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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고어텍스 등산복이 30만∼40만 원에 팔리던 2012년 3월, A대형마트에서 아웃도어 의류 특별할인전이 열렸다. 그동안 접하던 가격의 절반 수준에 등산복을 파는 행사였다. 고어텍스를 원단으로 등산복을 만들던 S사는 여기에 참여해 정가 20만 원대에 팔던 등산복을 11만9000원에 내놨다. 당시로선 파격 가격이었다. A대형마트의 할인전을 본 B대형마트는 다음 달 바로 유사한 행사를 열어 등산복 고객 유치에 나섰다. 경쟁적인 고어텍스 할인전 소식은 고어텍스 원단을 제작하는 미국 고어사(社)의 귀에 들어갔다. 고어는 의류업체들에 앞서 2009년 3월부터 고어텍스 소재 제품을 대형마트에 팔지 말라고 통보한 바 있었다. 대형마트에서 고어텍스 제품이 싼값에 팔릴 경우 고급 제품이라는 이미지에 금이 가고 향후 고어텍스 원단 가격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고어텍스 할인전이 계속되자 미국 고어사는 국내 할인 행사에 ‘미스터리 쇼퍼(손님으로 가장해 매장을 감시하는 직원)’를 투입했다. 고어텍스 제품이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된 사실을 확인한 고어사는 행사 제품 전량 회수를 요구했다. 이후 원단 공급을 중단하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 원단을 공급받지 못한 등산복 회사는 결국 다른 의류업체에 합병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고어사의 행위를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고어텍스 원단을 공급하면서 아웃도어 업체들이 고어텍스 등산복 등산화 등 관련 제품을 대형마트에서 못 팔게 막은 혐의(구속조건부 거래 금지)로 고어에 과징금 37억73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고어는 2009년 3월∼2012년 12월 ‘고어텍스가 들어간 제품을 대형마트에 팔 수 없다’는 자사 규칙을 만든 뒤 국내 29개 아웃도어 업체에 이를 따르라고 강제했다. 고어는 국내 기능성 원단 시장점유율이 60%에 달해 아웃도어 업체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고어는 계약을 해지해 버렸다. 대형마트 할인행사에 참여한 업체 4곳이 이런 이유로 계약이 해지됐다. 공정위는 고어가 대형마트 판매를 막아 국내 등산복 가격이 낮아질 기회가 사라졌다고 봤다. 실제로 대형마트 할인 행사에 참여한 업체들은 시중판매 정가의 40∼50%에 가격을 책정했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웃도어 제품을 대형마트에서 싸게 팔 수 있으면 다른 유통채널인 백화점 등에서도 가격 경쟁에 나설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갔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세종시에 업무보고를 받으러 내려오는 길에 자리를 둘러보고 싶어서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올 1월 과로로 순직한 고 김선숙 보건복지부 사무관이 일하던 자리를 직접 찾았다.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기 전 복지부 복지정책관실을 깜짝 방문한 것이다. 세 아이를 둔 ‘워킹맘’이었던 김 사무관은 1월 휴일 근무를 하다 청사에서 순직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과로로 숨진 여성 공무원의 소식에 또 한 번 가슴이 무너진다”며 애도를 표했다. 무거운 표정으로 김 사무관의 자리를 보던 문 대통령은 “아이도 셋이 있고, 육아하면서 토요일 일요일에도 근무하다 그런 변을 당한 게 아닌가”라며 “그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기본적으로 일하고 가정에서도 생활할 수 있어야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의 동료들과 마주앉은 문 대통령은 “그나마 이른 시일 내 순직으로 인정돼 다행스러운데 같은 부서 분들 가슴이 아플 것 같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무원들과 육아 휴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 휴직을 하게끔, 그게 너무나 당연한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경제 부처가 오랫동안 다닌 익숙한 길을 버리고 한 번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는데도 김동연 경제부총리 지휘 아래 너무 잘해 주고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증세 과정에서 기재부가 당청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이른바 ‘김동연 패싱’ 논란을 잠재우고 김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직접 거명하며 “기재부, 공정위, 금융위가 국민 경제와 민생 살리는 희망의 드림팀이 돼 주실 것을 국민들과 함께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기재부는 새로운 기술서비스에 대해 당분간은 전혀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일단 산업의 파이를 키워 활성화시키는 ‘규제 샌드박스(Sandbox)’를 도입하겠다고 보고했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 금융권에서 연대보증을 폐지해 연간 2만4000명을 보증의 덫에서 구제하겠다고 밝혔다.한상준 alwaysj@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국회예산정책처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16∼2020년)에서 50개 저출산 정책 세부 항목을 분석한 결과 이 중 11개 정책이 ‘목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이 저출산과 직접 관련이 없거나, 관련이 있더라도 방향 설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11개 정책에 들어간 지난해 예산은 8085억 원이었다. 정책의 효과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저출산’이라는 이름표가 붙으면 예산을 우선적으로 주고 보는 관행에서 생긴 문제점으로 분석된다.○ 무늬만 저출산을 위한 대책들 2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의 50개 세부 계획 항목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았다. 평가 항목은 ①저출산 해결과 관련이 거의 없는 과제 ②추진 방향 및 수단이 잘못돼 효과가 의심스러운 과제 ③예산, 인력 투입이 부족해 효과가 의심스러운 과제 ④추진 방향 및 예산과 인력 투입도 적절하지 못한 과제 등 4개 항목이었다. 그 결과 전체 50대 세부 과제 가운데 이 4가지 항목 중 3항목 이상에서 상위 15위 안에 든 과제가 모두 11개나 됐다. 대표적인 예가 ‘청년의 기술창업활성화’ 정책이다. 이 제도는 대기업과 정부가 창업자금을 1 대 1로 마련한 뒤 청년들의 창업 및 해외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기술력은 있지만 사업화에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위해 정부가 만든 정책이다. 지난해 정부는 이 정책에 2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4가지 평가 항목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일자리 대책은 될 수 있지만 저출산 대책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지난해부터 제3차 저출산 기본계획에 따라 50개 세부 항목을 실행하기 위한 정책들을 모두 진행하고 있다. 