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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내고 석방? 싸워서 해적제압?10년 군복무… 지휘체계 탄탄2007년 해적들과 총격전2명 사살-5명 생포한적 있어몸값 협상 나설 가능성은 희박 16일 북한 선원 28명이 탄 화물선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에게 납치됨에 따라 사태의 전개 추이와 북한의 대처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피랍 선박의 선장은 총상 후유증으로 사망했으며 배는 하라드헤레로 향하고 있다고 18일 로이터통신이 소말리아 해적과의 통화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라드헤레는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북쪽으로 400여 km 떨어진 항구도시로 해적들의 본거지로 알려져 있다. 정신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잘 단련된 것으로 소문난 북한 선원들이 해적에게 당하고만 있을 것인지와 북한 정부가 자국민을 위해 몸값을 지불할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2007년 10월 북한 대홍단호가 소말리아 해적을 총격전 끝에 제압한 사건은 북한 선원들의 ‘용맹’을 세계에 널리 알린 계기였다. 당시 북한 선원들은 배를 장악한 7명의 해적 중 2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다. 해적에게 탈취당한 배를 전투 끝에 되찾은 첫 사례였다. 대홍단호 선원들은 당시 생포한 해적 5명을 바다에 수장시키지 않고 케냐 법원에 인도하는 조건으로 해적 1인당 10만 달러의 몸값을 요구했다는 첩보도 있었다. 사실이라면 거꾸로 해적을 붙잡아 몸값을 요구한 첫 사례다.올해 9월에도 소말리아 해역에서 북한 화물선이 해적들의 공격을 화염병으로 격퇴했으며 5월에는 한국 문무대왕함의 도움으로 다박솔호가 해적을 따돌린 사례도 있었다. 이번 역시 북한 선원들이 호락호락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상황에 따라서는 배에서 육박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에선 포로가 되는 것은 크나큰 수치다. 해적에게 당하고 돌아가면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싸우다 희생되면 남은 가족의 모든 생계는 북한 당국이 책임져주기 때문이기도 하다.또 북한 선원은 다른 외국인 선원과 달리 대다수가 10년 군복무 경력자들이다. 28명으로 구성된 조직이라면 평소 선장이나 당 비서, 보위지도원을 지휘관으로 해 군사훈련을 받으며 지휘체계도 군이나 마찬가지로 잘 이뤄져 있다. 또 이들이 외국의 화물선에 파견을 나와 탈 정도라면 개개인 역시 준비가 잘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그럼에도 해적들이 초기 급습에 성공해 각개 제압한 뒤 선실에 가두면 이들이 저항을 해서 빠져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피랍 선박이 북한 국적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 선원들이 목숨까지 걸면서 저항하지 않을 수도 있다. 화물선이 북한 선박도 아닌 데다 선원들의 석방을 위해 북한 정부가 돈을 대는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피랍 선박은 싱가포르에서 운영되는 버진아일랜드 선적 화학물질 운반선이라는 것 외에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통상적으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되면 선주 측에서 해적과 접촉해 몸값을 지불하는 것이 관례다.한편 피랍된 선원들이 정말 북한 국적인지는 재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북한이 외국에 노동력을 파견하기는 하지만 외국 선박에 선원을 파견한 사례는 아직 알려진 바 없기 때문이다. 또 선박 운영주체와 실린 화학물질의 종류도 앞으로 밝혀져야 할 사안이다.주성하 기자}

남아공 쿠미 나이두 영입 세계적인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를 이끌 새 사무총장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쿠미 나이두 전 세계시민단체연합회(CIVICUS) 사무총장(44·사진)이 16일 임명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그린피스 38년 역사상 최초의 아프리카인이자 외부에서 영입한 첫 사무총장이 나왔다. 나이두 사무총장은 젊은 시절 남아공의 흑인차별정책에 맞서 싸웠으며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전 세계적인 운동을 주도했다. 그에게는 과거 활동경력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그린피스의 활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린피스의 현안인 고래와 산림 보호, 핵실험 및 유독폐기물 투기 방지 등에 대해 깊이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단체들의 최대 현안인 지구온난화 문제만큼은 정통한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까지도 다양한 분야의 시민운동단체들이 연합한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세계적 캠페인(GCCA)’을 이끌었고 대규모 시위도 기획했다. 