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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손경철 씨(27·상명대 4학년·취준생) 의뢰 내용: 대기업만 보진 않는다. 꿀중기를 찾아 달라. 평생 일할 직장을 찾는 청년이 중소기업에 가고 싶어도 정보가 없어 ‘뽑기’ 하는 기분이라고 하소연한다. 전국을 돌며 만난 청년들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다. 동아일보 청년일자리 특별취재팀엔 취업준비생이 보낸 지령과 다름없다. 일할 만한 중소기업이 있긴 있는가? 있다면 그런 정보는 왜 숨어 있는 걸까. 송중기처럼 매력적인 ‘꿀중기’(건실한 중소기업) 정보가 분명 있는데 손 씨가 제대로 못 찾고 있는 건 아닐까? 조사 착수!○ 민간에 기대는 정부 사이트 “없어요. 그렇게 자세한 정보는.” 지난달 28일 서울 구로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윤권일 HR스펙트럼 대표(54)는 단호했다. 윤 대표는 20년 이상 취업·인사 관련 일을 하며 평판조회 전문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워크넷’도 있고 민간기업 채용 정보 사이트도 많은데 정말로 없다고? 미심쩍어 하는 기자를 윤 대표가 컴퓨터 앞으로 끌고 갔다. ‘대한민국 모든 일자리 정보’라는 설명을 달고 있는 워크넷. 첫 화면에서 청년 친화 강소기업이라는 한 회사를 클릭했다. 대표자 근로자 수 자본금 연매출액 등 회사의 기본 상황과 진행 중인 채용 정보를 볼 수 있다. 가장 궁금한 건 연봉과 근무 조건. 연봉 3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란다. 근무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말일까. 윤 대표는 “법정 근로 시간을 표시한 것이지 실상은 아니겠죠”라며 웃었다. 야근이나 주말 근무가 잦은지, 조직 문화와 분위기는 어떤지, 실제 임금은 얼마인지 알 길이 없다. 다른 기업도 살펴봤다. 이번엔 기업 리뷰가 있다. 기업만족도 2.7점. 리뷰 정보를 클릭해보니 한 민간 채용 정보사이트로 연결된다. 복지 및 급여, 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 문화 등 항목마다 평점이 있고 전체 별점이 있다. 그런데 리뷰 몇 건을 살펴보고 다음 리뷰를 보려니 가려져 있다. 광고를 시청하고 1건씩 볼 수 있다는 식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곳에서 왜 광고를 보며 다른 이들이 올린 기업 리뷰를 봐야 하는 걸까. ○ “정부가 궁금한 정보 모아 줘야죠” “정보가 없으니 지원을 못할뿐더러 입사를 결심하고도 망설이게 됩니다.” 같은 날 만난 문현호 상명대 취업경력센터 총괄 수석컨설턴트(52)의 얘기다. 그는 “학생과 중소기업을 연결해줘도 부모 반대로 입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꽤 있다”고 했다. 부모의 마음에 차지 않는다며 더 지원해 줄 테니 취준생 생활을 더 하든지 아예 공무원 시험을 보라는 얘기를 듣고 포기하는 경우다. “연봉이 낮아도 근무 시간이 짧다거나, 유명 기업은 아니지만 어떤 분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식의 정보가 있어야 믿음을 가질 텐데 스스로 확신이 없으니 그런 경우 부모 설득하긴 더 힘들죠.”(문 수석컨설턴트) 함께 머리를 맞댄 특별취재팀이 힌트를 얻은 것은 바로 부동산 앱이다. 몇 동 몇 층인지,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몇 분이나 걸리는지, 호가는 얼마고 최근 실제 거래가격이 어떤지 등을 모두 한눈에 볼 수 있는 앱이다. 어떻게 이런 앱을 만들 수 있냐고 묻자 문 컨설턴트는 “정부가 나서 기업들의 정보를 모으는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윤 대표는 “누군가 나서서 통일된 양식으로, 실제로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객관적인 기업 정보를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과 함께 만들어 본 ‘꿀중기앱’(가칭·그래픽)은 이런 고민 끝에 나온 일종의 ‘플랫폼’이다. △기업 개요 △직원 연차별 연봉·실수령액 △상여금 △평일·공휴일 실제 근무시간 △복지·휴가 제도 및 실제 이용률 △기업 문화 △비전 및 장점 △전문가 코멘트 등의 정보가 앱의 핵심이다. 자료를 중립적으로 수집하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분류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다. △소재지 △직종 △보수 △채용 규모 등의 정보를 기준으로 기업을 손쉽게 분류하며 살펴볼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꿀중기앱’의 틀을 만든 윤 대표와 문 컨설턴트는 ‘취업 미스매치’를 얘기하면서 제대로 된 정보를 확보해서 제공하려고 나서는 이가 아무도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대기업은 돈 들여서 채용 정보를 올리지만 중소기업은 못 하죠. 진짜 필요한 정보를 모아서 청년들에게 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요?”(윤 대표) “정보를 공개하며 중소기업 스스로도 조직의 장단점을 돌아보고 일자리 경쟁력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요?”(문 수석컨설턴트)김도형 dodo@donga.com·최지선 기자}
한진해운 파산 이후 국내 최대 해운사로 자리 잡은 현대상선이 8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는 적자폭을 줄인 현대상선은 올해 하반기에는 주간 혹은 월간 기준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현대상선은 올 1분기에 1조3025억 원의 매출과 131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적자폭은 지난해 315억 원 줄었지만 8개 분기 연속 적자다. 실적 공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64)은 “물동량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7% 증가했다”며 “화주들의 신뢰 회복을 바탕으로 1분기는 다시 도약할 기반을 확실히 다졌다”고 밝혔다. 선복(선박 내 화물 적재 공간)을 다 소화하지 못해 고민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해상 운송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유 사장은 1분기 실적에는 최근 운임이 오른 유럽 노선과 아시아 노선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해운업계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선박 공급량에 비해 화물량이 적어 운임이 비정상적으로 내려가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운임이 조금씩 오르는 상황이다. 유 사장은 “올해 3, 4분기에는 주별 혹은 월별로 흑자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적으로 흑자를 낼 수 있는 시기로는 내년 하반기를 꼽았다. 앞으로의 전략과 관련해 유 사장은 “현대상선은 전통적으로 미주·아시아에서 상당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며 “잘하는 분야에 있어서 경쟁력을 증대시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에 초대형유조선(VLCC) 최대 10척을 발주하는 건조 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다. 