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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이곳은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하나 알 수 있는 건 지금 이 공간엔 나 혼자뿐이란 사실. 모든 게 혼란스러운 상황.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데, 창문 밖으론 칠흑 같은 우주가 펼쳐져 있다. 18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우주 한복판에서 혼자 깨어난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가 인류를 구할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는 여정을 그린 공상과학(SF)물이다. 영화 ‘마션’(2015년) 원작자인 앤디 위어의 신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제작했던 필 로드와 크리스토퍼 밀러가 연출을 맡았으며, ‘마션’의 각본가 드루 고더드가 각색을 담당했다.‘프로젝트 헤일메리’의 관람 포인트는 중반을 기점으로 나뉜다. 전반부에 관객을 이끄는 동력은 ‘그레이스는 어쩌다가 이곳에 와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그레이스는 평범한 중학교 과학 교사. 게다가 겁이 많고 소심하다. 한데 왜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관여하게 됐는지가 기억나지 않는다. 영화는 그레이스가 서서히 기억을 되찾는다는 설정 아래, 과거와 현재를 수차례 교차하며 이 미스터리를 하나씩 풀어간다. 다만 이러한 구성은 코스 요리의 에피타이저 같은 장치에 가깝다. 진정한 재미는 그가 우주에서 외계 암석 생명체 ‘로키’를 만나는 중반 이후부터다. 로키와 그레이스는 사실상 같은 처지다. 태양이 소멸하면서 각자의 행성에 사는 생명체들이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우주로 나섰다. ‘E.T.’(1982년)를 떠올리게 하는 이들의 첫 만남부터, 서로의 언어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흔한 SF 재난 영화의 문법에서 비켜나 있는 영화다. 우주라는 광활한 무대와 블록버스터급 액션 스케일을 갖췄음에도 웅장함보다는 인간미가 핵심이다. 로키와의 어설픈 소통 과정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말장난을 시작으로,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나아가 서로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우주라는 배경을 걷어내고 보면 서로 다른 두 존재가 함께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버디무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영화가 끝난 뒤 사건보다 감정의 여운이 더 크게 남는다. 뭣보다 발군은 단연 고슬링의 연기다. 대부분의 시간을 우주선 안에서 혼자 보내는 그레이스를 연기함에도, 고슬링은 농담과 절박함을 오가며 장면마다 생기를 불어넣는다. 고독한 과학자의 고군분투를 정면으로 담아낸 촬영감독의 클로즈업, 황홀한 우주의 빛과 그림자를 만들어낸 조명감독의 드라마틱한 명암 대비 또한 고슬링의 존재감을 돋운다. 고슬링은 ‘노트북’(2004년), ‘라라랜드’(2016년)와는 또 다른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는데, 새삼 스크린을 장악하는 그의 힘을 실감할 수 있다. 물론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SF 영화 가운데에서도 비교적 진지하고 지적인 편이다. ‘그래비티’(2013년)나 ‘마션’과 비교하면 오락적 재미는 다소 덜할 수 있다. 다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천연덕스러움을 잃지 않는 캐릭터들과 SF 영화다운 경이로운 비주얼, 외계 생명체와의 우정을 가슴 벅차게 그려낸 줄거리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룬다. 아이맥스 포맷으로 제작돼 가능하면 특수관에서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눈을 떴다. 이곳은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하나 알 수 있는 건 지금 이 공간엔 나 혼자뿐이란 사실. 모든 게 혼란스러운 상황.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데, 창문 밖으론 칠흑 같은 우주가 펼쳐져 있다.18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우주 한복판에서 혼자 깨어난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가 인류를 구할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는 여정을 그린 공상과학(SF)물이다. 영화 ‘마션’(2015년) 원작자인 앤디 위어의 신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제작했던 필 로드와 크리스토퍼 밀러가 연출을 맡았으며, ‘마션’의 각본가 드루 고다드가 각색을 담당했다.‘프로젝트 헤일메리’의 관람 포인트는 중반을 기점으로 나뉜다. 전반부에 관객을 이끄는 동력은 ‘그레이스는 어쩌다가 이곳에 와 있는가’하는 의문이다. 그레이스는 평범한 중학교 과학교사. 게다가 겁이 많고 소심하다. 한데 왜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관여하게 됐는지가 기억나지 않는다. 영화는 그레이스가 서서히 기억을 되찾는다는 설정 아래, 과거와 현재를 수차례 교차하며 이 미스터리를 하나씩 풀어간다.다만 이러한 구성은 코스 요리의 에피타이저 같은 장치에 가깝다. 진정한 재미는 그가 우주에서 외계 암석 생명체 ‘로키’를 만나는 중반 이후부터다. 로키와 그레이스는 사실상 같은 처지다. 태양이 소멸하면서 각자의 행성에 사는 생명체들이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그 원인을 찾기 위해 우주로 나섰다. ‘E.T.’(1982년)를 떠올리게 하는 이들의 첫 만남부터, 서로의 언어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프로젝트 헤일메리’는 흔한 SF 재난 영화의 문법에서 비껴나있는 영화다. 우주라는 광활한 무대와 블록버스터급 액션 스케일을 갖췄음에도 웅장함보다는 인간미가 핵심이다. 로키와의 어설픈 소통 과정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말장난을 시작으로,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고 나아가 서로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우주라는 배경을 걷어내고 보면 서로 다른 두 존재가 함께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버디무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영화가 끝난 뒤 사건보다 감정의 여운이 더 크게 남는다.뭣보다 발군은 단연 고슬링의 연기다. 대부분의 시간을 우주선 안에서 혼자 보내는 그레이스를 연기함에도, 고슬링은 농담과 절박함을 오가며 장면마다 생기를 불어넣는다. 고독한 과학자의 고군분투를 정면으로 담아낸 촬영감독의 클로즈업, 황홀한 우주의 빛과 그림자를 만들어낸 조명감독의 드라마틱한 명암 대비 또한 고슬링의 존재감을 돋운다. 고슬링은 ‘노트북’(2004년), ‘라라랜드’(2016년)와는 또 다른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는데, 새삼 스크린을 장악하는 그의 힘을 실감할 수 있다.물론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SF 영화 가운데에서도 비교적 진지하고 지적인 편이다. ‘그래비티’(2013년)나 ‘마션’과 비교하면 오락적 재미는 다소 덜할 수 있다. 다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천연덕스러움을 잃지 않는 캐릭터들과 SF 영화다운 경이로운 비주얼, 외계 생명체와의 우정을 가슴 벅차게 그려낸 줄거리의 삼박자가 조화를 이룬다. 