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엽

조종엽 차장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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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종엽 차장입니다.

jjj@donga.com

취재분야

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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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구와 한국의 ‘리얼리티 쇼’ 차이는?

    ‘관찰예능’을 비롯한 한국의 ‘리얼리티 쇼’는 원조 격인 미국 유럽과는 소재와 연출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의 리얼리티 쇼는 서구의 ‘일반인 경쟁형’ 리얼리티 쇼와 달리 ‘연예인 일상형’ 쇼다. 서구 리얼리티 쇼의 원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일가족의 일상을 방영한 ‘아메리칸 패밀리’(PBS·1973년)가 있지만 본격적으로 유행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평범한 사람들이 무인도에서 최소한의 도구만 소지한 채 생존경쟁을 벌이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 우승하는 ‘서바이버’(CBS·2000년)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미국의 리얼리티 쇼는 주로 서바이벌(생존) 경쟁을 소재로 한다. 출연자들이 생존을 위해 협동과 경쟁을 반복하면서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이 된다. 그 과정에서 승리를 위해서, 동료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볼 꼴, 못 볼 꼴’ 다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극한 상황에 몰린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며 즐긴다. 대중문화평론가 문강형준 씨는 “서구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인간 사회의 잔혹한 면모를 보여줘 시청자들이 인간의 본성을 생각하도록 이끈다”며 “이는 관음이 제공하는 역설적 미덕”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의 리얼리티 쇼의 주류는 연예인 위주로 발전했다. ‘짝’(SBS)과 같은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농어촌(tvN ‘삼시세끼’) 오지(SBS ‘정글의 법칙’) 육아(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군대(MBC ‘진짜 사나이’)처럼 배경과 소재는 달라도 연예인이 출연한다. ‘삼시세끼’ 출연진인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이 먹을 것과 낚시 명당을 놓고 정색을 하고 다투는 모습을 담을 수 있을까. 대중의 인기를 업고 있는 연예인에게 인간 본성을 솔직히 카메라 앞에서 노출하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한국의 리얼리티 쇼는 서구에 비해 온건하고 리얼리티보다는 연예인의 매력이 강조된다. ‘정글의 법칙’에서는 오지의 척박한 현실과 마주한 인간의 무력함이 아닌 개그맨 김병만의 놀라운 적응력이 부각된다. 출연자들이 서로 어떻게 돕고 이해하는지도 강조된다. 또 다른 특징은 서구의 프로그램과 달리 주로 시청자가 맘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장소에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김윤희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박사는 “한국의 리얼리티 쇼는 연예인들이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 많은 것을 체험하고, 그것을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하는 ‘몸의 서사’로 이뤄진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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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비장, 말레이시아를 웃겼다

    “창칼로는 안 되겠어, 당장 바다에 던져버리세∼.” 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선웨이푸트라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정동극장의 ‘배비장전’ 공연. 배비장이 갇힌 궤짝을 관원들이 동헌으로 가져온 뒤 짐짓 바다에 던지는 것 같은 시늉을 하자 말레이시아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고전소설 ‘배비장전’의 주인공 배비장은 제주해협을 건너간 뒤 위선 때문에 조롱을 받았지만 정동극장의 공연 ‘배비장전’은 태평양을 건너가 현지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정동극장은 판소리와 전통창작무용, 전통연희 요소를 결합시켜 고전소설을 현대적 퍼포먼스로 재구성한 ‘배비장전’을 이날 말레이시아에서 공연했다. 국내를 찾는 말레이시아 관광객들을 겨냥해 공연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이날 객석 850석이 가득 찼다. 배비장의 부임을 축하하는 사물놀이가 펼쳐지자 장단에 맞춰 손뼉을 치던 관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여기저기서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애랑이 배비장을 유혹하며 한국적인 춤사위를 펼치자 숨을 죽인 채 애랑의 손끝에 시선을 집중했다. 배비장을 놀리는 방자, 배비장과 기생 애랑의 ‘밀당’ 등 주요 포인트마다 웃음이 터졌다. 젊은 관객이 많았다. 관객 엠제이 송 씨(22·대학생)는 “‘와우!’ 하고 놀라 턱이 빠질 뻔했다”며 “한국 전통문화를 처음 접했는데 음악과 춤의 어우러짐이 멋졌다”고 말했다. 완군 씨(21·대학생)는 “언어를 거의 쓰지 않고 움직임으로만 소통하는데도 이야기가 이해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현지의 여행 박람회 ‘마타 페어(MATTA FAIR)’를 앞두고 현지 여행사 관계자 60여 명도 공연을 봤다. 관객 발레리 추이 씨(26)는 “한국에 놀러 가면 이 공연을 꼭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 주요 매체 20여 곳이 공연을 취재했다. 방송사 TV8의 리포터 크리스티나 씨는 “말레이시아에서 인기 높은 케이팝 덕분에 한국의 전통문화에도 관심이 높아져 취재 왔다”고 말했다. 버나마TV의 콘월 기자는 배비장 아내의 판소리를 듣고 “소리의 높낮이 변화와 흐름이 독특했고, 호소력 있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정현욱 정동극장장은 “과거의 전통문화를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보편적 공감을 얻도록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양식으로 다시 해석한 것이 다른 문화권에서도 통한 것 같다”며 “국내에선 극적 서사를 더욱 강화한 새로운 ‘배비장전’을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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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비장전’에 말레이시아 관객들 폭소…“‘와우!’ 놀라 턱 빠질 뻔”

    “창 칼로는 안 되겠어, 당장 바다에 던져버리세~” 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선웨이푸트라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정동극장의 ‘배비장전’ 공연. 배비장이 갇힌 궤짝을 관원들이 동헌으로 가져온 뒤 짐짓 바다에 던지는 것 같은 시늉을 하자 말레이시아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고전소설 ‘배비장전’의 주인공 배비장은 제주해협을 건너간 뒤 위선 때문에 조롱을 받았지만 정동극장의 공연 ‘배비장전’은 태평양을 건너가 현지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정동극장은 판소리와 전통창작무용, 전통연희 요소를 결합시켜 고전소설을 현대적 퍼포먼스로 재구성한 ‘배비장전’을 이날 말레이시아에서 공연했다. 국내를 찾는 말레이시아 관광객들을 겨냥해 공연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이날 객석 850석이 가득 찼다. 배비장의 부임을 축하하는 사물놀이가 펼쳐지자 관객들이 장단에 맞춰 손뼉을 치던 관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여기저기서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애랑이 배비장을 유혹하며 한국적인 춤사위를 펼치자 숨을 죽인 채 애랑의 손끝에 시선을 집중했다. 배비장을 놀리는 방자, 배비장과 기생 애랑과의 ‘밀당’ 등 주요 포인트마다 웃음이 터졌다. 젊은 관객이 많았다. 관객 엠제이 송 씨(22·대학생) 씨는 “‘와우!’ 하고 놀라 턱이 빠질 뻔했다”며 “한국 전통문화를 처음 접했는데 음악과 춤의 어우러짐이 멋졌다”고 말했다. 완군 씨(21·대학생)는 “언어를 거의 쓰지 않고 움직임으로만 소통하는데도 이야기가 이해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현지의 여행 박람회 ‘마타 페어’(MATTA FAIR)를 앞두고 현지 여행사 관계자도 60여명이 공연을 봤다. 관객 발레리 추이 씨(26)는 “한국에 놀러 가면 이 공연을 꼭 다시보고 싶다”고 말했다. 현지 주요 매체 20여 곳이 공연을 취재했다. 방송사 TV8의 리포터 크리스티나 씨는 “말레이시아에서 인기 높은 케이팝 덕분에 한국의 전통문화에도 관심이 높아져 취재왔다”고 말했다. 버나마TV의 콘월 기자는 배비장 아내의 판소리를 듣고 “소리의 높낮이 변화와 흐름이 독특했고, 호소력 있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정현욱 정동극장장은 “과거의 전통문화를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보편적 공감을 얻도록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양식으로 다시 해석한 것이 다른 문화권에서도 통한 것 같다”며 “국내에선 극적 서사를 더욱 강화한 새로운 ‘배비장전’을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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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리티 쇼 원조’ 美-유럽과 다른 한국 리얼리티 쇼 특징은?

