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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안팎의 시청률을 보이는 주말극 KBS ‘파랑새의 집’, MBC ‘여왕의 꽃’ ‘장미빛 연인들’은 모두 주인공의 ‘출생의 비밀’이 모티브다. ‘파랑새의 집’이 시작하는 오후 7시 55분부터 ‘여왕의 꽃’이 끝나는 오후 11시 10분까지 주말 황금시간대 3시간여를 ‘출생의 비밀’ 코드가 점령한 것. 출생의 비밀 코드가 식상하다는 비판에도 드라마에서 ‘애용’되는 것은 그만큼 흡인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혈연관계의 뒤틀림은 그 자체로 비극이 된다. 여러 신화나 전설이 출생의 비밀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신화와 주말 드라마의 유사점을 찾아봤다.○ “우리 이대로 사랑하게 해 주세요” 소포클레스의 희곡에서 자신이 친아버지를 죽이고 친어머니와 결혼했다는 것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 왕은 자신의 눈을 멀게 한 채 방랑한다. KBS ‘파랑새의 집’도 근친상간 금기(Incest taboo)가 주요 테마다. 극중 한은수(채수빈)는 오빠의 친구인 장현도(이상엽)와 사랑에 빠지기 일보직전. 한데 버려진 은수를 키워온 한선희(최명길)는 현도의 아버지인 장태수(천호진)와 엮이는 것을 극도로 피하고 태수는 선희에게 은수가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라고 추궁한다. 은수와 현도가 사실은 배다른 남매일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다. 둘이 정말 남매인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사랑을 키워가는 은수와 현도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최창모 건국대 융합인재학부 교수는 “근친상간 금기는 고대부터 사회질서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틀”이라며 “금기 뒤에는 욕망이 숨어 있는데 드라마는 이 억눌린 욕망을 어느 정도 드러내면서 대리 해소시킨다”고 말했다.○ 비밀 아닌 출생의 비밀 MBC ‘여왕의 꽃’은 야망으로 가득 찬 여자 레나정(김성령)과 그가 버린 딸 강이솔(이성경)이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다. 버려진 딸이 부모와 재회한다는 설정은 바리데기 설화나 심청 이야기와 유사하다. 설화 속 딸들은 자신을 버린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 이야기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그러나 레나와 이솔은 배다른 형제인 박민준(이종혁) 박재준(윤박)과 각각 ‘썸’을 타고 있다. 5일 8회에서는 레나와 이솔이 서로 모녀라는 것을 모른 채 마주쳤다. 모녀 관계가 악연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이 뒤늦게 드러나는 기존 드라마와는 달리 미리 알려주고 전개되고 있다. 김종학프로덕션 관계자는 “레나와 이솔이 정말 모녀인지를 둘러싼 긴장을 부각하기보다 시청자에게 둘의 모녀 관계를 사실상 알려주고 둘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 변화를 속도감 있게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혈통의 징표가 증명 MBC ‘장미빛 연인들’은 종영을 3회 앞둔 4일 49회에서 박차돌(이장우)의 친모가 고연화(장미희)라는 것이 드러났다. 연화가 차돌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는 자신이 아들의 손목에 묶어준 장명루(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걸어주는 팔찌)를 차돌이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다. 고구려 유리왕이 아버지 주몽이 남긴 ‘부러진 칼’을 찾아내 아들로 인정받고 2대 왕에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 신화 연구가 김원익 씨는 “신화 속 출생의 비밀은 영웅이 영웅으로 성장하기 위한 시련을 준다”며 “한국 드라마 속 출생의 비밀은 유난히 혈통에 집착하는 한국적 문화를 반영한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배우 김선아 님과는 2011년부터 좋은 관계라고 하시죠∼ 이번에는 일정 때문에 못 뵈었지만 조만간 찾아주실 거라는 연락 주셨고요∼ 김선아 님이 직접 추천하는 부산 성형외과랍니다.” 》2012년 부산의 한 성형외과의 홍보용 블로그에 올라온 글이다. “김선아 님의 친필 응원 사인”이라며 김선아의 사진과 서명도 올라왔다. 하지만 이 병원은 김선아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고, 사진이나 서명 사용에 대한 허락도 받지 않았다. 김선아는 병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유명인이 획득한 명성, 사회적 평가, 지명도 등에서 생기는 경제적 이익 또는 가치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독립된 재산권으로서 ‘퍼블리시티(publicity)권’을 인정할 수 있다”며 “김선아에게 1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최근 연예인들이 김선아처럼 사진과 이름을 동의 없이 홈페이지 등에 홍보용으로 사용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며 잇달아 손해배상 소송을 내면서 이 권리가 주목받고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초상권과 달리 비교적 낯설다. 둘의 차이는 권리의 성격이다. 초상권은 인격권이다. 내 인격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 없는 것처럼 초상권은 양도가 불가능하다. 반면 퍼블리시티권은 재산권 성격이 강하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거칠게 말하면 퍼블리시티권을 소유하는 것은 보석이나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권리 침해에 대한 대응도 다르다. 초상권은 인격권이므로 남이 함부로 사용하면 정신적인 손해 배상, 즉 위자료를 청구하게 된다. 위자료는 배상액이 비교적 크지 않다. 반면 퍼블리시티권은 재산상 손해 배상을 청구한다. 유명인이 광고 계약을 맺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증명하면 정식 광고 액수에 상당하는 금액을 배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퍼블리시티권과 관련한 소송 결과는 엇갈린다. 김선아 재판의 경우 이 권리를 인정했지만 국내에 명확한 법규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의 소송 판결문 6건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받아 승소한 연예인은 김선아 1명뿐이었다. 