아이맥스 포맷으로 제작돼 가능하면 특수관에서 관람하는 걸 추천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지난해 세계를 휩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주제가 ‘골든’이 1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울려퍼진다.아카데미 시상식을 주최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헌트릭스(케데헌 속 걸그룹)의 보컬을 맡은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서 ‘골든’을 부른다”고 밝혔다.이번 무대는 케데헌의 뿌리가 된 K컬처의 민속적 영감을 기리기 위해 한국 전통 악기 연주 및 퓨전 무용 공연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이후 헌트릭스 보컬을 맡았던 이재 등 세 사람이 ‘골든’을 가창한다. 이날 라이브 무대에선 미국 가수 마일스 케이튼과 라파엘 사디크가 부르는 영화 ‘씨너스: 죄인들’의 주제곡 ‘아이 라이드 투 유(I Lied To You)’도 공연될 예정이다.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총괄 프로듀서 겸 쇼러너인 라지 카푸르와 총괄 프로듀서 케이티 멀란은 “올해의 음악 공연은 아카데미 역사상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운 영화 ‘씨너스: 죄인들’과 글로벌 팝 컬처의 열풍을 이끈 ‘케데헌’에서 영감을 받았다”면서 “이 공연들은 단순한 무대를 넘어, 음악과 스토리텔링 사이의 유대 관계를 기념하고 이 영화들이 세계 관객들에게 왜 그토록 깊은 울림을 줬는지 조명하는 영화적 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케데헌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과 주제가상 두 부문의 후보로 올랐다. 올해 1월 골든글로브 어워즈에선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지난달 그래미어워즈에선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픽사는 아직까지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있지 않아요. 정성과 장인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 원칙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AI로 인한 영향이 그렇게 크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스튜디오’ 소속인 존 코디 김 스토리슈퍼바이저와 조성연 라이팅아티스트는 10일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은 4일 국내 개봉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호퍼스’ 제작에 참여했다. 김 슈퍼바이저는 캐릭터 개발에 참여해 수많은 장면의 스토리보드를 제작했고, 조 아티스트는 애니메이션 내 조명 감독 역할을 맡았다.‘호퍼스’는 사람의 의식을 동물 로봇에 담는 기술을 통해 로봇 비버가 된 소녀 메이블이 동물 세계에서 예상치 못한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8800만 달러(약 1293억 원)의 오프닝 흥행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2017년 신드롬을 일으켰던 ‘코코’ 이후 픽사 오리지널 작품 중에선 최고 오프닝 흥행 기록이다.이 작품의 출발점은 동물 다큐멘터리였다고 한다. 대니얼 총 감독이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동물 로봇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김 슈퍼바이저는 “감독님 방에서 라이팅 팀, 스토리 팀이 모여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아무 그림이나 그렸다. 수천 장의 예시 중 98%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며 “수많은 아이디어 테스트를 거쳤기 때문에 ‘호퍼스’만의 고유한 색깔이 더 인상적으로 남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두 사람이 가장 신경 쓴 포인트는 아시아계인 ‘메이블’의 외양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였다. 조 아티스트는 “백인은 눈동자가 파란색이라면 동양인의 눈동자는 다른 느낌이지 않나. 그 색과 깊이감을 달리 그려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2000년 픽사에 입사한 조 아티스트는 학창 시절 할머니와의 추억과 한국 역사를 다룬 ‘할머니’란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 살 때는 프랑스, 디즈니 영화가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해외에 살다 보니 한국 전통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다”며 “언젠가 한국적인 작업도 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픽사는 아직까지는 인공지능(AI)를 활용하고 있지 않아요. 정성과 장인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 원칙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AI로 인한 영향이 그렇게 크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스튜디오’ 소속인 존 코디 김 스토리슈퍼바이저와 조성연 라이팅아티스트는 10일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은 4일 국내 개봉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호퍼스’ 제작에 참여했다. 김 슈퍼바이저는 캐릭터 개발에 참여해 수많은 장면의 스토리보드를 제작했으며, 조 아티스트는 애니메이션 내 조명 감독 역할을 맡았다. ‘호퍼스’는 사람의 의식을 동물 로봇에 담는 기술을 통해 비버가 된 소녀 메이블이 동물 세계에서 예상치 못한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8800만 달러(약 1293억 원)의 오프닝 흥행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2017년 신드롬을 일으켰던 ‘코코’ 이후 픽사 오리지널 작품 중에선 최고 오프닝 흥행 기록이다.이 작품의 출발점은 동물 다큐멘터리였다고 한다. 다니엘 총 감독이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동물 로봇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김 슈퍼바이저는 “감독님 방에서 라이팅 팀, 스토리 팀이 모여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아무 그림이나 그렸다. 수천 장의 예시 중 98%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며 “수많은 아이디어 테스트를 거쳤기 때문에 ‘호퍼스’만의 고유한 색깔이 더 인상적으로 남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두 사람이 가장 신경쓴 포인트는 아시아계인 ‘메이블’의 외양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였다. 조 아티스트는 “백인은 눈동자가 파란색이라면 동양인의 눈동자는 다른 느낌이지 않나. 그 색과 깊이감을 달리 그려내려고 했다”고 말했다.2000년 픽사에 입사한 조 아티스트는 학창 시절 할머니와의 추악과 한국 역사를 다룬 ‘할머니’란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 살 때는 프랑스, 디즈니 영화가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해외에 살다보니 한국 전통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다”며 “언젠가 한국적인 작업도 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미국에서 온 TV쇼 진행자에게 삼겹살 먹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영어를 구사하던 로제는 갑자기 한국어로 말투를 바꾸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애교스러운 말투로 “이모님 혹시요” 하며 무언가를 부탁했던 것. 