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김영호 기자

동아닷컴 팩트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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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그 찰나에 담긴 진실과 진심을 글로 붙잡겠습니다.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사회일반29%
정치일반23%
국제일반11%
문화 일반6%
월드톡6%
국제경제6%
건강5%
문학/출판5%
유통5%
금융4%
  • 배현진 “천박함을 천박하다 한 것, 긁혀 발작”…김계리에 응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천박한 김건희’ 발언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즉각 반박에 나서면서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내란 특검 재판을 둘러싸고 쌓여온 당내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면화된 모습이다.배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아무 권한도 없는, 남편 운만 좋았던 한 민간인이 권력을 좇는 자들에게서 뇌물을 받고 분수에 맞지 않는 사고를 연달아 벌인 그 천박함을 천박하다 했을 뿐인데, 그 말에 긁혀 발작하는 이들이 있다”고 적었다. 배 의원은 이어 “윤어게인당을 만들려다 여의치 않자 스리슬쩍 국민의힘에 입당해서는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지질한 장사치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치, 원칙, 상식과 합리만이 보수 정치의 정수”라며 “많이 쓰려도 곪은 상처는 씻어내고 가야 한다”고 글을 마쳤다.이는 사실상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연일 특검 재판이 이어지며 보수 진영 내부에서 균열 조짐이 커진 가운데, 배 의원이 공개 비판을 통해 ‘선긋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계엄이 왜 일어났는지 공부하라” 반격 나선 변호인들이 발언은 전날 배 의원이 “윤석열 시대와 절연하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한 데 따른 연장선으로, 하루 만에 양측의 갈등이 격화된 모습이다.윤 전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SNS를 통해 “도대체 누가 누굴 보고 ‘천박’ 운운하는 건지 글 수준을 보고 피식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배 의원의 게시글을 올리며 “이렇게 메타인지조차 안 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니 안타깝다. 본인 빼고는 다 알고 있을 듯”이라고 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민주당에서 찌라시처럼 지껄이는 얘기를 앵무새처럼 틀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니, 국힘은 반성해야 한다”면서 “계엄이 왜 일어난 건지 공부 좀 해라”고 맞받았다.윤 전 대통령 부부의 변호를 동시에 맡고 있는 유정화 변호사도 가세했다. 그는 배 의원을 향해 “기본적인 무죄 추정 원칙에 대한 개념도 없고, 야당이 만들어낸 왜곡된 내란 프레임을 내부를 향해 투척하며, 구치소에서 병세가 악화되고 있는 전 영부인에 대해 ‘천박’ 운운하는 저질스러운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담는 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극좌 진영의 정치 선동 방식”이라고 규정하며 “헌정 질서를 다루는 사안을 사적 감정의 단어로 왜곡하지 말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당만 손상된다” 우려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배 의원의 발언에 우려가 나왔다. 이재능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부위원장은 1일 SNS에 “국민을 거짓으로 선동하는 ‘대깨문’식 가짜뉴스를 흉내 내는 순간, 정치가 아니라 천박함만 남는다”고 지적했다.이 대변인은 “우리 당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윤 전 대통령이 여사 때문에 계엄을 했다’고 주장한다. 수단의 적절성을 두고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왜곡해선 안 된다”고 했다.보수 진영 내부 갈등이 공개적으로 확산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의 내부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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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쏟아지는 중국인에 관광업계 웃음…“무비자 연장해 달라”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한국의 한시적 무비자 제도가 눈에 띄는 소비 증가를 이끌자, 관광업계가 정부에 제도 연장을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 시행 이후 면세·호텔·항공 등 전 분야에서 중국 관광객의 지출이 크게 늘며 업계는 “지금이 회복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다.관광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시행 중인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제도’가 명확한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최근 한 달 중국인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으며, 매출은 4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단체관광 회복의 분수령이자 매출 반등의 핵심 요인”이라며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왜 연장 요구하나…“중국 관광객 1인 지출액 1622달러, 주변국보다 압도적”대한상공회의소 문화관광산업위원회도 지난달 28일 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에 무비자 연장을 공식 건의했다. 항공·호텔·면세·여행·K푸드 업계 대표들은 “중국인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1622달러·약 238만 원)이 일본·대만 등 주변국보다 월등히 높다”고 주장했다. 무비자 제도가 단체관광을 되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또한 중국이 한국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국을 내년 말까지 이미 연장한 만큼, 외교적 상호주의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 날 회의에서는 공항 패스트트랙 도입, 국내 OTA 경쟁력 강화 등 출입국 편의 개선과 관광 수요 확대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中 관영지 “실질적 이익크다”…상호 관광객 700만 명↑중국 관영매체도 이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1일 “한·중 간 상호 무비자 정책으로 양국 관광객 수가 올해 700만 명을 넘어서 작년을 이미 웃돌았다”며 민간 교류 확대 효과를 강조했다. 또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며 무비자 완화가 국경 간 이동 비용을 낮추고 잠재 수요를 깨우는 ‘제도적 공급’이라고 평가했다.그러면서 “더 많은 나라가 중국과의 교류에서 실질적인 이익을 체감하고 있다”며 “국경을 넘나드는 교류 속에서 진정한 우정을 쌓으며 상생을 지향하는 세계가 점차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대보다 더딘 회복… “중국 관광객 83% 수준, 아직 완전 회복 아냐”다만 일각에서는 중국발 ‘관광 특수’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0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은 약 47만2000명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입국 제한이 생기기 직전인 2019년 같은 달의 83.2% 수준에 그쳤다. 전년 동월(약 39만2000명)보다는 늘었지만, 무비자 입국 시행 직전인 9월(약 50만3000명)보다도 적어 ‘폭발적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무비자 입국 제도로 내년 6월까지 약 100만 명의 중국 관광객 추가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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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하루 마음껏 쓰세요” 폐지 할머니에 카드 건넨 유튜버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80대 할머니에게 한 유튜버가 “오늘만큼은 마음껏 사세요”라며 신용카드를 건네는 모습이 공개되며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할머니는 “85년 살며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지난달 23일, 유튜브 ‘킴브로’ 채널을 운영하는 A씨는 ‘폐지 할머니께 신용카드 드리면 생기는 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85세 독거노인을 찾아가 하루 동안 필요한 생필품과 먹거리를 마음껏 사 드리는 과정이 담겼다.● “정말 써도 되나…” 한도 없는 카드 받아든 할머니A씨는 “평소 동네에서 폐지를 줍던 할머니가 계신다. 동네 어르신이 다 알 정도로 오랫동안 이 동네를 지켜온 분”이라며 할머니를 소개했다. 이윽고 그는 할머니를 찾아가 “오늘은 필요한 거 마음껏 사셨으면 좋겠다”며 한도 없는 신용카드를 건넸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할머니는 연신 “정말 써도 되느냐”고 되물으며 조심스러워했다. 돈을 많이 쓰지 않으려던 할머니는 처음에는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A씨가 여러 차례 설득한 끝에 대형마트로 향했다. 마트로 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할머니는 차들이 오가는 좁은 길을 매일 폐지를 싣고 걷는다며 “언덕길에서 넘어질 위험 때문에 인도가 아닌 차도로 걷는다”고 했다. 할머니는 “매일 폐지를 주우러 다닌다.일요일 빼고 나가는데 잘못하면 하루에 3000원 벌 때도 있고 못 벌 때도 있고… 5000원 벌기도 힘들다”고 털어놨다.● “조금만 사야지”…생필품만 고르는 할머니, 대신 가득 채운 유튜버마트에 도착한 뒤에도 할머니는 세제·락스·라면처럼 꼭 필요한 물건만 카트에 담았다. A씨가 “사고 싶은 건 다 사셔도 된다”고 여러 번 권해도 “돈 많이 쓰면 서로 손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결국 A씨는 두유, 우유, 계란, 조미료, 김, 세탁세제, 주방세제 등 생필품을 직접 골라 카트에 가득 채웠다. 