유이는 ‘부분 비만 프로젝트 후 멋진 유이의 꿀벅지로 거듭나세요’라는 제목 아래 유이의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 서울 강남의 모 한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재판부들은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는 법률이나 관습법이 없어 더이상 따질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권오성 성신여대 법대 교수는 “하급심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는 판결과 부정하는 판결이 동시에 나오는 것은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선아는 초상권 침해도 인정받아 위자료 1000만 원을 추가로 받았지만 유이와 장동건 등은 그마저도 받지 못했다. 김선아 사건의 경우 법원은 해당 게시글이 김선아가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유이 장동건 등의 경우엔 사진 등을 영리적으로 썼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최승재 변호사는 “현실에서는 이미 퍼블리시티권이 거래되고 있다”며 “퍼블리시티권이 법제화되면 엔터테인먼트 등 발전하는 관련 산업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병하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도 초상권 침해 시 재산적 손해배상과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법제화는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퍼블리시티권 보호가 강화된다고 해도 일반인들이 ‘소송을 당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할 이유는 별로 없다. 팬들이 가수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는 등 비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드라마 속 연예인의 모습을 캡처해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엔 방송사나 제작사의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종주국 美, 30개 州가 실정법-판례로 보호▼해외의 퍼블리시티권은?연예-스포츠 산업과 함께 발달… 日-獨-佛도 재산상 이익 인정 퍼블리시티권은 연예 및 스포츠 스타를 활용한 사업이 번창한 국가에서 개념이 정립돼 발전해왔다. 선두 주자는 미국이다. 30개 주가 실정법이나 판례로 퍼블리시티권을 보호한다. 권리를 가장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곳은 할리우드가 있는 캘리포니아 주다. 미국에서 퍼블리시티권이 처음 인정된 것은 1953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의 사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껌 제조회사가 같은 사진을 광고에 사용한 경쟁사를 상대로 광고를 금지해달라고 한 사건에서다. 법원은 “초상권 등 인격권과 별개로 경제적 권리로 양도할 수 있는 퍼블리시티권이 존재한다”는 이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인다. 메이저리그 선수를 활용한 보드 게임을 만든 회사에 대한 소송에서는 선수의 경기기록도 퍼블리시티권이 인정된다. 상속도 가능하다. 캘리포니아 주는 1988년 퍼블리시티권의 상속을 인정하는 법을 제정했다. 드라큘라로 유명했던 배우 벨라 루고시가 숨진 뒤 유족들은 영화 관련 상품 사용권을 제3자에게 넘긴 영화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하지만 이후 상속권을 인정하는 법이 제정됐다. 권리의 존속 기간은 주별로 다르다. 캘리포니아 주는 사망 뒤 50년, 테네시 주는 10년 동안 인정한다. 일본도 도쿄고등재판소가 1991년 “예능인의 성명 초상이 갖는 고객 흡인력은 독립된 경제적 이익 내지 가치로 파악할 수 있고, 예능인이 이를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재산적 권리를 갖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명확히 규정한 법률은 없지만 판례로 개인의 성명·초상에서 나오는 재산적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 퍼블리시티(publicity)권 ::자신의 이름, 초상(肖像), 목소리 등이 갖는 경제적 가치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 인격권인 초상권이나 이름에 대한 권리와 달리 재산권이어서 양도가 가능하다고 보기도 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배우 김선아 님과는 2011년부터 좋은 관계라고 하시죠~ 이번에는 일정 때문에 못 뵈었지만 조만간 찾아주실 거라는 연락 주셨구요~ 김선아 님이 직접 추천하는 부산 성형외과랍니다.” 2012년 부산의 한 성형외과의 홍보용 블로그에 올라온 글이다. “김선아 님의 친필 응원 싸인”이라며 김선아의 사진과 서명도 올라왔다. 하지만 이 병원은 김선아와 아무런 관계가 없었고, 사진이나 서명 사용에 대한 허락도 받지 않았다. 김선아는 병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유명인이 획득한 명성, 사회적 평가, 지명도 등에서 생기는 경제적 이익 또는 가치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독립된 재산권으로서 ‘퍼블리시티(publicity)권’을 인정할 수 있다”며 김선아에게 1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최근 연예인들이 김선아처럼 사진과 이름을 동의 없이 홈페이지 등에 홍보용으로 사용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며 잇달아 손해배상 소송을 내면서 이 권리가 주목받고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초상권과 달리 비교적 낯설다. 초상권과 퍼블리시티권은 쉽게 말하면 한 몸의 두 얼굴로 볼 수 있다. 두 권리 모두 개인의 사진과 이름 등 ‘나를 의미하는 고유한 것’을 다른 사람이 쓰려면 당사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권리를 뜻한다. 둘의 차이는 권리의 성격이다. 초상권은 인격권이다. 내 인격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 없는 것처럼 초상권은 양도가 불가능하다. 반면 퍼블리시티권은 재산권 성격이 강하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거칠게 말하면 퍼블리시티권을 소유하는 것은 보석이나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권리 침해에 대한 대응도 다르다. 