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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1주기를 맞아 알제리와 카메룬 등 아프리카 4개국을 방문 중이던 레오 14세 교황(사진)이 추모 메시지를 내놓았다. 레오 14세 교황은 21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과 행동은 우리 마음에 여전히 새겨져 있다”며 “우리는 항상 하느님의 자비를 알리고 모든 남성과 여성 사이의 형제애를 돈독히 하며 그의 유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황은 아프리카 사목 방문 전 추기경단에 보내는 메시지에서도 “주님께서 지난해 4월 21일, 부활절의 화려함 한가운데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자신의 곁으로 부르셨다”며 “죽음은 벽이 아니라, 그가 끊임없이 선포한 자비로 활짝 열리는 문”이라고 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가 선교에 열려 있고, 세상의 희망을 수호하는 자가 되고, 모든 생명에 충만함과 행복을 줄 수 있는 복음의 선포에 열정을 쏟을 것을 권했다”며 “시대의 변화를 충분히 인지하고 우리에게 용기 있는 증언을 제공했다. 이는 교회에 중요한 유산을 의미한다”고 추모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지난해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1주기를 맞아 알제리와 카메룬 등 아프리카 4개국을 사목 방문 중이던 레오 14세 교황(사진)이 추모 메시지를 내놓았다. 레오 14세 교황은 21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과 행동은 우리 마음에 여전히 새겨져 있다”라며 “우리는 항상 하느님의 자비를 알리고 모든 남성과 여성 사이의 형제애를 돈독히 하며 그의 유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교황은 아프리카 사목 방문 전 추기경단에 보내는 메시지에서도 “주님께서 지난해 4월 21일, 부활절의 화려함 한가운데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자신의 곁으로 부르셨다”라며 “죽음은 벽이 아니라, 그가 끊임없이 선포한 자비로 활짝 열리는 문”이라고 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가 선교에 열려 있고, 세상의 희망을 수호하는 자가 되고, 모든 생명에 충만함과 행복을 줄 수 있는 복음의 선포에 열정을 쏟을 것을 권했다”라며 “시대의 변화를 충분히 인지하고 우리에게 용기 있는 증언을 제공했다. 이는 교회에 중요한 유산을 의미한다”라고 추모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사진)은 원기 111년 대각개교절(4월 28일)을 일주일 앞둔 21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 소태산 기념관에서 “우리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종교적 본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각개교절은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날로 원불교 최대 경축일이다. 나 교정원장은 “먼저 높은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지역 노인과 북향민(北鄕民), 군 장병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원불교 자살 예방 프로그램 ‘다시살림’을 전 사회 차원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원불교는 보건복지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 2022년 상계, 홍제교당에 ‘생명 사랑 센터’를 설치하고 생명 존중(자살 예방) 전문가를 양성해 왔다. 향후 1500여 명의 전체 교무(성직자) 중 절반 이상을 생명 존중 전문가와 강사로 양성할 계획이다. 국민의 마음 건강 회복을 위해 전국 15개 훈련원을 거점으로 맞춤형 명상 프로그램 ‘마음 온(on)’도 운영한다. 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전국 100여 개 교당 및 기관에 설치된 햇빛발전소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국내외 비정부기구(NGO)와 연계해 탄소 중립 실천에 앞장설 계획이다. 나 교정원장은 “물질문명을 바르게 사용하는 정신의 힘을 기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은 원기 111년 대각개교절(4월 28일)을 일주일 앞둔 21일 서울 동작구 원불교 소태산 기념관에서 “우리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종교적 본분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대각개교절은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날로 원불교 최대 경축일이다.나상호 교정원장은 “먼저 높은 자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지역 노인과 북향민(北鄕民), 군 장병 등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원불교 자살 예방 프로그램 ‘다시살림’을 전 사회 차원으로 확대하겠다”라고 했다. 원불교는 보건복지부·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 2022년 상계, 홍제교당에 ‘생명 사랑 센터’를 설치하고 생명 존중 전문가를 양성해 왔다. 향후 1500여 명의 전체 교무(성직자) 중 절반 이상을 생명 존중(자살 예방) 전문가와 강사로 양성할 계획이다.국민의 마음 건강 회복을 위해 전국 15개 훈련원을 거점으로 맞춤형 명상 프로그램 ‘마음 온(on)’도 운영한다. 또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전국 100여 개 교당 및 기관에 설치된 햇빛발전소를 지속해서 확충하고, 국내외 비정부기구(NGO)와 연계해 탄소 중립 실천에 앞장설 계획이다. 나 교정원장은 “물질문명을 바르게 사용하는 정신의 힘을 기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라고 말은 많이 하는데, 정작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는 많지 않아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 ‘한국가톨릭장애인사도직협의회’의 김재섭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는 15일 인터뷰에서 “가톨릭 안에서는 신앙생활을 계속하기 어려워 다른 종교로 개종하거나 냉담자로 남는 장애인 신자들이 적지 않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1993년 사제품을 받은 김 신부는 30년 넘게 장애인과 중증 장애 어르신을 위한 사목활동을 해오고 있다. ―장애인과 함께하는 교회가 많지 않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세례, 고해 등 성사(聖事) 생활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신자의 권리이자 의무예요. 하지만 시설과 제도적 미비로 사실상 성사 생활 참여를 거부당하는 장애인이 많습니다. 특히 성당은 오래된 곳이 많아 아무래도 장애인들에게는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지요. 시각장애인 신자를 위한 점자 서적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정보 제공, 농인(聾人) 신자를 위한 수어 통역도 부족하고요.” ―일반 수어 통역으로는 한계가 있다고요. “사회에서도 분야별로 전문 통역사가 있지 않습니까. 종교도 그렇습니다. 영적인 신앙 이야기다 보니 일반 수어 통역으로는 한계가 있지요. 특히 고해성사는 통역이 있을 수가 없잖아요. 