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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은 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노후 준비 안된 한국사회’ 시리즈가 던지는 시사점이 의미심장하다”며 “무엇보다 노후 안전판 역할을 하는 공적연금을 최대한 활용해 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수급액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입기간이 길수록 받는 급여가 많아진다. 지금이라도 가입해 기간을 늘리는 게 좋다. 가령 월 200만 원 소득자가 10년 가입 시 매달 약 22만 원, 20년 가입 시 매달 43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소득이 없어 보험료를 못 냈다면 나중에 소득이 생긴 뒤 못 낸 보험료를 내는 추후납부제도, 60세 이후에도 계속 국민연금을 내 수령액을 높이는 임의계속가입 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무소득 배우자 등 국민연금 추후납부가 확대된다는데…. “A 씨가 과거 국민연금을 내다가 직장을 그만둬 소득이 없어진 경우 A 씨 배우자가 국민연금에 가입됐으면 A 씨는 국민연금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최소가입기간(10년)을 채우지 못해 반환 일시금을 수령하거나 가입기간이 줄어 연금액이 줄었다. 하지만 11월 30일부터 과거 국민연금을 낸 기록만 있으면 연금 추후납부가 가능하다. 가입기간을 늘려 제대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저소득층의 연금 준비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 “다음 달 말부터 저소득층의 국민연금 ‘임의가입’ 문턱을 낮출 계획이다. 이 경우 임의가입자가 내는 최소보험료가 월 8만9100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인하된다. 임의가입이란 국민연금 의무가입자가 아니지만 노후를 위해 스스로 가입하는 것이다. 8월부터 실업크레디트 제도도 시행 중이다. 구직자의 연금보험료 75%를 정부가 지원하고, 구직급여 기간을 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사람 중 18세 이상 60세 미만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은퇴할 때 국민연금을 미리 받을 수 있나. “2016년 현재 연령이 만 57세 이상,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일 경우 소득이 없거나 월평균 소득이 211만 원을 초과하지 않으면 만 61세 이전이라도 연금지급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미리 받으면 연금액이 1개월마다 0.5%씩 줄어드니 신중해야 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부동산중개업자 박진혁 씨(58·서울 강서구)는 월수입 300만 원대를 유지 중이다. 자녀도 취직했다. 하지만 지출이 매달 25만 원 정도 초과했고 환갑이 다가오자 노후 생활에 불안감이 커졌다. 예금 8000만 원, 4억 원대 아파트를 믿었지만 막막했다. 그때 ‘공적연금으로 노후 소득 1층을 다지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는 과거 23개월간 회사 재직 기간에만 국민연금을 냈다. 그러나 추가납부제도를 통해 15년 치 연금납부액(총 6903만 원)을 한꺼번에 내 사망 시까지 연금 월 62만 원이 나오게 됐다. 박 씨는 “매달 62만 원씩 9년간 쓸 돈으로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65세 이상 한국인의 기대여명(앞으로 생존하는 평균 연수)은 20.6년. 은퇴해도 20년 이상을 살아야 한다. 하지만 한국 남성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312만 원(2014년 기준) 정도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산층 혹은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중간에 있는 ‘사이 계층’일수록 ‘3층탑’ 형태의 노후 준비를 충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층탑’으로 소득대체율 ‘60%’ 만들어야 3층탑은 1층(국민연금), 2층(퇴직연금), 3층(개인연금)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소득대체율’(은퇴 전 소득 대비 은퇴 후 소득 비율)을 구축하기 위한 노후소득 대비 단계를 뜻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노후를 위한 적절한 소득을 개인 생애소득 평균의 67.9%로 본다. 은퇴 전 소득의 70% 정도가 적정 소득대체율이라는 뜻. 월 300만 원이 평균 소득이었다면 노후에는 월 210만 원가량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고령이 될수록 교통비, 교육비 등이 감소돼 은퇴 전 소득의 70%만 돼도 삶의 질이 유지되기 때문. 하지만 국내 노후전문가들은 “한국 소득수준 등을 감안해 중산층과 사이 계층은 ‘60% 내외’의 소득대체율 목표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필수다. 국민연금에 25년을 가입하면 소득대체율 25%가 확보된다(표 참조). 국민연금은 물가변동률을 반영해 개인연금보다 유리하다. 월 소득 360만 원인 A 씨(45)가 30세부터 20년간 총 7984만 원을 보험료로 낸 뒤 65세가 되는 해부터 20년간 국민연금을 탈 경우를 시뮬레이션하면 예상 수령액은 1억8671만 원(현재 가치 기준)이다. 하지만 65세에 즉시연금(목돈을 맡긴 뒤 즉시 다달이 받는 연금)에 전액 투자하면 수령액은 총 8606만 원에 그친다. 국민연금은 보험료 납입액 대비 수령액의 비율은 소득이 낮고 가입기간이 길수록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최대한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기초연금’으로도 5∼10%의 소득대체율을 메울 수 있다. 만 65세 이상 중 소득 하위 70%는 최고 월 20만4010원(부부 월 32만6400원)을 받는다. 기초연금 수급자는 총 454만 명(2016년 6월 기준). 직장인의 경우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동일한 기간에 퇴직연금에도 가입해 10∼15%(투자수익률을 0% 가정) 정도의 소득대체율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합해 50∼55%가량의 소득대체율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모자란 10% 내외는 어떻게 할까? 성혜영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개인연금이나 예금, 적금으로 보완하거나 주택을 담보로 맡긴 뒤 평생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적연금 기능 강화해야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내 ‘3층탑’의 소득대체율은 평균 45% 수준. 국민연금 가입률이 낮고, 가입자의 평균 보험료 납입기간도 27년에 불과한 탓이다. 공적연금 가입률이 90% 이상인 네덜란드는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90.5%다. 스페인(82.1%), 미국(70.3%) 등도 높다. 중산층과 ‘사이 계층’에 대한 노후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생활 및 차상위 복지급여 수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데 노후 대비가 부족하면 빈곤층으로 전락하기 쉽기 때문.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중 중위소득(105만4913원)의 절반도 벌지 못해 ‘상대 빈곤층’으로 분류된 비율은 44.8%를 기록했다. 이에 여성과 저소득·비정규직 근로자 등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국민연금 가입을 유도해 ‘1인 1국민연금’ 체계를 구축하는 게 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기초연금도 목표치인 소득 하위 70%가 전부 수령할 수 있도록 내실화하고, 주택연금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 개인연금에도 세제 혜택을 늘려 가입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사적연금 가입률은 23.4%로, 독일(71.3%), 미국(47.1%) 등보다 훨씬 낮다. 세제 지원율도 15.7%로 미국(26.8%), 일본(23.8%)보다 낮다. 금융 당국이 인증한 연금에 가입하면 정부가 소득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는 독일 ‘리스터 연금’을 도입하거나, 근로자가 총급여의 4%를 퇴직연금 보험료로 내면 회사가 3%, 정부가 1%를 각각 부담해 총 8%를 적립해주는 영국 방식을 차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국민연금의 실효성을 높이면서 개인연금을 어떻게 들어야 효율적인지 조언해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윤종 zozo@donga.com·조건희 기자}

