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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34·다롄 스더·사진)이 1년 8개월 만에 축구대표팀에 승선했다. 허정무 감독은 25일 내달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 23명의 엔트리에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 안정환을 올렸다. 안정환은 2008년 6월 22일 열린 북한과의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이후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허 감독은 “안정환은 경험과 능력이 있는 선수다. 여러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라운드에서 우리 팀이 필요할 때 꼭 필요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2002년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참가하며 한국 축구의 공격라인을 이끈 그의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이다. 안정환은 2002년 미국과 이탈리아 경기에서 환상적인 헤딩골을 넣었다. 2006년 토고와의 조별 리그에서도 멋진 역전골을 터뜨려 2-1로 월드컵 원정 첫 승리의 주역 역할을 했다. 안정환은 1997년 한국과 중국의 정기전 때 처음 대표에 발탁돼 1999년 6월 12일 멕시코와의 코리아컵 때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데뷔 골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68경기에서 17골을 터뜨렸다. 허 감독은 “이번 발탁에 가장 중점을 둔 게 월드컵 본선 경쟁력이다”라고 밝혀 부상으로 제외된 박주영(AS 모나코)을 빼면 사실상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이 본선 최종 엔트리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허 감독은 안정환을 경기 후반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리는 조커로 활용할 생각. 월드컵 B조 본선 3차전 상대인 나이지리아를 가상한 모의고사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 그 가능성을 타진한다. 허 감독은 안정환의 몸 상태를 점검하려고 지난달 정해성 수석코치를 팀 전지훈련지인 중국 쿤밍에 파견할 만큼 큰 관심을 보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과 스코틀랜드 무대에 안착한 기성용(셀틱), 독일 분데스리가의 차두리(프라이브루크) 등 유럽파 4명은 예상대로 합류했다. 지난해 20세 이하 월드컵 8강을 이룬 신예 김보경(오이타)과 이승렬(서울)도 부름을 받았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노 골드’의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여자 쇼트트랙은 25일 오전 9시 26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에서 열리는 3000m 계주에서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여자 쇼트트랙은 남자와 더불어 전통적인 효자 종목이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2006년 토리노까지 9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21일 열린 1500m에서 이은별(연수여고)이 은메달, 박승희(광문고)가 동메달을 따는 데 그쳤다. 급성장한 중국세에 완전히 밀렸다. 중국은 500m에서 세계 최강자 왕멍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1500m에서는 저우양이 1위를 했다.여자 대표팀은 3000m 계주만큼은 중국에 내줄 수 없다며 금빛 질주를 벼르고 있다. 3000m 계주는 한국이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4연패를 달성할 정도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일찌감치 대표를 선발했던 여자 대표팀은 개인전은 중국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해 3000m 계주 훈련에 집중했다. 조해리(고양시청), 이은별, 박승희 트리오에 김민정(전북도청) 또는 최정원(고려대)이 4명이 겨루는 계주 결승에 나설 예정. 조해리와 박승희는 이날 여자 1000m 예선에도 나간다.성시백(용인시청)은 이호석(고양시청), 곽윤기(연세대)와 함께 이날 열리는 남자 500m 예선에 출전해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2관왕 이정수(단국대)는 이 종목에는 출전하지 않는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스피드 코리아’가 맹위를 떨치면서 한국의 스포츠 과학도 함께 떠올랐다. ‘땀 서 말에 금메달 하나’라는 노력에 더해 이젠 ‘스포츠과학 없는 금메달’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최첨단의 시대가 됐다. 그 중심엔 1980년 창립한 체육과학연구원이 있다. 엘리트 체육 활성화와 국민체력 증진을 목표로 탄생한 체육과학연구원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부터 금메달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운동생리학과 스포츠심리학, 운동역학 등 다양한 과학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극대화해 세계 속의 ‘강철’ 한국을 만들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은메달에 그친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고양시청)은 문영진 박사(운동역학)의 도움을 받아 자세를 고쳐 4년 뒤 베이징에선 금메달을 번쩍 들었다. 마린보이 박태환(단국대)이 베이징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처음 딴 금메달은 송홍선 박사(운동생리학)의 금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양궁과 사격에서 한국이 세계 최강인 배경엔 스포츠심리학이 있었다.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한 대회에서 남녀 500m 금메달을 석권한 모태범과 이상화(이상 한국체대), 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단국대)는 윤성원 박사(트레이닝 및 재활)의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금메달의 원동력인 체육과학연구원의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지만 지속적인 투자가 부족해 시설과 기자재는 낡았다. 서울 노원구 공릉2동 연구원 건물 주변은 문화재청의 관리를 받고 있어 재건축 및 시설 확충이 불가능하다. 6월까지 건물을 비워야 하는데 대체 용지는 확보하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대표팀을 지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종목별로 테스트를 받는 데만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전문 연구원 17명이 1인당 네댓 개의 종목을 맡다 보니 효율성도 떨어진다. 