로 훈련을 마쳤다. ○ 한눈팔지 않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새맘이’ 지난해 12월 20일 경기 성남시 수내역.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지망하는 새맘이(래브라도 레트리버·2년생)가 훈련사와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었다. 개들은 바닥이 움직이는 것을 몹시 싫어해 에스컬레이터를 태우기가 쉽지 않다. 새맘이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릴 때 약간 삐끗했지만 이내 자세를 잡았다. 새맘이는 2월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3차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눈을 가린 훈련사를 데리고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을 왕복하는 난코스를 통과해야 한다. 또 지하철을 타고 1개 역 구간을 이동해 역 외부까지 훈련사를 무사히 안내해야 합격증을 받는다. 훈련견 10마리가 응시하면 3마리 정도만 통과할 정도로 어려운 시험이다. 이날 새맘이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홍아름 훈련사와 보행훈련을 하고 있었다. 훈련에서는 일단 장애물을 잘 피해야 한다.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방지턱이나 계단 앞에서는 잠깐 멈춰 훈련사에게 상황을 알려줘야 한다. 보행 훈련 도중 마주치는 다른 강아지들한테 눈길을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홍 훈련사는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보행하려면 안내견이 주변 유혹을 뿌리치고 꿋꿋하게 걸어야 한다”며 “새맘이는 다른 개들을 좋아해서 아직은 고개가 돌아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훈련 시작 10분 만에 새맘이는 보폭이 한두 걸음 빨라지더니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고 말았다. 새맘이를 보고 ‘멍멍’ 하고 짖는 몰티즈 두 마리를 쳐다보고 말았던 것. 잠시 한눈을 팔려던 새맘이는 다행히 다시 똑바로 걸었다. 안내견이 3차 테스트를 통과하면 성격과 보행 속도가 잘 맞는 시각장애인 주인을 만나게 된다. 홍 훈련사는 “새맘이가 걷기를 유독 좋아해 보행 훈련도 즐거워한다”며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시각장애인 파트너가 잘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나는 동일본 대지진 때 친구 한 명을 잃었다. (중략) 그 슬픔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괴로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내가 사는 곳이 지진으로 흔들리자 ‘내가 그 친구였더라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살아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발간된 책 ‘우리 가족 재난 생존법’(오가와 고이치 지음·21세기북스) 머리말 내용이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로 깊은 슬픔에 빠진 국민들도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사고 건물주가 구속되고 관리인도 입건되면서, 그동안 재난 상황을 남의 일처럼 여겼던 건물주나 관리인의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안전은 결국 관심이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신 재난 대비 시설을 갖추고 시스템을 정비해도 시민들이 현장에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소방방재학 관련 교수 6명의 조언을 얻어 화재 대비와 대피 요령을 알아봤다. ○ 불나면 ‘패닉’…미리 대비해야 예고 후 찾아오는 재난은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패닉에 빠진다. 평소 알던 내용도 잊는다. 재난이 닥치면 사람들은 단순해진다. 복잡한 내용을 알아보기 어렵다. 최대한 간결하고 직관적인 대피 정보가 필요한 이유다. 화재 대피 요령 등을 알리는 안내나 표지판은 문장보다 단어 형태로 간략하게 전달해야 한다. ‘엘리베이터는 절대 이용하지 않도록 하며 계단을 이용합시다’ 같은 문장보다는 ‘화재 시 계단 이용(엘리베이터 ×)’이 더 좋다는 것. 화재 위치와 대피 정보 등을 방송으로도 신속히 알려야 한다. 올 2월 일어난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부속 상가 건물 화재가 ‘나쁜 본보기’다. 당시 관리업체는 화재경보기와 유도등 등을 정지시켜 놨다가 불이 난 직후 다시 켰다.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도 “대피한 뒤에야 안내방송과 사이렌이 나왔다”고 증언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유독가스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가장 좋은 건 불이 난 위치를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이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야 적절한 대피 경로를 파악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통유리 건물이나 지하층에 있는 사람들은 화재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김유식 한국국제대 교수(소방방재학)는 “대피를 위한 1차 역할은 건물 관계자가 맡는다. 관리자부터 안전에 관심을 갖고 스프링클러를 꺼놓는 등의 잘못된 조치를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우리 집·회사의 대피시설부터 알아 놓아야 지난해 2월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 오전 5시경 일어난 불로 현관 밖으로 대피하지 못한 이들은 베란다로 피신했다. 이들은 베란다 벽을 뚫고 이웃집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 불은 아파트 내부만 태우고 20여 분 만에 꺼졌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가족의 목숨을 살린 건 ‘경량 칸막이(아파트 비상탈출구)’였다. 1992년 개정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설치가 시작됐다. 2005년부터 방화문으로 된 대피 공간 또는 경량 칸막이 설치를 의무화했다. 1992∼2005년 지어진 아파트는 경량 칸막이가 설치됐을 가능성이 높다. 두께가 얇은 석고 등의 소재로 돼 있어 손으로 두드리면 ‘통통’ 소리가 난다. 일부 건물에는 자체 제작했거나 지방자치단체가 배부한 비상탈출구 표시가 붙어 있다. 완강기는 설치를 의무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사용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2006년 아파트나 빌라 등 3∼10층 건물에는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완강기는 지지대에 걸 수 있는 고리와 벨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계단을 이용해 대피할 수 없을 때 마지막으로 이용하는 수단이다. 1회용 완강기도 있다. 자신의 사무실이나 집에 어떤 종류의 완강기가 설치돼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노인이나 어린이의 경우 이용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소방안전체험관 등을 통해 실제 체험하는 게 좋다. 