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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내 대표적인 친미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미국의 앞마당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중국 화웨이 제품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백악관에서도 화웨이 제재를 연기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등 전 세계적으로 반(反)화웨이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미국의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압둘라 빈 아메르 알스와하 사우디 통신정보기술장관은 9일(현지 시간)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5세대(5G) 이동통신을 비롯한 사우디 통신망에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우디의 규제 및 안전) 기준을 충족하면 기꺼이 거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틴아메리카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전했다. 친미 정권이 들어선 브라질의 아미우통 모랑 부통령도 최근 기자들을 만나 “화웨이는 브라질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앞으로 브라질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4월 중국 선전에서 량화(梁華) 화웨이 이사회 의장을 만나 “화웨이의 공개입찰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FT는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중국의 투자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에서도 화웨이에 대한 제재 시행을 연기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국장 대행은 4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의원 9명에게 서한을 보내 화웨이 제재 내용이 담긴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의 연기를 요청했다. 그는 현행 2년인 법 시행 유예 기간을 4년으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NDAA는 미 연방기관 및 정부에 납품하는 기업들이 화웨이, ZTE 등 중국 통신기업의 기술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트 대행은 이 서한에서 “NDAA 규정이 시행되면 연방정부 납품업체 수가 급감하고, 특히 화웨이 장비를 많이 사용하는 지역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미국이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행렬을 막으라는 압박 차원에서 멕시코에 부과하려던 관세를 두고 벌인 협상이 7일(현지 시간) 타결됐다. 관세 부과 시행을 불과 사흘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된 이번 협상을 두고 동맹과 우방국에 마구잡이식 압박을 가하는 트럼프식 ‘협상의 기술’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국이 멕시코와 합의안에 서명했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 월요일(10일) 부과 예정이던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하루 뒤 “멕시코는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이는 미국과 멕시코 모두에 매우 성공적인 협정이 될 것”이라며 “멕시코는 (미국으로부터) 대량의 농산품 구매를 즉각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도 했다. 양측 합의에 따라 멕시코는 불법 이민 제한 강화를 위해 과테말라 국경에 국가방위군 6000명을 배치하는 등 남쪽 국경에 우선순위를 두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에 이미 들어온 이민자들은 망명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멕시코로 돌려보내고, 멕시코가 이들에게 일자리와 교육 등을 지원한다. 미국과 멕시코는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 추가 조치를 내리기로 하고 90일간 후속 논의도 진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멕시코가 불법 이민을 막지 않으면 10일부터 멕시코산 수입품 전체에 대해 5%의 관세를 부과하고 10월 25%까지 세율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민이라는 사회 문제와 관세라는 경제 문제를 연계시킨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미국 내에서도 강한 비판과 우려가 쏟아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멕시코 위기는 트럼프식 벼랑 끝 협상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기사로 비판했다. 폴리티코는 “타국에 대한 위협으로 위기를 촉발한 뒤 미국에만 편의적인 시한을 설정하고 벼랑 끝 상황으로 몰고 감으로써 불완전한 협상을 타결한다. 익숙하고도 점점 효과가 떨어지는 대통령의 협상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위협과 ‘분노 발작(temper tantrum)’은 외교와 협상의 방법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한국이 화웨이 5세대(5G) 통신장비를 계속 사용하면 미국이 지금처럼 한국과 협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겁니다. 이것은 중대한 동맹 이슈입니다.” 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국제안보콘퍼런스. 패널로 나선 대북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68)가 중국 이동통신사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규제 관련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창 변호사는 “화웨이가 자사 서버를 이용해 미 기업 정보를 몰래 빼낸 후 이를 중국 베이징으로 전송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와 증거들이 있다. 미국은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루 전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한미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에서도 비슷한 기류를 느꼈다. 지한파 미 전문가들조차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꺼리는 한국의 입장은 (얼핏 보면) 합리적 접근일지 모르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선택을 원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한국 측 인사들이 “미국이 그런 식으로 한국을 압박하면 안 된다. 중국 바로 옆에 있는 한국이 느끼는 부담은 워싱턴에서 느끼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반박했지만 일부 미 인사의 얼굴엔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인상이 짙었다. 워싱턴 현지에서 감지할 수 있는 미국의 화웨이 압박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다. 한국에 “정보기술(IT)뿐 아니라 무역, 환율, 인도태평양 전략 등 각종 분야에서 중국이 아닌 미국 편에 서라”는 직간접적 메시지가 끊임없이 분출되고 있다. 한국만 이런 압박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서유럽과 동남아 주요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수출입 모두 미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인 유럽연합(EU)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EU가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극도로 불편한 입장에 놓였다’(워싱턴 국제안보분석연구소), ‘미중 간 격전지가 된 EU가 외교 시험대에 놓였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같은 싱크탱크 및 외신의 분석과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이 독일과 네덜란드 방문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맞불 작전을 펼쳤다. 폼페이오 장관은 곧바로 왕 부주석이 방문한 국가들을 포함한 유럽 순방 일정을 발표했다. 외부로부터 외교적 선택을 강요당할 때의 대응은 ‘명분’이 아니라 ‘실리’에 바탕을 둔 것이어야 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선택을 요구하는 압박 속에서도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버티는 것도 바로 이런 점을 염두에 뒀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우리는 실리적이고 현실적인 사람들”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선 신중론이 최선의 방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점차 격해질 미중 패권 경쟁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함정에 빠지는 것을 피하는 전략적 대응이 절실하다. 