언어만 바뀌었을 뿐인데, 사람의 성격까지 달라 보이는 건 왜일까. 세계적인 심리언어학자인 저자는 “쓰는 말에 따라 정말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답한다. 10여 개의 언어를 말할 수 있는 다중언어 사용자인 저자의 경험과 오랜 시간 진행한 여러 실험을 바탕으로 다중언어의 놀라운 힘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다중언어 사용자에게 ‘트롤리 딜레마’ 사고 실험을 제안했다고 치자. 선로 위에 있는 5명을 죽일지, 선로를 바꾸어 1명을 죽일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험 결과, 모국어로 응답한 이들 중 20%가 “5명을 살려야 한다”고 답한 반면, 제2외국어로 응답한 경우엔 그 비율이 33%로 늘었다. 언어만 바꿨을 뿐인데 사람들은 더 공리주의적 의사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뜻이다. 나아가 언어에 따라 같은 사건을 다르게 감각할 여지가 커진다는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저자는 새로운 언어를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덕적 판단력을 높이며, 단일언어 사용자가 보지 못하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는 모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에 외국어를 배우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유아의 인지는 말하기 전부터 정교하기 때문에, 언어에 따른 다양한 면모를 일찍 확립할 수 있다. 언어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인간이란 본래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언어를 익히는 데에 늦은 때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중언어 사용자의 경우 정보를 처리하는 ‘회백질’의 밀도가 더 높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회백질의 부피가 줄어들더라도 여러 언어를 알면 밀도 감소를 늦추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책이 소개하는 여러 연구를 읽다 보면, 있는지도 몰랐던 언어 잠재력을 꺼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관객으로 들어가서 백성으로 나온다’란 평이 인상적이었어요. ‘역사의 빈틈을 온기로 채웠다’라는 말도 감사했습니다.” 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57·사진)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상황이고, 기쁘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이라며 투자배급사 쇼박스를 통해 이런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이날 역대 34번째 1000만 관객 영화가 됐다. 장 감독은 “나약한 이미지였던 단종이 점차 성장해 가는 강단 있는 모습, 한 인간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로는 ‘의의(意義)’를 꼽았다. 의의는 ‘말이나 글의 속뜻’ 등을 뜻하는 단어이지만 장 감독은 ‘나의 이익을 버리고 옳은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아무리 살기 팍팍하고 계산적으로 산다고 해도 마음속에 각자 지키고자 하는 것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내가 지켜야 될 최소한의 도덕적 마지노선은 어디인가’ 같은 것들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한국영화로선 25번째 1000만 영화다. 2024년 ‘범죄도시 4’를 끝으로 1000만 관객을 견인한 작품이 없었던 영화계는 2년 만의 호재에 반색하고 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관객으로 들어가서 백성으로 나온다’라는 평이 인상적이었어요. ‘역사의 빈틈을 온기로 채웠다’라는 말도 감사했습니다.”6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57)은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상황이고, 기쁘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이라며 투자배급사 쇼박스를 통해 이런 소감을 밝혔다. 쇼박스에 따르면 지난달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이날 오후 6시반경 역대 34번째 ‘천만 영화’가 됐다.장 감독은 “나약한 이미지였던 단종이 점차 성장해 가는 강단 있는 모습, 한 인간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을 준 것 같다”고 했다.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로는 ‘의의(意義)’를 꼽았다. 의의는 ‘말이나 글의 속뜻’ 등을 뜻하는 단어이지만 장 감독은 ‘나의 이익을 버리고 옳은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아무리 살기 팍팍하고 계산적으로 산다고 해도 마음속에 각자 지키고자 하는 것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내가 지켜야 될 최소한의 도덕적 마지노선은 어디인가’ 같은 것들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2024년 ‘범죄도시 4’를 끝으로 1000만 관객을 견인한 작품이 없었던 영화계는 2년 만의 호재에 반색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2012년 이후 해마다 국산 천만 영화가 나왔지만 지난해는 ‘좀비딸’이 564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친 바 있다.쇼박스 측은 “여전히 극장으로 오고자 하시는 관객들이 계신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영화 산업 구도가 많이 달라진 탓에 흥행에 대해 예단하기 어려웠으나, 따뜻한 시선으로 연출해주신 감독님과 배역에 잘 어울리는 배우분들의 합류 덕에 관객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업계에서는 익숙한 소재와 연휴 효과가 맞물리며 흥행 동력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 영화’로 입소문을 타며 설 명절과 3·1절 연휴 영화관람 수요를 고스란히 흡수한 효과가 컸다. 개봉 첫 주말 관객은 약 63만 명이었으나, 설 연휴 초입이던 2주차 주말은 82만여 명, 3주차 주말은 115만여 명, 3·1절 연휴가 낀 4주차 주말은 147만여 명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왕과 사는 남자’는 외화를 제외하면 한국영화로선 25번째 천만 영화다. 국내 박스오피스 역사상 최초로 천만 영화에 등극한 것은 2003년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이며, 사극 최초로 천만 영화가 된 것은 2005년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다.‘왕과 사는 남자’는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뺏기고 강원 영월로 쫓겨난 어린 왕 단종(박지훈)과 그를 돌보게 된 마을 촌장 엄흥도(유해진)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가 되겠다고 자청한 엄흥도는 눈앞에 나타난 소년 왕의 처연한 처지에 마음이 흔들린다. 