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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계급투쟁을 강조한 기존 왕조시대의 역사서를 대폭 수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어 역사서에서의 ‘탈사회주의’가 얼마나 진행될지 관심이다. 중국의 인문 역사서적 전문 출판업체인 중화서국(中華書局)의 쉬쥔(徐俊) 총편집장은 9일 신징(新京)보와의 인터뷰에서 “2005년 11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지시로 200여 명의 학자가 참여한 가운데 중국의 정사(正史)인 24사(史)와 청사고(淸史稿)의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2015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역사서는 역시 중화서국에 의해 1958년에서 1978년까지 20년간 수정이 이뤄진 후 이번이 2차 수정이다. 24사 및 청사고 개정공정위원회 주임도 맡고 있는 쉬 총편집장은 “기존 역사서는 특정 사건을 기술할 때 다양한 판본을 비교 기술해야 하는 기본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가장 중요한 수정 이유로 1차 수정 작업 기간에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역사 기술의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많은 정치적인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역사를 구분할 때 연대(年代)에 따라 해야 하는데 계급투쟁이나 농민 봉기 등을 강조하다 보니 그에 따라 기술하기도 했으며 진나라 말기의 진승 오광이나 당나라 황소의 봉기 등이 대표적이라는 것. 내용상으로는 제왕과 장상(將相)을 미화하고, 봉건도덕을 찬양하거나 노동인민을 모욕하는 내용 뒤에는 감탄부호(!)를 쓰지 못하게 하는 등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고 쉬 총편집장은 강조했다. 그는 “2차 수정 팀은 기존 역사서를 철저히 검토했다”며 “이미 나온 지 오래돼 새로운 문헌이 발굴되고 깊은 연구가 많이 진행됐으며 해외에 있는 다량의 자료도 이용할 수 있게 돼 수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4사’는 청의 건륭제(乾隆帝) 때 중국 역대 왕조(王朝)의 정사(正史)로 인정한 24종류의 사서로, 명나라까지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으며 청사고는 1928년 중화민국 정부가 멸망한 청나라의 역사를 편찬한 것이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 허베이(河北) 성 탕산(唐山)에서 1976년 7월 28일 발생한 대지진을 주제로 한 영화 ‘탕산 대지진’(사진)이 중국 대륙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상영 이후 8일 중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관람료 수입이 5억 위안을 넘어 5억1000만 위안(약 867억 원)에 달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지난해 상영된 혁명과 건국, 마오쩌둥(毛澤東) 등 지도자들의 행적을 그린 ‘젠궈다예(建國大業)’로 4억8000만 위안이었다. 입장료가 지역별로 35위안에서 70위안이어서 약 1000만 명가량의 관객이 관람한 것으로 추정되며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이 영화의 부제는 ‘23초, 32년’. 불과 23초간의 지진으로 32년간 헤어졌던 일란성 남매 쌍둥이 가족의 상처와 그리움 등을 그렸다. 트럭운전사 팡(方) 씨는 지진 직후 자녀를 구하기 위해 집으로 들어가다 사망했다. 건물 더미에서 쌍둥이 누나 덩(登)과 남동생 다(達)는 같은 콘크리트 덩어리에 눌려 한 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다른 한 쪽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엄마(쉬판·徐帆 분)는 희미한 목소리가 들리는 아들을 선택한다. 덩은 ‘동생을 구해 달라’는 엄마의 말을 들으며 절망해 눈물을 흘린다. 덩은 시신으로 분류됐으나 극적으로 살아나 구조작업을 하던 인민해방군 의사 부부에게 입양된다. 덩은 친엄마를 용서하지 못하고 탕산도 찾지 않는다. 친엄마는 남편과 딸의 영혼이라도 찾아오도록 무너진 집 부근을 떠나지 않으며 딸에 대한 죄의식에 시달린다. 2008년 5월 12일 쓰촨(四川) 성 대지진이 나자 각자 자원 봉사를 위해 달려 온 두 남매는 ‘탕산 구조대’에 참가해 활동하다 극적으로 상봉한다. 덩이 탕산에 돌아와 엄마와 만났을 때 무릎 꿇은 엄마의 절절한 눈물과 사과, 엄마를 오해한 딸의 용서로 영화는 절정에 이른다. 중국 언론은 영화의 흥행에 대해 치밀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재난을 너무 상업화하려 했다는 시각도 있으나 탕산 대지진 경험자가 많이 남아 있고 쓰촨 대지진 등 자연 재난이 이어지면서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천안함 사건 이후 시련과 갈등을 겪고 있는 한중 관계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내외 전문가들은 균형 전략과 상호 인정, 구동존이(求同存異·같은 것은 추구하고 이견은 남겨 둔다), 정책의 일관성, 외교역량 강화 등 크게 5가지를 꼽았다. 이것만 잘해도 양국의 상생과 협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양국 전문가 32명으로 구성한 ‘한중 관계 발전 전문가 공동연구 위원회’는 올해 5월 양국 정부에 올린 보고서에서 △전략 경제 및 민관 공동의 전략 대화 추진 △동북아 안보협력을 위한 한중일, 한미일 3각 협력체제 구축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에 대한 전략적 협력 모색 △양국 화폐를 결제 통화로 사용 △한중역사문화공동연구위원회 설립 △한중언론포럼 설립 △중국 전문인력 인프라 구축과 한중교류협력기금 조성 △동아시아 지역협력 촉진 △교육 분야 협력 등 10가지 정책을 제언했다.》○ 한미 동맹, 한중 관계 모두 중시를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는 모두 중요하다. 어느 한쪽으로 너무 쏠리는 것은 나라의 이익에도 맞지 않고 외교적 성공을 거두기도 어렵다. 천안함 사건은 단적인 예다. ‘한중 관계 발전 전문가 공동연구 위원회’의 위원장인 서진영 고려대 교수는 “한국의 외교 라인과 사회 분위기가 일방주의적인 부분은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받아들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미국과의 동맹만을 중시하는 ‘동맹파’의 목소리가 미국과 중국을 모두 중시하는 ‘전략파’보다 컸던 게 사실”이라며 “한미동맹이 매우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것만으로 한국이 살아갈 순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천안함 사건에서 한국에 협력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는 미국이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동북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 측의 이런 해석은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미중 양국의 이해가 맞서는 가운데 한국이 어느 한쪽을 편드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면서 결국 중국 측의 비협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김흥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한중, 한미 관계가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 깊이 연구해야 한다”며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중국이 잘못했다’라는 비난 게임만 하면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이장규 박사는 “한중 관계는 정치 군사 문제가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악순환보다 경제가 외교 및 정치에 도움을 주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 위상과 한계에 대해 상호 인정을 중국은 이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력을 가진 국가다. 미국과 중국만을 꼽아 주요 2개국(G2)이란 말이 나온 지도 오래됐다. 못살고 아쉬워 고분고분하던 모습은 과거의 중국 얘기다. 한국 역시 국토는 좁고 인구 역시 중국의 3.8%에 불과하지만 세계 15위의 경제력을 가진 나라다. 이에 따라 양 국민의 자존심과 자부심 또한 높아지고 양국에선 강한 민족주의가 대두하고 있다. 이런 상대국의 위상에 대한 상호 인식이 필요하다. 동시에 상대국 능력의 한계도 서로 인정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한국 측은 ‘중국이 제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면 북한이 핵을 빨리 포기할 텐데…’라고 생각하며 원망하지만 중국 역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한 중국인 학자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뜻대로 못하는 게 많으며 이에 따른 고민도 크다”고 말했다.