    ‘관찰 예능’을 비롯한 한국의 ‘리얼리티 쇼’는 원조 격인 미국, 유럽과는 소재와 연출이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의 리얼리티 쇼는 서구의 ‘일반인 경쟁형’ 리얼리티 쇼와 달리 ‘연예인 일상형’ 쇼다. 서구 리얼리티 쇼의 원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일가족의 일상을 방영한 ‘아메리칸 패밀리’(PBS·1973)가 있지만 본격적으로 유행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평범한 사람들이 무인도에서 최소한의 도구만 소지한 채 생존 경쟁을 벌이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 우승하는 ‘서바이버’(CBS·2000년)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미국의 리얼리티 쇼는 주로 서바이벌(생존) 경쟁을 소재로 한다. 출연자들이 생존을 위해 협동과 경쟁을 반복하면서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이 된다. 그 과정에서 ‘승리를 위해서, 동료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볼 꼴, 못 볼 꼴’ 다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극한 상황에 몰린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며 즐긴다. 대중문화평론가 문강형준 씨는 “서구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인간 사회의 잔혹한 면모를 보여줘 시청자들이 인간의 본성을 생각하도록 이끈다”며 “이는 관음이 제공하는 역설적 미덕”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의 리얼리티 쇼의 주류는 연예인 위주의 ‘리얼 버라이어티 쇼’로 발전했다. ’버라이어티‘가 추가된 것은 게임을 물론 다양한 볼거리를 보여준다는 뜻. ‘짝’(SBS)과 같은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농어촌(tvN ‘삼시세끼’) 오지(SBS ‘정글의 법칙’) 육아(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군대(MBC ‘진짜사나이’)처럼 배경과 소재는 달라도 연예인이 출연한다. ‘삼시세끼’ 출연진인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이 먹을 것과 낚시 명당을 놓고 정색을 하고 다투는 모습을 담을 수 있을까. 대중의 인기를 업고 있는 연예인에게 인간 본성을 솔직히 카메라 앞에서 노출하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한국의 리얼리티 쇼는 서구에 비해 온건하고 리얼리티보다는 연예인의 매력이 강조된다. ’정글의 법칙‘에서는 오지의 척박한 현실을 마주한 인간의 무력함이 아닌 개그맨 김병만의 놀라운 적응력이 부각된다. 출연자들이 서로 어떻게 돕고 이해하는지도 강조된다. 또 다른 특징은 서구의 프로그램과 달리 주로 시청자가 맘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장소에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김윤희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박사는 “‘1박2일’ 등 한국의 리얼 버라이어티 쇼는 연예인들이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 많은 것들을 체험하고, 그것을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하는 ‘몸의 서사’로 이뤄진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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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병원 장치, 우주의 구조… 일상속 숨어있는 수학의 역사

    “미적분 배워서 어디다 써요?” 학생들의 이 같은 질문에 수학의 유용성을 강조하는 답변은 별다른 효과를 보기 어려울 때가 많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부터 우주의 구조 해명까지, 수학 없는 현대 문명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모두가 수학을 사용해 일을 하지는 않는다. 젠체하는 것 같지만 ‘수학은 아름답다’는 말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수학의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다룬다. 책을 펼치면 왼쪽에는 수학적 발견 한 가지를 요약한 텍스트가, 오른쪽에는 그와 관련된 그림 자료가 보인다. 아름다운 프랙털(확대해도 모습이 그대로 반복되는 복잡한 곡선) 이미지를 지그시 보다 보면 ‘하우스도르프 차원’ ‘알렉산더의 뿔난 구’ ‘콜라츠 추측’이 무엇인지 마치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인류의 위대한 지적 작업에 동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모두 이해하지 않아도 좋다. 개미가 거리를 잴 때 걸음 수를 센다는 것, 어떤 매미는 포식자들과 마주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13년과 17년, 즉 소수(素數)인 해에 땅 밖으로 나온다는 것, 한방에 사람을 23명만 모아놓으면 그중 적어도 생일이 같은 한 쌍이 있을 확률이 50%를 넘는다는 것, 삼각형의 세 내각을 3등분하는 직선들은 정삼각형을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저자는 우주가 수학의 기술 대상이 아니라 수학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수학적 우주 가설’을 소개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두툼한 반양장 제본 속의 화려한 컬러 이미지들이 서가에 꽂아 놓고 손님들에게 은근히 자랑하고 싶게 만든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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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미도 수학을 할 줄 안다?…신비한 수학의 세계

    “미적분 배워서 어디다 써요?” 학생들의 이 같은 질문에 수학의 유용성을 강조하는 답변은 별다른 효과를 보기 어려울 때가 많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부터 우주의 구조 해명까지, 수학 없는 현대문명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모두가 수학을 사용해 일을 하지는 않는다. 젠체하는 것 같지만 ‘수학은 아름답다’는 말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수학의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다룬다. 책을 펼치면 왼쪽에는 수학적 발견 한 가지를 요약한 텍스트, 오른쪽에는 그와 관련된 그림 자료가 보인다. 아름다운 프랙털(확대해도 모습이 그대로 반복되는 복잡한 곡선) 이미지를 지그시 보다보면 ‘하우스도르프 차원’ ‘알렉산더의 뿔난 구’ ‘콜라츠 추측’이 무엇인지 마치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인류의 위대한 지적 작업에 동참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모두 이해하지 않아도 좋다. 개미가 거리를 잴 때 걸음 수를 센다는 것, 어떤 매미는 포식자들과 마주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13년과 17년, 즉 소수(素數)인 해에 땅 밖으로 나온다는 것, 한방에 사람들을 23명만 모아놓으면 그 중 적어도 생일이 같은 한 쌍이 있을 확률이 50%를 넘는다는 것, 삼각형의 세 내각을 3등분하는 직선들은 정삼각형을 만든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저자는 우주가 수학의 기술 대상이 아니라 수학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는 ‘수학적 우주 가설’을 소개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두툼한 반양장 제본 속의 화려한 컬러 이미지들이 서가에 꽂아 놓고 손님들에게 은근히 자랑하고 싶게 만든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

    • 201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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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의 요리법 찾아 떠나는 푸드 어드벤처 만들 것”

