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호

최재호 기자

동아닷컴 팩트라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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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진실된 기사를 쓰겠습니다.

cjh1225@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사건·범죄48%
건강12%
월드톡10%
국방8%
사고8%
미담6%
경제일반4%
노동2%
과학일반2%
사회일반0%
  • 부천 시장 4명 사망 참사…트럭 운전자 “브레이크 아닌 가속페달 밟았다” 인정

    부천 제일시장에서 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친 ‘트럭 돌진 사고’를 낸 60대 운전자가 페달 오조작을 인정하며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사고 원인을 둘러싼 의혹은 많았지만,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진술을 토대로 운전자의 조작 실수가 결정적이었다고 결론지었다.경기남부경찰청은 21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A 씨(67)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13일 오전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 일대에서 1t 트럭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4명을 숨지게 하고 18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사고 직전 차량을 1~2m가량 후진했다가 갑자기 132m를 질주하며 행인과 상인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시장 매대와 점포 사이를 지나던 시민들이 그대로 충격을 받았고, 당시 시장은 오전 장을 보던 인파로 붐비고 있었다.피해자 22명 중 사망자 4명은 모두 시장로를 걷던 행인이었다. 중상자는 7명, 경상자는 11명으로 집계됐으며, 최근 경상자 1명이 추가되면서 전체 사상자 수는 기존 21명에서 22명으로 늘었다.● “브레이크 밟았다”던 운전자, 블랙박스엔 ‘가속페달’…결국 실수 인정사고 직후 A 씨는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트럭 내 ‘페달 블랙박스’를 분석한 결과 A 씨는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깊게 밟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또 그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모야모야병이 심하다”며 병증과 사고의 연관성을 주장했지만, 이후 보강조사에서 “모야모야병은 운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페달 조작 실수를 인정했다. 경찰은 그의 진술과 기기 분석, CCTV 등을 종합해 사고 원인을 ‘페달 오조작’으로 최종 판단했다.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차량 감정 결과와 대한의사협회의 의료 자문 결과는 아직 회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증거와 진술로는 ‘질병에 의한 돌발 상황’보다는 ‘순간적 오조작’에 무게가 실린다는 입장이다.경찰은 추가 증거 검토 후 검찰과 협조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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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인이 돈 빌려달라고 하면 얼마까지? 男 439만원, 女 290만원

    연인 사이 금전거래에 대한 인식이 성별에 따라 뚜렷하게 다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성은 평균 439만 원까지 빌려줄 수 있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290만 원 수준으로 응답해 금전적 허용 범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미혼 남녀의 연애 가치관이 경제적 요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주목된다.21일 결혼정보회사 가연은 25~39세 미혼 남녀 500명(남녀 각 250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연애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조사는 지난 6월 오픈서베이를 통해 진행됐으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4.38%포인트(p)다.● 연인에게 돈 빌려줄 수 있을까… “가능하다” 58.8%‘연인에게 돈을 빌려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성별무관)의 58.8%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반면 만난 기간과 관계없이 “빌려줄 수 없다”는 응답은 37%였다.빌려줄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면 가능하다’라는 응답이 3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만난 기간이 오래됐을 경우 가능하다’(19.4%), ‘만난 기간이 짧아도 빌려줄 수 있다’(8.6%)가 뒤를 이었다. 이는 돈을 빌려주는 판단 기준이 ‘신뢰 관계가 어느 정도 형성됐는지’로 결정된다고 보여진다.● 남성일수록, 나이가 들을수록 상대에게 빌려주는 금액↑빌려줄 의향이 있는 경우 금액은 평균 372만 9800원으로 집계됐다. 성별 차이는 더 두드러졌다. 남성은 평균 439만 1200원을 제시해 여성(290만 3100원)보다 약 149만원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평균 320만 4100원, 30대가 398만 9000원을 기록해 나이가 클수록 금액이 커진다는 특징을 보였다.● “관계가 계산적으로 변할까 두렵다”… 빌려주지 않는 이유 1위반대로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상대와 돈거래를 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이유가 64.9%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계산적인 관계로 변할까 봐 불편하다”(24.9%), “여윳돈이 없다”(4.9%), “돌려받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4.3%) 등이 2,3위를 차지했다. 금전적 손해 우려보다 ‘관계 변질’에 대한 부담이 컸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성별에 따라 달라진 ‘금전관계’성별에 따른 인식차이도 눈에 띄었다. 남성의 66.4%는 “빌려줄 수 있다”고 답했지만, 여성은 51.2%만 같은 답을 내놓으면서 약 15%p 차이를 보였다. 반면 “빌려줄 수 없다”고 한 응답은 여성(44%)이 남성(30%)보다 높았다.가연 관계자는 “경제관념은 각자의 기준과 경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며 “다만 연인 간 금전거래가 곧 애정의 척도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문서를 남기는 등 상호 신뢰를 지키는 방법과 합의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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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기사-아파트 갈등 또…“출퇴근 때 배송 금지” 갑론을박 [e글e글]

