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

이진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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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이진구 기자의 대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가식적인 형식보다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 떠는 듯한 편안한 인터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sys1201@donga.com

취재분야

2026-02-22~2026-03-24
종교53%
문학/출판20%
문화 일반17%
음악7%
칼럼3%
  • “日 정부와 국민은 달라…韓에 과거사 사과, 당연하다 생각”

    “일본 국민 대부분은 (정부와 달리) 과거사 잘못을 인정하고, 한국에 사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지난달 23일 서울 성동구 서울 일본인교회에서 만난 히라시마 노조미(平島望·60) 목사는 “일본 정부 입장을 일본 국민의 생각으로 여기지 말아달라”라고 했다. 히라시마 목사는 40여 년 동안 한국에서 일본의 과거 잘못을 사죄하고 양국 화해를 위한 사역을 해온 요시다 고조(吉田耕三·85) 목사의 사위. 요시다 목사는 고령과 지병으로 지난해 11월 일본으로 건너가 요양 중이다. 히라시마 목사가 대를 이어 ‘사죄와 화해를 위한 사역’을 하고 있다.―일본인이 한국에서 40년 넘게 과거사 사죄 사역을 했다는 게 뜻밖입니다.“장인어른은 1974년 한국에서 열린 한 기독교 대회에 참석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어요. 당시 한국은 기독교가 엄청나게 확산할 때였거든요. 처음엔 한국에서 기독교가 부흥한 이유를 알고 싶어 3·1운동 때 학살이 벌어진 경기 화성 제암리 교회 등 기독교 유적지를 찾았는데, 그 과정에서 일제강점기에 벌어진 만행을 알게 됐다고 해요. 일본에서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하시더군요. 굉장한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양국 화해를 위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고 한국으로 오셨다고요.“1981년 아내와 두 딸과 함께 한국에 정착하고, ‘사죄와 화해의 선교’를 평생의 사명으로 삼으셨으니까요. 양국이 화해로 가는 길은 먼저 일본이 과거사를 직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이 이젠 됐다’라고 할 때까지 진정 어린 사과를 하는 것뿐이라고 늘 말하셨습니다. 일본이 먼저 한국을 침략하고, 많은 이의 목숨을 빼앗았으니 당연하지요. 또 한편으로 40여 년 동안 일본의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는 편지를 일본 교회는 물론이고 총리나 외무상, 문부상이 바뀔 때마다 끊임없이 보냈습니다. 일본 언론에도 과거사의 진실을 알리는 기고를 수시로 보냈고요.”―방한 일본인들을 위한 ‘스터디 투어’도 직접 인솔했다고 들었습니다.“정확한 역사를 모르고 하는 사과는 진정한 사과가 아니지요. 늘 함께 제암리 교회,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안중근의사기념관, 독립기념관 등을 찾아 진실을 알리셨습니다. 제암리 학살 사건 100주년인 2019년 4월에는 일한친선선교협력회와 함께 제암리 순국 기념비 앞에서 직접 사건을 설명하고 깊이 사죄하셨지요.”―안중근의사기념관까지요? 함께 간 사람들이 좀 놀랐겠습니다.“하하하, (안 의사가 사살한) 이토 히로부미는 (태평양전쟁) 이전 세대에겐 위인이겠지만, 사실 전후 세대는 잘 몰라요. 한때 돈(1000엔)에 나온 분이라는 거 정도? 장인은 일본인들에게 안 의사의 행동을 ‘집에 도둑이 들었는데 가족을 안 지키는 아버지가 어디 있냐’라고 늘 설명했습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선택한 방법일 뿐이라고요.”―일본 정부가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사실 학교마다 차이는 좀 있지만 일본에선 일제강점기 역사를 많이 가르치는 곳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장인도, 저도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그런 일본의 만행이 있었다는 걸 몰랐습니다. 그리고…, 저는 현재 일본 정치인 상당수가 일제강점기 정치인들의 후손이란 점도 원인이라고 봅니다. 자신들의 아버지, 할아버지가 했던 일을 사과해야 하니까요. 독일은 나치와 완전히 손을 끊어 상대적으로 사과가 수월하지 않았나 싶어요.”―요시다 목사님 건강은 어떠십니까.“요양원에 계신 데, 지난해 뇌출혈이 있고 난 뒤에는 팔다리에 약간 마비 증세가 있으세요. 그래서 휠체어를 이용하시지요. 연세가 있으셔서….”―한일 양국이 진정으로 화해하는 날이 올 수 있겠습니까.“장인도 말했지만, 먼저 일본이 과거 잘못을 진심으로 회개하고 사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과거사를 정확히 알고 배워야지요. 물론 아프겠지만 이런 과정 없이 한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일에 양국 기독교계가 다리가 돼 앞장섰으면 합니다. 정치로 풀긴 쉽지 않지만, 양국 교회가 하나 돼 각 이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스터디 투어에 참여했던 일본 기독교 미션스쿨 학생들이 떠나면서 요시다 목사님께 준 선물이 있어요. 태극기에 소감을 적은 것인데, ‘역사를 알려줘서 고맙고, 감사하다’는 내용입니다. 갈라진 것을 하나 되게 하는 것이 예수가 걸은 십자가의 길이지요.”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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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무부 관계자들 한교총 방문… 종교자유 보장 물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1일 “줄리 터너 부차관보 대행 등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 관계자들이 지난달 23일 한교총을 방문해 한국 내 종교자유 상황을 물었다”라고 밝혔다. 한교총은 39개 교단, 6만5000여 교회가 가입한 국내 최대 개신교 연합단체다.한교총에 따르면 이들은 김정석 대표회장과 홍사진·정정인 공동 대표회장에게 한국교회가 어느 정도 종교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지를 물었으며, 특히 손현보 목사 구속을 종교탄압 사례로 들었다. 손 목사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교회 기도회 등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 등을 했다가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지난해 9월 구속됐고, 최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이에 대해 한교총은 “김 대표회장은 ‘목회자를 인신 구속한 것이 과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손 목사가 실정법을 위반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한국교회가 종교자유를 침해받고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한교총은 또 “한국교회는 (정부의) 통일교와 신천지 등에 대한 수사에 이견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라고 전했다. 한편 미 국무부 대표단은 이날 한교총 방문에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방문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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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펑크 대모’ 패티 스미스의 삶-음악 고백

