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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은 2014년 경찰이 처음 수사했지만 무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정 대표 사건을 두 차례 무혐의 처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사건을 두 차례 무혐의 처분한 것은 이례적이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정 대표는 2014년 서울지방경찰청의 내사 대상에 먼저 올랐다. 정 대표가 2012년 6월 3∼7일 마카오의 카지노 3곳에서 329억 원대 바카라 도박판을 벌였다는 의혹이다. 하지만 경찰은 2014년 7월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제보자가 출석을 거부하고 진술도 비협조적이었다는 이유에서였다. 경찰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 배당됐다. 정 대표는 검찰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수사 검사는 카지노를 가지 않았음을 입증할 자료를 요구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을 몰랐던 정 대표 측은 마카오 카지노를 방문해 카운터 상담자로부터 “정 대표가 카지노를 출입한 적이 없다”는 동영상과 녹취록을 받아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새 증거가 발견된 점을 근거로 재수사 형식을 빌려 두 번째 무혐의 처분했다. 결과적으로 정 대표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사안이 매끈하게 정리됐다. 경찰 수사 단계부터 검찰 수사까지의 변호는 검사장 출신 A 변호사가 맡았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변호사의 영향력과 로비로 사건이 왜곡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정 대표 사건이 경찰 내사 단계에서 정상 처리되지 못하고 일그러졌거나 검경이 사건을 관대하게 종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이 정 대표가 가져온 증거를 첨부해 두 번째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검찰이 나중에 정 대표 도박 의혹에 관심을 더 갖지 않게 하려는 정 대표 측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한 것이라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정 대표의 경찰 수사기록을 검토한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 대표는 “홍콩에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여권을 빌려줬다”며 본인은 카지노에 가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은 현지 경찰연락관 등의 회신 결과를 토대로 “타인의 여권으로 도박장을 출입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수사보고서를 만들어 무혐의로 송치할 근거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대표의 도박 의혹은 결국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 꼬리가 잡혀 정 대표가 지난해 10월 21일 구속 기소됐다. 환치기 업자 이모 씨로부터 정 대표가 연루된 단서를 찾아낸 것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이 당시에도 검찰은 앞서 무혐의 처분한 경찰 수사기록을 다시 꺼내 이 씨를 추궁했지만 이 씨가 관련성을 부인해 정 대표의 추가 도박 혐의로 연결짓지 못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정 대표의 항소심 사건이 배당된 지난해 12월 29일 저녁에 항소심 재판장을 직접 접촉한 정 대표 측 브로커 이모 씨(56)를 사기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다. 이 씨는 사건 알선 명목 등으로 9억 원을 챙기고 유명 가수의 동생 측을 상대로 3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씨를 검거하는 대로 이 씨의 법원 로비 의혹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이 법조 브로커를 상대로 본격 수사에 나설 경우 보석 석방을 미끼로 전관 변호사가 20억 원을 받아 챙겼다는 의혹에서 출발한 이번 사건이 ‘법조 비리’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권오혁 기자}
100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 측이 항소심 재판장과 친분이 있는 지인을 이용해 정 대표 사건에 대한 구명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12월 29일 정 대표의 항소심 사건을 L 부장판사에게 배당했다가 이튿날 S 부장판사에게 재배당한 것은 L 부장판사가 정 대표의 지인인 이모 씨를 만나 정 대표 사건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재판의 공정을 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L 부장판사와 이 씨가 만난 저녁자리는 정 대표의 항소심 사건이 배당된 당일인 지난해 12월 29일에 이뤄졌다. 정 대표의 항소심 변호를 맡았다가 해임된 부장판사 출신 최모 변호사(여) 측은 “L 부장판사와 이 씨가 일식집에서 식사를 하고, 유흥주점에도 갔다”고 주장했다. L 부장판사는 “정 대표 사건이 배당된 줄 모른 채 이 씨를 만났다. 유흥주점은 가지 않았다. 이 씨는 과거 다른 사람을 통해 알게 된 사이로 1년에 한두 번 만난 사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정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사건 기록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로 알려졌다. 