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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한국산 수입 제품에 25%(기본 관세 10%와 국가별 관세 15%)의 상호관세를 책정했다고 7일(현지 시간) 밝혔다. 다만 상호관세 부과 시점은 다음 달 1일부터로, 한미 정부는 그 전까지 관세는 물론이고 비관세 장벽, 산업 협력 방안 등을 패키지로 묶어 포괄적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총 14개국에 발송하는 ‘관세 서한(tariff letter)’을 차례로 공개했다. 한국에는 앞서 4월 처음 정했던 관세율(25%)이 그대로 책정됐고, 일본의 관세율은 25%로 4월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관세 서한에서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장벽으로 인한 고질적인 무역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서한 발송 배경을 조목조목 짚었다. 또 “관세 회피를 위한 환적(제3국을 거쳐 수출하는 방식)에 나선다면 더 높은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귀국(한국)이 어떤 이유에서든 관세 인상을 결정한다면 귀국이 선택한 그 인상분은 미국이 부과하는 25% 관세에 추가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이 미국의 이번 조치에 반발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관세를 피하거나, 맞대응에 나설 경우 보복을 예고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관세는 양국 관계에 따라 상향 또는 하향 조정될 수 있다”며 관세 부과 발효 시점인 다음 달 1일 전까지 협상을 통해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한다면 관세율을 낮춰 줄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모든 현안에서 상호 호혜적 결과를 진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에 루비오 장관은 “관세 서한이 오늘 발송됐으나 실제 관세 부과 시점인 8월 1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양국이 그전까지 합의를 이루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은 정상회담 개최에 공감을 표했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8일 오후 주재한 ‘대미 통상 현안 관계부처 대책회의’에서 “조속한 협의도 중요하지만 국익을 관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가치”라며 “7월 말까지 대응 시간을 확보한 만큼 국익을 최우선으로 미국과의 협상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14개국에 보내는 ‘관세 서한’을 전격 공개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가장 먼저 지목했다. 한일에 전달할 서한을 우선적으로 공개한 배경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상 ‘관심 국가’ 최상단에 한일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자동차 등을 앞세워 큰 규모의 대(對)미국 무역흑자를 기록해 온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노골적인 압박을 가하며 다른 나라에 대한 압박 수위 역시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만료 예정이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다음 달 1일까지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한일에 똑같이 25%(기본관세 10%와 국가별 관세 15%)의 상호관세율을 책정했다. 한일 정부는 일단 3주가량 협상 시간을 확보했지만, 합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두 나라 모두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25%)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지렛대로 미국 내 투자 확대 등을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관세 서한 보내며 ‘협상’ 신호… 압박 통한 최대 양보 요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일본에 보낼 관세 서한 사진을 가장 먼저 공개하더니, 약 2시간 뒤 다른 국가에 보내는 서한도 올렸다. 14개 관세 서한 발송국 중 한일이 최우선 타깃임을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수년간 한국과의 무역관계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이젠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장벽으로 인한 고질적 무역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깝게도 양국 관계는 상호적이지 않았다”며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8월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거라고 예고했다. 이날 일본에 보낸 서한에 담긴 문구는 수신자와 국가명 등을 제외하면 한국에 보낸 서한과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 부과 방침과 더불어 추후 협상 여지도 열어 뒀다. 그는 서한에서 “만약 귀국이 지금까지 닫혀 있었던 무역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고 관세·비관세 정책 및 무역 장벽을 제거할 의향이 있다면 이 서한의 내용은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에서도 협상 상대국이 더 나은 제안을 제시한다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8월 1일이라는 시한이 확고한 것이냐는 질문에 “100% 확고하다곤 말하지 않겠다”며 “만약 그들(상대국)이 전화해 ‘우리는 무엇인가를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열려 있다”고 했다. 고관세를 통보하는 압박성 서한을 보내면서 협상 신호도 동시에 보내는 건 상대를 최대한 코너로 몰아붙인 뒤 큰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상무장관 출신인 윌버 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적용 기준을 조정하면서 세계 각국 정상에게 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판을 키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핵심 동맹 韓日 겨냥 ‘벼랑 끝 전술’”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왜 한국과 일본부터 서한 발송을 시작했나. 대통령이 그 나라들에 짜증이 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대통령의 고유 권한(prerogative)으로, (한국과 일본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또 직접 들고 온 관세 서한을 작정한 듯 펼쳐 보이며 “이 서한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원본 서명이 담겨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우선 겨냥한 건 두 나라와의 무역에서 미국이 피해를 봐 왔다는 인식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한국의 평균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며 “한국에 군사적으로나 다양한 방식으로 엄청난 지원을 제공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 대해선 지난달 29일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는 대신 미국은 수백만 대의 일본 차를 수입하고 있다. 그것은 불공평하다”고 질타했다. 이를 두고, 한일 양국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자동차 관세 인하를 미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등에 부과 중인 품목별 관세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보면 최종 관세의 15∼20% 정도만 현재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한일이 미국의 핵심 우방이지만 무역협상에서 진척이 더딘 점도 영향을 미쳤단 진단도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표적으로 삼는 ‘벼랑 끝 전술’을 보여줬다”며 “양국의 대미 무역협상은 미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됐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14개국에 보내는 ‘관세 서한’을 전격 공개하면서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가장 먼저 지목했다. 한일에 전달할 서한을 우선적으로 공개한 배경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상 ‘관심 국가’ 최상단에 한일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자동차 등을 앞세워 큰 규모의 대(對)미국 무역흑자를 기록해 온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노골적인 압박을 가하며 다른 나라에 대한 압박 수위 역시 높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만료 예정이던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다음 달 1일까지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한일에 똑같이 25%(기본관세 10%+국가별 관세 15%)의 상호관세율을 책정했다. 한일 정부는 일단 3주가량 협상 시간을 확보했지만, 합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두 나라 모두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 관세(25%) 인하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이지만,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지렛대로 미국 내 투자 확대 등을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관세 서한 보내며 ‘협상’ 신호…압박 통한 최대 양보 요구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일본에 보낼 관세 서한 사진을 가장 먼저 공개하더니, 약 2시간 뒤 다른 국가에 보내는 서한도 올렸다. 14개 관세 서한 발송국 중 한일이 최우선 타깃임을 보여준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수년간 한국과의 무역관계에 대해 논의해 왔다”며 “이젠 한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무역장벽으로 인한 고질적 무역적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깝게도 양국 관계는 상호적이지 않았다”며 모든 한국산 제품에 대해 8월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거라고 예고했다. 