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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10시 대검찰청 8층 검찰총장 집무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주례회동 대신 ‘울산 지방선거 개입 피고발 사건 처리회의’가 열렸다. 집무실에는 대검찰청의 구본선 차장, 배용원 공공수사부장, 임현 공공수사정책관, 이 지검장과 서울중앙지검의 신봉수 2차장검사,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검사 등 10여 명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신 차장검사 등은 송철호 울산시장과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즉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검장이 유일하게 기소에 반대했지만 회의는 1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신 차장검사 등은 서울중앙지검으로 되돌아가 차장 전결로 공소장을 결재한 뒤 법원에 곧바로 접수시켰다. ○ 이성윤의 나 홀로 반대, 기록에만 남기고 기소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 차장검사는 1차 기소 대상인 송 시장 등 13명에 대해 추가 수사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4월 국회의원 총선거가 임박했으니 공정한 선거를 위해 신속한 기소가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30여 명으로 구성된 수사팀 검사들의 입장도 모두 일치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윤 총장과 대검 참모들 역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팀 의견에 동의했다. 회의 참석자 중 이 지검장은 유일하게 반대 입장을 냈다. 이 지검장은 검찰 조사를 받지 않은 황 전 청장 등을 거론하며 “조사 후에 기소 여부를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또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관련자의 대질신문과 추가 압수수색까지 주장했고, 일부 회의 참석자들은 이 지검장의 발언에 대해 실소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13명 기소에 대해서도 대검 내부의 전문수사자문단과 서울중앙지검의 부장검사 회의에 부쳐 이른바 ‘레드팀’(조직 내부에서 반대 입장을 내는 역할을 하는 팀) 입장까지 검토한 뒤 신중히 처리를 하자고 주장했다.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기소 전에 내·외부 회의를 거치라고 당부한 것과 비슷한 취지다. 하지만 윤 총장 등 나머지 참석자들은 사안이 복잡하고 보안을 필요로 하는 사건이기에 추가 내부 회의를 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황 전 청장의 경우 수차례 검찰 출석 요청에 불응하고,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것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소환조사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의 반대 의견은 기록에만 남겼다. ○ 하명수사와 공약 지원, 후보자 매수 등 모두 기소 검찰이 발표한 A4용지 3장 분량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기소 대상 13명은 2018년 울산시장 선거 과정에 다양한 방법으로 영향을 미쳤다. 청와대 하명(下命)에 따른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 송 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공약 지원, 송 시장 경쟁 후보자를 매수해 단수 공천되게 하는 등 크게 세 갈래 의혹이 모두 기소 대상에 들어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 시장의 울산시장 당선을 위해 청와대와 경찰 등 국가 조직이 직간접적으로 관여됐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송 시장과 백 전 비서관, 한 전 수석 등을 기소하면서 기소 대상자의 구체적인 혐의를 밝혔다. 우선 검찰은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해 당시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송 시장이 2017년 9월 황 전 청장에게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를 청탁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송 시장의 핵심 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청와대에 제공한 범죄 정보로 가공 작성된 범죄첩보서는 백 전 비서관이 같은 해 11, 12월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경찰로 하달했다. 황 전 청장은 김 전 시장 수사에 미온적이던 경찰관들을 인사 조치한 뒤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시켰다. 송 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공약 지원 의혹도 선거에 부정한 영향을 끼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판단했다. 송 시장과 송 전 부시장은 2017년 10월 장환석 전 대통령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의 핵심 공약이던 산재모병원 사업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발표를 연기해달라고 부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 전 선임행정관은 이 같은 부탁을 받아들이고 산재모병원이 예타 조사에서 탈락한 내부정보를 넘겨줘 송 시장 측은 공공병원 등을 공약으로 준비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청와대가 송 시장 당선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내 경쟁 후보를 부정 매수했다고 봤다. 한 전 수석은 2018년 2월 송 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공기업 사장과 해외 공사 등을 제안하면서 경선 포기를 권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공식 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만 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김정훈 기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청탁한 혐의 등으로 송철호 울산시장을 29일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11월 26일 서울중앙지검이 울산지검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한 지 64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와 관련해 송 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대통령반부패비서관,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장환석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보도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와 경찰이 나서 상대 후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맞춤형 공약까지 설계해준 선거 개입 혐의가 드러나 있다. 검찰은 송 전 부시장이 2017년 10월 문해주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에 대한 비위 정보를 제공하고, 문 전 행정관이 이를 재가공한 범죄첩보서를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이 범죄첩보서를 백 전 비서관이 2017년 11, 12월 박 전 비서관을 통해 경찰청과 울산지방경찰청에 순차적으로 하달했다는 것이다. 황 전 청장은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인사 조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청와대가 김 전 시장 측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산재모(母)병원’의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발표를 연기하는 데도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장 전 행정관 등을 기소했다. 송 전 부시장은 울산시청 내부 자료를 유출하고 특보 채용 비리에 가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기소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 참모와 수사팀 등과의 전체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찰청의 배용원 공공수사부장, 서울중앙지검의 신봉수 2차장검사 등과 회의를 연 뒤 “내가 직접 책임지겠다”며 수사팀에 기소를 지시했다. 