교구마다 수어 미사를 할 수 있는 성당을 지정하고, 또 수어로 대화가 가능한 사제를 많이 길러내야 하는데…, 솔직히 관심이 덜합니다.” ―이유가 뭔가요. “발달장애인 신자가 미사 중에 시끄럽게 했다고 나가라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장애인 신자들은 여건상 따로 미사를 해야 하는데, 요청해도 거절당하기 일쑤지요. 일반 미사도 많아서 힘드니까…. 따로 미사를 해주는 신부도 있지만, 인사이동으로 바뀌면 다시 원점이죠. 지금 천주교 내 장애인 신자들의 모임은 대부분 교회에서 조직해 만들어준 게 아니에요. 신자들과 그 부모들이 자체적으로 노력해서 만들고,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지탱해 온 거죠.” ―교회가 찾아오는 신자만 봐서는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만…. “장애인은 아무래도 이동이 어렵지 않습니까. 물론 그동안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장애인 신자의 90% 이상이 집에 머무는 게 현실이에요. 앞서 말했듯이 접근성도 떨어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으니까요. 개신교에 비해 가톨릭교회가 더 적극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에요.” ―장애인을 복지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고요. “많은 분이 장애인을 불쌍한 사람, 도움을 줘야 하는 사람으로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은 단순한 복지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회의 동등한 주인공이에요. 요즘은 선천적 장애인보다 후천적 장애인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사고로 인한 장애뿐만 아니라 나이 듦으로 인한 여러 가지 신체적·정신적 장애도 갖게 됩니다. 나도 언제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대했으면 하지요. 단순히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그들과 함께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라고 말은 많이 하는데, 정작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는 많지 않아요.”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 ‘한국가톨릭장애인사도직협의회’의 김재섭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는 15일 인터뷰에서 “가톨릭 안에서는 신앙생활을 계속하기 어려워 다른 종교로 개종하거나 냉담자로 남는 장애인 신자들이 적지 않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1993년 사제품을 받은 김 신부는 30년 넘게 장애인과 중증 장애 어르신을 위한 사목활동을 해오고 있다.―장애인과 함께하는 교회가 많지 않다는게 무슨 뜻입니까.“세례, 고해 등 성사(聖事) 생활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신자의 권리이자 의무에요. 하지만 시설과 제도적 미비로 사실상 성사 생활 참여를 거부당하는 장애인이 많습니다. 특히 성당은 오래된 곳이 많아 아무래도 장애인들에게는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지요. 시각장애인 신자를 위한 점자 서적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정보 제공, 농인(聾人) 신자를 위한 수어 통역도 부족하고요.”―일반 수어 통역으로는 한계가 있다고요.“사회에서도 분야별로 전문 통역사가 있지 않습니까. 종교도 그렇습니다. 영적인 신앙 이야기다보니 일반 수어 통역으로는 한계가 있지요. 특히 고해성사는 통역이 있을 수가 없잖아요. 교구마다 수어 미사를 할 수 있는 성당을 지정하고, 또 수어로 대화가 가능한 사제를 많이 길러내야 하는데…, 솔직히 관심이 덜 합니다.”―이유가 뭔가요.“발달장애인 신자가 미사 중에 시끄럽게 했다고 나가라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장애인 신자들은 여건상 따로 미사를 해야 하는데, 요청해도 거절당하기 일쑤지요. 일반 미사도 많아서 힘드니까…. 따로 미사를 해주는 신부도 있지만, 인사이동으로 바뀌면 다시 원점이죠. 지금 천주교 내 장애인 신자들의 모임은 대부분 교회에서 조직해 만들어준 게 아니에요. 신자들과 그 부모들이 자체적으로 노력해서 만들고,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지탱해 온거죠.”―교회가 찾아오는 신자만 봐서는 안된다고도 했습니다만….“장애인은 아무래도 이동이 어렵지 않습니까. 물론 그동안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장애인 신자의 90% 이상이 집에 머무는 게 현실이에요. 앞서 말했듯이 접근성도 떨어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으니까요. 개신교에 비해 가톨릭교회가 더 적극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에요.”―장애인을 복지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고요.“많은 분이 장애인을 불쌍한 사람, 도움을 줘야 하는 사람으로만 인식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은 단순한 복지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회의 동등한 주인공이에요. 요즘은 선천적 장애인보다 후천적 장애인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사고로 인한 장애뿐만 아니라 나이 듦으로 인한 여러 가지 신체적·정신적 장애도 갖게 됩니다. 나도 언제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마음으로 대했으면 하지요. 단순히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그들과 함께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남녀 차별이 설마 하나님, 부처님의 뜻일 리가 있을까? 그럼에도 국내(외국도 비슷하다) 개신교 대형 교단 중에는 아직도 여성 목사 안수를 불허하는 곳이 있다. 가톨릭도 여성 사제는 없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도 비구(남자 승려)만 입후보할 수 있다. 국내에서 첫 여성 장군(준장)이 나온 게 25년 전인 2001년이니, 성평등 측면에선 오히려 군대가 나은 셈이다. 여성 목사를 반대하는 이는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그들에게는 말하는 것을 허락함이 없나니…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고린도전서 14장 34∼35절)라는 사도 바울의 편지 등을 이유로 든다. 바울의 편지는 고린도 교회 내부 문제를 고치기 위해 쓴 글이라 많은 말이 생략돼 있다. 문맥과 시대 상황을 고려해야 함에도 문장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런데 성경(이사야 66장 17절)에 ‘돼지고기를 먹는 이들은 망할 것’이라고 돼 있는데 삼겹살, 돈가스는 즐긴다. 수녀 출신으로 세계적인 종교학자인 저자가 종교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고 편협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묵직한 돌망치를 던졌다. 보편적인 인간의 상식이나 양심과 달리, 경전을 배제와 폭력을 부추기고 비인간적인 행동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쓰는 사람들에게 “경전은 그러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야”라고 말하는 듯하다. “모든 정전(正典·경전 중 공식 인증된 기준 경전) 안에는 문자 그대로 읽으면 편협한 당파주의, 낯선 자에 대한 의심, 우리와 다르게 믿는 자들에 대한 불관용을 지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텍스트들이 있다. 