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사진)이 7일(현지 시간) 언론 공개를 시작으로 9일 개막하는 ‘2017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 참가하며 글로벌 행보를 넓힌다. 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날 이번 모터쇼 참석을 위해 스위스로 출국했다. 정 부회장은 모터쇼에 참석해 현대차와 기아차 부스를 살펴보고 현지 법인장 회의를 통해 유럽 시장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부회장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 참석해 현대차의 자율주행차를 직접 소개하고 첨단 자동차 기술을 선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어 같은 달 하순에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3년 만에 참석해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교류를 가졌다. 연초부터 첨단 기술과 마케팅 현장을 찾아 세계를 누비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정 부회장은 CES, 디트로이트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베이징 모터쇼, 파리 모터쇼 등을 직접 찾았다. 한편 현대차는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내년 2월 개막하는 평창 겨울올림픽에 맞춰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2세대 수소 전기차의 콘셉트카를 공개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진해운의 인력과 자산 일부를 인수하며 국내 2번째 원양 선사로 출범한 SM상선이 8일 첫 배를 띄운다. 6일 SM상선은 한국∼태국·베트남 노선에서 8일 첫 운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10일에는 한국∼베트남 하이퐁 노선에서, 21일에는 중국∼서인도 노선에서 컨테이너 정기선 서비스를 시작한다. 다음 달에는 한일 노선과 한중 노선 등으로 차례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올해 총 9개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주력 노선인 미주 서안 노선에는 다음 달 20일 첫 번째 선박을 투입한다. 자사 선박인 6500TEU(1TEU는 약 6m 길이의 컨테이너 1개분)급 SM롱비치호가 부산신항을 출발해 부산북항을 거쳐 미국 롱비치 항으로 떠난다. 이 노선에서 SM상선은 시장 내 최단 운항일 등 직기항(Express) 서비스를 제공해 화주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같은 노선 운영을 위해 SM상선은 6500TEU급 5척을 포함해 총 12척의 컨테이너선을 확보했다. 투입되는 선박에 실을 수 있는 전체 물량(선복량)은 4만7000TEU 수준으로 국내 4번째, 세계 33번째 정도의 규모다. 또 SM상선은 총 16개국에서 12개 지점, 9개 영업소, 7개 대리점을 운영한다. 육상 직원은 370명이다. 해상 직원은 선박 확보 상황에 따라 400여 명을 추가로 고용할 예정이다. SM상선이 정기선 서비스를 시작하면 1월 한진해운으로부터 인수한 경인·광양터미널의 운영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SM상선 관계자는 “올해는 신규 서비스 안정화에 주력하고 내년부터 미주 동안, 남미 등 원양 노선과 선박을 더욱 확대해 출범 5년 이내에 매출 3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기아자동차의 친환경차 모델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최초의 친환경 전용모델인 아이오닉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 동안 세계 시장에서 총 3만1165대가 판매됐다.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EV) 모델이 각각 2만4350대, 6797대 팔렸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18대 판매됐다.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꾸준히 인기를 얻는 가운데 EV도 보조금 공모 신청자가 2000명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와 EV 모델은 유럽에서 반년 만에 각각 4520대와 1653대씩 팔리며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PHEV 모델까지 내놓으면서 아이오닉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기아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 하이브리드는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지난달 하이브리드차 판매 순위 4위에 올랐다. 니로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2143대로 하이브리드카 시장 점유율이 7.6%였다. 니로는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1만9600여 대, 해외에서 3만700여 대가 팔리며 출시 10개월 만에 판매량 5만 대를 넘겼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진해운 파산과 해운업계 선박 과잉이 침체된 조선업계에 연이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5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라인은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던 1만4000TEU(1TEU는 약 6m 길이의 컨테이너 1개분)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 가운데 절반가량의 인도 시기를 올해에서 내년으로 미뤘다. 당초 11억 달러에 계약했던 선박 9척을 올해 모두 인수할 계획이었지만 올해는 절반만 인수하겠다는 것이다. 해운업계에서 선박 과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박 대금을 치르고 새 선박을 받아가기보다는 이용료를 내고 배를 빌려 쓰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직전 운영했던 100척가량의 컨테이너선 가운데 상당수가 배를 빌려주는 용선 시장에 나오면서 용선료가 낮아진 것 역시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라크슨에 따르면 8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금액은 2015년 160억 달러에서 지난해 5억 달러로 급감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선박 과잉에 한진해운 파산까지 이어지며 용선료가 크게 낮아졌다”며 “당분간 대규모 컨테이너선 발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1월 법인 신설이 지난해 1월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중소기업청은 올 1월 신설 법인이 8064개로 지난해 1월보다 1.8% 감소했다고 밝혔다. 1월 신설 법인은 2014년 6930개에서 2015년 8070개, 지난해 8210개로 꾸준히 증가해 왔지만 올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신설 법인을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이 1642개(20.4%)로 가장 많았고 제조업(1589개·19.7%), 건설업(1003개·12.4%), 부동산임대업(779개·9.7%) 순이었다. 