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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소속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사진)이 한국 및 일본과 ‘핵 공유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만하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밝힌 것은 다른 인사들의 발언보다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정책과 관련한 법안 및 예산을 주무르는 군사위 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다. 그의 발언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 미국 내에서 이런 논의가 더 많아지고 활발해졌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미국은 핵 정책과 관련해선 비확산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이어가며 핵 능력을 증강하는 과정에도 미국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물론이고 전술핵 재배치 요구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인호프 위원장이 이런 기류를 알면서도 한국 일본과 비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을 담은 미 국방대(NDU)의 ‘21세기 핵 억제력: 2018 핵 태세 검토 보고서’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그만큼 북한 핵개발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도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도 이날 “미 행정부와 한국 및 일본과의 논의하에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며 국방대 보고서에 대한 검토 여지를 열어 놓았다. 최근 미 의회에서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 상원 군사위는 물론이고 외교위, 정보위의 각종 청문회에서는 더욱 강경한 대중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이 한국 및 일본과 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은 안보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중국까지 겨냥할 수 있는 다목적 포석으로 의회에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다만 이런 반응을 의회의 전반적인 기류로 일반화시키기는 어렵다. 비확산의 관점에서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상존하고 있다. 군사 분야에 정통한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실무급 장교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한 국방대 보고서가 미 행정부의 정책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설령 정책적 차원에서 검토가 이뤄진다고 해도 실제 집행까지는 넘어야 할 걸림돌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군 내부에서도 “전술핵이 한반도에 재배치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1일 “미 의회나 민간 차원에서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얘기지만 미 정부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며 “특히 미군이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전술핵 재배치가 아니라 유사시 한국군 전투기 등을 이용해 전술핵을 투하하는 진정한 의미의 핵 공유라면 미국이 이를 실현할 가능성이 더더욱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 등에 전술핵을 갖다 놓고 유사시 미군 전투기 등으로 이를 사용하는 전술핵 재배치 형태의 ‘반쪽 핵 공유’에 대해서도 군 내부에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을 지척에 둔 한반도 전장 환경상 한반도 유사시 북한이 가장 먼저 전술핵이 보관된 기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게 되는 등 남한에 전술핵을 두는 건 군사전략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많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손효주 기자}
미국이 한국, 일본과 ‘핵 공유 협정’ 체결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미 국방대(NDU) 보고서 내용을 두고 미 의회에서도 “검토할 만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임스 인호프 미 상원 군사위원장(오클라호마·공화)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의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뒤 “살펴보고 고려할 사안”이라고 답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국방대는 최근 발간한 ‘21세기 핵 억제력: 2018 핵 태세 검토 보고서’에서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파트너국과 비전략적 핵능력(전술 핵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상원 군사위를 이끄는 의회 고위 인사가 그 추진 가능성을 열어 놓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콜로라도·공화)은 같은 질문에 대해 “일본과는 이를 따로 논의해 본 적이 없지만, 한국 당국자들과의 논의는 과거에 몇 번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일 3국 간 협력을 최대한 강화하는 노력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스스로 한 비핵화 약속을 지키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 공화당 소속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이 한국, 일본과 ‘핵 공유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할 만하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힌 것은 다른 인사들의 발언보다 무게가 실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정책과 관련한 법안 및 예산을 주무르는 군사위 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다. 그의 발언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 미국내에서 이런 논의가 더 많아지고 활발해졌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미국은 핵 정책과 관련해선 비확산을 최우선 순위로 삼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이어가며 핵 능력을 증강하는 과정에도 미국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은 물론 전술핵 재배치 요구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인호프 위원장이 이런 기류를 알면서도 한국, 일본과 비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을 담은 미 국방대(NDU)의 ‘21세기 핵 억제력: 2018 핵 태세 검토 보고서’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은 그만큼 북한 핵개발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도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도 이날 “미국 행정부와 한국, 일본과의 논의 하에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며 국방대 보고서에 대한 검토 여지를 열어놓았다. 