또 정 대표 측은 재배당 사건을 맡게 된 다른 항소심 재판장인 J 부장판사 측에도 접촉을 시도했다. 정 대표가 ‘○○형님’이라 부르는 수도권 ○○지법 K 부장판사는 26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J 부장판사에게 정 대표 사건을 잘 이야기해 달라’는 부탁을 정 대표와 함께 알고 있는 성형외과 의사 이모 씨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이를 전달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 측은 “네이처리퍼블릭이 협찬하는 국내 미인대회에 K 부장판사의 딸이 입상하는 데 정 대표가 회사 임직원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 측이 항소심 재판장 이외의 다른 판사들에게도 로비를 벌였다는 주장을 최 변호사 측이 제기하고 있다. 올 1월 최 변호사가 정 대표를 구치소에서 접견할 당시 적힌 대학노트 한 장짜리 종이에는 전직 유력 검사장 1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적혀 있다. 성형외과 의사 이 씨와 ‘○○형님’ 등이 적혀 있고 ‘못 나서게’ ‘빠져라’라는 표현도 있다. 정 대표의 가족은 “정 대표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인물들이 악의적으로 지어낸 이야기”라고 일축했다.권오혁 hyuk@donga.com·장관석·배석준 기자}
100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변호인단이 교체된 것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기로 재판부와 얘기가 됐다는 특정 변호사의 발언이 계기가 됐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확보돼 있다”는 증언이 새로 나왔다. 이와 함께 정 대표의 측근이 항소심 재판부와 접촉을 시도해 재판장이 기피 신청을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정 대표의 항소심 변호를 맡다 해임된 부장판사 출신 최모 변호사(여) 측은 “최 변호사가 지난달 2일 서울구치소에서 정 대표를 접견했다. 이때 정 대표가 최 변호사에게 ‘D법무법인의 부장판사 출신 A 변호사가 항소심 재판장과 이미 얘기가 됐다고 했다. 100%, 1000% 집행유예 확답을 받았다고 A 변호사가 말했다. 그러니 사임해 달라’고 최 변호사에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 대표가 ‘○○형님(정 대표와 친분 있는 ○○지법 부장판사)의 뜻도 그렇다’고 최 변호사에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정으로 최 변호사가 3월 2일 사임계를 냈고 A 변호사가 항소심 변호를 새로 맡게 됐다는 게 최 변호사의 주장이다. 정 대표는 3월 3일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자필 메모를 최 변호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 변호사는 “최 변호사가 사건을 맡은 줄도 몰랐다. 당시 나는 사건에서 배제돼 있었다. 또 항소심 선고 당시까지 정 대표에게 집행유예를 자신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재판부 확답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사건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정 대표의 항소심을 맡은 적이 있는 2명의 재판장은 “A 변호사에게서 연락이 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대표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아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 대표의 가족은 “측근 이모 씨가 정 대표의 허가 없이 재판장과 접촉했다가 항소심 재판부가 변경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에서 집행유예 확답을 받았다는 의혹에서는 최 변호사 측이 어떤 강력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최 변호사의 법률사무소 권용현 과장은 “정 대표가 최 변호사에게 발언한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 나의 실명을 써도 좋다”며 “서울변호사회 등의 진상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최 변호사가 받은 수임액 20억 원이 적절한 것인지와 자문 명목으로 사건을 수임한 전관 변호사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철저히 진상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대표 측은 “최 변호사가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되게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사회 통념에 비춰 현저히 부당한 거액의 수임료를 요구하고 취득했다”며 26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진정서를 접수시키겠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진정이 접수되는 대로 즉각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장관석 jks@donga.com·배석준·권오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최대 가해 기업으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저가 피해자들의 집단 폐 손상 원인이 ‘봄철 황사나 꽃가루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지난해 말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24일 밝혀졌다. 