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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경영진을 잇달아 만난다. 5∼8일 한국을 다녀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이어 일주일 새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또 다른 거물이 한국을 찾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으로 부상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란 평가와 함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전방위 협력 논의가 오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카카오-삼성-네이버, ‘1박 2일’ 강행군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14일 저녁 입국해 15일 저녁 출국하는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15일 오전 9시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를 만난 뒤 삼성전자, 네이버를 차례로 찾는다. 카카오와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국내 기업 최초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10월에는 카카오톡 채팅 탭에서 챗GPT를 바로 쓸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를 내놨다. 오픈AI의 최신 모델을 연동한 카카오톡 맞춤형 AI 비서 도입 등이 의제로 꼽힌다. 이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임직원 대상 ‘DX 인사이트 토크’ 연사로 나서 AI가 가져올 미래 변화와 업무 혁신을 이야기한다. 삼성전자가 12일 챗GPT 등 외부 생성형 AI 3종을 임직원에게 전면 개방하며 ‘AI 전환(AX)’을 선언한 직후 올트먼 CEO가 직접 삼성을 찾는 것이다. 강연 뒤에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사장) 등 경영진과 따로 만나 스마트폰, PC 등의 기기에 AI를 심는 ‘온디바이스 AI’ 협력 등을 논의한다. 반도체를 총괄하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의 회동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해외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재회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행선지는 성남시 네이버1784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만나 자체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를 갖춘 네이버와의 첫 협력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가 AI 인프라 사업 ‘스타게이트’의 하나로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해 온 만큼 인프라 협력이 의제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I 거물들, 잇따라 방한 행렬 올트먼 CEO 외에도 올해 들어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의 방한이 줄을 잇고 있다. 3월 리사 수 AMD CEO가 취임 후 처음 방한해 이 회장, 최 대표를 만났고, 4월에는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가 삼성전자 파운드리·SK하이닉스 경영진과 잇달아 회동했다. 황 CEO는 이달 방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삼겹살 회동’으로 친분을 다진 뒤 SK, LG, 현대자동차, 네이버를 차례로 찾았다. 이들의 잇따른 한국행은 한국의 산업 구조와 무관치 않다. AI 인프라의 토대인 메모리 반도체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자체 AI 모델과 플랫폼을 갖춘 네이버 카카오, 제조·로봇 강자 현대차까지 한 시장에 모여 있어 AI 산업 전 단계를 한꺼번에 시험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오픈AI는 5000억 달러(약 764조5000억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를 공급하는 의향서(LOI)를 맺은 데 이어 올해 초 국내 데이터센터 착공 계획도 내놓은 바 있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 AI 연구원 연구교수는 “이들의 잇단 방한은 제조 강국 한국의 강점과 고객을 확보하려는 빅테크의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며 “한국으로서도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파이프라인을 다지는 동시에 부족한 모델 구축 등에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를 잇달아 만난다. 5∼8일 한국을 다녀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이어 일주일 새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또다른 거물이 한국을 찾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으로 부상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전방위 협력 논의가 오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카카오-삼성-네이버, ‘1박 2일’ 강행군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14일 저녁 입국해 15일 저녁 출국하는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15일 오전 9시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를 만난 뒤 삼성전자, 네이버를 차례로 찾는다. 카카오와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국내 기업 최초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10월에는 카카오톡 채팅 탭에서 챗GPT를 바로 쓸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를 내놨다. 오픈AI의 최신 모델을 연동한 카카오톡 맞춤형 AI 비서 도입 등이 의제로 꼽힌다. 이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임직원 대상 ‘DX 인사이트 토크’ 연사로 나서 AI가 가져올 미래 변화와 업무 혁신을 이야기한다. 삼성전자가 12일 챗GPT 등 외부 생성형 AI 3종을 임직원에게 전면 개방하며 ‘AI 전환(AX)’을 선언한 직후 올트먼 CEO가 직접 삼성을 찾는 것이다. 강연 뒤에는 노태문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사장) 등 경영진과 따로 만나 스마트폰, PC 등 기기에 AI를 심는 ‘온디바이스 AI’ 협력 등을 논의한다. 반도체를 총괄하는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부회장)과의 회동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해외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재회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행선지는 성남시 네이버1784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만나 자체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를 갖춘 네이버와의 첫 협력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가 AI 인프라 사업 ‘스타게이트’의 하나로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해 온 만큼 인프라 협력이 의제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I 거물들, 잇따라 방한 행렬 올트먼 CEO 외에도 올해 들어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의 방한이 줄을 잇고 있다. 3월 리사 수 AMD CEO가 취임 후 처음 방한해 이재용 회장, 최 대표를 만났고, 4월에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삼성전자 파운드리·SK하이닉스 경영진과 잇달아 회동했다. 황 CEO는 이달 방한 시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 회동’으로 친분을 다진 뒤 SK, LG, 현대자동차, 네이버를 차례로 찾았다. 이들의 잇따른 한국행은 한국의 산업 구조와 무관치 않다. AI 인프라의 토대인 메모리 반도체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자체 AI 모델과 플랫폼을 갖춘 네이버 카카오, 제조·로봇 강자 현대차까지 한 시장에 모여 있어 AI 산업 전 단계를 한꺼번에 시험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오픈AI는 5000억 달러(약 764조5000억 원) 규모 스타게이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메모리를 공급하는 의향서(LOI)를 맺은 데 이어 올해 초 국내 데이터센터 착공 계획도 내놓은 바 있다.