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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은어, 속어죠.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얘기 중에 요즘 생각해도 무릎을 칠만한 명언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이 말은 으뜸인 것 같다. 살면서 사람들과 단순하게 스칠 일은 많다. 기억도 안 나는 유년기 시절, 모두의 기억에는 자신을 귀엽다고 깨물고 어루만졌을 사람이 꽤 있을 테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도, 어디 번잡할 곳을 가더라도 이 사람 저 사람 부대낄 때는 다반사다. 사람들은 ‘옷깃’을 인연의 작은 연결 고리로 여겼을 듯하다. 천이 스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붙잡아 관계를 이어가려는 노력을 빗대었을 것 같다.‘옷깃’보다 더 가까운 연결 고리가 있어도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를 살면서 숱하게 접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연기면 연기, 방송이면 방송, 사업이면 사업, 도대체 안 걸치는 곳이 없는 만능 스타 정준호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정말 옷깃만 스쳐도 내 사람으로 만드는데 귀재인 사람이다. 도대체 안 걸치는 인맥이 없고, 허투루 눈 마주치고 악수하고 연락 주고받는 사람이 없다. 인구 5000만 명이 전부 그의 인맥이라는 농담을 해도 꽤 그럴싸하게 어울린다. 연예계는 물론이고 정·관계, 학계, 문화·스포츠계 등을 넘나들며 관통하는 ‘핵인싸’를 찾다보면 이상하리 정점은 정준호로 수렴한다. 최근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서울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서 그와 5시간가량 인맥, 사람 관리 얘기를 했다. 시간 흘러가는 줄도 모르고. “평생 먹을 양식이라고 할까요.”정 위원장에게 사람, 인연은 이런 의미다. 그래서 그는 “양식을 쌓고 관리하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양식은 내가 좋다고 저절로 쌓이는 게 아니죠.” 그의 사람 관리 철학이다. 자신이 아는 사람으로 뭉쳐놓은 건 인맥으로 부를 수 없다. 나만 안다고 자랑하는 인맥은 화려할지 몰라도 실체는 없다. 이런 전제를 놓고 그는 “인연을 쌓는다”고 한다.기자가 <전국깐부자랑>을 연재하고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평생 함께 할 ‘깐부’와의 인연을 소개하는 코너에 도저히 ‘깐부’를 못 데리고 나오겠다며 혼자 나타났다. 주변에 친한 여럿과 동행을 타진해봤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고 사정을 했다. 정 위원장은 “누구 한 사람을 ‘깐부’라고 정해 인터뷰 기사에 나오면 다른 분들이 엄청 서운하다고 난리가 날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 도대체 혼란을 주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니 “신현준, 김민종, 탁재훈, 김영철, 김흥국, 박상원, 엄홍길, 박중훈, 이문세, 이재룡, 정보석, 윤다훈…”이라고 이어가는데 끊을 수가 없다. 직업과 나이 등을 망라한 지인들이 그의 입에서 수없이 열거된다. 제일 친한 ‘깐부’에 대해서는 선택 장애가 있는 게 분명하다. ● 故 최진실 선배 전화번호도 안 지운 ‘나’먼저 원초적으로 궁금한 것. 그의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는 몇 개일까. -시간 차이를 두고 예전 인터뷰를 보면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만 5000개, 1만 개 등으로 점점 늘어났어요. “지금은 1만 1400개 정도예요. 휴대폰 바꿀 때 옮기기 너무 힘들어요. 몇 시간 걸리더라고요. 그런데 실질적으로 연락을 1년에 몇 번씩 하는 분들은 4~5000명 정도 돼요. 그리고 전체에서 절반 정도는 아주 예전에 뵀던 분들, 해외에서 만났던 사람들인데 자주는 연락을 하지 않죠.”-그럼 절반은 인맥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저는 번호를 입력할 때 같이 만난 지인 이름이나 장소, 날짜를 같이 저장해요. 연락은 자주하지 않지만 인맥입니다. 제 연락처에 있는 분들은 드라마나 방송, 광고 등을 통해 저를 늘 보고 있으니 함께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래서 처음 만난지 3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서 연락을 드리면 너무 반갑게 맞아주시고 해요. 문자를 오랜만에 해도 좋아하셔요. 가까운 가족들도 1년에 몇 번 못 보고 자주 연락 못 하잖아요. 살다 보면 자기 일이 있고, 바쁘지 않습니까. 마음으로 담고 있으면 계속 유지되는 게 연락처고 인맥이라고 생각해요.”정 위원장이 휴대폰 연락처에서 그리운 이름들을 하나둘씩 꺼낸다. 고 최진실 씨의 이름이 있다. 정 위원장은 2008년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최 씨는 이 드라마를 유작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정 위원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그 드라마를 같이 하자고 제안해준 최진실 선배에 대한 고마움과, 힘들 때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최 선배와의 작별이 주변 사람들을 더 관찰하고 평소에 잘 챙겨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한 인생의 터닝 포인트이기도 했다. “언젠가 휴대폰 연락처를 정리하는데 진실 선배를 포함해서 돌아가신 분들이 몇 백 명이 되더라고요. 지워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 됐죠. 그러다 ‘아니야. 간직하자’라고 놔뒀죠. 마음으로 이어진 사람들인데 굳이 제가 끊을 필요가 없어요.”-최진실 씨가 세상을 떠나고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다시 고쳤다고 하던데. “진심을 담자라는 거죠. 축적되는 시간과 마음이 쌓이는 과정의 중요성이라고 할까요. 얼마 전 법무연수원에서 인맥 관리에 대한 강연을 했는데, 주변 사람들을 5년 또는 10년에 한 번 보더라도 마음의 진중함과 진정성을 담자는 얘기를 했어요. 그러면 상대방은 마음으로 나를 기억해 1년에 한 번을 만나든, 2년에 한 번을 만나든 내 사람이 돼요. 그렇게 쌓인 인맥은 내 자산이 됩니다. 보통 친한 사람을 소개할 때는‘이 사람하고 10년 됐어, 저 사람하고는 20년 됐어’라고 말을 하죠. 그 세월에 알찬 마음을 쌓는 과정이 담겨야 한다고 봐요. 외국의 유명한 가문 사람들을 보면 친구 소개를 할 때 꼭 몇 년 된 친구인지를 물어봐요. 시간,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더라고요. 제가 만약 어떤 동생하고 ‘15년 됐다’라고 하면 그 사람들은 그 시간 동안 둘이 아무런 문제없이 지낸 것으로 의미 부여를 해요. 그러면 이 두 사람이 다음에 뭘 해도 믿겠다고 합니다. 인연을 어떻게 발전시켜 가느냐, 그 과정에서 표현도 잘 해야 한다고 봐요. 충청도 말로는 ‘경우’라고 하는데, 친해지고 싶어 냄비처럼 무작정 물질적인 것을 갖고 달려드는 건 ‘경우’에서 벗어나죠.”그는 충청남도 예산 출신으로 이 고장이 배출한 인물 중 하나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와 함께 예산의 자랑이다. -편견은 아닙니다만 충청도 출신 분들은 속을 알 수 없다고 하잖아요. 사람 사귀는 재주는 타고나신 겁니까. “제가 장손인데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늘 어른들을 만나다보니 자연스럽게 스며든 거죠. 술도 그렇고요.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큰 상에서 밥을 먹으면서 밥상머리 예절도 일찍 배웠죠. 그러면서 각기 다른 사람의 위치, 경력, 수준에 맞게 대화를 하고 행동을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예를 들면 ‘누구와 만났는데, 이 사람이 어느 정도 수준이 되니 이렇게 그의 얘기에 집중해서 반응을 해야겠다’면서 상황별 공식이 딱 잡힌 거죠. 학교에서도 반장도 하고, 배구부 주장도 해서 주변에 사람이 많았고, 어릴 때부터 연예인처럼 주목을 받았어요. 그 때 껌이나 씹고, 다리 흔들고, 욕 했으면 정준호를 전부 떠나갔겠죠.” -‘오지랖 넓다’는 말을 자주 들었을 텐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나 봅니다. “사람 만나는 것을 내 자산 쌓는 거라 생각하니까요. 저는 신이 아니잖아요. 주식을 하고 싶으면 증권사에 있는 지인 한 명 정도 알아둬야 하는 거고, 아플 때 찾아갈 의사도 있으면 좋고. 분야별로 제가 지인 형성이 돼 있으면 주변 사람들은 또 ‘정준호를 통하면 안 될 것도 된다’면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죠. 자산을 나누는 건데요. 그게 이뤄지는 순간 저는 또 도움을 준 사람을 관리해야 합니다. 한두 번 감사 전화하고 끝나면 상대방은 속으로 ‘경우가 없네’라고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신세 진 만큼 관리를 해야 인맥으로 천 년 만 년 가는 거죠. 상대방이 ‘저렇게 바쁜 사람이 나한테 신경을 쓰긴 쓰는 구나’라고 느낄 때 저는 또 감동을 느껴요. 그래서 계속 오지랖이 넓을 수밖에 없어요.” ● 연예인 ‘가오’ 안 잡고 사람 계산기 안 두드리는 ‘나’사람은,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이 실속을 따진다. 인간관계에서는 더 그렇다. 되도록 ‘윈윈’ 할 수 있는 관계가 좋다. 반대로 친하기는 한데 매번 손해 보는 느낌이 들면 가차 없이 관계 정리가 되기도 한다. 정 위원장도 정을 주고 친해졌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은 적이 있을까. 그런 경우가 있었다면 그 충격에 사람을 대하는 것도 굉장히 제한적이고 까다로웠을 싶다. 정 위원장은 “특별하게 뒤통수를 맞은 적은 없다. 오히려 관리가 힘들 정도로 인복이 많다”며 “돈과 명예를 잃는 건 견딜 수 있지만 사람한테 상처를 받으면 치유가 쉽지 않다고 흔히 말하는데, 희한하게 이런 경우도 없다”고 웃었다. -손해 보더라도, 자기가 이용을 당하는 듯 하더라도 상황을 즐기고 이해하고 되도록 관계를 깨지 않으려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상대방도 정 위원장과의 관계에서는 실속을 끌어들이지 않는 듯 한데요. “필요한 사람만 만나고 실속을 따지는 관계가 가장 ‘쥐약’이라고 봐요. 내가 필요한 사람만 만나다 보면 상대방도 나를 볼 때마다 ‘내가 필요해서 만났구나’라고 생각할 겁니다. 제가 양복 브랜드 모델을 10년 넘게 했어요. 저는 그 회사를 ‘나의 회사’라고 여겼어요. 회사가 정준호를 모델로 써서 성장했다는 얘기를 너무 듣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예를 들면 모델 계약서에 사인회를 만약 두 번 간다는 조항이 삽입돼 있어도 저는 10번이고 20번이고 해줬어요. 그러니까 회장님이 ‘내가 정준호 씨한테 신세를 많이 졌다’며 사업도 가르쳐주시고, 여러 귀인들도 소개해주시고, 또 다른 회사 모델로도 연결에 연결을 시켜주셨죠. 제가 회사에 사명감을 갖고 내 회사처럼 정성을 다하니까 회장님 본인이 저를 홍보하고 다니더라고요. 출연했던 광고 대부분이 이런 과정으로 하게 됐죠.”-연예인이라 마인드 컨트롤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인기를 얻고 유명해지면 ‘내가 다른 세상에 살고 있구나’라며 인간관계에서도 어느 정도의 대접을 바랄 수도 있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도시남 같은데 실상은 시골 사람이잖아요. 까다로운 것도 없고, 하하. 시골에서 올라와서 이 바닥에 들어와 보니 출중한 사람들도 너무 많고, 그래서 내가 열정을 다 받쳐서 뭔가 해보고 싶다는 동기 부여는 되는데 소통이 안 되더라고요. 나를 완전히 보여주고, 상대방도 나한테 완전히 자신을 드러내면서 우정이 쌓이고 친구가 되는 건데 여기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연예인들은 인기가 없으면 하루도 살기가 힘들어요. 누가 알아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죠. 인기는 대중과 호흡하고, 주변 인간관계를 좋게 쌓아가는 과정에서 얻어지고 유지가 되죠. 그런데 어떤 위치에 올라갔을 때, 성공했다 싶을 때 연예인들은 손을 놓더라고요. 평생 먹을 양식, 사람 관리를 해야 하는 시점인데도 불구하고요. 인생이라는 게 항상 정점에서 하산하면서 내려오잖아요. 잘 나갈 때 자기에게 고마움을 줬던 사람들에게 감사함과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았던, 소통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연예인들은 인기라는 게 평생 가지 않을 거라고 인식할 때 정작 나를 지켜줄 수 있는 후원자가 주변에 없어요. 그러면 외로워지고 결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판단을 하게 되거든요. 일반 사람들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그래서 정 위원장은 바쁜 스케줄에도 아들, 딸 학교까지 찾아간다. 운동회 같은 학교 행사, 학부모들이 모일 때 거리낌 없이 얼굴을 내민다. 인사도 사인도 부지런히, 연예인 감투 잊고 뭐라도 학교를 위해 할 일을 찾는다. 결국 자신과 자식들을 위한 또 한 번의 소통이다. “아들, 딸한테 제가 이렇게 말을 해요. 항상 학교에서도 소통이 안 되고, 외로운 친구가 있어도 손가락질하지 말고, ‘왕따’시키지 말고 잘해주면서 그 친구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라고 해요. 당장 그 친구가 좋게 변하지 않더라도 네가 보여준 애정에 대해 고마움을 갖고 있을 거고, 오래 기억하면서 너의 편이 될 것이라고요.”-아이들에게도 인맥이라는 재산을 만들어주는 뜻있는 아빠의 대물림이네요. “한 번은 아이 학교에서 한 학생이 다른 아이들을 괴롭혀서 민원이 발생한 일이 있었어요. 저희 아들이 ‘아빠, 나 학교 가기 싫다’고 해서 제가 그랬죠. ‘세상에서 나쁜 짓을 하면 안 되는 것은 맞는데, 만약 그 친구를 나중에 커서 만날 수도 있지 않느냐. 친구를 품어줄 수도 있어야 한다’고요. 그러니 저희 얘가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아빠는 내 마음도 몰라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을 몰라주는 게 아니라 그게 친구다. 어떻게 좋은 친구만 있냐, 말썽 피우고 괴롭히는 친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네가 남자답게 잘 토닥이고 좋은 길로 같이 가자고 하면 그 친구가 나중에 좋게 변할 수도 있다’고 해줬죠. -그리고는요?“학교에 알아 보니 그 친구는 이미 학교를 옮기기로 결정을 해서 제가 교장을 선생님을 만났어요. 교장 선생님께 그랬죠. ‘지금 그 친구를 무조건 떠나보내면 학교 친구들하고 서로 기억에 남을 추억이 너무 안 좋아진다, 헤어지는 시간을 주고 아름다운 이별을 하도록 해주자’라고 건의를 드렸죠. 그 친구가 편지를 쓰는 게 좋겠다고 했어요. 예를 들면 ‘나 누구인데. 누구야 미안해. 나중에 봤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한 줄이든 두 줄이든 마음을 표현했으면 좋겠다고요. 그 편지를 쓰면서 본인은 더 미안함을 느낄 테고, ‘자기가 조금 참을 걸’이라고 후회하지 않겠어요. 한편으로는 그 친구가 커서 귀인이 돼 친구들을 찾을지 누가 알겠어요. 그런 얘기를 교장 선생님이 듣고 ‘전혀 생각을 못했다’며 눈물을 흘리시더라고. 아름다운 이별이 건강한 친구들로 다시 만나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말씀드린 기억이 나네요.”-연예계에서 하산을 하는데 주변에 기댈 사람이 없어서 극심한 외로움에 빠진 동료들도 많이 봤겠죠.“2001년 영화 <두사부일체>에 함께 나왔던 배우 (정)운택이도 그 영화가 개봉을 하고 나서 엄청난 인기를 누렸잖아요. 지금은 목사가 돼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데 본인도 당시에는 인기가 천 년 만 년 갈 줄 알았죠. 불미스러운 일을 한두 번 겪고 나서 완전히 내리막길을 걸을 때 얘기도 많이 하고 그냥 지켜봐주고 관찰을 많이 했죠. 별 건 아니지만 밥 한 끼 같이 하고, 용돈도 주고, 꾸준하게 관심을 가져줬어요. 운택이 본인은 자기가 연예계에서 잊혀지고 주변에 사람도 떠나가니 나한테도 ‘형이 연락을 하면 받을까’라는 걱정을 했더라고요. 연예인은 자신감 떨어지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 비슷한 처지의 연예인들한테 그래요. ‘항상 갇혀있지 말고 일이 없으면 나가서 봉사라도 해라. 그러면서 나는 이런 사람이니 자랑하고 다녀라’고요. 구석에 있으면 가족들도 피해를 봐요. 인기와 사랑을 국민들이 준 것이니 잘못을 해서 매를 맞더라도 밖으로 나와야죠. 그러면서 발품 팔고 돌아다니면 자신을 필요로 하고 알아주는 사람이 분명히 있어요. 연기자인데 작품 제의가 안 들어와서 연기를 못한다면 다른 일이라도 하라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생각하지도 못한 귀인을 만나요. 그런 분들이 사람을 떳떳하고 자신 있게 만들어줘요.”● 악수는 고객 서비스정 위원장의 트레이드마크는 악수다. 그는 누구든 만나면 악수부터 청한다. 웬만한 정치인보다 능숙하다. 별명이 괜히 ‘정 의원’일까. 진심이 묻어 있고, 반갑다는 마음을 손에서 크게 느껴지게 한다. 그는 지자체, 기업, 각종 축제 등의 얼굴인 홍보대사를 100여개 넘게 맡고 있다. 불러만 주면 받는다. 더 많은 분들의 손을 잡아 주기 위해서다. 이 분들은 곧 ‘정준호’라는 상품을 사주는 고객이기도 하다. 악수는 중단 없는 고객 서비스다. -악수는 ‘마당발’의 디테일이 아닐까요.“적어도 악수를 한 사람이 몇 백만 명은 될 거예요, 하하. 잠깐이지만 마음과 마음으로 인사하는 겁니다. 저는 예산 집에 가도 아버지와 악수를 먼저 해요. 짧지만 ‘아이고, 정준호입니다’라는 말과 손으로 정성을 전합니다. 어디를 지나가다가도 악수할 분들을 찾아요. 저와 악수를 한 번 하신 분들은 내 팬이 되면서, 제가 관리해야 하는 고객이 되는 겁니다. 홍보대사 활동하면서 오늘 10분하고 악수하면 내 고객을 10명 뚫은 것으로 받아들여요. 고객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제가 영화하고, 드라마도 하는 것 아닙니까. 악수로 고객 관리를 해야 되는데 이왕이면 전국 축제나 좋은 일 있는 곳 돌아다니면서 오래 손을 잡아드리면 얼마나 좋아요.”악수가 나왔으니 정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워낙 다방면에 인맥이 많고 달변에 친화력까지 있으니 늘 정치 참여설이 나돈다. 충남 예산에 출마한다는 설은 하루 이틀 얘기는 아니다. ● “국회의원 배지 달면 고객 절반이 날아갈 것 같아”“배지 다는 순간, 고객 절반이 떨어져 나갈걸요.”아주 현실적인 판단이다. 인기 연기자 배우로 어디서나 환영을 받는 그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두려운 일이다. 정 위원장은 “전국적으로 환영을 받는 것에 취해 있어서 배지 달 생각이 안 생긴다”고 했다. 