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29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승수 초대 총리에 이어 현 정부 들어 두 번째로 총리가 물러나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의 역할 중 가장 큰 특징은 국정 전반보다는 특정 현안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인 점이라고 분석한다. ‘특임(特任)총리’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헌법상 총리의 역할은 대통령 보좌와 행정 총괄로 나뉜다. 총리의 활동 영역은 정치적 상황과 개인 성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총리직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다. 특히 현 정부에서는 총리가 한 가지 이슈에 집중하다 보니 국정을 전반적으로 챙기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총리제가 후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80년대 10년 가까이 총리실에 재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서 ‘대한민국의 국무총리’를 펴낸 이재원 한국외국어대 재단 이사는 “현 정부에서 한승수 전 총리는 자원외교, 정 총리는 세종시 문제를 전담하는 것처럼 인식돼 버렸다”며 “역대 정부의 총리를 살펴볼 때 이런 ‘특임총리’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리는 국정 전반에 대해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는데 특정 사안 하나만을 총리에게 맡기는 모양새가 된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라영재 협성대 교수는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총리 역할은 점점 커지는 추세였는데 이번 정부에서는 오히려 후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노무현 정부의 이해찬 총리, 김대중 정부의 김종필 총리는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총리제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성낙인 서울대 교수(헌법학)는 “대통령중심제인데도 헌법에서 총리를 두도록 정한 것은 이원집정부제 수준으로 총리에게 권한을 주라는 의미”라며 “큰 정책은 청와대에서 결정하더라도 일상적 행정은 총리가 관장하는 것이 헌법정신에 부합한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오후 공식 사퇴 의사를 표명한다. 김창영 총리공보실장은 이날 오전 11시 반 긴급 소집된 간부회의가 끝난 뒤 "이명박 대통령에게 프리핸드를 드린다는 취지로 오후에 담화문을 발표할 것이다. 지금부터 문안 작성에 들어간다. 사퇴의 뜻이 명확하게 담길 것이다"고 전했다. 이날 아침까지도 총리실 간부들은 정 총리의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정 총리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결과에 대해 "민심의 흐름에 두려움을 느낀다. 진심으로 열과 성을 다 바쳐 국민을 섬기라는 준엄한 명령이 아니겠느냐"며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민생을 보살피고 서민을 챙기는데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전 10시 반경 상황이 급변했다. 한 간부는 "어디선가 '오늘 총리가 사임 발표를 한다'는 얘기가 돌아 총리에게 물으니 총리가 '기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사임 발표를 하는 게 어떠냐'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권태신 총리실장은 "아니다. 일체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간부는 "그런 흐름으로 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

통일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평화통일대행진 이틀째인 28일 오후 3시 반. 국내 고교·대학생과 외국인 참가자로 구성된 동부팀 525명이 강원 양구군 가칠봉 관측초소(OP·해발 1224m)에 올랐다. 1951년 9∼10월 남북 양측에서 2000명 가까운 전사자를 낸 ‘가칠봉 전투’의 현장에서는 북측 땅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불과 680m 거리에 있는 북한 초소와 6·25전쟁 때 남북이 격전을 벌여 ‘김일성 고지’ ‘모택동 고지’ ‘스탈린 고지’라는 이름이 붙여진 북측 지역의 산들도 손에 잡힐 듯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육군 21사단 산하 도솔대대 연병장에 모여 약 8km의 산길을 행군했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가 이어지는 데다 뙤약볕이 쏟아지는 뜨거운 날씨여서 포기하는 사람이 나올까 걱정됐지만 낙오자 없이 전원이 OP에 도달했다. 정상에 선 참가자들은 온몸이 땀으로 젖었지만 분단의 현장에 섰다는 긴장감 탓인지 피곤한 기색을 비치지 않았다. 6·25전쟁 유엔군 참전용사의 손녀인 호주인 클라크 워커 씨(22·여)는 “이곳은 무척 아름답지만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어 슬픈 생각이 든다”며 “한국이 빨리 통일되기를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 지망생인 고교생 최정현 군(17)은 “교과서로 배우는 것 말고 이렇게 현장에서 남북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어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밝혔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이날 가칠봉OP 등정에 동행했다. 현 장관은 남북관계 경색을 풀어야 할 때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경색을 푸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풀고, 풀고 난 뒤 미래가 어떤 것이냐가 중요하다. 1보 전진 뒤 2보 후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의 6자회담 재개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은 천안함 사태 해결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행사에는 장준규 21사단장과 박철수 국방부 6·25전쟁 60주년사업단장 등이 안내를 맡았고, 군 복무 중인 연예사병 앤디(본명 이선호)와 붐(본명 이민호)도 함께했다.양구=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양성희 인턴기자 경희대 정외과 4학년}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 2층 체육관. 단상에 오른 여성 산악인 오은선 씨(44)가 현인택 통일부 장관에게서 넘겨받은 평화통일대행진 깃발을 좌우로 흔들자 이 행사에 참가한 국내외 청소년 625명이 “와” 하는 환호성으로 답했다. 올해 4월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14좌 완등에 성공한 오 씨는 통일부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의 전 과정을 이끄는 단장을 맡았다. 