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 AI 연구원 연구교수는 “이들의 잇단 방한은 제조 강국 한국의 강점과 고객을 확보하려는 빅테크의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며 ”한국으로서도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파이프라인을 다지는 동시에 부족한 모델 구축 등에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이제 29개 남았습니다.”지난달 인공지능(AI) 통화 비서 ‘익시오(ixi-O)’의 말레이시아 수출 계약을 매듭짓고 돌아온 최윤호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 AI사업그룹장(상무)이 홍범식 대표에게 건넨 보고다. 그동안 “30개 나라에는 익시오를 수출해야 한다”고 말해 온 홍 대표를 향한 너스레였다.홍 대표는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6’에서 “LG유플러스가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익시오 수출을 공언했다. 두 달여 뒤인 지난달 12일 말레이시아 통신사 맥시스와 익시오 현지 출시 합의를 발표했다. 국내 통신사가 자체 개발한 AI 서비스를 매달 이용료를 받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익시오는 가입자 수에 비례해 매달 수익이 쌓이는 ‘구독형 모델’을 택했다. 진출에 앞서 현지인 520명을 상대로 수요 조사를 벌여 사업성도 검증했다. 최 상무는 “통신사가 글로벌 사업에서 꾸준히 수익을 내려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이 중요하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장기 연구개발(R&D)에 무게를 두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진출 국가가 늘수록 초기 연구개발(R&D) 비용이 분산돼 서비스가 커질수록 이익률이 오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협상의 밀도는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출신 홍 대표가 끌어올렸다고 한다. 첫 보고 때 회사 지표만 챙겨 간 최 상무에게 홍 대표는 “맥시스 최고경영자(CEO)의 유튜브 발표 영상은 찾아봤느냐”고 물었다. 이후 팀은 상대 CEO의 발표 영상을 AI로 분석해 관심사와 성향까지 파악했다.고비도 있었다. 올 초 현지 제안이 사실상 거절당한 것이다. 그날 밤 직원들은 중국 식당에 마시다 남은 고량주 반 병을 맡기며 “계약을 성사시킨 후 마시겠다”고 다짐했다. 5월 계약서에 서명한 뒤 다시 찾은 식당에는 주인이 ‘LG’라고 적어 둔 술병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실무진은 그 술로 축배를 들었다.해외에서도 익시오에 손을 내밀고 있다. 최 상무는 “통화 AI를 SaaS 형태로 수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통신사에서 연락이 왔다다”고 전했다. 통화 AI를 SaaS 방식으로 해외에 내놓은 통신사가 드문 만큼 익시오의 기술 구조와 운영 노하우를 배우려는 문의가 잇따른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동남아 추가 진출과 유럽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SK텔레콤이 일본 NTT, 대만 중화텔레콤과 손잡고 5억 달러(약 7670억 원) 규모의 인공지능(AI) 펀드를 조성한다. 동아시아 대표 통신기업들이 연대해 공동 투자 플랫폼을 꾸려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SK텔레콤은 10일 일본 도쿄 NTT 본사에서 3사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AI 기술에 투자하는 ‘아이온(IOWN) AI 펀드’를 공동 조성한다고 밝혔다. 아이온은 NTT가 2019년 제시한 차세대 네트워크 구상(Vision)으로, 데이터를 전기 대신 빛으로 처리해 전력 소비를 100분의 1로 줄이는 ‘광전융합’ 기술을 근간으로 한다.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광전융합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3사의 의지를 펀드 이름에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3사는 펀드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와 동아시아를 거점으로 삼는 펀드 운영회사 ‘카탈라이트 캐피털’을 설립하기로 했다. 투자 영역은 액체 냉각 등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반도체, 의료·제조·금융 AI 서비스, 광통신까지 아우르며 북미와 아시아, 유럽의 유망 스타트업이 대상이다. NTT 측은 소니, 도시바 등 약 20개 사가 출자에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고, SK하이닉스도 참여를 준비 중이다. 3사는 조만간 1차 투자사 모집을 마감하고 펀드를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이번 펀드는 동아시아 대표 통신기업들이 국경을 뛰어넘어 공동으로 AI생태계 투자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반도체 확보, 서비스 고도화에 단일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자본이 드는 AI 산업 고유의 특성이 이번 협력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SK텔레콤은 다수의 글로벌 AI 기업에 초기 투자하고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며 AI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며 “이런 성공 경험과 SK그룹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혁신 기업들과 협력을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SK텔레콤이 일본 NTT, 대만 중화텔레콤과 손잡고 5억 달러(약 7670억 원) 규모의 인공지능(AI) 펀드를 조성한다. 동아시아 대표 통신기업들이 연대해 공동 투자 플랫폼을 꾸려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SK텔레콤은 10일 일본 도쿄 NTT 본사에서 3사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AI 기술에 투자하는 ‘아이온(IOWN) AI 펀드’를 공동 조성한다고 밝혔다. 아이온은 NTT가 2019년 제시한 차세대 네트워크 구상(Vision)으로, 데이터를 전기 대신 빛으로 처리해 전력 소비를 100분의 1로 줄이는 ‘광전융합’ 기술을 근간으로 한다.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을 광전융합 기술로 돌파하겠다는 3사의 의지를 펀드 이름에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3사는 펀드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와 동아시아를 거점으로 삼는 펀드 운영회사 ‘카탈라이트 캐피털’을 설립하기로 했다. 투자 영역은 액체 냉각 등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반도체, 의료·제조·금융 AI 서비스, 광통신까지 아우르며 북미와 아시아, 유럽의 유망 스타트업이 대상이다. NTT 측은 소니, 도시바 등 약 20개 사가 출자에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고, SK하이닉스도 참여를 준비 중이다. 3사는 조만간 1차 투자사 모집을 마감하고 펀드를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이번 펀드는 동아시아 대표 통신기업들이 국경을 뛰어넘어 공동으로 AI생태계 투자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반도체 확보, 서비스 고도화에 단일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자본이 드는 AI 산업 고유의 특성이 이번 협력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SK텔레콤은 다수의 글로벌 AI 기업에 초기 투자하고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며 AI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며 “이런 성공 경험과 SK그룹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혁신 기업들과 협력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애플이 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연 연례 개발자회의 ‘WWDC 2026’에서 음성비서 시리를 전면 개편한 ‘시리 AI’를 공개했다. 2024년 개발 사실을 알린 뒤 기술적 한계로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던 인공지능(AI) 시리가 약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명령만 따르던 음성비서 시리가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를 만나 사람처럼 ‘말이 통하는’ 대화 상대로 거듭난 모습이다. 이번에 공개된 시리 AI는 대화를 통해 개인이 원하는 ‘맥락’을 이해한다. 인터넷에서 실시간 정보를 찾아 답하는가 하면, 이용자의 메일·메시지·일정을 종합해 콘서트 표를 예매하거나 여행 일정을 대신 짜준다. 카메라로 음식을 비추면 영양 정보를 알려주고, 화면 속 가방이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는 크기인지까지 가늠한다. 여러 앱을 넘나들며 과제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지난주에 한강 공원에서 찍은 가족 사진을 골라줘”라고 하면 조건에 맞는 사진을 보여주고, “엄마에게 보내줘”라고 지시하면 메시지로 전송하는 식이다. 