이날 일본에 보낸 서한에 담긴 문구는 수신자와 국가명 등을 제외하면 한국에 보낸 서한과 ‘복붙(복사해 붙여넣기)’ 수준이나 다름없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 관세 부과 방침과 더불어 추후 협상 여지도 열어 뒀다. 그는 서한에서 “만약 귀국이 지금까지 닫혀 있었던 무역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고 관세·비관세 정책 및 무역 장벽을 제거할 의향이 있다면 이 서한의 내용은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에서도 협상 상대국이 더 나은 제안을 제시한다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8월 1일이라는 시한이 확고한 것이냐는 질문에 “100% 확고하다곤 말하지 않겠다”며 “만약 그들(상대국)이 전화해 ‘우리는 무엇인가를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열려 있다”고 했다.고관세를 통보하는 압박성 서한을 보내면서 협상 신호도 동시에 보내는 건 상대를 최대한 코너로 몰아붙인 뒤 큰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상무장관 출신인 윌버 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적용 기준을 조정하면서 세계 각국 정상에게 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판을 키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핵심 동맹 韓日 겨냥 ‘벼랑 끝 전술’”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왜 한국과 일본부터 서한 발송을 시작했나. 대통령이 그 나라들에 짜증이 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대통령의 고유 권한(prerogative)으로, (한국과 일본은) 대통령이 선택한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또 직접 들고 온 관세 서한을 작정한 듯 펼쳐 보이며 “이 서한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원본 서명이 담겨 있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우선 겨냥한 건 두 나라와의 무역에서 미국이 피해를 봐 왔다는 인식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한국의 평균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며 “한국에 군사적으로나 다양한 방식으로 엄청난 지원을 제공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 대해선 지난달 29일 “일본은 미국산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는 대신 미국은 수백만 대의 일본 차를 수입하고 있다. 그것은 불공평하다”고 질타했다. 이를 두고, 한일 양국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자동차 관세 인하를 미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등에 부과 중인 품목별 관세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보면 최종 관세의 15∼20% 정도만 현재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한일이 미국의 핵심 우방이지만 무역협상에서 진척이 더딘 점도 영향을 미쳤단 진단도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표적으로 삼는 ‘벼랑 끝 전술’을 보여줬다”며 “양국의 대미 무역협상은 미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됐다”고 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는 (무역 협상을) 합의해 줄 것을 간청(begging)하는 세계 지도자들의 전화로 끊임없이 울리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당초 오는 9일 발효 예정이었던 상호 관세를 다음 달 1일 발효로 연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백악관이 이번 연기가 ‘물러섬’이 아닌 ‘전략’임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관세 발효) 연기는 미국인들에게 최선의 이익을 가져다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거부감을 보였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란 말이 또 다시 나올 것을 경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타코는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는 뜻을 담은 신조어. 관세 협상 과정에서 처음에는 고율 관세로 압박하지만 이후 유예와 철회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표현으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금융 분야 칼럼니스트 로버트 암스트롱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날 레빗 대변인은 ‘관세 발효 시한을 또 다시 연기했는데 오늘 서한을 받은 나라들이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냐’는 기자 질문에 “그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편지를 진지하게 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수차례 “관세 시한 연기는 미국 국민들을 위한 최고의 거래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말 그대로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이 미국 국민과 산업, 일자리를 어떻게 착취했는지를 보고 바로잡으려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트럼프 대통령은 5월 ‘‘타코’라는 신조어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 질문에 극도의 불쾌감을 나타냈다. 당시 그는 “그런 말은 처음 듣는다”며 “다시는 그런 질문을 하지 말라. 역겨운 질문이다”라고 발끈했다.그럼에도 이날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번 관세 협상에서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경제매체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해방의 날(상호 관세를 선언한 4월 2일)’ 이후 몇 달 동안 무역 정책을 자주 바꿔왔다”며 “이번 변경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와 관련해 말을 바꾼 27번째 사례”라고 꼬집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동부 시간 7일 낮 12시(한국 시간 8일 오전 1시)부터 여러 무역 상대국에 상호관세 통보 서한을 보내겠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상호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미국의 압박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7일 미국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막판 협상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루스소셜에 “세계 여러 국가와 체결된 관세 관련 서한 및 협정을 발송할 예정임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썼다. 그는 같은 날 취재진에게는 “(서한 수신 국가는) 12개국일 수도 있고 최대 15개국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9일에 서한이든 협상 타결(deal)이든 둘 중 하나의 결과를 볼 것”이라며 “대부분의 국가와의 협상을 9일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7일 CNBC 인터뷰에서 “향후 48시간 동안 여러 무역 (합의)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바꿨고, 내 이메일 계정은 새로운 제안으로 가득 찼다”고 밝혔다.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인 나라가 여러 곳인 것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또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관세는 8월 1일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9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을 약 3주간 늦추고 이 기간 중 협상이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의 첫 장관급 인사로 6일 미국을 방문한 위 실장은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지금은 미국이 어떤 판단을 하려 하고, 우리도 거기에 대응해 판단을 해야 하는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방위비와 관세 협상이 연계될 가능성에 대해선 “다양한 이슈들이 서로 얽혀 있고,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방미 기간에 정부가 특정 결단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선 “방미 중 그런 판단을 하기보다는 협의한 내용을 (한국에) 가지고 가서 그다음 단계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조속히 하자는 공감대가 있고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지만 아직 그 단계까진 와 있지 않아 협의를 진행해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등 자신의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에도 경고했다. 그는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에 10%의 관세를 추가 부과할 것”이라며 “이 정책에 예외는 없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맑은 물이 흐르던 강이 한밤중 무섭게 쏟아진 빗줄기와 진흙 뻘에 초토화가 됐다. 