마지막에는 “좋은 고기 한 번 드셨으면 좋겠다”며 정육 코너에서 소고기까지 챙겼다.계산을 마친 뒤 A씨가 “특별한 선물 받은 소감이 어떠시냐”고 묻자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며 “기분이 너무 좋다. 85년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생일보다 더 좋은 날”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85년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 발걸음 떼지 못한 할머니영상 말미에서 현금을 할머니 몰래 앞치마 주머니에 넣어놓은 A씨와 할머니 간의 실랑이도 그려졌다. 한사코 거절하던 할머니에게 A씨는 “날이 너무 춥거나 길이 미끄러우면 일 나오지 마시고 꼭 필요할 때 쓰셨으면 좋겠다”는 애정어린 조언도 곁들였다. 손사래를 치던 할머니도 끝내 두 손을 꼭 잡고 “너무 고맙다.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거듭 인사했다.영상이 퍼지면서 댓글 반응도 뜨거웠다. “이런 것이 유튜브의 선기능이 아닌가. 조회수를 위한 행동이라 하더라도 선행은 선행이다”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나온다. 이런 소식만 봤으면”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A씨는 영상에서 “조금이나마 따뜻한 연말을 보내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며 “스쳐 지나치는 이웃에게 작은 온기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겐 평생 기억에 남는 선물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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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한 브랜드’라더니…Y2K 열풍 타고 기적처럼 살아났다 [트렌디깅]

    Y2K 패션이 다시 부활했다. 한때 한물 갔다고 여겨졌던 아베크롬비앤피치(Abercrombie & Fitch)가 10·20대 소비 흐름을 정면으로 읽은 전략으로 극적인 반등을 이루고 있다. 특히 산하 브랜드 ‘홀리스터(Hollister)’가 Y2K 감성을 전면 앞세우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2000년대 감성’이 실적을 움직였다홀리스터의 올해 3분기 순매출은 6억733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 늘며 아베크롬비앤피치(ANF)의 반등을 이끌었다. 회사 전체 매출 역시 12억9060만 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프랜 호로위츠 CEO는 “3년 연속 분기 매출 성장을 이어가며 사상 최대 3분기 실적을 달성했다”며 “백투스쿨 시즌과 가을 전환기에 맞춘 전략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성장의 핵심은 홀리스터가 선보인 Y2K 라인업이다. 브랜드는 매장 분위기, 음악, 조명, 제품 구성까지 2000년대 초반 감성을 재현한 ‘2000s Vault’ 콘셉트를 도입했다. 레이스 캐미솔, 후리스 쇼트팬츠, 베이비돌 톱, 로우라이즈 데님 등 당시 10·20대의 ‘교복템’을 그대로 되살리며 향수를 자극했다.온라인에서는 “매장 들어가자마자 300달러를 쓰고 나왔다”, “Y2K 감성이 그대로 돌아왔다”는 반응이 올라왔고, 테리 조거 팬츠·퍼 집업 후디 등 일부 제품은 출시 직후 품절되기도 했다. Y2K를 소비하는 방식이 ‘과거 회상’에서 ‘지금 입는 패션’으로 다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는 철수했지만… Y2K 타고 ‘역수입 인기’아베크롬비앤피치는 2012년 한국 진출 이후 여러 논란에 휩싸인 끝에 5년만에 국내 사업을 철수했다. 당시 CEO의 “멋지고 잘생긴 아이들만 위한 브랜드” 발언과 한국 1호점 오픈 행사에 파견된 홀리스터 남성 모델들의 인종차별 제스처가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하지만 미국에서 반등세가 뚜렷해지며,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다시 인기가 역수입되고 있다. 20대 여성 김 모씨는 “중국 청두 여행 중에 일부러 홀리스터 매장에 들러 ‘퍼 집업 후디’를 구매했다”며 “최근 SNS에서도 자주 보이고, 어릴 때 입던 추억이 생각나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2000년대 초반 소비자뿐 아니라 Z세대까지 Y2K 감성에 반응하며, 중고 거래 앱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해외 여행 시 ‘필수 쇼핑 리스트’로 재등장하고 있다.● 틱톡·인플루언서 타고 MZ세대 겨냥이 같은 회복세 뒤에는 MZ세대를 겨냥한 채널 전략이 있다. 홀리스터는 캠페인 기간 MZ세대 이용 비중이 높은 틱톡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팔로워 1억 명이 넘는 틱톡 인플루언서 ‘디아멜리오 자매’와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홀리스터 데님을 입고 추는 ‘해피 댄스’ 챌린지와 온라인 사인회 등 디지털·오프라인 연계 이벤트로 접점을 넓혔다.전문가들은 이번 실적과 리브랜딩을 두고 “아베크롬비·홀리스터가 다시 태어났다”고 평가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향수를 자극하는 Y2K 스타일과 어디에나 받쳐 입기 좋은 디자인으로 일상에서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다”며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향수의 대상이고, 어린 손님들에게는 ‘최신 유행’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스닥도 ‘조용히’ 반응…40% 상승해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아베크롬비앤피치 주가는 최근 나스닥에서 95달러선을 넘어서며 단기간 40% 이상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리브랜딩과 Y2K 전략이 실적뿐 아니라 투자 심리까지 개선시킨 사례”로 평가한다.향수를 넘어 수익을 만든 ‘Y2K 경제학’이 앞으로 다른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토막 경제 상식백투스쿨(Back to School, BTS): 7~9월 초중고·대학 새 학기를 앞두고 학생·학부모가 학용품, 전자기기, 의류·신발 등을 한꺼번에 사들이는 신학기 쇼핑 특수다. 아마존 등 대형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집중 프로모션을 진행해 패션 브랜드 사이에선 ‘미니 성수기’로 통한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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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초유의 ‘17명 퇴장’…볼리비아 프로축구 경기서 난투극 (영상)

    볼리비아 프로축구 경기에서 선수와 코칭스태프 총 17명이 한꺼번에 퇴장당하는 초유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경기 후 승리 세리머니를 둘러싼 충돌이 전면 집단 난투로 번지면서 경찰이 최루가스와 고무탄까지 동원해 진압하는 사태로 이어졌다.사건은 26일(한국 시간) 있었던 볼리비아 프로축구 컵대회 ‘코파 볼리비아’의 8강전인 블루밍(Blooming)과 레알 오루로(Real Oruro)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1차전을 2-1로 이겼던 블루밍은 이번 경기에서 2-2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합산 스코어 우세로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승리 세리머니가 난투로…‘최루가스·고무탄’ 동원해 진압현지 매체 엘 포토시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세리머니였다. 레알 오루로 공격수 세바스티안 세바요스가 상대의 세리머니가 도발적이라고 항의하며 접근하자 곧바로 말다툼이 시작됐다.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양 팀 선수들이 서로 밀치고 발길질을 하며 몸싸움이 격해졌고, 일부 선수는 공중 발차기까지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감독들이 여러 차례 말리려 했지만 선수들이 서로 멱살을 잡고 밀치며 쫓아다니는 장면이 이어졌고, 이윽고 벤치에 있던 교체 선수와 코칭스태프와 의료진까지 가세했다. 레알 오루로의 마르셀로 로블레도 감독은 충돌 과정에서 밀려 넘어져 어깨와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상황이 통제되지 않자 결국 경찰관 20여 명이 투입됐고, 최루가스와 고무탄까지 사용해 선수와 관계자를 강제로 떼어놓았다. 관중들도 급히 대피했으며, 두 팀 감독의 지시로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철수하면서 사건은 가까스로 진정됐다.● 선수·감독·의료진까지…난투극 가담한 17명 퇴장경기 후에는 대규모 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싸움을 시작한 레알 오루로에서는 선수 4명이, 블루밍에서는 선수 7명이 레드카드를 받았다. 양 팀 감독과 코치, 의료 스태프까지 징계를 받으면서 퇴장 인원은 총 17명으로 늘었다. 특히 블루밍의 주전 선수들이 폭력 행위로 줄줄이 퇴장당하면서 이번 대회 남은 경기 출전이 불투명해졌다.난투의 발단이 된 세바요스는 경기 도중 퇴장은 피했지만, 스포츠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시 사후 징계를 받을 수 있다.축구 규정상 한 팀에서 출전 선수가 5명 퇴장당하면 경기를 계속할 수 없다. 이번에는 경기가 끝난 뒤 벌어진 난투에 교체 선수와 코칭스태프, 의료진까지 가담해 퇴장 인원이 17명까지 불어났다.두 팀의 폭력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블루밍은 불과 몇 주 전 클루브 볼리바르와의 경기에서도 집단 몸싸움에 휘말렸고 레알 오루로 역시 지난 시즌 로열 파리와의 강등 플레이오프에서 싸움이 육상 트랙까지 번지는 폭력 사태를 겪었다. 이번 퇴장 사태를 계기로 볼리비아 축구계의 징계와 경기장 안전 대책을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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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尹, 검찰총장으로 끝냈어야…정치판은 무서운 곳”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검찰총장으로 만족했어야 했다”며 정치 입문 자체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직격했다. 