알람을 맞추거나 날씨를 알려주는 단답형 ‘음성 명령’에 그쳤던 기존 시리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문맥을 이해하는 ‘생성형 AI 동반자’로 탈바꿈한 셈이다. 시리가 이만큼 똑똑해진 데는 구글의 생성형 AI 기술과의 협업이 한몫했다. 자체 기술을 고집해 온 애플이 외부와 손잡은 것은 절치부심 끝에 던진 승부수로 해석된다. 2024년 야심 차게 차세대 시리를 예고했던 애플은 기존 엔진에 생성형 AI를 얹는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혀 출시를 미뤘다. 마침내 새로운 시리를 선보였지만, 시장에서는 차세대 모델을 경쟁사 구글과 함께 개발한 것 자체가 챗GPT(오픈AI), 클로드(앤스로픽) 등과의 경쟁에서 그만큼 뒤처졌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1년간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가 약 120% 오르는 사이 애플은 50% 상승에 그쳤고, 발표 직후 주가도 오히려 약 2% 내렸다. 팀 쿡 CEO가 이번 WWDC를 마지막으로 퇴임을 예고한 가운데, 애플은 새로 공개한 AI를 앞세워 등 돌린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애플이 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연 연례 개발자회의 ‘WWDC 2026’에서 음성비서 시리를 전면 개편한 ‘시리 AI’를 공개했다. 2024년 처음 선보였다가 무기한 연기됐던 인공지능(AI) 시리가 약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단순히 명령만 따르던 음성비서가 사람처럼 ‘말이 통하는’ 대화 상대로 거듭났다.새 시리 AI는 한 번의 명령에 그치지 않고 여러 차례 말을 주고받으며 대화의 맥락을 이해한다. 인터넷에서 실시간 정보를 찾아 답하는가 하면, 이용자의 메일·메시지·일정을 종합해 콘서트 표를 예매하거나 여행 일정을 대신 짜준다. 카메라로 음식을 비추면 영양 정보를 알려주고, 화면 속 가방이 기내에 들고 탈 수 있는 크기인지까지 가늠한다. 보고 있는 화면을 곧바로 인식하는 ‘비주얼 인텔리전스’ 기능이 더해진 덕분이다.답을 더 깊이 파고들거나 여러 차례 묻고 답하며 계획을 함께 다듬는 일도 가능해졌다. 메일을 쓸 때는 이용자의 평소 말투까지 흉내 내 초안을 잡아주고, 애플의 PC 맥(Mac)에서는 검색창에 입력하는 것만으로 시리를 불러낼 수 있다.달라진 것은 기능만이 아니다. 시리는 별도 앱으로 독립했고, 화면 위에 말풍선처럼 떠오르는 형태로 디자인을 새로 입었다. 목소리도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개발자용 시험판은 이날부터 배포되며, 일반 이용자용 베타는 다음 달, 정식 출시는 가을로 예정됐다. 다만 규제 문제로 유럽연합(EU)과 중국에서는 출시가 미뤄진다.시리가 이만큼 똑똑해진 데는 구글의 생성형 AI 기술과의 협업이 한몫했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4월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6’ 행사에서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애플의 차세대 모델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 지식 증류 등을 거쳐 애플이 자체적으로 다듬은 모델이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약속한 시리를 제때 내놓지 못해 집단소송에 휘말리고 개발 책임자까지 교체된 애플로서는, 절치부심 끝에 던진 승부수인 셈이다.다만 차세대 모델을 경쟁사 구글과 함께 개발하기로 한 것 자체가 챗GPT(오픈AI), 클로드(앤스로픽) 등과의 AI 경쟁에서 그만큼 뒤처졌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1년간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가 약 120% 오르는 사이 애플은 50% 상승에 그쳤고, 발표 직후 주가도 약 2% 내렸다. 전망은 엇갈린다.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IDC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AI를 자연스럽고 사적이며 유용하게 만든다면, 생태계 강화를 넘어 소비자가 모든 기기에 기대하는 바를 다시 쓸 수 있다”고 내다봤다.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WWDC를 마지막으로 퇴임을 예고한 가운데, 애플은 새로 공개한 AI를 앞세워 등 돌린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비만치료제 시장이 ‘더 길고 더 센’ 약을 향한 경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한 번 맞으면 효과가 오래가도록 투약 간격이 길어지고, 빠지는 체중의 폭은 점점 커진다. 당뇨병 치료제로 출발한 ‘GLP-1’ 계열 약물이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비만 시장에 뛰어든 결과다.● 고용량 카드 꺼낸 위고비·마운자로국내에서도 글로벌 양대 비만약인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미국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가 나란히 고용량 카드를 꺼내며 경쟁에 불을 댕겼다. 한국릴리는 마운자로 고용량 제품인 12.5mg과 15mg을 10일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2.5mg, 5mg을 시작으로 7.5mg, 10mg을 차례로 도입한 데 이어 이번 출시로 허가받은 전 용량을 갖추게 됐다. 식욕을 억제하는 두 호르몬(GLP-1, GIP)에 동시에 작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임상에서 15mg을 72주간 투여한 환자들은 체중이 평균 22.5% 줄었다. 마운자로는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처방 10만 건을 넘겨 먼저 자리 잡은 위고비를 앞질렀고, 일부 용량은 품귀를 빚을 만큼 수요가 몰리고 있다. 경쟁자인 위고비도 고용량으로 맞불을 놨다. 노보노디스크는 기존 2.4mg보다 용량을 높인 7.2mg ‘위고비 HD’를 내놨다. 임상에서 72주간 평균 20.7%를 감량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유럽에서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 국내 최고 용량은 아직 2.4mg이지만 글로벌 확장 흐름에 비춰 고용량 도입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반기에는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사들도 자체 개발한 비만 신약 출시를 준비해 시장 선택지가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효능 주사로 추격하는 후발 빅파마후발 글로벌 제약사들도 잇따라 ‘비만약 전쟁’에 가세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당뇨병학회(ADA) 학술대회에서는 차세대 후보물질의 성적표가 잇따라 공개됐다. 화이자는 한 달에 한 번만 맞는 비만 주사제 ‘베로베나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매주 맞는 기존 약과 달리 투약 부담을 크게 줄인 것이 강점으로, 4주에 한 번 맞는 방식으로 14개월간 약 15%를 감량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신생 기업 메트세라를 100억 달러(약 15조5000억 원)에 인수해 이 약을 손에 넣었고, 석 달에 한 번 맞는 지속형 약물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임상 2상에서 메스꺼움(38%)과 구토(23%) 등 부작용은 기존 주사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관리됐다. 스위스 로슈가 개발하는 주사제(에니세파타이드)는 48주 만에 22.7%를 감량했고, 최고 용량 투약 환자의 4분의 1 이상이 체중을 30% 넘게 줄였다. 48주 시점까지 감량세가 꺾이지 않아 더 오래 쓰면 효과가 커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미국 암젠도 월 1회 주사제를 후기 임상에서 시험 중이다. 빅파마들의 각축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체중 감량에 그치지 않고 수면무호흡, 무릎 관절염 등 비만 관련 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도 잇따른다. 다만 효과가 강해질수록 메스꺼움이나 구토 같은 위장관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비싼 약값과 들쭉날쭉한 공급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는 2025년 기준 약 460억 달러(약 71조 원) 수준인 글로벌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시장이 2030년 최대 2000억 달러(약 3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전북 새만금에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인공지능(AI) 밸리’를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전력과 부지 확보까지 가능한 한국을 피지컬 AI 시대의 전초 기지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황 CEO는 3박 4일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는 8일 SK, 현대차, LG,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 사옥들을 전방위로 방문하면서 반도체, 로봇,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이르는 한국 주요 기업들을 엔비디아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행보에 나섰다.