두 사람은 신분을 초월한 유대를 쌓아가지만 조정의 칼날이 위협해온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000만 관객 돌파를 앞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이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상황”이라며 “기쁘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이달 5일까지 977만 명이 관람했으며, 곧 역대 34번째 1000만 관객 영화가 될 전망이다.장 감독은 6일 ‘왕과 사는 남자’를 관객들이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나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던 단종이 점차 성장해 가는 강단 있는 모습과 한 인간으로 살아가려는 모습이 감동을 준 것 같다”고 투자∙배급사 쇼박스를 통해 밝혔다. 이번 작품에 대한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으로 “관객으로 들어가 백성으로 나온다”, “역사의 빈틈을 온기로 채웠다”는 의견을 꼽았다.장 감독은 “우리가 아무리 살기 팍팍하고 계산적으로 산다고 하더라도 마음속에 각자 지키고자 하는 것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나는 무엇일까’ ‘나의 의의(意義)는 무엇인가’, ‘내가 지켜야 될 최소한의 도덕적 마지노선은 어디인가’ 같은 것들을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외국인 관객이 보고 느꼈으면 하는 바’에 대해서도 장 감독은 ‘의의’를 꼽았다. 그는 “한국이든 외국이든 우리가 어느 순간부터 나의 이익을 버리고 옳은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이 많이 사라졌다”며 “과거 사람들이 지키고자 했던 ‘의의’를 다시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장 감독은 “요즘 계속 영화를 보고 있고 차기작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9월 예정인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잘 진행하기 위한 준비로도 바쁘게 지낼 것 같다”고 했다.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뺏기고 강원도 영월로 쫓겨난 어린 왕 단종(박지훈)과 그를 돌보게 된 마을 촌장 엄흥도(유해진)의 이야기를 다룬다. 산골 마을의 생계를 위해 유배자를 유치했던 촌장 엄흥도는 눈앞에 나타난 소년 왕의 처연한 처지에 마음이 흔들린다. 감시자와 피감시자라는 기묘한 관계 속에서 두 사람이 신분을 초월한 유대감을 쌓아가는 가운데, 조정의 칼날이 위협해 오며 이야기가 전개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영화계의 ‘넥스트 제너레이션’은 누구일까? 2020년 동아일보가 실시했던 영화인 설문조사에서 ‘포스트 봉준호’로 떠오를 신예로 지목된 이는 변성현 감독(46)이었다. 서른두 살에 ‘나의 PS 파트너’(2012년)로 데뷔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년)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3일 서울 중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변 감독은 “그 기사가 나가고 놀림을 많이 당했다”며 “한 달 정도 제 별명이 ‘포봉’(포스트 봉준호 줄임말)이었다”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지금도 3040세대 감독 중 기대주를 꼽으라면 여전히 그의 이름이 거론된다. 2020년 이후에도 ‘킹메이커’(2022년)와 ‘길복순’(2023년), ‘굿뉴스’(2025년) 등 화제작을 잇달아 내놓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변 감독은 6일 CJ문화재단 20주년 기념 토크 콘서트에 참여한다. 그는 2010년 재단의 신인 영화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 ‘프로젝트 S’(현재 스토리업)를 통해 상업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먹고살기 위해” 영화계에 입문했다는 그는 우연히 공모전을 발견했고, 상금은 “굉장히 큰 유혹”이었다고 한다. 하루이틀 만에 써낸 작품이 당선과 동시에 영화화 제안까지 이어졌다. 그 결과물이 ‘나의 PS 파트너’였다. “저는 어릴 적부터 영화감독을 꿈꿨던 분들과는 달랐어요. 다른 사람을 통해 제게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았고, 그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쪽이죠. 훌륭한 감독님들처럼 영화에 대한 집요함이 부족했달까요? 그런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때의 경험은 삶의 궤적을 바꿔놓았다. ‘나의 PS 파트너’는 제작비가 약 30억 원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그는 정교한 제작·배급 시스템을 체감하며 적잖이 놀랐다. “평소 즐겨 보지도 않던 로맨틱코미디를 찍고 나니 오히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를 연출해 보고 싶다는 갈증이 커졌다”고 한다. 그로부터 14년. ‘사람 구실’ 하려고 영화판에 뛰어들었던 변 감독은 “너무 뒤늦게 영화를 좋아하게 돼 안타까운 마음까지 든다”고 말할 만큼 달라졌다. 하지만 그에 대한 수식어는 변하질 않았다. “데뷔한 지 15년 정도 됐는데, 그때도 지금도 저는 ‘차세대 감독’으로 소개되더라고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대체 언제 현재 세대 감독이 되지?’ 생각해요.” 농담처럼 들리지만, 한국 영화의 세대교체가 원활하지 않다는 걸 드러내는 말이 아닐까. 변 감독은 “상업 영화사가 단편·독립영화 감독에게 기회를 줬던 건 제가 마지막 세대 같다”고 했다. ‘신인들이 기회를 얻을 창구가 필요하다’는 그의 생각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변 감독은 ‘킹메이커’ 촬영 당시 연출부 막내였던 김선경 감독의 영화 ‘파문’에 공동 집필자로 참여했다. 김 감독의 졸업 작품을 본 뒤 글쓰기를 권했고, 초고를 함께 다듬으며 제작사 미팅도 주선했다고 한다. 그는 “쓰임을 당하는 입장이라면 최대한 오래 쓰이자고 생각하는 쪽”이라며 “제작엔 소질이 없으나 글 작업을 돕는 ‘멘토’ 역할에는 굉장히 관심이 많다”고 했다. 배우 이솜, 변요한이 출연하는 영화 ‘파문’ 촬영은 3∼4월 시작될 예정이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영화계의 ‘넥스트 제너레이션’은 누구일까? 2020년 본보가 실시했던 영화계 설문조사에서 ‘포스트 봉준호’로 지목된 이는 변성현 감독(46)이었다. 서른두 살의 나이에 ‘나의 PS 파트너’(2012년)로 데뷔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년)으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던 그였다.3일 서울 중구에서 만난 변 감독은 “그 기사가 나가고 놀림을 많이 받았다”며 “한 달 정도 제 별명이 ‘포봉’(포스트 봉준호의 줄임말)이었다”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3040 감독 중 기대주를 꼽으라면 여전히 그는 먼저 거론되는 인물이다. 2020년 후에도 ‘킹메이커’(2022년), ‘길복순’(2023년), ‘굿뉴스’(2025년) 등 꾸준히 화제작을 내놓으며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어서다.사실 변 감독은 “먹고 살기 위해서” 영화계에 진입했다. 스무 살 중반에야 영화감독에 대한 생각을 품었고, 2010년 독립영화 ‘청춘 그루브’를 찍고 난 후 우연히 CJ 문화재단의 신인 영화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 ‘프로젝트 S’(현 ‘스토리업’)를 접했다. 