참석자 중 이 지검장만 유일하게 기소를 반대했다.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과 30일 오전 검찰에 출석할 예정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일단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 관계자는 “4·15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총선 뒤 처리할 예정”이라며 추가 기소를 시사했다.이호재 hoho@donga.com·김정훈 기자}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송철호 현 울산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 13명 안팎을 이르면 29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강력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더 늦어져서는 총선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수사로 입증된 증거관계에 따라 기소하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윤 총장은 이날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신봉수 2차장 산하 공공수사부장들, 대검 차장검사 등을 불러 회의를 했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사건 수사 경과를 상세히 보고받았다. 회의에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함께 했다. 수사팀은 이 자리에서 현재 수사 결과대로라도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대한 관련자들을 기소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검 참모들의 의견도 합치했으며, 이 지검장은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기존에 수집된 증거 관계를 비춰볼 때 수사팀 의견에 타당하고 “더 늦어져서는 4·15 총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기소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 대상에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수사의 단초가 된 비리 첩보를 전달한 백 전 비서관 등 ‘하명 수사 의혹’ 관련자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출석 의사를 밝힌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이날 출석한 이광철 민정비서관은 이날 기소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을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검찰총장이 독단적으로 행사한 검찰권 남용이라고 규정한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이 비서관도 “1월 13일자와, 17일 두차례 걸쳐 검찰에 보낸 등기 우편을 통해 검찰 출석요청에 대한 저의 입장 명시적으로 밝혔다. 검찰이 반쪽짜리 사실만 흘린다”며 조사실로 향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송병기 전 울산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나온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을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는 게 더 정치적인 일”, “법원이 발부한 영장으로 압수수색을 시도해도 이를 무산시킨 청와대야말로 초법적 발상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김정훈 기자hun@donga.com}

대검찰청 현직 간부가 법무부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팀의 감찰 검토와 검찰 중간간부 인사 등에 대해 비판했다. 29일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대검 감찰2과장인 정희도 부장검사가 전날 추미애 법무장관의 지시 사항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정 검사는 “법무부가 대검 및 전국 66개청에 ‘내·외부 협의체를 적극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 지시는 ‘선거개입 사건’ 등 특정 사건에 개입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고 그러한 지시는 검찰청법을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28일 국민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내·외부 협의체를 적극 활용하는 등 다양한 의견 수렴과 조정을 통해 합리적인 사건처리가 이뤄지도록 하라는 지시를 했다. 정 검사는 최강욱 비서관 기소와 관련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조국 수사팀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검토 역시 검찰청법을 위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검사는 “이번 기소는 검찰청법 12조 ‘검찰총장은 검찰사무를 총괄하여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는 규정과 근거로 검찰총장의 지휘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번 기소에 대해 감찰을 한다면 이는 적법한 기소에 대한 감찰로서 명백한 직권남용에 해당되고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구체적사건에 대해 검사를 지휘감독하는 위법행위가 될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검사는 또 “1월 23일자 검사 인사 관련 법무부장관의 제청권 역시 제청권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한 행위”라며 “특정사건 수사 담당자, 대검 중간간부를 대부분 교체하는 위법이 있었고, 일부 인사에서는 ‘정치성향’을 인사기준으로 삼았다는 의혹마저 있다”며 법무부의 중간간부 인사에 대해 비판했다. 정 검사는 “절차상으로 검찰청법 34조 1항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규정을 위배해 검찰총장의 최소한의 유임 요청마저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정희도 부장검사의 글 전문<법무부 차관께> 어제 우연히 검사내전 12회 끝부분을 보았습니다. 새로운 지청장이 틀어막던 구속영장 청구를 강행한 이선웅 검사의 독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윗사람이 바뀌면 많은 변화가 생긴다. 어떤 사람은 그 변화에 순응하고, 어떤 사람은 저항하며 끝까지 길들여지는 것을 거부하고, 어떤 사람은 잘 대처하여 자신을 지킨다.’ 어제 법무부가 대검 및 전국 66개청에 ‘내외부 협의체를 적극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언론보도를 보았습니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사를 지휘, 감독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어제 법무부의 지시는 ‘선거개입 사건’ 등 특정 사건에 개입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고, 그러한 지시는 검찰청법을 위배한 것입니다. 만약 그 지시를 근거로 ‘선거개입 사건’ 등 특정 사건에 어떤 형식으로든 개입한다면 이는 검찰청법을 위반한 명확한 위법행위가 될 것입니다. 1월 23일 이루어진 청와대 모 비서관 기소 관련한 법무부의 감찰 검토 역시 검찰청법을 위배한 것입니다. 이번 기소는 검찰청법 12조 “검찰총장은 검찰사무를 총괄하여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는 규정과 근거 검찰총장의 지휘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기소에 대하여 감찰을 한다면 이는 적법한 기소에 대한 감찰로서 명백한 직권남용에 해당되고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 검사를 지휘 감독하는 위법행위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차관님은 여러 차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셨습니다. 장관님은 정치인이시지만, 차관님은 정치와는 거리가 먼 순수한 ‘법률가’이십니다. 이런 위법에 눈감지 말고 직을 걸고 막으셨어야 합니다. 