이날 발대식에서 오 단장은 젊은 동반자들에게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여성 최초 14좌 등반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최소한 두세 번째는 되리라 생각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에 마지막 안나푸르나가 눈앞에 와 있었습니다. 한반도 통일도 희망과 확신을 가지고 노력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오 단장은 발대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프로 산악인들이 추위를 이기고 험난한 크레바스를 넘어야 정상에 설 수 있는 것처럼 이번 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도 더위를 이기고 친구들과 부대끼면서 난관을 헤치고 성취감을 이루는 경험을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통일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면서 “조만간 한반도 백두대간을 종주할 생각이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북한 땅을 밟고 백두산에 오르는 길의 선봉에도 서고 싶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발대식 환영사에서 “최근 천안함 사건은 우리가 처한 냉혹한 현실을 보여줬고 평화의 소중함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며 “그러나 우리에게는 꿈이 있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남과 북의 공존과 공영, 그리고 통일이다”라고 말했다. 이홍구 6·25전쟁6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도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그 역사를 되풀이하게 된다”며 “여기 625명은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하고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14좌 완등’ 오은선 단장 “좌절 않고 도전하면 이뤄져”동부-서부 나눠 행진… 해외참전용사 자손 50명 눈길 이날 발대식에는 힐턴 데니스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 서재진 통일연구원장 등 국내외 인사들이 참여해 대행진의 첫 발걸음을 지켜봤다. 6·25전쟁 해외 참전용사들의 자손으로 구성된 50여 명의 해외 청소년 참가자들도 따뜻한 환영의 박수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평화통일대행진 일정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본 뒤 선서를 통해 행진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이어 특전사 군악대의 축하연주와 가배놀이 공연이 이어졌고, 참가자들은 6·25전쟁 사진전시회를 관람한 뒤 동부팀과 서부팀으로 나눠 출발했다. 국내외 고교생과 대학생들로 구성된 동부팀은 강원 고성, 양구, 화천, 철원, 경기 연천 동두천 등을 행진하면서 최전방 관측초소인 가칠봉, 비목공원, 평화의 댐 등을 답사할 예정이다. 국내 중학생들로 이뤄진 서부팀은 경기 강화, 김포 일대를 거치며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 탑승, 마니산 트레킹 및 해안철책선 자전거 체험, 경기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 자유의 마을 방문 등의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두 팀은 30일 파주시 임진각에서 합류해 화합의 밤 행사를 연 뒤 31일 대장정을 마무리한다.신석호 기자 kyle@donga.com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미국은 26일(현지 시간)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만든 ‘유령회사’들을 색출하는 작업에 착수했으며 조만간 제재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현재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만든 위장 회사들을 찾아내고 있다”며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언급한 대로 우리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며 2주 내에 미국 정부의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북한과 관련된 100개 이상의 불법 은행계좌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는 보도를 확인하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있다”고만 밝혔다. 크롤리 차관보는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응한 3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정보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현재 미국과 한국이 진행하는 군사훈련은 방어적인 훈련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는 이어 “우리는 북한이 호전적 발언을 줄이고 좀 더 건설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한미 연합해상훈련 및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2+2회의)와 관련해 대변인 성명을 내고 “적들의 억제력 과시에 선군으로 다져진 더 크고, 더 무서운 억제력으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그러나 ‘더 크고 무서운 억제력’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변인 성명은 이어 “미국과 괴뢰들이 무력시위니 경고니 하면서 누구를 놀래어 보려 하지만 우리 인민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며 “힘은 힘으로, 제재는 제재로 짓뭉개 놓는 것이 우리의 기질이고 본때”라고 위협했다.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감사원이 처음 실시한 감찰관 공개모집에서 검사 출신이 임용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달 실시한 감찰관직 공모에서 서울고검의 박종기 검사(51·사시 28회·사진)가 합격해 26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감찰관은 감사원 업무에 대한 내부 감사와 감사원 직원에 대한 직무감찰을 수행하는 자리로 1963년 감사원 설립 이후 외부 인사가 감찰관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감찰관의 임기는 2년이지만 근무 실적이 우수하면 5년 안의 범위에서 연장이 가능하다. 경북 청송 출신인 박 신임 감찰관은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에 입문한 뒤 인천지검 강력부장, 대검 형사1과장, 수원지검 형사1부장, 안산지청 차장검사 등을 거쳤다. 박 감찰관은 “감찰관을 외부에서 임용해 감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기하겠다는 공공감사법의 취지에 공감해 응모하게 됐다”며 “새로운 곳에서 일하게 된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감사원 조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규모 안줄인 훈련, 강력한 대북 경고”한미 양국은 이번 외교-국방장관회의(2+2회의)를 통해 안보에 대한 포괄적 협력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공동성명을 보면 한국 방위공약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실시하는 한미 연합훈련은 범위가 크고 병력도 많이 참여한다. 