    펑크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패티 스미스는 ‘미국 펑크 록 뮤지션이자 시인, 내셔널 북어워드 수상자’보다 ‘2016년 12월 노벨 문학상 시상식에서 수상자인 밥 딜런을 대신해 상을 받고 축하 공연을 한 사람’으로 더 많이 알지 않을까 싶다. 노벨 문학상 수상식에 “기쁘지만, 그날은 선약이 있어 못 간다”라고 한 딜런이나, 공연에서 그의 노래(A Hard Rain’s A-Gonna Fall)를 부르다 긴장한 탓에 가사를 잊은 스미스 모두 엄청난 화제를 낳았으니 말이다. ‘펑크의 대모’이자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적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는 패티 스미스(본명 Patricia Lee Smith)가 이번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성장, 각성 그리고 예술적 경험을 진솔하게 담은 자서전으로 대중과 만났다. “사방이 벽이었고, 거기에 금을 낸 것은 다른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그저 온 힘을 다해 그걸 발로 차 무너뜨리고, 잔해를 치워, 이미 이만치 다가와 있을 새로운 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만 하면 되었다. ‘호시스’는 자유를, 진실한 한 시대를 알렸다.”(‘예술/쥐들’에서) ‘호시스(Horses)’는 미 음악잡지 롤링스톤이 ‘세계의 명반 100’에 선정한 스미스의 데뷔 앨범. 1975년 발매됐으며, 주제곡 ‘Gloria’의 첫 구절 “Jesus died for somebody’s sins but not mine(예수는 누군가의 죄를 사해 주려 죽었지, 그러나 내 죄는 아니었어)”으로 유명하다. 어떤 장르의 음악이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일탈과 괴성, 무질서로 보일 수 있지만, 저자는 “예술이 인간을 어떻게 지탱하고 상실과 고통의 시간을 견디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예술이 영혼을 먹여 살리는 ‘양식’임을 보여준다. 이 책의 원제 ‘Bread of Angels(천사들의 빵)’는 저자 자신의 삶을 지탱해 준 ‘예기치 못한 친절’의 순간을 의미한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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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국악관현악단, 개관 기념 ‘봄맞이 소리’ 4일 첫선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박범훈) 4일 오후 7시 반 평택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개관 기념 공연 ‘봄맞이 소리’를 개최한다. 박범훈 예술감독의 대표작인 관현악곡 ‘춘무’로 문을 여는 1부에서는 유지숙 명창이 긴아리, 자진아리 등 서도소리의 진수를 선보인다. 또 피리 명인 최경만이 특별 출연해 서도소리 특유의 깊이와 멋을 더할 예정이다. 2부는 소리꾼 장사익의 무대로 꾸며진다. 한국적 정서를 담아낸 깊은 호흡과 탁월한 가창력으로 사랑받아 온 장사익은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 ‘찔레꽃’, ‘꽃구경’, ‘봄날은 간다’ 등을 선보인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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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페라 임형주, 대법원 중앙홀에서 ‘공감콘서트’ 개최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27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초청 독창회 ‘임형주 교수와 함께하는 공감 콘서트’를 개최한다.이번 공연은 대법관, 법원행정처 관계자, 법조인 가족들이 문화를 가까이 즐길 수 있도록 ‘찾아가는 음악회’ 형식으로 마련됐다. 임형주는 이번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조영훈 반주로 대표곡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비롯해 클래식, 팝, 뮤지컬 등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팝페라 무대를 펼친다. 한편 지난해 임형주가 초대 이사장에 선임된 용산문화재단은 다음 달 3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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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기독교 다큐 ‘무명’, ICVM 크라운 어워즈 금상 수상

    한국 기독교 다큐멘터리 영화 ‘무명(無名)’이 최근 미국 테네시주에서 열린 제53회 ICVM(International Christian Visual Media) 크라운 어워즈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금상을 받았다. 기독교 선교 방송인 CGN이 제작한 ‘무명’은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복음을 전한 두 일본인 선교사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배우 하정우가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ICVM은 기독교 영화·드라마·다큐 전문 제작자와 배급자 모임으로 매년 세계 기독교 영상물 중 작품성이 높은 영상물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는 30개국 638개 작품이 출품됐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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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나무 책’ 시절 지우개는 칼이었다

    종이가 나오기 전에 글을 대나무 같은 나무에 썼다는 건 다 아는 사실. 지금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나 수정액으로 고치고 다시 쓰지만, 나무에 글을 썼던 시절에는 어떻게 고쳤을까. 보통 책은 담고 있는 내용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런 통념과 달리 책이란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변해 왔는지를 다룬다. 과거에는 책을 만들 때 저자 표시를 어떻게 했는지, 어떤 제본·교정 방식과 편집 기술을 사용했는지 등 내용을 제외한 모든 것을 담았다. “목간이 말려 있는 모습을 가리키는 한자가 ‘권(卷)’이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책 한 권’이라는 표현은 목간을 펼쳤을 때의 모습 ‘책(冊)’, 말았을 때의 모습 ‘권’에서 비롯되었다.”(‘책의 원형’에서) ‘책(冊)’이란 글자의 유래, 원고지처럼 비석에 가로세로 구획을 나누고 글자를 쓴 ‘정간(井間)’, 옛사람들이 책에 저자와 목차를 표시한 방법, 마침표 쉼표 등을 아우르는 용어인 ‘구두점’이 생긴 이유, 조사를 ‘토씨’라고 하는 까닭 등이 상세히 설명된다. 책을 읽다 보면 ‘아하, 지금의 책이 이렇게 변해서 오늘에 이르렀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시 처음 궁금증으로 돌아가 보자. 이 책에 따르면 나무에 글을 썼던 시절 지우개 역할은 칼이 했다고 한다. 작은 칼로 잘못 쓴 부분을 깎아내 다시 썼는데, 이 칼을 ‘도필(刀筆)’이라고 불렀다. 중국 역사서 ‘사기(史記)’에서 문서를 작성하는 관리를 ‘도필지리(刀筆之吏)’라고 칭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부제 ‘편집의 시각으로 옛 책을 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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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바뀌지 않더라도, 그곳이 목회자가 있어야 할 곳”