최근 미 의회에서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 상원 군사위는 물론 외교위, 정보위의 각종 청문회에서는 더 강경한 대중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국이 한국, 일본과 전략적 핵 능력을 공유하는 방안은 안보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중국까지 겨냥할 수 있는 다목적 포석으로 의회에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 다만 이런 반응을 의회의 전반적인 기류로 일반화시키기는 어렵다. 비확산의 관점에서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상존하고 있다. 군사 분야에 정통한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실무급 장교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작성한 국방대 보고서가 미 행정부의 정책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설령 정책적 차원에서 검토가 이뤄진다고 해도 실제 집행까지는 넘어야 할 걸림돌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 군 내부에서도 “전술핵이 한반도에 재배치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1일 “미 의회나 민간 차원에서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얘기지만 미 정부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며 “특히 미군이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전술핵 재배치가 아니라 유사시 한국군 전투기 등을 이용해 전술핵을 투하하는 진정한 의미의 핵공유라면 미국이 이를 실현할 가능성이 더더욱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이 주한미군 기지 등에 전술핵을 갖다놓고 유사시 미국 전투기 등으로 이를 사용하는 전술핵 재배치 형태의 ‘반쪽 핵공유’에 대해서도 군 내부에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을 지척에 둔 한반도 전장 환경상 한반도 유사시 북한이 가장 먼저 전술핵이 보관된 기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게 되는 등 남한에 전술핵을 두는 건 군사전략에 배치된다는 지적도 많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 정부가 지난달 25일에 이어 31일 또다시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의 의도 및 배경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a missile launch)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다. 상황을 계속 모니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엿새 전 발사 때 ‘단거리 발사체’라고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미사일’이라고 적시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도 이날 CNN, NBC 등에 미사일 발사 사실을 언급했다. 다만 이들은 “단거리여서 미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미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시 코튼 연구원은 트위터에 “북한이 2, 3주 간격으로 미사일 실험을 하던 2016, 2017년과 상황이 비슷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가 북한 당국자를 만나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한 NSC 관계자가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 방한 기간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고, 북한 측이 “비핵화 실무 협상이 매우 조만간(very soon)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미국이 한일 양국에 ‘현상동결 협정(standstill agreement)’ 체결을 촉구하고 나선 움직임은 “한일 갈등은 스스로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던 자세에서 적극적으로 바뀐 것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한일 양국의 갈등 상황을 미국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3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협정과 관련된 로이터 통신 보도를 부인했지만 같은 날 아사히신문 석간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도 같은 내용의 보도를 이어갔다. 우리 정부 역시 이 협정 제안을 서면 등으로 정식 전달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부 내에선 미국이 한일 간의 갈등을 조정해 보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단축 국가)에서 제외하는 움직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우려하면서 제외 결정을 하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진행하지 않도록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또 한미일 3국이 수출 규제에 관해 협의하는 구조를 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있어 중요한 동맹국인 일한(한일)의 대립 격화는 국익에 악영향을 주기 쉽다고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 움직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외교부 전·현직 당국자들은 이 협정을 국가 간 조약 또는 협정이라기보다는 미국 산업계에서 통용되는 개념으로 해석한다. 국제법 전문가는 “회사 간 소송을 진행하고 있을 경우 상대방에 대한 적대적 비난행위를 멈추고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들을 하지 말자는 ‘신사협정’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전직 외교부 고위 관계자 또한 “구속력 있는 협정이라기보다 ‘정치적 합의’이자 ‘휴전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태국 방콕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 개최를 공식화한 것도 이런 미국의 적극적인 관여 움직임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던 미국은 일본이 2일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에 이어 한국이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공 드라이브로 맞받아치자 상황을 심각하게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업계에서 “우리가 보게 될 피해가 만만치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반도체 D램 가격이 20% 이상 급등하자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전미제조업협회(NAM) 등 6개 단체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담은 서한을 한일 양국 통상 수장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스가 장관은 31일 오후에도 여전히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은 안보를 위해 수출관리 제도의 적절한 운영에 필요한 재검토로, 그 방침에 변화가 없으며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방침임을 강조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도 법령 개정과 관련해 “절차를 진행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런 기류에서 1일 열리는 한일 외교장관회담은 양국 갈등 문제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1일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해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두고 “(한일 관계가) 어렵고 긴박한 상황이지만, 외교당국 간 협의를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그런 공감대 위에서 우리의 입장을 강하게 개진하고 양국 관계가 파국 상태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는 얘기를 나눠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2일 미국이 관여해 의견을 조율해보는 한미일 3국 외교장관회담 방식으로 논의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방콕=한기재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 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일정을 거론하며 “북한과의 실무협상이 조만간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2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서 “나는 며칠간 방콕에 있을 예정”이라며 “루빅큐브(큐브 퍼즐)를 풀 수 있도록 실무협상을 조만간 다시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베트남에서 외화벌이를 해온 북한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며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경고도 동시에 내놨다. 