저출산 예산은 이 계획을 토대로 구성하게 되는데, 계획된 예산은 5년간 모두 108조4000억 원 수준. 2016년과 2017년에 예정된 예산은 각각 20조4000억 원, 21조7000억 원에 달했다.○ “저출산 영향평가 도입해야” 게다가 각 부처가 관련성이 많지 않은 사업들에도 저출산 꼬리표를 붙여 예산을 타내기에만 급급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작 저출산 해결을 위해 시급하게 집행해야 할 정책이나 사업이 재원 부족으로 난항을 겪는 일이 적잖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선 정부가 부처별로 ‘저출산’ 정책을 모은 뒤 실효성을 따지지 않고 백화점 식으로 정책들을 나열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대신 주요 정책 및 법령에 ‘저출산 영향평가’ 항목을 넣는 방식 등을 통해 집중력 있게 저출산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출산 영향평가란 정부가 추진하는 법령개정 사항, 대규모 재정 투입 정책에 대해 저출산 극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의무적으로 확인하는 평가다. 일자리위원회가 도입하기로 한 고용영향평가와 유사한 방식이다. 정부는 1차 기본계획(2006∼2010년) 기간이던 2006년 저출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며 저출산 영향평가 제도 도입을 추진했었다. 당시 정부는 국책연구원에 관련 보고서 작성을 맡기고, 여론 수렴 작업도 벌였다. 하지만 이내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부처 간 힘겨루기에서 저출산 대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밀린 결과였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저출산 영향평가를 하면 보건복지부가 다른 부처의 용역을 건드려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그 상황을 극복하기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 결과 부처들의 저출산을 앞세운 예산 타먹기 경쟁은 줄어들지 않았고, 저출산 문제는 갈수록 악화됐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는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에 대해 출산율 파급효과를 고려하지 않았지만, 영향평가를 시행하면 모든 정책에서 출산율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전 저출산고령화대책기획단 단장)은 “아무리 저출산이 사회문제라고 소리쳐 봐도 부처별, 국회 상임위별로 칸막이가 있어 정작 출산을 막는 제도가 생기기도 한다”며 “정부의 모든 역량을 저출산에 집중시킬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부가 1만 m² 이상 대규모 국유지 개발에 직접 나서기로 했다. 나대지 등으로 방치된 국유지에 공공임대주택 2만 채, 국공립 어린이집 100곳 등을 짓고 개발에 따른 세외수입도 거두겠다는 취지에서다. 첫 시범 사업지로는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인근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부산사무소 자리(옛 시설원예시험장)가 유력하다. 정부는 24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새 정부 국유재산 정책방향’을 확정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정부는 국유지에 건물만 세울 수 있게 규정한 국유재산법을 개정해 정부가 직접 토지 구획정리, 진입로 확보 등 택지개발 수준의 토지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 방치된 국유지에 미니 신도시 조성 정부의 이번 정책은 사실상 방치됐던 정부 소유 토지의 가치를 높이면서 동시에 부족한 공공임대주택 용지 등 정부의 각종 국책사업용 토지를 확보하겠다는 ‘다목적 카드’로 풀이된다. 정부는 우선 1만 m² 이상의 국유지 개발을 직접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개발 가능한 국유지는 전체 국유지 2만4940km² 가운데 일반재산으로 분류되는 토지 831km²의 18.3%에 달하는 152km²다. 서울시 면적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에서도 도심지역에 위치한 교정시설이나 군시설, 대규모 청사 이전용지가 우선 개발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도심이 커지면서 외곽에 있던 이들 시설이 도심 안으로 들어온 경우가 적지 않다”며 “그동안 헐값에 넘기던 땅을 정부가 공공 목적으로 개발하면 사회적 이익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개발될 1호 사업지로는 부산 강서구의 옛 시설원예시험장 용지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원예시험장이 2014년 경남 함안군으로 이전하면서 16만4320m²에 이르는 토지 가운데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쓰는 일부 시설을 제외하면 방치 상태로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산 도심과 멀지 않고 경전철, 고속도로 등과 인접해 공공개발 적합지로 판단했다”며 시범사업으로 적극 검토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국유지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확충도 이런 지역들에는 우선 행복주택, 청년임대주택 등의 공공목적 주택이 포함된 ‘미니 신도시’가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부는 청년·신혼부부용 공공임대주택 2만 채를 지을 계획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임대주택 17만 채 건설’ 공약의 진행 속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4년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후 도심 내 신규 택지 공급이 끊겨 그동안 임대주택 용지를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 정부는 택지 이외에도 국유지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 기관이 사용하는 청사를 지을 때 공공임대주택이나 국공립어린이집 등을 함께 짓는 게 대표적이다. 지금까지는 매점 등 수익시설만 설립할 수 있다. 알짜 국유지를 민간 등에 무분별하게 매각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원칙적으로 국유지 매각을 막고, 설령 매각할 경우에도 수의계약 대신 경쟁입찰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매각한 국유지 가운데 수의계약한 비율은 87.3%에 이른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에도 국유지가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목적으로 국유지를 빌릴 경우 임대료에 해당하는 대부요율을 낮춰줄 예정이다. 탈(脫)원전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다. 정부가 개발한 국유지 공간의 일정 부분은 창업기업에 빌려 준다.○ “개발까지 정부가 하나” 민간업계 불만 민간에서는 이처럼 정부가 국유지 직접 개발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조치가 활성화된다면 토지주택공사(LH), 지방자치단체, 민간 건설업계 등이 쥐고 있던 도시개발 주도권이 정부 중앙부처로 넘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땅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LH,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위탁개발을 맡길 계획이다. 