더이상 법률가의 양심을 져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1월 23일자 검사 인사 관련 법무부장관의 제청권 역시 제청권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한 행위로 판단됩니다. ‘우수형사부장 중용, 경향교류, 일부청 수도권 3회 제한 해제’ 등 많은 긍정적인 내용이 있음에도 절차상으로는 검찰청법 34조 1항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규정을 위배하여 검찰총장의 최소한의 유임 요청마저 묵살하고 특정사건 수사 담당자, 대검 중간간부를 대부분 교체하는 위법이 있었고, 내용상으로도 ‘직제개편’과 전혀 무관한 특정사건 수사담당자 등을 교체하였으며, 일부 인사에서는 ‘정치성향’을 인사기준으로 삼았다는 의혹마저 있습니다. ‘검사됐으면 출세 다 한거다. 추하게 살지 마라’ 초임시절 어느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위법’에는 순응하지 않겠습니다. ‘가짜 검찰개혁’, ‘정치검찰’은 거부하겠습니다. 차관님 ‘법률가의 양심’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김정훈 기자hun@donga.com}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신봉수 2차장검사는 28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송철호 울산시장 등을 기소해야 한다며 공소장 결재를 상신했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이 지검장에게 기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난해 12월 이후 세 차례 피의자 신분 출석 요구를 거부한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은 이날 “29일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 비서관은 조사 뒤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의 신봉수 2차장검사와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검사는 28일 오전 11시경과 오후 2시경 이 지검장에게 이 같은 의견을 냈다. 수사팀은 다음 달 3일 중간 간부 인사 이동 전에 기소해야 한다며 공소장 결재를 요구했지만 이 지검장이 “공소장을 놓고 가라”며 승인을 거부해 수사팀은 밤늦게까지 사무실에서 대기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백원우, 박형철 전 비서관을 기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전직 비서관은 동시에 두 개의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윤 총장은 29일 이 지검장과의 주례 회동에서 기소를 재차 지시할 계획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국 검찰청에 “사건 처리의 국민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검찰에서 시행 중인 ‘부장회의 등 내부 협의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 위원회’를 적극 활용하라”는 당부 사항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윤 총장이 “수사팀과 기관장 의견이 대립될 때 결단을 내리는 것은 총장의 책무”라는 뜻이 강해 기소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의 기소를 두고 양측이 충돌했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김정훈 hun@donga.com·이호재 기자}
현직 검사가 검사실 소속의 여성 수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 특별감찰단은 이달 중순 자신과 함께 근무 하던 여성 수사관을 성추행한 일선 검찰청의 A 부부장검사를 기소했다. 특별감찰단은 이달 초 A 검사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도망이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사유로 기각된 것으로 밝혀졌다. A 검사는 지난해 11월경 부장검사 등 자신이 소속된 부 검사들과 회식을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와 여성 수사관을 따로 불러내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감찰단은 A 검사의 성범죄 정황을 포착한 뒤 A 검사를 피의자로 전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은 당시 “법무부에 A 검사의 직무 배제를 요청하고, 제출한 사표가 수리되지 않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A 검사는 23일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다른 검찰청으로 소속을 옮겼다. 서울 마포구 인근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시도하다가 적발된 B 검사에 대해서는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대검은 밝혔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검찰총장은 대부분의 사실 관계를 이미 잘 알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선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하게 된 것이다.”(서울중앙지검 관계자) “서울중앙지검의 상급 검찰청인 서울고검장은 사실 관계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지만 법무부보다 늦게 보고 받았다. 감찰 대상 아닌가.”(대검찰청 관계자)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2)의 기소 과정에 대한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의 법무부 보고 절차를 놓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 지검장이 설날인 25일 다시 한번 충돌했다. 23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 비서관의 기소를 ‘날치기’라며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시사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이 지검장이 윤 총장을 건너뛰고 추 장관에게 먼저 보고한 것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 장관이 이번 주 꺼내들 감찰 카드의 범위와 대상,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검찰 중간 간부들이 다음 달 3일 발령 전에 추가 행동에 나서느냐에 따라 세 번째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이성윤, 윤 총장과 서울고검에 법무부보다 하루 뒤 보고” 이 지검장은 23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전결로 최 비서관을 기소하자 추 장관에게 기소 경위 등에 대한 사무보고를 했다. 송 차장검사가 자신의 결재나 승인 없이 최 비서관의 기소를 강행했으며 이 지검장은 최 비서관을 조사한 뒤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이다. 추 장관은 이 지검장의 사무보고를 바탕으로 같은 날 오후 7시경 “적법 절차를 위반한 날치기 기소”라며 “수사팀에 대한 감찰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검찰청법상 이 사건 처분은 이 지검장의 고유 사무인데 송 차장검사 등이 이 지검장의 결재 승인 없이 처리해 검찰청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법무부가 언론에 입장을 공개하기 전까지 윤 총장과 김영대 서울고검장은 이 지검장이 법무부에 사무보고를 했다는 사실조차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었다. 이 지검장은 같은 날 오후 8시 23분 대검찰청 상황실에 사무보고 서류를 접수시켰다가 약 7분 뒤인 서류 접수를 취소했다. 이 지검장 측은 “검찰총장은 대부분의 사실 관계를 이미 잘 알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선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하게 된 것”이라며 “상황실에 두고 오는 것보다 대검 간부를 통해 보고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고 판단해 24일 대검 기조부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 지검장은 24일 오후 10시 29분 이정수 대검 기조부장에게 사무보고를 건넸고 오후 11시에는 서울고검 상황실에 사무보고를 전달했다. 