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현

김자현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97

추천

2017년 입사해 사회부 사건팀, 경제부 시장팀·금융팀을 거쳐 사회부 법조팀에서 취재중입니다.

zion37@donga.com

취재분야

2026-02-25~2026-03-27
정당30%
정치일반30%
국회23%
검찰-법원판결8%
국방3%
선거3%
사법3%
인물0%
  • ‘불륜 가짜뉴스’ 120여개 카톡방 타고 사흘만에 전국 퍼졌다

    방송작가 이모 씨(30·여)는 지난해 10월 다른 방송작가들한테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CJ E&M 나영석 PD와 배우 정유미가 불륜 사이’라는 것. 근거 없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재미있다고 생각한 이 씨는 이 소문이 확인된 내용인 것처럼 정리한 ‘지라시(사설 정보지)’를 만들어 14일 오전 1시경 카카오톡으로 동료 작가들에게 보냈다. 지라시는 지인에 지인을 거치면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미 70여 개의 카톡방을 거친 이 지라시는 이 씨가 처음 발송한 지 4일째 되던 날 기자들을 포함해 수백 명이 모인 카톡방에 도착했다. 이후 전국으로 무차별적인 확산이 시작됐다. ○ ‘지라시’는 카톡방을 타고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프리랜서 작가 정모 씨(29·여)는 이 씨가 지라시를 처음 보낸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15일 새벽, 동료 작가로부터 나 PD와 정유미의 불륜에 관한 소문을 전해 들었다. 정 씨는 같은 날 오전 11시경 지인과 카카오톡 대화를 나누다 ‘불륜설’을 전달했다. 불륜설의 소문은 다시 다른 제3자들 간의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근무하는 이모 씨(32·여)에게도 들어갔다. 정 씨와 일면식도 없는 이 씨에게 소문이 전달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이 씨는 ‘지라시’ 형태로 소문을 재가공해 주변 지인들에게 전송하기 시작했다. 이후 3일 동안 50여 개 카톡방을 거쳐 전송된 지라시는 역시 수백 명이 모인 카톡방에 흘러들어가면서 무차별적인 확산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17일 오후부터 나 PD와 정유미가 불륜 사이라는 가짜뉴스가 카카오톡으로 빠르게 퍼지자 소문의 당사자인 두 사람은 최초 유포자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카카오톡 전송 과정을 역추적해 최초유포자 등을 찾아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륜설을 최초 작성한 방송작가 이 씨와 프리랜서 작가 정 씨 등 3명과 불륜설을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에 게시한 간호사 안모 씨(26·여) 등 6명을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또 관련 기사에 욕설 댓글을 단 김모 씨(39·여·무직)를 모욕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들 중 고소가 취소된 단순 중간 유포자 30대 여성을 뺀 9명에 대해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 “단순 유포자도 처벌 대상” 입건된 10명은 대부분 평범한 직장인과 간호사, 대학생 등으로 이들 중 서로 알고 지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불륜설을 전달한 프리랜서 작가 정 씨 등은 경찰조사에서 “소문을 지인에게 전했을 뿐 문제가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 측이 온라인 최초 유포자와 블로그 게시자로 특정해 고소했기 때문에 중간 유포자는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전달했다면 내용의 사실 여부와는 관계없이 처벌될 수 있다. 현행법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사실을 전달했더라도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거짓정보를 유포해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메신저를 통해 1 대 1로 지라시 내용을 전달했더라도 처벌될 수 있다. 한 여성 치어리더를 성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을 여자친구에게 보냈던 프로야구 선수가 2016년 7월 벌금형의 유죄를 선고받은 적이 있다. 메신저를 통해 단둘만 주고받은 내용이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공연성)이 있다면 처벌 대상이라는 것이다.김자현 zion37@donga.com·고도예 기자}

    • 2019-02-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위험 없는 곳서 편히 쉬길” 김용균씨 60일만에 장례

    “언젠가 엄마 아빠가 너에게로 가게 될 때 그때 엄마가 두 팔 벌려 너를 꼭 안아 주고 위로해 줄게.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한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영결식장. 추위 속에 볼이 빨개진 채로 아들에게 쓴 편지를 읽던 김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끝내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사고 60일 만의 장례였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11일 충남 태안화력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유족과 노동·시민단체들은 그동안 김 씨 사망사고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며 장례를 미뤄왔다.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앞서 이날 오전 7시 충남 태안화력 9, 10호기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서울로 올라와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노제를 이어갔다. 운구행렬 맨 앞에 김 씨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세워졌고, 대형 영정과 꽃상여, 운구차가 뒤를 이었다. 노제 참석자들은 ‘우리가 김용균이다’, ‘위험과 차별 없는 곳에서 영면하소서’ 등의 문구가 적힌 깃발과 ‘김용균님과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쓰인 보라색 풍선을 들고 뒤따랐다. 이날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8.6도까지 떨어지는 추운 날씨였지만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운구차 뒤를 따라 영결식이 열리는 광화문광장까지 약 1km가량을 행진했다. 이날 낮 12시부터 진행된 영결식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송경동 시인 등 노동·시민사회 인사들과 정의당 이정미 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등 25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김 씨의 유해는 화장 절차를 거친 뒤 이날 오후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됐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9-0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열심히 일하면 잘살것” 응답률 28년새 반토막

    한국 사회에서 ‘계층 사다리’에 대한 믿음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관한 세계인의 가치관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세계 가치관 조사(World Values Survey)’ 결과 ‘열심히 일하면 잘살게 된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한국인은 45.6%인 것으로 조사됐다. 28년 전에는 같은 항목에 대해 10명 중 8명이 “그렇다”고 대답했었다. 이 조사는 1980년부터 약 5년 주기로 세계 80개국에서 동일한 질문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의 최근 조사는 2017년 12월∼2018년 1월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45명을 대상으로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어수영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주관해 진행했고 조사 대상국 전체 결과와 함께 올해 말이나 2020년 초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1990년에는 ‘열심히 일하면 잘살게 된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대답한 한국인이 81.1%나 됐다. 그러다가 2001년 72.8%, 2010년 68.4%로 계속 떨어졌고 최근 조사인 2018년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5.6%를 기록한 것이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계층 간 사다리에 대한 믿음이 갈수록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이런 가치관 변화는 지난 30년에 걸친 한국 사회의 변동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 명예교수는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젊은층의 경제적 부담 증가와 집값 상승으로 인해 커진 심리적 빈부격차, 노사 갈등으로 축적된 분노 등이 계층 간 간격을 키운 요인으로 분석했다. 한국인의 일반적인 행복감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당신은 현재 행복하십니까’라는 물음에 ‘행복한 편이다’ 또는 ‘매우 행복하다’라는 응답은 89.1%로 2001년 87.7%, 2010년 89.7%와 비슷했다. 이는 꾸준히 80∼90%대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독일 국민들의 행복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매우 행복하다’라고 응답한 한국인 비율은 2010년 15.6%에서 2018년 4.1%로 많이 줄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9-02-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시가? 처가? 설날 어디부터 가셨나요

    《‘엄마 아빠는 지금 뭐하고 계실까?’이번 설날 아침에도 저는 이 생각을 하며 시댁 차례상을 차렸어요. 벌써 9년째 자식도, 손주도 없이 친정 부모님 둘이서만 보내는 설날 아침을 생각하면 절로 죄송해지는 못난 딸이랍니다. 저희 집은 딸만 둘이에요. 언니는 외국에서 일하고, 제가 결혼한 뒤로 명절은 늘 부모님 두 분이서 지내시죠. 남편 집은 아들만 둘이고 아버님이 맏형이라 친척들이 많이 모여요. 맛있는 음식과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댁 풍경을 볼 때마다 ‘한 해 정도는 우리 없이 차례를 지내셔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난해 추석 때 남편에게 물었죠. “내년 설엔 우리 집 먼저 갔다가 설 다음 날 시댁에 가면 안 될까? 나도 사촌들 집에 가보고 싶어. 우리 아이가 엄마 쪽 친척은 아무도 모르잖아.” 그랬더니 남편은 “엄마한테 그 얘기를 어떻게 꺼내느냐”며 손사래를 치더군요. 많이 섭섭했어요. 한국에서 명절에 처가를 먼저 가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지난해 초 결혼한 직장인 강모 씨(30)는 이번 설을 앞두고 아내와 부모님 사이에서 속앓이를 많이 했다. ‘설 당일을 누구 집에서 보낼 것이냐’가 문제였다. “아내가 외동딸이고 장인이 안 계셔서 아내는 이 문제에 굉장히 민감해요. 결혼 전 ‘명절은 번갈아 가자’고 약속했죠. 작년 설은 저희 집에 먼저 갔으니 이번엔 장모님 댁에 먼저 가려 했어요. 저도 그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반대할 줄은 몰랐어요.” 강 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갓 결혼했는데 며느리 없이 설을 보내란 말이냐”며 “명절 당일엔 시가에 있는 게 며느리의 도리”라고 잘라 말했다. 강 씨는 “결혼 전엔 우리 집이 이렇게까지 보수적인지 몰랐다”며 “처가를 먼저 오긴 했는데 마음도 불편하고 뒷감당도 두렵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성평등 의식이 높아지고 저출산으로 자녀가 한둘에 그치는 집이 늘면서 명절 당일 시가에 먼저 가는 일이 집안 내 갈등의 소재가 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와 달리 이제는 아들과 딸이 시가와 처가의 유일한 자식이다 보니 ‘나도 명절에 우리 부모님을 챙기고 싶다’는 아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설을 앞두고 동아일보 기자 8명이 기혼 남성 100명을 상대로 ‘설날 당일 처가에 먼저 가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21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40, 50대에서는 ‘본가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동선상 편해서’가 처가에 먼저 간 주된 이유였다. 20, 30대에서는 ‘결혼 전 번갈아 가기로 약속해서’, ‘아내가 외동이라서’라는 답이 많았다. ‘올해 설날 아침도 처가에서 보낸다’는 남성은 11명이었다. 10명 중 1명꼴인 셈이다. 3개월 전 결혼한 주모 씨(29)는 결혼 전에 명절 때 ‘본가-처가 교차 방문’을 사전 승낙 받은 경우다. 설날 아침에 한 해는 본가를 먼저 가고, 다음 해는 처가를 먼저 가기로 한 것. 이번 설은 결혼 후 첫 명절이라 본가를 먼저 갔지만 내년 설에는 처가를 먼저 갈 예정이다. “결혼 전 아내가 ‘명절에 친정 부모님이 우리만 기다릴 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같은 자식으로서 공감이 돼 사전에 부모님께 ‘번갈아 가겠다’고 양해를 구했어요.” 하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부계 중심 유교문화’가 강하다. ‘명절날 처가 먼저’ 얘기를 꺼내는 게 아들로서는 쉽지 않다. 직장인 정모 씨(34)는 지난해 설에 결혼 후 처음으로 본가 대신 처가에 갔다가 1년 내내 엄마로부터 ‘아들 키워봐야 소용없다’, ‘며느리한테 잡혀 산다’는 핀잔을 들었다. 그는 “분란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추석부터는 다시 본가에 먼저 간다”고 했다. 아내의 불만을 누르고 매해 본가에 먼저 간다는 박모 씨는 “아내가 어떤 대목에서 예민해질지 알 수 없어 나도 본가에 있는 내내 아내 눈치를 살핀다”며 “명절 목표는 최대한 빨리 본가 방문을 끝내고 처가에 가는 거다. 나도 이런 명절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회사원 심모 씨(40)는 본가 부모님의 배려로 다툼을 줄일 수 있었다. 심 씨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부모님이 ‘연휴 때 내려오려면 힘드니 우리가 올라가겠다’며 설 전 주말에 다녀가신다”며 “엄마가 서운한 기색 없이 ‘차례 음식을 안 하니 나도 편하다’고 말해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김모 씨(36)는 ‘제3의 길’을 택했다. 그는 “설 전에 본가와 처가를 모두 다녀온 뒤 연휴에는 아예 아내와 둘이 여행을 간다”며 “의외로 본가가 이렇게 하는 편을 덜 서운해한다”고 전했다. 오윤자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명절 갈등을 줄이려면 먼저 부부가 감정이 아닌 사실 위주로 소통해 방문에 대한 원칙을 정하고 부모님께 이를 잘 설명해야 한다”며 “시부모 역시 이런 변화를 ‘권력의 이동’이라고 받아들일 게 아니라 같은 가족인 며느리와 사돈에 대한 배려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젊은 세대가 명절 변화를 원한다면 그 전에 더 자주 찾아뵈어 부모님의 ‘빈 감정 계좌’를 채워드려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그래야 부모님이 명절 변화를 오해하거나 서운해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자현 기자}