    방송 PD가 직접 요리를 하면서 진행까지 하는 요리 프로그램은 어떤 것일까? KBS는 4월 둘째 주부터 매주 4편(편당 10분) ‘요리인류 키친’을 방영한다. 진행자는 다큐멘터리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을 연출한 이욱정 KBS PD다.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KBS ‘쿠킹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 PD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이 성궤를 찾아 세계를 누비는 것처럼 최고의 요리법을 찾아서 탐험을 떠나는 ‘푸드 어드벤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TV에 요리 프로그램이 부쩍 늘었다. 이 PD는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TV에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가 넘친다. ‘푸드 포르노’라는 말도 나온다”라며 “요리인류 키친은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명화 속 누드처럼 우리가 자주 먹는 파스타, 샌드위치 뒤에 ‘이런 의미가 있었구나’ 하고 생각할 거리를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요리는 이 PD가 직접 한다. 이 PD는 다큐멘터리 누들로드를 만든 뒤 2009, 2010년 요리 전문학교 ‘르 코르동 블뢰’를 다녔다. 이 PD는 “한마디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난 ‘먹물’로 살았는데, 거긴 땀과 피가 흐르고 항상 뭔가가 지글지글 끓는 세계였다”며 “내 손으로 재료를 자르고 만지고 다듬으면서 요리하는 사람에 대한 존경이 생겼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비(非)한식 메뉴’를 다룰 예정이다. 한 주는 파스타, 다음 주는 샐러드 식으로 매주 주제를 바꾸고 회마다 2개의 요리를 다룬다. 먼저 특정 음식의 정통 요리법을 보여준 뒤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재료로 실제 만들어볼 수 있도록 소개한다. 이 PD는 ‘요리 초보를 위한 3가지 팁(조언)’을 귀띔했다. ‘첫째, 고기 요리를 해라.’ 고기는 30만 년 전이나 지금이나 식객을 휘어잡을 수 있는 재료라는 것. ‘둘째, 단순한 요리법을 택해라.’ ‘셋째, 좋은 그릇에 음식을 올려놔라.’ 시각적 자극도 중요하다는 것. 이 PD는 “인류가 걸어온 여정과 흔적과 기억을 요리로 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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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가 연출이 아니라 직접 요리하고 진행? “푸드 포르노 아닌…”

