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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돈 필요한 유학생은 연락 주세요. 딱히 준비할 서류는 없지만 ‘담보’는 있어요.” 자신을 ‘베트남 업자’라고 소개한 한 인물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대출 광고다. 당장 돈이 급한 외국인 유학생에게 한국에서 개설한 은행 통장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유혹이다. 하지만 이 ‘담보’의 실체는 범죄의 통로였다. 유학생이 업자에게 넘긴 통장은 곧바로 범죄 조직의 손에 들어가 불법 도박 사이트의 자금 세탁용 ‘대포통장’으로 돌변했다. 유학생이 푼돈을 빌리려다 자신도 모르게 국제 범죄 조직의 하수인이 되는 구조다.●외국인 통장 150여 개, 불법 자금세탁에 쓰여10일 시민단체 ‘도박없는학교’는 한 불법 도박 사이트와, 이 사이트에 통장을 제공한 외국인들을 전자금융거래법·외국환거래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9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에서 자금 세탁용으로 쓰인 외국인 명의 한국 통장은 확인된 것만 최소 150여 개에 달한다. 사이트 이용자가 해당 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도박 자금이 충전되는데, 이때 외국인들의 한국 계좌가 일종의 입금 창구로 쓰인 것으로 도박없는학교 측은 보고 있다.실제 도박 사이트 이용자들이 돈을 입금하는 통장 목록을 분석한 결과 소유주는 ‘Pak ArXXX’ ‘Nikita ElisXXX’ ‘Tileuberdi NaXXX’ 등 중앙아시아와 동남아 계열 이름이 대다수였다. 거래 은행은 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부터 전북은행 등 지역은행,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은행까지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퍼져 있었다. 이 사이트는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로 축구선수 손흥민 등 유명인을 사칭해 홍보를 벌이다가 강원랜드가 지난해 7월 진정서를 내 경찰 수사를 받아왔는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외국인 명의의 계좌를 ‘방패’로 삼은 것이다. 현재 경찰은 해당 도박 조직의 한국 총판과 외국인 계좌 판매책을 수사하고 있다. 도박없는학교 조호연 교장은 “청소년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강력한 처벌과 제재가 필요하다”고 했다.●‘알바인 줄 알았는데’ 범죄자 전락할 위기 외국인 명의 통장이 범죄에 악용되는 핵심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다. 도박없는학교 관계자는 “암시장에서 외국인 통장은 통상 100만∼120만 원에 거래돼 한국인 통장(약 400만 원)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국인 대포통장은 명의자가 범죄를 인지하면 계좌를 정지시킬 위험이 크고 만약 처벌을 감수했다면 ‘위험 비용’이 포함돼 단가가 높다. 반면 외국인은 ‘귀국해버리면 그만’이라는 인식으로 통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범죄 조직 입장에선 ‘가성비 좋은 소모품’으로 통한다. 유학생 등 외국인은 “통장 대여 시 월 수십만 원을 보장해 준다”거나 “10일만 유지하면 60만 원을 주겠다”는 유혹에 넘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에 악용된 외국인 통장 명의를 추적해 보면 대개 유학생 등 젊은층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통장을 함부로 빌려주거나 양도하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특히 외국인은 벌금 3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으면 출입국 사범 심사를 거쳐 거의 예외 없이 강제퇴거 조치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헐값 대포통장’의 범람이 결국 범죄 조직의 진입 장벽을 낮춰 온라인 범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는 만큼, 외국인 통장 개설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는 외국인등록증이나 여권, 재학·재직 증명서 등만 있으면 통장을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앞으로 실거주지 확인이나 실제 사용 목적에 대한 증빙 절차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통장 개설 목적과 정상 고용 상태, 취업 회사의 정상 운영 여부 등을 엄밀하게 확인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첫날인 10일 포스코와 쿠팡의 물류 계열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가 하청 노동조합과의 교섭 절차에 공식적으로 돌입했다. 법 시행 이후 원청기업이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한 첫 사례다.대기업 협력업체들은 물론이고 택배기사, 청소·경비·주차 근로자 등 하청과 용역·위탁 노동자들이 일제히 원청 사용자를 대상으로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정부가 원칙적으로 원·하청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임금이나 수당에 대한 교섭 요구도 협상 테이블에 속속 오르고 있어 기업들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교섭 쓰나미’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란봉투법 첫날, 포스코-쿠팡 원·하청 교섭 돌입포스코는 10일 사내 곳곳에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소속 협력사 34곳의 조합원 4000여 명이 단체교섭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했다. 이날 자정이 되자마자 금속노련은 포스코 측에 산업 안전을 의제로 하는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노란봉투법 교섭 절차에 따르면 하청 노조가 개별 교섭을 요청하면 원청 기업은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만 있어도 모든 하청 노조와 노동자를 대상으로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교섭을 미루고 노동위원회 판단을 받을 수도 있지만 포스코는 바로 교섭 절차에 들어간 셈이다.포스코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소속 조합원들은 한국노총 조합원들과는 별도로 교섭하겠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 단위 분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노동위가 이를 받아들이면 포스코는 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하청 노조와 ‘쪼개기 교섭’을 해야 한다.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도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았다며 다른 하청 노조들도 원한다면 이달 17일까지 교섭을 요구하라고 공고했다.민노총 소속 산별노조들은 이날 각 노동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열었다.민노총 산하 산별노조들은 각 노동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열고 ‘진짜 사장’(원청업체)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이날 금속노조 산하에서만 147개 사업장의 조합원 1만 여명이 무더기로 교섭을 요구했다. 교섭 대상 기업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한화오션, 한국타이어 등 16곳이다. 이날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확인된 대기업만 20곳에 달한다.