당시 그에게 상금은 “굉장히 큰 유혹”이었고, 하루이틀 만에 써낸 작품이 덜컥 당선됐다. ‘나의 PS 파트너’였다.ㅡ당시 소감이 궁금하다.“당선돼 상금을 받은 것만으로도 기분이 굉장히 좋았던 상태였어요. 그런데 CJ ENM에서 ‘영화화하고 싶다’는 연락까지 왔어요. 집에 누워있다가 데뷔하게 된 셈이죠. 그쪽에서 제 독립영화를 보셨는지 연출까지도 제안을 주셨는데…. 사실 연출은 안 하고 싶었어요. 로맨틱코미디를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ㅡ첫 상업영화다 보니 좌충우돌도 있었을 것 같은데.“분명 있었죠. 배우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가장 서툴렀던 것 같아요. 단편영화는 제 동네친구들이 주연이었는데, 상업영화는 직업배우가 오잖아요. 그들과 솔직하게 소통하는 것에 겁을 먹었던 것 같아요. ‘나와 의견이 안 맞으면 어쩌지?’ ‘신인감독이란 이유로 배우에게 설득당하는 것 아닐까?’하는 걱정이 컸죠.”하지만 이때의 경험은 변 감독의 궤적을 바꿨다. ‘나의 PS 파트너’는 제작비 약 30억 원 규모의 비교적 작은 상업영화였지만, 그는 정교한 제작·배급 시스템에 적잖이 놀랐다고 한다. 또 당시엔 연출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평소 즐겨보지도 않던 로맨틱코미디를 찍고 나니 오히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를 연출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커졌다”고 했다.이후의 행보는 알다시피다. 언더커버물부터 정치물, 액션 느와르, 블랙코미디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다양한 장르를 오갔다. 특히 변 감독은 상업성과 예술성의 경계에 서있는 독특한 미감을 자랑한다. 이런 장르적 감각은 “예술영화보단 상업영화를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뻔한 상업영화는 싫어한다”는 변 감독의 취향과도 맞닿아 있었다.ㅡ스펙트럼이 넓다 보니 차기작이 기대되면서도 동시에 종잡을 수 없다는 느낌도 받는다. 의도된 행보인가.“물론 본능적인 부분도 있지만, 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제 한계를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다음 작품을 준비할 때 제 안에서 장르적 변주를 해보거나, 비틀어서 생각하려고 해요.”ㅡ스스로 생각하는 한계가 무엇인가.“훌륭한 감독님들 인터뷰를 보면 아주 어릴 적부터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다고들 하시잖아요. 저는 아니었어요. 다른 사람을 통해 저에게 재능이 있다는 걸 들었고, 그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쪽이죠. 극장에 자주 가던 사람도 아니었고요. 그래서 훌륭한 감독님들처럼 영화에 대한 집요함이랄까요? 그런 게 없었다고 생각해요. 태생적인 한계죠. 그런데 하다보니 영화가 정말 좋아지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꿈이 영화감독이었다면 더 나은 감독이 됐을 텐데’ 생각해요.”상업영화 감독으로 데뷔한 지 14년. ‘사람 구실’을 하려고 영화판에 뛰어들었던 그는 “너무 뒤늦게 영화를 좋아하게 돼 안타까운 마음까지 든다”고 말할 만큼 달라졌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호칭은 변하질 않았다. 변 감독은 “14년 전에도 지금도 저는 ‘차세대 감독’으로 소개된다”며 “저는 대체 언제쯤 ‘현재 세대 감독’이 될지 모르겠다”며 웃었다.농담처럼 들리지만, 세대교체가 더딘 영화 산업의 단면을 보여주는 말이다. 변 감독 스스로도 “제가 단편·독립영화 감독에게 상업 영화사가 기회를 주었던 마지막 세대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신인들이 기회를 받을 창구가 필요하다”는 그의 말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변 감독은 ‘킹메이커’ 촬영 당시 연출부 막내였던 김선경 감독과 영화 ‘파문’을 공동 집필했다. 김 감독의 졸업 작품을 본 뒤 글쓰기를 권했고, 초고를 함께 다듬으며 제작사 미팅도 주선했다고 한다. 그는 “쓰임을 당하는 입장이라면 최대한 오래 쓰이자고 생각하는 쪽”이라며 “제작엔 소질이 없으나 글 작업을 돕는 멘토 역할에는 굉장히 관심이 많다”고 했다. 배우 이솜, 변요한이 출연하는 영화 ‘파문’은 3~4월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ㅡ변성현 감독의 차기작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지금 떠오르는 게 없어서 생각하는 중이에요. 사실 제가 ‘킹메이커’ 이후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이야기를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갑자기 찾아오는 것 같아요.”ㅡ‘굿뉴스’ 이후 멜로를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하셨는데.“바로 다음 작품을 멜로로 하겠다는 말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하고 싶어요. 제 작품에 조금씩 멜로가 섞여 있었지만 정통 멜로를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제가 만드는 멜로를 좋아하실지 모르겠네요. 분명 아련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닐 것 같아서….”ㅡ네 작품을 연이어 함께한 설경구 배우님과는 이제 정말 안녕인가.“사실 ‘굿뉴스’는 경구 선배님이랑 안 하려고 했어요. ‘길복순’ 찍을 때 이미 선배님께 ‘이제 그만 각자의 길을 가자’고 말씀드렸기도 했고요. 그런데 어떤 기사를 읽었는데, 그게 저를 건드린 거예요. ‘이 조합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한 번 더 하고 헤어지자고 했죠. (웃음) 이렇게 말하지만 시나리오 쓰다 보면 또 달라질 수도 있어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 시즌4는 지난달 26일 파트2가 공개되자 넷플릭스 영어 쇼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1월 파트1이 2주 연속 글로벌 1위를 차지한 데에 이어 그 인기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국내에선 한국계 호주인인 하예린 배우(28)가 여주인공 ‘소피 백’을 연기해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4일 서울 중구의 한 문화공간에서 만난 하 배우는 “현실적이지 않은 느낌”이라며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브리저튼4 합류 과정이 어떻게 되나. “엄마와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는데, 에이전트에서 연락이 왔어요. 브리저튼 오디션을 봐야 하는데 24시간 내에 영상을 찍어 보내라고요. 아무 생각 없이 보냈어요. 당연히 답을 못 받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후 줌 미팅, (다른 주인공) 루크 톰슨과의 오디션 등을 거쳤고, 엄마와 식사를 하고 있던 어느 날 아침 합류 전화를 받게 됐어요. 둘이서 눈물 흘리고 소리 질렀죠.” -수위 높은 장면들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고민이 많았어요. 오늘날 많은 이들이 화면 속 여성의 몸에 대해 판단하고 비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고들 생각하죠. 저 역시도 제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정한 방향으로 흘렀던 것 같고요. 