건물 비상계단과 연결된 방화문에 자동폐쇄장치가 잘 설치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환기나 답답함 등을 이유로 일부러 작동하지 않도록 해놓거나 도어 스토퍼(노루발)를 설치해 놓는 경우가 있다. 방화문이 열려 있으면 화재 때 불이 번지는 속도가 훨씬 빨라질 수 있어 위험하다. ○ 초기에 중요한 건 ‘속도’ 소방방재학 교수들은 발화(發火) 단계부터 신속하게 움직여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방청의 국민행동요령 매뉴얼 등에 따르면 처음 불이 난 걸 확인한 사람은 “불이야” 하고 큰소리로 외쳐서 다른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근처 소화전 등에 설치된 비상벨도 눌러야 한다. 화재 상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물에서 나오는 방송 등에 귀를 기울이는 동시에 유도등과 비상구 위치를 빠르게 확인해야 한다. 만약 비상구로 피난이 불가능하더라도 당황해서는 안 된다. 정기신 세명대 교수(소방방재학)는 “건물은 양방향 피난이 가능한 ‘Fail-Safe(안전한 실패) 원칙’으로 설계돼 있다. 다른 비상구가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포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화재 상황에서 불만큼 무서운 것이 유독가스 연기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화재로 인해 숨진 사람은 306명. 이 중 187명(61.1%)이 연기나 유독가스 흡입으로 인해 숨졌다. 통상적으로 유독가스 농도가 높을수록 까만색 연기가 발생한다. 까만 연기가 가득하다면 무리한 시도는 금물이다. 김 교수는 “복도 등에 유독가스가 가득한데도 살기 위해 문을 열고 나가면 오히려 생존이 가능한 ‘극한 시간’을 단축하는 결과를 낸다. 유독가스로 대피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문을 열지 말고 구조를 기다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연기가 방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옷 등을 물에 적셔 문틈을 막고 구조를 기다리는 게 낫다. 공하성 경일대 교수(소방방재학)는 “미국 매뉴얼 중에는 유독가스가 나올 경우 문틈을 막고 물을 튼 뒤 화장실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라는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 몸 낮춰 대피…유리는 모서리부터 연기가 많은 상황에서 대피할 때는 물수건 등을 코에 대고 몸을 숙여 낮은 자세로 이동한다. 이 역시 질식 위험을 막기 위해서다. 통상 연기는 천장부터 차오르고, 가장 깨끗한 공기는 바닥으로부터 30∼60cm 위에 있다. 불을 통과해야 한다면 담요나 수건 여러 장을 물에 적신 뒤 몸과 얼굴을 감싼다. 바깥 상황을 모르는 상황에서 문을 열어야 한다면 손등을 가져다 대는 등 문 손잡이에 손을 살짝 대봐야 한다. 손잡이가 뜨겁다면 다른 대피 방법을 찾는 게 좋다. 불이 문 앞까지 번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 화재 장소에서 대피할 때 문을 열고 나간다면 문을 다시 닫아야 한다. 불이 번지거나 연기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유리를 깨고 나가야 할 때는 한가운데보다는 아래쪽 모서리를 공략해야 한다. 유리 전체의 힘이 모이는 가운데는 잘 깨지지 않는다. 유리를 깬 뒤 모서리를 잘 정리해 추가 부상이 없도록 하면 더 좋다.권기범 kaki@donga.com·최지선·김은지 기자}

전북 전주에서 실종된 준희 양(5)이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아버지 고모 씨(36)가 딸을 잃어버린 날이라고 밝힌 11월 18일로부터 41일 만이다. 그러나 준희 양은 이보다 7개월 전에 이미 숨졌다. 고 씨는 동거녀의 모친 김모 씨(61)와 함께 한밤중 준희 양 시신을 야산으로 옮겨 암매장했다. 이어 고 씨와 김 씨는 준희 양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8개월 동안 ‘다정한 아버지’와 ‘자상한 할머니’를 연기했다. 뻔뻔한 연극이었다.○ “잠자다 죽었다”는 친부(親父) 전주 덕진경찰서는 고 씨와 김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두 사람에게는 일단 숨진 준희 양을 암매장한 혐의(사체유기)가 적용됐다. 이들은 준희 양이 잠을 자다 갑자기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돌연사라는 것이다. 두 사람은 경찰에서 준희 양이 4월 26일 오후 11시경 토사물 탓에 기도가 막혀 숨졌다고 말했다. 고 씨는 다음 날 오전 1시 전주시 덕진구 김 씨 집을 찾았다가 딸의 죽음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새벽 두 사람은 준희 양의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싣고 전북 군산시 내초동 고 씨의 선산으로 갔다. 1시간 반 동안 나무 밑에 30cm 깊이로 구덩이를 팠다. 보자기에 싼 준희 양 시신을 묻었다. 준희 양이 좋아하던 인형 한 개도 함께 매장했다.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암매장한 이유에 대해 고 씨는 “준희가 숨지면 생모와의 이혼 소송과 양육비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죽으면 빨리 땅에 묻어야 한다고 김 씨가 말해 그대로 따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거녀 이모 씨(35)는 암매장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김 씨도 “딸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씨의 공모 여부를 조사 중이다. 특히 이 씨가 준희 양을 제대로 양육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확인 중이다.○ 8개월에 걸친 비정한 ‘연극’ 준희 양 시신을 암매장하고 이틀 뒤 고 씨 등 3명은 1박 2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이어 고 씨는 8개월 동안 김 씨에게 매달 60만∼70만 원을 송금했다. 고 씨는 이 돈이 준희 양 양육비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7월 22일 준희 양 생일이라며 미역국을 끓였다. 그리고 이웃과 지인에게 “손녀(준희 양) 생일이라 미역국을 끓였는데 같이 먹자”고 나눴다. 이웃에게 “손녀를 돌봐야 한다”며 일찍 귀가한 날도 많았다. 범행을 감추기 위한 꼼꼼한 각본이었다. 김 씨는 8월 말 준희 양이 숨진 원룸에서 근처 다른 원룸으로 이사 갔다. 보증금 500만 원, 월세 30만 원짜리였다. 새 원룸에는 아동용 신발과 장난감 머리띠를 일부러 보란 듯이 갖다 놓았다. 고 씨와 이 씨는 이달 8일 오후 1시경 덕진서 아중지구대를 찾았다. 두 사람은 “준희가 11월 18일 우아동 원룸에서 사라졌다”고 신고했다. 이때 고 씨는 바닥에 주저앉아 이 씨에게 화를 냈다. 두 사람은 “준희를 네가 데려갔잖아”라고 1시간 동안 실랑이를 벌이기까지 했다. 고 씨는 이후 원룸을 찾아온 경찰관 옷을 붙잡고 “딸을 꼭 찾아 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딸 암매장하고 ‘건담’ 자랑한 아버지 29일 확인한 고 씨의 아파트 현관 앞 복도에는 ‘건담’ 로봇 플라모델 제품 10여 개가 진열장에 있었다. 건담은 일본의 유명 로봇 애니메이션이다. 고 씨 지인들은 “고 씨가 건담을 지독하게 좋아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고 씨는 딸을 암매장한 다음 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이 조립한 건담 모델 사진 한 장을 올렸다. 