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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한 테슬라의 프리미엄 세단 ‘모델S’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가 2분기(4∼6월)에 판매가 중단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다음 분기를 마지막으로 두 모델의 생산을 중단한다며, 대신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생산 라인을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의 양산 기지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차종 단종 선언이 아니라, 테슬라가 ‘피지컬 AI’ 기업으로 전환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발표된 테슬라의 2025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948억2700만 달러(약 135조1190억 원)로 전년(976억9000만 달러) 대비 약 3% 감소하며 창사 이래 첫 역성장했다. 4분기(10∼12월) 순이익(GAAP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61%나 급감한 8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가격 인하 경쟁으로 한때 20%를 상회하던 자동차 부문 매출총이익률이 10%대 중반으로 내려앉으면서, 단종이라는 강수를 던진 것. ‘차만 팔아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CEO는 콘퍼런스 콜에서 “모델 S와 X에 ‘명예로운 제대’를 명할 시간”이라며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집중하는 피지컬 AI 공급자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빈 라인에 투입할 ‘옵티머스’는 단순한 기계가 아닌 ‘노동의 대체재’로 여겨진다. 장기 목표는 연간 100만 대 생산이다. 전기차 부품과 배터리 기술을 로봇에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FSD(완전자율주행) 시각 데이터를 로봇 두뇌에 이식하겠다는 구상이다. 사람 없이 AI가 공장을 운영하는 ‘다크팩토리’로 가는 제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이 시장을 선점해 하드웨어 판매뿐만 아니라 로봇 운용 소프트웨어 구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테슬라의 ‘속도전’에 맞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도 분주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연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에 엔비디아 칩, 구글 AI를 결합한 차세대 ‘아틀라스’를 선보였다. 2028년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투입을 시작으로 단순 부품 분류에서 복잡한 조립까지 이르는 단계적 검증 로드맵을 택했다. BMW는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와 손잡고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스파턴버그 공장에 ‘피규어 02’를 투입해 실제 생산 라인에서 상용화 테스트를 마쳤다. 로봇은 단순 보조 수단을 넘어 미래 산업 현장의 주력 노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5월 보고서를 통해 2050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10억 대가 운영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그 시장 규모가 5조 달러(7158조5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장 투입 계획에 반발한 사례를 두고 “흘러오는 거대한 수레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첨단기술 산업 중심의 ‘대전환’을 준비하는 게 정부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런 기조에 노동계가 발맞춰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러다이트 운동’ 거론하며 “AI 세상 준비해야”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인공지능(AI) 시대의 불가피성과 양극화를 설명하며 “생산 로봇을 현장에 못 들어오게 하겠다고 어느 노동조합이 선언한 것 같다. 진짜는 아니고 투쟁 전략전술의 일부일 것”이라면서도 이 같이 말했다. 이달 초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자 현대차 노조는 “노사 합의 없이 단 1대도 들어올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노조는 29일도 소식지를 통해 “(사측은) 로봇 투입이 가능한 해외 공장으로 물량을 빼낼 것”이라며 “회사측이 일방 통행하면 판을 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 대통령은 “그 사회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면서 과거 19세기 초 산업혁명 당시 영국에서 벌어진 러다이트(기계 파괴) 운동과 2000년대 전후 주산 학원이 컴퓨터 학원으로, PC방으로 대체된 사례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도 인공지능 로봇들이 스스로 판단하면서 데이터를 분석해 가면서 현장에서 24시간 먹지도 않고, 불빛도 없는 깜깜한 공장 속에서 지치지 않고 일하는 그런 세상이 곧 오게 돼 있다.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러면 생산수단을 가진 쪽이 엄청난 부를 축적할 텐데 대다수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생각보다 (그런 시대가) 빨리 오고 있다. 조금씩이라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렇게 세상이 급변하는데 인공지능도 비슷하다고 본다”면서 “우리 모든 국민이 이걸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최대한 빨리 인정하고 빨리 학습하고 우리 정부는 학습할 기회를 부여하고, 이것을 도구로 많은 사람들이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게 우리가 해야 될 현재 가장 중요한 일이다. 생각을 바꾸는 준비를 해야한다”고 했다.‘기본사회’ 역시 정치적 관점이 아닌 AI 사회에 대한 대비책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소위 ‘기본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얘기했다가 사회주의자, 빨갱이 등 과격한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극단적 양극화, 인공지능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본사회, 기본사회 정책이 필요하다라는 점에 대한 동의 정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이어 “제가 말하기 진짜 무서워지고 있는데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제 말씀을 받아들여 달라”고 덧붙였. 이는 최근 설탕세 부담금 제안에 대한 야당의 비판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수차례 ‘X(옛 트위터)’에 설탕세와 설탕부담금이 다르다는 취지의 내용을 설명한 바 있다.● 자본시장 개혁 속도전 강조이 대통령은 이날 X에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이라며 “상품가치 없는 썩은 상품, 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느냐”고 했다. 