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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는 사실 백의 아킬레스건이다. 공중에 붕 떠 있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이 공격에 나서지 못하는 건 멀리 튼실한 백돌이 많기 때문. 백을 가두기에는 흑의 포위망이 너무 느슨하다. 그래서 흑은 백 ○에 대한 공격은 미루고 우변 백부터 건드린 것인데 백이 실착을 연발해 패가 났다. 허영호 7단으로선 쾌재를 부를 만하다.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 격이다. 허 7단은 패를 오래 끌 생각이 없다. 백 28 팻감에 흑은 패를 포기하는 대신 29, 31로 중앙에 벽을 쌓는다. 모두 백 ○를 노린 사전 정비다. 백 34까지 우변 패는 사실상 백이 이긴 채 끝났지만 흑은 대망의 흑 35를 차지했다. 백 ○가 죽을 돌은 아니다. 다만 백 36처럼 실수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백 36은 참고 1도 백 1로 두고 5로 뛰었으면 큰 피해 없이 타개할 수 있었다. 그냥 백 36으로 뛰는 바람에 흑 39가 흑의 손에 들어가 백이 답답해졌다. 흑 45로 붙였을 때 백이 응수하지 못하고 백 48처럼 대마를 안정시켜야 할 정도로 급해진 것이다. 흑에겐 이제 그동안 뿌려놓은 열매를 거둘 때가 왔다. 참고 2도 흑 1을 선수할 시점이다. 그러나 허 7단은 뭐에 홀린 듯 그냥 흑 53으로 보강하고 만다. 백 54로 흑에게 왔던 기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27…○.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하변에서 초반부터 자욱하던 포연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흑 95 이후 하변 싸움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초반부터 흑의 행마가 조금씩 어긋났던 여파가 드러나고 있다. 단적으로 백 104 때 흑 105로 후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흑으로선 가슴 아프다. 만약 참고1도 흑 1로 도발한다 해도 하변 흑의 목숨이 위태로워 무사귀환할 수 없다. 결국 백 106으로 한 점 잡혀 실리 차는 더욱 벌어졌다. 이제 흑은 단순한 영토 확장을 해선 백을 따라잡기 어렵다. 반상의 절반 가까이나 되는 하변 모양이 굳어져 변화를 꾀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흑 107은 현재 백의 가장 약한 돌을 건드려 보려는 의미. 흑은 여기서 단서를 잡아야 한다. 흑 107로 젖힐 때 백은 두 눈 딱 감고 참고2도 백 1로 물러섰으면 아무 일도 없었다. 실리를 약간 손해 보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유리한 백으로선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정도였다. 백 108로 바로 막는다고 해서 반드시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실전처럼 복잡하게 얽히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호시탐탐 반격의 기회를 노리던 흑에게 109는 안성맞춤의 맥점. 큰 이득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백을 성가시게 하는 데는 성공했다. 백 118도 꾹 참고 석 점을 그냥 잇는 것이 좋았다. 흑 123으로 패 모양이 생겨서 반상은 또다시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고심하던 허영호 7단은 흑 71로 물러섰다. 참고 1도 흑 1로 끊으면 백 4가 기다리고 있다. 백 8, 10으로 넘어가면 흑이 한 일이 없다. 