전기·가스 및 수도사업(166개 증가)과 금융보험업(89개 증가)은 신설 법인이 늘어난 반면에 도·소매업(140개 감소) 등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구(11.1%)와 충남(9.7%) 등에서 지난해에 비해 법인 설립이 늘었지만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2.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청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 둔화 흐름 속에 1월 설 연휴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법인 창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복잡한 정치 일정 때문에 당분간 ‘경제에 도움이 되는 정치’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2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48차 정기총회. 박병원 경총 회장(사진)은 기업과 경영인들 스스로의 노력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를 늘려야 할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 정국으로 국정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경제계가 느끼는 답답함을 대변한 셈이다. 박 회장은 최근 일부 대선 주자가 내놓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공약에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안들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탄핵과 대선 등의 정치 일정 때문에 당분간 이들 법안의 통과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어느 분야에 새로운 투자를 해서 일자리를 늘릴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질 않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박 회장은 “경영계가 노동계의 협조를 얻어 현행 법 제도 아래서도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 기업이 한발 먼저 나서서 실천적 노력을 기울이자”고 호소했다. 정치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결국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장근로 축소 등을 실천하고 노사가 상생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게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행 노동법제도 도마에 올렸다. 박 회장은 “현재의 노동법제는 일단 취업한 사람들의 이익을 강력히 보호하는 것이 근로자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던 시절 만들어진 것이다. 취업도 못 한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임금과 근로시간 탄력화 등 새로운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노동계 표를 의식한 일부 정치권이 친노동계 행보를 보이면서 노동계를 부추기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며 올해 노사 갈등이 더 고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두산은 친환경 및 고효율 기술로 에너지 시장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부터 중장비 제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효율성을 높인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지난해 10월 두산중공업의 해외 자회사인 두산그리드텍은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시의 변전소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중공업이 ESS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즈를 인수한 후 3개월 만에 거둔 첫 성과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그리드텍 인수를 통해 ESS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컨트롤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ESS는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에 전기를 비축해 두었다가 사용량이 많은 시간에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저장장치다. 출력이 일정하지 않은 풍력과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ESS를 통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ESS 시장이 2020년 5조 원, 2025년 12조 원 규모로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에 나서기도 했다.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술은 효율이 높으면서도 발전설비 소형화가 가능한 차세대 발전기술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치열한 상용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영동화력1호기 연료전환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생물체로부터 에너지원을 조달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다. 영동화력이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거듭나면 남동발전은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6만 t 감축하고, 127만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REC)을 확보할 수 있다. 