또 암매장 13일 후인 5월 10일 인터넷 카페에 건담 제품 한 개를 10만 원에 판다는 글도 게시했다. 경찰은 준희 양의 사망 원인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준희 양은 생모의 집에 살 때 2년간 갑상샘 기능 저하로 30차례 치료를 받았다. 올 1월 준희 양 생모는 양육비를 올려달라며 자녀 3명과 함께 고 씨의 직장을 찾았다. 고 씨는 준희 양만 양육하기로 했다. 경찰은 처방전 발급 여부 확인을 통해 이때부터 준희 양이 치료약을 먹지 못한 것을 확인했다. 올 3월 준희 양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준희의 혀가 퉁퉁 부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동거녀 이 씨는 어린이집에 전화를 걸어 “아이가 아파서 3개월 후 보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고 씨 등이 준희 양에게 일부러 약을 먹이지 않았을 가능성을 확인 중이다. 고윤우 서울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 병은 갑상샘 호르몬제를 매일 복용하지 않으면 온몸이 붓고 수개월 내 사망할 수 있다”고 했다. 경찰은 또 준희 양이 올 2월 23일과 3월 19일 이마, 머리가 찢어져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폭행 등 학대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근거다. 김 씨는 처음 경찰 조사에서 “준희 양이 무언가에 부딪힌 뒤 쓰러졌다”고 말했다가 진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전주=이형주 peneye09@donga.com·김단비·최지선 기자}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복도식 아파트 단지. 아파트 5층 복도 끝의 문을 열고 나가자 비상계단이 나왔다. 대피를 위해 만든 비상구였다. 하지만 4층에서 가로막혔다. 4층 계단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녹슨 창살문이 설치돼 있었다. 자물쇠도 잠겨 있었다. 그 아래 비상계단도 층마다 철창이 가로막았다. 문만 잠겨 있는 곳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창살 너머에 나무판을 덧대어 출입을 완전히 봉쇄한 곳도 많았다. 오래된 화분과 버려진 자전거를 쌓아놓고 창고처럼 쓰는 곳도 있었다. 이 아파트 경비원은 “비상계단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 때문에 민원이 빗발쳐 모두 잠가 놨다. 근무한 4년 동안 소방 등에서 비상구 점검을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29명이 희생된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는 비상구 확보와 소화기 비치 같은 기본을 지키지 않아 빚어졌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이날 수도권 아파트와 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 10곳을 점검한 결과 제천 화재 같은 참사가 언제든 날 수 있을 정도로 관리가 부실했다. 평소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비상구와 소화전은 사실상 벽이었다. 서울 서대문구 5층 아파트 비상구 앞은 화분과 빨래건조대, 종이상자가 쌓여 있었다. 비상구가 잘 보이지 않았다. 층마다 있는 소화전 앞은 에어컨 실외기와 택배용 박스, 양동이 등이 차지했다. 서울 충정로 8층 아파트는 복도 끝에 비상계단이 있었지만 비상등은 없었다. 소방청이 비상구 근처에 붙여두라고 배포한 ‘물건 적치 금지’ 스티커는 엉뚱하게도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 있었다. 공연장과 극장도 허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날 취재팀이 찾은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한 소극장. 앞좌석과 무릎이 닿을 만큼 좁은 객석에 70여 명이 앉아 공연을 기다렸다. 입구를 빼면 비상 통로는 하나뿐이었다. 유도등은 전혀 없고 비상통로마저 암막이 쳐져 찾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취재팀이 어렵게 비상통로를 찾아 암막을 걷어내자 형광등 10여 개가 세워져 있는 등 장애물투성이였다. 교체 주기가 훌쩍 지나거나 압력이 부족해 작동이 되지 않는 소화기도 다수 발견했다. 주거시설과 다중이용시설에 비치된 소화기 60여 개를 확인한 결과 3개 중 1개꼴로 연한(10년)이 초과됐거나 안전핀이 빠져 있었다. 서울 명동의 대형상가 1층 소화기는 ‘압력 0’(정상 cm²당 7∼9.8kg) 상태였고 제조연월일마저 확인할 수 없어 사실상 고철덩어리였다. 종로의 극장에는 제조연월일과 충전일이 1997년이라고 표기된 소화기도 있었다. 현행법상 지방 소방서와 점검 업무를 위탁받은 민간 업체는 비상구 확보와 소방시설 구비 여부를 정기 점검해야 한다. 비상구 주변에 통행을 막는 물건이 있거나 사용 불능 소화기가 발견되면 바로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시정 요구를 받고도 따르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 처벌까지 이뤄지는 사례는 거의 없다. 제천 스포츠센터 같은 다중이용시설만 해도 전국에 약 5만 곳이 되지만 소방 인력이 부족해 매년 정밀 점검은 엄두도 못 내는 실정이다. 소방 점검 대상이 되는 전국의 건물은 700만 곳에 이른다.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장비 수준이나 보급량에 비해 화재 예방을 위한 관리와 운영은 낙후돼 있다. 건물 안전을 책임지는 관리자의 책임의식 제고와 당국의 체계적인 교육 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정성택·김은지 기자}

22일 서울 서초구의 한 사우나. 3층 남탕을 둘러보던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330m² 크기의 사우나를 10분 가까이 둘러봤는데 비상구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건물 중앙 벽에 부착된 피난 안내도엔 ‘현 위치’ 표시가 없었다. 건물 구석 흡연실을 지나 좁은 통로로 들어가자 그제야 철문이 나왔다. 문을 열자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통로가 보였다. 비상구 표시가 없거나 ‘통제구역’이라고 적힌 문도 있었다. 박 교수는 “불이 나면 현장은 아비규환”이라며 “평소에도 이렇게 찾기 힘든 비상구와 대피로는 화재 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충북 제천시 스포츠센터 건물 화재로 숨진 29명 중 20명의 시신이 발견된 여성 사우나처럼 비상구가 있어도 사실상 무용지물인 건물은 부지기수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2일 서울과 제천시의 대형 사우나와 스포츠센터 8곳의 비상구를 직접 확인한 결과 모두 ‘무늬만 비상구’였다. 미로 같은 통로를 지나야 하거나 구석에 있어서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사우나 겸 찜질방. 대형 휴게실 한쪽에 비상구를 나타내는 녹색등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하지만 대형 온열기가 비상구 문의 절반을 가로막고 있었다. 온열기 뒤쪽으로 힘겹게 몸을 집어넣어 문손잡이를 돌렸다. 그러나 열리지 않았다. 바깥쪽에서 잠겨 있었다. 열쇠 없이는 나갈 방법이 없었다. 단 몇 초가 생사를 가르는 화재 발생 시 탈출을 지연시켜 대량 사상자를 낼 것이 우려됐다. 제천시 주택가의 한 스포츠센터 2층 사우나에는 비상구는 있었지만 ‘비상구’ 표시가 없었다. 문을 여니 바로 허공이었다. 건물 외벽 3m 높이에 계단도 없이 비상구 문을 달아놓은 것이다. 