● “산업안전 고리로 임금-성과급 요구 쏟아낼 듯”하청 노조들은 각각 다른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현대모비스 자회사 유니투스와 현대아이에이치엘 노조는 자회사 매각 철회를 요구했다. 고려대, 서강대 등 15개 대학의 청소·경비·시설관리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대학 총장들에게 직접 교섭을 요구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을 상대로 ‘택배 과로사 추방’을 촉구했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조는 ‘4조 2교대 인력충원’과 ‘노동시간 단축’ 등을 주장했다.경기신용보증재단 노조는 경기도를 원청 사용자로 보고 교섭을 신청했다. 공공기관 노조가 지방자치단체에 교섭을 요구한 첫 사례다. 공공기관과 지자체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교섭 요구가 현실화된 것이다.정부가 원칙적으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임금과 수당 등에 대해서도 하청 노조의 교섭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자체 지침에서 “임금, 수당, 성과급 등에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의 하청 급식업체인 웰리브 직원들은 한화오션을 상대로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노동계 관계자는 “하청 노조들이 처음에는 산업안전을 교섭 의제로 삼지만 협상 테이블에선 결국 임금 인상을 꺼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일부 노동계가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안까지 교섭 의제로 요구하고 있다”며 “노사 간 분쟁이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6일 낮 12시경 서울 마포구의 한 주유소 앞. 차량 10대 이상이 도로 위로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의 L당 휘발유 가격은 1719원. 인근 주유소보다 200원가량 싸다는 정보에 운전자들이 몰린 것이다. 강남구에서 왔다는 자영업자 정진동 씨(81)는 “강남은 기름값이 너무 비싸 일부러 짬을 내서 찾아왔다”며 “하루에 300km 정도를 운행해야 하는데 기름값 부담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L당 1900원대를 넘어섰다. 시민 사이에서는 조금이라도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헤매는 ‘원정 주유’가 일상이 됐다. 스쿠터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이유지 씨(29)는 “평소 5000원이면 기름을 가득 채웠는데 이제는 어림도 없다”며 “지갑을 가볍게 하려고 장만한 스쿠터인데 기름값이 오르니 주머니 사정이 막막하다”고 했다. 휘발유 가격이 1700원대인 또 다른 주유소 직원은 “여기는 역세권이 아니라 단골만 찾아오는 곳이었는데, 오피넷(유가 정보 사이트)을 보고 저렴한 주유소를 찾는 손님이 늘면서 인근 사거리까지 자동차가 줄지어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주유소 직원은 “점심시간에 짬을 내 기름을 넣으러 오는 손님이 많아지면서 매일같이 장사진을 이룬다”고 했다. 생계형 운전자들도 유가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 안산시에서 화물 운수업체를 운영하는 봉모 씨(51)는 “운임은 그대로인데 며칠 사이에 기름값이 뛰면서 25t 트럭 1대당 월 운영비만 200만 원 가까이 늘어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택배 기사 최근삼 씨(54)는 “기름값이 오르면서 한 달 평균 30만 원 정도 들던 기름값이 이번 달에는 8만 원가량 더 나올 것 같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음식 배달 기사 최수현 씨 역시 “기름을 덜 쓰려면 천천히 달려야 하는데 배달 특성상 그럴 수도 없다”며 “매일 기름을 넣어야 하는데 저렴한 주요소를 찾아다닐 시간도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 선물 가격이 오르자마자 국내 주유소 가격이 즉각 반영되는 것을 두고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수개월 전 수입한 재고 물량까지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주유소 업주들은 “우리도 시스템의 피해자”라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40대 박모 씨는 “주유소는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먼저 받은 뒤 월말에 확정된 가격을 치르는 ‘사후 정산’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며 “기름값이 오르면 판매가가 상승해 손님이 줄고, 정산 시점의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에 결코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6일 낮 12시경 서울 마포구의 한 주유소 앞. 차량 10대 이상이 도로 위로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의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1719원. 인근 주유소보다 200원가량 싸다는 정보에 운전자들이 몰린 것이다. 강남구에서 왔다는 자영업자 정진동 씨(81세)는 “강남은 기름값이 너무 비싸 일부러 짬을 내서 찾아왔다”며 “하루에 300km 정도를 운행해야 하는데 기름값 부담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이 1900원대를 넘어섰다. 시민 사이에서는 조금이라도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헤매는 ‘원정 주유’가 일상이 됐다. 스쿠터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이유지 씨(29세)는 “평소 5000원이면 기름을 가득 채웠는데 이제는 어림도 없다”며 “지갑을 가볍게 하려고 장만한 스쿠터인데 기름값이 오르니 주머니 사정이 막막하다”고 했다.휘발유 가격이 1700원대인 또 다른 주유소 직원은 “여기는 역세권이 아니라 단골만 찾아오는 곳이었는데, 오피넷(유가 정보 사이트)을 보고 저렴한 주유소를 찾는 손님이 늘면서 인근 사거리까지 자동차가 줄지어 밀려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주유소 직원은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기름을 넣으러 오는 손님이 많아지며 매일 같이 장사진을 이룬다”고 했다. 생계형 운전자들도 유가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경기 안산시에서 화물 운수업체를 운영하는 봉모 씨(51)는 “운임은 그대로인데 며칠 사이에 기름값이 뛰면서 25t 트럭 1대당 월 운영비만 200만 원 가까이 늘어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택배 기사 최근삼 씨(54)는 “기름값이 오르면서 한 달 평균 30만 원 정도 들던 기름값이 이번 달에는 8만 원가량 더 나올 것 같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음식 배달 기사 최수현 씨 역시 “기름을 덜 쓰려면 천천히 달려야 하는데 배달 특성상 그럴 수도 없다”며 “매일 기름을 넣어야 하는데 저렴한 주요소를 찾아다닐 시간도 없다”고 했다.일각에서는 국제유가 선물 가격이 오르자마자 국내 주유소 가격이 즉각 반영되는 것을 두고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수개월 전 수입한 재고 물량까지 가격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주유소 업주들은 “우리도 시스템의 피해자”라고 했다. 동대문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40대 박모 씨는 “주유소는 정유사로부터 기름을 먼저 받은 뒤 월말에 확정된 가격을 치르는 ‘사후 정산’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며 “기름값이 오르면 판매가가 상승해 손님이 줄고, 정산 시점의 불확실성도 커지기 때문에 결코 반가운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백해룡 경정이 제기했던 ‘세관 직원 마약 밀수 연루 의혹’이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나자 해당 의혹으로 수사 받았던 인천공항본부세관 직원들이 백 경정을 검찰에 고소했다.