지난해 말까지 피해 원인을 두고 황사 등을 거론하며 책임을 회피했던 옥시는 올해 1월부터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집중 수사에 나서자 뒤늦게 사과했지만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의 원인이라는 점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에 따르면 옥시가 지난해 말 검찰에 제출한 77쪽짜리 의견서에는 피해자들의 집단 폐 손상이 봄철 황사나 꽃가루 때문일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겨 있다. 국내 대형 로펌에 자문해 제출한 이 의견서는 가습기 살균제와 피해자들의 집단 폐 손상이 관련 있다는 2012년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옥시는 폐 손상이 특정 화학물질에 의해 특이하게 발생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비특이성 질환’이라며 봄철 황사나 꽃가루, 가습기 자체의 세균, 담배 등도 폐 손상 유발 인자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의 폐 손상이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황사 같은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발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학물질인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발생한 폐 손상과 황사로 인한 증상이 확연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황사가 문제라면 장기적으로 모래가 폐에 쌓일 가능성이 높은 노인층에 주로 악영향을 미쳐야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폐 섬유화 현상은 어린이에게 집중적으로 나타났다”며 “광물질인 모래가 폐 섬유화를 일으켰다면 병세가 천천히 진행돼야 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갑작스러운 염증과 흉터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은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에서 규탄대회와 임시총회를 열고 20대 국회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강찬호 공동대표는 “19대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두고 환경노동위원회 입법 공청회까지 열렸지만 당시 정부 여당의 반대로 더 진행되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제대로 된 법안이 없어 피해 회복이 탄력을 받지 못한 만큼 새로운 여소야대 국회에서 피해자 대책과 진상 조사, 재발 방지 등을 모두 담는 특별법을 꼭 통과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피해자 모임을 법인화해 옥시, 롯데, 홈플러스 등 가해 기업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사 25명으로 구성된 피해자들의 소송대리인단은 “정부 조사에서 피해판정 1·2등급은 5000만 원, 3·4등급은 3000만 원으로 청구금액을 일괄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판매 업체인 롯데는 피해자 5명과의 손해배상 소송 과정에서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부장판사 이은희)가 1일 직권으로 합의금을 정해 피해자 5명과 롯데의 화해 조건을 제시했지만 롯데 측이 22일 이를 거절한 것이다. 반면 홈플러스는 최근 피해자들과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을 받아들여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우리가 (18일에) 공식 사과하면서 약속한 피해자 보상 기준을 이 사건 합의 기간 안에 수립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의 신청을 한 것”이라며 “보상 전담팀을 구성한 만큼 검찰 수사가 끝나면 피해자에게 일괄적으로 보상 협의와 지급을 개시하겠다”고 해명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이정은 기자·권오혁 기자}
‘중앙대 특혜 비리’ 의혹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박범훈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68)이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승련)는 대통령교육문화수석 재임 시절 모교이자 총장을 지낸 중앙대에 각종 특혜를 주고 이에 따른 대가를 받은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기소된 박 전 수석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1000만 원, 추징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앞서 1심에서는 박 전 수석에게 징역 3년과 벌금 3000만 원, 추징금 3700만 원이 선고됐다. 또 박 전 수석의 직권남용에 가담한 혐의가 일부 인정된 이성희 전 대통령교육비서관에게는 자격정지 1년에 벌금 1000만 원, 추징금 200만 원이 선고됐다. 박 전 수석은 2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단됐다. 