이번 겨울올림픽 지원엔 단 2명의 연구원만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마친 뒤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를 약속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조치는 없다. 국제대회 때마다 따낸 금메달의 최고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체육과학연구원. 명성에 걸맞은 투자가 뒤따라야 금메달의 산실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제 스타일대로 경기가 안 풀려 처음엔 당황했어요. 하지만 (이)호석이 형이 스퍼트를 시작하면서 다른 나라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많아졌습니다. 그 사이에 제가 치고나갈 틈이 생겼죠. 호석이 형 덕분에 신체 접촉 없이 앞으로 나올 수 있었어요.”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정수(21·단국대)는 초반부터 치고나가며 승부를 거는 스타일. 하지만 이날은 맨 뒤인 5위로 처졌다가 2바퀴를 남기고 2위로 올라섰고 마지막 바퀴에서 이호석(24·고양시청)을 0.054초차로 제치고 1500m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이정수가 뜻대로 안 된 레이스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정상을 차지한 데는 이유가 있다. 체육과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이정수는 언제든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이정수의 서전트 점프는 63cm. 50∼60cm인 동료 선수보다 높다. 반응시간도 0.24초로 남자 대표팀 중 2위. 그만큼 순발력이 돋보인다. 어떤 상황에서든 몸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어 레이스에서 먼저 치고 나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특히 돌발 상황이 많은 쇼트트랙에서 순간적인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고 한 발 먼저 움직임으로써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 이날 마지막 곡선주로를 앞두고 이호석을 따라 잡은 원동력이다.171.2cm, 59.7kg인 이정수의 허벅지(둘레 좌 52cm, 우 52.6cm)는 대표팀에서 가장 얇다. 30초 동안 최대의 힘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아 하체의 힘을 측정하는 ‘윈게이트 테스트’에서 이정수는 최고 파워 717.72W로 이호석(736.16W)보다 약했다. 하지만 효율적인 파워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 kg당 최고 파워는 12.02W로 이호석(11.85W)보다 좋았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클수록 전체 파워는 좋지만 효율성에서는 kg당 파워가 더 중요하다.이정수는 윈게이트 테스트 피로지수가 33.49%로 역시 대표팀 내 1위. 피로지수는 순간적인 파워를 후반까지 끌고 갈 수 있는 능력. 지수가 낮을수록 좋다. 그만큼 순간적인 스퍼트를 하고 그 힘을 계속 유지하는 능력이 좋다. 이정수는 5140cc의 폐활량을 기록해 대표팀에서 가장 높아 지구력도 좋았다. 14일 1500m에서도 우승한 배경이었다.이정수의 좌우 허벅지 둘레의 차이는 0.6cm. 장딴지 차이는 0.1cm. 허벅지의 경우 다른 선수들은 1cm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장딴지도 거의 1cm 차를 보인 것과 다르다. 그만큼 좌우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최규정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좌우가 고루 발달하면 힘을 내는 곳이 특정 지점으로 몰리지 않아 그만큼 효율적으로 힘을 쓴다”고 말했다. 한국의 첫 2관왕. 만능 스포츠맨의 자질을 갖춘 이정수였기에 가능했다.한편 경기 성남의 한 법당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본 이정수의 아버지 이도원 씨(49)는 아들의 2관왕을 대놓고 기뻐하지는 않았다. 준결선에서 탈락한 성시백(23·용인시청)과 은메달을 딴 이호석이 내내 마음에 걸렸기 때문. 그는 아들에게 “코치선생님과 시백이형, 호석이형에게 꼭 감사하다고 말해야 한다”며 “시백이가 500m에서는 1등 하게끔 도와주고, 남은 경기도 정정당당하게 임하라”고 당부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유성열 기자 ryu@donga.com▼이호석 “후회는 없다… 최선 다한 승부”고개 숙인채 코칭스태프 포옹충돌사건 이후 마음의 짐 덜어▼마지막 코너만 제 페이스대로 돌면 ‘2인자’ 딱지를 뗄 수 있었다. 순간 안쪽으로 대표팀 후배 이정수가 파고들었다. 최근 받은 비난이 마음에 걸렸을까. 잠시 주춤한 그는 무리한 자리싸움을 피했고, 결국 선두를 내줬다.또 2등. 레이스가 끝난 뒤 가쁜 숨을 몰아쉬는 그의 표정에선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이정수가 팔을 번쩍 들며 환호할 때 그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반영하듯 고개를 숙인 채 코칭스태프를 끌어안았다. 김기훈 감독이 그의 등을 두들기며 말했다. “잘했다. 누가 뭐라 해도 넌 우리 팀의 기둥이다.”‘작은 거인’ 이호석(24·고양시청) 얘기다. 그에게는 늘 ‘2인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선 1000m, 1500m에서 안현수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당시 안현수에게 지고도 대표팀 내 파벌싸움의 가해자라는 누명을 쓰는 해프닝도 있었다.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곤 대표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는 대회에 앞서 “2인자란 수식어가 정상에 도전하라는 채찍이 돼 나를 단련시켰다. 이젠 1인자로 올라서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14일 첫 경기인 1500m에서부터 실타래가 엉켰다. 결선 마지막 바퀴에서 그는 성시백(23·용인시청)을 추월하다 엉켜 넘어졌고, 이후 감당하기 힘든 비난이 그에게 쏟아졌다. 그의 미니 홈피는 다운이 됐을 만큼 비난 글로 채워졌다. 쇼트트랙 관계자들은 “약간 무리했지만 앞 선수가 틈을 보일 때 파고드는 건 선수의 권리이자 의무다. 국민에겐 누가 따도 마찬가지지만 선수 개인으로선 메달 색깔에 욕심을 내는 게 당연하지 않냐”고 입을 모았다.어쨌든 이호석은 충돌 사건 이후 이날 처음으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메달을 따서 기분이 굉장히 좋다. 후회는 없다. 최선을 다한 승부였다”고 말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성시백 스케이트 날 7cm 차이로 또…준결선서 0.006초 차로 탈락500m-5000m계주 선전 기약▼ 이번엔 7cm의 차이가 성시백(23·용인시청)을 울렸다.성시백은 21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선에서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샤를 아믈랭(캐나다) 등과 다투다 2위 아믈랭에게 0.006초 차로 뒤져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이어 B파이널(패자 결선)에선 실격을 당했다. 두 선수만 남은 경기여서 승패는 큰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결승선을 앞두고 하지 않아도 될 어깨싸움을 벌였다. 결과는 실격. 만약 이겼다면 6위(2점)까지 주어지는 연금 포인트를 받을 수 있었다.