    • 2019-02-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명절 당일 처가에 먼저 가면 안되나요?” “며느리 없이 설을 보내라고?”

    ‘엄마 아빠는 지금 뭐하고 계실까?’ 이번 설날 아침에도 저는 이 생각을 하며 시댁 차례상을 차렸어요. 벌써 9년째 자식도, 손주도 없이 친정 부모님 둘이서만 보내는 설날 아침을 생각하면 절로 죄송해지는 못난 딸이랍니다. 저희 집은 딸만 둘이에요. 언니는 외국에서 일하고, 제가 결혼한 뒤로 명절은 늘 부모님 두 분이서 지내시죠. 남편 집은 아들만 둘이고 아버님이 맏형이라 친척들이 많이 모여요. 맛있는 음식과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댁 풍경을 볼 때마다 ‘한 해 정도는 우리 없이 차례를 지내셔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난해 추석 때 남편에게 물었죠. “내년 설엔 우리 집 먼저 갔다가 설 다음 날 시댁에 가면 안 될까? 나도 사촌들 집에 가보고 싶어. 우리 아이가 엄마 쪽 친척은 아무도 모르잖아.” 그랬더니 남편은 “엄마한테 그 얘기를 어떻게 꺼내느냐”며 손사래를 치더군요. 많이 섭섭했어요. 한국에서 명절에 처가를 먼저 가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지난해 초 결혼한 직장인 강모 씨(30)는 이번 설을 앞두고 아내와 부모님 사이에서 속앓이를 많이 했다. ‘설 당일을 누구 집에서 보낼 것이냐’가 문제였다. “아내가 외동딸이고 장인이 안 계셔서 아내는 이 문제에 굉장히 민감해요. 결혼 전 ‘명절은 번갈아 가자’고 약속했죠. 작년 설은 저희 집에 먼저 갔으니 이번엔 장모님 댁에 먼저 가려 했어요. 저도 그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반대할 줄은 몰랐어요.” 강 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갓 결혼했는데 며느리 없이 설을 보내란 말이냐”며 “명절 당일엔 시댁에 있는 게 며느리의 도리”라고 잘라 말했다. 강 씨는 “결혼 전엔 우리 집이 이렇게까지 보수적인지 몰랐다”며 “처가를 먼저 오긴 했는데 마음도 불편하고 뒷감당도 두렵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성평등 의식이 높아지고 저출산으로 자녀가 한둘에 그치는 집이 늘면서 명절 당일 시댁에 먼저 가는 일이 집안 내 갈등의 소재가 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와 달리 이제는 아들과 딸이 시가와 처가의 유일한 자식이다 보니 ‘나도 명절에 우리 부모님을 챙기고 싶다’는 아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설을 앞두고 동아일보 기자 8명이 기혼 남성 100명을 상대로 ‘설날 당일 처가에 먼저 가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21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40, 50대에서는 ‘본가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동선상 편해서’가 처가에 먼저 간 주된 이유였다. 20, 30대에서는 ‘결혼 전 번갈아 가기로 약속해서’, ‘아내가 외동이라서’라는 답이 많았다. ‘올해 설날 아침도 처가에서 보낸다’는 남성은 11명이었다. 10명 중 1명꼴인 셈이다. 3개월 전 결혼한 주모 씨(29)는 결혼 전에 명절 때 ‘본가-처가 교차 방문’을 사전 승낙 받은 경우다. 설날 아침에 한 해는 본가를 먼저 가고, 다음 해는 처가를 먼저 가기로 한 것. 이번 설은 결혼 후 첫 명절이라 본가를 먼저 갔지만 내년 설에는 처가를 먼저 갈 예정이다. “결혼 전 아내가 ‘명절에 친정 부모님이 우리만 기다릴 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같은 자식으로서 공감이 돼 사전에 부모님께 ‘번갈아 가겠다’고 양해를 구했어요.” 하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부계 중심 유교문화’가 강하다. ‘명절날 처가 먼저’ 얘기를 꺼내는 게 아들로서는 쉽지 않다. 직장인 정모 씨(34)는 지난해 설에 결혼 후 처음으로 본가 대신 처가에 갔다가 1년 내내 엄마로부터 ‘아들 키워봐야 소용없다’, ‘며느리한테 잡혀 산다’는 핀잔을 들었다. 그는 “분란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추석부터는 다시 본가에 먼저 간다”고 했다. 아내의 불만을 누르고 매해 본가에 먼저 간다는 박모 씨는 “아내가 어떤 대목에서 예민해질지 알 수 없어 나도 본가에 있는 내내 아내 눈치를 살핀다”며 “명절 목표는 최대한 빨리 본가 방문을 끝내고 처가에 가는 거다. 나도 이런 명절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회사원 심모 씨(40)는 본가 부모님의 배려로 다툼을 줄일 수 있었다. 심 씨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부모님이 ‘연휴 때 내려오려면 힘드니 우리가 올라가겠다’며 설 전 주말에 다녀가신다”며 “엄마가 서운한 기색 없이 ‘차례 음식을 안 하니 나도 편하다’고 말해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김모 씨(36)는 ‘제3의 길’을 택했다. 그는 “설 전에 본가와 처가를 모두 다녀온 뒤 연휴에는 아예 아내와 둘이 여행을 간다”며 “의외로 본가가 이렇게 하는 편을 덜 서운해한다”고 전했다. 오윤자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명절 갈등을 줄이려면 먼저 부부가 감정이 아닌 사실 위주로 소통해 방문에 대한 원칙을 정하고 부모님께 이를 잘 설명해야 한다”며 “본가 부모 역시 이런 변화를 ‘권력의 이동’이라고 받아들일 게 아니라 같은 가족인 며느리와 사돈에 대한 배려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젊은 세대가 명절 변화를 원한다면 그 전에 더 자주 찾아뵈어 부모님의 ‘빈 감정 계좌’를 채워드려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그래야 부모님이 명절 변화를 오해하거나 서운해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9-02-06
    • 좋아요
    • 코멘트
  • 호텔서 모르는 여성 성추행 혐의… 에쓰오일 대표 기소의견 檢송치

    정유회사 에쓰오일(S-Oil)의 오스만 알 감디 대표가 호텔에서 모르는 여성의 엉덩이를 만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알 감디 에쓰오일 대표를 성추행 혐의로 불러 조사한 뒤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지난해 12월 12일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알 감디 대표가 자신의 신체를 만졌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알 감디 대표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한 뒤 22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피해 여성과 알 감디 대표는 모르는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 감디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 여성이 아는 사람인 줄 착각해 만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조만간 알 감디 대표와 피해자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2015년 9월부터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아람코 한국법인 대표이사를 맡았던 알 감디 대표는 2016년 9월 에쓰오일 사장에 취임했고 이후 ‘오스만’과 발음이 비슷한 ‘오수만(吳需挽)’을 한국식 이름으로 정하기도 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9-02-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견인차 기사 “차에서 내리는 여성 봤다”… 손석희 사장 “거기서 내린 사람 없었다”