이는 한반도 안보에 대한 미국의 우려와 함께 북한에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의식해 훈련을 축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뛰어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기본 정신과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전략동맹 2015’를 올해 10월까지 완성하기로 한 것은 지난달 양국 정상의 합의를 실행에 옮긴다는 의미가 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천안함 징벌 지속될 거라는 메시지”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북한이 책임질 때까지 제재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나 이것이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본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대북 제재의 정점은 한미 연합해상훈련이 될 것이고, 그 이후에는 6자회담 재개 필요성에 대한 국내외의 언급이 많아질 수 있다. 그렇다고 북한에 대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출구전략을 실행하고 제재를 중단하면서 대화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대북 금융제재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징벌이 지속될 것이며 6자회담에서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다. 북한이 제재 아래에서는 대화에 나오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제재를 풀기 위해 태도를 바꾸고 6자회담에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이사장“오바마 정부 한미동맹 최우선 입증” ‘2+2회의’는 한미동맹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두 장관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것은 평양에 던지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도 있지만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알리는 서울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우선순위는 한미동맹이라는 것을 이번 회의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회의에서 6자회담과 관련한 언급은 일절 없었던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국에 6자회담은 목적이 아니고 도구일 뿐이다. 남북관계가 나쁜 상태에서 6자회담을 열 수는 없다.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먼저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노력이 있어야 6자회담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한반도에서 군사훈련이 이어지고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가시화될 경우엔 북한이 다시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코드 비슷한 MB-오바마 공조 과시” ‘2+2회의’는 역사적으로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구체적 내용도 충분히 담고 있다. 앞으로 한미관계가 미 행정부 정책의 중심으로 들어온다는 것을 뜻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어느 나라와도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지만 북한은 핵실험을 2차례나 하고 장거리미사일도 발사했다. 오바마 정부는 북한이 진심으로 협상할 의도가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앞으로 한미 간의 갈등을 유발할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 문제뿐 아니라 여러 사안에서 코드가 비슷하다. 문제는 한국 내 여론이 너무 갈라져 있어 두 정상이 협력을 하면 할수록 반감이 많이 생긴다는 점이다.}
한미 외교·국방장관 4명은 21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2+2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주요 내용.○ 모두 발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우리는 지난해 6월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미동맹을 위한 공동비전’을 바탕으로 동맹 발전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했다. 이번 한미 연합훈련은 한반도의 전쟁 억제와 평화 유지를 위한 것임을 명확히 밝힌다. 아울러 한미 양측은 북한이 완전 검증 가능하게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것과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진정성을 촉구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핵 확산을 지원하는 개인과 거래 주체에 대해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하고 북한 무역회사의 불법 활동과 은행의 불법 금융거래 지원을 중단시킬 것이다.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위협과 호전적 행위를 중단하고, 핵 비확산 의지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면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이다. 제재 조치를 취소하고, 에너지와 경제를 지원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할 것이다. 하지만 도전적, 도발적, 호전적 행위를 계속한다면 앞으로 계속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일문일답 ―천안함 사건 이후 ‘출구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과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데 대북 압박조치는 언제까지 계속되나. (유 장관) “지금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조속히 잘못을 인정하고, 거기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하도록 모든 국제적 노력을 경주해 나갈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별안간 6자회담을 거론하면서 여러 가지 조건을 붙이고 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소위 출구전략이라는 것은 아직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제재 전략에는 뭐가 있나. (클린턴 장관) “우선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6자회담 당사자들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외교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둘째는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억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앞으로 하는 군사훈련을 통해 미국은 한국의 주권과 안보를 강하게 지킬 것이다. 