그는 4년 전 토리노 올림픽 국내 선발전에서 아쉽게 출전권을 놓쳤다. 4년간 다시 땀방울을 쏟아내며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다.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주위에서는 금메달 유력 후보로 그를 꼽았다. 하지만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운이 없었다.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14일 남자 1500m 결선에선 결승선을 20m 정도 앞두고 2위로 달리다 동료인 이호석(24·고양시청)과 부딪혀 넘어졌다. 첫 올림픽 메달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아쉬운 마음에 빙판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1500m 경기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친 뒤 경기를 직접 보러 밴쿠버까지 온 어머니 홍경희 씨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1000m 경기를 기대하며 이날도 경기장을 찾았던 홍 씨는 아들이 메달을 따고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을 다음으로 기약해야 했다.경기가 끝난 뒤 그는 공동취재구역에서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지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자 미소로 화답했다. 아직 그에게 올림픽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27일 열리는 500m와 5000m 계주에서 그는 다시 메달에 도전한다. 가능성도 높다. 김기훈 대표팀 감독은 “성시백은 그동안 500m에서 강세를 보여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1000m와 1500m 결과를 빨리 잊으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비록 첫 단추를 잘못 끼웠지만 결국 다시 환한 미소를 보일 그를 온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다시보기] 男 쇼트트랙 1000m 이정수 金 - 이호석 銀}

"제 스타일대로 경기가 안 풀려 처음엔 당황했어요. 하지만 (이)호석이 형이 스퍼트를 시작하면서 다른 나라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많아졌습니다. 그 사이에 제가 치고나갈 틈이 생겼죠. 호석이 형 덕분에 신체 접촉 없이 앞으로 나올 수 있었어요."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정수(21·단국대)는 초반부터 치고나가며 승부를 거는 스타일. 하지만 이날은 맨 뒤인 5위로 처졌다가 3바퀴를 남기고 2위로 올라섰고 마지막 바퀴에서 이호석(24·고양시청)을 0.054초차로 제치고 1500m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이정수가 뜻대로 안 된 레이스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정상을 차지한 데는 이유가 있다. 체육과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이호석은 언제든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남다른 순발력이정수의 서전트 점프는 63cm. 50~60cm 사이인 동료 선수보다 높다. 반응시간도 0.24초로 남자 대표팀 중 2위. 그만큼 순발력이 돋보인다. 어느 상황에서든 몸이 빠르게 반응할 수 있어 레이스에서 먼저 치고 나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특히 돌발 상황이 많은 쇼트트랙에서 순간적인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고 한 발 먼저 움직임으로써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 이날 마지막 곡선주로를 앞두고 이호석을 따라 잡은 원동력이다.●월등한 파워171.2cm, 59.7kg인 이정수의 허벅지(둘레 좌 52cm, 우 52.6cm)는 대표팀에서 가장 얇다. 30초 동안 최대의 힘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아 하체의 힘을 측정하는 '윈게이트 테스트'에서 이정수는 최고 파워 717.72와트로 이호석(736.16와트)보다 작다. 하지만 효율적인 파워에서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 kg당 최고 파워는 12.02와트로 이호석(11.85와트)보다 높았다. 일반적으로 체중이 클수록 전체 파워는 좋지만 효율성에서는 kg당 파워가 더 중요하다.●탁월한 파워 유지 능력이정수는 윈게이트 테스트 피로지수가 33.49%로 역시 대표팀 내 1위. 피로지수는 순간적인 파워를 후반까지 끌고 갈수 있는 능력. 지수가 낮을수록 좋다. 그만큼 순간적인 스퍼트를 하고 그 힘을 계속 유지하는 능력이 좋다. 이정수는 5140cc의 폐활량을 기록해 대표팀에서 가장 높아 지구력도 좋았다. 14일 1500m에서도 우승한 배경이었다.●균형 잡힌 하체이정수의 좌우 허벅지 둘레의 차이는 0.6cm. 장딴지 차는 0.1cm. 허벅지의 경우 다른 선수들은 1cm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장딴지도 거의 1cm 차를 보인 것과 다르다. 그만큼 좌우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최규정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좌우가 고루 발달하면 힘을 내는 곳이 특정 지점으로 몰리지 않아 그만큼 효율적으로 힘을 쓴다"고 말했다. 한국의 첫 2관왕. 만능 스포츠맨의 자질을 갖춘 이정수였기에 가능했다.한편 경기 성남의 한 법당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본 이정수의 아버지 이도원 씨(49)는 아들의 2관왕을 대놓고 기뻐하지는 않았다. 준결선에서 탈락한 성시백(23·용인시청)과 은메달을 딴 이호석이 내내 마음에 걸렸기 때문. 그는 아들에게 "코치 선생님과 시백이형, 호석이형에게 꼭 감사하다고 말해야 한다"며 "시백이가 500m에서는 1등 하게끔 도와주고, 남은 시합도 정정당당하게 임하라"고 당부했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금메달은 ‘돈 메달’이다. 열심히 땀 흘려 이룬 성과에 대한 보상도 크다.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이 포상금 대박을 터뜨렸다.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 금메달 모태범과 이상화(이상 한국체대),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 이정수(단국대)는 경기력 향상 연구기금의 월정금 상한액인 100만 원을 매달 받게 됐다. 이에 더해 금메달 포상금 6000만 원(정부 4000만 원, 이건희 전 삼성 회장 2000만 원)의 뭉칫돈이 기다리고 있다.국민체육진흥공단 연금 규정에 따르면 올림픽에 참가한 대표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 연금점수 90점과 함께 월정금 100만 원을 받는다.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에게는 각각 30점과 45만 원, 20점과 30만 원이 돌아간다. 연금점수 30점에 월정금 45만 원을 받던 이상화는 월정금 100만 원에 일시 장려금 500만 원을 추가로 받는다. 일시장려금은 연금점수가 110점을 초과할 경우 10점당 금메달에는 500만 원, 은메달과 동메달에는 150만 원씩 지급하는 제도. 이정수와 모태범은 이번 올림픽 전까지 각각 20점과 25점의 연금점수로 매달 30만 원을 받고 있었다.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은메달을 따 이번 대회 대표팀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된 이승훈(한국체대)도 월정금 100만 원을 받는다. 이미 연금점수가 102점이었던 덕분에 일시장려금 300만 원도 수령한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간발의 차로 4위를 한 이강석(의정부시청)은 기존 연금 점수 104점(월정금 97만5000원)에 8점을 추가해 역시 월정금 100만 원을 받게 됐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다시보기 = 모태범, 빙속 1000m 銀메달 ▲ 동영상 = 이상화, “오빠들과 함께한 훈련이 도움됐다”}