건설용 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착기의 연비와 작업효율을 높이는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하루 종일 운행하는 굴착기는 작은 연비를 개선하는 것으로도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유압펌프를 전자적으로 제어해 연비를 향상시키는 ‘디-에코파워(D-ECOPOWER)’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2020년까지 연평균 45% 수준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사업에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배터리 납품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 맞춰 생산 설비 확충이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5년 7월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비를 900MWh로 증설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200MWh의 용량을 추가해 총 1.1GWh의 생산 용량을 확보했다. 또 서산공장 부지에 최대 3GWh를 생산할 수 있는 제2공장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빠르게 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음에도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은 24시간 100% 가동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선수주 후증설’이라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전략이 성공적임을 보여준다. 신규 수주 물량 생산 시점에 맞춰 생산 용량을 증설하면서 투자-생산-마케팅을 연계하는 배터리 비즈니스 모델의 최적화를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여건 아래서도 과감한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과 더불어 자사 배터리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기아자동차의 쏘울EV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EV200, ES210 등에 공급되고 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다임러그룹 메르세데스벤츠의 주력 전기차 프로젝트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공개했다.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의 대표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주력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 과시한 것이다. 적극적인 중국 시장 개척도 눈에 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1월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함께 중국 현지 배터리 생산 법인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중국 내 유력한 파트너와 함께 합작회사를 설립하면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들과의 친밀한 네트워크 구성은 세계 최대규모로 성장한 중국시장 공략에도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도 기존의 수주 물량을 차질 없이 생산하는 한편 신규 수주물량에 대한 빈틈없는 생산지원을 통해 배터리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가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사진)을 출시했다. 현대차는 올해 친환경차 판매 목표를 지난해 판매량보다 20%가량 늘어난 3만 대로 잡았다. 현대차는 27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아이오닉 콘퍼런스를 열고 ‘아이오닉 플러그인(IONIQ plug-in)’을 공식 출시했다. 고효율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한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1회 충전으로 최대 46km의 전기 주행이 가능하다. 가솔린을 포함하면 900km 이상 달릴 수 있다. 복합연료소비효율은 휘발유 기준 L당 20.5km, 전기 기준 5.5km/kWh로 국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중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플러그인에는 최고 출력 105ps, 최대 토크 15.0kgf·m의 신형 카파 1.6GDi 엔진과 고효율 영구자석형 모터 시스템이 적용됐다. 아이오닉이 지난해 출시한 하이브리드 모델과 순수전기차(EV) 모델 일렉트릭에 이어 3종류의 친환경차 라인을 완성한 가운데 현대차는 올해 친환경차 판매 목표를 3만 대로 세웠다. 현대차는 아이오닉과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으로 지난해 2만5000여 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올해 이보다 20% 이상을 더 팔겠다는 계획이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은 “아이오닉은 지난해 1만1000대 이상 판매되며 친환경차 대중화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며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친환경 플랫폼의 완성이자 기대주”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이 2020년 약 220만 대 규모로 친환경차 파워트레인 가운데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올해 이미 2000대 이상의 계약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지난해 일렉트릭 3749대를 판매하며 63.7%의 점유율로 국내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날 제주에 이어 서울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를 시작하고 아이오닉 전 차종의 배터리를 평생 보증하는 등 아이오닉의 고객 서비스를 크게 확대한다고 밝혔다.고양=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는 현재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강판의 10%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이 870만 t에 이른다. 세계 800개 이상의 철강사 가운데 20곳만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 강판은 부가가치가 높은 철강 영역으로 손꼽힌다. 포스코는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영역에서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지난해 1월 포스코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6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전 세계 철강사 가운데 최초로 기술전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경량화와 안전성 확보에 적합한 차량용 강판을 선보인 것이다. 