셋째는 북한의 지도부와 자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6자회담이 열릴 수 있나. (클린턴 장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다. 6자회담 재개는 아직 추구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천안함 침몰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고, 도발적이고 호전적인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한국 등 6자회담 당사자 모두가 북한이 상당히 노력을 했다고 합의한다면 (6자회담 재개를)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한은 준비가 안 됐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이 새로운 공격을 할지 모른다’고 했는데….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북한은 후계자 승계 계획을 진행 중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어쩌면 도발행위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확증은 없지만 천안함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면밀히 주시하고 경계를 계속해야 한다.”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김태영 국방부 장관) “명확한 징후는 보이지 않지만 북한 급변사태가 발생할 징후는 높다고 생각한다. 이에 관해 한미 간에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과 관련해 강한 자세를 보였는데 실망했나. (게이츠 장관) “중국이 안보리 의장성명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만장일치로 북한의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이 채택된 것이다. 중국에 대해 우려할 만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대화를 해야 한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3기 청와대가 출범한 뒤 열린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베트남 신부 살해사건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숨진 탁티황응옥 씨의 부모가 방한했을 때 직접 만나 위로하고 싶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해 안타깝다”며 “이번 사건처럼 좋은 결혼이 아닌 ‘엉터리 결혼’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부처가 (법과 제도를) 잘 정비하라”고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적인 관계가 손상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박석환 주 베트남 대사가 현지 가족을 방문해 자신을 대신해 조문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도 이날 이 사건에 대해 “국격(國格)이라는 말을 거론하기도 부끄럽다. 국격 이전에 인간관계의 기본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김창영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이 전했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이날 쩐쫑또안 주한 베트남대사를 통해 유족에게 위로금을 전달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동상이 북한군 기관지인 ‘조선인민군’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대북 단파 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이 16일 입수한 5월 11일자 조선인민군은 1면에 ‘백두산 혁명강군의 최대의 특전, 최상의 영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일성 주석과 김정숙(김 위원장 생모), 김 위원장이 각각 군복을 입고 있는 동상 사진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석고좌상이 묘향산 국제친선전람관 등에 전시되긴 했지만 동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 신문은 “만수대창작사 공훈조각창작단 등에서 수령 숭배심과 충정의 마음을 다 바쳐 불과 1년도 못 되는 짧은 기간에 백두산 3대 장군(김일성, 김정숙, 김정일)의 군복상 동상을 최상의 수준에서 모셨다”고 소개했다.김 위원장의 동상 제작 배경에 대해 열린북한방송은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수명이 얼마 안 남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김 주석과 같이 현실 권력이 아닌 역사 속의 인물로 미화되고 우상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반면 조은희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주석의 경우 1948년부터 동상이 세워졌다”며 “김 위원장 동상 제작은 후계자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지 김 위원장의 건강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동아뉴스스테이션=김정일, 세계 최악의 독재자 선정}

개각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북한이 현인택 통일부 장관(사진)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천안함 폭침사건의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북한이 지난해 중단된 남북 정상회담 개최 논의를 재개하기 위해 현 장관을 흔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4일 현 장관을 “북남 공동선언의 유린, 파괴자” “반공화국 대결정책의 고안자”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조평통 서기국은 12일 현 장관이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은 북한 지도부의 실수 때문’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또 하나의 엄중한 도발”이라며 현 장관을 ‘반통일 대결분자’ ‘친미특등 주구’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지금 경제난 해결, 안정적 후계체제 구축 등이 시급하기 때문에 결국 어느 시점에는 남측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남측의 개각과 맞물려 남측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현 장관 비난을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의 대통령실장 내정과 연관지어 보는 견해도 있다. 북한과 ‘말이 통하는’ 임 내정자의 청와대 입성과 동시에 ‘눈엣가시’ 같은 현 장관을 교체해야 정상회담 추진 등이 쉬워질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임 내정자는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정상회담의 의제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상회담 논의는 지난해 11월 7일과 14일 두 차례 개성에서 열린 비밀접촉에서 결렬됐다. 