강줄기를 따라 무성했던 아름드리 나무 수백 그루는 뿌리째 뽑혀 널브러졌다. 그리고 이곳에서 여름캠핑를 즐기던 700명이 넘는 소녀들이 순식간에 지붕까지 불어난 물줄기에 완전히 고립됐다. 4일 새벽 발생해 6일 오전 6시(한국 시간 6일 오후 8시) 기준 52명의 사망자(어린이 최소 15명 포함)와 27명의 실종자를 낳은 미국 텍사스주 홍수 현장이다. 이번 재해를 두고 미국에서는 갈수록 맹렬해지는 기상이변의 참혹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초토화된 100년 역사의 여학생 캠프 6일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홍수는 텍사스주 중남부 힐컨트리 지역 커카운티의 과달루페강 일대에서 벌어졌다. 당시 이곳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7∼17세 여학생 750여 명이 참가한 ‘미스틱 캠프’가 진행 중이었다. 이 캠프는 1926년부터 시작된 여학생 전용 기독교 여름캠프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자녀와 손녀들도 다녔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가 지도교사로 이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의 명문 캠프였던 것. 예기치 못한 폭우와 홍수는 학생들이 모두 잠든 이날 새벽 일어났다. 밤 12시 직후 기상당국은 텍사스주 중부에 극심한 폭우가 예상된다는 경보와 함께 심각한 돌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시간 뒤 기상청은 매우 위험한 돌발 홍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시간당 최대 7.5∼10cm의 폭우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과달루페강 수위는 약 90분 만에 약 1m에서 10m로 급상승했고, 강물 양은 초당 29.6㎥에서 5000㎥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AP통신은 “해당 지역은 가뭄으로 인해 땅이 완전히 마르고 딱딱해져 있었다”며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콘크리트 같은 토양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강물이 엄청나게 불어났다”고 분석했다. 급류가 휘몰아치면서 근처 저지대의 어린이 등 야영객들이 물살에 떠내려가기 시작했고, 고지대 캠프 오두막에 있던 어린이들은 맨발로 대피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5일 기자회견에서 “캠프 옆 강은 이전 재해에서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끔찍하게 파괴됐다”며 “급류가 오두막 꼭대기까지 차 올랐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이날 홍수는 멕시코만에서 공급된 엄청난 습기와 최근 멕시코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의 잔여 습기가 합쳐지면서 발생했다. NYT는 “마치 머리 위에 흠뻑 젖은 스펀지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었다”며 “이런 뇌우가 느리게 이동하며 폭우를 쏟아내 치명적인 돌발성 홍수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美 연방정부 구조조정으로 기상 인력·예산 감축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폭우가 더 자주 발생하고 동시에 강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구 온난화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국가 기후평가에 따르면, 텍사스주 동부 기준으로 연간 5cm 이상의 비나 눈이 내리는 날이 1900년 이후 20% 급증했다. 기상학자 브렛 앤더슨은 “기후 변화로 대기가 따뜻해졌고, 따뜻한 대기는 훨씬 더 많은 수분을 품을 수 있게 됐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 평균 대기 수분량이 이전보다 훨씬 더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선 갑작스러운 폭우와 그로 인한 홍수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는 몇 시간 만에 18cm가 넘는 비가 쏟아져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같은 달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도 40분 만에 10cm 가까운 비가 내려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기상 분석 인력이 부족하고, 경보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상 관련 인력과 예산도 삭감돼 논란이 일고 있다. NYT는 “이번 홍수 피해 지역의 국립 기상청 사무소 내 많은 전문가 자리가 공석이었다”며 “해당 사무소의 공석률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비해 거의 두 배”라고 지적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맑은 물이 흐르던 강이 한밤 중 무섭게 쏟아진 빗줄기와 진흙 뻘에 초토화가 됐다. 강줄기를 따라 무성했던 아름드리 나무 수백 그루는 뿌리째 뽑혀 널브러졌다. 그리고 이곳에서 여름캠핑를 즐기던 700명이 넘는 소녀들이 순식간에 지붕까지 불어난 물줄기에 완전히 고립됐다. 4일 새벽 발생해 6일 오전 2시(한국 시간 6일 오후 4시) 기준 52명의 사망자(어린이 최소 15명 포함)와 20여 명의 실종자를 낳은 미국 텍사스주 홍수 현장이다. 이번 재해를 두고 미국에서는 갈수록 맹렬해지는 기상이변의 참혹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0분 만에 강물 수위 10배 급상승…초토화된 100년 역사의 여학생 캠프6일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홍수는 텍사스주 중남부 힐 컨트리 지역의 커 카운티의 과달루페 강 일대에서 벌어졌다. 당시 이곳에는 여름방학을 맞아 7~17세 여학생 750여 명이 참가한 ‘미스틱 캠프’가 진행 중이었다. 이 캠프는 1926년부터 시작된 여학생 전용 기독교 여름캠프다.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자녀와 손녀들도 다녔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가 지도교사로 이 캠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의 명문 캠프였던 것.예기치 못한 폭우와 홍수는 학생들이 모두 잠든 이날 새벽 일어났다. 자정 직후 기상당국은 텍사스주 중부에 극심한 폭우가 예상된다는 경보와 함께 심각한 돌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시간 뒤 기상청은 매우 위험한 돌발 홍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시간당 최대 7.5~10㎝의 폭우가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과달루페 강 수위는 약 90분 만에 약 1m에서 10m로 급상승했고, 강물 양은 초당 29.6㎥에서 5000㎥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AP통신은 “해당 지역은 가뭄으로 인해 땅이 완전히 마르고 딱딱해져 있었다”며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콘크리트 같은 토양이 물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강물이 엄청나게 불어났다”고 분석했다.급류가 휘몰아치면서 근처 저지대의 어린이 등 야영객들이 물살에 떠내려가기 시작했고, 고지대 캠프 오두막에 있던 어린이들은 맨발로 대피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5일 기자회견에서 “캠프 옆 강은 이전 재해에서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끔찍하게 파괴됐다”며 “급류가 오두막 꼭대기까지 차 올랐다”고 말했다.NYT에 따르면 이날 홍수는 멕시코만에서 공급된 엄청난 습기와 최근 멕시코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의 잔여 습기가 합쳐지면서 발생했다. NYT는 “마치 머리 위에 흠뻑 젖은 스펀지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었다”며 “이런 뇌우가 느리게 이동하며 폭우를 쏟아내 치명적인 돌발성 홍수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폭우 느는데 美 연방정부 구조조정으로 인력·예산 감축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폭우가 더 자주 발생하고 동시에 강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구 온난화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국가 기후평가에 따르면, 텍사스주 동부 기준으로 연간 5cm 이상의 비나 눈이 내리는 날이 1900년 이후 20% 급증했다. 기상학자 브렛 앤더슨은 “기후 변화로 대기가 따뜻해졌고, 따뜻한 대기는 훨씬 더 많은 수분을 품을 수 있게 됐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 평균 대기 수분량이 이전보다 훨씬 더 증가하고 있다”고 밀했다.실제로 최근 미국에선 갑작스런 폭우와 그로 인한 홍수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달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는 몇 시간만에 18cm가 넘는 비가 쏟아져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같은 달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도 40분 만에 10cm 가까운 비가 내려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런 가운데 미국 내 기상 분석 인력이 부족하고, 경보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상 관련 인력과 예산도 삭감돼 논란이 일고 있다. NYT는 “이번 홍수 피해 지역의 국립 기상청 사무소 내 많은 전문가 자리가 공석이었다”며 “해당 사무소의 공석률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이전에 비해 거의 두 배”라고 지적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8일(현지 시간) 상호관세 유예 시한 종료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과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영국에 이은 두 번째 관세 합의로, 대미(對美) 흑자 규모가 큰 아시아 국가들 중에선 첫 번째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산 수입 상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이는 올 4월 글로벌 상호관세 발표 때 책정됐던 관세율(46%)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다만 미국은 환적 상품(제3국이 베트남을 통해 수출하는 상품)의 관세를 베트남산 수입품의 2배인 40%로 책정하는 등 대중(對中) 견제 조치를 이어갈 계획임을 강조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도 이 같은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韓에 대중 견제 동참 요구할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트남은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20%의 관세를 지불하고, 모든 환적에 대해서는 40%의 관세를 지불하기로 했다”며 “그 대신 베트남은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고, 우리는 관세 없이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이날 입수해 보도한 양국의 초안 성명에 따르면 베트남은 자국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는 한편, 수출 시 원산지 규정을 강화해 환적도 줄이기로 했다. 