    PD가 프로그램 연출이 아니라, 요리를 직접 하면서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요리를 통해 문명사를 추적해 온 이욱정 KBS PD 얘기다. 이 PD는 2008년 다큐멘터리 ‘누들로드’로 세계적인 방송 프로그램 국제상인 ‘피버디상’을 받고, 지난해 다큐 ‘요리인류’ 1~3편에 이어 이번 설 즈음에 4~8편을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이 PD는 4월 6일경부터 KBS에서 매주 4편(편당 10분) 방영되는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KBS ‘쿠킹 스튜디오’에서 이 PD를 만났다. 다변(多變)에 달변(達辯)이었다. 이 PD는 “‘푸드 포르노’가 아니라, ‘푸드 어드벤처’같은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기자 질문) 새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이PD 답변) 제목은 ‘요리인류 키친’이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어릴 때 좋아했다. 존스는 고고학자다. 그게 진짜 고고학자의 모습은 아니겠지만, 영화를 보고서 나중에 커서 고고학이나 인류학을 공부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존스가 고고학자가 아니라 요리사라면 어떤 프로그램이 나올까? ‘요리인류 키친’은 요리 어드벤처라고 할까. 존스가 성궤를 찾아서 세계를 누비는 것처럼 최고의 레서피(요리법)를 찾아서 탐험과 모험을 떠나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스튜디오가 존스의 연구실이자 실험실이자 주방이 되는 셈이다. KBS 1TV에 편성될 지 2TV에 편성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마 밤 시간대에 방송될 될 것 같다. ‘늦은 밤에 인디아나 존스의 주방에 초대된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요즘 요리 프로그램이 많다.=채널만 돌리면 요리 프로그램이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하자면 대세다. 하지만 기존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리는 놀이이자 즐거움이자 예능이면서 또 한편 지식이고 정보이고, 깨달음의 즐거움이다. TV 보는 즐거움 중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됐을 때 얻는 쾌감이 있는데, 그게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만듦새는 아름답고 세련되면서 그 안에 심오함 깊이가 담겨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목표다. 요리와 함께 음식 뒤에 숨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해보려 한다.-좀 더 설명해 달라.=TV에 즉자적이랄까, 즉각적으로 몇 초안에 뭔가를 얻는 그런 콘텐츠가 넘친다. 비난할 생각은 없다. 요리 프로그램도 즉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최근에는 ‘푸드 포르노’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런데 포르노그래피와 아트의 구분이 뭘까? 명화 속의 벌거벗은 인간과 포르노의 차이는 뭘까. 포르노가 즉각적인 감정의 극단에 호소한다면, 명화는 생각할 거리를 준다고 본다. 그저 벌거벗은 모습을 보는 것 이상의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보는 눈을 던져준다고 생각한다. TV도 곱씹어보고 한 템포 쉬면서 생각을 해봤을 때,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이 중요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자주 먹는 파스타, 샌드위치의 안에 ‘이런 뒷이야기가 있었구나, 이런 뜻이 있었구나’하는 것을 시청자들과 함께 즐기고 싶다.-프로그램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메뉴는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비(非) 한식 메뉴가 될 것이다. 한식은 공부 더하고 내공 쌓은 다음에 하고 싶다. 또 ‘남의 것을 알아야 내 것이 잘 보인다’는 생각도 있다. 프로그램은 매주 아이템을 바꾼다. 한 주는 파스타, 한 주는 샐러드 식이다. 1회마다 2개 요리가 나간다. 먼저 그 음식의 오리지널 레서피를 빨리 보여줄 것이다. 그것은 재료를 구하기도 어렵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어렵다. 다음에는 시장에서 재료를 사서 할 수 있는 요리를 천천히 보여줄 생각이다. 시리즈를 다 보면 ‘내가 요리 50개는 할 수 있겠다’하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다. 요리를 해보고 싶지만 재주가 없어 안 해 봤다는 분들에게 자극을 주고 싶다.-다큐PD가 매일 연속 방영하는 데일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출연까지 한다니 이례적이다.=장기 기획 다큐멘터리는 한 2년 동안 한약처럼 다리고 다려서 엑기스만 내놓고, 나머지는 버려야 한다. 요리인류는 8부지만 이것도 많은 편이고, 4,5부작이 보통이다. 말하자면 소 한 마리를 잡아서 안심 등심만 식탁에 내놓고 나머지는 다 냉동고에 넣어 사장시키는 식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식성이 다양해져 꼬리만 좋아하는 사람, 특수부위 좋아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 소 한 마리를 데일리 프로그램으로 만들면 다큐에는 담지 못한 흥미로운 재료들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다큐에 담지 못한 나머지를 버리는 것은 시청자들이 TV 수상기로만 프로그램을 소비하던 때의 제작 방식이라고 본다.-한편이 10분 안쪽이면 길이가 짧아 모바일로 보기도 편할 것 같다.=‘요리인류’도 인터넷으로 사전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했다. 작년에 요리인류 1~3편 방송 전에 포털 사이트에 TV 캐스트 채널을 열었다. 영화 티저 광고처럼 만든 영상 클립을 30, 40개 올렸다. 클립들 합쳐서 조회가 거의 180만 회 정도 됐다. 인기 있던 것은 한 개는 조회수가 80만 회가 나왔다. 다큐는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그리고 특히 KBS를 잘 안 보던 (웃음) 젊은 세대들이 클립들을 보고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요리인류 후속편 제작 계획은?=2016년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원래 다큐 마치고 나면 조금 쉬는데 데일리 프로그램 준비하느라 하루도 못 쉬었다. 2016년 요리인류 시리즈는 4편정도 제작할 계획이다. 큰 테마는 ‘발효’로 하려고 한다. 이번 편 주제에 ‘빵’이 있었는데, 만들면서 인류 최고의 레서피는 발효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발효는 불이 없는 요리다. 한국이 발효에 있어서 가장 선진적인 식 문화권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동서양 국가도 발효 기술과 문화를 갖고 있다.-요리인류 제작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요리는 뭐였나?=하나를 꼽기가 어렵다. 굳이 꼽자면 미국 남부의 통돼지 바비큐다. 아주 단순한 레서피인데 근원적인 어떤 것을 느끼게 해줬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요리는 단순하지만 거기에 만든 사람의 혼이 담긴 요리일 것이다. 복잡한 레서피가 아니라도 만드는 사람의 진심이 담겨있는 요리는 먹어보면 신기할 정도다. 그런 것들이 사람을 감동시키는 듯 하다.-점심은 뭐 먹었나, 평소 무슨 음식 좋아하나?=떡 만둣국 먹었다. 아버지가 평안도 진남포 출신이시다. 어릴 적부터 만두하고 냉면 많이 먹었고 지금도 제일 좋아한다. 이번에 요리인류 만들면서는 고기를 많이 먹었다. ‘불의 맛’ 편에 나오지만, 그릴링, 로스팅, 스피드 로스팅 등 구운 고기를 많이 먹었다. 바비큐 촬영할 때는 이틀 동안 매끼를 고기로 먹기도 했다. 이제 고기 맛을 알 것 같다. 고기가 질리다가도 이틀정도 안 먹으면 또 당긴다.-요리학교 다닌 뒤 달라진 게 있나?(이 PD는 ‘누들로드’를 마친 뒤 2009~2010년 요리 전문학교 ‘르코르동 블뢰’에서 수학했다.)=내가 해보니 남의 요리에 대해서 함부로 말을 못하게 됐다. 전에는 레스토랑 요리에 대해서 쉽게 입으로 평가했다. 내가 해보고 나니 함부로 입방정을 못 떤다.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식당에서 음식이 뭔가 마음에 안 들면) 왜 그렇게 됐을까를 생각한다. 재료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거나,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한 것은 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요리사로서 본인의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르코르동 블뢰는 직업 요리학교다. 한마디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너무 힘들었다. 내가 그 전까지는 ‘먹물’로서의 삶을 살았다. 방송국 PD도 몸으로 일하는 일이 많다고 하지만 그래도 생각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거긴 정말 땀과 피가 흐르고, 지글지글 끓는 세계였다. 몸으로 부딪히는 세계는 적응이 잘 안됐다. 내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야구를 한 적이 있다. 나를 마이클 조던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조던이 헛스윙하면서 이런 느낌이었겠네’ 싶었다. 그동안 내가 음식 잘 만든다는 얘기는 다 아마추어 수준에서의 얘기였다. 그 학교 학생들이 이미 준프로였다. 거기서 사람의 창의성은 손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요리를 다르게 보게 됐다. 내가 아무리 요리책을 많이 읽었어도, 펄펄 끓는 주방에서 내손으로 고기를 자르고 만지고 다듬는 손의 감각에서 다른 생각이 생기는구나 싶었다. 요리하는 사람에 대한 존경도 들었다. 그게 스타 요리사 뿐 아니라 에디오피아 촌 여인의 음식까지도 요리하는 사람에 대한 경탄이 나오게 됐다. 그 느낌을 ‘요리인류’에 담았다.-올해 나이는?=인터뷰를 할 때 매번 나이는 묻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요리학교 가면서 나이가 ‘리셋’됐다고 생각한다. 남이 나한테 내 나이를 상기시키는 것도 내 스스로 상기하는 것도 싫다. 나이를 생각하면 내 스스로 제약이 되는 거 같다.-은근히 많다는 얘기?=(웃음)-요리를 시도하는 사람에게 조언?=첫째, 고기 요리를 해라. 짧은 시간에 식객을 휘어잡을 수 있다. 그건 30만 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둘째, 단순한 요리를 차근차근 한다. 요리는 운전과 비슷하다. 배우기 전에는 어렵지만 배우고 나면 어느 수준까지는 대부분이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연료를 최대한 절감하는) 에코 드라이버가 되기는 어렵지만 안전하게 원하는 곳까지 운전해서 갈 수는 있다. 모든 사람이 최고의 요리사가 될 수는 없지만 단순한 요리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칼질 못해도 된다. 전설적인 셰프도 칼질 잘 못하는 사람 많다. 단계마다 프로세스를 해 나가면 된다. 셋째, 좋은 그릇에 음식을 올려놔라. 그러면 일단 멋있어 보인다.(웃음)-자신을 요리에 빗댄다면 어떤 요리?=글쎄….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 바질이 올라간 심플한 토핑의 마가리타 피자? 피자를 만드는 것도 먹는 것도 좋아한다. 피자 다큐는 나중에 꼭 해 볼 것이다. 피자가 소우주다. 변화무쌍하다. 토핑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무한대의 레서피가 가능하다. 한국의 불고기 피자처럼 세계 어디에서도 적응할 수 있다. 피자는 다양한 사람이 좋아할 수 있는 유연한 음식이고, 그리고 쉽게 친해질 수 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그 안에 소우주가 있지만 친근하고 맛있는 프로그램.-왜 음식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드나.=음식은 세상과 인간을 바꿨다. ‘누들로드’의 국수는 인류를 즐겁게 했다. ‘요리인류’의 빵과 고기와 향신료는 인류를 움직였다. 우리의 삶을 바꾸고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류가 요리를 시작한 것은 30만년, 50만 년 전일 수도 있고, 더 전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인류가 요리를 시작한 이래 만든 수많은 음식 중 지금까지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은 극소수다. 수많은 음식들은 국경과 지역 안에 갇혔다. 하지만 그 중 몇 가지는 바다와 대륙을 건너고, 시공을 넘어서 전 인류의 식탁에 올라왔다. 인간의 삶을 바꿨다. 그 음식을 보면 우리가 무엇을 원해왔는지, 우리 자신이 보인다. 음식 뒤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인류가 걸어온 여정과 흔적과 기억이 요리 한 접시에 담겨져 있다. 건축이나 패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도 마찬가지겠지만, 음식을 통해서 우리 자신을 보는 것이 누들로드와 요리인류를 관통하는 대주제가 아닌가 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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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글]“반일감정 조장” “괜한 트집” 韓日 누리꾼 충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소녀시대 멤버 ‘써니’(사진)는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에 이 문구와 함께 태극기를 올렸다. 이 글에는 2일까지 무려 1만6000여 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일부 한국과 일본 누리꾼들은 역사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일부 일본 누리꾼이 “일본에서 활동하는 소녀시대가 반일감정이라니… 일본에 두 번 다시 오지 말라”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에 대해 한국 누리꾼들은 “한국 연예인이 3·1절을 기념하는 게 무슨 문제인가. 써니가 일본을 지목해 비판을 한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로 상대 국민을 비하하는 감정적 문구도 적지 않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문구는 2013년 7월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일전 당시 일본 응원단 측의 욱일기에 맞서 ‘붉은 악마’가 플래카드에 담은 내용이다. 한편 아이돌 그룹 포미닛은 1일 한 지상파 방송사 인기 가요 시상식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오늘은 3·1절이다. 잊지 말고 저희도 항상 감사하며 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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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찬사 브랜드 넣은 賞, 방송사 주최땐 징계

