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주

조동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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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동주 기자입니다.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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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6~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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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동 꺼! 반칙운전]‘세잎클로버’ 덕에… 다시 꿈을 꿉니다

    “아빠, 내일 오디션인데 꼭 같이 가자.” 배우를 꿈꾸는 박현수 양(15)은 오디션 전날이면 매번 아버지에게 이런 편지를 쓴다. 글씨를 꾹꾹 눌러 담은 편지를 다 쓰면 집 밖에서 바로 불에 태운다. 하늘에 있는 아버지가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박 양 아버지는 외동딸인 박 양이 태어나기도 전에 8t 트럭에 치여 10년 넘게 투병하다가 2012년 1월 세상을 떠났다. 박 양의 유년 시절에 대한 기억은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과 어린이집을 버스로 오간 시간들뿐이었다. 아버지를 잃고 실의에 빠진 박 양은 중학교 2학년 때 교내 연극부 공연을 보고 배우의 꿈을 품었지만 어머니 혼자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는 환경에서 연기학원을 다니는 건 사치였다. 꺼져가던 배우의 꿈은 박 양이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교통사고 유자녀에게 진로상담 멘토를 지원하는 ‘세잎클로버 찾기’ 프로젝트를 접하면서 다시 피어올랐다. 현대자동차는 박 양의 포부와 가능성을 보고 2년째 매월 40만 원의 연기학원비를 지원하고 대학생 멘토 최은지 씨(23)와의 정기적인 만남을 주선해주고 있다. 부산 기장고 1학년인 박 양은 고등학생 유망주를 상대로 내년 1월에 교육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극실기과정 신입생으로 20일 선발됐다. 40명을 뽑는 과정에 300여 명이 몰려 경쟁률이 8 대 1이나 됐지만 당당히 합격했다. 교통안전공단에 지원을 요청한 교통사고 유자녀 7023명(2013년 12월 기준) 중 50.7%(3563명)가 기초생활수급자다. 대부분 박 양 가족처럼 생계를 책임지던 가장을 잃거나 오랜 투병으로 인한 병원비 부담으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05년부터 ‘교통사고 유자녀 소원 들어주기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지난해부터는 경제적 지원을 넘어 유자녀의 꿈을 찾고 지원하는 멘토링 사업도 함께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2000년부터 교통사고 당사자와 유자녀 등 피해 가족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사망하거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한 중증후유장애 1∼4급에 해당하는 장애를 입은 당사자와 65세 이상의 노부모, 18세 미만의 자녀가 지원 대상이다. 재활과 피부양보조금 같은 경제적 지원과 피해가정을 위한 봉사활동 등 정서적 지원을 병행한다. 공단은 2000년부터 2013년까지 교통사고 피해자와 가족 28만여 명에게 4385억여 원을 지원했다.조동주 djc@donga.com·권오혁 기자공동기획: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현대자동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 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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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동 꺼! 반칙운전]식물인간 남편 수발 6년… 음주車에 박살난 ‘코리안 드림’

    “그르르륵.” 침대에 누워 있는 윤찬복 씨(51)의 목에서 굵은 가래가 끓어올랐다. 윤 씨 옆에 있던 아내 민다 알티아가 씨(41)는 안쓰러운 눈빛으로 목에 붙인 호스에 걸린 가래를 빼주고 손수건으로 닦았다. 윤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5년째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다. 윤 씨의 가래 소리는 본보 ‘시동 꺼! 반칙운전’ 취재팀이 지난달 26일 광주 북구의 임대아파트 자택에서 아내를 인터뷰하는 1시간 동안 윤 씨가 낸 유일한 소리였다.○ 음주운전이 파괴한 ‘코리안 드림’ 필리핀 출신인 알티아가 씨는 2000년 윤 씨와 광주에서 신혼집을 꾸리고 세 자녀를 낳았다. 장밋빛으로 가득했던 ‘코리안 드림’은 알티아가 씨의 서른여섯 번째 생일 다음 날인 2009년 1월 16일부터 지옥으로 급변했다. 중식요리사인 윤 씨가 세 자녀 과자값이라도 보태려고 오토바이를 타고 폐지를 수거하러 다니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인 것이다. 윤 씨는 천신만고 끝에 목숨을 건졌지만 뇌병변 1급 장애 판정을 받아 눈만 껌뻑이는 식물인간이 됐다. 단란한 가정을 파탄으로 몰아넣은 60대 남성 운전자는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4%로 음주운전 법정기준치(0.05%)를 넘지 않아 사건이 공식적으론 음주 교통사고로 처리되지도 않았다. 알티아가 씨는 남편만 바라보고 한국으로 와 세 자녀를 키우며 전업주부로 살아온지라 당장 생계가 막막해졌다. 사고 보험금은 병원비와 세 자녀 양육비용으로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3년 동안 병원에서 남편을 간병했지만 더이상 입원비를 내지 못해 집으로 옮겨 연명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알티아가 씨는 딱한 사연을 접한 교통안전공단이 2011년부터 교통사고 피해 가족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4년 동안 3000여만 원을 지원해주지 않았다면 삶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알티아가 씨는 “세 아이가 꼼짝없이 누워 있는 아빠한테 ‘학교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할 때마다 삶이 억울해 눈물이 난다”면서 “아무 잘못도 없는 내 남편을 이렇게 만든 음주운전이 너무 원망스럽다”며 울먹였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2년 음주운전 1건으로 치른 사회적 비용은 3685만 원으로 전체 교통사고 평균인 1264만 원의 3배에 달했다. 음주운전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비용은 매년 1조 원을 상회한다.○ 피해자를 절망시키는 가해자의 뻔뻔함 음주 교통사고는 운전자가 판단력과 반응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벌어지기에 피해자가 중상을 입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일반 교통사고보다 높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매년 줄어들어 올해 최초로 사망자가 4000명대로 감소할 거라 예상되지만 음주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제자리걸음이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2006년 14.5%, 2010년 14.2%, 2013년 14.3%였다. 만신창이가 된 피해자들을 더욱 울분에 빠뜨리는 건 가해자들의 뻔뻔한 태도다. A 군(12)은 2010년 4월 강원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친구와 놀다가 갑자기 후진하는 차량에 깔려 오른팔과 다리, 머리를 크게 다쳤다. 가해 남성은 혈중알코올농도 0.129%로 면허가 취소될 만큼 만취 상태였지만 A 군을 병원으로 옮기기는커녕 조수석에 앉았던 부인과 바꿔 앉으며 음주 사고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사고 이후 4년이 지났지만 A 군은 여전히 오른 다리를 제대로 굽히지 못하고 머리에 큰 상처가 남아 있다. 온순했던 성격은 사고 이후 공격적으로 변했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A 군 부모는 한국의 현실에 분노를 느껴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도 도망가기 바쁜 사례도 많다. B 씨(32·여)는 2012년 10월 임신 8개월 상태에서 인도에 앉아 있다가 후진하는 음주 차량에 왼쪽 옆구리를 치였다. 사고 직후 진통이 느껴져 병원에 가보니 태아의 심박동이 감소하고 있어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 가해자는 사고 직후 달아나다가 시민들에게 붙잡혔지만 아기의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보상 과정이 지지부진해 B 씨는 아직도 피해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음주운전을 하다 상해를 입히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3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지고 피해자가 사망하면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지만 가해자가 중형에 처해지는 사례는 드문 편이다. 김락환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회장은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고 부상만 입었다면 정식 재판에 넘겨지는 사례도 많지 않고, 재판을 치르더라도 ‘고의가 아니었다’ ‘이미 합의가 됐다’는 이유 등으로 가해자의 형벌이 낮아진다”며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형사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광주=권오혁 hyuk@donga.com / 조동주 기자공동기획: 국민안전처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현대자동차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

    • 201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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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웨덴은 “엄마들 마음 놓고 일하세요”… 한살배기도 맡아주는 공영탁아소 운영

    스웨덴은 ‘모든 가족은 자녀와 함께’라는 기치 아래 출산과 보육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영 탁아소는 부모의 근로시간에 따라 일주일에 최대 30시간까지 아이를 돌봐준다. 한 살배기 자녀도 맡아주기에 워킹맘도 육아휴직을 마치면 육아 부담 없이 바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다. 위탁비용은 한 달에 1200크로나(약 17만8000원) 수준인데 정부가 16세 미만 자녀에게 매달 1050크로나(약 15만6000원)씩 수당을 지급하기에 부담이 거의 없다. 7세부터 시작하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의 교육과정은 무료이고 사교육도 거의 없다. 스웨덴은 1970년대 급격한 경제성장기를 맞으면서 노동력이 필요해 여성을 일터로 불러냈기에 정부가 보육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국토는 한국보다 4.5배로 넓지만 인구는 970만 명(2013년)으로 한국의 20% 수준이라 여성 대부분이 경제활동에 종사하고 있다. 15∼64세 여성 중 78.8%(2013년)가 직장을 다녀 남성(83.4%)과 거의 차이가 없다. 오후 5시면 ‘칼퇴근’하는 직장문화도 스웨덴 보육의 핵심이다. 기자가 수요일인 9월 3일 오후 5시 30분경 맞벌이 부부인 파트리크 샌드베리 씨(43)와 카롤리나 샌드베리 씨(41·여)의 스톡홀름 자택을 찾았을 때 부부는 이미 아들 빌리암(4)과 함께 있었다. 부부 중 먼저 퇴근하는 쪽이 탁아소에 들러 아들을 데려오는데 이날은 남편 몫이었다. 퇴근시간 이후부터 빌리암이 잠드는 오후 10시까지는 가족만의 시간이다. 파트리크 씨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이케아 같은 조립식 가구가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사회보장제도는 국내총생산(GDP)의 44.5%에 달할 만큼 높은 세금을 근간으로 한다. 스웨덴 사회보험청에 따르면 2012년 출산과 보육 관련 수당으로만 696억 크로나(약 10조3627억 원)를 썼다. 니클라스 뢰프그렌 사회보험청 담당관은 “2013년 1.9명인 출산율을 2.1명까지 끌어올려 이민자 없이도 인구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매년 국내총생산 중 최소 5%를 가족정책에 투자하는 게 사회적 합의로 자리 잡았다. 1920년부터 가족수당을 관할하는 국립가족수당본부(CNAF)는 국민 6000여만 명 중 3100만 명에게 보육비와 주거비 등 30여 개에 달하는 각종 가족수당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정부가 설문조사한 결과 프랑스 국민이 낳고 싶은 자녀수는 평균 2.5명이었다. 질 쿠노프스키 CNAF 국제관계국장은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속에도 출산율이 계속 오른 비결은 가족에 대한 정부의 안정적인 투자”라고 말했다.(취재 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스톡홀름=조동주 djc@donga.com / 파리=이철호 기자}