한국체대 출신들이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연일 금메달을 획득하며 체육전문 대학교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7일까지 한국이 딴 4개의 메달 중 3개가 한국체대에서 나왔다.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 금메달 모태범과 이상화, 그리고 남자 5000m 은메달 이승훈이 한국체대 07학번 동기다. 한국체대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가 레슬링 금메달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엘리트 스포츠 육성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1977년 3월 만든 스포츠 전문 특수대학. 한국체대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전인수가 양궁 금메달을 따내는 등 국제대회에서 큰 두각을 나타냈다. 여름올림픽에서 한국이 딴 금메달 54개 중 17개(31.5%)가 한국체대 출신이 딴 것이다. 겨울올림픽에서도 지난 토리노 대회까지 한국이 획득한 17개의 금메달 중 4개로 23.5%에 이른다. 한국체대가 한국 올림픽 금메달의 본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2004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금메달 하나의 가치는 500억 원을 넘는다. 한국체대가 국가 이미지 제고에 그만큼 큰 공헌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열악하다. 한국체대 특기생의 하루 급식비는 7800원. 태릉선수촌(2만6000원)의 3분의 1 수준도 안 된다. 각종 시설도 노후했고 훈련비도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올드 보이 이동국(전북)은 고개를 숙였고 구자철(제주)과 김보경(오이타), 이승렬(서울) 등 젊은 피는 활짝 웃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올 초 치러진 대표팀 해외 전지훈련과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나온 성적표다. 킬러 기근에 허덕이던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이동국은 올해 치러진 6차례 A매치에서 2골을 터뜨렸지만 파괴력은 별로 없었다. 반면 유망주 발굴 차원에서 발탁해 경기에 출전시킨 신예 선수들은 과감하게 사고를 쳤다. 구자철은 중원에서 기존 멤버들을 위협할 만한 경기 조율 능력을 보여주며 2골을 잡아냈다. 김보경은 염기훈(수원)의 부상 공백을 잘 메우며 선배들 못지않은 기량을 뽐냈다. 이승렬은 이동국과 이근호(이와타)의 틈새를 잘 파고들어 감각적인 슈팅으로 2골을 터뜨렸다. 겁 없는 신예 선수들의 성장은 한국 축구에 희망을 던져준다. 언제나 시대의 흐름이라는 게 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21세의 무명 선수 박지성이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엔진이 됐다. 포르투갈전에서 환상적인 골을 터뜨리는 등 4강 신화를 주도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도 21세의 박주영과 김진규가 공수에서 새로운 축을 만들었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들의 패기가 팀에 미친 파장은 컸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떠오른 구자철과 김보경, 이승렬도 1989년생 동기로 21세다. 지난해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8강의 주역이다. 당시 사령탑 홍명보 감독이 ‘한국 축구의 미래’라고 평가한 선수들이다. 현재로서는 이들 모두가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에 들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어설픈 경험보다는 거침없는 패기가 팀 분위기를 새롭게 할 수 있다. 14일 한일전에서 그 가능성을 봤다. 32년 만에 중국에 0-3으로 완패한 큰 위기 상황에서 이승렬과 김재성(포항), 김보경, 구자철 등 신예들이 3-1로 역전극을 주도했다. 이들은 4만여 일본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가능한 한 많은 신예 태극전사들이 남아공에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엔진으로 활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 골도 넣지 못한 충격적인 패배. 10일 중국에 완패를 당한 허정무 감독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31년 이상 계속된 중국전 무패 행진(16승 11무)을 이어가지 못한 자책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누구도 상상 못한 어이없는 결과였다.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하는 중국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당했다. 이날 한국은 공수에서 문제가 많았다. 이정수-조용형-곽태휘-오범석으로 짜인 수비라인은 불안했다. 볼을 잡았을 때 잘 밀어내지 못했다. 상대의 역습에는 허둥대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허용한 3골은 모두 수비라인 실수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김두현, 구자철, 김정우 등 미드필더들의 플레이도 산뜻하지 못했다. 패스는 자주 끊겼고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이어졌다. 이동국, 이근호, 이승렬 등으로 이어진 공격라인의 골 결정력도 무뎠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0-3 완패는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만큼 배울 것도 많았다. 공은 둥글다고 했다. 브라질 같은 세계적인 강팀도 약팀에 고전하는 경우가 있다. ‘2군을 내보내도 이긴다’고 했던 오카다 다케시 일본 감독도 자만하다 6일 중국전에서 0-0으로 비겨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강신우 MBC 해설위원은 “결과는 참담하지만 실망하지 말고 이날 패배를 쓴 약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는 6월 개막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패배에 좌절하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나온 문제점을 잘 분석해 전력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사상 처음으로 중국에 당한 패배가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한 전화위복이 되길 기대해본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축구 신동’ 백승호(13)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명문 FC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진출했다.