기세를 탄 백은 백 72, 74로 타이트하게 흑을 몰아간다. 흑 75로 끊자 수상전에서 백이 한 수 부족하다. 백은 왜 애써 침투한 돌을 키워 죽이는 것일까. 김지석 7단은 이미 하변 백돌을 사석으로 쓸 요량이다. 백 78은 흑에게 참고 2도 흑 1로 둬 백 6점을 잡으라는 뜻이다. 백은 대신 2, 4를 선수하고 6으로 흑 한 점을 잡는다. 좌하 흑 한 점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또 백이 나중에 흑을 조이면 백 6점을 잡은 크기는 12집에 불과하다. 흑도 참고 2도의 거래를 완전히 밑지는 것으로 보고 흑 79로 버텼다. 상대가 던져주는 돌은 잡지 않는다는 승부사의 고집도 담겨 있다. 이젠 백 6점을 버릴 수 없으니까 백도 82, 84를 선수하고 86으로 넘어간다. 역시 흑이 당한 느낌이다. 허 7단도 슬슬 머리에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 상대의 강한 보디체크에 일단 밀린 꼴이니 거꾸로 되갚아 주고 싶다. 그래서 흑 87로 씌우는 수가 등장했다. 하지만 ‘가’로 한 점 잡아 하변 흑 전체를 빨리 안정하는 것이 침착했다. 백 88, 90으로 강력하게 끊자 또 흑이 곤란하다. 백 92가 선수여서 백은 마음 놓고 싸울 수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백 ○는 김지석 7단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백 ○에는 흑 세력의 한복판으로 과감하게 뛰어들 배짱과 수읽기에 대한 자신감이 담겨 있다. 편안한 길이 여러 개 있지만 모험심 가득한 김 7단은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만 골라 다닌다. 그렇지만 백 ○가 과연 좋은 수인지는 이후 진행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우선 흑 55로 지키는 것은 필수. 흑은 이곳을 연결해야 힘을 쓸 수 있다. 백 56으로 뚫는 것 역시 절대적이다. 그냥 탈출하는 수를 둔다면 백 ○로 찌른 의미가 없다. 흑도 바로 ‘가’로 막는 건 약점을 더 노출할 수 있기 때문에 흑 57로 빳빳하게 늘어둔다. 백에게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서지만 실착이었다. 흑은 57 대신 참고도 흑 1의 마늘모 행마를 택했어야 했다. 흑 7까지 백이 답답한 모습이다. 백 58을 선수하고 60으로 둔 수가 가착. 흑은 63으로 이을 수밖에 없다. 돌이 튼튼해지면 행마에 힘이 붙는다. 백 62까지 단단해진 백은 64로 젖혀 나간다. 이어 백 68, 70으로 단수하며 밖으로 나간다. ‘가’로 끊기는 단점은? 만약 흑이 이곳을 끊을 수 있다면 백 5점이 죽기 때문에 당연히 흑의 대성공. 그러나 김 7단이 백 68, 70을 결행한 걸로 봐선 백 5점이 호락호락 죽을 돌이 아닌 모양이다. 허영호 7단은 ‘가’로 끊는 수가 있는지 고심을 거듭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지난해 3월, 전남 목포 유달산 자락에 깃든 신안군청 대강당은 모처럼 찾아온 서울 손님과 군민들로 북적였다. 신안태평천일염의 한국바둑리그 팀 참가 조인식이 열린 날이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감독을 맡은 이상훈 7단에게 “성적은 끝에서 두 번째 정도 하고 선수들의 하모니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이 7단은 상기된 표정으로 군민들의 뜨거운 박수에 답례했다. 하지만 박 군수의 말대로 “전국 지자체 가운데 재정 자립도가 가장 낮은 신안군에서 용써서 참가한” 터라 그날 이 감독은 부담백배였을 것이다. 2009년 창단 첫해 신안팀은 이세돌 9단의 리그 불참과 휴직으로 이 9단 없이 시즌을 치러 5위를 했다. 두 번째 도전인 2010 리그에는 이 9단이 복귀해 고향팀 주장으로 합세했다. 이 9단은 16승 2패라는 리그 최고의 성적으로 친형 이상훈 감독이 마음의 짐을 더는 데 큰 몫을 했다. 