● 젠슨 황 “새만금, AI 밸리 조성에 동참할 것”8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을 찾은 황 CEO는 약 1시간 동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대화에 나섰다. 황 CEO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미래 제조 시스템에 AI를 통합하는 새로운 도시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미국에 실리콘밸리가 있듯 한국 새만금에 AI 밸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는 이날 정 회장과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황 CEO는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 기술을 가속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했고, 정 회장은 “15년 전 인연을 맺은 황 CEO와 오늘에 와서 모빌리티와 로보틱스를 같이 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앞서 황 CEO는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도 피지컬 AI 관련 협업 논의에 나섰다. 차세대 로봇 분야 데이터 구축, 시뮬레이션, 학습, 행동 등에서 전략적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황 CEO는 “로보틱스 시스템부터 A 팩토리에 이르기까지 엔비디아의 모든 사업 영역 전반에 걸쳐 LG그룹과 하나의 팀처럼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회장도 “엔비디아와 미래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황 CEO는 전날인 7일에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만나 두산에너빌리티의 AI 팩토리용 전력기기 공급 등 AI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내 반도체·인프라 협업도 강화황 CEO는 하드웨어 구축의 토대가 되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에서도 한국 내 우군(友軍) 찾기에 나섰다. 이날 오전 8시 반부터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양사 간 기존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파트너십을 칩 설계부터 제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단계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황 CEO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가장 큰 메모리 파트너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고, 최 회장은 “양사 협력을 그룹 차원으로 높여 미래 AI 팩토리를 함께 만들고 연구개발(R&D) 로드맵을 공유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셋용 맞춤형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SK텔레콤은 2027년 가동 목표인 기가와트(GW)급 AI 클라우드 구축에 나선다.황 CEO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 ‘1784’를 찾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최수연 대표와 기가와트(GW)급 초대형 AI 팩토리 공동 사업에 전격 합의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월드 모델인 ‘코스모스’에 네이버의 거리뷰 지도를 결합해 AI가 현실 공간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서울 월드 모델’ 개발도 본격화된다. 이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 등 경영진과 실무 미팅을 갖고 배정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면담에도 나섰다. 이후 같은 장소에서 국내 테크 스타트업 대표들과 비공개 만찬을 끝으로 3박 4일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한국의 고도화된 제조 인프라를 엔비디아 생태계에 완벽히 편입시키려는 ‘록인(Lock-in·자물쇠)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소프트웨어 독점 플랫폼인 ‘쿠다(CUDA)’를 무료 배포해 AI 개발자들이 엔비디아를 쓸 수밖에 없게 만들었듯, 차세대 핵심 산업인 피지컬 AI에도 똑같은 성공 방식을 이식하려는 것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AI 생태계를 선도하는 엔비디아가 한국 업체들과 협력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협상력이 약화됐을 때 엔비디아에 종속될 수 있는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전북 새만금에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인공지능(AI) 밸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전력과 부지 확보까지 가능한 한국을 피지컬 AI 시대의 전초 기지로 삼겠다는 포석이다.황 CEO는 3박 4일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는 8일 SK, 현대차, LG,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 사옥들을 전방위로 방문하면서 반도체, 로봇,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이르는 한국 주요 기업들을 엔비디아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행보에 나섰다.●젠슨 황 “새만금, AI 밸리로 만들 것”8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을 찾은 황 CEO는 약 1시간 동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대화에 나섰다. 황 CEO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미래 제조 시스템에 AI를 통합하는 새로운 도시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미국에 실리콘밸리가 있듯 한국 새만금에 AI 밸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황 CEO는 이날 정 회장과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황 CEO는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 기술을 가속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했고, 정 회장은 “15년 전 인연을 맺은 황 CEO와 오늘에 와서 모빌리티와 로보틱스를 같이 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앞서 황 CEO는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도 피지컬 AI 관련 협업 논의에 나섰다. 차세대 로봇 분야에서 데이터 구축, 시뮬레이션, 학습, 행동 등에서 전략적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황 CEO는 “로보틱스 시스템부터 A 팩토리에 이르기까지 엔비디아의 모든 사업 영역 전반에 걸쳐 LG그룹과 하나의 팀처럼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회장도 “엔비디아와 미래 방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 나눴다“고 했다. 황 CEO는 전날 두산로보틱스와는 두산밥캣의 산업용 중장비에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을 대거 이식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한국 내 반도체·인프라 협업도 강화 황 CEO는 하드웨어 구축의 토대가 되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에서도 한국 내 우군(友軍) 찾기에 나섰다. 이날 오전 8시 반부터 서울 종로구 SK 서린빌딩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양사 간 기존의 고대역폭메모리(HBM) 파트너십을 칩 설계부터 제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단계로 격상시키기로 했다.황 CEO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가장 큰 메모리 파트너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고, 최 회장은 “양사 협력을 그룹 차원으로 높여 미래 AI 팩토리를 함께 만들고 연구개발(R&D) 로드맵을 공유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셋용 맞춤형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SK텔레콤은 2027년 가동 목표인 기가와트(GW)급 AI 클라우드 구축에 나선다.황 CEO는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 ‘1784’를 찾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최수연 대표와 기가와트(GW)급 초대형 AI 팩토리 공동 사업에 전격 합의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월드 모델인 ‘코스모스’에 네이버의 거리뷰 지도를 결합해 AI가 현실 공간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서울 월드 모델’ 개발도 본격화된다.