    2017년 4월 16일 오후 10시경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63)이 타고 있던 차에 접촉사고를 당했던 견인차 기사 A 씨가 “사고 전 (손 사장 차에서) 여자가 내리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A 씨는 30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손 사장이 차를 후진하면서 제 차를 건드렸다. 그때는 손 사장의 차에 동승자가 없었다. 동승자는 이미 주차장에서 내렸고 여자였다”고 설명했다. 또 “그때 당시 20대 아가씨는 아니었다. 30대 중후반으로 보였다. 차에서 내려 그냥 걸어갔다”고 했다. A 씨는 경기 과천시의 한 교회 주차장으로 쓰이는 공터에서 고장 차량을 점검하던 중이었다.○ “접촉사고 현장 차에서 여자가 내렸다” 손 사장은 23일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 당시 상황을 거론하며 공터에서 운전할 때도 ‘동승자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8차례 했다. 손 사장이 A 씨에게 전화를 건 날은 손 사장이 ‘동승자 의혹’을 제기한 프리랜서 기자 김모 씨를 폭행했다는 논란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기 하루 전이다. A 씨가 제공한 손 사장과의 통화 녹취에 따르면 손 사장은 “선생님이 차에서 봤는데 ‘젊은 여자가 타고 있었더라’ 이런 얘기를 했다고 저한테 (김 씨가)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손 사장님께서 아니라고 하시면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 근데 제가 현장에서 여자분이 내리는 건 봤다”고 했다. 그러자 손 사장은 “아니다. 여자분이 내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A 씨는 “제가 어두워서 잘못 봤을 수도 있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손 사장은 “아니 큰길가에서 누가 내려서 가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A 씨는 “아니다. 큰길가는 아니었다”고 했고, 손 사장은 “거기서 내린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A 씨는 “저도 어두워서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는데 이미 그 자리에서 그분은 내렸고”라고 말했다. 그러자 손 사장은 “아니다. 내린 사람이 없다. 정말로 없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A 씨에게 “정확하게 말씀 안 해주시면 나중에 이 친구(김 씨)를 고소하게 되면 같이 피해를 입으시게 된다. 정확하게 해주셔야 된다”고 했다.○ “트렁크 두드리는데도 미친 듯이 달려” A 씨는 접촉사고 후 손 사장의 차를 추격했던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공터에 주차돼 있던 손 사장의 차가 갑자기 후진해 오자 A 씨는 “어” 하고 소리쳤다. 하지만 차는 A 씨를 지나쳐 견인차에 그대로 부딪쳤다고 한다. A 씨는 “당시 사고로 제 차의 범퍼와 바퀴, 라이트 부분에 살짝 ‘기스’가 났는데 (손 사장이) 차를 세우지 않고 그냥 (공터를) 나가 버렸다”고 했다. A 씨는 손 사장 차를 뒤쫓던 상황에 대해 “골목길이라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없었을 텐데 (손 사장 차가) 미친 듯이 달렸다. 거의 (시속) 100km 정도 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의 차는 800m가량 일방통행 골목길을 지나 900m를 더 가서 과천우체국 앞 사거리에서 신호를 받아 섰다고 한다. A 씨는 “손 사장의 차량으로 가 트렁크를 세게 두드렸다. 누가 봐도 모를 정도가 아닌 세기로 두드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사장 차는 다시 과천 나들목 방면으로 내달렸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이후 350m를 더 이동한 뒤 과천 나들목 인근에서 멈췄다고 한다. A 씨가 추격하며 이동한 거리는 총 2km가량 됐다. A 씨는 “‘얼굴 보면 누군지 알 만한 분이 사고를 쳐놓고 왜 도망가느냐. 쌍라이트 켜고 빵빵대고 따라오는데 왜 계속 가느냐’고 따졌더니 손 사장은 ‘몰랐다’고 했다”고 전했다.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손 사장을 상대로 음주 측정을 했는데 음주운전은 아니었다고 한다. A 씨는 “그때는 차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여자는 주차장(공터)에서 내렸다. 이미”라고 말했다. JTBC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손 사장의 2017년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과 일부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본보는 손 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JTBC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김자현 zion37@donga.com·고도예 기자·백승우 채널A 기자}

    • 2019-01-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채널A 단독] 견인차 기사 “차에서 내리는 여성 봤다”…손석희 “내린 사람 없었다”

    2017년 4월 16일 오후 10시경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63)이 타고 있던 차에 접촉사고를 당했던 견인차 기사 A 씨가 “사고 전 (손 사장 차에서) 여자가 내리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A 씨는 30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손 사장이 차를 후진하면서 제 차를 건드렸다. 그때는 손 사장의 차에 동승자가 없었다. 동승자는 이미 주차장에서 내렸고 여자였다”고 설명했다. 또 “그때 당시 20대 아가씨는 아니었다. 30대 중후반으로 보였다. 차에서 내려 그냥 걸어갔다”고 했다. A 씨는 경기 과천시의 한 교회 주차장으로 쓰이는 공터에서 고장 차량을 점검하던 중이었다. ● “접촉사고 현장 차에서 여자가 내렸다” 손 사장은 23일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 당시 상황을 거론하며 공터에서 운전할 때도 ‘동승자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8차례 했다. 손 사장이 A 씨에게 전화를 건 날은 손 사장이 ‘동승자 의혹’을 제기한 프리랜서 기자 김모 씨를 폭행했다는 논란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기 하루 전이다. A 씨가 제공한 손 사장과의 통화 녹취에 따르면 손 사장은 “선생님이 차에서 봤는데 ‘젊은 여자가 타고 있었더라’ 이런 얘기를 했다고 저한테 (김 씨가)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손 사장님께서 아니라고 하시면 제가 드릴 말씀은 없다. 근데 제가 현장에서 여자분이 내리는 건 봤다”고 했다. 그러자 손 사장은 “아니다. 여자분이 내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A 씨는 “제가 어두워서 잘못 봤을 수도 있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손 사장은 “아니 큰길가에서 누가 내려서 가겠느냐”고 했다. 그러자 A 씨는 “아니다. 큰길가는 아니었다”고 했고, 손 사장은 “거기서 내린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A 씨는 “저도 어두워서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는데 이미 그 자리에서 그분은 내렸고”라고 말했다. 그러자 손 사장은 “아니다. 내린 사람이 없다. 정말로 없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A 씨에게 “정확하게 말씀 안 해주시면 나중에 이 친구(김 씨)를 고소하게 되면 같이 피해를 입으시게 된다. 정확하게 해주셔야 된다”고 했다.● “트렁크 두드리는데도 미친 듯이 달려” A 씨는 접촉사고 후 손 사장의 차를 추격했던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공터에 주차돼 있던 손 사장의 차가 갑자기 후진해 오자 A 씨는 “어” 하고 소리쳤다. 하지만 차는 A 씨를 지나쳐 견인차에 그대로 부딪쳤다고 한다. A 씨는 “당시 사고로 제 차의 범퍼와 바퀴, 라이트 부분에 살짝 ‘기스’가 났는데 (손 사장이) 차를 세우지 않고 그냥 (공터를) 나가버렸다”고 했다. A 씨는 손 사장 차를 뒤쫓던 상황에 대해 “골목길이라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없었을 텐데 (손 사장 차가) 미친 듯이 달렸다. 거의 (시속) 100km 정도 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손 사장의 차는 800m가량 일방통행 골목길을 지나 900m를 더 가서 과천우체국 앞 사거리에서 신호를 받아 섰다고 한다. A 씨는 “손 사장의 차량으로 가 트렁크를 세게 두드렸다. 누가 봐도 모를 정도가 아닌 세기로 두드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사장 차는 다시 과천 나들목 방면으로 내달렸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이후 350m를 더 이동한 뒤 과천 나들목 인근에서 멈췄다고 한다. A 씨가 추격하며 이동한 거리는 총 2km가량 됐다. A 씨는 “‘얼굴 보면 누군지 알 만한 분이 사고를 쳐놓고 왜 도망가느냐. 쌍라이트 켜고 빵빵대고 따라오는데 왜 계속 가느냐’고 따졌더니 손 사장은 ‘몰랐다’고 했다”고 전했다.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손 사장을 상대로 음주 측정을 했는데 음주운전은 아니었다고 한다. A 씨는 “그때는 차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여자는 주차장(공터)에서 내렸다. 이미”라고 말했다. JTBC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손 사장 2017년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과 일부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본보는 손 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JTBC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고도예기자 yea@donga.com백승우 채널A 기자 strip@donga.com}

    • 2019-01-30
    • 좋아요
    • 코멘트
  • ‘까똑까똑’… 올해도 스팸문자 같은 새해인사가 도착했습니다

    《1월 1일 아침. ‘까똑’ 소리와 함께 제게 날아온 메시지를 보고 경악했던 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별 기분 나쁜 스팸을 다 보네’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저보다 높은 연배의 거래처 직원 분이 보내셨더군요. 이어지는 카톡에는 “올 한 해 우리의 ‘성’공과 ‘행’복을 ‘위’하여!”라는 해석이 붙어 있었지만 하나도 재밌지 않았어요. 메시지의 첫 글자가 ‘성! 행! 위!’였습니다. 인터넷 어디선가 내려받아 붙인 듯한 그림 파일, 건배사 같은 새해 덕담에 씁쓸함만 커지더라고요. 저는 20대라 그래도 이런 ‘문제적 연하장’만 아니면 모바일로 연하장 보내는 걸 이해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어르신 중에는 모바일 연하장 자체를 불쾌해하는 분도 많더군요. 저희 아버지는 “받는 사람 이름 하나도 없이 어디서 긁어 보내는 이런 걸 왜 보내는지 모르겠다”며 “마음도 없이 일출 동영상 같은 거 보낼 바에야 인사 안 하는 게 낫다”고 쓴소리를 하시더라고요.》 회사원 박용진(가명·30) 씨는 지난해 설 연휴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알 수 없는 수십 명의 사람들로 가득 찬 카톡방에 갑자기 초대된 것이다. 초대자는 고모였다. 고모는 “새해에는 모두들 건강하시고 은혜가 가득하시길 기도한다”고 말했지만 답을 남기는 이는 한둘에 불과했다. 대부분 말없이 방을 빠져나갔다. 박 씨는 “나중에 고모에게 ‘왜 그랬느냐’고 물어보니 ‘새해 인사를 하고픈 사람이 많은데 하나하나 쓰기엔 손이 느려서 그랬다’고 하시더라”며 “초대하기 기능을 배워서 잘 활용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우리 사회의 새해 인사는 어느덧 모바일이 중심이 돼가고 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식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사람마다 다르다 보니 때로 모바일 새해 인사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한다. 김은정 씨(30·여)는 ‘명절 때만’ 연락하는 대학 동기가 불편하다. 얼굴 안 본 지 어언 3년인데 설날, 추석이면 어김없이 ‘새해 복 많이’ ‘즐거운 한가위’ 같은 ‘복붙(복사해 붙인 듯한)’ 문자가 온다. 김 씨는 “‘은정아’ 같은 다정한 부름은 없이 철마다 같은 메시지가 오니 이젠 뭐라고 답할지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고역”이라고 말했다. 새해 인사는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의 대표적 세시풍속이다. 조선시대 중류 이상 가정의 부인들은 ‘문안비(問安婢)’라고 하는 여종을 시켜 사돈 등 일가친척을 찾아뵙고 안부를 물었다. 남성들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관원이나 상관의 집에 보냈다. 일본에서 연하장 문화가 들어온 뒤로는 손 글씨 연하장이 유행하기도 했다. 김일권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이때까지만 해도 걸어서든, 편지로든 거리와 비용, 시간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있어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새해 인사를 할지에 대한 규범이 자연스레 정해졌다”며 “모바일 시대에는 이런 물리적 한계가 없다 보니 언제, 어떻게, 어디까지 인사를 할지가 혼란스러워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12월 잡코리아가 성인 남녀 7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이 ‘모바일 메신저로 새해 인사하는 걸 선호한다’면서도 ‘어디서 복사해 붙이는 출처 불명의 스팸 같은 새해 인사가 가장 싫다’(23.9%)고 답했다. 모바일의 편리함과 새해 연하장의 의미를 모두 살릴 수 있는 설 인사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같은 말이라도 이름을 넣어서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대상 없는 메시지 대신 ‘○○아’라고 한마디만 앞세워도 그 메시지에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모바일 기술을 활용해 자기만의 ‘정성’을 나타낼 수도 있다. 이윤상 씨(27)는 올해 1월 1일, 90세가 되신 할아버지로부터 영상편지를 받고 감동을 받았다. 이 씨는 여행을 갈 때마다 할아버지에게 영상을 보내드리곤 했다. 할아버지가 이를 보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영상편지를 보낸 것이다. 이 씨는 “어색한 영상이었지만 할아버지 마음이 전달돼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사람들은 의미 없이 예쁜 이미지보다 단조로운 텍스트라도 의미가 담긴 것에 마음이 끌린다”며 “받는 이의 이름, 그 사람과의 추억 등 인사를 ‘개인화’할 수 있는 요소가 들어갈 때 감동이 커진다”고 말했다.김자현 zion37@donga.com·주애진 기자 ● 당신이 제안하는 이 시대의 ‘신예기’는 무엇인가요. newmanner@donga.com}