두산그룹이 중앙국악예술협회의 공연협찬금으로 3000만 원을 지원한 사실에 대해 1심에선 뇌물로 보고 유죄 판결했으나 2심 재판부는 “두산 측이 이전부터 해당 단체를 지원했고 계열사 이미지 제고와 임직원에게 문화혜택을 제공하는 효과 등도 있었기 때문에 특혜 제공의 대가성을 인정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 전 수석이 두산으로부터 현금 5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전달했다는 사람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고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전 수석은) 고위직 공무원인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으로서 자신이 총장으로 있던 대학의 이익을 위해 부당한 지시를 하고 담당 공무원에게 불리한 인사조치까지 했다”며 “이로 인해 중앙대가 얻은 이익은 큰 데 교육행정의 공정성과 신뢰가 크게 훼손돼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 전 수석은 2012년 7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중앙대가 추진한 서울·안성 본분교 통폐합, 적십자 간호대학 인수사업 등에서 승인 받을 수 있도록 담당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특혜를 주고 이 대가로 두산으로부터 상가 임차권과 금품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05~2011년 중앙대 총장을 지낸 박 전 수석은 2011년 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대통령교육문화수석을 맡았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20대 여성 2명에게 약을 탄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의 남편이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재석)는 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간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40)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함께 범행을 저지른 김 씨의 지인 정모 씨(23)는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들에게는 각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선고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서울 중구의 한 호텔 실외수영장에서 정 씨의 지인인 20대 여성 두 명을 불러내 약을 탄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당일 김 씨가 향정신성의약품을 준비해 정 씨에게 건넸고 정 씨는 알약을 가루로 만들어 술에 탄 뒤 피해자들에게 건넸다. 이들은 약을 탄 술을 마시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김 씨는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먹인 약물이 단순히 ‘기분이 좋아지는 약’ 정도로 알고 있었다”며 “먹으면 정신을 잃을 정도의 상태가 될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교부받는 ‘기분이 좋아지는 약’이 향정신성의약품일 것이라는 점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주장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처음부터 성관계를 목적으로 정 씨와 피해자들을 만났던 것으로 보인다”며 “약물로 인해 피해자들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피해자들이 먹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들은 향정신성의약품을 술에 타 이를 마시게 해 정신을 잃은 피해자들을 함께 성폭행해 죄질이 몹시 불량하다”며 “범행으로 피해자들이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 피고인들이 사건 이후에 거짓 진술을 시키는 등 은폐 시도를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엄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판시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수출 실적을 부풀려 사기 대출을 받은 기업 대표에게 징역 1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는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전자제품 금형 제작·수출업체인 후론티어의 대표 조모 씨(57)에게 징역 10년, 벌금 1억 원, 추징금 27억74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회사 법인에는 벌금 30억 원, 경리과장 유모 씨(35·여)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조 씨 등은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개당 30달러(한화 약 33000원)도 안 되는 플라스틱 TV 캐비닛(PTVC)을 개당 20만 달러(한화 약 2억2000만 원), 합계 40만 달러에 수출했다고 허위 신고하는 등 총 1560억여 원 규모의 수출을 한 것처럼 수출 가격을 조작하거나 허위 신고했다. 이들은 부풀린 수출가격을 신고해 받은 수출 채권을 시중 은행 5곳에 팔아 1629억여 원의 사기대출을 받았다. 2014년 3조4000억 원대의 사기 대출을 받고 파산한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와 비슷한 사기 수법이다. 