    “그곳이 목회자가 있어야 할 곳이니까요.” 10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 앞 한 카페에서 만난 김기동 목사(65·아가페선교회 대표·사진)는 ‘남들은 꺼리는 교도소 사역을 17년째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법무부 교정위원이기도 한 그는 40대 초반 늦은 나이에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뒤 교정 사역을 담당하는 아가페선교회를 세우고 재소자들을 위한 사역을 전담하고 있다.“목사도 사람인지라 사역의 성과가 눈에 보이면 힘이 나지요. 그런데 교정 사역은 교도소 안에 교회를 세울 수도 없고, 일부 찾아오는 사람을 제외하면 출소 후 연락도 안 돼 신앙 생활을 계속하는지 알 수도 없어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피하는 경우도 많고요.” 김 목사는 젊은 시절에 승승장구하며 돈을 좇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부도로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면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게 됐다고 한다.“잘나갈 때는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었죠. 너무 힘들어서 방황하고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였는데, 제가 어려워지니까 그제야 보이더라고요.” 김 목사는 “그때 문득 ‘인생의 절반은 실패했지만, 남은 절반은 그렇게 살지 말자.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위해 옆에 있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리고 늦은 나이지만 신학대에 들어갔다”고 했다. 2012년 그가 설립한 아가페선교회는 현재 경북북부교도소와 서울남부교도소 등 전국 10여 개 교정시설을 순회하며 예배, 세례식, 인성 교육, 상담 등의 사역을 하고 있다. 김 목사는 “교도소 사역을 하니 주변에서 ‘사람은 안 바뀌는데 그 허망한 일을 왜 하느냐’란 물음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10년 넘게 돌본 재소자가 다시 들어오는 걸 보고 무력감을 느낄 때도 있었지요. 하지만 사람을 바꾸는 건 목사의 능력이 아닌 것 같아요. 그건 하나님의 능력이고 저는 최선을 다해 길을 인도할 뿐이지요.” 김 목사는 “재소자들을 위한 정부 기관의 교정·교화 노력은 물론이고 한국 교회, 신학대에도 전문적인 교정·교화 교육과정이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소자라는 특성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일반 목회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전국 교정시설에 약 6만2000명의 재소자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제외하면 언젠가는 모두 사회로 나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 많은 사람이 교화되지 않고 과거와 똑같은 상태로 출소하면 사회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비록 노력에 비해 결과가 적고, 바뀌지 않는 사람이 있더라도 우리 사회가 교정·교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되는 이유지요.” 그는 “검정고시반과 수능반에서 공부하며 달라지는 소년수들을 보면 사람은 분명히 변할 수 있고, 또 변하도록 우리가 도와야 한다는 확신을 갖는다”며 “많지는 않지만, 출소 후에도 연락해 오는 사람들을 보면 본인의 의지와 우리의 노력에 따라 사람은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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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이진구]정치인의 종교 유착도 말해야 할 때

    지난해 9월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정교유착 혐의로 구속된 지 얼마 뒤였다. 국내 한 대형 교회 담임목사를 만났는데, 그는 “한국 사회에서 대형 교회 담임 목사를 하면 이런저런 많은 유혹이 들어온다”라고 말했다. 선거 때면 자기 진영을 위해 편향된 목소리를 내달라는 정치적 요구는 물론이고 “교회를 위해 저희가 뭘 도와드리면 좋겠습니까”라며 노골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도 현실 사회에 있다 보니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나 민원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표가 필요한 정치인들이 이런 약한 부분을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했다.종교단체의 어려움 노리는 정치 통일교와 신천지 등 특정 종교단체의 정치권 유착 의혹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통일교로부터 고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건희 여사는 1심에서 1년 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들로부터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받은 여야 전현직 의원들의 이름도 나오는 중이다. 신천지 본부는 대선, 총선을 앞두고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집단 가입시켰다는 혐의로 지난달 말 ‘정교유착 비리합동수사본부’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최근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까지 나서 “정교유착의 부정·불법이 국정 농단의 거름이 됐다”라며 “통일교, 신천지 등에 대한 철저한 합동수사와 함께 모든 부처가 각각의 영역에서 사이비·이단의 폐해 근절 방안을 모색해 주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종교의 정치 유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참에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이는 없다. 당사자인 종교계 안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부작용을 걱정하는 정도일 뿐 ‘정교유착 근절’이란 대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정교유착’이 타락한 ‘종교’와 ‘종교인’만 때려잡으면 사라질 문제일까. 죄를 지어 감방에 간 걸 “탄압”이라 강변하고, 불법 정황이 담긴 육성 녹음이 공개됐는데도 “그런 일 없다”라고 태연히 거짓말하는 정치인들이 하지 못할 일은 없다. 더욱이 선거 후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이들에게 수많은 신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종교인은 절대 놓치면 안 되는 대상이다. 신자는 곧 유권자이며, 양을 일일이 만나는 것보다 양치기를 내 편으로 만드는 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선, 총선 출마자는 물론이고 지방 기초단체 시·구의원 후보도 매한가지다. 종교만 처벌하면 정교유착 끊어질까 정치의 종교 이용은 선거 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개신교계에선 관례로 역대 대통령이 참석해 온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가 본래의 순수한 의미를 잃고 정·관계, 개신교계 유력 인사들의 사교 자리로 변질된 것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단체는 현재 회장, 부회장이 매관매직 등 정교유착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브 앤드 테이크(give and take)’가 정치인들은 손사래를 치는데, 오로지 종교인들의 강권으로만 벌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교유착’은 동전의 앞·뒷면이다. ‘주니까 받은 사람’과 ‘받으니까 준 사람’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 대한불교조계종 진우 총무원장이 사석에서 “찾아오는 정치인들에게 아무리 정신 차리라고 얘기해도 안 듣는다”라며 한탄한 적이 있다. 겉으로야 두 손을 모으고 “가르침을 구하러 왔다”라고 하지만, 애초에 속마음이 거기에 있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다. 국내 최대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을 지낸 한 원로 목사는 “과거 대선 때 한 유력 후보가 ‘좋은 말씀 들으러 찾아뵙고 싶다’라고 해 ‘진짜 아픈 조언을 듣고 싶으면 오라’고 했더니 취소하더라”고 전했다. ‘정교유착’을 ‘나쁜 종교인’만 처벌해 근절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종교를 표와 정치적 이용 대상으로 여기는 정치인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어렵지 않을까. 종교의 정치 유착뿐만 아니라, 정치의 종교 유착에도 날을 세워야 하는 이유다. 이진구 문화부 기자·부장급 sys1201@donga.com}