    • 2019-01-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권위, 특조단 꾸려 체육계 성폭력 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2일 서울 중구 인권위 인권교육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계의 폭력과 성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스포츠 인권 특별조사단(특조단)’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특조단 구성은 빙상과 유도를 비롯한 체육계에서 성폭력 피해에 대한 폭로가 최근 잇따라 터져 나온 데 따른 조치다. 인권위에 따르면 특조단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정부 부처 공무원을 포함한 25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특조단은 최소 1년간 기획조사와 진정사건에 대한 조사, 제도 개선 업무 등을 독립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특조단은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선수 13만여 명 가운데 무작위로 표본을 뽑아 인권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빙상과 유도 등 성폭력 문제가 최근 불거진 종목 선수들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구제와 가해자 처벌을 위한 법률 지원도 병행한다. 인권위는 “특조단이 상담과 조사, 인권교육이 체계적으로 작동하는 상시적인 국가 감시체계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인권위가 과거 가이드라인 등의 권고 이행 여부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며 “스포츠 분야 폭력과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9-01-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용산참사 10년 지났지만… 서울 곳곳 아직도 ‘재개발 화약고’

    “용산참사가 눈앞에 현실로 돌아왔다! 청량리에서 참사가 난다면 ○○건설 때문이다.” 17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성바오로병원 인근 폐건물. ‘588집창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회원 2명이 옥상에 올라 10년 전 ‘용산참사’(2009년 1월 20일)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명은 목에 쇠사슬을 묶어 전봇대와 연결해 놓고 있었다. 건물 아래에 있던 비대위 회원 20여 명은 재개발에 따른 강제 철거를 규탄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다. 당시 남일당 건물을 점거한 철거민들이 경찰과 대치하던 중 화재가 나 시위를 벌이던 전국철거민연합회 소속 회원 및 세입자 5명과 경찰관 1명 등 모두 6명이 숨졌다. 이후 재개발과 철거를 둘러싸고 빚어지는 충돌을 막기 위한 제도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철거현장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약고처럼 곳곳에 산재해 있다.○ 재개발 갈등 평행선 588집창촌 비대위 회원들은 13일부터 옥상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휘발유 등 인화물질을 갖고 건물 위로 올라갔다. 비대위는 세입자들에 대한 보상액을 문제 삼았다. 조철민 청량4지구연합 비대위원장은 “터무니없는 보상을 해주고 세입자들을 몰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청량리4구역 도시환경정비추진위원회는 당초 정해진 대로 보상을 진행했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을지면옥’ ‘양미옥’ 같은 오래되고 이름난 가게들이 있는 서울 중구 세운3구역도 재정비사업을 앞두고 세입자들과 재정비 추진위원회 측의 대립이 심하다. 17일 철거구역 내 점포 셔터에는 ‘용산참사를 잊었느냐’란 문구가 빨간 글씨로 쓰여 있었다. 상인들은 ‘단결투쟁’ ‘생존권 수호’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일했다. 재정비 추진위원회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구용모 세운3-1구역 지주공동사업추진위원회 사무장은 “새로 지은 건물에서도 장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없애는 것이 아니다. 규정대로 땅주인 75%의 동의를 얻고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재건축구역에서는 철거민 박준경 씨가 강제퇴거를 당한 뒤 지난해 12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 제도 바뀌었지만 화약고는 ‘진행형’ 용산참사 이후 재개발 현장을 둘러싼 법과 제도가 많이 바뀌었다. 경찰이 주도하는 강제 진압은 사실상 없어졌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철거지역 상가 세입자에 대한 휴업보상금도 기존 3개월 치에서 4개월 치로 늘렸다. 경비업법도 경비업 허가기준을 강화하고 관련 전과자의 고용을 막는 등 용역폭력 방지 방안을 담아 개정됐다. 서울시는 2013년 ‘주거시설 등에 대한 행정대집행 인권매뉴얼’을 만들어 철거 사실을 미리 알리도록 했다. 하지만 보상 과정에서 감정평가액이 실거래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법의 보호를 받게 된 ‘권리금’이 재개발 사업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남아있다. 서울시 인권매뉴얼은 서울시와 시 산하기관에만 구속력이 있고 서울의 25개 자치구 행정대집행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용산참사 때나 지금이나 토지 주인들로 구성된 조합에서만 사업을 추진하고 나중에 통보하는 식이다 보니 뒤늦게 세입자들과 전철연 등 외부 단체가 얽혀 문제가 불거진다”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사업 초기부터 세입자들까지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자현 zion37@donga.com·이윤태 기자}

    • 2019-0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손혜원, 국립중앙박물관 인사 압력 의혹도

    나전칠기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나전칠기를 구입하도록 종용하고, 박물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손 의원은 지난해 6월 국립민속박물관 소속 학예연구사 A 씨를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에 전입시킬 것을 요구했다. A 씨의 부친은 경남 통영시에서 활동한 나전칠기 장인으로, 지난해 작고했다. 2014년 손 의원이 건립한 서울 용산구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의 개막특별전에 A 씨의 부친 작품이 출품된 바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A 씨의 전문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보존과학 분야의 특성상 1∼2년 단위로 진행되는 인사교류 대상에는 맞지 않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손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질의에서 다시 거론하는 등 지속적인 압박을 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손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도쿄예대에서 박사를 받은 전문가가 수리를 못한다고 인격적인 모독을 받고, 민속박물관에서 행정업무를 하고 있다. 유물 수리에 최고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가진 인재”라고 A 씨를 치켜세웠다. 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에서 근무했던 A 씨는 2017년부터 보존 업무에서 배제됐으며, 현재 박물관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A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인사교류에 지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손 의원 측에 부탁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손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근현대 나전칠기 구입을 종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손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20∼21세기 근현대 나전칠기 작가들의 작품들을 더 늦기 전에 구입하는 것이 박물관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두 달 뒤인 12월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존 고미술·고고학 유물과 성격이 다른 4점의 현대 칠기 관련 공예 작품을 이례적으로 사들였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금속공예전문 박물관인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소장할 수 있도록 박물관 계획에 따라 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본보 취재진이 찾은 손 의원의 나전칠기박물관은 규모가 협소하고, 인터폰을 눌러야만 들어갈 수 있는 폐쇄적인 구조였다. 문화재계 인사는 “원래는 손 의원이 수집한 나전칠기 작품을 판매하던 곳”이라며 “전시·연구 기능은 거의 없어 이름만 박물관일 뿐 판매장 역할이 더 큰 곳”이라고 말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김자현 기자}

    • 2019-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호텔직원-투숙객, 대피요령 잘지켜 피해 줄여

    14일 대형 화재가 난 충남 천안시 라마다앙코르호텔에는 사고 당시 투숙객과 직원 등 50여 명이 머물고 있었다. 지하 1층이 모두 타고 건물 외벽까지 새카맣게 그을릴 정도로 큰불이었다. 지하 5층, 지상 21층 규모에 420개 객실이 있는 대형 호텔인 데다 주변에 상가가 밀집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화재 규모에 비해 인명 피해는 크지 않았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20층 이상 고층건물이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같은 초고층건물(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 이상)에서의 화재 상황에 대비해 숙지해야 할 대피요령이 있다. 고층건물에서 불이 나면 대피를 위해 움직이기에 앞서 수건 등을 물에 적셔 입과 코를 막아 유독가스를 최대한 덜 마셔야 한다. 건물 밖으로 대피하기 위해선 비상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가는 게 원칙이지만 엘리베이터를 타는 건 위험하다. 다만 ‘피난 전용’이라고 표시된 엘리베이터가 있다면 타는 게 좋다. 지하나 아래층에서 불길이 시작돼 1층으로 대피하기 힘들다면 옥상으로 올라간 뒤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복도나 계단 등의 대피 통로가 이미 연기로 가득 차 1층이나 옥상 어느 쪽으로도 대피하기 힘들다면 섣불리 움직이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 이럴 때는 방문을 닫고 젖은 수건 등으로 문틈을 막은 뒤 창가나 베란다 쪽으로 가서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롯데월드타워나 63빌딩 등 초고층건물 안이라면 피난안전구역 위치를 확인해둬야 한다. 초고층건물은 30층 또는 높이 120m마다 1개 층 전체를 피난안전구역으로 두게 돼 있다. 천안 호텔 화재 당시 직원과 투숙객들은 대피요령을 비교적 잘 지켰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하층부인 1∼3층에 있던 사람들은 비상계단을 통해 1층 출입문 밖으로 빠져나왔다. 1층으로 내려오는 게 어려웠던 호텔 상층부 투숙객과 직원들은 꼭대기 층에서 창문을 열고 구조를 요청하거나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렸다. 최돈묵 가천대 설비소방공학과 교수는 “일단 불이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패닉에 빠지기 때문에 평소에 대피요령을 반복적으로 교육해 완전히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천안=김자현 zion37@donga.com·이윤태 기자}