    한 아파트가 택배기사들에게 출퇴근 시간을 피해 배송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논쟁을 일으켰다.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택배기사들을 대상으로 벽에 붙여 놓은 공지문이 공유됐다.● 5가지 요구사항…“출퇴근 시간대 배송 금지”공지문에 따르면 아파트 측은 입주민의 안전하고 쾌적한 승강기 이용을 위해 5가지 사항을 준수해 달라고 요구했다.요구사항에는 △출퇴근 시간대는 피해서 배송하기 △차고 2.6m 이하 지상 진입 금지 △승강기 문틈에 대차 및 물건 끼워 놓는 행위 금지 △승강기 버튼을 한 번에 여러 층 눌러 전용으로 사용 금지 △기타 입주민에게 불편을 끼치는 행위 금지라고 적혀있다.특히 승강기 버튼을 한꺼번에 누르는 행위는 입주민의 민원이 쇄도한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입구에 두고 찾아가라” VS “엘베 10분 기다리면 환장”이 사안을 두고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파트 입구에 집하장을 만들어 각자 찾아가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이럴 거면 배송을 시키지 마라”, “저걸 다 지키려면 택배가 늦게 도착한다. 갑질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아파트 측의 요구안을 비판했다.반면 아파트의 요구안을 지지하는 누리꾼들은 “아침에 엘리베이터만 10분 기다리면 환장한다”, “크게 무리한 요청은 아닌 것 같다”, “24층 건물에 10개 층쯤 미리 눌러 놓고 문 막아 놓고 다 배송하고 오면 1층에서 기다리는 주민은 속 터진다”며 공감했다.아파트 측과 택배기사간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8월에는 전남 순천시의 한 아파트 단지가 택배 기사들에게 공동현관과 승강기 이용 요금을 받으려다가 ‘갑질 논란’이 일자 철회했다. 2023년 경기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는 아파트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금지하자 기사들이 정문에 택배를 쌓아두기도 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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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직 정황 없어”…기술유출 혐의 ‘삼바’ 前직원 석방

    국가 핵심기술과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전직 직원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회사측은 엄벌을 원했지만 재판부는 기밀이 다른기업에 넘어간 정황이 없다며 감형했다.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항소4-2부(부장판사 류호중)는 지난 19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바이오 전 직원 A 씨(46)에게 징역 3년이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A 씨는 2022년 12월 인천시 송도동 삼성바이오 본사에서 자료를 출력해 옷 속에 숨겨 나와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국외 유출이나 이직 준비한 정황 없어”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2주간 출력해 외부에 가지고 나간 자료는 5000쪽이 넘고 국가 핵심기술도 포함돼 있다”며 “회사의 경쟁력을 위태롭게 하고 국가 산업에도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밝혔다.이어 “8년간 근무하며 영업비밀보호 서약을 했는데도 신뢰관계를 배신해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회사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피고인은 다른 회사에 넘겨줄 생각이었다면 보다 중요한 서류를 갖고 나왔을 거라고 진술했다”며 “주거지와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한 결과 다른 기업과 국외에 자료를 유출했다거나 이직을 준비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A 씨는 “회사에서 갖고 나온 자료를 쓰레기장에 찢어 버렸다”고 주장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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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달뒤 병원 예약했다가 큰일 날 뻔”…김상욱 교수 심근경색 경고