나이두 신임 사무총장은 15세 때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퇴학된 뒤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퍼드대 로즈 장학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27년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석방되자 고국으로 돌아가 반인종주의 단체에서 활동했으며 이후 기아의 종식과 인권보호를 위한 세계적 운동에도 뛰어들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대니얼 래드클리프(20·사진)가 대마초를 피우는 장면이 보도돼 영국 전역이 발칵 뒤집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1면에 런던의 어느 가정집에서 열린 파티에 참가한 래드클리프가 대마초를 피우는 사진을 기사와 함께 실었다. 사진은 이 파티에 참가했던 와디아 타지라는 남성이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지 씨에 따르면 래드클리프는 13일 오전 1시경 4세 연상의 여자 친구 로라 오툴 씨의 회사 직원들과 함께 가진 파티에서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10명 안팎의 참석자가 모두 취한 상태에서 래드클리프는 호주머니 속에서 대마초를 꺼내 종이에 말아 다른 사람들 앞에서 깊숙이 여러 번 들이켰다. 그는 “난 대마초를 사랑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타지 씨는 전했다. 타지 씨는 그를 알아보고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래드클리프는 약간 거북한 표정으로 “그건 내가 아니야”하고 부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점점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면서 참석자들이 휴대전화로 그의 사진을 찍으려 하자 오툴 씨가 나서서 만류했고, 둘이 함께 나가면서 파티도 끝났다고 타지 씨는 전했다. 래드클리프가 대마초를 피웠다는 보도가 나가자 인터넷에는 그에 대한 비난과 실망의 글들이 꼬리를 물었다. 사태가 악화되자 래드클리프의 대변인은 “그는 평소처럼 말아 피우는 담배를 피웠으며 대마초를 피우지 않았다”며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에서 대마초 흡연은 불법이다. 2003년 1월 영국은 대마초를 헤로인과 같은 강력한 마약이 포함된 B등급 약물에서 신경안정제나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부류인 C등급 약물로 하향조정했다. 대마초를 소지만 했을 경우에는 압수만 할 뿐 체포하지는 않지만 학교 앞에서 피우는 등 심각한 상황에서는 체포가 가능하다. 래드클리프는 검은 테 안경을 낀 소년 이미지를 벗고 런던 연극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해리포터 시리즈 영화의 마지막 2편도 촬영 중이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美 포브스, 67인 선정오바마-후진타오-푸틴 ‘빅3’역대최고는 카이사르 뽑혀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은 누구일까.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1일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인물 7인’ 명단을 발표하고 이 중 로마 황제였던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첫 자리에 올렸다. 이 명단 작업은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포브스의 의뢰를 받아 선정했다. 카이사르에 이어 중국의 진시황제, 러시아 표트르 1세가 2, 3위를 이었다. 이 밖에 인도의 국부(國父) 마하트마 간디,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미 대통령이 4∼6위를 차지했으며 1945년 이후 재임한 미국 대통령들이 모두 7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키신저 전 장관은 “1945년 이후 미국 대통령들은 군사력과 경제력을 토대로 세계평화와 발전에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포브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67인’도 함께 선정해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위로 선정됐다. 이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2, 3위를 차지했으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도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상위 10위 안에 유럽 인물은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아 유럽 언론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만이 11위로 기록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세계 5위의 경제력을 가진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56위)이 오사마 빈 라덴(37위)이나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39위),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45위)보다 훨씬 순위가 처진다는 것은 황당하다’고 전했다. 세계 2위의 경제력을 가진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도 35위에 머물렀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이라크 경찰학교 첫 여성졸업생 50명 배출9일 이라크 바그다드 경찰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렸다. 