    • 2019-0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엘리베이터 탈까, 말까? 고층건물 화재 땐 이거 알아야 산다

    14일 대형 화재가 난 충남 천안시 라마다앙코르호텔에는 사고 당시 투숙객과 직원 등 50여 명이 머물고 있었다. 지하 1층이 모두 타고 건물 외벽까지 새카맣게 그을릴 정도로 큰 불이었다. 지하 5층, 지상 21층 규모에 420개 객실이 있는 대형 호텔인데다 주변에 상가가 밀집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화재 규모에 비해 인명 피해는 크지 않았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20층 이상 고층건물이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같은 초고층건물(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 이상)에서의 화재 상황에 대비해 숙지해야 할 대피요령이 있다. 고층 건물에서 불이 나면 대피를 위해 움직이기에 앞서 수건 등을 물을 적셔 입과 코를 막아 유독가스를 최대한 덜 마셔야 한다. 건물 밖으로 대피하기 위해선 비상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가는 게 원칙이지만 엘리베이터를 타는 건 위험하다. 좁은 공간의 엘리베이터 안으로 유독가스가 유입될 수 있고, 화재에 따른 정전으로 엘리베이터가 멈출 수 있다. 다만 ‘피난 전용’이라고 표시된 엘리베이터가 있다면 타는 게 좋다. 피난 전용 엘리베이터는 연기가 스며들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고 내열성 자재여서 불이 잘 옮겨 붙지 않는다. 예비 전원을 갖춰 화재 상황에서도 중간에 멈출 우려가 적다. 현행 건축법상 30층 이상 건물에는 피난 전용 승강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지하나 아래층에서 불길이 시작돼 1층으로 대피하기 힘들다면 옥상으로 올라간 뒤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복도나 계단 등의 대피 통로가 이미 연기로 가득 차 1층이나 옥상 어느 쪽으로 대피하기 힘들다면 섣불리 움직이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 이럴 때는 방문을 닫고 젖은 수건 등으로 문틈을 막은 뒤 창가나 베란다 쪽으로 가서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롯데월드타워나 63빌딩 등 초고층 건물 안이라면 피난안전구역 위치를 확인해둬야 한다. 이 구역은 1층이나 옥상으로 대피하기 힘든 경우에 머물며 구조를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이다. 내부가 불연재료 돼 있고 식수대와 비상 전화, 공기 호흡기, 제연 설비 등이 갖춰져 있다. 초고층건물은 30층 또는 높이 120m마다 1개 층 전체를 피난안전구역으로 두게 돼 있다. 천안 호텔 화재 당시 직원과 투숙객들은 대피 요령을 비교적 잘 지켰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하층부인 1~3층에 있던 사람들은 비상계단을 통해 1층 출입문 밖으로 빠져나왔다. 1층으로 내려오는 게 어려웠던 호텔 상층부 투숙객과 직원들은 꼭대기 층에서 창문을 열고 구조를 요청하거나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렸다. 최돈묵 가천대 설비소방공학과 교수는 “일단 불이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패닉에 빠지기 때문에 평소에 대피요령을 반복적으로 교육해 완전히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천안=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 2019-01-15
    • 좋아요
    • 코멘트
  • 천안 라마다호텔서 큰 불… 불 끄던 직원 1명 숨져

    14일 충남 천안의 한 대형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사망자는 소방당국에 신고를 한 뒤 스스로 불을 끄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불은 이날 오후 4시 56분경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라마다앙코르호텔에서 났다. 이 불로 지하 1층에서 근무하던 시설관리팀 직원 김모 씨(50)가 숨지고 소방대원 4명을 포함한 19명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검은 연기가 호텔과 주변 건물 등을 휘감으며 연기를 흡입한 피해자는 수십 명에 이른다. 이길영 천안서북소방서 화재대책과장은 “김 씨가 소방서에 신고를 하고 불을 끄려 했다”고 확인했다. 소방당국은 김 씨가 최초 신고자라고 밝혔다.그 내용은 “지하 1층에 연기 차고 불꽃 보임”이라고 전했다. 화재 당시 김 씨를 목격한 일부 직원들은 “김 씨가 지하 1층에 있다가 지상 1층으로 올라와 화재 사실을 알리고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갖고 내려갔다”고 전했다. 일부 다른 직원들은 “김 씨가 가스와 전기, 엘리베이터 운행 등을 차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큰 불길이 잡히자 구조대를 각층 객실 등으로 보내 수색을 벌였지만 지하 1층은 화기가 강해 한동안 접근하지 못했다. 나중에서야 수색을 벌여 지하 1층 주차장 세탁실 주변에서 숨진 김 씨를 발견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중상자 3명 중 한 명은 심한 화상을 입고 의식을 잃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화재 당시 이 호텔에는 투숙객 7명(7개 객실)과 직원 등 모두 5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한때 계단과 옥상 등지에서 구조 요청이 잇따라 구조대를 보내 모두 24명의 인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부상을 당해 입원한 소방대원들은 21층까지 계단을 오가면서 구조를 하다가 연기를 흡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은 주차장과 기계실, 중앙통제실 등이 있는 지하 1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서북소방서 관계자는 “정확한 발화지점은 좀 더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지하 1층이 마지막까지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화기가 가장 강했고 최초 접수된 화재 신고도 지하에서 검은 연기와 불길이 솟았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천안과 경기 평택, 강원 등 6곳의 소방서에 비상을 걸어 소방차 64대, 소방대원 230명을 투입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이날 오후 5시 34분부터 대응 1, 2단계를 발령하고 호텔 앞에는 에어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호텔 화재경보기가 울린 것은 확인됐으나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하 5층, 지상 21층, 객실 420실 규모의 이 호텔은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천안시는 불이 나자 오후 5시 20분경 ‘라마다호텔 대형화재 발생으로 일봉산 사거리 주변 통제에 따른 우회 통행을 바란다’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를 시민들에게 보냈다.천안=지명훈 mhjee@donga.com / 김자현 기자}

    • 2019-01-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전염병처럼 번진 폐업… 가게 앞엔 손님 대신 대출 전단만

    “피자밖에 모르는 피자쟁이가 ‘대한민국 대표’ 피자를 만들겠다는 커다란 꿈을 갖고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피자를 만들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피자쟁이’의 꿈은 결국 ‘죄송합니다’란 말과 함께 좌절됐다. 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골목에는 피자 가게 주인이 남긴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내문은 색이 누렇게 바랬고 안내문이 덩그러니 나붙은 유리문은 먼지로 얼룩져 있었다. 2017년 8월 문을 닫은 이 피자 가게는 1년 반이 다 되도록 새 주인을 맞지 못하고 있었다. 이 가게가 있는 이태원은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위치 태그가 가장 많이 된 국내 최고의 ‘핫 스폿(Hot spot)’이었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였다. 이달 초 둘러본 이태원 일대 지역 상인들은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있었다. ○ 텅 빈 가게들… 곳곳에 대부업체 전단만 8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주변의 이태원로. 폐업한 상가는 전염병처럼 번져 있었다. 불과 1, 2년 전만 해도 손님들이 줄을 서 기다려야 했던 가게들 대부분이 ‘임대’ 안내문을 내붙인 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형 의류매장 등이 성업하던 곳이었지만 상가 유리창엔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내건 임대 현수막이나 파티, 공연을 안내하는 포스터들만 빼곡히 붙어 있었다. SNS 등에서의 입소문을 타고 전주 ‘객리단길’, 경주 ‘황리단길’ 등 전국의 ‘∼리단길’ 열풍을 이끈 이태원동 경리단길은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 경리단길을 따라 10여 분을 걸어 올라가는 동안 언뜻 보기에도 10곳이 넘는 상점이 비어 있었다. 빈 상점들은 간판을 떼어낸 흔적이 흉터처럼 남아있었다. 빈 가게 현관문 앞에는 ‘목돈 쓰고, 푼돈 갚으세요’ ‘고객만족 No.1 사업자 전문대출’ 같은 문구가 담긴 대출 광고 전단만 널려 있었다. 주말에는 몇몇 식당과 상점에 사람들이 몰리기도 하지만 평일에는 대부분 썰렁하다. 일부 가게는 아예 평일 영업을 중단할 정도다. 이태원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 씨(29)는 “임차료는 내야 하는데 평일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어떤 업주들은 다른 곳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해 이곳의 임차료를 충당한다”고 말했다.○ “이미 떠난 상인과, 떠나려는 상인들뿐”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와 상인들은 “이태원엔 이미 떠난 상인과 떠나려는 상인들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가게를 빼는 것마저 쉽지 않다. 수천만 원의 권리금을 내고 들어온 임차인이 폐업을 하려고 해도 권리금을 내고 새로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다. 빈 가게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주들이 이른바 ‘공실(空室·영업을 하지 않는 가게) 상태’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끝내는 권리금을 포기하고 나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경리단길에서 간식을 파는 김모 씨(27)는 2017년 1월 이곳에서 가게를 열었다. 당시 권리금 3000만 원을 내고 보증금 1300만 원에 월세 130만 원의 조건으로 가게 임차 계약을 했다. 장사 초기엔 평일 저녁과 주말에 손님이 붐볐다. 하지만 지금은 평일은 말할 것도 없고 주말에도 찾는 손님이 많지 않다. SNS 등을 통해 경리단길이 속칭 ‘뜨는 동네’로 인기를 끌면서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방문객 증가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문을 닫는 상가들이 속출해 상권이 예전의 매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도 한 번 오른 임대료는 내려가지 않았다. 김 씨는 “5년 전만 해도 30만 원이던 월 임대료가 내가 들어오던 2017년 130만 원으로 올랐고 1년 뒤 200만 원 이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폐업을 하고 싶지만 권리금을 반으로 낮춰도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다. 김 씨는 “권리금만 제대로 챙길 수 있다면 지금 남은 상인들은 전부 나간다고 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중대형(3층 이상 또는 연면적 330m² 초과) 상가 공실률은 이태원이 21.6%로 명동(6.4%), 종로(5.3%), 강남대로(2.6%)보다 높았다.○ ‘SNS 유명세’가 먹구름 몰고 와 이태원 상인들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서의 유명세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고 했다. 온라인에서의 인기가 수익으로 직접 이어지진 않기 때문이다. 찾는 사람은 많지만 주말 특정 시간대에 몰리고, 작은 가게들이 많아 손님 수용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상점 주인 B 씨는 “정작 사람들이 몰려도 눈으로 보고 사진만 찍고 다른 데로 가버린다. 그런데 건물주들은 이런 걸 투자가치로 판단해 사람이 몰리니 무조건 임대료를 올리려고 한다”며 답답해했다. 이태원의 사례는 ‘SNS 입소문’이 만드는 전형적인 상업형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특정 지역에 자본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상승하고 이 때문에 원주민이 다른 곳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임대료가 비싸지 않을 때 생긴 개성 있는 식당이나 상점들은 이태원 특유의 자유롭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유명세를 타고 유동인구가 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며 땅값과 임대료는 급등했고 먼저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하던 영세업자들은 이를 감당할 수 없어 떠나게 되는 것이다. 이태원 상권이 주목받을 무렵 투기 목적의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친 것도 임대료 급등의 한 원인이다. 투기 자본가들은 주택 등을 사들여 상업시설로 용도를 변경한 뒤 가게를 냈다. 그리고 인기가 절정일 무렵에 가게를 팔고 이태원을 빠져나갔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박의 꿈을 안고 새 주인들이 들어왔을 땐 이미 인기가 한풀 꺾이고 임대료만 잔뜩 높아진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 지역 상인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이태원의 한 카페는 2016년 4명이던 종업원을 올해 1명도 쓰지 않는다. 여기에 미군기지까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이태원은 ‘다중고(多重苦)’를 겪고 있다. ▼ 예술가 지원 늘리고 임대료 상생협약 주선 ▼民官 ‘해법찾기’ 공동대응 잇따라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인기가 불러온 위기에 맞서 이태원 상인과 건물주들은 함께 이태원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경리단길살리기추진위원회’ 등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이태원 재활’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건물주들 중에는 위기를 인식하고 한 달에 450만 원까지 받던 임대료를 200만 원까지 낮춰주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늪에 빠진 상권은 아직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댄 사례가 있다. 서울연구원이 2015년 내놓은 보고서 ‘해외 젠트리피케이션 대응 사례와 시사점’에 따르면 영국 런던시는 해크니구 쇼디치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임차료 상승으로 이곳에서 밀려날 처지에 놓이자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 차원에서 예술가들을 위한 건물을 지어 분양했고 구의회는 젠트리피케이션 대응을 위한 컨설팅과 자금 조달 등을 지원했다. 해크니협동조합은 지방정부나 기업으로부터 건물을 임차하거나 기부받은 뒤 이를 예술가들에게 다시 임대했다.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은 지역 문화사업 등에 재투자해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서울 성동구의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성동구는 성수동을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지정하고 건물주와 임차인의 상생협약을 주선했다. 그 결과 2017년 하반기 이 지역에서 임대차 계약을 갱신한 업체 64곳 중 50곳이 임대료 상승 없이 재계약을 했다. 이들 업체의 임대료 평균 인상률은 상생협약 이전인 2016년 18.6%에서 2017년 하반기 4.5%로 크게 낮아졌다.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삼청동의 전통문화, 이태원의 외국인 문화와 같이 지역 특색을 살리면서 소상공인의 역량을 키우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자현 zion37@donga.com·최수연·이윤태 기자}