포스코는 트윕(TWIP)강과 고온프레스성형(HPF)강 같은 고급 자동차 강판을 포함해 30종 이상의 미래 자동차 소재를 통해 기술력을 과시했다. 포스코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산에 성공한 트윕강은 강도와 가공성을 모두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PF강 역시 열처리 시 가공성을 높인 것이 강점이다. 포스코는 내세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장강도 1Gpa(1mm² 당 100kg을 견디는 강도) 이상의 ‘기가 스틸(Giga Steel)’이다. 포스코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고 소재 인증에도 힘쓰면서 기가 스틸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기술 개발과 더불어 고급 자동차 강판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5월 31일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강판용 냉연공장인 광양제철소 4냉연공장의 설비 합리화 사업을 완료했다. 1997년 준공한 광양 4냉연공장은 연간 220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자동차 강판용 냉연공장이다. 설비 합리화를 통해 이 공장은 일본, 미국, 유럽 완성차업체에 공급되는 고장력강(AHSS) 생산에 최적화된 곳으로 거듭났다. AHSS는 무게는 가벼우면서 강도는 높은 강판으로 자동차 내판재와 외판재, 보강재에 주로 쓰인다. 생산 기지를 해외로 넓히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8월 태국에 연간 생산 45만 t 규모의 아연도금 강판공장(CGL) ‘POSCO-TCS’를 준공했다. 이곳은 포스코가 동남아시아에 처음 세운 자동차강판 생산 공장이다. 생산품은 현지의 전문 가공센터 ‘POSCO-TBPC’의 서비스를 거쳐 태국 내 포드,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전 세계에서 900만 t 이상의 자동차 강판을 판매하고 2018년 이후 1000만 t 판매 체제를 완성해 세계 최고 자동차강판 공급사로의 입지를 굳힐 계획”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가 6년 전 영어로 바꿨던 직급 호칭을 최근 우리말 호칭으로 되돌렸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다음 달부터 서로 “○○○님”이라고 부르기로 하면서 적응 중이다. 기업들의 엇갈린 행보 속에 직급 ‘호칭 파괴’에 재계의 관심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23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는 6일부터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이라는 과거의 직급 호칭을 다시 사용하고 있다. 2011년 7월 1일부터 사용했던 매니저(Manager), 팀 리더(Team Leader), 그룹 리더(Group Leader)와 같은 영어 호칭을 5년여 만에 되돌려 놓은 것이다. 2011년 새로운 호칭을 도입하면서 포스코는 수평적인 소통 문화 정착을 목표로 내세웠다. 포스코가 예전의 직급 호칭으로 돌아간 이유는 “제도가 바뀌었다지만 실제로는 큰 변화가 없다”는 직원들의 반응에서 잘 알 수 있다. 2011년 이후 매니저와 팀 리더를 정해 뒀지만, 정작 내부적으로는 과장, 차장 같은 호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한 직원은 “영어 호칭을 회사 밖에서 낯설어하고, 또 다른 기업과 비교했을 때 어떤 직급에 해당하는지 혼란스러운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호칭만으로 기업의 조직문화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상당수 기업이 호칭이나 직급 체제를 개편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0년 1월 1일부터 서로를 “○○○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CJ그룹은 호칭에서 직급을 떼어 낸 대표 사례로 꼽힌다. CJ 계열사 관계자는 “임원진도 직원을 ‘누구누구님’이라고 부르는 상황이다 보니 다들 그렇게 부르고 있다”며 “아무래도 눈치를 덜 보고 좀 더 편하게 의견을 내놓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반면 KT와 한화는 2012년을 전후해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지만 2년가량 운영한 뒤 포스코처럼 원래 제도로 돌아간 경우다. KT 관계자는 “차장급 이하 직원은 서로를 모두 매니저라고 불렀었다”며 “수평적인 느낌은 있었지만 바깥에서 활동하는 영업 파트 등에서는 직급이 없어 답답해한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본격적인 인사 제도 개편을 앞두고 있다. 직급을 기존보다 단순화하면서 호칭을 “○○○님”으로 통일한다. 삼성전자 직원 A 씨(33)는 “아직 시범 운영 중인데 e메일을 보낼 때는 누구누구님이라고 쓰면서도 직접 얼굴을 보면 직급을 부르게 된다”며 어색해 했다. 많은 기업들이 호칭과 관련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의 경영철학은 물론 사회 분위기와도 연관돼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리더십, 의사 결정 과정 등 다양한 요소와 더불어 호칭 역시 조직 문화의 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규창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생산성 관리란 측면보다 창의성 발휘가 중요해지면서 기업들이 수평적 조직 문화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호칭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대기업이 성장하면 투자 증가 등으로 중소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2차, 3차 협력업체로 내려갈수록 파급 효과가 더 약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은 22일 ‘낙수효과에 관한 통계적 분석이 주는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낙수효과와 관련된 최근 연구들을 재분석한 결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낙수효과가 약화되거나 크지 않은 가운데 오히려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1차 협력업체의 통계를 활용해 낙수효과를 분석한 기존 연구에선 대기업 성장이 중소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분석 범위를 2차, 3차 협력업체까지로 확대하면 밑으로 내려갈수록 파급효과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원청업체인 현대자동차의 매출액이 1% 증가하면 1차 협력업체의 매출액은 0.43% 늘어났지만 2차에서는 0.05%, 3차는 0.004%로 매출 증가율이 크게 감소했다. 