미중 무역전쟁이 지금은 과열로 치닫고 있지만, 양국 정상이 극적인 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섣부른 선택은 양국의 합의가 끝난 뒤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성의껏 상대를 대하고 한국의 현실에 대해 솔직하게 대화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인 것 같다.이정은 워싱턴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 국방부가 최근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country)’로 표기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 ‘하나의 중국’ 정책에 의거해 그동안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런 미국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공식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표기한 것이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중국을 겨냥해 ‘억압적인 세계 질서(repressive world order)’로 미국에 맞서는 경쟁국으로 칭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포기한 적이 없으며, 지금도 대만을 상대로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현지 시간)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사실상 폐기했다”고 지적했다. SCMP는 “이는 중국을 겨냥한 최근 미국의 도발적인 조치들 중 하나”라며 “미중 양국이 무역, 보안, 교육, 비자, 기술은 물론이고 ‘문명’의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내놓은 기습 공격”이라고 썼다. 미 국방부 등은 보고서의 표현에 대한 SCMP의 입장 요구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앞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에 대전차를 비롯해 모두 20억 달러(약 2조3620억 원) 규모의 무기 판매도 추진하고 있다. 대만과의 외교관계 복원 및 협력 강화, 군사적 지원을 통해 대만이 중국 봉쇄정책에 참여하도록 만들겠다는 것. 이날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는 전날 언론인터뷰에서 미국은 대만에 군사 장비를 계속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관세 폭탄’을 앞세운 미중 양국의 무역 분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달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양국 실무팀 협상이 불발된 상황에서 시 주석과의 ‘톱다운’ 담판에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대규모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 3000억 달러(약 354조 원) 규모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시기에 대한 질문에 “G20 이후 2주 안에 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8, 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날 계획”이라며 “G20 이후의 어느 시점에는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한) 계획을 짜게 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미국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내 개발도상국 지위 박탈을 지속 추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7일 미국의소리(VOA)방송 중국어판에 따르면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테드 요호 의원(공화·플로리다)은 이날 미 외교정책위원회(AFPC) 주최로 열린 중국 관련 회의에서 “미국 의회는 정부와 함께 중국의 개도국 지위 박탈을 추진 중이며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이를 논의했다”고 밝혔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 국방부가 1일(현지 시간)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대만을 협력해야 할 대상 ‘국가(country)’로 표기했다. 이는 미국이 지금까지 인정해 온 ‘하나의 중국(one China)’ 정책에서 선회해 사실상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것으로,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외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건드려 대중 압박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방부는 이 보고서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 국가로서 싱가포르, 대만, 뉴질랜드, 몽골은 신뢰할 수 있고 역량이 있는 미국의 파트너들”이라며 “네 개의 국가는 전 세계에서 미국의 미션 수행에 기여하고 있으며,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이는 기존 동맹국가인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태국을 언급한 데 이어 추가로 협력을 확대하고 강화할 대상 국가들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국교를 정상화한 후 ‘하나의 중국’ 정책에 의거해 그동안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에 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개발도상국과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공유하겠다며 사실상 ‘화웨이 개발도상국 동맹’을 선언했다. 시 주석은 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연설에서 “중국은 개발도상국을 위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개발도상국과) 최신 5G 기술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싶다. 함께 핵심 경쟁력을 키우고 (개발도상국) 경제를 성장 모델로 바꾸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 자리에서 “화웨이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다. 매우 깊은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미국을 겨냥해) 어떤 국가가 화웨이를 시장에서 쫓아내고 있다. 어떤 국가가 새로운 장애를 만들었다”며 이례적으로 화웨이를 직접 거론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양국 실무팀의 협상이 불발된 상황에서 시 주석과의 ‘톱다운’ 담판에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대규모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 3000억 달러(약 354조 원) 규모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시기에 대한 질문에 “G20 이후 2주 안에 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8, 29일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날 계획”이라며 “G20 이후의 어느 시점에는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한) 계획을 짜게 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미중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 무역협상을 진행해온 양국 협상 실무팀도 이달 10일 협상이 불발된 이후 만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로 출발하기 전 아일랜드 섀넌 공항에서도 기자들에게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중국산 제품) 2500억 달러어치에 (관세) 25%를 받고 있다. 최소 3000억 달러에 대해 또다시 관세를 올릴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과 무역적자를 문제 삼으며 중국산 제품 500억 달러어치에 25%, 20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했다. 이에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똑같은 비율의 관세를 부과하며 맞대응에 나섰고, ‘관세폭탄’을 앞세운 미중 양국의 통상 전쟁은 악화일로였다. 