홍 전 시장은 대선 경선 당시 이미 윤 전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우려했다며, 최근 잇따른 의혹과 재판 상황을 두고 경고가 현실이 됐다고 회고했다.27일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선 후보 경선 토론 첫날 TV조선에서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그렇게 말한 일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으로 끝내는 게 좋았는데 정치판에 뛰어든 것은 잘못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사로서는 최고의 명예인 검찰총장을 지냈으면 그걸로 만족해야지, 정치판에 뛰어든 것은 잘못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이어 정치판을 ‘무서운 곳’이라고 표현하며 “참담한 꼴을 당할 수도 있는데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여러 의혹으로 수사·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두고 “그게 지금 현실화 됐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한편으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이 된 후도 조마조마했고 아슬아슬했는데, 결국 끝이 그렇게 됐다. 참 안쓰럽다”라며 “그래도 나는 30년 아수라판에 있으면서도 감옥을 한 번도 가지 않았으니 참 운이 좋다”고 덧붙였다. ● 尹·김건희 여사·보수 지도부 모두 겨냥한 홍준표홍 전 시장은 이날 윤 전 대통령 측근이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를 거론하며 비판을 이어갔다.그는 “그 신중하고 사려 깊은 그가 왜 터무니없는 꿈을 꾸었을까?”라며 “사람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아 본들 기차는 이미 떠났다”고 직격했다. 이날 한덕수 전 총리는 12·3 비상계엄 선포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특검에 15년형을 구형받았다.홍 전 시장의 윤 전 대통령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그는 SNS에서 “매일같이 쏟아지는 김건희 여사의 추문에 전직 대통령답지 않은 처신이 국민들을 크게 실망케 한다”며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동시에 겨냥한 바 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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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장경태 성추행 의혹 자리에 내가?…허위사실 유포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자신이 연루됐다는 주장에 대해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온라인에서 “이 대표와 보좌진이 해당 자리에 있었다”는 근거 없는 글이 퍼지며 논란이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27일 이 대표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장 의원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제가 그 자리에 있다는 허위 사실을 특정 세력이 광범위하게 유포하고 있다”며 “의도적인 조직적 음해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논란은 한 SNS 이용자가 “이준석 대표와 보좌진이 사건 현장에 동석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고, 관련 주장만 빠르게 확산되자 이 대표가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이다.서울경찰청에 따르면 모 국회의원의 비서관인 여성 A씨는 지난 25일 장 의원을 준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23일 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저녁 자리를 갖던 중 장경태 의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은 다음 날인 26일 사건을 이관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소 사실이 알려지자 장 의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당시 비서관들과 회식 중 잠시 밖에 나와 있는데 (A씨의) 남자친구라는 사람이 행패를 부려 자리를 떠났다”며 “그다음 날 A씨의 의원실에서 자체 조사 후 정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 이상 아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이어 장 의원은 “언론에서 작년에 취재하다 취소한 사건인데, 오히려 여성 비서관이 이 건이 보도될 경우 자기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말까지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허위·무고, 음해에 대해 법적 조치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도 했다.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8일 국회에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신중한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이 사안 자체를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 어제 정청래 대표는 즉시 언론보도 내용에 대한 진상 파악을 윤리감찰단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리감찰단은 독립적으로 운영돼 추진 일정은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이 당직 사퇴 의사를 밝혔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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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의 죽음 앞에서 과학자가 발견한 ‘뜻밖의 정답’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 우주의 먼지로부터/ 앨런 타운센드 지음/ 304쪽·1만8000원·문학동네상실을 통과하는 한 과학자의 경이로운 여정이 담겨있다.저자는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겪으며, 과학과 삶, 그리고 애도의 의미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는 딸의 뇌종양과 아내의 죽음이라는 깊은 상실 앞에서,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리라 믿었던 확신이 흔들리는 순간을 마주한다.그러나 그는 절망 속에서도 작고 조용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유한한 인간의 생이 자연 속에서는 어떻게든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그 가능성을 좇으며 고통의 의미를 과학의 언어로 되짚는다. 그는 인간이 가진 불완전함과 경이로움을 과학에도 투영하며, 감정과 이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시선을 찾아낸다.저자는 이 책을 통해, 슬픔을 오롯이 껴안는 동시에 과학을 삶의 위안으로 삼는 길을 보여준다. 사랑과 죽음, 자연과 존재를 가로지르며 남긴 문장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루틴 없음/ 정용훈 지음/ 243쪽·1만7700원·채륜“루틴 없는 사람들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는 걸까?”연말을 앞두고 목표를 점검하거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려는 이들에게 『루틴없음』은 기존 자기계발서와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신선한 책이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꾸준히 하면 성공한다, 루틴을 만들어라”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계획을 지키지 못해 스스로를 자책하곤 한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루틴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나답게 살아갈 가능성의 시작이라고 말한다.저자는 ‘나다운 리듬’에 집중한다면 성공으로 가는 길이 오히려 더 빠르고 가까워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독자가 자신만의 리듬을 찾도록 돕는다. 완벽한 루틴보다 의식적인 선택과 실행력이 변화를 만든다고 강조한다. 또 감정과 생각을 다루는 법, 특히 부정적 감정을 건강하게 소화하는 방법을 짧고 명확하게 안내한다. 또한 경제적 성장을 위한 ‘돈을 끌어오는 미친 생각법’도 제시한다.저자는 루틴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세상이 말하는 ‘완벽한 성공 루틴’을 억지로 지키려 애쓰지 말라고 조언한다. 또한 나다운 속도와 리듬, 그리고 나를 믿는 용기가 결국 잘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찐 영국인 피터 빈트의 진짜 영국식 영어/ 피터 빈트 지음/ 336쪽·2만2000원·김영사“학을 떼다”는 영어로 뭘까.영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에게 한국어의 다채로움은 때로 걸림돌이 된다. 한국어만의 유머를 그대로 담아낼 영어 표현은 마땅치 않고, ‘현지에서 쓰는 진짜 표현’을 들어본 적도 없다. 괜히 정직하게 발음했다가 웃음거리가 될까 주눅이 들기도 한다. 이런 ‘평범한 한국인’에게 영국식 영어는 일종의 ‘치트키’다. 또박또박 읽어도 뜻은 통하고, 가끔은 괜히 멋들어진 발음처럼 들린다.이 책은 런던에서 자라 퀸 엘리자베스 스쿨을 거친 ‘명품 영국인’ 피터 번트가 ‘김영철의 파워FM’에 출연해 나눈 ‘진짜 영국식 표현’을 엮은 결과물이다. 피터는 한국적 정서가 담긴 표현을 영어로 제시하고, 실제 대화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구체적인 예문과 함께 보여준다. 특히 일상에서 바로 써먹기 좋은 150개의 핵심 구절을 중심으로 감정·관계·사회생활·유머·극적인 상황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는 표현을 차근차근 짚어준다.각 카테고리 사이에는 영국식 사고방식과 매너를 다룬 스페셜 페이지가 곁들여져 영어를 한결 가볍고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 더할 수 있다. 군데군데 배치된 세련된 영국식 유머는 덤이다. 영국 영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은 물론, 영국을 사랑하는 ‘명예 영국인’이라면 한 번쯤 집어 들 만한 책이다.아, 참고로 “학을 떼다”는 영국식 영어로 “It takes the biscuit”이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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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국내 출시 확정…“도입국 중 가장 많은 기능”