직장 생활 25년 차에 접어든 김모 씨(52·서울 중구)에겐 결혼을 앞둔 자녀가 2명 있다. 주변에서 ‘은퇴를 준비하라’는 말을 해주지만 자녀 결혼 자금을 생각하니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노후 전문가들은 “자산이 많지 않아도 평소 작은 노력에 따라 노후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자는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를 찾아가 ‘노후 준비 방법’을 상담했다. 공단은 전국 107곳의 지사에서 재무, 건강, 여가, 대인관계 등 4개 영역에 대한 노후 컨설팅을 무료로 해준다. 노후설계 전문가인 조현섭 노후준비종합상담 차장은 기자의 수입과 지출, 기대수명, 금리, 물가상승률 등을 종합해 노후 월소득과 생활비를 계산했다. 기자의 기대보다 노후 소득이 100만 원가량 부족하자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으로 어떻게 메울 수 있는지를 조언했다. 이어 노후 준비를 위해 명심해야 할 5계명을 강조했다. 우선 자신을 분석해야 한다. 은퇴 시기를 냉정히 돌아본다. 이후 자신이 원하는 한 달 생활비 목표치를 정한 뒤 어떻게 목표 소득을 벌지를 구체화한다. 현재 저축은 얼마나 했는지, 자산 중 부채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함께 살핀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수령액도 점검한다. 늦어도 55세 전에 재무설계 등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또 자신만의 ‘최저생활비’를 찾아야 한다. 국민연금연구원이 1만2429명을 조사한 결과 고령 부부 노후 생활비로 필요한 돈은 월평균 217만8000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적지 않은 액수다. 하지만 주거가 해결되면 이보다 적은 액수로도 가능하다. 현재의 지출에서 저축액, 자녀 교육비, 아파트 관리비(99m² 이상) 등의 금액을 빼면 생활비가 의외로 낮아진다. 퇴직 2, 3년 전부터 노후에 필요 없는 부분을 줄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최모 씨(83)도 작은 집으로 옮겨가기 싫어했다. 하지만 80세가 되자 105m²(약 32평)의 아파트를 청소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그래서 서울 외곽의 10평대 아파트로 옮겼다. 최 씨는 “공기도 맑고 여유자금도 생겨 삶이 나아졌다”며 웃었다. 현재 노인층은 자식과 같이 은퇴하는 세대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김모 씨(79)의 경우 은퇴 후 아들에게 생활비 50만 원을 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아들이 55세를 넘겨 은퇴하면서 용돈이 끊겼다. 직장인 강모 씨(59)는 은퇴 전 아들 결혼자금으로 1억 원을 준비하려 했지만 그러다간 은퇴 후 한 달 생활비가 50만 원 줄어든다는 진단을 받고 포기했다. 강 씨는 “내 노후가 어려워져 생활비를 받는 것이 자식에게 더 부담을 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서울 영등포에 사는 최지석(가명·64) 씨는 누구보다 치열한 50대를 보냈다. 50세가 넘자마자 직장을 다니며 공인중개사 등 자격증 공부에 몰두했다. 은퇴 후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차려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부동산 침체로 빚만 떠안고 사무실을 닫았다. 그는 “생활비도 마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후는 인생 후반전, 즉 제2의 시작이다. 하지만 자칫 노년기는 ‘황혼기’가 아니라 ‘고통기’가 될 수 있다. 30년 뒤면 국내 인구 10명 중 4명이 노인이 되는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둔 시점이라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가 ‘노후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아일보는 3회에 걸쳐 한국인의 노후 점수를 토대로 소득과 연금 등 재무(財務) 분야와 건강, 여가활동, 대인관계 등 비(非)재무 분야에서 어떻게 노후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알아봤다. ○ 건강>대인관계>노후소득 순으로 준비 부족 4일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인 1만2429명의 경제 여건과 사회관계를 심층 분석한 결과 전체적인 노후 준비 점수는 ‘62.2점’(100점 만점)에 그쳤다. 연령별로 40대와 50대의 노후 준비 점수는 각각 256.4점(100점 기준 64.1점)과 258.7점(64.7점), 당장 노후에 직면한 60대의 노후 준비 점수는 243점(60.8점)으로 더욱 낮았다. 분야별로 보면 ‘소득과 자산’의 노후 준비 점수가 51.1점으로 가장 낮다. 조사 대상자의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수준을 비롯해 현재 직업, 소득, 자산 등을 확인한 후 노후 전문가들에게 자문해 요소별 가중치를 둬서 점수를 합산한 수치다. 연구원 성혜영 부연구위원은 “노후 준비는 공적연금이 기반이 되고 퇴직연금, 개인연금, 별도 저축이 보완돼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다 부실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돈, 즉 재무 분야뿐 아니라 비재무 영역인 ‘건강’을 비롯해 △자유로워진 하루 일과를 채울 ‘여가활동’ 분야는 59.6점 △친구 등 ‘사회적 관계’ 분야는 61.1점으로 부실했다. ‘은퇴 후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생활비 못지않게 노후 삶의 질을 좌우하는데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서울 양천구 주민 최영신 씨(58·여)의 사업가 남편은 월 400만 원을 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으로 매달 100만 원 이상의 연금이 예상되는 데다 곧 수도권 외곽의 33.1m²(약 10평) 아파트로 이사해 여유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 씨는 1년 전부터 건강이 악화됐다. 대인관계가 멀어졌고, 우울증에 빠졌다. 올 초 집 근처 문화회관에서 댄스스포츠를 시작하고서야 삶이 제자리를 찾았다. 대인관계도 활발해지고 건강도 좋아졌다. 그가 댄스스포츠에 쓴 비용은 월 1만5000원뿐이다. 선진국 금융권에서 재무적 준비에 50%, 비재무 분야에 50% 비중을 두고 노후컨설팅을 하는 이유다. 반면 국내 고령층은 여가활동으로 ‘TV 시청’이 차지하는 비중이 83.1%나 된다. 문화활동은 3.8%에 불과하다. 그나마 ‘건강’ 분야 점수는 77점으로 선진국 수준(80점)에 가까웠다.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2015년 65세 이상의 1인당 진료비는 343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6.5% 증가했다. 빠듯한 노후에 매달 30만 원가량을 병원비로 쓰는 것이다. ○ 고령화와 노후 불안은 동전의 양면 조사 결과 자신이 필요하다고 본 노후생활비(부부 기준)의 경우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40대가 247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50대(225만 원), 60대 이상(178만 원) 순이었다. 국민연금공단의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를 보면 65세 이상 한 달 가구소득(부부 기준)의 경우 노년기 전기(60∼69세)는 약 208만 원, 노년기 후기(70세 이후)는 약 125만 원에 그쳤다. 더구나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중 중위소득(105만4913원)의 절반도 벌지 못해 ‘상대 빈곤층’으로 분류된 비율은 44.8%나 된다. 노인 294만2949명이 빈곤층인 셈이다. 문제는 65세 전후가 되면 이 같은 열악한 환경을 개인의 힘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공적연금 등을 성숙시켜야 하고, 40대와 50대는 스스로 노후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늦어도 50대 초반부터 최소 10년을 준비하는 ‘노후 준비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정호원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정책과장은 “국민연금의 1인 1연금 체계와 기초연금 내실화, 퇴직·개인연금, 주택·농지연금 활성화 등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무조건 사회보장 체계에 의존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고령자들의 사회 참여를 적극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윤종 zozo@donga.com·조건희 기자}