재판부는 “조 씨 등은 제품을 고가에 수출하는 것처럼 세관에 허위 신고하고 허위 수출대금 채권을 국내 금융기관에 팔았다”며 “가로챈 전체 금액 가운데 피해자들에게 갚지 않은 돈만 285억 원에 이르는 등 범행 방법과 결과를 보면 무거운 형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좌익효수’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에 특정 정당 후보자에 대한 악성 댓글을 단 국가정보원 직원이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망치부인’으로 알려진 인터넷 방송 진행자 이경선 씨 가족을 비방한 혐의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창경 판사는 온라인에 악성 댓글을 올려 모욕 및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42세)에게 모욕 혐의만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현행 국가정보원법상 국정원 직원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A 씨는 2011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2012년 12월 18대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자에 대해 악성 댓글을 작성해 국정원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A 씨의 행동이 선거 개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A 씨가 과거부터 선거와 무관하게 여러 정치인들을 비방해왔고 선거 관련해 작성한 댓글 수가 많지 않다”며 “특정 후보를 낙선 또는 당선시키기 위한 계획적·능동적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 씨가 2011년 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48회에 걸쳐 이 씨 가족을 모욕하는 댓글을 단 점에 대해선 “온갖 욕설과 저속하고 외설적인 각종 표현으로 피해자들에게 수십 차례 모멸감을 줘 변명의 여지가 없다”가 없다고 지적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햄스터가 보고 싶은데 선생님이 자꾸 절 ‘쓰담쓰담’해서 가기가 싫어져요.” 서울 중랑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다니던 A 양은 선생님 박모 씨(61)의 손길이 두려웠다. 박 씨가 담임을 맡고 있는 4학년 교실 안에는 키우는 햄스터나 거북이 등 볼거리가 많아 다른 학년과 학급의 학생들도 종종 놀러 왔다. A 양도 그런 학생 중 한 명이었다. 교실에 놀러온 A 양을 본 박 씨는 손으로 잡아당겨 무릎 위에 앉힌 뒤 A 양의 몸을 쓰다듬었다. A 양은 이 일로 기분이 상했지만 다른 친구나 어른들에게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A 양은 “선생님이 나를 좋아해서 그런 건 아닐까” “내가 기분이 안 좋다고 얘기했다가 큰일이 나는 건 아닐까”와 같은 생각이 앞섰다. 당시 A 양은 ‘선생님의 불편한 손길’이 범죄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박 씨의 범행은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A 양을 따로 교실에 불러 “선생님이 너 좋아서 이러는 거니까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된다”라며 A 양의 몸을 또 다시 만졌다. 지난해 5월 현장체험을 가는 버스 안에서는 박 씨는 여러 학생들 앞에서 A 양의 얼굴에 입맞춤까지 했다. 참다못한 A 양이 이 같은 사실을 부모에게 알린 뒤에야 박 씨의 상습적인 제자 성추행은 모습을 드러냈다. 피해자는 A 양뿐만이 아니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여자 초등학생 9명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추행을 벌였다. 학교 측은 수사에 앞서 박 씨의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단순 구두 경고를 하는데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7월 구속된 박 씨는 제자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박 씨는 “추행을 하려는 의도 없이 교사로서 학생들을 예뻐하는 마음에 안아주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재석)는 박 씨에게 징역 8년,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징역 10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박 씨가 범죄 전과가 없고 피해자 다수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이같이 판결했다. 하루라도 빨리 사건을 잊고 싶은 마음에 피해자 9명 중 8명의 부모가 박 씨와의 합의서에 도장을 찍은 상태였다. 검찰이 청구한 전자발찌 부착명령도 기각됐다. 재범 가능성이 낮다는 재판부의 판단에서다. 박 씨 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권오혁 hyuk@donga.com·배준우 채널A 기자}
무료 성형 시술을 한 뒤 안면 신경마비 등 부작용을 초래한 성형외과 의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김지철 부장판사는 피시술자에게 수면마취 및 시술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주지 않아 안면 신경마비 등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의사 A 씨(47)에게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2013년 서울 강남에서 보석가게를 운영하는 B 씨(59·여)에게 무료로 ‘비너스 리프팅’ 시술을 해줬다. 비너스 리프팅은 피부에 레이저를 쏴 지방을 분해하고 자극을 통해 콜라겐 합성을 유도하는 레이저 시술이다. A 씨가 무료 시술을 해준 것은 병원 개원을 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상류층 인맥이 넓은 B 씨를 통해 홍보효과를 얻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프로포폴로 마취를 시키고 얼굴에 의료기구를 삽입해 레이저 시술을 하는 과정에서 B 씨가 갑자기 갈색 액체를 토해냈다. 프로포폴 마취의 경우 위에 음식물이 있으면 시술 중 구토 증상을 보일 수 있어 6시간 전부터 반드시 금식을 해야 한다. 그러나 B 씨는 이 같은 내용은 물론 수면마취를 통한 시술이라는 설명도 A 씨로부터 듣지 못했다. 구토 과정에서 시술 부위에 충격이 가해져 이후 B 씨는 얼굴 신경기능이 저하돼 양쪽 볼이 심하게 부풀어 오르고 입을 제대로 다물지 못하는 등 부작용에 시달렸다. 