이번 제재는 북한이 25일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 닷새 만에 나왔다. 다만 재무부는 실무자급 개인 1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대북제재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일정을 거론하며 “북한과의 실무협상이 조만간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이날 북한 군수공업부 소속 북한인 1명을 제재대상에 추가하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경고도 동시에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2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서 진행된 인터뷰 형식의 대담에서 “나는 며칠간 방콕에 있을 예정”이라며 “루빅스 큐브(Rubik’s Cube·큐브 퍼즐)을 풀 수 있도록 실무협상을 조만간 다시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할 준비가 됐다고 여러 차례 자신에게 이야기했음을 강조하며 “이제 이를 실행할 시간이다. 우리가 (비핵화를)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현재 가진 핵무기를 유지하면서 더 이상 추가로 제조하지 않을 경우 제재 해제를 검토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너무 가정적(hypothetical) 질문”이라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창의적인 해법이 있기를 바란다”고 답변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이 현재 논의되거나 계획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확인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베트남에서 외화벌이를 해온 북한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그가 2016년부터 올해 초까지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무연탄과 티타늄 등 북한 생산품 수출 활동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해왔다는 이유다.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 및 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김수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를 위반했고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북한이 25일 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 닷새 만에 나온 조치다. 다만 재무부가 북한 법인이나 기관이 아닌 실무자급 개인 1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대북 제재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도발에 경고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실무협상 테이블로 나오라’는 신호를 동시에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러시아 등 핵심 외교안보 사안을 두고 사사건건 충돌해온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DNI·76)을 전격 경질했다. 후임으로 ‘대통령의 충복’ 존 래트클리프 하원의원(54·공화·텍사스)이 내정됐다. 래트클리프 의원은 테러 담당 검사 출신이지만 정보 분야의 경험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트윗을 통해 “코츠 국장이 다음 달 15일 퇴임한다. 새 국장으로 래트클리프 하원의원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만들어진 DNI는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들을 감독하는 최상위기관이다. 코츠 국장은 1월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북한은 핵무기가 정권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북한에 낙관적 태도를 보이던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태도를 취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했고 “학교에 가서 다시 공부하라”고 비아냥댔다. 코츠 국장은 러시아, 이란, 시리아 철군, 이슬람국가(IS) 현황 등에 관해서도 대통령과 엇박자를 냈다. 지난해 한 안보포럼에서는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미 워싱턴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란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며 어이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해명 성명을 냈다. 이런 불협화음으로 그는 줄곧 교체설에 시달렸다. 3월에는 실제 주변에 사임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만류로 자리를 유지했으나 결국 지난주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사임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지지를 보이는 후임 래트클리프 의원이 기밀정보의 분석 및 평가에서 균형감을 유지할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상원 인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것.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한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는 “내년 대선에서도 러시아의 개입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때 래트클리프 의원은 “러시아의 개입을 확인할 근거가 없다”며 뮬러를 몰아붙였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래트클리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눈먼 충성을 보였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 분명하다”며 “초당파적인 정보 분야 전문가가 요구되는 자리에 그런 인사를 앉힌다면 상원은 큰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 28일 양일간 민주당 흑인 중진 하원의원 일라이자 커밍스(68·메릴랜드)와 흑인이 다수인 메릴랜드주 최대도시 볼티모어를 공격해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트위터에 “커밍스는 잔인한 불량배”라며 “그의 지역구 볼티모어는 역겹고 쥐가 들끓는 난장판이다. 미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열악한 곳으로 어떤 사람도 살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루 뒤 “인종주의자 커밍스가 지역구와 주민에게 에너지를 더 쏟았다면 그의 무능력한 리더십으로 인한 난장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커밍스 의원은 최근 남부 국경지대의 열악한 불법 이민자 수용시설을 두고 행정부를 비판해 대통령의 미움을 샀다. 