    유튜브 뮤직을 요금제에 끼워팔았다는 혐의로 고발된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을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이하 유튜브 라이트)’를 기존 프리미엄 보다 4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국내에 선보인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광고 제거 기능과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 뮤직’이 결합된 구독 상품으로, 이번에 선보이는 유튜브 라이트는 ‘유튜브 뮤직’이 제외된다.27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구글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와 관련한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다투는 대신 △유튜브 라이트 출시 △프리미엄 요금 현행 유지 △국내 음악산업 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구글은 의결서 송달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유튜브 라이트를 국내에 출시해야 한다.구글은 그동안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 뮤직’을 각각 운영해 왔다. 그러나 광고 제거 기능이 포함된 유료 상품 ‘유튜브 프리미엄’은 유튜브와 유튜브 뮤직을 함께 가입하거나, 유튜브 뮤직만 단독으로 가입하는 방식으로만 판매했다. 이 때문에 유튜브 동영상에서 광고를 없애고 싶은 이용자는 필요 여부와 관계없이 유튜브 뮤직까지 함께 결제해야 했고, 공정거래법상 ‘끼워 팔기’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프리미엄의 절반가·1년 가격 동결…“19개국 중 가장 좋은 조건”국내에 새롭게 출시될 유튜브 라이트는 광고 제거 기능에 더해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에선 광고 제거 기능만 제공되지만, 한국에서는 동의의결 취지를 반영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 기능까지 포함됐다.가격은 안드로이드·웹 기준 월 8500원, iOS 기준 1만900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유튜브 프리미엄(안드로이드·웹 1만4900원, iOS 1만9500원) 대비 약 57% 수준으로, 유튜브 라이트를 도입한 19개국 가운데 프리미엄 대비 가격 비율이 가장 낮다.요금 인상 방지도 조건에 포함됐다. 구글은 유튜브 라이트 출시일로부터 최소 1년간 유튜브 프리미엄과 라이트의 국내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또 향후 4년 동안은 유튜브 프리미엄 대비 유튜브 라이트의 가격 비율을 해외 주요국보다 낮게 유지해야 한다. 또 구글은 300억 원 규모의 상생기금도 조성한다. 이 기금은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 출연돼 4년간 국내 음악 산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쓰인다. 중단됐던 라이브 공연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 과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 등에 기금을 투입해 공연 기회를 넓히고 인디·신인 음악 생태계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면죄부 논란에 공정위 “소비자 보호와 경쟁촉진 고려”이로써 소비자 입장에선 동영상 서비스만 필요하거나 국내 음악 서비스와 조합해 쓰고 싶은 이용자에게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기게 됐다. 구글도 공정위에 화답해 연내 출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공정위가 구글의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동의의결을 인용한 것이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관해 공정위는 “동의의결은 신속·효과적인 시정조치를 이끌어내는 제도”라며 “끼워팔기 사건의 경우 행정소송으로 4~5년이 걸릴 수 있는 제재보다 구체적인 협의가 가능한 동의의결이 소비자 보호와 경쟁 촉진에 더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공정위는 “이번 동의의결로 국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의 경쟁 질서를 신속하게 바로잡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앞으로도 구글의 이행 여부를 분기별로 철저하게 점검하고,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를 감시하겠다”고 밝혔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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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습기 잘못 고르면 유지비용 ‘40배’ 폭탄…소비자원 추천은 [알쓸톡]

    겨울이 본격화되면서 실내 습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이로 인한 피부 건조·안구건조증·호흡기 질환 위험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난방이 시작된 사무실과 집에서 건조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며 ‘어떤 가습기를 선택해야 하는가’가 소비자들의 핵심 고민으로 떠올랐다.건조한 공기는 피부 수분을 빼앗고 점막을 약화시켜 세균·바이러스 침투에 취약하게 만든다. 독감이 가을·초겨울에 확산되는 것도 낮은 공기 습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전문가들은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하지만, 난방 환경이나 환기 문제 등으로 이를 지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가습기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어떤 방식이 가장 안전한가…초음파·가열·복합·기화식 4종 비교시중에서 판매되는 가습기는 크게 초음파식, 가열식, 복합식, 기화식 등 4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모든 제품이 수분을 공급하는 기능을 갖고 있지만 작동 원리가 달라 사용 환경과 목적에 따라 선택 기준이 크게 달라진다.△ 초음파식은 물을 초음파로 잘게 쪼개 분무하는 방식이다. 전기요금이 비교적 저렴하고 작동 소음이 작은 편이지만, 물통과 수조를 자주 씻어주지 않으면 내부에서 증식한 세균이 함께 분무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가열식은 물을 끓여 수증기 형태로 내보낸다. 따뜻한 가습이 가능하고 끓이는 과정에서 세균·바이러스가 대부분 사멸해 상대적으로 위생적이다. 반면 전기요금 부담이 크고, 고온의 증기와 뜨거운 물로 인한 화상 위험이 크다.△ 복합식은 초음파와 가열 방식을 결합한 형태다. 조용한 편이고 따뜻한 가습도 지원하지만, 구조가 복잡한 만큼 가격대가 높고, 가열 없이 초음파 모드만 장시간 사용할 경우 세균 방출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기화식은 필터나 패드에 물을 적신 뒤, 팬으로 바람을 보내 자연 증발을 돕는 방식이다. 입자 크기가 작아 세균이 함께 분무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전기요금도 저렴하지만, 팬 소음이 크고 필터를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점이 부담이다.● 가습량·유지비·소음 따져 ‘내게 맞는 가습기’ 골라야가습기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사용할 공간이다. 공간의 크기에 맞는 가습량과 가습면적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시험 결과, 시간당 가습량은 제품별로 182~606ml까지 최대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가습량이 가장 높은 것은 복합식으로, 제품에 따라 최대 606ml까지 올라갔다. 이를 가습면적으로 환산하면 약 13평(42.9㎡)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반면 가습량이 가장 낮은 것은 초음파식으로, 최소 198ml까지 낮아졌다. 이 정도 가습량의 제품은 일반적으로 4평대의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기 좋다.연간 유지관리비용도 제품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필터 교체 비용이 소모되는 기화식·복합식 제품은 최대 18만9290원으로 가장 높았다. 계속해서 물을 끓여야 하는 가열식의 경우 필터 비용이 없는 대신 최대 9만1070원까지 높은 전기세를 보였다. 반면 초음파식은 4500원 가량의 전기세만 지불해 가장 낮은 유지비를 보였다.가동 중 소음은 37~62dB 수준으로, 제품별 차이가 커 구매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가열식은 전원을 켜 물을 끓이는 초기 단계에서 50dB를 넘어서는 소음이 발생해 수면 시간에 사용할 계획이라면 유의해야 한다. 드럼세탁기 평균 소음(69dB), 전자레인지(57dB)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아주 큰 소음은 아니지만, 조용한 야간에는 체감이 더 클 수 있다.시중 판매되는 대부분의 제품이 안전성에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가열식 제품의 경우는 화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영유아·어린이 등과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어떤 가습기라도 ‘세척’이 생명…구연산 세척·물 선택 기준은?전문가들은 어떤 방식이든 “세척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제품들은 분리 세척 기능을 갖춘 경우가 많지만, 제품마다 편차가 있어 반드시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가장 간편한 세척법은 40℃ 미만의 미지근한 문에 구연산을 풀어 가습 필터 및 수조통을 30분간 담그는 방법이다. 구연산 농도는 물 10L 당 구연산 30g 정도면 적당하다.필터를 사용하는 제품이라도 소비기한이 지나면 세균 번식 우려가 있어 교체 주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가습기는 3일에 한 번, 초음파식은 1일 1세척이 권장된다.