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지훈련견 대부분 복제견 “양성비용 적고 능력 출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2018 개의 해-제복견의 세계]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제복견(DIU·Dog In Uniform)’ 중 검역탐지견은 국내에 45마리가 있다. 이 중 29마리는 유전자(DNA)가 100% 동일하다. ‘복제견’이기 때문이다.

제복견으로 복제견을 많이 활용하는 이유는 뭘까. 제복견이 되려면 태어나자마자 엄격한 자질 테스트를 거치는데, 아무리 자질이 좋은 개를 교배시켜 태어난 강아지라도 테스트를 항상 통과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자질이 뛰어난 개를 복제하면 이런 우려를 덜 수 있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검역탐지견으로 복제견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 비율을 더 높여 훈련견 18마리 중 15마리가 복제견이다.

이들의 ‘원본견’은 비글 ‘카이저’다. 이 개는 2003년 복제가 아닌 자체 번식으로 태어났다. 2004년부터 공항에 배치돼 2012년 은퇴할 때까지 탁월한 후각 능력을 발휘했다.

서울대 수의대와 농촌진흥청은 2012년 카이저의 체세포를 복제해 복제견을 만드는 실험을 했다. 카이저의 귀에서 세포를 채취해 핵이 제거된 성숙 난자에 주입했고, 복제 수정란을 만들었다. 이 수정란을 다른 대리모 견에 주입해 복제견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태어난 복제견들은 검역탐지견 합격률이 100%에 가깝다. 자체 번식 등을 통해서는 합격률이 25%에 미치지 못했다. 인건비와 시간을 따졌을 때 복제견을 사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특수검역과 김홍범 교관은 “복제견들이 원본견의 우수한 성질을 그대로 물려받기 때문에 뛰어난 탐지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탐지훈련견#복제견#양성비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