또 그 경전 각각의 안에는 낯선 자와의 친족 의식, 외부자에 대한 감정 이입, 사람들이 증오와 적대의 경계를 넘어 손을 내밀게 하는 용기를 강조하는 텍스트들도 있다. 선택은 우리 몫이다.”(8장 ‘미드라시, 경전의 해석’에서) 저자는 이스라엘 시온주의자들이 모세오경을 내세워 팔레스타인 땅의 소유권과 그들에 대한 적의를 정당화하고, 이슬람 지하드 전사들이 코란(꾸란)에서 테러를 뒷받침하는 듯한 구절을 인용하는 등 ‘협소한’ 경전 해석은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신화를 버리고 오직 이성만을 동력으로 삼은 근대인들이 경전의 본질은 잃어버리고, 글자 하나하나에 얽매인 축자적 해석에 매몰됐다는 얘기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저자의 노력은 실로 방대하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지혜 전승부터 기독교 성경, 이슬람 꾸란, 중국의 주역과 논어, 인도의 베다 전통, 유대 탈무드, 불교 법화경 등 주요 종교의 경전을 살피기 위해 그야말로 시간을 종단하고, 대륙을 횡단했다. 그리고 모든 종교의 경전은 결코 문자 속에 얽매인 편협한 교리가 아니고, 시대의 곤경에 응답하며 끊임없이 고치고 새로 써 내려간 ‘늘 현재진행형인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모든 경전은 초월적인 것, 신성과 조화를 이루어 사는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하는데 한 가지 면에서는 모두 의견이 같다고 말한다.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교의 ‘인(仁)’과 불교의 ‘자비(慈悲)’, 기독교의 ‘이웃 사랑’, 이슬람의 ‘자카트(자선)’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나타났지만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원제 ‘The lost art of scripture, Rescuing the sacred texts’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준석 선장이 진심 어린 참회와 양심선언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죠.”6일 광주 서정교회에서 만난 장헌권 목사(69)는 무기징역으로 전남 순천교도소에 복역 중인 세월호 이준석 선장을 10년 넘게 찾는 이유가 뭐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팽목 기억공간 조성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었던 장 목사는 세월호 참사(4월 16일)가 벌어진 2014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편지와 면회를 통해 이 선장에게 진상 규명과 진심 어린 사과를 권해 왔다.》장 목사는 “면회 때도 미안하다고는 하지만, 진심으로 들리진 않았다”며 “유가족을 생각해서라도 더 늦기 전에 마음을 바꿨으면 한다”고 했다. ―벌써 12년이 흘렀습니다. “세월이…, 참사가 벌어지고 두 달 뒤부터 광주 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됐어요. 유가족들이 선장과 선원들 얼굴이라도 보고 가겠다고 재판이 끝나고도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재판이 끝날 때까지 유가족과 함께하며 ‘잊지 말자’, ‘늘 기억하자’라고 했는데….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사이에 이 선장만 빼고 다른 선원들은 모두 출소했네요.” ―편지를 보내잔 생각은 왜 한 건지요. “당시 재판 과정을 보면서 피고인들이 뭔가 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선장과 선원 등 15명에게 양심고백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지요. 대부분 수취를 거절하거나 답신이 없었는데, 이 선장과 선원 2명에게서 답신이 오더군요. 이 선장에게선 모두 7통의 답신을 받았고, 2024년 4월까지 3번 면회했습니다. 며칠 전(3일)에도 면회를 신청했는데 거절하더군요.” ―이 선장이 잘못은 인정한다고 들었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자다가도 일어나 눈물이 나온다’고는 합니다. ‘유가족 얼굴을 볼 낯이 없다’고도 했지요. 하지만 진심 어린 사과란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진심이라면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그날의 진실을 모두 밝히고, 유가족 앞에서 참회하고 용서를 구해야지요.” ―그는 퇴선 명령도 내리지 않고, 속옷만 입고 탈출하지 않았습니까. “법정에서도 그렇고 자기는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말은 해요. 믿을 수는 없지요. 그리고 그 뒤의 행동이 명령을 내린 사람의 행동으로 보긴 어렵지 않습니까.” ―편지를 통해 그날의 진상을 알린 선원도 있더군요. “답신을 보낸 선원 두 명 중 한 명이 조타수였는데, 그림으로 내부 구조를 그려가며 당시 배 상태를 알려줬습니다. 세월호 2층 화물칸 벽이 철제로 설계됐는데, 무리한 증개축으로 배 무게 중심이 상층부로 옮겨지자 무게 중심을 아래로 분산시키기 위해 철제 칸막이를 떼고 가벼운 천막을 달았다는 거예요. 배가 기울면서 천막 쪽으로 더 많은 물이 유입돼 침몰이 더 빨라졌을 거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조사에서 다 사실로 밝혀졌지요.”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참사의 아픔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당시 관계 부처가 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는지 등이 지금까지도 규명되지 않고 있으니까요. 그날의 진실이 모두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이 선장과 선원뿐만 아니라 참사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이 눈물로 참회해도 아픔을 치유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겠지요. 10여 년을 고통의 세월을 보냈는데, 얼마나 더 오래 그래야 할지…. 안타깝습니다.”광주=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준석 선장이 진심 어린 참회와 양심선언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죠.”6일 광주 서정교회에서 만난 장헌권 목사(69)는 무기징역으로 순천교도소에 복역 중인 세월호 이준석 선장을 10년 넘게 찾는 이유가 뭐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팽목기억공간조성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었던 장 목사는 세월호 참사(4월 16일)가 벌어진 2014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편지와 면회를 통해 이 선장에게 진상 규명과 진심 어린 사과를 권해 왔다. 장 목사는 “면회 때도 미안하다고는 하지만, 진심으로 들리진 않았다”라며 “유가족을 생각해서라도 더 늦기 전에 마음을 바꿨으면 한다”라고 했다.―벌써 12년이 흘렀습니다.“세월이… , 참사가 벌어지고 두 달 뒤부터 광주 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됐어요. 유가족들이 선장과 선원들 얼굴이라도 보고 가겠다고 재판이 끝나고도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재판이 끝날 때까지 유가족과 함께하며 ‘잊지 말자’, ‘늘 기억하자’라고 했는데….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 사이에 이 선장만 빼고 다른 선원들은 모두 출소했네요.”