국회의원들은 40%대 득표율로 당선이 돼도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뻐하는데, 정 위원장은 참 만족의 기준이 절대적으로 높아 정치 참여 의사를 확실히 접었다. “아버지가 딱 그런 얘기를 하세요. 예산 시골 시장 장날에 가면 ‘정준호 아버지 오셨다’고 국밥집, 떡집 아주머니들이 난리가 나고, 대접 받으시는 모양이에요.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늘 ‘판검사 안 부럽다.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그러세요. 한 번은 아버지가 ‘그런데 아들이 정치를 한다고 여야 어느 당이든 배지를 다는 순간 절반한테 손가락질 받을 게 아니냐. 우리 아들이 재능이 있고, 고향에 봉사하고 싶어서 정치를 한다면 응원하겠지만, 아들을 사랑하는 팬들 절반이 날아가는 게 가슴 아프고 못 보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아버지 얘기 듣고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국회의원이 안 돼도 배우 정준호의 영향력은 웬만한 정치인 이상이지 않을까요.“정치를 안 하지만 홍보대사 활동 등을 하다보니 마음으로는 한 3선 의원 정도 된다고 생각해요. 하하. 아는 국회의원도 많고, 그 분들이 불러 축사를 한 적도 많고, 반은 정치인이지 않을까 봐요. 영향력? 만약 운동 선수 출신이 연기판에 와서 연기를 한다고 생각해봐요. 연기자들은 겁내하지 않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연예인이 정치판에 들어간다고 하면 어떨까요. 전국으로 다니다 보면 팬들께서 국회의원으로 나와 달라고 말씀 많이 하세요. 연예인들 얼굴 알려졌다고 정치판 나오면 힘듭니다. 트레이닝을 먼저 해야 할 겁니다. 정치판에서 악수는 다릅니다. 악수할 때 상대방이 웃어준다고 다 내 팬, 내 표는 안 되는 거죠. 정치인들을 알고 친하게 지내면서 정치라는 게 보이긴 합니다. 그런데 정치판이 어려워요. ‘기브 앤 테이크’가 안 되면 절대 사람을 잡을 수가 없어요. ‘나한테 이거주면 너한테도 뭘 줄게’가 돼야 한 표가 따라와요. 나름대로의 ‘정치’를 주고받기 위해 협상하고 조율하는 게 사람 좋아하는 저로서는 쉽지 않은 문제죠.”● 전혀 ‘깐부’ 될 것 같지 않았던 ‘깐부’ 신현준 범위를 가늠하기 힘든 정 위원장의 인맥에서 가장 중심과 가까이 있는 친구로 알려진 사람은 배우 신현준 씨다. 한 살 터울 형이다. 둘이 연예계 최강의 단짝임을 모르면 정말 간첩이다. 요즘도 유튜브 ‘정신-업쇼(Up Show)’ 활동을 함께 하면서 구독자들에게 다양한 웃음을 주고 있다. 너무나 정준호의 ‘깐부’임이 분명해 신 씨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무심코 던진 질문에 그의 이름이 나왔다. -친한 인맥 중에 나하고 정말 맞지 않은데 ‘깐부’가 된 사람이 있나요? “그게 현준이 형이에요. 지금도 헷갈리는데, 정말 저하고 성격과 사는 스타일이 반대에요. 나는 사람들 좋아하고, 저녁을 먹다가 누가 전화 오면 불러서 합석시키는 스타일이잖아요. 털털하게 살고, 삶의 어떤 규정이 없잖아요. 그런데 형은 자기만의 루틴이 있어요. 예전에서는 술을 마시기도 했는데 결혼하고부터는 술도 끊고, 무조건 가족만 챙기죠. 해외 촬영을 같이 가면 일이 끝나기 무섭게 자기 방으로 들어가요. 부부 모임을 해도 맥주 한 잔, 와인 한 잔 같이 마시는 게 안 되니까 우리는 불만이 많아요. 자기 생활이 정해져 있으니 나랑은 정말 가까운 것 같지만 실제는 전혀 안 맞아요. 하하.”-그럼 정말 가까워진 계기가?“현준이 형이 결혼을 하면서 접점을 찾은 거예요. 나는 ‘컨츄리’하고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형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참 저 형하고는 되게 안 맞는다’고 생각을 계속 했는데, 결혼한 형의 자상한 아빠 모습 그리고 옛날에 까다롭고 멋을 화려하게 내던 형이 어느 날 수더분한 아빠로 애들 챙기는 모습을 보는데 동질감이 생기더라고요. 둘이 결혼하기 전에는 언제나 볼 수 있는 그냥 형 동생 관계였다면 결혼 후에는 진짜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됐죠. 남들은 태초부터 친한 줄 아는데 이제야 서로 완전한 오픈을 하게 됐습니다.”-이제는 신현준 씨께서 더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그 인간은 저 없으면 못 살죠. 예전에는 그냥 같이 놀다가 ‘정준호를 통하면 안 되는 게 없구나’를 안 거죠. 하하. 형은 생활 반경이 좁으니까 아는 사람이 별로 없잖아요. 둘이 어디 해외를 간다라고 하면, 저는 전화 한 통화로 스케줄이 잡히고 문제 해결이 되니까 놀라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물어보면 ‘내가 공짜로 해주겠어? 그 사람들이 한국에 오면 내가 더 잘해주지’라고 알려줘요. 확실하게 쐐기를 박아줘요. 인생은 ‘기브 앤 테이크’니까 집구석에만 있지 말고, 남들한테 식사 대접도 하고, 나오라고요. 인기 있는 대중 연예인들은 잘 몰라요. 불편한 것도 참고 하는 게. 내가 왜 모르는 사람들하고 밥을 먹어야하는지, 그럴 시간 있으면 집에서 영화나 보고 한다고 하죠. 자기 인생을 설계하는 건 정답이 없는데 제가 뭐라고 하는 이유는 자식을 키우고 가족을 지키려면 불편함을 참고 인맥 관리 등이 필요하다는 거죠. 사람 관리로 행복할 때 불행을 대비해라고 말해주죠.”-스타일이 변했겠습니다. “변했죠. 저는 장남인데, 형은 누나 셋에 막내 아들이잖아요. 변했죠. 자존심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 같지 않아요. 사람을 만나는데 있어서 자존심보다는 자존감이 높아야겠죠. 저는 그래요. 어떤 자리이든 내가 굽히고 굽힐수록, 겸손하게 하고 또 겸손하게 하고 집에 돌아오면 너무 기분이 좋아요. 내가 어디서 잘난 체하고 고집 세우고, 그럴 때에는 기분이 좋지 않아요. 어떤 사람이 나에게 기분 나쁜 얘기를 해도 나는 팬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그것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돼요. 형이 이런 부분을 잘하는 것 같아요.”● 인맥 손절 없는 ‘나’… “사람은 적금입니다” 자연스럽게 답이 나온다. 사람 좋아하는 ‘정준호’에게서는 인맥 손절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어쨌든 만나서 기분 좋지 않은 사람이 분명 있지 않을까. “손절을 하려는데 어느 날 연락해요. 그러니 손절이 아니지. 성격상 ‘다시는 연락하지 맙시다’라고 못해요. 안 맞으면 자연스럽게 연락을 안 하다가 나중에 사는 게 뭐 있어, 연락하죠. 그런 마음을 갖고 사니 상대방도 ‘죄송합니다’하면서 먼저 연락해오고 편해져요. 누군가를 손절한다면 그 순간 마음속으로 상대방을 미워해야 되잖아요. 미묘한 증오심과 불신까지 생기는데 그 때부터 나한테 병이 생기고 피로감이 극대화되는 느낌을 받아요. 나를 위해서라도 손절하지 말아야 하는 거죠. 불편한 일이 있기 전에 좋은 추억 같은 것을 생각하면서 끝까지 지켜보려고 해요. 남 욕만 안 해도 성공한다고 봐요.”-손절 없는 인맥 관리를 잘 하기 때문에 사업도 자신 있게 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저에게 사업은 고객 관리, 팬 서비스의 연장이에요. 그러다 보면 맞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도 시간 투자를 하면서 나와 주변 사람들과의 연결 점점을 찾을 수 있겠더라고요. 그러면서 진국이 진국을 알아보는 네트워크가 생겨요.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절대 내 앞에 좋은 사람이 안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돼요. 그러면 서로가 인생의 콘티를 잘 그려줍니다. 정말 경쟁력 있는 인맥이 또 하나 생기는 거죠.”살면서 시간이 갈수록 인맥을 넓힌다는 게 쉽지는 않다. 흔히 사람들이 어느 정도 사회 생활을 하고 은퇴를 할 무렵을 보면 인맥의 범위가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의도적이든 아니든 만나는 사람들을 줄인다. 보던 사람들을 계속 보는 경우가 많다. 총량이 있어 보이는데 정 위원장은 다르다. “만 명을 알든, 10만 명을 알든 간에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지내면서 저는 마음의 부자가 됐다고 생각을 해요. 이런 만족감이 있기 때문에 인맥의 총량을 규정할 수는 없다고 보죠. 총량제라는 정의를 적용하면, 나는 이제 인맥이 1000명 됐으니까 다음부터는 사람 줄이고 손절하고, 이런 거잖아요. 그것보다는 내 마음의 금은보화가 하나씩 들어와 쌓이는 것으로 생각해요. 그러니 굳이 조절을 할 필요는 없죠. 저한테는 ‘더 들어와라, 차고 넘치게 들어오라’고 하는 게 인맥이에요. 만난 세월에 따라 3년짜리, 5년짜리, 10년짜리 적금이 있는 것과 같죠. 연장도 가능하고, 하하. 1년에 결혼, 장례 화환으로 2억 원을 쓰는데, 지금까지 모아둔 적금을 생각하면 아까운 돈이 아닙니다. 적금은 한 번 깨려면 힘들잖아요. 손절을 할 수 없는 거죠. 휴대폰에 전화번호를 계속 저장한다고 ‘버퍼링’이 나지는 않습니다.” 인맥왕의 사람 관리 루틴 따라해보기 ▷아침 6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신문보고, 오늘 만날 인맥을 살펴봅시다… “그러면 빌게이츠와도 친구 될 수 있어.”-정 위원장은 오전 6시에 기상해서 운동을 하고 커피 한 잔을 하면서 신문 기사를 스크린 한다. 9시까지 3시간 동안 36년째 하고 있다고. 기사를 보다 보면 인맥, 지인들의 동정이 파악된다. 기사를 이유 삼아 연락도 하고, 약속도 잡고, 정보도 얻고, 밀린 문자 등에 답도 하면서 아침에, 사람에 집중하게 된다고.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한다. 해외 출장 중에도 이런 루틴을 지킨 덕분에 호텔 피트니스 클럽 등에서 외국 유력 인사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36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해볼 것을 권한다. ▷ 인맥 콘서트를 열어보자-정 위원장은 조만간 자신의 인맥들을 한 자리에 모아 콘서트를 열어볼 계획이라고 한다. 가까운 인맥과 그 가족들까지 초청하는 기획이다. 밖에서 우리 인맥들끼리는 잘 어울리는데, 집에 있는 자식의 베스트프렌드는 누구인지 모른다. 부모는 자식이 어디를 가는지 모르니까 잘 알게 해주자는 것. 가족들끼리 모이면 더 큰 인맥도 형성한다. 더 넓은 ‘울타리 가족’의 탄생이 아닐까. ▷부탁을 할 거면 바라는 그대로 얘기해라-말 그대로. 그러면 최소한 솔직한 사람이라고 인정은 받는다. 감사함과 고마움이 덧붙여지면 나중에 다시 부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단물 다 뽑아먹고, 이용하고 잠수 타는 인간보다 낫다. ▷건배사로 ‘삼무삼유’ 외쳐보자-정 위원장이 술자리에서 늘 하는 건배사다. ‘삼무삼유(三無三有)’, 세상에 3가지가 없고, 3가지가 있다는 거다. ‘삼유’는 하늘에 별이 있고, 땅에는 꽃이 있고, 내 앞에는 가족이 있다는 것. ‘삼무’는 비밀 없고, 공짜 없고, 내 앞 길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 이 말을 늘 새기고 사람을 대해보자고 권유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제주대는 지난달 19일 시행된 2024 제75회 약사국가시험(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첫 약학대학 졸업예정자 응시생 31명 전원이 합격했다고 5일 밝혔다. 올해 약사국가고시 전체 합격률은 90.7%였다. 전국 37개 약학대학에서 6년제 교육을 받은 총 응시자 2071명 가운데 1879명이 합격했다. 제주대 약학대학 응시생 평균 점수는 258.6점으로 전체 응시생 평균 점수 249.2점보다 9.4점 높았다.제주대 약학대학은 2020년도에 신설돼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약학대학은 역량이 우수한 신진연구자 위주로 교수진을 구성했다. 2023년에는 약학대학 2호관을 증축하고 약료시뮬레이션 센터를 구축했다. 현재는 제주지역혁신플랫폼(제주RIS) 사업의 일환으로 비임상 연구센터를 올해 초 완공 예정이다.이상호 약학대 학장은 “약학대학은 앞으로도 양질의 교육체계와 첨단 연구 인프라 구축을 통해 인류보건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와 국가 약업계의 미래를 이끌어 갈 우수한 약사와 제약바이오 분야를 선도하는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2024년도 제주대 약학대학 정시 경쟁률은 57:1로, 2023학년도 43.2:1보다 더 높아졌다. 전국 약학대학은 매년 대학입시에서 전국 최상위의 경쟁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은어, 속어죠.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의지대로 삶이 술술 풀려 간다면 무슨 고민이 있겠는가. 인생의 흐름은 원하는 방향으로만 가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느 순간 마음을 비운다. 큰 욕심과 기대를 접고 지금 내 현실에 맞게, 내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그런 경험을 먼저 한 사람이 옆에서 내 인생을 ‘가지치기’를 해준다면 운이 좋은 경우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 숲을 가장한 늪에 빠져 있을 때, 나를 탈출시켜줄 사람이 있다면 정말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사랑을 할거야’, ‘준비 없는 이별’, ‘내가 지켜줄게’ 등의 히트곡으로 1990년대 중후반 발라드 가요계를 접수한 남성 2인조 그룹 ‘녹색지대’의 감미로운 미성 보컬 곽창선(54)에게 진시몬(55)이라는 사람은 자신을 세상으로 다시 꺼내준 존재다. 진시몬은 1989년 강변가요제로 데뷔한 후 이듬해 ‘낯설은 아쉬움’이라는 발라드 곡을 발표한 뒤 유명세를 탔지만 1991년 2집 앨범을 내고 군 입대를 했다. 제대 후 복귀 시기를 잡지 못하다 1996년 트로트로 장르를 바꿔 ‘애수’, ‘보약같은 친구’ 등을 히트시키며 대체 불가 트로트 가수로 사랑을 받고 있다. 곽창선보다 1년 형인 그는 가수로 데뷔하던 시절의 곱상한 미소년 이미지가 아직 남아 있다. 나이보다 한참 어려 보인다. 겉으로 보면 큰 어려움 없이 가수 생활을 해왔겠다 싶다. 그런데 살아온 얘기를 들으면 아니다. 제주 출신으로 서울로 와서 산전수전을 겪었다. 억척스럽게 살면서 버텨낸 힘으로 하고 싶은 노래를 지켰다. 1990년 KBS 가요대상 신인상 후보까지 올랐던 그는 어깨의 힘을 일찍 뺐다. 공백기가 길어지고 이름이 잊혀질 즈음, 반짝 인기의 기억을 지우고 어떻게든 평범하게 제주도 시골에서 올라온 젊은 청년으로 살아보려고 애썼다. 커피숍에서 일해 보고, 학교용 칫솔 살균기 사업을 하다 부도를 맞았지만 식당을 잘 해서 빚을 갚았다. 그러면서 어렵게 소속사를 찾아 들어가 이런저런 잡일을 하면서 노래의 끈을 놓치 않았다. 우연한 권유로 트로트 방향 전환을 했고, 사람 발품을 아주 잘 팔아 좋은 노래를 받았다. 흔히 연예인은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진시몬과는 관계없어 보인다. 만나보면 세상에 참 빠삭하다. 그런 진시몬이 30년 가까이 곽창선을 옆에 두고 있다. 곽창선의 인생을 지켜보다가 이제는 깊숙히 들어가 아예 자기 인생과 겹치려고 한다. ● 동생을 ‘녹색지대’에서 꺼낸 시몬진시몬은 곽창선과의 관계를 ‘1+1’ 으로 표현한다. 없으면 허전하고, 얼굴을 봐야 속이 편하고, 옆에 둬야 안심된다고 한다. 지난 몇 년간은 펜션 사업 하느라 강원도에 오래 갇힌 동생 걱정이 많았다. 곽창선은 ‘녹색지대’가 2003년 6집 앨범을 내고 긴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잠시 쉬자는 마음으로 강원도 둔내에 사둔 땅에 펜션을 지었다. 그 뒤로 ‘녹색지대’는 여러 사정으로 해체 수순을 밟았고, 그는 ‘녹색이 많이 보이는 지대’로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막상 펜션업이 꽤 할 만했다. 재미가 들려 한 동, 한 동 펜션 규모를 늘렸다. 자기가 ‘녹색지대’ 가수임을 서서히 잊었다. 2009년에 잠시 다른 멤버를 영입해 7집을 내기도 했지만 부질없는 몸부림이었다. 그리고 그해 12월 ‘녹색지대’는 완전히 사라졌고, 혼자가 됐다. “저는 길어야 강원도에 2~3년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20년이 지나갔네요. 후회가 많았습니다.” -존재감을 잃었던 동생이 어떠셨는지요.“강원도 가기 전까지 창선이는 저랑 찰싹 붙어 있었어요. 내가 이사를 가면 창선이도 따라왔죠. 펜션 사업을 하면서 나중에 동업자들이 하나둘씩 빠지더니, 창선이가 오너가 되니까 짐을 혼자 전부 떠안았어요. 펜션은 늘 잘 되리라는 법이 없죠. 금리는 점점 올라가 대출 상환 부담은 커지고…. 대출이 1금융권만 있는 게 아니라 2금융권에도 있어요. 한 달에 갚아야할 이자만 800만 원이더라고요. 성수기 때는 감당이 되는데, 나머지 시기는 힘들죠. 제가 펜션에 가서 손님맞이도 돕고 했지만, 본인은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대안없이 버텨야 했으니….”-형이라면 어떻게든 정리를 하지 않았을까요.“사업 몸집을 줄였죠. 그런데 창선이는 여러 일이 있었어요. 가정사도 있었고, 뭔가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희망의 빛이라는 게 보이지 않을 때였어요.”형은 어느 순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펜션에서 동생을 꺼내는 게 맞았다. 싫든 좋든 곽창선은 노래를 해야 했고, 무대에서 빛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강원도에 박혀 있던 곽창선 씨에 대해 고민이 컸을 텐데. “노래를 아예 쉬고 10년 넘게 펜션 일만 하니까 형이 저를 빼낼 결심을 하더라고요. 그 때 저도 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형한테 말한 적이 있어요. ‘음악을 하고 싶은데 열정이 없다’는 얘기를 했어요. 형이 그 얘기를 듣고 한 말이 ‘같이 나랑 그냥 노래해보자’였어요. 그러면서 내미는 노래가 ‘내려놓기’였죠.”<내려놓기>(2023년 3월 발표)작사-진시몬, 이동철작곡-이동철 멈춰야만 볼 수가 있어눈감아야만 들을 수 있어왜 우리는 바쁘게만 살았나오늘 잠시만 내려놓기를뛰어가면 잡을 것만 같았고쉬어가면 뺏길 것만 같았어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 모든 것들을이제 내 안에서 찾았네바람이 부는 해변에 앉아지나온 날을 떠올려 본다힘겨웠지만 이렇게 살아와 줬던내 모든 것을 사랑한다(이하 줄임)-결국 노래로 박힌 동생을 빼내셨군요. “할 수 있는 건 노래밖에 없겠다 싶었죠. 노래하고 싶은 창선이의 처지가 결정적이었죠. 바쁘게만 살지 말라는 노래인데, 동생한테 딱 맞잖아요. 노래를 만들려고 할 때 원래 ‘수와 진’ 형들한테 주려던 거였어요. 그런데 자기들이 부르겠다는 말만 하고 결정을 안 해서 발표가 늦어졌어요, 6년이나. 안 되겠다 싶어서 창선이한테 곡을 보내줬더니 만족해 하더라고요. 그래서 둘이 듀엣으로 ‘개미 두 마리’를 만들고….” -‘개미 두 마리’?“일하는 개미 ‘1+1’이라는 거죠. 저는 파주 사니까 ‘파주 개미’고, 쟤는 둔내에 사니 ‘둔내 개미’인데 붙어서 노래나 열심히 해보자고. 그런데 ‘수와 진’ 형들도 나중에 ‘내려놓기’를 부르고 다닌다는 거예요. 하하.”“형, 나는 ‘내려놓기’를 만들었다기에 형이 나보고 ‘펜션을 내려놔라’고 하는 엄포로 들리더라고요. 