○ 상호 윈윈 가능… 구동존이를 경제 분야의 한중 협력은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다. 2008년 12월 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1800억 위안(약 31조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 다른 나라와 체결한 첫 번째 통화스와프로 양국 간 협력 의지를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다. 류우익 주중 한국대사에 따르면 한중 간 자유무역협정(FTA)은 내년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제 분야를 빼면 한중 관계가 대부분 갈등 관계로 비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외교 안보 분야에서도 같은 목소리를 내거나 전략적 이익이 같을 때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한중 양국은 ‘한반도의 절대적 안정’을 필요로 한다. 중국은 북한 체제의 붕괴나 극심한 사회혼란으로 한반도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해 어쩔 수 없이 개입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중국의 현대화 내지 선진국의 꿈도 물거품이 되거나 크게 지연되기 때문이다. 군사 분야도 마찬가지다. 한중 양국은 2008년 11월 해·공군 간에 ‘군사 핫라인’을 설치했다. 지난해 중국해군 60주년 기념 관함식에는 한국의 군함이 초청됐다. 주중 대사관의 한 무관은 “최근 한중 군사교류를 보면 북한이 속으로 깜짝 놀랄 일이 많다”고 말했다.○ 대중 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로 5년마다 정권이 바뀐다. 이에 따라 남북 관계나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외교 기조도 크게 바뀐다. 대중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대북 정책이 그렇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이명박 정부의 ‘개혁 개방 3000’은 차이가 많다. 하지만 갑자기 바뀐 정책의 영향을 받는 상대국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조호길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한국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대북정책 기조가 많이 바뀐다”며 “한국은 중국 정부도 보조를 맞춰 주기를 바라는데 중국은 그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 전술 역량 강화를 가장 절박한 것은 대중 외교역량의 강화 문제다.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엔 미국과 일본 전문가는 많지만 외교 현장에서 제대로 협상해본 경험을 가진 중국 전문가는 거의 없다. 정부의 대중 외교통상 라인이나 주중 한국대사관에는 중국어로 상대와 제대로 대화와 협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적다 보니 아무런 근거 없이 과도하게 기대하는 환상에 빠지거나 동상이몽(同床異夢)을 하기도 한다. 올해 5월 방한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양국 정상회담에서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한국에서는 불만이 대단했다. 하지만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이를 중국이 북한 편만 든다고 해석하면 잘못”이라며 “남북 관계에서 나름대로 균형을 잡으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든 플레이크 미국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은 “한국은 중국 입장을 이해하면서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중국은 앞으로 조금씩 한국 쪽으로 다가올 것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 “한국에 한미동맹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다양한 목소리를 받아들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앞으로 중국이 대국으로 커지는 것에 대비해 한중관계를 잘 관리해야 한다. 경제관계에 비해 정치적 네트워크가 너무 약하다.” ○ 김흥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이번 일과 관련해 ‘중국이 잘못했다’는 비난게임으로 끝나면 아무런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한중 전문가 공동위원회의 가동도 필요하다.” ○ 이장규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 “한국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다. 중국도 한중 경제관계가 나빠지면 좋을 것이 없다. 정치외교적인 문제와 경제문제는 계속 분리 대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조호길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 “한국은 정권이 바뀌면 대북정책 기조가 많이 바뀐다. 한국은 중국 정부도 보조를 맞추기를 바라는데 중국은 그대로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 “중국은 앞으로 조금씩 한국 쪽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국은 중국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과 중국이 24일로 수교 18년을 맞는다. 2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한중 양국은 서로 1, 4위의 무역 대상국이 될 정도로 관계가 밀접해졌다. 양국 방문객은 연간 450여만 명에 이른다.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만 매주 795편이다. ‘우호협력 관계’로 출발한 양국 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됐다. 아직 ‘전통적 우호 관계’인 북한보다는 못하지만 명목상으론 중-러와 같고 중-미, 중-일 관계보다는 훨씬 끈끈하다. 하지만 올해 3월 말 터진 천안함 사건 이후 한중 관계는 마치 모래성이 무너지듯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천안함을 둘러싼 계속된 외교 마찰로 양국에서 유행하던 한류(韓流)와 한풍(漢風)은 크게 위축됐다. ‘친중파(親中派)’와 ‘친한파(親韓派)’는 이제 자국에서 목소리를 내기도 두려워한다. 양국 관계를 이런 상태로 계속 놔 둘 수는 없다. 한중이 서로 손잡고 미래를 개척하는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본지는 천안함 사건 이후 한중 관계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대책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2회에 걸쳐 게재한다.》전략적 협력동반자 맞나올해 3월 26일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 터진 천안함 사건은 우호협력 관계에서 협력동반자→전면적 협력동반자를 거쳐 전략적 협력동반자로까지 발전한 양국 관계에 대한 기대를 일거에 무너뜨렸다. 천안함 사건 이후 중국이 보인 태도는 한국에서 ‘중국이 정말 협력동반자 맞나’라는 의문을 불러일으켰다.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5월 초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상황에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초청해 극진히 모시는 등 우의를 과시했다. 한국 측은 민감한 시기에 사전 언질도 주지 않은 채 김 위원장을 초청한 데 대해 불만을 제기했지만 중국 측은 “어느 나라의 지도자를 초청하고 안 하고는 주권 문제”라며 일축했다.같은 달 20일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 4개국 전문가를 포함한 한국의 민군 합동조사단은 “천안함 사건은 북한제 어뢰에 의한 침몰”이라며 북한을 도발국으로 적시했지만 중국은 지금까지도 믿기 어렵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한국과 중국은 사실상 남북이 대치하듯 상호 대립했다. 한국은 북한을 적시해 규탄하고 싶었지만 지난달 9일 35일간의 격렬한 논쟁과 협상 끝에 나온 내용은 북한을 공격 주체로 표시하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안보리 의장성명으로 낙착됐다. 북한을 두둔하며 싸고돈 중국 때문이었다.한국과 미국이 천안함 사건의 대응책으로 실시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더욱 격렬했다. 중국은 처음엔 한미 연합군사훈련에서 작전 반경이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등을 포괄할 수 있는 항모가 서해로 진입하는 것에 반대하는 듯하더니 나중엔 연합훈련이 동해에서 이뤄짐에도 훈련 자체를 반대하고 비판했다.