백승호는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에게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갖지 못한 모든 것을 가진 선수’라는 극찬을 받은 꿈나무. 키는 146cm로 작은 편이지만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스피드가 뛰어나다. 성인 선수에게서나 볼 수 있는 경기를 읽는 센스, 골 결정력 등을 고루 갖췄다.백승호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 스페인에서 개최된 한국-카탈루냐 14세 이하 대회에 출전한 게 계기가 됐다. 그라운드에서 재치 있는 플레이를 선보여 알베르트 부이츠 바르사 13세 이하 유소년팀 감독의 눈길을 받았고 대회가 끝난 뒤 실시한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해 초청장을 받게 됐다. 아직 정식 프로 계약은 아니지만 바르셀로나가 백승호의 재능을 인정하고 러브콜을 보냈기 때문에 활약상에 따라 바로 정식 계약을 할 가능성이 높다. 백승호는 16일 스페인 현지로 떠나 학교, 집, 비자 문제가 마무리되는 대로 팀 훈련에 합류해 유소년 리그에 출전한다.백승호는 지난해 서울 대동초교 소속으로 주말리그 18경기에서 30골을 넣었다. 화랑기대회에서도 6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지난달에는 제22회 차범근 축구대상도 받았다. 10일 대동초교를 졸업하고 K리그 수원 삼성의 15세 이하 클럽팀인 매탄중에 진학할 예정이었던 백승호는 수원의 양해를 얻어 바르셀로나행을 결정했다.백승호는 “2022년 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린다면 (박)지성이 형처럼 그 무대를 누비고 싶다. ‘한국의 리오넬 메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바르셀로나에 입단한 축구신동 백승호 군}

“요즘 아기들은 우리 때와는 다른가 봐요. 참 예뻐요.”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57)의 얼굴은 요즘 유난히 밝다. 7일 태어난 친손녀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6일 일본 구마모토로 전지훈련을 오면서 손녀가 세상에 나오는 것을 지켜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휴대전화와 인터넷으로 사진을 보면서 “(차)두리하고 똑같이 생겼네”라며 즐거워했다.○ 축구만 사랑한 순수함이 낳은 오해 “독일에 있을 때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뭐든 다 했어요. 운동에 방해가 되는 일은 전혀 하지 않았고 오후 10시만 되면 잠자리에 들었죠. 오로지 집하고 훈련장만 오갔어요. 그래서인지 저에 대한 부정적인 말도 많이 나왔어요. 이해합니다. 그래도 전 유럽 선수들 틈에서 살아남아야 했어요.”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당시 세계 최고 리그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외국인으로는 가장 많은 98골을 터뜨리며 ‘차붐’ 열풍을 일으켰던 차 감독. 역대 한국이 낳은 최고의 축구선수인 그는 구마모토 테르사호텔 607호에서 8일 밤 격의 없이 치러진 인터뷰에서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인터뷰도 안 해준다는 등 일부에서 말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언제든 편안하게 얘기하세요. 저는 한 번 사귄 사람은 평생 갑니다”라고 말했다. 세간에 알려진 차 감독에 대한 평가는 두 가지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빅리그를 정복한 최고의 스타라는 평가가 하나. 자기밖에 모른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다른 하나. “파워가 넘치는 유럽 선수와 고무공 같은 탄력을 가진 아프리카 선수들을 상대하려면 동양인인 저는 두 배 이상 노력해야 했어요. 잘 먹지 못했던 고기도 억지로 많이 먹었어요. 그래야 푹푹 빠지는 독일 잔디에서 뛸 수 있죠.” 오로지 축구 하나만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뒤처졌다. 그랬기에 이 자리까지 왔다. 지금도 축구가 가장 최우선이다. 지인들은 차 감독을 가리켜 “너무 순수해서 탈”이라고 말한다.○ 정신력만 보강하면 요즘 선수들이 더 강하다 “요즘 절에 들어가서 공부하는 사람 있나요. 도서관에서 이어폰 꽂고 공부하잖아요. 선수들도 마찬가지예요. 축구만 하라고 하면 금세 질려버릴 거예요. 이제 그 친구들 스타일에 제가 맞춰 가야죠.” 차 감독은 신세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여러 것에 관심이 많아 집중하지 못하지만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큰 경기에 나서도 경직되지 않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한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박주영(AS 모나코) 등 유럽파가 양산된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라는 게 차 감독의 분석. “하지만 정신력은 우리 때보다 떨어져요. 그렇다고 강압적으로 하면 안 되죠. 어떻게 관리해야 살아남는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동안 축구 천재 소리를 듣다 소리 없이 사라진 선수가 얼마나 많습니까. 참 안타까워요.” 차 감독은 철저하게 훈련 스케줄을 짠다. 그런 훈련 패턴 속에서 선수들이 자기 관리를 하는 법을 스스로 습득하게 한다. 역할 모델도 설정한다. 36세의 노장이면서도 현역 공격수로 활약하는 김대의를 플레잉코치로 내세웠다. 늘 성실하게 훈련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에 진출했다 임대 선수로 복귀한 조원희에게 주장을 맡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팬들이 즐거운 축구로 승부 “우승요? 다른 팀들은 훈련 안 하나요. 장담할 수 없어요. 그저 팬들이 다시 경기장을 찾을 수 있게 재밌는 축구를 해야죠.” 올 시즌 목표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우승이 중요하긴 하지만 먼저 팬을 생각해야 한국 축구가 발전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2008년 K리그에서 우승한 뒤 지난해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 힘겨웠지만 올해는 선수 보강에 성공해 훨씬 나은 전력을 갖췄다는 게 차 감독의 설명. 수원은 2009년 FA컵에서 우승했지만 K리그에서는 10위를 해 자존심을 구겼다. “작년보다 훨씬 즐겁고 재밌는 축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차 감독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구마모토=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지난해 2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다가 1월 중순 복귀한 수원 삼성 조원희(27·사진)는 ‘임대 주장’이란 별명을 얻었다. 