건물 관리인은 “평소에 나갈 수 없도록 잠가놨다가 이번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뒤 부랴부랴 열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우나와 스포츠센터의 비상구 주변 공간은 사실상 창고나 흡연실로 쓰이고 있었다. 서울 신촌의 한 헬스클럽 지하 3층 스크린골프장의 비상 통로는 문 2개를 열어야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구조였다. 첫 번째 문을 열자 운동화와 운동복, 청소도구가 가득 담긴 대형 비닐봉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두 번째 문까지 가는 게 쉽지 않았다.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 지하 1층 사우나에는 비상구가 세 개나 있었지만 의미가 없었다. 조리실 내부 비상구 앞에는 큰 냄비 등 조리도구가 가득 쌓여 있어 비상구로 접근하기 어려웠다. 휴게실의 비상구 앞은 아예 의류 판매장이었다. 비상용 엘리베이터 앞엔 의류 매장용 옷걸이 등이 가득 쌓여 있었다. 또 종로구 한 찜질방 지하 2층 비상문은 20∼30cm밖에 열리지 않았다. 문 바로 뒤에 플라스틱 의자와 선풍기 등이 가득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3, 4월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 조사 결과 안전 불량사항이 적발된 290개 영업장 대부분은 유도등이나 감지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구가 닫혀 있어 과태료를 부과받은 곳은 29곳이었다. 박 교수는 “대형 사우나와 찜질방은 좁은 방이 많은 구조라 화재 시 대피로에서 먼 방에 들어갔다 갇혀 변을 당하기 쉽다”며 “다른 다중이용시설보다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신규진 newjin@donga.com·최지선·김예윤 기자}

사다리차 업체를 운영하는 부자(父子)가 제천시 스포츠센터 8층 베란다 난간에 매달린 남성 3명을 구조했다. 이들 부자는 화재가 난 건물에서 사다리차 작업을 한 경험을 살려 소방 사다리차가 구조하지 못한 곳에서 사람을 살렸다. ‘제천스카이카고’ 이양섭 대표(54)와 아들 기현 씨(28)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4시 반경 화재 현장 인근에서 사다리차 일종인 ‘스카이’ 작업을 마치고 귀사하다 화재 현장을 발견했다. 지인에게 전화로 “건물 외벽에 사람들이 붙어있는데 구조가 안 된다”는 말을 들은 이 대표는 승용차를 타고 현장으로 향했다. 아들 기현 씨는 스카이차를 끌고 뒤를 따랐다. 현장에서 이 대표는 스카이를 세울 적절한 공간부터 찾았다. 과거 이 건물에서 고공 작업을 했을 때 주변 공간이 좁아 스카이를 세우기 어려웠던 기억 때문이었다. 스카이는 수직으로 펴면 높이가 38m여서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 기현 씨가 곧바로 스카이를 세워 올렸다. 자욱한 검은 연기에 사람들이 어디 매달려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바람이 불어 연기가 걷힐 때 기현 씨가 사람이 보이는 지점을 알려주면 이 대표가 스카이를 댔다. 8층 베란다에 있던 남성 3명은 스카이 끝에 달린 작업 구조물에 경사진 벽면을 미끄러지듯 내려와 올라탔다. 이 대표는 “스카이에 불이 옮겨 붙었다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었지만 생명이 먼저라고 판단하고 망설임 없이 폈다”며 “구조된 분들은 옷을 마스크 대용으로 해 코만 가렸고 나머지 얼굴은 새까맸다. 생명에 큰 지장이 없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1층 주차장에서 발화 당시 ‘펑’ 소리와 함께 작은 불길이 일어나 소화기로 진화된 듯했지만 5분여 뒤 갑자기 불길이 크게 일더니 외벽을 타고 급격히 번졌다고 입을 모았다. 주차장에서 전기공사나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스포츠센터 맞은편 식당 주인 전모 씨(48·여)는 “처음에 주차장에서 펑 소리가 나면서 불길이 피어올라 나가봤더니 차가 불타고 있었다. 어느 정도 꺼진 다음 연기만 조금 났는데 갑자기 시커먼 연기가 치솟아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고 말했다. 다른 식당 사장 김모 씨(39)는 “처음에 주차장 천장에서 작게 시작된 불을 누군가가 소화기로 끄려 했는데 5분도 안 돼 외벽을 타고 순식간에 활활 타올랐다”고 말했다.제천=김배중 wanted@donga.com / 최지선 기자}

성균관대는 인문·자연계 일반학생 전형에서 수능 100%를 적용한다.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므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인문계는 국어 40%와 수학 가·나형 40%, 사회·과학탐구 20%를 반영한다. 인문계 지원자는 제2외국어나 한문 영역 점수를 탐구영역 1개 과목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연계는 국어 25%와 수학 가형 40%, 과학탐구 35%를 반영한다. 특성화고와 예체능계는 반영 비율이 다르므로 모집요강을 잘 참고해야 한다. 올해 성균관대 정시입시는 대계열 모집 단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계열은 다양한 학과를 하나로 모아 모집하는 방식으로 2학년 때 계열 안 학과 중 전공을 선택해서 진학하게 된다. 단일 학과 모집보다 모집 인원이 많아 경쟁률에 따른 입학 성적 변화가 적은 편이다. 모집 인원은 가군 222명과 나군 384명으로 총 717명이다. 성균관대는 입시상담을 원하는 학생을 위해 19일부터 29일까지 전화와 현장 상담을 진행한다. 전화상담은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방문상담은 성균관대 인문사회과학캠퍼스 600주년기념관 5층 조병두홀에서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상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주말과 공휴일은 쉰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서경대는 인기학과가 가나다 군에 모두 골고루 분산돼 있어 잘 확인해야 한다. 가군에서는 공연예술학부와 디자인학부, 실용음학과 일반학생 97명을 선발한다. 시각정보디자인전공은 수능 40%+실기 60%, 모델연기와 생활문화디자인 전공은 수능 20%+실기 80%, 무대기술전공은 1단계에서 7배수를 실기 100%로 선발하고 2단계 수능 20%와 1단계 성적 40%, 실기 40%를 반영해 최종 선발한다. 나군에서는 뮤지컬학과 일반학생 14명을 선발한다. 수능 20%+실기 80%를 반영한다. 다군에서는 총 473명을 선발해 모집 인원이 가장 많다. 인문과학과 사회과학대학(군사학과 제외), 이공대학과 미용예술대학은 수능 100%로 선발한다.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좋지 않거나 수능을 잘 본 지원자들이 노려볼 만 하다. 군사학과는 수능 80%+면접 10%+체력시험 10%를 합산한다. 영화영상학과와 무대패션전공은 수능 40%+실기 60%로 선발하고 연기, 한국무용 전공과 음악학부는 수능 20%+실기 80%가 적용된다. 정한경 교무처장은 “케이팝, 케이뷰티에 특화된 학과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게 우리 학교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검찰이 증거를 조작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주범 김모 양(17)과 공범 박모 양(18)의 항소심 공판에서 박 양 측이 내놓은 주장이다.