유 사장은 “초대형유조선 사업은 현대상선의 핵심 사업으로 정유사들이 높은 수준의 선박 검사를 요구하기에 이를 뒷받침할 만한 인력과 기술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 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조선업과 해운업의 시너지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수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는데 거기에 100% 동의한다”며 “과거를 돌이켜보면 선제적인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당신들의 자식들도 어디서는 취업준비생이지 않을까요?”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이 지난달 초 충남 천안시 호서대 천안캠퍼스에 ‘열정페이 강요하는 기업들에 하고픈 말’이라고 적힌 ‘앵그리보드’를 내놓자 한 청년이 적은 의견이다.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기업이나 업체 운영자에게 던지는 절박한 호소다. “정정당당하게 일한 만큼 주세요!!” “열정은 존중하되 페이는 제대로 주세요!” “네가 받아 봐라, 열정페이”. 많은 청년들이 앵그리보드에 울분을 쏟아냈다. 이들에게 열정페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돈의 문제와 의미를 넘는 것이었다. “열정으로 연봉 주면 내 연봉은 억대!”라고 쓴 한 청년의 생각처럼 청년들은 자신의 노력과 헌신이 ‘응답’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만큼의 보상을 원한다. 하지만 상당수 청년은 자신이 지원하는 기업이 제대로 된 보상을 지급하는지, 열정을 존중하는 근로 여건을 갖추고 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지원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은 지원자들에게 추상적인 수준의 정보밖에 제공하지 않는다. 많은 청년들이 임금으로 도대체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야근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 기업에 들어가겠다며 밤새워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쓴다. 지난달 경북의 한 대학에서 만난 청년은 학교가 방학을 이용해 마련해 주는 현장 체험을 칭찬했다. 실제로 기업에서 일하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는 것. 또 현장에서 만난 미래의 ‘선배’들이 주변에 있는 기업은 어떤 곳인지, 근무 환경이 어떤지,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상세히 알려줬다고 한다. 이 청년은 이렇게 땀 흘려서 얻은 정보를 친구들과 공유하고 있다. 좋은 사례다. 하지만 그만큼 아쉬운 사례일 수도 있다. 청년 각자가 몸으로 부딪치며 정보를 모으고 알음알음 주변에 알려줘야만 기업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한 청년은 앵그리보드에 “열정페이 받을 바엔 그냥 알바하겠다”고 했다. 이 말에서 한발 더 나가 보면 이렇다. ‘내가 취업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줘야 취업을 하든 알바를 하든 결정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angryboard@donga.com과 통해 사연 제보받습니다}

“괜찮은데요? 한 바퀴 더 타 봐도 되죠?” 1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K5 GT 시승에 나선 연정훈 선수(39)가 흥미롭다는 듯 서킷을 한 바퀴 더 돌아보겠다고 했다. 배우로 더 유명한 연 선수는 올해 솔라이트 인디고 레이싱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날은 인디고 레이싱 20주년 기념행사에서 경기용 차량 주행을 선보인 뒤 기자를 옆에 태우고 K5 GT 시승에 나섰다. K5 GT는 최근 기아차가 주행 성능을 높여서 내놓은 고성능 모델이다. 2.0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6.0kg·m의 성능을 갖췄다. 고성능 스포츠 차량에 주로 적용되는 ‘로 스틸 스포츠 브레이크’를 장착해 제동력을 높이고 서스펜션 강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적용해 최적의 주행 성능을 발휘하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이날 서킷을 세 바퀴 돈 연 선수는 “하체가 탄탄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급격한 코너링에서 차가 밀리지 않고 변속도 비교적 원활했다”고 평가했다. 내리막 직선구간에서 시속 190km 초반까지 속력을 높이고 급격한 코너링으로 경기용 차량과 비슷한 주행을 안정적으로 선보인 뒤였다. 그는 “장거리 고속 주행을 뜻하는 그랜드 투어링(GT)이라는 이름에 잘 어울리는 차량 같다”고 덧붙였다. 행사 앞뒤로 기자가 경험한 일반 도로에서의 느낌도 비교적 만족스러웠다. 우선 앞차를 앞지르기 위해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일 때 답답함 없이 치고 나가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스포츠 모드로 차를 몰 때는 요란하진 않지만 속도감을 느끼게 해주는 엔진음도 들을 수 있었다. 엔진의 진동을 소리로 변환하는 ‘액티브 엔진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적용한 결과다. 디자인은 대중적인 중형차 K5와 거의 유사하다. 차 내부에선 가장자리를 볼록하게 높여 회전 지지성을 높인 튜블러 가죽시트에 빨갛게 쓴 ‘GT’란 글씨로 포인트를 준 정도다. 뒤에 유아용 카시트를 뒤보기로 놓아도 앞자리 공간이 넉넉하고 유모차와 운동용품을 함께 실어도 불편함 없는 트렁크를 갖고 있는데 가속력도 즐길 수 있는 중형 세단이다. 혼자 몰 때는 스포츠 모드로, 가족과 함께할 때는 에코 모드로 주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향상된 주행 성능만큼 가격이 올랐다. 3300만 원에 가까운 가격대는 약간 부담스럽다. 또 시승 기간에 계기판에는 L당 6∼7km 내외의 연료소비효율(연비)이 찍혔다. 공인 연비 L당 10.4km에 꽤 못 미치는 수치다. 뒷모습 정도를 제외하면 디자인 측면에서 다른 K5 모델과 별달리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점도 다소 아쉽다.용인=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국토교통부가 현대·기아자동차 12개 차종 24만 대에 대해 강제 리콜(결함 시정) 조치를 내렸다. 국내 자동차회사가 국토부로부터 강제 리콜 명령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는 12일 현대차의 차량 제작 결함 5건에 대해 리콜 처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선 올해 3, 4월 국토부는 현대차에 리콜을 권고했지만 현대차 측이 “안전운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행정절차법에 따라 8일 청문회가 열렸고 국토부는 각계의 의견을 종합 검토해 강제 리콜을 최종 결정했다. 리콜 조치를 받은 결함은 △아반떼, i30 진공파이프 손상(제동 시 밀림) △모하비 허브너트 풀림(타이어 및 휠 이탈 가능성) △제네시스, 에쿠스 캐니스터 통기 저항 과다(저속 주행 시 시동 꺼짐) △쏘나타, 쏘나타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주차 브레이크 작동등 미점등 △쏘렌토,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카니발R 엔진 연료호스 손상(화재 가능성)이다. 