그래서 내심 좋았어요.”● 나는 정상 찍자마자 인생 수직낙하…아직 걸어서 산 오르는 형둘이 처음 만났던 시절의 얘기를 잠깐 안 할 수 없다. 진시몬은 화려한 데뷔 후 군대를 갔다. 제대 후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백기를 겪었다. 불러주는데가 없었다. 나중에 처음 데뷔했던 소속사에 다시 들어가니 대박을 터트린 ‘녹색지대’가 있었다. ‘사랑을 할꺼야’ 이후로 ‘준비 없는 이별’, ‘내가 지켜줄게’가 연거푸 히트를 치며 미친듯이 스케줄을 소화할 때다.-처지가 완전히 대비됐겠네요. “제대하고 너무 불안한 거예요. 제주도 촌놈이 먹고 살 길이 안 보이더라고요. 1995년도인가, (김)범룡이 형께서 다시 저를 거둬주셨는데, 얼마 동안 소속사 사무실에서 잡일을 했어요. 오전 9시까지 사무실 나와서 청소하고, 먹을 물도 채워놓고 그랬죠. 당시에는 정수기가 없을 때였어요. 사무실 옆 다방에서 보리차를 시켰어요. 물을 끊여 먹을 때니까. 다방 아가씨가 물을 가져와서 냉장고에 넣어주면 청소하다 말고 노래 한 곡 뽑아 줬죠. 하하.”“형, 저는 그 때는 너무 바빠서 사무실에 거의 안 들어갔어요. 당시에는 앨범 활동을 하면서도 매일 저녁에 서울, 수도권 야간 업소를 7개나 뛸 때였어요. 새벽 4시나 돼야 집에 오는데 오전에는 언론사 인터뷰를 다녀야 했고요. 매일 녹초였죠.”“나는 소속사 사무실에서 경리보던 ‘진 대리’였는데 창선이는 너무 잘 나가는 가수였죠. 창선아, 그 때가 나 반 지하방 살 때야. 제가 ‘녹색지대’ 앨범 판매 수익 등을 다 꿰고 있었는데, 농담 안 보태고 바닥에 돈을 흘리고 다닐 때야.”샘이 날 수도 있었고, ‘녹색지대’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초라한 저지에 주눅이 들 수도 있었지만 진시몬은 그 시기를 알차게 잘 보냈다. 잡일도 했지만 소속사 운영 전반에 걸쳐 관리 경험도 해보고, 제작자에게 필요한 것들과 나아가 연예계에서 사는 법을 깨우쳤다. 그러면서 곽창선이라는 가수의 진가와 인간적인 면모를 알게 됐다. 그는 곽창선의 매력을 알았기 때문에 당시를 오히려 자신의 리즈 시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잘 나갔지만 한참 속앓이도 심하게 했던 곽창선에게 진시몬은 위로의 출구였다. “녹색지대 활동이 힘들었지만 저는 정신력으로 버텼거든요. 워낙 없이 자라서 ‘한 번 잡은 기회는 몸이 부스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놓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어요. 어떤 스케줄이 있더라도 무대에 서려고 했죠. 그런데 제 뜻과는 맞지 않아 벌어지는 갈등 상황이 자주 생기더라고요.” 인기가 하늘을 찔렀는데 알고보니 불편한 마음으로 노래를 하는 날이 많았다는 거다. -형이 의지가 많이 됐겠습니다. “나이는 한 살 차이인데 10살 선배 같아요. 둘 다 20대였는데 배울 게 너무 많았어요. 저는 착하다는 얘기는 자주 들어요. 그런데 사람 관리 같은 건 젬병이에요. 가난하게 자라서 하나를 가지면 잘 내려놓지 않았어요. 형은 돈도 잘 쓰고 자기 것을 남들한테 많이 주더라고요. 형이 한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이 내 것이 아니다’라는 거예요. 평생 내가 쥐고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는 거죠. 나중에 형은 남에게 베풀었던 것을 곱절로 받더라고요.”“과찬이네. 없이 살았던 건 나도 마찬가지였지. 제주도에서 방위로 군복무를 하면서 돈을 벌어야 했어. 퇴근 후에 커피숍에서 일을 했지. 제대해서는 칫솔 살균기, 치약 압축기 사업을 하면서 돈은 벌었는데 나중에 저렴한 제품들이 나오면서 부도가 났지. 살려고 식당을 하면서 빚을 갚았고, 거기서 인맥 관리의 중요성도 안 거지. 사회 구성원으로서 상식적으로 살아보려고 아둥바둥했던 노력을 동생이 알아준 거죠.”-동생 입장에서는 가요계 정상을 찍었던 자신의 삶과 형의 인생을 비교도 해봤겠어요.“형은 살면서 뭐든지 한 계단씩 거쳐 올라가요. 그래서 지금 올라간 높이가 아주 탄탄해 보여요. 그런데 저는 빠르게 정상에 올라가서 바로 급하강했어요. 문제는 그러다 보니 바로 다시 빨리 정상에 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는 거예요. 기다림의 미학을 모른다는 거죠.”“창선이의 말대로라면, 저는 산 중턱에만 한 30년 있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중턱에 있는 게 아주 편안해요.”“형은 걸어서 올라갔기 때문에 내려오는 시간도 한참 걸릴 거예요. 가수로 봐도 생명력이 정말 강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형을 보면서 조급함이 조금씩 없어졌어요.”1996년 ‘애수’로 장르 변신에 성공한 진시몬은 아직도 꾸준하게 ‘트로트의 산’을 오르고 있다. “형은 ‘애수’ 나오고 무조건 된다고 확신했었어요.”“창선아, 그 노래가 어떻게 나온 줄 아니? 곡 데모 테이프가 오면 먼저 듣고 확인하는 것도 사무실에서 내 일이거든. 하루는 ‘애수’ 테이프가 왔는데 들어보니 너무 좋은거야. 범룡 형님한테 ‘이거 들어보세요’라고 했어. 형 마음이 내 마음과 같더라고. 곡을 만든 김의섭 씨한테 ‘내가 불러도 되냐’ 고 물어보니 ‘오케이’를 해서 녹음을 했지. 그 때 운이 터져서 나중에 ‘둠바둠바’라는 노래까지 잘 됐지.”“제가 ‘애수’, ‘둠바둠바’, ‘애원’ 곡 코러스를 연이어 했잖아요. 형이 오랜 만에 노래하고부터는 너무 열심히 하는 거예요. 왕년에 잘 나가던 가수가 시골장터 섭외가 와도 가더라고요. 사과 박스, 맥주 박스 위든 상관없이 올라가더라고요. 대단했어요.”“정말, 장터에 갔는데 무대가 없어. 할 수 없이 박스 위에서 노래를 하는데 1절 끝나고 간주 중에 사회자가 ‘지금부터 5분간 계란 한 판에 몇 백원!’이라고 하면 2절 끝날 때 즈음 사람들줄이 끝이 안 보였어.”-아무리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다고 하지만 놀랐겠어요.“네. 그 때만 해도 저는 ‘나! 녹색지대야’, 이런 자존심이 있었어요. 저는 헬기도 타고 공연 다녔는데 형을 보고 ‘이건 아니다’라고 했었어요. 그런데 형은 역시 한 단계씩 올라가더라고요.”“정말 행복했어요. 그때 제가 반 지하방 살았는데, 마트 행사를 가면 끝나고 사장님이 카트를 끌고 와서 ‘가져가고 싶은 것 있으면 싹 담아’라고 하세요. 출연료 대신에. 하하. 그런데 막상 미안해서 많이 못 담아요. 일단 쌀, 과일 위주로 담기는 하죠. 그런데 적응이 되면 나중에는 은근히 마트 행사를 기다리는 거야. 특히 신갈에 있는 OO유통 마트 사장님이 예술이지. 거기서 행사를 하면 아예 아내를 데리고 가요. 아내한테 그래요. ‘정신 차리고, 미안해하지 말고 담으라’고. 하하. 그래도 다 쓸어 넣어봐야 30만 원 정도예요. 한 달 먹고 살 양식을 채워갈 때 마음은 정말 좋습니다.”-‘1990년 진시몬’에 기대지 않아서 찾아온 행복 같네요. “맞아요. 제 노래 가사에도 나와요. 사람 한 명 한 명, 먼지에 불과하다는 거예요. 저도 무대에서만 가수지요.”“제가 그런 모습을 알기 때문에 시몬 형을 존경하는 것 같아요. 방황하던 저에게 역시 손을 내밀줄 아는 형이잖아요. 그런 형이 옆에 있으니 노래 열정도 생기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 우리 ‘개미 두마리’ 되다둘은 이제 ‘개미 두마리’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조급함 없이 노래의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곽창선은 ‘개미 두마리’ 활동에 집중하려고 펜션을 매물로 내놨다. 빨리 팔리면 좋고 안 팔려도 부담 없다. 곽창선은 “지금은 펜션 예약이 안 돼도 걱정이 안 된다”고 웃었다. “펜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인생이었죠. 손해를 감수하고 내려놓으니 행복이 계속 옵니다.” ‘개미 두 마리’는 유튜브 채널(개미 두 마리 two ants)을 개설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3개월 전부터 본격적으로 한강 고수부지와 정동진, 명동성당 등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고 이를 영상으로 공개하고 있다. 진시몬이 허전했던 동생의 빈 곳을 채워주니 ‘녹색지대’의 부활이다. 동생과 진시몬이 부르는 새로운 ‘사랑을 할거야’, ‘준비없는 이별’을 들을 수 있게 됐다.“형 때문에 잃어버린 무대를 찾으니 노래를 다시 깨우치게 되더라고요. 예전에 ‘내가 이렇게 불렀나, 바꿔야 되는구나’라는 노래 숙제를 저에게 계속 던지고 있네요.”“창선이가 요즘 노래하는 것 보면 예전보다 더 좋아졌어요. 마음이 편해지고 즐거워지니까 노래도 마음을 따라가는 게 보여요.”-동생을 ‘시몬지대’로 끌어온 기분이 어떠십니까. “대박 터트리자, 뭐 이런 건 없어요. 옛날처럼 신곡 12개 채워서 앨범내고 활동하는 것도 아니예요. 좋아하는 노래하면서 둘만의 인생 방향을 찾자는 거지요.”진시몬에 시몬’s 동생이 붙은 ‘개미 두 마리’ 도 섭외가 오면 간다. 거절이 없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이제 1000명 조금 넘는데, 급하게 늘릴 마음 없다. 즐겁게 노래하는데 입소문이 퍼지면 그걸로 ‘장땡’이다.진시몬은 “우리가 기획한 추억노래 여행을 팬들이 즐기고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곽창선은 30년 전 곽창선을 계속 소환할거다.“요즘 모니터를 해보면 가수로서 고쳐야 할 게 보이더라고요. 가수들이 세월이 지나 본 모습을 잃어가는 것을 많이 봤어요. 저희를 찾는 팬들은 예전 감성 그대로를 느끼고 싶어 하세요. 그래서 저는 ‘녹색지대’ 때의 감정에 충실하려고 해요. ‘여전히 CD 틀어놓은 것 같다’라는 댓글이 저에겐 큰 행복일 것 같습니다.” “창선아, 우리 활동 콘셉트의 핵심이 ‘무보정’이야. 있는 그대로. 인간미가 있잖아.”“삑사리(음이탈) 나도 그냥 가는거죠. 하하. 올해 봄에는 300석, 500석 장소에서라도 ‘개미 두마리’ 콘서트를 해보는 게 어때요.”● ‘보약 같은 우리’“전생에 제가 덕을 조금 쌓았나 봐요. 평생 묻어갈 수 있는 형을 만났다는 게.”“너랑 같이 있으니 일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 더 붙어 있어줘야겠어. 하하. 더 잘 될 것 같아. 조짐이 그래요. 망하겠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좋은 방귀가 잦은 걸 보니 조만간 O이 터지겠다. 창선아.”둘은 바라보는 곳이 점점 하나로 수렴돼 같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내려놓기’에 이어 가슴에 와 닿는 좋은 곡을 또 함께 부르려고 한다. ‘개미 두 마리’ 노래의 작사는 진시몬의 몫이다. “가사는 정말 남 주기가 싫어. 예쁘게 쓰려고 하지 않고 우리의 사는 모습, 걱정, 작은 희망 등을 있는 그대로 쓰고 싶어. 구독자는 수는 내가 신경 안 쓸게. 우리 유튜브에 들어오는 팬들 3분의 2가 ‘녹색지대’ 팬분들 같아. 창선이를 믿어.”거리감이 전혀 안 드는 둘은 서로를 보약 같은 존재로 인정한다. 진시몬을 대표 트로트 가수로 만들어준 노래가 ‘보약같은 친구’다. 곽창선을 보니 절로 노래가 나오는 모양이다.<보약같은 친구> 작사 진시몬작곡 진시몬아침에 눈을 뜨면제일 먼저 생각나는자네는 좋은 친구야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우리 두사람전생에 인연일거야자식보다 자네가 좋고돈보다 자네가 좋아자네와 난 보약같은 친구야아아아, 사는 날까지같이 가세 보약같은 친구야…가사의 주인공이 나라고 생각하면 눈물난다. “1년 전 만 해도 그냥 일반인이었던 저에게 형이 다시 노래라는 옷을 입혀줬잖아요. 부끄럽지 않게 다시 ‘가수 곽창선’이라 말하고 다닐 수 있게 해준 고마움을 평생 잊을 수가 없죠.”“보약같은 친구 만들고 나니 소속사 사무실 사람들이 ‘보약이 거슬리는데, 보석으로 하면 안 되겠냐’고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일축했죠. ‘거슬려? 그럼 됐어. 반응 좋을거야’라고요. 그러더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난리가 났어요. 하하. 앞으로 ‘개미 두 마리’ 스타일은 이럴 겁니다. 계속 듣고 싶은, ‘거슬리게 하는’ 노래로 팬들을 무심코 쳐볼 거예요. 인생 보약인 창선이와 무엇인들 못할까요.” “형, 신세대 가수들이 예전 선배들 노래를 리메이크하곤 했잖아. 우리도 신세대 아이돌의 노래를 ‘개미 두마리’ 버전으로 불러보고도 싶어요. 요즘 ‘골든걸스’가 대세인 것처럼요. 형이 저랑 함께 노래하면서 발성이나 톤이 젊어지긴 했어요. 하하.”“어떻게든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보자고. 노래를 혼자 부를 때보다 훨씬 좋아. 내 단점을 너가 잘 커버해주거든. 희한하게 창선이는 어떤 가수든지 잘 받쳐줘요.아날로그 시대에 글이나 마음으로 수줍게 둘을 응원했던 팬들이 이제는 디지털을 업고 ‘개미 두 마리’ 에 원하고 바라는 것을 즉각 얘기하고 소통하고 싶어한다. 그런 세상에서 최적화된 듀엣이 되고도 싶다. “지상파, 케이블 채널에 나가면 우리 무조건 편집돼 창선아. 하하. 유튜브로 활동을 해보니 ‘개미 두 마리’ 콘셉트,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게 생기는 것 같아. 한 번은 우리 유튜브 영상 댓글에 누가 ‘손범수(전 KBS 아나운서), 백종원(더본코리아 대표) 씨, 잘 보고 갑니다’라고 써놨더라고. 창선이는 손 아나운서, 내가 백 대표님을 닮았다는 거잖아. 안 되겠다. ‘성대모사 먹방’ 콘셉트로 노래를 준비해보자.”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원장 박용석)은 제4기 연세대 최고경영자과정(AMP) 강남클래스를 개설한다. 1976년 개설된 본 과정은 국내 최고의 유명 강사들이 나서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필요한 기업경영 노하우와 미래경영에 필요한 안목을 제시한다. 강남 최고급 호텔에서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경영이론 교육을 제공한다. 마케팅, 재무, 회계, 인사, 조직, 전략 등 경영학의 핵심뿐 아니라 △핫토픽-글로벌 ESG △온고잉 트렌드-디지털 혁신 △뉴비즈니스 리더십-액션 마인드셋 △닥터스 코너-셀프 매니지먼트 등 경영 핵심 트렌드 강의를 제공한다. 연세대 총장 및 상남경영원장 공동 명의 수료증이 부여되며, 세브란스 헬스체크업 건강검진센터 검진 시 20% 할인 혜택과 업계 최고 전문 교수진과의 네트워킹 기회가 제공된다. 3월 14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6월 27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40분부터 9시 10분까지 매주 2개의 강연이 진행된다. 모집인원은 40명 내외. 강의장소는 강남구 삼성동 소재 5성급 호텔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이다. 상남경영원은 LG그룹 구자경 명예회장의 기금출연으로 1999년 3월 개관해 올해 개원 24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배출한 교육생은 2만명에 이르며, 연평균 20개가 넘는 교육과정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경영자 교육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청 및 문의는 전화나 홈페이지로 하면 된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동국대(총장 윤재웅)가 전국 고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동국대는 고교 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고교생들에게 대학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진로선택에 도움이 되고자 ‘전공 체험(Dream Major)’과 ‘진로 찾기(Dream Search)’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전공 체험은 고교생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동국대의 인문 및 자연계열 10개 전공을 체험할 수 있다. 지원 전공의 특징을 더욱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과 특강이 마련돼 있으며 각종 토론, 연구와 실험실 투어 등 각 전공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2025학년도 수시모집 전형 안내, 합격 수기 제공 등 전공 및 진로에 고민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운영된다. 진로 찾기는 동국대에서 올해 처음 진행되며 고교생 500명을 대상으로 대학 입학전형 정보와 전공에 대한 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20개 학과가 참여하여 1대1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동국대 학생부 위주 전형 준비방법과 재학생 합격 사례를 들을 수 있다. 아직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고교생들을 위한 적성검사도 마련돼 있다. 전공 체험은 25일, 진로 찾기는 2월 3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공 체험에서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뒤, 진로 찾기에서 재학생들의 합격 사례를 듣고 상담에 참여해 구체적인 진로 선택을 하면 된다. 김효규 입학처장은 “이번 전공 체험과 진로 찾기 프로그램에 모두 참여하면 관심있는 전공을 체험한 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유용한 상담까지 진행될 수 있는 만큼 고교생들에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고교생들이 갖고 있던 대학 전공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는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주관한 2023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사업 연차성과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사업은 고용노동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학이 공동 예산을 투입해 재학생과 졸업생은 물론 지역 청년의 진로 및 취업 지원, 전문 상담, 청년정책 지원 연계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대학생과 청년들의 취업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2023 연차성과평가에서는 한국고용정보원이 구성한 평가위원회 주관으로 관할 고용센터 및 민간 전문가가 참여해 전국 99개 사업 운영대학을 ‘우수, 보통, 미흡’ 3단계로 평가했다. 2016년 시범사업인 대학창조일자리센터사업을 시작으로 2022년 3월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사업 거점형 운영대학에 선정된 성신여대는△진로취업·심리 통합연계 상담서비스 △취업지원 프로그램 △졸업생 취업지원 △지역청년 고용지원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청년 고용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장관 표창장을 수여받기도 한 성신여대는 해당 사업을 2027년 2월까지 총 5년간 운영한다. 