두 정상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G20를 계기로 90일 휴전에 합의했으나 이후에도 협상 난항이 계속되자 지난달부터 다시 경쟁적으로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내 개발도상국 지위 발탁을 지속 추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7일 미국의소리(VOA)방송 중국어판에 따르면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테드 요호 의원(공화·플로리다)은 이날 미국 외교정책위원회(AFPC) 주최로 열린 중국 관련 회의에서 “미국 의회는 정부와 함께 중국의 개도국 지위 박탈을 추진 중이며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이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요호 의원은 “이제 중국을 개도국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써 ‘일대일로’ 구상을 통해 전 세계 투자를 하고 있는 점, 우주개발 계획을 추진 중인 점 등으로 볼 때 더 이상 개도국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인정받으면 각종 협약의 이행 시한이 더 길게 허용되고, 농업보조금을 지급받는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2001년 WTO에 가입한 중국은 지금까지 ‘개발도상국이 아니다’는 지적에 대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교육수준 등 기준으로 볼 때 아직 개발도상국이다”고 주장해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의 가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특히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액화 질소(liquid nitrogen)의 운반용 트레일러로 보이는 물체에 주목하며 핵시설의 움직임을 분석한 부분이 눈에 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이날 보고서에서 “영변 우라늄 농축단지에서 차량과 장비, 사람이 오가는 것이 계속 보인다”며 영변 단지 서쪽에서 포착된 흰색 트레일러 차량 추정 물체의 이동을 언급했다. 이 트레일러는 2월 16일 혹은 17일에 나타났으나 3월 27일 오전 이후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5월 9일 비슷한 트레일러와 함께 10여 명의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다시 포착됐다가 같은 달 28일 사라졌다. 38노스는 “트레일러와 원통 혹은 선적용 트레이너의 외형이 액화 질소 운반용 트레일러와 비슷해 보인다”며 “액화 질소는 우라늄 농축 과정에서 (냉각장치인) 콜드트랩 가동에 필요한 물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량에 액화 질소가 든 것이라면 저장 탱크를 다시 채우기 위해 정기적으로 차를 세운 것”이라며 “이는 (영변) 단지가 가동 중이고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새로운 단서가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매체는 “위성사진만으로는 (액화 질소용 트레일러인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 방사화학실험실에서는 분명한 가동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국내 정보 당국에 따르면 영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북-미 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중에도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3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우라늄 농축시설은 정상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우라늄 농축시설은 정유 설비처럼 장치산업 특성이 있어 한 번 가동을 시작하면 365일 멈추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영변은 물론이고 또 다른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강선 역시 가동을 멈춘 징후가 포착된 적이 없다”고 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손효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김영철 전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숙청 여부 등과 관련해 “처형설이 나온 북한 인사들 중 1명은 처형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처형설 관련 보도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일랜드 섀넌공항 VIP라운지에서 기자들이 ‘북-미 정상회담에 관여한 북한 인사들의 처형 보도를 봤느냐’고 묻자 “보도가 정확한지 모르겠다. 처형설이 나온 (북한) 사람들 중 1명은 처형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가 전날 밤 극장에 있었으니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머지 4명은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북한 인사가 노역형에 처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북한 예술공연을 관람하는 장면이 공개된 김영철 전 통전부장인지, 아니면 총살형을 당했다고 알려진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인지는 확실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3차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은 협상을 하고 싶어 하고 나도 그와 협상을 하고 싶다”며 “나는 적절한 시점에 그를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또 “‘중대한(major) 시험’이 없었고, 솔직히 핵실험도 장기간 없었기 때문에 꽤 잘 진행돼 온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되기 이전에는 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늦기 전에 셈법을 바꾸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며 조바심 내는 북한과 달리 느긋한 입장이다. 새로운 대북 제안 없이 ‘제재를 유지하되 협상 문을 열어 놓는다’는 기존의 원칙을 되풀이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앞서 유럽을 순방 중이던 4일 미 일간지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는 우선순위의 상위에 있다”며 “북한과 한자리에서 다시 진지한 대화를 할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공장의 가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특히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액화 질소(liquid nitrogen)의 운반용 트레일러로 보이는 물체에 주목하며 핵시설의 움직임을 분석한 부분이 눈에 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이날 보고서에서 “영변 우라늄농축단지에서 차량과 장비, 사람이 오가는 것이 계속 보인다”며 영변 단지 서쪽에서 포착된 흰색 트레일러 차량 추정 물체의 이동을 언급했다. 이 트레일러는 2월 16일 혹은 17일에 나타났으나 3월 27일 오전 이후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5월 9일 비슷한 트레일러와 함께 10여 명의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서 다시 포착됐다가 같은 달 28일 사라졌다. 38노스는 “트레일러와 원통 혹은 선적용 트레이너의 외형이 액화 질소 운반용 트레일러와 비슷해 보인다”며 “액화 질소는 우라늄농축 과정에서 (냉각장치인) 콜드트랩 가동에 필요한 물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량에 액화 질소가 든 것이라면 저장 탱크를 다시 채우기 위해 정기적으로 차를 세운 것”이라며 “이는 (영변) 단지가 가동 중이고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새로운 단서가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매체는 “위성사진만으로는 (액화질소용 트레일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 방사화학실험실에서는 분명한 가동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국내 정보 당국에 따르면 영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북-미 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중에도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3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우라늄 농축 시설은 정상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우라늄 농축 시설은 정유 설비처럼 장치산업 특성이 있어 한 번 가동을 시작하면 365일 멈추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영변은 물론 또 다른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강선 역시 가동을 멈춘 징후가 포착된 적이 없다”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양측은 각각 서로를 향해 양보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핵 폐기를 위한 실질적인 진전된 안을 내놓으라고 하고 있고, 북한은 미국을 향해 대북 제재를 풀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석탄 및 유류 불법 환적 행위에 대한 미국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과 한미안보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제34회 국제안보콘퍼런스에서 한미 안보 전문가 30여 명은 북핵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중국의 ‘꼭두각시(puppet)’다. 