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박선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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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선희 기자입니다.

teller@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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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반3%
  • [어린이 책]교과서로 장난치다간 선생님께 혼쭐납니다

    국어책을 툭하면 ‘북어’ ‘불어’ ‘불에’로 만들어 놓는 장우. 걸리면 지우개로든 수정테이프로든 박박 지우게 할 거라고 하신 선생님께 드디어 딱 걸렸다. 다른 아이들도 다 재밌어 했는데, 왜 자신에게만 뭐라 하냐고 항의해 보지만 통하지 않는다. 사물함에 있던 다른 교과서까지 모두 걸려서 과학을 ‘(방사능)과핵’, 음악을 ‘음(치)학(생)’, 미술을 ‘(학교탈출)마술’로 만들어 놓은 것까지 힘겹게 다 지워야 했다. 하지만 사회 시간이 되자마자 장우는 다시 펜을 든다. ‘하지만 난 봤다 사회 시간이 되자마자/장우 사회 책이/사회(의 쓴맛)이 되는 걸’(표제작 ‘사회의 쓴맛’) 기존 형식을 탈피한 기발한 동시집. ‘애들이랑 얼음땡 하는데/재원이가 얼음! 하고 얼음이 됐다가/온난화, 온난화! 하면서 혼자 녹아버렸다’(‘얼음땡’)처럼 웃음 터지게 하는 구절로 가득하다. 초등학교 학급에서 벌어지는 소란스러운 풍경을 감칠맛 나게 그려내는데, 때론 개구지고 때론 뾰로통해지는 아이들의 표정이 눈에 선히 보이는 것 같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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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선희 기자의 따끈따끈한 책장]교환 독서의 첫째 원칙, ‘책 반납기한 없는 우정’

    유행은 돌고 돈다더니, 이런 유행까지 돌아올 줄은 몰랐다. 요즘 ‘교환 독서’란 게 유행이라는데, 쉽게 말하면 책 한 권을 친구들 여러 명이서 돌려보는 것이다. 줄도 긋고 짧은 메모도 남기면서 서로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인기라고 한다. 물질 과잉과 실시간 피드의 시대에 한 권의 책을 여러 명이 돌려서 읽고, 심지어 그 책에 남은 상대의 흔적을 따라 시차를 두고 독서를 한다니. 이런 걸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고 해야 하나. 텍스트힙에 힘입은 교환 독서가 생기기 이미 오래전, 아이디 공유할 넷플릭스도 전자책 플랫폼도 없던 시절, 친구 책 돌려 읽는 게 일상이던 때가 있었다. 자습시간이면 몰래 풀하우스나 언플러그드 보이 같은 만화책을 시계 방향으로 일사불란하게 돌려 읽고, 하나둘 사 모은 소장 책을 서로에게 사적으로 대출하거나 대출받으며 지내곤 했다. 친구들끼리 돌려 읽는 책의 대출 기한은 대부분 무제한이다. 책을 빌리거나 빌려줄 때 서로 대놓고 말은 하지 않아도 왠지 그 책을 다시는 돌려받지 못할 수 있겠단 예감을 하곤 한다. 과연 상대는 책을 받자마자 그 책 읽는 것을 삶의 최우선 순위로 삼을 것인가? 반대로 나는 이 책을 되돌려받는 데 모든 것을 걸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 확실시됐다. 세상은 너무나 분주하고, 우리의 관심은 언제나 빌린 책 같은 것보다 더 중요한 뭔가에 가 있으니까. 하지만 그 불안함을 기꺼이 잠재우는 건 상대와 나 사이에 놓인 인간적 신뢰, 즉 우정이었다. 우리의 관계가 이어지는 한 그 책이 내 책장에 꽂혀 있든, 상대의 책장에 꽂혀 있든 그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래서 몇 번의 이사를 거치며 책장을 옮기는 동안 내 서가에는 계속 내 것 아닌 누군가의 책이 몇 권씩 꽂혀 있었다. 그런 식으로 내 책 역시 다른 이들의 책장에 흘러들어갔다. ‘빌린 책’은 내 세계에 흔적을 남긴 타인의 취향이라 볼 때마다 묘한 이질감과 채무감을 준다. 그러면서도 매번 돌려주는 걸 까먹는 건, 결국 이렇게 될 줄(=장기연체) 예감하면서도 그들이 기꺼이 책을 건네주었단 그 사실, 책보다 훨씬 중요한 게 이 관계에 놓여 있다는 무해한 믿음 덕분이었다. 몇 년 전 꼭 읽고 싶은 책 두 권이 같은 시기에 나온 적이 있었다. 한 권을 먼저 샀는데 회사 동기가 같은 고민을 하다 다른 한 권을 먼저 샀다는 걸 알게 됐다. 취향이 비슷한 친구가 있다는 건 경제적으로도, 자아효능감 측면에서도 좋다. 이럴 때 서로의 안목을 칭찬하는 건 칭찬을 빙자한 자기 과시이기도 하니까. 우리는 회사 모처에서 다 읽은 책을 교환했다. 성공적이란 느낌을 주는 인생의 드문 거래 중 하나였고, 여전히 내 서재엔 원래 샀던 책이 아니라 그때 빌린 그 책이 꽂혀 있다. 활자를 매개로 연결된 우정은 품이 넓고 느슨하며 자유롭다. 읽을 때까지 기다려 주고, 돌려줄 때까지 기다려 주고, 설령 너무 오래 걸려도 기다려 준다. 요즘 유행하는 교환 독서에 꽂힌 이들이든, 빌려주고 빌리며 옛날 식으로 읽는 이들이든, 내 책이 아닌 누군가의 책이 서가에 꽂힌 이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인생의 좋은 벗인 책, 그리고 그 책을 함께 읽어주는 더 다정한 벗들이 있다는 뜻이니까.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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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햇살 눈부신 나의 마지막… 너를 안고 고맙다 말할게