지금도 캠코가 일부 정부 소유 건축물에 대해 사업비의 4% 안팎 수수료를 받고 제한적으로 위탁개발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런 방식이 국유지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개발업계 등에서는 국가가 도심 노른자위 땅의 개발권을 독점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건설업계에서 알짜 사업으로 통하는 국유지 주택분양 사업이 사라져 민간 부동산 개발업의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행사 대표는 “정부가 연 17만 채 공공주택 공급을 공약한 상황이라 정부 주도로 개발이 이뤄질 경우 임대주택 일변도로 될까봐 우려스럽다”고 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심의 좋은 입지에 직주(職住)근접형 복지시설을 공급할 좋은 방안”이라면서도 “민간제안을 완전히 배제하고 정부 주도로만 추진할 경우 오피스텔, 업무·생산시설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갈 만한 공간에 임대주택 일변도의 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김준일 / 천호성 기자}

정부가 2006년부터 올해까지 12년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쏟아 부은 예산은 모두 124조2000억 원. 하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신생아 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등 악화 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단기 성과에 급급해 임기응변 대책에만 매달린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06∼2010년)을 시작하며 2006년 2조1000억 원을 저출산 대책 예산으로 투입했다. 이후 정부는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저출산 대책 예산을 배정했다. 규모는 해가 갈수록 커졌다. 1차 기본계획에서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쓴 예산은 19조7000억 원이었지만 2차 기본계획(2011∼2015년)에서 쓴 금액은 60조5000억 원이었다. 올해 예산만 22조5000억 원으로 1차 계획 당시 5년간 쓴 돈보다 많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정부의 저출산 대책 중 상당수는 출산율 제고 효과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을 받지 않은 채 이름만 저출산 대책인 경우가 적잖았다. 정부가 지난해 저출산 대책이라며 내놓은 ‘교육과 고용의 연결고리 강화’ 정책이 대표적이다. 2612억 원을 들여 청년 교육을 강화해 고용을 안정시키고 결혼과 출산까지 이끌어 내겠다는 게 골자였다. 하지만 세부 항목은 △대학인문역량 강화사업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 등 이미 교육부 등이 추진하던 사업들로 채워졌다. 기존 사업을 저출산 대책으로 포장지만 바꿨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부가 2015년 11월 발표한 ‘연 1만 명 청년 해외취업 촉진대책’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청년들이 중동 기술인력 등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668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해 3월 중동 순방 직후 “대한민국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보세요. 다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라며 해외취업을 강조한 뒤 나온 정책이다. 내용만 보면 일자리 정책이지만 정부는 이 사업을 ‘저출산 대책’으로 분류해 예산을 집행했다. 그나마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했던 ‘글로벌 리더 10만 양성계획’과 내용이 비슷한 사업이었다.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데는 정부 부처마다 저출산 해소를 앞세워 각 부처 현안 사업의 예산을 따내려는 움직임도 한몫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부 집행 부처는 저출산 대책이라는 명분이 붙어야 예산을 따기 쉽다고 생각해 연관도가 낮은 사업에도 저출산이라는 이름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김상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정책의 효과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 절차는 빼놓은 채 돈만 들이면 저출산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한 진단이 면밀하지 못하다 보니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기획재정부의 용역을 받아 지난해 작성한 보고서 ‘저출산 대책의 정책효과성 제고방안 연구’에서 저출산의 주원인으로 일자리 부족을 비롯한 경제적 문제를 지적했다. 미혼과 기혼, 연령대별 맞춤형 저출산 정책을 다각도로 마련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2차 계획에 따라 지출된 저출산 예산 60조5000억 원 중 양육 정책에만 절반이 넘는 34조8500억 원을 쏟아 부은 게 대표적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보육 지원을 늘리는 것은 맞다. 하지만 여기에만 예산을 집중하면서 다른 분야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사업에 대한 국민 만족도는 낮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12월 저출산 대책 평가 보고서에서 “2016년에만 맞춤형 보육에 저출산 예산의 절반(10조8385억 원)을 투입했지만 정작 어린이집 등의 보육 서비스 질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기혼 남녀의 83.9%가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어린이집이 늘고 있다고 체감하지 못한다’고 응답했을 정도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추진했던 출산율 제고 정책들을 제로베이스에서 평가해 효과가 없거나 낮은 사업들은 과감히 구조조정을 하고, 실제 출산율에 도움이 되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박재명 기자}