―편지를 보내잔 생각은 왜 한 건지요.“당시 재판 과정을 보면서 피고인들이 뭔가 다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선장과 선원 등 15명에게 양심고백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지요. 대부분 수취를 거절하거나 답신이 없었는데, 이 선장과 선원 2명에게서 답신이 오더군요. 이 선장에겐 모두 7통의 답신을 받았고, 2024년 4월까지 3번 면회했습니다. 며칠 전(3일)에도 면회를 신청했는데 거절하더군요.”―이 선장이 잘못은 인정한다고 들었습니다.“‘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자다가도 일어나 눈물이 나온다’고는 합니다. ‘유가족 얼굴을 볼 낯이 없다’라고도 했지요. 하지만 진심 어린 사과란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진심이라면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그날의 진실을 모두 밝히고, 유가족 앞에서 참회하고 용서를 구해야지요.”―그는 퇴선 명령도 내리지 않고, 속옷만 입고 탈출하지 않았습니까?“법정에서도 그렇고 자기는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말은 해요. 믿을 수는 없지요. 그리고 그 뒤의 행동이 명령을 내린 사람의 행동으로 보긴 어렵지 않습니까.”―편지를 통해 그날의 진상을 알린 선원도 있더군요.“답신을 보낸 선원 두 명 중 한 명이 조타수였는데, 그림으로 내부 구조를 그려가며 당시 배 상태를 알려줬습니다. 세월호 2층 화물칸 벽이 철제로 설계됐는데, 무리한 증개축으로 배 무게 중심이 상층부로 옮겨지자 무게 중심을 아래로 분산시키기 위해 철제 칸막이를 떼고 가벼운 천막을 달았다는 거예요. 배가 기울면서 천막 쪽으로 더 많은 물이 유입돼 침몰이 더 빨라졌을 거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조사에서 다 사실로 밝혀졌지요.”―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참사의 아픔은 현재진행형입니다.“당시 관계 부처가 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는지 등이 지금까지도 규명되지 않고 있으니까요. 그날의 진실이 모두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이 선장과 선원뿐만 아니라 참사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이 눈물로 참회해도 아픔을 치유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겠지요. 10여 년을 고통의 세월을 보냈는데, 얼마나 더 오래 그래야 할지…. 안타깝습니다.”광주=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선과 악은 획일적으로 나뉘지 않는다. 복잡다단한 세상일에서 선과 악을 명확하게 구분하기도 쉽지 않지만, 세월이 지나 선과 악이 뒤바뀌는 경우도 허다하다. 미국이 ‘정의의 사도’인지, ‘깡패 국가’인지도 마찬가지다. 비록 독재자지만 남의 나라 대통령을 서슴없이 잡아가는 것은 분명 ‘깡패 짓’인데, 또 노벨 평화상을 탄 그 나라 민주·인권 운동가에게는 민주주의 회복에 한 걸음 다가가게 한 일이니 말이다. 세계적인 지성 노엄 촘스키와 대표적인 미국 진보 저널리스트인 네이선 J 로빈슨이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군사 개입 역사를 통해, ‘민주주의 수호자’라는 미국의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파헤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 나토(NATO)와 러시아 문제, 9·11테러와 이라크전, 미중 갈등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고결한 명분으로 자기를 미화해 온 미국의 패권주의 대외정책 전반을 신랄하게 지적한다.“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은 이스라엘의 행위가 ‘미국·이스라엘’ 공동의 행위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스라엘 범죄’라고 할 때, 이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다. 실상은 미국·이스라엘 공동 범죄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모든 행위는 경제, 외교, 군사, 이념적 지원을 제공하는 미국의 암묵적인 또는 명시적인 승인 아래 이루어진다.”(5장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팔레스타인’에서) 저자들은 미국이 표방하는 ‘선의’가 어떻게 자신들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돼 왔는지를 고발한다. 늘 ‘자유와 인권을 위해서’였다고 하지만, 그 결과는 미국의 많은 이익과 해당 국가 또는 지역의 전쟁과 장기적 혼란으로 반복해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이중성은 미국이 ‘테러리즘’이란 말을 사용할 때도 잘 드러나는데, 다른 나라나 무장집단이 민간인에게 폭력을 사용할 때는 테러라고 규정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무차별 폭격이나 독재정권 지원은 ‘안정 추구’ ‘강압 외교’ 등의 완곡한 표현을 쓴다고 지적한다. 똑같은 잔혹 행위도 적대국이 하면 ‘악마의 소행’이고, 자신들이 하면 테러를 막기 위한 행동으로 미화하는 이중 잣대가 미국 엘리트층 전반에 깊숙이 뿌리 박혀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이런 이중 잣대가 비단 지금 트럼프 대통령에게서만 보이는 게 아니라 전임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 조지 부시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미국은 건국 이래 미국이 다른 국가와 구별되는 특별한 나라라는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를 전파해 왔으며, 그들이 종종 보이는 도덕적 원칙이나 국제법의 무시는 이런 인식에 기반한다고 지적한다. 작금의 세계 정세 때문에 저자들의 주장에 상당히 공감이 가지만, 그렇다고 너무 나쁜 쪽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비정한 국제 사회에서 ‘내 절친’이 여러 얼굴을 갖고 있다는 걸 잊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모처럼 하나 돼 열리는 2026 부활절 연합예배를 한국교회 새출발, 환골탈태의 원년으로 삼아야 합니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목사 이영훈)에서는 ‘2026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린다.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는 이념과 교단의 차이를 극복하고 사실상 한국교회 대부분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연합예배다. 대회장을 맡은 이영훈 목사는 지난달 26일 인터뷰에서 “그동안 한국교회가 하나 됨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분열과 갈등으로 사회에 상처를 준 부분이 있다”라며 “이번 연합예배는 한국교회가 다시 하나의 목소리로 분열과 갈등을 종식하고 부활의 복음과 평화의 메시지를 선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거의 모든 한국교회가 참여하는 연합예배는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1947년 시작된 부활절 연합예배는 60년대 초까지는 이념과 교파를 초월해 함께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갈등과 분열로 연합예배와 분리 예배를 거듭했지요. 이번 연합예배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기존의 특정 연합 기구가 주관하는 행사가 아닙니다. 