앞으로 현대차는 25일 이내에 국토부에 결함 시정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리콜 계획에 대한 신문 공고와 해당 차량 소유자에 대한 우편 통지도 30일 이내에 마쳐야 한다. 국토부는 또 현대차가 차량 결함을 은폐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5월에 이미 관련한 문제점들을 알고서도 9월 말 내부 고발이 나오기까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조무영 국토부 자동차정책과장은 “명확한 증거는 없다”면서도 “의심이 가는 점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 검찰에 고발이 아닌 수사 의뢰를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강제 리콜 결정은 받아들이되 검찰 수사에는 적극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토부가 무상 수리를 권고한 9건에 대해서도 부품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하면서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날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국토부 입장을 존중해 리콜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다만 의도적으로 결함을 은폐한 사실은 없으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재영 redfoot@donga.com·김도형 기자}

환경 변화에 발맞춘 기술 개발 그리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어려운 경영 여건을 함께 돌파하자며 전 세계 대리점 사장에게 약속하고 요청한 원칙들이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 동안 서울과 제주에서 열리는 ‘2017 전 세계 대리점 대회’에 참석했다. 정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고려한 새로운 제품과 빠른 환경 변화에 발맞춘 신기술 등을 통해 끊임없이 판매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극적으로 신차를 개발하고 또 첨단 기술을 적용하면서 직접 소비자와 만나는 영업 일선을 돕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함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이끌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전 세계 대리점 대회는 현대차 임직원과 세계 각지의 대리점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행사다. 한 해 건너 한 번씩 열리면서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지난 50년 그리고 미래―경이로운 동행(50 Years and More―Wonderful Journey Together)’이란 주제로 열렸고 정 부회장을 비롯해 현대차 임직원과 105개국 대리점 사장단 등 총 300여 명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대회 첫날인 10일에는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회식을 열고 지난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판매 확대를 이뤄낸 우수 지역 대리점을 시상했다. 이어 11일에는 판매·브랜드·상품·디자인 등 구체적인 분야별 전략을 논의했다. 현대차는 우선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를 통해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KONA)와 콤팩트 스포티 럭셔리 세단 G70 등과 더불어 SUV 라인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디지털에 기반을 둔 도심형 소규모 쇼룸을 확대해 브랜드 노출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와 더불어 고객을 대하는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스마트 영업환경 구축’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 구축’ 등으로 차량 구매 및 운행, 정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끊김 없는 서비스 체계를 갖추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밖에도 커넥티드 카(IT서비스와 연결된 차량) 등 미래를 이끌 만한 선도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대리점 사장단은 11, 12일 최근 문을 연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투어를 통해 현대차의 브랜드 전반을 체험하고 제주도에서는 현대차의 대표적인 친환경차인 아이오닉을 시승하는 시간을 갖는다. 현대차는 이들이 앞으로 관광을 위해 한국을 다시 방문하는 기회도 만들 계획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와 KT는 3월 나란히 수장들이 연임에 성공했다. 두 회사는 그러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민영화된 뒤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중도 퇴진하는 ‘회장 잔혹사’를 반복해서 겪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직전 대통령이 기업에 압력을 행사하다 탄핵까지 된 마당에 같은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내고 있다. 포스코는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회장 등 역대 회장들이 연임에 성공하고도 모두 새 정부가 출범한 직후 물러났다. 새로운 정권의 직간접 압박 속에 이런저런 이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KT도 연임에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들이 정권 초기 검찰 수사를 받고 사임하는 일을 두 차례나 겪었다. 이명박 정부 1년 차 때 남중수 당시 사장이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임했다. 후임 이석채 회장도 박근혜 정부 1년 차 때 배임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은 직후 물러났다. 민영화 후 첫 사장인 이용경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연임을 위해 사장 공모에 신청을 했다가 돌연 취소한 바 있다. 지난해 불거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도 청와대가 이 두 회사의 인사 등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민영화됐다지만 주인이 없는 가운데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두 회사의 불운이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현재 권오준, 황창규 회장도 전임자들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안팎에서 제기되는 것은 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두 회사 안팎에서는 “회장 임기를 정권과 맞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얘기도 흘러나온다. 반면 정권 실세들이 포스코와 KT에 수시로 압력을 가했다는 사실을 일반 국민들까지 알게 된 것은 ‘진정한 독립’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두 회사 회장 모두 위기에 빠진 기업의 실적을 크게 개선시킨 점도 외압을 어렵게 만드는 방어막이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그간 개혁과 통합을 외치며 정권유착을 비판해 왔기 때문에 적어도 당장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KT 회장의 거취는 새 정부의 기업 자율성 보장 의지를 확인하는 직간접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성규 sunggyu@donga.com·김도형 기자}