    •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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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은 바뀔 수 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지요”

    “그곳이 목회자가 있어야 할 곳이니까요.”10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 앞 한 카페에서 만난 김기동 목사(65·아가페선교회 대표)는 ‘남들은 꺼리는 교도소 사역을 17년째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법무부 교정 위원이기도 한 그는 40대 초반 늦은 나이에 목회자의 길에 들어선 뒤 교정 사역을 담당하는 아가페선교회를 세우고 재소자들을 위한 사역을 전담하고 있다.“목사도 사람인지라 사역의 성과가 눈에 보이면 힘이 나지요. 그런데 교정 사역은 교도소 안에 교회를 세울 수도 없고, 일부 찾아오는 사람을 제외하면 출소 후 연락도 안 돼 신앙생활을 계속하는지 알 수도 없어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피하는 경우도 많고요.”김 목사는 젊은 시절에 승승장구하며 돈을 쫓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부도로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면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게 됐다고 한다.“잘나갈 때는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었죠. 너무 힘들어서 방황하고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였는데, 제가 어려워지니까 그제야 보이더라고요.”김 목사는 “그때 문득 ‘인생의 절반은 실패했지만, 남은 절반은 그렇게 살지 말자.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위해 옆에 있자’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리고 늦은 나이지만 신학대에 들어갔다”라고 했다.2012년 그가 설립한 아가페선교회는 현재 경북 북부교도소와 서울 남부교도소 등 전국 10여 개 교정시설을 순회하며 예배, 세례식, 인성교육, 상담 등의 사역을 하고 있다. 김 목사는 “교도소 사역을 하니 주변에서 ‘사람은 안 바뀌는데 그 허망한 일을 왜 하느냐’라는 물음을 많이 받는다”라고 말했다.“10년 넘게 돌본 재소자가 다시 들어오는 걸 보고 무력감을 느낄 때도 있었지요. 하지만 사람을 바꾸는 건 목사의 능력이 아닌 것 같아요. 그건 하나님의 능력이고 저는 최선을 다해 길을 인도할 뿐이지요.”김 목사는 “재소자들을 위한 정부 기관의 교정·교화 노력은 물론이고 한국 교회, 신학대에도 전문적인 교정·교화 교육과정이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재소자라는 특성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일반 목회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전국 교정시설에 약 6만2000명의 재소자가 있다”라며 “무기 징역을 제외하면 언젠가는 모두 사회로 나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 많은 사람이 교화되지 않고 과거와 똑같은 상태로 출소하면 사회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비록 노력에 비해 결과가 적고, 바뀌지 않는 사람이 있더라도 우리 사회가 교정·교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되는 이유지요.”그는 “검정고시 반과 수능 반에서 공부하며 달라지는 소년수들을 보면 사람은 분명히 변할 수 있고, 또 변하도록 우리가 도와야 한다는 확신을 갖는다”라며 “많지는 않지만, 출소 후에도 연락해 오는 사람들을 보면 본인의 의지와 우리의 노력에 따라 사람은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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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광희 천주교 서울대교구 보좌주교 사임

    지난해 7월 천주교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된 최광희 신부(사진)가 주교직에서 사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19일 “최 주교 임명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을 요청했고 교황청이 이를 수락했다”라고 밝혔다. 최 주교 임명자의 보좌 주교 서품식은 지난해 8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연기됐다. 정 대주교는 교구 구성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 주교 임명자가 자율 신경계의 지속적인 문제와 극심한 수면 장애 등 여러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을 청원했다”라며 “이 결정에 이르기까지 교구장인 저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기도와 묵상, 신중한 숙고의 과정을 거쳤다”라고 밝혔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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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의 힘’ 믿은 고운사 사찰림, 산불 1년만 멸종위기종 돌아와