또 80억 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 50대를 구매하고, 지식재산권 침해 등 비관세 장벽도 해소하기로 약속했다. 폴리티코는 “특히 환적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문제로 생각하는 사항”이라며 “그간 중국이 베트남을 통해 미국에 수출함으로써 높은 관세를 회피해 온 걸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대중 무역 규모가 큰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대중 견제 동참과 더불어 비관세 장벽 완화를 요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아시아 국가들의 디지털, 농산물 등의 분야와 관련된 비관세 장벽 문제를 거론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역협상이 예상보다 진척이 더딘 가운데 미국은 속도전에 나서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마이클 폴켄더 미 재무부 부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다음 주에 많은 (무역) 합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협상이 실질적으로 진척되지 않은 나라들의 관세율도 다음 주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율을 정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WSJ는 “올 4월 트럼프 행정부는 90일 안에 90개 나라와 협상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이뤄진 건 두 건뿐”이라며 “빠른 결과를 기대했던 일본, 한국 등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그만큼 각국이 자국 산업과 정치, 중국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 진출 韓 기업들 ‘환적 관세’ 우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산 대미 수출품 관세가 20%로 낮춰진 데 대해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베트남에 가전, TV, 스마트폰 등의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을 베트남에서 만들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20% 관세가 부담스럽지만 최악은 면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환적 관세 40%가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해 안도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한국 기업들이 국내나 중국에서 부품을 조달해 베트남에서 완성품을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환적 관세의 영향이 어떻게 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의 수출이 많은 국가다. 한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주말(5∼6일) 취임 후 두 번째 워싱턴 방문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말 미국을 찾아 새 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면담을 진행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산업부는 여 본부장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의 면담을 추진 중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미국 정계가 때아닌 ‘공산주의자’ 논쟁에 휩싸였다. 최근 미국 최대 도시 뉴욕시의 시장 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조란 맘다니 후보 때문이다. 스스로를 ‘민주사회주의자’라고 부르며 각종 복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그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하자 맘다니 후보가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맞받아치면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시장이 되면 뉴욕시에 연방정부 자금을 끊겠다고 말했다. 29일(현지 시간) 맘다니 후보는 NBC 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당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공산주의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맘다니 후보는 “나는 대통령이 나의 외모, 말투, 출신, 정체성에 대해 말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며 “그는 내가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가리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33세의 맘다니 후보는 인도계 이민자로 무슬림이며, 억만장자 증세 및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을 한 것 등이 논란이 된 바 있다.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우리가 억만장자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단속에 대해서도 맞서 싸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도 맘다니 후보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방영된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 인터뷰에서 “그가 뉴욕 시장이 되는 것은 상상이 안 가는 일”이라며 “그는 완전히 공산당원”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그가 (뉴욕시장이) 되더라도 내가 대통령일 것이고, 그가 똑바로 하지 않으면 그들(뉴욕시)은 돈을 한 푼도 못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김밥요? 아…. 만약 거기에 없으면 다 나간 거예요. 워낙 인기니까요.”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현지 인기 대형마트 ‘트레이더 조스’. 이날에도 매대에서는 한국산 냉동김밥이 보이지 않았다. 상황은 인근의 대형할인점 코스트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미국 코스트코에서는 어느 지점을 가든 ‘참치김밥’, ‘햇반’ 같은 쌀을 주재료로 한 한국 식품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김밥과 같은 인기 제품은 사람이 몰리는 주말이나 늦은 저녁 시간대에는 텅 빈 박스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던 대미(對美) 쌀 가공식품 수출이 올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26년 만에 1∼5월 최대 수출액을 다시 썼다. 뜨거운 ‘K컬처’ 인기에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한국 음식을 맛보고자 하는 이가 늘어난 덕이다. 특히 뉴욕 같은 경우 유명 한식 레스토랑이나 한국 음식을 접해 봤는지가 트렌디함의 기준이 되고 쌀이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미 쌀 가공식품 수출, 5년 새 3배 이상으로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주요 쌀 가공식품의 대미 수출액은 6210만 달러(약 845억 원)로 집계됐다. 5월 누계 기준으로 1999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5월까지 쌀 가공식품 1억830만 달러가 수출됐는데, 절반 이상이 미국으로 향한 것이다. 쌀 가공식품에는 떡류, 튀긴 쌀, 찌거나 삶은 쌀, 쌀과자, 곡물발효주, 쌀 음료 및 기타 곡물 조제품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에도 미국으로 수출된 쌀 가공식품은 1억698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9.6% 급증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3310만 달러였던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1억7000만 달러에 육박하며 5년 만에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선 지난해보다 수출액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대미 쌀 가공식품 수출이 늘어난 것은 미국 내에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형성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쌀 가공식품은 밀가루와 달리 ‘글루텐 프리(gluten-free)’라 미국인들에게 흔한 알레르기 유발 위험이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냉동김밥 등은 야채 위주라 채식주의자가 많은 미국에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1, 2인이 먹을 수 있는 양으로 포장돼 있는 데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소비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aT가 미국에 거주하는 미국 국적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쌀 가공식품을 생각하면 연상되는 이미지로 건강하다(74.2%·중복 집계 기준), 맛있다(69.4%), 먹기 편리하다(63.3%) 등이 꼽혔다.