신안팀은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4위 하이트진로를 따돌리고 2위 충북건국우유마저도 제물로 삼았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신안팀은 정규시즌 1위 한게임을 상대로 최후의 일전을 펼쳤다. 23일 펑펑 내린 눈에 파묻힌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은 신안군 주민들로 북적였다. 신안 어린이합창단과 군민들이 눈길을 헤치고 대거 상경해 응원전을 펼친 것이다. 그들은 신안팀의 진정한 구단주였다. 한게임은 정규시즌에서 10승 이상을 거둔 선수가 3명이나 포진해 고른 전력을 갖고 있었다. 전체 5판의 대국 중 1, 2국은 두 팀이 한 판씩 나눠 가졌다. 이세돌 9단이 진시영 4단의 대마를 포획해 신안이 2 대 1로 앞서 갔다. 장고대국에서는 한게임 주장 강동윤 9단이 한상훈 5단을 눌러 다시 승부는 원점. 2 대 2 상황에서 새내기 이호범 2단이 베테랑 김주호 9단을 굴복시키며 신안팀이 3승 2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종국이 끝난 순간 공개해설장에 있던 박 군수가 검토실로 달려와 이상훈 감독을 얼싸안았다. 박 군수는 이 감독을 “최고의 감독”이라 치켜세웠다. 이날 시상식에서 이 감독은 “지난 1년간 특별히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선수들의 팀워크와 군민들의 열정이 일군 우승이었다. 박 군수도 더할 바 없는 지역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시상식의 피날레는 ‘구단주’들이 장식했다. 하나둘 무대로 올라온 그들은 선수들에게 신안군에서 가져온 꽃다발을 선사했다. 진한 꽃향기 속에 남도의 따스한 기운이 한겨울 박물관 발치까지 다가서 있었다.이세신 바둑TV 편성기획팀장}


김지석 7단은 백 ○ 때문에 축이 아니라며 백 34로 기어 나온다. 초반부터 까칠하다. 김 7단처럼 공격 성향의 기사들은 잡히지 않는 돌이면 일단 살리려고 하고, 끊을 수 있는 곳은 끊으려고 한다. 반면 수비 성향의 허영호 7단은 저돌적 상대를 잡기 위해 덫을 놓는다. 흑 39는 미끼. 백이 단수를 쳤다간 흑이 ‘가’를 선수한다. 그러면 축이 성립해 백이 망한다. 이 정도의 덫은 김 7단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 결국 서로 갈 길을 간다. 백 42까지 새로운 정석이 나왔다. 백 44도 예상하지 못했던 강수. 현재 반상에서 끊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막상 흑의 응수도 쉽지 않다. 얼핏 참고도 흑 1이 떠오른다. 백은 2, 4로 버틴다. 흑 A로 끊어 패를 해야 하는데 팻감이 없다. 허 7단은 고심 끝에 흑 45로 늘었다. 하지만 백은 50까지 깔끔하게 살았고 흑 모양은 어딘지 둔탁하다. 사실 우하 귀 결과는 실제 형세와는 관계없이 흑에게 기분만 안 좋은 정도일 수 있는데 문제는 이것이 허 7단의 신경을 긁고 있다는 것. 흑 53이 이런 분위기에서 나왔다. 그냥 ‘나’에 두면 온건한데 허 7단은 고삐를 바싹 죄고 싶었던 것이다. 이때 김 7단의 레이더가 바로 작동한다. 흑 53처럼 백을 조이려고 할 때는 스스로의 허점도 노출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느낀 것. 김 7단은 백 54로 깊숙이 침투한다. 역시 예상 못한 수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목진석 9단은 결혼 후 첫 대국에서 1인자 이세돌 9단을 만났다. 두 기사의 평소 기풍답게 시종 싸움으로 일관했는데 마지막에 쓰러진 것은 이 9단이었다. 대국 막판 목 9단이 멋진 맥을 구사했다고 칭찬이 자자했다.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였다. ○ 장면도(실전)=흑 151이 복잡한 상황을 한순간에 정리한 묘수로 칭찬받은 수. 백 154, 156으로 수상전을 시도했지만 흑은 157로 붙이면서 수상전에서 승리했다. 