아울러 물통에는 반드시 ‘깨끗한 물만’ 넣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가습기 내부에 물 이외의 각종 첨가물이나 살균제나 향균제를 섞어 쓰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분무되는 입자가 호흡기로 유입될 경우 심각한 건강 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수돗물과 미네랄 워터를 사용할 시 공기중에 초미세먼지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나, 인체에는 큰 위험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평소 호흡기 질환을 겪거나 민감하다면 되도록 생수나 정수기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경우 세균 번식이 빠를 수 있으므로 세척 주기는 2~3일에 한 번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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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머니 옷장 뒤졌다”…K팝 아이돌이 부활시킨 ‘그래니코어’ [트렌디깅]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할머니 세대가 입을 법한 패션 스타일 ‘그래니코어(Granny+core)’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는 가운데, 시장에서 5000 원 남짓에 구매 가능한 ‘김장조끼’가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26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김장조끼’를 키워드로 한 검색량은 이달 초 18건에서 최대 100건까지 5배 이상 증가했다.소비 데이터에서도 열풍은 확인됐다. 20대 비중이 높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 ‘지그재그’에서는 김장조끼 상품이 베스트 상품 10위권 안에 오르기도 했고, 290건이 넘는 리뷰가 달리는 등 MZ세대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후기 게시글에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맞춰 입기 위해 여러 벌을 동시에 구매했다는 내용도 적지 않다.김장조끼는 김치를 담그는 겨울철 추위를 견디기 위해 만들어진 실용적인 누빔 조끼다. 안쪽은 보온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기모 안감을, 바깥쪽은 화사한 꽃무늬 원단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유행이 오기 전까지만 해도 직접 김장을 하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사실상 ‘입을 일 없는 옷’이었고, 자연스럽게 할머니 세대를 상징하는 ‘촌스러운 옷’으로 여겨져 왔다.● 촌스러움이 포근함으로…‘노스탤지어 패션’ 부활하지만 최근에는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장조끼 특유의 포근하고 넉넉한 실루엣, 꽃무늬에서 느껴지는 ‘촌스러움’이 MZ세대 사이에서 오히려 매력으로 소비되면서, 할머니 세대의 옷차림을 일부러 따라 하는 ‘그래니코어’가 하나의 스타일 코드로 굳어진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김장조끼의 계절이 왔다”, “이런 걸 왜 입지 싶었지만 한 번 입은 이후로는 겨울 필수품이 됐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김장조끼 열풍이 빠르게 퍼진 데에는 합리적인 가격도 큰 역할을 했다. 남대문 시장을 비롯한 전통시장에서는 한 벌에 5000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더라도 배송비를 포함해 1만 원 이하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렇게 화려하고 꼼꼼한 수제 바느질 조끼가 5000원이라니 말이 안 된다” “가족 네 명이서 2만 원이면 겨울 내내 입을 수 있다”는 반응도 올라왔다.● K팝 인기 타고 글로벌로 확산되는 ‘K복고 패션’인기몰이의 중심에는 K팝 스타들이 있었다. 블랙핑크 멤버 제니와 에스파의 카리나 등 K팝 스타들이 김장조끼를 입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Z세대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장바구니로도 확대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일본인 친구가 한국에 와서 김장조끼를 싹쓸이해 갔다”며 “제니와 카리나가 입어서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한 한류 평론가는 김장조끼를 ‘할머니 조끼(おばあちゃんベスト)’로 소개하며, “일본에서 레트로와 Y2K가 재조명을 받듯 한국에서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할머니 세대 패션이 MZ세대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그래니코어 열풍은 할머니 세대의 일상복을 MZ세대가 자신들의 언어로 다시 해석한 결과”라며 “낡고 촌스럽다고 여겨지던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게 요즘 세대 특유의 감각”이라고 설명했다.트렌디깅(Trend-digging)은 예상 밖의 인기와 새로 떠오르는 소비 징후를 포착해 ‘지금 가장 뜨거운 상품 흐름’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트렌드 관찰 기록이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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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00원 짜리→7만원으로”…’굿즈 맛집’ 스타벅스 또 품절 대란[트렌디깅]

    ‘굿즈 맛집’ 스타벅스가 최근 한정판으로 내놓은 ‘미니어처 텀블러 키링’을 두고 또 대란이 일어났다. 출시 하자마자 전국에서 오픈런이 벌어지고, 리셀가가 정가의 7배까지 치솟는 등 품귀현상이 빚어졌다. 21일 스타벅스는 자사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탱크 텀블러’를 본떠 만든 ‘미니어처 텀블러 키링 세트’를 출시했다. 이벤트 대상 음료를 구매하면 9000원을 추가 지불하고 살 수 있는 한정판 굿즈로, 매장 구매 고객에 한해 1인당 2개까지 구매할 수 있다.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직후 전국 매장 물량의 90% 이상이 판매됐으며 일부 매장에서는 개점 시간에 맞춰 줄을 서는 ‘오픈런’ 행렬까지 이어졌다.이번 키링은 실제 스타벅스 텀블러와 같은 디자인과 소재를 적용한 제품이다. 내부에는 립밤·캔디 등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색상은 핑크와 화이트 두 가지이며, 가방이나 의상에 부착해 액세서리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온라인에서는 출시 전부터 “소분한 향수나 크림 같은 화장품을 넣기 딱이다”, “너무 귀엽다. 재고 있는 곳 알려달라”는 반응이 잇따르며 유행 조짐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일 끝내고 주변 스타벅스를 다 돌았지만 못 구했다”면서 “웃돈을 주고 구매했지만 만족스럽다”고 말했다.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출시 직후부터 해당 키링 세트 판매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판매 가격은 정가(9000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일부 매물은 개당 최대 6~7만 원까지 형성되며 리셀 열풍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스타벅스는 매년 다이어리·머그·텀블러 등 한정판 굿즈를 내놓을 때마다 ‘오픈런’과 품절 대란, 되팔기 논란이 반복되며 ‘굿즈 맛집’ 이미지를 굳혀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키링 열풍에 대해 “소비자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인 ‘필코노미(feel+economy) 소비’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브랜드 충성도와 소비자 경험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트렌디깅(Trend-digging)은 예상 밖의 인기와 새로 떠오르는 소비 징후를 포착해 ‘지금 가장 뜨거운 상품 흐름’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트렌드 관찰 기록이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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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스트클럽 값’ 벌러 해외로…‘원정 성매매’ 뛰는 日여성들

    최근 젊은 일본 여성들의 ‘해외 원정 성매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 대부분이 유흥 주점인 ‘호스트 클럽’에 돈을 내기 위함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형식만 자발적이지 사실상 인신매매”라고 경고했다.25일 아사히신문 계열 온라인 매체 아에라에 따르면, 도쿄 유흥가 가부키초에서 청년을 상담·지원하는 공익단체 ‘가케코미데라’의 대표 시미즈 아오이(26)는 “20대 여성들이 매춘을 하려고 해외로 나가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이 여성들은 대부분 20~21세로, 캐나다·호주 등지로 원정 성매매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미즈 대표에 따르면, 출국한 여성들은 해외 성매매 업소 거주하며 2개월 간 최대 1000만~2000만 엔(약 9300만~1억8600만 원)을 번다. 그는 “엔저의 영향과 미국 특유의 팁문화 덕분에 단숨에 큰 돈을 벌 수 있다. 이 때문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원정 성매매가 확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런데 이 같은 원정 성매매의 배경에는 ‘호스트 클럽’이 있다고 한다. 호스트 클럽은 남성 종업원이 술을 접대하는 유흥업소다. 이용객들은 마음에 드는 남성을 ‘담당’이라고 부르며, 비싼 술을 사주거나 선물한다. 시미즈 대표는 “여성들이 ‘담당 호스트에게 돈을 주고 싶다’거나 ‘비싼 술을 사주고 싶다’고 말하면, 호스트가 원정 성매매를 소개해 준다”며 “일부 호스트클럽은 전속 중개업자를 두고 조직적으로 원정 성매매를 소개한다”고 지적했다.이렇게 해서 해외로 나간 여성들은 정신적·신체적으로 피폐해진다. 한 20세 여성은 캐나다로 건너갔다가 현지에서 대마초에 중독돼 2주 만에 돌아왔다. 성매매 도중 손님에게 폭행을 당해 온몸에 멍이 든 채 귀국한 사례도 있었다.시미즈 대표는 “언어도 통하지 않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이 크기 때문에, 위험한 요구를 받아도 거절하기 어렵다”며 “호스트에 대한 연애 감정을 이용한 매우 계획적인 인신매매”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대응 나서…“사는 쪽 처벌 강화해야”이에 일본 정부도 법·제도 정비에 나섰다. 올 6월 시행된 풍속영업법 개정안에는 유흥주점에서 손님과 연애 감정을 주고받는 ‘색연(色恋) 영업’을 금지하고, 성매매 알선을 막는 내용이 담겼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국회 예산위원회에서 매춘 구매자 처벌 강화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시미즈 대표는 “수요가 계속되는 한 여성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몸을 팔게 된다”고 말했다.● “일본만의 사례 아냐…미성년자 위협 존재”비슷한 위험은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서울 도심에서 호스트 클럽과 비슷한 ‘콘셉트 카페’가 늘어나면서다. 서울 마포구의 한 콘셉트 카페에서는 남성 종업원이 손님을 일본어로 ‘주님’이라고 부르거나, 스킨십을 유도하는 등 호스트 클럽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돼 논란이 생겼다. 이곳에서는 고가의 ‘호스트 이용권’과 주류를 팔면서, 가격이 올라갈수록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과 신체 접촉의 수위도 높아지는 구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는 이 같은 업소 중 일부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다는 점이다. 유흥주점이 아니라는 이유로 출입 제한이 없어 미성년자도 비교적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한정된 용돈과 알바비만으로는 지출을 감당할 수 없는 청소년들이 위험한 방식으로 돈을 마련하려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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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절반은 여성이니까” 자동차 충돌 모의실험에 ‘여성 더미’ 승인