    • 20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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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동 꺼! 반칙운전]안전띠 안매면 중상 가능성 98%… 착용한 사람보다 14배 이상 높아

    “쾅!” 시속 80km로 달리던 12인승 승합차가 회색 콘크리트 벽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차체 앞부분 오른쪽이 종잇장처럼 일그러졌다. 전면과 조수석 유리창이 산산조각 났다. 조수석에 탄 남성은 갈비뼈 6개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나마 에어백이 작동해 얼굴과 머리에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그러나 조수석 뒷자리에 탔던 여성은 얼굴을 옆 유리창에 심하게 부딪쳤다. 여성의 몸 위로는 승합차 맨 뒷자리에 앉았던 어린이가 튕겨져 날아왔다. 19일 오후 경기 화성시 송산면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진행된 승합차 충돌사고 실험 결과다. 승합차에는 안전벨트를 착용한 인체모형 3개와 착용하지 않은 모형 3개가 실렸다. 실험 결과 안전벨트를 맨 모형은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6∼7%에 그쳤다. 반면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모형은 95∼98%에 달했다. 그동안 안전벨트 착용 여부에 따른 승용차 충돌사고 실험은 여러 번 이뤄졌지만 승합차 충돌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험은 안전벨트 착용 여부에 따라 인체가 받는 충격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똑같은 성인남성 모형을 앉혔고 운전석만 안전벨트를 착용시켰다. 중간 열에는 성인여성 모형 2개를 앉혔다. 조수석 뒷자리에만 안전벨트를 채웠다. 맨 뒷자리에는 카시트에 앉힌 6세 어린이 모형과 아무런 안전장치를 하지 않은 모형을 나란히 뒀다. 또 벽에 충돌하는 사고의 경우 정면보다는 측면 사고가 많은 점을 감안해 승합차가 45도 각도로 부딪히도록 했다. 안전벨트 없이 조수석에 앉은 성인 남성은 안전벨트를 맨 운전자보다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14배나 더 높았다. 머리를 크게 다칠 가능성은 1∼4%로 경미했지만 가슴에 중상을 입을 가능성은 운전자가 5.4%인 반면에 조수석은 97.7%에 달했다. 안전벨트 없이 에어백만으로는 사고 충격을 거의 흡수할 수 없다는 게 입증됐다. 승합차 중간 열에 앉은 성인 여성은 안전벨트 착용 여부에 따라 머리를 크게 다칠 가능성이 86배나 더 높았다. 중간 열에서는 에어백이 없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을 경우 머리 부위의 중상 가능성이 94.8%에 달했다. 반대로 안전벨트를 맸을 때는 1.1%에 그쳤다. 이날 실험에서도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여성은 머리가 창문에 부딪히면서 유리가 산산조각 났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이 여성은 뇌혈종 등으로 의식불명에 빠질 수도 있다. 같은 사고를 당했지만 안전벨트를 맨 탑승자들은 심하게 흔들렸을 뿐 거의 부상을 입지 않았다. 안전벨트는 ‘생명줄’이지만 대부분 앞좌석만 매고 뒷좌석은 무시하기 일쑤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올해 고속도로 이용 차량을 조사해보니 안전벨트 착용률이 운전석(86.9%)과 조수석(81.9%)은 높았지만 뒷좌석은 18.8%에 그쳤다. 올해 9월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신갈 분기점 근처에서 여성 아이돌그룹 레이디스코드가 탄 승합차가 방호벽을 충돌했을 때 상황도 비슷하다. 당시 사고로 숨진 멤버 고은비 씨와 권리세 씨도 뒷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 실험을 맡은 김창현 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은 “시속 80km로 달리다가 벽에 부딪히면 8층 높이에서 떨어질 때와 같은 충격이 가해진다”며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차체에 직접 부딪히거나 다른 탑승자와 부딪히는 2차 충격으로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화성=권오혁 hyuk@donga.com / 조동주 기자}

    •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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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산 없이 미래 없다]佛 집세의 40% 보조… 스웨덴 임대료 묶어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직업을 구하지 못한 프랑스 여성 라나 씨는 회사원 남자친구와 결혼을 계획하고 있다. 신혼집으로는 방 1개가 딸린 66m²(약 20평)가량의 아파트를 구할 예정이다. 월 400유로 정도의 월세가 예상되지만 라나 씨는 별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지원하는 다양한 종류의 주거보조금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라나 씨는 “프랑스 연인들은 결혼할 때 집 문제로 다투지 않아요. 사랑만 있으면 같이 살 수 있답니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신혼부부의 주거비 중 약 40%를 주거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자녀가 이미 있는 가족에게는 가족주택보조금(ALF), 자녀가 없는 경우는 사회적주거보조금(ALS)이 지급된다. 학생 부부에게는 공공임대주택, 학생기숙사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프랑스 정부는 자녀 수, 지난 1년 동안의 소득, 주택의 크기 등을 고려해 매년 지원금을 조정한다. 주거비의 약 40%를 지원하는 스웨덴은 신혼부부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920년대부터 ‘임대료 인상 억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세입자 단체와 집 소유주 단체가 단체 협상을 통해 임대료를 책정하는 제도다. 상대적으로 집 소유자가 폭리를 취하기 어려운 구조다. 스웨덴 스톡홀름 시 외곽에서 민간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망누스 칼손, 안나 파바티 씨 부부는 매달 8000크로나(약 120만 원)의 임차료를 내고 있지만 부담은 적은 편이다. 칼손 씨는 “정부에서 3000크로나(약 45만 원) 정도를 지원받고 임차료도 거의 오르지 않아 집을 사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소 인구정책연구본부장은 “프랑스 스웨덴 등이 시행하는 주거수당제도가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우리나라도 소득 기준에 연연하지 말고 실제 수요에 맞춰 주거수당을 지원해준다면 현재 전세비용 때문에 결혼이 좌절된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취재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파리=이철호 irontiger@donga.com / 스톡홀름=조동주 기자}

    •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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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동 꺼! 반칙운전]‘찔끔 첫눈’에 빙판길… 서울외곽道 28대 연쇄추돌

    올해 첫눈이 내리자마자 고속도로에서 차량 28대가 잇따라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 계양소방서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눈이 내리기 시작한 14일 오전 5시 40분경 인천 계양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운분기점 판교방면에서 경인고속도로로 빠지는 2차로 램프구간에서 차량 28대가 서로 뒤엉키며 연쇄 추돌했다. 도로공사는 첫눈이 내려 살얼음이 낀 도로에서 차량 한 대가 미끄러져 도로 벽을 들이받았고, 동트기 전이라 어두운 상황에서 차간거리를 충분히 두지 않고 뒤따르던 운전자들이 빙판길에서 제대로 멈추지 못해 사고가 잇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운전자가 빙판길에서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자 핸들을 좌우로 급하게 꺾는 바람에 2차로 도로인 램프 구간의 좌우 벽을 들이받기도 했다. 인명 피해는 경상자 2명에 그쳤지만, 도로 전체가 사고 차량들로 뒤엉키면서 사고 2시간 20분 뒤인 오전 8시경에야 도로가 정상화돼 출근길 교통체증이 극심했다. 전문가들은 빙판길이 마른 도로에 비해 정지거리가 2배 긴 만큼 차간거리도 2배로 늘려 운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통안전공단 실험에 따르면 마른 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다 급제동하면 차량이 78m 지나간 후 완전히 멈춘 반면 빙판길에서는 160m나 이동한 뒤에야 멈췄다. 시속 60km로 달리다 급정거해도 마른 도로에선 35m인 정지거리가 빙판길에선 64m로 급증한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사는 “겨울철엔 규정 속도보다 20% 감속해야 한다”며 “속도에 맞는 차간거리만 제대로 확보하면 고속도로 연쇄추돌사고는 쉽게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권오혁 기자}

    • 201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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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SNS에서는]혼자 사는 것도 서러운데 세금까지 내라고요?