    SBS가 방영한 ‘2014 가요대전’에는 ‘Syrup 베스트 퍼포먼스 상’, 케이블채널 y-star가 방영한 ‘2014 미스코리아 시상식’에선 ‘미스코리아 선 라미 상’이 있었다. 모두 협찬사의 브랜드를 내세운 상이다. 그런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SBS에는 광고 효과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법정 제재를 내렸지만 y-star는 심의조차 받지 않았다. 그 이유는 뭘까? SBS는 지난해 말 가요대전과 연기대상 등 자체 시상식에서 SKT와 삼성의 제품명을 상 이름으로 만들었다. SBS 가요대전은 SK플래닛의 통합 커머스 브랜드 ‘시럽(Syrup)’ 이름을 넣어 Syrup 베스트 퍼포먼스 상, ‘Syrup 글로벌 스타상’ 등을 가수에게 줬다. 연기대상도 ‘삼성 갤럭시 노트 Edge 네티즌 인기상’ 등을 시상했다. 방심위는 지난달 26일 이 프로그램들에 각각 법정 제재인 ‘경고’와 ‘주의’를 내렸다. 방심위는 “간접광고이자 협찬주의 상품을 상 이름에 넣은 뒤 상품명을 반복해 언급하고 자막 등으로 방영해 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라고 밝혔다. 방송 심의 규정은 특정 상품·서비스·기업·영업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부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과 홍삼 브랜드가 들어간 ‘미스코리아 선 라미’, ‘미스코리아 미 한삼인(홍삼 브랜드)’ 등은 문제가 없었다. 이는 방송사가 연 대회가 아니라 주최자가 따로 있고, 방송사가 해당 기업의 협찬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해당 방송은 자체 프로그램이 아닌 중계방송이어서 불가피한 노출은 허용된다”고 했다. 간접광고는 2010년부터 허용되고 있지만 상품 노출 수준에 따라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SBS ‘모닝와이드’는 지난해 4월 다이어트 방법을 다루면서 “순수 닭 가슴살을 말려서 분말로 편하게 타 먹을 수 있게끔 만든 것이라, 운동 끝나고 바로 드시면 단백질 섭취가 충분히 된다”며 간접광고 상품인 닭 가슴살 제품의 장점을 구구절절 소개했다. 방심위는 이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방심위 관계자는 “정보 제공을 빙자해 상품을 대놓고 광고해 제재를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방심위가 광고 효과 제한 규정을 어긴 방송사에 법정 제재를 내린 건수는 2010년 65건에서 2014년 102건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간접광고 방식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방송 시점에 맞춰 광고주가 신상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방심위 관계자는 “방송사가 ‘제작 당시에는 광고주가 방송 내용과 동일한 상품을 출시할 줄 몰랐다’고 변명했지만 방심위는 그 진위를 알 수 없다”며 “규정에 따라 제재를 내렸다”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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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많은 간접광고…가요대전은 징계, 미스코리아는?

    SBS가 방영한 ‘2014 가요대전’에는 ‘Syrup 베스트 퍼포먼스 상’, 케이블채널 y-star가 방영한 ‘2014 미스코리아 시상식’에선 ‘미스코리아 선 라미 상’이 있었다. 모두 협찬사의 브랜드를 내세운 상이었다. 그런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SBS에겐 광고효과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법정 제재를 내렸지만 y-star는 심의조차 받지 않았다. 그 이유는 뭘까? SBS는 지난해 말 가요대전과 연기대상 등 자체 시상식에서 SKT와 삼성의 제품명을 상 이름으로 만들었다. SBS 가요대전은 SK플래닛의 통합 커머스 브랜드 ‘시럽(Syrup)’ 이름을 넣어 Syrup 베스트 퍼포먼스 상, ‘Syrup 글로벌 스타상’ 등을 가수에게 줬다. 연기대상도 ‘삼성 갤럭시 노트 Edge 네티즌 인기상’ 등을 시상했다. 방심위는 지난달 26일 이 프로그램들에 각각 법정제재인 ‘경고’와 ‘주의’를 내렸다. 방심위는 “간접광고이자 협찬주의 상품을 상 이름에 넣은 뒤 상품명을 반복해 언급하고 자막 등으로 방영해 심의규정을 위반했다”라고 밝혔다. 방송 심의규정은 특정 상품·서비스·기업·영업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부각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과 홍삼 브랜드가 들어간 ‘미스코리아 선 라미’, ‘미스코리아 미 한삼인(홍삼 브랜드)’ 등은 문제가 없었다. 이는 방송사가 연 대회가 아니라 주최자가 따로 있고, 방송사가 해당 기업의 협찬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해당 방송은 자체 프로그램이 아닌 중계방송이어서 불가피한 노출은 허용된다”고 했다. 간접광고는 2010년부터 허용되고 있지만 상품 노출 수준에 따라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SBS ‘모닝와이드’는 지난해 4월 다이어트 방법을 다루면서 “순수 닭가슴살을 말려서 분말로 편하게 타 먹을 수 있게끔 만든 것이라, 운동 끝나고 바로 드시면 단백질 섭취가 충분히 된다”며 간접광고 상품인 닭가슴살 제품의 장점을 구구절절 소개했다. 방심위는 이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방심위 관계자는 “정보 제공을 빙자해 상품을 대놓고 광고해 제재를 피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방심위가 광고 효과 제한 규정을 어긴 방송사에 법정제재를 내린 건수는 2010년 65건에서 2014년 102건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간접광고 방식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방송 시점에 맞춰 광고주가 신상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방심위 관계자는 “방송사가 ‘제작 당시에는 광고주가 방송 내용과 동일한 상품을 출시할 줄 몰랐다’고 변명했지만 방심위는 그 진위를 알 수 없다”며 “규정에 따라 제재를 내렸다”고 밝혔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

    • 201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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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신료 인상추진 KBS, 광고총량제 도입은 모순”

    공영성 강화를 명목으로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KBS가 광고총량제 도입을 통해 광고 수익마저 증대하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26일 ‘역사왜곡 다큐 논란을 통한 KBS 실태 점검,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시 묻는다’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KBS가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 상임위에 상정해 놓은 상황에서 광고총량제 도입을 비롯한 광고 수익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이 아니라 상업방송의 ‘빅 플레이어’처럼 지상파의 상업화에 앞장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KBS는 2013년 12월 광고 재원을 2100억 원가량 줄이고, 수신료를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2012년 기준 37.3%(5851억 원)였던 수신료 비중을 53%(9760억 원)로 끌어올리고, 광고 비중은 39.8%(6236억 원)에서 22%(4100억 원가량)로 낮추겠다는 것이었다. 이 상황에서 광고 수익 확대를 모색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황 교수는 “공영방송이 시장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는 상업적 재원인 광고 수익을 금지하거나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며 “그러나 KBS 수신료 인상안에서 상업광고 계획 축소는 매우 소극적이다”라고 말했다. 영국 BBC, 일본 NHK는 광고 없이 수신료로만 운영되고, 독일 ZDF는 전체 재원 중 광고 비중이 20%를 넘지 않는다. 또 황 교수는 “KBS는 광고나 수신료 수입이 정체돼 있어 재정 압박이 심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수입이 줄었다기보다 비효율적 인력 구조 등을 개선하지 못해 지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상일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부 교수는 “KBS 이사회에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책임을 명시하고 KBS의 경영 공시를 강화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KBS 프로그램의 공정성과 관련된 지적도 나왔다. 박진언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KBS는 최근 ‘광복 70주년 다큐, 뿌리 깊은 미래’ 1편에서 광복 뒤 미군정 시기를 ‘사람들의 곡물 섭취량은 갈수록 낮아졌고 굶주림은 일제강점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묘사했다”며 “미국은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북한이 6·25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은 빼놓는 등 편향됐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개그콘서트’의 ‘부엉이’ 코너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했다는 논란 등에도 휘말렸다”며 “KBS는 자체 심의와 외부의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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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애창곡 1위는… 오승근 ‘내 나이가 어때서’