㈜두산은 10일 올 1분기(1∼3월)에 매출 4조863억 원, 영업이익 2658억 원, 당기순이익 51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두산 자체 사업과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전 분기에 비해 54.3% 증가했다. 3년여에 걸친 재무구조 안정화의 성과로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두산중공업은 매출 3조4379억 원, 영업이익 2368억 원을 기록했다. 발전부문 확장 등으로 매출이 지난해 1분기 비해 8.3% 상승했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문재인 대통령에게 ○○○를 바란다’라는 질문을 받은 대학생 이재욱 씨(21). 고민하다 “아, 이 말이 좋겠어요”라며 펜을 들고 보드에 한 글자씩 적어나갔다. ‘통찰력.’ 새 대통령이 청년들을 위해 내세운 정책이 겉핥기에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일자리로 힘들어하는 청년의 아픔에 귀 기울여 달라고도 했다. 10일 오전 10시 반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앞에서다. 》 이날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첫 업무 지시도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동아일보 ‘청년이라 죄송합니다’ 특별취재팀은 문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대학가를 돌며 새로운 대통령에게 바라는 청년 정책과 일자리 정책, 문 대통령의 청년 공약에 대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날것 그대로 들어봤다. ○ 청년 정책 1순위는 ‘일자리’ 취재팀은 이날 오전 신촌 대학가에 ‘화이트보드’를 설치했다. 학교로 향하는 대학생들이나 영어학원을 찾는 취업준비생들은 분주히 목적지를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보드 위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라는 청년 정책은?’이란 질문을 본 청년들은 발길을 멈추고 다가왔다. 취재팀이 설명을 안 해도 펜을 잡고 거침없이 자신들의 생각을 적어 나갔다. 답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일자리’였다. 4명 중 1명(26개 답변 중 7개)은 청년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일자리 확보’를 꼽았다. 구체적으로 ‘정규직 채용’ ‘easier job opportunity(보다 쉬운 고용 기회 마련)’ 등이 보드에 적혔다. 영어로 답을 적은 청년에게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기사를 볼 대통령에게 각인되는 답변이었으면 했어요. 그저 그런 답변이 아니라 절실함을 담아 보려 했죠.” 청년의 절실함은 수치로 드러난다. 올 1분기(1∼3월) 대졸 이상 실업자는 54만3000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섰다. ‘돈 걱정을 줄여 달라’ ‘반값 등록금’ ‘장학금 ↑’ 등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보드에 새겨졌다. 제때 취업을 못하는 청년의 문제는 그대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비용에 대한 부담은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우선해야 할 청년 일자리 정책’에 대한 질문에서도 뚜렷이 드러났다. 청년들은 새 대통령에게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해달라’고 최우선적으로 밝혔다. 3명 중 1명꼴로 강조한 바는 최저임금 인상. ○ 경제 부담 줄여 달라 신촌 연세대 앞에 설치된 보드에 몰려든 청년 중 한 명이 펜을 들고 ‘최저임금을 인상해 달라’라고 쓰자 또 다른 청년은 그 문장 뒤에 곱하기를 뜻하는 ‘×2’ ‘×3’을 붙였다. 청년들은 해당 문장 뒤에 숫자를 지우며 숫자를 계속 높여갔다. ‘시급 1만 원’ 등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기도 했다. 반값 등록금이나 시급 인상은 청년들에게 당장의 생활 문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취업준비 비용 등 취준생 월평균 생활비는 49만8000원이다. 서울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는 50만 원 수준이다. 대학생 박모 씨(26)는 “수백만 원인 등록금에 주거비 부담까지, 부담이 크다”며 “싼 방을 찾아 학교에서 1시간 거리에 집을 구할 정도”라고 말했다. “(기업 내) 육아복지가 잘되게 해달라” “근로시간을 단축하자” “알바생 권리를 보장해달라” “인턴 직원의 권리 보장” 등이 보드에 쓰였다. 대학생 박모 씨(25)는 ‘중소기업 청년일자리의 퀄리티 높이기’라고 쓴 뒤 “새 정부에서는 청년이 갈 만한 기업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청년들이 새 대통령에게 당장의 취업이 아닌 ‘근로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말한 바탕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심한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 문제가 담겨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지난해 월평균 임금은 대기업의 62.9%(323만 원)에 불과하다. 청년들이 대기업으로 몰리고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이유다.○ 근로 환경 개선, 공약, 반이라도 꼭 실천하라 취재팀이 청년들에게 문 대통령의 주요 일자리 공약인 ‘공공 일자리 81만 개 창출’에 대해 묻자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응원합니다!’라며 공약을 반드시 지켜달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일부 청년은 ‘세금 돌려 막기’라거나 ‘재원은 어디서 얻으시나요?’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자리의 수도 중요하지만 일하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일자리였으면 합니다!’라고 쓴 청년도 있었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공약’에 대해 청년들 응답 32개 중 22개(68.75%)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이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간 청년 공약들이 포퓰리즘으로 흐르면서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수치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진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제도를 세밀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었으면 좋겠다’ 등 아르바이트 현장 속 현실적 문제부터 해결해달라는 청년도 많았다. 