    독거를 처음 시작한 건 대학교 2학년 때였다. 아버지가 5년 일정으로 해외 발령이 났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오피스텔 방 한 채를 남기곤 떠났다. 나만의 공간에서 혼자 산다는 설렘이 석별의 아쉬움을 채우고도 남았다. 혈기 넘치던 시절 아닌가. ‘청춘사업’을 불태운다는 열망으로 거금을 들여 마트에서 21년산 양주와 이름이 그럴듯해 보이는 와인, 샴페인과 칵테일 여러 병을 사와 조그마한 식탁에 주르륵 진열했다. 이제 절세미인과 잔을 기울이는 일만 남았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혼자 사는 남자’의 현실은 잔혹했다. 남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여자가 혼자 사는 여자라지만 여자들은 혼자 사는 남자에게 별다른 메리트를 못 느끼는 듯했다. 핑크빛으로 가득할 줄 알았던 오피스텔은 오라는 여자는 안 오고 시커먼 사내놈들만 제집처럼 들락거리는 아지트로 전락했다. 거금을 들여 야심 차게 진열해둔 술은 한 달도 안 돼 빈병이 돼 버렸다. 한 방울도 여자 입에 들어가지 못한 채. 무참히 깨진 핑크빛 로망의 빈자리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이었다. 늦은 밤 혼자 들어와 어둠 깔린 집에 불을 켤 때나 시커먼 어둠 속 침대에 혼자 누워 있을 때면 공허가 밀려왔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방에 틀어박혀 삼일 밤낮 식음을 전폐할 때나, 몸살이 나 3일 동안 침대에 누워 끙끙댈 때도 위문 온 친구들이 떠난 뒤론 늘 혼자여야 했다. 5년의 ‘독거생활’에서 배운 건 오피스텔 공과금이 무지 비싸다는 사실과, 빨래하고 청소를 최대한 빨리 하는 방법 정도였다. 대한민국에 혼자 사는 453만 명(2012년)은 모두 지독한 외로움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혼자 살고 싶어서 집을 나온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 본가가 학교나 직장과 멀거나 하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1인 가구 구성원이 됐을 것이다. 누군들 가족이 해주는 따뜻한 밥 먹고 싶지 않겠는가만, 먹고 살려다 보니 좁은 방에서 늦은 밤 혼자 햇반을 데울 것이다. 혼자 사는 것도 서러운 싱글족들은 최근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가 저출산 대책으로 ‘싱글세’(1인 가구 징세)를 언급했다는 소식에 발끈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안 그래도 빼빼로데이(11월 11일)에 빈손이라 울고 싶은 싱글에게 정부가 뺨 때려주는 꼴” “결혼하고 싶어도 전셋값이 비싸서 못 하는 사회 구조가 문제라는 걸 모르느냐”는 거센 비난이 쇄도했다. “싱글세 피하려고 다들 결혼하려 할 테니 이참에 빠르게 연인을 만들 수 있겠다”란 자조 어린 무한긍정의 시각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보건복지부가 “농담 차원에서 한 말일 뿐 싱글세 징수 계획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지만 외로운 싱글들의 분노는 사그라질 줄 모르고 있다. 한국 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는 1.187명(2013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중 최하위다. 둘이 만나 하나만 낳고 있으니 다음 세대에는 경제활동인구 1명이 짊어질 노인복지의 무게는 두 배 이상 무거워질 것이 자명하다.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가 농담으로라도 싱글세라는 극단적인 카드까지 언급한 건 그만큼 국가적 위기의식이 절박하다는 반증이겠지만 SNS 민심은 그 방식이 잘못됐다는 걸 확인시켜 줬다. 한국 사회에 비혼 인구가 늘고 출산율이 줄어드는 건 그만큼 국민이 자기 이익에 철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키우면서 드는 막대한 지출과 육아 책임에 대한 부담감의 크기가 가정을 꾸리고 핏줄을 잇는다는 정서적 만족과 행복을 넘어서고 있는 시점이 지금 아닐까. 20대 시절 지독한 외로움을 겪은지라 하루빨리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기자도 결혼적령기인 30대에 접어들고 주위에 결혼한 지인들을 보니 결혼과 육아가 두려워졌다. ‘억’이라는 화폐 단위가 너무나도 쉽게 느껴지는 전셋값과 매달 30만 원씩 용돈 받고 사는 남편들의 얇은 지갑을 볼 때마다 “차라리 싱글세를 내더라도 혼자 사는 게 낫나”란 생각까지 드는 현실이 슬프다.조동주 사회부 기자 djc@donga.com}

    • 201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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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조동주]법원이 음주운전 면죄부 줘서야…

    “최대한 늦게 불어.” 최근 음주운전 중 경찰 단속에 걸렸다가 혈중 알코올농도 0.048%가 나와 극적으로 단속 기준치(0.05%)를 피했다는 지인이 기자에게 자랑스레 알려준 ‘비법’이다.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고 2시간 후에 운전대를 잡았다가 단속에 걸렸는데 30분 동안 버티다 호흡측정을 해 위기를 모면했다는 것이다. 지인은 “술 마시고 1시간만 지나면 혈중 알코올농도가 점점 떨어지니까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한다”며 ‘영웅담’을 풀어놨다. 본보 ‘시동 꺼! 반칙운전’ 시리즈 담당인 기자는 “어느 때인데 음주운전을 하느냐. 요즘은 법원에서도 음주운전은 가차 없이 엄하게 처벌한다”고 정색하며 질책했지만 최근 기자의 ‘충고’를 무색하게 하는 판결이 나왔다. 음주 단속에 적발된 뒤 40분 동안 버틴 끝에 호흡측정을 했다가 면허정지 수치인 혈중 알코올농도 0.056%가 나온 50대 남성이 “적발 직후 측정했다면 기준치를 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부산지법이 “술을 마신 지 1시간 정도 지났을 뿐이라 혈중 알코올농도가 상승기여서 운전 당시 0.05%를 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이 판결이 알려지자 현장에서 음주단속을 하는 교통경찰들은 “참으로 허탈한 판결”이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경찰은 단속 중 도망가려는 음주운전자와 사투를 벌이는데 정작 법원은 엉뚱한 법리로 ‘지적 만족’을 채운다고 성토했다. 누리꾼들도 “가수 김상혁이 시대를 앞서 간 선지자였다”며 조롱했다. 김 씨는 2005년 음주운전을 하고 3중 추돌사고를 냈다가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고 변명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법원은 ‘법과 원칙’에 따라 판결했을 것이다. 판결대로 이 50대 남성이 처음 음주단속에 적발됐을 때 혈중 알코올농도가 법정 기준치인 0.05%를 넘었다고 단정할 증거는 없다. 하지만 단속에 걸리지 않았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혈중 알코올농도가 높아져 분명 0.05%를 초과한 채 운전했을 것이고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줄 사고를 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법리가 무고한 다수 운전자의 안전보다 우선한다면 기자는 “최대한 버티다 혈중 알코올농도를 낮춰 처벌을 모면했다”는 지인에게 할 말이 없어진다. 오늘부터 음주단속에 걸리면 버티다 불고, 법정에서 변명하면 되는 건가. 조동주기자 djc@donga.com}

    • 201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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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시동 꺼! 반칙운전]통로-계단까지 승객 빼곡… 위험천만 질주, 단속은 0건

    ‘이래도 되나?’ 직장인 조효진 씨(27·여)는 최근 출퇴근 시간대에 서울에서 경기 분당을 오가는 광역버스를 탈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버스는 ‘만차’라는 팻말을 붙이고도 좁은 통로와 출입문 계단까지 입석 승객을 빼곡히 태우고 시속 100km를 훌쩍 넘기며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서로 몸이 끼어 움직이기조차 어려워 보이는 입석 승객들은 버스가 급제동을 하거나 핸들을 좌우로 돌릴 때마다 갈대처럼 휘청거렸다. 교통사고가 난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하기 끔찍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광역버스 입석 금지가 전면 시행된 7월 16일로부터 100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국토교통부 정책은 여전히 오락가락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이슈가 부각되자 부랴부랴 시행했지만 ‘불편하다’는 여론이 드세게 일자 슬그머니 발을 빼는 모양새다. 국토부는 시행 초기 “8월 중순까지 현장 모니터링을 끝내고 단속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가 8월 21일에 “대학 개강을 맞아 입석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말을 바꿨다. 10월 말에도 여전히 입석 승객들을 콩나물시루처럼 가득 태운 버스가 수도권 일대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지만 ‘탄력적 운용’이라는 미명 아래 입석 승객을 단 한 건도 단속하지 않고 있다. 동아일보 ‘시동 꺼! 반칙운전’ 취재팀은 광역버스 입석 금지 시행 100일째인 23일 출퇴근시간대에 수도권을 오가는 승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울 영등포구와 중구, 경기 성남시 분당 일대 버스정류장을 직접 가 봤다. 승객과 버스 기사는 ‘시간과 돈’이라는 이해관계 속에 여전히 암묵적으로 안전보다 눈앞의 이익을 좇는 부당거래를 하고 있었다. 승객들은 앞뒷문 가리지 않고 버스에 올라타 계단까지 발을 디디고 서는 바람에 출입문조차 한 번에 닫히지 않았다. 기사들은 “다음에 오는 버스 타세요” “그만 올라오세요”라고 말하면서도 밀려드는 승객을 적극적으로 막진 않았다. 취재팀이 23일 오후 6∼7시 경기 북부로 향하는 승객이 많은 서울 영등포구 당산래미안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서 입석 금지에 해당하는 5개 노선 버스를 지켜보니 한 시간 동안 지나간 24대 중 21대가 입석 승객을 가득 태웠다. 나머지 3대도 입석을 거부한 게 아니라 좌석이 여유가 있었다. 같은 시각 경기 남부로 가는 길목인 서울 중구 백병원 앞 정류장도 입석조차 불가능할 만큼 버스가 가득 차야만 무정차 통과했다. 서울에서 분당으로 가는 광역버스 9401번에 직접 타서 입석 승객 수를 세 보려다 인파에 시야가 가려 실패할 정도였다. 광역버스 입석 금지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 안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탁상행정’이라는 거센 반발에 부닥쳐 용두사미가 됐다. 여론에 밀려 대학 개강이라는 명분으로 한시적으로 탄력적 입석을 허용했지만 언제 다시 전면 금지할지 아무도 모른다. 탄력적이라 해도 ‘몇 명까지 태우라’는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다. 경찰 관계자는 “국토부가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고 단속을 시작할 거라 했는데 준비가 미진한 것으로 안다. 이대로라면 입석 금지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좁은 통로에 서서 끼어 타는 승객이 만연한 상황에서 좌석에 앉은 승객들에게 안전벨트를 바라는 건 사치에 가깝다. 취재팀이 23일 오후 7시 10분 경기 용인 명지대∼서울역을 오가는 5005번 버스에 타 보니 좌석에 앉은 40명 중 안전띠를 맨 승객은 4명에 불과했다. 운전기사가 한남대교를 넘어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 “안전띠를 매달라”고 안내방송을 했지만 아무도 따르지 않았다. 이 버스는 시속 100km를 넘나들며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이대로라면 세월호 참사나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처럼 입석 승객을 가득 태운 광역버스가 사고로 대형 인명 피해를 낸 뒤에야 “예고된 인재(人災)”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참사”라며 부랴부랴 관련 분야에 대해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는 ‘사후약방문’식 대처가 되풀이될 게 뻔하다. 교통안전공단이 시속 25km로 달리는 버스가 6m 아래로 떨어져 구르는 상황을 인체 모형을 통해 직접 실험해 보니 안전띠를 안 한 승객은 안전띠를 맨 승객보다 다칠 가능성이 18배나 높았다. 어린이는 48배나 차이가 났다. 본보와 입석 버스를 동행 취재한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출퇴근 광역버스에 선 채로 타거나 좌석에 앉아서도 안전띠를 안 매는 습관은 매일 편리를 위해 생명을 담보로 맡기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권오혁 hyuk@donga.com·조동주 기자}