이규중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장은 “2023년은 우리 대학이 사업 운영의 안정성과 질적, 양적 성과를 입증한 한 해였다”며 “2024년에도 서울 북부 거점형 대학으로서 산업 수요와 채용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청년 취업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경남 지역 진로 진학 상담 교사진이 한국승강기대학교를 방문했다. 거창여고, 거창중앙고, 경남예고, 웅양중, 의령여고, 지정중, 진주여중, 진주중앙고, 하동여고(이상 가나다 순) 등 9개 학교에 재직 중인 진로 진학 상담 교사들은 부전공 자격 연수의 일환으로 12일 한국승강기대를 찾아 현장 체험 활동을 벌였다. 교사들은 한국승강기대의 현황과 특성화 교육 성과, 주요 취업처 등을 비롯해 승강기 산업의 현황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소개하는 설명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교내 곳곳에 마련된 승강기 실습 현장을 둘러보고 직접 체험해보며 승강기 분야의 진로 진학 지도 방향을 가늠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교사들은 입학 요건과 재학 중 자격증 취득 과정, 대학의 특성화 교육 인프라, 졸업 후 취업 현황과 주요 취업처 등에 대해 폭넓고 심도 깊은 질문을 쏟아냈다. 향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승강기 분야로 진로와 한국승강기대 진학을 권유하는 데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승강기대 관계자는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진로와 진학을 지도하는 담당 교사진의 이번 방문은 승강기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우리 대학을 소개함과 동시에 일선 학교의 진학 지도 현실과 고충을 청취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었다”라며 “우리 대학은 교육 기부 진로 체험 인증 기관으로서 자유학기제 멘토 프로그램인 ‘꿈길’의 진로 체험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어 오늘 방문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꼭 다시 찾아 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기술교육대(총장 유길상)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4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에서 지능형 도로 관리시스템(iRMS·intelligent Road Management System)을 선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시스템은 도로 관리 분야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목적으로 천안시와 공동과제로 연구가 진행됐다. iRMS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위성지도, 항공지도, CCTV 영상으로부터 교통시설물의 훼손 정도를 자동 탐지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현장 방문 없이도 교통시설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탐지한 훼손 정보와 어린이보호구역, 노인보호구역 정보를 결합해 우선 보수가 필요한 부분을 관리자가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iRMS는 기존에 개발한 노면표시 관리 시스템인 ‘로드아이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교통시설물의 탐지 범위를 확장했다. 뿐만 아니라 탐지정보와 연계한 교통안전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지자체가 더욱 효율적인 도로 관리를 할 수 있는 지능형 도로 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CES에 참가한 많은 관람객들은 “iRMS는 시민의 생활을 안전하게 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국내외 지자체 관계자로부터는 iRMS와 협업에 대한 문의가, 기업에서는 기술이전 의사가 쇄도했다. 이규만 한국기술교육대 RIS사업단장은 “iRMS는 안전한 도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첨단 유지보수 기술을 제공한다“면서 “앞으로 보다 많은 연구성과를 통해 지자체 협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인공지능(AI)을 통한 기업 혁신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디지털 기업 혁신의 핵심 기술이 AI로 구체화되면서, AI를 통한 기업 혁신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기업은 AI를 통한 기업 혁신을 강력하고 통합적으로 추진할 임원이 필요해졌으며, 이를 이끌 신종 직책인 CAIO(Chief AI Officer)가 필요하게 됐다. CAIO는 우리 말로 쓰면 최고 인공지능 책임자인 셈이다. KAIST 김재철AI대학원은 2022년 4월부터 국내 최초로 ‘CAIO 과정’을 출범시켰다. 이 과정은 지금까지 해왔던 최고위 과정과는 다르게, 탄탄하게 짜인 심도 있는 강의 커리큘럼과 그룹 과제를 통해서 기업의 AI 도입과 활용을 책임질 실력 있는 리더를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챗GPT를 포함해 AI에 대한 최신 내용과 각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사례를 최대한 교육생의 눈높이에 맞춰 전수하기 때문에 교육 성취도가 아주 높다는 평가다. 강의와 별도로 그룹 토론, 조별 프로젝트, 기업의 AI 도입에 대한 질의 응답 및 컨설팅이 이루어진다. 그룹 스터디 세션을 마련함으로써 실질적인 네트워킹과 산학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커리큘럼에는 챗GPT, 랭체인(Langchain), LLM(Large Language Model),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NLP), 생성모델, 강화학습, 시계열 데이터 예측,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XAI), 차세대 AI 반도체, 모델 경량화, 그래프 뉴럴 네트워크, 지능형 로보틱스, 강인공지능 등 최신 AI 기술에 대한 폭넓고 깊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AiBB Lab 대표이자 KAIST 김재철AI 대학원 장동인 책임교수, SK 하이닉스에서 AI를 실전에 적용하고 있는 가우스랩스 김영한 대표, 구글 연구소에서 5년간 근무했던 전기 및 전자공학부 황의종 교수가 기업에서 인공지능을 도입하고 활용하는 실제 사례를 강의에 반영해 교육 과정의 완성도를 높인다. 김재철AI대학원은 6기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강의는 3월 7일부터 시작한다. 접수 마감은 3월 1일이다. 자세한 내용은 KAIST 김재철AI대학원 홈페이지 비학위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예비 학부모들에게는 아이가 잘 자라준 것에 대한 대견함, 초등학교 생활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내 아이가 학교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특히 맞벌이 가정의 경우 오후 시간 돌봄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걱정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돌봄 절벽’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마주하게 되는 오후 시간의 돌봄 공백은 많은 여성들의 휴직·퇴직 등 경력 단절로 이어지기도 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1월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학부모의 양육부담을 덜 수 있도록 ‘교육·돌봄 국가 책임 강화를 위한 늘봄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상반기에 5개 지역 200여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시작해 하반기에 8개 지역 400여개 초등학교로 확대했다. 늘봄학교는 학교 정규수업 외에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연계해 학생의 성장·발달을 돕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시범운영에 대해 학부모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대전호수초, 학교와 마을 공간을 활용해 개인별 맞춤형 교육과 돌봄 제공 대전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대전호수초등학교(교장 김옥세)는 지난해 1년 간 늘봄학교를 시범운영했다. 호수초는 2022년 3월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복합화 시설로 개교한 신설 학교로 신도시에 위치한 전교생 900여명의 대규모 학교다. 해마다 학생 수가 증가해 개교 당시 33학급에서 연간 5학급 정도의 증설이 필요한 상태. 맞벌이 가정이 대다수여서 돌봄 공간이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호수초는 늘봄학교 시범운영으로 희망하는 모든 학생에게 맞춤형 교육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학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호수초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초등돌봄교실 신청을 받은 후 돌봄 대상 학생을 선발하던 기존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오후 시간 희망하는 학생 모두가 학교에 머무르면서 시간대별로 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하여 교육프로그램과 돌봄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했다. 희망하는 모든 학생에게 오후 시간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올해 1월 신입생 설명회를 개최했다. 방학 중에만 또는 짧은 시간만 돌봄이 필요한 학생은 초1 맞춤형 프로그램인 새봄교실로, 늦은 시간까지 돌봄이 필요한 학생 중 1∼2학년생은 돌봄 전담사가 배치된 학교 내 돌봄교실로, 스스로 활동이 가능한 3∼6학년생은 마을 공간(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해 마을 돌봄과 자율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안내했다. 학부모의 양육 상황 변화로 돌봄 필요 시간대가 달라질 경우에는 새봄교실에서 돌봄교실로, 돌봄교실에서 새봄교실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학교와 마을 간에 학생들이 이동할 때에는 자원봉사자 동행을 원칙으로 학생의 안전을 확보했다. 호수초가 마을의 공간을 활용해 학생들의 오후 시간에 양질의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운영 체제를 구축한 데는 주민들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학교와 마을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아파트 시설을 돌봄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주민들이 찬성했다. 아파트 안에 돌봄교실 2실, 방과 후 프로그램 교실 3실을 구축했다. 아파트 주민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 15명, 마을활동가 3명이 1∼4학년 50여명의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호수초는 학생들의 미래 역량을 키우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의 흥미와 수요를 반영해 문화·예술, 디지털·창의, 교과 보충, 체육 분야의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22~25개 운영해 학기 중 약 930명, 겨울방학 중 약 840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역과 대학 연계 프로그램 제공, 지역 주민 초청 발표회를 통해 스프츠 클럽 연계 활동, 메타버스 경험, 무용·연극 융합 프로그램, 생태 탐방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학교 내 돌봄교실에도 연극, 보드게임, 놀이미술, 놀이체육, 로봇코딩 등 양질의 특기 적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 2025년 늘봄학교 전담 운영체제 완성 목표 지난해 시범운영의 성과에도 앞으로 늘봄학교가 안정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운영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기존의 방과 후 학교와 돌봄교실의 이원화된 체제에서 벗어나 교육과 돌봄을 통합 제공하고,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던 방과 후 활동을 학교 밖 지자체, 대학, 기업 등과 연계 협력해 보다 풍성하고 다채롭게 운영하는 다양한 모형이 제안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시범운영에 대한 학부모들의 높은 만족도와 늘봄학교 확대 요구를 바탕으로 올해 늘봄학교를 전국에 본격 도입해 초등학교 시기의 돌봄절벽을 해소할 계획이다. 기존에 철저히 분리돼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된 방과 후 학교와 돌봄 교실을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중심에서 통합·개선하고,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과 돌봄을 누릴 수 있도록 학년별 성장과 발달에 맞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이른 하교시간으로 돌봄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필요한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는 1학년 학생은 원하면 모두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6학년 학생에게는 기존의 방과 후·돌봄 수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1학년을 대상으로는 수준에 맞는 놀이 중심의 예체능, 심리·정서 등 재미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매일 2시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2학년 학생까지 무상 지원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안전하고 전문성이 갖췄다고 생각하는 학교 중심의 늘봄학교를 확대해 나가되, 교원과 분리된 늘봄학교 전담 운영체제를 2025년 완성을 목표로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늘봄학교 전담 조직인 ‘늘봄지원실’ 기반의 운영체제가 완성되면, 교원은 더 이상 방과후 돌봄 업무를 맡지 않게 된다. 올해는 과도기 단계로서 1학기에는 기간제 교원 등을 배치해 신규 업무가 기존 교원에게 가지 않도록 지원한다.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지원실을 설치하고 늘봄학교 전담 실무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다. 2025년에는 큰 학교에 공무원을 늘봄지원실장으로 배치하면서 전담 운영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미래 세대인 아이들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고 따뜻한 교육과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다. 희망하는 누구나 만족하며 누리는 늘봄학교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학교뿐만 아니라 지자체, 대학, 기업, 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늘봄학교가 학교 현장에 안착돼 학생들은 정규수업뿐만 아니라 오후 시간에도 마음껏 뛰놀며 배우고, 학부모는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걱정 없이 안심하고 자녀를 양육하며, 선생님들은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가 되기를 기대한다.교육부 방과후돌봄정책과 늘봄학교 주요 내용● 초등 1학년부터 ‘누구나 이용’-‘누구나 이용’ 대상 연차별 확대: (2024년) 초1→(2025년) 초1∼2→(2026년) 모든 초등학생● 초1 성장 발달에 맞는 프로그램을 매일 2시간 무상 제공-학교 적응 지원 및 놀이 중심의 예·체능, 심리·정서 등● 미래역량 함양, 진로탐색 등 양질의 프로그램 운영● 교원과 분리된 늘봄학교 운영 체제를 2024년 과도기를 거쳐 2025년최종 완성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주, 월, 연 단위로 구독해 사용하는 소비 방식을 ‘구독 경제’라 하는데, 국내 전통주를 정기 구독 상품으로 서비스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일정 구독료를 내면 전통주 전문가들이 엄선한 전국 각지의 전통주를 배송받을 수 있다. 2018년 설립한 전통주 구독 플랫폼 스타트업 ‘술담화’가 전통주의 대중화, 세계화를 위해 뛰고 있다. ‘술담화’ 이재욱 대표는 대학 생활을 했던 홍콩과 교환학생 시절 방문했던 멕시코, 대만 등에서 한식 관련 행사 등을 진행하면서 관련 분야 진출을 구상했다. 2017년 겨울방학 때 한국에 들어왔다가 전국에 3000여 종의 전통주가 양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 대표는 바로 전통주 공부를 시작했다. 그 무렵 전통주 온라인, 인터넷 판매도 전격 허용됐다. “당시 전통주는 대형 쇼핑몰 사이트에서 주로 판매됐는데, 구매할 때 성인 인증 절차부터 최종 구매 단계까지 너무 번거롭더라고요. 구매 의지가 꺾일 정도였어요. 전통주 정보, 스토리도 부족했죠.” 이 대표는 그 후 3개월을 꼬박 매달려 소비자들이 전통주를 편리하게 구매하고, 전통주의 우수함과 스토리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래서 이 대표는 친구 몇몇과 의기투합해 ‘술담화’를 설립했다. “창업 당시에는 ‘구독 경제’ 개념이 대중화되지 않아 먼저 전국의 전통주를 소비자가 다양하게 접하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정했죠. 