초상권은 인격권이므로 남이 함부로 사용하면 정신적인 손해 배상, 즉 위자료를 청구하는 게 보통이다. 위자료는 배상액이 비교적 크지 않다. 반면 퍼블리시티권은 재산상 손해 배상을 청구한다. 유명인이 광고 계약을 맺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증명하면 정식 광고 액수에 상당하는 금액을 배상받을 수 있다. 위자료보다 액수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퍼블리시티권과 관련한 소송 결과는 엇갈린다. 김선아 재판의 경우 이 권리를 인정했지만 국내에 명확한 법규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의 소송 판결문 6건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받아 승소한 연예인은 김선아 1명뿐이었다. 유이는 ‘부분 비만 프로젝트 후 멋진 유이의 꿀벅지로 거듭나세요’라는 제목 아래 유이의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 서울 강남의 모 한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장동건 등 연예인 35명도 한 성형외과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졌다. 재판부들은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는 법률이나 관습법이 없어 더 이상 따질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닮은꼴 연예인을 찾아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 제조사가 허락 없이 사진을 사용했다며 배용준 등 연예인 60명이 낸 소송에서는 초상권 침해만 인정돼 연예인 1명당 위자료 300만 원 지급 판결을 받았다. 권오성 성신여대 법대 교수는 “하급심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는 판결과 부정하는 판결이 동시에 나오는 것은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선아는 초상권 침해도 인정받아 위자료 1000만 원을 추가로 받았지만 유이와 장동건 등은 그마저도 받지 못했다. 김선아 사건의 경우 법원은 해당 게시글이 김선아가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유이 장동건 등의 경우엔 사진 등을 영리적으로 썼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최승재 변호사는 “현실에서는 이미 퍼블리시티권이 거래되고 있다”며 “퍼블리시티권이 법제화되면 엔터테인먼트 등 발전하는 관련 산업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병하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도 초상권 침해 시 재산적 손해배상과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법제화는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퍼블리시티권 보호가 강화된다고 해도 일반인들이 ‘소송을 당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할 이유는 별로 없다. 팬들이 가수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는 등 비상업적 용도로 사용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드라마 속 연예인의 모습을 캡처해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엔 방송사나 제작사의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2013년 12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국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고 말해 결례 논란이 일었다. 미국 부통령의 표현에서 뿌리 깊은 ‘미국 예외주의’를 읽을 수 있다. 한마디로 ‘미국은 특별하고 우월한 나라’라는 인식이다. 미국의 진보적 영화감독인 저자 올리버 스톤은 이러한 인식을 보여주는 미국의 어두운 정치·외교사를 차근차근 드러낸다. 그는 미국사는 ‘미국의 세기’를 만들려는 제국주의적 세력과 ‘보통 사람의 세기’를 만들려는 세력의 다툼이었고, 대부분 전자가 승리했다고 말한다. 1883년 주가 대폭락으로 불황이 닥치자 미국은 해외 영토 확장에 눈을 돌린다. 하와이를 합병하고 스페인으로부터 푸에르토리코, 괌, 필리핀을 획득한다. 미국은 필리핀인이 세운 공화국을 무너뜨리고 3년 반 동안 필리핀 반군 2만 명을 사살한다. 민간인 수십만 명을 강제 수용소에 구금한다. 한 마을에서 미군이 공격받자 “10세 이상의 주민은 모두 죽여라”라는 명령이 내려지고 실제 학살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의 팽창주의는 최근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라크전쟁까지 이어진다. 6·25전쟁도 다뤄진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중공군에게 밀리던 1950년 12월 해리 트루먼 대통령에게 원자폭탄 사용 재량권을 달라고 요청한다. 그는 만주의 중공군 집결지에 원자폭탄 30∼50발을 투하하면 10일 이내에 전쟁이 끝나고, 방사성 벨트가 동서로 생겨 최소 60년 동안 육상으로 침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실현되진 않았지만 아찔한 제안이었다. 미국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흑역사’를 좌파적 시각에서 정리한 책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기존 시청률 조사방식이 변화하는 프로그램 시청 행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방송사마다 새로운 측정 지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MBC는 지난해부터 자사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 ‘캐미(CAMI·Cross-platform Audience Measurement Index)’를 매달 발표한다. TV 본방송, 지상파·케이블채널 재방송의 시청자 수, 인터넷TV(IPTV)와 디지털케이블의 주문형비디오(VOD) 이용건수, PC·모바일 시청자 수를 합산한 ‘누적 시청자 수치’다. 지난해 통틀어 1위는 ‘왔다! 장보리’ 44회로 2226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지수는 매체별로 ‘시청했다’고 보는 측정 기준이 다르다. 실시간 TV 방송은 연속 10분 이상 본 사람을 ‘시청했다’고 보지만 VOD는 재생만 하면 집계된다. 