취재진이 보드를 치우고 떠나려 하자 한 대학생은 “새 대통령에게 말로 전하고 싶다”고 했다. “공약 반이라도 꼭 실천해 주세요.” 김윤종 zozo@donga.com·김동혁·김도형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견기업연합회는 ‘올해의 중견기업 대상’을 제정하고 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5개 부문에 대한 첫 시상식을 열었다. 고용창출 부문상을 받은 패션그룹 형지는 그룹 직원 모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경력단절 여성 채용 등 다양한 취업제도를 마련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술혁신 부문상은 국내 주조 부품사로는 최초로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과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 삼기오토모티브가 받았다. 해외진출 부문상은 1972년 창업 이래 8개국 15개 법인을 보유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로 성장한 서연이화에 돌아갔다. 장수기업 부문은 1946년 창업 이래 발효기술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온 샘표식품이 수상했다. 사회공헌 부문 수상 기업은 ‘종근당 고촌재단’을 설립해 지방 출신 대학생들에게 기숙사를 무상 지원하는 등의 활동을 펼쳐온 종근당이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진택배가 퀵서비스 업체와 손잡고 ‘당일 4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송 시간 단축은 국내 도입 25년을 맞은 택배업계의 가장 큰 화두다. 한진은 8일 개인택배 브랜드인 ‘파발마 서비스’를 강화해 이날부터 서울 지역에서 당일 4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퀵서비스 전문 업체 원더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 서비스는 서울 지역에 한해 오전 11시까지 예약하면 오후 3시 이전에 배송이 이뤄진다. 오전 11시∼오후 4시 예약을 하면 오후 8시 전까지 물건이 배달된다. 다음 날 배송이 대부분인 택배업계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게 목표다. 기존에 택배와 퀵서비스가 결합된 서비스는 기업고객에 한정되거나 택배업체는 단순히 접수만 대행하는 방식이었다. 한진은 이 서비스를 전국 광역시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파발마는 한진이 1992년 국내 최초로 택배사업을 시작했을 때 사용했던 브랜드다. 현재는 기업택배가 아닌 개인택배 부문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신영환 한진 택배사업본부장은 “단순한 물량 확보 활동보다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통한 고객 유입에 가치를 두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제공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진은 또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실시간 배송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배송기사의 현재 위치는 물론이고 다른 고객의 배송 물량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확인 가능한 서비스다. 택배업계의 경쟁력 강화 움직임은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다. 국내 택배 시장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은 내년 4월까지 전국 200여 개 지역 터미널 전체에 자동분류 설비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당일 접수 물량을 다음 날 오전에 배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투자다. 이 회사는 최근 인도와 아랍에미리트(UAE) 물류업체를 잇달아 인수했다. 아시아권 전체를 연결하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글로비스가 과거 한진해운의 선박 관리 회사로 알려진 유수에스엠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8일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유수홀딩스 계열사인 유수에스엠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도 진행했다. 유수에스엠은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유수홀딩스가 지분 100%를 소유한 선박 관리 회사다. 선박의 안전 상태를 점검하면서 우수 선원을 양성하고 교육하는 일이 주된 업무다. 지난해 매출은 240억 원가량이지만 과거 한진해운 소속 선박을 관리하면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인력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자체 보유한 선박 40여 척의 관리를 유수에스엠 등 선박 관리 회사들에 맡기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이 업무를 내부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월드 프리미엄 플러스(WP+) 제품과 하이 밸류(High Value) 제품. 국내 주요 철강사가 최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운 단어들이다. 기업 간 거래(B2B)로 제품을 파는 철강사가 구호처럼 내세운 이 단어들은 중국에서 불어 온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폭풍을 돌파하며 지난해보다 실적을 크게 개선한 철강사들의 비결을 잘 보여준다. 올 1분기(1∼3월) 현대자동차그룹과 롯데그룹 등은 사드 관련 보복으로 중국 시장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기간에 포스코는 1조3650억 원, 현대제철은 349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각기 106.9%, 29.9% 늘어난 실적이다. 중국은 우리 철강사가 연간 400만 t가량을 수출하는 가장 큰 해외 시장이다. 하지만 철강업계에서는 사드 문제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수출 철강 제품이 대부분 중간재 성격이고 자동차 강판 등 고급 제품 비중이 높아 중국산으로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결국 후발 주자가 따라오기 힘든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마진율이 높은 제품 판매에 힘을 쏟았던 것이 사드 리스크를 넘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철강사들이 내세우고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은 최근 이례적인 일반 소비자 광고에 나서면서 간판으로 내건 제품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8일부터 ‘기가스틸로 철의 새 시대를 열어갑니다’란 내용의 광고를 하고 있다. 알루미늄보다 3배 이상 강도가 높은 자동차 강판 ‘기가스틸’ 제품 광고다. 