이는 현 장관이 지휘하는 통일부가 국군포로·납북자 귀환 등 정상회담 조건의 수위를 대폭 높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개성회담이 결렬된 뒤 노동신문 등을 통해 현 장관을 실명으로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런 북한의 속셈과 달리 통일부 안팎에서는 천안함 사건 이후 정책의 일관성 유지 측면에서 현 장관은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임 내정자와 함께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서울 대표를 지낸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장이 대통령사회통합수석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하는 마당에 현 장관을 교체할 경우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논리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한이 9월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국방위원회 중심의 선군(先軍)정치 체제를 노동당의 의사 결정이 우선시되는 전통적인 당-국가 체제로 환원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5일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조직을 정비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월부터 당의 역할과 권한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고 최근에는 노동신문에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북한의 후계체제 안정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김일성 주석 사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선군정치를 표방하며 노동당의 지도적 역할을 사실상 무시해 왔다. 이미 군과 당에서 지위가 확고한 상태에서 권력을 승계 받은 김 위원장으로서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은 사정이 다르다는 게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한 소식통은 “북한 정치의 중심은 역시 당이기 때문에 당을 기반으로 김정은의 정통성을 확보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13일 열린 한 강연에서 “김정일은 지나치게 군의 위상이 높아지면 오히려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고 북한 전문 인터넷매체인 데일리NK가 전했다. 황 전 비서는 “김정일은 점차적으로 당 정치국과 비서국을 통해 권력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북한의 지난해 식량 생산량이 전년 대비 4.6% 감소하면서 올해 1∼5월 중국에서의 식량 수입이 41%나 급증하는 등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정부는 민간인 불법 사찰로 물의를 빚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명칭을 ‘공직복무관리관실’로 바꾸고 내부 통제기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새로운 책임자로는 총리실 소속 간부를 임명했으며, 직원들도 대폭 교체하기로 했다. 제도 개선과 인적 쇄신을 통해 공직기강 확립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직윤리지원관실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권 실장은 조직 명칭을 공직복무관리관실로 바꾸기로 한 이유에 대해 “업무의 개념과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편 방안에 따르면 현행 총리실장(장관급) 직속으로 돼 있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직제를 사무차장(차관급) 소속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또 업무수행을 위해 구체적으로 절차를 담은 매뉴얼을 작성하고, 이를 지키는지 점검하는 준법감시관을 공직윤리지원관실 안에 배치하기로 했다. 민간인 조사 등 불법적인 활동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인적 쇄신 조치로는 이날 총리실 공무원 중 공직기강 관련 업무 경험이 많은 류충렬 총리실 일반행정정책관(54)을 새 공직윤리지원관으로 임명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정부는 2013년까지 녹색산업 전문 중소기업 1000개를 육성하고, 30대 그룹은 녹색성장 분야에 22조4000억 원을 투자한다.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는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8차 녹색성장보고대회에서 ‘시장과 함께하는 녹색성장’을 주제로 녹색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녹색 전문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녹색 벤처기업 창업 촉진, 녹색 금융 및 인력 강화, 녹색 기술력 강화, 해외 녹색시장 진출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녹색산업의 주요 부품·소재를 국산화하고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에 원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또 30대 그룹은 내년부터 3년간 청정에너지 분야에 8조9000억 원, 그린카에 5조3000억 원, 차세대 전력장치 분야에 4조3000억 원 등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녹색·신성장 분야 투자전문 펀드 규모를 지난해 1050억 원에서 2013년에는 1조1000억 원으로 10배 이상으로 늘리고, 녹색 경쟁력 확충을 위한 녹색 연구개발(R&D) 예산을 2008년의 1조4000억 원에서 2013년에는 3조5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기술과 관련된 모든 소재를 개발해 100% 우리의 기술을 갖고 세계 시장에 나아가야 한다”며 “(우리가) 원천기술을 만들어내고 우리의 기술과 소재를 갖고 만들어내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은 13일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전 의장은 8일 박 차장 등 선진국민연대 출신 인사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공기업과 정부의 인사 문제를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 의장은 “모든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 겸허하게 반성하지 않고 이처럼 대응하는 것은 5공식 잔재”라며 “교만의 극치이자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일본에서 북한 관련 선박을 대상으로 한 화물검사특별조치법이 최근 시행된 것과 관련해 “만일 일본이 공해상에서 우리 선박을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그 즉시 우리 군대의 무자비한 보복타격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전했다. 노동신문은 ‘용납할 수 없는 무분별한 망동’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총련에 거액의 채권을 갖고 있는 정리회수기구가 총련 중앙본부의 건물을 압류할 수 있도록 일본 법원이 판결을 내린 것을 함께 언급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이 신문은 “우리는 일본과 계산할 것이 너무도 많다”며 “보복타격은 세기를 이어 계속되는 일본의 모든 죄악을 총결산하는 것으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화물검사특별조치법 ::북한을 출입하는 선박에 핵이나 미사일과 관련한 물자 등이 실렸다고 의심될 경우 일본 영해는 물론이고 공해상에서도 화물검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결의 1874호 채택 이후 일본 의회에 상정됐지만 줄곧 계류 상태에 있다가 천안함 폭침사건을 계기로 일본 중의원에 이어 5월 20일 참의원을 통과했다.}