    지난해 3월 경북 지역에 발생한 대형 산불로 대부분 지역이 훼손된 경북 의성 고운사 사찰림의 회복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운사는 산불 진화 후 인공 복원이 아닌 자연 복원을 결정했으며, 광범위한 사찰림의 자연 복원은 고운사가 국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불교환경연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안동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 등 5개 환경단체는 지난달 26일 고운사에서 ‘고운사 사찰림 자연 복원 프로젝트 중간 보고회’를 열고 “약 76.6%의 지역에서 자연 복원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밝혔다.지난해 8월부터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멸종위기 1급인 수달을 비롯해 담비·삵(멸종위기 2급), 올빼미와 큰소쩍새(천연기념물), 오색딱따구리 등 포유류 17종과 조류 28종이 관찰됐다. 또 피해가 컸던 상류 지역에서도 조류 출현 종 수가 늘어나며 서식 환경 회복 조짐이 나타났다. 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장은 “중대형 포유류의 회복 잠재력이 높게 나타났다”라며 “다만 설치류 등 소형 포유류의 종 다양성은 일시적으로 낮은 상태를 보였다”라고 말했다.숲의 골격을 이루는 참나무류 등 교목성 수종의 새싹 밀도는 헥타르(ha)당 평균 3922본으로 집계됐으며, 나머지 지역에서도 회복 속도의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인 재생 방향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규송 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는 “산불 직후 식생 재생은 토양 속 매토종자(발아력을 유지한 채 종자휴면 상태에 있는 종자) 발아와 화재목(산불 피해 나무) 그루터기에서의 새싹 재생이라는 두 경로를 통해 진행된다”라며 “고운사 사찰림에서는 이 두 과정이 동시에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복이 본격 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조사단은 “식생과 동물 등 분야별 모니터링 결과를 종합할 때, 고운사 사찰림은 높은 자연 회복력을 바탕으로 인위적인 조림 없이도 스스로 숲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보인다”라고 밝혔다. 또 “불에 탄 고사목 역시 딱따구리와 곤충의 서식처로 기능하고 있다”라며 “무분별한 벌채와 획일적인 인공 조림을 지양하고 자연 복원 가능성을 신뢰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조사단은 5월까지 조사를 마친 뒤 최종 보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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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수돗물 불신’ 키운 생수 산업의 이면