“노후 준비요? 걱정은 크지만 당장 뾰족한 수도 없고 하루가 급하니….” 40대 후반부터 50대 초중반의 직장인에게 은퇴 후 삶의 계획을 물어보면 가장 쉽게 들을 수 있는 답변이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조사에서 ‘노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53.1%나 됐다. 고령자 절반 이상이 노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 한국인의 노후 준비 점수는 얼마나 될까? 동아일보가 4일 입수한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의 ‘한국인 노후 준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지역노후준비지원센터(107곳)를 방문해 노후 진단을 받은 30대 이하(1733명), 40대(2735명), 50대(4540명), 60대 이상(3421명) 등 1만2429명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노후 준비 점수(400점 만점)는 평균 248.8점에 그쳤다. 100점 만점에 62.2점, 낙제를 겨우 면한 정도다. 연령별로 40대와 50대의 노후 준비 점수는 각각 256.4점(100점 기준 64.1점)과 258.7점(64.7점)에 그쳤다. 당장 노후에 직면한 60대의 노후 준비 점수가 243점(60.8점)으로 가장 낮았다. 노후 준비 점수는 1만2429명의 △소득과 자산 △건강 상태 △사회적 관계 △여가, 취미 활동 등 네 분야를 세밀히 조사한 후 각각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내 분석했다. 또 분석 결과 조사 대상자들에게 필요한 부부 노후생활비는 월평균 ‘217만8000원’ 정도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에 의하면 국내 70세 이상 고령층 부부의 한 달 평균소득은 125만 원에 불과해 현실과 이상 간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성혜영 부연구위원은 “조사 대상자들은 대체로 아주 부자와 아주 가난한 경우보다는 주로 중산층과 중산층 바로 밑의 층이 대부분”이라며 “이 계층이 평균 80점 이상은 돼야 선진국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지난해 13.1%, 2026년 20%, 2050년 37.4%로 급증하는 등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가운데 개인, 나아가 사회 전체의 노후 준비가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18호 태풍 ‘차바(CHABA)’가 제주도 동쪽 해상을 향해 북상하면서 4, 5일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차바는 이날 오후 일본 오키나와 섬 남서쪽 170km 해상에서 시속 22km로 북서진하고 있다. 최대 풍속이 초속 50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강풍 반경도 350km에 이른다. 차바는 태국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꽃의 한 종류다. 이에 따라 한반도가 태풍의 직간접 영향권에 들면서 4일 오후 제주도를 시작으로 5일 서울, 경기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매우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남부지방, 제주도, 울릉도와 독도는 50∼250mm, 충북과 강원 영동은 20∼60mm, 강원 영서와 충남은 5∼30mm 등이다. 특히 5일 오전에는 차바가 제주도 동쪽 해상까지 올라와 제주도와 가장 근접한 거리에 위치하게 된다. 이에 따라 5일 제주지역에 강풍과 함께 시간당 20mm의 많은 비가 쏟아지며, 성인 남성이 걷기 힘든 수준의 순간최대풍속 초속 30m의 강풍이 불 것으로 보여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태풍이 통과하는 남해상과 동해남부 해상은 최대 8m 이상의 매우 높은 물결이 일 것으로 보여 선박들은 안전지역으로 대피해야 한다. 비는 5일 밤에 대부분 지역에서 그칠 것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차바가 5일 새벽 제주도 부근으로 진출한 후 상층 제트기류를 만나면서 급격하게 동쪽으로 전향해 5일 오후에는 대한해협 부근을 거쳐 일본 열도를 따라 이동할 것”이라며 “특히 지진 피해 지역에서는 강한 비바람에 의한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비타민 담배요? 허가나지 않은 건 못 팔아서요. 이걸 권해 드릴게요.” 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약국. 약사는 ‘비타민 담배’를 찾는 취재팀에 유사하게 생긴 다른 제품을 권했다. 1일부터 ‘비타민 담배’는 의약외품으로 지정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야 판매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허가 신청을 한 업체가 없는 탓에 약국에서 비타민 담배를 팔고 있다면 불법인 셈이다. 이에 약국에서는 ‘비타민 담배’ 대신 ‘연초유 금연보조제’를 내놓고 있다. 연초유 제품은 안전할까?○ 비타민 담배 대신 ‘연초유 금연보조제’? 담뱃잎에서 추출한 기름인 ‘연초유’ 금연보조제는 ‘비타민 담배’와 비슷하게 생겼다. 알록달록한 색상부터 딸기, 커피 등 다양한 맛이 나는 점도 유사하다. 연초유 금연보조제는 비타민 담배와 달리 이미 식약처로부터 ‘의약외품’ 허가를 받았다. 이에 제품 판매대와 개별 제품 포장에 ‘식약처 승인 흡연욕구 저하제’라는 광고가 큼지막하게 부착돼 있다. 식약처는 “이 제품들을 피움으로써 흡연 욕구를 일시 저하시킬 수 있다고 본 데다 담배 성분인 니코틴과 타르 성분 등이 없어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제품들 역시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공주대 신호상 환경교육과 교수팀 연구 결과 연초유 금연보조제에서는 발암물질이 발생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비타민 담배나 연초유 금연보조제는 작동원리가 똑같다. 내부에 있는 액상 비타민이나 연초류, 각종 향기액을 녹여 에어로졸(미세방울)로 분무해야 한다. 이때 이 액체들을 녹이는 물질로 ‘글리세린’ ‘프로필렌글리콜’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 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전자식 금연보조제는 니코틴 유무와 상관없이 건강에 해로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식약처 재평가 중이지만 계속 판매 더구나 정부가 의약외품으로 승인한 이 연초유 금연보조제들의 경우 현재 식약처에서 ‘재평가’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지난해 7월 의약외품 재평가 제도를 도입해 독성이 우려되는 제품들을 다시 한 번 검사하고 있다. 재평가 중인데도 연초유 금연보조제가 약국 등에서 팔리고 있는 것은 국민 건강 차원에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식약처 관계자는 “재평가 중이라고 무조건 판매를 금지하면 팔 수 있는 의약외품이 없을 것”이라며 “발암물질이 나와도 인체에 유해할 정도의 양인지, 이로 인해 질환이 생길 수 있는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10도 이상 나는 가을철 환절기면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심혈관 질환’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신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액 통로가 좁아지니 당연히 혈압이 높아진다. 