이어 전통주에 관한 콘텐츠와 스토리를 담아 큐레이션(선별, 추천)하면 관심이 커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창업 후 ‘구독 경제’ 바람이 불면서 이 대표는 월 구독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전통주를 고리타분한 구식(old) 술로 보는 편견도 깨려 했다. 그래서 전통주 소믈리에가 엄선한 전통주를 스토리, 정보와 함께 추천하고, 구독자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과 안주에 맞춰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전통주 시장 자체가 작고 소비자층도 대단히 제한돼 초반 반응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전국에 퍼져 있는 양조장의 데이터가 더 필요했다. 전통주 관련 동호회를 만들어 술을 공동 구매해 시음하고 향과 맛, 특징을 세밀하게 파악했다. 이 대표는 기성세대와는 음주 소비 방식이 다른 MZ세대에게 전통주가 어필하려면 전국 각지에 산재돼 있는 훌륭한 전통주를 제대로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이에 전국의 약 1400개 양조장 중 약 80%를 차지하는 4인 이하의 영세한 양조장에서 나름 전통을 고수하며 만든 특별한 전통주를 계속 발굴해 왔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구독 서비스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술담화’ 구독 서비스와 스토어 홈페이지에서는 전통주마다의 다양한 특성을 향미 그래프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구독 서비스 프로그램은 ‘종합’, ‘약청주’, ‘증류주’ 등 3가지 상품이 있다. 약 1만 명이 월 구독을 하고 있다. 30대가 가장 많은데 최근에는 40대 구독자가 늘어나고 있다. 해외 고객을 상대로 하는 구독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적극적 행보 덕에 이 대표는 최근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의 영향력 있는 30인(Forbes 30 under 30 ASIA 2023)’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는 아예 양조장도 직접 운영한다. hy(한국야쿠르트)와 함께 ‘막쿠르트’ 상품도 내놨다. 야쿠르트와 막걸리를 배합해 두 가지 맛을 절묘하게 살린 독특한 막걸리다.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면서도 중독성이 있는 떡볶이, 곱창볶음 등에 어울리는 막걸리를 찾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술담화’를 통해 술이 중심이 아닌 ‘담화’가 중심이 되는 것으로 술 문화가 발전했으면 합니다.” 이 대표는 이런 흐름의 전통주 사업이 확대되면 한국 쌀 농업 발전과 농가의 경제에도 더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깐부.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은어, 속어죠.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인생이 술술 풀리고, 하는 것마다 잘 될 때는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다. 어디를 가도 환영 받고, VIP 대접을 받으니 늘 곁에 있는 사람에게 신경이 덜 쓰인다. 나를 최고로 치켜 주면서 온갖 물질적 공세를 펼치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눈을 어둡게 한다. 사람 사는 게 순탄치만은 않다. 순수하게 내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불순한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사람도 많다. 내가 유명해질수록, 힘이 있을수록 사람에게 속고 당해 사람 만나기가 두려워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그럴 때 잠시 잊고 있었는데,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옛 사람들의 진가를 깨닫기도 한다.신기의 드리블과 기상천외한 패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포인트 가드 김승현(46)에게 1990년대 농구 전성기를 이끈 ‘오빠 부대’의 주역 김병철(51) 전 오리온(현 고양 소노) 코치는 항상 제 자리에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선배다. 온갖 유명세를 치르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잠시 잊고 있었던 선배는 여전히 그의 곁에 있었다. 둘은 동양(오리온의 전신)에서 10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으며 농구 인생 정점에 함께 올랐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그들의 전성기가 오리온이 가장 흥했던 전성기였다. 김승현은 코트에서 공만 잡으면 김병철을 찾았고, 김병철은 김승현의 패스를 받기 위해 부지런히 빈 공간을 달렸다. 오리온의 연고지였던 대구 팬들은 물론이고, 농구 좀 안다는 팬들은 눈만 마주쳐도 명장면이 생산되는 둘의 콤비 플레이를 아직도 추억하고 그리워한다. ● ‘공통 분모’ 하나 없이 ‘우리’가 된 2002년“나는 승현이가 그렇게 빠른 줄 몰랐어요. 오리온이 승현이가 다니던 동국대하고 연습경기를 몇 번 했는데 나는 승현이를 전담 수비하지 않아서 속도감을 못 느꼈죠. 그런데 승현이가 오리온에 입단해서 연습을 하는데 공을 잡고 앞으로 치고 나가는 게 진짜 전광석화였어요. 제가 원래 속공 나갈 때 빨리 안 뛰는데 승현이가 입단한 후로는 정말 겁나게 뛰기 시작했죠.”5살 차이인 둘은 출신 학교도 다르다. 엮이는 게 하나도 없다가 오리온에서 처음 만나 ‘우리’가 됐다. 김 전 코치는 용산고-고려대 시절 이미 정확한 슈팅과 돌파 능력을 갖춘 특급 슈팅 가드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전, 현직 역대 농구 선수들 중에는 별명, 수식어가 있는 선수들이 몇 명 없다. 중고교 시절 ‘재능 하나는 농구대통령 허재 이후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 전 코치는 간결하면서도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한 농구를 구사해 ‘피터팬’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농구 코트를 거의 콘서트장으로 만든 ‘오빠 부대’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김 전 코치를 김승현은 당연히 알고 있었다. “2001년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리온에 지명(전체 3순위)되고 나서 바로 병철이 형이 생각나더라고요. 포인트가드인 저와 어떤 슈팅 가드가 짝이 될까 드래프트 전에 많이 궁금했는데 형을 만나 무척 영광이었죠.”김승현이 입단하기 직전 2000~2001시즌에 오리온은 치욕적인 꼴찌(10위)를 했다. 김 전 코치는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고 그 시즌에 팀에 복귀했지만 바닥으로 떨어진 경기력과 팀 분위기를 혼자서 수습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일당백이 가능한 김승현이 입단을 했다. “승현아, 솔직하게 얘기해봐. 꼴찌 팀에 오기 싫었지? 하하.”“아니에요. 유도 심문하지 마세요.”-오리온에서 만난 게 정말 인연입니다.“승현이가 워낙 대학 때 잘해서 당시 1, 2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던 LG나 골드뱅크(KT의 전신)에서 지명할 수도 있었죠. 그 때 어떤 감독님이 널 뽑았지?”“최명룡 감독님이죠. 다들 김진 감독이 저를 뽑은 줄 알고 계셔요, 하하. 형도 있고 해서 지명되고 마음이 편했어요.”“사실 저는 고려대(92학번) 3학년 때 삼성으로 가는 것에 대한 얘기가 되는 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오리온이 1995년에 농구 팀을 창단한다고 발표를 했어요. 오리온과 비슷한 시점에 창단한 대우(한국가스공사 전신) 등 두 팀이 창단 프리미엄으로 대학 팀을 우선 지명할 수 있었는데, 오리온이 고려대를 지명하면서 졸업반인 저하고 희철이가 입단을 하게 됐죠. 그러면서 승현이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죠.”둘은 처음 ‘우리’가 되자마자 2001~2002시즌 프로농구에서 팀에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안겼다. 속도를 추진체로 삼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둘의 농구는 외국인 선수들의 정형화된 1대 1에 지배된 당시 프로농구 트랜드를 180도 바꿔 놓았다. 둘 덕분에 ‘만년 꼴찌’ 오리온은 기나긴 암흑기를 뚫고 절대 강호이자 전국구 구단으로 올라섰다. 김승현은 데뷔 시즌에 신인상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한꺼번에 받았는데, 이 기록은 아직도 프로농구에서 유일하다. 여기에 베스트 5, 어시스트, 가로채기 상까지 휩쓸었다. 김승현은 기세를 이어 2002년 열린 부산아시아경기에서 남자 농구 대표팀에 금메달까지 안겼다. 김승현이 없었다면 중국과의 결승전은 100% 허무한 패배였다. 김승현은 4쿼터 종료 41초 전 81-88로 승부가 거의 넘어간 상황에서 중국 선수의 공을 가로채 83-88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종료 23초 전 83-90에서는 현주엽에게 절묘한 어시스트 패스를 해줬고, 바로 1초 만에 공을 빼앗아 문경은의 3점포를 만들어냈다. 중국의 자유투 실패로 얻은 동점 기회. 김승현은 종료 14초 전 현주엽에게 빠르게 패스를 연결하면서 수비를 끌고 움직였고, 그 덕에 현주엽이 장신 숲을 뚫고 극적으로 90-90을 만들며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연장전에서 한국은 김승현의 환상적인 리딩으로 중국을 잡아내고,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낸다. 한국 농구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남을 역사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 프로 데뷔 1년 안에 김승현처럼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 이룰 건 다 이룬 선수는 없다. “승현아, 진짜 결승전에서 한국이 이길 줄을 몰랐어. 너가 얼마나 군대를 안 가고 싶었으면 그렇게 죽기 살기로 뛰었겠니. 하여튼 내가 본 너의 경기 중에 제일 강렬했어. 하하.”“연장전에서 (문)경은 형한테 ‘백 도어 플레이(공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가 수비를 빠르게 따돌리고 기습적으로 골대를 향해 들어가면서 패스를 받아 득점하는 움직임)’로 패스를 넣어줘서 결정적인 득점을 했잖아요. ‘백도어’는 팀에서 형하고 많이 연습했죠. 눈빛만 마주쳐도 그 플레이를 했는데 결승전 연장전에서 순간 경은 형이 병철이 형으로 보이더라고요. 나는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형과의 연습이 결정적인 순간 인생 패스로 나왔죠.” “그래. 승현이 너하고 대표팀에서 함께 금메달을 땄으면 얼마나 좋았겠어. 그 때 대표팀에 갈 수 있었는데 당시에 아내가 임신을 하고 있었거든. 한참 아시아경기 대비 훈련할 때 출산할 시기였어. 당시 김진 감독과 박건연 코치께서 의사를 물어보셨는데, 나 대신 조상현(LG 감독)이 엔트리에 들어갔을 거야. 사실 당시 중국에는 ‘한국 킬러’라는 후웨이동에 야오밍까지 있어서 아무리 안방에서 하는 대회지만 쉽지 않다고 봤는데 기적이었지. 후회가 돼.그런데 승현아, 정말 군대 안 가려고 열심히 뛴 거 맞지?” “형, 하하. 그 때가 일생일대 최고의 컨디션이었어요.”이후 둘은 한동안 프로농구 흥행 코드 노릇을 톡톡히 했다. 통합 우승을 한 다음 시즌에도 오리온은 둘의 활약으로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 전 코치는 정규리그 MVP에 베스트 5상을 거머쥐었다.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하게 김승현은 손끝에 공만 걸리면 상상하지 못한 마술을 부렸다. 팀은 이후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갔다. “데뷔 시즌 첫 개막전에서 지고 형 기억나요? 병철이 형이 수비를 못해서 졌거든요. 하하. 두 번째 경기부터 더 공격적으로 가야겠다고 생각을 바꿨어요. ‘형, 그냥 달리자’라고 했어요. 내가 무조건 다 뿌려줄 테니까 3점 슛 쏘고, 레이업 슛하라고 그랬어요. 그 때부터 우리만의 뛰고 쏘는, 팬들이 아주 재밌어하는 ‘런 앤 건(Run and Gun)’ 농구가 시작됐죠. 아, 기억해야할 건요. 통합 우승하고 다음 시즌에 형이 MVP(2002~2003시즌 정규리그)를 탄 것도 저 때문이라는 겁니다.”“어시스트 1위 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나한테 패스 준 게 아니냐? 하하.” “제가 기록한 어시스트의 4할은 병철이 형 몫인 건 맞아요. 잘 넣어줬죠.” 2006년 농구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에서 열린 월드바스켓볼챌린지(WBC) 대회에서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를 비롯해 카멜로 앤서니,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폴(골든스테이트) 등 당대 지구촌 최고의 농구 스타가 포함된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부린 묘기도 김승현 농구 인생의 명장면이다. 월드컵 직전에 몸이나 풀고 경기를 즐겨볼까 했던 미국프로농구(NBA) 대표 스타들이 요리조리 자신들을 빠져 나가면서 얄밉게 재주를 부리는 김승현을 잡으려고 전방 프레스를 가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힘들 때 ‘지못미’, 승현아”프로농구 데뷔 시즌에 농구 선수로 받을 수 있는 모든 영광을 거머쥔 김승현의 인생 앞날에는 탄탄대로만이 깔릴 것 같았다. 그런데 너무 빨리 길바닥에 흠집이 생겨 길을 이탈하고 또 이탈하는 불운의 연속이 꽤 길게 그를 덮어버렸다. 프로농구 2007~2008시즌 현대모비스와 개막전에서 경기 도중 극심한 허리 부상을 당하고부터 불편한 일들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심각했죠?“연습할 때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4쿼터 막판에 조짐이 이상한 거예요. 허리 쪽에서 뭔가 터진 것 같은,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그 전에 비슷한 부상을 당한 적 없으니 어떻게 된 건지 알 길이 없죠. 경기가 끝나고 대구로 넘어오는데 식은 땀이 나더라고요. 앉아 있기도, 누워있기도 힘들고. 그래서 당시 감독님하고 상의해서 혼자 서울로 올라와 병원에서 MRI를 찍었더니 디스크가 터졌더라고요(추간판 탈출증).”김승현은 몸을 과하게 쓰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상대가 거칠게 수비를 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적다고도 할 수 없다. 게다가 데뷔 때부터 매 시즌 거의 전 경기, 평균 33~35분 가까이를 뛰었다. 김 전 코치는 “허리가 다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소모가 많이 된 탓”이라고 했다. -수술을 해야 될 상황이었죠? “팀에서 수술을 안 시키더라고요. 팀이 11연패인가를 하고 감독님이 그만뒀는데 팀에서는 계속 제가 재활하면서 뛰길 원했어요. 디스크가 터졌는데, 할 수 없이 복대를 차고 뛰었죠.”“나는 승현이가 디스크가 터져 손상됐다고 하길래 거짓말하는 줄 알았어요. 점프도 많이 안 하는 얘거든요.”“형 심각했어요. 다치고 한 달 만에 다시 뛰었잖아요. 말이 안 되는 거죠. 병원에서는 무조건 수술하라고 했어요.”“승현이 너 그 때, 봉침까지 맞았잖아. 디스크 터지기 전이라면 치료 차원에서 할 수도 있겠지만, 나도 이해가 안 갔지.”“말도 말아요. 벌 알레르기 때문에 붓고 엄청 고생했었어요.”그 시즌에 21경기 출전에 그치고, 부상 여파로 2008~2009시즌도 39경기만 나갔다. 김승현의 날개가 완전히 꺾이니 팀은 2007~2008시즌 꼴찌로 추락했고, 다음 시즌도 9위에 머물렀다. 2009~2010, 2010~2011시즌도 내리 꼴찌를 했다. 김 전 코치는 “승현이가 다치면서 나도 인생의 내리막 길을 걷는 것 같았다”고 했다. 예기치 못한 허리 부상이 잘 나가던 김승현의 농구 인생 상승세를 잡아 끌어내렸다. 2008~2009 시즌 후 급기야 팀과 연봉 분쟁이 붙었다.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연봉을 깎으려는 팀과 삭감에는 동의하지만 팀에서 수술을 반대해서 도저히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몸 상태임에도 두 시즌을 버텼는데, 이 부분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김승현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후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의견 충돌이 빌미가 돼 2006년 오리온과 김승현이 FA(자유계약선수)로 5년 계약을 맺을 때 작성, 합의한 별도 이면계약서가 공개되면서 그는 더 큰 파문의 중심에 섰다. 이면 계약은 KBL(한국농구연맹)의 규정 위반 사항. 김승현은 출전 정지 처분(18경기에서 나중에 9경기로 감면)을 받았다. 2009~2010 시즌에 징계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지만 구단과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이었다. 그는 다음 시즌 직전 오리온 구단을 상대로 못 받은 보수에 대한 임금청구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KBL로부터 임의 탈퇴 선수 공시 처분을 받았다. 그러면서 2010~2011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이후 김승현은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긴 했지만 길고 긴 갈등과 대립으로 만신창이가 됐다. 억울한 마음이야 컸지만 막장 폭로, 갈등의 중심에서 슈퍼스타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은 것도 사실. 어쨌든 논란을 자초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격려보다 비난과 쓴 소리를 더 많이 들어야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코트에 복귀하고 싶어 소송 승소로 얻게 될 돈을 포기할 결심까지 하면서 방법을 찾았지만 한 번 꼬인 실타래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숨 막히는 일이 계속 이어졌네요. “1심과 항소심 둘 다 이겼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에게 이런 대접을 할 수 있을까, 정말 끝까지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판결이 나고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허리도 아프고 정말 내 농구 인생은 여기까지인가보다 했어요. ‘짧지만 아주 굵게, 화려하게 코트에서 뛰었으니 그만 떠나야겠다’고 결심을 했죠. 