    최근 심혈관 스텐트 시술을 받은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가 직접겪은 심근경색 전조 증상을 공유했다.김 교수는 19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심근경색 전조 증상이 올해 8월부터 있었던 것 같다”며 “속이 거북하고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었는데 금방 사라져 모르고 있었다. 9월쯤 되니 등산하거나 뛰면 가슴과 명치 부분이 답답해졌다”고 회상했다.이어 “증상이 곧 사라져 잠깐 안 좋은 정도라고 생각했다”며 “원래 몸이 부실하긴 하지만 심장이 아팠던 적은 없었다. 9월 중순쯤 증상을 검색해 보니 협심증 증세와 비슷하더라”라고 말했다.● 밤 11시에 통증…곧바로 병원행그는 “큰 병원에 가려고 1달 반 뒤로 예약했는데 추석 때 몸이 좋지 않았다”며 “밤 11시쯤이었는데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아프더라. 아내에게 얘기했더니 평소 ‘내일 가자’는 스타일인데도 바로 병원에 가자고 했다”고 덧붙였다.김 교수가 병원 응급실로 이동하는 동안 그의 상태는 호전됐다 악화됐다를 반복했다고 한다.김 교수는 “응급실 의사분이 검사를 하더니 저보고 ‘정말 괜찮냐’고 물어봤다”며 “제가 ‘지금 괜찮은 거 같으니 집에 가도 되겠냐’고 말하니 ‘당장 입원하시고 새벽에 수술받아야 한다’고 하셨다”라며 당시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그는 “그때는 ‘이게 말이 돼?’라는 생각이었다. 중환자실에 입원해 요도에 소변 줄까지 차니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싶었다”며 “화장실조차 혼자 못 가게 했고 24시간 관찰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두 번 하기 힘든 경험…한순간 한순간이 소중김 교수는 이후 심혈관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그는 “전신 마취가 아니라 부분 마취라 제 혈관이 보였다. 수술하는 순간에도 믿기 어려웠다”며 “나중에 찾아보니 놀라운 시술이더라. 카테터(가느다란 관)를 넣는 작업은 1920~30년대에 시작됐고, 조영제로 혈관을 보고 한 게 1940년대더라”고 설명했다.시술을 한 김 교수는 심 혈관에 삼입한 스텐트를 몸이 이물질로 감지해 혈관이 다시 막히지 않도록 피가 응고되지 않게 하는 약(항응고제)을 먹어야 했었다. 이로인해 허벅지 쪽 절개한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6시간 이상 그 자세로 꼼짝하지 않고 있어야 했다. 어떤 경우에는 20시간 넘게 피가 멈추지 않아 시간을 보내기 힘들었다고 한다.김 교수는 “정말 내 인생에서 두 번 하기 힘든 경험을 했다”며 “그 순간 세상에서 사라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한순간 한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집안 내력있고 몸이 평소와 다르면 병원에 꼭 가보길”그러면서 “저희 집안 병력이 있긴 하다. 이런 질병은 유전과 생활 습관에 이유가 있다”며 “집안에 내력이 있으신 분들은 몸이 평소와 다르면 병원에 꼭 가보시길 말씀드린다”고 당부했다.김 교수는 tvN 예능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등에 고정패널로 출연한 바 있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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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 먹으면서 마음의 짐 훌훌”…힐링 명소 자리잡은 ‘청년밥심’[따만사]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가 대학생·청년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는 ‘청년밥심’ 61번째 행사를 열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 청년들의 새로운 ‘마음 쉼터’로 자리 잡고 있다.4일 오전, 연화사 스님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이른 시간부터 공양실에 모여 배식을 준비했고, 11시 40분이 지나자 주변 대학의 학생들이 하나둘 줄을 서기 시작했다. 11시 50분 배식이 시작되자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 도륜스님은 “편안히 먹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가라”, “천천히 먹고 항상 건강하길 바란다”며 학생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건넸다.경희대생 A 양은 “청년밥심을 진행할 때마다 꼭 신청해 온다”며 “처음엔 사찰에서 밥을 먹는 것이 어색했지만 이젠 스님들과 대화를 나눌 만큼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한국외대생 B 군도 “혼자 왔다가 이제는 여자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고 사찰을 둘러보는 시간까지 생겼다”며 “사찰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청년밥심의 계기…유튜브 통한 소통으로 시작얼마 전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의 신임대표이사에 취임한 도륜스님은 청년밥심의 계기를 청년들과의 유튜브 소통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 사회복지재단의 대표이사셨던 묘장스님이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통해 청년들과 많은 소통을 이어갔다”라며 “이들 중 대학생들이 많았는데 바쁜 학업 일정에 밥을 제대로 못 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당시 묘장스님은 이런 대학생들과 청년들에게 매일은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연화사에서 점심을 제공하자고 제안했고 이는 곧 청년밥심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이후 청년들의 호응이 높아지자 대학교 주변 사찰들이 청년밥심 프로그램에 동참했다고 한다.도륜스님은 “묘장스님이 청년들과 소통을 많이 한 덕분에 이런 사업들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청년들의 고민을 해결하려 노력했다”라며 “밥 한 끼 제공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청년들의 고민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사찰도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청년들에게 공동체나 연대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청년밥심의 목표다”라고 전했다.2024년부터 시작한 청년밥심…1년만에 최대성과는 바로 ‘이것’청년밥심은 2024년부터 연화사부터 시작해 홍대선원, 상도선원, 개운사 등 4개 사찰까지 합류해 총 60회 이상 진행됐다. 신청자 수는 약 2000명으로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도륜스님은 “단순한 한 끼를 넘어 청년들이 사찰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따뜻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큰 성과”라며 “많은 청년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받았다’, ‘사찰이 이렇게 따뜻한 곳인 줄 몰랐다’며 소감을 전하며 느껴지던 불교에 대한 인식이 한층 부드럽고 친근하게 바뀐 것도 성과”라고 전했다.그러면서 “사찰이 이 나라 청년들이 마음을 털어놓고 서로 공감하며 쉬어갈 수 있는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이제는 노년층만 사찰을 찾는다는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아 다행”이라고 전했다.엄격한 사찰식이 아닌 청년들에게 맞춰진 ‘가족같은 밥’도륜스님은 묘장스님이 시작한 청년밥심을 더 크게 이끌어갈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묘장스님께서 청년밥심의 첫걸음을 내딛으셨다면 저는 그 뜻을 꾸준하고 체계적으로 이어가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며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청년들의 호응이 늘어나면서 ‘이 좋은 사업을 더 많은 지역의 청년들에게 전달해야겠다’라는 마음이 생겼다”고 전했다.도륜스님은 딱딱하고 엄격한 불교체계에 맞춘 사찰음식이 아닌 청년들이 선호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사용해 배식하면서 청년들의 반응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사찰식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청년들의 입맛을 고려한 맞춤형 사찰식을 한 끼 제공하고 있다”며 “건강과 맛을 같이 챙길 수 있고 가족들이 먹는 것 같은 식사로 발전했다”고 전했다.청년밥심,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가?도륜스님은 청년밥심을 지금보다 더 확대하고 싶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청년밥심을 불교계의 지속 가능한 청년 지원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라며 “내년에는 더 많은 대학가 주변 사찰들과 지방의 주요 거점 사찰들까지 청년밥심 프로젝트에 합류해 전국적으로 청년들의 끼니를 해결해 주면서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이어 “요즘 청년들은 내면의 고민이 끊이질 않고 이런 고민을 담고 있으면 어려움을 끊어내질 못한다”라며 “여기 와서 밥 한 끼하고 스님들과 고민 상담도 하고 하는 게 우리들이 청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그러면서 “우리 스님들도 이를 위해 사찰을 엄격하고 닫혀있는 부분이 아닌 열려있는 공간으로 함께한다”고 덧붙였다.청년 프로그램의 증가…불교계의 파격적인 내부변화인가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청년밥심 외에도 사찰 기반 연애 프로그램 ‘나는 절로’를 운영하는 등 청년 대상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초기에는 “사찰의 엄격함을 유지해야 한다”며 반발도 있었지만, 젊은 스님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변화가 시작됐다. 도륜스님은 “전통 행사들은 노년층 중심이라 딱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청년들을 위한 문화상품이 필요하다는 내부 논의를 바탕으로 기획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첫 시도는 실패했다. 기존 사찰 행사의 엄격한 분위기를 유지한 프로그램은 청년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후 기획팀은 TV 연애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복장도 캐주얼하게 바꾸고, 사찰 자체를 ‘만남의 공간’으로 재구성하며 지금의 ‘나는 절로’가 탄생했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 용기내어 와라도륜스님은 “취업난·경기 침체 속에서 청년들이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전통적으로 종교와 복지기관은 사회가 놓치는 지점을 채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 또한 자기 내면에 고민을 담아두면서 자신을 구석으로 몰지 말고, 사찰로 나와 우리와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해봤으면 좋겠다”며 “마음을 나누다 보면 같이 나아갈 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결코 혼자가 아니니 용기를 내어 소통하러 절로 오라”고 강조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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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母 일본父 살해한 30대, 경찰에 전화해 “내가 죽였다”