그런 김 위원장에게 ‘속국’의 충성을 요구하는 중국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든 창 변호사·대북 전문가) “한미일 3각 협력의 실패는 (관련국들의) 정치적 기회주의 및 리더십 실패의 결과다.”(윌리엄 뉴컴 전 미 재무부 선임자문관) 한미 안보 전문가들은 ‘2019년 한반도의 안보 도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전망’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핵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외교 안보 분야 발제자로 나선 고든 창 변호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4개월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여지없이 입증했다. 시 주석이 부를 때마다 김 위원장이 달려가 네 차례나 정상회담을 한 것 등은 ‘북한이 중국의 소유’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그런 대북 영향력과 통제력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는 베이징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북한 군비 축소를 이뤄낼 수 있다”며 “이는 중국에 요청, 간청하는 것이 아니라 직설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밀착 속에 군사력을 강화하는 일본에 대한 논의도 많았다. 제임스 듀랜드 한미안보연구회 이사는 “일본에 위치한 유엔사 후방 기지 7곳의 역할이 커지면서 미군과 일본 자위대 간 협력도 늘고 있다. 일본이 최근 미국의 첨단 무기 및 무기 운용 체계를 대거 도입한 것은 이를 강화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50년간 일본이 지금처럼 군사 역량을 강화하고 동북아에 깊이 관여한 적이 없었다. 한일 역사 및 정치 문제가 양국 협력을 제한하고 있지만 한국 안보에 관한 일본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 대한 패널들 간 논쟁도 벌어졌다. 허남성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처럼 북한 무기가 은폐된 상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플랜B’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핵무장 필요성을 거론했다. 반면 이갑진 해병대전략연구소장은 “‘플랜B’를 논하기 전에 ‘플랜A’가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게 우선”이라며 “한국은 주변국의 요구와 압박에 대응하고, 내부적으로는 비핵화 방식에 대한 합의부터 이뤄내야 한다”고 반박했다. 뉴컴 전 선임자문관도 “노(No)”를 연발하며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그러면 국제사회가 반대하는 핵 확산만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톈안먼(天安門) 시위 30주년을 맞은 이날 북한 인권 문제도 집중 거론됐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비핵화뿐 아니라 인권 분야에서도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공조가 절실하다. 한미 공조 자체가 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이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북한은 지금까지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나 의무를 저버린 정권”이라며 “유엔 인권 결의를 이행하겠다는 결심이야말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이행을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강조했다. 조지 허친슨 한미안보연구회 이사는 “북한의 식량 지원 요청은 인권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멈춰선 북핵 협상을 재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특별 오찬 강연을 했다. 비건 대표는 비보도를 전제로 지금까지 북-미 협상 과정 및 현재 상황, 향후 전망 등을 설명했다. 그의 강연에는 약 150명이 몰려 북-미 협상에 대한 워싱턴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콘퍼런스 참가자 명단▼◆ 개회사▽개회 연설 김병관 한미안보연구회 공동회장(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존 틸럴리 한미안보연구회 공동회장(전 주한미군사령관)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브루스 벡톨 미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교수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패널토의1(사회: 김재창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발표자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 △카일 페리어 KEI 국장 △트로이 스탠거론 KEI 선임국장▽토론자 △브루스 벡톨 미 텍사스주 앤젤로주립대 교수 △정일화 한미안보연구회 이사◆ 오찬 연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패널토의2(사회: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발표자 △고든 창 변호사 겸 대북 전문가 △제임스 듀랜드 국제한국학회지 편집장 △허남성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석좌연구위원▽토론자 △윌리엄 뉴컴 전 미 재무부 선임자문관 △이갑진 해병대전략연구소장 △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 패널토의3(사회: 존 틸럴리 한미안보연구회 공동회장)▽발표자 △그레그 스칼라튜 HRNK 사무총장 △조지 허친슨 국제한국학회지 부편집장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토론자 △니컬러스 에버스탯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 △류재갑 한미안보연구회 이사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중국의 ‘꼭두각시(puppet)’다. 그런 김 위원장에게 ‘속국’의 충성을 요구하는 중국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대북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 “한미일 3각 협력의 실패는 (관련국들의) 정치적 기회주의 및 리더십 실패의 결과다.”(윌리엄 뉴컴 전 미국 재무부 선임분석관) 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과 한미안보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제34회 국제안보컨퍼런스가 열렸다. 참석한 한미 안보전문가 30여 명은 ‘2019년 한반도의 안보 도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전망’을 주제로 열띤 북핵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외교안보 분야 발제자로 나선 고든 창 변호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4개월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여지없이 입증했다. 시 주석이 부를 때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달려가 4차례나 정상회담을 한 것 등은 ‘북한이 중국의 소유’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그런 대북 영향력과 통제력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는 베이징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북한 군비축소를 이뤄낼 수 있다”며 “이는 중국에 요청, 간청하는 것이 아니라 직설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밀착 속에 군사력을 강화하는 일본에 대한 논의도 많았다. 제임스 듀런드 한미안보연구회 이사는 “일본에 위치한 유엔사 후방기지 7개의 역할이 커지면서 미군과 일본자위대 간 협력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이 최근 미국의 첨단 무기 및 무기운용 체계를 대거 도입한 것은 이를 강화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50년간 일본이 지금처럼 군사 역량을 강화하고 동북아에 깊이 관여한 적이 없었다. 