● 떡부터 쌀과자까지… 미국 전역에 수출 최근에는 떡볶이떡, 떡국떡 등 떡류도 인기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꿀떡에 우유를 부어 먹는 ‘꿀떡 시리얼’이 화제가 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농협은 떡류 130만6000달러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쌀과자(54만9000달러), 가공밥(34만1000달러), 식혜(21만1000달러) 등도 미국으로 향했다.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냉동김밥 역시 대표적인 가공밥 수출 사례다.이러한 쌀 가공식품을 미국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수출 증가세의 원인 중 하나다. 미주 최대 한인마트인 H마트 외에도 트레이더 조스, 코스트코, 알디와 같은 미국의 주요 유통 체인들은 미 전역에 걸쳐 속속 냉동이나 레토르트 형태의 김밥, 김치주먹밥, 볶음밥, 떡볶이 등 다양한 제품을 입점시켰다. 햇반도 쌀 기반, 현미 기반 등으로 구분해 진열할 정도로 소비자 층이 확대됐다.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새로운 상품도 개발되고 있다. 농협은 2023년 11월 밥알 없는 식혜를 별도로 개발해 미국에서 판매 중이다. 현지 박람회에서 밥알이 이물질로 느껴진다는 의견이 나온 것을 반영했다. 이르면 다음 달에는 고리 형태의 쌀과자 시제품이 생산 완료될 예정이다. 농협 경제지주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이 중량이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만큼 중량을 늘리거나 다양한 맛, 형태로 생산하는 등 맞춤형 상품군을 늘려 가고 있다”며 “추석 즈음 현지 판촉 활동, 신상품 출시 등이 중점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하반기(7∼12월)에도 긍정적인 수출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아메리칸 발레시어터(ABT) ‘지젤’ 공연에서 주인공 지젤 역을 맡은 서희 수석 무용수(39)가 ABT 입단 20주년을 맞아 관객으로부터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올해 창립 85주년을 맞는 ABT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과 볼쇼이발레단, 영국 로열발레단,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등과 함께 세계를 대표하는 발레단으로 꼽힌다. 서희는 2005년 ABT에 입단했고 2012년 한국인 최초로 가장 높은 등급인 ‘수석 무용수’가 됐다. 유연한 움직임, 섬세한 감정연기 등으로 서양 클래식 발레 무대에서 아시아 여성 무용수의 새로운 상을 정립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ABT는 이날 공연을 서희, 서희와 20년째 호흡을 맞춘 코리 스턴스 수석 무용수의 20주년 기념 공연으로 명명했다. 공연의 피날레 때는 두 무용수와 ABT 주요 관계자가 함께 무대에 올라 자축했다. ABT는 “예술로 빛나는 두 사람이 함께할 때마다 수많은 감동의 순간을 만들어 줬다. 사랑과 존경을 담아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다시 한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북한과 갈등이 있다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이란-이스라엘 전쟁에서 적극적인 군사 개입 등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 번 북-미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만약 갈등이 발생하면 우리와 무관한 일”이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간 대화 의지는 강조하면서, 남북한 간 갈등발생 시 개입에 대해선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또 북한은 29일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에 화답하는 대신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트럼프, 이란과 달리 北에 대해선 대화 의지 강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낸 게 사실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나는 김 위원장과 정말, 정말 잘 지내며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만약 갈등이 있다면 우리는 그 갈등을 북한과 함께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편지를 보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은 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전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친서를 작성해 김 위원장에게 보내려 했지만, 뉴욕 유엔본부에 주재하는 북한 대표단이 이를 접수하기를 거듭 거부해 실패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또다시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나타낸 것을 두고, 미국 역사상 첫 본토 타격을 추진할 정도로 강경한 대응에 나섰던 이란과 달리 북한에 대해선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는 걸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는 북-미 대화와 남북한 문제를 나눠서 접근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그는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드러낸 뒤 “만약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우리와는 무관한 일이다. 우리는 그런 문제들이 벌어지는 곳들로부터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같이 그간 북-미 간의 문제로 인식해 온 사안과 관련된 갈등은 직접 해결할 의지를 보였지만, 이를 제외한 남북한 간의 무력 충돌 등에 대해선 선긋기를 나타낸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세르비아-코소보 분쟁과 인도-파키스탄 분쟁을 언급하며 “나는 그런 문제 해결을 즐긴다. 이건 옳은 일이고, 우린 능력이 있다”며 국제사회 분쟁 해결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북한 “주권과 존엄은 힘으로” 한편 29일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적대세력들이 제재의 올가미로 우리의 명줄을 조이려 할 때는 물론 완화의 기미를 보일 때도 자력갱생의 기치를 순간도 내리운 적이 없었다”며 미국의 접근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세계가 불안정과 혼란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미국과 서방 나라들의 날강도적 주권침해 행위에 근원을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호소나 구걸로 주권과 존엄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망상이고, 강한 힘을 비축할 때 공정하고 정의로운 국제질서가 수립될 수 있다”며 힘에 의한 자립을 강조했다. 반면, 북한은 올가 류미보마 러시아 문화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전날 평양에 도착했다는 내용을 상세히 보도하며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들의 방북은 ‘북-러 조약 1주년’ 체결을 기념한 북한 문화성의 초청으로 진행된 것이다. 러시아 관영매체는 북한이 최근 준공한 강원도 원산의 갈마 해안관광지구에 러시아 관광객들이 다음 달 7일 처음 방문한다고도 전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여러 현안이 많아 당장 북-미 회담이 열릴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북한 입장에선 당장 화답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대화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되고 북한의 정권 수립 기념일에 가까워질 가을 무렵 가시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100% 공산주의자인 미치광이 조란 맘다니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해 (뉴욕)시장이 되려 한다. 이건 좀 너무하다.”24일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예비경선에서 자칭 ‘민주사회주의자’라 일컫는 34세의 무슬림 이민자 출신 조란 맘다니 후보가 1위에 오르자 다음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같이 썼다. 맘다니의 약진으로 미 정계와 월가가 충격에 빠졌다. 그가 제시하는 급진 좌파 정책들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조차 상당한 반발이 일면서 11월 시장 선거에서 중도파가 이탈하는 등 민주당 진영 내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단 위기감이 분출되고 있다. 월가에서도 세계 자본주의 심장인 뉴욕에서 급진 좌파 성향의 인사가 시장 후보로 출마한다는 걸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급진 후보 등장에 민주당 패닉현역 뉴욕주 하원의원이지만 미국 정계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맘다니는 뉴욕시장 선거에 뛰어든 뒤 △최저시급 30달러로 인상 △무료 공영 버스 △공공 식료품점 운영 등의 좌파 공약을 내세우며 주목을 끌었다.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인 사람들에겐 소득세를 2% 인상하고, 법인세 역시 11.5%로 인상하자는 정책을 내놓는 등 고소득층과 기업을 겨냥한 증세 의지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감세 법안과 상반된 정책들이다.이런 맘다니가 경선 1위를 차지하자 민주당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AP통신은 “그가 당선된 지 하루 만에 민주당 관계자, 기부자, 정치 활동가들 사이에서 새로운 내분이 발생했다”며 “(온건파로 분류되는) 뉴욕의 민주당 핵심 인사 3인방인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중 누구도 그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민주당 온건파와 진보 성향 고소득자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경선에선 2위에 그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뒤 탈당한 에릭 애덤스 현 뉴욕시장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층 표가 세 명으로 나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그동안 공화당은 진보 성향이 강한 뉴욕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민주당 분열 가능성에 힘입어 유리한 국면을 맞고 있다. 