삼성전자도 역시 매출액이 1% 늘어나면 1차 협력업체의 매출액이 0.56% 증가했지만 2차 협력업체는 0.07%, 3차 협력업체는 0.005% 높아지는 데 그쳤다. 거시적인 통계 분석에서도 대기업이 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력이 중소기업보다 작거나 서로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는 현상이 드러났다. 산업별 고용 유발 계수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크게 앞서면서 더 큰 고용 기여도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또 경기종합지수를 이용한 비교 분석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순환변동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서로 인과관계가 있었지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홍운선 중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의 성장이 중소기업의 성장을 유발하는 선순환 효과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상호 연계성도 약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대기업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활력 있는 다수가 중심이 되는 경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이달에도 완성차 업체의 새 얼굴들이 줄지어 등장하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차량이 있는 반면 부분적으로 개선하거나 연식을 바꾸며 새 단장한 모델도 있다. 한국GM 쉐보레의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볼트(Volt)는 최대 주행거리가 676km에 이르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이다. 2개의 전기모터와 192개의 배터리를 활용하는 순수 전기 최대 주행거리가 89km에 이른다. 676km는 1.5L 가솔린 엔진 주행거리를 더한 최대 주행거리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2017년형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현대자동차 2018 싼타페, 기아자동차 K5 스페셜 에디션 등은 모두 안전과 관련된 최첨단 기능을 반영해 새로 출시된 모델들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차선 이탈 방지와 후방 차량 감지 등의 기능이 트림에 따라 추가됐다. 2018 싼타페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이 기본 적용되는 트림을 더 낮추면서도 전체적으로 가격을 내리거나 동결시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K5 스페셜 에디션 역시 후측방 경보 시스템을 기본 장착했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첨단 안전 기술을 기존의 베스트셀러 모델에 이식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새로 출시한 더 뉴 E 3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모델 2종류는 현재 최고 수준의 안전·반자율 주행 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를 기본 품목으로 적용했다. 차간 거리 자동 유지와 핸들 자동 조향으로 60초까지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한불모터스의 뉴 푸조 2008 SUV는 남성성이 강해진 새로운 전면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내부 공간은 운전자가 주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아이-콕핏 시스템을 활용해 새롭게 꾸몄다.정리=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설 연휴가 지나고 2월에 접어들면서 중고차 시장은 봄 성수기에 접어들고 있다. 새로 입사하는 신입사원과 날씨가 풀린 뒤 봄 나들이를 준비하는 이들이 새로 중고차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주인공들이다. SK엔카가 1∼16일 중고차 등록대수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에 이어 2월에도 국산 중고차는 10위권에 새로 들어오거나 벗어난 차량이 없었다. 지난 연말 새 모델 그랜저 IG가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HG가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그랜드 스타렉스와 YF쏘나타 등 상위 5개 차종이 모두 현대차다. 10위권 안에서 지난달 7위를 기록했던 현대차 싼타페 DM이 2계단 상승하며 5위를 기록하며 지난달 5위였던 기아자동차의 올 뉴 모닝과 자리를 맞바꿨다. 수입 중고차에서도 3위까지는 지난달과 같은 차량이 순위를 지켰다. BMW 3시리즈(F30)는 1계단 상승한 4위, 아우디의 뉴 A4는 1계단 하락한 5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10위권 안에 들어오지 못했던 폴크스바겐의 골프 7세대가 새로 순위권에 들어왔다. SK엔카 측은 완성차 업체들이 새해 잇달아 신차를 출시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구형 모델 관련 문의가 늘어나는 흐름이라고 전했다. 올 뉴 모닝을 비롯한 경차가 대표적이다. 나들이하기 좋은 봄과 신학기를 앞두고 외부 활동을 늘리기 위해 차량을 알아보는 흐름도 감지된다. 비교적 좋은 가격에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는 때라는 뜻이기도 하다. 박홍규 SK엔카 사업총괄본부장은 “3월 신학기와 입사 등을 앞두고 외부활동을 대비하며 미리 중고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특히 사회 초년생들이 첫 차 구매를 위해 가격이 낮은 차량을 중심으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새해 준대형 세단 돌풍이 심상치 않다. 다채로운 차종 가운데 가장 큰 사랑을 받는 ‘국민차’는 그동안 쏘나타로 대표되는 중형 세단의 몫이었다. 그런데 최근 그랜저 같은 준대형 세단의 판매량이 중형 승용차 판매량을 앞지르고 있다. 준대형 승용차가 ‘국민차’로 떠오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산업협회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준대형 세단 판매량은 1만5242대로 집계됐다. 반면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와 르노삼성자동차의 SM6 등 중형 세단 판매량은 1만3429대에 그쳤다. 준대형이 중형보다 1813대나 더 팔린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도 준대형 세단 판매량은 2만5062대를 기록해 중형 세단 2만1875대를 3000대 이상 앞섰다. 