이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 등 경영진과 실무 미팅을 갖고 배정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면담에도 나섰다. 이후 같은 장소에서 국내 테크 스타트업 대표들과 비공개 만찬을 끝으로 3박 4일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했다.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한국의 고도화된 제조 인프라를 엔비디아 생태계에 완벽히 편입시키려는 ‘록인(Lock-in·자물쇠)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소프트웨어 독점 플랫폼인 ‘쿠다(CUDA)’를 무료 배포해 AI 개발자들이 엔비디아를 쓸 수밖에 없게 만들었듯, 차세대 핵심 산업인 피지컬 AI에도 똑같은 성공 방식을 이식하려는 것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AI 생태계를 선도하는 엔비디아가 한국 업체들과 협력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협상력이 약화됐을 때 엔비디아에 종속될 수 있는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비만치료제 시장이 ‘더 길고 더 센’ 약을 향한 경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한 번 맞으면 효과가 오래 가도록 투약 간격이 길어지고, 빠지는 체중의 폭은 점점 커진다. 당뇨병 치료제로 출발한 ‘GLP-1’ 계열 약물이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비만 시장에 뛰어든 결과다.● 고용량 카드 꺼낸 위고비·마운자로국내에서도 글로벌 양대 비만약인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미국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가 나란히 고용량 카드를 꺼내며 경쟁에 불을 댕겼다. 한국릴리는 마운자로 고용량 제품인 12.5mg과 15mg을 10일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2.5·5mg을 시작으로 7.5mg, 10mg을 차례로 도입한 데 이어 이번 출시로 허가받은 전 용량을 갖추게 됐다. 식욕을 억제하는 두 호르몬(GLP-1·GIP)에 동시에 작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임상에서 15mg을 72주간 투여한 환자들은 체중이 평균 22.5% 줄었다. 마운자로는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처방 10만 건을 넘겨 먼저 자리 잡은 위고비를 앞질렀고, 일부 용량은 품귀를 빚을 만큼 수요가 몰리고 있다.경쟁자인 위고비도 고용량으로 맞불을 놨다. 노보노디스크는 기존 2.4mg보다 용량을 높인 7.2mg ‘위고비 HD’를 내놨다. 임상에서 72주간 평균 20.7%를 감량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유럽에서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 국내 최고 용량은 아직 2.4mg이지만 글로벌 확장 흐름에 비춰 고용량 도입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반기에는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사들도 자체 개발한 비만 신약 출시를 준비해 시장 선택지가 더 넓어질 전망이다.● 고효능 주사로 추격하는 후발 빅파마후발 글로벌 제약사들도 잇따라 ‘비만약 전쟁’에 가세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당뇨병학회(ADA) 학술대회에서는 차세대 후보물질의 성적표가 잇따라 공개됐다. 화이자는 한 달에 한 번만 맞는 비만 주사제 ‘베로베나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매주 맞는 기존 약과 달리 투약 부담을 크게 줄인 것이 강점으로, 4주에 한 번 맞는 방식으로 14개월간 약 15%를 감량했다. 화이자는 지난해 신생기업 메트세라를 100억 달러(약 15조5000억 원)에 인수해 이 약을 손에 넣었고, 석 달에 한 번 맞는 지속형 약물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임상 2상에서 메스꺼움(38%)과 구토(23%) 등 부작용은 기존 주사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관리됐다.스위스 로슈가 개발하는 주사제(에니세파타이드)는 48주 만에 22.7%를 감량했고, 최고 용량 환자의 4분의 1 이상이 체중을 30% 넘게 줄였다. 48주 시점까지 감량세가 꺾이지 않아 더 오래 쓰면 효과가 커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미국 암젠도 월 1회 주사제를 후기 임상에서 시험 중이다.빅파마들의 각축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체중 감량에 그치지 않고 수면무호흡, 무릎 관절염 등 비만 관련 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도 잇따른다. 다만 효과가 강해질수록 메스꺼움이나 구토 같은 위장관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비싼 약값과 들쭉날쭉한 공급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는 지난해(2025년) 기준 약 460억 달러(71조 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시장이 2030년 최대 2000억 달러(3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저는 여러분을 사랑하고, 또 여러분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이 러브 유’가 아니라 ‘아이 오 유(I Owe You)’ 카드를 드립니다.” 5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7일에도 숨 가쁘게 주요 기업 수장들과의 만남을 이어갔다. 서울 중구 냉면집 ‘우래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의 ‘깜짝’ 점심 회동을 시작으로, 오후 1시 반에는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의 한 PC방을 찾았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인플루언서 초청 행사(랜파티)에 등장한 것. “빚을 지고 있다”는 말로 오늘의 엔비디아를 키운 한국 게임 업계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황 CEO는 직접 추첨에 나서 최신 그래픽카드 ‘RTX 5090’과 올가을 출시 예정인 인공지능(AI) PC ‘RTX 스파크’ 노트북 교환권을 증정했다. 그 후엔 곧장 인근의 또 다른 PC방에서 김택진 엔씨 대표를 만나고, 신작 ‘아이온2’ 라이브 방송에 깜짝 출연해 게이머들과 소통했다. 황 CEO가 이렇듯 이날 일정의 상당 부분을 게임업계에 할애한 것은 20여 년간 인연을 맺어온 ‘K게임’을 차세대 AI 패권 경쟁의 전초기지로 끌어안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AI 시대, 게임은 현실과 같은 법칙이 작동하는 3차원 가상공간을 빚는 ‘디지털 트윈’ 기술의 집약체로 주목받고 있다. 로봇이 현실에서 겪을 시행착오를 미리 경험시키고, 이를 보완할 환경을 게임사들은 이미 갖춘 셈이다. 가상 세계 구현에 능한 한국 게임사가 차세대 로봇 훈련의 최적 파트너로 떠오른 이유다. 크래프톤은 올해 초 미국에 피지컬 AI 법인 ‘루도 로보틱스’를 세우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 NC AI를 앞세운 엔씨 역시 현대로템과 국방 연구개발(R&D)에 나서고, 포스코DX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공동 개발하며 영토를 넓히고 있다. 황 CEO의 이번 방문은 최신 AI 가속기 ‘베라 루빈’의 양산, 새로운 윈도용 슈퍼칩 ‘RTX 스파크’와 그를 탑재한 AI 노트북 출시와도 맞물려 있다. 수백만 명이 동시 접속해 복잡한 그래픽 연산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한국 게임 생태계는 이들 하드웨어의 효율성을 검증할 최적의 시험대로 꼽힌다. 게임업계 일정을 마친 황 CEO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전 시작에 앞서 마운드에 올랐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1993년)를 뜻하는 등번호 ‘93번’을 달고 시구에 나섰으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 창립 연도(1896년)를 상징하는 ‘96번’ 유니폼을 입고 시타로 화답했다.야구 경기 시구를 마친 뒤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이틀 만에 다시 만났다. 황 CEO가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이른바 ‘깐부 회동’을 했던 강남구 삼성동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조우한 것.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등도 자리에 함께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취재진을 향해 “우리는 AI 시대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라며 “당장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훨씬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와 최 회장은 8일 오전에도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황 CEO는 8일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과의 만남도 예고했다. 