하지만 브리저튼 팀은 노출 장면 또한 하나의 안무처럼 짜 줬고, 배우와 스태프들이 그 공간을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해줬어요.” -외할머니인 손숙 배우의 반응은 어땠나. “오늘 아침에 할머니가 노출 장면을 보시곤 ‘민망하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할머니가 ‘과거엔 손숙의 손녀 하예린이었다면, 이제는 하예린의 할머니 손숙으로 불린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짠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해요.” -배우가 되기까지 외할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들었다. “어릴 적 1년에 한 번 한국에 왔는데, 그때마다 할머니가 연극을 하셨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1인극이에요.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베개를 들고 아기처럼 우는 장면이었어요. 관객들이 따라 우는 모습을 보며 인간에게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이 멋있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할머니가 무대 위에 서 있다 보니 ‘이뤄질 수 있는 꿈’이란 생각도 들었고요.” -이전 인터뷰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시작인 것 같아요. 가면증후군을 겪고 있는 듯한 느낌이에요. ‘이 자리까지 온 게 운 때문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그 운은 언제 다 할까?’ 하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해요. 하지만 동시에 굉장한 책임감을 느껴요. 오늘날 할리우드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건 갈 길이 멀지만, 변화가 필요한 곳의 선두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기쁘게 감당하겠습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 시즌4는 지난달 26일 파트2가 공개되자 넷플릭스 영어 쇼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1월 파트1이 2주 연속 글로벌 1위를 차지한 데에 이어 그 인기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국내에선 한국계 호주인인 하예린 배우(28)가 여주인공 ‘소피 백’을 연기해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4일 서울 중구의 한 문화공간에서 만난 하 배우는 “현실적이지 않은 느낌”이라며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ㅡ브리저튼4 합류 과정이 어떻게 되나.“엄마와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는데, 에이전트에서 연락이 왔어요. 브리저튼 오디션을 봐야하는데 24시간 내에 영상을 찍어보내라고요. 아무 생각 없이 보냈어요. 당연히 답을 못 받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후 줌 미팅, (다른 주인공) 루크 톰슨과의 오디션 등을 거쳤고, 엄마와 식사를 하고 있던 어느 날 아침 합류 전화를 받게 됐어요. 둘이서 눈물 흘리고 소리질렀죠.”ㅡ수위높은 장면들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고민이 많았어요. 오늘날 많은 이들이 화면 속 여성의 몸에 대해 판단하고 비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고들 생각하죠. 저 역시도 제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정한 방향으로 흘렀던 것 같고요. 하지만 브리저튼 팀은 노출 장면 또한 하나의 안무처럼 짜 줬고, 배우와 스태프들이 그 공간을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해줬어요.”ㅡ외할머니인 손숙 배우의 반응은 어땠나.“오늘 아침에 할머니가 노출 장면을 보시곤 ‘민망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할머니가 ‘과거엔 손숙의 손녀 하예린이었다면, 이제는 하예린의 할머니 손숙으로 불린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짠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해요.”ㅡ배우가 되기까지 외할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들었다.“어릴 적 1년에 한 번 한국에 왔는데, 그때마다 할머니가 연극을 하셨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1인극이에요.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베개를 들고 아기처럼 우는 장면이었어요. 관객들이 따라우는 모습을 보며 인간에게 위로와 공감을 줄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이 멋있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할머니가 무대 위에 서 있다 보니 ‘이뤄질 수 있는 꿈’이란 생각도 들었고요.”ㅡ이전 인터뷰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이제 시작인 것 같아요. 가면증후군을 겪고 있는 듯한 느낌이에요. ‘이 자리까지 온 게 운 때문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그 운은 언제 다 할까?’하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해요. 하지만 동시에 굉장한 책임감을 느껴요. 오늘날 할리우드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건 갈 길이 멀지만, 변화가 필요한 곳의 선두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기쁘게 감당하겠습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서기 2932년. 공중 도시에서 살아가는 열 살 소년 ‘아르코’에겐 한 가지 소원이 있다. 무지개 망토를 입고 시간여행을 떠나 공룡이 보고 싶다.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단 이유로 아르코에게 무지개 망토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들이 모두 잠든 사이 누나의 무지개 망토를 훔쳐 입은 아르코는 시간을 거슬러 2075년에 떨어진다.11일 국내 개봉하는 ‘아르코’는 미래 소년 아르코의 모험을 그린 공상과학(SF)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현재보다 약 반세기 뒤인 2075년의 미래를 암울하게 그려낸다. 산불은 일상이고, 아이들은 부모 없이 로봇 보모의 돌봄 아래 지낸다. 도시에서 일하는 부모는 홀로그램으로 식사와 취침 시간에 얼굴을 비치는 게 전부다.그런 잿빛 지구에서 살아가는 소녀 ‘아이리스’는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 아이리스는 자신이 무지개를 타고 먼 미래에서 왔다는 동갑내기 소년 아르코를 만나며 처음으로 꿈을 품게 된다. 아이리스는 아르코를 집에 데려다줄 무지개를 찾아 모험을 떠나고, 영화는 잊지 못할 우정을 나누는 두 아이들을 따라가며 미래에 대한 희망과 헤어짐을 통한 성장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이 작품은 ‘프랑스의 미야자키 하야오’로 불리는 위고 비앙브뉘 감독(39)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래픽 아티스트 출신인 비앙브뉘 감독의 작화는 ‘지브리 스타일’을 연상시키면서도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감성을 더했다. 할리우드 배우 내털리 포트먼이 이 작품의 제작자로 참여했는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감동”이라며 작품의 메시지에 깊이 공감했다고 했다. 포트먼은 주인공 아이리스 엄마인 제닌의 목소리 연기를 맡기도 했다.‘아르코’는 지난해 세계 최고 권위의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꼽히는 제49회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작품상과 사운드트랙상을 수상했다. 