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박 양 측은 작심한 듯 검찰을 향해 공세를 펼쳤다. 20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 심리로 열린 항소심 두 번째 공판에서 박 양 변호인은 “검사가 김 양의 조서를 허위로 작성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김 양이 실제로 진술한 날짜는 6월 29일인데 조서에는 7월 11일로 돼 있다.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한 상황에서 진술한 내용을 나중에 조서로 허위 작성해 증거로 채택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계획부터 실행, 사후 처리까지 사실상 박 양의 지시를 따랐다는 김 양의 진술이 잘못이라는 취지다. 박 양 측은 더 나아가 인천지검 검사실 압수수색까지 재판부에 신청했다. 검찰은 “검찰을 압수수색하자는 건 막가자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검찰은 “김 양을 다시 불러 진술거부권이 있음을 고지했다. 조서에 틀린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김 양은 조서를 3시간 동안 꼼꼼히 읽고 틀린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분위기가 다소 격해지자 재판장은 “유무죄를 떠나 관심 갖고 지켜보는 국민이 많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적절한 표현을 써 달라. 공평한 절차 진행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고인이 수사 검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심희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의 증거물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압수수색을 재판부에 요청하는 건 가능하나 실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경우는 없다. 증거기록 열람 범위를 확대하는 정도로 재판부가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양과 박 양은 연녹색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았다. 김 양은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박 양은 재판부를 응시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재판이 끝날 무렵 김 양이 갑자기 손을 들었다. 이어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반성문을 통해 재판부에 부탁드린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항소심 시작 후 김 양은 재판부에 다섯 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다. 범행을 후회하면서 유족을 직접 만나 사과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15일 열린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양의 아스퍼거 증후군을 진단하고 오랜 기간 진료한 주치의 등이다. ‘심신 미약’을 주장하는 김 양 측이 요청한 증인들이다.김단비 kubee08@donga.com·최지선 기자}

서울에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왔다. 첫 대설주의보도 내려졌다. 경기 지역에도 10cm가 넘는 눈이 내렸다. 짧은 시간 폭설로 수도권 시내 곳곳에서 사고가 이어졌다. 19일 서울 오전 최저기온이 영하 7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돼 출근시간대 빙판길 사고 위험은 여전하다.○ “추위 이틀간 계속…빙판길 주의를”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오전 내내 이어지면서 서울 5.1cm, 경기 남양주 5.9cm, 성남 5.7cm, 과천 5.5cm의 눈이 쌓였다. 경기 양평은 10.5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오전 9시 서울을 비롯해 경기 과천 성남 구리 남양주 등에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지역에 내린 대설주의보는 18일 오후 모두 해제됐지만 서울 등엔 밤늦게 다시 눈발이 날리기도 했다. 이번 눈은 북쪽에서 내려온 차가운 공기가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면서 서울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좁은 기압골이 형성돼 발생했다. 서해를 지나며 많은 습기를 머금은 탓에 짧은 시간 좁은 지역에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기상청 윤기한 통보관은 “전형적인 습설(濕雪)로 무겁기 때문에 비닐하우스나 시장 천막 등에 눈이 쌓이면 무너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9일 전국 대부분 지역이 맑은 날씨를 되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20일 오후부터 21일 새벽 사이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다시 눈구름의 영향을 받는다. 기상청은 이 기간 서울과 중부지방에 다시 대설주의보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온은 지난주만큼 강추위는 아니지만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7∼8도로 떨어지는 등 평년보다 약 4∼5도 낮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후부터 추위가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눈 쓸던 70대 참변…제설작업 근로자 숨져 서울과 경기 곳곳에서는 갑작스러운 폭설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이어졌다. 18일 오전 10시 7분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 아파트 앞 언덕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주민 2명을 덮쳤다. 이 사고로 공모 씨(74·여)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공 씨의 딸(53)도 크게 다쳤다. 모녀는 이날 오전부터 함박눈이 내리자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러 나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왕복 2차로 오르막길을 서행해 올라가던 차량이 갑자기 미끄러져 회전하면서 인도 쪽에 있던 모녀를 덮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언덕에 눈이 많이 쌓여 구급차가 현장으로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경기 남양주시에서는 새벽부터 제설제(除雪劑)를 운반하던 근로자 1명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24분 남양주 남별내 제설기지에서 제설제를 옮기던 굴착기의 삽(버킷)이 현장 근로자 김모 씨(58) 위로 그대로 떨어졌다. 