인천공항세관 직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YK는 피의사실공표와 공무상 비밀누설,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백 경정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백 경정이 수사 과정에서 수사 내용과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허위사실을 주장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관세청공무원노조도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 7명은 수사를 받으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과 추측성 정보들로 범죄자로 낙인찍혔다”며 “3년간 개인정보 유출과 막대한 변호사 비용 부담 등으로 가정과 일상까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계기관이 공식 사과를 하고, 백 경정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백 경정은 2023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할 때부터 인천공항세관 직원들이 해외 범죄조직의 마약 밀수를 돕고 수사기관이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말레이시아 국적 마약 밀수범들이 100㎏이 넘는 마약을 밀수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세관 직원들이 밀수를 돕고 당시 윤석열 정권에서 검찰과 경찰, 관세청 등이 외압을 가하거나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 합동수사단에 파견되기도 했다.하지만 이러한 의혹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은 지난달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관련 의혹이 모두 실체가 없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각종 의혹은 추측성 주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수사 종사자가 수사 원칙을 위반해 확증편향에 빠지고, 무분별한 의혹을 제기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고 백 경정을 겨냥했다. 이어 “백 경정이 과거 영등포경찰서에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수사 자료를 기록에 포함하지 않거나 허위 내용의 수사 서류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호텔 방 맞은편 건물에서 펑펑 터지는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경찰차와 소방차가 오가고 새까만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양정심 씨(65)가 여행 중 겪었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현지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란을 둘러싼 무력 충돌로 중동 정세가 악화하는 가운데 중동에서 발이 묶였던 여행객들과 교민들이 잇달아 귀국했다.이날 오후 3시 50분경 여행사 하나투어 패키지 여행객 36명은 대만 타이베이를 경유해 귀국했다. 대학생 윤모 씨(23)는 “어머니와 함께 숙소에 있었는데 건너편 미국 영사관 쪽에서 쿵 소리가 2번 나더니 호텔 바닥이 진동했다. 귀국 직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도 있었다. 딸과 함께 여행 중이었던 김연숙 씨(65)는 “숙소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기다려야 했던 내내 무서워 눈물을 흘렸다”며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털어놨다. 이날 이란 여자배구 대표팀 이도희 감독을 포함해 이란 등 중동 지역에서 체류하던 교민 20여 명도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거쳐 오후 6시 8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의 탈출 과정 역시 긴장의 연속이었다. 주이란 대사관 직원 김나현 씨(35)는 “버스로 투르크메니스탄까지 화장실을 두 번 들른 것을 제외하고 20시간 가까이 계속 이동해야 했다”며 “자면서도 폭탄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4일 이란을 빠져나와 홀로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을 넘은 60대 사업가 A 씨는 “택시로 20시간을 달렸고 총을 든 무장 보안 경비대가 길목마다 차를 세워 일일이 검문소를 통과해야 했다. 무서웠지만 달릴 수밖에 없었다”며 긴박했던 당시 대피 상황을 전했다.현지 상황과 관련해 외교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며 중동 지역 추가 대피 계획을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10여 개 중동 국가에 약 1만7000명의 우리 국민이 있고, 이 가운데 단기 체류자 여행객은 약 3300명으로 파악된다”며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단기 체류자들이 2000명 이상 있는 UAE 등에는 항공 재개 동향과 영공 폐쇄 현황 등을 두루 고려해 군용기를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외교부는 이날 이란 전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이란에 방문하거나 체류할 경우 여권법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인천=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호텔 방 맞은편 건물에서 펑펑 터지는 소리가 나더니 순식간에 경찰차와 소방차가 오가고 새까만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양정심 씨(65)가 여행 중 겪었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현지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란을 둘러싼 무력 충돌로 중동 정세가 악화하는 가운데 중동에서 발이 묶였던 여행객들과 교민들이 잇따라 귀국했다.이날 오후 3시 50분경 여행사 하나투어 패키지 여행객 36명은 대만 타이베이를 경유해 귀국했다. 대학생 윤모 씨(23)는 “어머니와 함께 숙소에 있었는데 건너편 미국 영사관 쪽에서 쿵 소리가 2번 나더니 호텔 바닥이 진동했다. 귀국 직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도 있었다. 딸과 함께 여행 중이었던 김연숙 씨(65)는 “숙소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기다려야 했던 내내 무서워 눈물을 흘렸다”며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털어놨다. 이날 이란 여자배구 대표팀 이도희 감독을 포함해 이란 등 중동 지역에서 체류하던 교민 20여 명도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거쳐 오후 6시 8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의 탈출 과정 역시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란 대사관 직원 김나현 씨(35)는 “버스로 투르크메니스탄까지 화장실을 두 번 들른 것을 제외하고 20시간 가까이 계속 이동해야 했다”며 “자면서도 폭탄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4일 이란을 빠져나와 홀로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을 넘은 60대 사업가 A 씨는 “택시로 20시간을 달렸고 총을 든 무장 보안 경비대가 길목마다 차를 세워 일일이 검문소를 통과해야 했다. 무서웠지만 달릴 수밖에 없었다”며 긴박했던 당시 대피 상황을 전했다.