    어느 날 로미에게 온 초대장. 예상치 못했지만, 오늘 꼭 가야만 하는 초대다. 로미는 손때 묻은 찻잔과 주전자 등 익숙한 물건들을 챙겨서 여행에 나선다. 고단한 여행길에서 손에 익은 물건들은 위로가 되니까. 로미는 풍경을 보며 천천히 걷는다. 때로는 시간이 멈춘 것처럼 잠시 쉬어 가기도 하고,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누군가에게 건네기도 하면서 마음이 점차 가벼워진다. 이 여행이 점점 끝나 간다는 것을 로미는 느낀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로미의 곁을 지켜준 반려동물 토마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것. 토마를 꼭 안아 준 로미는 마침내 초대 받은 그곳에 잘 도착한다. 생의 마지막 장소. “이제 나를 위해 울지 않아도 돼요. 나는 이곳에 잘 도착했답니다.” 로미가 입었던 수의만 남은 자리에 따뜻한 햇살과 노란 꽃들이 만발한다. 생의 마지막 여정을 훌쩍 떠난 여행처럼 잔잔하고 따뜻한 색감으로 그려냈다. 로미가 누운 자리가 비춰지는 마지막 장면이 주는 여운이 깊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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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한 특성 지닌 체코 필하모닉… 빈-RCO 소리와 다른 결과 만들어

    “체코 필하모닉은 슬라브 오케스트라이면서도 서구 문명과 전통의 일부에 속해 있습니다. 이 두 요소의 결합은 빈 필하모닉이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RCO)의 소리와는 다른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체코 필하모닉이 그런 고유한 특성을 지닌 오케스트라란 사실이 매우 기쁩니다.” 세계적인 지휘자 세묜 비치코프(73)가 이끄는 유럽의 명문 악단 체코 필하모닉이 28,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비치코프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교향악단의 사운드가 점점 비슷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개인이 고유한 목소리를 지니듯 오케스트라도 고유한 음향을 지녀야 한다”며 “지휘자의 책임은 자신의 개성을 오케스트라의 위대한 전통과 뚜렷한 정체성에 통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태생의 미국인인 비치코프는 2018년부터 체코 필하모닉 상임지휘를 맡고 있다. 1985년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하며 데뷔한 뒤로 런던 심포니, 빈 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뉴욕 필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업을 이어온 지휘자다. 절묘한 균형감과 예리한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체코 필하모닉의 음색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대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첫째 날인 28일에는 1990년 체코 민주화를 상징하는 음악인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전곡을 연주한다. 80분에 이르는 방대한 규모의 작품이다. “체코가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를 받던 당시 나라를 지키기 위한 민족적 정서가 뚜렷하게 담겨 있는 곡입니다.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조국이 있고 거기서 느끼는 감정은 뿌리와 소속감, 자부심, 그리고 어두운 역사로 인한 아픔 등으로 비슷하기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곡이기도 하죠. 체코 필하모닉 단원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이 음악을 접했던 이들이기에 그 연주는 엄청난 감동과 풍요로운 경험을 줍니다.” 둘째 날에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비치코프는 “투어를 할 때는 체코 필하모닉이 지닌 최고의 강점을 보여주는 음악을 연주하려 한다”며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은 체코 필하모닉의 면모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차이콥스키가 “첫사랑 같은 음악”이라고도 했다. “열두 살에 처음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본 뒤 당장 중고 악보를 샀어요. 밤마다 몰래 악보를 펼친 뒤 지휘 흉내를 냈습니다. 본질적으로 진실되고 삶을 사랑하는 기쁨을 아는 고귀한 사람이었고, 그게 그의 음악에 반영됐기 때문에 전 세계의 마음을 울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치코프는 지금 현 시대에 클래식 음악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모든 사람이 클래식 음악을 알진 못합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 알아도 괜찮지만, 어지러운 세계일수록 위대한 음악은 갈등과 모순을 품고 해답을 찾아내죠. 훌륭한 예술을 이른 시기에 접할수록,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한다고 확신합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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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코필의 연주는 슬라브와 서구 전통의 흥미로운 결합”