인터넷은 최대 동시 접속자 수를 시청자 수로 본다. MBC 편성기획부 관계자는 “시청자 수가 과다하게 나타나지 않도록 매체별로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누군가가 어떤 프로그램을 TV로 보다가 집을 나가면서 모바일로 뒤이어 시청하고, 나중에 VOD로 이어 본다면 시청자 수가 3명이 되는 문제가 있다. tvN 등을 운영하는 CJ E&M은 2012년부터 주간 콘텐츠파워지수(CPI)를 발표하고 있다. 시청률과 무관하게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는지에 관한 지수다. 2월 둘째 주 KBS ‘가족끼리 왜 이래’는 주간 시청률 1위였지만 CPI로는 18위다. 1위는 tvN ‘삼시세끼-어촌편’이었다. 이 지수는 특정 프로그램 관련 뉴스를 인터넷에서 읽은 사람 수, 포털 검색창에서 검색한 사람 수,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서 언급된 수를 조사해 각각 대학수학능력시험 표준점수처럼 통계 처리한 뒤 합산한다. KBS MBC SBS와 CJ E&M의 주요 프로그램 70개가량이 대상이다. 그러나 출연자가 물의를 일으켜 프로그램이 함께 화제가 되거나, 프로그램이 부정적으로 언급돼도 집계된다는 허점이 있다. CJ E&M 미디어솔루션본부 관계자는 “그때그때의 트렌드를 보는 지표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지표들은 기존 시청률의 보완재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달 대법원에서 인터넷신문 등록 취소 판결을 받은 ‘자주민보’의 사이트 폐쇄 요구를 26일 의결했다. 방심위는 이날 자주민보 사이트를 관리하는 웹호스팅 업체에 자주민보와의 이용 계약 해지(사이트 폐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자주민보는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을 보도해 유죄가 확정된 뒤에도 유사한 게시글을 계속 올려 등록이 취소됐다. 그러나 대법원 확정 판결 뒤에도 사이트와 게시물 등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현재 사이트에는 자주민보에서 이름만 바꾼 ‘자주일보’를 소개하는 기사와 링크 주소도 올라 있다. 자주일보는 4일 서울시로부터 3개월 발행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배우 이영애 씨(44·사진)가 ‘대장금’(2004년) 이후 11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드라마 제작사 그룹에이트는 25일 “이 씨가 드라마 ‘사임당, the Herstory’에 출연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임당’은 조선시대 여성 예술가인 사임당 신 씨의 삶과 예술, 사랑을 다룬다. 6월 촬영에 들어가며 내년 상반기 방송이 목표다. 방송사는 미정. 이 씨는 MBC ‘대장금’ 이후 TV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고, 영화는 2005년 ‘친절한 금자씨’가 마지막 출연 작품이다. 이 씨는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 강사와 사임당 두 배역을 동시에 연기한다. 드라마는 사임당의 일기와 미인도에 얽힌 비밀을 풀어 나가는 과정을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그려낼 예정이다. 제작사 관계자는 “이 씨의 우아하고 고전적 이미지가 사임당과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해 기획 때부터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배우 이영애 씨(44)가 ‘대장금’(2004년) 이후 11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드라마 제작사 그룹에이트는 25일 “이 씨가 드라마 ‘사임당, the Herstory’에 출연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임당’은 조선시대 여성 예술가인 사임당 신 씨의 삶과 예술, 사랑을 다룬다. 6월 촬영에 들어가며 내년 상반기 방송이 목표다. 방송사는 미정. 이 씨는 MBC ‘대장금’ 이후 TV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고, 영화는 2005년 ‘친절한 금자씨’가 마지막 출연 작품이다. 이 씨는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 강사와 사임당 두 배역을 동시에 연기한다. 드라마는 사임당의 일기와 미인도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그려낼 예정이다. 제작사 관계자는 “이 씨의 우아하고 고전적 이미지가 사임당과 맞아떨어진다고 판단해 기획 때부터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이번 여행에서 짐꾼 역할을 맡았지만 어렵고 힘든 일은 오빠(이서진)가 다 했고 저는 분위기 메이커를 했어요. 오빠의 ‘짐꾼’ 점수는 90점이에요.”(최지우) tvN ‘꽃보다 할배-그리스편’이 27일 오후 9시 45분 처음 방영된다. 이번엔 ‘할배’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과 ‘짐꾼’ 이서진 등 고정 출연자 외에 또 다른 ‘짐꾼’으로 최지우가 출연했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최지우는 “이미 여행을 세 번이나 함께 다녀온 네 선생님들과 오빠 사이에 새롭게 투입돼 저를 불편해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금방 친해져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서진은 “그동안 남자 5명이 여행하는 게 뭐가 그렇게 재미가 있었겠나”라며 “두바이의 사막에 들렀을 때 전 같으면 내내 아무 말 없이 석양만 보다가 왔을 텐데 최지우가 분위기를 띄웠다”라고 말했다. 총각 처녀(이서진 최지우)가 여행을 함께했지만 ‘정분’이 나지는 않았다고 한다. 둘이 산토리니의 언덕에 연인처럼 나란히 앉아 찍은 사진이 공개됐는데 당시 나눈 얘기는 “여행 경비가 얼마나 남았나”였다고. 이서진은 “예산이 빠듯한데 최지우가 비싼 숙소를 고집하는 등 과소비와 낭비벽을 보였다”고 폭로하자 최지우는 “이서진이 내 몫의 경비까지 갖고 있으면서 돈을 안주고 과소비를 한다고 구박을 해 서러웠다”고 반박했다. ‘할배’들은 전과 다름없이 씩씩하게 여행을 다녀왔다. ‘직진본능’ 이순재는 여행 중 희귀 물고기를 모아놓은 수족관을 보고 “횟감 많네”라고 농담을 했다. 걷는 것을 싫어하는 백일섭은 밥 한끼를 먹기 위해 전철 한 구간을 걸어갔다. 나영석 PD는 “이번 시즌도 네 분이 여행 다니면서 밥 먹고, 좋은 풍경 보고, 자고, 짐꾼들과 티격태격하는 내용이 전부”라며 “매년 나오는 특집극처럼 시청자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이번 여행에서 짐꾼 역할을 받았지만 어렵고 힘든 일은 오빠(이서진)가 다 했고 저는 분위기 메이커를 했어요. 오빠의 ‘짐꾼’ 점수는 90점이예요.”(최지우) tvN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이 27일 오후 7시45분 첫 방영된다. 