현지 상황과 관련해 외교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며 중동 지역 추가 대피 계획을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10여 개국 중동 국가에 약 1만7000명의 우리 국민이 있고, 이 가운데 단기 체류자 여행객은 약 3300명으로 파악된다”며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단기 체류자들이 2000명 이상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등에는 항공 재개 동향과 영공 폐쇄 현황 등을 두루 고려해 군용기 투입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외교부는 이날 이란 전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고 이란에 방문하거나 체류할 경우 여권법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인천=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한국에서 하반신만 남은 시신이 37구 발견됐다”며 허위 정보를 유포해 혐한 정서를 부추겼다고 비판받은 유튜버가 검찰에 넘겨졌다. 5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기본법상 허위 통신 혐의로 30대 남성 조모 씨를 지난달 13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 씨가 해당 영상으로 벌어들인 수익 2421달러(약 350만 원)에 대해서도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했다.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구독자 96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한국인 선생님 대보짱’을 운영하며 지난해 10월 근거 없는 공포를 조장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비자 없이 한국에 입국한 범죄자 중국인의 살인과 장기 매매 문제가 심각하다’는 제목의 영상에서 “현재 한국에서 하반신만 있는 시체가 37구고 이 중 비공개 수사 중인 사건이 150건이다”, “대한민국 실종자가 8만 명이다”라고 주장했다. 조 씨는 주로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다.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중국인 무비자 입국 이후 한국 치안이 안 좋아졌는데 여행객에게 조심하라는 취지에서 이를 알리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올린 영상에서는 “인터넷에 있는 정보와 댓글을 소개했을 뿐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조 씨가 국가 신용도를 떨어뜨리고 수익을 목적으로 악의적인 허위 정보를 확산시켰다고 판단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한국에 훼손된 시신이 많이 발견된다” 등의 허위 정보를 유포한 유튜버가 검찰에 송치됐다.5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유튜버 30대 남성 조모 씨를 지난달 13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중국인 무비자 입국 이후 한국 치안이 안 좋아졌는데 여행객들에게 조심하라는 취지에서 이를 알리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96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 ‘대보짱’으로 일본에서 활동하며 지난해 10월 ‘비자 없이 한국에 입국한 범죄자 중국인들의 살인과 장기 매매 문제가 심각하다’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한국에서 하반신만 있는 시체 37구가 발견됐다. 이 중 비공개 수사 중인 사건이 150건이다”라는 허위 정보를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조 씨는 4일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일본에 싸움 조장 콘텐츠나 가짜 뉴스를 퍼뜨린 적 없다. 인터넷에 있는 정보와 댓글을 소개했을 뿐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제 덕분에 일본이 한국을 더 좋게 봐주고 있다는 댓글과 증거를 모두 제출했다”며 “변호사도 ‘수사가 들어간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했다”고 전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공연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공연장 인근 곳곳에서는 안전펜스 없는 환기구와 파손된 보도블록 등 위험 요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서울시에 따르면 21일 공연에 26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고를 막기 위한 시설물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광화문광장과 시청 앞 서울광장 일대에는 접근 차단시설 없이 노출된 환기구는 최소 5개였다. ‘추락 위험 올라가지 마세요’ 등 안내문이 붙어 있지만 높이가 약 1m에 불과해 성인이라면 충분히 올라설 수 있는 구조였다. 차단 펜스가 있는 환기구도 대개 허리 높이라서 어렵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다. 이런 환기구는 교보생명 본사 앞과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4번 출구 앞 등 주무대와 가까워 경찰이 인파 위험 지역으로 구분한 구역에도 있었다. 많은 관람객이 공연 중 시야 확보를 위해 한꺼번에 올라가면 덮개가 붕괴할 위험이 크다. 실제로 2014년 16명이 사망한 경기 성남시 판교 환기구 추락 사고도 걸그룹 공연 도중 관람객 27명이 환기구 위로 몰리며 발생했다. 추락 위험은 지하차도 인근에서도 포착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옆 정부서울청사로 이어지는 지하차도에는 보행자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가슴 높이 난간이 설치돼 있으나, 쉽게 딛고 올라설 수 있는 높이다. 관람객이 올라가거나 기대면 차도로 추락할 위험이 있다. 이 밖에 보행로 보도블록이 뒤틀리거나 차로 아스팔트가 깨진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이에 따라 경찰은 16일부터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시설 등을 점검하고 보강하는 한편 행사장 주변을 인파 위험도에 따라 4개 구역으로 세분화해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외 안전사고 사례를 종합 검토해 위험 시설물에 대한 접근 제한 등을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도 11일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기관별 대책을 점검하는 안전관리 대책 회의를 열 예정이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공연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공연장 인근 곳곳에서는 안전 펜스 없는 환기구와 파손된 보도블록 등 위험 요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서울시에 따르면 공연에 26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고를 막기 위한 시설물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광화문광장과 시청광장 일대에는 접근 차단 시설 없이 노출된 환기구는 최소 5개였다. ‘추락 위험 올라가지 마세요’ 등 안내문이 붙어 있지만 높이가 약 1m에 불과해 성인이라면 충분히 올라설 수 있는 구조였다. 차단 펜스가 있는 환기구도 대개 허리 높이라서 어렵지 않게 넘어갈 수 있었다. 이런 환기구는 교보생명 본사 앞과 서울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4번 출구 앞 등 주 무대와 가까워 경찰이 인파 위험 지역으로 구분한 구역에도 있었다. 많은 관람객이 공연 중 시야 확보를 위해 한꺼번에 올라가면 덮개가 붕괴할 위험이 크다. 실제로 2014년 16명이 사망한 경기 성남시 판교 환기구 추락 사고도 걸그룹 공연 도중 관람객 27명이 환기구 위로 몰리며 발생했다.