○ 갈등의 근원은 시각의 차이천안함을 둘러싼 양국의 이런 갈등은 천안함 사건의 발생 원인이나 도발 주체에 대한 양국 간 해석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도 있지만 더 큰 것은 국제역학 관계와 이 사건을 둘러싼 각국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이다.한국은 천안함 사건이 북한에 의한 명백한 도발행위인 만큼 국제사회가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세계 2위(올해 상반기 기준)의 경제대국이며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된 우방인 만큼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하지만 중국은 남북 관계를 넘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의 큰 틀 속에서 천안함 사건을 해석했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에 항모까지 동원되자 중국은 미국이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동북아에서 세력 확장을 기도하는 것으로 보고 크게 반발했다. 천안함 사건으로 동북아에 긴장이 조성되고 미일 한미 간 동맹관계가 강화되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았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해 최근 한 달간 동중국해에서 8차례나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남중국해와 관련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발언은 중국의 이런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달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중국해에 미국의 국가적 이해가 걸려 있다”고 말해 중국을 자극했다. 중국이 천안함 사건 이후 미국의 일련의 조치를 ‘중국 포위 내지 안방 넘보기’ 전략으로 파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이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결론에 대해서는 “1차 자료가 없다”며 한국의 견해에 동조하지 않는 정도에 그쳤지만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나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북한을 바라보는 시각도 한국 또는 미국과 크게 차이가 있다. 중국은 어떤 경우라도 북한이 붕괴하는 것은 반대한다. 북한의 붕괴는 곧바로 중국에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중국이 그렇게 비난하는 핵개발을 줄기차게 하고 있음에도 북한 제재에 미온적이고 북한을 계속 감싸고도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한국 측의 이런 비판에 중국 측은 “남북한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제대로 해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며 완전히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이런 근본적인 시각차를 한중 양국이 상호 협의해 줄여나가지 않는다면 양국의 갈등은 언제 어떤 사건을 통해서도 재발할 수 있는 소지를 갖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과연 이득을 보았나천안함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북한이 두 차례 핵실험을 했을 때 중국은 북한을 제재하는 안보리 결의안에 동의하면서도 실제로는 별다른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북한의 핵실험으로 유엔 제재가 진행 중일 때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아무런 태도 변화가 없는데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지난해 10월 북한을 방문해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우의를 다졌다. 하지만 이런 중국의 태도에 대해 국제사회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 책임 있는 대국의 행동이라기보다 북-중 동맹만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미국 맨스필드재단 고든 플레이크 사무총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과 너무 친하고 원칙이 없는 나라라는 인상을 남겨 중국이 외교적 승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이 천안함 사건 초기 중국에 기대한 것은 사실 중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며 “한국의 여론은 이를 모르고 기대가 무너지자 뒤늦게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차이나 배싱)’에 나섰던 것으로 이는 한중 관계의 실질적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오류”라고 지적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외교부 중국課 직원 8명’ 18년째 제자리 ▼“정상회담 치르기에도 버거워… 비전 수립할 중국통 확충 시급” 중국 외교부가 지난달 서해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반대한다는 견해를 내놨을 때 외교 라인의 정부 당국자들은 ‘주권 침해’라며 화를 감추지 못했다. 북한의 천안함 도발을 규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당시엔 안보리 결의안 투표로 가되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해 북한을 비호하는 중국의 태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결국 안보리 의장성명은 천안함 공격은 규탄했지만 중국의 반대로 북한을 공격 주체로 명시하지 못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채택된 의장성명은 안보리 성명 기조보다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도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다.결과적으로 정부가 한미동맹 강화에 치중하면서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이해관계를 깊이 있게 꿰뚫어 보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정부에 중국을 제대로 아는 ‘중국통’이 부족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도 있다.실제로 한중 수교 이래 양국 관계는 무역, 인적 교류 모두 크게 늘었지만 대중 외교 역량은 별로 나아진 게 없다. 외교통상부 내 중국과 직원 수는 1992년 수교 직전이나 18주년을 맞은 2010년이나 8명으로 같다. 상위직일수록 중국어 능통자가 적고 주중공관에 중국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소식통은 5일 “이런 상황에서는 대중 관계에서 발생하는 긴급 현안을 처리하거나 양국 정상회담 등 행사를 치르기에도 버겁다”며 “장기적이고 깊이 있는 대중 외교정책의 구상이나 수립은 손도 못 대고 있다”고 털어놨다.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지금까지는 한중관계가 양적으로 팽창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턱없이 부족한 인원으로 대중 외교를 해올 수 있었지만 이제는 천안함 사태 등 다양하고 복잡한 갈등 요소가 발생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지금 대중외교 역량이 대폭 확충되지 않으면 한중관계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의 집단체조 및 예술공연인 ‘아리랑’에 올해엔 중국과의 우의를 강조하는 내용이 처음으로 포함돼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3남 김정은을 간접적으로 홍보하는 내용도 포함돼 주목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2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올해 첫 공연에 ‘우의(友誼)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북-중 우호를 강조하는 공연이 특별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약 3만 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연자들은 ‘조중 우의와 압록강 강물은 영원할 것이다’ ‘조중 우의는 근원이 오래고 앞으로도 길게 이어질 것이다’ 등의 글자를 형상화했다. 또 공연자들은 중국을 대표하는 판다로 분장하거나 중국 전통 민속복장을 입고 북을 치기도 했다고 상하이(上海) 시 당 기관지 제팡(解放)일보의 자매지 신원(新聞)신보는 소개했다. 