운동장에서 행진하는 대열에서 군복에 군화를 착용한 여성 50명이 중위 견장을 달고 지나가는 모습이 가장 이채로웠다. 이들은 이라크 경찰학교가 배출한 첫 여성 엘리트 경찰관이다. 졸업식이 끝난 뒤 이들은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절반 정도는 히잡(무슬림 여성들이 머리에 두르는 스카프) 위에 베레모를 쓰기도 했지만 절반은 히잡을 쓰지 않았다. 졸업생 팔레흐 중위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서부터 경찰이 되는 게 소원이었는데 소원을 풀었다”면서 “공무원이 되려 하는 다른 여성들에게 우리가 용기를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원리주의가 판을 치는 이라크에서 여성이 경찰관이 된다는 것은 목숨을 내건 도전이다. 실제로 경찰학교에 입학한 여성들에게는 온갖 위협과 모욕이 뒤따랐다. 심지어 고향마을에서도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들이 이겨내야 했던 것이 외부의 위협뿐만은 아니었다. 멀리뛰기, 기어오르기, 사격 등 고된 훈련은 여성에게 육체적으로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남성과 똑같은 9개월 과정을 이겨냈다. 남성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했지만 여성들은 기숙사가 없어서 매일 집에서 통학해야 했다. 오전 4시에 별을 보고 나와 다시 별을 보고 돌아가는 대원도 있었다.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졸업한 이들은 앞으로 ‘암사자’ 그룹으로 불린다. 과학수사, 여성 상담 등 남성이 하기 힘든 분야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경찰학교 측은 내년에 100명의 여경 지망생이 입학한다고 밝혔다. 여경들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이라크에서 경찰은 월급이 가장 많은 직업군에 들지만 위험이 가장 높은 직업이기도 하다. 경찰을 노린 자폭테러도 끊이지 않는다. 졸업식이 열리는 날에도 북부 모술의 한 경찰서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경찰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다행히 이라크의 치안은 과거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병원들 정확한 진단능력 부족주민도 “독감쯤이야” 무신경북한에서는 신종 인플루엔자A(H1N1)를 무엇이라고 부를까. 공식 명칭은 ‘신형 독감’이다. 하지만 신형 독감보다는 ‘돼지독감’이라고 부르는 주민이 더 많다. 초기에 그렇게 보도됐기 때문이다.최근 북한은 아직까지 신종 플루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북한은 또 신종 플루 발생 사실을 숨길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박명수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 원장은 지난달 14일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보건 하부구조가 취약해 신형 독감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다고 영상(이미지)이 흐려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하지만 북한 주민의 반응은 다르다. 북한 북부 국경지역의 한 소식통은 최근 통화에서 “신종 플루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 병원은 사실 신종 플루를 감별할 능력이 없다”고 털어놨다. 열이 나 병원에 가면 문진을 하고 체온을 재는 것이 고작이고, 의사조차도 정확한 진단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또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북한에서는 중국에서 넘어온 유행성 독감까지 급속히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의주 쪽에서는 기존 감기 치료제인 ‘파라세타몰’ ‘코트리목사졸’ ‘아스피린’ 등에도 차도가 없는 정체 모를 독감이 돌고 사망자까지 발생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은 신종 플루 예방을 위해 나름대로 안간힘을 쏟고 있다. 중앙TV에서 연일 손 씻기를 강조하는 보도가 나가고 있고 감기 환자가 발생하면 온 가족을 무조건 일주일간 격리 조치하고 있다. 일선 행정기관은 소금양치질을 장려하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손을 씻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북한처럼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주민의 면역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신종 플루가 확산되면 치명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5월 북한에 ‘비상시에 대비한 목적에 충족할 만한 분량’의 타미플루를 제공한 데 이어 연말쯤에는 신종 플루 백신을 제공할 계획이다.그럼에도 북한에서 신종 플루가 창궐하면 이를 통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의료 시스템이 열악한 탓도 있지만 감기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주민의식 때문이다. 북한 소식통은 “병원에 가봐야 약도 없고 하니 그냥 장마당에서 ‘정통편’ 같은 중국 약을 사서 먹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파라티푸스 장티푸스 콜레라 같은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이 수시로 돌아도 그러려니 하는 판에 조류독감이니 신형 독감이니 하는 것에는 사람들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냥 ‘운 나쁜 사람이 죽겠거니’ 한다는 것이다.주성하 기자}