정부가 최근 12년간 124조 원의 예산을 쏟아부으며 저출산 타개 정책을 펼쳤지만 올해 출생아 수가 30만 명대에 머무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신생아 수가 30만 명대로 떨어지는 건 1960년대 이후 올해가 처음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 수립이나 효과 분석 없이 예산을 마구잡이로 집행한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통계청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신생아 수는 18만8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만5000명)보다 12.3% 감소했다. 반기 기준으로 신생아 수가 20만 명을 밑돈 것은 처음이다. 1월 출생아 수가 가장 많고 연말로 갈수록 태어나는 아기가 적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35만 명 선이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대로라면 내년 이후에도 출산율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처음 시행한 뒤 12년간 124조2000억 원의 예산을 썼다. 2012년(11조 원)에 이 분야 예산이 10조 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뒤 지난해와 올해는 연간 20조 원 이상이 투입됐다. 하지만 2차 계획(2011∼2015년)의 저출산 예산 60조5000억 원 중 34조8500억 원이 영유아 보육비로 대표되는 ‘출산양육 정책’에만 집중될 정도로 제대로 된 예산 배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예산에서도 맞춤형 돌봄 예산이 전체의 60∼70%를 차지하는 등 쏠림 현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출산율을 끌어올릴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없이, 아이를 낳은 부부에게 현금을 쥐여 주는 식의 1차원적 정책만 백화점식으로 나열되다 보니 예산은 예산대로 쓰고 효과는 거두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서울에서 중견기업을 다니는 최모 씨(37)는 대학생이 된 후 군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14년째 혼자 살고 있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결혼할 생각이 있었지만 취업이 늦어진 데다 집을 장만할 자신도 없어지면서 그냥 혼자 살기로 결심했다. 최 씨는 “주위에 독신으로 사는 친구가 적지 않아 내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 3년 전 남편과 사별한 한모 씨(63·강원 강릉시)는 앞으로 평생 혼자 살 각오를 하고 있다. 두 자녀가 있지만 각각 서울과 경기 수원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 명절에나 본다. 한 씨는 “주변에 재혼한 사람들 중 후회하는 경우가 많고, 자녀가 모시고 사는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으로 9년 후에는 혼자 사는 1인 가구 형태가 가장 일반적인 가구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30대 이하가 다수인 1인 가구주의 나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많아져 30년 후에는 60대 이상이 1인 가구주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통계청은 ‘장래가구추계 시도 편’을 발표하며 “2026년이 되면 전국 17개 모든 시도에서 1인 가구 비율이 모든 가구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도별로 따지지 않고 전국 기준으로 1인 가구 비율이 1위가 되는 시기는 2019년(29.1%)이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1인 가구가 가장 보편적인 가정 형태가 되는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1인 가구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올해 기준으로 1인 가구 중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35.9%다. 그 뒤를 40·50대(32.7%), 60대 이상(31.4%)이 잇고 있다. 하지만 8년 뒤인 2025년이 되면 60대 이상(38.5%)이 30대 이하(31.1%), 40·50대(30.4%)를 제치고 가장 대표적인 1인 가구주가 된다. 2045년에는 60대 이상의 1인 가구 비율이 5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1인 가구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늘고 있지만 혼인율이 떨어지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인 1인 가구가 점점 늘어난다는 뜻이다. 사별이나 이혼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현재 인구 구조는 40, 50대 중장년층이 많지만 이들이 고령층으로 급속히 편입되면서 1인 가구 고령화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고령화를 맞아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1인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67.1%에 달했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하지 않으면 고령 1인 가구 문제가 가장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김유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족정책연구팀장은 “경제적인 측면과 정서적인 측면에서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정부가 복지 정책 등을 정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부가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올해보다 30%가량 삭감해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렇게 아낀 예산을 보건복지와 국방 등 현 정부 공약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삭감 폭이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으면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에 이어 건설 투자 부진으로 인해 건설 경기가 급랭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1일 국회에 제출할 2018년도 예산안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SOC 항목을 15조5000억 원 안팎으로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국토부는 기재부에 내년도 SOC 예산으로 18조7000억 원을 요구했다. 올해 SOC 예산(22조1000억 원)보다 3조4000억 원(15.5%) 줄어든 규모지만 여기에 3조 원 이상 추가 삭감에 나선 것이다. 기재부 안대로라면 국내 SOC 예산은 1년 만에 약 6조6000억 원(약 29.9%)이 줄어들게 된다. 삭감액과 비율 모두 역대 최고치다. 내년 SOC 예산의 대거 삭감은 예고됐다. 정부가 전체 예산 지출의 11조 원을 줄이는 ‘세출 구조조정’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건복지 교육 국방 등 주요 분야는 현 정부의 공약 사항이라 오히려 지출이 늘게 됐다. 결국 철도 등 SOC 예산을 줄임으로써 세출 구조조정 목표치를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SOC 예산의 대폭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안이 국회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표를 의식한 지역구 의원들의 반대로 대거 복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SOC 예산 감축 폭이 생각보다 커 놀랐다”며 “신규 SOC 사업 예산은 줄이더라도 안전 분야 예산은 적정한 수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김준일 기자}