추락 위험은 지하차도 인근에서도 포착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옆 정부서울청사로 이어지는 지하차도에는 보행자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가슴 높이 난간이 설치돼 있으나, 쉽게 딛고 올라설 수 있는 높이다. 관람객이 올라가거나 기대면 차도로 추락할 위험이 있다. 이 밖에 보행로 보도블록이 뒤틀리거나 차로 아스팔트가 깨진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이에 따라 경찰은 16일부터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시설 등을 점검하고 보강하는 한편 행사장 주변을 인파 위험도에 따라 4개 구역으로 세분화해 대응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외 안전사고 사례를 종합 검토해 위험 시설물에 대한 접근 제한 등을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도 11일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기관별 대책을 점검하는 안전관리 대책 회의를 열 예정이다.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서울 강남경찰서가 보관 중이던 거액의 비트코인을 빼돌린 건 당초 해킹 피해를 신고했던 코인업체 관계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한 명은 이른바 ‘건진법사’의 공천 청탁 자금 수수 사건에 연루돼 정치자금법 위반 방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코인업체 대표인 40대 남성과 실질적인 운영자인 40대 남성 이모 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해킹)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법원은 운영자 이 씨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조사에서 대표는 “해킹 피해 이후 회사 경영난이 심각해 금전이 필요했다”며 혐의를 인정했지만, 운영자인 이 씨는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씨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연루된 공천 청탁 자금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방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 씨 측이 공천을 청탁하는 과정에서 정치자금이 오가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그동안 해커 정모 씨가 코인을 가로채 해외로 도피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경찰은 비트코인 이동 내역과 참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업체 관계자들이 직접 비트코인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은 2020년 해당 업체가 자사 코인을 해킹당했다며 강남경찰서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명의가 도용된 제3자의 계정을 확인했고, 이 제3자로부터 비트코인 22개를 임의 제출받아 2021년 11월경 압수했다. 다만 경찰은 당시 경찰 소유 가상화폐 지갑인 ‘콜드월렛’에 비트코인을 보관하지 않고, 해킹 사건 수사를 요청한 업체 소유의 콜드월렛에 그대로 보관했다. 이에 이 씨 등이 다른 지갑에서 코인을 복구할 수 있는 비밀번호 ‘니모닉 코드’를 이용해 2022년 5월 6일 강남경찰서에 보관 중이던 비트코인 22개를 빼돌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해당 비트코인은 유출 당시 기준으로는 약 10억 원 상당으로, 두 사람은 비트코인을 전량 현금화해 쓴 것으로 조사됐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서울 강남경찰서가 보관 중이던 거액의 비트코인을 빼돌린 건 당초 해킹 피해를 신고했던 코인업체 관계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한 명은 이른바 ‘건진법사’의 공천 청탁 자금 수수 사건에 연루돼 정치자금법 위반 방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코인업체 대표인 40대 남성과 실질적인 운영자인 40대 남성 이모 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해킹)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법원은 운영자 이 씨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조사에서 대표는 “해킹 피해 이후 회사 경영난이 심각해 금전이 필요했다”며 혐의를 인정했지만, 운영자인 이 씨는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이 씨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연루된 공천 청탁 자금 수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방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 씨 측이 공천을 청탁하는 과정에서 정치자금이 오가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 씨는 그동안 해커 정모 씨가 코인을 가로채 해외로 도피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경찰은 비트코인 이동 내역과 참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업체 관계자들이 직접 비트코인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사건은 2020년 해당 업체가 자사 코인을 해킹당했다며 강남경찰서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명의가 도용된 제3자의 계정을 확인했고, 이 제3자로부터 비트코인 22개를 임의 제출받아 2021년 11월경 압수했다. 다만 경찰은 당시 경찰 소유 가상화폐 지갑인 ‘콜드월렛’에 비트코인을 보관하지 않고, 해킹 사건 수사를 요청한 업체 소유의 콜드월렛에 그대로 보관했다. 이에 이 씨 등이 다른 지갑에서 코인을 복구할 수 있는 비밀번호 ‘니모닉 코드’를 이용해 2022년 5월 6일 강남경찰서에 보관 중이던 비트코인 22개를 빼돌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해당 비트코인은 유출 당시 기준으로는 약 10억 원 상당으로, 두 사람은 비트코인을 전량 현금화해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2021년 당시에는 가상자산 압수 자체가 드물었고 보관 규정도 지금처럼 정비돼 있지 않아 (강남서) 담당자들이 지침을 숙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백해룡 경정이 제기한 ‘세관 직원 마약 밀수 연루 의혹’ 등을 수사한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이 관련 의혹 모두 실체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세관 직원과 검찰 지휘부, 대통령실 등까지 연루됐다는 일련의 의혹은 모두 혐의 없음으로 정리됐다.합수단은 26일 세관 직원이 해외 범죄조직의 마약밀수를 도왔고 수사기관이 이를 은폐했다는 이른바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백 경정의 합수단 파견 종료 이후 수사를 이어받은 경찰 수사팀은 세관 직원 11명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이원석 전 검찰총장 등 피의자 14명을 불송치하고, 일부 사건은 수사권 문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첩했다.앞서 합수단은 지난해 12월 “세관 직원들이 마약 조직의 밀수를 돕거나 경찰과 관세청, 대통령실 지휘부가 수사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합수단은 백 경정이 파견 기간 추가 입건한 세관 직원들과 나머지 의혹 전반을 검토한 결과 혐의를 소명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합수단 수사는 이번 발표로 모두 종결됐다.합수단 조사 결과, 백 경정이 입건한 세관 직원 11명과 휴대전화 유통업자 1명은 이들이 연루됐다는 밀수범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낮고, 세관 직원들의 근무표와 스마트워치 수면 데이터, 휴대전화 위치·이용 기록 등 객관적 자료와도 맞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합수단은 앞서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당시 범행 현장 실황 조사 영상을 공개하며, 밀수범들이 말레이시아어로 허위 진술을 공모하는 정황을 제시한 바 있다.