    • 201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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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동 꺼! 반칙운전]“얘야, 나쁜운전 3종세트는 제발…”

    ‘사망 5092명, 부상 32만8711명.’ 전쟁터에서 발생한 사상자 수가 아니다. 지난해 대한민국 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21만5354건으로 인한 인명 피해다. 이 땅에선 하루 평균 교통사고 590건으로 매일 14명이 죽고 900명이 다쳤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누군가가 전국을 누비는 자동차 2152만여 대 중 하나에 치여 소중한 목숨을 빼앗기고 있을지 모른다. ‘교통사고 공화국’에서 살아왔던 부모 세대는 자녀만큼은 고질적인 후진 교통문화에서 벗어나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길 바라고 있다. ○ “아들딸아, 음주운전만큼은…” 본보 ‘시동 꺼! 반칙운전’ 취재팀은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자문해 도로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후진적 운전습관 11가지를 꼽은 뒤 교통안전을 업으로 삼는 부모들에게 ‘내 자녀만큼은 절대 안 했으면 하는 운전습관’을 3개만 골라 달라고 했다. 교통안전공단, 대한교통학회, 녹색어머니중앙회, 어린이안전학교 등 교통안전 분야에 종사하는 부모 183명이 후진 운전습관 3개 항목을 골라 총 549표를 던졌다. 교통안전 전문가인 부모들은 자녀가 절대 안 하길 바라는 운전습관으로 음주운전(129표)을 1위로 꼽았다. 신체에 치명적 위해를 가하는 건 물론이고 운전자가 사회적으로 ‘매장’될 수 있다는 걸 자녀가 꼭 알았으면 한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지난해 2만6589건이 발생해 727명이 숨지고 4만7711명이 다칠 만큼 일상화돼 있는 게 현실이다. 음주운전에 이어 졸음운전(72표)과 보복운전(68명)이 2, 3위로 꼽혔다. 내 자녀만큼은 절대 안 하길 바라는 운전습관 ‘톱3’에는 자녀가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술을 마시고도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운전대를 잡는 음주운전, 잠시 쉬어갈 여유조차 없어 벌어지는 졸음운전, 분노를 못 참고 앞서간 차량을 다시 추월하려는 보복운전은 운전습관을 넘어 운전자의 인격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1남 1녀의 아버지인 김기혁 대한교통학회 회장(57·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은 “운전이 자동차로 하는 대화인 만큼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늘 도로에서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가르쳐 왔다”고 말했다. 자녀는 부모가 운전하는 습관을 보고 자라며 그대로 배운다. 부모가 자녀를 태우고 과속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 자녀도 운전대를 잡았을 때 죄의식 없이 과속을 일삼을 가능성이 크다. 부모가 평소 모범적인 삶을 강조해도 운전대를 잡았을 때 ‘욱’ 하는 마음에 무심코 던지는 욕 한마디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아이들이다. 한 녹색어머니중앙회 회원은 설문조사에서 “아이 아빠가 졸음운전을 습관적으로 해 아이가 보고 배울까봐 늘 불안하다”며 “부모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설문에 응한 부모들은 스스로 종종 하는 반칙운전 사례를 꼽으며 반성하기도 했다. 아버지들은 “출근시간에 쫓기다 보니 급한 마음에 과속운전을 하다가 아찔한 순간을 겪은 적이 제법 있다” “솔직히 내 차를 앞질러간 차를 다시 추월할 때면 희열을 느꼈다”고 경험담을 털어놓으면서 “자녀에게 당부하는 말을 적다 보니 나 자신부터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례 녹색어머니중앙회 회장(45·여)은 “운전 도중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보다가 사고가 날 뻔한 이후로는 스스로 조심하면서 자녀들에게도 자주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로 끼워주고 기다려주는 도로 취재팀은 같은 방식으로 권장해야 할 선진 운전습관 11개를 선정해 ‘내 자녀가 꼭 배웠으면 하는 운전습관’ 3가지를 꼽아 달라고 했다. 교통안전에 종사하는 부모들은 음주운전 안 하기(133표)에 이어 신호등과 정지선 지키기(81표)와 규정 속도 지키기(62표)에 가장 많은 표를 던졌다. 하지 말아야 할 운전습관이 치명적인 인명 피해를 유발하는 유형이었다면 배웠으면 하는 습관은 대부분 기초적인 교통법규를 지켜 달라는 당부였다. 두 아들을 둔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47)은 “램프에서 끼어들기를 일삼다 보면 자기 업무에서도 인내심을 못 갖게 되는 것처럼 작은 교통법규를 어기는 습관이 쌓이면 결국 사회생활에서도 실패하게 된다는 걸 아들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미성년자인 자녀가 자라 운전대를 잡는 미래의 도로에서만큼은 지금과 달리 서로 먼저 끼워주고 기다려주는 여유와 배려가 오가길 바랐다. 서로 먼저 가려고 경쟁하는 전쟁터로 변해 버린 도로에서 각종 스트레스를 받아 염증을 느낀 탓이다. 교통안전에 종사하는 부모들은 막다른 골목에서 차량이 마주 올 때 먼저 양보하면서 자존심 상해하는 게 아니라 선행을 했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사회를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어 했다. 이들은 △양보해주면 손짓으로 감사 표시하기 △매일 3번씩 양보하기 △차량 내 시계를 30분 빠르게 설정해두고 30분 먼저 출발하기 △좌우회전할 때 반드시 방향등 켜기 등 자녀에게 바라는 운전습관을 자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조동주 djc@donga.com·권오혁 기자}

    • 201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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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그룹 보려 환풍구 올라간 관객들 ‘쿵’소리와 함께 사라져