정부가 AI, 에너지 등 첨단기술 산업 분야의 창업 ‘붐’과 연계해 자본시장 혁신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부실기업의 퇴출을 통한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 대통령은 “상품 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 도입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게 급선무”라며 부실 기업 퇴출에 이어 첨단 기술 분야의 스타트업·벤처 등 신생 기업 유입을 ‘좋은 신상품’에 비유했다. 이어“소매치기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면서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하겠다는 원칙도 재차 강조했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주가 조작 등 불공정 행위 세력을 겨냥해 공식 석상에서 “패가망신시키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수 차례 밝혀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전기차’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한 테슬라의 프리미엄 세단 ‘모델S’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가 2분기(4~6월) 판매가 중단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다음 분기를 마지막으로 두 모델의 생산을 중단한다며 대신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의 생산 라인을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의 양산 기지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차종 단종선언이 아니라, 테슬라가 ‘피지컬 AI’ 기업으로 전환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발표된 테슬라의 2025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948억2700만 달러(135조1190억 원)로 전년(976억9000만 달러) 대비 약 3% 감소하며 창사 이래 첫 역성장했다. 4분기(10~12월) 순이익(GAAP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61%나 급감한 8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 가격 인하 경쟁으로 한때 20%를 상회하던 자동차 부문 매출총이익률이 10%대 중반으로 내려앉으면서, 단종이라는 강수를 던진 것. ‘차만 팔아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CEO는 컨퍼런스 콜에서 “모델 S와 X에 ‘명예로운 제대’를 명할 시간”이라며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집중하는 피지컬 AI 공급자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빈 라인에 투입할 ‘옵티머스’는 단순한 기계가 아닌 ‘노동의 대체재’로 여겨진다. 장기 목표는 연간 100만 대 생산이다. 전기차 부품과 배터리 기술을 로봇에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FSD(완전자율주행) 시각 데이터를 로봇 두뇌에 이식한다는 구상이다. 사람 없이 AI가 공장을 운영하는 ‘다크팩토리’로 가는 제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이 시장을 선점해 하드웨어 판매뿐 아니라 로봇 운용 소프트웨어 구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테슬라의 ‘속도전’에 맞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도 분주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연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기술에 엔비디아 칩, 구글 AI를 결합한 차세대 ‘아틀라스’를 선보였다. 2028년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HMGMA) 투입을 시작으로 단순 부품 분류에서 복잡한 조립까지 이르는 단계적 검증 로드맵을 택했다. BMW는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와 손잡고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스파턴버그 공장에 ‘피규어 02’를 투입, 실제 생산 라인에서 상용화 테스트를 마쳤다. 로봇은 단순 보조 수단을 넘어 미래 산업 현장의 주력 노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5월 보고서를 통해 2050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10억 대가 운영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그 시장 규모가 5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기아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5%로 낮춘 한국 차 관세를 최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해도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됐다. 기아는 28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25년 연결 매출 114조1410억 원, 영업이익 9조780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해 2년 연속 100조 원을 넘었고, 글로벌 판매도 313만6000대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8.3% 급감했고, 영업이익률도 8.0%로 전년(11.8%)보다 3.8%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 급감의 주원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4월부터 외국 자동차에 부과한 품목관세 부담이었다. 기아는 관세로 인한 손해가 4분기(10∼12월)에만 1조220억 원, 지난해 총 3조920억 원이라고 분석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전무)은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11월(소급 적용)부터 관세율이 15%로 조정됐지만, 현지 법인 재고 영향으로 실질적으로 관세 인하 효과가 적용된 건 12월부터였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올해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의 관세 재인상 예고로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관세가 25%로 오르고 적용 기간이 길어지면, 올해 관세 부담은 15% 기준으로 산정한 회사 측 예상치 3조4000억 원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관세가 원상 복구되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매출은 늘어도 이익은 줄어드는 ‘실속 없는 성장’이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가 CNN과 협력해 한국 문화를 심층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전 세계에 선보인다. 현대차는 CNN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CNN 인터내셔널 커머셜(CNNIC)과 수년간 이어온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1∼6월) 방영할 CNN 오리지널 시리즈 ‘케이-에브리싱(K-Everything)’을 단독 후원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작품은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K컬처의 창의성과 저력을 진정성 있게 탐구하는 4부작 다큐멘터리다. 