그가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장 자격으로 대통령 장녀 이방카 부부의 이메일 사용 등을 조사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볼티모어는 60만 인구의 62.8%가 흑인(2018년 미 인구조사국 기준)이다. 살인 등 강력범죄율도 미 평균보다 높다. 하지만 도시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부단한 노력으로 최근 ‘매력의 도시(Charm City)’란 애칭도 얻었다. 존스홉킨스대, 로욜라대, 피바디음대 등 한국 유학생이 많은 명문 학교도 많다. 대통령의 원색적 비난에 시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지역 언론 볼티모어선은 ‘쥐 몇 마리가 있는 게 쥐가 되는 것보다 낫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접수한 사람 중 가장 부정직한 인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볼티모어 출신 CNN 흑인 앵커 빅터 블랙웰(38)도 28일 아침 뉴스를 진행하며 “많은 문제가 있지만 그곳 사람들은 자신의 도시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또 볼티모어 아이들도 대통령 지지자와 마찬가지로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는 미국인”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감정이 격해져 약 10초간 말을 잇지 못하고 살짝 눈물까지 비쳤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도 트위터에 볼티모어의 춤 경연팀과 함께 춤추는 영상을 올리며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썼다. 소셜미디어에는 볼티모어 시민을 지지하는 ‘#우리가볼티모어(#WeAreBaltimore)’란 해시태그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에도 민주당 유색인종 여성 하원의원 4명을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외쳐 비판을 받았다. 미 언론은 대통령의 연이은 인종차별 발언이 내년 재선을 위한 ‘고도의 계산’을 담고 있다고 분석한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백인 저소득층 노동자라는 ‘집토끼’를 결집시키기 위해 비판을 감수하며 일부러 막말을 한다는 의미다. 트럼프 재선 캠프는 15일 ‘미스 미시간’으로 뽑혔지만 흑인 및 무슬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일주일 만에 자격을 박탈당한 중국계 미국인 캐시 주(20)까지 합류시켰다. 주는 과거 “흑인 사망 사고의 대부분이 다른 흑인에 의해 발생한다” “미시간대 교내에 왜 ‘히잡 체험 부스’가 있는지 모르겠다. 억압받는 이슬람 여성을 닮으라는 거냐”고 주장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북한과 이란, 러시아 등 외교안보 이슈를 놓고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충돌해온 댄 코츠 국가안보국(DNI) 국장이 끝내 사임했다. 사실상 경질된 그의 후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으로 평가받는 정보 분야 비전문가가 내정되면서 ‘국가기밀의 정치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새 국가정보국장에 존 래트클리프(공화당·텍사스) 하원 의원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이를 밝히면서 “댄 코츠 DNI 국장이 다음달 15일 퇴임할 것”이라는 사실도 전했다. 행정부의 고위 인사 교체를 또 다시 트위터로 알린 것이다. 코츠 국장은 1월 상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던 정보기관 수장이다. 러시아, 이란은 물론 지난해 말 시리아 철군 등 중동 정책을 놓고도 트럼프 행정부와 엇박자를 냈다. 지난해 애스펀 안보포럼에서는 토론 도중 진행자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는 말을 전해 듣자 한숨을 쉬며 어이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가 이후 해명 성명까지 내야 했다. 코츠 국장은 이런 불협화음 때문에 교체설에 시달렸고, 3월에는 실제 주변에 사임 의사를 밝힌 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자신을 감싸주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만류로 국장정보국장 자리를 유지했으나 결국 지난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하면서 최종 사의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는 최근 국가안보 분야의 중요한 정책결정 과정에 배제돼 있었으며, 이로 인한 고립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외신들은 후임인 래트클리프 의원이 코츠 국장처럼 트럼프 행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정보의 분석과 평가에 있어 균형감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상원의 인준을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것. 래트클리프 의원은 테러 담당 검사 출신이기는 하지만 정보 분야의 경험은 없다. 미국의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정보기관이 러시아의 대선개입 가능성을 민감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시기라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한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는 “내년 대선에서도 러시아의 개입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인 래트클리프 의원은 당시 청문회에서 “러시아의 개입을 확인할 근거가 없다”며 뮬러 특검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는 뮬러 특검의 보고서가 힐러리 클린턴 전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변호사들이 작성한 근거없는 보고서라고 비판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엄호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래트클리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눈 먼 충성을 보였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 분명하다”며 “초당파적인 정보 분야 전문가가 요구되는 자리에 그런 당파적 인사를 앉힌다면 상원은 큰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6주년 기념행사가 2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 이날 6·25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의 기념행사에 이어 펜타곤시티 셰러턴호텔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보은의 밤’ 행사가 열렸다. 