이달 15일(현지 시간) 열리는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리틀 아멜리’, ‘주토피아 2’, ‘엘리오’와 경쟁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서기 2932년. 공중 도시에서 살아가는 열 살 소년 ‘아르코’에겐 한 가지 소원이 있다. 무지개 망토를 입고 시간여행을 떠나 공룡이 보고 싶다.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단 이유로 아르코에게 무지개 망토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들이 모두 잠든 사이 누나의 무지개 망토를 훔쳐입은 아르코는 시간을 거슬러 2075년에 떨어진다.11일 국내 개봉하는 ‘아르코’는 미래 소년 아르코의 모험을 그린 공상과학(SF)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현재보다 약 반 세기 뒤인 2075년의 미래를 암울하게 그려낸다. 산불은 일상이고, 아이들은 부모 없이 로봇 보모의 돌봄 아래 지낸다. 도시에서 일하는 부모는 홀로그램으로 식사와 취침 시간에 얼굴을 비추는 게 전부다.그런 잿빛 지구에서 살아가는 소녀 ‘아이리스’는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 아이리스는 자신이 무지개를 타고 먼 미래에서 왔다는 동갑내기 소년 아르코를 만나며 처음으로 꿈을 품게 된다. 아이리스는 아르코를 집에 데려다 줄 무지개를 찾아 모험을 떠나고, 영화는 잊지 못할 우정을 나누는 두 아이들을 따라가며 미래에 대한 희망과 헤어짐을 통한 성장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이 작품은 ‘프랑스의 미야자키 하야오’로 불리는 우고 비엔베누 감독(39)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래픽 아티스트 출신인 비엔베누 감독의 작화는 ‘지브리 스타일’을 연상시키면서도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감성을 더했다. 할리우드 배우 내털리 포트먼이 이 작품의 제작자로 참여했는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감동”이라며 작품의 메시지에 깊이 공감했다고 했다. 포트먼은 주인공 아이리스 엄마인 제닌의 목소리 연기를 맡기도 했다.‘아르코’는 지난해 세계 최고 권위의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꼽히는 제49회 프랑스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작품상과 사운드트랙상을 수상했다. 이달 15일(현지 시간) 열리는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리틀 아멜리’, ‘주토피아 2’, ‘엘리오’와 경쟁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이른바 ‘숏드라마’라 불리는 숏폼 드라마는 몇 년 전만 해도 수준 떨어지는 비주류로 치부됐다. 주로 중국에서 1∼3분짜리 세로로 찍은 영상을 50∼80부작으로 만든 “막장 드라마의 섞어찌개” 같은 작품이란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숏드라마를 대하는 분위기는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국내에서 제작한 숏드라마가 글로벌 플랫폼에서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며 존재감이 커졌다. 물론 여전히 세계 숏드라마의 약 90%는 중국과 미국이 선점한 상황. 하지만 국내에서도 숏드라마가 성장세를 보이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는 모양새다.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K숏드라마’의 3가지 포인트를 짚어 봤다. ● 세계로 눈 돌린 국내 플랫폼 국내에 숏드라마 플랫폼이 처음 등장한 건 2024년 3월. 게임회사 네오리진이 플랫폼 ‘탑릴스’를 공식 론칭했다. 이어 같은 해 스푼랩스의 ‘비글루’, 왓챠의 ‘숏차’ 등이 연달아 출시됐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숏드라마는 다소 실험적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최근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공략에 적극 나서며 분위기가 크게 변했다. 우선 웹툰플랫폼 기업인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4일 숏드라마 플랫폼 ‘레진스낵’을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동시에 론칭했다. 또 비글루는 지난해 12월 미 로스앤젤레스에 첫 해외 지사를 마련했으며, 탑릴스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플랫폼 크리스프에 매각됐다. 한 영상 관계자는 “숏드라마 플랫폼 시장 자체가 글로벌 진출 구도로 바뀌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다만 현재 숏드라마 시장은 중국 플랫폼인 ‘드라마박스’ ‘릴숏’ 등의 장악력이 압도적이다. 이에 다수 국내 제작사는 일단 이들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드라마박스에서 공개한 이상엽 주연의 ‘폭풍같은 결혼생활’은 공개 4일 만에 1000만 뷰를 찍으며 K숏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준익, 이병헌도 숏드라마 찍는다숏드라마 제작 확대의 또 다른 신호탄은 유명 감독의 유입이다. 신인 감독의 데뷔 무대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최근 이름 있는 창작자들이 속속 등장했다. 천만 영화 ‘극한직업’ 등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이 대표적. 지난달 레진스낵을 통해 숏드라마 ‘애 아빠는 남사친’을 선보였다.최근 업계의 관심사는 영화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등을 만든 이준익 감독이다. 그는 상반기 숏드라마 ‘아버지의 집밥’ 촬영에 나선다. 영화계에서도 노장에 속하는 이 감독의 합류가 의외라는 시각과 동시에, 숏드라마 문법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한편 국내 대표적인 영화배급사인 쇼박스도 1월 첫 숏드라마 ‘브라이덜샤워: 사라진 신부’와 ‘망돌이 된 최애가 귀신 붙어 찾아왔다!’ 제작 소식을 알렸다. 관건은 배우다. 제작단가가 낮은 숏드라마 특성상 아직 톱배우의 출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숏드라마는 신인 배우 출연료가 총 500만∼1000만 원 내외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시도도 활발해 향후 제작 기간 및 단가는 더 낮아질 수 있다. 드라마 제작사 연두컴퍼니의 한정수 대표는 “숏드라마는 배우의 인지도가 중요한 시장이 아닌 데다 기존 드라마와는 연기 문법이 다르다”고 했다.● “고급화된 숏드라마 모델 만들어야”글로벌 지적재산권(IP)을 재생산하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선발주자인 중국과 미국에서 성공한 IP를 한국 숏드라마로 리메이크하는 방식이다. 1월 박한별 주연의 ‘청소부의 두 번째 결혼’(드라마박스)은 중국 숏드라마 ‘50대는 아닙니다’가 원작이다. KT스튜디오지니가 한국화한 작품으로 1730만 뷰를 돌파했다. KT스튜디오지니 측은 “현재 글로벌 IP를 한국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후속 프로젝트를 다수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IP 차용’ 전략은 성장 초기인 국내 숏드라마 생태계를 빠르게 안착시키기 위한 목적이 크다. 중국과 한국에서 콘텐츠 기획자로 활동해온 노경호 코코미디어 대표는 “한국은 이미 K드라마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여기에 플랫폼 설계 및 빠른 제작 시스템을 결합하면 숏드라마에서도 단순한 ‘추격자’가 아니라 ‘고급화된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미국 그래미와 비견되는 영국 최고의 대중음악 시상식 ‘브릿 어워즈’에서 K팝 가수 최초로 트로피를 안았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46회 브릿 어워즈에서 로제의 ‘아파트(APT.)’