미셸 리 미국 워싱턴 교육감(39·오른쪽)이 연인 사이로 알려진 케빈 존슨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 시장(44)과 약혼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고 AP통신 등이 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리 교육감은 4일 열린 교육 관련 행사에 약혼반지를 끼고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존슨 시장과의 약혼 사실을 인정했다. 리 교육감은 전 남편과 이혼했으며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출신인 존슨 시장은 미혼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34년 전 떠날 땐 ‘보트피플’이었지만 돌아올 땐 미국 최신형 구축함의 함장이 돼 있었다. 7일 베트남 항구도시 다낭에 정박한 미 해군 구축함 ‘라센’호 함장 홍바 레 중령(39) 이야기이다. AP통신이 전한 그의 사연은 다음과 같다. 레 함장의 아버지는 1975년 베트남 해군 고위 지휘관이었다. 그는 사이공이 함락되고 공산군이 밀려오자 작은 어선에 가족을 포함한 400여 명의 피란민을 가득 태우고 바다로 나섰다. 레 함장은 그때 다섯 살이었다. 정처 없는 항해였다. 다행히 어선은 3일 만에 미군 함정을 만나 구조됐고 필리핀 미 해군기지와 미 캘리포니아 주 난민캠프를 거쳐 버지니아 주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아버지는 이곳에서 슈퍼마켓 짐꾼으로 새 삶을 시작했고, 나중에 점장까지 승진할 정도로 억척스럽게 일했다. 그 와중에도 자식들에게 바다에 대한 꿈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불어넣는 것을 잊지 않았다. 올해 69세인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고향 방문의 꿈을 아들이 이뤄냈다. 미 해군에 입대한 레 씨는 39세에 300여 해병을 거느린 라센호 함장이 됐다. 미 해군 7함대에 소속된 라센호는 토마호크 미사일로 무장한 길이 155m의 최신식 이지스 구축함이다. 건조비만 8억 달러가 넘게 들었다. 함정에서 내려 베트남 땅을 밟은 레 씨는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해군 함장으로 금의환향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면서 “개인적으로 크나큰 영광”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많은 고난을 참고 헤쳐 온 아버지를 늘 닮고 싶었다”면서 아버지의 꿈을 마침내 자신이 이룬 데 대해 기쁨을 표했다. 서툴긴 하지만 베트남어로 “미국인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베트남의 전통 역시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레 함장의 고향은 라센호가 정박한 다낭에서 북쪽으로 105km 떨어진 ‘후에’라는 도시이다. 거기에는 아직도 그의 친척들이 살고 있다. 그가 찾은 고향은 34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의 휴식지였던 다낭도 지금은 해변에 하이엇이나 메리엇 같은 유명 호텔들이 들어서고, 인근엔 프로골퍼 콜린 몽고메리가 설계한 골프장이 전 세계의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미국이 그동안 불편한 관계였던 미얀마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정도 자택 연금 상태인 민주화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대외활동을 일부 허용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변화에 화답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미얀마를 방문했던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4일 오후 출국에 앞서 “미국은 미얀마와의 관계 개선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양국 관계 개선은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토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얀마에 대한 미국의 새 정책은 인권과 수치 여사를 포함한 정치범 석방, 민주적인 개혁 촉진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차관보 이상의 고위관료가 미얀마를 찾은 것은 14년 만이다. 앞서 1995년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미얀마를 방문했었다. 캠벨 차관보의 방문은 미얀마에 대한 고립정책만을 고수했던 조지 W 부시 전임 행정부의 정책이 변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미얀마 군부가 수치 여사를 포함한 정치범들을 석방하고 공정한 선거를 보장할 때까지 제재를 계속하는 동시에 대화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태도 변화에 미얀마도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화답하고 있다. 캠벨 차관보의 방문에 앞서 미얀마 군부는 수감 중인 정치범 2100여 명 중 128명을 석방했다. 또 캠벨 차관보가 2시간 동안 수치 여사와 면담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8월에도 미얀마를 방문한 짐 웹 미 상원의원이 수치 여사를 면담했었다. 