이번엔 ‘할배’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과 ‘짐꾼’ 이서진 등 고정 출연자 외에 또 다른 ‘짐꾼’으로 최지우가 출연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최지우는 “이미 여행을 세 번이나 함께 다녀온 네 선생님들과 오빠 사이에 새롭게 투입돼 저를 불편해 할까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금방 친해져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서진은 “그동안 남자 5명이 여행하는 게 뭐가 그렇게 재미가 있었겠나”라며 “오는 길에 두바이의 사막에 들렀을 때 전 같으면 내내 아무 말 없이 석양만 보다가 왔을 텐데 최지우가 분위기를 띄웠다”라고 말했다. 총각 처녀(이서진 최지우)가 여행을 함께 했지만 ‘정분’이 나지는 않았다고 한다. 둘이 산토리니의 언덕에 연인처럼 나란히 앉아 찍은 사진이 공개됐는데 당시 나눈 얘기는 “여행 경비가 얼마나 남았나”였다고. 이서진은 “예산이 빠듯한데 최지우가 비싼 숙소를 고집하는 등 과소비와 낭비벽을 보였다”고 폭로하자 최지우는 “이서진이 내 몫의 경비까지 갖고 있으면서 돈을 안주고 과소비를 한다고 구박을 해 서러웠다”고 반박했다. ‘할배’들은 전과 다름없이 씩씩하게 여행을 다녀왔다. ‘직진본능’ 이순재는 여행 중 희귀 물고기를 모아놓은 수족관을 보고 “횟감 많네”라고 농담을 했다. 걷는 것을 싫어하는 백일섭은 밥 한끼를 먹기 위해 전철 한 구간을 걸어갔다. 나영석 PD는 “이번 시즌도 네 분이 여행 다니면서 밥 먹고, 좋은 풍경 보고, 자고, 짐꾼들과 티격태격하는 내용이 전부”라며 “매년 나오는 특집극처럼 시청자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호남에 전통 원림(園林·정원)이 소쇄원, 다산초당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월출산 옥판봉 남쪽 자락에 백운동(白雲洞) 별서(別墅·별장)가 있다. 강진의 양반 원주 이씨 이담로(1627∼?)가 말년에 둘째 손자 이언길(1684∼1767)을 데리고 들어와 이곳에 살기 시작했다. 조손이 20년 동안 함께 정원을 가꿨다. 이담로는 세상을 뜨며 ‘평천(平泉)의 경계’를 남긴다. 이는 당나라 때 재상 이덕유가 그의 별서인 평천장을 두고 자손에게 “절대로 남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당부해 나온 말이다. 백운동 별서는 세기가 4번 바뀌는 동안 아들에서 손자로 12대째 이어졌다. 이곳은 이담로 당대부터 명원(名園)으로 손꼽혔다. 5대 동주(동主) 이시헌은 강진에 귀양와 있던 다산 정약용의 막내 제자가 됐다. 정약용은 이곳을 방문한 뒤 ‘백운동 12경’을 명명하고 1경 옥판상기(玉版爽氣·옥판봉의 상쾌한 기운)부터 12경 운당천운(篔簹穿雲·운당원에 우뚝 솟은 왕대나무)까지 그 아름다움을 시로 읊었다. 다산은 자신을 스승처럼 섬긴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뿐 아니라 다산초당까지 그리게 한 뒤 합쳐 백운첩(白雲帖)을 남겼다. 백운동과 다산초당 중 어느 곳이 더 아름다운지 겨뤄보려 한 것. 별서 마당에는 유상곡수(流觴曲水·술잔을 띄울 수 있도록 만든 구부러진 물길)가 굽이친다. 민간 정원에 유상곡수가 남아있는 곳은 이곳뿐이다. “젊어서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성리(性理)의 글만을 궁구했다. 가난한 생활을 편히 여겨 지팡이 짚고 소요했다. 갑 속에 거문고 하나, 서가에 만 권의 책을 쌓아두었다. 흥이 나면 왕희지의 난정첩(蘭亭帖)을 펴 놓고 물 흐르듯 붓을 휘둘렀다.” 친족이 이시헌의 백운동 생활을 회고한 글이다. 동백나무 그늘 아래서 지난겨울의 매화향을 맡는 선비의 마음이 전해진다. 저자 정민 한양대 교수는 “백운동은 조선 별서 정원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는 유서 깊은 공간”이라며 “정약용의 제다법(製茶法)에 따라 떡차가 만들어진 차 문화의 현장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역대급 미모’를 자랑하는 여배우들의 ‘아줌마’ 연기가 화제에 올랐다. 18일 첫 방영한 MBC 수목극 ‘앵그리맘’의 김희선은 극중 고등학교 2학년 딸의 어머니인 조강자 역을 맡아 ‘뽀글이 파마’를 하고 등장했다. 김희선은 국어 교사 박노아(지현우)가 자신을 학생으로 오해하는 장면, 자신의 식당에서 손님들이 난동을 피우는 장면에서 대차게 욕설을 내뱉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KBS2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도 악착같은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로맨스의 주인공이었던 김희선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이미지를 확 바꿨다는 평도 나온다. 시청자들은 “욕설이 입에 딱딱 붙는 듯 정말 차지더라”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결혼한 뒤 연기가 물이 오른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KBS2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채시라도 빈틈이 많지만 인간미 넘치는 아줌마 김현숙을 연기하면서 번진 화장을 하고 쓰레기 더미에 숨거나 아버지 산소 앞에서 울부짖는 등 기존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어리숙하지만 때가 묻지 않고 순수하며 때로는 정의로운 다양한 현숙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등의 평을 올렸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강진 백운동 별서정원정민·김춘호 지음368쪽·1만9000원·글항아리 호남에 전통 원림(園林·정원)이 소쇄원, 다산 초당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 월출산 옥판봉 남쪽 자락에 백운동(白雲洞) 별서(別墅·별장)가 있다. 강진의 양반 원주 이씨 이담로(1627~?)가 말년에 둘째 손자 이언길(1684~1767)을 데리고 들어와 이곳에 살기 시작했다. 조손이 20년 동안 함께 정원을 가꿨다. 이담로는 세상을 뜨며 ‘평천(平泉)의 경계’를 남긴다. 이는 당나라 때 재상 이덕유가 그의 별서인 평천장을 두고 자손에게 “절대로 남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당부해 나온 말이다. 백운동 별서는 세기가 4번 바뀌는 동안 아들에서 손자로 12대째 이어졌다. 이곳은 이담로 당대부터 명원(名園)으로 손꼽혔다. 5대 동주(峒主) 이시헌은 강진에 귀양와 있던 다산 정약용의 막내 제자가 됐다. 정약용은 이곳을 방문한 뒤 ‘백운동 12경’을 명명하고 1경 옥판상기(玉版爽氣·옥판봉의 상쾌한 기운)부터 12경 운당천운(篔簹穿雲·운당원에 우뚝 솟은 왕대나무)까지 그 아름다움을 시로 읊었다. 