토니상 후보에 지명된 바 있는 배우 겸 감독 대니얼 대 킴이 총괄 프로듀서 및 진행을 맡아 한국 문화가 가진 혁신의 근원적 원동력을 조명한다. 각 에피소드는 음악, 영화, 음식, 뷰티를 주제로 구성된다. 가수 태양, 배우 이병헌, 미슐랭 3스타 셰프 코리 리, 슈퍼모델 아이린 킴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출연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문화만이 가진 특별한 가치를 소개할 예정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볼보자동차가 21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브랜드 최초의 중형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60’(사진)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에서 쌓아온 강점을 전기차 부문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EX60은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SPA3’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여기에 차량의 모든 기능을 통합 제어하는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휴긴코어(HuginCore)’를 적용했다. 휴긴코어는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분석하며 축적된 데이터는 무선 업데이트(OTA)로 안전 기술을 확장하는 데 활용된다.또한 볼보 최초로 구글의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제미나이’를 탑재해 자연스러운 대화형 제어가 가능하다. 안전 분야에서는 탑승자 신체 특성에 맞춰 보호 강도를 조절하는 ‘멀티 어댑티브 안전벨트’를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주행 성능도 뛰어나다. 공기저항계수 0.26의 효율적 설계로 1회 충전 시 최대 810km(유럽 국제표준시험 방식 기준)를 주행한다. 400kW 급속 충전으로 10분 만에 340km 주행이 가능해 내연기관차 수준의 편의성을 갖췄다.호칸 사무엘손 볼보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주행 거리와 충전 속도 등 모든 면에서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라며 “메가 캐스팅(초대형 차체 주조), 셀투보디(배터리를 차체와 일체화), 통합 컴퓨팅(중앙집중식 제어) 등 새로운 핵심 기술이 집약된 결정체”라고 평가했다.볼보자동차는 이날 오프로더(비포장도로용 차) 감성을 더한 ‘EX60 크로스컨트리’도 함께 공개했다. EX60은 올봄부터 스웨덴에서 생산을 시작하며 유럽 시장을 시작으로 차례대로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기아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5%로 낮춘 한국 차 관세를 최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올해도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됐다. 기아는 28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25년 연결 매출 114조1410억 원, 영업이익 9조780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해 2년 연속 100조원을 넘었고, 글로벌 판매도 313만6000대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8.3% 급감했고, 영업이익률도 8.0%로 전년(11.8%)보다 3.8%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 급감의 주원인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4월부터 외국 자동차에 부과한 품목관세 부담이었다. 기아는 관세로 인한 손해가 4분기에만 1조220억, 지난해 총 3조920억 원이라고 분석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11월(소급 적용)부터 관세율이 15%로 조정됐지만, 현지 법인 재고 영향으로 실질적으로 관세 인하 효과가 적용된 건 12월부터였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올해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의 관세 재인상 예고로 시장 환경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관세가 25%로 오르고 적용 기간이 길어지면, 올해 관세 부담은 15% 기준으로 산정한 회사 측 예상치 3조4000억 원을 크게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관세가 원상 복귀되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매출은 늘어도 이익은 줄어드는 ‘실속 없는 성장’이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GMC는 한국 시장에서 드날리(최상위 등급)를 중심으로 장기적 프리미엄 전략을 본격 추진할 것이다.” 이는 헥터 비자레알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 사장(사진)이 27일 경기 김포에서 열린 ‘GMC 브랜드 데이’에서 한국 시장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강조한 말이다. 다음 달 예정된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및 외주화 계획 등으로 불거진 철수설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비자레알 사장은 이날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픽업 브랜드 GMC의 신차와 비전을 공개하면서 “한국은 가장 까다롭고 중요한 전략적 시장”이라며 “단기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GM은 이날 한국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멀티 브랜드 전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기존 쉐보레, 캐딜락, GMC에 이어 준(準)프리미엄 브랜드 ‘뷰익’까지 추가 도입해 총 4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장기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은 북미를 제외하고 GM의 4개 브랜드가 모두 진출하는 최초의 시장이 된다.이러한 전략의 첫 신호탄으로 GM은 GMC의 대형 SUV ‘아카디아’와 중형 픽업 ‘캐니언’을 이날 공식 출시했다. 두 모델 모두 최상위 등급(드날리) 단일 트림으로만 운영해 GMC가 정의하는 강인한 성능과 정교한 완성도의 ‘프로페셔널 그레이드’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전동화 시대를 선도할 ‘허머 EV’의 올 상반기(1∼6월) 국내 출시도 공식화하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한편 GM 한국사업장은 브랜드 확장과 함께 최근의 노사 갈등을 봉합하고 내부 결속 다지기에도 나섰다. 같은 날 노사는 인천 부평구 부평공장에서 ‘특별노사협의’를 열고 주요 갈등 현안 해결을 위한 실무협의체 가동에 합의했다. 안규백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이 제안한 ‘4자 실무협의체’ 구성에 로버트 트림 부사장 등 사측이 동의함에 따라 노사는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 유예 및 물류센터 이전 문제 등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김포=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GMC는 한국 시장에서 드날리(최상위 등급)를 중심으로 장기적 프리미엄 전략을 본격 추진할 것이다.” 