    “체코 필하모닉은 슬라브 오케스트라이면서도 서구 문명과 전통의 일부에 속해있습니다. 이 두 요소의 결합은 빈 필하모닉이나 콘세르트헤바우의 소리와는 다른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체코 필 하모닉이 그런 고유한 특성을 지닌 오케스트라란 사실이 저는 매우 기쁩니다.” 세계적인 지휘자 셰몬 비치코프(73)가 이끄는 유럽의 명문 악단 체코 필하모닉이 다음달 28~29일 서울 예술의전당콘서트홀과 롯데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체코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인 비치코프는 최근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교양악단의 사운드가 점점 비슷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개인이 고유한 목소리를 지니듯 오케스트라도 고유한 음향을 지녀야한다”며 “지휘자의 책임은 자신의 개성을 오케스트라의 위대한 전통과 뚜렷한 정체성에 통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태생 미국인으로 2018년부터 체코 필하모닉 상임지휘를 맡고 있는 비치코프는 1985년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하며 데뷔한 이후 런던 심포니, 빈 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뉴욕 필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 첫번째 날인 28일 1990년 체코 민주화의 상징적인 음악인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전곡을 연주한다. 80분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의 작품이다. 그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지배를 받던 당시 나라를 지키기 위한 민족적 정서가 뚜렷하게 담겨 있다”며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조국이 있고 거기서 느끼는 감정은 뿌리와 소속감, 자부심, 그리고 어두운 역사로 인한 아픔 등으로 비슷하기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체코 필하모닉 단원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이 음악을 접하며 이들이기에 그들의 연주는 엄청난 감동과 풍요로운 경험을 준다”고 말했다. 두 번째 날에는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그는 “투어를 할 때는 체코 필하모닉이 지닌 최고의 강점을 보여주는 음악을 연주하려한다”며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은 체코 필하모닉의 면모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작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비치코프는 차이콥스키가 “첫사랑 같은 음악”이라고 말했다. 그는 “열두 살 처음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본 후 당장 중고 악보를 샀고 밤마다 몰래 악보를 펼친 뒤 지휘 흉내를 냈다”며 “그는 본질적으로 진실되고 삶을 사랑하는 기쁨을 아는 고귀한 사람이었고 그게 그의 음악에 묻어났다. 그랬기 때문에 전 세계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클래식 음악을 알진 못합니다. 물론 나이가 들어서 알아도 괜찮지만, 모순이 많은 세계에서 위대한 음악은 갈등과 모순을 품고 해답을 찾아냅니다. 어려운 때 일수록 가장 뛰어난 클래식 음악이 주는 정신적 양식이 더 필요하죠. 훌륭한 예술을 이른 시기에 접할수록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한다고 확신합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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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3년 역사 빈필 첫 한국계 단원… 바이올리니스트 해나 조 발탁

    한국계 미국 바이올리니스트인 해나 조(조수진·31)가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인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의 정식 단원이 됐다. 빈필이 한국계 연주자를 정식 단원에 임명한 건 1842년 창단 이후 처음이다. 클래식 음악계에 따르면 빈필은 22일 해나 조를 제2 바이올린 파트의 정식 단원으로 임명했다. 단원 148명으로 구성된 빈필에 입단하기 위해선 빈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단원에 합격한 뒤 수년간 수습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이후 빈필 단원들의 투표를 거쳐 정식 단원 자격을 얻은 뒤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서울 출신인 해나 조는 미국으로 건너가 세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12세에 솔리스트로 데뷔했다.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 맨해튼 음대 등을 거쳐 2019년 빈필 아카데미에 입학했으며, 2022년 빈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에 입단했다. 지난해 11월 빈필 단원 투표를 거친 뒤 10개월 만에 정식 단원으로 최종 승인을 받았다. 해나 조는 11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5 빈 필하모닉 내한 공연’에도 참여할 예정이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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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외계인도 도서관에선 공공예절 지켜야 해요

    여느 날과 다름없는 행복도서관의 연말. 사서에게 계인이란 어린이가 와서 ‘도서관의 악몽’이란 책을 찾아 달라고 부탁한다. 지하 서고에서 책을 찾은 사서가 책을 대출하기 위해 바코드를 찍는 순간, 갑자기 도서관 벽에 금이 가며 세상이 흔들린다.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던 사서가 깨어나자 놀라운 풍경이 벌어진다. ‘행복’도서관은 ‘항복’도서관이 돼 있고, 여기저기 책이 쏟아진 채 엉망진창이다. 아이들은 초콜릿 과자를 먹은 손으로 침 묻혀 책장을 넘기기 내기를 하고 있고, 친구와 사이좋게 책을 나누자며 읽은 책을 반으로 찢기도 한다. 말 그대로 악몽 같다. 사실 계인의 정체는 ‘외계인’. 계인이가 해마다 연말에 ‘도서관의 악몽’이란 책을 빌릴 때마다, 도서관은 이렇게 난장판이 된다. 사서는 어린 외계인 어린이의 비밀을 지켜주면서도,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지킬 수 있는 묘책을 생각해 낸다. 그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도서관은 책을 매개로 상상과 모험을 떠나는 역동적인 곳이지만, 엄연히 지켜야 할 예절이 있는 공공장소이기도 하다. 도서관에서 지켜야 할 예절을 재밌는 상상을 바탕으로 풀어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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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징어게임’ 음악감독, 첫 관현악곡 선보인다