하지만 사무보고를 전달하기 약 2시간 전에 채널A가 ‘이 지검장이 윤 총장과 김 고검장에 대한 사무보고를 누락했다’는 보도를 한 뒤여서 이 지검장이 늑장 사무보고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추 장관, 윤 총장 겨냥… 대검은 “이 지검장이 감찰 대상” 이 지검장 측은 검찰사무보고규칙 제2조의 단서 조항을 근거로 윤 총장에 대한 사후보고가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령인 해당 조항은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한 후 상급 검찰청의 장에게 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윤 총장 측은 “김 고검장은 전혀 사실관계를 모르고 있어 상급 검찰청 동시 보고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법무부가 이 지검장을 제외하고 최 비서관을 기소한 수사팀에 대한 감찰만을 시사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청법상 검찰총장의 지휘 범위가 넓고 통상 불구속 기소는 ‘차장검사 전결’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수사팀에 대한 감찰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이 수사팀 입장대로 결정했다면 위법 부당하지 않은 지시이고 이것을 따르는 게 검찰청법 규정”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4급 이상 공무원 등의 사무보고 때 특별한 사유를 적용해 장관보다 총장에게 늦게 보고한 전례가 없다. 윤 총장이 감찰권을 활용해 이 지검장을 즉시 감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22일 밤 최 비서관의 기소를 결정하지 않고, 누구와 연락하고, 만났는지 등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김정훈 기자}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들이 23일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앞두고 승진 대상자에게 부적절한 질문을 해 검찰 내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15일경부터 승진 대상자를 상대로 전화로 인사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직자의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은 승진 대상자에게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사건 처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당시 처분이 지금도 옳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지로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2013년 “한반도 전쟁에 대비해 국가 기간 시설 파괴를 준비하자”는 발언을 해 검찰에 내란 선동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15년 1월 징역 9년 형이 확정됐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통진당의 정당 해산을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결정했다. 승진 대상자에 대한 인사 검증의 통상적인 질문은 ‘검사가 처리했던 사건에 대해 옳게 처리했다고 생각하느냐’ 등이라고 한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들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질문을 사실상 사상검증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A 검사는 “사건을 옳게 처리했다고 믿지만 진보적 성향을 지닌 정부의 인사 검증에서 이 같은 질문을 받으면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인사 검증과는 동떨어진 질문을 하기도 했다. 차장검사 승진 대상인 B 검사는 자신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배우자의 결혼 전 이력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일부 행정관은 재산이 적은 검사들에게 “아이고 검사님이 왜 재산이 이것밖에 안 되시느냐. 안타깝다”고 말하는 등 검증과는 전혀 별개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C 검사는 “인사 검증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질문을 많이 해 보이스피싱으로 착각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 국면에서 드러난 ‘살아있는 권력’의 범죄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를 놓고 기존 수사라인과 신임 검찰 지휘부 간 시각차가 노출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조 전 장관 아들의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에 가담한 혐의로 최강욱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을 최대한 빨리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31일 공개된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최 비서관은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부탁을 받고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최 비서관은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으며, 서면으로만 “조 전 장관 아들이 로펌에서 밤에 인턴 활동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의 의견을 전달받은 이 지검장은 기소 의견에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후임자들과의 대화에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지는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현 여권 수사에 적극적이던 간부들과 의견을 주고받다가 마찰을 빚는 일 자체를 피하기 위해 ‘신중한 검토’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에 관여한 친문 핵심 인사들에 대한 기소 여부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현재 감찰 무마에 관여한 혐의로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을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백 전 비서관에 대한 기소 검토에 준하는 수준으로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의 기소도 검토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감찰 중단 지시가 있었지만 특감반 감찰을 중단하라는 지시는 박 전 비서관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 등 대검 지휘부와 서울동부지검 수뇌부가 모여 진행된 회의에서 백 전 비서관에 대한 기소 여부를 논의했지만 “추가 수사 후 결론 내리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공소 내용은 사실 관계에 부합하지 않고 법리상으로도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또 조 전 장관이 백 전 비서관에게 청탁 전화 내용을 보고받은 후에도 박 전 비서관에게 감찰을 계속 지시했다고 주장했다.장관석 jks@donga.com·김정훈·황성호 기자}

앞으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을 끌 만한 중대한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동의 없이는 특별수사본부나 특별수사단 등을 구성할 수 없게 됐다. 법무부는 직제에 없는 수사 조직을 대검찰청에 설치하려면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이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직접수사 축소 등 검찰 개혁 방안의 일환이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특별수사본부 설치 때에는 사전 승인을 받으라고 특별 지시를 내린 지 11일 만에 속전속결로 개정안을 처리한 것이다. 40일 동안의 입법예고 절차가 생략된 채 국무회의 안건에 오른 개정안은 28일 공포 즉시 시행된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은 이날부터 특별수사본부나 특별수사단 등 명칭과 형태를 불문하고 사건의 수사 및 처리에 관한 사안을 담당하는 임시 조직을 설치하려면 반드시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앞서 윤 총장은 “기관 운영의 자율권 측면에서 임시 조직 활용이 가능하다”며 법무부에 강한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총 20조로 구성된 기존 규정에 제21조 신설 조항을 추가해 개정을 강행한 것이다. 