이에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찬 바람이 시작되는 가을철을 기점으로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혈압은 약 13mmHg가 높아진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자의 경우 일교차가 1도 커지면 사망률이 2.46%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성지동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심장 및 혈관계에서는 외부 기온이 낮아지면 피부를 통한 열 발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땀을 적게 흘리게 되고 말초 혈관이 수축하여 피의 흐름을 방해한다”며 “고혈압이거나 고령일수록 실내외 기온차에 따른 혈압 변화가 심하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을철 환절기 아침에 심장발작, 뇌출혈 등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 돌연사도 하루 중 아침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야간에 감소된 교감신경 작용으로 몸이 이완돼 있다가 잠에서 깨면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이로 인해 심장의 부담이 커지는 것. 따라서 환절기에는 급작스럽게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는 것부터 우선 피해야 한다. 아침에 외출 시 반팔보다는 보온이 되는 편한 옷을 입는 게 좋다. 특히 과음이나 흡연을 한 후 아침 찬 공기에 노출되는 것은 위험하다. 과음은 부정맥과 심근 허혈 등을, 흡연은 니코틴, 일산화탄소로 혈관을 수축시켜 심장질환을 가중시킬 수 있다. 또 평소 꾸준한 운동도 필요하다. 운동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날이 쌀쌀한 새벽 시간대는 피해야 한다. 꼭 운동을 해야 한다면 실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도 환절기에는 평소보다 많이 해야 한다. 40도 내외의 온수에서 20분 정도 몸을 담그는 반신욕도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여름철보다 더 자주 자신의 혈압을 체크하고, 몸무게를 조절하는 것도 필수라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나아가 소금은 혈압을 올리는 만큼 음식 속 소금이나 간장의 양을 줄여야 한다. 이철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환절기 야외 운동 시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들은 전문의 진료 등의 도움을 받고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주말인 1일부터 개천절 연휴인 3일까지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 수시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17호 태풍 ‘메기’가 소멸된 후 18호 태풍 차바가 북상하면서 한반도 상공에 많은 양의 수증기가 들어오고 있다. 이로 인해 1일 제주와 남부지방, 충청지방을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예상강수량은 충청, 전북, 경북, 전남(해안 제외), 경남, 제주도 5∼40mm, 전남 해안, 경남 남해안이 20∼60mm 등이다. 2일에는 비가 전국으로 확대돼 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일과 3일 사이에는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저지대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흡연 습관을 사전 조장한다는 논란 속에서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비타민 담배’가 다음 달 1일부터 의약외품(醫藥外品)으로 지정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제품만 판매가 가능해지는 것.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흡연 유도 효과가 큰 비타민 담배를 정부가 담보해 주는 꼴”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비타민 담배’가 뭐길래… 비타민 담배는 비타민을 수증기 형태로 흡입하도록 만든 담배 모양의 제품이다. 흡입구를 빨면 연기가 나면서 LED등이 켜진다. ‘비타스틱’ ‘릴렉스틱’ 등의 이름으로 약국이나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1만 원 내외로 판매돼 왔다. 블루베리, 오렌지 등 다양한 향과 컬러풀한 스틱 색상을 갖춘 데다 기존 전자담배처럼 청소년 판매 불가도 아닌 탓에 중고교생 사이에서 큰 인기다. 업체들도 ‘니코틴 및 타르 성분이 전혀 없다’ ‘몸에 좋은 비타민을 흡수할 수 있다’는 식으로 광고해 이용을 부추겼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비타민 담배를 입에 문 10대 사진이 수시로 보일 정도. 문제는 비타민 담배가 그동안 ‘공산품’으로 지정돼 별다른 제약 없이 무분별하게 판매됐다는 점이다. 비타민에 열을 가해 수증기로 만들어 폐로 흡입할 때의 위해성 여부가 검증이 안 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컸다. 이에 식약처가 ‘의약외품 범위 지정 고시’를 개정해 다음 달 1일부터 승인받은 제품만 판매하게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비타스틱 등의 제품을 담배 흡연 욕구를 저하시키거나 흡연 습관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지정해 제대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라며 “각종 검사를 거쳐 허가를 받은 제품만 판매할 수 있게 돼 난립된 업체들이 줄고 그만큼 안전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성 높아져” vs “청소년 흡연 조장” 반면 복지부는 ‘득보다 실이 많은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비타민 담배를 흡연습관개선제, 흡연욕구저하제로 허가하면 오히려 관련 업체들이 ‘정부 인증을 받은 안전한 제품’이란 점을 내세워 판매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업체들만 좋아진다. 소비자들도 ‘정부가 인증했으니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해 오히려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 일대의 약국 5곳을 돌아 보니 ‘식약처 승인’을 광고 문구로 앞세운 비타민 담배 제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비타민 담배’가 흡연율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커 의약외품으로 지정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성규 한국보건의료원 연구위원은 “니코틴 패치 등 검증된 금연 보조제에는 미량의 니코틴이 포함됐고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금연하는 원리다. 니코틴이 없는 비타민 담배는 금연 보조제로 효과가 없다”며 “그런데도 금연 보조제로 승인해 주면 오히려 마음껏 피울 수 있게 되고, 특히 청소년 흡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니코틴이 없는 전자담배가 흡연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청소년 대상 비타민 담배의 판매 금지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여성가족부와 함께 청소년 유해물질로 지정하는 방법도 최근 논의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질병 이름을 키보드로 입력한다. 이후 투명한 원통형 캡슐 모양의 수술대에 환자가 눕는다. 인공지능(AI)이 환자의 성별, 나이, 몸무게, 키, 질환 진행 단계 등을 스캐닝한 후 로봇 팔로 수술을 시행한다…. 2154년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영화 ‘엘리시움’의 한 장면이다. 미래의 수술실은 어떤 모습일까? 인공지능이 수술을 하는 모습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이지만 이미 세계 선진 병원들은 수술실부터 한 단계씩 미래의 모습으로 진화시키고 있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수술실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 유럽 병원들을 방문해 병원의 미래를 점검해 봤다. 수술실 통합시스템 SI 현장 가 보니… 터치 하나로 수술실 모든 장비 조종 19일 오후 3시(현지 시간) 독일 함부르크 시내의 ‘아가플레시온 디아코니’ 병원. 