    “콘텐츠 음악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음악으로 시작해 음악으로 끝내야 하는 관현악곡 작곡을 처음 해봤습니다. 내내 채점 받는 초등학생의 기분으로 작업했습니다.”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곡가 정재일이 처음으로 관현악곡 신곡을 선보인다. 지난해 서울시향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의 의뢰를 받고 작곡한 오케스트라 곡 ‘인페르노(Inferno·지옥)’이다. 24, 2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주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23일 서울 종로구 더프리마아트센터에서 열린 ‘2025 서울시향 신작 발표 기자간담회’에 츠베덴 감독과 함께 참석한 그는 “처음으로 풀 오케스트라를 위한 음악을 만든 것이라 지옥 같은 절망의 나날을 많이 보냈다”며 “리허설 때도 마치 시험 성적표를 받는 기분으로 연주를 들었다”고 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1년여의 작업 끝에 완성된 이 곡은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지옥의 풍경을 음악으로 형상화했다. 정재일은 “18분 길이,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음들이 천천히 퇴적되다가 화산처럼 폭발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곡을 의뢰했던 츠베덴 감독은 “흥미롭고 강렬한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음악가를 늘 찾아다녔는데 그가 적임자였다”며 “신곡은 아주 강렬하면서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시대에 위안을 줄 음악”이라고 평했다. 정재일은 “여전히 ‘내가 제대로 작품을 만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세계적인 거장이 함부로 말씀할 리가 없다 싶어 안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곡은 한국 초연에 이어 다음 달 27일 서울시향 미국 투어 연주회의 일환으로 뉴욕 카네기홀에서도 연주된다. 서울시향은 멘델스존, 라흐마니노프 등의 작품과 함께 ‘인페르노’를 선보인다. 츠베덴 감독은 “충분히 멘델스존이나 라흐마니노프의 곡과 함께 연주될 만한 곡”이라며 “정재일만의 이야기와 개성이 담긴 독특한 작품에 미국 관객들도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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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세 김연아, 드보르자크 청소년 콩쿠르 우승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 양(11·사진)이 체코 프라하에서 13일(현지 시간) 열린 안토닌 드보르자크 국제 청소년 라디오 콩쿠르 ‘콘체르티노 프라가’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했다. 김 양은 결선 무대에서 프라하 방송교향악단과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했다. 우승자에게는 장학금 5000유로(약 817만 원)와 체코 남부 보헤미아 페스티벌 출연 기회 등이 주어진다. 1966년 제정된 이 대회는 16세(현악 및 건반 부문) 또는 18세(관악 부문) 이하를 대상으로 한 청소년 콩쿠르다. 올해는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지에서 약 60명이 참가했으며 현악·건반 부문 4명, 관악 부문 4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김 양은 지난해 이탈리아 로마의 한 공항에서 비발디의 ‘사계’를 즉흥 연주하는 유튜브 영상이 1억90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올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선 서울시향, 과천시향 등과 협연 무대를 가지기도 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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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독일 포로수용소 버전 ‘쇼생크 탈출’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프랑스 중위 알랭 르레이가 독일 콜디츠 수용소에 끌려온다. 가장 다루기 어려운 연합군 포로들이 보내지는 곳이었다. 그는 이미 한 번 다른 수용소를 탈출한 전력이 있었는데, 콜디츠에 오자마자 다시 탈출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제네바 협약에 따라 당시 수용소는 포로들의 운동시설을 확보해야 했다. 급증하는 포로들로 인해 독일군은 임시로 사냥터 두 곳에 철망을 두르고 운동장을 만들었다. 르레이는 이곳의 허점을 놓치지 않았다. 몰래 구한 민간인 복장을 걸친 뒤 축제 행렬에 합류해 탈출했다. 수감된 지 불과 46일 만. 포로들은 그가 친 ‘홈런’에 환호했고, 독일군은 진상 조사로 난리가 났다. 당시 나치 수용소 중에 가장 많은 탈출이 이뤄져 대담한 저항을 상징하는 공간이 된 콜디츠.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각국, 각 계층의 다양한 인간 층위가 역사의 굴곡 속에서 역동적으로 어우러졌던 장소이기도 하다. 영국 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가 공문서, 생존자 인터뷰 등의 취재와 고증을 통해 콜디츠의 역사를 생생하게 복원했다. 탈출 시도가 많았던 만큼 방법도 다양했다. 수십 개의 굴을 파거나 신분증을 위조하는 건 예사였다. 글라이더로 날아서 탈출하려는 시도도 있었단다. 포로들끼리 음악회를 열기도 했고 유치한 장난을 모의해 독일 경비병을 놀리기도 했다. 장교와 달리 하급 병사에겐 탈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다. 수용소를 배경으로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들의 면면을 흥미롭게 되살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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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누구 전이 더 맛있을까… 토끼와 호랑이의 대결