한일 역사 및 정치 문제가 양국 협력을 제한하고 있지만 한국 안보에 관한 일본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 대한 패널들 간 논쟁도 벌어졌다. 허남성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처럼 북한 무기가 은폐된 상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플랜B’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핵무장 필요성을 거론했다. 반면 이갑진 해병대전략연구소장은 “‘플랜B’를 논하기 전에 ‘플랜A’가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게 우선”이라며 “한국은 주변국의 요구와 압박에 대응하고, 내부적으로는 비핵화 방식에 대한 합의부터 이뤄내야 한다”고 반박했다. 뉴컴 전 재무부 선임분석관도 “노(No)”를 연발하며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그러면 국제 사회가 반대하는 핵 확산만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톈안먼(天安門) 시위 30주년을 맞은 이날 북한 인권문제도 집중 거론됐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비핵화 뿐 아니라 인권 분야에서도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공조가 절실하다. 한미 공조 자체가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이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북한은 지금까지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나 의무를 저버린 정권”이라며 “유엔 인권결의를 이행하겠다는 결심이야말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이행을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강조했다. 조지 허친슨 한미안보연구회 이사는 “북한의 식량지원 요청은 인권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멈춰선 북핵 협상을 재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특별 오찬강연을 했다. 비건 대표는 비보도를 전제로 지금까지 북-미 협상 과정 및 현재 상황, 향후 전망 등을 설명했다. 그의 강연에는 약 150명이 몰려 북-미 협상에 대한 워싱턴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해 8월 타계한 ‘보수 거두’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구축함 ‘존 매케인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군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는 뜻을 백악관에 전했다고 AP통신 등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2008년 대선 공화당 후보였던 매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극도로 비판해 왔다. 사안이 불거진 것은 지난달 말 일본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 방문을 앞두고 있을 때 일부 백악관 참모들이 국방부에 “요코스카항에 정박한 매케인함을 대통령 눈에 띄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미 언론이 일제히 보도하면서부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政敵) 매케인의 이름을 딴 전함을 보면 기분이 언짢아질 것을 우려한 지시였다고 미 언론들은 덧붙였다. 이에 섀너핸 대행은 지난달 31일 “군을 정치화할 여지는 없다”며 백악관에 군의 중립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국방부에 경위 조사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 점검도 지시했다. 섀너핸 대행은 2일 “백악관 참모들이 일본에 주둔한 미 해군 7함대에 매케인함을 옮기도록 지시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이 일로 처벌받는 국방부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과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으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사안을 두고 ‘치졸하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며 자신의 지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매케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 누군가가 지시한 것 아니겠느냐. 선의에서 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참모들을 두둔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해 8월 타계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구축함 ‘존 매케인함’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백악관에 “군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을 중단해 달라”는 뜻을 전했다고 AP통신 등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보수의 거두로 2008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매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극도로 비판해왔다. 미 언론에 따르면 섀너핸 대행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참모총장에게 이런 메시지를 백악관에 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위 조사와 함께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국방부의 공식 가이드라인도 재점검하라고 했다. 섀너핸 대행은 2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뒤 한국으로 이동 중 동행한 기자들에게 “최근 백악관 참모들이 일본에 주둔한 미 해군 7함대에 매케인함을 옮기도록 지시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 지시는 실제 이행되지 않았다. 이 일로 처벌받는 국방부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문제를 두고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미망인과도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앞서 미 언론은 지난달 말 일본을 3박4일 일정으로 국빈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 방문을 앞두고 있을 때 일부 백악관 참모들이 국방부에 “요코스카항에 정박한 매케인함을 대통령의 눈에 띄지 않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政敵) 매케인의 이름을 딴 전함을 보면 기분이 언짢아질 것을 우려해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번 일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 한다”며 자신의 지시로 이뤄진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매케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 누군가가 지시한 것 아니겠느냐. 선의에서 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참모들을 두둔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선발대 소속의 젊은 직원이 현장에 미리 가서 매케인함을 보고 ‘이를 옮길 수 있을까’라고 물어본 것은 불합리한 요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불법 이민자의 미국 내 유입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멕시코에 5% 관세를 부과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탄선언’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관세권을 남용한다”는 비판과 함께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 “멕시코를 상대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벼랑 끝(brinkmanship)’ 전략은 다른 국가들이 자신의 요구에 굴복하도록 하려는 압박 정책의 새롭고도 위험한 장을 열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공약이자 2020년 재선의 주요 이슈가 될 불법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와 상관없는 경제 분야까지 보복하는 협상 카드로 연계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는 것.