    좀 진부한 이야기지만, 지금의 중장년 세대가 어렸을 때 즐겨 보던 ‘어깨동무’ ‘보물섬’ 같은 잡지에 자주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미래에는…’ ‘해외에서는…’ 식의 이야기였는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물을 돈 주고 사 먹는다’ ‘사우디는 기름이 물보다 싸다’도 단골 주제 중 하나였다. 아직 우리에겐 물을 돈 주고 사 먹는다는 개념이 없던 시절, 기름보다 비싼 물을 사 먹는 그 나라가 얼마나 신기했는지.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러 우리도 사 먹는 생수가 기본값인 나라가 됐다. 지난달 30일 동네 편의점 생수 한 병이 1100원(삼다수 500mL·한국소비자원 제공). 같은 날 휘발유 1L 평균가는 1688.97원이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도 기름보다 물이 비싼 나라가 돼버렸다. 석유를 둘러싼 국가와 기업의 패권 전쟁처럼, 돈이 되는 물건을 거대 자본이 가만 놔둘 리는 없을 것이다. 미국 사회학자인 저자가 불과 40년 사이에 소규모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치재에서 3000억 달러(약 432조 원) 규모의 글로벌 소비재가 된 ‘병입생수(甁入生水)’ 상품이 어떻게 우리 건강과 생명을 갉아먹고, 인권과 미래를 빼앗아 가는지 추적했다.“거의 모두가 수돗물을 이용할 수 있고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곳에서 수돗물에 대한 대중의 불신을 높임으로써, 그리고 정부가 수도 인프라에 재투자하도록 압박하는 사회적 압력을 낮춤으로써 생수업계는 그들의 시장을 창출했다. 충분한 수의 사람들이 수돗물을 절대 안 마셔야겠다고 설득되어 식수용으로서의 수돗물을 완전히 거부하면, 점점 더 많은 수돗물이 정말로 마시기에 덜 안전하고 덜 믿을 만해지게 될지 모른다. 이 과정은 ‘강탈에 의한 축적’의 본질이다.”(3장 ‘플린트: 부식된 파이프, 부식된 신뢰’에서) 저자의 지적이 아직 우리에겐 피부에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를 따라 2014년 ‘납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 미 미시간주 플린트로 눈을 돌리면 우리도 안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①기만적인 마케팅으로 수돗물 불신을 심고 ②그 불신을 바탕으로 수도 인프라 개선 노력을 낮추고 ③이 때문에 양질의 수돗물이 공급되지 못하면 ④이를 수돗물 불신과 생수 판매 기회로 삼는 악순환. 지난해 세계환경의날 기념식에서 유엔환경계획(UNEP)의 잉에르 아네르센 사무총장이 “한국은 아주 많은 예산을 투자해 수도꼭지를 틀기만 해도 깨끗한 물이 나오는 환경을 가졌는데 왜 플라스틱 생수를 구매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정부가 아무리 수돗물에 이상이 없다고, 객관적인 분석 자료를 들이대며 오히려 각종 미네랄 성분은 수돗물이 웬만한 생수보다 더 낫다고 외쳐도 사실 별로 믿는 사람이 없다. 이미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게 자리한 것이다. 그다음 수순은?‘병입생수’란 ‘상품화되어 플라스틱병 속에 갇힌 물’을 뜻한다. 제목 ‘언보틀드(Unbottled)’는 병입생수 산업을 해체해 이 물을 모두에게 돌려주자는 뜻이 담겼다. 부제 ‘플라스틱 생수는 어떻게 우리의 건강과 생명, 인권과 미래를 빼앗는가’.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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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의 시간 담아… “보는 사람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이겠죠”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예술 세계를 망라한 ‘성파선예(性坡禪藝): 성파 스님의 예술세계’ 특별전이 10일 경기 용인시 경기도박물관에서 개막했다. 성파 스님은 9일 경기도박물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각각의 작품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물음에 “보는 사람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일 것”이라고 웃으며 답했다. 이번 특별전은 수행자이자 예술인인 성파의 오랜 수행이 담긴 옻칠 회화, 도자, 서예 등 15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가장 최근 제작한 지난해 옻칠 회화를 중심으로 그동안 공개하지 않던 통도사 서운암 삼천불전의 도자 불상 35점과 서운암 장경각의 16만 도자대장경판 일부도 전시된다. 또 물속에 그림을 담근 수중 설치 옻칠 회화 등 실험적인 작품도 볼 수 있다. 4개 부문으로 구성된 전시회는 ‘나와 남, 인간과 사물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며 평등하다’라는 불교의 가르침을 예술로 승화한 자리다. 1부 ‘영겁(永劫)―아득하고 먼’은 삼천불전 도자불상과 옻칠 그림을 통해 세상이 처음 만들어지던 아주 먼 옛날, 혹은 시간이 멈춘 듯한 우주의 시작점을 전하고자 한다. 2부 ‘물아불이(物我不二)―니가 내다’에선 물속에 비치거나 거울에 반사되는 모습을 통해 나와 너의 경계가 사라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3부 ‘문자반야(文字般若)―글자 너머’는 흙으로 구워 만든 ‘반야심경 도자판’으로 탑을 쌓고 옻으로 쓴 글씨들을 선보인다. 4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마음대로’는 자신마저 잊고 ‘옻칠’ 자체가 된 성파의 몰입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일체유심조’는 제목 그대로 성파 스님이 마음 가는 대로, 가장 자유롭고 즐겁게 작업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성파 스님은 “같은 사물도 때가 많이 낀 거울로 보면 더러워 보이고 맑은 거울로 보면 맑게 보이는 것처럼 각자 마음의 거울에 따라 보이는 게 다 다를 것”이라며 “소박한 희망이 있다면 우리 사회에 갈등과 다툼이 심한데, 전시를 통해 사회 갈등이 조금이나마 완화되고 보는 분들의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5월 31일까지. 무료.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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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가 내다”…옻칠로 그려낸 성파 스님 ‘물아불이’ 예술세계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예술 세계를 망라한 ‘성파선예(性坡禪藝): 성파 스님의 예술세계’ 특별전이 10일 경기 용인시 경기도박물관에서 개막했다. 성파 스님은 9일 경기도박물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각각의 작품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냐”라는 물음에 “보는 사람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일 것”이라며 웃으며 답했다.이번 특별전은 수행자이자 예술인인 성파의 오랜 수행이 담긴 옻칠 회화, 도자, 서예 등 15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가장 최근 제작한 지난해 옻칠 회화를 중심으로 그동안 공개하지 않던 통도사 서운암 삼천불전의 도자 불상 35점과 서운암 장경각의 16만 도자대장경판 일부도 전시된다. 또 물속에 그림을 담근 수중 설치 옻칠 회화 등 실험적인 작품도 볼 수 있다.4개 부문으로 구성된 전시회는 ‘나와 남, 인간과 사물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며 평등하다’라는 불교의 가르침을 예술로 승화한 자리다. 1부 ‘영겁(永劫)-아득하고 먼’은 삼천불전 도자불상과 옻칠 그림을 통해 세상이 처음 만들어지던 아주 먼 옛날, 혹은 시간이 멈춘 듯한 우주의 시작점을 전하고자 한다.2부 ‘물아불이(物我不二)-니가 내다’에선 물속에 비치거나 거울에 반사되는 모습을 통해 나와 너의 경계가 사라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3부 ‘문자반야(文字般若)-글자 너머’는 흙으로 구워 만든 ‘반야심경 도자판’으로 탑을 쌓고 옻으로 쓴 글씨들을 선보인다. 4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마음대로’는 자신마저 잊고 ‘옻칠’ 자체가 된 성파의 몰입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일체유심조’는 제목 그대로 성파 스님이 마음 가는 대로, 가장 자유롭고 즐겁게 작업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성파 스님은 “같은 사물도 때가 많이 낀 거울로 보면 더러워 보이고 맑은 거울로 보면 맑게 보이는 것처럼 각자 마음의 거울에 따라 보이는 게 다 다를 것”이라며 “소박한 희망이 있다면 우리 사회에 갈등과 다툼이 심한데, 전시를 통해 사회 갈등이 조금이나마 완화되고 보는 분들의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5월 31일까지. 무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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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난 반려동물에 드는 미안함-자책, 잘해준 사람만 느껴”