이재용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자 “그는 출장중이고,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면서 “전 부회장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미국 행정부가 오픈AI 등 인공지능(AI) 기업들에 대한 지분 보유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6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주요 AI 기업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지분을 미국 국민에게 제공해 국민이 사실상 파트너가 되는 개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 AI 기업 관계자들과 백악관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픈AI, 앤스로픽, 스페이스X 등 주요 업체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날 CNBC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백악관이 정부의 오픈AI 지분 보유 방안을 놓고 장기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올트먼 CEO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 측에 먼저 관련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국부펀드와 유사한 형태의 펀드를 조성해, 이 펀드가 오픈AI 등의 지분을 보유하며 AI 성장에 따른 수익을 국민들과 공유하는 그림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의 파격적인 지분 참여 검토는 AI 혁신이 낳을 막대한 경제적 과실을 국민과 직접 나누는 동시에 기술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굳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AI 확산이 부의 편중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고, 국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한층 벌리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분 보유가 현실화되면 오픈AI 등 미국 AI 기업은 막대한 정부 예산 지원을 통해 경쟁사를 압도하는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개입 확대가 AI 기업들의 자유로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글로벌 빅테크 구글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300억 달러(약 46조8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컴퓨팅 파워 구매 계약을 맺었다. 스페이스X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 형태로 빌려 쓰기로 한 것. AI 시장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빅테크들의 막대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보 경쟁이, 경쟁사끼리 서슴없이 인프라를 공유하는 ‘적과의 동침’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스페이스X의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는 대가로 매월 9억2000만 달러(약 1조4346억 원)를 지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올해 10월부터 2029년 6월까지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양사의 절실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풀이한다. 현재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MS)·오픈AI 연합에 맞서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인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의 성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선 막대한 연산 능력과 전력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기존 데이터센터들은 이미 심각한 ‘전력망 병목’ 상태에 직면한 상태다. 구글은 이번 계약으로 스페이스X가 자회사 xAI의 ‘그록(Grok)’ 훈련을 위해 테네시주 멤피스 등에 구축해 둔 ‘콜로서스(Colossus)’ 데이터센터의 엔비디아 GPU 11만 대 분량 잉여 인프라를 수혈받아 단숨에 숨통을 트게 됐다. 12일(현지 시간) 사상 최대 규모의 미 증시 기업공개(IPO)를 앞둔 스페이스X 또한 우주 개발 사업의 천문학적 비용을 감당할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앤스로픽과 월 12억5000만 달러(약 1조9492억 원) 규모의 자원 임대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번 구글과의 계약으로 연간 110억 달러(약 17조2000억 원)가 넘는 추가 수익 기반을 확보하면서 한시름 덜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프라 계약으로 상장 작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이스X가 IPO를 앞두고 AI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이라는 신사업에 진출했음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앤스로픽에 이어 구글까지 붙잡은 스페이스X의 연간 컴퓨팅 자원 임대 수익은 무려 260억 달러(약 40조5433억 원)에 달한다”며 “지난 한 해 전체 매출을 웃도는 규모인 만큼, IPO를 앞두고 ‘AI 인프라 강자’로서 입지를 각인시켰다”고 평가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저는 여러분을 사랑하고, 또 여러분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이 러브 유’가 아니라 ‘아이 오 유(I Owe You)’ 카드를 드립니다.”5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7일에도 숨 가쁘게 주요 기업 수장들과의 만남을 이어갔다. 서울 중구 냉면집 ‘우래옥’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의 ‘깜짝’ 점심 회동을 시작으로, 오후 1시 반에는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의 한 PC방을 찾았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인플루언서 초청 행사(랜파티)에 등장한 것. “빚을 지고 있다”는 말로 오늘의 엔비디아를 키운 한국 게임 업계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 황 CEO는 직접 추첨에 나서 최신 그래픽카드 ‘RTX 5090’과 올가을 출시 예정인 인공지능(AI) PC ‘RTX 스파크’ 노트북 교환권을 증정했다. 그 후엔 곧장 인근의 또 다른 PC방에서 김택진 엔씨 대표를 만나고, 신작 ‘아이온2’ 라이브 방송에 깜짝 출연해 게이머들과 소통했다. 황 CEO가 이렇듯 이날 일정의 상당 부분을 게임업계에 할애한 것은 20여 년간 인연을 맺어온 ‘K게임’을 차세대 AI 패권 경쟁의 전초기지로 끌어안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AI 시대, 게임은 현실과 같은 법칙이 작동하는 3차원 가상공간을 빚는 ‘디지털 트윈’ 기술의 집약체로 주목받고 있다. 로봇이 현실에서 겪을 시행착오를 미리 경험시키고, 이를 보완할 환경을 게임사들은 이미 갖춘 셈이다. 가상 세계 구현에 능한 한국 게임사가 차세대 로봇 훈련의 최적 파트너로 떠오른 이유다. 크래프톤은 올해 초 미국에 피지컬 AI 법인 ‘루도 로보틱스’를 세우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 NC AI를 앞세운 엔씨 역시 현대로템과 국방 연구개발(R&D)에 나서고, 포스코DX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공동 개발하며 영토를 넓히고 있다.황 CEO의 이번 방문은 최신 AI 가속기 ‘베라 루빈’의 양산, 새로운 윈도용 슈퍼칩 ‘RTX 스파크’와 그를 탑재한 AI 노트북 출시와도 맞물려 있다. 수백만 명이 동시 접속해 복잡한 그래픽 연산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한국 게임 생태계는 이들 하드웨어의 효율성을 검증할 최적의 시험대로 꼽힌다. 게임업계 일정을 마친 황 CEO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전 마운드에도 올랐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1993년)를 뜻하는 등번호 ‘93번’을 달고 시구에 나섰으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 창립 연도(1896년)를 상징하는 ‘96번’ 유니폼을 입고 시타로 화답했다.야구 경기 관람을 마친 뒤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이틀 만에 다시 만났다. 황 CEO가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이른바 ‘깐부 회동’을 했던 강남구 삼성동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다시 만난 것.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등도 자리에 함께했다. 