    인간들의 명절이 시작됐다. 달큼한 냄새를 맡고 마을로 내려온 토끼가 파전을 집어 먹고 “이 맛이 으뜸이로다!” 반한다. 고소한 육전 냄새에 끌려 전을 훔쳐먹은 호랑이는 “그 맛이 최고로다!” 감탄한다. 전 맛을 잊지 못한 둘은 다음 해까지 명절을 기다리느니, 직접 전을 만들기로 한다. 고소한 냄새가 산에 퍼지면서 토끼와 호랑이 사이엔 누가 더 전을 잘 부치는지 경쟁이 붙는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 심판으로 거북이를 세우지만, 거북이는 고민이다. 토끼 편을 들자니 호랑이가 무섭고, 호랑이 편을 들자니 토끼 꾀가 무섭기 때문이다. 거북이가 낸 묘안은 바로 인간들에게 직접 심사를 받자는 것! 결국 토끼와 호랑이의 전 대결 심사위원으로 전 잘 부치기로 소문난 전 대감 댁 업둥이가 위촉된다. 나이는 어려도 연중 두 번의 차례상과 열두 번의 제사상으로 다져진 전의 달인. 눈 감고도 육전, 파전, 버섯전, 무전, 호박전을 척척 부친다. 공평하게 승자를 가리기로 하고 업둥이 앞에서 최선을 다해 전을 부치는 둘.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 명절 필수 음식인 전을 주제로 토끼와 호랑이가 벌이는 요리 대결을 판소리처럼 구성진 문체로 흥겹게 그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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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첼로 켜는 순간, 특별함 느껴… 틀을 깨는 경험은 늘 즐겁죠”

    “독일 레퍼토리는 제 뿌리와 성장 배경, 독일에서 만났던 스승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왜 그 시대, 그 지역에서 이런 음악이 나왔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선지 더 끌립니다.” 독일 정통 음악의 계보를 잇는 뮌헨 출신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 쇼트가 다음 달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독일 음악사를 가로지르는 굵직한 대표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쇼트는 ‘세계 오케스트라들의 섭외 1순위’로 불릴 정도로 국제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스타 연주가. 무대 장악력과 정교한 해석을 바탕으로 뉴욕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자주 협연한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18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 응한 쇼트는 “빈 고전주의 걸작에서 낭만적 모더니즘 걸작을 모두 더해 다양한 작곡 스타일의 발전을 보여주고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뼈대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과 브람스 ‘첼로 소나타 2번’. 그는 “베토벤은 피아노와 첼로가 동등한 언어를 나누는 균형 잡힌 소나타 형식을 만들어 냈다. 당시로선 혁명적이었다”며 “반면 브람스의 F장조 소나타는 좀 더 교향곡적인 형식으로 오케스트라 색채를 내는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베베른의 세 개의 소품, 슈만 환상 소곡집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쇼트는 “베베른은 응축되고 짧지만 그 안에 누구나 강렬히 느낄 경험을 담고 있다”며 “슈만은 가장 시적인 방식으로 대조를 보여준다”고 했다. “모든 작품을 좋아하지만 특히 베베른의 음악은 아주 짧은 몇 분 안에 여러 요소와 풍부한 표현이 담겨 있어요. 연주자나 청중 모두에게 굉장한 집중을 요구하죠.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줍니다. 그런 ‘틀을 깨는 경험’은 늘 즐겁습니다.” 쇼트는 2000년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첼로란 악기가 가진 레퍼토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폭넓은 작업을 이어 왔다는 평을 받는다. 첼로만의 매력에 대해 “누구나 어린 시절 악기를 고를 때 특정한 ‘목소리’와 연결되는 순간이 있는데, 내겐 그게 늘 첼로였다”고 떠올렸다. “바이올린보다 훨씬 육체적인 악기고, 더 어둡고 깊은 음색을 냅니다. 활을 현에 올리는 순간, 특별한 분위기를 조각해낼 수 있어요. 감정을 자유롭게 깊이 담아 연주할 수도 있고요.” 특히 쇼트가 현재 사용하는 첼로는 역사상 최고의 현악기 명장 중 한 명인 마테오 고프릴레르(1659∼1742)의 작품이다. 그는 “지난 20년간 이 환상적인 악기와 함께할 수 있어 늘 감사하다”며 “한국 관객에게도 이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 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기대했다. 쇼트는 음악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미술 등에도 조예가 깊다. 프로그램의 작곡가와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음반 해설집은 대부분 직접 집필한다. “글을 쓰거나, 때론 그림을 그리면서 해석이 더 명확해지는 경험을 합니다. 그림이나 글, 소리 사이엔 수많은 연결고리가 있어요. 다양한 예술 형식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습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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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섭외 1순위 첼리스트 “가을, 독일 음악 정수에 물들어보세요”