는 ‘올해의 인터내셔널 노래(International Song of the Year)’로 선정됐다. 로제는 이날 시상식 무대에 올라 “영국의 재능 있고 존경하는 뮤지션들 앞에서 상을 받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라며 “브루노, 저의 가장 큰 멘토이자 가장 친한 친구가 돼 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는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서 2위까지 오르며 1년 넘게 차트 상위권을 지켰다. 로제는 이어 “블랙핑크와 제니, 지수, 리사를 언급(Shout Out)하고 싶다”며 “사랑한다. 언제나 내게 영감을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또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의 총괄프로듀서인 테디를 ‘오빠’라 부르면서 “많이 사랑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올해의 인터내셔널 노래’ 부문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골든(Golden)’도 함께 후보에 올랐다. ‘골든’을 부른 극중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는 ‘올해의 인터내셔널 그룹(International Group of the Year)’ 부문에도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엔 실패했다. 1977년 시작된 브릿 어워즈는 영국음반산업협회에서 주관하며,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악상으로 꼽힌다. 앞서 방탄소년단(BTS)이 2021년과 2022년에, 블랙핑크가 2023년 ‘올해의 인터내셔널 그룹’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2024년엔 DJ 페기 구가 ‘올해의 인터내셔널 노래’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모두 수상하지 못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발매된 블랙핑크의 세 번째 미니앨범 ‘데드라인’은 발매 당일에만 146만1785장이 팔렸다. YG엔터테인먼트는 “K팝 걸그룹 역사상 발매 첫날 기준 최고 판매랑”이라며 “세계 32개국에서 아이튠스 ‘톱 앨범’ 차트 1위를 석권했다”고 밝혔다. 타이틀곡인 ‘고(GO)’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이틀째인 1일 현재 조회수가 2790만 회를 넘어섰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되는 방탄소년단(BTS·사진)의 정규 5집 발매 기념 컴백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이 신곡과 히트곡을 중심으로 1시간 정도 펼쳐질 예정이다. BTS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지난달 28일 “광화문 공연 시간을 약 1시간으로 정했다”며 “야외 공공장소라는 특수성과 관람객 안전, 현장 통제, 대중교통 이용 편의, 심야 시간대 소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에 BTS는 이번 공연에서 정규 5집 ‘아리랑’에 수록된 신곡은 물론이고 그간 세계에서 사랑받은 기존 히트곡도 함께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BTS 광화문 공연은 앞서 지난달 23일 공연 예매가 시작되자 예매 대상 좌석 1만3000석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주최 측은 서울광장 인근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미국 그래미와 비견되는 영국 최고의 대중음악 시상식 ‘브릿 어워즈’에서 K팝 가수 최초로 트로피를 안았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46회 브릿 어워즈에서 로제의 ‘아파트(APT.)’는 ‘올해의 인터내셔널 노래(International Song of the Year)’로 선정됐다. 로제는 이날 시상식 무대에 올라 “영국의 재능 있고 존경하는 뮤지션들 앞에서 상을 받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라며 “브루노, 저의 가장 큰 멘토이자 가장 친한 친구가 돼 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는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서 2위까지 오르며 1년 넘게 차트 상위권을 지켰다.로제는 이어 “블랙핑크와 제니, 지수, 리사를 언급(Shout Out)하고 싶다”며 “사랑한다. 언제나 내게 영감을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또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의 총괄프로듀서인 테디를 ‘오빠’라 부르며 “많이 사랑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이날 ‘올해의 인터내셔널 노래’ 부문에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곡 ‘골든(Golden)’도 함께 후보에 올랐다. ‘골든’을 부른 극중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는 ‘올해의 인터내셔널 그룹’(International Group of the Year) 부문에도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엔 실패했다.1977년 시작된 브릿 어워즈는 영국음반산업협회에서 주관하며,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악상으로 꼽힌다. 앞서 방탄소년단(BTS)이 2021년과 2022년에, 블랙핑크가 2023년 ‘올해의 인터내셔널 그룹’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2024년엔 DJ 페기 구가 ‘올해의 인터내셔널 노래’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모두 수상하지 못했다.한편 지난달 27일 발매된 블랙핑크의 세 번째 미니앨범 ‘데드라인’은 발매 당일에만 146만1785만 장이 팔렸다. YG엔터테인먼트는 “K팝 걸그룹 역사상 발매 첫날 기준 최고 판매랑”이라며 “세계 32개국에서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를 석권했다”고 밝혔다. 타이틀곡인 ‘고(GO)’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이틀 째인 1일 현재 조회수가 2790만 회를 넘어섰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되는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발매 기념 컴백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이 신곡과 히트곡을 중심으로 약 1시간 정도 펼쳐질 예정이다.BTS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지난달 28일 “광화문 공연 시간을 약 1시간으로 정했다”며 “야외 공공장소라는 특수성과 관람객 안전, 현장 통제, 대중교통 이용 편의, 심야 시간대 소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이에 BTS는 이번 공연에서 정규 5집 ‘아리랑’에 수록된 신곡은 물론 그간 세계에서 사랑받은 기존 히트곡도 함께 선보일 전망이다. BTS 광화문 공연은 앞서 지난달 23일 공연 예매가 시작되자 예매 대상 좌석 1만3000석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주최 측은 서울광장 인근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