머리를 크게 다친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김 씨는 새벽 사이 내린 눈을 치우기 위해 구리∼포천 고속도로 제설작업에 동원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리 부주의에 의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오전 9시경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로 강화 방향 도로에서는 4중 추돌 사고가, 과천시 별양동 도로에서는 승용차 전복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는 도로를 달리던 승용차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이 도로가 30여 분간 통제되면서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오전 9시 대설주의보가 발령되기 전인 오전 7, 8시경 별다른 대비와 마음의 준비 없이 출근과 등굣길에 나선 시민들은 눈발이 점차 강해지면서 낭패를 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눈 때문에 유치원 버스가 집 앞으로 오지 못해 딸을 데려다 주느라 오전 일정을 다 망치게 생겼다” 같은 글이 줄을 이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9시 서울 전체 차량의 평균 속도는 시속 19.4km로 거북이걸음을 했다. 항공편 결항과 지연도 이어졌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포공항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내선 항공기 10여 대가 결항되고 120여 편이 지연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도 항공기 약 120대의 출발이 지연됐다.권기범 kaki@donga.com·최지선·이미지 기자}

인기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본명 김종현·27·사진)이 18일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10분경 강남구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거시설)에서 출동한 경찰이 쓰러져 있는 종현을 발견했다. 앞서 종현의 누나는 이날 오후 4시 42분경 “동생이 자살할 것 같다”며 신고했다. 발견 당시 종현은 심정지 상태였고 건국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6시 32분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종현은 이날 낮 12시경 레지던스에 입실했다. 그는 2박 3일간 숙박하기로 예약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숨지기 전 종현은 자신의 누나에게 “나를 보내 달라. (내가) 고생했다고 말해 달라. 마지막 인사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숨지기 이틀 전 “우울증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장문의 메시지를 누나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종현은 2005년 청소년가요제 수상 후 SM엔터테인먼트에 발탁돼 2008년 5월 그룹 샤이니의 멤버로 데뷔했다. 샤이니는 지난해까지 정규 앨범 5장을 발매하며 ‘누난 너무 예뻐’ ‘산소 같은 너’ ‘셜록(Sherlock)’ 등 여러 히트곡을 남겼다. 해외에도 많은 팬이 있는 대표적인 케이팝 스타 중 한 명이다. 2년 전부터 솔로 콘서트를 시작한 그는 사망 직전까지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종현은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이틀간 열린 단독 콘서트도 성황리에 마쳤다. 2014년부터 올 4월까지 한 방송사의 심야 라디오 DJ로 활동하기도 했다. 종현은 최근까지 새로운 솔로 신곡을 준비하며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했던 것으로 알려져 가요 관계자와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종현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자세한 사인과 상황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황성호 기자}

북한 귀순병사 오청성 씨(25)가 15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 이국종 교수의 치료를 받은 지 32일 만이다. 이날 군 헬기(메디온)가 아주대병원 옥상에 도착한 건 오후 5시 24분. 헬기가 수송 준비를 마치자 4분 후 분홍색 이불을 뒤집어쓴 오 씨가 침대에 누운 채 모습을 드러냈다. 국가정보원 직원과 병원 보안요원 10여 명이 오 씨 뒤를 지켰다. 의료진 10여 명도 뒤따랐다. 오후 5시 34분 오 씨를 태운 헬기는 아주대병원을 떠났다. 이 교수가 오 씨와 함께 헬기에 올라 국군수도병원까지 동행했다. 군 당국은 위해 세력의 암살 시도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군 헬기로 오 씨를 이송했다. 이 헬기는 육군의 국산 기동헬기인 수리온에 항공수송용 응급처치장비(EMS-Kit)를 탑재한 기종이다. 오 씨와 의료진을 태운 헬기는 약 10분 후 국군수도통합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는 국정원 및 군의 합심 관계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오 씨는 다음 주부터 재활치료와 함께 귀순 경위 등에 대한 합심을 받게 된다. 정부 소식통은 “오 씨가 심리적 안정감을 충분히 유지하고 회복 상황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합심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재스민 혁명과 촛불혁명의 공통점은 연대를 통해 뭔가 바꿀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것입니다.” 튀니지 인권활동가 메사우드 롬다니 씨(사진)는 15일 서울 종로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대강당에서 열린 특별강연을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다. 롬다니 씨는 2010년 말 튀니지 민주화운동을 이끈 국민4자대화기구의 하나인 튀니지인권연맹 부위원장을 지냈다. ‘재스민 혁명’으로 알려진 이 운동은 이듬해 북아프리카 많은 나라로 퍼지며 ‘아랍의 봄’을 만들었다. 이 공로로 국민4자대화기구는 2015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튀니지 재스민 혁명 주역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한 롬다니 씨는 “재스민 혁명과 촛불혁명 모두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했기에 가능했다. 정치인은 부패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새 시대를 열었다”고 양국의 두 운동을 평가했다. 롬다니 씨는 ‘혁명’ 이후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튀니지가 재스민 혁명에는 성공했지만 오랫동안 이어진 부정부패와 타락한 경제 시스템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좌절하고 있다. 한국도 단지 시위로만 끝날 게 아니라 정치 체제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부산 부산진구 성지초등학교의 빈 교실을 이용하고 있는 성지초어린이집은 내년 3월 문을 닫아야 할 처지다. 재개발이 완료된 인근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초등학생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은 올해 원아 모집 때 이런 사실을 공지했지만 아직 24명이 다닌다. 다른 국공립어린이집도 대기 인원이 많아 당장 옮길 곳이 없어서다. 전국에서 학교 안 어린이집이 가장 많은 부산(11곳)은 도심 재개발 사업 완료로 2, 3곳이 폐원 위기에 처해 있다. 성지초어린이집 관계자는 “어린이집 원아들이 커서 초등학교로 진학한다. 같은 지역 아이인데 소관 부처가 다르다는 이유로 ‘어린이집은 나가라’고 하니 아쉬울 따름”이라고 했다. 