    “독일 레퍼토리는 제 뿌리와 성장배경, 독일에서 만났던 스승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왜 그 시대, 그 지역에서 이런 음악이 나왔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선지 더 끌립니다. ”독일 정통 음악의 계보를 잇는 뮌헨 출신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 쇼트가 다음 달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가진다. 독일 음악사를 가로지는 굵직한 대표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쇼트는 ‘세계 오케스트라들의 섭외 1순위’로 불릴 정도로 국제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스타 연주가. 무대 장악력과 정교한 해석을 바탕으로 뉴욕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자주 협연한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18일 동아일보 서면 인터뷰에 응한 쇼트는 “빈 고전주의 걸작에서 낭만적 모더니즘 걸작을 모두 더해 다양한 작곡 스타일의 발전을 보여주고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뼈대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과 브람스 ‘첼로 소나타 2번.’ 그는 “베토벤은 피아노와 첼로가 동등한 언어를 나누는 균형잡힌 소나타 형식을 만들어냈다. 당시로선 혁명적이었다”며 “반면 브람스의 F장조 소나타는 보다 교향곡적인 형식으로 오케스트라 색채를 내는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베베른의 세 개의 소품, 슈만 환상 소곡집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쇼트는 “베베른은 응축되고 짧지만 그 안에 누구나 강렬히 느낄 경험을 담고 있다”며 “슈만은 가장 시적인 방식으로 대조를 보여준다”고 했다.“모든 작품을 좋아하지만 특히 베베른의 음악은 아주 짧은 몇 분 안에 여러 요소와 풍부한 표현이 담겨 있어요. 연주자나 청중 모두에게 굉장한 집중을 요구하죠.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 같은 특별한 경험을 줍니다. 그런 ‘틀을 깨는 경험’은 늘 즐겁습니다.”쇼트는 2000년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첼로란 악기가 가진 레퍼토리의 한계를 뛰어넘는 폭넓은 작업을 이어왔다는 평을 받는다. 첼로만의 매력에 대해서 “누구나 어린 시절 악기를 고를 때 특정한 ‘목소리’와 연결되는 순간이 있는데, 내겐 그게 늘 첼로였다”고 떠올렸다.“바이올린보다 훨씬 육체적인 악기고, 더 어둪고 깊은 음색을 냅니다. 활을 현에 올리는 순간, 특별한 분위기를 조각해낼 수 있어요. 감정을 자유롭게 깊이 담아 연주할 수도 있고요.”특히 쇼트가 현재 사용하는 첼로는 역사상 최고의 현악기 명장 중 한명인 마테오 고프릴러(1659-1742)의 작품이다. 그는 “지난 20년간 이 환상적인 악기와 함께 할 수 있어 늘 감사하다”며 “한국 관객에게도 이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기대했다. 쇼트는 음악뿐 아니라 문학이나 미술 등에도 조예가 깊다. 프로그램의 작곡가와 작품에 대한 해설이나 음반 해설집은 대부분 직접 집필한다. “글을 쓰거나, 때론 그림을 그리면서 해석이 더 명확해지는 경험을 합니다. 그림이나 글, 소리 사이엔 수많은 연결고리가 있어요. 다양한 예술 형식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습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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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작고 검은 점이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작고 검은 점 하나. 이 점은 문의 손잡이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린다.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밖을 향해 문을 비스듬히 열어 젖히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에 문고리였던 점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식물의 씨앗이 되고, 이후엔 시곗바늘을 고정하는 부품이 된다. 바다를 바라보는 눈, 우산 꼭지, 누군가의 점이나 목걸이 펜던트로 변하기도 한다. 시간을 되돌려보고 싶은 마음, 즐거운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비 오는 소리를 담아보고 싶은 마음 같은 여러 생각과 마음들이 이 작은 점 하나를 중심으로 매번 새롭게 펼쳐진다. 하나의 그림마다 짧은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이어지지만, 모든 그림 안에 작고 검은 점이 놓여 있다. 말 그대로 ‘시작점’이다. 점 하나에서 시작된 자유로운 사유와 이야기는 책 마지막에 이르러 독자에게도 자신만의 상상에 뛰어들기를 권하듯 비스듬히 열린 문의 손잡이로 다시 변한다. 점 하나로도 수많은 이야기를 빚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재미있게 보여주면서 그림책만의 묘미를 살렸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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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토벤-슈베르트 선율로 물드는 도심의 초가을