그런데 마지막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 찰나에…. 그런데 얘기 다 해도 돼요?”이 뒤에 벌어진 일은 당사자만 안다. 오래 전 일이긴 하나 터지면 농구계에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만하다. 그래서 김승현을 말렸다. 상대편에게도 자초지종을 들어봐야 할 문제이기도 해서다. 각설하고, 우여곡절 끝에 김승현은 2011~2012시즌 다시 코트에 복귀했다. 그런데 여기서도 순탄하지 않았다. 삼성에서 3시즌 동안 벤치를 지키는 날이 많았고, 팀이 재계약 의사를 보이지 않자 미련 없이 은퇴를 해버렸다. 다른 팀으로도 갈 수 있었는데 자존심이 허락을 안 해 그냥 농구공을 내려놓았다고 했다. 그는 당시 벌어진 일련의 사정들은 무덤까지 갖고 갈 건데, 본인 의사에 관계없이 농구를 그만둔 ‘김승현 커리어 마침표’가 두고두고 아쉽다고 했다. 받아야 할 돈도 증발해 버렸다. 영광을 함께 했던 후배의 추락을 지켜보는 선배의 속도 편하지 않았다. 김승현이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임의 탈퇴 제재가 해제돼 잠시 오리온에서 개인 훈련을 할 때 훈련 파트너가 되어 준 사람이 김 전 코치였다. 당시 그는 현역 은퇴하고 오리온의 리틀농구단 감독 신분이었다. “제가 승현이 사정을 많이 모르고 있었죠. 현역에서 마무리를 잘하도록 도와줬어야 했는데…. 승현이가 한참 팀 옮기는 걸로 힘들 때 ‘같이 뛰자, 같이 있자’라는 말 밖에 하지 못했어요.”한 번 낙인이 찍힌 김승현은 하는 일마다 그렇게 찍혔다. 다른 사람이면 그냥 넘어갈 일도 김승현이 하면 논란이 됐다. 본인은 현역으로 뛸 때 선배나 동료, 지인들의 부탁을 통 크게 들어주기만 했는데 정작 의리를 저버린 막장 농구 선수가 됐다고 했다. 솔직한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는 스타일인데,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이면서 오해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코트를 떠나서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①농구 방송을 하다 선수들의 불성실한 팬 서비스를 옹호한 발언 논란 ②친구한테 사업 자금을 빌렸다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사기죄 혐의로 피소. -①번 논란으로 또 뜨거웠습니다. 이 논란 때문에 농구 해설도 그만뒀잖아요. “①번은 분명히 얘기할 수 있는 게, 방송에서는 저는 ‘100% 선수가 잘못했다, 하지만 ‘학생 팬 부모님이 말렸으면 어땠을까’라고 말을 했는데 앞뒤 맥락 다 자르고 보도가 됐어요. 저는 선수 때 이기든 지든 팬들이 요청하면 전부 사인해주고 사진 찍어드렸죠. 저를 알아봐주시면 제가 고맙다고 인사하고 별 짓을 다했어요. 선수들이 잘못을 했지만 패배를 하고 풀이 죽은 선수들의 마음도 이해한다는 차원으로 언급을 한 게 파장이 커졌죠.” -악성 댓글도 많았는데, 봤죠?“‘농구는 잘했을지언정, 인성은 쓰레기네’, 뭐 이런 댓글들이 많았죠. 그런데 저랑 대화 1분도 안 해본 사람들이 어떻게 저의 인성을 평가할 수 있는지 답답했어요. 더 이상 언론에 노출되고 싶지 않더라고요.”-②번 논란이 터지면서 완전히 치명타를 입었을 것 같아요. ‘원래 김승현은 저래’라는 투의 비아냥도 많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돈을 빌린 친구가 잘 아는 배우의 절친이었어요(김승현이 1억 원을 빌려 투자). 저도 5억 원을 투자를 했거든요. 안 돌려준다는 것도 아니었는데 저를 고소했죠. 김승현이 ‘1억 원 사기범’이 된 거예요. 나중에 이자 780만 원까지 붙여서 친구 돈을 갚아줬고, 재판에서 판사에게 돈을 갚은 서류 영수증을 보여주고 ‘저 이래도 감옥 가야되나요?’라고 물어봤죠. (재판부는 김승현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항소하지 그랬어요?“그러려고 했죠. 그런데 또 언론에 나가면 좋지 않은 얘기들이 들리잖아요. 어차피 항소를 하면 검사가 또 구형을 할테고, 그러면 또 무슨 죄를 지은 줄 사람들이 알잖아요. 그래서 그만뒀죠. 사람이 정말 무섭더라고요. 전화번호를 다 정리했죠. 새로운 사람도 못 사귀겠더라고요. 제가 할 줄 아는 게 농구밖에 없잖아요. 또 사람들한테 당하면 안 되는데 의지할 곳이 병철이 형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SOS를 계속 치고 있는데 형도 내상이 커서, 하하.”김 전 코치는 오리온에서 은퇴하고 오리온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원 클럽 레전드’다. 화려한 현역 생활을 마치고 오리온에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코치, 수석코치, 감독대행을 지냈다. 2019~2020시즌이 끝나고 당시 추일승 감독이 물러나면서 감독으로 내부 승격이 되는가 싶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수석코치로 감독을 보좌하다가 팀이 2022년 고양 캐롯에 인수되면서 약 25년간 정들었던 팀을 떠났다. 농구계에서는 대방초-용산중고-고려대 등 농구 명문학교를 거친 스타 임에도 특정 학연,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농구 색깔과 철학을 찾아가는 스타일로 통한다. 본인은 스스로 늘 “나는 인맥 관리를 할 줄 모른다. 그래서 못 크는가 보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농구 공부를 혼자서 지겹도록 파는 스타일이다. 섬세하게 선수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맞춤 데이터가 자기 보물 1호다. 십여 권의 노트에 현재 KBL 대다수 주력 선수들의 패턴, 심리 사용법을 정리해놓고 있다. 선수들 각자에 맞는 지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냉정하게 지도자의 생각과 평가를 전하면서도 시간을 주며 발전을 기다리는 스타일이다. 은근히 ‘츤데레’다. 본인 아들도 용산고에서 꽤 농구를 잘했지만, 지난해 다른 공부에 관심을 갖고 선수 생활에 지쳐하는 기색을 보이자 바로 그만두게 했다. 지도자 경력이 끊긴 것을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돌리지만 한국 농구 전설로 남은 자신의 흔적이 일부 없어진 것에 대해선 본인도 운이 많지 않다고 느낀다. 오리온의 유일한 영구 결번(10번)자인데, 팀이 캐롯과 소노로 연달아 팔리면서 ‘김병철’의 역사가 흐지부지 사라졌다. 대구 오리온의 스타였는데, 은퇴 후 팀이 연고를 고양으로 옮기면서 제대로 은퇴식과 영구 결번 행사를 치르지 못했다.“형은 그래도 선수 때는 별 일 없었잖아요.”농담 하는 것을 보니 김승현의 성격 하나는 정말 긍정적이다. “병철이 형 포함해서 농구계에서 상처를 크게 입은 사람을 하나씩 스카우트해서 팀 하나를 만들어볼까요.” ● 이제 김승현에게 ‘오늘의 운세’ 되고픈 김병철 “인간적으로 애가 너무 착해서 바보 같아요. 너무 사람들을 잘 믿어 손해를 봐요. 지금도 승현이가 누구랑 만나 사업 얘기 비슷한 것 한다고 하면 제가 깜짝 놀랍니다. 자기가 나서서 여기저기 끌어다가 남 도와줄 고민을 한다고 해요. 앞으로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써야 한다고 봐요.” 형의 논점은, 남 좋은 일은 조금 자제하자는 얘기다.-지금까지 어떤 결정을 내릴 때 형한테 의견 구한 적 없죠?“안했죠.”“자랑이다.”신문에 매일 나오는 ‘오늘의 운세’를 보면 내용이 좋든 나쁘든 하루를 경계하며 조심하게 된다. 김 전 코치는 김승현에게 그런 오늘의 운세가 되고 싶다. “승현이에게는 ‘의기소침’의 자세가 필요해요. 화가 나도 먼저 나한테 전화해서 욕을 하고, 뭐든지 결정을 할 때 나를 스폰지처럼 생각하고 걸렀으면 좋겠어요. 승현이의 ‘리스크’를 내가 받았으면 해요.”최근의 생각이 아니다. 예전에도 그랬다. 승현에게 약간의 정적인 면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김 전 코치는 김승현에게 낚시를 가르쳤다. 낚시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고 매사에 남들의 감정선이 어떤지 차분하게 짚어보라는 의도였다. 이제는 낚시를 데리고 간 선배의 마음을 동생 후배가 알 것 같다는 김 전 코치다. ● 두 번째 ‘투맨 게임’ 연구하는 ‘우리’ “현역 시절에는 ‘김승현’이 ‘김병철’을 살려줬잖아요. 슈팅 가드로 정말 포인트가드를 잘 만난 거잖아요. 이제는 ‘김승현’을 위해 서로 포지션을 바꾸려고 합니다.”2번 슈팅 가드였던 김 전 코치는 고려대 시절, 또 프로에서 간혹 1번 포인트가드를 보기도 했으나 전문 포지션은 아니다. 하지만 인생 코트에서, ‘수렁에서 건진’ 김승현을 위해 온갖 삶의 지혜와 사람 볼 줄 아는 시야를 패스하기로 했다. “김승현의 장점은 상대의 비좁은 틈 사이로 패스를 정말 넣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찰나에 진짜 넣는 거였잖아요. 승현이의 아픈 틈을 제가 비집고 치료하려 합니다.”시시콜콜한 습관부터 닮기로 했다. “음양탕 아세요? 승현이가 음양탕을 먹으라고 추천해서 그대로 하고 있어요.”특별한 보약인줄 알았더니, 뜨거운 물 위에 차가운 물을 부어 섞은 것이다. 섞이면서 발생하는 대류 현상으로 몸에 들어가면 신진대사가 좋아진다고 한다. “승현아, 너가 하라는 대로 한 달 먹어봤는데 혈액 순환이 잘 되고 피곤함도 없어.”“먼저 뜨거운 물 120ml를 컵에 넣고, 차가운 물 120ml 정도 넣고 3분을 기다려서 마시죠. 이렇게 또 해보세요.” 서로 바꾼 포지션으로 둘은 인생 두 번째 ‘투맨 게임’을 즐기고 있다. 둘은 지난해부터 정부 중앙 부처가 모여 있는 세종시의 지역 학생들을 위해 농구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세종을 스포츠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한 프로젝트인 ‘국대유소년클럽’ 농구교실의 멘토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농구 레전드 둘이 뜨니 교실 오픈과 함께 참가자 접수가 마감됐다. 농구를 하고 싶은 학생들이라면, 또 생각이 있는 학생이라면 기본기와 체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스킬트레이닝은 ‘겉멋’이라고 것을 알려주고 싶다. 기본기와 체력을 아주 재밌게 둘만의 ‘투맨 게임’으로 알려주고 싶다. 김 전 코치는 KBL의 유소년 유망주 발굴 캠프에서도 총괄 코치를 맡고 있는데 언젠가 김승현이 도와줬으면 한다. “승현아, 너 농구 인생 끝나지 않았어. ‘홀로서기’ 하지말고 당당하게 ‘둘이서기’하자. 남한테 이용당하지 말고 나를 이용해.”“현역 시절에는 북치고, 장구치고 패스만 죽어라 하다가 슛을 쏠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 형이 패스 좀 제대로 해줘서 인생의 ‘오픈 찬스’좀 만들어 주세요. 예전에 형의 슛 터치를 보고 따라하기도 했잖아요.”“우리 예전 경기에서 2대2 ‘투맨 게임’을 하면 상대가 바꿔 막기나 협력 수비를 못했잖아. 한 명에게 집중할 수 없었으니까. 예전처럼 그렇게 살아보자고.”둘은 참 오랜 만에, 그리고 계속 같은 곳을 보기로 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하나투어(대표이사 송미선)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자사 상품 예약을 통해 해외로 나간 송출객이 전년 대비 621% 증가한 120만 명이라고 최근 밝혔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가 50%로 절반을 차지했고 일본 28%, 유럽 9%, 중국 6% 순으로 나타났다. 동남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근접한 정상화 수준에 접어들었다. 올해 단체 여행이 재개된 중국은 예약이 전년 대비 1870%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동남아 예약 중 베트남은 44%를 차지했다. 베트남의 다낭, 냐짱(나트랑) 등은 일본과 함께 최고 인기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패키지여행 기준으로 2023년 최다 예약 인원을 기록한 지역은 일본 규슈와 베트남 다낭이었다. 가장 많은 항공 노선이 운영되는 지역인 만큼 항공권 가격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 여행 수요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단체 쇼핑 등 불필요한 일정을 없애는 대신 현지 맛집과 핫플레이스를 방문하고 시내 중심 호텔 숙박 등 고객 니즈를 최대한 반영한 새로운 여행 ‘하나팩 2.0’의 최다 예약 지역은 다낭과 일본 삿포로, 오사카로 나타났다. 테마 여행과 프리미엄 여행에 대한 관심과 예약도 증가했다. 올해 하나투어가 선보인 테마 여행 상품 수는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싱가포르 UFC 격투기 시리즈 직관 여행과 몽골 사진 출사 여행 등의 상품은 출시되자마자 예약 마감됐다. 하나투어의 하이엔드(고가격) 여행 브랜드 ‘제우스 월드’는 3180만 원짜리 서유럽 상품과 1900만 원짜리 싱가포르 상품이 장·단거리 지역 최고 판매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나투어는 해외로 나가는 송출객 수가 증가하면서 실적도 개선됐다. 올 3분기(7∼9월) 매출은 1267억 원으로 코로나19 이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132억 원으로 2018년 1분기(1∼3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10∼12월)와 내년 1분기 해외 여행 예약현황은 3분기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돼 실적 회복세는 당분간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투어의 주 고객층은 중장년층이다. 모험에 가까웠던 ‘하나팩 2.0’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하나투어는 업그레이드 버전과 함께 고객 혜택을 강화한 멤버십 제도를 준비 중이다. 또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20, 30대 젊은층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위치 기반 여행 특화 오픈채팅 서비스 ‘하나오픈챗’, 여행 일정과 지역 정보 등의 콘텐츠를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숏플’, 챗GPT 기반 인공지능(AI) 채팅 등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2024년에도 고객 중심형 상품과 서비스 발굴에 더욱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여행 시장에 빠르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사단법인 한·아세안경제문화교류협회(이사장 이정식)가 성탄절을 맞아 캄보디아 보레이께일라 지역의 취약 계층에게 매달 120포씩 전달하던 사랑의 쌀 나눔을 400포로 늘려 진행한다. 취약 계층 아이들 600명에게는 한국 빵과 학용품을 전달하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한국과 동남아 국가와의 우호적인 협력을 이어가고자 설립된 단체인 협회는 11년 전부터 쌀 나눔 봉사를 하면서 경제, 문화 교류 등의 물꼬를 텄다. 무역 박람회 개최, 회원사 관련 아세안 정부와의 업무협약 등을 주도해 왔다. 올해 6월에는 한우 할랄소고기를 첫 수출하기도 했다. 사랑의 쌀 나눔 봉사 이외에도 말레이시아와 미얀마 난민 학교 후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구호 물품 전달, 대한적십자사에 구호 성금을 기부하는 등의 활동을 펼쳐왔다.지난 8일에는 ‘중소기업 성공을 돕는 사람들’ 송기윤 이사장이 협회의 새로운 총재로 취임했다. MBC 7기 공채 탤런트인 송 총재는 이정식 이사장, 박복주 대표와 함께 조만간 보레이께일라 지역을 방문해 나눔 봉사를 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은 부동산 시장의 환경 변화에 맞춰 제4기 연세 부동산 최고위 과정을 개설한다. 고준석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제이에듀튜자자문 대표로 재직 중이다. 신한 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장,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등을 30년간 역임했다. 필명 ‘고부자’로 유튜브에서 투자 및 부동산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가 되려면 부자를 만나라’, ‘강남부자들’ 등이 있다. 강사진은 고준석 주임교수, 국제대학원 모종린 교수 등 연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이상건 센터장, 하나은행 부동산 이동현 수석전문위원,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전문위원, 건국대부동산대학원 박합수 겸임교수, 신한은행 압구정동센터 우병탁 부지점장, 신한은행 WM사업부 이영진 부부장, 연천군 보건의료원 최병용 원장,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 루센트블록 김정섭 CBO, 알엠아이 코리아 임동섭 대표 등 부동산 분야 최고 전문가와 기업 대표 등이 포진해 있다. 학습 내용은 시장경제 원리로 바라본 2024년 부동산 시장 전망 및 투자전략, 부동산 시장 인사이트& 트렌드, 부동산 세금 절세 전략, 경매·공매전략, 철도 및 도로 역세권 투자 전략, 부동산 절세 전략, 토지 투자법, 정부 정책에 따른 재개발·재건축 교육 및 전략, 골목상권 개발, 꼬마빌딩 투자법, 풍수지리로 보는 부동산 투자 등이다. 교육 기간은 2024년 3월 21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7월 4일까지, 모집 인원은 50명 내외이다. 신청 및 문의는 연세부동산 최고위 과정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의 29.7%를 차지한다. 반려인은 1448만 명으로 15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반려동물이 가족의 자리를 대신하는 ‘펫팸족(Pet+Family)’이 급증하는 추세이다.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은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선점하고자 제4기 연세 펫 비즈니스 리더스 과정을 개설한다. 본 과정은 ‘반려동물 이해하기’, ‘반려동물 비즈니스 시장의 현주소’, ‘반려동물 산업별 현황과 전망’, ‘반려동물 산업 마케팅 전략’ 등 4가지 모듈로 구성된다. 강사진으로는 조창환 언론대학원 원장(한국광고학회회장), 박희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 등 연세대 뿐만 아니라 김상덕 펫사료협회 회장, 김효진 도그어스플래닛EDU대표, 박태근 애견신문사 대표, 반려동물 행동학의 최인영 러브펫 대표원장, 동물병원 산업플랫폼의 이태형 의장, 윤병국 청담우리동물병원 대표원장, 김세한 도그TV 이사 등이 있다. 