반면 성지초 관계자는 “20년간 무상임대로 사용해왔다. 사정은 딱하지만 초등생 교실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 어린이집 “셋방살이 서러워” 학교 안 어린이집은 ‘셋방살이’ 신세다. 임대기간이 지역마다 제각각이라 언제 교실을 비워줘야 할지 모른다. 더욱이 설립 근거를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에서 좌절되면서 입지가 더 좁아졌다. 부산 북구 화명초어린이집 진수연 원장은 “인근 재개발로 초등생이 늘면 영유아도 늘어난다”며 “영유아보육법이 개정된다기에 학교 안 어린이집의 법적 지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보류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주인집’인 학교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학교 안에 어린이집이 들어오면 전기·수도료 납부부터 통원차량 문제까지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정부 부처에선 “학교장이 알아서 잘 처리하라”고만 한다는 것이다. 교육 부처와 보육 부처가 서로 책임을 지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학교 안 어린이집이 2005년 37곳에서 올해 22곳으로 오히려 줄어든 데에는 이런 ‘부처 칸막이’가 자리 잡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만난 어린이집들은 초등생 수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초등생들의 체육 시간과 쉬는 시간을 피해 운동장을 사용한다. 어린이집이 가장 마음을 졸이는 시기는 엄마와 처음 떨어진 원아들이 적응을 해야 하는 3, 4월이다. 부산 동구 수정초어린이집 윤영임 원장은 “아이들이 자주 울다 보니 수업에 방해가 될까 봐 노심초사한다”며 “아이들을 달래다 보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학부모도 성실히 세금 낸 분들인데 어린이집 원아는 다른 나라 어린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부처가 다르니 알아서 하라고만 하지 말고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잘 운영하는 학교장에게는 학교시설 개선비 지원이나 승진 포인트를 주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 어린이인가” 어린이집 부모들은 학교 안에 어린이집이 있으니 아이들이 더욱 안전하다고 믿는다. 아이들을 지켜보는 선생님들이 많은 데다 교문을 닫으면 외부인이 함부로 드나들 수 없어서다. 반면 초등생 학부모 가운데는 어린이집 부모들이 수시로 드나들기 때문에 외부인 출입 통제가 어려워져 오히려 보안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경우가 있다. 등하교 시간 어린이집 통원 차량이나 아이를 태운 자가용의 통행 문제도 양쪽 학부모 사이에 의견이 갈리는 현안이다. 출입구를 다르게 하고, 교내 진입을 막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그래도 위험 요인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인천 부평구 일신초 김인숙 교감은 “초등생과 같이 쓰는 현관까지 원아들을 태우려는 부모들의 차가 들어온다. 걱정이 돼 골목에 반사경을 추가로 설치했다”고 말했다. 부산 영도구 영도초 역시 학기 초에는 주차 문제로 몸살을 앓는다. 언덕배기 막다른 길에 있는 학교여서 진입한 차량이 돌아나갈 때 아이들과 엉켜 아찔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 때문에 현재 등교시간(오전 8시 20∼40분)에 아예 차량을 통제한다.○ 초등학교 “행정적인 어려움 많아” 학급 수가 50개에 달하던 부산 동구 용산초는 현재 학급 수가 20개로 줄었다. 수업이 끝난 이후에만 사용하는 방과후교실을 제외하고도 남는 교실이 많다. 용산초 김재삼 교장은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빈 교실을 활용해 국공립 시설을 늘리자는 데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행정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어린이집은 하원 시간이 늦다 보니 전기와 수도를 많이 사용하는데 일일이 사용량을 따져 공과금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 교장은 “학교 안 어린이집 예산을 교육부로 이관해 한꺼번에 지원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교 안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초등학교에 대한 수도·전기료 감면 혜택을 제안했다. 그는 “학교는 누진세를 적용받는데 어린이집 사용량이 포함된다”며 “우리 학교는 여름에 수도 200만 원, 전기 500만 원이 나온 적이 있다. 인근 학교에 비해 2배 가까이 냈는데 이렇게 되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서울 용산구 샘물어린이집은 아예 전기와 수도 설비를 따로 설치했다. 학교 안 어린이집이 정착되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 부산진구 당평초어린이집 조미용 원장은 “어린이집 재롱잔치 때 학교 강당을 사용하고, 체육활동 때 교사 전용 테니스장을 이용하는 등 학교의 많은 배려를 받고 있다”며 “다른 학교 안 어린이집도 이런 지원을 받으려면 궁극적으로 유보(幼保)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영도초어린이집 윤은영 원장도 “소관 부처 지침이 달라 태풍이 왔을 때 유치원은 쉬고, 어린이집은 등원을 했다”며 “학교 내 모든 시설은 한 부처가 총괄해야 혼선이 없다”고 말했다.부산·인천=최지선 aurinko@donga.com·김호경 / 우경임 기자}
“예전엔 운동회나 김장 담그기 행사를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아이들이 다 같이 했죠.” 부산의 A초교 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A초교 어린이집은 20년 전 이 학교 교직원 자녀를 위한 직장 어린이집으로 출발했다. 몇 년 뒤 병설 유치원까지 생기면서 ‘한 지붕 세 가족’이 됐다. 어린이집, 유치원이 같은 학교 울타리 안에 있다 보니 아이들은 나이는 달라도 한데 어울려 뛰어놀았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2006년 이후 사라졌다.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학교 측에서 예산 부족과 운영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자 부산시가 이를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전환하면서다. 어린이집 관리 운영 주체가 학교장에서 각 구로 바뀌었고, 학교장의 손에서 벗어난 학교 내 어린이집은 이때부터 ‘셋방살이’ 처지가 됐다. A초교뿐만 아니다. 현재 부산 지역의 학교 안 어린이집 11곳 모두 1990년대 직장 어린이집으로 출범했다가 11년 전 국공립으로 전환되면서 지금처럼 학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신세가 됐다. 오히려 국공립어린이집이 되면서 학교의 벽이 높아지는 역설이 발생한 셈이다. 교육은 교육부와 교육청, 보육은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로 구분된 부처 칸막이가 학교 안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었다. 원래 지방자치단체는 학교와 3년마다 교실 무상임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일부 학교에선 계약 기간을 1년으로 단축했다. ‘계약 기간 중에라도 학교가 교실을 비워 달라고 하면 언제든지 비워줘야 한다’는 조항을 넣은 곳도 있다. 