    가수 오승근(64)이 2012년 발표한 ‘내 나이가 어때서’가 ‘한국인이 가장 즐겨 부르는 노래’ 1위에 꼽혔다. 여론조사회사 한국갤럽은 지난해 10월 2∼19일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남녀 170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34명(2.0%)의 선택을 받은 이 노래가 ‘한국인의 애창곡’ 1위를 차지했다고 25일 밝혔다. 박상철의 ‘무조건’(1.4%), 노사연의 ‘만남’(1.4%)이 공동 2위였다. 장윤정의 ‘어머나’,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김수희의 ‘남행열차’가 뒤를 이었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곡이 없는 것은 사람마다 즐겨 부르는 노래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라고 한국갤럽은 설명했다. 애창곡 7∼10위는 ‘인연’(이선희), ‘시계바늘’(신유), ‘으르렁’(엑소), ‘보고 싶다’(김범수) 순이었다. 이 가운데 ‘만남’과 ‘남행열차’는 10년 전인 2004년 조사에서도 10위 안에 들었다고 한국갤럽은 설명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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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전에 밀려도 늘 바른말만… 요즘 이런 名재상 없소?

    ‘소설 징비록’ 작가 4인의 ‘드라마 징비록’ 시청소감 《 ‘2인자’가 또다시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까. 임진왜란때의 ‘전시 재상’ 류성룡을 주인공으로 한 KBS1 대하사극 ‘징비록’(토·일 오후 9시 40분)이 3회까지 10%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지난해 상반기 방영돼 최고 19.8%의 시청률을 기록한 사극 ‘정도전’에 이은 또 다른 ‘2인자 드라마’다. 》드라마 방영에 발맞춰 ‘징비록’ 관련 도서 10여 종도 최근 잇따라 출간됐다. 이 중 ‘소설 징비록’도 4편이 나왔다. 이 소설을 쓴 이번영(나남) 이수광(북오션) 박경남(북향) 이재운(책이있는마을) 작가로부터 드라마 징비록을 본 소감을 들어봤다. 1∼3회를 본 소설가들은 “임진왜란 전 국내외의 정치 상황을 폭넓게 보여줬다”며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번영 씨는 “도입부에서 종계변무(宗系辨誣·명나라가 잘못 기록된 조선 태조 이성계의 가계를 고쳐 써달라고 조선이 요구한 일), 정여립 역모, 일본 내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위상 등을 잘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류성룡 캐릭터가 아직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수광 씨는 “아직 극 초반부에 불과하지만 1, 2회에서 류성룡(김상중)이 이산해(이재용), 윤두수(임동진) 등에 비해 부각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류성룡은 임진왜란 때 선조를 곁에서 보필하며 병력과 군량을 모으고 외교에서 활약한 명재상이지만 드라마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을 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정도전의 경우 2인자지만 자신의 이념을 투영해 조선 건국을 주도한 인물이라는 차별점이 있지만 충신 캐릭터인 류성룡은 자칫 평면적 인물에 그칠 수 있다는 것. 연출자인 김상휘 PD는 “류성룡 캐릭터가 밋밋할 수도 있어 매우 고민스럽다”며 “우직하고 뚝심 있는 인물로서의 매력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들은 류성룡의 입체적인 인물상을 잘 살려내는 것이 드라마 성패의 관건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재운 씨는 “전쟁 발발 때 좌의정이던 류성룡은 왕과 함께 피란하던 중 개성에서 삭탈관직돼 무보직 상태에서 책임감 하나로 왕을 보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을 보여줬다”며 “조선군 지휘권이 명나라에 넘어가자 비밀리에 유격군을 운용하기도 한 강단 있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수광 씨는 “류성룡은 겉으로 온화하면서도 속으론 불같은 열정을 갖고 있는 외유내강형 인물로 소설을 쓸 때도 캐릭터를 잡기가 어려웠다”며 “그의 눈에서 서슬이 뿜어져 나올 땐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배우 김상중은 “류성룡은 감정의 고저가 뚜렷하지 않아 표현이 어렵다”며 “고요한 감정을 유지하다가 비수처럼 날카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앞으로 선조(김태우)와 류성룡의 갈등 구조가 인기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우는 ‘역대 왕 중 가장 높은 톤’의 목소리로 신경질적이고 이중적인 선조의 내면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재운 씨는 “선조는 당쟁을 이용해 신하들을 부린 무서운 왕”이라고 말했다. 이수광 씨도 “수십 년 동안 지기처럼 지내다가 말년에 서로 등을 돌린 선조와 류성룡의 갈등을 어떻게 그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형일 CP는 “임진왜란 당시 백성을 저버리고 왕실의 안위에만 힘쓰는 왕, 전란으로 흩어진 민심, 국가의 이익보다 붕당의 이익을 앞세우는 정치가들 사이에서 활약한 류성룡을 통해 당파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1인자에게 직언하는 명재상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재운 씨는 “선조에게 명나라로 갈 것을 종용하던 신하들이 전후 1등 공신에 올랐지만 류성룡은 2등 공신에 그쳤다”며 “바른 말 하는 사람은 늘 뒷전인 것은 오늘날의 정치 상황과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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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의견은] 이번 설 연휴, 혹시 부부싸움 하셨나요?

    “이번 설 당신은 부부싸움 했다, 안했다?” #. “올해 설에는 우리 집에서 하루 이틀 잘 거지? 작년에도 우리 집은 잠깐만 들렀잖아.”(아내) “고속도로 막히나 안 막히나 봐서…”(남편) “장난해? 우리 집은 뭐, 가도 되고 안가도 돼?” “지난달에 친정식구들 모시고 여행 갔다 왔잖아” “그럼 시댁식구들하고는 여행 안 갔어?” #. “나는 차례상 준비하고, 설거지하고, 과일 깎고, 종일 시댁 식구 눈치 보는데 당신은 뭐야?”(아내) “나도 애 보고, 차례 지내고, 성묘 갔다 왔잖아…”(남편) “그럼 내가 애 볼게 당신이 다 해!” “여기까지 차는 운전한 사람 없이 저절로 왔냐? 이따 처가 가려면 나도 쉬어야지.”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어떤 상황인지 아시죠? 민족의 대 명절 설. 오랜만에 떨어져 살던 가족을 만나는 정겨운 날인데, 남편도 아내도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상대를 배려하다가도 말 한마디로 다툼이 시작되기도 하지요. 감정을 잠깐 가라앉히고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면 서로 이해할 수 있을 텐데요. 이번 설, 여러분은 혹시 부부싸움 하셨나요? 속상한 이야기, 서로 화해한 이야기를 댓글로 달아주세요.조종엽기자 jjj@donga.com}

    • 2015-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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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전8기 짠돌이로 독하게 살아야 ‘서민 갑부’ 된다?