    흉기로 부모를 모두 살해한 일본 거주 30대 한국 국적 남성이 현지 경찰에 검거됐다. 본인이 경찰에 전화해 자수하면서 범죄가 드러났다.19일 일본의 닛테레뉴스, 아오모리TV 등에 따르면 아오모리시 경찰은 한국 국적의 무직 남성 김모 씨(34·일본명 가나모토 타이슈)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한국인 어머니 일본인 아버지 살해김 씨는 전날 아오모리시 자택에서 어머니 이모 씨(61·일본명 가나모토 미라)와 아버지 가나모토 나오토 씨(71)를 주방용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범행 후 스스로 경찰에 “부모를 죽였다”고 신고했다.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버지는 등이 찔린 채 1층 복도에 누워 있었다. 어머니는 1층 욕실에 쓰러져 있었다. 현장에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흉기도 있었다.● 부모 모두 저항했던 흔적나오토 씨와 이 씨의 몸에는 모두 저항할 때 생기는 ‘방어흔’도 발견됐다. 경찰은 김 씨의 팔에도 베인 상처가 있는 점 등을 토대로 범행 당시 몸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김 씨는 부모 외에도 동생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경찰은 4인 가족의 장남이었던 김 씨의 범행 동기를 명확히 파악하고자 수사를 진행중이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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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서 ‘군복 행진’한 중국인들…서울시 “허가 없었다”

    서울 한강공원에서 군복 차림의 중국인들이 집단 행진을 벌여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행사가 서울시의 사전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미승인 행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군사 퍼포먼스와 다름없다”는 시민 반발이 커진 상황에서 서울시는 유감을 표하며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운영부 여의도안내센터는 최근 민원 답변을 통해 지난달 31일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진행된 중국인 걷기 행사는 허가받지 않은 행사였다고 밝혔다.● 군 위장복입고 한강공원 행진한 중국인들…“선 넘었다” 시민들의 불쾌감 지난 4일 중국판 소셜미디어(SNS)인 ‘더우인’에는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 일대에서 중국인들이 군복을 입고 제식훈련 하듯 한강둔치를 걷는 영상이 공유됐다. 이들이 들고다니던 현수막에는 ‘2024 한국(한강) 국제걷기교류전 중국 걷기 애호가’라는 문구가 한글과 한자로 쓰여 있었다.이들은 걸어가면서 군가와 비슷한 행진곡을 사용해 걷기교류전이나 문화행사 취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고 이를 현장에서 본 목격자와 누리꾼들은 “한국내 중국군 군벌을 모으거나 중국 사병을 육성하고 있는 것 아니냐”, “다른 유니폼은 그렇다 쳐도 군복은 선을 넘었다”, “중국군 행진가를 틀어놓고 걷는게 무슨 의도가 있는거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논란이 일었다.● “중국 군복입고 행진하는 행사 왜 허가해줬나” 민원 넣은 시민이후 시민 A 씨가 서울시에 “중국인 단체가 중국 군복이나 제복 같은 것을 맞춰 입고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 주변에서 행진 행사를 대대적으로 했다”며 관련 민원을 넣었다.A 씨는 “이런 행사가 서울시 허가를 받고 진행됐나. 허가를 받고 진행됐다면 중국인들이 군복을 입고 행진하는 행사를 왜 허가해줬나. 허가를 하지 않았다면 여의도 경찰이나 여의도 관할 부서들은 전혀 인지하고 있지 않았다는 말씀인가. 중국 대사관에 항의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글을 올렸다. ● 서울시 “해당 행사는 미 승인행사로 밝혀져…엄격히 관리하겠다”이에 서울시 측은 “이번 행사는 사전에 필요한 승인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고 한강공원과의 협의 없이 무단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한강공원에서는 모든 행사에 대해 사전에 한강공원 안내센터 및 본부 해당 부서의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미승인 행사가 적발될 경우에는 즉각적으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이와 같은 사안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한강공원 내에 현수막을 걸었으며 행사 승인 절차를 보다 엄격히 관리하고 공원 내 순찰 활동을 강화해 미승인 행사로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가 발생치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사태 재발을 막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주최 측 “자체적으로 신고를 안해도 된다고 판단해 진행했다”해당 행사를 주최한 한국문화교류사업단 측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대규모 공연이 포함되지 않아 자체적으로는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판단했다”며 관련 입장을 전했다.서울시는 해당 설명과 별개로 “군복을 연상케 하는 단체복 착용과 행진 방식이 시민 불안감을 초래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한 만큼, 행사 규모와 허가 기준을 둘러싼 책임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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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핵항모도 가상 격침”…장보고함, 34년 활약 뒤 마지막 항해

    우리 해군 첫 잠수함인 209급 장보고함(1200t)이 34년간의 작전 역사를 마무리하고 마지막 항해에 나섰다. 해외 연합훈련에서 미국 해군 핵항모를 가상 격침하는 등 수차례 실전적 성과를 거둔 대표 전력의 퇴역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34년 만에 마지막 항해… 초대 함장 등 1기 인수요원 동승해군에 따르면 장보고함은 19일 오후 진해군항을 떠나 약 2시간 동안 마지막 항해를 진행한다. 이번 항해에는 취역 직후 국내 첫 항해를 맡았던 안병구 초대 함장(예비역 준장)과 당시 무장관·주임원사 등 1기 인수요원 4명이 함께한다.장보고함이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입항하면 진해군항에 정박한 모든 잠수함이 기적을 울려 임무 완수를 축하할 예정이다. 해군 관계자는 “장보고함은 대한민국 잠수함사의 출발점이자 전력 자립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장보고함은 1988년 독일 HDW조선소에서 건조가 시작돼 1991년 진수됐고, 1992년 해군에 인수된 뒤 전력화 시험을 거쳐 1993년 6월 대한민국 최초의 잠수함으로 공식 취역했다.해군은 통일신라 시대 청해진을 이끌며 해양을 개척한 장보고 대사의 이름을 함명으로 부여해 ‘새로운 바다 개척’의 의미를 담았다.장보고함은 1992년부터 2025년까지 지구를 15바퀴 이상 도는 34만2000마일(약 63만3000㎞)을 항해하며 “100번 잠항하면 100번 부상한다”는 잠수함사령부의 신조를 마지막까지 지켜냈다.● 림팩에서 美 핵항모도 가상 격침… “디젤잠수함 쇼크” 남긴 성과장보고함의 실전적 훈련 성과는 여러 해외훈련에서 입증됐다. 특히 2004년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는 미국 핵항공모함을 포함한 함정 30여 척을 가상 격침하는 전과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장보고함은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아 미 해군 내부에서 ‘디젤잠수함 쇼크’를 선사했다는 평가를 남겼다.이후에도 2013년 한·미 연합대잠전 훈련(Silent Shark), 2016년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구조훈련(PAC-REACH) 등 주요 해외 잠수함 훈련에 모두 참가해 ‘주요 해외훈련 100% 참여’라는 기록을 남겼다.2023년까지 작전 임무를 수행한 장보고함은 지난해부터 훈련함으로 전환돼 잠수함 승조원 교육 훈련과 승무원들의 잠수함 관련 자격 유지 훈련 등의 임무를 수행해 왔다.이제권 장보고함장(소령)은 “장보고함은 잠수함사령부 창설의 초석을 다진 잠수함부대의 꿈이자 도전의 상징이었다”며 “앞으로도 장보고함의 개척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침묵의 수호자로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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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만 깨끗하면 OK?”…사천 케이블카 주차장서 ‘기저귀 투기’ 논란 [e글e글]