그 대신 한국교회 73개 교단 총무단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했지요.” ―이유가 뭔가요. “어느 한 연합 기구가 중심이 되면 다른 쪽에 속한 교단이나 교회에선 참여하기가 어렵고, 불필요한 잡음도 생기니까요. 보수 성향인 한교총이 주관하면 진보 성향인 NCCK에 속한 교단이나 교회는 참여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럼 이름만 ‘연합예배’지 실제로는 반쪽 행사지요. 각 교단이 모두 모여 준비위를 구성하면 소속 연합 기구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한자리에 모일 수 있으니까요.” ―말이 쉽지, 어려운 일 아닙니까. “연합예배를 준비하면서 가장 절감한 부분이…, 한국교회가 하나 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결국 지도자들이 자기 교단, 자기 교회, 자기 영향력을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부활의 전제조건은 죽음, 즉 자기를 완전히 내려놓는 것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자기 걸 붙들고 있으면서 일치를 말하는 것은 모순이지요.” ―이번엔 많은 교회 지도자가 취지에 공감한 것 같습니다. “하하하, 총무단 준비위에는 한교총, NCCK 소속 회원 교단과 중소 교단이 모두 들어와 있습니다.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사실상 한국교회 100%가 참여한 연합예배라고 할 수 있지요. NCCK 박승렬 총무는 연합예배에서 축하 인사를, NCCK 회원 교단인 한국구세군 김병윤 사령관은 파송 기도를 드릴 예정입니다.” ―한국교회가 어느 때보다 위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 최근 한국교회는 저출산과 탈종교화로 신자가 줄어드는 중에도, 지엽적인 교리 문제나 주도권을 놓고 다투고 분열했습니다. 또 일부 교회 지도자들은 편향된 정치적 행동으로 국민의 시선을 더욱 차갑게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교회 안의 권위주의, 물량주의, 세속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교회와 목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오셨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사회적으로 정교유착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특정 정치 세력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면서 교회 본연의 예언자적 사명을 상실해 버렸습니다. 보수든 진보든, 교회가 어느 정치 진영의 편에 서는 순간 복음의 보편성은 사라지지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은 권력의 중심부에 가까이 서는 걸 통해서가 아닙니다. 교회의 진정한 영향력은 권력과 건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낼 때 나옵니다.” ―위기지만, 오히려 지금이 환골탈태할 좋은 기회라고요. “위기에는 두 얼굴이 있습니다. 무너짐의 시작이 될 수도, 새로워짐의 출발이 될 수도 있지요. 결국 어느 쪽으로 가느냐는 지도자들의 결단에 달려 있습니다. 목회자는 세상의 기준보다 더 높은 기준을 스스로에게 세우고 지켜야 합니다. 스스로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하면서, 세상의 윤리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누가 교회를 찾겠습니까.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부활’의 참의미를 입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입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모처럼 하나 돼 열리는 2026 부활절 연합예배를 한국교회 새출발, 환골탈태의 원년으로 삼아야 합니다.”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목사 이영훈)에서는 ‘2026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린다.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는 이념과 교단의 차이를 극복하고 사실상 한국교회 대부분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연합예배다. 대회장을 맡은 이영훈 목사는 지난 달 26일 인터뷰에서 “그동안 한국교회가 하나 됨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분열과 갈등으로 사회에 상처를 준 부분이 있다”라며 “이번 연합예배는 한국교회가 다시 하나의 목소리로 분열과 갈등을 종식하고 부활의 복음과 평화의 메시지를 선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거의 모든 한국교회가 참여하는 연합예배는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1947년 시작된 부활절 연합예배는 60년대 초까지는 이념과 교파를 초월해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갈등과 분열로 연합예배와 분리 예배를 거듭했지요. 이번 연합예배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기존의 특정 연합 기구가 주관하는 행사가 아닙니다. 대신 한국교회 73개 교단 총무단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했지요.”―이유가 뭔가요.“어느 한 연합 기구가 중심이 되면 다른 쪽에 속한 교단이나 교회에선 참여하기가 어렵고, 불필요한 잡음도 생기니까요. 보수 성향인 한교총이 주관하면, 진보 성향인 NCCK에 속한 교단이나 교회는 참여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럼 이름만 ‘연합예배’지 실제로는 반쪽 행사지요. 각 교단이 모두 모여 준비위를 구성하면 소속 연합 기구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한자리에 모일 수 있으니까요.”―말이 쉽지, 어려운 일 아닙니까.“연합예배를 준비하면서 가장 절감한 부분이…, 한국교회가 하나 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결국 지도자들이 자기 교단, 자기 교회, 자기 영향력을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부활의 전제조건은 죽음, 즉 자기를 완전히 내려놓는 것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자기 걸 붙들고 있으면서 일치를 말하는 것은 모순이지요.”―이번엔 많은 교회 지도자가 취지에 공감한 것 같습니다.“하하하, 총무단 준비위에는 한교총, NCCK 소속 회원 교단과 중소 교단이 모두 들어와 있습니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사실상 한국교회 100%가 참여한 연합예배라고 할 수 있지요. NCCK 박승렬 총무는 연합예배에서 축하 인사를, NCCK 회원 교단인 한국구세군 김병윤 사령관은 파송 기도를 드릴 예정입니다.”―한국교회가 어느 때보다 위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 최근 한국교회는 저출산과 탈종교화로 신자가 줄어드는 중에도, 지엽적인 교리 문제나 주도권을 놓고 다투고 분열했습니다. 또 일부 교회 지도자들은 편향된 정치적 행동으로 국민의 시선을 더욱 차갑게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교회 안의 권위주의, 물량주의, 세속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교회와 목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오셨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사회적으로 정교유착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한국교회 지도자들이 특정 정치 세력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면서 교회 본연의 예언자적 사명을 상실해 버렸습니다. 