이는 헥터 비자레알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 사장(사진)이 27일 경기 김포에서 열린 ‘GMC 브랜드 데이’에서 한국 시장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강조한 말이다. 다음 달 예정된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 및 외주화 계획 등으로 불거진 철수설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비자레알 사장은 이날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픽업 브랜드 GMC의 신차와 비전을 공개하면서 “한국은 가장 까다롭고 중요한 전략적 시장”이라며 “단기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이날 한국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멀티 브랜드 전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기존 쉐보레, 캐딜락, GMC에 이어 준(準) 프리미엄 브랜드 ‘뷰익’까지 추가 도입해 총 4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장기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은 북미를 제외하고 GM의 4개 브랜드가 모두 진출하는 최초의 시장이 된다. 이러한 전략의 첫 신호탄으로 GM은 GMC의 대형 SUV ‘아카디아’와 중형 픽업 ‘캐니언’을 이날 공식 출시했다. 두 모델 모두 최상위 등급(드날리) 단일 트림으로만 운영해 GMC가 정의하는 강인한 성능과 정교한 완성도의 ‘프로페셔널 그레이드’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전동화 시대를 선도할 ‘허머 EV’의 올 상반기(1~6월) 국내 출시도 공식화하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한편 GM 한국사업장은 브랜드 확장과 함께 최근의 노사 갈등을 봉합하고 내부 결속 다지기에도 나섰다. 같은 날 노사는 인천 부평구 부평공장에서 ‘특별노사협의’를 열고 주요 갈등 현안 해결을 위한 실무협의체 가동에 합의했다. 안규백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이 제안한 ‘4자 실무협의체’ 구성에 로버트 트림 부사장 등 사측이 동의함에 따라, 노사는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 유예 및 물류센터 이전 문제 등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인천=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지엠 노사가 직영 정비센터 폐쇄 문제를 두고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26일 인천지법에 전국 9개 직영 정비사업소 폐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노조는 법원 앞 기자회견에서 “회사가 노조와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2월 15일 전면 폐쇄를 통보해 투쟁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지난달부터 9개 직영센터의 정비 접수를 중단했다. 회사는 직영 정비사업소 대신 전국 380여 개 협력 서비스센터 중심으로 사후서비스 체제를 재편하고, 직영 직원은 다른 직무로 재배치해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노동자의 생존권과 소비자 안전을 지킨다는 취지로 한국지엠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한국산업은행 앞에서 76일째 천막농성을 이어가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세종 부품물류센터 점거 사태’까지 겹치면서 한국지엠의 혼란은 극에 달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운영업체(우진물류)에 대한 계약 종료로 일자리를 잃게 된 하청 직원들은 한국지엠의 부평·창원 공장 정규직 채용 제안을 거부하고 기존 근무지 보장을 요구하며 시설을 점거하고 있다.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한국지엠은 1월 22일부터 부품 물류 정상화 시까지 차량 대여를 지원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노사 갈등으로 인한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기아는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최다 판매 모델인 ‘디 올 뉴 셀토스(사진)’의 판매를 27일부터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모델은 2019년 1세대 출시 이후 국내에서만 33만 대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끈 셀토스의 2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다.신형 셀토스는 기존 1.6 가솔린 터보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1.6 하이브리드 모델은 L당 19.5km의 복합 연비를 구현했으며 실내 V2L(외부로의 전력 공급)과 스마트 회생 제동 3.0 등 전동화 특화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기아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바탕으로 정통 SUV 스타일에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더했다. 판매 가격은 가솔린 터보 2477만 원, 하이브리드 2898만 원부터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국 경제 전문가의 과반은 우리 경제가 당분간 1%대의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법적 조치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경제 현황 및 주요 현안에 대한 전문가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6∼18일 전국 대학 경제학과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4%는 우리 경제가 당분간(최소 올해까지) 1%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부터 2%대 성장으로 완만히 회복될 것이란 응답은 36%였다. 응답자의 6%는 향후 1%대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을 내놨다. 전체 응답자의 올해 경제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1.8%로 정부 전망치(2.0%)보다 0.2%포인트 낮았다. 경제학자들은 한미 관세 협상의 부정적 영향을 크게 우려했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 경제의 강점을 활용한 방어로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기도 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관세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두고 부정적 영향(대미 수출 감소, 국내 투자 위축 등)이 ‘높다’(58%)는 응답이 ‘낮다’(23%)보다 많았다. 반면 미국 시장 확대, 한미동맹 강화 등 긍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높음’(35%)과 ‘낮음’(38%)이 비슷하게 나왔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월 220만 원짜리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해 몇조 원씩 남기며 세계 최강 경쟁력을 갖는 게 이상하지 않냐?” “(내국인이) 고용 기회를 뺏기는 것 아니냐?”