    경남 사천시의 한 케이블카 주차장에서 사용한 기저귀가 버려진 모습이 포착돼 누리꾼의 공분이 일었다.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기저귀를 버리고 가는 심리는 무엇일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글을 작성한 A 씨는 “가족과 함께 사천시 한 케이블카에 방문했다”며 “주차장에서 사진을 촬영했는데 그 바닥에 사용한 기저귀가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A 씨는 “저렇게 (무단으로) 버리고 가면 ‘쓰레기봉투 살 돈 아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라며 “제발 공공장소에서 이러지 말자”라고 밝혔다.누리꾼들은 이에 “자기 차만 깨끗하면 된다는 이기적이고 상식 없는 행동”, “기본도 안 된 부모가 어떻게 아기를 키울 것인지 걱정된다”, “아기도 어떻게 자랄지 훤히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또 다른 누리꾼은 “저는 한적한 카페 2층 테이블에 몰래 기저귀 버리고 간 사람도 봤다. 완전 민폐에 진상이었다”며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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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히 해 이 XX야”…전광훈, 유튜버 ‘빤스’ 질문에 격분한 순간

    서울 폭동 사태 배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현장에서 ‘내란 빤스’라는 조롱을 듣고 분노해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포착됐다.18일 전 목사는 특수건조물침입·특수공무집행방해 교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에 출석했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조사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한 유튜버의 돌발 질문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 “목사님 어떤 빤스 입고 오셨어요” 조롱에 욕설·반발한 전광훈 목사전 목사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중 한 유튜버로부터 ‘목사님 어떤 빤스 입고 오셨어요’라는 소리를 듣고 “조용히 해”, “저 사람 누구야”, “저런 사람 쫓아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하지만 전 목사는 유튜버로부터 ‘어떤 빤스 입고 오셨어요? 내란 빤스 입고 오셨습니까’라는 조롱을 듣자 “조용히 해 이 개XX아”라며 욕설을 했다. 그러면서 “저런 X들 때문에 기자회견이 안 된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빤스 발언’ 논란은 2005년부터…전광훈 “왜곡 보도였다” 주장 유지전 목사의 ‘빤스’ 관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5년 대구의 한 교회에서 열린 목회자 집회에서 “젊은 여집사에게 빤스 내려라 해서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내 성도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당시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전 목사는 “성도의 신뢰를 목회자가 악용해선 안 된다는 의미였는데, 언론이 말을 앞뒤 잘라 왜곡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이후에도 그는 여러 차례 해당 발언이 오해라고 주장해 왔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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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면 봉쇄 아니어도 감금”…78세 여성 출입 막은 이웃 유죄로 뒤집혀

    고령 여성의 집 앞에 가재도구를 쌓아 출입을 어렵게 하면 감금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감금은 반드시 벗어날 수 없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1심 무죄 판결을 뒤집은 2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감금 혐의로 기소된 70대 여성 A 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웃 민원에 앙심 품고 현관 앞에 책장·화분 쌓아70세 A 씨는 서울 관악구 다세대주택에서 78세 여성 B 씨와 이웃으로 살았다. 지난해 4월 B 씨는 “A 씨가 공용 공간에 자신의 물품을 쌓아둬 통행에 불편을 준다”며 민원을 제기했고, B 씨에게 보복하기 위해 B 씨 집 현관 앞 공용 공간에 책장, 테이블, 합판, 화분 등 가재도구를 촘촘히 쌓아올렸다. 이 공간은 B 씨가 집을 드나들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통로였다.B 씨는 “현관문을 열어도 짐더미 때문에 나갈 수 없다”며 A 씨를 감금 혐의로 고소했다. 문제는 ‘출입을 어렵게 하는 행위’가 형법상 감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1심은 무죄…“외출·귀가 가능했으므로 감금 아냐”1심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의도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괴롭히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하면서도, 감금죄의 기준을 엄격하게 해석했다.즉 “감금죄는 물리적으로 탈출이 불가능하거나 탈출할 때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험이나 수치심 등이 뒤따르는 경우에 감금상태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재판부는 B 씨가 실제 외출한 뒤 오후에 귀가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감금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즉 불편함은 있었지만 ‘탈출 불가능’ 상태는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2심은 전면 뒤집어 유죄…“행동 자유 박탈은 전면적일 필요 없어”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정반대였다. 2심 재판부는 “감금의 본질은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으로, 그 수단과 방법은 유형적인 것이나 무형적인 것을 가리지 않고, 사람의 행동의 자유 박탈은 반드시 전면적일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재차 강조했다.재판부는 B 씨가 고령임을 고려할 때, 키 높이까지 쌓인 짐더미를 넘어 외출하는 행위 자체가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었고 실질적으로 출입을 크게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A 씨에게 벌금 30만원이 선고됐다.● 대법원 “2심 판단 정당”…감금죄 성립 범위 다시 확인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논리·경험칙을 위배하거나 감금죄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번 판결로 ‘부분적·상대적 제약’이라도 고령자·취약계층의 출입을 사실상 봉쇄하거나 위험을 감수하게 만들면 감금죄가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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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명 중 3명 떨어졌다” 지난해 학폭 이력 대학지원자 298명 탈락