백 경정 측은 세관 직원 연루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대검찰청이 담당 검사를 질책하고 수사팀을 사실상 해체하는 인사를 단행했으며, 이후 영장이 잇따라 기각돼 수사가 막혔다며 검찰 지휘부의 은폐 의혹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합수단은 △언론 보도 이전인 2023년 9월 이미 인사이동과 조직개편이 이뤄진 점, △경찰이 신청한 영장 가운데 최종적으로 2건만 기각돼 수사가 전면 중단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다만, 2023년 2월경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과 인천지검의 검사 4명이 일부 밀수범을 검거한 뒤 공범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직무 유기 의혹에 대해서는, 공수처법에 따라 합수단이 수사 권한이 없다고 보고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했다.합수단은 수사 결과 발표문에서 “각종 의혹은 추측성 주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수사 종사자가 수사 원칙을 위반해 확증편향에 빠지고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백해룡 경정이 과거 영등포경찰서에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수사 자료를 기록에 편철하지 않거나 허위 내용의 수사 서류를 작성해 편철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청에 징계 등 혐의 사실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10대 여학생이 숨지고 일가족 2명과 이웃 주민 1명이 다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합선이나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화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5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주방과 거실 사이 식탁 쪽에서 불이 시작돼 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유족에 따르면 불이 난 은마아파트 8층 가구는 사고 5일 전 이사해 최근까지 내부에서 인테리어 공사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경찰과 소방 당국은 노후화된 전기 배선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방화나 가전제품에 의한 실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날 소방 당국과 현장 감식을 마치고 조명 등 일부 전자기구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 또 준공된 지 50년 가까이 된 아파트라 기본적인 소방 설비가 미비한 점도 피해가 컸던 원인으로 꼽힌다. 소방 당국은 해당 동에 스프링클러와 완강기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화재로 숨진 김모 양(16)은 화재 당시 직접 119에 신고한 뒤 베란다 쪽으로 이동했으나 밖으로 대피하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재 당시 소화기로 초기 대응에 나섰던 옆집 주민 김모 씨(49)는 “복도에 있는 소화기로 불을 꺼보려고 시도했지만 연기가 자욱하고 불길이 세 우선 대피했다”고 전했다. 1990년 적용되기 시작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규정과 마찬가지로 피난기구 설치 대상 건축물 3층부터 10층까지 층마다 완강기를 갖추어야 하는 완강기 설치 규정도 2005년에 만들어져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모두 예외 대상이었다. 불길이나 연기 확산을 막기 위한 방화문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방화문은 평상시 닫힌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해당 동은 복도식 구조로 중앙 출입로와 복도 가장자리 양 끝 비상 통로에 각각 방화문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25일 동아일보가 현장에서 확인한 은마아파트 중앙 방화문은 전 층이 열린 채로 고정돼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동에 사는 50대 박모 씨는 “방화문이 닫혀 있어야 하는 것도 몰랐고 평소 통행 때문에 늘 열어 뒀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방화로 사상자 7명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아파트도 2000년 준공돼 스프링클러와 완강기가 없었고, 당시 부상자 2명은 불길을 피하려 4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노후 아파트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안전 설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10대 여학생이 숨지고 일가족 2명과 이웃 주민 1명이 다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합선이나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화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25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화재가 주방과 거실 사이 식탁 쪽에서 불이 시작돼 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유족에 따르면 불이 난 은마아파트 8층 세대는 사고 5일 전 이사해 최근까지 내부에서 인테리어 공사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경찰과 소방 당국은 노후화된 전기 배선에서 불이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방화나 가전제품에 의한 실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날 소방 당국과 현장 감식을 마치고 조명 등 일부 전자기구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또 준공된지 50년 가까이 된 아파트라 기본적인 소방 설비가 미비한 점도 피해가 컸던 원인으로 꼽힌다. 소방 당국은 해당 동에 스프링클러와 완강기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화재로 숨진 김 양(16)은 화재 당시 직접 119에 신고한 뒤 베란다 쪽으로 이동했으나 밖으로 대피하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재 당시 소화기로 초기 대응에 나섰던 옆집 주민 김모 씨(49)는 “복도에 있는 소화기로 불을 끄려 노력했으나 연기가 자욱하고 불길이 세 우선 대피했다”고 전했다. 1990년 적용되기 시작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규정과 마찬가지로 피난기구 설치 대상 건축물 3층부터 10층까지 층마다 완강기를 갖추어야 하는 완강기 설치 규정도 2005년에 만들어져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모두 예외 대상이었다. 불길이나 연기 확산을 막기 위한 방화문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방화문은 평상시 닫힌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해당 동은 복도식 구조로 중앙 출입로와 복도 가장자리 양 끝 비상 통로에 각각 방화문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25일 확인한 은마아파트 중앙 방화문은 전 층이 열린 채로 고정돼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동에 사는 50대 박모 씨는 “방화문이 닫혀있어야 하는 것도 몰랐고 평소 통행 때문에 늘 열어뒀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방화로 사상자 7명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아파트도 2000년 준공돼 스프링클러와 완강기가 없었고, 당시 부상자 2명은 불길을 피하려 4층 창문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노후 아파트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안전 설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노후 아파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사다리형 하향식 피난기구 등을 마련하고 소방 안전관리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이수연}