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울산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조선업 호황의 이면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조선업 외국인 노동자가 다시 뜨거운 도마 위에 올랐다. 조선업계는 저임금 하청 구조와 이에 따른 외국인 노동력 의존을 꼬집은 대통령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 일할 사람 자체가 사라진 현실”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23일 이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를 조선 분야에서 싸게 고용하는 것은 좋은데 지역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냐”며 “생활비 외엔 본국에 송금할 텐데 그게 바람직하냐는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두겸 울산시장이 국내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 그렇다고 답하자 “월급을 조금만 주니까 그렇다”고 말했다. 실제로 울산 등 지역 민심은 ‘외국인 근로자는 늘었는데 지역 상권은 죽어간다’며 싸늘하다. 과거 내국인 근로자들이 월급을 지역 식당과 마트에서 소비하며 조선업 호황의 ‘온기’가 지역사회에도 확산된 반면, 현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소득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해 지역 경제 기여도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울산 동구 주민 6518명은 외국인 노동자 확대 반대 서명부를 지자체에 전달하며 “치안·행정 비용은 늘지만, 낙수효과는 없다”고 비판했다. 12월에는 김태선 의원, 변광용 거제시장 등이 “무분별한 외국인 노동자 확대보다 인력 구조의 근본 원인을 점검하고 구조적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당장 내국인 고용 확대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한다. 25일 조선업계와 울산·거제시 자료를 보면 국내 조선업 외국인 근로자는 2만3000여 명으로, 대부분 조선업 생산의 63∼70%를 담당하는 하청업체에 소속돼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특히 내국인이 꺼리는 도장·용접 등 핵심 공정은 하청업체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가 외국인”이라며 “외국인 없이는 당장 독이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청 근로자 임금이 원청의 50∼70% 수준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임금을 올린다 해도 지방 소멸과 3D 업종 기피 현상이 맞물려 내국인 청년을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방 인구 소멸은 심각하다. 울산 인구는 2015년 117만 명에서 2024년 110만 명으로 감소했고, 2037년 1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인력 풀’ 자체가 쪼그라들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올해 조선업 전용 비전문취업(E-9) 쿼터를 일몰하고 숙련기능인력(E-7) 쿼터 축소까지 검토하는 가운데 대통령의 강도 높은 발언까지 나오자 현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자택일보다는 ‘투트랙’ 해법을 제시한다. 조상래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명예교수는 “외국인 근로자는 대부분 내국인이 피하는 기능직에 근무한다”며 “임금 인상만으로 청년들이 지방 소재 기피(3D) 업종으로 돌아오지 않는 만큼, 제조업 전반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종훈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도 “수익성 한계로 국내 인력만으로는 유지가 어려운 만큼 외국인 고용을 시장 논리로 인정해야 한다”며 “외국인 인력이 숙련공으로 성장해 국내에 정착하도록 지원하고, 발생한 이익으로 국내 인력 확보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월 220만원짜리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해 몇조 원씩 남기며 세계 최강 경쟁력을 갖는 게 이상하지 않냐?” “(내국인이) 고용 기회를 뺏기는 것 아니냐?”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울산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조선업 호황의 이면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조선업 외국인 노동자가 다시 뜨거운 도마위에 올랐다. 조선업계는 저임금 하청 구조와 이에 따른 외국인 노동력 의존을 꼬집은 대통령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면서도,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 일할 사람 자체가 사라진 현실”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23일 이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를 조선 분야에서 싸게 고용하는 것은 좋은데 지역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냐”며 “생활비 외엔 본국에 송금할 텐데 그게 바람직하냐는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두겸 울산시장이 국내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 그렇다고 답하자 “월급을 조금만 주니까 그렇다”고 말했다. 실제로 울산 등 지역 민심은 ‘외국인 근로자는 늘었는데 지역 상권은 죽어간다’며 싸늘하다. 과거 내국인 근로자들이 월급을 지역 식당과 마트에서 소비하며 조선업 호황의 ‘온기’가 지역사회에도 확산된 반면, 현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소득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해 지역 경제 기여도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울산 동구 주민 6518명은 외국인 노동자 확대 반대 서명부를 지자체에 전달하며 “치안·행정 비용은 늘지만, 낙수효과는 없다”고 비판했다. 12월에는 김태선 의원, 변광용 거제시장 등이 “무분별한 외국인 노동자 확대보다 인력 구조의 근본 원인을 점검하고 구조적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업계에서는 당장 내국인 고용 확대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한다. 25일 조선업계와 울산·거제시 자료를 보면 국내 조선업 외국인 근로자는 2만3000여 명으로, 대부분 조선업 생산의 63~70%를 담당하는 하청업체에 소속돼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특히 내국인이 꺼리는 도장·용접 등 핵심 공정은 하청업체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가 외국인”이라며 “외국인 없이는 당장 독이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청 근로자 임금이 원청의 50~70% 수준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임금을 올린다 해도 지방 소멸과 3D 업종 기피 현상이 맞물려 내국인 청년을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방 인구소멸은 심각하다. 