황 CEO는 이 자리에서 취재진을 향해 “우리는 AI 시대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라며 “당장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훨씬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와 최 회장은 8일 오전에도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황 CEO는 8일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부회장)과의 만남도 예고했다. 이재용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자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면서 “전 부회장을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미국 행정부가 오픈AI 등 인공지능(AI) 기업들에 대한 정부 차원에서의 지분 보유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6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주요 AI 기업 지분을 직접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지분을 미국 국민에게 제공해 국민이 사실상 파트너가 되는 개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 AI 기업 관계자들과 백악관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픈AI, 앤스로픽, 스페이스X 등 주요 업체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날 CNBC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백악관이 정부의 오픈AI 지분 보유 방안을 놓고 장기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올트먼 CEO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 측에 먼저 관련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국부펀드와 유사한 형태의 펀드를 조성해, 이 펀드가 오픈AI 등의 지분을 보유하며 AI 성장에 따른 수익을 국민들과 공유하는 그림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의 파격적인 지분 참여 검토는 AI 혁신이 낳을 막대한 경제적 과실을 국민과 직접 나누는 동시에, 기술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굳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AI 확산이 부의 편중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고, 국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한층 벌리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분 보유가 현실화되면 오픈AI 등 미국 AI기업은 막대한 정부 예산 지원을 통해 경쟁사를 압도하는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개입 확대가 AI 기업들의 자유로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7일 오후 1시 20분경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의 한 골목길.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도착하고 3분 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특유의 검은색 가죽 재킷 차림으로 나타나자, 골목을 메운 인파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예상 밖 환대에 황 CEO가 눈을 크게 뜨며 놀라자, 곁에 있던 크래프톤 직원들은 “한국에서 정말 유명하다”며 웃었다. 그가 ‘배틀그라운드’ 인플루언서 행사가 열리는 지하 PC방(피시방)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실내는 “젠슨 황”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첫 행사를 마친 황 CEO의 다음 목적지는 인근에 있는 또 다른 PC방이었다. 그곳에서 김택진 엔씨(NC) 대표를 만난 그는 신작 ‘아이온2’ 라이브 방송에 깜짝 출연해 국내 게임 팬들과 직접 소통했다. 김 대표는 이후 지하주차장에서 케이타 이다 엔비디아 지포스 담당 부사장(VP)과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 게임업계와 ‘피지컬 AI’ 협업 위한 포석방한 사흘째 일정은 게임 업계에 집중됐다. 단순한 친목을 넘어, 20여년간 인연을 맺어온 K-게임을 차세대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전초기지로 끌어안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이날 두 회사를 잇달아 찾은 것을 두고 국내 게임업계와 ‘피지컬 AI’ 협업을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수십 년간 고도의 물리 엔진으로 3차원 가상공간을 정교하게 빚어 온 ‘디지털 트윈’ 기술의 집약체다. 국내 게임사들은 가상공간에서 바람의 저항, 물체의 충돌, 중력 같은 현실의 물리 법칙을 실제처럼 구현하는 데 탁월하다. 로봇이 현실에서 겪을 수많은 시행착오를 이런 가상 환경에서 미리 학습시키는 것이 피지컬 AI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앞세운 한국 게임사가 차세대 로봇 훈련의 최적 파트너로 떠오른 이유다.크래프톤은 이를 증명하듯 올해 초 미국에 피지컬 AI 법인 ‘루도 로보틱스’를 세우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강욱 크래프톤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주도로 1000억 원을 들여 엔비디아 B300 기반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도 구축한다. 자회사 NC AI를 앞세운 엔씨 역시 현대로템과 국방 연구개발(R&D)에 나서고, 포스코DX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공동 개발하며 생태계 영토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차세대 칩 ‘베라 루빈’ 토크노믹스 검증도황 CEO가 게임 업계에 잇따라 손을 내미는 것은 최신 AI 가속기 ‘베라 루빈’의 양산 시점과도 맞물려 있다. 올 하반기 양산을 앞둔 베라 루빈은 직전 모델인 블랙웰보다 전력 효율을 최대 10배 높이고 토큰당 연산 비용은 대폭 낮췄다.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판단해 일을 처리하는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연산을 토큰 단위로 쪼개 값을 매기는 만큼, 칩의 연산 비용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AI 사업의 성패를 가른다.수백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 복잡한 그래픽 연산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한국 게임 생태계는 엔비디아 신규 하드웨어의 성능과 경제성(토크노믹스)을 검증할 최적의 시험대다. 글로벌 기준에서도 가장 가혹한 축에 드는 국내 게임 환경에서 나온 데이터는 곧바로 신규 칩 양산 직전의 성능 지표로 반영될 전망이다.게임 업계와의 일정을 마친 황 CEO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전 마운드에 오른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를 뜻하는 등번호 ‘93번’을 달고 시구에 나서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 창립 연도를 상징하는 ‘96번’ 유니폼을 입고 시타로 화답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스마트폰의 뒤를 이을 ‘차세대 폼팩터’(기기 형태)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스마트 글라스(이하 AI 글라스) 시장 선점을 위한 패권 다툼이 불붙고 있다. 메타가 앞서 달리는 가운데 삼성, 구글, 애플에 중국 기업까지 뛰어들며 경쟁이 갈수록 달아오르는 모양새다.수요 둔화와 기술 포화 등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9380만 대로 1년 전보다 2.9% 줄었다. 2022년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연 12억 대 안팎에 머무는 데다 메모리 공급난까지 겹치며 정체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반면 ‘포스트 스마트폰’을 노리는 AI 글라스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AI 글라스 시장 규모가 올해 1000만 대를 넘어 2030년이면 3500만 대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는 곳은 메타다. 메타는 무겁고 값비싼 디스플레이 렌즈를 덜어내고 50g대의 가벼운 무게와 AI 음성 비서 기능에 집중하는 ‘실용주의’를 택했다. 판매가 379달러(약 58만 원)에 나온 ‘레이밴 메타 2세대’는 지난해 상반기(1∼6월) 글로벌 AI 글라스 시장의 73%를 점유했다. 2023년 1세대 첫 출시 이후 메타 글라스의 누적 판매량은 900만 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루 종일 쓰는 AI 안경’의 대중화 가능성을 확실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메타의 독주에 위기감을 느낀 전통의 모바일 강자들도 ‘반(反)메타 연합’으로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의 각 동맹이 대표적이다. 이들도 메타처럼 무거운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를 덜어내고 AI 생태계를 앞세워 맞불을 놓았다. 