수술실 복장과 마스크, 위생모자까지 착용한 후에야 수술실을 방문할 수 있었다. 수술장 중앙엔 ‘태블릿PC’처럼 생긴 장치가 보였다. 수술실에 동행한 병원 수간호사 마틴 우터눌렌 씨는 “수술실 통합 시스템 ‘SI’를 조작하는 터치 패널”이라고 설명했다. ‘SI’는 수술실 내 모든 의료기기를 네트워크로 통합한 시스템이다. 기존 수술실에서는 의료진이 내부를 이리저리 오가며 개별 의료 장비를 일일이 작동시켰지만 SI는 중앙에 연결된 터치패널 화면 속 애플리케이션을 누르면 수술실 내 모든 의료기기를 한 번에 조작할 수 있다. SI를 개발한 올림푸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독일 등 전 세계 병원 1000여 개의 수술실에 SI가 도입됐다. 올림푸스 측은 “한국에도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곳 아가플레시온 디아코니 병원 역시 2011년에 7개 수술실 모두에 ‘SI’를 설치했다. 우터눌렌 씨는 수술실 통합 시스템을 스마트폰에 비유했다. 과거 휴대전화, 카메라, MP3플레이어, 게임기를 각각 들고 다녔다면 현재 스마트폰으로 한 화면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듯 수술실 내 모든 기기가 통합됐다는 의미다. “수술대에서 각종 기기를 조작하러 이리저리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어요. SI를 도입 뒤 전체 수술 시간이 10∼30% 단축됐습니다.”(우터눌렌 씨) 그는 시범을 보였다. 일반 수술실에서 복강경 수술을 하려면 각종 조명을 수술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또 내시경 투입 환자의 복부에 공기를 투입하는 등 복압도 조절해야 된다. 내시경 촬영 장면 모니터, 전기 메스 사용 시 발생하는 연기를 제어하는 장비 등 수많은 의료기기를 특정 수술에 맞춰 세팅한다. 이 같은 준비는 각각의 질환은 물론 담당 집도의의 미세한 수술 진행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수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SI는 질환의 종류는 물론 집도의의 수술 스타일까지 반영해 미리 모든 의료기기에 설정해 저장한다. 이후 패널을 한번만 터치하면 미리 설정된 특정 수술실 세팅이 바로 조성된다. 병원 측은 “설정값을 1000개까지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에게는 마취시간 줄이고 감염 위험성 낮춰 수술 환자의 안전성도 높아졌다. 우터눌렌 씨는 “복강경 수술을 하다 보면 개복 수술로 전환해야 하는 응급상황이 발생하곤 한다”며 “우왕좌왕할 필요 없이 SI를 통해 바로 수술실 전체가 위급상황 모드로 전환된다. 당연히 실수도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수술실 통합 시스템으로 의료진의 편의성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 병원에서 5년 간 7개 수술실에 SI를 도입해 운영한 결과 수술시간이 짧아지면서 환자 마취 시간이 줄었다. 환자의 회복 시간도 단축됐고 감염 위험도 줄었다. 또 수술실을 8개에서 7개로 줄였지만 수술 건수는 개원 당시보다 늘어 연간 950건이 넘는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원격의료가 원활해진다는 점도 SI의 장점. SI에서는 벽면, 조명 장치 등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바로 수술 현장을 촬영할 수 있다. 이후 외부 전문의가 네트워크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수술 장면을 검토할 수 있다. 안드리아스 노이 올림푸스 유럽 외과 법인(OSTE) 사업총괄 매니저는 “유럽도 한국처럼 병원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SI를 도입해 경쟁 우위를 가지려는 병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함부르크=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어른도 일본뇌염에 걸리나요? 전혀 몰랐습니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뇌염에 대해 문의하는 성인이 늘고 있다. 성인 일본뇌염 환자가 증가한 가운데, 동남아시아 등 일본뇌염 유행 국가를 여행하는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구온난화 추세 속에서 기온이 상승하면서 모기 번식도 왕성해졌다. ○ 일본뇌염 40대 이상이 80% 1985년 국가예방접종사업 본격화 이후 퇴치 수준에 이르렀던 일본뇌염 환자 수는 최근 10여 년 사이 증가하는 추세다. 26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2006년∼2016년 6월 국내 일본뇌염 환자 수를 분석해보니 2006년 3명이던 환자가 지난해 51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매년 1, 2명씩만 발생하는 19세 이하 환자와 달리 40, 50대 환자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2006년 각각 0명, 2007년 각각 2명에 그쳤던 40, 50대 일본뇌염 환자는 지난해 각각 11명, 17명으로 급증했다. 사망자 수도 2001∼2009년 4명에 불과했지만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21명에 달했다. 일본뇌염이 중장년층에 집중된 이유는 국내 예방접종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본뇌염은 국내에서 1967년 처음으로 백신을 수입하기 전까지 연간 1000∼300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1971년 아동용 일본뇌염 백신 국내 도입, 1985년 소아 대상 국가예방접종사업 시작 후 환자 발생이 급격히 감소했다. 문제는 현재 40대 이상 중장년층. 이들 중에는 일본뇌염 백신 접종이 국내에서 활성화되기 전 어린 시절을 보내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뇌염 바이러스 항체를 갖지 못한 것. 최근 5년간(2011∼2015년) 일본뇌염 사망자 평균 연령은 55.2세였다.○ 뇌염 환자 가을철인 10, 11월에 집중 전문가들은 일본뇌염을 ‘여름’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발병한다고 경고했다. 취재팀이 2006년∼2016년 6월 월별 일본뇌염 환자 수를 조사한 결과 10월(76명·중복 환자 포함)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11월(74명), 9월(67명) 순이었다. 정작 여름인 7월은 23명, 8월은 36명에 그쳤다. 폭염이 지난 가을에 모기 활동이 활발해지는 데다 등산 등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탓이다. 일본뇌염은 치료제가 없다.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려도 95%는 무증상으로 지나가거나 열을 동반한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간혹 치명적인 급성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 의식장애, 혼수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 중 20∼30%는 사망한다. 회복돼도 언어장애 등 후유증이 남는다. 전문의들은 평소 개인위생을 깨끗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새벽과 해가 진 저녁 무렵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보통 일본뇌염 백신은 여름철에 받는 계절접종으로 알려졌는데 잘못된 정보다. 연중 어느 때나 접종받을 수 있다. 생후 12개월∼만 12세 어린이는 모두 예방접종 대상이다. 어릴 적 백신을 맞지 않은 성인도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내과, 가정의학과 등 병의원에서 접종할 수 있으며 성인은 딱 한 번만 접종하면 된다. 비용은 7만 원가량 든다. 조선영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특히 동남아시아 등 일본뇌염 유행 국가를 여행하거나 논, 돼지 축사 등 뇌염모기 출몰 지역 거주 성인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주로 아이들이 잘 걸리는 질환으로 알려진 ‘일본뇌염’ 환자가 오히려 중장년층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동아일보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2006년∼2016년 상반기의 국내 일본뇌염 질환 환자(총 232명)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50대 환자가 무려 33.2%(77명)나 됐다.