    학교폭력(학폭) 이력을 대입 전형에 반영한 대학들이 지난해 총 298명의 지원자를 탈락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 이력이 있는 지원자 4명 중 3명꼴로 불합격한 셈이다.18일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교육부에서 받은 ‘전국 대학 학교폭력 감점제 반영 현황’을 공개했다. ● 2024년 4년제 대학 193개 중 71개가 학폭 조치 대입 전형에 반영해당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 국내 4년제 대학 193곳 중 자료를 제출한 134개 대학 가운데 국공립·사립대 61곳, 교육대 10곳 등 총 71개 대학이 학생부의 학폭 조치 사항을 대입 전형 평가에 반영했다. 이들 학교에서 학폭 이력이 있다고 확인된 지원자는 총 397명이었고, 이 가운데 75%인 298명이 불합격 처리됐다. 학폭 조치가 입시에 실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통계로도 확인된 셈이다.● 계명대, 학폭 지원자 38명 탈락시켜…대학들 중 최다학폭 이력자를 가장 많이 탈락시킨 대학은 계명대로 집계됐다. 수시에서 34명, 정시에서 4명이 학폭 이력을 이유로 불합격했다. 이어 경북대가 수시 19명·정시 3명 등 총 22명, 경기대는 수시 16명·정시 3명 등 19명을 탈락 처리했다. ● 서울대, 정시에서도 2명 떨어트려…한양대는 12명까지수도권 주요 대학에서도 학폭 이력 탈락자가 다수 발생했다. 서울대는 정시 전형에서 2명을 불합격시켰으며, 연세대는 수시 3명·성균관대는 수시 6명을 탈락 처리했다. 한양대 12명, 서울시립대 10명, 동국대 9명, 경희대·건국대는 각 6명으로 조사됐다.● 어떤 학폭 조치가 학생부에 기록되나…4호 이상은 최대 4년 보존학폭 조치는 1호(서면 사과)부터 9호(퇴학)까지 9단계로 구분된다. 1~3호(서면 사과·보복 금지·학교 봉사)는 조치를 이행하면 학생부에 기록되지 않지만, 4호(사회봉사)와 5호(특별교육·심리치료)는 졸업 후 2년간 기록이 남는다. 6~8호(출석 정지·학급 교체·전학)는 졸업 후 4년간, 9호(퇴학)는 영구적으로 보존된다. 대학들은 대체로 4호부터 감점을 크게 적용하고, 8~9호 처분자에 대해서는 사실상 부적격 판정을 내리는 방식으로 전형을 운영했다. 특히 계명대는 입시 총점에서 최대 20점 감점, 경북대는 4~7호 조치 대상자에게 50점 감점을 부과하는 등 평가 기준을 엄격히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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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각번호 4번인데, 프리미엄 가격? 이경실 달걀 논란

    개그우먼 출신 방송인 이경실이 판매하는 달걀 제품이 ‘난각번호 4번’ 논란에 휩싸였다. 닭의 사육환경이 가장 낮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난각번호 1번(방사 사육) 달걀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조혜련 “튼실하다” 홍보했지만… 난각번호 4번 논란 확산16일 개그우먼 조혜련은 자신의 SNS에 이경실이 운영하는 달걀 사업을 홍보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조혜련은 “튼실하다”, “포장부터 다르다”, “옐로우·화이트 조화가 좋다”고 평가하며 제품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사진 속 달걀의 난각번호가 ‘4’로 적혀 있어 논란이 급격히 번졌다.난각번호는 닭의 사육환경을 나타내는 표시로, 1번은 자연 방사, 2번은 평사, 3번은 개선 케이지, 4번은 기존 케이지 사육을 의미한다. 즉, 조혜련이 홍보한 이경실의 달걀은 가장 낮은 사육환경 등급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논쟁이 본격화됐다.● 난각번호 1번 달걀과 가격 비슷하거나 더 비싸더 큰 문제는 가격이었다. 해당 달걀은 30구 가격이 1만5000원으로, 이는 자연방사(난각번호 1번) 달걀의 시세와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비슷한 수준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난각번호 1번보다 비싼 것 아니냐”, “사육환경 4번인데 프리미엄처럼 보이게 파는 건 눈속임”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달걀 한이 돼 사업 시작” 발언도 재조명이경실은 지난 8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어릴 때 언니에게만 달걀 프라이를 해주던 어머니 때문에 한이 맺혔다”며 “그 한 때문에 달걀 사업을 시작했고, 어르신들이 ‘옛날 달걀 맛 같다’고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 또한 논란이 다시 소환되며 비판 여론은 더 확산됐다.동아닷컴은 달걀 생산업체 측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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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남산 나무에 묶어야” 전한길 막말…민주당, 경찰 고발