런민일보는 “북한은 상황 변화를 반영해 매년 공연 내용의 일부를 수정한다”며 “올해는 6·25전쟁 60주년과 중국의 항미원조지원군 파견 60주년을 맞아 이 같은 요소를 가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신원신보는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중국이 동의해주지 않은 데 대한 감사 표시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일본 언론의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공연 내용이 전체적으로 미국의 금융제재에 대응해 북한의 내부 단결을 과시하려는 의미도 있다”고 해석했다.이날 아리랑 공연에는 컴퓨터 제어기술을 뜻하는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컴퓨터 수치 제어) 구호도 등장했다. 4일 통일부에 따르면 아리랑 공연 개막 부분에 ‘CNC 주체공업의 위력’이라는 카드섹션이 등장했다. 북한은 2008년 하반기부터 시내 구호판과 우표 등에서 CNC 공업을 강조해 왔지만 아리랑 공연에 CNC 구호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 당국은 CNC를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다.총인원 10만 명이 참여하는 아리랑에서 CNC 구호가 등장한 것은 김정은 후계구도를 암시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북한이 올해 들어 CNC가 주체과학과 주체기술의 새로운 성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CNC가 북한의 후계구도와 관련돼 있다는 분석과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아리랑 공연은 주 4회씩 10월 중순까지 계속된다. 아리랑 공연의 가격은 특등석은 300유로(약 46만5000원), 일반석은 80∼150유로로 알려졌다. 북한은 아리랑 공연 관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6일부터 10월 5일까지 주 2회 평양과 상하이 간 고려항공을 한시적으로 운행한다. 둥팡(東方)조보는 4일 북-중 접경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 시의 중국국제여행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최근 중국인 관광객에게는 북한 측 요청에 따라 아리랑 공연 관람이 필수 코스가 됐다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인민군 전선서부지구사령부는 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남 ‘통고문’을 발표하고 한국군이 백령도 등 서해 5도 인근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할 경우 “강력한 물리적 대응타격으로 진압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사령부는 “8월에 들어서면서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인근 수역에서 지상, 해상, 수중 타격수단들을 동원해 벌이려는 괴뢰 군부 호전광들의 해상사격소동은 우리 공화국 영해에 대한 노골적인 군사적 침공행위이자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NLL)’을 끝까지 고수해보려는 무모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사령부는 “불은 불로 다스린다는 것은 우리 군대와 인민이 선택한 불변의 의지이고 확고한 결심”이라며 “어선들을 포함한 모든 민간 선박들은 해상사격구역에 들어가지 말 것을 사전에 알린다”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우리 영해 안에서 이뤄지는 방어적 훈련”이라며 “서해 훈련은 예정대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5∼9일 실시되는 서해 합동훈련에는 육해공군과 해병대가 모두 참여하며 4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 등 함정 20여 척과 대잠 헬기(링스), 해상초계기(P3-C)를 비롯해 F-15K와 KF-16 등 전투기가 투입된다. 해안과 해상으로 침투하는 특수부대의 기습상륙 저지 훈련과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함포·수중사격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한편 중국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망은 이날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에 맞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번 미국의 금융제재가 2005년 9월 진행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 계좌 동결 조치와 유사할 경우 북한은 이에 반발해 3차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2006년 1차 핵실험은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에 대한 반발이었다고 주장했다.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쿵후 무술로 유명한 중국 허난(河南) 성 덩펑(登封) 시의 사찰 소림사(少林寺·사오린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제34차 회의를 열고 있는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1일 소림사 등 덩펑 시의 ‘천지의 중심’이라고 이름을 붙인 고건축물군 11개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키로 했다고 중국 관영 중국신문망이 2일 보도했다. 천지의 중심은 당나라부터 청나라 때까지 1000여 년간의 벽돌 무덤탑 241개가 모여 있는 ‘소림사 탑의 숲(塔林)’과 쑹양(嵩陽)서원 등 2000여 년에 걸쳐 축조된 다양한 건축물로 구성되어 있다. 허난 성은 지난해 천지의 중심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려줄 것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올해 자료 보완 등을 거쳐 등재에 성공했다. 허난 성은 룽먼(龍門)석굴과 고대 유적지인 은허(殷墟·인허)유적에 이어 3개의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WHC는 또 지는 태양빛이 기암절벽 등 자연과 어우러지면 다양한 빛깔의 노을을 연출하는 장시(江西) 성 잉탄(鷹潭) 시 후룽(虎龍) 산과 푸젠(福建) 성 싼밍(三明) 시의 타이닝(泰寧) 등 6곳의 ‘단샤(丹霞)지형’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승인했다. 중국은 세계문화유산 28곳, 세계자연유산 8곳, 세계 문화·자연 복합유산 4곳이 되어 세계유산이 40곳으로 늘었다. 이탈리아(44건)와 스페인(42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한편 WHC는 1일 베트남의 탕롱-하노이 성,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17세기 건설 운하연결망 등 5곳을 세계유산으로 추가 지정해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은 모두 904개로 늘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만 확고하게 지지하면 대만을 겨냥해 배치한 1000기 이상의 미사일을 철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중국 인민해방군 관계자가 밝혔다. 중국 군부가 대만을 겨냥해 배치된 미사일을 철수하라는 대만 국민당 정권의 요구에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겅옌성(耿雁生) 군 대변인은 인민해방군 건군 83주년 기념일(8월 1일)을 이틀 앞두고 인민해방군 베이징(北京) 군구 공병단에서 대만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겅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면 양측은 한 가족이기 때문에 미사일을 철수하는 것은 중국으로서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적당한 시점에 지역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대만과 군사안보 및 상호 신뢰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린중핑(林中平) 전 대만 국방부 차관은 “이는 점차 지지율이 떨어지는 마잉주(馬英九) 총통을 후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린 전 차관은 “마 총통의 현재 지지율은 46.1%로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주석의 지지율 50.8%보다 낮다”며 “이런 상태라면 2012년 총통 선거에서 마 총통이 패배할 것이라는 예상을 중국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총통 선거에서 패해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정권이 들어서면 그동안의 양안 관계 개선 노력도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린 전 차관은 덧붙였다.