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백악관 참모진도 반대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발표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밤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당시 중동을 방문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전화를 걸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기 위해 맺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각국 비준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새벽 트럼프 대통령은 단일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1036명의 불법 이민자가 멕시코 국경에서 체포된 것에 단단히 화난 상태였다. 그는 강행 방침을 굽히지 않았고, 관세 부과 방침이 결정된 직후 언론 공개를 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전날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을 미국으로 급파했다. 이들은 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과 협상을 벌인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일 “협상에서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지만 국내 여론으로부터는 “백악관에 더 강하게 맞서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대해 “5일부터 개발도상국 특혜관세 혜택을 끝내겠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31일 성명에서 “인도가 자국 시장에 (미국 제품의) 공정하고 합당한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하지 못했다”며 개도국 특혜관세 지정국에서 인도를 제외하는 이유를 밝혔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일반특혜관세제도(GSP)를 도입해 120개 개도국에 관세 면제 혜택을 부여해 왔다. 인도를 제외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인도 정부가 관세 보복을 검토하겠다며 반발했지만 미국은 이를 강행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북한 제재문제와 관련해 최근 국제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난제는 금융거래가 아니라 해상 불법 환적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 규정을 피해 가면서 각종 품목의 불법 환적을 시도하는 것은 ‘해적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북한 해상 당국이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휴 그리피스 전 대표(사진)는 최근 미국이 압류해 몰수 조치에 나선 북한 선적 와이즈 어니스트호와 관련해 북한의 제재 위반 시도를 차단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위반하는 불법 행위를 했다는 것은 명백하다”며 “북한이 이런 식으로 석탄을 운송하려는 시도를 계속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북한의 선박이 압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평가의 근거에 대해선 “지난해 9월부터 5개월간 작업한 대북제재 관련 연례보고서에서 꼼꼼하게 조사, 검토한 결과”라고 했다. 그리피스 전 대표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수장으로 5년간 패널 활동을 이끌어온 제재 전문가. 4월에 임기를 마치고 유엔을 떠난 그는 지난달 31일 국내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 응했다. 그리피스 전 대표는 “북한은 제재를 회피하기로 작심한 나라”라며 “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체계와 글로벌 조직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 중동, 남미에 설치한 45개의 공관을 거점으로 사실상 전 세계 제재망을 피해 외화벌이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 그는 “각 지역의 공관에 파견된 북한 관계자들이 (외교관 면책특권을 규정한) 빈협약을 남용하며 외교관 여권으로 조사를 빠져나가고 있다”며 “북한의 정보기관 요원, 상당한 수의 무역거래상, 무기 밀매업자, 은행가들도 여기에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북한은 지도자가 제재 회피를 절대적인 우선순위로 삼고 (대북제재위원회가 설립된 2006년 이후) 13년이나 이를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고도 했다.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2월에 내놓은 연례보고서는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비롯한 북한 선박들의 불법 석탄 운송은 물론이고 해상에서 이뤄지는 불법 유류 환적의 생생한 장면들을 공개해 크게 주목받았다. 배와 배를 연결한 호스의 모양이나 갑판 위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그대로 포착된 사진들도 실렸다. 이에 대해 그리피스 전 대표는 “유엔 회원국들의 협조를 통해 얻은 조사 정보들을 바탕으로 모든 문장, 모든 단어 하나하나까지 모두 검증을 거쳤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한국 선박과 기업이 석탄의 불법 환적에 관여해 조사를 받았던 사건과 관련해 그는 “국적과 상관없이 제재를 회피해 이익을 얻으려는 상인들은 어디에나 있다”며 정부가 아닌 사적 ‘기업’들의 회피 사례임을 강조했다. 북한의 불법 환적에는 한국뿐 아니라 최소 8개 유엔 회원국이 관여돼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제재 회피는 국경을 넘나들며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국경 없는(sans-frontier) 제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북한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해제를 요구한 제재들에 대해서는 “2017년 채택된 일련의 제재들은 북한의 외화 수입을 막는 차원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들”이라고 단언했다. 석탄 철강 광물질 해산물 등 수출이 차단된 품목들은 북한의 중요한 수입원인 데다 인공위성과 해상추적 기술을 이용한 감시의 눈을 피해 반출, 운송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것. 그리피스 전 대표는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탄도미사일 발사이므로 제재 위반이 맞다”면서도 “(징계에 대한) 권고 여부는 패널들이 속한 회원국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최근의 발사는 과거 북한(도발)의 불편한 메아리이며 제재가 더 강하게 이행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영국 국적의 그리피스 전 대표는 유엔을 떠난 이후 기존에 활동했던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아프리카나 이란의 제재 관련 업무도 해봤지만 북한은 제재 관련 업무 중에서도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집중적인 조사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매우 어렵고도 고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이 세계 각지에서 동시다발적 충돌을 야기하고 있다. 경제와 군사 양면에서 치열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 냉전 시절부터 군사적으로 대립한 러시아와도 핵 경쟁 재개 위기에 놓였다. 이 와중에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등과도 첨예하게 대립해 미국의 ‘갈등 다극화’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북한에 대한 미 정부 핵심 인사들의 혼란과 갈등이 상당해 우려를 낳고 있다.○ 섀너핸 vs 트럼프 vs 볼턴 삼각 갈등 동남아시아를 방문 중인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29일 “이달 초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틀 후 트럼프 대통령이 “내 견해는 다르다”고 이를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측근 볼턴 보좌관의 의견을 반박하고, 이런 대통령을 향해 국방장관이 또 반기를 드는 모습을 연출한 셈이다. 섀너핸 대행의 ‘작심 발언’에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해당 발언은) 국방부 소관이고 국방부에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워싱턴의 한 간담회에 참석한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은 “현재 미국의 대북 전략이 어디에 있느냐”는 동아일보의 질문에 “내 대답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삼각 갈등의 당사자 볼턴 보좌관도 일단 몸을 낮췄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개가 짖어도 행렬은 간다(The dogs bark and the caravan moves on). 