    • 2019-01-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SNS 유명세’가 반갑지 않은 상인들…‘인스타 1위’ 이태원의 눈물

    “피자 밖에 모르는 피자쟁이가 ‘대한민국 대표’ 피자를 만들겠다는 커다란 꿈을 갖고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피자를 만들어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피자쟁이’의 꿈은 결국 ‘죄송합니다’란 말과 함께 좌절됐다. 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골목에는 피자 가게 주인이 남긴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안내문은 색이 누렇게 바랬고 안내문이 덩그러니 나붙은 유리문은 먼지로 얼룩져있었다. 2017년 8월 문을 닫은 이 피자 가게는 1년 반이 다 되도록 새 주인을 맞지 못하고 있었다. 이 가게가 있는 이태원은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위치 태그가 가장 많이 된 국내 최고의 ‘핫스팟(Hot spot)’이었다.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였다. 이달 초 둘러본 이태원 일대 지역 상인들은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있었다. ● 텅 빈 가게들…곳곳에 대부업체 전단만 8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주변의 이태원로. 폐업한 상가는 전염병처럼 번져있었다. 불과 1, 2년 전만 해도 손님들이 줄을 서 기다려야 했던 가게들 대부분이 ‘임대’ 안내문을 내붙인 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형 의류매장 등이 성업하던 곳이었지만 상가 유리창엔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내건 임대 현수막이나 파티, 공연을 안내하는 포스터들만 빼곡히 붙어있었다. SNS 등에서의 입소문을 타고 전주 ‘객리단길’, 경주 ‘황리단길’ 등 전국의 ‘~리단길’ 열풍을 이끈 이태원동 경리단길은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 경리단길을 따라 10여 분을 걸어 올라가는 동안 언뜻 보기에도 10곳이 넘는 상점이 비어있었다. 빈 상점들은 간판을 떼어낸 흔적이 흉터처럼 남아있었다. 빈 가게 현관문 앞에는 ‘목돈 쓰고, 푼돈 갚으세요’, ‘고객만족 No.1 사업자 전문대출’ 같은 문구가 담긴 대출 광고 전단만 널려있었다. 주말에는 몇몇 식당과 상점에 사람들이 몰리기도 하지만 평일에는 대부분 썰렁하다. 일부 가게들은 아예 평일 영업을 중단할 정도다. 이태원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 씨(29)는 “임대료는 내야하는데 평일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어떤 업주들은 다른 곳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해 이곳의 임대료를 충당한다”고 말했다.● “이미 떠난 상인과, 떠나려는 상인들뿐”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와 상인들은 “이태원엔 이미 떠난 상인과, 떠나려는 상인들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가게를 빼는 것마저 쉽지 않다. 수천만 원의 권리금을 내고 들어온 임차인이 폐업을 하려고 해도 권리금을 내고 새로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다. 빈 가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주들이 이른바 ‘공실(空室·영업을 하지 않는 가게) 상태’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끝내는 권리금을 포기하고 나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경리단길에서 간식을 파는 김모 씨(27)는 2017년 1월 이곳에서 가게를 열었다. 당시 권리금 3000만 원을 내고 보증금 1300만 원에 월세 130만 원의 조건으로 가게 임차 계약을 했다. 장사 초기엔 평일 저녁과 주말에 손님이 붐볐다. 하지만 지금은 평일은 말할 것도 없고 주말에도 찾는 손님이 많지 않다. SNS 등을 통해 경리단길이 속칭 ‘뜨는 동네’로 인기를 끌면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방문객 증가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문을 닫는 상가들이 속출해 상권이 예전의 매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도 한 번 오른 임대료는 내려가지 않았다. 김 씨는 “5년 전만해도 30만 원이던 월 임대료가 내가 들어오던 2017년 130만 원으로 올랐고 1년 뒤 200만 원 이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폐업을 하고 싶지만 권리금을 반으로 낮춰도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다. 김 씨는 “권리금만 제대로 챙길 수 있다면 지금 남은 상인들은 전부 나간다고 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중대형(3층 이상 또는 연면적 330㎡ 초과) 상가 공실률은 이태원이 21.6%로 명동(6.4%), 종로(5.3%), 강남대로(2.6%)보다 높았다.● ‘SNS 유명세’가 먹구름 몰고 와 이태원 상인들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서의 유명세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고 했다. 온라인에서의 인기가 수익으로 직접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찾는 사람들은 많지만 주말 특정 시간대에 몰리고, 작은 가게들이 많아 손님 수용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상점 주인 B 씨는 “정작 사람들이 몰려도 눈으로 보고 사진만 찍고 다른 데로 가버린다. 그런데 건물주들은 이런 걸 투자가치로 판단해 사람이 몰리니 무조건 임대료를 올리려고 한다”며 답답해했다. 이태원의 사례는 ‘SNS 입소문’이 만드는 전형적인 상업형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특정 지역에 자본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상승하고 이 때문에 원주민이 다른 곳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뜻한다. 임대료가 비싸지 않을 때 생긴 개성 있는 식당이나 상점들은 이태원 특유의 자유롭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유명세를 타고 유동인구가 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땅값과 임대료는 급등했고 먼저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하던 영세업자들은 이를 감당할 수 없어 떠나게 되는 것이다. 이태원 상권이 주목받을 무렵 투기 목적의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친 것도 임대료 급등의 한 원인이다. 투기 자본가들은 주택 등을 사들여 상업시설로 용도를 변경한 뒤 가게를 냈다. 그리고 인기가 절정일 무렵에 가게를 팔고 이태원을 빠져나갔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박의 꿈을 안고 새 주인들이 들어왔을 땐 이미 인기가 한풀 꺾이고 임대료만 잔뜩 높아진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 지역 상인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이태원의 한 카페는 2016년 4명이던 종업원을 올해 1명도 쓰지 않는다. 여기에 미군기지까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이태원은 ‘다중고(多衆苦)’를 겪고 있다.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최수연기자 newsy@donga.com ▼ 젠트리피케이션 대응 사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인기가 불러온 위기에 맞서 이태원 상인과 건물주들은 함께 이태원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경리단길살리기추진위원회’ 등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이태원 재활’을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건물주들 중에는 위기를 인식하고 한달에 450만원까지 받던 임대료를 200만 원까지 낮춰주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늪에 빠진 상권은 아직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댄 사례가 있다. 서울연구원이 2017년 내놓은 보고서 ‘해외 젠트리피케이션 대응 사례와 시사점’에 따르면 영국 런던시는 해크니구 쇼디치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임대료 상승으로 이곳에서 밀려날 처지에 놓이자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 차원에서 예술가들을 위한 건물을 지어 분양했고 구의회는 젠트리피케이션 대응을 위한 컨설팅과 자금 조달 등을 지원했다. 해크니협동조합은 지방정부나 기업으로부터 건물을 임차 또는 기부 받은 뒤 이를 예술가들에게 다시 임대했다.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은 지역 문화사업 등에 재투자해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에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서울 성동구의 사례를 주목할 만 하다. 성동구는 성수동을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지정하고 건물주와 임차인의 상생협약을 주선했다. 그 결과 2017년 하반기 이 지역에서 임대차 계약을 갱신한 업체 64곳 중 50곳이 임대료를 상승 없이 재계약을 했다. 이들 업체의 임대료 평균 인상률은 상생협약 이전인 2016년 18.6%에서 2017년 하반기 4.5%로 크게 낮아졌다. ‘골목길 자본론’의 저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교수는 “삼청동의 전통문화, 이태원의 외국인 문화와 같이 지역 특색을 살리면서 소상공인의 역량을 키우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 2019-01-11
    • 좋아요
    • 코멘트
  • [인사]경찰청 총경급 인사