포스코가 2000년 이후 기업 이미지 광고 이외에 제품 광고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월드 프리미엄(WP) 제품에 이어 올해는 이보다 더 수익률이 높은 월드 프리미엄 플러스(WP+) 제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제품군이 기가스틸 같은 자동차 강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도 지난달 롯데월드타워 개장에 맞춰 내진용 H형강 제품을 광고하고 있다.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용 강재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는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상태지만 곧 고부가가치 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부가가치가 높은 ‘하이 밸류(High Value) 제품’으로 내진용 강재와 더불어 고강도 철근, 산업용 파이프 등에 쓰이는 강관용 소재, 열처리로 강도를 크게 높인 핫스탬핑강 등을 꼽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들 제품 판매량을 2015년 767만 t에서 지난해 825만 t, 올해 866만 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국제강도 건설용 외장재에는 ‘럭스틸’, 가전용 강판에는 ‘앱스틸’이라는 별도의 브랜드를 붙이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모두 비교적 이윤이 많은 것으로 꼽히는 제품이다. 특정 제품군만 마진이 큰 것은 아니고 다양한 제품군마다 프리미엄 상품이 있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영국 런던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기체 이상으로 16시간 이상 운항이 지연됐다. 7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6일 오후 7시 35분(현지시간) 승객 364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런던발 KE908편이 탑승수속 전 지상점검 과정에서 연료배출장비 관련 결함이 발견돼 승객을 태우지 못했다. 이 여객기는 부품교체 후 런던 히스로공항의 야간 운항제한시간(오후 11시¤오전 7시)에 걸리면서 출발시각이 더 늦어졌다. 결국 현지시간으로 7일 정오에 출발해 8일 오전 7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당초에는 7일 오후 2시 35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16시간 25분 지연되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승객들에게 호텔과 식사쿠폰을 제공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3, 4시간가량 늦어질 결함이었지만 운항제한시간 때문에 16시간 이상 지연됐다. 연휴에 승객들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고 회사 제출용 지연확인서 등을 발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시장 판매가 크게 위축되면서 지난해 1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4월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4월에 비해 11.7% 감소한 36만4225대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난 6만361대를 팔았다. 신형 그랜저가 5개월 연속 1만 대 이상 팔린 덕분이었다. 하지만 해외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3.9% 줄어든 30만3864대에 그쳤다. 기아차는 국내외 판매량이 모두 감소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4만3515대, 해외에서 16만6317대 등 총 20만983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국내 판매는 10.3%, 해외 판매는 13.9%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1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등으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5%, 15.5% 감소한 바 있다. 두 회사의 우울한 성적표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현대차가 지난해 세계 판매량의 23.5%에 이르는 114만2016대를 판매한 시장이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3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3%, 68.0% 감소했다. 이런 어려움이 4월까지도 계속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분간 4월 수준의 판매량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2012년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로 충돌했을 때를 떠올리고 있다. 당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중국 판매량이 급감했다가 1년가량 지난 뒤에야 겨우 회복했다. 한국GM과 쌍용자동차도 지난달 국내외에서 각각 4만9163대와 1만1071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4월보다 각각 15.9%, 17.8% 줄어든 수치다. 반면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전년 동기보다 2.1% 많은 2만2444대를 팔았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분명 내가 같이 있었는데, 동생이 동생이….”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에서 일어난 타워크레인 추락 사고로 다친 박모 씨(46)는 여전히 동생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박 씨와 두 살 아래 동생은 같은 작업 현장에서 일하다 함께 사고를 당했다. 두 사람의 생사는 엇갈렸다. 1일 사고 발생 직후 박 씨는 근처에서 휴식 중이던 동생이 허리가 철골에 짓눌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봤다. 2일 병원에서 만난 그는 “동생이 반듯이 누워 있어서 어디에서 피가 나는지 몰랐다. 빨리 지혈을 했어야 했는데 잘 안 됐던 거 같다”고 떠올렸다. 박 씨는 병원으로 함께 이송된 동생이 응급치료를 받다가 숨을 거두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은 큰형(49)은 “숨진 동생은 세 아이를 뒷바라지하느라 특근과 잔업을 도맡아한 성실한 가장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31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전형적인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다. 수사본부는 2일 “충돌한 두 크레인 운전사와 신호원 등 12명을 1차로 조사한 결과 무전 수신과 관련해 일부 진술이 엇갈렸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무전으로 신호를 전달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를 듣지 못했다는 사람이 있는 등 진술이 달라 면밀하게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골리앗크레인(정식 명칭 갠트리크레인)에는 신호원 6명, 타워크레인에는 신호원 3명이 있었다. 