이 9단은 흑 163을 보고 돌을 던졌다. ○ 참고1도=계속 둔다면 백 2, 4로 수를 늘려야 하는데 흑 5로 끊어 한 수 늘려놓고 흑 7로 막으면 패가 난다. 이 패는 만패불청. 흑이 이긴다. ○ 참고2도=실전 흑 151 이후 백에겐 대책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흑 151은 백에게 승리의 기회를 준 수였다. 단순하게 백 1로 잇는 것이 최선이었다. 이랬으면 백은 귀 흑과의 수상전에서 이길 수 있었다. 귀 흑의 수는 세 수. 백 1로 잇는 순간 모든 백이 네 수가 되기 때문이었다. ○ 참고3도=그렇다면 흑의 최선은? 실전 흑 151 대신 그냥 흑 1로 뻗는 것이 확실했다. 백 8까지 귀가 잡히긴 하지만 흑 9면 아직 우세를 지킬 수 있었다. 두 대국자 모두 초읽기에 몰려 빚어진 해프닝이었다.도움말=김승준 9단}

《최철한 9단은 적어도 국수전에선 이창호 9단에게 강하다. 국수전에서 이 9단과 최 9단의 도전기 대결은 이번 54기가 네 번째. 25일 3국을 두기 전 최 9단이 9승 6패로 앞서 있다. 단순히 수치만 앞선 것이 아니다. 국수전에서 최 9단이 이 9단을 이길 때는 이 9단을 옴짝달싹 못하게 꽁꽁 묶는 힘을 보여준다.》 ■ 국수전 제3국 이겨 2승 1패 이 9단의 입장에선 딱히 잘못 둔 것 같지 않은데 계속 밀리다가 패한다. 25일 열린 3국도 그랬다. 초반은 무난하게 흘러갔다. 실전 백 68(기보 백 1)이 실족이었다. 먼저 4의 곳을 밀어 흑 ‘가’까지 교환해놓고 둬야 했다. 이 수순을 놓치고 흑 8까지 돼선 흑이 한발 앞서가기 시작했다. 하변 흑 집이 제법 통통하게 불어난 것. 이 우세는 큰 차이가 아닌데 이 9단은 이후 따라잡지 못했다. 이 9단이 끊임없이 반전을 시도했으나 최 9단은 틈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이 9단이 틈을 찾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이 9단이 그로기에 몰릴 장면이 여기저기서 연출됐다. 이 9단이 온갖 지략을 동원해 빠져나오긴 했지만 반격보다 수비에 급급했던 것이다. 막판 궁지에 몰린 이 9단은 상변 백대마가 패에 걸리는 수를 방치하고 큰 끝내기를 두며 버텼다. 최 9단이 칼을 뽑아 패를 감행하자 팻감이 부족한 백은 여기저기 패를 만들며 저항했으나 결국 거대한 중앙 백 대마가 잡히며 돌을 던졌다. 최 9단이 이 9단을 이길 때의 패턴이 고스란히 또 재현된 것. 이 9단은 평소 깔끔하게 돌을 던지는 스타일이지만 이날 바둑은 수상전을 거의 끝까지 진행하며 아쉬움을 진하게 드러냈다. 최 9단이 21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둬 2승 1패로 앞서게 됐다. 이에 대해 최 9단의 ‘공격형 두터움’이 이 9단의 ‘수비형 두터움’을 이기는 형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9단이 어떤 경로로든 우세를 한번 잡으면 두터움을 유지한 채 선제공격을 통해 이 9단의 저항을 원천봉쇄한다는 것이다. 막강한 공격력을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엷은 이세돌 9단이 이창호 9단에게 성적이 나쁘다. 이 9단의 두터움이 빛을 발할 때 공격력만으로 버티기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최 9단의 공격형 두터움이 이 9단을 이기는 최상의 전략이라는 얘기다. 김승준 9단은 “이 9단이 전성기였던 2003, 2004년에도 최 9단은 지금과 같은 전략으로 이 9단을 꺾어 충격을 줬다”며 “이 9단이 초반부터 유리하지 않다면 최 9단에게 역전을 하기는 기풍상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최 9단이 유도하는 흐름을 깨뜨리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3번기, 5번기 승부처럼 장기전에선 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국은 다음 달 14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다. 