한국전참전용사협회(KWVA) 등 미국 측 인사 250명과 조윤제 주미대사 등 한국 측 인사 50명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대사가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한미동맹은 양국 국민의 우정과 신뢰 속에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 왔다”며 “한국 정부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과거가 아닌 오늘의 역사로 되살리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26일 정전기념일 기념 포고문에서 자신이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은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등에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둔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지도하며 “남조선 당국자가 사태 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때에 깨닫고 최신 무기 반입이나 (한미)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아무리 비위가 거슬려도 남조선 당국자는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해 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비핵화 대화가 시작된 뒤 김 위원장이 각종 미사일 도발 후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압박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이번 탄도미사일 도발을 “남조선 군부 호전 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규정하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5월 미사일 도발 때는 ‘무력시위’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자들이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판문점 남북미 회동 등)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 군사연습 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자가) 하루빨리 지난해 4월과 9월(남북 정상회담)과 같은 바른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고 했다.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발사 행위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1874호)를 위반했음에도 한미 ‘19-2 동맹 연습’ 등 군사훈련을 트집 잡고 남북 경협 이행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문 대통령을 비난한 데 대해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것으로 담화문이 아니다. 공식 입장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그저 작은 것들(smaller ones)을 시험한 것뿐”이라고 했다. 미 본토나 괌을 타격할 수 없는 단거리탄도미사일 도발은 묵과할 수 있다는 것으로, 비핵화 실무회담 개최를 위한 노력은 계속 이어가자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소개된 김 위원장의 발언에도 대미 메시지는 빠져 있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한일 의원대표단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어색한 만찬을 가졌다. 2003년부터 매년 2차례 각국을 오가며 개최된 한미일 3개국 의원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한국 대표단 7명은 이날 미 맨스필드재단이 마련한 환영 만찬에서 일본 대표단과 비공개로 약 2시간 만났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을 포함한 한국 대표단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3국이 공유하는 가치다. 이 가치로 한미일 3국이 같이 발전할 수 있었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장경제에 반하는 조치라는 뜻을 강조했다. 반면 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은 민감한 문제라며 한국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 의회 및 행정부 인사들이 25일(현지 시간) 워싱턴을 방문한 국회의원단을 만나 “한일 갈등에 관한 한국 입장을 이해하지만 관여하기는 어렵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단장으로 한 7명의 방미의원단은 이날 공화당 소속의 척 그래슬리 상원 금융위원장, 톰 코튼 상원 군사위원회 전략군소위원장, 테드 요호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회 간사 및 민주당 소속 브래드 셔먼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원장 등을 잇따라 만났다. 의원단은 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장경제와 자유무역 정신에 반하며, 미국 기업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점을 설명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원들은 이들의 설명을 경청하고 공감을 표시했지만,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래슬리 위원장은 “한일 중 어느 일방을 편드는 일을 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자유무역을 신봉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정 의원이 전했다. 정 의원은 코튼 상원의원 및 요호 하원의원과의 면담에 대해서도 “이들이 내용을 소상히 잘 파악하고 있었고 심정적으로 한국의 입장을 잘 이해하는 분위기였다”며 “그렇지만 미국이 나서서 직접 관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개입하는 데 적극성을 띠지 않았다”며 “요호 의원도 ‘합리적 결정은 아니었다’고 하면서도 개입해서 중재하려는 노력에 대해 굉장히 주저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이런 공통된 반응은 한일 양국이 스스로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며, 양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미국이 개입 혹은 관여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도 이날 오후 의원단과 만나 “한일 두 나라 모두가 맹방인 만큼 어느 한쪽에 기울어서 중재 역할을 하는 것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일 간 경제 갈등은 결국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미국 정부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뾰족한 대안을 만들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고 민주당 이수혁 의원이 전했다. 의원단과 별개로 워싱턴을 방문했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윌버 로스 상무장관을 만나 일본 조치의 부당함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로스 장관은 “(미국 당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배후조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했던 로버트 뮬러 전 특검(사진)이 24일 공개 증언에 나섰다. 그를 청문회에 세운 야당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3개월 전 보고서 내용과 크게 다른 증언을 얻진 못해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민주당의 악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30분경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뮬러 전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행위에 대해 무죄를 선언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퇴임 후 사법방해 혐의로 기소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맞다”고 답했다. “러시아와의 공모도, 특검 수사 개입 등 사법방해 의혹도 없었다”는 대통령 측 주장과는 상반되지만 4월 18일 공개된 448쪽의 최종 수사보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7년 5월 임명된 뮬러 특검은 22개월 동안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핵심 쟁점인 러시아와의 공모,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 모호한 결론을 내놨다. 