울산 인구는 2015년 117만 명에서 2024년 110만 명으로 감소했고, 2037년 10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인력 풀’ 자체가 쪼그라들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올해 조선업 전용 비전문취업(E-9) 쿼터를 일몰하고 숙련기능인력(E-7) 쿼터 축소까지 검토하는 가운데 대통령의 강도높은 발언까지 나오자 현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자택일 보다는 ‘투트랙’ 해법을 제시한다. 조상래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명예교수는 “외국인 근로자는 대부분 내국인이 피하는 기능직에 근무한다”며 “임금 인상만으로 청년들이 지방 소재 기피(3D) 업종으로 돌아오지 않는 만큼, 제조업 전반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종훈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도 “수익성 한계로 국내 인력만으로는 유지가 어려운 만큼 외국인 고용을 시장 논리로 인정해야 한다”며 “외국인 인력이 숙련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을 지원하고, 이를 통한 이익으로 국내 인력 확보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한국 경제 전문가의 과반수는 한국 경제가 당분간 1%대의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법적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높았다.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경제 현황 및 주요 현안에 대한 전문가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전국 대학 경제학과 교수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4%는 우리 경제가 “당분간 1%대 저성장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부터 2%대 성장으로 완만히 회복될 것이란 응답은 36%였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8%로 정부 전망치(2.0%)보다 0.2%P 낮았다.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관세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 영향이 ‘높다(58%)’라는 응답이 ‘낮다(23%)’보다 많았다. 반면 긍정적 영향에 대해선 ‘높다(35%)’와 ‘낮음(35%)’이 비슷하게 나왔다. 경제학자들은 한미 관세 협상의 부정적 효과를 크게 우려하면서도, 우리 경제의 강점을 활용한 방어로 긍정적 기대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입법 필요성도 강하게 제기됐다. 응답자의 87%는 첨단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 방지 입법이 시급하다(시급성이 높다)고 답했다.근로시간 유연화와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 개혁 과제에 대해서도 80%가 부작용보다 필요성이 크다고 답했다. 또한 전문가의 92%는 AI 도입 확산이 노동력 감소와 생산성 하락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과 고환율 등으로 올해 경제를 낙관하기 어렵다”며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첨단 전략산업의 기술 유출을 차단할 강력한 조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노사 합의 없이 단 1대도 들어올 수 없다.” 국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가 사측의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계획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 계획을 발표한 후 노조의 첫 공식 반응이다. 인공지능(AI) 로봇 확산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노사 간 갈등이 표면화하는 모양새다. 현대차 노조는 22일 소식지를 통해 사측의 신기술 도입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노조는 “현대차가 로봇·AI 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며 이것이 노동자의 고용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8년까지 아틀라스 로봇 3만 대를 양산·투입하려는 계획에 주목했다. 노조는 연봉 1억 원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노동자 3명에게 3억 원이 드는 반면 로봇은 초기 구입 후 유지비만 발생해 기업 입장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위해 로봇 도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2년 내 투자비 회수가 가능한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아틀라스의 대당 초기 공급가를 생산직 노동자 2년 치 인건비와 비슷한 약 13만∼14만 달러(약 1억9000만∼2억 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노조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AI 로봇 투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노사 고용안정위원회의 사전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된 단체협약 규정(제41조)에 기반한 주장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또한 “현재 국내 공장 중 두 곳은 생산물량 부족으로 고용 안정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조지아에 있는 현대차 메타플랜트 공장으로 물량을 이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현대차는 아틀라스를 미국 공장에 우선 투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결국 국내 생산 물량이 미국 공장으로 이동하고, 한국 생산 현장에도 도입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앞서 현대차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 대 양산 체제를 구축해 미국에 로봇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이를 제조 현장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2028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물류 업무에 투입한 후 2030년에는 더 복잡한 조립 라인 작업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 로봇 도입은 피하기 어렵다는 게 완성차 업계의 설명이다. 테슬라는 텍사스 공장 물류 업무에 자체 개발한 ‘옵티머스’를 시범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BMW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섀시 조립 라인에 ‘피규어 02’를 실제로 배치했고,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헝가리 케치케메트 공장 물류 파트에서 ‘아폴로’를 활용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자동차 업계 곳곳에서 AI의 일자리 대체를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독일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만 최근 2년간 10만4000명이 감원됐다는 보고서가 나왔는데, 중국의 저가 공세와 전기차 경쟁에서 밀린 결과”라며 “중국 기업들에 대응할 유일한 해법은 로봇을 통한 생산 비용 절감뿐인데,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동자들과 생존을 위해 자동화를 추진하는 기업 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노사 합의 없이 단 1대도 들어올 수 없다.”