위건 소속으로 1년간 임대된 상태에서 주장 완장까지 찼기 때문이다. 차범근 감독은 임대 선수에게 주장을 주지 않는 관례를 깨고 파격적으로 그에게 주장을 맡겼다. 이유가 있었다. 조원희를 다시 데려오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수원은 2008년 K리그에서 우승한 뒤 조원희를 비롯해 주요 선수가 많이 빠져나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FA컵은 우승했지만 K리그에서 처음으로 두 자리 순위(10위)로 처졌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인 조원희의 공백이 컸다. 차 감독은 최근 조원희가 경기에 자주 뛰지 못하는 것을 보고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위건 감독에게 편지를 썼다. “우리 팀에 조원희가 필요하다. 벤치에 앉히려면 우리에게 보내 달라. 우리가 1년간 잘 키워서 다시 보내주겠다”는 게 요지. 하지만 “6개월은 가능하다”는 반응이 오자 지난해 말 직접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마르티네스 감독을 설득해 1년 무상 임차해왔다. 그리고 신뢰의 뜻으로 주장을 맡긴 것이다. 빅리그에서 벤치 설움을 당하며 눈물을 삼키던 조원희도 180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묵묵히 자기 일만 하던 그가 선배와 후배 사이,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잘했다. 중국에서 온 리웨이펑 등 말이 통하지 않는 용병도 잘 챙겼다. 훈련 때도 파이팅이 넘쳤다. 선수들에게 “힘내자”고 외치며 다독거렸다. 차 감독은 “원희가 정말 훌륭하게 팀을 이끌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조원희는 “감독님은 물론이고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하며 하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름값만 믿고 우쭐하기보다는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되자고 강조한다. 절 믿어준 감독님을 위해 K리그 우승컵을 되찾아 오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수원에 우승컵을 안기고 보란 듯이 다시 빅리그로 복귀해 그라운드를 누비겠다는 뚝심이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서 묻어났다.구마모토=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희망 바이러스’ 이지선 씨(32·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사진)가 다시 달린다. 전신 55%에 3도 화상이란 큰 장애를 보란 듯이 극복한 이 씨는 지난해 뉴욕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에 도전해 7시간22분 만에 완주하는 또 한 번의 드라마를 써 감동을 전했다. 이 씨는 장애인 재활전문병원을 건립하는 푸르메재단을 알리기 위해 장애인과 함께 달렸다. ○ ‘기부천사들’과 함께 달려 2005년부터 재단 홍보대사를 맡아온 이 씨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화상으로 피부 호흡이 잘 안 돼 비장애인보다 두 배는 힘든 상태에서 걷고 달리기를 반복하며 완주해 어떤 역경에서도 ‘하면 된다’는 신념을 몸으로 실천했다. 이 씨는 3월 21일 열리는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1회 동아마라톤대회에도 출전한다. 이번에도 푸르메재단을 알리기 위해 달린다. 푸르메재단은 이번 대회에서 ‘이지선과 함께하는 서울국제마라톤’이란 이벤트를 자체 진행한다. 이 씨와 함께 ‘푸르메 희망 천사’가 될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 행사에 참가할 경우 m당 1원을 재단에 기부하면 된다. 참가 신청은 재단 홈페이지(www.purme.org)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해 word222@naver.com으로 28일까지 e메일을 보내면 된다. 서울국제마라톤사무국은 참가 신청이 마감됐지만 이번 특별 행사 참가자는 별도로 받기로 했다. 이 씨는 개인적으로도 ‘이지선 희망 천사 기금’의 후원자 100명을 모집해 달릴 계획이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도 후원금을 낼 수 있는 프로젝트다.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인 배형진 씨와 푸르메재단 대표인 강지원 변호사, 배영일 북한대학원대 초빙교수 등과 함께 달린다.○ SK 등 대기업-단체도 참여 이 특별 이벤트에 대한 주위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SK그룹은 해마다 사원들이 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면서 거둔 자선기금의 일부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대한산업안전협회와 ㈜이브자리, 에쓰오일 등 여러 기업과 단체도 행사 참가를 결정했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일본 규슈 구마모토의 스이젠지 경기장. 스탠드에는 ‘우리의 땀방울 팬들의 사랑으로 돌아온다’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올 시즌 내건 모토다. 구마모토는 수원에 약속의 땅이다. 2008년 초 따뜻한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K리그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팬퍼시픽대회와 홍콩에서 열린 구정컵에 참가하느라 이곳을 찾지 못한 탓인지 리그 10위로 처졌다. FA(축구협회)컵에서 우승하긴 했지만 자존심이 상하는 결과였다. 반면 지난해 이곳을 찾은 전북 현대는 리그 정상에 올랐다. 나쁜 징크스는 버려야 하지만 좋은 징크스는 살리면 좋은 법. 수원이 6일 구마모토를 다시 찾은 이유다. 차범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2008년의 좋은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매일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차 감독은 우승을 향한 굳은 의지와 함께 팬을 위한 ‘서비스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파울과 항의는 줄이고 박진감 넘치고 공격지향적인 축구를 해야 팬들이 경기장을 찾기 때문이다. 이윤우 구단주를 중심으로 프런트 직원들도 여성 및 어린이 팬을 축구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경기장 속의 새로운 문화 아이템 발굴에 나서는 등 팬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구마모토시의 수원 특별대우도 눈에 띈다. 구마모토 관계자들은 수원 선수단이 도착한 날 경기장에서 환영식을 열어 김과 과일 등 지역 특산물을 전달했다. 시에서 가장 좋은 구마모토테르사호텔을 잡아주고 걸어서 5분 거리의 경기장을 훈련장으로 내줬다. 쓰쓰라바라 기요시 구마모토 관광진흥부장은 “수원이 찾아줘서 구마모토도 발전한다. 올해 꼭 우승하길 빌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수원과 구마모토의 찰떡궁합이 올해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 흥미롭다.구마모토=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6월 11일)을 4개월여 앞두고 국내에서도 월드컵 마케팅 전쟁이 시작됐다. 