공화당 뉴욕시장 후보로는 범죄 예방 자원봉사단체 ‘가디언 에인절스’ 창립자이며, 보수 성향 라디오 진행자로도 유명한 커티스 슬리와가 뛰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으로 일한 로런스 서머스는 X에 “이번 선거로 인해 민주당과 국가의 미래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게 됐다”고 썼다.● “맘다니 아니면 누구든 OK” 뿔난 월가자본가들이 집결된 월가는 강경 좌파 정책을 앞세운 맘다니에게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욕 금융가들은 이제 ‘맘다니만 아니면 누구든 좋다’는 분위기”라며 “스스로를 민주사회주의자라고 선언한 인물을 제압할 수 있는 후보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애덤스 시장의 경우 재임 중 부패 혐의 및 트럼프 대통령 줄서기 논란으로 이미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평이 많았지만, 맘다니 후보의 등장으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쿠오모 전 주지사를 지지했던 일부 기부자들이 애덤스 시장을 지지하는 연합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경제방송 CNBC는 “뉴욕의 유명 투자자와 재계 지도자들이 현 상황에 분노하며 대응 전략과 모금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며 “맘다니가 당선되면 뉴욕의 기업들이 플로리다주나 텍사스주처럼 세금이 적은 지역으로 이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편백나무는 버릴 게 없어요. 생각보다 더 다양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젊은 청년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어요.” 22일 전남 순천시 외서면 백이산 편백나무 숲 제재소에서 만난 서승욱 씨(55)는 이렇게 말했다. 서 씨는 축구장 107개 넓이에 해당하는 75ha(헥타르) 규모의 숲을 3대째 이어받아 편백나무를 키우고 있다. 전남대 임학과를 졸업한 그는 “친환경 제품으로 목재의 가치를 높이자”는 생각으로 2013년 소 축사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해 제재소를 만들었다. 현재는 이곳에서 편백을 활용한 다양한 목재 제품과 생활용 친환경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품 생산이 늘면서 지역 주민 20여 명도 고용했다. 서 씨는 이에 더해 2013년부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더 많은 청년들이 임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예비 임업인을 위한 실습과 교육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매년 약 100명의 청년들이 서 씨의 실습장을 거쳐 간다.● 연 100여 명 청년들에게 임업 기술 전수 서 씨의 편백나무 숲은 1963년 할머니가 민둥산이던 산 자락을 구입해 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조성됐다. 이후 편백, 소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식재됐다. 서 씨 아버지는 나무들을 관리하기 위해 숲길(임도) 13km를 직접 냈다. 60년간 이어진 노력 끝에 민둥산은 현재 약 25만 그루의 편백나무가 자라는 숲으로 변모했다. 서 씨는 ‘버릴 게 없는 편백’을 활용해 30여 종의 제품을 만든다. 큰 나무는 가구용으로, 작은 나무는 베개 속 큐브형 충전재로, 잎은 정유로 가공한다. 톱밥이나 부스러기는 퇴비나 땔감으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편백은 단순한 원목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 국산 목재 인증도 받은 그의 제품은 친환경 소비 확산과 함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제품 생산이 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졌다.서 씨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보고 “젊은이들이 임업에 많이 도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2013년부터 예비 임업인을 위한 교육과 실습을 시작했다. 산림 관련 학과 대학생, 귀산촌을 준비하는 초보 임업인들이 서 씨의 교육장을 찾는다. 일정은 비정기적이며, 참가 희망자나 기관이 직접 연락해 일정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교육 내용은 묘목 관리부터 벌채, 제재,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아우른다. 서 씨의 편백 숲은 2023년 전남 산림자원연구소로부터 현장 실습장으로 지정됐다.● 산림산업 종사 57만 명, 숲치유 등 전문직도 증가산림 산업은 최근 경제, 환경, 복지를 동시에 중시하는 사회 흐름과 맞물려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산림청이 발표한 ‘2024년 산림산업조사’에 따르면 국내 산림 산업 종사자는 57만7000명으로, 전년(54만2000명)보다 3만5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산업 매출은 146조 원에서 148조7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관련 사업체 수도 13만5000개에서 15만2000개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관련 전문직이 늘어나며 일자리의 외연도 넓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 정식 등록된 산림복지전문업체는 1484개로, 산림치유업, 숲 해설업, 유아숲교육업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이에 따라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기동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국토 면적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에서 임업은 단순히 나무를 심고 베는 일을 넘어, 드론이나 로봇, 위성 기술 등 첨단 산업과 융합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며 “미래형 산림 산업으로 발전하려면 다양한 재능을 갖춘 청년 인재들이 적극적으로 유입되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림 일자리는 단순한 고용 창출을 넘어 지역 경제 전반에도 파급 효과를 미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산림 산업은 10억 원의 생산이 이뤄질 때 약 17억3000만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내고, 같은 금액 기준으로 13.6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명품 숲’으로 선정된 전남 장성군 축령산 편백숲의 경우 연간 3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61억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고, 지역 인구도 연평균 1% 증가해 소멸 위험에서 벗어났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산림기능사·산림기사 같은 자격증뿐만 아니라 목공, 임업기계, 드론까지 실습해요. 취업이 빨라질 수밖에 없죠.” 26일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위치한 한국산림과학고 교사 김대건 씨는 이같이 말했다. 산림과학고는 산림기능사, 산림기사 등 국가자격증 취득을 지원하고 목재 가공, 산림 측량, 임업기계 조작, 드론 운용 등 현장 직무에 필요한 기술을 교육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실습실에서 전문가인 교사로부터 직접 나무를 자르고 다듬는 법을 배운다. 체인톱 수업 시간의 경우 교사 2명이 들어가 일대일로 학생들에게 직접 사용법을 가르치는 식이다. 재학생들은 국립산림치유원, 지방산림조합 등과 연계한 현장체험과 인턴십에 참여할 수 있다.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과 임업 관련 기업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들을 수 있다. 학생들은 졸업 전 4∼5개 이상의 실무 자격까지 갖추고 졸업한다. 그러다 보니 취업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 2024년 졸업생 취업률은 81%에 달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교육 시스템과 산학 연계, 자격증 취득 중심의 교육이 진로 선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졸업생 40명 중 11명이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에, 3명이 공기업에 취업했다. 현재 산림 특성화고로 운영 중인 곳은 산림과학고(경북 봉화), 청주농업고(충북 청주), 동래원예고(부산) 등 전국에 3곳이다. 전체 재학생 수는 약 390명이다. 산림 산업 분야의 고용 수요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산림청은 올해 산림 분야에서 신규 일자리 1만7667개를 포함해 총 3만6625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특히 청년 임업인 육성과 일자리 확대를 위해 79억 원을 투입했다. 산불, 병해충, 사방사업 등 산림 재난 대응 분야에서 무인항공기 예찰, 산림재난대응단 운영 등 새로운 수요가 생기며 청년층의 진입 기회도 함께 늘고 있다. 산림청 안진호 일자리정책담당은 “산림 현장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 소멸 위기 대응과 청년 정착 기반 마련을 위해 교육-일자리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특별취재팀▽팀장 이미지 사회부 차장 image@donga.com▽황인찬 임우선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이소정 임재혁 기자(이상 사회부)}