수출하는 자동차를 바닷길로 실어 나르는 국제 해운선사들이 ‘상대 선사를 존중해 준다’는 구실로 해상 노선을 나눠 가지며 영업을 해오다 거액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자동차 해상운송서비스에서 시장을 분할하거나, 운송비용을 담합한 혐의로 일본(5개), 노르웨이(2개), 칠레(1개), 이스라엘(1개), 한국(1개) 등 5개 나라의 10개 해상운송사업자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0억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8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일본 니혼유센주식회사 등 9개 회사는 2002년 8월부터 2012년 9월까지 GM, 폴크스바겐, 도요타 등 국내외 13개 자동차 회사가 실시한 자동차 해상운송 관련 입찰에서 기존 사업자가 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입찰에 참가하지 않거나 일부러 높은 금액으로 입찰가격을 써내는 방식으로 시장을 나눠 가졌다. 이 회사들은 해운선사 고위 임원 모임에서 ‘타사가 계약한 화물을 존중하고 침범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합의하는 식으로 인위적 시장분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선사 등 2개 회사는 한국발 이스라엘 노선에서 현대자동차 수출 차량에 대한 해상운송 운임비를 담합하기도 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대해 현대차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순환출자를 해소했지만 현대차그룹은 그대로였다”면서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현대차그룹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가 커다란 구조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순환출자란 그룹 내에서 A계열사가 B계열사로, B사가 C계열사로, C사가 다시 A사에 ‘고리형’으로 자본금을 출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를 띠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하룻밤 사이에 순환출자 문제를 단번에 해소할 순 없겠지만, 현대차그룹도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현대차 순환출자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5월 취임 후 기자들과의 첫 간담회에서 “현재 순환출자가 총수 일가 지배권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그룹 하나뿐”이라며 이 문제를 다룰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네이버 이해진 총수여부 엄격 판단” 한편 김 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에 대해 ”공정위와 저의 신뢰성이 훼손되지 않는 방향으로 엄격한 원칙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올해 2분기(4∼6월) 한국의 수출이 1년 전에 비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큰 호황을 누린 데다 선박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품목 경쟁력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 2분기 한국의 상품 수출 총액은 1471억9800만 달러(약 168조 원)로 지난해 2분기(1260억2500만 달러)보다 16.8%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같은 기간 증가폭이 두 자릿수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한국의 수출 증가폭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전년 동기 대비 1.8% 오른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증가폭이 14.9%로 크게 뛰는 등 호조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국이 올해 세계 5대 수출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 들어 한국보다 수출액이 많은 나라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등 5개 국가다. 이 중 네덜란드의 2분기 수출액은 1548억2700만 달러로 한국과의 차이는 76억여 달러에 불과하다. 한국 수출이 하반기에 선전한다면 네덜란드를 역전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 올 2분기 수출 총액은 중국이 5661억300만 달러로 가장 많았다. 증가폭(9.0%)도 두 자릿수에 근접하면서 세계 경제를 이끌었다. 한국보다 수출액이 많은 국가들인 독일(1.2%), 일본(7.5%) 등도 수출액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증가 폭은 한국에 미치지 못했다. 이 기간 한국의 수출을 이끈 품목은 반도체와 선박이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반도체는 올 2분기 월별 수출이 전년 대비 55.3∼59.1% 증가했다. 선박은 3월 수출액이 106% 오른 데 이어 5월(25.9%), 6월(44.3%)에도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 2분기 증가 폭이 높은 건 지난해 수출 실적이 부진해서 나타난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의 2015년 2분기 상품 수출 총액은 1351억400만 달러였다. 지난해 2분기 수출액은 전년보다 6.7% 감소한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세계 경기 부진에, 저유가, 단가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며 한국 수출 실적이 좋지 않았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작년에 워낙 수출 실적이 좋지 않다 보니 올해 좋아 보이는 것이다”면서 “수출액이 늘어도, 전체적인 산업이 잘된다기보다는 일부 수출 품목이 호조세를 이끌어 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한편 WTO의 세계교역전망지표(WTOI)는 8월 기준 102.6으로 2011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지표가 100 이상이면 교역 전망이 좋다는 뜻이다. WTO는 세계 각국의 경제활동이 회복되면서 올해 3분기(7∼9월)에도 교역량이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이르면 내년 초 TV 홈쇼핑, 대기업슈퍼마켓(SSM)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행위 실태 조사가 진행된다. 스타필드하남 등 복합쇼핑몰과 아웃렛도 새롭게 당국의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 종업원을 동원해 판촉행사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납품업체와 인건비를 공동 부담해야 한다. 공정위는 13일 이런 내용의 ‘유통 분야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규모유통업법의 사각지대를 최대한 메우고 경제적 약자인 소상공인을 보호하면서 이들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 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가맹 분야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갑(甲)질’ 근절 대책이다. 공정위는 매년 민원이 급증하거나 많이 발생하는 분야를 선정해 거래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 올해는 가전 미용 등 전문 유통점이 대상이며, 내년에는 TV 홈쇼핑과 SSM이 점검을 받게 된다. 