김 부장판사는 “A 씨가 시술 전에 B 씨로부터 수면마취 동의서를 받거나 그에 따른 부작용도 설명하지 않았다”며 의사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법원이 소송 위임장에 붙이는 ‘경유증표’를 위조한 변호사에게 처음으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탈세나 ‘몰래 변론’을 위해 일부 변호사가 자행해 온 ‘꼼수’에 법원이 철퇴를 내린 것이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2부(부장판사 은택)는 저작권법 위반 사건의 고소 사건을 대리하면서 복사한 경유증표를 붙인 위임장 30장을 검찰에 제출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기소된 변호사 황모 씨(48)에 대한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고소 위임장마다 경유증표 원본을 부착해야 하는데도 이를 복사해 사용한 행위는 공공의 신용을 해칠 수 있는 문서 사본을 만드는 것으로 사문서 위조죄 및 사문서 행사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황 씨는 2014년 12월 “저작권을 갖고 있는 동영상이 포털사이트에 유포돼 권리가 침해됐다”는 김모 씨의 상담을 받고 저작권법 위반 고소 사건을 맡게 됐다. 황 씨는 2015년 3월 저작권을 침해한 누리꾼 30명에 대한 고소 위임장을 작성한 뒤 컬러 복사한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경유증표를 붙여 검찰에 제출했다. 변호사법 29조는 법률 사무에 관한 변호인 선임서 또는 위임장 등을 공공기관에 제출할 때 사전에 소속 지방변호사회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절차를 ‘경유’라고 한다. 경유증표는 정상적으로 절차를 거쳤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변호사는 사건 접수 7일 안에 지방변호사회의 경유 업무 프로그램에 사건 내용과 증표 번호를 전산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변호사 업계에서는 비용 지출이 늘어나고 수임 규모가 공개돼 법조윤리회나 관할 세무서에 통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경유 의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고소·고발 기획 소송이 늘면서 당사자가 여러 명인 사건의 경우 1건만 경유증표를 부착하고 나머지에는 복사한 경유증표를 붙이는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경유의무 위반이 단순히 경유 회비 미납이나 경유증표 부정 사용 차원을 넘어 탈세나 ‘몰래 변론’의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변호사 단체들도 불법 행위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황 씨에 대한 징계 청구 신청을 받아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월 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시내 경찰서 31곳에 “경유증표 원본이 아닌 사본을 부착할 경우 서울지방변호사회로 통보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회사가 주도해 만든 노동조합이 무효라는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권혁중)는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가 유성기업과 회사가 설립한 노조를 상대로 “(회사가 주도한) 유성기업의 노조 설립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소 승소 판결을 했다고 14일 밝혔다. 현행 노동조합법에서 노조의 실질적인 요건으로 자주성과 독립성을 규정하고 있지만 사측 주도로 만든 노조는 이러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와 아산지회는 2011년 1월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위해 회사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노사 갈등이 심해지면서 직장 폐쇄로 이어졌다. 사측은 같은 해 4월 노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회사 측의 주도로 제2노조 결성을 추진했다. 7월 사측의 주도로 새로운 노조가 설립됐고 사측은 근로자와 개별적으로 면담을 하며 새 노조 가입을 종용했다. 이에 기존 노조는 “사측이 설립한 노조는 무효”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유성기업의 새 노조는 사측 주도 아래 이뤄졌고 설립 이후 조합원 확보나 운영이 모두 회사의 계획대로 수동적으로 이뤄졌다”며 “자주성 및 독립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지난해 8월 말 인천 남동구의 한 커피 전문점 2층. 술에 취해 홀로 테이블에 엎드려 있는 여성 A 씨를 발견한 김모 씨(28)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오전 5시 50분경 카페 안에 사람이 드문 틈을 타 테이블 밑으로 들어간 김 씨는 A 씨의 다리를 찍은 뒤 1, 2초 동안 A 씨의 발가락을 만지고 빠져나왔다. 김 씨의 범행은 이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버스정류장이나 버스, 지하철 안에서 여성의 신체 일부를 촬영하다가 점차 대담해져 여자 화장실 안이나 주택, 고시원 안에 있는 여성들까지 몰래 찍기 시작했다. 