    17일 ‘제1회 판교 테크노벨리 축제’가 열린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 무대. 오후 5시 53분경 첫 번째 초청가수인 걸그룹 포미닛이 3곡을 부른 뒤 마지막 곡인 ‘핫이슈’를 부르고 있었다. 무대 앞은 물론이고 주변 담장이나 환풍구 위까지 올라간 700여 명의 관객은 크게 환호하기 시작했다. 공연을 가까이서 보려는 관객들이 몰려들면서 무대에 설치된 앰프가 밀릴 정도였다. 순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났다. 무대 정면에서 10시 방향으로 20여 m 떨어진 환풍구에서 20m²(가로 4m, 세로 5m)의 덮개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순식간에 27명이 4층 깊이(20여 m) 지하로 사라졌다. ‘어!’ 하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손을 위쪽으로 헛손질하는 모습이 목격됐지만 그대로 추락했다. 환풍구에서는 점차 회색 먼지가 뽀얗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관객들 환풍구 위로 몰려 지면에서 1m가량 위로 솟은 환풍구는 무대를 한눈에 볼 수 있어 20m² 공간에 관객 50여 명이 올라가 있었다. 환풍구 덮개는 흔히 쓰이는 두께 5∼6cm 상판이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상판 10개 중 6개가 관객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면서 무너져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 관리자들이 “올라가지 말라”고 안내했다지만 관객들이 몰리면서 통제가 어려워졌다. 김연수 씨(32)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무대가 잘 보이는 곳을 찾아 환풍구 위에 올라서기 시작했다. 좁은 공간이어서 옆사람을 붙잡지 않으면 떠밀릴 정도로 꽉 차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대와 그 근처는 급박한 사고 현장과는 달랐다. 사고가 난 뒤에도 대부분 관객들은 사고가 났음을 알아채지 못했을 정도였다. 사고 현장 주변 관객들의 비명은 음악 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고 환풍구 주변 관객들이 119에 신고 전화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공연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상훈 씨(32)는 “갑자기 빈 공간이 보여 이동하려 했더니 바로 환풍구가 무너진 자리였다. 사람들이 비명 지르는 소리, 도망가는 소리가 모두 노래 사운드에 묻혔다”고 전했다. 사고를 눈치 채지 못한 포미닛은 끝까지 노래를 마쳤다. 사이렌 소리와 음악 소리가 뒤섞였지만 사회자는 공연을 중단시키지 않았다. 포미닛이 무대에서 내려옴과 동시에 사회자가 “안전사고가 났으니 정리하고 다시 하겠다” “구급차가 지나가야 하니 길을 비켜 달라”고 안내 방송을 했다. 엄주희 씨(38·여)는 “6시쯤 뒤에서 학생들이 ‘하수구에 사람 빠졌대’라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며 “소방관과 경찰관이 오고 난 뒤에야 행사요원이 관객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당시 인근 가게에서 청소를 하던 김남식 씨(58) 역시 “행사 주최 측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몰랐던 것 같다. 사고가 난 뒤에도 한동안 공연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사고 난 뒤에도 공연 계속됐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소방구조대원이 컴컴한 환풍구 아래로 줄을 내렸으나 한참을 내려도 바닥에 닿는 것 같지 않았다. 소방구조대는 상황이 여의치 않자 건물 지하 4층 주차장으로 내려간 뒤 환풍구와 연결하는 벽을 뚫고 진입해 구조했다. 소방당국은 환풍구 깊이가 깊은 데다 무거운 철망과 함께 관람객이 한꺼번에 추락하면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6시 20분이 지나면서 천으로 덮은 시신들이 실려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무대 앞 공연이 잘 보이는 자리에 있던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때까지 사고 사실을 모르는 관객도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목격자들은 무대와 관람석을 가르는 안전펜스도 없었고, 환풍구 주변에 안전요원도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사상자는 대부분 20∼50대였다. 인근에 위치한 정보기술(IT) 기업 직원들이 주말을 앞두고, 저녁을 먹고 나서 잠시 공연을 구경하러 나왔다가 참변을 당했다.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원 노모 씨(33·여)는 “사고 현장 근처에서 1년을 근무했지만 환풍구 밑이 20m 깊이의 위험한 곳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미정(31) 한은희 씨(32)는 환풍구 1∼2m 아래 위치한 난간을 간신히 붙잡아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확인된 사망자 (18일 0시 30분 현재)강희선(20대·여) 권복녀(46·여) 김민정(20대·여) 김성대(40) 김효성(28) 방극찬(40대) 윤병환(49) 윤철(35) 이영삼(45) 이영선(20대·여) 이인영(42) 장혜숙(30대·여) 정연태(47) 조대희(35) 홍석범(29) 그 외 신원 미상 1명우경임 woohaha@donga.com / 판교=조동주·박성진 기자}

    • 201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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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봉퐁’ 비켜가… 14일 서울 아침 9도

    제19호 태풍 ‘봉퐁’의 간접 영향권에 접어든 13일 동해 인근 해안 지역에서는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1시 15분경 부산 광안대교 하층 4차선 도로를 달리던 트레일러에 실린 빈 컨테이너 박스가 몰아치는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도로에 떨어졌다. 빗길에 미끄러진 컨테이너는 인근 차량을 치어 운전자(58)가 경상을 입었다. 울산에서는 호텔 콘크리트 담장이 무너지고 전신주와 가로수가 쓰러졌다. 강원도와 경상도에 몰아친 비바람은 이날 밤 늦게서야 잠잠해졌다. 봉퐁은 일본을 강타한 가운데 14일 소멸될 예정이다. 봉퐁은 마카오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말벌’이라는 뜻이다. 봉퐁의 간접 영향권에서 벗어난 14일에는 전국 기온이 뚝 떨어져 이번 가을 들어 가장 쌀쌀해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오전 최저기온은 9도, 강원 철원은 4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날보다 9∼11도가량 내려가 추워진다. 중부 내륙지방이나 남부 산간에서는 서리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낮 기온도 서울 19도, 대구 20도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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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동 꺼! 반칙운전]고속道 2차사고 사망률 62% “삼각대 설치후 도로 벗어나야”

    한겨울이라 컴컴했던 2월 1일 오전 5시 15분경 경부고속도로 동대구분기점 인근 상행선 1차로. A 씨(32·여)가 몰던 승용차는 천천히 달리다가 뒤에서 과속해오던 차량에 들이받혔다. 뒤 차량이 앞을 제대로 보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 서로 다치지 않은 걸 확인하고 뒤 차량은 갓길로 이동했지만 A 씨는 현장에 승용차를 세워두곤 20여 m 뒤에 서서 견인차를 기다렸다. 컴컴한 도로 위에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서 있던 A 씨는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달려오던 B 씨(41)의 승용차에 치였다. B 씨는 뒤늦게 핸들을 오른쪽으로 틀었지만 어둠 속에 있던 A 씨를 피하지 못했다. B 씨도 차량에서 내려 도로 위에 쓰러진 A 씨의 상태를 확인하다가 뒤에서 달려오던 다른 승용차에 치였다. A 씨와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숨졌다.○ 사고 나면 사망할 확률 62.4% 고속도로에서 벌어지는 2차 사고는 일반 교통사고보다 발생 시 사망 확률이 여섯 배나 높다. 1차 사고가 났거나 갑자기 차량이 고장 나 고속도로에 서 있다가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에 희생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09∼2013년 동안 고속도로 2차 사고 399건으로 249명이 숨졌다. 사고가 나면 목숨을 잃을 확률이 62.4%에 달하는 셈이다. 같은 기간 일반 교통사고 치사율은 11.2%(1만2079건 중 사망 1360명)였다. 교통전문가들은 차량이 움직일 수 있는 상태라면 주행도로에서 안전 조치를 하기보다는 최대한 빨리 차량을 갓길로 이동시켜야 2차 사고를 피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사고나 고장으로 차량을 움직일 수 없어 도로에 둬야 한다면 일단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활짝 열어둔 뒤 차량 후방에 안전삼각대를 설치해야 한다. 차량이 추돌당하더라도 앞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핸들을 오른쪽으로 완전히 꺾어두는 것도 2차 사고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사고가 났다면 탑승자는 차량 후방에 삼각대를 설치한 뒤 최대한 빨리 도로 밖으로 벗어나는 게 최우선 수칙이다. 안전조치를 했더라도 차량 내부나 도로 위는 물론이고 갓길에 서 있어도 2차 사고 위험에 노출된다. C 씨(49)는 2월 13일 오전 7시 30분경 서해안고속도로 조남분기점 인근 목포 방향 갓길에서 후방 70m 지점에 삼각대를 설치해 두고 왼쪽 앞 타이어를 교체하다가 전방주시를 소홀히 한 5t 트럭에 치여 숨졌다. 운전자가 삼각대를 차량 후방에 설치하곤 그 자리에서 경광등을 들고 수신호를 하는 게 안전수칙처럼 인식돼 있지만 오히려 사망사고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김동국 도로공사 교통사고분석차장은 “도로 밖으로 나가는 게 위험한 상황이면 차량 50m 앞으로 몸을 피해야 2차 사고가 나더라도 인명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차 사고는 일반 교통사고보다 치명적인 인명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지만 기본적인 안전수칙에 대한 인식조차 미약한 편이다. 도로공사가 7월 고속도로 휴게소 이용객 207명에게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멈췄다면 어디로 대피할 것인지 물었더니 ‘도로 밖’이라는 정답을 말한 운전자는 13.5%(28명)에 그쳤다. 갓길로 피하겠다는 운전자가 59.4%(123명)에 달했고 차량 밖(12.1%·25명)이나 차량 안(10.6%·22명)에 있겠다는 운전자도 22.7%나 됐다.○ 삼각대 설치거리 50m 이하로 줄여야 모든 운전자는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때 차량 후방에 삼각대를 설치하도록 도로교통법으로 정해져 있다. 낮에는 차량 후방 100m에 삼각대를 놓아야 하고, 밤에는 후방 200m에 삼각대와 불꽃신호기를 설치해야 한다. 사고 시 삼각대를 설치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승합차는 5만 원, 승용차는 4만 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행법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는 차량이 난무한 고속도로에서 사람이 100∼200m 걸어가는 행위 자체가 2차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0m는 성인 남녀가 대략 1분 정도 걸어야 하고 뛰어도 20초 정도 걸리는 긴 거리이기에 삼각대 설치 거리를 선진국처럼 30∼50m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국은 모든 차량이 45m 후방에, 미국은 트럭과 버스만 30m 후방에 삼각대를 설치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삼각대 설치 거리를 줄이려면 반사체가 빛을 되돌려 보내는 재귀반사 성능을 높여야 한다. 박민재 한국3M 도로교통안전사업부 대리는 “현재 쓰이는 빨간색 반사체를 형광오렌지색으로 바꾸고 반사지 성능을 높이면 보다 먼 거리에서도 쉽게 삼각대를 볼 수 있다”며 “눈높이에 있는 트렁크에 부착해도 멀리서 볼 수 있는 삼각대를 개발하면 바닥에 설치해야 해 시야에 잘 띄지 않는 기존 삼각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두운 밤에 사고를 알리기 위해 쓰이는 불꽃신호기는 법으로 정한 안전도구지만 규제에 묶여 폭넓게 보급되지 못하고 있다. 사고 팔 때 경찰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화약류로 분류돼 있어 정작 차량이 많이 다니는 휴게소나 정비업소에서 사고 팔 수 없기 때문이다.조동주 djc@donga.com·권오혁 기자}