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최근 한미 연합훈련이 이뤄진 서해(황해)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상하이(上海)에서 활동하는 군사문제 전문가이자 인민해방군 예비역 장성인 니러슝(倪樂雄) 씨는 “양안 간 군사적 화해는 인민해방군이 미국에 의해 핵심 이익이 도전받고 있는 황해와 남중국해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미국이 개입된 이런 중요한 일을 다루고 있는 때에 대만 문제까지 불거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부끄러워 감추고 싶은 사람도 많지만 그래도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누구라도 얘기해야지요.”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중국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에서 겪었던 8개월 남짓한 일본군 위안부 생활. 평생 응어리를 안고 살아온 하상숙 할머니(82)를 16일 우한의 중산다다오(中山大道)에 있는 한족 남편의 셋째 딸 집에서 만났다. 하 할머니는 가슴에 맺힌 얘기를 털어놓다 여러 차례 눈물을 훔쳤다.》 ■ 위안부로 中우한에 끌려간 하상숙 할머니아홉 살에 아버지가 사망한 후 재가한 어머니를 따라 충남 예산에서 살던 그는 “중국에 가면 공장에 취직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고 한 이웃 언니의 말만 듣고 집을 나섰다. 1944년 6월 고향을 떠난 하 할머니는 경성(서울)과 톈진(天津)에 잠깐씩 머문 후 기차에서 새우잠을 자며 그해 12월 우한에 도착했다. 우한 한커우(漢口) 지칭리(積慶里)에 도착해서야 어떤 곳인지를 알게 됐다. 하지만 길도 모르고 말도 통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좁은 길 양옆으로 최소 열두 채 이상의 위안소가 있었는데 길 입구에는 철로 만든 문이 있고 일본군이 쓰던 건물이 지키고 있었어요. 말을 듣지 않으면 평양 출신이라는 주인 부부에게 몽둥이로 맞는 언니들도 있었지요.” 일본 패망 후 같이 있던 여성 중 상당수는 한국으로 돌아갔으나 하 할머니는 차마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남의 집 삯일 등을 하며 지내던 하 할머니는 1955년에 딸만 셋인 전기기술자 한족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자신의 과거를 아는 남편은 “그건 옛날 일이다”며 오히려 아픔을 감싸주었다. 하지만 둘째와 셋째 딸 외에는 아직도 자신의 과거를 숨긴 채 살고 있다. 그래서 중국 가족과 50년 이상을 같이 살았지만 ‘피 안 섞인 한족’들 속에 홀로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고 한다. ‘같이 있던’ 친구들도 오래전에 모두 사망해 대화할 사람도 없다고 했다. “日 패망후 한국 가려했지만 차마 용기 안나 눌러앉아”2003년 59년 만에 귀향 고향사람들 차가운 눈초리에 2년반 떠돌다 다시 中으로 하 할머니는 민간단체 등의 도움으로 2003년 한국을 떠난 지 59년 만에 한국에 일시 귀국해 북한 국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도 회복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지 물었다. “마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하지만 생각이 복잡해서….” 이윽고 할머니는 “어디고 몸도 마음도 의지할 곳이 없어 빨리 죽고 싶다”며 눈물을 쏟고 말았다. 하 할머니는 고향에 갔을 당시 주변 사람들의 차가운 눈초리를 떠올렸다. 하 할머니를 위로하기보다는 고향에 나타난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 “중국으로 다시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친척이 있다는 말도 들렸다. 그래서 고향 밖에서 2년 반가량 떠돌다 다시 중국으로 돌아왔다. 하 할머니는 “조국이 잘살게 돼 불과 몇십 년 전에 나라를 잃고 나 같은 사람도 있었다는 것을 잊은 것 같다”며 “그래서는 안 된다”고 아쉬워했다. 광복 후에도 자신처럼 돌아가지 못하다 밑바닥 인생을 살거나 자살하기도 한 ‘동료 여성’들의 이름을 줄줄이 불러보기도 했다. 하 할머니는 최근 수년간 일본의 몇몇 민간단체에서도 찾아와 자신의 과거 얘기를 듣고 일본의 잘못을 사과하면서 용돈조로 돈을 주려고도 했지만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몇 푼이 됐든 일본이 공식 사과하고 법에 따라 배상을 해야 받을 수 있지요.”우한=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日서 단바망간기념관 운영하는 이용식 씨 “한일강제병합 100년이라고들 하는데 99년과 대체 무슨 차이가 있지요? 단지 차별의 역사가 1년 더 늘었을 뿐인데….” 15일 일본 교토(京都)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이용식 단바(丹波)망간기념관장(50)은 불쑥 이렇게 말을 꺼냈다. “한류 붐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아진 것은 다행이지만 일본의 철저한 반성 없이 한일 관계가 좋아지길 기대하는 것은 꿈같은 소리”라는 게 오십 평생 일본을 겪으면서 느낀 그의 일본관이다. 이 관장은 1960년 교토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다. 당시 일본은 고도경제성장기에 접어들면서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과 멸시는 오히려 더해만 갔다. 그는 “집을 나서면 일본 그 어디에도 재일교포를 따뜻하게 받아들여준 곳은 없었다”며 “하루라도 일본인의 차별을 잊어본 적이 없다”고 씁쓰레했다.“강제병합 100년 떠들지만 차별의 역사 1년 늘었을 뿐 99년과 무슨 차이 있나 일본은 내가 살아온 50년간 변한 게 하나도 없어요” “처음으로 학교 문턱을 밟았을 때 담인 선생님한테 들은 말이 무엇인지 아세요?” 차별의 경험에 대해 묻자 되돌아온 질문이었다. 그는 “학년이 바뀔 때마다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너는 조선인이어서 나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고 했다. “아무리 조선인이어도 학교에서만큼은 절대 나쁜 짓을 용납할 수 없으니 주의하라”는 협박성 경고와 함께. 사춘기 시절 조선인에 대한 비뚤어진 시선에 지친 그는 일찌감치 고교를 중퇴하고 사회생활에 뛰어들었다. 돈이라도 벌어보겠다는 심산이었지만 사회에서 겪어야 하는 차별과 멸시는 더욱 혹독했다. “조선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건설현장 잡부 같은 단순노동직밖에 없었어요. 조선인은 믿지 못할 사람이니 일을 주지 않는 거였죠. 그나마 미싱회사 영업사원이 가장 그럴싸한 직업경력 중 하나였지만 이마저도 오래 못했어요.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결국 되돌아온 곳은 광산이었어요.” 그는 “조선인에 대한 일본 사회의 불신은 뿌리 깊은 차별의식이 만들어낸 악순환”이라고 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징용된 게 아니라 일자리를 찾아 자발적으로 일본에 건너왔다는 이른바 ‘자발적 도일(渡日)설’에 대해선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일제 당시 조선총독부는 토지조사 명목으로 토지를 모두 수탈해 농민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일본으로 올 수밖에 없었다”며 “사실상 일제가 강제징용으로 내몬 것을 자발적인 구직활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당시 상황을 모르고 하는 무책임한 말”이라며 분개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커피숍 주변에 앉은 일본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봤지만 그는 거침이 없었다. 일제의 만행을 이야기를 할 때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재일교포에 대한 무시가 만연한 일본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가 나름대로 체득한 삶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씨와 아버지 이정호 씨(사망)는 ‘일본이 지우고 싶어 하는 부끄러운 역사를 일본 땅 안에 영원히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1989년 교토에서 동북쪽으로 50km 떨어진 게이호쿠(京北) 지역에 단바망간기념관을 설립했다. 이곳은 망간 텅스텐 등 각종 광물이 묻혀있는 광산지역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로 끌려온 조선 노동자 2000여 명이 저임금과 고된 노동에 시달린 곳이다. 이 씨의 아버지 역시 이곳에서 일가를 이루고 평생을 보냈다. 이 관장은 지난해 5월 재정난을 이기지 못해 폐관했다가 한일 시민단체들과 함께 ‘재건추진위원회’를 만들고 모금활동을 벌이면서 내년 4월 재개관을 추진하고 있다.교토=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중국 인민해방군이 인터넷 정보전쟁 시대를 맞아 미국에 이어 ‘사이버전쟁 사령부’를 설치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19일 총참모부 산하에 ‘정보보장기지(信息保障基地)’라는 이름의 부대를 세우고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설립 기념식을 가졌다고 제팡(解放)군보가 보도했다. 