당시 그는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접촉은 있었지만 범죄 공모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사법방해 의혹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무죄라는 것도 아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결국 이날 청문회에서의 발언 또한 ‘의혹은 있지만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다만 뮬러 전 특검은 러시아에 대해 강한 경계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오후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러시아는 미국 민주주의를 방해하려 한다. 2020년 미 대선과 다른 나라에서도 다시 방해를 시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청문회 시작 전부터 예의 ‘폭풍 트윗’을 올리며 민주당을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 결과에 환호했다. 그는 “민주당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들은 큰 손해를 봤고 당도 난장판”이라고 조롱했다. 또 “뮬러 전 특검은 ‘가짜 구름’이다. 민주당원 모두는 그가 가짜였음을 알고 있다. 청문회를 열어준 민주당에 감사를 표한다”고도 비꼬았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우리가 이겼다”고 주장했지만 미 언론 반응은 차갑다. CNN은 “뮬러의 증언은 본질적으로 아무것도 이끌어내지 못한 행위”라며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집착을 그만두고 미 국민을 우선시하라”고 일갈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탄핵 추진력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친(親)트럼프 매체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리스 앵커는 “뮬러의 증언은 민주당에 재앙”이라고 혹평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대북 강경파’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55·사진)이 24일(현지 시간)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을 ‘한국 영공(South Korean airspace) 침범’이라고 분명하게 규정했다. 전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인근 한국 영공 침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억지 주장 등 일련의 사태가 역설적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확인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5일 오전 국방부를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이 이에 대해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알기로 러시아가 남쪽 노선으로 그 지역을 비행해온 건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러시아가 한국 영공을 가로질렀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장관으로서 국방부에 첫 출근을 한 그는 “(러시아의 한국 영공 침범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그것이 내가 이해하는 바”라며 “한국은 일종의 억지를 위해 분명히 대응했다”고 말했다. 일본 측이 독도를 자국 영공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일축하는 한편 러시아의 침범에 대한 한국의 경고 사격이 적절했음을 분명하게 확인한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또 ‘이 사안이 한일 관계 및 미국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태평양 지역에 가서 그들(한일)을 만나면 논의할 문제 중 하나”라고 했다. 교도통신 등은 그가 다음 달 초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을 순방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의 데이비드 이스트번 대변인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은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한일 양국과 긴밀 협의 중”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의 지역 불안 조장 시도를 막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측이 (처음엔) 기기 오작동을 이유로 내놨다고 들었다”며 “실수라도 침범은 침범”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데이비드 노퀴스트 국방 부장관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주한·주일 미군의 철수가 미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댄 설리번 의원(공화)이 “한국과 일본에서의 미군 철수는 수십 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동맹 분열을 시도해온 러시아 중국 북한에 좋은 것 아니겠냐”고 묻자 “그럴 것이다. 미국은 갖고 있지만 그들(중국과 러시아)에게 없는 한 가지는 동맹 및 파트너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도 올해 초 한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을 미국의 최우선 안보 과제로 지목했다.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김정안 특파원}
미국 국방부는 23일(현지 시간)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침범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 국방부는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논란을 피하려는 듯 어느 나라 영공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한국과 일본을 동등하게 거론했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및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국방부는 이 사안에 대해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며 “그들(한일)이 중국 및 러시아의 카운터파트와 외교 채널로 후속조치를 함에 따라 관련 움직임들을 계속 모니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동맹국의 방어를 위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이스트번 대변인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지지를 보내는 대상에 일본도 포함시킨 것은 독도 위 상공을 자국 영공이라고 주장하며 자위대 군용기를 긴급 발진시킨 일본의 대응을 인정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국방부의 입장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동맹국들의 대응을 모두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이해한다”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사건을 통해 한미일 3국 공조를 시험해 보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중국과 러시아의 도발은 한미일 3국 관계의 균열을 노리는 의도된 행동이며, 특히 한일 사이에 더 많은 마찰의 씨를 뿌리는 것”이라며 “이번 일로 한일 양국은 역내 전략적 협력 문제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 국방부에서 근무하는 미국인 미혼 남성 A 씨(36)는 최근 옮길 집을 알아보고 있다. 근래 집주인이 “집을 팔아야 한다. 빨리 비워 달라”고 했다. 현재 그는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인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산다. 방 2개짜리 아파트의 월세는 2200달러(약 260만 원). 새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지만 비슷한 가격에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올 들어 미국 집값이 눈에 띄게 오르면서 현재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는 최소 300달러의 월세를 더 내야 한다. 