    마포문화재단의 제10회 M 클래식 축제에서 ‘심포니 시리즈’가 24, 25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개최된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순수예술 축제인 M 클래식 축제의 10주년을 기념해 베토벤, 드보르자크, 슈베르트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교향곡을 연주한다. 네덜란드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의 무대에서 지휘자로 데뷔한 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휘자 권민석이 이번 축제를 위해 조직된 M 클래식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24일은 첫 공연 ‘베토벤 No.5’를 시작으로 베토벤을 대표하는 작품들인 ‘코리올란 서곡’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교향곡 5번 운명’ 등을 차세대 피아니스트 정지원과의 협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25일에는 ‘드보르자크 & 슈베르트’ 무대가 이어진다. 첼로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손꼽히는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를 첼리스트 이경준의 협연으로 연주한다. 이경준은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다비드 게링가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해온 연주자. 이번 공연에서 드보르자크의 작품을 비롯해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개막한 M 클래식 축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낭만시대’의 대중적인 명곡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다음 달 2일에는 바흐 작품을 중심으로 바로크 음악의 매력을 선보이는 바로크 음악 스페셜리스트 앙상블 일 가르델리노의 공연이, 11월 11일에는 ‘원조 콩쿠르 여제’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리사이틀이 펼쳐진다. 테너 김민석(10월 29일),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11월 14일), 소프라노 임선혜(11월 12일) 등 세대를 아우르는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의 공연도 12월 6일까지 다채롭게 이어진다. 전석 2만∼3만 원.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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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 10년 ‘M 클래식 축제’…베토벤-슈베르트 곡들 선보여

    마포문화재단의 제10회 M 클래식 축제에서 ‘심포니 시리즈’가 24, 25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개최된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순수예술 축제인 M 클래식 축제의 10주년을 기념해 베토벤, 드보르작, 슈베르트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교향곡을 연주한다.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와의 무대에서 지휘자로 데뷔한 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휘자 권민석이 이번 축제를 위해 조직된 M 클래식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24일은 첫 공연 ‘베토벤 No.5’을 시작으로 베토벤을 대표하는 작품들인 ‘코리올란 서곡’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교향곡 5번 운명’ 등을 차세대 피아니스트 정지원과의 협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25일에는 ‘드보르작 & 슈베르트’ 무대가 이어진다. 첼로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손꼽히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 을 첼리스트 이경준의 협연으로 연주한다. 이경준은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다비드 게링가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우승을 한 이후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해온 연주자. 이번 공연에서 드보르작의 작품을 비롯해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개막한 M클래식 축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낭만시대’의 대중적인 명곡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다음달 2일에는 바흐 작품을 중심으로 바로크 음악의 매력을 선보이는 바로크 음악 스페셜리스트 앙상블 일 가르델리노의 공연이, 11월 11일에는 ‘원조 콩쿠르 여제’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리사이틀이 펼쳐진다. 테너 김민석(10월 29일),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11월 14일), 소프라노 임선혜(11월 12일) 등 세대를 아우르는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의 공연도 12월 6일까지 다채롭게 이어진다. 전석 2만~3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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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계 첫 英왕립음악대학 교수,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 임용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에스더 유(31·사진)가 영국 왕립음악대학 현악과 교수로 임용됐다.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는 9일 “한국계 음악가가 영국 왕립음악대학 교수로 합류한 건 에스더 유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1883년 설립한 영국 왕립음악대학은 세계적인 명문 음악 대학으로 손꼽힌다. 에스더 유는 2010년 ‘잔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01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최연소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8년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주 아티스트로도 활동했다. 서울시향과 미국 뉴욕 필 하모니, 독일 뮌헨 필하모닉 등과 협연을 펼쳐 왔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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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몰래 먹는 라면은 아무도 못 참아요

    마트에 장을 보러 간 가족. 새로 출시된 신상 라면이 보이지만, 먹으면 살만 찐다면서 그냥 돌아선다. 하지만, 누군가 몰래 라면을 사둔 것인지 집 찬장 안에 신상 라면이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가장 먼저 그 라면을 몰래 찾으러 온 건 엄마. 라면을 끓여 후후 불며 호로록 먹는다. 아빠도 할머니도 누나도 제각각 몰래 찾아와 호로록 신상 라면을 즐긴다. 딱 한 명, 막내만 빼고. 그런데 정신없이 몰래 라면을 즐기던 가족들은, 점점 뭔가가 그들을 죄어옴을 느낀다. 답답하고 불편하고 더부룩하다. 가만 보니 라면이 가족 모두를 꿀꺽 삼켜버렸다. 당황한 가족들에게 “배고파요” 볼멘소리를 내는 막내의 목소리가 들린다. 라면에게 먹혀버린 가족들은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먹을까 말까 늘 갈등의 기로에 서게 하는 음식. 그리고 대다수를 결국 굴복시키고 마는 음식. 라면처럼 맛있으면서도, 건강에도 매우 좋은 음식이란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가인 저자가 라면을 둘러싼 가족의 한바탕 소동을 재밌게 그려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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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선희 기자의 따끈따끈한 책장]대중목욕탕의 추억… ‘K문화’로 자리매김