최 9단이 국수에 복귀한다면 2004년 이후 다시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다. 이 9단으로선 국수위가 마지막으로 남은 타이틀이기 때문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이 9단이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올지 관심거리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허영호 7단(최근 8단으로 승단했으나 대국 당시엔 7단)의 랭킹은 현재 4위. 지난해 삼성화재배 준우승, 춘란배 4강 등의 활약을 보인 덕분이다. 그 열매를 올해도 수확하고 있다. 랭킹 순으로 받는 세계대회 본선 진출권을 일찌감치 손에 넣어 후지쓰배와 BC카드배 본선에 자동 출전한다. 랭킹 7위인 이창호 9단이 선발전을 치르는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김지석 7단의 랭킹은 8위. 그는 최근 선발전을 거쳐 후지쓰배 본선 출전권을 얻었다. 두 기사의 후지쓰배 활약이 기대된다. 급부상한 중견 허 7단과 차세대 에이스 김 7단의 4강 역시 이세돌-최철한 9단의 4강 대결 못지않게 중량감이 있다. 백 12로 응수를 묻는 수순을 잊으면 안 된다. 이처럼 귀에 뒷맛을 남겨놓지 않으면 이곳의 변화는 백이 손해다. 흑도 우하를 더 건드려봐야 뾰족한 수단이 없는 만큼 손을 빼고 좌상으로 달려가는 편이 낫다. 흑 25로 붙이는 것이 최근에 개발된 수법. 흑은 31 때 참고 1도 흑 1로 끊어 가면 가장 무난하다. 백 10까지 많이 쓰는 정석. 흑 31에 백 32는 강수. 축은 백이 유리하다. 흑은 일단 33으로 단수한다. 만약 흑 33으로 참고 2도 흑 1로 먼저 끊으면 백은 2, 4로 이득을 챙겨놓고 흑 5 때 백 6, 8로 변신한다. 흑 모양이 돌돌 뭉쳐 좋을 리가 없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한국전파진흥원이 방송진흥 업무까지 맡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으로 확대 개편한다. KCA는 24일 서울 송파구 진흥원 청사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열고 방송통신 융합 정책 연구와 고도화된 전파서비스 구현을 목표로 제시했다. KCA는 올해부터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방통위에서 위탁받아 관리한다. 재원은 방송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이며 연간 5400억 원에 달한다. 유재홍 원장은 “콘텐츠 진흥 기금이 여럿 있지만 KCA 기금은 방송사업자만을 위한 자금”이라며 150억 원 수준인 직접 제작비 지원 규모를 늘리는 등 올해 4400억 원 규모의 사업과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방송발전기금에선 ‘아마존의 눈물’ ‘최후의 툰드라’ 등 94편의 방송프로그램을 지원했다. 또 KCA는 2300억 원을 들여 2012년 경기 고양시 일산에 디지털방송콘텐츠지원센터를 건립한다. 이 센터에선 프로그램 제작 시설 대여, 송출, 중계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 위원장은 축사에서 “KCA가 무선국 검사 등 전파 관리 집행 업무에만 그치지 않고 방송통신 콘텐츠 제작과 해외 진출 지원 등으로 방송통신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우상 귀 패는 백의 꽃놀이패. 백은 패에 져서 우상이 죽어도 다른 곳에서 약간의 이득만 보면 된다. 참고도는 패가 끝날 무렵의 실전이다. 백은 1처럼 우하를 깨자는 팻감을 썼다. 우상 패의 크기는 대략 50집에 가까운데 백 1의 크는 10집이 채 안 된다. 그러나 백은 이걸로 충분했다. 