공정위가 SSM 실태 조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장 임대업자로 등록돼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을 받지 않았던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은 12월부터 규제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반품을 하거나 판촉비를 전가할 수 없고, 계약 기간 동안에는 임대료 등을 올릴 수 없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이 납품업체에 갑질을 해 손해를 끼치면 손해액의 3배를 물어야 한다. 김 위원장은 “국내에선 ‘3배 이내’로 법에 규정돼 있어 입법 취지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처럼 손해액의 3배를 의무적으로 배상하도록 하는 방안을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섬유업계에 대해 정부가 ‘이전 자제’를 촉구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팔래스호텔에서 ‘섬유업계 상생협력 간담회’를 열어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등 국내 생산 기반을 축소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섬유업계 대표로 김준 경방 회장 겸 대한방직협회장, 조규옥 전방 회장, 노희찬 삼일방직 회장 등이 참석했다. 백 장관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섬유산업이 소득 주도 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노사가 상생협력 정신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함께 국내에서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백 장관의 요청에 기업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익명을 요구한 간담회에 참석한 한 기업 관계자는 “(백 장관이) 여러분의 의견을 성의 있게 받아들여 주무부처와 이야기해 보겠다는 형식적인 말밖에 할 수 없었다”며 “오늘 장관과의 만남으로 기업들의 기존 결정이 바뀌거나 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정세진 기자}
발전소 고장 등에 대비해 여유 있게 준비하는 발전설비 규모를 원자력발전소 2기 분량만큼 줄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전력 생산 차질이라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추가 발전 설비를 두는 ‘적정 설비 예비율’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설비 예비율이 낮아지면 그에 맞춰 원전, 화력발전소 등을 당초 계획만큼 많이 늘릴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탈(脫)원전 논리에 맞춰 예비율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전력정책심의위원회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수급계획 설비계획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2030년의 적정 전력 설비 예비율을 20∼22%로 전망했다. 적정 설비 예비율은 전력수요가 100이고, 적정 예비율이 22%라면 전기 설비를 122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의미다. 6, 7차 수급계획 당시 적정 예비율은 22%였다. 최종안은 연말에 확정된다. 심의위는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이 전기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게 돼 예비율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원전은 계획예방정비 등을 꾸준히 받아야 해, 평균 가동정지 기간이 화력발전보다 길다. 원전을 다른 발전으로 대체하면 예비율을 그만큼 줄여도 된다는 게 심의위의 주장이다. 지난달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력) 수요 전망 워킹그룹’은 2030년 전력 수요를 101.9GW로 예측하며 2년 전에 전망한 113.2GW보다 10%(11.3GW)가량 낮춰 잡았다. 전력 수요 전망치를 낮춘 데 이어 전력 설비 예비율도 하향 조정하면서 신규 발전소 건설 부담이 줄어든다는 논리가 완성된 셈이다. 이를 두고 새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맞춰 인위적으로 꿰맞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심의위는 “예비율이 1%포인트 낮아질 때마다 약 1GW 규모의 원전(4조5000억 원)을 짓지 않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비율을 2%포인트 낮췄으니 원전 2기와 건설비용 9조 원을 절감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탈원전 논리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전기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분야 등의 산업이 커질 텐데 최근 이를 고려하지 않고 과소 예측한 경향이 크다”며 “설비 예비율을 줄인 상태로 전력 사용량이 늘면 2011년 ‘9·15 순환정전’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건설 재개를 원하는 ‘한국원자력산업회의’와 ‘한국원자력학회’ 관계자들과 11일 간담회를 진행했다. 건설 재개 대표 측은 공론화위에 공론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논란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팩트체크위원회’를 운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부가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 1999년 도입한 예비타당성 조사의 기준을 총사업비 1000억 원으로 올린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가 신청됐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41건 가운데 5건(12.2%)이 심사를 받지 않고 예산만 확보되면 즉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이 경우 선심성 사업이 남발할 가능성이 크고 국가 재정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이런 내용의 예비타당성 조사 제도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현재는 전체 사업비 500억 원 이상의 SOC 사업(국비 300억 원 이상)은 착수 전 미리 경제성을 검증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만 한다. 앞으로는 이 기준이 1000억 원 이상(국비 500억 원 이상)으로 높아진다. 그만큼 경제성 조사를 면제받는 SOC 사업 수가 늘어나는 셈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 SOC 사업은 총 41건이다. 이 중 500억∼1000억 원 규모 사업은 5건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 파주 연장’이나 ‘서해연도교 건설 사업’, ‘백령도 용기포항 접안시설 축조’ 등 지역 민원사업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좌초된 지역 사업들도 상당수 재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도 호남고속도로 지선(유성∼회덕) 확장 사업(사업비 788억 원), 대구(다사)∼경북 고령(다산) 광역도로사업(사업비 780억 원) 등이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금액 기준이 바뀐 것은 1999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기재부 측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999년 577조 원에서 지난해 1637조 원까지 늘어났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은 20년째 동일해 현실화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은 그 주요 내용이 7월 발표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 포함되면서 추진 속도가 빨라졌다. 