철저히 ‘을’일 수밖에 없는 학교 안 어린이집 원장들은 학교장이 바뀔 때마다 노심초사해야 했다. 취재팀이 만난 학교 안 어린이집 원장들은 ‘학교와 어린이집이 공존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 당평초 어린이집 조미용 원장은 “학교장이 매사에 불안하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한다”며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학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고 인사고과나 예산 지원 등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실에 맞게 교직원 자녀를 학교 안 어린이집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2006년 부산에서 직장 어린이집에서 국공립으로 전환된 뒤 공식적인 교직원 자녀 우선 배정권은 사라졌다. 다만 지금은 일부 어린이집이 구청과 협의해 해당 학교 교직원 자녀만 먼저 받고 있을 뿐이다. 인천 장도어린이집 김진숙 원장은 “인천시는 빈 교실 어린이집 정원 40%를 인천 초중고 교사·교직원 자녀에게 배정하다 보니 학교에서도 우호적인 편”이라고 말했다.부산·인천=김호경 kimhk@donga.com·최지선 기자}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돼.” “응.” 5일 오전 8시 부산 북구 화명초등학교 어린이집 현관. 이 학교 4학년인 이여진 양(10)은 꼭 잡은 동생의 손을 놓으며 누나다운 ‘잔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선생님 손에 이끌려 어린이집 안으로 들어간 여준 군(4)은 누나가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이 양은 매일 아침 교실에 가기 전 동생 어린이집부터 들른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맞벌이인 부모를 대신해 학교 앞까지 차로 태워주지만 교문에서 어린이집까지 동생을 바래다주는 일은 이 양의 몫이다. 교문 밖에서 남매를 흐뭇하게 지켜보던 할머니 김정희 씨(64)는 “손자가 아직 어린데 누나랑 같은 공간에 있어 한결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초등학교 빈 교실을 활용한 어린이집은 전국에 22곳뿐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4, 5일 학교 안 어린이집 10곳을 돌아봤다. 최근 뜨거운 논란거리가 된 ‘초등학교 빈 교실 어린이집 활용’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다. 지난달 초등학교 빈 교실에 국공립어린이집을 만들 수 있도록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국회 해당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의 반발에 부닥쳐 법제사법위에서 제동이 걸렸다. 교육계와 충분히 협의한 뒤 재논의하기로 했지만 그 시기가 언제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땅값이 비싼 대도시에 학부모가 선호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을 만들려면 ‘빈 교실 활용이 최선’이라며 법 개정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빈 교실이 그리 많지 않은 데다 초등학생 학습권 침해 및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취재팀이 만난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모두 “어린이집이 학교 안에 있어 믿고 맡길 수 있다”며 매우 만족해했다. 반면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불평을 듣기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2005년 37곳이던 학교 안 어린이집은 현재 22곳으로 12년간 15곳이나 사라졌다. 학교는 교육부가, 어린이집은 복지부가 관할하다 보니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원활한 운영이 쉽지 않은 탓이었다.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에서 운영과 관리를 책임진 학교장과 어린이집 원장은 취재팀에 각기 다른 고충을 털어놓았다.부산·인천=김호경 kimhk@donga.com·최지선 기자}
2014년 서울시는 서울시교육청과 초등학교 빈 교실을 활용해 국공립어린이집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후 서울 전역에서 학교 안 어린이집이 신설된 곳은 서울 용산구 성심여중고 안 샘물어린이집 1곳뿐이다. 더욱이 성심여중고는 공립이 아닌 사립학교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강남 지역과 은평구 등 빈 교실이 있는 학교 3, 4곳에 어린이집 신설 의사를 타진했으나 설득이 너무 어려웠다”며 “‘학교환경개선비 1억 원을 배정하겠다’ ‘별도 출입구 마련을 위해 계단 공사를 해 주겠다’며 1년 가까이 공을 들였는데도 결국 거절당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공립학교와의 대화가 더 어려웠다. 공립학교 교장들이 새로운 업무가 늘어나는 것을 매우 꺼린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부산시는 부산시교육청과 4월 교육행정협의회를 열어 초등학교 안 국공립어린이집 신설을 안건으로 다뤘다. 꾸준한 협의 끝에 부산 북구 금창초교 안 어린이집이 이달 개원할 예정이다. 아파트가 아닌 주택 밀집지역에선 초등학교만큼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 없다. 특히 부지 매입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빈 교실을 찾는 일부터가 쉽지 않다. 시가 매년 빈 교실을 조사하는데, 일선 학교에선 일주일에 한두 번 사용하는 교실도 방과후교실로 지정했다. 사실상 빈 교실이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판단되는 이유다. 학교 안 어린이집 3곳이 있는 부산진구 관계자는 “학교가 3년 단위로 무상임대를 해줬는데 2015년부터 1년으로 단축됐다”며 “안정적인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관계자는 “용산은 개발 예정 지역이 많아 땅값이 정말 비싸다. 빈 땅이 있어도 팔겠다는 사람이 없어 어린이집 부지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 / 부산·인천=최지선 기자}
세계인권선언 69주년 기념식이 8일 서울 중구 정부서울청사 대강당에서 열렸다. 세계인권선언은 인간의 존엄성이 모두에게, 어디에서나 똑같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명시한 선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8년 12월 10일 파리에서 개최된 제3차 유엔총회에서 채택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각국 대사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축사에서 “인권을 우선하는 민주주의를 위해 국가인권위원회 인원과 조직을 확대하겠다. 차별을 없애고 억울한 사람이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2017 대한민국 인권상’은 이주민들의 대부로 불리는 이정호 신부(60)에게 돌아갔다. 이 신부는 경기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관장을 맡아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해 헌신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