보수든 진보든, 교회가 어느 정치 진영의 편에 서는 순간 복음의 보편성은 사라지지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은 권력의 중심부에 가까이 서는 걸 통해서가 아닙니다. 교회의 진정한 영향력은 권력과 건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낼 때 나옵니다.”―위기지만, 오히려 지금이 환골탈태할 좋은 기회라고요.“위기에는 두 얼굴이 있습니다. 무너짐의 시작이 될 수도, 새로워짐의 출발이 될 수도 있지요. 결국 어느 쪽으로 가느냐는 지도자들의 결단에 달려있습니다. 목회자는 세상의 기준보다 더 높은 기준을 스스로에게 세우고 지켜야 합니다. 스스로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하면서, 세상의 윤리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누가 교회를 찾겠습니까.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부활’의 참 의미를 입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한참 동안 벽에 걸린 예수의 그림을 손으로 더듬는 한 중년 여성. 또 다른 여성은 못이 촘촘하게 박힌 십자가를 만지다 감정이 북받친 듯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다음 달 5일 부활절을 앞두고, 25일부터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2026 사순절 촉각 십자가 전시회(손끝으로 만나는 주님의 고난)’가 개최됐다. 사순절은 부활절 이전에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기독교 절기. 전시회를 주최한 정민교 부산 흰여울교회 목사(사진)는 “부활절을 맞아 많은 기독교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체감할 콘텐츠가 거의 없어 그냥 보내는 현실이 아쉬웠다”고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부활절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선 다양한 모양의 십자가와 그림, 가시 면류관과 못, 촉각 성경 지도 등 300여 점을 ‘만질’ 수 있다. 못, 포도나무, 요나 이야기 등 성경 속 상징을 다양한 방식으로 형상화한 십자가와 작품들은 눈으로 보는 것과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정 목사는 “시각장애인은 촉각이 민감한데, 십자가에 박힌 날카로운 못을 직접 만져보니 예수가 느낀 고통이 더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림의 경우 일반 유화보다 훨씬 더 두껍게 질감이 느껴지도록 제작됐고, 그림 안에 점자로 작품 이름도 표기했다. 전시회 취지에 공감한 작가들이 시각장애인들이 좀 더 그림의 이미지를 잘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모든 작품에 작가의 의도와 설명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도 부착했다. 정 목사는 “관람 온 비장애인들도 직접 만져보니 눈으로만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며 “이 전시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한참 동안 벽에 걸린 예수의 그림을 손으로 더듬는 한 중년 여성. 또 다른 여성은 못이 촘촘하게 박힌 십자가를 만지다 감정이 북받친 듯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다음달 5일 부활절을 앞두고, 25일부터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2026 사순절 촉각 십자가 전시회(손끝으로 만나는 주님의 고난)’가 개최됐다. 사순절은 부활절 이전에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기독교 절기. 전시회를 주최한 정민교 부산 흰여울 교회 목사는 “부활절을 맞아 많은 기독교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체감할 콘텐츠가 거의 없어 그냥 보내는 현실이 아쉬웠다”라고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부활절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선 다양한 모양의 십자가와 그림, 가시 면류관과 못, 촉각 성경 지도 등 300여 점을 ‘만질’ 수 있다. 못, 포도나무, 요나 이야기 등 성경 속 상징을 다양한 방식으로 형상화한 십자가와 작품들은 눈으로 보는 것과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정 목사는 “시각장애인은 촉각이 민감한데, 십자가에 박힌 날카로운 못을 직접 만져보니 예수가 느낀 고통이 더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림의 경우 일반 유화보다 훨씬 더 두껍게 질감이 느껴지도록 제작됐고, 그림 안에 점자로 작품 이름도 표기했다. 전시회 취지에 공감한 작가들이 시각장애인들이 좀 더 그림의 이미지를 잘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모든 작품에 작가의 의도와 설명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도 부착됐다.정 목사는 “관람 온 비장애인들도 직접 만져보니 눈으로만 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며 “이 전시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장이 됐으면 한다”라고 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개인적으론 유튜브 콘텐츠 중에 과학 분야가 상당히 많다는 게 참 의아하다. 분야도 물리학, 의학, 수학, 공학, 천문학, 생물학 등등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양자역학, 블랙홀, 초전도체처럼 솔직히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설명도 재미있게 듣는다. 양자역학을 설명하며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상자를 여는 순간 결정된다’라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비유를 이해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쉽게 이해도 안 되는 과학의 세계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이탈리아의 세계적 물리학자이자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 불리는 저자가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 아낙시만드로스를 새롭게 조명했다. 그리고 ‘세계를 설명하는 데 신이 필요한가? 자연을 관장하는 법칙은 자연현상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던 아낙시만드로스를 “인류 최초의 과학자”라고 지목했다. 단순히 만물의 근원이 ‘물’, ‘공기’, ‘수(數)’라고 한 다른 자연철학자들과 달리, 그는 만물의 근원이 되는 존재가 어떻게 개별적인 사물로 변하는지를 제시한 최초의 철학자이기 때문이다.“인류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누군가 처음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눈에 보이는 현상을 잘 설명하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자연적 실체의 존재를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그 누군가가 아낙시만드로스다. 