이승철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원칙적으로 1000억 원 미만의 SOC 사업은 예산만 받으면 추진이 가능해졌다”며 “다만 예산 심의과정이 있어 아무 사업이나 추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치권의 선심성 지역공약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을 올리면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7∼12월) 관련법 개정을 추진한다. 이미 여야 의원 3명이 개정안을 낸 만큼 국회 통과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김준일 기자}

《 나라 곳간은 풍족해지고 있지만 지방 주민들의 씀씀이는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조3000억 원 더 걷혔다. 올 2분기(4∼6월) 전국 16개 시도 중 소비가 늘어난 곳은 5개 시도에 불과했다. 그나마 소비가 늘어난 곳은 주로 수도권이었다. 세금이 잘 걷히고 경기가 나아졌다고 하지만 수도권 밖 지역에서는 ‘남의 나라’ 얘기였다는 뜻이다. 》 올해 2분기(4∼6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10개 시도의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으로 제주 지역의 소비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2분기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가 늘어난 곳은 충남(2.0%), 대구(1.7%), 서울(1.2%) 등 5곳에 불과했다. 여기에 제자리걸음을 한 강원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시도에서 모두 소비가 줄었다.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제주(―3.2%)였다. 제주는 지난해 매 분기 9.0∼13.3%씩 소매판매가 늘어나며 전국에서 내수 경기가 가장 좋았던 곳이다. 하지만 사드 보복의 영향에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기 시작한 올 1분기(1∼3월) 증가율이 5.4%로 낮아지더니 2분기엔 아예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제주의 대형마트 소매판매가 12.0%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큰 면세점의 실적이 대형마트 통계에 반영된 게 영향이 컸다. 울산(―2.1%)은 지난해 3분기(7∼9월) 이후 줄곧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 손은락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자동차와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울산의 소비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년 동기 대비 시도별 서비스업 생산은 16개 시도 모두 늘었다. 충남(3.6%), 충북(3.2%), 경기(3.1%) 지역의 증가 폭이 컸다. 보건, 사회복지, 금융, 부동산·임대 등에서 호조를 보였다. 충남은 세종시의 성장세가 증가를 이끌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전국의 모든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대리점 실태조사에 나선다. 대리점 분야에 물량 밀어내기 등 이른바 ‘갑질’이 산재하고 있지만, 현재는 대리점과 관련된 정확한 업종 수마저 파악되지 않고 있어서다. 공정위는 연말까지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내년 초 ‘본사-대리점 간 불공정거래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전국 4800여 개 본사와 70만여 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본사와 대리점 간 거래 실태를 조사한다. 이 같은 전면적인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8월 실태조사를 벌인 적이 있지만 유제품, 주류, 라면 등 8개 업종에 대한 제한적 조사였다. 공정위는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조사에 나선 이유에 대해 “그동안 수집한 자료가 적어서 대리점 관련 대책을 만들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 한 달 만에 가맹점 대책을 내놨고, 조만간 유통업 대책을 발표한다. 하지만 대리점 분야는 업종별로 거래 형태가 천차만별이고, 그 규모도 방대해 대책을 만들지 못했다. 대리점 유통 방식은 본사가 물건을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게 아니라, 대리점에 물품을 팔아 이익을 얻는 구조다.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본사는 매출을 올릴 수 있다. 2013년 남양유업 물량 밀어내기 사태가 이런 구조 때문에 발생했다. 공정위는 8, 9월 두 달간 전국의 4800여 개 본사에 대해 서면조사를 먼저 벌인 뒤 10∼12월 3개월간 70만여 대리점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본사 조사는 대리점 명단, 각 대리점과 거래하는 금액, 위탁수수료율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 대리점은 본사에 대한 매출의존도, 계약서 내용, 불공정거래 경험 여부 등을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가 법 위반을 적발하는 조사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는 이번 조사의 구체적 내용과 공정위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분위기다. 한 유제품 업계 관계자는 “2013년 남양유업 사태 이후 대리점 관행이 많이 개선됐다”며 “공정위 조사로 오히려 ‘잘못된 관행이 여전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이례적으로 2번에 걸쳐 기업들에 전력 사용량을 줄이도록 한 데 이어 7일 다시 감축 지시를 내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력 공급이 충분하다”는 정부의 수급 전망이 잘못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탈원전 정책을 위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자발적으로 수요 감축에 나서겠다고 약속한 기업과 계약에 따라 수요 관리를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정부가 급전(急電) 지시를 내리면서 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7일 산업부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지난달 12일 3시간, 21일에는 4시간 동안 기업들에 전력 사용량을 줄이도록 급전 지시를 내렸다. 이는 2014년 11월 도입된 수요 자원 거래시장 제도에 따른 것이다. 이 제도는 감축 의무에 따르겠다고 정부와 사전에 계약한 기업들이 전력 사용량을 감축하면 인센티브(정산금)를 주는 제도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3195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정산금으로 1655억 원이 지급됐다.