나는 참모지 결정권자가 아니다”며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 볼턴 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 파열과 혼선이 계속 노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북한은 최근 미국이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 반환을 요구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中·러와 대립 격화 미 상무부는 이날 “중국산 매트리스에 최대 1730%의 반덤핑 관세를 예비 판정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매트리스에 대한 덤핑 의혹을 조사해왔다. 2017년 기준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매트리스는 4억3650만 달러(약 5200억 원)에 달한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도구’”라며 화웨이를 계속 제재할 것임을 시사했다. 남중국해의 군사적 긴장도 상당하다. 던퍼드 합참의장은 이날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군사력 팽창을 경고했다. 그는 “과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남중국해 섬들을 군사화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중국 최고 권력자를 정조준했다. 러시아와의 대립도 일촉즉발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0일 1987년 미국과 러시아가 맺은 중거리핵전력폐기조약(INF)의 이행을 중단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루 전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로버트 애슐리 국장은 “러시아가 핵실험 동결(모라토리엄)을 위반하고 폭발 시 핵에너지를 거의 방출하지 않는 작은 규모의 ‘무수율(zero-yield)’ 핵실험을 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000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비준했다. 이후 미 당국자가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위반을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어서 상당한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 페르시아만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9일 “미국과 협상하지 않겠다. 협상은 아무런 이득이 없고 해를 끼친다”고 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김정안 특파원}

2017년 1월 취임 후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이 세계 각지에서 동시다발적 충돌을 야기하고 있다. 경제와 군사 양면에서 치열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물론이고 냉전 시절부터 군사적으로 대립한 러시아와도 다시 핵경쟁을 벌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등과도 첨예하게 대립해 미국의 ‘갈등 다극화’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매트리스 관세·남중국해로 中과 대립 격화 미 상무부는 29일 “중국산 매트리스에 최대 1730%의 반덤핑 관세를 예비 판정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매트리스에 대한 덤핑 의혹을 조사해 왔다. 2017년 기준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매트리스는 4억3650만 달러(약 5200억 원)에 달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도구’”라며 화웨이를 계속 제재할 것임을 시사했다. 남중국해 군사 긴장도 상당하다.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은 이날 워싱턴 한 간담회에서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군사력 팽창을 경고했다. 그는 “과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남중국해 섬들을 군사화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중국 최고 권력자를 정조준했다. 존 리처드슨 해군참모총장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경 및 해상 민병대를 정규 해군으로 간주해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와의 대립도 일촉즉발 상황이다.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로버트 애슐리 국장은 이날 워싱턴의 한 군축포럼에 참석해 “러시아가 핵실험 동결(모라토리엄)을 위반하고 폭발 시 핵에너지를 거의 방출하지 않는 작은 규모의 ‘무수율(zero-yield)’ 핵실험을 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실험 장소로는 북극해 노바야제믈랴 제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2000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비준했다. 이후 미 당국자가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위반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 페르시아만도 비슷하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미국과 협상하지 않겠다. 협상은 아무런 이득이 없고 해를 끼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나라 두 대통령’ 베네수엘라 사태 역시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축출될 듯했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도 건재를 과시하며 ‘반미(反美)’를 외치고 있다. 5월에만 두 차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은 최근 미국이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 반환을 요구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어디에도 평화로운 곳이 보이지 않는다.● 정책 혼선 우려…볼턴 경질설도 2020년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이 소위 ‘불량 국가’의 동시다발적 도전에 직면했지만 대통령이 ‘외교’와 ‘강압’의 균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행정부의 정책 일관성도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행정부 내 갈등도 상당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갈등설 등으로 정책 혼선도 가중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볼턴 보좌관의 경질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다만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볼턴 보좌관은 29일 “개가 짖어도 행렬은 간다(The dogs bark and the caravan moves on). 나는 참모지 결정권자가 아니다”라며 불화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 볼턴 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 파열과 혼선이 계속 노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평화연구소(USIP)의 프랭크 엄 연구원도 ”대통령이 재선 등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치중한 외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좌충우돌하는 사이 강대국들은 발 빠르게 합종연횡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밀착하면서 중국과도 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개최한 해상열병식에서 욱일기를 단 일본 호위함의 입항을 허용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공통의 적(敵)’ 미국에 맞서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시 주석은 다음 달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독일 프랑스 등 서유럽 주요국도 이란을 압박하는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며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 재무부가 28일(현지 시간) 한국을 기존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10월까지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관찰대상국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재무부는 이날 2019년 상반기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등 총 9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10월 이 명단에 올랐던 인도와 스위스가 빠지는 대신에 아일랜드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이 추가됐다. 