기념식에서 천빙더(陳炳德) 총참모장은 ‘기지’ 관계자들에게 군기(軍旗)를 수여하고 축사를 했다. 사이버전 사령부는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직속으로 창설돼 산하 전군의 사이버와 관련된 전략 정보기구를 통할하게 된다. 사이버전 사령부는 유사시에 대비해 사이버 공격 및 방어 체제 구축을 주요 목표로 한다. 또 전군에 전략정보를 지원하고 군의 정보화 및 현대화를 추진하는 것도 목표로 한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2일 중국의 사이버전 사령부 설치는 정보화 시대에 ‘디지털 안보’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런 부대의 존재를 공개하기는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상하이(上海)의 전략분석가 니러슝(倪樂雄) 씨는 “지난해 6월 미국이 로버트 게이츠 장관의 지시로 사이버 사령부를 세운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니 씨는 “아직 여러 부대의 정보센터를 통일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이 없는 인민해방군에 주요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앞으로 사이버전쟁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니 씨는 “현대전에서는 인터넷상에서 적이 어디에서 나타나 언제 어떤 공격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사이버전에 대비해 좀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절박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인민해방군은 지난달에는 230만 전 군부대에 군부대 컴퓨터를 이용해 블로그 활동을 하거나 온라인 채팅, 커뮤니티 사이트 운영 등의 활동을 전면 금지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 소재 전략사령부 산하에 전략사령부를 설치해 세계 88개 국가, 4000여 개 미군 기지에서 사용하는 인터넷 시스템을 통일적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전문 해커에 의해 사이버 공격이 이뤄진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들 국가는 이를 부인하는 등 ‘사이버전쟁’을 벌여왔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지난 주말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일부 단체는 장마철인데도 공사를 강행해 피해를 키웠고 환경을 오염시켰다고 비판했다. 물에 잠긴 공사 현장이 비판의 근거로 활용됐다. 정부는 하천공사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주장이라고 맞섰다. 오히려 준설 덕에 홍수 피해가 줄었다고 강조했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비판과 반론을 정리했다. ■ 北에 김정은 보좌하는 ‘샛별동지회’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의 후계자 만들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9월 노동당 회의에서 후계자로 공식 추대된다는 설이 나오고 군 조직 등에 그를 위한 ‘샛별동지회’라는 사모임도 있다고 한다. 변경지대에는 탈북자를 사살할 수도 있는 ‘국방위 0082’ 지침도 내려져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다. ■ 폭염 사고 막으려 ‘휴식 시간제’ 도입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소방방재청은 ‘무더위 휴식 시간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폭염이 발생하면 각급 학교와 군부대, 건설사업장 등에는 오후 1∼3시에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쉬는 것을 권장한다는데….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이 제도가 잘 적용될 수 있을까. ■ 하나하나 무너지는 日민주당 플랜지난해 반세기 만의 정권교체로 기세를 올렸던 일본 민주당 정권. 출범 10개월을 맞았으나 초창기의 거창했던 슬로건은 흔적을 찾기도 어렵다. 동아시아공동체, 대등한 미일관계, 정치 주도, 관료 배제, 총리실 강화…. 하토야마 유키오, 간 나오토 두 전현직 총리는 왜 꿈을 접었나. ■ 흑인 부부가 어떻게 백인 딸을 낳았을까영국에서 한 흑인 부부가 금발의 백인 딸을 낳았다는 소식에 의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 부부는 조상 중에 백인이 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병원 측은 이 아기가 색소결핍증을 앓은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 조광래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내정조광래 경남 감독(56·사진)이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내정됐다. 야당 인사로 분류되는 조 감독이 어떻게 대표팀을 맡게 됐을까.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룬 허정무 전 감독에 이어 ‘FC 대한민국’을 이끌 중책을 맡게 된 조 감독과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올해 9월 44년 만에 열리는 북한 노동당대표자회의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탈북을 막기 위해 탈북자를 사실상 사살해도 좋다는 취지의 ‘국방위원회 0082’ 지침을 변경지역의 군부대에 내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에서 만난 정통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9월 회의에서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 추대할 가능성이 80∼90%라는 말이 주민 사이에 널리 퍼져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중국 접경도시 무산시에서 중국을 오가는 북한 인사 A 씨(49)에게서 이런 얘기를 전해 들었다는 것. 공무원으로 10년가량 근무하다 현재 국영 탄광업체에서 일하는 A 씨는 직원의 정치교육도 담당해 이 같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소식통이 전한 A 씨의 말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이후 각 직장과 지역 단위의 각종 정치사회 학습활동을 통해 김정은이 후계자임을 널리 전파하고 있다. 김정은이 지난해 말 이후 핵심 권력조직인 정찰총국과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등을 장악한 것도 후계 작업의 하나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을 후계자로 알리는 모임에서는 김일성 김정일과 함께 그를 ‘백두산의 3대 영웅’으로 선전하고 있으며 그를 찬양하는 ‘발걸음’ 등의 찬양가 학습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김정은이 집권을 준비하거나 집권한 이후를 대비해 군이나 대학 등 곳곳에 ‘샛별 동지회’라는 사모임이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정은을 ‘샛별 장군’이라고 부르고 있다. 또 김정은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강원도의 모 군단에서 3년간 ‘군 복무’를 하며 군 조직과 생활을 익힌 것으로 군 출신 인사들은 말하고 있다. 이는 그가 군 생활을 했던 부대의 초급장교가 훌륭하다며 ‘상부’에 보고해 고속 승진을 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한편 북한은 탈북 도강(탈북이 아닌 중국 왕래) 마약 인신매매 밀수 등 5가지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지난달 15일 ‘국방위 0082’ 지침을 변방 부대에 내려보냈다. 보위부 등은 ‘어떤 이유로든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을 넘어오는 자는 몰라도 중국으로 넘어가는 행위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탈북자는 사실상 사살을 해도 좋다는 허가가 내려진 셈이다. 이처럼 월경 행위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도강료(변경부대 등에 주는 뇌물)가 2, 3년 전 300위안(약 5만4000원)에서 지난해 말 1000위안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2000위안을 넘었다. 일부 군인은 심지어 선불을 요구하기도 한다. 탈북자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잘 갔다. 우리보다 선각자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누가 데려다 줄 사람 없나’라며 탈북을 바라는 실정이다. 