현재 대검의 예규상 검찰총장은 비직제 수사 및 감찰 조직에 인력과 예산을 최대한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추 장관이 상위 규정인 대통령령으로 이를 무력화해 버린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 총장이 현 정권을 향한 수사를 하기 위해 지방에 근무 중인 옛 대검 참모들을 파견 인사로 다시 불러들일 가능성을 추 장관이 원천 차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국무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 직제 개편 내용을 상세히 발표했지만 비직제 수사 조직에 대한 장관 승인 제도는 공포 전까지는 공개가 어렵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윤 총장의 전임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김학의 전 차관 관련 수사단’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특별수사단’ 등을 운영한 바 있다. 이날 통과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는 대검찰청과 일선 검찰청에 둘 수 있는 직접수사 부서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개정안 통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2곳을 포함한 직접수사 부서 13곳이 형사부와 공판부로 바뀌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부 4곳은 2곳으로 줄고, 공공수사부는 3곳에서 2곳으로 축소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수사에 투입된 반부패수사3부는 앞서 공직범죄형사부로 바뀔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규모 경제사범을 전담하는 경제범죄형사부로, 반부패수사4부는 공판부로 바뀐다. ‘여의도 저승사자’라 불렸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폐지되고, 검사들은 서울남부지검의 금융조사제1부, 2부로 이동한다. 대검은 진행 중인 수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조직 개편에 반대했지만 법무부는 대검의 의견을 극히 일부분만 받아들였다. 검찰 직제 개편으로 지난해 8월 부임한 일선 검찰청의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에 대한 조기 인사가 가능해졌다. 현재 ‘검사 인사 규정’은 중간 간부의 필수 보직 기간을 1년으로 보장하는데 검찰 직제 개편 때는 예외 사유로 이 기간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23일 단행될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도 추 장관은 “대검 중간 간부 전원을 유임해 달라”는 윤 총장의 의견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추 장관은 개정안을 보고하며 “수많은 민생사건이 (검찰의) 캐비닛에 쌓여 있는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전문 부서 유지 의견을 받아들여 직제 개편안을 수정 보완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생 검찰로 거듭나도록 의견을 수렴해서 직제 개편안을 제안드린다”고 설명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김정훈·한상준 기자}

“감찰이 없었던 것처럼 정리하라.” 2017년 11월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55)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 이렇게 말하며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6·수감 중)의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직권남용)로 17일 불구속 기소된 조 전 장관의 A4용지 13쪽 분량의 공소장이 20일 국회를 통해 공개됐다. 조 전 장관의 기소 여부를 놓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검의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주 회의가 열렸는데, 심 검사장은 유일하게 기소를 반대했다. 하지만 공소장에는 이른바 친문(親文) 인사들이 참여정부 때 청와대 근무 이력이 있는 유 전 부시장을 위해 전방위 구명 로비를 벌인 과정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 “우리 편”이라며 구명 요구한 친문 인사들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한 건 2017년 10월경이다.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던 유 전 부시장이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유 전 부시장은 자신에 대한 감찰이 시작되자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윤건영 전 대통령국정기획상황실장, 문재인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자금 관리를 맡았던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근무 경력 때문에 보수정권에서 제대로 된 보직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이제야 금융정책국장이 됐는데 갑자기 감찰을 받게 돼 억울하다”며 구명을 부탁한 것이다. 친문 인사들은 유 전 부시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구명 활동에 나섰다. 김 지사는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수차례 연락해 유 전 부시장의 선처를 부탁하는 한편,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감찰 진행 상황을 듣고 이를 유 전 부시장에게 전달했다. 윤 전 실장도 백 전 비서관에게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사람으로 나와도 가까운 관계”라고 했다. 천 행정관은 이인걸 특감반장에게 “참여정부에서도 근무한 유 전 부시장을 왜 감찰하느냐”고 따졌다. 이는 지난해 12월 “피아(彼我)를 구분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다”던 청와대의 해명과도 다르다. 당시 청와대는 “윤 전 실장은 그런(유 전 부시장 구명) 부탁을 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공소장에는 윤 전 실장의 발언이 그대로 적혀 있다. 청와대는 당시 “(유 전 부시장 등이) 금융위원회 고위급 인사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공소장엔 박 전 비서관이 조 전 장관에게 “(유 전 부시장이) 청와대 근무자들과 금융위 고위직 인사에 관한 의견 등을 주고받는 메시지가 다수 발견됐다고 보고했다”고 적시됐다.○ 백원우 전 비서관 기소 놓고 2차 충돌할 수도 공소장에는 백 전 비서관이 박 전 비서관에게 수차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명을 요청한 정황이 담겼다. 먼저 백 전 비서관이 직접 “유 전 부시장 봐주는 건 어떻겠느냐”고 하자 박 전 비서관은 이를 1차로 거절했다. 다시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의 사표만 받고 처리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설득하자 재차 거절했다. 결국 박 전 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 비위 혐의와 수사의뢰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담긴 감찰보고서를 조 전 장관에게 보고했다. 그러자 백 전 비서관은 직접 조 전 장관을 통해 유 전 부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참여정부 인사들이 유 전 부시장이 자신들과 가깝고 과거 참여정부 당시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니 봐달라고 한다”고 했다고 조사됐다. 검찰은 백, 박 전 비서관을 조 전 장관의 공범으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후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은 급속도로 마무리됐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를 명예퇴직한 뒤 국회 수석전문위원을 거쳐 부산시 경제부시장까지 지냈다. 이 과정에서 백 전 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을 국회 수석전문위원으로 보내도 되느냐”는 금융위 문의에 ‘민정은 이견이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찰 기록은 대부분 폐기됐고 특감반은 최종보고서도 남기지 않았다.○ “이의제기 인정해야” 검찰 반발 확산 공소장이 검찰 내부에서도 공개되면서 심 검사장이 조 전 장관을 보호하기 위해 무리하게 무혐의 의견을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조 전 장관의 법무부가 상급자를 상대로 이의제기를 한 검사에게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도록 개혁방안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특히 심 검사장이 자유한국당 등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진정 형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형사 고발 사건은 수사 개시를 통해 기소나 불기소 등으로 결론을 내려야 한다. 