관찰대상국은 환율조작국의 전 단계로, 미국 정부가 해당국의 환율조작 가능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의미다. 지정 기준은 △지난 1년간 200억 달러(약 24조 원)를 초과하는 대미 무역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초과하는 경상흑자 △지속적이고 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12개월 중 6개월 이상 순매수) 등 3가지다. 이 중 2개 요건에 해당하면 명단에 오른다. 현재 한국은 3개 요건 중 지난해 GDP의 4.7%였던 경상흑자 1개만 해당한다. 이에 재무부는 “다음 보고서 발간 시점에도 현 상황이 유지되면 한국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번부터 보고서 작성 기준도 대폭 강화했다. 경상흑자 요건을 기존 ‘GDP의 3%’에서 ‘2%’로 바꿨다. 외환시장 개입 기간도 기존 ‘12개월 중 8개월’에서 ‘6개월’로 조정했다. 주요 교역국 범위도 기존 ‘교역 규모가 큰 12개국’에서 ‘교역 400억 달러 이상’으로 변경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대리모 정책 등 불임 여성이 출산할 수 있는 복지가 우리나라에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올 2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20대 후반 여성’이 올린 글이다. 한국에서는 불임 부부가 제3의 여성에게 임신과 출산을 하게 하는 대리모(代理母) 자체가 불법이다. 현행 생명윤리법은 “금전, 재산상의 이익 또는 그 밖의 반대급부를 조건으로 배아나 난자 또는 정자를 제공 또는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한다. 다만 난자와 정자를 제공하는 행위가 아닌 부부의 난자와 정자로 체외수정한 뒤 이를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하는 유형의 대리모가 처벌 대상인지는 법조계에서 의견이 갈린다. 2011년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불임 부부와 대리모를 연결해 준 브로커를 적발했지만 수정란을 착상한 대리모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수정란을 착상하는 유형의 대리모에 대한 명확한 처벌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때문에 대리모가 합법인 해외에서 원정 출산을 하는 사례가 종종 있고, 일부는 음성적으로 대리모 계약을 한 뒤 임신과 출산을 한다. 대리모를 이용해 출산할 경우 통상적으로 대리모에게 금전 제공을 약속하는 계약서를 쓰지만 이 계약은 법률상 ‘무효’다. 민법 제103조에 따라 ‘선량한 풍속’에 위배돼 계약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이다. 출산한 대리모에게 계약서상의 돈을 주지 않더라도 위법은 아니다. 법원 판례는 대리모가 출산한 자녀의 출생신고 문제가 불거질 경우 대리모를 친모로 인정하고 있다. “약 40주의 임신 기간, 출산의 고통과 수유 등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된 정서적인 부분이 포함돼 있고, 그런 정서적 유대관계도 ‘모성’으로 법률상 보호받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미국은 대리모 허용 여부가 주(州)마다 다르다. 캘리포니아와 코네티컷 등 대리모를 허용하는 주에서는 중개업체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대리모 출산 비용은 최소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용을 대기 어려운 일반 미국인들은 제3세계 국가 출신의 여성을 통해 아이를 낳기도 한다. 이를 두고 ‘임신 하청’ ‘구글 베이비’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구글이 수뇌부만 미국에 둔 채 상당 업무를 개도국 하청을 통해 해결하듯 아기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생산한다는 의미다. 유럽에서는 경제가 발달한 서유럽과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유럽의 차이가 크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유럽 주요국은 모두 대리모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는 내·외국인 모두 금전 보상을 받는 대리모가 허용된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임보미 기자}
미국 재무부가 28일(현지 시간) 한국을 기존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또 첨예한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이 아닌 기존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는 등 환율전쟁 불씨가 여전하다. ● 관찰대상국 지정 요건 강화 재무부는 이날 2019년 상반기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를 통해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등 총 9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10월 이 명단에 올랐던 인도와 스위스가 빠진 대신 아일랜드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관찰대상국 숫자도 기존 6개국에서 9개국으로 늘었다. 관찰대상국은 환율조작국의 전 단계로, 미국 정부가 해당국의 환율조작 가능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의미다. 관찰대상국 지정 기준은 △지난 1년간 200억 달러(약 24조 원)를 초과하는 대미 무역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2%를 초과하는 경상흑자 △지속적이고 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12개월 중 6개월 이상 순매수) 등 3가지다. 이중 2개 요건에 해당하면 명단에 오른다. 현재 한국은 3개 요건 중 지난해 GDP의 4.7%였던 경상흑자 1개만 해당한다. 이에 재무부는 “다음 보고서 발간 시점에도 현 상황이 유지되면 한국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번부터 보고서 작성 기준도 대폭 강화했다. 경상흑자 요건을 기존 ‘GDP의 3%’를 ‘GDP의 2%’로 바꿨다. 외환시장 개입 기간도 기존 ‘12개월 중 8개월’에서 ‘12개월 중 6개월’로 조정했다. 주요 교역국 범위도 기존 ‘교역 규모가 큰 12개국’에서 ‘교역 규모 400억 달러 이상’으로 변경했다. 미 재무부는 주요 교역국의 경제 및 환율정책을 조사하고 평가해 매년 2차례 환율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한다. 보통 매년 4월과 10월 공개되나 올해 공개 시기가 늦어져 미중 무역갈등 영향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 중국 노골적으로 겨냥 재무부는 특히 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9개국 중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가장 많은 양을 할애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환율정책 관행, 특히 달러대비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외환시장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위안화 가치는 8% 하락했다. 또 2018년 말 기준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4192억 달러(약 501조 원)로 주요 교역국 중 최대다. 재무부의 경고는 23일 상무부가 중국을 겨냥해 상계관세(타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은 외국 상품이 수입돼 피해가 발생하면 관세를 물리는 제도) 가능성을 언급한 지 5일 만에 나온 압박 움직임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지고 있다. 29일 역외시장에서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은 6.92위안 대를 기록했다. 17일 6.9491위안까지 올라 7위안 선을 위협한 바 있다.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관찰대상국 3개 요건 중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대미 무역흑자’ 1개 조건에만 해당하는데도 미국이 무리하게 압박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최근 위안화 하락 및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는 무역 갈등 격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외환시장 개입과 무관하다는 논리를 폈다. 중국 금융 수장인 궈수칭(郭樹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최근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무역 충돌에 대응하려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의 수출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효과가 있지만 대규모 자본 유출을 자극하고 미국의 추가 압박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 역시 이를 그리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