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빨간집모기가 사람을 감염시켜 뇌신경을 망가뜨리는 전염병이다. 40대 환자 역시 21.1%(49명)로 두 번째로 많았다. 즉 일본뇌염에 걸린 사람의 절반은 40, 50대 중장년층이란 뜻이다. 또 40대를 기준으로 전후 연령대를 비교해보면 4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78.9%나 됐다. 반면 9세 이하 환자는 8.6%(20명), 10대 환자는 4.7%(11명)에 그쳤다. 그동안 국내에서 일본뇌염은 15세 이하의 아이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졌다.특히 일본뇌염은 모기가 많은 10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만큼 가을철 건강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일본뇌염 환자 10년새 17배… 백신 맞아야▼ “어른도 일본뇌염에 걸리나요? 전혀 몰랐습니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뇌염에 대해 문의하는 성인이 늘고 있다. 성인 일본뇌염 환자가 증가한 가운데, 동남아시아 등 일본뇌염 유행 국가를 여행하는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구온난화 추세 속에서 기온이 상승하면서 모기 번식도 왕성해졌다. ○ 일본뇌염 40대 이상이 80% 1985년 국가예방접종사업 본격화 이후 퇴치 수준에 이르렀던 일본뇌염 환자 수는 최근 10여 년 사이 증가하는 추세다. 26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2006년∼2016년 6월 국내 일본뇌염 환자 수를 분석해보니 2006년 3명이던 환자가 지난해 51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매년 1, 2명씩만 발생하는 19세 이하 환자와 달리 40, 50대 환자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2006년 각각 0명, 2007년 각각 2명에 그쳤던 40, 50대 일본뇌염 환자는 지난해 각각 11명, 17명으로 급증했다. 사망자 수도 2001∼2009년 4명에 불과했지만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21명에 달했다. 일본뇌염이 중장년층에 집중된 이유는 국내 예방접종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본뇌염은 국내에서 1967년 처음으로 백신을 수입하기 전까지 연간 1000∼300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1971년 아동용 일본뇌염 백신 국내 도입, 1985년 소아 대상 국가예방접종사업 시작 후 환자 발생이 급격히 감소했다. 문제는 현재 40대 이상 중장년층. 이들 중에는 일본뇌염 백신 접종이 국내에서 활성화되기 전 어린 시절을 보내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일본뇌염 바이러스 항체를 갖지 못한 것. 최근 5년간(2011∼2015년) 일본뇌염 사망자 평균 연령은 55.2세였다.○ 뇌염 환자 가을철인 10, 11월에 집중 전문가들은 일본뇌염을 ‘여름’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발병한다고 경고했다. 취재팀이 2006년∼2016년 6월 월별 일본뇌염 환자 수를 조사한 결과 10월(76명·중복 환자 포함)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11월(74명), 9월(67명) 순이었다. 정작 여름인 7월은 23명, 8월은 36명에 그쳤다. 폭염이 지난 가을에 모기 활동이 활발해지는 데다 등산 등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탓이다. 일본뇌염은 치료제가 없다.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 물려도 95%는 무증상으로 지나가거나 열을 동반한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간혹 치명적인 급성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 의식장애, 혼수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 중 20∼30%는 사망한다. 회복돼도 언어장애 등 후유증이 남는다. 전문의들은 평소 개인위생을 깨끗이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새벽과 해가 진 저녁 무렵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보통 일본뇌염 백신은 여름철에 받는 계절접종으로 알려졌는데 잘못된 정보다. 연중 어느 때나 접종받을 수 있다. 생후 12개월∼만 12세 어린이는 모두 예방접종 대상이다. 어릴 적 백신을 맞지 않은 성인도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내과, 가정의학과 등 병의원에서 접종할 수 있으며 성인은 딱 한 번만 접종하면 된다. 비용은 7만 원가량 든다. 조선영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특히 동남아시아 등 일본뇌염 유행 국가를 여행하거나 논, 돼지 축사 등 뇌염모기 출몰 지역 거주 성인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병원을 옮긴 후 달라졌습니다.” 회사원 최모 씨(48·서울 목동)의 부친은 3년 전 신장질환에 걸렸다. 최 씨 아버지는 입·퇴원을 반복했고, 주말마다 침상 곁을 지키던 최 씨는 잦은 수면 부족으로 눈이 붓고 온몸이 쑤셔 올 때가 많았다. 어쩔 수 없이 간병인을 고용했더니 한 달에 250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들었다. 몸이 아픈 아버지가 자주 짜증을 내면서 친밀하던 부자관계도 소원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최 씨 아버지가 먼저 “○○의료원으로 가자”고 부탁했다. 이 병원은 간병인 없이 간호사들이 간병까지 해주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었다. 병원을 옮기자 간병인이 하루 종일 환자 곁에 머물 필요가 없었다. 간호사들이 시간을 정해놓고 최 씨 아버지의 상태를 살피고 세면, 식사 보조까지 해줬다. 최 씨는 “아버지도 심리적 안정감을 찾았고 저 역시 일상의 행복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 ‘보호자 없는 병실’을 아십니까? 아픈 가족이 있다면 최 씨의 사연이 크게 와 닿을 것이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수년씩 계속되는 간병을 하다 보면 아무리 효자라도 지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고령층 간병은 더이상 개별 가계의 책임이 아닌 사회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 국내 간병비 규모는 2조 원에 이른다. 병원비에 가계마저 휘청거린다. 정부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다. 2013년 7월 시작된 이 제도는 전문 간호사가 환자의 간병뿐만 아니라 간호까지 책임지는 서비스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제도 초기 ‘포괄간호 서비스’로 불렸지만 지난해 의료법 개정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2015년부터 국고 지원 방식 대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시범사업으로 전환해 지방 중소병원뿐만 아니라 대형병원으로 확대됐다. 현재 상급 종합병원 13곳, 종합병원 112곳 등 전국 병원 200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는 보호자들이 환자와 함께 병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국내 간병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병실마다 환자 병상에 딸린 보조침대에 병시중을 드는 간병인이 누워 있는 모습이 병원의 일상이 되면서 가족이나 간병인이 섭취하는 음식 냄새, 전화, 대화 소리로 병실이 혼잡했다. 병원을 오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감염병 전파 위험성도 확대됐다. 하지만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전문 간호인력이 24시간 환자에게 통합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입원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메르스 사태 이후 사회적 이슈가 된 병원 내 감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간병인 등 방문객이 제한되고, 병원인력만으로 간호, 간병이 이뤄지면서 감염병 확산을 제어하기에 용이해진 탓이다. ○ 하루 7만∼8만 원 비용이 2만 원대로 절감 무엇보다 부담이 큰 ‘간병비’도 크게 줄어든다. 