    자동차 안전 설계의 핵심인 미국 연방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모의 충돌 실험’에 여성 더미 사용이 승인됐다. 이는 60년 만의 변화로, 남성 체형을 중심으로 설계돼 온 자동차 안전장치를 흔들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23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연방도로교통안전국은 최근 여성의 체형을 바탕으로 한 충돌 시험용 더미 ‘THOR-05F’ 사용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으로 여성 운전자까지 포괄하는 안전 설계의 필요성이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새로 도입된 더미의 크기는 키 150cm, 체중 50kg으로 여성 의 평균 체형을 본따 만들어졌다. 목과 쇄골, 골반, 다리의 굴곡의 차이를 부여하는 등 해부학적 차이를 반영해 실제 인체에 가깝게 구현했다. 또한 내상을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한 센서도 150개가 넘게 탑재됐다. 이를 허가한 정부 당국은 “더 견고하고 더 정확하며 더 인간과 닮았다”고 평가했다.그간 차량 충돌 모의 실험은 1970년대 평균적인 미국 남성을 본뜬 ‘하이브리드 III(Hybrid III)’를 채택해 왔다. 이 인형의 크기는 키 175cm, 체중 77kg으로 평균적인 여성의 체형보다 현저히 크다. 미국 연방 정부에 따르면, 여성 운전자는 교통사고 시 남성 운전자보다 중상을 입을 확률이 73% 높고 사망 가능성도 17% 높다. 2005년 정부 보고서는 이 같은 남녀 간 안전 격차의 상당 부분이 ‘차량의 설계와 기술’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이에 여성 더미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과거에도 있었다. NHTSA는 2011년 평가 시스템을 개편해 이번에 승인된 THOR-05F와 비슷한 체형의 더미를 활용한 시험을 도입했다. 그러나 이는 여성 더미를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뒷좌석에만 배치하도록 해 “여성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 비용 부담이 변수…“개선 비용 737억 추산”자동차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자동차 보험사와 보험협회가 출연한 비영리 단체인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최근 몇 년 사이 남녀 간 부상 위험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여성 더미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협회 대변인 조 영은 남녀 간 부상 위험 격차를 줄이는 방안은 가상 충돌 실험으로 충분하다며 “새로운 안전 측정 도구를 계속 검토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충돌 인형을 바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비용 부담도 변수다. 더미 한 기 가격은 100만 달러(14억 원)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여성 더미 도입에 따른 자동차 업계 전체 비용을 5000만 달러(737억 원) 이상으로 추산했다.현재 미 하원에는 여성 더미의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제출된 상태지만, NHTSA의 차량 안전 시험이나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에 실제로 포함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시민단체 “정부 결정 환영…싸움 아직 안 끝나”여성 안전을 위한 시민단체 ‘드라이브 액션 펀드(Drive Action Fund)’의 마리아 웨스턴 쿤 대표는 정부 결정을 환영하며 “이번 진전의 공은 트럼프 행정부에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뉴욕대학교 로스쿨 학생인 쿤은 2019년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뒷좌석에 앉아 있던 자신과 어머니는 다쳤지만 앞좌석의 아버지와 남동생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여성 더미 도입을 위한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쿤 대표는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는 자동차 회사들의 입장을 들을 차례”라고 말했다. 여성 더미 의무화 법안을 발의한 네브래스카주 공화당 상원의원 데브 피셔는 “이번 조치를 통해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하고 모든 운전자를 위해 미국 도로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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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까지 버티던 애플마저”…정부·기업 영업 인력 대규모 감축

    애플이 최근 수십 명 규모의 영업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의 하지 않던 애플이 기업·교육·공공기관 대상 판매조직까지 손질하면서 유통망 재편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대량 구매 고객을 상대하는 핵심 조직이 포함돼 업계에선 ‘단순 비용 절감 이상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2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경영진은 최근 몇 주에 걸쳐 영업 인력들에게 인력 감축 사실을 통보했다. 감원 대상에는 주요 기업·학교·정부 기관을 담당하는 어카운트 매니저와 대량 구매 고객을 상대하는 ‘애플 브리핑 센터’ 운영 인력 등 수십 개 영업 직군이 포함됐다. 구체적인 감축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특히 미국 공공 부문을 담당하는 영업팀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직은 이미 43일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과 ‘정부 효율성부(DOGE)’의 예산 삭감으로 조정 압박을 받아 왔다. 미국 정부는 애플의 주요 구매처 중 하나로, 핵심 영업팀까지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것은 애플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애플은 이번 조치가 “더 많은 고객과 연결되기 위해 영업팀 일부 직무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용은 계속 진행 중이며,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은 직원들도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내년 1월 20일까지 고용이 유지되며, 그때까지 회사 내 다른 직무로 재배치되지 못하면 퇴사 처리된다.● 매출은 사상 최대치 예상…그런데 인력 감축은 ‘역대 최대 규모’애플은 미국 빅테크 기업 중에서도 구조조정을 거의 하지 않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처럼 특정 영업 부서를 통째로 겨냥한 감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인력 감축은 최후의 수단”이라며 빅테크 전반의 구조조정 흐름과 거리를 두려 했다.눈길을 끄는 대목은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발표한 신제품들이 선전하면서 매출이 최근 수년 새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애플의 12월 분기 매출이 약 1400억 달러에 달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애플의 인력 감축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자율주행차 프로젝트(타이탄) 종료와 자체 디스플레이 개발 연기, 일부 인공지능(AI) 팀 구조조정 등 프로젝트 축소와 함께 인원을 줄인 바 있다.다만 이번 조치는 단순 프로젝트 정리가 아닌 사업 구조 개편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미국 노동법의 사전 통지 의무를 피하려 소규모 감축을 선호해온 애플이기에, 이번 구조 조정이 ‘애플답지 않은 이례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용 절감 넘어 유통 전략 변화”…판매 방식 전환 가능성이번 움직임을 두고 일부 해고자와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비용 절감보다는 ‘판매 방식 전환’이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내부에서 ‘채널(channel)’로 부르는 서드파티 리셀러에 더 많은 영업을 맡기는 방향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접 조직 운영보다 외부 파트너십을 확대해 기관·학교·기업 고객을 간접 판매로 전환하는 전략적 조정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한편 빅테크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다. 이달 초 아마존은 1만4000명 이상 추가 감원을 예고했고, 메타 플랫폼스도 AI 조직 중심으로 수백 개 직무를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와 기술 투자 방향 변화가 겹치며 대규모 인력 조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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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큰증권, 3년 만에 제도권으로…국회 정무위 ‘첫 관문’ 통과