작업 규정에 따르면 골리앗크레인에는 보조 운전사를 포함해 2명이, 타워크레인에는 1명이 근무한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크레인 신호원과 운전사 사이에 신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자체 진단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대영 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열과 성을 다해 일해 온 동료를 한순간에 잃게 되어 슬픔과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 현장 공개에 앞서 김효섭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장은 “크레인 충돌의 원인은 신호원과 크레인 운전사 간에 신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골리앗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의 작업 반경이 겹치는데 신호가 잘못돼 타워크레인의 붐대(본체에 달린 작업 팔)를 밑으로 내리지 않아 충돌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세계 1위’ 명성에 가려진 한국 조선업의 어두운 그늘을 보여줬다는 반응이다. 조선업 특성상 무거운 철판을 나르고 용접하면서 수십 층 높이에 이르는 선박에 매달려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를 자동화하는 건 쉽지 않고 사고가 나면 인명 피해도 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건조’를 외국에서 ‘십 빌딩(Ship Building)’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조선 현장은 대형 사고가 적지 않은 건설 현장과 비슷하다”며 “사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는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발생한 7안벽 공정을 포함해 조선소 내 선박 건조 전체 작업을 중지하도록 명령했다. 작업 중지 명령 기한은 별도로 정해지지 않았다.거제=강성명 smkang@donga.com / 김도형 기자}

치솟는 청년 실업률과 이어지는 경기 침체 속에서 많은 서민들이 성공을 꿈꾸며 자영업 창업에 도전한다. 국내 자영업자 중 절반은 창업 후 2년을 버티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겸업이라는 전략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체육진흥투표권인 ‘스포츠토토’를 겸업 파트너로 선택한 이들이다. 스포츠토토는 기존에 다양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겸업을 통한 부가수익 창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작은 공간만 있어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소규모로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경기 불황 탈출의 동반자로 각광받고 있다. 흔히 스포츠토토로 알고 있는 체육진흥투표권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2001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을 시작한 국가정책 사업이다. 2015년부터는 ㈜케이토토가 수탁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토토로 조성되는 수익금은 일정 수수료를 제외하고 모두 국민체육진흥공단을 통해 체육진흥기금으로 편입된다. 대한민국의 체육복지를 위한 재원으로 쓰인다는 얘기다. 2017년 4월 현재 스포츠토토의 전국 판매점 수는 6413개다. 이들은 모두 겸업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소상공인들이다. 업종은 다양하다. 가장 많은 2122곳이 체인 편의점사업자다. 전국 1603개의 복권방도 토토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슈퍼마켓과 개인 편의점, 가판, 통신 사업자 등 기타 영세상인도 2688개소나 토토판매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적극적인 겸업 장려는 영세상인들의 매출 성장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기존 사업장 내에 남는 공간으로도 충분히 판매가 가능한 스포츠토토는 동종 사업자와의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다수 소상공인들의 얘기다. 한때 마라톤 선수 활동을 했던 스포츠 마니아가 운영하고 있는 한 편의점은 스포츠토토와의 겸업으로 오히려 기존 사업과의 매출이 역전된 대표적인 사례다. 대형 브랜드부터 소형 개인편의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스포츠토토의 도입으로 차별화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빨래방과 스포츠토토라는 다소 생소한 조합도 눈길을 끈다. 이런 코인세탁방에서는 빨래가 돌아가는 동안 스포츠토토를 즐기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케이토토 측은 최근 스포츠토토를 즐기는 고객들이 늘면서 기존 매출이 함께 상승했다는 판매점의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신입사원의 30년 후 미래를 바라본다.’ 단기적인 성과가 아니라 본원적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이 세운 인재 양성 철학이다. 이런 철학은 현재 진행 중인 신입 엔지니어 기술 교육 과정을 통해 쉽게 확인해볼 수 있다. 서울 여의도의 약 3배에 이르는 826만 m² 부지에 자리 잡은 SK울산Complex(울산CLX). 150여 개 공정이 이뤄지고 4000만 배럴에 이르는 저장시설을 가진 이곳에서는 지난달 7일부터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 등 산하 계열사의 신입 엔지니어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8월 종료될 예정인데 신입 엔지니어들은 앞서 1월과 2월에 SK이노베이션의 사무직 신입사원들과 두 달간의 전체 교육 과정을 이수했다. 신입 엔지니어는 총 8개월에 이르는 교육을 받는 것이다. 이곳에서 신입 엔지니어의 일과는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간단한 쪽지시험을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기사 시험’과 유사한 형식의 문제가 주어지고, 이에 대한 답안을 서술형으로 작성해 제출한 후 평가받는다. 오전 9시부터는 공정이나 설비 장치에 대한 강의를 듣는다. 평균적인 강의 시간은 5시간이지만 강의 주제에 따라 유동적이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당일 학습한 내용과 연계된 과제를 수행한다. 다음 달과 6월에 이어지는 ‘개별 과제 수행’ 과정에서는 앞선 두 달간 학습한 공정과 설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입 엔지니어들이 독자적으로 공정을 설계해보게 된다. 신입사원 한 명당 한 명의 현업 근무자가 멘토로 배정되고 이 멘토는 공정 설계와 업계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해준다. 7월부터 8월까지 한 달 동안은 ‘교대 근무’ 과정이 계속된다. 