두 달 연속으로 준대형이 중형보다 더 많이 팔렸다. 쏘나타와 K5, SM6, 말리부 등 완성차 업체의 대표 차량이 포진한 중형 승용차는 그간 차급별 판매량에서 수위를 달려 왔다. 2015년 중형 세단 판매량은 20만9348대로 준대형 세단 판매량 13만5572대와 준중형 세단 판매량 17만8946대를 크게 앞섰다. 지난해 역시 한 해 전체를 놓고 보면 중형 세단은 국내에서 22만8632대가 팔리며 준대형 세단(14만5665대)과 준중형 세단(16만3974대)과의 격차를 더 크게 벌렸다. 이런 상황을 뒤집은 준대형의 약진은 지난해 출시된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와 기아자동차의 신형 K7이 동시에 돌풍을 일으킨 효과가 크다. 신형 그랜저는 본격 판매에 들어간 지난해 12월 1만7247대가 팔렸고 지난달에도 1만586대가 팔리며 두 달 연속 월간 판매 1만 대를 넘겼다. 신형 K7은 지난해 1월 말 출시 직후인 2월 한 달에만 6046대가 팔리면서 역대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고 12월에도 6163대가 팔리는 등 인기를 꾸준히 유지했다. 한국GM의 준대형 세단 임팔라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걸쳐 89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사이 중형 세단 판매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 7257대가 팔린 쏘나타의 지난달 판매량은 3997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줄었다. 쏘나타의 월 판매량이 400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2006년 7월 이후 처음이다. SM6와 K5의 판매량도 각기 3529대와 2004대로 전월 대비 40% 이상 줄었고 3564대가 판매된 한국GM의 말리부 역시 전달보다 14% 이상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형 그랜저가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장치와 경쟁력 있는 가격을 바탕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 그랜저에는 자율주행을 위한 지능형 기술패키지인 ‘현대 스마트 센스’가 현대차 최초로 장착됐다. 지난해 SM6 돌풍이 보여준 것처럼 준대형과 중형의 뚜렷한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급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적절히 조화시킨 차량이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국민차 자리를 지키기 위한 중형 세단의 반격도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현대차는 중형 세단 대표 모델인 쏘나타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당초 7월에서 3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사실상 완전변경에 가까운 변화를 통해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신형 그랜저에 적용된 캐스케이딩 그릴이 적용되는 등 외관 디자인이 대폭 바뀔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출시된 LF쏘나타는 그전 세대인 YF쏘나타와 달리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연간 판매 10만 대를 넘어본 적이 없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구매를 미룬 소비자들의 대기 수요가 늘어난 것도 중형 세단 판매 위축의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3월 이후 국민차 자리를 되찾는 중형 세단의 약진이 본격화될 수 있는 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신형 그랜저의 신차 효과가 워낙 큰 힘을 발휘했다”며 “부분변경되는 쏘나타 등이 준대형을 넘보는 각종 편의장치들을 채택하면 준대형과 중형의 경쟁이 새롭게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조직을 꾸린다. 경기 의왕시에 있는 현대차중앙연구소 내에 문을 열게 되는 ‘현대차그룹 전략기술연구소’의 책임자로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21일 현대차그룹은 전략기술연구소 출범을 발표했다. 조만간 신설되는 전략기술연구소는 정보통신, 인공지능, 공유경제 등 미래 트렌드를 분석해 이와 관련된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신사업 플랫폼을 구축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서비스 사업들을 구체화하는 것이 목표다. 전략기술연구소는 기존에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안에 있던 신사업 관련 부문 인력을 별도 조직으로 떼어낸 것으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출범을 주도했다. 연구소에는 엔지니어 이외에도 기술 기획 전략가, 사업화 전문가 등도 포함되고, 조직 규모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소는 △신사업 구상과 진행, 기술 개발 전략 등을 담당하는 조직 △신소재, 에너지, 바이오 헬스, 로보틱스 등 혁신기술을 개발하는 조직 등 크게 두 부문으로 구성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융·복합 기술이 확대되는 추세와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각계 분야의 인재들도 대거 영입할 계획이다. 전무급 이상이 될 연구소 책임자 역시 현재 현대차그룹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 영입이 유력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신설 연구소의 기술 개발과 사업화 과정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방식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내부 조직 이외에도 전문 기업체나 대학, 연구소들과 적극적으로 협업에 나서는 형태다. 앞서 13일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 개발 조직과 인력을 하나로 통합해 ‘지능형안전기술센터’를 신설하고 미국 GM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주도했던 이진우 박사를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연구소 출범을 계기로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는 ‘마켓 셰이퍼(Market Shaper)’로 진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사물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의 융·복합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변혁이 일어나는 시점에서 선도적인 기술 투자와 사업 추진만이 미래 지속 성장의 핵심 열쇠라고 판단했다.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경쟁에서 선도자 역할을 하겠다”고 의미를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공식 탈퇴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차를 시작으로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11개 계열사가 모두 전경련에 탈퇴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탈퇴 의사를 통보한 LG를 시작으로 삼성, SK 등 4대 그룹이 모두 전경련을 탈퇴하게 됐다.정민지 jmj@donga.com·김도형 기자}