    “살아 있을 때 왜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자책하지 마세요. 그런 마음은 생전에 잘해준 사람이기에 느끼는 감정입니다.” 최근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들을 위한 마음 치유서 ‘마지막 산책’(담앤북스·사진)을 출간한 덕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남산 충정사 주지)은 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반려동물이 떠난 뒤 슬픔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상생활을 무너뜨릴 정도가 되면 안 된다”고 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남산 충정사는 매년 동물 천도재를 지내는 반려동물 친화 사찰. 덕운 스님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생명 존중 운동도 펼치고 있다. 덕운 스님은 “자책까지는 아니어도 반려동물에게 못해준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을 갖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란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라는 말이 있지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만큼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기는 어렵다는 뜻인데, 우리가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사랑하지 않습니까? 해주고 해줘도 더해주고 싶고, 그러면서도 부족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 부모님들은 똑같으실 겁니다.” 스님은 “더 큰 병원에서 더 비싼 약으로 치료해 주지 못한 것, 집에 혼자 놔둔 시간이 많았던 것, 산책도 자주 못 간 것 등으로 자책하는 분이 많다”며 “하지만 진짜로 못해준 사람은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을 느끼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어 “떠난 아이도 분명, ‘나 주인하고 함께 있어서 참 행복했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반려동물 1500만 시대가 되면서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을 겪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슬픔과 공허함을 넘어 수면장애, 공황, 분노 등이 섞여서 일상이 어려운 사람이 많으니까요. 떠난 강아지 사진을 목걸이로 만들어 종일 차고 다니는 분도 계시지요. 그러다가 간혹 ‘한낱 동물 가지고 유난이다’란 말을 들으면 폭발하는 분도 있고요. 자신이 못해준 것만 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덕운 스님은 “함께한 즐거운 시간과 좋은 추억이 100이면, 미안한 것이나 못해준 건 1도 안 될 것”이라며 “그런데 자책에 빠져 100 대신 1만 붙들고 있으니 아프고, 괴로운 것”이라고 했다.“슬픔을 서둘러 지우거나 덮으려 할 필요는 없어요. 슬픔은 과한 반응이 아니라, 오랜 시간 서로의 삶을 나눈 관계가 남긴 자연스러운 흔적입니다. 단지 OO가 있어서, 함께해서 좋았던 때를 같이 떠올리면 아픔도 많이 줄겠지요.” 그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에서 회복하기 위해 “단 몇 초 만이라도 편하게 누워 숨을 쉬어 보라”고 당부했다.“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니, 정답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짧게라도 자신의 마음 상태를 간단히 적어보고, 소리 향 촉감 미각 등을 통해 현실감을 회복해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중요한 건 편안한 장소에서 짧게라도 자주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지요.” 덕운 스님은 우리 사회의 반려동물 확산이 “개인의 애정을 넘어 공공선으로 확대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말이 바뀐 것은 단지 단어의 변화가 아닙니다. 우리가 강아지, 고양이 등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이지요. 이런 인식은 반려동물에게도 필요한 돌봄과 존중을 요구하게 됐고, 우리 일상 예절은 물론이고 법과 제도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그 사랑과 애정이 다른 동물, 사람에게까지 이어지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겠습니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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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동물 잃고 자책 마세요…생전에 잘해줬기에 미안한 겁니다”

    “살아있을 때 왜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자책하지 마세요. 그런 마음은 생전에 잘해준 사람이기에 느끼는 감정입니다.”최근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들을 위한 마음 치유서 ‘마지막 산책’(담앤북스)을 출간한 덕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남산 충정사 주지)은 4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반려동물이 떠난 뒤 슬픔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상생활을 무너트릴 정도가 되면 안 된다”고 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남산 충정사는 매년 동물 천도재를 지내는 반려동물 친화 사찰. 덕운 스님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생명 존중 운동도 펼치고 있다.덕운 스님은 “자책까지는 아니어도 반려동물에게 못 해준 것 같아서 늘 미안한 마음을 갖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라는 말이 있지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만큼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기는 어렵다는 뜻인데, 우리가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사랑하지 않습니까? 해주고 해줘도 더해주고 싶고, 그러면서도 부족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 부모님들은 똑같으실 겁니다.”스님은 “더 큰 병원에서 더 비싼 약으로 치료해 주지 못한 것, 집에 혼자 놔둔 시간이 많았던 것, 산책도 자주 못 간 것 등으로 자책하는 분이 많다”라며 “하지만 진짜로 못해 준 사람은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을 느끼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떠난 아이도 분명, ‘나 주인하고 함께 있어서 참 행복했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반려동물 1500만 시대가 되면서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을 겪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슬픔과 공허함을 넘어 수면장애, 공황, 분노 등이 섞여서 일상이 어려운 사람이 많으니까요. 떠난 강아지 사진을 목걸이로 만들어 종일 차고 다니는 분도 계시지요. 그러다가 간혹 ‘한낱 동물 가지고 유난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폭발하는 분도 있고요. 자신이 못 해준 것만 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덕운 스님은 “함께 한 즐거운 시간과 좋은 추억이 100이면, 미안한 것이나 못 해준 건 1도 안 될 것”이라며 “그런데 자책에 빠져 100 대신 1만 붙들고 있으니 아프고, 괴로운 것”이라고 했다.“슬픔을 서둘러 지우거나 덮으려 할 필요는 없어요. 슬픔은 과한 반응이 아니라, 오랜 시간 서로의 삶을 나눈 관계가 남긴 자연스러운 흔적입니다. 단지 OO가 있어서, 함께 해서 좋았던 때를 같이 떠올리면 아픔도 많이 줄겠지요.”그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에서 회복하기 위해서 “단 몇초 만이라도 편하게 누워 숨을 쉬어 보라”고 당부했다.“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니, 정답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짧게라도 자신의 마음 상태를 간단히 적어보고, 소리·향·촉감·미각 등을 통해 현실감을 회복해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중요한 건 편안한 장소에서 짧게라도 자주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지요.”덕운 스님은 우리 사회의 반려동물 확산이 “개인의 애정을 넘어 공공선으로 확대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말이 바뀐 것은 단지 단어의 변화가 아닙니다. 우리가 강아지, 고양이 등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이지요. 이런 인식은 반려동물에게도 필요한 돌봄과 존중을 요구하게 됐고, 우리 일상 예절은 물론이고 법과 제도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그 사랑과 애정이 다른 동물, 사람에까지 이어지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겠습니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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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암담 혜승 대종사 원적…11일 고운사서 영결식

    대한불교조계종 송암당 혜승 대종사가 7일 원적에 들었다. 법랍 71년, 세수 91세.1951년 15세에 논산 개태사로 출가한 혜승 대종사는 1956년 해인총림 해인사에서 정영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0년 남양주 봉선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이후 의정부 원각사, 양주 회암사, 제16교구 본사 고운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2007년 4월 조계종 원로의원에 추대됐으며, 2008년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장례는 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된다. 분향소는 고운사 화엄템플스테이관. 영결식은 11일 오전 11시 고운사에서 거행된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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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닫고 있지 못할뿐 우리는 모두 부처… 노력하면 누구나 깨달음 얻을 수 있어”