이후로 우리는 끊임없이 똑같은 일을 반복해 오고 있다.”(5장 ‘단 하나의 근원을 찾아서’에서) 저자는 ‘과학’이란 단순한 사실의 축적이나 법칙, 원리 등이 아니라, ‘의심하고 검증하며 끊임없이 수정하는 사고방식’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과학적’이라고 말할 때 수학적 증명과 객관성, 움직일 수 없는 사실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사실 ‘과학’이란 어떤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하고,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틀리면 받아들이는 ‘탐구의 과정’이란 것이다. 참 많은 사람이 이해가 안 되면서도 과학 유튜브를 찾는 건, 그 탐구의 과정 자체가 좋아서가 아닐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부활절(4월 5일)을 맞아 “전쟁과 폭력 속에서 생명의 위협을 겪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자”라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26일 발표한 부활절 메시지에서 “전쟁과 긴장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기억하며, 불안 속에 살아가는 이들, 그리고 양심에 따라 살아가려는 모든 이에게도 주님의 위로와 희망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정 대주교는 또 ‘가난한 이들의 상처 입은 얼굴과 무고한 이들의 고통 속에서 그리스도 자신의 고통을 보게 된다’라는 레오 14세 교황의 말을 인용하며 “고통받는 모든 이를 기억하며 기도하고 연대하자”고 말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김정석 대표회장)도 이날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우리 사회가 분열과 갈등을 넘어 화해와 하나 됨을 이루자고 밝혔다. 김 대표회장은 “죽음을 생명으로, 절망을 소망으로 바꾸신 주님의 부활이 오늘 우리의 삶과 이 나라 가운데 새로운 희망으로 나타나기를 소망한다”며 “부활은 절망의 어둠을 뚫고 생명으로 나아가게 하는 현재적인 사건이며, 우리 신앙의 근본”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시대가 어둠과 불안, 고독과 절망에 잠겨 있을지라도, 부활하신 주님의 생명의 빛은 여전히 우리를 인도한다”라며 “전쟁과 테러, 분열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의심과 두려움을 떨쳐내고 예수님의 빛을 따라 전진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한다”라고 강조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BEXPO·4월 2∼5일·사진)와 ‘국제선명상대회’(4월 3∼5일)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B홀과 인근 봉은사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박람회 주제는 ‘색즉시O O즉시색, 당신이 좋아하는 O놀이’. 대승불교의 핵심인 ‘공(空) 사상’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관람객이 체험하고 사유하는 참여형 콘텐츠로 선보인다. 2, 3일 오후 7시 봉은사 앞에서 열리는 야간 공연 무대에서는 래퍼 우원재와 DJ 웨건, DJ 소다가 ‘야단법석-반야심경 공 파티’를 펼친다. 불교 교리의 정수가 담긴 반야심경 독송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힙합, 전자 댄스 음악(EDM)의 콜라보를 시도한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측은 “불경 독송 특유의 저음의 울림과 자유와 해방을 추구하는 화려한 힙합 및 전자 댄스 음악과의 만남이 관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불교문화 교류전부터 국내 전통문화 상품전까지 430여 개 부스에서는 다양한 볼거리가 관객을 맞는다. 국립중앙박물관 굿즈인 ‘뮷즈’ 공모전에 당선된 경주 석굴암 조명, 서핑을 즐기는 ‘힙’한 21세기 부처님이 그려진 모자와 티셔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명상인 ‘멍상’, ‘견공식 공양 세트’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주최하는 ‘2026 국제선명상대회’ 주제는 ‘AI 시대의 선명상’. KAIST 명상과학연구소 김완두 소장(미산 스님)이 뇌과학과 AI 융합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선명상의 과학적 실천 대안을 설명한다. 30여 명의 선명상·웰니스(웰빙과 피트니스의 합성어) 전문가들이 걷기 선명상, 요가, 건강한 호흡법 등의 체험도 돕는다. 또 AI 분석을 통해 참가자의 고민과 마음 상태를 진단하고, 알맞은 선명상법을 제안하는 ‘마음처방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BEXPO·4월 2~5일)’와 국제선명상대회(4월 3~5일)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B홀과 인근 봉은사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박람회 주제는 ‘색즉시O O즉시색, 당신이 좋아하는 O놀이’. 대승불교의 핵심인 ‘공(空) 사상’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관람객이 체험하고 사유하는 참여형 콘텐츠로 선보인다.2, 3일 오후 7시 봉은사 앞에서 열리는 야간 공연 무대에서는 래퍼 우원재와 DJ 웨건, DJ 소다가 ‘야단법석-반야심경 공 파티’를 펼친다. 불교 교리의 정수가 담긴 반야심경 독송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힙합, 전자 댄스 음악(EDM)의 콜라보를 시도한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측은 “불경 독송 특유의 저음의 울림과 자유와 해방을 추구하는 화려한 힙합 및 전자 댄스 음악과의 만남이 관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야외 공연 모두 박람회 입장과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해외 불교문화 교류전부터 국내 전통문화 상품전까지 430여 개 부스에서는 다양한 볼거리가 관객을 맞는다. 국립중앙박물관 굿즈인 ‘뮷즈’ 공모전에 당선된 경주 석굴암 조명, 서핑을 즐기는 ‘힙’한 21세기 부처님이 그려진 모자와 티셔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명상인 ‘멍상’, ‘견공식 공양 세트’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주최하는 ‘2026 국제선명상대회’ 주제는 ‘AI 시대의 선명상’. KAIST 명상과학연구소장 김완두 소장(미산 스님)이 뇌과학과 AI 융합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선명상의 과학적 실천 대안을 설명한다. 30여 명의 선명상·웰니스(웰빙과 피트니스의 합성어) 전문가들이 걷기 선명상, 요가, 건강한 호흡법 등의 체험도 돕는다. 또 AI 분석을 통해 참가자의 고민과 마음 상태를 진단하고, 알맞은 선명상법을 제안하는 ‘마음처방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조계종 미래본부 사무총장 일감스님은 “수천 년 한국 불교의 지혜가 담긴 선명상은 AI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알맞은 정신건강 방법”이라며 “종교를 넘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마음건강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교황이 진짜 걱정하는 건… AI 뒤에 숨은 인간의 탐욕입니다.” 