26일(현지 시간) 발표된 일련의 경제 데이터에서 미국 경제의 ‘빨간등’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는 당초 전문가 예상보다 0.7%나 적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고, 5월 무역적자는 팬데믹 이후 최악의 수출 감소를 보였다. 실업 수당 신청 건수는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많은 이들이 장기 실업 상태에 놓여있음을 시사했다.이날 미 상무부는 미국의 1분기(1~3월) 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ㅡ0.5%로 확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매 분기 GDP 증가율을 데이터 보정을 거쳐 3번에 걸쳐 수정 발표하는데, 이날 발표된 확정치는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ㅡ0.2%) 대비 0.3%포인트가 줄어든 것이다. 당초 다우존스가 집계했던 전문가 전망치는 0.2% 상승을 예상했었다.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상품 무역 적자 또한 충격을 줬다. 상무부에 따르면 상품 무역 적자는 11.1% 증가한 966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추정치인 861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 이상 높은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날 적자는 미국의 원유 등 산업재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 산업 분야인 에너지 수출에서 생각보다 성과가 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적자는 무역이 당초 예상보다 2분기(4~6월) 성장에 기여하는 부분이 작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한편, 이날 미 노동부는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7만4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3만7건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11월 6일 주간(204만1000명)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CNBC는 “이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장기간 실업 상태에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노동 시장 둔화를 시사하는 다른 조사 및 데이터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이번 주 컨퍼런스 보드 조사에서는 구직 가능 수치가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다만,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6000건에 그쳐 직전 주보다 1만건 감소했다. 이는 고용주들이 신규 직원 채용은 멈춘 채 기존 채용만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100% 공산주의자인 미치광이 조란 맘다니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해 (뉴욕) 시장이 되려한다. 이건 좀 너무하다.”24일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예비경선에서 자칭 ‘민주사회주의자’라 일컫는 34세의 무슬림 이민자 출신 조란 맘다니 후보가 1위에 오르자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 같이 썼다. 맘다니의 약진으로 미 정계와 월가가 충격에 빠졌다. 그가 제시하는 급진 좌파 정책들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조차 상당한 반발이 일면서 11월 시장 선거에서 중도파가 이탈하는 등 민주당 진영 내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단 위기감이 분출되고 있다. 월가에서도 세계 자본주의 심장인 뉴욕에서 급진 좌파 성향의 인사가 시장 후보로 출마한다는 걸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급진 후보 등장에 민주당 패닉현역 뉴욕주 하원의원이지만 미국 정계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맘다니는 뉴욕시장 선거에 뛰어든 뒤 △최저시급 30달러로 인상 △무료 공영 버스 △공공 식료품점 운영 등의 좌파 공약을 내세우며 주목을 끌었다.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인 사람들에겐 소득세를 2% 인상하고, 법인세 역시 11.5%로 인상하자는 정책 을 내놓는 등 고소득층과 기업을 겨냥한 증세 의지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감세 법안과 상반된 정책들이다.이런 맘다니가 경선 1위를 차지하자 민주당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AP통신은 “그가 당선된 지 하루 만에 민주당 관계자, 기부자, 정치 활동가들 사이에서 새로운 내분이 발생했다”며 “(온건파로 분류되는) 뉴욕의 민주당 핵심 인사 3인방인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중 누구도 그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민주당 온건파와 진보 성향 고소득자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경선에선 2위에 그친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는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뒤 탈당한 에릭 애덤스 현 뉴욕시장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뉴욕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층 표가 세 명으로 나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공화당은 진보 성향이 강한 뉴욕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민주당 분열 가능성에 힘입어 유리한 국면을 맞고 있다. 공화당 뉴욕시장 후보로는 범죄 예방 자원봉사단체 ‘가디언 엔젤스’ 창립자이며, 보수성향 라디오 진행자로도 유명한 커티스 슬리와가 뛰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으로 일한 로렌스 서머스는 X에 “이번 선거로 인해 민주당과 국가의 미래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게 됐다”고 썼다.● “맘다니 아니면 누구든 OK” 뿔난 월가자본가들이 집결된 월가는 강경 좌파 정책을 앞세운 맘다니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욕 금융가들은 이제 ‘맘다니만 아니면 누구든 좋다’는 분위기”라며 “스스로를 민주사회주의자라고 선언한 인물을 제압할 수 있는 후보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애덤스 시장의 경우 재임 중 부패 혐의 및 트럼프 대통령 줄서기 논란으로 이미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버림 받았다는 평이 많았지만, 맘다니 후보의 등장으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쿠오모 전 주지사를 지지했던 일부 기부자들이 애덤스 시장을 지지하는 연합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경제방송 CNBC는 “뉴욕의 유명 투자자와 재계 지도자들이 현 상황에 분노하며 대응 전략과 모금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며 “맘다니가 당선되면 뉴욕의 기업들이 플로리다주나 텍사스주처럼 세금이 적은 지역으로 이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23, 24일 양일간 미국 뉴욕, 워싱턴,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동부 주요 도시 일대에 거대한 ‘열돔(Heat Dome)’이 덮치면서 최소 1억5000만 명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렸다. 열돔은 지표면이 고온 고압의 뜨거운 공기층 아래에 갇히는 현상을 뜻한다. 이로 인해 남쪽 플로리다주에서 북쪽 메인주를 넘어 캐나다에 이르기까지 미 동부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서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사상 최고 수준의 폭염이 발생했다. 폭염 경보 및 비상사태 선포도 잇따랐다.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24일 미 동부의 주요 도시는 대부분 화씨 100도(섭씨 약 38도)가 넘는 세 자릿수 온도를 기록했다. 뉴욕 센트럴파크에서는 1869년 공식적으로 기온 측정이 시작된 뒤 6월 24일 기준으로 가장 높은 기온이 관측됐다.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의 온도 또한 섭씨 38도를 기록해 1948년 공항이 건설된 뒤 6월 중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실제 23, 24일 양일간 뉴욕에서는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르고 숨 쉬는 게 답답할 정도의 열기가 이어졌다. 캐나다 토론토에선 더위에 지친 이들이 야외 수영장을 찾았지만 수영장을 감독하는 인명 구조원이 폭염에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수영장이 폐쇄됐다. 미국 기상 당국은 24일 1억5000만 명이 넘는 이들에게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주요 지방자치단체들 또한 각종 야외 행사를 취소했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뉴욕 인근 뉴저지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야외 졸업식을 열었다가 수십 명이 열사병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햄프셔주에서는 일부 등산객들이 폭염에 의식을 잃었다가 구조됐다. 철로 열기에 따른 사고 우려로 미국 철도 ‘암트랙’의 열차 운행 또한 곳곳에서 지연됐다. 뉴욕, 뉴저지주에서는 냉방용 전력 급증으로 인한 정전도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일부 전력회사들은 “불필요한 조명과 전자제품을 끄고, 식기세척기, 세탁기, 건조기를 밤까지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중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일대에서도 55세 여성이 최소 3일간 물이나 에어컨 없이 지낸 후 사망했다고 CNN이 전했다. 이 지역의 온도 역시 최근 며칠간 종종 화씨 100도를 넘었다. 기후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폭염의 이유로 지구 온난화를 지목했다. 