    분산원장 기반 ‘토큰증권발행(STO)’ 제도화 법안이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2년 9개월 만에 국회 첫 관문을 넘었다. 이르면 내년부터 토큰증권 유통시장이 제도권 안에서 본격적으로 열린다는 기대가 나온다. 제도화가 장기간 지연되며 정체돼 있던 STO 시장이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한 셈이다.25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강준현·민병덕·조승래 의원과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병합 심사해 수정 대안으로 의결했다. 이번에 법안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개정안의 핵심은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을 전자증권 체계 안으로 편입하고, 장외거래의 근거를 마련해 토큰증권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법적 틀을 갖추는 것이다. 이로써 ‘증권성’을 인정받았지만 기존 틀에 담기 어려웠던 토큰증권을 합법적이고 표준화된 방식으로 발행·거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전자증권법 개정안에는 분산원장을 이용한 전자등록계좌부를 도입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한 발행인이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으로 등록해 토큰증권을 전자증권의 한 형태로 등록·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자본시장법 개정안 역시 투자계약증권 등을 발행 관련 규정에서만 증권으로 보던 단서를 삭제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한 투자중개업자(장외거래중개업자)를 통한 장외거래에서 증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로써 토큰증권을 포함한 비정형 증권을 장외 플랫폼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금융위원회가 투자 목적·경험, 재산 상황, 증권의 종류 등을 기준으로 투자자별 장외거래 투자한도를 정해 고시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포함됐다. 이 조항은 장외에서 이뤄지는 투자 규모를 제한해 과도한 손실을 막을 수 있도록 한 보호 장치로 해석된다.● 3년간 멈춰있던 ‘토큰 증권’…탄력 받을 수 있을까토큰증권은 부동산·미술품 등 기존에 증권화하기 어려웠던 실물자산이나 주식·채권 같은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증권’ 형태로 쪼개 투자할 수 있게 한 개념이다. 소유권과 거래 내역이 분산원장에 투명하게 기록되며, 결제·정산 시간이 짧고 비용이 낮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가장 큰 장점은 ‘초소액투자’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자산 조각투자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 일반 투자자도 부동산·IP·미술품 등 다양한 자산군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STO는 여야 대선 후보들이 모두 법제화를 공약하며 관심이 집중됐고, 금융위원회가 2023년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하며 기본 틀을 제시했다. 그러나 관련 법안은 2년 넘게 주요 쟁점 법안에 밀려 국회 일정에 오르지 못해 업계 역시 투자·인력 투입을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토큰증권은 기존 자본시장법의 규율을 받으며 공시·불공정거래 규제·투자한도 규제 적용을 받는 정식 금융상품이 된다. 업계에서는 “2025년 이후 STO가 예측 가능한 제도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출발점이 열렸다”고 평가한다.토막 경제 상식 토큰증권발행(STO, Security Token Offering): 부동산·주식 등 자산에 대한 권리를 블록체인(분산원장)에 기록한 디지털 증권으로, 자산을 잘게 나눠 소액 투자와 빠른 결제·정산을 가능하게 한 형태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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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지옥’ 강남 사거리에 “AI 꼬리물기 단속장비” 도입된다

    경찰이 AI(인공지능)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교차로 ‘꼬리물기’를 자동 단속하는 무인교통단속 장비를 처음 도입한다. AI 기반 교통 통제 시스템이 실제 현장 단속에 적용되는 첫 사례로, 상습 정체 구간 중심의 교통 흐름 개선과 사고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24일 경찰청(청장 직무대행 유재성)은 12월부터 서울 강남구 국기원사거리에서 ‘교차로 꼬리물기 신규 무인교통단속장비’ 시범운영에 나서 3개월간 계도 중심 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단속 대상은 ‘정차금지지대(빗금친 사각 구역)’가 표시된 교차로에서 녹색 신호에 진입했더라도 적색 신호로 바뀐 뒤 일정 시간 안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교차로 안에 머무는 차량이다. 다만 교통사고나 차량 고장 등 불가피한 긴급 상황으로 정차한 경우는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경찰청은 이번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2026년에는 상습 정체 교차로 10곳에 꼬리물기 단속 장비를 추가로 설치하고, 2027년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녹색 신호만 보고 무턱대고 교차로에 진입하거나 ‘나만 빨리 가겠다’는 작은 이기심이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얌체 운전을 강력히 단속해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초록불’만 보지 말고 ‘앞차’까지 꼭 확인해야하지만 운전자 사이에서는 “녹색불에 진입했는데 앞에서 갑자기 정체가 생기면 그것도 꼬리물기냐”는 반발도 나온다. 이와 관해 경찰청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초록불만 보지 말고, 앞차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짚으며 “교차로가 녹색 신호라고 하더라도 앞쪽 정체 상황을 꼭 확인한 뒤 진입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도로교통법 제25조의 5항은 신호기가 녹색등 점멸이 되더라도 도로의 상황에 따라 통행에 방해가 된다면 교차로에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서울처럼 정체가 심한 지역에서는 꼬리물기·끼어들기가 반복되며 교통경찰의 수동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지난 4일 서울경찰청 특별 단속에서는 252건이 적발됐고, 이 중 끼어들기가 132건, 꼬리물기가 94건이었다. 경찰이 파악한 전국 ‘꼬리물기 상습 발생 핵심 교차로’는 883곳에 달한다.이번에 도입되는 무인단속 장비는 경찰청 폴리스랩이 개발한 향상된 AI 영상 분석 기술이 적용돼, 차량 번호·위치·머무른 시간을 자동 인식하도록 설계됐다. 경찰은 이같은 AI 기반 상시 감시망과 현장 단속, 시민 제보를 함께 활용해 ‘교차로 병목 관행’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단속 기기의 오류 가능성과 초기 불편을 고려해 3개월간 계도 기간을 둔다고 덧붙였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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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AI 규제법’ 놓고 트럼프 vs MAGA 충돌…보수 진영 갈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을 “미국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 규정하며 전폭 지원에 나서자, 전통적 지지층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과의 갈등이 뚜렷해지고 있다. 백악관은 AI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주(州) 차원의 규제를 막으려 하고 있지만, 각 주 정부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일자리·전기요금·아동 안전 문제를 이유로 더 강한 규제를 요구하면서 충돌이 커지고 있다.23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백악관은 주(州) AI 규제법에 대해 법무부 소송을 유도하고 국방예산안에 관련 조항을 포함하는 행정명령 초안을 준비 중이다. 각 주에서 잇달아 AI 규제 법안이 추진되자 이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AI 육성 vs 주 규제 강화, 왜 충돌하나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AI를 핵심 성장 엔진으로 내세운 ‘강성 AI 지지자’다. 그는 취임 첫날 오픈AI의 샘 알트먼을 백악관으로 불러 미국 내 데이터센터 수천억 달러 규모 투자를 발표하게 했으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만들어진 AI 안전성 테스트 의무 규정도 폐기했다. 이후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데이터센터 인허가 규제 완화 등 업계 친화 정책을 연이어 내놓았다.그러나 일부 주는 오히려 AI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이다. 텍사스주는 복지 수급 결정 과정에서 AI 사용을 금지했고, 아동이 등장하는 성적 콘텐츠를 AI로 만들면 형사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오하이오주는 인간-AI 결혼 시도를 금지하는 조항을 마련했으며, 애리조나주는 AI 기업의 이익에 세금을 부과해 실업자 재교육에 사용하자는 방안이 제안됐다.텍사스 공화당 주 상원의원 안젤라 팩스턴은 “국민은 실제 피해에 대응할 수 있는 주의 권한이 묶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주법을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은 우리가 쌓아온 작업을 무너뜨리고 야생과도 같은 무정부 상태를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AI 투자는 미국 경제를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HOTTEST)’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도 “주 차원의 과도한 규제가 이 ‘주요 성장 엔진(Major Growth Engine)’을 위협하고 있다”고 적었다. 