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따르면 △전력수급 경보 ‘준비단계’ 혹은 ‘관심단계’에 해당되거나 예상되는 경우 △전력 수요 예측값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최대 전력을 경신하거나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수요 예측 오차와 대규모 발전기 고장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급전 지시를 내릴 수 있다. 감축 지시는 7일에도 내려졌다. 전력거래소는 “참여 업체들이 감축 지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4년 수요 자원 거래시장 제도를 도입하면서 “여름, 겨울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을 때 절전 캠페인보다 수요 조절에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홍보했다. 피크 수요에 맞춰 발전 설비를 늘리는 한편 전력 사용량이 몰리는 시기에 사용량을 줄이면 전력 예비율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었다. 문제는 시행 이후 약 2년 반 동안 3번밖에 내려지지 않았던 급전 지시가 올 들어 7월 한 달에만 2번이나, 그것도 장시간 내려졌다는 데 있다. 전력 수요를 중간에서 관리하는 업체 관계자는 “좋은 취지에 공감해 참여했던 기업들이 갑작스럽게 사용량을 많이 줄이라고 해 불만이 매우 크다. 수요 관리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12일에는 일부 발전기가 고장 나서, 21일에는 최대 수요 경신이 예상돼 감축 지시를 내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거래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시행한 것이지 탈원전을 위해 일부러 예비율을 높이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부의 해명에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정부는 그동안 전력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여러 차례 설명해 왔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 수요는 줄어들고 공급은 남아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발표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서도 2030년 한국의 전력 수요가 2년 전에 세웠던 전망치보다 10%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반면 감축 지시가 내려졌던 7월 21일은 기업들의 감축이 없었다면 공급 예비율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그날은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전력 수요를 보였다. 이날 최대 전력량은 8458만 kW였으며 공급 예비율은 12.3%였다. 감축 지시가 없었다면 이날 예비율은 10.1%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김준일 기자}
하청업체에 공사대금을 제대로 주지 않거나 계약서 없이 일을 맡기다 적발된 업체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가 강해지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위가 권한을 제대로 쓰지 않고 있다”며 분위기를 조성한 뒤로 공정위가 ‘무관용’ 원칙을 앞세워 하도급법 적용에 나서고 있다. 6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김 위원장 취임 후 50일간 하도급법 위반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한 건수는 11건이다. 지난해 하도급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 수(27건)의 40% 수준이다. 50일이 1년 중 7분의 1도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하도급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매긴 사건은 2015년 56건으로 가장 많았을 뿐 최근 10년간 연 20건 안팎에 그쳤다. 하도급법 위반으로 과징금 부과 제재를 받은 업체들의 건당 평균 과징금은 2013년 18억7500만 원, 2014년 5억 원에 달했다. 하도급법 위반 혐의가 발견돼도 억대 과징금을 내릴 만한 큰 건이 아니면 시정명령 정도로 넘어간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적은 액수의 과징금이라도 부과해 ‘예외는 없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KC모터스는 하도급계약서를 제대로 발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징금 1600만 원을 부과받았다. 2014년 6월 공정위는 같은 조항에 더해 또 다른 조항도 어긴 T업체에 시정명령만 내렸다. 뒤늦게 수습에 나서도 과징금은 거의 예외 없이 부과되고 있다. 2일 공정위는 하도급업체에 추가 공사대금과 지연이자 71억 원을 법정기한 내에 주지 않은 GS건설에 과징금 15억9200만 원을 부과했다. GS건설은 법 위반을 인정하고 심의일 전날 하도급업체에 모든 대금을 지급했지만 공정위는 “향후 법 위반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하도급 관련 업체들은 과징금을 매기는 기준 중 하나인 벌점이 누적돼 왔다”며 “하도급 분야에 상생 분위기가 조성되려면 규제 당국의 강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세입(歲入) 확보를 위해 과징금 부과 기조를 강하게 하는 게 아니냐며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생활용품 전문유통점인 ‘다이소’를 현장조사 했다.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한곳에서 팔아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라 불리는 전문유통점을 집중 점검하는 차원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다이소를 운영하는 다이소아성산업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매출자료 및 영업자료 등을 확보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뒤 올리브영네트웍스, 롯데하이마트에 이은 세 번째 전문유통점 조사다. 공정위는 분야별 1등 업체들에 대해 실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공정위는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가맹본부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납품업체에 납품가격을 부당하게 요구했는지, 반품 처리를 부당하게 한 점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전문유통점이 성장 속도는 빠르지만 당국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 법을 어긴 점이 발견되면 대규모유통업법 등을 적용해 제재할 방침이다. 한편 공정위는 하도급업체에 추가 공사비용 71억 원을 제때 주지 않은 혐의(하도급법 위반)로 GS건설에 과징금 15억92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GS건설은 2010년 3월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따낸 영산강 하굿둑 수문 제작 공사에 A사를 참여시킨 뒤 추가 공사를 지시하고도 그에 따른 대금을 법정기한 안에 주지 않았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