펜타곤이 위치한 버지니아주 알링턴은 아마존 제2본사가 들어올 예정이어서 집값이 더 들썩인다. A 씨는 기자에게 “근무지에서 훨씬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알아보고 있다. 연봉이 적지는 않지만 비싼 월세 및 건강보험 등을 제외하면 남는 돈이 거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출과 월세에 신음하는 미국인 아마존 제2본사 설립의 여파는 워싱턴은 물론이고 인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로도 확산됐다. 버지니아 부동산회사 ‘메가 리얼티앤드인베스트먼트’의 제니 리 중개인은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높아 집을 내놓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당연히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어 “과거보다 임대료를 5∼10%는 더 올려 받는 집주인이 많다”고 전했다. 중산층 4인 가족이 선호하는 마당이 있는 방 3개짜리 집 가격은 대부분 이 지역에서 100만 달러(약 11억8000만 원)를 넘는다. 미국은 광활한 국토와 낮은 인구밀도를 지녔지만 대도시 부동산 상황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샌프란시스코(구글, 애플), 시애틀(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대형 정보기술(IT)업체 본사가 있는 지역에서는 ‘악’ 소리 나는 집값과 월세에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백악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약 3700만 가구가 전체 수입의 30% 이상을 주택 대출 및 월세 등 부동산 비용으로 쓰고 있다. 이 중 절반인 약 1800만 가구는 부동산 비용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2001년(약 1241만 가구)보다 45% 증가했다. 백악관은 “집값 인상으로 미국인의 건강보험, 교육, 식품, 교통비 지출이 줄고 있다.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자녀를 키우면서 수입의 50%를 부동산 비용으로 지출하는 미국 가정은 같은 금액의 돈을 벌지만 부동산 부담이 낮은 다른 가정에 비해 식료품비는 35%, 건강보험료는 74%를 덜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사설에서 “수백만 명의 저소득층 가정에 현재의 집세는 너무 비싸다. 현 수준의 주택 개발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핵심은 공급 부족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연간 120만 채의 집이 새로 지어지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전의 180만 채와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하버드대 주택연구공동센터에 따르면 현재의 인구 성장률을 따라잡으려면 매년 최소 25만 채의 새 집이 필요하다. 활발한 이민 등으로 지금도 25세 이상 미국인 수는 연 200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트럼프 “규제 완화해 주택 공급 늘려야”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의 집값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주택규제개혁위원회’ 설치를 발표했다. 주무부서인 주택도시개발부를 비롯해 재무, 노동, 교통, 내무, 농업, 에너지부 등 내각의 주요 부서가 총동원됐다. 환경보호청(EPA) 국가예산관리국(OMB) 경제자문위원회(CEA) 등도 포함됐다. 사실상 외교와 국방 부서를 제외한 전 행정 부처와 관계가 있다.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 이끄는 이 위원회는 각 주(州)의 택지개발 및 주택건설 신청, 관련 허가, 세금, 투자 정책, 임대료, 주차, 밀도 제한 등 주택 관련 규정들을 꼼꼼히 따져 완화할 여지가 있는지를 살핀다. 에너지와 생활용수 등의 분야에서 과도한 환경 규제는 없는지 등도 들여다본다. NYT에 따르면 카슨 장관은 “교사, 간호사, 자동차 정비사, 건설 근로자, 경찰관 등 평균 소득을 지닌 미국인들이 주택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특히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이 위원회 설치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때 “방치된 지역사회를 다시 일으키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모든 미국인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길을 찾도록 돕겠다”고 했다. 당시 백악관은 위원회 활동을 알리면서 “주택 관련 행정 규제가 미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면 근로자들이 좋은 일자리가 넘쳐나는 생산성 높은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살 수밖에 없다. 이는 노동력이 필요한 지역에서 우수 인력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도록 해 미 경제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논리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정책이 ‘모순’이라는 비판도 제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줄곧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다. 금리가 낮아지면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미 인구조사국(Census)에 따르면 2003년 24만3700달러였던 미국 신규주택의 평균 매매가격은 올해 5월 37만7200달러로 약 55% 상승했다. 다만 거시적으로 볼 때 미 주택시장이 과열에서 정상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미 대표 주택지수인 케이스실러지수에 따르면 미 전역의 집값 평균은 2012년 후 연간 약 6%씩 상승했지만 올 들어 3.5%대로 상승률이 낮아졌다.○ 2020년 미 대선에서도 주요 변수 안정적 주택 공급 문제는 2020년 대선에서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 중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및 코리 부커 상원의원(뉴저지), 줄리언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 주택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놨다. 특히 워런 의원은 택지 사용 개혁에 나서는 각 주정부에 100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넓은 땅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택지개발을 꺼리는 일부 부자 동네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다. 특히 그는 부호들이 몰려 사는 미 북동부 및 태평양 연안 지역을 겨냥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기 위해서라도 민주당 대선후보군이 더욱 적극적으로 부동산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택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한 것도 결국 재선을 위한 카드이므로 민주당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다. 대선 변수를 떠나 트럼프 행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규제 개혁 측면에서는 일관성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엠파이어스테이트 같은 큰 건물도 1, 2년 내 지어졌는데 지금은 건물 신축 인허가를 받는 데에만 10년이 걸린다”며 규제 철폐 의지를 강조했다. 