국내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가 사측의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계획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5’에서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 계획을 발표한 이후 노조의 첫 공식 반응이다. AI로봇 확산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노조가 반발하는 등 로봇과 노조 간 갈등이 표면화하는 모양새다. 현대차 노조는 22일 소식지를 통해 사측의 신기술 도입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노조는 “현대차가 로봇·AI 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며 이것이 노동자 고용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8년까지 아틀라스 로봇 3만 대를 양산·투입하려는 계획에 주목했다.노조는 연봉 1억 원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노동자 3명에게 3억 원이 드는 반면, 로봇은 초기 구입 후 유지비만 발생해 기업 입장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위해 로봇 도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2년 내 투자비 회수가 가능한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아틀라스의 대당 초기 공급가를 생산직 노동자 2년 치 인건비와 비슷한 약 13만 달러~14만 달러(1억9000만원~2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노조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AI 로봇 투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또 “현재 국내 공장 중 두 곳은 생산물량 부족으로 인해 고용안정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조지아에 있는 현대차 메타플랜트 공장으로 물량을 이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아틀라스를 미국 공장에 우선 투입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결국 국내 생산 물량이 미국 공장으로 이동하고, 한국 생산 현장에도 도입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앞서 현대차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대 양산 체제를 구축해 미국에 로봇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이를 제조 현장에 단계적으로 투입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2028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물류 업무에 투입한 후, 2030년에는 더 복잡한 조립 라인 작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 공세 속에 로봇 도입은 피하기 어렵다는 게 완성차 업계의 설명이다. 이미 경쟁사들도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텍사스 공장 물류 업무에 자체 개발한 ‘옵티머스’를 시범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BMW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 섀시 조립 라인에 ‘피규어 02’를 실제 배치했고,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헝가리 케치케메트 공장 물류 파트에서 ‘아폴로’를 활용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분기점으로 자동차 업계 곳곳에서 AI의 일자리 대체를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독일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만 작년 한 해 10만 4000명이 감원됐다는 보고서가 나왔는데, 중국의 저가 공세와 전기차 경쟁에서 밀린 결과”라며 “중국 기업들에 대응할 유일한 해법은 로봇을 통한 생산 비용 절감뿐인데,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동자들과 생존을 위해 자동화를 추진하는 기업 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3월 노란봉투법 시행(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앞두고 정부와 재계가 21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인 ‘정부 해석 지침’의 문구를 놓고 막판 담판을 가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한 이번 비공개 회동을 통해, 재계가 요구한 일부 의견은 수용될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은 법 시행 전 현장 혼란을 막을 마지막 기회로 꼽혔다. ‘정부 해석 지침’은 법적 효력은 없지만 근로감독관의 판단 기준이 되어 기업에는 사실상 법령과 같은 구속력을 갖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경영계 태스크포스(TF)는 16일 건의서를 통해 산업안전법상 안전의무 이행 조치와 단순 시설(휴게실 등) 제공을 ‘사용자성’ 판단 징표에서 제외해 달라 요구한 바 있다. 안전의무를 다한다고 ‘사용자’로 분류되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였다. 이날 정부는 재계의 요구 사항들에 사안별로 ‘온도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변경이나 공정라인 재배치 등 일반적인 전환배치를 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에는 긍정적 검토 의사를 나타냈다. 반면 산업안전법상 안전의무 이행 조치를 사용자성 판단 징표에서 빼 달라는 핵심 쟁점들에 대해서는 “관계 부처와 충분히 논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산업 현장에선 재계가 우려했던 ‘원청 교섭 요구 확산’이 현실화하고 있다. 노동계는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자가 사용자’라는 개정법 논리로 원청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4일 산하 조직에 “원청 상대 교섭 요구” 지침을 하달했고,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 계열사 모트라스 충남권 지회는 19일 원청인 현대모비스에 2026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요구했다. 실질적 근로조건 결정권을 쥔 원청이 직접 교섭하라는 논리다. 