교육 기간은 내년 3월 26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7월 2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5시 40분부터 9시 10분까지 2개의 강연이 진행된다. 모집인원은 50명 내외. 신청 및 문의는 연세 펫 비즈니스 리더스 과정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언택트 교육이 급격히 확산되며 태블릿 기기를 활용하는 학습이 대세로 떠올랐다. 이런 교육 트렌드에 맞춰 학부모들은 터치 위주의 패드 학습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게 진짜 공부가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여전히 갖고 있다. 또한 비대면 문화를 활성화시켰던 코로나19의 여파가 사그라들며 선생님이 가정을 방문해 세심하게 관리하며 자녀의 능동적인 학습 습관을 형성해주길 바라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1대1 대면 관리를 통한 능동적인 참여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구몬학습은 스마트구몬N을 선보였다. 스마트구몬N은 문제풀이 중심 학습과 방문 선생님에게 세심한 관리를 받는 전통적 학습의 장점을 유지한 채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학습을 제공하는 점이 장점이다. 스마트구몬N은 학습자가 펜으로 직접 쓰며, AI 학습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학습 분석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터치 위주의 문제풀이로 구성된 다른 스마트 학습지와 달리 직접 쓰면서 학습하는 공부의 본질을 놓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디바이스 진입 장벽을 낮춰 개인이 보유한 디지털 기기로도 학습이 가능하다. 능동적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장대익 가천대학교 창업대학 석좌교수는 “디지털 기반 교육 환경 속에서는 학습자의 태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전달자와 학습자의 소통 방식이 쌍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학습자는 이전보다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고 수동적으로 변하기 쉽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결국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학습 프로그램 및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온라인 학습 환경에서는 학습자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우므로 오프라인 수업 및 교육을 더해 학습자의 능동성을 적극 길러야 한다. 그런 점에서 풀이 중심 학습과 방문 관리를 모두 갖춘 스마트구몬N은 이런 교육 방향성과 가장 맞닿아 있는 솔루션이다”고 했다. 실제 스마트구몬N은 주관식 구성의 풀이 중심 학습과 구몬 선생님의 방문 관리를 통한 능동적인 학습에 필요한 강점을 갖추고 있다.100% 풀이 중심 학습으로 개인별 맞춤 학습 분석 스마트구몬N은 기존 지류 학습지가 가진 풀이 중심 학습의 강점을 그대로 살린 스마트 학습지다. 주관식 문제로 이뤄져 지류 교재 또는 디지털 기기에 직접 펜으로 풀면서 학습할 수 있다. 회원이 지류 또는 디지털 교재를 푸는 순간 필적 그대로 디지털 기기에 기록된다. 다 푼 문제를 제출하면 채점 센터로 전송되며 다음 날 바로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쌓인 학습 데이터는 ‘AI 학습 리포트’에 반영돼 회원이 어떤 부분에서 헤맸는지, 어떤 문제 유형에서 강한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회원은 학습 데이터를 다각도로 확인하며 자신의 강점을 찾고 약점을 보완하여 학습 실력을 키울 수 있다. 이밖에도 스마트구몬N은 학습과 연동된 실시간 보상으로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출석, 교재제출, 구몬타임 등 학습 미션을 달성하면 구몬 선생님은 아이템을 부여해 보상한다. 학습자는 지급 받은 아이템으로 유니버스앱에서 아바타 꾸미기, 미니게임 등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다.3명의 구몬 선생님을 통한 올바른 학습 습관 형성 스마트구몬N은 구몬 선생님의 방문 관리에 더해 온라인 관리까지 제공한다. 방문 관리 외 가정 학습 기간 동안에도 매일 학습 케어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방문교사, 채점교사, 오답질문방교사 등 3명의 교사가 학습 관리 공백 없이 세심하게 학습을 챙긴다. 방문교사는 주 1회 가정에 직접 방문해 회원의 성향, 성취도에 맞춰 방향성을 수립하고 학습을 관리한다.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해 회원의 학습을 피드백하고, 학습을 끝까지 완수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준다. 가정학습 기간 중 디지털 기기로 제출된 문제는 학습자의 글씨체가 아직 서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AI가 아닌 채점 교사가 직접 채점함으로써 결과 오류를 방지한다. 이후 채점 결과를 받고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는 실시간 화상으로 오답질문방 교사에게 질문하며 오답을 정정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구몬N은 방문교사를 아바타 형태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교사를 통해 디지털 기기 상에서 회원과 매일 소통하며 학습을 독려한다. 장대익 교수는 “디지털 기반 맞춤 학습의 경우 긴장감과 집중도가 약해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보다 양질의 학습을 위해서 디지털 기반 맞춤 학습에만 치중하기 보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구몬학습 관계자는 “다양한 학습 시스템을 통해 아이가 적극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진짜 공부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스마트구몬N의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오이시쿠나레,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꿍! 다문화 가정이 우리 사회에 잘 섞여 나라가 살맛 나게 맛있어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잘 섞이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유명한 개그맨(김경욱)인데 요즘에는 일본 사람 호스트, 일종의 가공 캐릭터 설정 인물로 활발하게 방송과 온라인 매체에서 활동 중인 ‘다나카 유키오’가 다문화 가정 인식 개선과 갈등 해소를 위한 소통에 적극 나선다. 김경욱은 과거 SBS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의 ‘나몰라 패밀리’ 코너에서 가수 바비 킴을 어설프게 흉내내는 ‘바보 킴’으로 큰 웃음을 줘 인기를 얻었다. 다나카는 아예 김경욱을 자신의 매니저로 설정해 놓고 한국 사람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콘텐츠 발굴에 도전하고 있다. 다나카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일본 호스트 설정인데, 일본어도 어눌한 데다 늘 당하는 캐릭터다. 그러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아 오히려 본캐릭터보다 유튜브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더 인기를 얻고 있다. ‘오이시쿠나레! 모에모에꿍’은 다나카의 필살기 주문이다. 심하게 ‘맛있어져라’라는 의미다. 다나카는 동아일보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다문화 가정 인식 개선 캠페인 ‘따뜻한 동행, 달라도 다 함께, 달다 캠페인’의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달다’ 캠페인은 차별과 갈등이 아닌 공존과 화합이라는 인식 변화에서 국민 소통을 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올 7월부터 국민들이 직접 극복한 사회, 직장, 가정 내의 다문화 갈등 해소 사례를 공모해 수상자를 선정하고 알렸으며, 각종 홍보 콘텐츠 제작과 온·오프라인 캠페인 활동을 전개했다. 다나카는 캠페인송 ‘동행’을 부르며 메시지를 전했다. 다나카는 한국에서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자신의 캐릭터가 다문화 가정과 한국 사회를 연결하는 소통의 창구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서로를 언급해 주는 일이 먼저 중요할 것 같아요. 다문화 사람들을 고립시키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자의 스타일과 영역을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이 된다면 그 자체로 ‘윈윈’입니다. 저부터 실천하고 있어요.” 설정 부캐릭터지만 그래도 다나카의 지금 삶이 다문화 사람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전해 줬으면 한다. “다나카가 5년 전에 한국으로 와서 4년간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고 지금에서야 나름 인정을 받고 있잖아요. 이를 보고 힘을 얻으면 좋겠어요. ‘다문화의 아이콘’으로 다문화 가정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를 더 재미있게 알아가도록 제가 아이디어를 내놓겠습니다.” 다나카는 야박한 평가도 많이 받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여유도 생겼다. 그래서 사회 저변에 두껍게 박힌 다문화 가정 인식을 바꾸려는 도전에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다. “간혹 저에게 ‘재미없다’고 직격하는 분들도 있는데, 바꿔 말하면 그분들이 예전에는 저를 재미있게 소비했다고 볼 수 있잖아요. 저를 좋아하기 때문에 실망한 거죠. 당연히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놓으려고 저를 채찍질할 수 있는 겁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도 진솔한 마음으로 다가가면 애정으로 바뀔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봐요.” 열심히 사는 다나카가 많은 응원을 받는 것처럼 다문화 가정을 향한 시선도 같았으면 한다. 유튜브 방송 등을 하다 본캐릭터인 개그맨 김경욱과 헷갈리는 일이 자주 벌어지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다 고음에서 멈칫하며, 술을 마시면 한국말이 술술 나오는 식으로 정체성에 혼란을 겪지만 보는 사람들에게 활력소가 되고 있다. 다나카가 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어필하고 있는데 또 다른 부캐릭터인 ‘53세 유튜버 김홍남’으로 40∼60대에게도 특별한 인식 변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다짜고짜 메시지만 들고 ‘생각을 바꿔 달라’고 다가가는 것보다는 다문화 가정들이 갖고 있는 고뇌, 고민을 제가 망가지는 방식으로 잘 알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요. 뭔가 기분이, 느낌이가 너무 좋스므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깐부. 국어사전에는 ‘같은 편’, 나아가 ‘어떤 경우라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보충 설명이 달려 있습니다. 제아무리 모든 것을 갖춘 인생도 건전한 교감을 나누는 평생의 벗이 없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미국 하버드 의대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동아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결정적 요인은 부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사람들과 따뜻하게 의지할 수 있는 관계”라고 했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는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깐부들 사이에 피어나는 ‘같이의 가치’를 소개합니다.살다보면 무작정 좋은 사람이 있다. 특별한 끌림이 있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내 캐릭터에서 아주 편하게 작동이 된다. 그의 모든 것이 저절로 나에게 ‘ctrl+x’로 저장된다.상대가 힘든 일을 겪어 행여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도 ‘나’라는 사람은 결코 위치 변경을 할 생각이 없다. 남들 눈치 안보고, 시선 안 따지고 그의 옆에 더 가까이 있으려는 의리가 발동한다. 다른 사람들이 눈치를 보느라 연락을 주저할 때 평소보다 더 극진히 그의 하루를 염려한다. 혹시 힘들어하고 있을 시간을 아예 주지 않으려 한다.그 사람의 상황을 굳이 해결해주지 않더라도 그냥 만나자는 말 한 마디로 감동과 위안을 준다. 겪어본 당사자는 안다. 주변 사람이 떠나가는 공허함과 아쉬움이 확실한 한 사람의 존재감으로 채워진다. ‘호랑나비’로 가요계를 흔든 ‘영원한 10대 가수’ 김흥국 ‘김흥국장학재단’ 이사장(64)과 ‘흔들린 우정’의 인기 가수 ‘한국의 리키 마틴’ 홍경민 씨(47)의 관계가 그렇다.무작정 좋은 둘의 교감은 전혀 흔들림이 없다. 가요계 선후배의 특별한 우정 정도로 소개하면 무척 아쉬울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먼저 ‘김흥국’의 마음이 되어주고, 먼저 ‘김흥국’의 몸이 되어주려는 ‘홍경민’이다. 그런 ‘홍경민’의 운동 에너지를 받아 자신의 지금 현재 위치 에너지로 변환시켜 흥을 잃지 않고 사는 ‘김흥국’의 관계를 설명하면 아주 그럴 듯하다.김 이사장이 1989년 ‘호랑나비’로 전국을 강타했을 때 홍 씨는 중학생이었다.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신해철의 무대를 보고 가수의 꿈을 키운 홍 씨는 ‘김흥국’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크게 받았다. ‘호랑나비’가 히트를 치기 전 홍 씨는 김 이사장과 불치병에 걸린 한 소녀와의 인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방송(1988년 인간시대-정아의 겨울일기 편)을 봤다. 무명 가수 ‘김흥국’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던 그에게 180도 바뀐 ‘호랑나비’의 ‘김흥국’이 덮어쓰기 됐다. ● ‘흥궈신’의 진면목을 늘 소환하는 동생 “으아! 동아일보 때문에 오랜만에 터네. 경민아 들이대 봐.”지난 4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난 두 사람. 첫 만남이 언제인지 서로 기억을 못해 더 물을 필요가 없다. 둘에게는 인연의 시간이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서로 사는 얘기, 주변과 세상 흘러가는 얘기에 집중하는 일관성이 시간보다 중요한 우정의 포인트다. 친한 사람들끼리는 한 얘기 또 해도 재밌다고 하는데 둘은 늘 포복절도를 한다. 조곤조곤 만담이 이어지는데 범위를 알 수 없다. 여기서 둘이 아주 친하게 사는 의미를 찾으면 된다.김 이사장은 노래 말고도 재치, 입담의 대가다. ‘전천 후 예능 1호 가수‘, ‘예능 치트키’ , ‘흥궈신’ 등 웃음을 보장하는 수식어가 많다. 웃음에 보수적인 사람들도 김 이사장의 기발한 예능 감에 여지없이 ‘웃참 실패’다.홍 씨는 그런 ‘김흥국’을 소환하는 시동 버튼이다. 깨알같이 ‘김흥국’이 웃긴 스토리를 다 꿰고 있다. 동생의 관심 저격에 김 이사장은 잊고 있던 관련 에피소드 등을 기억해낸다. 그러면서 그는 예능 소재를 다시 찾고, 재미도 더 풍성해진다. -또 생각나는 게 있는 거죠?“예전에 형님이 ‘호랑나비’를 노래한 영상을 보면 ‘호랑나비야. 날아봐’하고 트레이드마크 춤을 출 때 댄서, 무용팀이 형님 동작을 못 맞추고 못 따라가더라고요. 형님은 이리로 몸을 날렸는데 댄서들은 저리로 가고, 하하.”“안무 팀이 헷갈린 거야. 내가 리허설 때하고는 완전히 다르게 추니까. 으아! 노래하다 말고 한 무용단한테 ‘당신이 왜 이리와’ 그랬다니까. 나는 리허설이 필요없다는 걸 그 때 알았어요.”어떻게 연예계 생활을 해야할지 영향도 많이 받았다. “제가 ‘흔들린 우정’을 낼 당시 가수들은 무조건 예능을 나가야 하는 분위기였어요. 저도 ‘흔들린 우정’을 발표하고 첫 방송을 나간 게 가요 프로그램이 아니라 ‘서세원쇼’였어요. 무조건 예능을 나가야 하는데 당시 형님은 ‘예능의 신’이었잖아요. 참고를 많이 했죠. 그래서 그 ‘서세원쇼’에서 토크 1등을 했죠. 덕분에 주목을 조금 끌었죠.”많이 부럽기도 했다. “예전에 형님이 하루에 라디오 방송을 두 개나 하신 적이 있어요. 오전, 오후로 하셨죠. 그간 연예계에서 하루에 DJ 진행을 두 번이나 한 사람이 있었을까요. 제 기억으로는 없어요.”“으아! 그것을 너가 어떻게 알아?”“아니, 당시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 때 제가 형님한테 ‘어떻게 하루에 DJ를 두 번이 볼 수 있냐’고 했더니 형님이 ‘으아! 그러면 유재석은 프로그램을 왜 여러 개 하냐. 라디오는 왜 동시에 들이대면 안 돼’라고 하셔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대단하네. 말 나왔으니 내가 라디오 두 개 할 때 심신(가수)이 방송 펑크를 냈잖아. 아마 오전 방송 라디오 작가가 섭외 전화를 했는데 심신이 ‘네. 흥국이 형님 좋아하죠. 나갈게요’라고 자신 있게 출연을 약속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시간을 헷갈렸는지 오전에 안 나타났어. 하하하.”● 노래 써주고 ‘가수 김흥국’ 찾아준 한국의 리키 마틴흥이 넘치던 선배가 흥을 잃어 얼마전까지 당황스러웠다. 김 대표는 최근 몇 년간 불편한 구설수에 휩싸여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의혹만 불거져도 연예인은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는다. 나중에 법적으로 억울함이 풀렸지만 김 이사장은 논란의 중심에 선 것만으로 도의적 책임감을 느끼고 방송 출연과 외부 노출을 최대한 자제했다. 활동을 중단하고 두문불출했다. 가깝게 지내던 주변인들과도 하나둘씩 소원해져갈 때 홍 씨는 김 이사장의 마음을 살폈다. 