공정 설비 기술에 대한 이론적 지식들이 현장에 실제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보면서 생산직 구성원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소통의 기회도 갖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신입부터 고참 엔지니어까지, 엔지니어부터 생산직 구성원들까지 모두가 현장 공정 운영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비상 상황 발생 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집중 교육에 대한 높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곧장 현업에 배치돼 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회사 신입사원들에 비해 훨씬 더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4, 5년차 직원부터 정년퇴직한 구성원들까지 모두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의 에너지 석유화학 업체로부터 끊임없이 영입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CJ대한통운이 인도와 아랍에미리트(UAE) 물류업체를 잇달아 인수했다. 아시아권 전체를 연결하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세계 5위권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CJ대한통운은 26일 인도의 물류 기업인 다슬 로지스틱스 지분 5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해 다슬 1대 주주에 오른다고 밝혔다. 육상·철도·해상 운송 등의 사업을 벌이는 다슬은 인도에서 수송 분야 1위, 종합물류 3위에 올라 있다. CJ대한통운이 다슬 인수로 세계 2위 인구 대국으로 성장성이 높은 인도 물류시장 개척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또 이날 CJ대한통운은 중동과 중앙아시아 지역 중량물 물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UAE 물류업체 이브라콤 주식 51%를 773억 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중량물은 부피가 크고 무거운 화물로 대형 석유화학, 시추, 담수화 플랜트나 선박 블록 등 조선 기자재와 대형 강교 구조물 등을 가리킨다. 두바이, 이란, 이라크 등 중동과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 주로 진출해 있는 이브라콤 인수로 CJ대한통운은 각종 플랜트나 건설 수요가 몰린 이들 지역 중량물 물류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CJ대한통운은 2013년 4월 중국에서의 스마트카고 인수를 시작으로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에서 잇달아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여기에 두 기업을 추가 인수하면서 범아시아권을 묶는 물류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이날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세계 톱5 물류기업 도약을 위해 M&A, 전략적 제휴 등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까지 아우르는 대형 M&A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차세대 자동차용 강판 ‘기가 스틸(Giga Steel)’ 전용 강판 공장을 준공했다. 비철강 부문에서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여준 포스코가 본연의 사업인 철강 부문에서는 기가 스틸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는 26일 전남 광양제철소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과 이낙연 전남지사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가 스틸 전용 공장인 ‘No.7 CGL(Continuous Galvanizing Line)’ 준공식을 열었다. 2554억 원을 투자한 이 아연도금 강판 공장에서 포스코는 연간 50만 t의 기가 스틸을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 스틸은 1mm² 면적당 100kg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초고강도 강판이다. 강판을 잡아당겼을 때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1GPa(기가파스칼)를 넘어섰다는 점에 착안해 기가 스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특히 이번에 준공한 공장은 1.5GPa에 이르는 자동차 강판 중에서도 고급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공장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판에 아연도금을 입힐 때 철과 아연이 합금 형태로 도장돼 도장성과 용접성이 우수한 GA강판과 순수 아연 도금층이 전체 강판을 감싸 내부식성이 뛰어난 GI강판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기가급 GA강판과 GI강판은 높은 강성에도 불구하고 도금 전후의 급속 냉각 과정에서 표면과 품질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혀 왔는데 이를 해결한 것이다. 글로벌 철강사들도 현재 이들 강판은 1.2GPa급까지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도금 전에 강판 안에 고강도 조직이 형성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도금 후에도 고속 냉각을 통해 강판 표면을 처리하는 고속 냉각 장비를 독자 개발해 적용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핵심 설비 개발과 제작, 공장 설계 및 시공 등도 모두 포스코 자력으로 진행됐다. 최근 포스코가 기가 스틸을 내세운 TV 광고에까지 나선 가운데 철강 업계에서는 2014년 취임한 권 회장이 비철강 부문 구조조정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짓고 철강 부문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발표한 1분기(1∼3월) 실적에서 포스코는 연결기준 매출 15조772억 원, 영업이익 1조365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대비 소폭(0.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9.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9.1%로 지난 분기(3.1%)보다 3배 가까이로 뛰었다. E&C(건설) 부문과 에너지 부문 등 비철강 부문이 좋은 실적을 내면서 그룹 전체의 실적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생산 공장을 준공한 기가 스틸은 포스코 철강 부문에서 수익성이 일반 제품에 비해 높은 월드프리미엄(WP) 제품, 이보다 더 수익성을 높인 월드프리미엄플러스(WP+) 제품의 대표적인 상품군으로 꼽힌다. 권 회장은 이날 “1.5기가급 ‘기가 스틸’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장 준공을 통해 자동차 강판 분야에 새 지평을 열게 됐다. 앞으로 포스코는 핵심 설비를 스마트화해 세계적인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으로 더 큰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