    서울 마포구에서 떡집을 하는 최길선 씨(63)는 최근 설 특수를 맞아 매일 수천만 원어치의 가래떡을 뽑는다. 지금은 시가가 25억 원가량인 건물의 주인이지만 보육원에서 자랐고 한때 1억 원의 빚을 졌다. 최 씨의 이야기는 21일 채널A ‘독한 인생 서민 갑부’(토 오후 9시 50분)를 통해 방영된다. 최 씨처럼 역경을 딛고 일어난 ‘서민 갑부’들의 공통된 비결은 무엇인지 출연자들의 사연을 통해 알아봤다.①7전8기단번에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 젊은 시절 고생을 하다가 40대 후반 무렵 자리를 잡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산에서 더덕과 산양삼을 키워 연매출 7억∼8억 원을 올리는 조남상 씨(63)는 한때 대출을 무리하게 받아 20억 원의 빚을 지고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경기 포천시의 공병 재활용처리장 사장 김재웅 씨(55)는 인쇄소를 하다 망한 뒤 노숙 생활을 했다. 채널A 양승원 PD는 “마지막으로 불꽃을 태워 보자며 죽을 각오로 고난을 이겨낸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②이거다 싶으면 10년은 해 본다사업 아이템이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칼을 제작·판매하고 갈아주면서 수십억 원의 자산을 모은 전만배 씨(59)는 원래 평범한 대장장이였다. 중국산 연장이 시장을 휩쓰는 가운데 칼에만 집중했다. 용도와 사용자에 맞게 수제 칼을 만들어 수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팔았다. 등산화를 수선해 매년 억대의 수익을 올리는 김기성 씨(61)는 구두수선 일을 오래하다가 고가인 등산화 수선에 집중해 마침내 성공했다. 제작진은 “‘서민 갑부’들은 보통 10년은 죽을 고생을 했다”며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③자신에겐 짜게‘서민 갑부’들은 자신을 위해선 돈을 쓰지 않는 대신 사업의 미래를 위해선 아낌없이 투자했다. 등산화를 수선하는 김 씨는 군용 ‘깔깔이’(방한복)를 10년 넘게 기워서 입는 ‘짠돌이’지만 수선 장비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 샌드위치로 연매출 50억 원을 올리는 정주백 씨(57)는 제품 시식회의 현수막 제작비용을 아끼지만 공장에는 매년 2억∼3억 원의 설비 투자를 한다. 건물 2채를 갖고 있는 만두집 사장 권태중 씨(58)는 찢어진 패딩 점퍼를 강력접착제로 붙여서 입었다.④가족이라고 봐주지 않는다규모가 크지 않은 자영업인 만큼 가족이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사 구분은 철저했다. 자식에게 사업을 물려줄 때도 밑바닥에서부터 가르쳤다. 만둣집 사장 권씨는 아들에게 설거지, 서빙을 시키다가 7년이 지난 최근에야 만두를 빚게 했다고 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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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한 인생 서민 갑부’ 그들에겐 공통 비결이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떡집을 하는 최길선 씨(63)는 최근 설 특수를 맞아 매일 수천만 원 어치의 가래떡을 뽑는다. 지금은 시가가 25억 원 가량인 건물의 주인이지만 고아원에서 자랐고 한때 1억 원의 빚을 졌다. 최 씨의 이야기는 21일 채널A ‘독한 인생 서민 갑부’(토 오후 9시50분)를 통해 방영된다. 최 씨처럼 역경을 딛고 일어난 ‘서민 갑부’들의 공통된 비결은 무엇인지 출연자들의 사연을 통해 알아봤다. ①칠전팔기 단번에 성공한 사람은 없었다. 젊은 시절 고생을 하다가 40대 후반 무렵 자리를 잡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산에서 더덕과 산양삼을 키워 연매출 7억~8억 원을 올리는 조남상 씨(63)는 한때 대출을 무리하게 받아 20억 원의 빚을 지고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경기 포천시의 공병 재활용 처리장 사장 김재웅 씨(55)는 인쇄소를 하다 망한 뒤 노숙 생활을 했다. 연출자인 양승원 PD는 “마지막으로 불꽃을 태워보자며 죽을 각오로 고난을 이겨낸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②이거다 싶으면 10년은 해 본다 사업 아이템이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칼을 제작·판매하고 갈아주면서 수십억 원의 자산을 모은 전만배 씨(59)는 원래 평범한 대장장이였다. 중국산 연장이 시장을 휩쓰는 가운데 칼에만 집중했다. 용도와 사용자에 맞게 수제 칼을 만들어 수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팔았다. 등산화를 수선해 매년 억대의 수익을 올리는 김기성 씨(61)는 구두수선 일을 오래 하다가 고가인 등산화 수선에 집중해 마침내 성공했다. 제작진은 “‘서민갑부’들은 보통 10년은 죽을 고생을 했다”며 “새벽 4시에 일어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③자신에겐 짜게 ‘서민 갑부’들은 자신을 위해선 돈을 쓰지 않는 대신 사업의 미래를 위해선 아낌없이 투자했다. 등산화 수선하는 김 씨는 군용 ‘깔깔이’(방한복)를 10년 넘게 기워서 입는 ‘짠돌이’지만 수선 장비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 샌드위치로 연매출 50억 원을 올리는 정주백 씨(57)는 제품 시식회의 현수막 제작 비용도 아끼는 공장에는 매년 2억~3억원의 설비 투자를 한다. ④가족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규모가 크지 않은 자영업인 만큼 가족이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사 구분은 철저했다. 자식에게 사업을 물려줄 때도 밑바닥부터 교육시켰다. 건물 2채를 갖고 있는 만두집 사장 권태중 씨(58)는 아들에게 설거지, 서빙을 시키다가 7년이 지난 최근에야 만두를 빚게 했다고 한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