마지막 큰 끝내기였던 백 246 시점에서 형세는 흑이 덤을 낼 수 없는 반면승부였다. 이세돌 9단은 백 278까지 두고 돌을 던졌다. 한 집짜리 끝내기도 없고 반패 다툼만 남았을 때였다. 이 9단이 국수위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그동안 둔 수순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 사실 좌변 흑 대마가 별 대가 없이 백의 수중에 들어가선 승부가 끝났다. 하지만 이때부터 이 9단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흔들기로 한때 최철한 9단을 가시권에 두고 쫓을 정도였다. 하지만 상변에서 155의 자리를 끊어 먼저 응수를 묻지 않은 흑 153이 마지막 실수였고 역전은 물거품이 됐다. 이번 국수전 본선에서 가장 뜨거웠던 대국은 최 9단의 승리로 끝났다. 140·236=135, 201·207·213·239=111, 204·210·216=172, 222·228·234=188, 225·231·237=219.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59분. 278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좌변 백말이 완전히 산 건 아니다. 흑 65로 백 집을 파호해 패가 나기 때문. 그렇지만 흑의 비극은 팻감이 없다는 점이다. 또 패의 형태도 한번에 해결할 수 없는 이단패다. 흑 69처럼 팻감 같지 않은 팻감을 쓸 수밖에 없다. 흑으로선 팻감이 많아질 때까지 기다리면 안 되는 걸까. 하지만 딱히 팻감을 만들 곳이 없는 데다 백이 적절한 타이밍에 미리 패를 방지할 수 있다. 흑은 패를 이기든 지든 무조건 시빗거리를 만들어 놓고 보자는 심산이다. 전보에서 흑이 좋은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이런 시빗거리 없이 평탄히 두면 승산이 없다. 바둑이 복잡한 듯싶지만 최철한 9단의 눈에는 좀 더 명료해졌다. 이길 수 있는 길이 여럿 보인다. 백 72는 응수타진. 참고1도 흑 1로 받으면 백 6까지 끝내기로 백이 이득이란 얘기다. 흑 73, 77은 백의 뜻대로 해줄 수 없다는 버팀수. 이렇게 버티는 수를 두세 번 봐주면 금세 형세가 좁아진다. 상대가 벼랑 끝에서 버틸 때는 확실하게 끝내야 한다. 백 78, 80은 확실한 수읽기를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두기 힘든 수다. 백 192는 선수. 중앙에서 장문이 성립한다. 백 94까지 패. 백에게 한 수 늘어진 패하지만 백은 이곳을 죽여도 다른 곳에서 약간의 이득만 봐도 되는 꽃놀이패여서 승부가 결정났다. 이후는 총보. 101…○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최철한 9단(사진)이 4연승으로 한국 팀에 농심배 우승컵을 안겼다. 최 9단은 20일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라운드에서 중국 주장 쿵제 9단에게 17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둬 한국팀의 우승을 확정했다. 한국팀은 대회 10번째 우승 기록을 달성했다. 농심배는 한국 중국 일본 기사가 5명씩 출전해 연승전 방식으로 치르는 대회다. 한국팀의 네 번째 주자였던 최 9단은 역대 전적이 1승 4패로 불리한 쿵제 9단을 맞아 초반 불리했으나 중반에 맹추격한 뒤 절묘한 묘수 한방으로 형세를 뒤집었다. 최 9단은 앞서 유키 사토시 9단, 저우루이양 5단, 다카오 신지 9단을 눌렀다. 최 9단의 활약으로 주장 이창호 9단은 한 판도 두지 않았다. 최 9단은 대국료, 연승 상금, 수당 등을 포함해 9600만 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 9단은 21일 귀국해 25일 이 9단과 국수전 도전 3국(1승 1패)을 두고 27일 박카스배 천원전 3국(2승 무패)에서 이태현 3단과 대결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