삼성의 하드웨어 제조력, 구글의 안드로이드 XR 운영체제(OS)와 AI ‘제미나이’, 퀄컴 전용 칩(스냅드래건 AR1)을 묶은 AI 글라스가 올해 하반기(7∼12월) 시장에 등장하는 것.프리미엄 시장을 먼저 두드린 애플은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비전 프로’가 600g이 넘는 무게와 3499달러(약 480만 원)라는 높은 가격에 막혀 첫해 판매가 50만 대 안팎에 그치자, 애플은 지난달 추가 개발을 사실상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대신 아이폰과 연동해 무게를 확 줄인 일반 안경 형태의 ‘애플 글라스’ 개발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진다.국책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3월 보고서에서 AI 글라스를 ‘시선 중심 컴퓨팅’으로 가는 길목이자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당장은 스마트폰을 거드는 보조 기기에 머물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쟁의 무게추는 하드웨어 성능에서 시선 데이터를 읽는 AI 플랫폼으로 옮겨간다고 봤다. 다만 배터리·발열·경량화·시야각 등 상시 착용을 막는 기술적 과제와 ‘킬러 콘텐츠’ 확보를 대중화의 관건으로 꼽았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클로드(Claude)’ 개발사인 미국 앤스로픽의 기술·제품 책임자들이 16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찾아 국내 개발자들과 만난다.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둔 앤스로픽이 한국 시장에서 부쩍 보폭을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앤스로픽뿐 아니라 오픈AI 등 다른 기업들도 한국에 잔뜩 공을 들이고 있다. AI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테크 기업들로서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프라와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은 놓칠 수 없는 파트너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케이틀린 레시 앤스로픽 플랫폼 엔지니어링 총괄과 앤절라 장 제품 총괄이 16일 네이버에서 국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밋업(Meetup)’을 연다. ‘밋업’은 공통의 관심사나 기술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자유롭게 지식을 공유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소규모 교류 행사를 뜻한다. 통상 개발자 간 교류 성격이 짙은 행사지만, 이번엔 앤스로픽의 기반 기술과 제품 개발을 이끄는 책임자들이 직접 나서는 만큼 무게감 있는 의제가 오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해외 AI 기업과 국내 IT 업계의 미팅을 자주 주선해 온 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사내 AI 도구 모음(툴키트)으로 제공하는 만큼 이와 연관된 정보를 다루는 게 주요 목적”이라면서도 “네이버와의 기술 제휴나 앤스로픽이 주도하는 보안 동맹 합류 등 다양한 협업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최근 앤스로픽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최기영 전 스노우플레이크 한국 총괄을 초대 한국 대표로 선임하고 서울 강남에 사무소를 열었다. 한국은 인구 규모 대비 클로드 사용량이 회사 기대치의 3.5배를 넘길 만큼 반응이 뜨거운 시장이기도 하다. 이달 초에는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찾아 사전에 차단하는 보안 특화 AI ‘미토스(Mythos)’ 기반의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 ‘글래스윙’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도 4일 글래스윙 합류를 알리며, 엄격한 규정과 관리 지침에 따라 안전성을 검증한 뒤 보안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핵심 인프라·서비스 보안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앤스로픽이 이처럼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데는 임박한 미국 증시 상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앤스로픽은 1일(현지 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신청서 초안을 비공개로 제출하며 경쟁사인 오픈AI보다 한발 앞서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한국처럼 주요 거점이 되는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기업 고객과 파트너를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한국을 향한 구애에 나선 것은 앤스로픽만이 아니다. 오픈AI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AI 생태계 업무협약(MOU)을 맺고, 삼성전자·SK와 손잡고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주 한국을 찾아 주요 그룹 경영진과 만난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AI) ‘클로드(Claude)’ 개발사인 미국 앤스로픽의 기술·제품 책임자들이 16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찾아 국내 개발자들과 만난다.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경쟁사인 오픈AI와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최고 수준의 AI 인프라와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 시장에서 협력의 보폭을 빠르게 넓히려는 행보의 하나로 풀이된다.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케이틀린 레시 앤스로픽 플랫폼 엔지니어링 총괄과 안젤라 장 제품 총괄은 16일 네이버에서 국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한 ‘밋업(Meetup)’을 연다. 밋업은 공통의 관심사나 기술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자유롭게 지식을 공유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소규모 교류 행사를 뜻한다. 이번 행사에는 앤스로픽의 대규모언어모델(LLM) ‘클로드’의 기반 기술과 제품 개발을 이끄는 책임자들이 직접 나서는 만큼, 단순한 교류를 넘어 네이버와의 기술 제휴나 앤스로픽이 주도하는 보안 동맹 합류 등 무게감 있는 의제가 오갈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해외 AI 기업과 국내 IT 업계의 미팅을 자주 주선해 온 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사내 AI 도구 모음(툴킷)으로 제공하는 만큼 개발자 간 교류 성격이 짙지만, 고위 임원이 직접 찾는 자리인 만큼 다양한 협업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앤스로픽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최기영 전 스노우플레이크 한국 총괄을 초대 한국 대표로 선임하고 서울 강남에 사무소를 열었다. 한국은 인구 규모 대비 클로드 사용량이 회사 기대치의 3.5배를 넘길 만큼 반응이 뜨거운 시장이다. 이달 초에는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찾아 사전에 차단하는 보안 특화 AI ‘미토스(Mythos)’ 기반의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 ‘글래스윙’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합류했다. SK텔레콤도 4일 미토스 합류를 알리며, 엄격한 규정과 관리 지침에 따라 안전성을 검증한 뒤 보안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핵심 인프라·서비스 보안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앤스로픽이 이처럼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임박한 미 증시 상장과 무관치 않다. 앤스로픽은 1일(현지 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상장 신청서 초안을 비공개로 제출하며 한발 앞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성공적인 증시 입성을 위해서는 한국과 같은 주요 거점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기업 고객과 파트너를 확보해 수익 기반을 다져야 한다.글로벌 빅테크들의 ‘한국 구애’는 앤스로픽만의 일이 아니다. 오픈AI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AI 생태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삼성전자·SK와 함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번 주 방한해 주요 그룹 경영진과 만나 로봇 등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분야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