주(州) AI 법을 성장 저해 요인으로 규정하고, 연방 정부가 규제 권한을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주 AI 규제’ 놓고 공화당 내 세력 다툼까지AI 규제 문제는 공화당 내부 권력 다툼으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공화당 인사인 플로리다의 론 드산티스 주지사는 이같은 조치를 두고 “우리의 자유는 정부뿐 아니라 막대한 권력을 쥔 거대 기업에 의해서도 침해될 수 있다”며 백악관의 개입을 공개 비판했다. 같은 당의 유타주 주지사 스펜서 콕스도 “우리는 소셜미디어가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파괴하도록 방치했다. 이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여론도 AI 확대에 다소 부정적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절반이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고 답해 기술 확산에 대한 불안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엡스타인 파일 공개도 변수…“숨길 게 없다”지만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MAGA 진영은 ‘엡스타인 파일’ 공개 문제로도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MAGA 진영의 지지를 받기 위해 ‘엡스타인 파일 전체 공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당선 후 돌연 태도를 바꾸며 미온적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았다.그러다 지난 21일 상원 만장일치로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이 통과되자,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서명하며 상황은 새 국면을 맞았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30일 안에 미공개 기록과 이메일을 공개해야 한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법무부가 전체 무삭제 파일을 공개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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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화폐 약세에…‘비트코인 창시자’ 자산 가치 60조 줄어

    비트코인 창시자로 알려진 정체불명의 인물 ‘사토시 나카모토’의 순자산이 최근 가상자산 급락으로 한 달 새 34% 증발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AI 거품 논란·미 연준 금리 불확실성·양자컴퓨팅 리스크 등 구조적 요인이 겹쳐 암호화폐 시장의 ‘체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24일(현지 시각) 벤징가에 따르면, 나카모토의 추정 재산은 10월 정점이었던 1370억 달러(201조 원)에서 현재 907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잇따른 AI 거품론 경고를 주요 빅테크 기업이 가라앉히지 못하면서 가상화폐 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인 것이다. 나카모토는 비트코인(BTC) 시스템을 고안하고 최초의 블록을 생성한 인물로, 실명·국적 모두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세계 각국에서 정체를 밝히려는 시도와 다큐멘터리가 이어졌지만 공식 석상에 등장한 적이 없어 실제 신상은 완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100만 개 넘는 비트코인…팔지 않은 ‘역대급 고래’현재 나카모토가 보유한 것으로 추산되는 비트코인은 약 109만6000개다. 가격이 정점이던 10월경에는 이 물량만으로 세계 부자 순위 11위까지 올랐다. 그는 2009년 비트코인을 발행한 이후 단 한 차례도 매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역대급 고래(거대 보유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번 급락으로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는 20위로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 바로 아래다.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8만7000달러 선으로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상태다. 가상자산 시장의 또 다른 축인 이더리움(ETH)도 연초 대비 약 19% 하락하며 전반적인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Q-데이 앞당겨지면…“나카모토, 직접 등장할 수도”최근 양자컴퓨팅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암호화폐 체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는 이른바 ‘Q-데이(Q-Day)’ 논쟁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Q-데이는 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 체계를 한 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시점을 뜻한다.예측 플랫폼 메타큘러스(Metaculus)는 당초 2052년으로 전망했던 Q-데이를 양자 기술 진전 속도를 반영해 2034년으로 앞당겼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보안 체계가 완전히 재설계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샤프링크 게이밍(SharpLink Gaming)의 조셉 샬롬 대표는 “앞으로 5~10년 안에 양자컴퓨터에도 뚫리지 않는 새로운 암호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초기 비트코인 물량을 어떻게 처리할지, 누가 결정권을 갖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며 “그 순간 나카모토가 직접 등장해 정체를 드러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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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담배 흡입구 ‘세균 득실’…공중화장실 변기보다 3000배 더럽다

    전자담배 흡입구의 세균 오염도가 공중화장실 변기보다 최대 3000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며, ‘덜 해롭다’는 인식과 달리 기기 위생 실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연구진은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경우 “최소 3일에 한 번은 세척해야 한다”고 경고했다.19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코번트리의 독립 연구소 바이오랩테스트(BioLabTests)는 온라인 니코틴 유통업체 헤이프(Haypp)와 함께 일회용 전자담배를 2주간 사용하며 오염도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널리 사용되는 딸기맛 일회용 전자담배 흡입구를 개봉 직후부터 24·48·72시간·1주·2주 간격으로 채취해 배양했다. ● 변기보다 최대 3000배…전자담배 흡입구, 왜 이렇게 더러운가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사용 사흘째에 세균·곰팡이 군집의 수가 약 15만 개(CFU)에 달한 것이다. 이는 공중화장실 변기(제곱인치당 50 CFU)보다 최대 3000배 많은 양으로, 이 이상은 실험 장비로 측정이 불가능한 수준이다.전자담배에서 확인된 미생물은 바닥 먼지와 공기에 흔한 바실루스, 피부에 상재하는 포도상구균, 장내 세균인 엔테로코커스, 호흡기 자극을 유발할 수 있는 효모·곰팡이 등이다. 대변 오염 지표로 알려진 대장균까지도 검출됐다.가장 더러운 부위는 역시 입이 직접 닿는 흡입구였다.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 사용자의 침과 입안 세균이 더해지면서 세균과 곰팡이가 폭발적으로 증식했다. 연구진은 “인간의 입에는 약 700종의 박테리아가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이 닿는 부분이 더러운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 “전자담배는 만질 때마다 오염된다”…전문가들이 제시한 관리 기준흡입구뿐 아니라 손으로 잡는 기기 몸통에서도 흡입구에 준하는 세균·곰팡이 성장세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씻지 않은 손, 화장실 환경, 주머니와 책상·바닥 등 다양한 표면에서 옮겨온 세균이 전자담배 표면에 들러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기기 표면에 끈적이는 미생물층인 ‘바이오필름(Biofilm)’이 형성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바이오필름은 미생물이 엉겨 붙어 구축한 강력한 막으로, 일반적인 세척만으로는 제거가 쉽지 않다. 똑같이 변기만큼 더럽다고 지적받는 스마트폰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현상이다.연구를 이끈 미생물학자 레이놀드 음포푸는 “전자담배는 ‘한 번 만질 때마다, 한 번 빨 때마다’ 오염이 쌓이는 물건”이라며 “정기적인 세척과 예외적으로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실험에 참여한 헤이프 측은 전자담배 청소 주기를 ‘최소 3일에 한 번’으로 제시했다. 헤이프 관계자는 “일주일에 한 번 세척해도 된다는 말도 있지만, 그건 너무 길다”며 “알코올 솜이나 세정제를 묻힌 천으로 흡입구와 몸통을 닦고, 제품을 분리해 세척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내 전자담배 보급량 ‘35억 갑’, 관리하는 습관 필요해국내에서도 전자담배는 이미 대중화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전자담배 판매량이 35억3000만 갑에 달하는 등 사용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자담배 제조사들은 일반 담배보다 독성 화학 물질이 적다며 ‘덜 해로운 선택지’로 홍보해 왔지만, 심부전·폐 질환·잇몸 질환과의 연관성을 지적하는 연구가 이어졌다. 여기에 기기 오염 문제가 새롭게 제기되면서 전문가들은 “전자담배는 무엇을 피우느냐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건강을 좌우한다”고 조언했다.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 202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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