    ◇본청 ▽총경 △홍보담당관 김광식 △혁신기획조정〃 이화섭 △재정〃 조병노 △규제개혁법무〃 최종혁 △자치경찰기획팀장 정병권 △경찰위원회 정창옥 △경찰개혁추진TF팀장 정영오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실무지원〃 최인석 △자치경찰법무〃 박대식 △자치경찰운영지원〃 김종길 △감찰담당관 고범석 △감사〃 김주원 △인권보호〃 한원횡 △피해자보호〃 박기태 △교육정책〃 곽병우 △복지정책〃 홍명곤 △정보화장비기획〃 김도형 △장비〃 김준영 △범죄예방정책과장 김항곤 △여성청소년〃 이재영 △성폭력대책〃 고평기 △여성대상 범죄 근절추진부단장 방유진 △수사과장 손제한 △범죄정보〃 송영호 △특수수사〃 노규호 △수사구조개혁팀장 이은애 황정인 △범죄분석담당관 이종규 △교통기획과장 황창선 △교통안전〃 박종천 △교통운영〃 한창훈 △경비〃 정태진 △경호〃 오부명 △항공〃 임종하 △테러대응〃 김병기 △위기관리센터장 김용종 △정보1과장 김성재 △정보2〃 유승렬 △정보3〃 윤시승 △정보4〃 오동근 △보안1〃 이대형 △보안3〃 양태언 △보안4〃 이길호 △국제협력〃 이경자 △외사수사과 황영선 ◇경찰대 ▽총경 △교무과장 송원영 △기획협력〃 최인규 △학생〃 우지완 △치안정책연구소 기획운영〃 박창지 ◇경찰인재개발원 ▽총경 △교무과장 이만형 △학생〃 서기용 ◇중앙경찰학교 △운영지원과장 김동권 △교무〃 이동섭 △학생〃 이준배 ◇경찰수사연수원 ▽총경 △운영지원과장 조용성 △교무〃 이병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총경 △행정지원과장 양승현 ◇서울지방경찰청 ▽총경 △청문감사담당관 이준형 △인사교육과장 이호영 △정보화장비〃 이범규 △경무과(청와대 국정상황실) 최보현 △경무과(국무조정실) 연명흠 △경무과(자치분권위원회) 여개명 △생활안전과장 김홍근 △생활질서〃 이상국 △112종합상황실장 이지춘 △ 형사과장 최익수 △사이버안전〃 이병귀 △과학수사〃 정채민 △광역수사대장 구재성 △수사과(금융위원회) 오창배 △경비1과장 강언식 △경비〃 엄성규 △정보1〃 임정주 △정보2〃 이용배 △1기동대장 정광복 △2기동〃 박규석 △3기동〃 이을신 △4기동〃 박규남 △5기동〃 손동영 △22경찰경호〃 주진우 △202경비〃 심한철 △경찰특공〃 양우철 △중부서장 김성종 △종로〃 박동현 △남대문〃 김원범 △서대문〃 홍석기 △혜화〃 김원태 △용산〃 김호승 △동대문〃 마경석 △마포〃 최현석 △영등포〃 박성민 △성동〃 이승협 △광진〃 이종원 △서부〃 전순홍 △중랑〃 김성구 △관악〃 정방원 △강동〃 오승진 △종암〃 양영우 △구로〃 유윤상 △서초〃 김종철 △양천〃 박정보 △노원〃 박동수 △은평〃 김성희 △도봉〃 박수영 △수서〃 김숙진 △경무과 이교동 강상문 김상형 이연형 ◇부산지방경찰청 ▽총경 △청문감사담당관 정규열 △경무과장 김영일 △경비〃 윤영진 △112종합상황실장 소진기 △생활안전과장 정석모 △여성청소년〃 김성수 △형사〃 윤경돈 △ 보안〃 신영대 △외사〃 정명시 △중부서장 박재천 △동래〃 우승관 △영도〃 류삼영 △서부〃 양영석 △사상〃 김해주 △강서〃 박중희 △북부〃 권창만 △기장〃 방원범 ◇대구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 박재석 △청문감사〃 최석환 △보안과장 김대현 △112종합상황실장 손영진 △여성청소년과장 박희룡 △수사〃 장호식 △사이버안전〃 류영만 △과학수사〃 최용석 △경비교통〃 정식원 △동부서장 양명욱 △북부〃 시진곤 △수성〃 정상진 △달서〃 박종문 ◇인천지방경찰청 ▽총경 △경무과장 강헌수 △112종합상황실장 김대기 △생활안전과장 김성용 △여성청소년〃 라혜자 △수사〃 이재홍 △사이버안전〃 양동재 △정보〃 이선래 △보안〃 정지용 △외사〃 강석현 △논현서장 이상훈 △부평〃 조은수 △삼산〃 임실기 △서부〃 서연식 △계양〃 김철우 △연수〃 남경순 ◇광주지방경찰청 ▽총경 △홍보담당관 김학남 △청문감사〃 권영만 △정보화장비과장 정규열 △정보〃 김영근 △보안〃 김재석 △112종합상황실장 박종열 △여성청소년과장 정환수 △형사〃 양우천 △경비교통〃 임준영 △동부서장 김영창 △북부〃 김홍균 ◇대전지방경찰청 ▽총경 △홍보담당관 곽창용 △청문감사〃 백기동 △경무과장 육종명 △정보〃 박종민 △보안〃 한종욱 △112종합상황실장 서정권 △생활안전과장 이동기 △여성청소년〃 최기영 △수사〃 김선영 △경비교통〃 김환권 △청사경비대장 김재훈 △중부서장 이동주 △동부〃 김의옥 △서부〃 이원준 △둔산〃 김종범 △유성〃 심은석 ◇울산지방경찰청 ▽총경 △청문감사담당관 장종근 △경무과장 정진규 △정보화장비〃 김동욱 △보안〃 조중혁 △112종합상황실장 이임걸 △생활안전과장 배기환 △형사〃 조창배 △중부서장 장근호 △남부〃 안현동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총경 △홍보담당관 박정웅 △청문감사〃 심헌규 △경무과장 김태수 △교통〃 강도희 △경비〃 권기섭 △112종합상황실장 정재남 △사이버안전과장 유제열 △과학수사〃 고창경 △보안〃 박달순 △기동대장 안기남 △과천청사경비〃 권태민 △수원중부서장 송병선 △수원서부〃 정진관 △안양만안〃 이민수 △성남수정〃 최규호 △부천소사〃 김기동 △안산단원〃 이동원 △안산상록〃 모상묘 △평택〃 장한주 △오산〃 박창호 △용인서부〃 황재규 △광주〃 엄명용 △과천〃 박형준 △의왕〃 이건화 △하남〃 임홍기 △이천〃 최정현 △양평〃 강상길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총경 △홍보담당관 박상경 △경무과장 오상택 △정보화장비담당관 김낙동 △112종합상황실장 서민 △생활안전과장 김영진 △수사〃 장병덕 △형사〃 박종식 △사이버안전〃 김상우 △과학수사〃 김선권 △정보〃 곽영진 △보안〃 변관수 △의정부서장 김충환 △일산동부〃 전재희 △일산서부〃 이익훈 △남양주〃 이성재 △파주〃 이철민 △양주〃 김종필 △구리〃 김진홍 △포천〃 송호송 ◇강원지방경찰청 ▽총경 △보안과장 이화선 △112종합상황실장 윤휘영 △생활안전과장 최성환 △경비교통〃 한상갑 △삼척서장 정대이 △영월〃 신성철 △인제〃 임성덕 △철원〃 송유철 △화천〃 이규문 △양구〃 강찬구 ◇충북지방경찰청 ▽총경 △정보화장비과장 신현규 △청주청원서장 김원환 △영동〃 김영호 △괴산〃 이유식 △단양〃 김성준 △보은〃 박희동 △옥천〃 이영우 △진천〃 조성호 ◇충남지방경찰청 ▽총경 △홍보담당관 박진성 △청문감사〃 고재권 △정보화장비과장 김택준 △보안〃 박세석 △112종합상황실장 김기종 △생활안전과장 김영일 △과학수사〃 김선우 △경비교통〃 최정우 △세종청사경비대장 김정훈 △경무과(세종지방경찰청 개청준비부단장) 안태정 △서산서장 조성복 △논산〃 장창우 △공주〃 전창훈 △당진〃 한상오 △예산〃 김장호 △서천〃 홍완선 △청양〃 이관형 △태안〃 장동찬◇전북지방경찰청 ▽총경 △경무과장 한도연 △보안〃 최규운 △112종합상황실장 함현배 △여성청소년과장 정재봉 △수사〃 이상주 △형사〃 이후신 △경비교통〃 김태형 △전주덕진서장 남기재 △익산〃 박헌수 △정읍〃 신일섭 △완주〃 송호림 △고창〃 박정환 △순창〃 이서영 △진안〃 이연재 △장수〃 박정원 ◇전남지방경찰청 ▽총경 △홍보담당관 문병훈 △경무과장 양회선 △정보화장비〃 김상철 △정보〃 김현식 △보안〃 이삼호 △생활안전〃 정용선 △여성청소년〃 김남희 △여수서장 김근 △순천〃 노재호 △나주〃 정경채 △무안〃 조장섭 △영광〃 정재윤 △함평〃 류미진 △장성〃 이재승 △곡성〃 임태오 △구례〃 이임재 ◇경북지방경찰청 ▽총경 △청문감사담당관 김선섭 △정보화장비과장 김우락 △정보〃 정흥남 △ 보안〃 이창록 △112종합상황실장 김준식 △생활안전과장 최호열 △수사〃 이갑수 △ 형사〃 김상문 △교통〃 류창선 △경주서장 이근우 △포항남부〃 김한섭 △구미〃 김영수 △경산〃 김봉식 △김천〃 임경우 △영천〃 김영환 △상주〃 강성모 △ 칠곡〃 김형률 △청도〃 이승목 △울진〃 손부식 △봉화〃 박종섭 △영양〃 서동수 △군위〃 이용석 △울릉〃 임상우 ◇경남지방경찰청 ▽총경 △경무과장 이병진 △정보화장비〃 정재화 △보안〃 김태경 △외사〃 황철환 △수사〃 김성철 △과학수사〃 박준경 △경비교통〃 진영철 △창원서부서장 김상구 △마산중부〃 김균 △양산〃 이정동 △통영〃 하임수 △거창〃 김인규 △하동〃 이철수 △함양〃 도원칠 △산청〃 전범욱 △함안〃 한흥수 △의령〃 이선록 ◇제주지방경찰청 ▽총경 △홍보담당관 김형섭 △정보화장비〃 이연태 △수사과장 변민선 △정보〃 오인구 △외사〃 장원석 △서귀포〃 천범녕 ◇대기 ▽총경 △부산 경무과 김종구 박태길 △대구 〃 김훈찬 △인천 〃 류재화 조종림 이기주 김관 △울산 〃 김성식 △경기남부 〃 양근원 △강원 〃 김호영 △충북 〃 고진태 △전북 〃 김광호 △경북 〃 이성호 △경남 〃 강신홍 ◇치안지도관 ▽총경 △서울 경무과 권혁준 백남익 변종문 오세찬 이광진 이정수 최진태 홍원표 △광주 경무과 이진수 △충남 〃 맹훈재 △인천 〃 이두호 △대전 〃 문흥식 △울산 〃김현진 △경기남부 〃 서동현 △경기북부 〃 김상희 △충북 〃 백석현 △전북 〃 김영록 △전남 〃 김중호 △경북 〃 안문기 △경남 〃 한정우 ◇교육 ▽총경 △서울 경무과 박민영 임현규 박찬우 김찬수 윤정근 임욱성 서상태 최영우 조우종 이동훈 장영철 민윤기 나영민 이승렬 강일구 진점옥 김홍훈 빈중석 신광수 손창권 장정진 유병희 △부산 〃 박용문 변석우 김병수 △대구 〃 곽동호 김기대 최미섭 △인천 〃 이상길 김경환 △광주 〃 김진천 문병조 △대전 〃 조정래 △울산 〃 황덕구 △경기남부 〃 김원식 이종길 강은석 최복락 김희종 △강원 〃 최승호 여진용 윤태영 △충북 〃 정경호 △충남 〃 조대현 △전북 〃 권현주 강태호 이인영 △전남 〃 차복영 김종득 △경북 〃 변인수 이정섭 △경남 〃 제옥봉 채경덕 진훈현 △제주 〃 이성균 박현규 김자현기자 zion37@donga.com}