“큰애가 스스로 ‘의대를 가고 싶다’고 할 만큼 공부를 잘했어요. 학업 때문에 은마아파트로 5일 전에 이사를 왔는데 이런 일이….” 24일 새벽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김모 양(16)의 큰아버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에 지어져 관련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불이 주방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새벽 화재 1시간 만에 꺼졌지만 1명 숨져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8분경 은마아파트 14층 건물 중 8층에 있는 가정집에서 불이 나 일가족 3명 중 미처 대피하지 못한 큰딸 김 양이 숨졌다. 30대 후반 어머니는 얼굴에 화상을 입었고, 둘째 딸(14)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길이 9층까지 번져 윗집에 살던 여성 고모 씨(51)도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주민 70여 명은 긴급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인력 143명과 장비 35대를 투입해 화재 발생 약 1시간 20분 만인 오전 7시 36분경 완전히 불을 껐다. 부상을 입고 치료받은 3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경찰과 소방 등은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은 주방과 거실 사이 식탁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증거물을 넘겨 이를 토대로 화재 원인을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찾은 화재 현장은 처참했다. 불이 난 집 베란다는 유리창이 모두 깨져 새까맣고 앙상한 골조만 남아 있었다. 검은 그을음은 외벽을 타고 올라 12층까지 새까맣게 번져 있었다. 아파트 복도에는 검댕이 섞인 구정물이 흥건했다.● 예비 고교생 가족 참변 유족 등에 따르면 김 양 가족은 은마아파트로 이사 온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인덕션, 전자레인지 등 취사도구가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스도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김 양은 3월 고등학교 입학 예정으로 중학교에서 학업 성적이 뛰어났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날 일찍 출근해 화재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양의 큰아버지 김모 씨(61)는 “어머니가 둘째를 먼저 구하던 와중에 미처 첫째가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래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병원에 이송된 고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물건 등이 깨지는 요란한 소리가 나고 이후 고무 타는 냄새가 났다. 창문을 보니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며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향하던 2∼3분 만에 방 안이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차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근육 장애가 있어 탈출 등에 어려움을 겪은 고 씨는 신고한 지 약 5분 뒤 도착한 구급대원과 함께 보행기를 끌고 대피했다. 또 다른 목격자들은 “유리창이 팡팡 터지는 소리가 났고, 어린 여자아이가 꺼이꺼이 우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40대 민모 씨는 “잠옷 바람으로 나온 어머니와 딸이 ‘언니가 아직 안 나왔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화재 경보도 제대로 안 들려” 28개 동 4424채 규모로 준공된 지 47년 된 은마아파트는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 노후 아파트로 꼽힌다. 스프링클러 등 비상사태를 대비한 안전 설비 등이 신축 아파트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화재가 발생한 은마아파트에는 1∼14층 전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규정은 이 아파트가 완공된 지 11년 후인 1990년 16층 이상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또 이 아파트 비상 출입로에 설치된 난간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흔들려 청테이프로 고정돼 있는 등 시설 노후화도 심각한 상태였다. 한 주민은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자고 있으면 못 들을 정도로 작게 들렸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큰애가 스스로 ‘의대를 가고 싶다’고 할 만큼 공부를 잘했어요. 학업 때문에 은마아파트로 5일 전에 이사를 왔는데 이런 일이….”24일 새벽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김모 양(17)의 큰아버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에 지어져 관련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불이 주방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새벽 화재 1시간 만에 꺼졌지만 1명 숨져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8분경 은마아파트 14층 건물 중 8층에 있는 가정집에서 불이 나 일가족 3명 중 미처 대피하지 못한 큰딸 김 양이 숨졌다. 30대 후반 어머니는 얼굴에 화상을 입었고, 둘째 딸(14)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길이 9층까지 번져 윗집에 살던 여성 고모 씨(51)도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주민 70여 명은 긴급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인력 143명과 장비 35대를 투입해 화재 발생 1시간 20여 분 만인 오전 7시 36분경 완전히 불을 껐다. 부상을 입고 치료받은 3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경찰과 소방 등은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은 주방과 거실 사이 식탁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증거물을 넘겨 이를 토대로 화재 원인을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이날 찾은 화재 현장은 처참했다. 불이 난 집 베란다에는 유리창이 모두 깨져 새까맣고 앙상한 골조만 남아 있었다. 검은 그을음은 외벽을 타고 올라 12층까지 새까맣게 번져 있었다. 아파트 복도에는 검댕이 섞인 구정물이 흥건했다.● 예비 고교생 가족 참변유족 등에 따르면 김 양 가족은 은마아파트로 이사온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인덕션, 전자레인지 등 취사도구가 아직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스도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김 양은 3월 고등학교 입학 예정으로 중학교에서 학업 성적이 뛰어났다고 한다. 