다산은 자신을 스승처럼 섬긴 초의선사에게는 백운동 뿐 아니라 다산초당까지 그리게 한 뒤 합쳐 백운첩(白雲帖)을 남겼다. 백운동과 다산초당 중 어느 곳이 더 아름다운지 겨뤄보려 한 것. 별서 마당에는 유상곡수(流觴曲水·술잔을 띄울 수 있도록 만든 구부러진 물길)가 굽이친다. 민간 정원에 유상곡수가 남아있는 곳은 이곳 뿐이다. “젊어서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성리(性理)의 글만을 궁구했다. 가난한 생활을 편히 여겨 지팡이 짚고 소요했다. 갑 속에 거문고 하나, 서가에 만 권의 책을 쌓아두었다. 흥이 나면 왕희지의 난정첩(蘭亭帖)을 펴 놓고 물 흐르듯 붓을 휘둘렀다.” 친족이 이시헌의 백운동 생활을 회고한 글이다. 동백나무 그늘 아래서 지난겨울의 매화향을 맡는 선비의 마음이 전해진다. 저자 정민 한양대 교수는 “백운동은 조선 별서 정원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는 유서 깊은 공간”이라며 “정약용의 제다법(製茶法)에 따라 떡차가 만들어진 차 문화의 현장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
‘역대급 미모’를 자랑하는 여배우들의 ‘아줌마’ 연기가 화제에 올랐다. 18일 첫 방영한 MBC 수목극 ‘앵그리 맘’의 김희선은 극중 고등학교 2학년 딸의 어머니인 조강자 역을 맡아 ‘뽀글이 파마’를 하고 등장했다. 김희선은 국어 교사 박노아(지현우)가 자신을 학생으로 오해하는 장면, 자신의 식당에서 손님들이 난동을 피우는 장면에서 대차게 욕설을 내뱉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KBS2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도 악착같은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로맨스의 주인공이었던 김희선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이미지를 확 바꿨다는 평도 나온다. 시청자들은 “욕설이 입에 딱딱 붙는 듯 정말 찰지더라”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결혼한 뒤 연기가 물이 오른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KBS2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채시라도 빈틈이 많지만 인간미 넘치는 아줌마 김현숙을 연기하면서 번진 화장을 하고 쓰레기 더미에 숨거나 아버지 산소 앞에서 울부짖는 등 기존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어리숙하지만 때가 묻지 않고 순수하며 때로는 정의로운 다양한 현숙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등의 평을 올렸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

지상파 드라마의 문법은 최근 별 변화가 없었다. 3대 가족이 등장하고 연애와 결혼을 둘러싼 갈등 해결을 주로 다뤄 온 KBS 주말 연속극은 방송만 하면 시청률이 20%를 넘는다. 월화와 수목 미니시리즈도 젊은이들의 연애사가 중심이다. 판검사, 의사, 정치인 등의 세계를 조명하거나 공상과학(SF), 판타지를 비롯한 장르물도 등장했지만 이야기 구조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엇비슷했던 지상파 주중 미니시리즈에 참신한 드라마 2편이 등장했다. KBS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착않녀)과 SBS 월화극 ‘풍문으로 들었소’(풍들소).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2월 마지막 주 나란히 시작한 두 드라마의 시청률은 ‘착않녀’가 12.2%(12일)로 수목극 1위, ‘풍문소’(16일)가 10.1%로 월화극 2위다. 이 드라마들은 사회의식을 바탕으로 등장 인물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말 연속극과 다르다. 김은영 문화평론가는 “이 드라마들은 화목한 가족의 환상을 애써 보여주지 않고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착않녀’는 강순옥(김혜자), 딸 김현정(도지원) 현숙(채시라), 손녀 정마리(이하나) 등 각자 상처를 갖고 사는 여성 3대의 삶을 다룬다. 순옥은 남편이 사랑을 찾아 떠나갔다가 실종돼 삶의 무게를 혼자 지고 살아왔다. ‘끼’가 많았던 현숙은 이사장 딸 대신 도둑으로 몰려 퇴학당한 뒤 인생이 꼬인다. 손녀 마리는 엄마 현숙이 시키는 대로 공부만 열심히 해 인문학 박사가 됐지만 강의에서 잘린 뒤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신세다. 정해룡 ‘착않녀’ CP는 “여러 세대의 공감을 목표로 이 드라마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꼬고 또 꼬는’ 주말 연속극과 달리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와 함께 살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극중 배경에는 부정한 권력과 공정하지 못한 사회에 대한 비판도 깔려 있다. 극중 현숙의 인생이 틀어진 것은 폭압적인 1970, 80년대 사회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현숙은 고교 1학년 때 팝스타 레이프 개럿의 내한공연에서 열광했다가 신문에 사진이 보도되면서 권위적인 담임에게 ‘찍힌다’. 공부를 못하고 순종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거짓말쟁이로 몰린다. 현숙이 순옥 몰래 투자했다 손해를 보는 것은 ‘동양그룹 사태’를 연상시킨다. 이 드라마의 장점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긴장관계를 코믹한 터치로 그리는 것이다. 순옥이 남편이 사랑했던 장모란(장미희)을 만난 뒤 집으로 불러 잘 대해주면서도 은근히 구박하는 상황 등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윤수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여성들의 관계를 갈등 위주로 그린 기존 드라마들과 다르다”고 했다. SBS ‘풍문소’도 흥미롭다. 이 드라마는 시대를 바꾼 ‘춘향전 속편’에 가깝다. 기존 미니시리즈가 신데렐라 이야기, 한국식으로는 춘향전의 변주라면 ‘풍문소’는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몽룡과 결혼한 춘향이 몽룡의 집안에서는 며느리 대접을 제대로 받았을까’ 하는 것. 서민 출신 며느리 서봄(고아성)이 그를 구박하는 한정호(유준상) 최연희(유호정) 부부에게 또박또박 바른말로 대꾸하는 장면은 통쾌한 웃음을 준다. 입만 열면 명문가로서의 자부심을 표현하는 이들 부부가 내세우는 도덕적 가치는 허상이다. 춘향을 통해 변사또의 위선이 드러나는 것처럼 서봄이 한정호 부부의 맨얼굴을 드러내도록 만든다. ‘착않녀’의 현숙은 장모란이 자신을 구해주자 ‘혹시 내 친엄마는 아니죠?’라고 독백한다. 출생의 비밀을 반복해 소재로 써 온 기존 드라마에 대한 풍자다. 