    • 2019-01-10
    • 좋아요
    • 코멘트
  • 가상현실 기술 접목… 지체장애 체험 첫선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한 지체장애 체험이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다. 경기 고양시 덕양행신장애인주간보호센터(센터장 강영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VR 기술과 휠체어를 접목한 국내 최초의 VR 지체장애체험 시연회를 27일 오후 2시 보호센터 복지관 지하 2층 다목적대강당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초 덕양행신장애인주간보호센터와 VR 기술 협력사 ㈜페리굿이 업무 협약으로 VR 시각장애(저시력) 체험형 콘텐츠를 개발해 상용화한 데 이은 시연이다. 기존에 휠체어 체험에 그친 교육방식의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한 획기적인 교육 콘텐츠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공감대를 키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체험 콘텐츠는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VR 장비를 착용한 참여자는 전동휠체어 VR 시뮬레이터에 올라 편의점 물품 구매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상의 위기 상황, 실제 충돌사고 상황 등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덕양행신장애인주간보호센터 관계자는 “시연회를 통해 VR 장애 체험을 지역주민뿐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장, 유관기관, 학교 등에 확산시키고 인식 개선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2-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영상]20cm 높이 턱이 큰 벽처럼 느껴져…5분 지체장애체험에 식은땀 ‘줄줄’

    “빵빵, 빵빵”. 귀를 울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에 불안감이 커지며 내 심장은 철렁 내려앉았다. 운전자는 빨간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운전석에 앉아서 경적을 눌러댔다. 내가 타고 있는 휠체어에 바짝 차를 댄 그는 ‘빨리 안 지나가고 뭐하느냐’고 묻듯 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봤다. 동시에 그는 차량의 흰색 라이트를 발사하듯 깜빡였다.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며 휠체어를 조종해 앞으로 가려 했지만 마음이 급하니 방향을 제대로 잡기 어려웠다. 비틀거리며 느리게 이동하는 휠체어에 앉아 ‘빨리 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질 않는데 어떻게 합니까’라는 말만 머리 속에 맴돌 뿐이었다. 잘못한 게 없는데 자꾸만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24일 본보 취재진이 가상현실(VR) 시뮬레이터를 통해 경험한 지체장애체험의 한 장면이다. 취재진은 경기 고양시 덕양행신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서 27일 열리는 국내 최초의 VR 지체장애체험회를 앞두고 이날 서울 구로구의 VR 기술 협력사 ‘페리굿’을 방문해 직접 VR 지체장애 체험에 참여했다. ● 5분간의 장애인 체험에 식은땀 줄줄 가상현실 속 지체장애 체험에 걸린 시간은 약 5분. 먼저 전동휠체어 모형의 VR시뮬레이터에 앉아 고글을 착용하자 눈앞으로 가상현실 속 세상이 펼쳐졌다. 전동휠체어를 운전하듯 손가락 버튼을 누르며 가상현실 영상 속에서 휠체어를 움직여나갔다. 시작 장소에서부터 몇 가지 미션을 수행하면서 복지관까지 가는 것이었다. 먼저 보도에 불법 주·정차 차량을 피해 휠체어를 운전하는 간단해 보이는 미션. 보도가 협소해 자칫 차를 피하다가 차도 쪽으로 이탈 할 수도 있어 휠체어를 천천히 몰았다. 하지만 웬걸, 불법 주·정차 차량은 피했다 싶었는데 앞만 보고 가다보니 아래쪽 보도블록이 노후해 파여 있었던 것을 살피지 못했다. 휠체어가 휘청거리더니 파인 구멍에 바퀴가 빠져 한쪽이 덜컥 내려앉았다. 휠체어와 함께 몸도 기울어 위험한 상황이 됐다. 결국 주변의 도움을 받아 위기 상황을 넘겨야 했다. 이어 길 건너 편의점에 가는 미션. 직진이라 순탄하게 입구로 들어서려는 순간 다시 ‘덜컹’. 휠체어 앞에 약 20cm 높이의 턱이 있었다. 휠체어를 탄 기자에게는 그 작은 턱이 큰 벽이었다. 평소라면 한 걸음에 넘을 수 있는 높이인데 휠체어로는 도저히 넘을 수가 없었다. 그 자리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겨우 들어가니 다시 한숨의 연속. 아무리 손을 위로 뻗어도 위쪽 매대에 있는 치약은 멀기만 했다. 연신 손을 허우적대다가 결국 점원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다시 편의점에서 나와 복지관으로 향하는 길.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지나 보도 위를 지나는데 반대편 코너에서 전동킥보드가 빠르게 달려왔다. “잠시만요”라고 말할 틈도 없이 “어, 어,” 당황하다가 결국 “꽝”. 눈앞엔 하늘이 빙그르르 돌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옆으로 나뒹굴고 있는 휠체어. ‘아, 힘들다.’ 다시 주변의 도움을 받고서야 복지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5분, 길지 않은 시간인데 체험이 끝나니 이마와 등줄기를 따라 식은땀이 흘렀다. 추가로 올해 초부터 만들어 운영중인 시각장애 VR체험도 이어졌다. 눈에 얼룩이 낀 것처럼 시야가 흐려지는 ‘비특이성 시력장애’를 겪으며 10조각 남짓의 간단한 퍼즐을 맞춰야 했다. 평소 30초도 안돼 끝낼 퍼즐을 3분 넘도록 붙잡고 있어야했다. 안개가 낀 듯 눈앞이 뿌옇게 된 ‘매질혼탁’ 상황에서 마주한 화재상황은 더욱 끔찍했다. 가뜩이나 연기마저 가득한 상황에서 비상탈출용 망치를 찾거나 비상계단을 내려가는 일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탈출시간이 오래 걸리니 이러다 꼼짝없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장애-비장애 벽 허무는 신기술 다행히 VR시뮬레이터에서는 기자가 VR 장애체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위기를 마주할 때마다 예상하기라도 한 듯 친절한 안내 멘트와 설명이 나왔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운전자들의 경적소리를 마주한 경우 “전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은 안전을 위해서 서행합니다. 무심코 던진 시선이 장애인들에게는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오는 식이었다. 평소 비장애 운전자 위치에 가깝던 기자에게 반성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었다. 이러한 VR 기술과 접목된 장애체험은 기존 장애체험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공감대를 키우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획기적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의 장애체험이 휠체어를 밀고 턱을 넘는 등 불편을 경험해보는 정도에 그쳤다면, 가상현실 속에서는 실제 충돌사고 상황이나 화재 등 재난상황 까지 겪게 된다. 단순히 장애 ‘체험’이 아니라 가상현실 속에서 ‘나’ 자신이 장애를 가지고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재난상황을 직접 체험하게 돼 장애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최초로 VR 기술에 지체장애 체험을 접목한 덕양행신장애인주간보호센터는 앞으로도 VR 등 신기술을 장애인식개선 콘텐츠와 적극적으로 연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근 고양시 덕양행신장애인주간보호센터 사무국장은 “VR 기술은 비장애인과 장애인들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라며 “앞으로는 지적장애 체험 콘텐츠나 장애인들의 여행·스포츠 체험 등을 도울 수 있는 콘텐츠 발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18-12-26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