최근 레오 14세 교황이 사제들에게 “강론을 쓸 때 인공지능(AI)에 의존하지 말라”라고 당부했다. AI의 부작용이 종교계까지 성큼 다가간 것. 최근 ‘AI 시대의 삶과 신앙’(사진)을 출간한 김도현 바오로 신부(대구 가톨릭대 인성교육원 교수)는 19일 인터뷰에서 “AI로 인해 생겨나는 거의 모든 문제는 결국 그 뒤에 숨은 사람의 문제”라고 말했다. KAIST 물리학 박사 출신인 그는 사제의 길을 걷고 있는 국내 유일의 물리학자 신부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도 그렇고, 다른 종교보다 교황청이 AI 문제를 더 심각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화학을, 레오 14세 교황은 수학을 전공했어요. 이공계 출신이라 AI에 대한 이해가 훨씬 높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AI의 위험을 경고한 게 챗GPT가 나오기도 전이거든요. 그 이전 교황님들은 겪어보지 못한, 처음 겪는 문제지요.” ―AI로 인한 디스토피아를 우려하는 것입니까.“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처럼, 스스로 생각해 인간을 말살하는 ‘Strong AI(강인공지능)’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AI는 자유의지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Weak AI(약인공지능)’는 이미 쓰고 있고, 그로 인한 부작용과 폐해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Weak AI’가 무엇인지요.“특정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지금 우리가 쓰는 AI지요. 지난해 아마존이 3만 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어요. 다른 글로벌 기업은 물론이고, 국내 판교 테크노밸리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질 예정으로 알고 있고요.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인데… 이뿐만이 아니라 Weak AI는 알다시피 전쟁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실은 AI를 이용하는 인간의 문제 아닙니까.“두 교황이 경고하는 AI 문제의 본질이 그 점입니다. 통제받지 않는 인간의 욕심이 AI와 결합하는 것…. 올 초 미국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할 때 사용한 미국 앤스로픽사의 AI ‘클로드’ 모델 경우가 딱 그렇습니다.” ―앤스로픽사가 완전 자율 무기 시스템에 자기 회사 AI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죠.“네. 하지만 미국 전쟁부는 합법 범위 내에서 사용 범위에 제약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고요. 앤스로픽사가 굽히지 않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습 직전에 앤스로픽과의 거래 중단을 선언했어요. 그 자리를 또 다른 AI 기업인 ‘오픈AI’가 재빨리 차지했습니다. 군납은… 엄청난 돈이 되는 사업이니까요.” ―안타깝지만, 교황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AI 통제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AI 패권을 쥔 미국과 중국이 통제할 생각이 없으니…. 다른 나라들은 ‘우리만 통제하면 기술 개발에 뒤떨어진다’라고 생각할 테고요. 핵무기 위험을 피부로 느낀 뒤에야 통제 방법을 찾았듯, AI로 전 세계가 충격을 받는 일이 벌어진 뒤에야 제대로 된 논의가 일지 않을까…. 그러기 전에 해야 하는데 안타깝습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교황이 진짜 걱정하는 건…AI 뒤에 숨은 인간의 탐욕입니다.”최근 레오 14세 교황이 사제들에게 “강론을 쓸 때 인공지능(AI)에 의존하지 말라”라고 당부했다. AI의 부작용이 종교계까지 성큼 다가간 것. 최근 ‘AI 시대의 삶과 신앙’을 출간한 김도현 바오로 신부(대구 가톨릭대 인성교육원 교수)는 19일 인터뷰에서 “AI로 인해 생겨나는 거의 모든 문제는 결국 그 뒤에 숨은 사람의 문제”라고 말했다. KAIST 물리학 박사 출신인 그는 사제의 길을 걷고 있는 국내 유일의 물리학자 신부다.―전임 프란치스코 교황도 그렇고 다른 종교보다 교황청이 AI 문제를 더 심각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은 화학을, 레오 14세 교황은 수학을 전공했어요. 이공계 출신이라 AI에 대한 이해가 훨씬 높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AI의 위험을 경고한 게 챗GPT가 나오기도 전이거든요. 그 이전 교황님들은 겪어보지 못한, 처음 겪는 문제지요.”―AI로 인한 디스토피아를 우려하는 것입니까.“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처럼, 스스로 생각해 인간을 말살하는 ‘Strong AI(강인공지능)’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AI는 자유의지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Weak AI(약 인공지능)’는 이미 쓰고 있고, 그로 인한 부작용과 폐해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Weak AI’가 무엇인지요.“특정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지금 우리가 쓰는 AI지요. 지난해 아마존이 3만 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어요. 다른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판교 테크노밸리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질 예정으로 알고 있고요.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인데… 이뿐만이 아니라 Weak AI는 알다시피 전쟁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AI 문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용하는 인간의 문제 아닙니까.“두 교황이 경고하는 AI 문제의 본질이 그 점입니다. 통제받지 않는 인간의 욕심이 AI와 결합하는 것…. 올 초 미국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할 때 사용한 미국 앤트로픽사의 AI ‘클로드’ 모델 경우가 딱 그렇습니다. 이후 이란 공습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앤트로픽사의 기술 사용을 중단했거든요.”―이유가….“앤트로픽사가 완전 자율 무기 시스템과 대규모 국민 감시에 자기 회사 AI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기 때문이죠. 미국 전쟁부는 합법 범위 내에서 사용 범위에 제약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고요.”―이란 공습은 벌어졌습니다만.“앤트로픽사가 굽히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 중단을 선언했어요. 그 자리를 또 다른 AI 기업인 ‘오픈 AI’가 재빨리 차지했습니다. 군납은…엄청난 돈이 되는 사업이니까요.”―안타깝지만, 교황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AI 통제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AI 패권을 쥔 미국과 중국이 통제할 생각이 없으니…. 다른 나라들은 ‘우리만 통제하면 기술 개발에 뒤떨어진다’라고 생각할테고요. 핵무기 위험을 피부로 느낀 뒤에야 통제 방법을 찾았듯, AI로 전 세계가 충격을 받는 일이 벌어진 뒤에야 제대로 된 논의가 일지 않을까… 그러기 전에 해야 하는데 안타깝습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