또 이런 이변이 더 심해지고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비드 로빈슨 럿거스대 지리학 교수는 NYT에 “온난화가 모든 것의 원인”이라며 “최고 기온 그 자체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열기가 넓게 퍼지느냐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인 뉴욕시의 시장 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스스로를 ‘민주사회주의자’라고 칭하는, 33세의 무슬림인 조란 맘다니 후보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1위를 하게 된 것이다. 뉴욕은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의 민주당 강세 지역이기 때문에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해 후보로 확정되면, 사실상 시장 선거에서 이긴 것이나 다름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언론들은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던 주 하원의원이 진보적 경제정책과 소셜미디어에 힘입어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의 시장이 되게 됐다”며 “급진적인 그의 정치 성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격하게 부딪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24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뉴욕시는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민주당 예비선거 조기 투표를 진행한 뒤 이날 본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자정 경 개표가 92% 진행된 가운데, 맘다니 후보는 43.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함께 민주당 예비선거에 뛰어들었던 유력 주자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는 36.4%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뉴욕 주 하원의원 출신으로 뉴욕시 시장 선거에 뛰어든 맘다니 후보는 당초 경쟁 상대였던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에 비해 ‘무명’에 가까운 존재였다. 하지만 그는 뉴요커들의 아픈 곳을 족집게처럼 집어내는, 진보 성향의 경제 정책을 내세워 젊은 층에게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특히 해마다 10% 가까이 급상승해 뉴요커들이 뉴욕에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집값’을 잡겠다는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는 점점 더 비싸지는 뉴욕을 ‘노동자 계층이 살 수 있는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겠다’며 ‘열심히 일하면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도시’를 내세워 인기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 임대료 동결, 대규모 신규 주택 건설에 대한 공적 자금 지원, 버스 무료화 등을 약속했고 그 방안으로 뉴욕시의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늘려 100억 달러의 신규 세수를 확보하자고 제안했다. 수많은 젊은 유권자들이 그의 정책에 호응하면서 맘다니 후보는 엄청난 팔로워를 확보했고, 소셜미디어 선거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누리게 됐다.반면, 맘다니 후보의 경쟁상대였던 67세의 쿠오모 전 주지사는 정치 명문가 출신에 3선 주지사라는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에게 ‘부패한 구세대’로 인식되며 세대 간 경쟁에서 쓴맛을 봤다. 특히 그가 2021년 최소 11명의 전현직 보좌관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주지사를 중도 사퇴한 만큼, 특히 젊은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그의 뉴욕 시장 출마에 대해 ‘뻔뻔하다’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진사회주의 성향으로 평가된 맘다니 후보와 온건성향의 쿠오모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극명하게 다른 비전을 제시하며 세대 간 분열의 상징이 됐다. NYT는 “맘다니 후보는 에너지와 카리스마를 뽐내며 수많은 좌파 성향의 젊은 뉴욕 시민들을 끌어들였지만 쿠오모 후보는 당내 원로들 위주의 보수적 유세 활동을 펼쳤고 교회, 유대교 회당, 그리고 지지 노조 회관에만 모습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한편, 예비선거 개표의 공식 최종 결과가 7월 1일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실제 만다니 후보가 뉴욕 시장이 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와 극단적인 갈등 관계에 놓일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의 진보 성향이 세대관와 경제정책에서 뿐만 아니라 종교와 이민 분야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맘다니 후보는 우간다에서 태어나 7살 때 뉴욕으로 온 이민자 출신으로, 그는 2018년에서야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상대적으로 이민자 입장에 설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이민자 단속을 벌이며 이른바 ‘피난처 도시’로서 불법 이민자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뉴욕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불가피할 상황인 셈이다.무엇보다 맘다니 후보는 무슬림으로, 그가 시장에 당선되면 역사상 최초의 무슬림 뉴욕 시장이 되게 된다. 그는 그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강력히 비판해 왔고 팔레스타인의 권리 옹호를 주장하는 친 팔레스타인 발언을 이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 유대주의 척결을 강조하며 컬럼비아대, 하버드대 등 아이비리그 대학을 압박하고 국내외적으로 친 이스라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정치 성향이 양측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맘다니 후보는 대학 재학 시절에도 정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학교 내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들’ 지부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2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이 안도했다. 최근 치솟은 국제유가는 급락했고, 주가와 암호화폐 가격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원유의 벤치마크인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미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전장 대비 7.2% 떨어진 배럴당 68.51달러로 마감했다. 글로벌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역시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71.48달러로 전장 대비 7.2% 급락했다. 이란이 카타르 내 미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했지만 사전 통보를 한 데다 규모 역시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부터 시장 불안이 진정됐다. 미국의 이란 공습 뒤 뉴욕 증시에서 거래가 이뤄진 첫날인 이날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4.96포인트(0.89%) 오른 42,581.7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33포인트(0.96%) 오른 6,025.17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3.57포인트(0.94%) 오른 19,630.98에 마감했다.이 같은 뉴욕 증시의 상승세에 힘입어 국내 증시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2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96% 급등하며 3,103.6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종가가 3,100을 넘긴 것은 2021년 9월 27일(3,133.64)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코스닥도 2.06% 상승한 800.93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8월 1일(813.53) 이후 처음으로 종가가 800을 넘겼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전날 18.7원 급등한(원화 가치는 급락)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24.1원 급락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가의 한국 증시 유입에 기여하고 있다.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한국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가들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암호화폐 역시 수요가 늘면서 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 10만 달러 선이 무너졌던 비트코인 값이 이날 10만5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날 오후 8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4% 이상 오른 10만5267달러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과 리플도 각각 7.94%, 6.52% 올랐다. 한편 휴전 소식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연준의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억제된다면 7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먼 부의장은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 성향(통화 긴축 선호) 인사다. 연준 인사들의 잇단 금리 인하 발언에 이날 미 채권 금리는 급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30%로 전장 대비 7bp 하락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