국경지대에는 유난히 북한 노동당과 김정일 등을 찬양하는 문구가 많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겉으로는 동의하는 척하지만 먹고살기 바쁜 터에 실제로는 거들떠도 안 본다.” A 씨는 직장 월급이 변변치 않아 중국과 무역을 하기 위해 몰래 중국으로 넘어왔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A 씨는 “주민들은 굶주리는데 당과 군, 법원 등의 간부만 좋은 차를 타고 배불리 먹고 있어 핵폭탄이라도 들고 군당 청사에 뛰어들어 불바다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옌지=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이 동해에서, 한국 해군은 서해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뒤에도 중국에서는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군사과학학회 부비서장 뤄위안(羅援) 인민해방군 소장(한국군의 준장)은 18일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人民)일보의 웹사이트 런민망에서 누리꾼과의 대화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이 주변국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며 “훈련은 천안함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한반도에 새로운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서방국가와 공동으로 중국의 동서남북을 봉쇄하는 ‘보름달형’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즉, 지난달 28일 미국의 대형 잠수함 3척이 부산과 필리핀 수비크 만,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에서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 뤄 소장은 “미군이 잠수함 전력의 60%가량을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배치하고 괌 기지에 전략폭격기도 배치할 계획”이라며 “중국은 이를 고도로 경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이 서해훈련에 참가하면 “살아있는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인물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또 한국과 미국이 진행할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외국 군함의 서해 진입은 2차 아편전쟁과 청일전쟁에 패배한 중국의 아픈 과거를 생각나게 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황해에서의 연합훈련 목적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든 중국의 문턱에 외국 군함이 접근하면 중국이 분개할 것으로 정치 군사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발행되는 월간 군사 전문잡지 ‘한허야저우팡우(漢和亞洲防務)의 안드레이 창(본명 핑커푸·平可夫) 편집장은 “이번 전쟁 게임은 청일전쟁(1894∼1895년) 이후 외국 군함이 처음 황해에 나타나는 것으로 황해는 2차 아편전쟁(1856∼1860년)과 청일전쟁에서 패배한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중국으로서는 치욕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두(成都)만보는 “한국이 개발한 ‘현무-3C’ 크루즈미사일 사거리는 1500km로, 베이징, 상하이(上海), 난징(南京) 등 중국 전역의 수십 개 도시를 사거리에 둘 수 있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화교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중파 정치인인 리콴유(李光耀·87·사진) 전 싱가포르 총리가 12일 “중국은 국력이 커졌다고 너무 고자세를 취하는 것은 국익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지도층이 알 것”이라고 말했다고 싱가포르 롄허(聯合)조보가 13일 보도했다. 완곡한 화법이기는 하지만 최근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국제무대에서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데 대한 충고로 풀이된다. 리 전 총리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중국과 싱가포르 수교 20주년 기념 ‘혜안중국(慧眼中國) 글로벌 포럼’에 참석해 “중국의 종합 국력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미국과 겨룰 정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너무 고자세를 취하고 지금까지의 도광양회(韜光養晦·재주를 감추고 은밀히 힘을 기름) 책략에서 너무 멀어지는 행동을 취하는 것은 중국 국익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지도층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은근히 중국 지도부를 비판했다. 또 그는 “20, 30년 후 중국의 경제총량이 미국을 추월하고 과학기술 능력이 미국에 근접했을 때 중국이 맞대좌를 요구하면 미국은 별다른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리 전 총리는 또 중국이 현재 직면한 도전으로 빈부격차와 젊은층의 높아지는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 등을 든 뒤 “특히 부패 문제는 중국 공산당의 생사와 연관될 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리 전 총리는 지난해 10월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 아세안 상업이사회 25주년’ 만찬 연설에서 “미국은 중국의 군사 경제력 팽창에 대해 동아시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중국을 경계하는 발언을 했다. 또 같은 달 29일 백악관에서 가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동아시아 공동체에서 미국을 제외하는 것은 중대한 착오가 될 것”이라고 발언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의 대형 아웃렛 유통업체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지분을 늘리려 하자 프라다 가문에서 ‘우리 브랜드에 중국산이 붙는 것은 안 된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중국 상하이(上海)의 유통업체 폭스타운의 루창(陸强) 총재는 “현재 보유 중인 프라다의 지분 13%를 2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 총재는 프라다 브랜드에 호감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사업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2년여 전부터 지분을 조금씩 사들였다고 징지관차(經濟觀察)보는 12일 보도했다. 그러나 최근 루 총재는 프라다 가문이 이탈리아의 5개 은행에 진 빚 6억 유로(약 8900억 원)를 갚지 못해 지분을 저당 잡혀 은행이 매수자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이탈리아로 갔지만 지분 판매를 거절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심지어 프라다 측은 루 총재가 13%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프라다 가문과 이탈리아의 한 은행이 94.9%를 갖고 있기 때문에 루 총재가 그만한 지분을 가질 수 없다는 것. 폭스타운의 한 대변인은 “프라다 측이 대주주가 중국 사업가로 바뀔 경우 품질과 품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루 총재가 중국인 사업가라는 이유 때문에 명품 브랜드 인수에 실패한 것은 프라다가 처음이 아니다. 징지관차보는 “수년 전에도 독일의 화장품 및 액세서리 명품 브랜드인 에스카다를 인수하려 했으나 ‘가격을 불문하고 중국인에게 파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독일인들의 고집 때문에 무산됐다”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의 대형 아울렛 유통업체가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지분을 늘리려하자 프라다 가문에서 자신들의 브랜드에 '중국산'이 붙는 것은 안된다며 거부감을 나타내 눈길을 끌고 있다. 상하이(上海)의 유통업체 폭스타운(Foxtown)의 루창(陸强) 총재는 최근 "프라다의 지분 13%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2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 총재는 프라다라는 브랜드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프라다가 중국에서 매우 사업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2년여 전부터 프라다 지분을 조금씩 사들였다고 징지관차(經濟觀察)보는 12일 보도했다. 이어 대주주인 프라다 가문이 이탈리아의 5개 은행에 진 빚 6억 유로(약 8900억원)를 갚지 못해 지분을 저당 잡힌 후 은행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매수자를 구한다는 소식을 들은 루 총재는 급히 이탈리아로 갔다. 