    보수 유튜버 전한길 씨가 미국 체류 중 “이재명 대통령을 잡아 남산 나무에 묶으면 현상금 1억 원이 걸릴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보내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했다. 기업인의 발언을 빌려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납치·협박성 막말을 퍼뜨렸다는 이유다.● 민주당 국민소통위 “전 씨, 대통령 납치·협박 선동 발언해”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는 지난 11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전 씨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은 “전 씨는 자신의 유튜브 ‘전한길뉴스’ 채널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납치·협박’을 선동하는 발언을 했다”며 “보수 진영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심각한 선동적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낸 책임을 간과할 수 없다”며 말했다.● 미국서 한 기업인 발언 인용… “남산 꼭대기에 묶어 밥 줘야”전 씨는 지난 5일 미국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검거와 관련해 5000만 달러(약 727억 원)의 현상금을 걸었다는 소식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미국에서 식사 자리에서 만난 한 한국인 기업가의 말을 전하며 “그 회장님이 ‘이재명한테 10만 달러(약 1억4500만 원)만 걸어도 나설 사람 많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이어 “죽이라는 뜻이 아니라, 이재명을 잡아와서 남산 꼭대기 나무에 묶어 두고 밥을 줘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단호히 조치”… 국정감사에서도 문제 제기전 씨의 발언 직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허영 민주당 의원이 “미 당국과 협의해 체포·처벌해야 한다고 보느냐.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냐”고 묻자,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답했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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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수능 망쳤다”며 서류 던진 부서장… 직원들만 야근했다 [e글e글]

    재수생 외아들의 수능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이유로 한 대기업 부서장이 회사에서 서류를 집어던지며 직원들에게 화풀이를 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적 감정을 업무에 드러내 팀 분위기를 흐리고, 결재까지 미룬 채 퇴근해 결국 직원들이 야근을 해야 했다는 것이다.● 외아들 성적 듣고 책상에 자료 던진 부서장… “사극 속 왕인 줄”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기 자식 수능 망쳤다고 XX하는 상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우리 회사 부서장이 재수생 외아들 수능 망칠까 회의도 물리고 단식하더니, 수능 끝나고 부서장 회의 마치고 와서 책상에 자료 던지고 소리 겁나 크게 지르고 ‘어떻게 됐다고? 결과만 말해’ 업무 중 사적 통화하면서 안 좋은 분위기를 조성했다”라고 전했다.이어 “그리고 결재할 거 싹 다 물리더니 30분 일찍 퇴근했다. 사극 드라마에서 보던 왕인 줄 알았다”며 “나는 오늘 결재 받아서 고객사에 결과물 제공해야 되는데, 피드백도 안 주고 결재도 안 해주고 퇴근해 버려서 야근했다”고 호소했다.● 다음날 아무말 없이 출근 안한 부서장이튿날 A 씨의 컨디션은 난조상태였지만, 부서장에게 보고할 내용이 있어 왕복 3시간을 이동해 출근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서장은 팀원들에게 말도 없이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부서장 수능 성적 때문에 심기 불편하니 이해해 달라”…달래는 팀장며칠 후 팀장은 고급 중식당에서 점심 회식을 제안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라고 생각했지만, 회식 자리에서 전한 내용은 달랐다. 팀장은 “부서장이 아들의 수능 성적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니 당분간 조심하고 이해해 달라”는 내용의 공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부모가 저러는데 자식이 잘 되겠나” 누리꾼 반응 이어져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부서장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본인 자식 성적 때문에 왜 남의 자식들에게 화풀이하냐”, “회사에서도 저러는데 집에서는 얼마나 할까”, “부모가 저렇게 사는데 자식이 잘 되길 바라는 게 더 이상하다”, “저럴 때일수록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야 한다” 등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일부는 “자업자득이다”라며 부서장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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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 비행’ 급유 거부 여파…“한·일 공동훈련 보류 의사 전달”

    한국 해군이 이달 중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진행하기로 했던 공동 수색·구조 훈련을 보류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17일 요미우리 신문이 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블랙이글스 중간 급유 지원 거부 영향해당 훈련은 1999년부터 2017년까지 10차례 진행되다가 2018년 12월 일본의 해상 자위대 소속 초계기가 우리 해군의 구축함을 위협비행 하면서 갈등이 생겨 중단됐다.최근 양국은 ‘협력 강화의 상징’으로 공동 수색·구조 훈련을 기획했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의 독도비행을 이유로 이달 초순 예정됐던 중간 급유 지원을 거부한 것이 훈련 진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일본의 중간 급유 거절 이후 우리 측은 ‘자위대 음악 축제’에 군악대 참가를 보류한다는 의사도 전달하기도 했다.● 방위성 “한일 악영향 번지지 않도록 주력”다만 신문은 “일본의 급유 지원 중단 이후 양국의 방위 교류가 잇따라 보류되고 있지만, 일본과 한국 정부 모두 현재의 양호한 양국 관계에 악영향이 번지지 않도록 상황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일본 방위성 간부는 공동 수색‧구조훈련 실시 시기를 다시 조정할 계획이라고 신문에 전했다.우리 해군 관계자는 “해당 건은 별도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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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장 기각된 ‘불륜 사산아’ 냉동실 유기 귀화女, 행방 묘연

    불륜으로 잉태한 사산아를 출산한 뒤 냉동실에 유기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베트남 출신 귀화여성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채 행방이 묘연해지고 있다. 검찰이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고, 이후 공소장 송달마저 잇따라 실패하면서 체포조차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왜 공소장 송달이 4차례나 불발됐나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4단독은 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 씨(32)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네 차례 공소장 송달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기소가 되면 피고인은 공소장을 받아 의견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등록된 주소지에서 A 씨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송달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를 도주 정황으로 판단하고 지난 3월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검찰 역시 현재까지 영장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석 없는 ‘공시송달 재판’… 기소 1년 만에 첫 심리소재불명 상태가 장기화되자 재판부는 공시송달 절차로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13일 A 씨가 출석하지 않은 채 첫 공판을 열었다. 공시송달은 송달 대상자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을 때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에 내용을 게재해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A 씨에 대한 본격 재판은 기소 후 약 1년 만에 시작된 셈이다.● 베트남 귀화여성, 불륜으로 낳은 사산아 냉동실에 넣고 들키자 도주 A 씨는 2024년 1월 충북 증평군 증평읍 자택에서 21~25주 태아를 홀로 출산한 뒤 시신을 냉장고 냉동실에 넣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달 뒤 청소하던 시어머니가 시신을 발견했고, A 씨는 그날 바로 도주했다. 그는 이튿날 전남 나주의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오랫동안 각방 생활을 하던 남편에게 불륜 사실이 들킬까 두려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영장 청구했지만 법원 “도주 우려 없어” 기각경찰과 검찰은 이미 도주한 전력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당시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그러나 이후 공소장 송달이 반복적으로 불발되고, A 씨의 최근 행방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으면서 구속영장 기각 판단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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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복 5시간도 마다한 장로들, 북한이탈주민 위해 무대에 섰다