“우리 조선 산업의 기술력으로 새로운 환경규제에 맞추면서 우수한 연비 등으로 산업을 이끌 만한 혁신적인 선박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15일 서울 종로구 현대상선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64)의 얘기다. 완성차 업계에서 연료효율을 높이거나 전기를 활용하는 친환경차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배를 만드는 조선업과 배를 운용하는 해운업에서도 최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해운업의 친환경 선박 문제는 국제적인 환경규제 강화를 계기로 불거졌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이르면 2020년부터 공해상에 있는 선박의 황산화물 배출 기준을 3.5%에서 0.5%로 크게 낮추는 등 환경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해운 업계에 따르면 강화되는 규제에 맞춰 기존에 주로 쓰던 벙커C유보다 품질이 좋은 연료를 선택하면 연료비가 0.6배 이상 추가로 들어간다. 연료를 바꾸기 힘든 해운사가 우선 선택할 수 있는 해법은 선박에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에서 독립한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최근 시작한 친환경 선박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일 KSS해운의 중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에 ‘배기가스 세정장치’를 추가로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 세정장치는 배기가스에 물을 뿌리거나 습윤 필터를 거치게 해 황산화물이나 분진 등을 제거해 준다. 현대글로벌서비스 측은 이런 배기가스 세정장치가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1만5000척 이상의 선박에 설치되며 1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경규제를 근본적으로 피해갈 수 있는 방법 중에는 엔진을 교체해 연료의 종류를 아예 바꾸는 방법도 있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쓸 경우 황 함유량 규제 등으로부터 자유롭다. 도로에서 볼 수 있는 LNG버스 혹은 전기자동차와 비슷한 셈이다. 하지만 LNG 연료 추진선은 현재의 전기차와 비슷한 단점을 갖고 있다. 제작비가 기존 선박보다 비싸고 LNG를 보급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건조 비용이 더 비싸지만 연료비와 환경 양면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장점이 크다”면서도 “연료 보급 등이 비교적 더 어렵다는 점이 현재로서는 큰 단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LNG 연료 추진선을 비롯한 친환경 선박이 앞으로 우리 조선업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등의 조선사들이 이와 관련된 기술에서 앞서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환경규제는 더 강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기차처럼 자연스레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가 최고급 전기강판 생산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친환경 전기자동차와 프리미엄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대한 전략이다. 포스코는 20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권오준 회장을 비롯해 설비공급사와 고객사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방향성 전기강판 ‘하이퍼 엔오(Hyper NO)’ 생산능력 증대사업 종합준공식을 열었다. 철에 일정 비율의 규소를 더해서 만드는 전기강판은 금속의 결정 방향과 자기적 특성에 따라 방향성과 무방향성으로 나뉜다. 특정한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는 데 더 적합하게 만드는 방향성 전기강판은 회전하지 않는 전압기 등의 철심 재료로 주로 사용되고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발전기와 모터처럼 회전하는 부품에 많이 쓰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친환경 자동차의 구동모터 코어와 산업용 대형발전기는 물론 청소기, 냉장고 등 고효율 가전제품에 꼭 필요한 소재”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제2전기강판공장을 최신 설비로 교체했고 제3전기강판공장은 소재를 열처리하고 표면산화층을 제거하는 설비를 갖췄다. 특히 제2공장에 도입한 최신 압연기는 기존의 0.27mm 두께보다 훨씬 얇은 0.15mm 두께의 강판까지 생산할 수 있다. 이번 종합준공을 통해 포스코는 하이퍼 엔오 생산을 현재 연간 8만 t에서 16만 t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16만 t은 전기차 약 260만 대에 구동모터 코어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는 환경 문제 때문에 앞으로 친환경 자동차와 고효율 가전제품의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핵심 부품인 모터의 소재가 되는 최고급 전기강판 수요가 지난해 80만 t에서 2020년 100만 t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 회장은 기념사에서 “최신예 설비를 통해 고객사의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고 나아가 우리나라 관련 산업군의 경쟁력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 취업시장에서 공공 부문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은 대기업 일자리 수가 4년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산층으로 갈 수 있는 대표적인 ‘기회의 문’이 좁아졌다는 뜻이다. 