두 드라마는 ‘신(新)가족극’의 새로운 문법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예능 프로그램에서 등산 중 막걸리 한 잔을 마시는 장면이 방송되는 것은 부적절할까?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은 15일 출연자들이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에 오르다 휴식 중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날 게스트인 여성 듀오 다비치의 강민경이 가져온 막걸리를 데프콘을 비롯한 출연자 여러 명이 한 잔씩 나눠 마셨다. ‘나는 산악인이다’ (술잔을 가리키며) ‘전문도구’ 등의 자막도 함께 나왔다. 방영 뒤 ‘1박2일’ 시청자 게시판에는 “제작진은 음주 산행이 매우 위험한데도 이를 조장했고, 마치 등산의 목적이 음주인 것처럼 다뤘다”는 의견과 “소량을 마신 것을 음주 등산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트집”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방송 중 음주 장면은 과할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심의를 받는다. SBS ‘자기야’는 2013년 출연자들이 폭탄주를 만들고 서로 권하며 마시는 장면을 방영해 법정 제재인 ‘주의’를 받았다. 방심위 관계자는 “방송 중 음주 장면이 과도하거나 반복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예능 프로그램에서 등산 중 막걸리 한잔을 마시는 장면이 방송되는 것은 부적절할까? KBS2TV ‘해피선데이-1박2일’은 15일 출연자들이 강원 정선 고한읍 함백산에 오르다 휴식 중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날 게스트인 여성 듀오 다비치의 강민경이 가져온 막걸리를 데프콘을 비롯한 출연자 여러 명이 한잔 씩 나눠 마셨다. ‘나는 산악인이다’ (술잔을 가리키며) ‘전문도구’ 등의 자막도 함께 나왔다. 방영 뒤 ‘1박2일’ 시청자 게시판에는 “제작진은 음주 산행이 매우 위험한데도 이를 조장했고, 마치 등산의 목적이 음주인 것처럼 다뤘다”는 의견과 “소량을 마신 것을 음주 등산이라는 비판하는 것은 트집”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방송 중 음주 장면은 과할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심의를 받는다. SBS ‘자기야’는 2013년 출연자들이 폭탄주를 만들고 서로 권하며 마시는 장면을 방영해 법정 제재인 ‘주의’를 받았다. 방심위 관계자는 “방송 중 음주 장면이 과도하거나 반복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이 KBS2 ‘개그콘서트’(개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웃찾사는 22일부터 방영 시작 시간을 금요일 오후 11시 25분에서 일요일 오후 8시 45분으로 바꾼다. 이 경우 ‘개콘’(일 오후 9시 15분)과 방영 시간이 40분가량 겹친다. 현재 시청률은 개콘이 단연 앞선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1년 수도권 평균 시청률은 개콘(15.9%)이 웃찾사(5.3%)의 3배다. 하지만 개콘은 최근 ‘참신한 맛이 덜하고 화제가 되는 대표적 코너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김치녀 발언’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 희화화’ 논란 등에 휘말리기도 했다. 반면 웃찾사는 강도 높은 시사 비판 코너인 ‘LTE뉴스’가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고, ‘배우고 싶어요’ 코너에서 개그맨 안시우의 대사 ‘스파이크 강서브 리시브, 테테테테테니스∼테니스’가 묘한 중독성으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평균 시청률도 개콘이 지난해 5월 16.9%에서 지난달 15.1%로 소폭 하락한 데 비해 웃찾사는 같은 기간 3.9%에서 6.3%로 올랐다. 웃찾사 제작진은 새로운 방송 시간대에 맞게 코너당 분량을 줄여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웃찾사 한 코너의 길이는 5∼8분. 시청자가 밤에 잠들기 전 느긋하게 시청할 수 있는 길이다. 제작진은 편성 변경 뒤에는 이를 5∼6분으로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코너도 준비하고 있다. ‘LTE뉴스’와 더불어 새 시사 풍자 코너를 방영한다. 안철호 웃찾사 PD는 “뉴스 형식인 LTE뉴스보다 자유로운 형식의, 복덕방을 배경으로 한 시사 풍자 코너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홈쇼핑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에 착안한 코너도 있다. 빠른 말 개그의 ‘달인’ 강성범과 TV 출연이 처음인 대학생이 호흡을 맞춘다. 이 대학생은 지난해 한 라디오 방송의 시청자 장기자랑 대회에서 북한 아나운서 흉내로 1등을 했는데, 이를 눈여겨본 제작진이 전격 섭외했다. 예전 ‘웃찾사’ ‘개그투나잇’에서 활약했던 개그맨들도 속속 모이고 있다. ‘마이파더’ 코너의 김진곤, ‘하오&차오’의 정세협, ‘사랑은… ing’의 정민규 등 SBS 개그맨 공채 7∼9기 중심으로 10여 명이 다시 합류했다. 백정렬 웃찾사 CP는 “해당 시간대 터줏대감인 개콘에 도전하는 만큼 코너별로 색깔이 뚜렷한 개그로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KBS 개콘 연출팀장인 이재우 PD는 “지상파에 2개밖에 없는 공개 코미디가 동시간대에 경쟁하는 것은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해) 공개 코미디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가 ‘KBS2 개그콘서트’(개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웃찾사는 22일부터 방영 시작시간을 금요일 오후 11시25분에서 일요일 오후 8시45분으로 바꾼다. 이 경우 ‘개콘’(일 오후 9시15분)과 방영 시간이 40분가량 겹친다. 현재 시청률은 개콘이 단연 앞선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근 1년 수도권 평균 시청률은 개콘(15.9%)이 웃찾사(5.3%)의 3배다. 하지만 개콘은 최근 ‘참신한 맛이 덜하고 화제가 되는 대표적 코너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김치녀 발언’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 희화화‘ 논란 등에 휘말리기도 했다. 반면 웃찾사는 강도 높은 시사 비판 코너인 ’LTE뉴스‘가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고, ’배우고 싶어요‘ 코너에서 개그맨 안시우의 대사 ’스파이크 강서브 리시브, 테테테테테니스~테니스‘가 묘한 중독성으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 평균 시청률도 개콘이 지난해 5월 16.9%에서 지난달 15.1%로 소폭 하락한데 비해 웃찾사는 같은 기간 3.9%에서 6.3%로 올랐다. 