9일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무려 4시간 반 동안 꼼꼼하게 진행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의 검사와 수사관 등 20여 명은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과 김모 점검1팀장 등 수사 의뢰된 4명의 사무실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물론이고 사찰활동과 관련된 각종 서류, 업무일지 등을 챙겨갔다. 일단은 이들 4명의 불법 사찰행위를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은밀하게 활동해온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지휘 보고라인이 고스란히 확인될 것이라는 점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지휘하고 보고를 받아온 이른바 청와대 ‘비선’에 대한 본격수사의 전초전 성격도 띠고 있다.○ 압수수색은 청와대 ‘비선’ 수사 전초전 이날 압수수색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검찰은 7일부터 피해자인 KB한마음(현 NS한마음) 전 대표 김종익 씨는 물론이고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종용으로 김 씨에게 퇴직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은행 관계자 등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해 왔다. 이를 통해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을 불법 사찰했음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인규 지원관 등 4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도 이들을 사법처리하기 위한 수순의 하나다. 압수물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한 뒤 다음 주 이 지원관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한다는 게 검찰의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 지원관 등을 구속수사하기로 방침을 세워놓은 상태다. 문제는 이 지원관 등을 사법처리한 이후다. 수사의 무게 중심은 불법사찰의 배후 규명 쪽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검찰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각종 자료에 불법 사찰을 지시하고 사찰 진행상황을 보고받은 청와대의 비선이 누구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흔적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에서 또 다른 민간인의 사찰 사례가 발견되는 등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총리실 직원들 당혹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마이크로버스에 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 검사와 수사관들이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에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오후 2시 55분경에 끝난 압수수색은 청사 경비원이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출입자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며 취재진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를 마치고 집무실에 머물고 있다가 압수수색 사실을 보고받았다. 때마침 이날 오전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을 항의 방문한 도중에 압수수색 사실이 알려지면서 총리실은 더욱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사상 처음 압수수색을 당한 총리실 직원들은 “예상은 했지만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정 총리가 검찰 수사에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한 만큼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도 압수수색에 최대한 협조한 것으로 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때부터 예정됐던 절차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당하고 나니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차라리 홀가분하다. 이번 기회에 공직지원윤리관실의 문제점을 확실히 털고 갔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4대 권력기관도 압수수색 경험 총리실은 이날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당했지만 이른바 4대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국가정보원과 국세청, 검찰, 경찰도 과거에 압수수색을 당한 적이 있다. 지난해 5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압수수색했다. 2007년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을 맡았던 일선 경찰 수사라인에 대한 압수수색이 집행돼 큰 파문을 낳았다.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조차 2005년에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당시 검찰은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가 김영삼 정부 시절 정관계 인사 1800명을 상대로 불법감청을 시도했다는 이른바 ‘X파일 사건’을 수사하면서 물증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했다.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때는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이 파업유도 발언을 한 대검찰청 공안부장의 집무실 등 대검 청사 4곳을 압수수색했다.