변호사인 아버지는 이날 일찍 출근해 화재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양의 큰아버지 김모 씨(61)는 “어머니가 둘째를 먼저 구하던 와중에 미처 첫째가 피하지 못해 변을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아래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병원에 이송된 고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물건 등이 깨지는 요란한 소리가 나고 이후 고무 타는 냄새가 났다. 창문을 보니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며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향하던 2~3분 만에 방 안이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차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근육 장애가 있어 탈출 등에 어려움을 겪은 고 씨는 신고한 지 약 5분 뒤 도착한 구급대원과 함께 보행기를 끌고 대피했다.또 다른 목격자들은 “유리창이 팡팡 터지는 소리가 났고, 어린 여자아이가 꺼이꺼이 우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40대 민모 씨는 “잠옷바람으로 나온 어머니와 딸이 ‘언니가 아직 안 나왔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화재 경보도 제대로 안 들려”28개 동 4424채 규모로 준공된 지 47년 된 은마아파트는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 노후 아파트로 꼽힌다. 스프링클러 등 비상사태를 대비한 안전 설비 등이 신축 아파트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화재가 발생한 은마아파트에는 1~14층 전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규정은 이 아파트가 완공된 지 11년 후인 1990년 16층 이상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또 이 아파트 비상 출입로에 설치된 난간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흔들려 청테이프로 고정돼 있는 등 시설 노후화도 심각한 상태였다. 한 주민은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자고 있으면 못 들을 정도로 작게 들렸다”고 말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고무 타는 냄새가 나더니 2~3분 만에 연기가 집 안 가득 찼습니다.”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일가족 2명과 주민 1명이 다친 가운데 연기 흡입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위층 주민은 사고 당시 순간을 동아일보에 이렇게 설명했다.화재가 발생한 은마아파트 8층 바로 윗집에서 거주하는 고모 씨(51)는 근육 장애가 있어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어머니와 함께 거주한다고 했다. 일주일 전쯤에 은마아파트로 이사 왔다는 고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고 당시 어머니가 외출해 집에 혼자 있었다”며 “물건 등이 깨지는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누군가 소리 지르는 소리가 들리고 고무 타는 냄새가 났다. 창문을 보니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향하던 2~3분 만에 방 안이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찼다”며 “복도를 보니 연기가 가득해 당장 몇 발짝 앞도 보이지 않아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고 씨는 “결국 다시 집 안으로 돌아와 어머니와 소방서에 연락하고 구조를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고 씨는 신고 약 5분 뒤 도착한 구급대원과 함께 보행기를 끌고 아파트 복도를 통해 대피했다고 했다. 고 씨는 화재로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앞서 이날 오전 6시 18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인력 140여 명과 장비 40여 대를 동원해 화재 발생 약 1시간 만인 오전 7시 36분경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 감식을 마치고 화재 원인과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발화 지점은 거실 주방으로 추정된다.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서버에 침입해 이용자 462만 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범인들은 독학으로 해킹을 익힌 중학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따릉이 서버를 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은 경찰의 통보 전까지 정확한 해킹 경로도 파악하지 못한 채 유출 사실을 알고도 제대로 된 초기 대응을 하지 않는 등 허술하게 운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3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10대 남성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학생이던 2024년 6월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따릉이 서버에 무단으로 접근해 약 462만 건의 계정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유출 정보는 가입자의 계정 아이디, 생년월일, 휴대전화 번호, 주소, 몸무게 등이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서버 인증 절차의 구조적 취약점을 악용했다. 통상 개인정보를 조회하려면 이용자가 정상적인 로그인 과정을 거쳐 발급받은 ‘인증 토큰’을 서버가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따릉이 일부 서버는 이런 절차 없이 외부에서 특정 값만 입력하면 가입자 정보를 볼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독학으로 해킹을 익힌 중학생들이 손쉽게 개인정보를 빼낼 수 있었던 이유다. 이들의 범행은 경찰이 2024년 4월 민간 공유 모빌리티 업체를 상대로 한 대량 트래픽 공격(디도스) 사건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이 디도스 공격 피의자의 전자기기를 포렌식하던 중 따릉이 이용자 개인정보를 발견했고, 이후 텔레그램 대화 기록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피의자들이 따릉이 서버를 해킹해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이 유출 사실을 통보하기 전까지 서울시설공단은 해킹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설공단은 유출 사고 이후 유해 인터넷주소(IP주소) 차단과 침입방지 시스템 강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사고 발생 20일 뒤 서버 보안업체로부터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받았지만 웹 방화벽만 설치하고 이용자 통보와 신고 등 초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매우 초보적인 취약점이 원인이었음에도 제대로 조치를 못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피의자들이 개인정보를 판매하거나 제3자에게 유포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두 피의자 중 먼저 검거된 피의자는 “호기심과 과시욕 때문에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다른 피의자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