    •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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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교육 통해 민족의 일꾼 길러낸 선각자”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16일 인촌 60주기 추모식에서 ‘민족의 자립자강에 힘쓴 작은 거인’이라는 주제로 기념 강연을 했다. 2008년 제22회 인촌상 언론출판 부문 수상자인 정 교수는 “민족의 먼 장래를 내다본 인촌 선생의 깊은 뜻은 서거 후 6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연면히 이어 내려오고 있다. 국내외 여건에 난제가 중첩한 오늘날, 일제강점기와 광복 후 국난의 시기에 민족과 나라를 이끌었던 선생의 지도력이 더욱 그리워진다”고 했다. 다음은 강연 요지. 1919년 3·1운동 때 인촌 선생이 교주(校主)였던 중앙학교의 숙직실은 항일운동 방략을 논의하던 책원지(策源地)였다. 교장 송진우와 교사 현상윤은 3·1운동 민족대표 48인에 포함돼 투옥됐다. 인촌 선생의 교육 목표는 큰 꿈을 품고 용기와 체력을 겸비한, 인간다움의 기초적 품성을 지닌 성실하고 믿음직한 청년을 길러내는 것이었다. 선생이 30세 때 창립한 동아일보의 경영과 편집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총독부의 탄압이었다. 지면 압수, 발행 정지, 정간 처분이 연일 뒤따랐다. 일제강점기 국내에서 민족의 역량을 기르는 사업에 헌신한 이들은 국외의 무장 항일과 다른 길을 걸었다. 교육과 문화 운동을 통해 장래를 기약하는 현실적 방안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의 항일은 국외의 항일에 비해 소홀한 평가를 받고 있어 아쉽다. 인촌 선생은 언론과 교육 기관을 동시에 운영한 유일한 민족지도자였다. 동아일보와 보성전문학교에 몸담았던 인재들은 광복 후 정계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 진출해 건국의 중추세력이 됐고 민주화 산업화의 일꾼이 됐다. 선생은 한민족이 일제 식민지의 굴레를 벗어나 자주 독립할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언론과 교육을 통해 민족의 역량을 배양하고 경제적 자립을 이뤄야 한다는 사상을 실천한 선각자였다.  ▼ 추모식 참석자 명단 ▼◇정·관·재계 이명박 전 대통령, 권영민 전 태영건설 상무, 김병국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김선휘 삼양염업 고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안병영 전 교육부 장관, 양재룡 전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 오명 동부그룹 회장, 오정소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이사장,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장, 이중홍 경방 회장, 장성원 전 국회의원,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 조강환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주선회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홍성훈 수당재단 사무국장◇학계 권대봉 고려대 교수, 권순달 수원대 교수,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장, 김상봉 고려대 사무처장, 김상식 고려대 산학협력단장, 김성중 중앙중 교장, 김우경 고려대 의료원장, 김은준 KAIST 교수, 김정배 전 고려대 총장, 김종택 한글학회장, 김종필 중앙고 교장, 김중순 고려사이버대 총장, 김흔 중앙고 전 행정실장, 도성재 고려대 교무부총장, 명순구 고려대 교무처장,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박동원 고려중앙학원 사무국장, 박명식 고려중앙학원 본부장, 박천호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장, 방병선 고려대 교수, 송진원 고려대 연구교학처장, 신영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염재호 고려대 교수, 유병현 고려대 기획예산처장, 윤성택 고려대 연구처장,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이동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총장, 이윤석 전 고려대 부총장, 이종호 고려대 입학처장, 이주현 고대부중 교장, 이진호 고려중앙학원 팀장, 이철의 고려대 이과대학장, 이충렬 고려대 교수,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광준 고려대교우회 사무총장, 전명식 고려대 미래전략실장, 정규언 고려대 기획처장, 정순영 고려대 도서관장, 정원주 고려대 정보전산처장, 조도현 전 아주대 교수, 진정일 전 고려대 부총장, 최덕 명지대 교수, 한상복 서울대 명예교수, 현인택 고려대 교수, 홍창수 고려대 입학홍보처장, 황운재 고려대 교학처장◇언론·사회계 및 동아일보 금동화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권이상 전 경방 감사, 김경동 KAIST 초빙교수, 김광희 전 동우회장, 김달수 울산김씨대종회장, 김동철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김명하 동아마라톤꿈나무재단 감사, 김병건 동아꿈나무재단 이사장, 김병호 현대성우오토모티브코리아 부사장, 김병휘 인촌기념회 이사, 김복수 전 동아일보 관리부국장, 김상준 울산김씨대종회 상근부회장, 김영 코나딥코리아 대표이사, 김은 인촌기념회 이사, 김인호 전 동아일보 광고국장, 김정태 동아꿈나무재단 이사, 김종완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 김준하 전 대한언론인회 이사, 김천주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회장, 김태령 일민미술관 관장, 김태선 동우회장, 문명호 대한언론인회 주필, 박기정 이북5도위원회 함경북도지사, 박문두 경일상사 대표, 박진오 동아일보 감사, 안평선 한국방송인회 상임부회장, 어경택 화정평화재단 감사, 오명철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윤양중 일민문화재단 이사장, 이대훈 전 동아일보 이사, 이재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이종상 일민문화재단 이사, 이종세 대한체육회 홍보위원장, 이현락 전 경기일보 사장, 임연철 전 국립중앙극장장, 전만길 전 대한매일신보 사장, 정구종 동서대 석좌교수, 정출도 전 전국문화원연합회 사무총장, 제재형 대한언론인회 고문, 조병조 전 프레컴 대표, 최명우 안전신문 주필, 한돈희 인촌기념회 감사, 허승호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

    •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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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촌 선생 60주기 추모식… 16일 남양주서 각계 인사 200여명 참석

    동아일보와 고려대, 중앙중고교를 세우고 제2대 부통령을 지낸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 선생의 60주기 추모식이 16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고인의 유택 앞에서 거행됐다. 추모식에는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 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을 비롯한 유족과 이명박 전 대통령, 이용훈 인촌기념회 이사장,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김병철 고려대 총장 등 각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양승태 대법원장은 추모 화환을 보내왔다. 인촌의 기일은 18일이지만 당일이 공휴일이어서 앞당겨 열렸다. 이날 행사는 추모 묵념에 이어 고인 약력 보고, 추모사, 소강연, 고인의 육성 청취, 광복 70주년 심포지엄 ‘선진사회로 가는 대한민국의 과제’ 자료집 봉헌, 헌화와 분향의 순서로 빗속에서도 경건하게 치러졌다. 앞서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 채널A, 고려대는 올 1, 2월 공공성 등 4개 분야에 걸쳐 광복 70주년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료집은 고인의 증손인 김재호 이사장이 봉헌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크게 기립니다’라고 적은 뒤 “인촌은 시대를 이끌었던 대단한 분이셨다”고 추모했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은 “한국이 선진국이 됐다고 하지만 인촌 선생과 같은 큰 인물, 존경받는 큰 어른이 없다”며 “선생이 돌아가신 지 60년이 지났지만 선생의 존재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용훈 이사장은 추모사에서 “인촌 선생은 일제의 학정과 해방 후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국의 광복과 건국을 위해 온갖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힘든 역할을 해냈다”며 “인촌 선생의 좌우명이었던 공선사후(公先私後)와 신의일관(信義一貫)의 정신은 돌아가신 지 60년이 된 지금도 우리의 사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촌 서거 당시 갓 스무 살로 고려대에 입학한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은 “인촌 선생은 얼마든지 세속적 안락을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험난한 구국의 길을 택했다”고 추모했다. 언론사 연구 권위자인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소강연을 통해 인촌 선생이 언론과 교육, 기업 등 다방면의 왕성한 활동을 통해 독립국이라면 정부가 수행했어야 할 공적 역할을 대신 감당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정 명예교수는 “민족기업 경성방직주식회사를 육성해 식민지 치하 조선의 경제발전에도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해외 항일투쟁에 비해 소홀한 평가를 받고 있는 국내 교육·문화운동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정 교수는 “동아일보와 보성전문은 민족진영 인사들의 활동무대이자 은신할 수 있는 둥지였다”고 덧붙였다.남양주=김상운 sukim@donga.com·조종엽 기자}

    •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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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지協 “광고총량제 도입 재검토해야”

    한국잡지협회(회장 김기원)는 16일 성명을 내고 “지상파에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경영 위기에 처해 있는 잡지계는 고사하고 말 것”이라며 “정부는 광고총량제 도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매체 간 균형발전을 추진해야 할 정부가 지상파 위주로 광고 규제를 완화해 독과점적 사업자인 지상파의 지위를 오히려 강화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는 잡지, 신문, 중소·영세 방송사업자의 생존 기반을 초토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정부는 비대칭 광고 규제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매체별 위상에 맞는 차별화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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