흔들릴 수도 있었던 우정의 중심을 잡았다. -사람이 무서웠겠습니다. “연락 잘하던 동료, 지인들이 떠나는 게 힘들었죠. ‘호랑나비’ 한 곡으로 30여년을 잘 나가다 처음으로 추락을 했는데 단번에 사람이 끊겼어요. ‘한잔 하자’ 연락하는 사람들이 없더라고. 잘못 살아온 내 자신을 탓했지만 처음에는 ‘연예인 김흥국 타이틀만 보고 사람들이 친하게 다가왔던 것일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죠. 6개월에서 1년까지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 연락을 기다려봤어요. 안 오길래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를 거의 다 지웠어요. 지우느라 팔도 아픈데 마음은 더 찢어졌죠.” -그럼에도 ‘홍경민’ 의리의 가치를 아셨겠어요. “하루하루 힘들었는데 거의 매일 ‘저랑 술 한 잔 하시죠’라며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래 와라. 아직 내가 너한테 술 한 잔은 살 수 있다’고 하면 경민이가 ‘절대 안 된다. 제가 산다’고 그러면서 꼭 와요. 고맙죠. 그런데 눈물나게 더 고마운 선물까지….”-김흥국 맞춤 노래를 만들어줬다면서요?“나를 위해 곡을 썼어요. 자기가 만든 노래를 자기가 안 부르고 나를 줬어요.” 지난 9월 김 이사장은 디지털음원을 발표했다. 제목은 ‘걸어간다’. 높은 곳에 오르는 게전부인 줄 알았었다.하지만 사는 건웃으며 내려오는 게더 어렵다는 걸 몰랐다.그저 아무 탈 없는 게최고라던 엄마 얘기돈이냐 명예냐모든 게 부질없단 걸한참 지난 후에 알았다. 걸어간다 좀 늦어져도결국 마지막까지 가야 할 길한 걸음 또 한 걸음 걷다 보면어디인들 못 갈까.오 돌아본다 뒤 돌아본다.후회로 가득했던 지나온 길다시는 또 다시는 한 숨 속에주저앉진 않겠다. 가는 길에 바람 불어젖은 땀을 식혀 주면이내 깨닫는다. 혼자 걷는 게 아님을미소 짓고 다시 걷는다.걸어간다 좀 늦어져도결국 마지막까지 가야 할 길한 걸음 또 한 걸음 걷다 보면어디인들 못 갈까. 오 돌아본다 뒤 돌아본다후회로 가득했던 지나 온 길다시는 또 다시는 한 숨 속에주저앉진 않겠다.어디만큼 와 있는지잠시 고개 들어보면다시 깨닫는다.아직은 끝이 아님을망설이지 않고 걷는다.쉬지 않고 간다.김 이사장이 한참 힘들 때인 2년 전. 홍 씨는 그의 인생을 ‘걸어가는 중입니다’ 노래로 만들어 선물했다. ‘걸어간다’는 제목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꾼 거다. 더 애절한 리듬으로 편곡까지 했다. -가사가 딱 ‘김흥국’표 같네요. “사사로운 인연에 미련을 갖기보다는 나를 돌아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타이밍에 경민이의 노래 선물을 받았어요. 한 줄 한 줄 정말 내 마음이더라고. 감동적으로 멜로디를 살려주지 못해 경민이한테 미안해요.”홍 씨는 누구나 그리워하는‘김흥국’을 다시 찾아주고 싶었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며 몸을 숨긴 형의 노래를 누군가 들으면, 그들이 ‘김흥국’에 공감하고 함께 울어줄 것 같았다. 김 이사장의 복귀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김흥국’의 건재를 알리고 싶은 마음도 컸다.“제가 한 포털에서 K팝 차트 방송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형님을 모셨는데 그 공간에 전자드럼이 있어요. 드럼을 보는데 예전에 ‘판타스틱 듀오’라는 프로그램에서 (김)건모 형이 김흥국 형님의 ‘59년 왕십리’를 부른 게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 때 형님이 드럼을 치셨죠. 그 영상이 크게 화제가 됐거든요. 방송을 하는 공간에 노래방 시스템도 마련이 돼 있어서 형님에게 ‘59년 왕십리를 부르면서 드럼을 같이 쳐 달라’고 부탁을 했죠. 그런데 드럼을 치는데 세상 그렇게 행복한 표정이 없더라고요. 사람이 정말 즐거울 때나 나오는 표정이었어요. 형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사람들이 ‘김흥국’을 너무 예능하는 사람으로만 보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 좋다, 형님하고 노래를 같이 해보자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요. 처음에는 듀엣으로 부르자고 했죠.”-‘김흥국’ 이 대중에게 받은 사랑을 동생이 대신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보입니다. 김흥국의 마음으로 가사를 썼겠습니다. “곡을 쓰려고 작업실에 앉아 있는데 울컥하고 가슴이 미어지더라고요. 형님에게 풍파가 많았잖아요. 그런 형님의 삶은 이제 높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웃으면서 내려와야 한다고 봤어요. 그 흐름으로 노래를 만들어서 녹음실에서 형님 파트를 녹음하고 같이 식사하고 헤어졌는데, 집에 와서 노래를 들어보니 둘이 나눠 부르기에는 너무 아깝더라고요. 형님에게 전화를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부르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죠.”김 이사장은 “나는 경민이에게 잘해준 것 없다. 그런데도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나의 노래를 남겨줬다. ‘휼륭한 후배’라는 말 이상의 표현이 지금 생각이 안 나서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 김 이사장의 지인과 아는 음악 관계자가 이 노래를 우연히 듣고 반해 트로트 스타일로 편곡을 추진했다고. 홍 씨는 편곡과 제목 변경 요청에 흔쾌히 승낙을 했다. 홍 씨는 “예전 ‘59년 왕십리’도 당시의 기성세대들이 술 한 잔 마시고 노래방 가서 많이 부르면서 마음의 스트레스, 응어리를 풀었던 노래다. ‘김흥국’ 역사에 제가 만든 노래가 담겨 뿌듯하다”고 했다. 홍 씨는 “내가 나오는 뮤지컬(볼륨업)에도 ‘걸어간다’ 가 나온다. 상식적인 삶을 사는 분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사”라고 말했다. -의리의 재발견입니다. “어떻게 이 좋은 노래를 나한테 주냐고요. 김건모 이후에 처음 나를 배려해준 후배 같아. 원래 탁재훈이 이래야 되거든(폭소가 터진다). 걔가 가수면서 후계자인데…. 예전에는 다른 연예인들이 ‘왜 둘만 그리 좋아하냐’ 고 한 소리씩 하고 그랬어요. 의리 있는 ‘홍경민’이라는 사람의 가치를 알게 돼 기뻐요.”곡 홍보가 얘기가 나오니까 ‘흥궈신’으로 돌아온다. “음원 나온 지 두 달이 넘었는데, 얼마 전에 편곡도 해주고 관심을 가져준 관계자한테 그랬어요. 홍경민이가 나를 위해 만들었고, 또 ‘10대 가수’가 몇 년 만에 곡을 낸 건데 방송 섭외 어떻게 돼 가냐고 물었죠. 그런데 ‘계속 (섭외) 돌고 있습니다’고만 그러는 거예요. 하하. 그럼 어디까지 돌 작정이냐고 그랬더니 ‘이사장님은 큰 방송만 나오셔서…’라고 하더라고. 맞는 얘기인데. 하하. 그래도 ‘내가 여기저기 가릴 처지가 아니다’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직도 돌고 있대. 그 분 요즘 돌아버릴 거야. ㅎㅎㅎㅎ. 동아일보 이 기사 보시는 음악 PD, 작가분들 부탁합니다.”“하하. (지)상열 형이 형님 곡 나오면 본인이 방송국 돌아다닌다고 했습니다.” ● 들이대면 더 재밌는 ‘김흥국’을 아는 동생홍 씨는 ‘김흥국’의 흥은 인간 관계에서 불편함을 지우는 도구, 대표 유행어인 ‘들이대’는 사람을 크게 포용하는 그릇으로 본다. 홍 씨는 “형님의 흥과 말은 곧 배려다. 지나가는 사람이 길거리에서 웃겨달라고 하면 바로 웃겨줄 수 있는 분이다. 내가 망가질 수 있어도 상대방이 웃고 좋으면 그만이다. 사람의 사이즈, 클래스가 다르다”고 했다.동생의 칭찬에 김 이사장은 “요즘은 옷 치수가 105에서 110으로 늘었어. 크게 입어야 돼”라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웃음을 준다. 그런 김흥국의 면모를 세상 사람들이 알기 때문에 재미에 관한 한 거를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여러 프로그램에서 웃겨보려다 실패도 많이 했는데, 한 번 잘하면 칭찬을 엄청 해주세요. ‘오늘 타율 좋다’ 이런 식으로요. 형님이 대단하다 생각을 많이 해요. 계산해서 웃기는 게 아니고, 그냥 막 던지는데 터지는 거예요. 부럽죠. 만약 라디오 방송에서 제가 ‘터보(김종국)’가 부른 ‘사이버 러버(Cyber lover)’를 형님처럼‘시버 러버’라고 말했어 봐요. 당장 DJ 자리에서 하차했겠죠.”김 이사장이 이제 사람들을 피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흥국’의 흥과 말로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예전 어록 애기를 안 할 수가 없네요. ‘들이대’면 더 재밌는 뒷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박)미선(개그우먼)이가 어록을 다 터트렸다고 보면 돼요. 방송 섭외 전화 스토리가 많지. 한 번은 SBS ‘스타킹’ 프로그램 작가가 연락이 와서 같이 있던 미선이를 바꿔줬어요. 미선이가 섭외 전화라고 그러길래 아무 생각없이 ‘스타킹이 나한테 왜 있어. 집에 스타킹도 없고. 안 나간다’고 그랬죠. 그 얘기를 미선이가 작가한테 전하니까 너무 재밌다고 하는거야. 그러더니 미선이를 섭외하더라고.”시동이 걸린다. “한 번은 또 KBS ‘스케치북’에서 전화가 왔어요. 마침 옆에 또 미선이가 있어서 물었지. ‘스케치북이 뭐냐’고. 미선이가 ‘스케치북 몰라’라고 하길래 ‘나 어릴 때 그림도 못 그렸는데 무슨 스케치북이야. 잘 몰라. 네가 나가’라고 했죠. 미선이가 방송 작가한테 통화를 하면서 ‘안녕하세요. 박미선인데요. 흥국 오빠가 그림을 못 그린대요’라고 한 거야. ㅎㅎㅎㅎ. 또 그래서 자기가 방송에 나간거지.”‘줄줄이 사탕’이다. 흐름이 끊기질 않는다. “한두 개가 아니에요. ‘나는 가수다’에서 연락이 와서 한 번 나오실 의향 있냐고 묻길래‘저기요, 나는 이미 가수인데’라고 해버렸어. ‘아는 형님’ 섭외 전화도 미선이를 바꿔줬죠. 전화가 왔다고 해서 ‘내가 아는 형님이 한두 명이야. 아는 동생도 많다’고 했지. 미선이가 ‘오빠. 그래. 이 방송은 오빠한테 안 맞으니까 내가 나갈게. 내가 방송 나가서 오빠의 마음을 전달할게’라고 했어요. 하하. ‘냉장고를 부탁해’도 마찬가지에요. ‘안녕하십니까, 냉장고를 부탁해입니다’고 섭외 전화가 와서 ‘뭐, 내가 이삿짐센터도 아니고. 우리 집 냉장고나 바꿔줘’라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또 박미선이 해결했죠. ㅎㅎㅎㅎ.” -정말 상황과 사람을 솔직하게 대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네요. “‘시버 러버’ 사건도 그래요. 솔직히 저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형님이 이해가 돼요. ‘Cyber’에서 C가 S로 쓰여 있다면 사고가 안 났을 수도 있었다고 봐요. 또 그 단어가 그 시대에 막 나왔으니까 보는 사람은 어색할 수도 있었죠.”홍 씨가 예전 사건을 ‘들이대’자 잊고 있던 상황이 떠오른다. “생방송이니까 실수가 안날 수 없죠. 아무리 생각해도 엔진(터보)이 어떻게 노래를 하냐고. 원래 그 라디오 방송 코너에서는 젊은 가수들 노래를 잘 안 틀었거든요. 나는 그게 팝송인줄 알았어. 모르니까 같이 진행을 하던, 대학 나온 박미선한테 슬쩍 소개를 넘겼는데 ‘오빠 나 몰라요’라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온 에어 신호는 들어와 있고, 어쩔 수 없이 사고를 친 거지. 그러니 방송국에 항의 전화가 엄청 오고, PD가 사장실로 불려가고 했죠. 그 다음날 박미선이 사과 방송을 하고, 나도 국장실에 불려가서 ‘네, 다음부터는 실수 없이 잘하겠습니다’하고 정말 각오를 하고 나왔죠. 그런데 바로 더 큰 게 터졌죠. (차도균의 ‘철없는 아내’ 노래 제목에서 ㅊ을 ㅌ로 발음해 난리가 났다). 왜 그날따라 PD가 볼펜으로 제목을 흘려 써서 주냐고. ‘시버 러버’는 아무 것도 아니야. ‘김흥국’은 녹음 방송해야 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김흥국)-거미의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를 바꿔 소개한 사건이 연이어 터졌죠(홍경민).“거미가 무슨 노래를 해. 그렇지 않냐고요. 거미가 거미줄을 쳐야지. 방송 중에 노래 제목이 적힌 쪽지가 왔는데 또 감이 이상하더라고. 그런데 미선이가 또 모른 체를 해. 보통 ‘오빠. 이 노래 알아요’라고 물어봐야 되는데 그날은 가만히 있더라고. 나중에는 정말 모르는 가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너는 아는 가수가 도대체 누구냐’하면서 티격태격했지. 그러니 스튜디오 밖에서는 난리가 난거야. 생방송에서 노래 소개를 안 하면 징계를 받을 수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데, 거미가 노래를 하는 건 내가 살면서 본 적이 없잖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친구가 부릅니다. 거미라도 될 걸 그랬어’라고 했지. 그렇게 말하면서 이번에는 내가 맞았다고 확신을 했죠. ‘PD가 틀렸다. 내가 최고의 DJ다’라고 뿌듯해했죠.”-계속 고개 숙이고 싶은 상황이 이어졌네요.“그래도 DJ의 전설 이종환 선생님께서 당시 내 방송을 보려고 본인 방송 나오는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나오셨다고 하더라고요. 소문을 듣고 어떻게 방송을 하는지 보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이 선생님이 저에게 ‘프로그램 재밌다. 계속 그렇게 방송해라. 당신이 실수 안 하고 안 틀리면 방송을 안 들을 거다’고 말씀해주셨죠. 그 말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런데 경민아, 너는 기억으로 너무 들이댄다. ㅎㅎㅎㅎ”“‘들이대’라는 말이 나중에 역사의 단어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100여년 쯤 지나 사람들이 ‘들이대’라는 말은 어떻게 생겨난 것이냐고 궁금해 했을 때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 있는 자료가 너무 많죠. 그래서 형님이 더 대단한 역사의 인물로 남지 않을까 싶어요.”(홍경민)“안 그래도 어떤 사람이 ‘들이대’ 학교를 설립하자고 연락이 왔더라고.(또 한 번 폭소가 터진다). 교육부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나만 허락하면 학생도 뽑고 하겠대. 최고위 과정으로 만들면 될까. ㅎㅎㅎㅎ.” ● ‘홍경민’ 이 만든 ‘나비 효과’ ‘홍경민’으로 인해 나라는 사람이 어떤 존재로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하는지를 알게 됐고, 그래서 살맛이 난다. 팬들이 바라는, 있는 그대로의 날 것 ‘김흥국’을 홍경민 때문에 찾고 또 찾고 있다.‘김흥국’ 안에 숨겨진 ‘김흥국’이 계속 나온다. “자기 방송을 하다가도, 또 어떤 자리에서든 ‘김흥국’의 진면목을 자랑하는 동생이에요. 방송에서 현철 선배님의 노래를 하다가도 ‘사랑은 얄미운 나비인가봐’라는 대목에서 ‘무슨 나비? 호랑나비’라고 하면서 그 자리에 없는 ‘김흥국’의 존재감을 끌어내는 동생입니다. ‘김흥국’을 나보다 더 잘 읽는 것 같아요. 홍경민의 작은 ‘날개짓’이 사람 김흥국을 태풍으로 밀어 올릴 것 같아요. ‘홍경민’으로부터 시작된 ‘나비 효과’, 그 혜택을 앞으로 톡톡히 볼 것 같습니다.”홍 씨는 쭉 계속 ‘인간 김흥국’의 ‘보증수표’가 되고 싶다. ‘걸어간다’의 가사에서 김흥국이 가는 길에 불어주는 ‘바람’이 홍 씨의 존재감 같다고 하자 고개를 끄덕인다. “많은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다시 활발하게 활동하셨으면 좋겠어요.”바라는 건 하나다. 김흥국 다운 김흥국, 하지만 전보다 카메라를 더 진정성 있게 대하고 싶은 김흥국이 다시 세상에 유쾌한 웃음을 주었으면 한다. “열심히 산다”는 말을 제일 듣고 싶어 한다는 김 이사장을 팬들 앞으로 끌어내기 위해 홍 씨 본인도 내년 1월 가수로서의 스타일을 바꿔 무대에 선다. 헤비메탈 락커로 깜짝 변신할 예정이다. “경민아. 나도 예전에 락 음악을 했잖아. 락을 하려면 일단 머리를 길러 들이대고 털어야 돼. 마이크도 그냥 잡으면 안 되고, 꺾어야 돼. 그리고 무대 물 뿌려야 돼. 소방차 협찬 받아. ㅎㅎㅎㅎ.”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종로학원은 2024학년도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를 출시했다. 수험생의 수능, 학생부 성적을 다각도로 분석해 정시 지원 시 최적의 지원 전략을 제시한다. 종로학원의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온라인 배치표)는 대학별 실제 환산점수 기준으로 합격 가능성을 판별해준다. 판별 결과에 따라 총 4단계(안전, 적정, 도전, 위험권)로 결과를 제시해준다. 표준점수, 백분위, 학생부 성적 등을 고려해 지원자에게 유리한 대학, 학과를 제시해주기 때문에 최적의 지원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올해 대입은 통합수능 3년차로 문·이과에 따른 유불리가 존재하고, 이과생의 인문계 학과 교차 지원 등으로 혼란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입시 결과만으로 대학별 합격선을 가늠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다. 종로학원의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는 이런 변수들을 감안해 합격 가능성을 정교하게 판별해준다. 서비스 이용자에겐 ‘2024학년도 종로학원 정시 모의 지원 군별 지원 성향 분석’ 특별자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본인 점수와 유사한 수험생들의 지원 성향 및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 군별 지원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 전국 대학과 학과의 지원 가능 점수를 총 정리한 2024학년도 정시 모집 배치 참고표 특별 자료를 추가로 제공한다. 위 서비스는 결제 즉시 이용 가능하며, 원서 접수 마감일까지 무제한으로 합격 진단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종로학원은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입시 전문가와 함께하는 ‘2024학년도 정시지원 1대1 컨설팅’을 실시한다. 수십 년간 쌓은 종로학원만의 입시 빅데이터에 기초해 정시 지원 시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한다. 특히, 문이과 유불리 등 통합수능의 여러 변수를 고려해 가, 나, 다 군별 정교한 합격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1대1 컨설팅 신청 접수 중이며, 컨설팅은 수능 성적 발표 후인 12월 11일부터 정시 원서 접수 전까지 진행된다. 제한된 인원만 신청을 받기 때문에 선착순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컨설팅 신청하고 결제한 뒤 수능성적표 및 제출 서류를 업로드하고 방문해서 개인별 맞춤 컨설팅을 진행하면 된다. 컨설팅 신청 및 자세한 내용 확인은 종로학원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종로학원 대입 컨설팅 센터는 서울 강남구 역삼로에 위치해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이 가능하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