반면 진정 사건은 내사 앞 단계로 혐의의 결론을 종결짓지 않고 수사보고서로 끝낼 수 있다. 김정훈 hun@donga.com·배석준·이호재 기자}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를 수사할 당시 검사 출신인 박형철 대통령반부패비서관으로부터 영장 관련 전화를 받은 울산지검의 핵심 관계자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최근 전직 울산지검 핵심 관계자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2018년 3월 울산시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 과정 등 당시 검찰의 경찰 수사 지휘 과정을 조사했다. 앞서 박형철 전 비서관은 10일 검찰에 출석해 “A 씨에게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청구해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검찰에서 “박 전 비서관과 영장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지방선거 투표일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이뤄진 김 전 시장 측근 압수수색 영장 발부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2018년 3월 16일 시장 비서실장 집무실 등 울산시청 내 5곳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영장에 ‘범죄 피해자’로 울산의 한 아파트 시공사 현장소장 B 씨를 적시했다. 시장 비서실장이 건설담당 공무원과 공모해 특정 레미콘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직권남용 혐의였다. 정작 B 씨는 압수수색 일주일 뒤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찰 조사에서 압력이나 피해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분명히 대답했다”며 “지역 업체를 많이 써달라는 독려를 받았을 뿐 압력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2018년 3월 경찰의 영장 신청을 받아들인 울산지검은 5월엔 되레 피해 사실을 부인한 B 씨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며 경찰에 진술 보강 등 보완수사를 지휘했다. 통상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와 관련된 영장심사가 더 엄격하게 이뤄진다는 점에서 경찰 뜻에 따라 영장을 청구한 검찰이 2개월 만에 같은 혐의에 대해 보완을 지시한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압수수색 1년 뒤인 지난해 3월 울산지검은 김 전 시장 비서실장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최종 불기소 처분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정훈 기자}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6·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중단을 지시한 혐의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17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자녀의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등 가족 비리 11개 혐의로 기소된 지 17일 만에 추가 기소된 것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3일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이를 법원이 기각해 조 전 장관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것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2017년 대통령민정수석 재임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중대 비위 혐의를 확인하고도 위법하게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또 “정상적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아 특별감찰반의 감찰 활동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서울동부지법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한 이유에 대해 “조 전 장관의 주거지(서초구)가 동부지법 관할이 아니고 조 전 장관 측에서도 중앙지법에 기소해 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기소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최종 표적으로 하는 가족 전체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 총력 수사가 마무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검찰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6·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중단을 지시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17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자녀의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등 가족비리로 11개 혐의로 기소된 지 17일 만에 추가 기소된 것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했다. 조 전 장관 측의 요청으로 서울동부지법 대신 서울중앙지법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2017년 대통령민정수석 재임 당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중대 비위 혐의를 확인하고도 위법하게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며 기소 이유를 밝혔다. 또 “정상적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아 특별감찰반 관계자의 감찰 활동을 방해하고 유 전 부시장이 근무하던 금융위원회 관계자의 감찰 인사 권한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는 “우리 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후퇴시켰을 뿐 아니라 국가기능의 공정한 행사를 저해했다”면서도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조 전 장관은 기소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최종 표적으로 하는 가족 전체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 총력 수사가 마무리된 것”이라며 “감찰 종료 후 보고를 받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조치를 결정한 것이 직권남용이라는 공소사실에 대해 그 허구성을 밝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의 2018년 6·13 지방선거 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조 전 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므로 오로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하고, 사익이나 특정 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됩니다. 헌법에 따른 비례와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16일 열린 서울중앙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난해 7월 취임사 중 한 구절을 그대로 읽었다. 13일자 인사 전까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있으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를 없애는 직제개편안을 주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앞에서 윤 총장의 ‘헌법 정신’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검찰개혁론자 앞에서 ‘윤석열 취임사’ 읽은 서울중앙지검 간부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 위해 16일 이 지검장과 서울중앙지검의 차장검사, 부장검사들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 지검장은 차장검사들에겐 모두 돌아가면서, 부장검사들은 원하는 이들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송 차장검사는 윤 총장의 취임사 중 A4용지 1쪽 분량의 내용을 인용해 읽었다. 이후 “윤 총장의 말씀을 다시 읽어봐도 새길 글이다. 