한국지엠 노조가 산하 서비스직 지회의 원청 교섭을 요구한 데 이어, 기아 노조 등도 지지 선언에 나서며 춘투(春鬪)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20일 발표된 시행령 개정(재입법) 과정에서도, 기업들이 제출한 수백 건의 질의에 정부가 침묵하다가 ‘교섭창구 단일화’ 하나만 수용했다”며 “이번에도 재계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만 “양대 장관이 직접 나선 만큼 법 시행 후 혼선을 줄일 최선의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고용노동부가 3월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서 하청 노동조합들이 서로 이해관계가 다를 때 원청 사업주에게 따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경영계가 ‘하청업체 노조 수백 곳과 직접 교섭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하청 노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최근 산하 하청 노조에 원청 기업과 직접 교섭을 요구하라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벌써부터 산업 현장에서 노조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노동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으로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을 수정해 다시 입법예고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1차로 시행령을 입법예고했지만 노사 양측이 반발해 문구를 수정해왔다. 재입법예고안에 따르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원칙적으로 유지된다. 교섭창구 단일화는 하나의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조가 있을 때 대표 노조가 사용자와 교섭하는 것이다. 그동안 노동계는 창구 단일화가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보장하는 노란봉투법 취지에 어긋난다면서 전면 폐지를 주장해왔다. 수정된 시행령은 하청 노조가 원청 노조나 다른 하청 노조와 함께 교섭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면 원청 기업과 따로 교섭할 수 있도록 했다. ‘근로자 간 이해관계의 공통 또는 유사성’에 따라 교섭 단위를 분리할 수 있었던 기존 조항이 ‘노동조합 간’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같은 업무를 하거나 근로 조건이 유사해도 하청 노조들이 각각 개별 교섭을 할 수 있게 됐다. 민노총, 한국노총 등 노조 상급단체가 다른 경우에도 개별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개정안에는 경영계가 우려했던 사항도 일부 반영돼 수정됐다. 원청 노조가 여러 개인 경우 원청 기업은 복수 노조와 각각 교섭하는 게 아니라 대표 노조와 창구를 단일화해 교섭하도록 했다. 하지만 하청 노조가 개별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하청 노조 수백 곳과 협상할 수 있다는 경영계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대표 교섭단체를 정한다는 건 노조 간의 이견이나 갈등을 먼저 조율해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는 뜻인데, 이해관계가 다른 하청업체에 개별 협상 권한을 주면 어느 하청업체가 대표 교섭단체를 꾸리겠냐”고 했다. 하청 노조의 ‘쪼개기 교섭’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수많은 하청 노조가 동시다발로 원청에 다른 근로조건을 요구하면 기업 경영이 마비될 수 있다”며 “‘노노 갈등’과 ‘원·하청 분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원청에 대한 교섭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금속노조는 최근 산하 지부에 ‘원청 교섭 투쟁’ 행동 지침을 전달하고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에 직접 교섭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공장에 부품을 운송하는 모듈 전문 기업인 모트라스 노조는 최근 운송비 인상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선언하고 원청 기업 등이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고용노동부가 3월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에서 하청 노동조합들이 서로 이해관계가 다를 때 원청 사업주에게 따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경영계가 ‘하청업체 노조 수백 곳과 직접 교섭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하청 노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최근 산하 하청 노조에 원청 기업과 직접 교섭을 요구하라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벌써부터 산업 현장에서 노조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노동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으로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을 수정해 다시 입법예고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1차로 시행령을 입법예고했지만 노사 양측이 반발해 문구를 수정해왔다. 재입법예고안에 따르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원칙적으로 유지된다. 교섭창구 단일화는 하나의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조가 있을 때 대표 노조가 사용자와 교섭하는 것이다. 그동안 노동계는 창구 당일화가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보장하는 노란봉투법 취지에 어긋난다면서 전면 폐지를 주장해왔다.수정된 시행령은 하청 노조가 원청 노조나 다른 하청 노조와 함께 교섭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면 원청 기업과 따로 교섭할 수 있도록 했다. ‘근로자 간 이해관계의 공통 또는 유사성’에 따라 교섭 단위를 분리할 수 있었던 기존 조항이 ‘노동조합 간’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같은 업무를 하거나 근로 조건이 유사해도 하청 노조들이 각각 개별 교섭을 할 수 있게 됐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노조 상급단체가 다른 경우에도 개별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개정안에는 경영계가 우려했던 사항도 일부 반영돼 수정됐다. 원청 노조가 여러 개인 경우 원청 기업은 복수 노조와 각각 교섭하는 게 아니라 대표 노조와 창구를 단일화해 교섭하도록 했다. 하지만 하청 노조가 개별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하청 노조 수백 곳과 협상할 수 있다는 경영계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대표 교섭단체를 정한다는 건 노조 간의 이견이나 갈등을 먼저 조율해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는 뜻인데, 이해관계가 다른 하청업체에 개별 협상 권한을 주면 어느 하청업체가 대표 교섭단체를 꾸리겠냐”고 했다.하청 노조의 ‘쪼개기 교섭’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수많은 하청 노조가 동시다발로 원청에 다른 근로조건을 요구하면 기업 경영이 마비될 수 있다”며 “‘노노 갈등’과 ‘원·하청 분쟁’이 더 심해질 것”이고 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원청에 대한 교섭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금속노조는 최근 산하 지부에 ‘원청 교섭 투쟁’ 행동 지침을 전달하고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에 직접 교섭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공장에 부품을 운송하는 모듈 전문 기업인 모트라스 노조는 최근 원청 기업 등이 협상에 참여해야 된다고 주장하며 총파업을 선언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