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정운찬 국무총리가 8일 ‘청와대 참모진과 총리실 간에 갈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총리실 간부들을 꾸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실 간부들과 티타임을 가진 자리에서 “우리끼리 할 얘기가 있고 외부에 할 얘기가 따로 있지 않느냐”며 언행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청와대와 총리실 간 알력설이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냐’는 질문에는 “코멘트하지 않겠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다른 관계자는 “정 총리가 이미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는데도 청와대 안에서 총리의 거취에 대해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것에 정 총리의 심기가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정 총리는 청와대 측과 알력이 있는 것처럼 비치면 ‘청와대에서 나가라는데도 총리가 거부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검찰은 7일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피해자 김종익 씨(56) 등 사건 관련자 3명을 불러 조사하는 등 빠른 속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수사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 사찰을 지휘한 ‘몸통’이 누구인지 밝혀내야 한다. 권력 핵심인 청와대 관계자들이 수사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 다른 한편으로는 검찰 스스로 의혹에 휩쓸려 들어가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해 김 씨 관련 명예훼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법 사찰’의 개연성을 알고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을 직접 지휘하고, 이번 사건에 연루된 청와대 검찰 경찰 관계자들을 빠짐없이 조사하겠다는 ‘정면돌파’ 방침을 세운 것도 이 같은 사안의 폭발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겉으론 “신속”]지시-보고라인 규명 핵심사건 관련자 줄줄이 소환[속으론 “신중”]권력 핵심 수사 부담스럽고작년 기소유예 과정도 밝혀야○ 권력핵심 청와대까지 수사? 이번 사건의 개요는 민간인인 김 씨를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이인규 지원관 등 4명이 불법으로 사찰했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가해자와 피해자는 드러나 있는 상태다. 여론의 관심은 나아가 누가 공직윤리지원관실을 움직였느냐에 쏠려 있다. 더욱이 소속은 총리실로 돼 있지만, 청와대와 연계된 ‘별동대’처럼 활동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검찰 수사의 성패는 ‘청와대 보고라인’이 어디였는지를 규명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우선 공직기강 업무를 다루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을 지휘보고 라인으로 볼 수 있으나 2008년 하반기 당시 민정 라인에 근무했던 관계자들은 “김 씨 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민정 라인이 아니라면 이른바 ‘비선’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영호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 등 다른 라인이 개입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결국 검찰로서는 수사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청와대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 김 씨 명예훼손 사건처리 과정 의문 검찰은 김 씨 관련 명예훼손 사건을 지난해 3월 동작경찰서에서 송치 받아 7개월이 지난 10월에야 기소유예(혐의는 인정되지만 재판에 회부하지는 않는 결정) 처분했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기소유예 처분 과정에서 뭔가 속사정이 있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김 씨 사건 수사기록 등을 근거로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총리실의 불법 사찰 사실을 알았으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일례로 경찰에서 넘겨받은 김 씨의 수사기록에는 ‘총리실이 2008년 9월 29일 김 씨의 사무실을 찾아 경리장부 등 자료를 가져와 분석 중’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법적으로 압수수색 권한이 없는 총리실이 영장 없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 부분을 문제 삼지 않았고, 명예훼손 여부만을 따지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 사건을 처음에 맡았던 검사가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민감한 사안이니 더 수사해 보라”는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사건처리가 유보됐고, 지난해 10월 기소유예로 처분한 것도 총리실의 불법 개연성을 고려한 ‘타협책’이었다는 얘기도 나돈다. 또 김 씨 변호인인 최강욱 변호사는 7일 김 씨가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내자 검찰이 헌법재판소에 ‘총리실의 위법행위를 알았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냈다고 주장했다. 이 답변서에 “청구인(김 씨)의 주장대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반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 자료를 입수한 것이 기록상 명백하다고 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이는 검찰도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정운찬 국무총리는 7일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파문과 관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즉각 조직 쇄신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민간인 사찰사건은 의도가 무엇이든 업무 범위를 벗어난 아주 잘못된 일”이라며 “지휘 보고 체계를 명확히 하고, 탈법적인 운영이 되지 않도록 업무 매뉴얼을 재정비하며, 연고 중심 인사를 막을 과감한 인사 쇄신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총리실은 현재 총리실장 직속인 공직윤리지원관실의 편제를 사무차장 산하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2008년 7월 출범 당시엔 사무차장 소속이었지만 지난해 3월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총리실장 직속으로 바뀌었다. 한 관계자는 “직속상관이 가까이서 살피면서 좀 더 확실하게 지휘 책임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모든 내사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총리실 내 다른 부서가 이를 제대로 지키는지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