    SDA장로합창단이 제4회 정기연주회를 열고 북한 이탈주민을 위한 특별 후원 무대를 마련했다.지난 1일 한국연합회 평신도실업인협회 소속 SDA장로합창단(단장 배홍득)은 삼육대 대강당에서 정기연주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합창단의 신앙적 소망을 바탕으로 북한 이탈주민을 돕기 위한 목적이 더해져 의미를 더했다.● 의미를 더한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연주회’연주회는 성곡 중심의 1·3부와 달리 2부에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우리들은 미남이다’ 등 대중적인 곡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배홍득 단장은 공연 중 준비한 후원금 봉투를 김성남 경기서부하나센터장에게 전달했고, 관람객들에게도 후원 계좌를 안내하며 참여를 독려했다. 퇴계원교회 갈릴리 찬양대와 함께 부른 특별 무대는 북한 이탈주민을 위한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합창단 창설, 어떻게 시작됐나배 단장은 합창단 창설이 “오랫동안 함께해온 장로들의 염원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평생 믿음으로 살아온 시간들을 찬양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바람이 컸다”며 “2022년 지휘자 김광수 장로를 모시고 28명 장로가 오디션을 통해 한마음으로 합창단을 창설했다”고 말했다.● 북한이탈주민 지원, 왜 지금 더 강조해야 하나배 단장은 일반 정기공연에 ‘북한이탈주민 후원’이라는 목적을 부여한 이유에 대해 “북한이탈주민 정착도우미 활동, 김장 나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며 “잊혀져 가는 북한 동포에 대한 관심을 다시 환기하고, 자유와 평화를 향한 마음을 공연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특히 합창단은 노사연의 곡 ‘만남’을 특별 무대로 준비했다. 그는 “다시 올 통일의 시간을 생각하며 북쪽 동포들과의 재회를 믿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음악회로 만든 주인공은?이번 연주회의 배경에는 창단 멤버이자 ‘좋은이웃봉사회’ 회장인 김만장의 역할이 있었다. 배 단장은 “왕복 5시간 거리임에도 연습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후배 장로들에게 늘 힘이 됐다”며 “4년간 함께하며 개인적으로도 큰 행복이었다”고 전했다.김 회장은 북한이탈주민의 사회 적응과 복지 지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왔고, 이번 정기연주회를 북한 이탈주민을 위한 음악회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돕고 나누고 사랑해야 생명이 있다”배 단장은 북한 이탈주민을 포함한 이웃을 향해 “우리라는 것은 서로를 위해 함께한다는 뜻”이라며 “서로 돕고, 나누고, 베풀고, 사랑하는 곳에 생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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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도시락이 피자?…“냄새 민폐” vs “취향 존중” 팽팽 [e글e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한 수험생이 점심 도시락을 피자 박스로 가져왔다며 올린 게시물이 논란을 키웠다. 음식 냄새 문제에서 시작된 논쟁은 곧 게시물을 올린 당사자의 ‘전자기기 사용 여부’로 번지며 부정행위 의혹까지 제기됐다.지난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수능 시험을 치루는 누리꾼 A 씨가 “시험장에 왔는데 이XX는 대체 뭐냐”, “시험장 왔는데 이 사람 뭐임?” 등의 제목으로 수능 시험장으로 추정되는 교실 사진을 올렸다.● 시험장에 피자 추정 박스 포장해온 수험생A 씨는 그러면서 “피자 냄새 정말 끔찍하다”, “피자 냄새 심하다”라고 적으며 옆자리 수험생의 도시락을 문제 삼았다.A 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비닐봉지 안에 종이 상자 하나가 담긴 모습이 보인다. A 씨는 이 상자의 모양과 냄새를 근거로 피자라고 추정한 것이다. 다만 실제로 A 씨가 해당 음식이 피자인지는 확인하지는 않았다.● “시험장에 냄새 전쟁이냐” VS “먹는 걸로 뭐라 하지 마라”게시물이 퍼지자 누리꾼들은 극명하게 갈렸다. “수능은 작은 방해도 끝까지 영향을 준다”, “시험장에서 화학전 하는 거냐”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본인이 먹을 도시락인데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 “먹는 걸로 뭐라 하지 마라, 서럽다”는 반박도 이어졌다.● 논란은 오히려 사진 올린 A씨로… “전자기기 어떻게 들고 갔냐”논쟁은 곧 게시물 작성자인 A씨를 향했다. 수능 시험장에서는 휴대전화·스마트워치·전자사전·디지털카메라 등 모든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누리꾼들은 “사진은 대체 어떻게 찍은 거냐”, “저 사람부터 조사해야 한다”, “진짜라면 본인도 부정행위 아닌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수능 규정상 시험 종료 후라도 전자기기 소지 사실이 확인되면 부정행위로 간주해 해당 연도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될 수 있다.● “감독관이 휴대폰 걷기 전 찍은 듯”… 부정행위 의혹은 일단락일부 누리꾼들이 “피자 박스를 뜯지도 않은 걸 보면 시험 시작 전 찍은 것 같다”, “감독관이 휴대폰을 걷기 전에 촬영한 듯하다”고 설명하면서 A씨의 부정행위 논란은 잠잠해졌다.다만 게시물 자체가 수능 시험장의 엄격한 규정과 민감한 분위기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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