이 마음을 품고 일했고 좋은 후배들 만나서 부끄러움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이 계속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송 차장검사의 후배 검사들도 동의를 표시했다.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검사 등은 “(직접수사) 부서들이 정말 중요하고 이 지검장님이 지켜주시리라 믿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지검장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후배 검사들의 의견을 듣기만 했다고 한다. 법무부 안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부 4곳이 2곳으로, 공공수사부는 3곳에서 2곳으로 줄어든다.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진행 중인 송 차장검사 등은 수사의 연속성을 고려해야 하고, 검사의 전문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하며 법무부의 방침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 지검장은 자신이 검찰국장으로 있을 때 만든 안에 반대하는 검사들의 반론을 면전에서 접하고, 이를 대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지검장으로서는 자가당착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 직접수사 축소안에 “신중한 검토 필요” 대검찰청은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 대해 일부 반대 의견을 16일 법무부에 제출했다. “범죄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전담 부서는 그대로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론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 중 13곳을 없애겠다는 법무부 안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담겼다고 한다. 윤 총장이 지난해 반부패수사부의 축소 등을 약속하는 등 개혁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속도에는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형사부, 공판부를 강화하는 방향에는 공감한다고 했다. 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검찰은 범죄 대응 수사 역량에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조직과 인력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선정한 2019년 우수검사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라고 당부했다. 또 국민 실생활과 관련된 민생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에 더욱 집중하는 방향으로 역량을 다해 달라고 했다.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는 방향의 법무부 안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검찰 안팎에선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다시 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가 직제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에 발표하고 나서야 검찰에 의견을 물은 점 등에 비춰보면 이른바 ‘1·8대학살’로 불리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이어 직제개편이 확정될 때 다시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이호재 hoho@donga.com·김정훈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국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 관련 방송 편성에 간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정현 의원(62·무소속)의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경우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그 밖의 범죄 혐의로는 금고형 이상의 확정 판결을 받으면 의원직을 잃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방송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16일 확정했다. 방송법이 규정한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해 유죄가 확정된 첫 사례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방송 편성에 간섭해 방송법이 정한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한 것으로 본 원심의 판단에는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18년 12월 1심 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가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 원으로 형량이 낮춰졌다. 법적인 근거 없이 방송 편성에 간섭하는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이 의원은 선고 직후 “사법부의 최종 결정에 승복한다”면서도 “방송 편성의 독립을 침해한 혐의로는 처음 처벌받는 사례라는 것은 그만큼 법 조항이 모호하다는 것으로 국회에서 관련법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대검찰청이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해 ‘전문성이 필요한 수사부서는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16일 법무부에 제출했다. 검찰의 41개 직접수사 부서 중 13곳을 없애겠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안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대검찰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이날 법무부에 전달했다. 대검은 의견서에서 형사부, 공판부를 강화하는 방향에는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범죄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전담부서는 그대로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검의 입장은 일선 검찰청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대검은 “앞으로도 검찰은 범죄 대응 수사역량에 누수가 생기지 않도록 조직과 인력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16일 열린 서울중앙지검 확대간부회에 참석한 검사들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 지검장은 13일자로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나기 전까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있으면서 검찰 직제개편안을 주도했다. 확대간부회의에서는 송경호 3차장검사와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검사 등이 “방향은 맞지만 법무부안은 지나치게 성급하다”며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후배 검사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한다. 법무부 안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부 4곳이 2곳으로, 공공수사부는 3곳에서 2곳으로 줄어든다. 이 때문에 수사 담당자들은 현재 수사의 연속성을 고려해야 하고, 전문성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강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검장은 자신이 검찰국장으로 있을 때 만든 안에 반대하는 검사들의 의견을 대검에 전달했고, 이런 의견이 반영돼 대검이 법무부에 의견서를 내게 됐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16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선정한 2019년 우수검사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며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라고 당부했다. 또 국민 실생활과 관련된 민생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더욱 집중하는 방향으로 역량을 다해 달라고 했다. 