    • 201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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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 한국타이어 창고 큰불… 인근 주민들 긴급대피

    30일 오후 8시 55분경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공장 물류창고에서 시뻘건 불기둥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불이 난 창고에 보관돼 있던 타이어 완제품이 불타면서 유독가스와 연기를 내뿜어 진화에 난항을 겪었고 인근 아파트 200가구 주민들이 연기를 피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불길이 잡혔다. 트위터 캡처}

    • 201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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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SNS에서는]“똥송합니다”

    “저런 남자가 벗어주면 오히려 주위를 빛내주는 거 아닌가? 오늘도 똥송합니다!” 프랑스 남성 모델 줄리엔 강(32)이 대낮에 찢어진 속옷 차림으로 서울 강남 일대를 배회하다 경찰에 신고 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글이다. 줄리엔 강은 조각 같은 얼굴에 키 191cm, 몸무게 87kg의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뽐내는 유명 모델이다. 찢어진 속옷 사이로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난 줄리엔 강을 찍은 사진이 SNS에 퍼지자 “똥송합니다!”라는 댓글이 잔뜩 달리기 시작했다. 요즘 SNS에서는 ‘흔한 스웨덴 길거리 남녀’라는 식의 제목으로 잘생긴 백인 남녀를 담은 사진이 올라오면 어김없이 이런 댓글이 붙는다. ‘똥송합니다’는 ‘동양인이라 죄송합니다’라는 뜻으로 동양인은 못났다는 자조적 인식을 담아 ‘동’을 부정적인 의미의 ‘똥’으로 바꿔 붙인 말이다. 언뜻 봐서는 의미를 제대로 알기 힘든 이 말이 인기를 끄는 데는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태생적으로 우월하다고 여기는 일부 젊은 세대가 가진 열등의식과 자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에선 미국이 ‘천조국’이라 불리는데 ‘하늘이 내린 나라(天祖國)’ ‘국방예산이 1000조 원에 달하는 나라(千兆國)’라는 뜻을 중의적으로 담고 있다. 둘 다 부러움과 동경을 담은 말이다. 반면 국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 기사에는 “미개한 한국이라 똥송합니다”라는 식의 댓글이 어김없이 적힌다. 자괴감은 질투로 전이된다. 일부 젊은이는 길거리에서 서양 남성과 한국 여성 혹은 서양 여성과 한국 남성이 손잡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비뚤어진 생각을 하기 십상이다. 서양인 남친을 둔 한국 여성을 두고는 ‘단지 사랑해서가 아니라 영어를 배우거나 신체적인 목적을 갖고 만나는 걸 거야’라고 여기거나, 서양인 여친과 손잡은 한국 남성을 보고 ‘저 남자는 분명 돈이 많을 거야’라고 지레짐작하는 식이다. 둘 다 ‘외모가 우월한’ 서양인과 교제하는 데에 대한 질투가 뿌리 깊게 담겨 있다. 그래서일까. 인터넷 블로그 ‘AMWF LOVE’는 일부 젊은 한국 남성들이 ‘꿈과 희망’을 키우는 곳이다. AMWF는 ‘아시아 남성과 백인 여성(Asian Male White Female)’의 약자로, 아시아 남성과 백인 여성 커플이 자신들의 사진과 연애 과정을 적어 올리는 블로그다. 일부 남성 누리꾼은 SNS에 “우리는 비록 똥송하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며 블로그 속 사연들을 분석해 나름대로 백인 여성과 만나는 방법 등을 연구해 올리기도 한다. ‘국뽕 논란’도 일부 한국인에게 자리 잡은 상대적 열등의식이 무의식적으로 발현되는 전형적인 사례다. 국뽕은 국가와 히로뽕을 합친 신조어로 과도한 국수주의(國粹主義)를 꼬집는 말이다. 한국에 온 해외 유명 연예인은 방송에 출연하면 으레 김치를 먹거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라고 강요받는다. 오죽하면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베스트3가 “두 유 노 유나 킴?(김연아를 아나요?)” “두 유 노 싸이?(가수 싸이)” “두 유 노 김치?”라는 자조 섞인 유머가 돌 정도다. 요즘 서양인들이 출연하는 국내 토크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데엔 ‘한국보다 우월하다고 여겼던 서양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잘하는 게 신기하다’고 여기는 심리가 일부 녹아 있다. 한국인이 프랑스 방송에 출연해 그 나라 말을 유창하게 한다고 해서 프랑스인이 신기하게 여기진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해당 토크쇼에 출연하는 외국인 남성 11명 중 8명이 서구적 외모의 백인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진입하고 세계로 뻗어나간다고 하지만 아직도 일부 젊은 세대에겐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못하다’는 자조적 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기자는 어린 시절부터 나름 많은 나라를 다녀봤는데 해외에서 본 한국은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되는 나라다. 한국인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게 아니라 우리만의 의식이다. 세계를 호령하는 유명 한국인 모델도 많다. 우리 모두 더이상 똥송하지 맙시다!조동주 사회부 기자 djc@donga.com}

    • 20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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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광등 - 사이렌 달고 요란한 질주… 아이돌 15개팀 시속 180km ‘아찔’