경제 호조를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그는 부동산 외에도 환경, 에너지 등 전 분야에서 전방위적 규제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 또한 행정부의 추가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엘리자베스 코언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NYT에 ‘적절한 주택 제공에 실패한 시장’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그는 1980년대부터 미 정부가 주택 공급을 시장에 전적으로 맡겨온 정책이 한계를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미 주요 도시들이 아마존 같은 대기업을 유치하려고 과도한 세금 감면 혜택을 해당 기업에 부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문제 등 공적 영역의 부담이 더 커진다”며 행정부 차원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정은 워싱턴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 국방부는 23일(현지 시간)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침범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방부는 독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논란을 피하려는 듯 어느 나라 영공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한국과 일본을 동등하게 거론했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및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에 대한 동아일보의 질의에 “국방부는 이 사안에 대해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며 이렇게 답변했다. 그는 “그들(한일)이 중국 및 러시아의 카운터파트와 외교채널로 후속조치를 함에 따라 관련 움직임들을 계속 모니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동맹국의 방어를 위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 같다”고 강조했다. 이스트번 대변인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지지를 보내는 대상에 일본도 포함시킨 것은 독도 위 상공을 자국 영공이라고 주장하며 자위대 군용기를 긴급 발진시킨 일본의 대응을 인정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 주변 영공을 침범해 자위대가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 입장에 대해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동맹국들의 대응을 모두 지지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이해한다”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이번 사건을 통해 한미일 3국 공조를 시험해 보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중국과 러시아의 도발은 한미일 3국 관계의 균열을 노리는 의도된 행동이며, 특히 한일 사이에 더 많은 마찰의 씨를 뿌리는 것”이라며 “이번 일로 한일 양국은 역내 전략적 협력 문제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보좌관도 “중국과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영토 분쟁에 끼어드는 것은 도발적이고 불필요하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중 갈등의 한복판에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북한의 상업용 무선망 구축을 비밀리에 도왔다는 22일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가 미 워싱턴 정계를 강타했다. 유명 의원과 주요 싱크탱크는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강력 비난했다. 북핵 비핵화 협상 및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무역협상 실무회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워싱턴 정가 벌집 크리스 밴 홀런(메릴랜드·민주) 및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공화)은 WP 보도 후 즉각 공동성명을 냈다. 두 의원은 “화웨이가 북한과 연계돼 지속적으로 미국 (제재)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화웨이가 얼마나 악의적인 상대인지 매번 알게 된다”고 성토했다. 이어 “우리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중국 기업이 차세대 무선망 시스템의 중심에 서고, 이들이 미 기업 데이터에 접근해 국가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두 의원은 화웨이 규제를 강화한 법안들을 당장 통과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둘은 이미 화웨이를 미국의 ‘제재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강화하는 법안, 미 제재나 수출 규제를 위반하는 통신업체에 대해 미국산 부품 수출을 금지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이들은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국방수권법 수정안 등도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국가연구센터(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은 “화웨이가 미국에서 새로운 통신장비를 판매하는 것을 영구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재 전문가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도 트위터에 “화웨이와 북한의 거래가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법이 발효된) 2016년 2월 18일 이후에도 계속됐다면 제재 위반”이라며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2014년 미국에 도피해 망명을 신청한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49)가 중국 첩보원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궈원구이는 미국에 온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을 비롯한 고위 인사의 비리를 잇달아 폭로했다. 미 리서치회사 스트래티직비전은 최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그가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를 소탕하는 정부 요원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궈는 지난해 1월 이 회사에 미국 내 중국 국적자 15명의 재정 현황, 소셜미디어 활동, 여행 기록 등 뒷조사를 주문했다. 조사비는 무려 900만 달러(약 1062억 원)로 이 중 100만 달러도 송금했다. 이후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계약이 파기됐고 양측은 소송을 벌이고 있다.○ 중 기업 제재로 무역협상도 빨간불 로이터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란산 원유를 구매한 주하이전룽(珠海振戎) 및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제재를 가하고 있다. 누구든 오늘 (중국에 가한) 이 조치를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주하이전룽은 중국 국영 난광(南光)그룹 자회사다. 2012년에도 이란과 거래해 미국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난광 측은 23일 홈페이지에 “주하이전룽은 2018년 9월 30일 이후 (자사에서) 공식적으로 분리됐다”며 이 회사와 관련이 없다고 발뺌했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다음 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미 협상단이 중국을 찾아 류허 부총리와 만난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에서 양국 정상이 협상 재개에 합의한 후 첫 실무 협상이다. 하지만 이날 제재와 잇따른 반중(反中) 보도로 협상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P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확인해 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최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