국내 유일의 국제축구연맹(FIFA) 메인 스폰서인 현대자동차는 팬들을 상대로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대표팀 승리를 기원하는 슬로건을 공모하고 있다. 내달 3일 개막 D-100일을 앞두고 열리는 행사에서 슬로건을 공개해 분위기를 띄울 계획이다. 슬로건은 현대자동차가 제공하는 한국 대표팀 버스 외벽에 새기며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가 타이틀로도 사용한다. 슬로건 응모는 10일까지 현대자동차 홈페이지(www.hyundai.com)나 판매점, 축구협회 홈페이지(www.kfa.or.kr), 인터넷 포털 다음(www.daum.net)에서 하면 된다. 슬로건이 채택된 응모자에게는 월드컵 관전 기회를 준다. 기업들의 월드컵 홍보전도 치열하다. 한 기업은 월드컵 기간 동안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어 현대자동차와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거리응원을 마케팅에 활용할 권리는 현대자동차만 갖고 있다. 반면 월드컵 비스폰서 기업은 장소를 선점하더라도 기업 로고를 노출하는 월드컵 마케팅은 할 수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Be The Reds’로 유명했던 붉은악마 티셔츠 판매 전쟁도 시작됐다. 축구협회 라이선스 업체는 이미 대표팀 호랑이 방패가 붙은 붉은 티셔츠 판매에 들어갔다. K리그 서포터스 연합은 지난해 한 업체와 함께 ‘All The Reds’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붉은색 셔츠를 대량 생산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협회 스폰서인 나이키는 대표팀 붉은 유니폼을 대량 공급할 준비를 마쳤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청계천, 서울숲을 지나 잠실대교를 넘는 42.195km 드라마 ‘동아마라톤’이 올해부터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명품 대회로 열린다. 3월 21일 열리는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1회 동아마라톤대회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증하는 최고 등급인 골드 라벨을 받았다. IAAF는 마라톤 대회를 골드, 실버, 브론즈 등 세 등급으로 나눠 관리한다. 골드 대회는 런던, 베를린, 보스턴, 뉴욕, 시카고 등 세계 5대 마라톤을 포함해 14개 대회만 선택됐다. 국내에서는 서울국제마라톤이 사상 처음이자 유일하게 골드 라벨을 받았다. 서울국제마라톤이 세계적인 명품 대회로 도약하는 원년인 올해, 참가 신청 마감 결과 마라톤 마니아 2만3250명이 ‘골드 레이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트 부문에서는 2008년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2시간5분49초로 우승한 윌리엄 킵상과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마라톤에서 2시간6분14초로 월계관을 쓴 길버트 키푸르토 키르와 등 케냐의 철각들이 대거 출전한다. 이명기(국군체육부대) 김민(건국대) 정윤희(대구은행) 등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메달 획득을 꿈꾸는 남녀 마라톤 대표 23명 모두가 출전해 가능성을 타진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931년 3월 21일 정오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첫발을 내디딘 동아마라톤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전했다. 일제강점기 땐 울분을 삭히는 촉매제였고 광복 이후엔 한국 풀뿌리 마라톤을 선도해 기록의 산실로 불렸다. 2000년대 접어들어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동아마라톤대회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동아마라톤’이라고 부른다. 그 이름 속에 한국 마라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6위의 고 김은배 선생,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고 손기정 선생,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챔피언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 한국 마라톤의 희망 지영준(코오롱)…. 한국 마라톤 선수치고 동아마라톤을 거치지 않은 선수가 없다. 손 선생은 1932년 2회 대회에 처음 출전해 2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고 3회 대회에서 우승해 국내 1인자로 우뚝 섰다. 3년 뒤 베를린 올림픽에서 2시간29분19초의 올림픽 최고기록으로 우승했다. 동아일보는 8월 25일자 손 선생의 우승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워 조선인들에게 민족의 자긍심을 심었다. 동아마라톤은 역대 남자 마라톤에서 수립된 한국기록 28회 가운데 10번을 탄생시켰을 정도로 신기록의 산실로 불린다. 동아마라톤은 1994년 국내 최초로 일반 국민이 참가하는 마스터스 부문을 신설해 마라톤 붐을 일으켜 풀뿌리 마라톤의 온실 역할을 하고 있다. 2006년 2만4401명의 마스터스 마라토너가 참가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올해도 2만3250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동아마라톤은 2000년 경주에서 서울로 대회 장소를 옮겼다. 세계적인 마라톤의 첫째 조건은 ‘수도의 도심을 달린다’는 것이다. 동아마라톤이 서울로 대회 장소를 옮겨온 이유다. 세계적인 마라톤으로 인정받기 위해 좋은 기록은 필수다. 서울국제마라톤 사무국은 2000년 이후 서울 코스를 7차례 변경했다. 모든 참가자가 편안하게 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2시간5, 6분대의 세계적인 건각들을 초청해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04년 남아공의 거트 타이스는 2시간7분6초의 국내 대회 최고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그해 우승 기록 가운데 세계 6위였다. 세계적인 대회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증거였다. 국내 개최 대회 역대 남자부 톱7은 모두 서울국제마라톤에서 나왔다. 서울국제마라톤은 마스터스 참가자 수에서도 단연 국내 최고다. 자선기금 모금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청계천, 서울숲을 지나 잠실대교를 넘는 42.195km 드라마 '동아마라톤'이 올해부터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명품 대회로 열린다. 3월 21일 열리는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1회 동아마라톤대회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증하는 최고 등급인 골드 라벨을 받았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마라톤 대회를 골드, 실버, 브론즈의 세 등급으로 나눠 관리한다. 골드 대회는 런던, 베를린, 보스턴, 뉴욕, 시카고 등 세계 5대 마라톤을 포함해 14개만 선택됐다. 국내에서는 서울국제마라톤이 사상 처음이자 유일하게 골드 라벨을 받았다. 서울국제마라톤이 세계적인 명품 대회로 도약하는 원년인 올해 마라톤 마니아 2만2580명이 참가해 '골드 레이서'가 될 전망이다. 