    “스케줄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어요. 하루 동안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면서 행사 4개를 뛴 적도 있거든요.” 정상급 걸그룹이 타는 승합차를 운전하는 로드매니저 A 씨(28)가 차량을 불법 개조해 경광등과 사이렌을 단 혐의(자동차 관리법 위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털어놓은 얘기다. A 씨가 운전하던 차량에 탄 걸그룹은 오전 5시에 서울을 출발해 부산에서 공연을 한 뒤 대구 대전에 들러 또 행사를 치렀다. 그러곤 서울로 돌아와 한 차례 더 행사를 마치면 어느덧 다음 날 오전 2시가 됐다고 한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경부고속도로 길이가 418km이니까 하루 만에 최소 836km를 질주한 셈이다. A 씨는 “경광등과 사이렌으로 길을 트며 달려야 겨우 시간을 맞출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경광등 사이렌 달고 시속 180km 불법 질주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은 차량을 불법 개조해 경광등과 사이렌을 달고 과속을 일삼아온 9개 연예기획사 로드매니저와 임원 17명, 차량 개조업자 김모 씨(40)와 일반인 34명 등 총 52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적발된 연예인 승합차는 ‘포미닛’ ‘티아라’ ‘씨스타’ ‘시크릿’ ‘인피니트’ ‘카라’ ‘스피드’ ‘보이프렌드’ 등 아이돌그룹 15개 팀이 타고 다니는 16대로 모두 과속 단속에 걸린 전력이 있었다. 연예인 승합차를 운전하는 로드매니저들은 관행적으로 차량에 불법 경광등과 사이렌을 설치하고 이를 이용해 도로 위 다른 차량들을 내쫓으며 아찔한 과속을 이어왔다. 불법 경광등과 사이렌 설치 비용은 통상 35만∼55만 원으로 주로 로드매니저들이 설치하면 기획사가 비용을 지급한다. 허가 없이 차량에 경광등이나 사이렌를 설치하는 행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런데도 경광등과 사이렌을 단 연예인 승합차는 거침없이 과속을 일삼으며 전국 도로를 누볐다. 여성 가수 ‘G.NA’(본명 최지나·27)가 타고 다니는 그랜드카니발은 2012년 9월 21일 오후 5시 8분 중부고속도로에서 규정 속도(시속 110km)를 70km나 초과한 시속 180km로 질주하다 단속카메라에 적발됐다. 6인조 걸그룹 티아라가 타는 스타크래프트 밴은 2012년 3월 10일 과속카메라에 무려 5번이나 찍히면서도 규정 속도를 15∼61km 초과해 질주했다. 이처럼 전국의 도로를 폭주하는 승합차에 몸을 맡겨야 하는 연예인은 위험천만한 교통사고에 노출돼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멤버 2명이 숨진 3일 영동고속도로 승합차 추돌사고도 과속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연예기획사는 연예인이 전국 각지를 누비는 공연과 행사가 주요 수입원이어서 최대한 빨리 이동하기 위해 차량에 불법 구조물까지 설치해 과속을 일삼고 있는 실정이다.○ “달리는 이유? 공연 한 번에 3500만 원인데…” 차량을 직접 운전하는 로드매니저와 기획사 임원들은 “빡빡한 스케줄을 맞추려면 과속을 할 수밖에 없는 게 연예계의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한 유명 걸그룹 로드매니저는 경찰 조사에서 “아무리 경음기를 울려도 다른 차들이 안 비켜준다. 차라리 경광등과 사이렌으로 경고해서 비켜주도록 유도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해명했다. 다른 그룹 매니저는 “팬들이 차량에 몰리면 위험하니까 겁을 줄 때 쓰려고 설치한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로드매니저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연예인을 행사 시간에 맞춰 도착시켜야 한다. 기획사 측이 차량에 부과된 과속 범칙금을 모두 내주며 과속을 묵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동아일보가 확보한 연예인 승합차 26대의 과속 기록 297건에 부과된 범칙금은 1628만 원에 불과했고 모두 납부된 상태였다. 한 정상급 걸그룹 로드매니저는 “우리 가수는 공연 한 번에 3500만 원을 받는다. 하루에 행사 3개를 뛰면 1억 원을 넘게 번다. 몇만 원짜리 과속 범칙금이 대수이겠느냐”고 말했다. 연예인 승합차의 불법 개조 관행은 차량 개조업자 김 씨가 업체 블로그에 경광등과 사이렌을 설치한 연예인 승합차 사진들을 자랑스레 올리다가 꼬리를 잡혔다. 김 씨 업체는 연예계에서 경광등과 사이렌 설치 전문으로 유명했다. 첩보를 입수한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양유열 경사와 변상식 경장은 17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K팝 콘서트 현장을 덮쳐 경광등과 사이렌을 단 연예인 승합차 여러 대를 추가로 적발했다.○ 걸그룹 차량 사망사고 후 자성 움직임도 레이디스코드 멤버 사망사고 이후 연예계 일부에서나마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걸그룹 크레용팝, 단발머리 소속사 크롬엔터테인먼트는 레이디스코드 차량사고 이후 승합차에 붙였던 경광등과 사이렌을 떼어냈다. 걸그룹 포미닛과 보이그룹 비스트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경험 많은 베테랑 매니저가 차량을 운전하도록 하고 조수석에 실장을 반드시 태운다고 한다. 양 경사는 “불법 개조의 최대 피해자는 늘 그 차에 타야 하는 연예인과 매니저”라며 “반복되는 연예인 차량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연예계가 불법 개조와 과속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 올림픽대로 - 신공항고속도로 ‘과속 1번지’ ▼최근 4년 아이돌 과속 297건 분석일산 방송사 진입로도 상습과속… 걸그룹 티아라 38회 적발 최다연예인들이 타고 다니는 승합차의 과속이 가장 많이 적발된 도로는 서울 올림픽대로였다. 전국 시도별로는 경기도에서 적발된 과속 건수가 가장 많았다. 연예인 이용 승합차가 가장 빨리 달리는 구간은 신대구부산고속도로로 규정 속도를 평균 41.9km나 초과했다. 본보 ‘시동 꺼 반칙운전’ 취재팀은 남녀 아이돌그룹 등 가수 21개 팀이 이용하는 승합차 26대가 2010년 11월 25일∼2014년 9월 20일 전국 각지에서 적발된 과속 기록 297건을 단독으로 확보해 분석했다. 차량을 불법 개조해 경광등과 사이렌을 달고 전국을 누비다 적발된 승합차 16대와 해당 소속사의 다른 연예인이 이용하는 승합차 10대 등 총 26대를 대상으로 했다. 연예인 승합차가 과속을 일삼은 상위 3개 도로는 △올림픽대로(32건) △신공항고속도로(25건) △경부고속도로(24건)였다. 한강 이남을 따라 뻗어 있는 올림픽대로가 ‘연예인 과속 일번지’인 건 연예기획사와 연예인 거주지가 서울 강남권에 밀집해 근거지와 일터를 오갈 때 많이 이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공항고속도로는 한류 열풍을 타고 해외 공연에 나서는 아이돌그룹 승합차가 상습적으로 과속하는 도로로 규정 속도(시속 100km)를 평균 38.3km 초과할 만큼 ‘광란의 질주’가 자주 벌어졌다. 일터인 방송국 가는 길도 과속이 일상화돼 있었다. 과속 단속 건수는 전국 시도 중 경기도(87건)가 가장 많았는데 이 중 38%(33건)가 SBS, MBC가 있는 고양시 일산 지역으로 진입하는 나들목에 집중됐다. 구산 나들목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킨텍스(8건) 능곡(5건) 이산포(4건) 장항(3건) 당동(1건) 순이었다. 과속에 가장 많이 단속된 연예인 차량은 6인조 걸그룹 티아라가 타고 다니는 스타크래프트 밴이었다. 2011년 12월 23일부터 2014년 8월 9일까지 단속카메라에 38번 적발되는 동안 규정 속도를 평균 31.5km 초과했다. 연예인 승합차 26대가 규정 속도를 초과한 평균치는 시속 26km였다. 로드매니저들은 경찰 조사에서 “내비게이션에 뜨는 단속카메라 경고를 보고 브레이크를 밟았기에 그나마 이 정도일 것”이라고 진술했다. 연예인 승합차는 시간에 쫓기다 보니 밤낮없이 전국 도로를 과속으로 질주했다. 오후 6시∼밤 12시에 단속된 건수가 94건으로 가장 많았고 0시∼오전 6시에도 50건이나 단속카메라에 찍혔다. 오전 6시∼낮 12시에는 66건, 낮 12시∼오후 6시에는 87건이 적발됐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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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찾느라… 라이터 켜느라… 목숨 노리는 ‘2초의 방심’

    화물차 운전사 김정찬(가명·28) 씨는 지난해 5월 30일 오후 6시경 경북 청송군 현동면 거성리 일대를 따라 경북 포항으로 달리고 있었다. 편도 1차선 시골 도로는 한산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김 씨는 담배 한 대가 생각나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왼쪽 주머니에 든 담뱃갑을 꺼내려고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이며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그가 담배를 찾느라 전방에서 눈을 뗀 2초 남짓한 시간 동안 차량은 무방비로 30여 m를 내달렸다. 그 찰나 차는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어 갓길을 걷던 칠순 노인을 치어 숨지게 했다.○ 2초의 방심이 낳은 치명적 결과 운전 중 흡연은 담배를 꺼내려는 순간부터 불을 붙이고 재를 털고 버릴 때까지 각종 위험 요소를 낳는다. 타들어가는 불똥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 자칫 실수로 담배를 차 안에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운전 중이라도 바로 허리를 숙여 주워야 한다. 하지만 흡연 운전자 대부분 운전 중 흡연이 유발하는 시선 분산은 위험하지 않은 정도라고 가볍게 여긴다. 취재팀은 15일 경북 상주 교통안전공단 교육센터에서 운전 중 흡연 과정에서 벌어지는 ‘순간의 태만’이 낳는 결과를 알아봤다.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담배를 입에 문 채 라이터를 켜고 불을 붙이려는 순간과 전방을 보며 주행했을 때의 반응 속도 차이를 비교해 봤다. 실험은 교통안전공단 하승우 교수가 설계했다. 실험은 시속 60km로 달리다가 곳곳에 사람이 숨을 수 있도록 특수시설이 마련된 도로 좌우에서 무작위로 깃발이 올라오는 걸 보고 급제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운전대를 두 손으로 잡고 전방을 바라보며 편도 2차선 실험용 도로를 시속 60km로 달려봤다. 도로 왼쪽에서 녹색 깃발이 갑자기 솟아오르는 걸 보자마자 바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1초도 채 되지 않게 느껴졌다. 최대한 빠르게 반응했다고 자부했는데도 제동 시작 지점에서 차가 멈춘 지점까지의 거리를 재보니 14.1m였다. 오른손으로 라이터를 켜고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시도하면서 같은 속도로 달려봤다. 의식적으로 전방을 보려고 했지만 불꽃이 신경 쓰여 시선이 자꾸 힐끗힐끗 라이터로 향했다. 이번엔 오른쪽에서 녹색 깃발이 솟아올랐다. 라이터에 시선이 뺏겨 2초 정도 늦게 확인한지라 최대한 세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몸이 핸들과 부딪칠 정도였다. 하지만 제동거리는 27.5m로 전방을 제대로 보며 운전했을 때보다 2배 가까이 길었다. 순간의 방심은 사고로 직결되곤 한다. 최윤수(가명·56) 씨는 2012년 5월 15일 오후 8시 경남 진주시 주약동 교차로를 달리다가 허벅지에 떨어진 담뱃재를 터느라 전방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1차선을 달리던 최 씨 차량은 정지신호도 무시한 채 조금씩 왼쪽으로 기울어 중앙선을 넘어갔고 마주 오는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최 씨는 차량 오른쪽이 충돌해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마주 오던 승용차에 타고 있던 남성(60)은 중상을 입었다.○ 차량과 건강을 태우는 담배 흡연 운전자들이 무심코 창밖으로 털어버리는 담배꽁초는 ‘도로 위 흉기’다. 본보가 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함께 운전자 155명에게 물어보니 31명(20%)이 갑자기 차 안으로 담배꽁초나 불똥이 들어와 아찔한 위기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버린 담배가 다시 자기 차에 들어온 적이 있다는 운전자(17명)와 남이 버린 담배가 자기 차로 들어왔다는 운전자(14명)가 비슷한 수준이었다. 도로 위 간접흡연도 운전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대목이다. 본보 설문조사 결과 운전자 중 25.8%(155명 중 40명)가 운전 중 인근 차량에서 내뿜는 담배연기로 피해를 겪었다고 했다. 주로 신호대기 중 옆 차량에서 창밖으로 담배를 내밀고 있을 때 피어오르는 연기가 그대로 유입되면서 피해를 입은 사례가 많다.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한 40명 중 10명은 흡연 운전자였다. 운전 중 흡연은 흡연자 자신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끼친다. 이기영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교수의 연구 결과 차량 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중국발 초미세먼지보다 최대 13배나 진한 초미세먼지를 들이켜게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시속 30km로 달리는 차량 안에서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했다. 창문을 10cm 내리고 담배를 피우자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대 m³당 1307μg까지 치솟았다. 창문을 완전히 내리고 피워도 농도는 506μg에 달했다. 중국발 초미세먼지의 농도는 m³당 100∼150μg 수준이다. 담배 연기가 빠져나가 초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로 돌아오는 데엔 15분이나 걸렸다. 박천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운전 중 흡연은 휴대전화 사용이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청 못지않게 전방주시를 태만하게 하는 게 분명한 만큼 이를 규제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상주=조동주 djc@donga.com / 권오혁 기자}