웃찾사 제작진은 새로운 방송 시간대에 맞게 코너 당 분량을 줄여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웃찾사 한 코너의 길이는 5~8분. 시청자가 밤에 잠들기 전 느긋하게 시청할 수 있는 길이다. 제작진은 편성 변경 뒤에는 이를 5~6분으로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코너도 준비하고 있다. ’LTE뉴스‘와 더불어 새 시사 풍자 코너를 방영한다. 안철호 웃찾사 PD는 “뉴스 형식인 LTE뉴스보다 자유로운 형식의, 복덕방을 배경으로 한 시사 풍자 코너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홈쇼핑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에 착안한 코너도 있다. 빠른 말 개그의 ’달인‘ 강성범과 TV 출연이 처음인 대학생이 호흡을 맞춘다. 이 대학생은 지난해 한 라디오 방송의 시청자 장기자랑 대회에서 북한 아나운서 흉내로 1등을 했는데, 이를 눈여겨 본 제작진이 전격 섭외했다. 예전 ’웃찾사‘ ’개그투나잇‘에서 활약했던 개그맨들도 속속 모이고 있다. ’마이파더‘ 코너의 김진곤, ’하오&차오‘의 정세협, ’사랑은… ing‘의 정민규 등 SBS 개그맨 공채 7~9기 중심으로 10여 명이 다시 합류했다. 백정렬 웃찾사 CP는 “해당 시간대에 터줏대감인 개콘에 도전하는 만큼 코너별로 색깔이 뚜렷한 개그로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KBS 개콘 연출팀장인 이재우 PD는 “지상파에 2개 밖에 없는 공개 코미디가 동시간대 경쟁하는 것은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해) 공개 코미디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널 사랑해, 시간이 흘러도∼.” 2010년 10월 22일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슈스케2) 결승전. 허각이 노래 ‘언제나’로 존 박을 누르고 우승한 이날 시청률은 18.1%(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시청률 1%만 넘으면 대박’이었던 케이블TV가 새로운 역사를 쓰는 순간이었다. 》○ 지상파가 따라하는 케이블TV 케이블TV는 1995년 3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가입자는 10만 가구가 채 되지 않았다. 20년이 지난 지금 1468만 가구(2014년 말 기준)가 케이블TV를 시청한다. 24개였던 케이블 채널은 현재 260개가 넘는다. 프로그램 수준은 지상파 방송이 따라하기에 이르렀다. ‘슈스케’가 인기를 모으자 지상파도 ‘K팝스타’(SBS) ‘스타오디션’(MBC) ‘TOP밴드’(KBS)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미생’은 출생의 비밀 등 막장 코드 없이 신드롬을 일으켰다. 케이블TV 원년인 1995년 방영된 드라마 ‘작은 영웅들’(HBS·현대방송)에 비하면 대단한 발전이었다. 2011년 12월 1일 종편이 출범하며 케이블TV의 콘텐츠는 더욱 풍부해졌다. 채널A의 ‘나는 몸신이다’(수 오후 11시)를 비롯해 시청률이 5%를 넘나드는 프로그램도 많다. 출범 때부터 이어진 꾸준한 투자가 성장의 동력이 됐다. 곽영빈 대원방송 대표는 “케이블 출범 당시 어린이채널에 있었는데 자체 제작 편성 비율 70%를 목표로 했다”고 회상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위기를 맞은 뒤 콘텐츠 투자가 한동안 침체됐지만 2000년경부터 CJ미디어와 온미디어를 주축으로 다시금 활발해졌다. 2013년 채널사용사업자(PP)의 콘텐츠 투자액은 약 1조5000억 원으로 지상파 1조300억 원보다 5000억 원 가까이 많다.○ 내로캐스팅(Narrow Casting) 시대 열어 케이블TV는 시청자 모두를 겨냥하는 브로드캐스팅(Broad Casting)이 아니라 특정 시청자에 집중하는 내로캐스팅(Narrow Casting) 시대를 열었다. 영화 뉴스 게임 애니메이션 바둑 홈쇼핑 교육 등에 특화된 전문 채널이 시청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켰다. 케이블 초기에는 동아TV의 미드 ‘프렌즈’가 인기몰이를 했고, OCN의 ‘CSI’는 시청자의 눈높이를 높였다. 2000년 7월에는 세계 최초로 게임채널(온게임넷)이 설립돼 ‘스타크래프트’ 게임리그가 젊은층의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 케이블을 통해 서인국 노홍철 하하 등이 데뷔했으며 비디오자키(VJ), 쇼호스트 등 새로운 직업도 생겨났다. 콘텐츠 수출도 활발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는 2001년 국내 처음으로 국제 견본시 ‘BCWW’를 부산에서 열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0년대 들어서는 ‘슈퍼스타K’ 포맷이 중국에 팔렸고 티캐스트의 E채널이 2011년 ‘빅히트’ ‘여제’를 일본에 판매하는 등 수출액이 급증했다. 2013년 수출액은 4884만 달러로, 1996년 처음으로 홍콩 ‘MIPASIA96’에서 82만 달러를 수출한 것과 비견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 대응이 과제 케이블TV는 지상파 난시청 해소에도 기여했다. 현재 지상파의 직접 수신율은 7%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이 담당하고 있다. 케이블TV는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초고화질(UHD) 방송을 시작했고, 인터넷 서핑과 유튜브 등 다양한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케이블 서비스도 하고 있다. 성년이 된 케이블TV의 향후 과제도 적지 않다. 방송이 점차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반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의 ‘티빙’, HCN의 ‘에브리온TV’ 등이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효율적 비즈니스 모델 수립이 과제다. 양휘부 KCTA 회장은 “방송 콘텐츠가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방송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케이블 업계에서도 제4이동통신을 비롯한 모바일 사업 모색이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KCTA는 20주년 기념식(13일 오전 11시)을 포함한 ‘케이블TV 20년 행복나눔 방송축제’를 14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연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