    요즘 나오는 어린이 책 중 단일 소재로 가장 자주 눈에 띄는 것을 꼽자면 놀랍게도 ‘목욕탕’이다. 최근 몇 개월 내 나온 목욕탕 소재의 어린이책 신간을 대충만 헤어봐도 ‘바나나 우유 목욕탕’ ‘별 세상 목욕탕’ ‘판다 목욕탕’ ‘누가 먼저 목욕탕’ ‘산타 목욕탕’ 등등 넘쳐난다. 유치원, 바닷가, 빵집, 할머니댁 같은 곳이 어린이 책 단골 배경이 되는 건 특이할 게 없지만 그림책 소재가 대중탕이라니. 그런데 ‘목욕탕 책이 또 나왔네?’ 하면서도 매번 저절로 손이 가고, 왠지 모를 나른한 기분으로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모험의 세계로 빠지는 이야기를 넘겨보게 된다. 역시 책을 낸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뼛속까지 한국인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휴식과 재충전을 넘어 만남과 유대와 힐링의 역할까지 담당하는 곳. 모락모락 수증기가 폭폭 올라오는 오래된 대중목욕탕은 보통의 한국 사람들에게 추억의 공간이다. 목욕탕을 소재로 한 어린이 책에 꼭 목욕 후 마시는 바나나 우유나 요구르트, 냉탕 수영 같은 게 나오는 이유다. 허름한 동네 목욕탕 대신 워터파크 같은 대형 복합시설이 대세가 된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도 이태리타월로 등 밀어주고, 냉탕에서 잠수하고 물장구치는 감성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문화는 절찬리 출간 중인 목욕탕 그림책에서 알 수 있듯 미래 세대에게도 성공적으로 전수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백희나 작가의 ‘장수탕 선녀님’이다. 날개옷을 잃어버려 동네 목욕탕 냉탕에서 살게 된 선녀 이야기인 원작 그림책 인기에 힘입어 상시 공연되는 뮤지컬도 있다. 실제 공연장에선 아이들 호응이 열렬하다. 엄마나 아빠 손에 이끌려 대중탕 문화를 조기 체험 한 한국 어린이들은 일요일 이른 아침 세신하고 나오며 맞는 찬 공기나 요구르트에 빨대 꽂아 먹는 개운함을 감각적으로 아는 것 같다. 한국인조차 감탄시킨 철저한 고증으로 유명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도 목욕탕이 나온다. 비밀을 감추기 위해 가장 가까운 그룹 멤버들과도 목욕탕에 함께 가지 않는 아이돌 가수 루미는 곁을 잘 주지 않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런 루미에게서 다른 멤버들이 은근히 ‘심리적 장벽’을 느끼는 극 중 설정은 참으로 한국적이다. 그러니 루미가 자신의 약점을 밝힌 뒤 마침내 자유와 해방감 속에서 멤버들과 간 곳 역시 당연히 목욕탕이다. 얼마 전 출간된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집 ‘단 한번의 삶’에도 군인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동네 목욕탕에 갔던 작가의 유년 시절 일화가 등장한다. 그러고 보면 세대와 지역, 성별을 불문해 한국인을 묶어주는 공통의 기억엔 언제나 목욕탕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쯤 되면 한국 사람들은 ‘목욕의 민족’이 아닌가. ‘씻는다는 것의 역사’란 책에 따르면 한국에 대중목욕탕이 급격히 늘어난 건 1980년대였다. 이후 현대식 아파트 보급, 팬데믹 등을 거치며 대중탕의 개체 수나 역할은 급격히 축소됐다. 하지만 목욕탕이 주는 그 ‘감성’만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그 기억이 작가들 입담을 통해 책과 영상, 무대 위에서 끝없이 재생되면서 이제는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찾는 새로운 K문화로 빚어지고 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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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줄 한줄 곱씹는 훈련…문장 따라 쓰며 나를 돌아본다”

    글쓰기·독서 교육자 등 현장에서 필사를 지도해 온 이들이 공동 집필한 필사 안내서 ‘필사의 모든 것’(북도슨트·반숙경 외 12인 지음)가 출간됐다. 초등학교 교사부터 출판인, 도서관 강사 등이 각자의 현장에서 필사 수업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다. 책은 필사의 정의와 역사에서부터 다양한 필사 실천 방법과 프로그램, 시·고전 등의 추천 도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워크시트까지 필사에 관한 모든 것을 망라했다. 필사 준비물, 자신에게 꼭 맞는 필사도구 찾는 법 등의 디테일한 팁과 영어 및 일본어 등 외국어 필사 등에 대한 내용도 수록했다. 저자들은 “빠르게 읽고 흘려보내는 시대, 필사는 느리게 쓰며 곱씹는 힘을 길러준다”며 “한 줄의 문장을 따라 쓰는 동안 타인의 언어로 나를 돌아보고 문장의 리듬 속에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필사의 매력을 강조한다. 필사는 문장력, 집중력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자기계발과 치유 효과까지 있다고 한다. 상세한 가이드가 들어있어 필사가 처음인 이들에게 입문서로 적절하다. 현장에서 관련 수업을 진행하는 이들이라면 실용적인 길잡이로 활용할 수도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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