조선 등 기존 주력 산업에서 당분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대기업 등이 신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넓혀야만 일자리 창출과 저성장 탈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통계청의 고용지표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 수는 241만6000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4만6000명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 시장이 얼어붙었던 2010년 9월(―6만 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대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5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뒤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올해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수주 절벽에 가까운 불황을 겪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업에서는 ‘빅3’로 불리는 회사들이 채용을 진행하지 못하거나 규모를 대폭 줄였다. 2014년 200명가량을 뽑았던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과 지난해 아예 신규 채용이 없었고 올해도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주요 대기업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삼성그룹은 신규 채용 규모를 확정짓지 못한 상태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1만 명 내외, 4500명가량을 각각 채용할 방침이다. 전체 취업자 수(24만3000명)가 1년 전보다 1%가량 늘었는데도 대기업의 일자리가 감소세로 바뀐 것은 기업 구조조정 여파와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조기 대선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등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당분간 구조조정이 계속될 수밖에 없어 대기업 고용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대기업에서 나오거나 취업에 실패한 사람들은 대거 자영업 수준의 일자리에 몰리고 있다. 지난달 4인 이하 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2만2000명 늘었다. 문제는 이미 포화 상태인 자영업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자리의 질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2015년 기준 기업생멸 행정통계’에 따르면 창업 기업의 3년 생존율은 38.8%에 그쳤다. 특히 자영업에 나서는 이들이 손쉽게 선택하는 숙박·음식점 업종의 3년 생존율은 30.3%로 금융·보험업(21.6%)을 제외한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일자리 감소→자영업 증가’로 이어지는 일자리의 악순환 구조를 정부가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고용지표는 금융지수(주가, 환율 등), 실물 산업(산업 생산 등)에 뒤따르는 후행 성격이 있는 만큼 현재의 지표 악화를 ‘본격적인 위기의 시작’으로 보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 창출력이 떨어지는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지식서비스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면 고용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천호성 / 김도형 기자}

기대보다 고급스럽고 예상보다 탄탄하다. 최근 독일 자동차 전문지의 유럽 준중형 해치백 5개 차종 비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전한 현대자동차의 ‘핫 해치’ 신형 i30를 직접 몰아본 소감이다. 지난달 초 서울에서 충남 당진시와 예산시를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300km가량의 코스를 돌기 위해 마주한 신형 i30. 현대차 최초로 캐스케이딩 그릴이 적용된 앞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코앞에서 보니 밋밋하거나 공격적이지 않으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여기에 날렵한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가 조화된 앞모습은 화려하진 않지만 단정한 인상이다. 여러 개의 가로 주름을 줘 안정감이 있는 뒤태 역시 인상적이었다. 차 내부도 지저분한 요소를 덜어내 깔끔해 보였다.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역시 센터페시아를 장식하는 돌출형 내비게이션이었다. 내비게이션이 보통 대시보드에 매립돼 있는 것과 달리 위로 절반가량이 돌출돼 있다. 계기판과 같은 눈높이다. 사용하기에는 비교적 편리했지만 시승이 마무리될 때까지도 어색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시승차는 1.6 디젤 터보 모델. 1.6 e-VGT 엔진을 사용하며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갖췄다. 도로에 올라선 뒤에는 낮게 깔리는 무게감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주행 성능이 느껴졌다. 고속도로를 주로 달리면서 무난한 가속력을 보여줬다. 고속에서 차량 자체 소음과 풍절음 역시 별로 느껴지지 않아 옆 사람과 얘기를 나누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운전석에 앉은 다른 시승자가 고속으로 달리며 알려주는 계기판의 속도를 조수석에서는 느끼기 힘들 정도의 안정감은 확실히 인상적이었다. 복합 연비가 L당 17.3km인 신형 i30는 이번 시승 구간에서 L당 18.3km에 이르는 연비를 보여줬다. 시승 초반 차로를 바꾸려 왼쪽으로 주행지시등을 켜자 경보음이 울렸다. 사각지대에 있는 옆 차로의 차량을 알려주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이다. 이 밖에도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앞좌석 열선·통풍 시트, 운전석 전동 조정 등의 다양한 옵션이 운전하는 재미를 더해줬다.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준중형 해치백이라는 근본 성격이 국내 시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단점이다. 차에서 내리면서 다시 봐도 뒤쪽 열 좌석과 적재공간이 좁아 보이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신형 i30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1080대, 해외에서 1만1706대가 판매됐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