환자는 현행 입원료 대신 간병비가 포함된 ‘포괄 간호 병동 입원료’를 지불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간병인 1명이 환자 1명을 돌볼 경우 간병비는 하루 7만∼8만 원에 이른다. 여기에 입원료 약 1만 원(입원료 4만7490원의 20% 본인 부담금)을 추가로 내야 했다. 하지만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이용하면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1인당 1만9000∼2만5000원 내외만 부담하면 된다. 간호 서비스의 질도 향상된다. 건강보험공단이 고려대 의대 연구팀과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경험한 환자를 설문조사한 결과, 이용 환자의 85% 이상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다시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간호 시간이 일반 병동에 비해 1.7배로 늘면서 욕창 발생이 75%, 낙상 사고가 19% 감소했다. 직장암 수술을 받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에 입원했던 김문경 씨는 “수시로 병실을 순회하는 간호사 덕택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간호인력 확충이 과제 보건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이 제도를 400곳, 2017년에는 1000곳, 2018년에는 전국 모든 병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시행하는 병원은 건보공단의 ‘건강 in’ 홈페이지()에서 검색할 수 있다. 다만 이 제도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간호인력 수급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병원 간호인력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것. A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간호사에게 무분별한 요구를 할 수 있는 만큼 간호·간병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적정 인원 배치 기준 마련, 간호인력 확충, 참여 병원 시설 개선비 지원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복지 전문가들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는 도입 단계이고 일부 개선이 필요하지만 고령화돼 가는 우리 사회에 꼭 정착돼야 할 제도”라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번개탄(착화탄) 자살이 8년 간 30배 이상 급증한 가운데 정부가 1억 원을 넘겨 투자해 개발한 '자살방지용 번개탄'은 제작비 상승으로 상용화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이 25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살예방용 일산화탄소 초저감 한국형 착화탄 개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해 6월부터 1억1700만 원을 투입해 일산화탄소가 20% 가량 저감되는 번개탄 개발에 착수했다. 번개탄을 피울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를 이용한 자살자 수가 급증했기 때문. 실제 스타PD인 고 김종학 씨, 탤런트 안재환 씨 등 유명 연예인들이 번개탄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번개탄을 활용한 자살 건수는 2007년 66건에서 2014년 2125명으로 8년 간 32배나 증가했다. 이에 번개탄 자살은 목을 매거나,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행태의 자살과 함께 국내 3대 자살 수단에 들었을 정도다.심각성을 인식한 복지부는 지난해 말 '일산화탄소 초저감 착화탄'을 개발했다. 하지만 완성하고 나니 생산 단가가 6~30% 증가했다. 여기에 생산 설비 교체 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비용은 더욱 늘었다. 사실상 상용화가 어렵게 된 것. 더구나 일산화탄소가 저감된 번개탄을 2,3개 피울 경우 자살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상용화되기 어려운 정책에 1억원 이상의 비용을 사용한 것은 '탁상행정'의 전형이란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착화탄을 만드는 업체가 많지 않아 추가 지원하면 상용화 시킬 수도 있다"며 "시도해볼 만한 정책"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영국은 석탄가스, 미국은 자동차 배기가스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들 가스의 일산화탄소 함량을 줄이자 자살이 줄었다는 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자살자가 38명에 육박하는 현 상황에서 정부의 자살예방 정책이 미온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2003년 이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복지부의 자살예방 예산은 2015년 89억4000만원, 2016년 85억2600만원 등 85억 내외에 불과하다. 최 의원은 "저출산 고령화 정책에는 5년 간 198조이 투입됐다"며 "자살로 하루에 38명이 죽는 만큼 이제는 자살 문제도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결핵 지표환자 1명이 발견될 때마다 잠복결핵 감염자가 8~9명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013~2015년까지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결핵 지표환자 1249명을 발견해 이들과 접촉한 18만3427명을 역학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지표환자'란 한 집단 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결핵환자를 의미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표환자 1명의 평균 접촉자 수는 147명에 달했다. 이로 인해 결핵환자 1249명로부터 잠복결핵감염자 1만347명(5.6%)이 발생했다. 지표환자 1명이 발견될 때마다 잠복결핵 감염자 8~9명을 찾아낸 것. 본부 측은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며 "결핵 증상이 없고 타인에게 전파되지도 않지만 잠복결핵 감염자의 10% 정도는 결핵 환자로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결핵 지표환자가 가장 많이 발견된 교육기관은 고등학교(61.6%·770건)였다. 이어 중학교(18.8%·235건), 어린이집·유치원(9.5%·119건), 초등학교(8.4%·105건) 순이었다. 또 중학교, 고등학교는 친구들로 인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어린이집, 유치원은 교사로부터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중학교, 고등학교는 소속 학생이 결핵 지표환자인 경우가 각각 79.6%, 93.6%였다. 하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교사 등 교직원이 지표환자인 경우가 99.2%에 달했다. 본부 관계자는 "어린이, 청소년은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해 학교 등 집단 내에서 결핵이 생기면 주위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잠복결핵 감염자도 적극 치료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우리 아이가 담배를 피우다니요? 절대 아닐 겁니다.” “아이가 담배 피우는 걸 아는 순간 너무 당황스러워 현기증이 날 정도였죠.” 자녀가 흡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하다. 하지만 청소년 흡연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성세대의 바람과 달리 중고등학생 10명 중 3, 4명은 흡연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이 처음으로 담배를 피워본 나이는 12.7세, 매일 흡연을 시작하는 나이는 13.6세로 나타났다. 청소년 흡연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해롭다. 연령이 어릴수록 니코틴 의존도가 커져 금연이 어려워진다. 