엘리트 부문에서는 2008년 로테르담 마라톤에서 2시간5분49초로 우승한 윌리엄 킵상과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마라톤에서 2시간6분14초로 월계관을 쓴 길버트 키푸르토 키르와 등 케냐의 철각들이 대거 출전한다. 이명기(국군체육부대), 김민(건국대), 정윤희(대구은행) 등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메달 획득을 꿈꾸는 남녀 마라톤 대표 23명 모두가 출전해 가능성을 타진한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1931년 3월 21일 정오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첫 발을 내딛은 동아마라톤은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전했다. 일제강점기 땐 울분을 삭히는 촉매제였고 해방 이후엔 한국 풀뿌리 마라톤을 선도해 기록의 산실로 불렸다. 2000년대 접어들어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동아마라톤대회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동아마라톤'이라고 부른다. 그 이름 속에 한국 마라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국 마라톤의 역사 1932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6위의 고 김은배 선생,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고 손기정 선생,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챔피언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 한국 마라톤의 희망 지영준(코오롱)…. 한국 마라톤 선수치고 동아마라톤을 거치지 않은 선수가 없다. 손 선생은 1932년 2회 대회에 처음 출전해 2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고 3회 대회에서 우승해 국내 1인자로 우뚝 섰다. 3년 뒤 베를린 올림픽에서 2시간29분19초의 올림픽 최고 기록으로 우승했다. 동아일보는 8월 25일자 손 선생의 우승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워 조선인들에게 민족의 자긍심을 심었다. 동아마라톤은 역대 남자 마라톤에서 수립된 한국 기록 28회 가운데 10번을 탄생시켰을 정도로 신기록의 산실로 불린다. 동아마라톤은 1994년 국내 최초로 일반 국민이 참가하는 마스터스 부문을 신설해 마라톤 붐을 일으켜 풀뿌리 마라톤의 온실 역할을 하고 있다. 2006년 2만4401명의 마스터스 마라토너가 참가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올해도 2만2580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세계적인 명품 대회로 도약 동아마라톤은 2000년 경주에서 서울로 대회 장소를 옮겼다. 세계적인 마라톤의 첫째 조건은 '수도의 도심을 달린다'는 것이다. 동아마라톤이 서울로 대회 장소를 옮겨온 이유다. 세계적인 마라톤으로 인정받기 위해 좋은 기록은 필수다. 서울국제마라톤 사무국은 2000년 이후 서울 코스를 7차례 변경했다. 모든 참가자가 편안하게 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남아공 등 2시간 5분, 6분대의 세계적인 건각들을 초청해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04년 남아공의 거트 타이스는 2시간7분6초의 국내 대회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그해 우승 기록 가운데 세계 6위였다. 세계적인 대회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증거였다. 국내 개최 대회 역대 남자부 톱7은 모두 서울국제마라톤에서 나왔다. 서울국제마라톤은 마스터스 참가자 수에서도 단연 국내 최고다. 자선기금 모금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 전 세계 62개국에 생중계된다.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대회도 올해부터 IAAF 실버대회로 승격됐다. 2006년 국제대회가 된 뒤 5년 만에 브론즈 라벨을 탈피하는 성장을 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조선일보춘천마라톤대회가 실버, 중앙일보마라톤대회가 브론즈 대회로 열린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수원 삼성의 안기헌 단장은 경신고 동기인 차범근 감독의 학창 시절을 얘기하면서 혀를 내둘렀다. “참 대단했죠. 동기지만 정말 무서웠어요. 성공하지 않을 수 없었죠.” 그러면서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들려줬다. 매일 정해진 훈련만 해도 힘든데 차 감독은 따로 줄넘기를 매일 2만 번씩 했다는 것이다. 줄넘기 2만 번을 쉬지 않고 하는 데 약 1시간 20분이 걸린다.차 감독은 1970, 80년대 세계 최고 무대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갈색 폭격기’란 명성을 날리며 리그에서 외국인 최다인 98골, 유럽컵 등을 포함해 121골을 터뜨렸다. 국가대표 간 경기인 A매치에서도 55골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의 삼손’으로 불린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국제국 부장도 학창 시절부터 남들이 잘 때 몰래 일어나 계단 오르내리기를 하고 타이어를 끌고 달린 것으로 유명하다.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대표팀 승선을 노리는 이동국(전북·사진)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동국은 지난해 K리그에서 20골(전체 22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라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아직 허정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1월 열린 남아공과 스페인 전지훈련 A매치에서 한 골도 못 터뜨린 것도 이유지만 움직임이 둔하고 쉽게 체력이 떨어져 90분 풀타임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악착같은 모습도 없었다.이동국은 요즘 월드컵 본선에 가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솔선수범하고 더 많이 뛰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허 감독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은 뭔가 2% 부족하다는 뜻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차 감독과 김 부장이 보여준 악착같은 독기를 이동국에게서 찾아보기 힘들다. 이동국이 독일 브레멘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진출했다 쉽게 포기하고 돌아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프리미어리그 1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해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셀틱)의 성공 스토리는 차 감독을 닮았다. 모두 학창 시절부터 별도로 체력을 관리할 정도로 축구에만 매달린 열정이 있었다. 이동국의 못다 이룬 월드컵 꿈.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양종구 기자 ▲동영상 = 이동국, 2009년 최고의 선수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