하지만 프라다 가문 등으로부터 지분 판매를 거절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폭스타운의 한 대변인은 "프라다의 대주주가 중국 사업가가 되면 질과 품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프라다 측은 루 총재가 13%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프라다 가문과 이탈리아의 한 은행이 94.9%를 갖고 있기 때문에 루 총재가 그 만한 지분을 가질 수 없다는 것. 루 총재가 중국인 사업가라는 이유 때문에 명품 브랜드 인수에 실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징지관차보는 "수 년전에도 독일의 화장품 및 엑세서리 명품 브랜드인 에스카다(Escada)를 인수하려 했으나 가격이 아니라 '중국인에게 파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독일인들의 고집 때문에 무산됐다"고 전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의 신용평가기관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중국보다 낮은 13위로 평가하는 등 전 세계 50개국의 신용등급을 발표했다. 중국이 세계 각국의 신용등급을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피치 등 서방의 3대 신용평가회사 이외의 평가회사가 각국의 신용을 평가해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중국 신용평가기관인 다궁궈지쯔신핑구(大公國際資信評고)가 12일 발표한 ‘50개국 신용등급 보고’에서 중국의 위안화채권 신용등급은 AA+로 미국의 달러채권 등급 AA보다 한 단계 높았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순위로는 중국이 10위, 미국은 13위였다. 한국의 원화채권 등급은 AA―(14위)로 일본 영국 프랑스 등과 같았지만 순위는 앞섰다. 다궁이 자사 홈페이지에서 제시한 평가기준은 정치체제의 성숙과 양호한 안보환경, 세계적인 경제 경쟁력과 밝은 전망, 외부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금융시스템, 양호한 재정 상태와 화폐 가치의 안정성, 외환보유 상황 등 크게 5가지다. 다궁은 각국의 신용을 최고등급인 AAA부터 시작해 CCC까지 16단계로 등급화했다. 다궁은 “서방 3대 신용평가기관의 평가와 비교해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성장이 우수한 신흥개발국은 더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경제 발전이 더디면서 채무 부담이 높아지는 선진국은 낮은 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궁은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과 상무부 산하 국가경제무역위원회의 허가로 1994년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설립됐다. 평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내 전문가위원회에는 국책 연구원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등 반관(半官)의 성격을 띠고 있다. 다궁에는 석·박사 인력이 250명을 넘는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다궁의 신용등급 발표는 경제력이 높아진 중국이 신용평가 분야에서도 목소리를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잇따라 터지면서 중국은 국제금융 및 신용평가체계의 개혁을 주장해 왔다. 관젠중(關建中) 다궁 이사장 겸 총재는 “부채상환 능력 위주로 신용등급을 좌지우지해온 서방 평가기관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며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합리적인 평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사 발행 경제전문 징지찬카오(經濟參考)보는 “다궁의 국가신용등급 발표는 중국이 앞으로 국제신용평가 분야에서 발언권을 높이는 것은 물론 위안화 국제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평가 대상 50개국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를 점유하는 국가로 72%가 투자적격 등급(BBB―) 이상을 얻었다. 다궁은 앞으로 평가 대상을 100개국 이상으로 늘리고 매년 한 차례 신용등급을 발표할 계획이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대만 마잉주(馬英九·사진) 총통이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협력을 강조하는 ‘16자(字) 잠언’을 보냈다. 마 총통은 11일 타이난(臺南)에서 우보슝(吳伯雄) 국민당 명예주석을 만나 ‘현실을 바로 보아 상호 신뢰를 더욱 두텁게 하고, 서로 다른 속에서도 공통점을 추구해 지속적으로 상호 윈윈의 길을 열어가자(正視現實 累積互信 求同存異 續創雙영)’는 메시지를 후 주석에게 전달해주도록 부탁했다. 우 명예주석은 이날 대만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이 광저우(廣州)에서 공동 주최한 ‘6회 양안 경제무역 문화논단’에 참석한 후 12일 베이징(北京)에서 후 주석을 만나 이를 전달했다. 마 총통의 메시지는 대만이 지난달 29일 중국과 서명한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놓고 입법원(국회)에서 국민당과 야당인 민진당 의원 간에 난투극이 벌어지는 등 비준에 진통을 겪고 있는 과정에서 나왔다. 마 총통은 “양안이 16자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콩 원후이(文匯)보는 12일 마 총통은 2008년 3월 총통 당선 후에도 ‘현실을 바로 보아 미래를 열고, 쟁점은 접어두어 서로의 윈윈을 추구하자’는 등 여러 차례 16자 양안 정책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마 총통은 지난해 4월에는 보아오(博鰲) 포럼에 참석한 대만 대표단을 통해 중국 측 인사들에게 ‘같은 배를 타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자(同舟共濟)’ 등의 16자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해 7월 27일에는 후 주석이 마 총통에게 국민당 주석 당선 축하 전문을 보내자 당일 16자의 답신을 보냈는데 이는 후 주석이 2008년 4월 롄잔(連戰) 국민당 명예주석을 만날 때 발표했던 16자와 4자만 달랐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의 경기 활황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오른 부동산 가격이 이르면 다음 달부터 꺾이기 시작해 수개월 내에 20%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인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존스 랑 라살레’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은행 대출을 규제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주택 가격이 이처럼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8일 보도했다. 지난달 베이징(北京) 시의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30%가량 하락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당국의 정책 의지와 함께 신규주택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세빌스도 상하이(上海) 시의 신규주택 가격이 올해 3월 이후 최근까지 16.3%가량 하락했으며 일부 최상급 지역을 제외하면 앞으로도 몇 개월 내에 15∼20%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은행의 신용위험 지표가 상승하면서 앞으로 대출 창구가 상대적으로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한국은행은 지난달 국내 16개 금융회사 여신 담당자를 상대로 실시한 대출행태지수 조사 결과 3분기 국내 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20으로 전망됐다고 6일 밝혔다. 이는 2분기보다 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4분기 신용위험지수가 24를 기록 한 후 가장 높았다. 신용위험지수가 클수록 신용위험이 커진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많다는 뜻이다.신용위험지수가 상승한 것은 가계부채 증가와 주택가격 하락세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신용도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응답자들은 “중소기업 보증확대와 만기연장 조치가 지난달 말 종료된 데다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한계 기업의 자금난과 신용위험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