검찰의 직접수사를 줄이는 방향의 법무부 안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검찰 안팎에선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다시 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무부가 검찰 직제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에 발표하고 나서야 검찰에 의견을 물은 점 등에 비춰보면 이른바 ‘1·8 대학살’로 불리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때처럼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훈 기자hu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대혼란’이란 표현도 부족하다. 3월 주주총회 전까지 상장회사마다 신임 사외이사를 찾아야 하는데 찾아지겠나. ‘대란’이 뻔히 보인다. 가뜩이나 안팎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데 정부가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정부가 당초 1년 동안 유예하기로 했던 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강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4일 4대그룹 관계자는 이렇게 토로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한국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법으로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하는 유일한 나라가 된다”라며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서라는 게 정부 설명인데 6년 이상 한 기업에 사외이사로 재직하면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근거는 대체 뭔가”라고 반문했다. 법무부는 당초 입법예고 후 법제처에 개정안을 넘기는 과정에서 경제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외이사 연임을 제한하는 규정 등 일부는 1년간 유예할 방침을 세웠다. 법무부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들이 여당과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유예 방침이 철회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지난해 10월 법무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법 시행령이 개정안대로 시행되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임기 제한 규정에 따라 새로 뽑아야 하는 사외이사는 최소 566개사 718명이다. 이는 전체 사외이사(1432명)의 50.1%다. 재계는 사외이사 제도가 시작된 미국은 물론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어디에도 기업의 사외이사 임기를 정부가 정하는 나라는 없다고 성토했다. 그간 기업 이사회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사외이사 임기까지 규제하는 것은 과도한 자율성 침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에는 사외이사의 경쟁사 겸임 금지 조항이 있는 대신 기간 규정은 없다. 따라서 장기 근무한 사외이사가 적지 않다. 미국 애플에서 20년째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아서 레빈슨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글로벌 가구회사 레깃앤드플랫에서 51년째 사외이사를 맡은 로버트 엔로 씨 등이 대표적이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사외이사를 너무 오래하면 기업과 유착관계가 생기는 등 폐단이 있을 수 있지만 거꾸로 전문성을 발휘해 회사와 주주를 위해 필요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은 상법 시행령 외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된 시행령 개정안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배임 등으로 유죄를 받은 기업 총수의 취업 제한을 골자로 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시행령이 시행된 데 이어 지난해 12월 말에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는 ‘국민연금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이 의결됐다.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권에 지금보다 훨씬 쉽게 간섭할 수 있도록 이른바 ‘5%’룰을 완화하는 자본시장시행령도 곧 법제처 심사를 거쳐 내달 초 시행될 예정이다. 서동일 dong@donga.com·김정훈·김현수 기자}

성매매 알선과 상습도박, 횡령 등 8가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아이돌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30)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건 지난해 5월 경찰 수사 단계에 이어 두 번째다. 검찰은 경찰이 승리에 대해 적용하지 않았던 상습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13일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 혐의의 내용, 일부 범죄 혐의에 관한 피의자의 역할과 관여 정도 및 다툼의 여지, 수사 진행 경과, 증거 수집 정도,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를 종합하면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6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승리가 2013년 12월부터 약 3년 반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수차례 도박을 한 혐의와 여성들의 신체 사진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 등에 대해 수사해 왔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청와대의 지방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0일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 압수수색을 시도했다가 무산된 것을 놓고 청와대와 검찰이 12일 다시 충돌했다. 청와대가 “위법한 압수수색이어서 협조할 수 없었다”고 하자 검찰 측은 국정농단 사건 때의 청와대 압수수색 사례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기자들에게 “검찰은 10일 상세 목록을 제시하지 않았고, 수시간이 지난 뒤 상세 목록을 제시했다. 이 목록은 법원의 판단을 받지 않은, 압수수색 영장과 무관하게 임의로 작성된 목록”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가) ‘상세 목록이 법원의 판단을 받은 것이냐’고 질문했고 검찰로부터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받았다”고 강조했다. 또 “법원 판단과 관련 없이 임의 작성한 상세 목록으로 압수수색을 집행하겠다는 것은 그 자체로 위법한 행위로 판단한다. 이런 위법한 수사에 저희가 협조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즉각 입장을 내고 “대통령비서실에 대해 집행 착수한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에서 ‘혐의 사실’과 ‘압수할 장소 및 물건’을 적법하게 특정하여 발부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청와대 측에서 집행의 승인이나 거부에 대해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아 압수수색 영장에서 예정하는 대상 물건 중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한정하여 이를 기재한 목록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또 “2016년 10월 국정농단 사건 때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방법으로 청와대로부터 일부를 제출받은 사실이 있다”고 했다. 검찰은 13일 압수수색 영장을 또 한 차례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날 부임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거부하면 집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청와대가 자료 제출을 않겠다는 확인서를 쓰면 야권에 특검 도입 빌미를 줄 수 있고, 검찰이 요구하는 자료도 주기 싫다 보니 압수영장을 위법하다고 공격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훈 hun@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