김 씨는 2014년 2월부터 현행범으로 체포되기까지 약 1년 7개월간 약 200회에 걸쳐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정에 선 김 씨는 다른 혐의는 인정했지만 A 씨의 발가락을 만진 행위는 성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발가락은 성적 수치심과 관계없는 부위이고 만진 시간도 1, 2초에 불과하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은 “발가락을 만진 행위도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추행’으로 불 수 있다”며 김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서울대에 세미나 참석을 위해 방문한 홍콩 유명 대학교수가 대학원생을 성폭행하려다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서울대 대학원생인 여성 A 씨를 폭행한 뒤 성폭행하려한 혐의(강간미수·상해)로 홍콩 모 대학교수 정모 씨를 체포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만취 상태에서 이뤄진 범행이고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5시경 대학원생들과 회식을 마친 뒤 귀가 방향이 같은 A 씨와 함께 길을 가다가 서울 관악구 봉천동 강남순환고속도로 지하차도 인근에서 공사장 컨테이너 뒤편으로 A 씨를 끌고 가 넘어뜨린 뒤 얼굴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렸다. 이후 성폭행을 시도하다가 미수에 그친 정 씨는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정 씨가 5월에 홍콩에서 강의가 예정돼 있어 도주 우려가 있고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고 있다”며 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의 은닉 재산을 빼돌린 채권단 대표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전국 조희팔 피해자 채권단’ 공동대표 곽모 씨(48)와 김모 씨(57)에게 각각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곽 씨와 김 씨는 각각 13억5000만 원과 12억 원의 추징금도 물게 됐다. 조희팔의 은닉 재산 760억 원가량을 관리하며 뇌물 약 15억 원을 검찰 수사관에 건네 수사를 무마하려한 현모 씨(54)도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원심이 확정됐다. 현 씨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지만 사기 피해자들을 위해 710억 원을 공탁해 징역 4년으로 감형됐다. 곽 씨와 김 씨는 2008년 11월 조희팔 측근으로부터 재산을 회수해 피해자들에게 배분하겠다는 명분으로 채권단을 조직했다. 피해자 2만7000여 명은 이들에게 조희팔 은닉 재산의 관리 및 보전 업무를 위임했다. 이들은 공동대표 지위를 이용해 현 씨가 은닉 재산을 주식 투자 등에 쓰도록 해주고 그 대가로 각각 5억4500만 원과 1억 원의 뒷돈을 받았다. 이들의 범행은 조희팔 사기 사건에 대한 재수사 과정에서 은닉 자금 흐름을 추적하던 중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달까지 조희팔 은닉 재산 847억1500만 원을 찾아내 환수하거나 추징보전 절차를 진행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채팅을 통해 만나 교제하던 10대 소녀가 이별을 통보하자 격분해 살해한 30대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는 지난해 11월 A 양(당시 18세)과 A 양의 친구 B 양(당시 17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31)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씨가 비사회성 인격장애와 충동조절장애를 지녔지만 사물을 구별하거나 의사를 정할 능력이 미약한 정도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 양을 알게 된 이 씨는 한 달간 만나온 A 양이 헤어지자고 하자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등 매달렸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이 씨는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해 A 양의 집에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고 A 양과 함께 살던 친구 B 양도 살해했다. 조사 결과 이 씨는 범행 직후 흔적을 없앤 뒤 현장을 벗어나 태연하게 술집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한국 불교 2대 종단인 태고종 폭력사태에 연루된 승려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강성훈 판사는 2013년 종단 주도권 다툼 과정에서 폭력사태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총무부장 양모 씨(59)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총무원 측 승려 5명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총무원장 출신 비상대책위원장 종연 스님은 징역 1년 2개월을, 비대위 호종국장 이모 씨(55)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그 외 폭력사태에 가담한 태고종 관계자 9명은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강 판사는 이들의 폭력행위에 대해 “종교지도자가 아니라 다 큰 어른들이 한 행위로 봐도 부끄럽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성찰하고 인간에 대한 기본 예의를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꾸짖었다. 이어 강 판사는 “만약 이 재판을 학생들이 보고 피고인들이 왜 재판을 받는지 물어봤다면 재판장으로서도 말문이 막혔을 것”이라며 “석가탄신일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바다는 어떠한 물도 받아들여 거대한 대양을 이룬다’는 해불양수(海不讓水)의 정신을 생각해 보라”고 덧붙였다. 태고종 폭력사태는 2013년 9월 도산 스님이 총무원장에 취임한 뒤 종단 주도권을 둘러싸고 승려들 간 대립이 깊어지면서 발생했다. 종연 스님을 비롯한 비대위 소속 승려들은 지난해 1월 폭력조직 출신 인사를 데려와 총무원사를 장악해 도산 스님의 퇴거를 요구했고 이에 맞선 도산 스님도 외부 용역 8명을 고용해 폭력으로 맞섰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누나, 공항에 누나 사진이 있네요!” 