    • 201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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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땐 사망률 6배… 탱크로리, 달리는 화약고

    전남 여수에서 염산을 실은 차량이 전복되면서 유독가스인 염화수소가 누출돼 주민 20여 명이 치료를 받게 된 일 등으로 위험물질 운송차량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13일 0시 13분 여수시 해산동 S교회 앞 도로에서 염산 2만1000L를 실은 탱크로리 차량이 넘어졌다. 강철 재질인 탱크로리는 5개 격벽으로 구분돼 있지만 2개 격벽에 야구공 크기의 구멍이 뚫려 염산 5000L가 유출됐다. 염산은 도로 바닥의 빗물과 접촉하면서 유독가스인 염화수소로 변했다. 이 사고로 운전사 박모 씨(50)가 숨지고 염화수소를 흡입한 신모 씨(55·목사) 등 주민 6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지점에서 북동쪽으로 1km 떨어진 여수시 해산동 꼬막등마을 주민 8명은 13일 병원 치료를 받았고 다른 주민 8명도 15일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한 주민은 “염산 일부가 하천으로 유입돼 농작물 피해가 우려된다. 일부 차량은 색깔까지 변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사고 당시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2∼3km 거리인 주거 밀집 지역까지는 가스가 유입되지 않아 추가 피해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인화물질, 독극물 등 위험물질을 실어 나르는 화물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폭탄’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9만여 대에 달하는 위험물질 운송차량은 교통사고가 나면 일반 사고보다 사망률이 6배나 높고 환경오염 등 2차 피해 위험도 크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위험물질 안전사고 중 46%가 운송 과정에서 난다”고 밝혔다. 특히 운송업체 중 20%는 전용용기가 아닌 일반 차량에 위험물을 실어 나르고 있어 대형 사고 가능성을 안고 있다. 국내 화학물질 유통량은 1998년 1억7540만 t에서 2010년 4억3250만 t으로 늘었다. 이들 물량의 80%가량은 도로를 통해 운송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체계적인 안전관리는 미흡한 실정이다. 위험물질 운송 관리의 법적 책임이 정부 9개 부처에 분산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은 올해 6월 위험물질 운송차량의 위치추적 등을 위한 통합단말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물류정책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세월호 정국으로 국회가 사실상 중단된 탓에 아직도 국토교통위에 계류 중이다. 사정이 심각하지만 환경부는 고작 130대에만 위험물질 운송차량 모니터 시스템을 설치해 운용 중이다. 아무리 시범사업이라지만 전체의 0.1% 수준만 적용해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시스템은 위험물질을 운송하는 탱크로리가 충격을 받으면 운전자의 연락처, 적재 위험물질의 종류와 분량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환경단체에서는 위험물질 운송차량이 주거 밀집지역이나 상수원 보호구역을 아예 지나지 못하게 제한하는 방안과 운행시간 제한 등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여수=이형주 peneye09@donga.com / 조동주 기자}

    • 201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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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협, 불법의료광고 年수천건 적발하고도 최근 2년 행정고발 ‘0’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가 매년 수천 건의 불법 광고를 적발하고도 지난해와 올해 단 한 건도 행정기관에 고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19일 밝혀졌다. 환자를 현혹하는 과장·허위 의료광고가 공공연히 전시되는데도 심의위가 같은 의협 소속인 병원들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광고는 환자에게 주는 신체적 영향이 큰 만큼 의료법에 따라 심의 받은 내용을 그대로 광고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이 원본을 교묘히 바꿔 게시한다. 성형수술 환자의 수술 전후 사진을 소개하면서 ‘수술 부작용으로 비대칭, 이물질, 염증 등이 생길 수 있다’고 적어두곤 실제 광고에는 부작용 부분을 삭제하거나 전문 분야가 모발 이식이라고 심의를 받고는 양악·윤곽 수술로 바꿔치기하는 식이다. 아예 심의조차 받지 않은 광고도 부지기수다. 여대생 A 씨(22)는 최근 가슴확대 성형수술을 알아보려고 포털사이트에 ‘가슴 성형’을 검색해보다 눈에 확 띄는 광고를 발견했다. ‘수술 시간 30분, 통증이 별로 없어 당일 활동, 흉터 걱정 NO’라는 검색광고 문구에 잠시 현혹됐다가 다른 광고 문구와의 차이점을 발견했다. 다른 광고 문구에는 ‘의○○○○(숫자)’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 광고에는 아무 표시가 없었다. 의료광고 심의를 받지 않은 불법 광고였던 것이다. 심의위는 2007년부터 보건복지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매년 1만∼2만 건의 의료광고를 심의한다. 이 가운데 2012년 1703건, 지난해 2321건, 올해 상반기(1∼6월) 820건의 불법 광고를 적발했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단 한 번도 고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심의위가 손을 놓자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8월부터 자체적으로 불법 의료광고를 적발해 보건소에 행정고발 조치를 하고 있다. 황규석 대한성형외과학회 윤리이사는 “불법 허위 과장광고의 피해는 환자가 고스란히 보게 된다”며 “의료광고 원본은 심의위 홈페이지(www.admedical.org)의 승인광고확인란에서 광고에 나온 심의번호의 마지막 5자리를 입력하면 원본을 볼 수 있다”고 당부했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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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분은 내 인생의 □ □ □ □ 입니다”

    교황 영접한 故남윤철 교사 어머니 “세월호 가족에 평화의 시간 오길”송경옥 씨(61)는 14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났다. 송 씨는 세월호 사고로 숨진 단원고 영어교사 남윤철 씨(35)의 어머니다. 가톨릭 신자인 송 씨는 당시 교황이 자신의 손을 잡고 온화한 미소를 짓자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시겠다는 말씀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송 씨는 청년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교황을 떠올리며 “부모나 사회가 아이들의 어두운 면만 보고 걱정했지만 교황은 이들에게 신뢰와 사랑의 미소를 보여줬다”며 “과연 우리 어른들이 저런 믿음을 보여줬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문’을 늘 좋아했던 송 씨는 “세월호 사고로 상처받은 가족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고 세상과 화해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 총무 김영주 목사 “검정 가방서 느낀 소탈함 못잊어”18일 오전 교황과 국내 12대 종단 지도자의 만남이 있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인 김영주 목사(52)도 참석했다. 그에게도 교황의 겸손하고 소박한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교황이 들고 다니는 묵직한 검정 가죽 가방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는 교황이 약자를 향한 측은지심을 강조하고 나아가 사회구조의 문제점까지 지적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김 목사는 “교황을 향한 뜨거운 관심은 ‘개인적 구원’과 ‘사회적 구원’을 함께 이룬 것에 대한 큰 울림”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더불어 이번 교황의 방한이 모든 종교인에게 자아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기원했다. 그는 “올바르게 살지 않는 종교인들이 이를 고치지 않고 변명만 하는 모습은 나 역시 부끄럽다”며 “이번에 교황은 스스로를 낮추며 종교인들에게 몸소 본보기를 보였다”고 말했다. 명동미사 참석 치과의사 강대건씨 “나 역시 봉사의 삶 멈추지 않을것”치과의사 강대건 원장(82)은 18일 오전 교황이 집전한 명동성당 미사에 참석한 뒤 곧바로 환자들이 기다리는 서울 서대문구 자신의 병원으로 돌아왔다. 그는 1979년부터 전국에 거주하는 한센병 환자들을 찾아가 무료로 치과진료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1만5000여 명이 혜택을 봤다. 지난해 교황은 강 원장에게 ‘교황과 교회를 위한 성십자가 훈장’을 수여했다. 강 원장은 “사제 시절부터 시작된 교황의 청빈 봉사 희생정신은 예수 그리스도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현실에서 거울처럼 보여주고 있다”며 “교황을 보면서 나 역시 일(봉사)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남은 삶의 소명은 그리스도의 봉사정신을 후세에 전파하는 것. 강 원장은 “지금껏 언론 인터뷰를 피하지 않고 훈장을 감사히 받은 이유도 바로 봉사의 중요성을 후세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꽃동네서 교황 손등 입맞춘 김일환씨 “장애의 고통 떨치게 해줘 감사”16일 오후 충북 음성 꽃동네를 찾은 교황은 지체장애인 김일환 씨(54)의 손을 꼭 잡았다. 이어 김 씨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불과 5초 남짓한 시간. 그러나 김 씨에게는 인생의 가치관을 바꾸게 한 순간이었다. 그는 1988년 3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다. 고령의 어머니가 더이상 간병하기 어려워지자 2008년 1월 꽃동네로 왔다. 이곳에서도 김 씨는 ‘왜 나에게 이런 고통을 안겨줄까’라는 괴로움을 떨치지 못했다. 그러나 교황을 만난 날 이런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추자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며 “마치 따뜻한 사랑이 담긴 ‘복주머니’를 받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교황의 겸손 온유 따스함을 직접 느끼고 난 뒤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음성=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14-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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