    “우리는 모두 부처입니다. 단지 깨닫고 있지 못할 뿐이지요.” 지난달 10∼18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린 제24회 다카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 영화(A Vast Algorithm of Humanity: The Movie)’가 최우수 작품상(영적 영화 부문)을 받았다. 감독이자 ‘영화로 세상을 아름답게’ 대표인 대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대해사 국제선원장)은 2일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게 뭐냐”라는 물음에 이런 답을 내놓았다. 다카 국제영화제는 남아시아 최대, 최고 권위의 국제영화제 중 하나다. 1992년 상업주의 영화 산업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됐으며, 올해 영화제에서 60여 개국 200여 편의 작품이 상영됐다. 대해 스님은 작품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는 내면에 엄청난 영적 능력이 있는데, 보이지 않으니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모르니 찾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방치된 영적 능력을 주인공이 하나하나 소통하고 깨달아 가며 키워 가는 이야기”라고 말했다.“보통 사람도 누구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없는 것을 찾으려 한다면 어렵겠지요. 하지만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이니 ‘잘 꺼내 보려는’ 노력만 하면 누구나 깨달음(본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본질을 보려면 먼저 깨달음을 방해하는 현상부터 놓아야지요.” 스님은 싸움이 잦은 한 부부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툭 하면 ‘옛날에 당신이…’ 하며 싸우는 부부가 있어요. 지금은 달라졌는데도 여전히 나를 아프게 했던 과거의 상대방을 붙잡고 놓지 않고 있는 거죠. 지금 좋은 모습이 보이겠습니까?” 지금까지 120여 편의 영화를 만든 그는 오스트리아 에벤세 국제영화제(은상), 에스토니아 탈린 국제영화제(1등상) 등 해외 영화제에서 90여 회나 수상해 해외에서 더 알려진 감독. 2013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55회 백야(White Nights) 국제영화제에선 ‘색즉시공 공즉시색’ 등 작품 4편이 감독전 특별 초청으로 상영됐다. 이런 인연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시 교육자와 교육행정가들을 대상으로 20여 회에 걸쳐 불교와 한국 전통문화를 강의했다. 또 예수의 진정한 가르침을 찾아가는 신학대학원생들을 그린 ‘산상수훈’은 ‘2017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특별 섹션(스펙트럼 부문)에 초청됐다. 스님은 당시 재능 있는 아시아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넷팩(NETPAC)상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하기도 했다. 대해 스님은 “이달 말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 ‘소크라테스의 환생’이 크랭크인 된다”며 “종교는 달라도 진리는 하나”라고 말했다.“워낙 사회가 복잡해지고 변화가 심해지다 보니 어디에 중심을 두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저는 그 정확한 방향성이 인류 공통의 가치관인 ‘공동의 선’에 있다고 봅니다. 모든 현상의 본질인 이 공동의 선을 알리고, 공동의 선을 삶의 중심으로 잡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게 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지요. 하하하.”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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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 아프게 하던 과거의 상대방을 붙잡고 있어 봐야…내면의 깨달음 꺼내야”

    “우리는 모두 부처입니다. 단지 깨닫고 있지 못할 뿐이지요.”지난달 10~18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린 제24회 다카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인간 초거대 알고리즘:영화(A Vast Algorithm of Humanity:The Movie)’가 최우수 작품상(영적 영화 부문)을 받았다. 감독이자 ‘영화로 세상을 아름답게’ 대표인 대해 스님(대한불교조계종 대해사 국제선원장)은 2일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게 뭐냐”라는 물음에 이런 답을 내놓았다.다카국제영화제는 남아시아 최대, 최고 권위의 국제영화제 중 하나다. 1992년 상업주의 영화 산업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됐으며, 올해 영화제에서 60여 개국 200여 편의 작품이 상영됐다.대해 스님은 작품에 대해 “모든 사람에게는 내면에 엄청난 영적 능력이 있는데, 보이지 않으니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모르니 찾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라며 “방치된 영적 능력을 주인공이 하나하나 소통하고 깨달아가며 키워가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보통 사람도 누구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없는 것을 찾으려 한다면 어렵겠지요. 하지만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이니 ‘잘 꺼내 보려는’ 노력만 하면 누구나 깨달음(본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본질을 보려면 먼저 깨달음을 방해하는 현상부터 놓아야지요.”스님은 싸움이 잦은 한 부부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툭 하면 ‘옛날에 당신이~’하며 싸우는 부부가 있어요. 지금은 달라졌는데도 여전히 나를 아프게 했던 과거의 상대방을 붙잡고 놓지 않고 있는 거죠. 지금 좋은 모습이 보이겠습니까?”지금까지 120여 편의 영화를 만든 그는 오스트리아 에벤세 국제영화제(은상), 에스토니아 탈린 국제영화제(1등상) 등 해외 영화제에서 90여 회나 수상해 해외에서 더 알려진 감독. 2013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55회 백야(White Nights) 국제영화제에선 ‘색즉시공 공즉시색’ 등 작품 4편이 감독전 특별 초청으로 상영됐다. 이런 인연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시 교육자와 교육행정가들을 대상으로 20여 회에 걸쳐 불교와 한국 전통문화를 강의했다. 또 예수의 진정한 가르침을 찾아가는 신학대학원생들을 그린 ‘산상수훈’은 ‘2017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특별 섹션(스펙트럼 부문)에 초청됐다. 스님은 당시 재능 있는 아시아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넷팩(NETPAC)상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하기도 했다.대해 스님은 “이달 말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 ‘소크라테스의 환생’이 크랭크인 된다”라며 “종교는 달라도 진리는 하나”라고 말했다.“워낙 사회가 복잡해지고 변화가 심해지다 보니 어디에 중심을 두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저는 그 정확한 방향성이 인류 공통의 가치관인 ‘공동의 선’에 있다고 봅니다. 모든 현상의 본질인 이 공동의 선을 알리고, 공동의 선을 삶의 중심으로 잡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게 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지요. 하하하.”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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