지난해 4월 한 도립무용단 소속 무용수 김모 씨(34·여)는 지인이 보내준 사진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한 구석에 2007년 초 춘천의 한 야외무대에서 장구춤 공연을 하고 있는 자신의 사진이 버젓이 걸려 있었다. 놀란 김 씨가 공항 측에 확인한 결과 사진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약 7년 간 해당 사진을 편집해 인천공항 출국장 게이트 벽면 및 기둥 등 다수 공간에 전시 돼 있었다. 김 씨의 사진이 무단으로 이용된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2007년 공연에서 김 씨의 모습을 촬영한 한 시민이 사진을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대한민국 관광포스터 공모전’에 출품해 입선에 뽑혔다. 김 씨의 동의 없이 이뤄진 촬영이지만 해당 사진이 입상하면서 김 씨의 사진은 2008년 한 여행업체의 버스 외관 랩핑에도 쓰였다. 당시 지인의 제보로 이 사실을 알게 된 김 씨는 해당 여행업체와 한국관광공사 등에 이의를 제기해 사진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일단락을 지었다. 하지만 김 씨의 사진이 삭제되기 전인 2007년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김 씨의 사진을 다운로드받아 공항 인테리어에 사용하면서 2015년까지 김 씨도 모르게 사진이 공공장소에 그대로 전시됐다. 이에 김 씨는 사진을 보유하고 있던 한국관광공사를 상대로 “초상권을 침해받아 정신적,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인천지법 민사10단독 정원석 판사는 “한국관광공사의 부주의로 인한 김 씨의 정신적 피해가 일부 인정되므로 위자료로 3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1일 밝혔다. 정 판사는 “불특정 여행자들이 오가는 공항 청사 내에서 본인의 허락 없이 장기간 사진이 노출돼 김 씨가 상당한 당혹감과 정신적 고통을 느꼈을 것이 자명하다”면서도 “김 씨 측이 주장한대로 초상의 상업적 이용에 관한 퍼블리시티권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 씨의 정신적 피해는 인정하지만 현행법상 재산 침해까지 인정하긴 어렵다는 취지였다. 최승재 변호사는 “국내법 상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일반인은 물론 유명인들의 퍼블리시티권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재산권 보호 측면에서 퍼블리시티권을 넓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대법원이 자동차부품업체 상신브레이크 노동조합의 산업별 노조(산별노조) 탈퇴를 인정했다. 대법원의 이 같은 판결은 2월 발레오전장에 이어 두 번째로, 노동계의 산별노조 체제가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이모 씨(45) 등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 상신브레이크지회 집행부와 조합원 4명이 “상신브레이크 노조가 조직형태를 변경하고 규약을 만든 것은 무효”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금속노조 등 산별노조 산하의 지부나 지회가 독립성이 있다면 산별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별 노조(기업노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2월 발레오전장 판례를 그대로 적용했다. 재판부는 “상신브레이크 노조는 원래 기업노조였다가 금속노조 지회로 편입됐고 그 후 총회, 지회장 등의 기관을 갖추고 활동해왔다”며 “구체적 운영, 활동에 기업노조와 유사한 독립성이 인정되는 경우 조직형태 변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브레이크패드 국내시장 점유율 1위인 상신브레이크는 노사갈등으로 2010년 8월 직장폐쇄가 이뤄졌고, 같은 해 노조는 조합원총회를 열어 금속노조 탈퇴를 결정했다. 금속노조 상신브레이크지회는 이에 맞서 총회결의 무효소송을 냈고 1, 2심 법원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서울의 뉴타운 개발 지역에서 약 4년 간 아파트 철거와 신축 공사로 소음을 발생시킨 재개발조합과 공사업체가 인근 주민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부장판사 윤강열)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A아파트 주민 1850명이 인근 B아파트를 재건축한 재개발조합과 공사업체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함께 5억1457만 원을 A아파트 주민들에게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A아파트 주민들은 공사현장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1인당 최대 60만 원까지 배상을 받게 됐다. A아파트와 약 6m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B아파트의 재개발조합은 2011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2013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아파트를 새로 지었다. 지속적인 소음으로 피해를 입은 A아파트 주민들은 2013년 12월 재개발조합과 공사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아파트 철거와 신축과정에서 주말·공휴일을 가리지 않고 이른 새벽에까지 공사가 진행되기도 하는 등 지속적인 소음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생활이익을 침해받은 점이 인정된다”며 “피고들이 적절한 방음·방진 시설을 설치하는 등 피해방지를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