평생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7세 이하의 흡연 청소년 1600만 명을 조사한 결과 약 530만 명이 흡연으로 인해 조기 사망할 것으로 추정됐다. 흡연 시작 연령이 어릴수록 만성폐쇄성폐질환, 관상동맥질환 위험성이 증가한다. 그런데도 내 아이가 몰래 담배를 피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선 부모 자신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흡연자 부모 자녀들의 흡연 가능성이 비흡연자 부모 자녀의 약 3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니코틴 의존 증상이 부모에게 있을 경우 자녀의 니코틴 의존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경우의 2배로 나타날 정도다. 따라서 부모부터 담배를 멀리해야 한다. 다음으로, 아이가 ‘왜’ 담배를 피우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이유는 △호기심으로 △또래 집단의 일원이 되기 위해 △어른처럼 보이기 위해서 등이다. 자녀 심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선 평소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 하루 ‘5분’만이라도 자녀와 대화하는 습관을 가진다. 대화로 평소 신뢰를 쌓아야 감시하지 않고도 자녀가 담배 피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담배 피우는 것이 드러나도 바로 꾸짖으면 안 된다. 다른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대화가 잘 이뤄지는 타이밍에 차분히 흡연에 대해 묻는다. “왜 흡연을 하느냐”고 추궁하기보다는 “어떻게 된 일인지 엄마(아빠)에게 말해줄래?”라는 식으로 대답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학교 성적 스트레스도 청소년 흡연을 부추긴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도 학업 스트레스가 커 흡연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Yes, But’ 대화법을 권한다. 공부가 힘든 점을 충분히 공감해 준 후, 학업과 건강에 흡연이 좋지 않다는 점을 차분히 설명한다. 당장 대화가 어려우면 편지를 쓰는 것도 좋다. 친구의 흡연 권유에 대응하는 방법을 자녀와 이야기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청소년들은 친구가 담배를 권할 때 또래 집단에서 배척될 것이 두려워 흡연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 학교나 가정에서 ‘싫다고 말하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친구의 흡연 권유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국민연금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세대는 1970년대 중반에 태어난 세대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은 17일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1930년생부터 1995년생까지 5년 간격으로 해당 연도에 태어난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받을 ‘순혜택’을 비교했다. 순혜택이란 평균적으로 받게 되는 국민연금 급여의 총액에서 납부하는 보험료의 총액을 뺀 것. 그 결과 1930, 1935년생의 순혜택은 각각 105만 원, 679만 원에 불과했다. 이후 점차 증가해 1950년생은 3297만 원, 1960년생 4035만 원, 1970년생 4938만 원으로 증가하다가 1975년생(5654만 원)에서 정점을 이뤘다. 이후 점차 감소해 1980년생 5448만 원, 1995년생 4851만 원까지 줄었다. 고령층이 젊은층보다 국민연금 혜택을 많이 받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X세대’인 1970년대 중반생의 혜택이 가장 많은 셈이다. 연구를 수행한 최기홍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초기 가입자들은 가입 기간이 짧아 내는 돈도 적고 이후 받는 돈도 적어 순혜택 자체가 크지 않은 것”이라며 “순혜택이 1975년생 이후 점차 줄어드는 것은 1998, 2007년에 재정 안정성을 위해 소득대체율을 낮추고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을 늦춘 개혁을 단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추석 연휴 직전인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발생해 각종 피해가 발생한 데 이어 연휴 막바지인 17일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폭우 피해가 이어졌다. 기상청은 14호 태풍 ‘므란티’와 16호 ‘말라카스’의 영향으로 수증기를 품은 저기압이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18일 오전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곳에 따라 시간당 3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귀경 행렬이 이어진 17일에는 여수 278mm, 장흥 251mm, 통영 234.5mm 등의 강수량을 보였다. 충청 남부와 남부 지방에 호우특보가 발효됐고 막바지 귀경길에 오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전남 20개 항로를 비롯해 경남과 제주 등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모두 33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제주공항에서도 국내선 58편의 출발이 지연됐고 김해 울산 포항공항 등지에서도 지연이나 결항으로 이용객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지진 피해 복구가 한창인 경주 일대는 지진으로 지반이 약해진 지역이 많아 폭우에 따른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경주 일대는 12일 지진 이후 여진이 총 351회(17일 오후 7시 기준)나 발생했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안전진단 지원팀을 구성해 19일까지 주요 피해 지역의 2차 피해 발생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김윤종 zozo@donga.com·박성민 기자}

국민연금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세대는 1970년대 중, 후반에 태어난 세대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은 17일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1930년생부터 1995년생까지 5년 간격으로 해당 연도에 태어난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받을 ‘순혜택’을 비교했다. ‘순혜택’이란 평균적으로 받게 되는 국민연금 급여의 총액에서 납부하는 보험료의 총액을 뺀 것. 그 결과 1930년생, 1935년생의 순혜택은 각각 105만 원, 679만 원에 불과했다. 이후 점차 증가해 1950년생은 2643만 원, 1960년생 4035만 원, 1970년생 4938만 원으로 증가하다가 1975년생(5654만원)에서 정점을 이뤘다. 이후 점차 감소해 1980년생 5448만 원, 1995년생 4851만 원까지 줄었다. 고령층이 젊은층보다 국민연금 혜택을 많이 받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X세대’인 1970년대 초중반생의 혜택이 가장 많은 셈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 도입 초기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였다. 수익비(내는 돈 대비 받는 돈의 비율)가 1930년생은 6.1인 반면 1975년생은 2.2, 1995년생은 1.8로 낮아지기 때문.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수익비가 높다고 혜택이 무조건 큰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를 수행한 최기홍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초기 가입자들은 가입 기간이 짧아 내는 돈도 적고 이후 받는 돈도 작아 순혜택 자체가 크지 않은 것”이라며 “순헤택이 1975년생 이후 점차 줄어든 것은 1998년, 2007년에 재정 안정성을 위해 소득대체율을 낮추고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연령을 늦춘 개혁을 단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