같은 달 미얀마를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는 수치 여사와의 면담을 허용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미국 측 고위 인사들에게 상당한 호의를 베푼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과의 대화 재개 조건으로 대북제재가 담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및 1874호를 준수하며 북한과의 군사 및 핵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정이 이처럼 미국의 조건을 다 수용하면서까지 유화 제스처를 던지는 이유는 내년에 진행될 총선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는 속셈이라고 BBC방송은 전했다. 한편 미국과 미얀마의 변화는 북한에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다. 미얀마와 북한은 군부가 나라를 장악하고 있는 폐쇄국가일 뿐 아니라 중국의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양국은 그동안 미국의 제재에도 핵 협력과 군사터널 공동 건설 등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최근 ‘김정일 대역(代役)’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기쁨조 중의 기쁨조’였던 한 탈북 여성이 이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나섰다.2000년대 초 중국을 거쳐 탈북한 30대 여성은 2일 기자와 만나 “(김 위원장이) 대역을 쓰려 했다면 올해 초 수척한 모습을 공개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최근 외부에 공개되는 김정일은 진짜가 맞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으며 지근거리에서 2년 넘게 보필했던 이 여성은 “1990년대 초반 김 위원장의 대역이 있었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며 “신체특징 가운데 몇 가지는 수술로도 고치기 어려운데 손가락이 대표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손가락은 짧고 굵은 손가락이었는데 당시 대역은 얼굴과 키는 비슷했지만 손과 손가락 생김새가 크게 달랐다는 것. 이는 현대의학에서 수술로도 고치기가 쉽지 않은 부위다.그는 또 “김 위원장이 노래를 부르면 상당히 귀에 거슬리는데 이는 음색이 이상하기 때문”이라며 “(대역은) 김 위원장의 독특한 목소리를 흉내 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즉, 말을 해야 하는 면담에서는 대역을 쓰기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그는 김일성 주석도 똑같이 닮은 대역을 두고 있었지만 그가 사망한 뒤 대역이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김 위원장의 은밀한 사생활을 증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현재 조용히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에 대한 상세한 증언은 신동아 12월호에 전면 게재할 예정이다.앞서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지난달 29일 “올해 8월 북한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의 대역과 만났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ABC방송도 1일 같은 내용을 전했다.이들 보도는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 일본 와세다(早稻田)대 교수의 주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시게무라 교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나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도 모두 대역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주성하 기자}

“파키스탄은 2002년부터 알 카에다의 안전한 피난처가 돼 왔다. 나는 당신 정부에 알 카에다 지도부의 소재를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말과 진짜로 체포할 의지는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말은 믿기 어렵다.” 국무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파키스탄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9일 직설화법을 구사하면서 파키스탄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분쟁지역인 펀자브 주 라호르를 방문해 현지 언론인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다. 28일 사흘간의 방문 일정을 시작한 클린턴 장관은 이날 격앙된 목소리로 파키스탄 정부를 비난한 뒤 “여러분이 선택할 문제지만 파키스탄 영토가 줄어들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믿는다”고 어린아이를 훈계하듯 말했다. 미국 지도부는 파키스탄 정부나 군부가 알 카에다 소탕에 미온적이며 심지어 정보기관은 그들과 내통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양국관계를 의식해 파키스탄 정부를 직접 비난한 미국 고위 관료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클린턴 장관의 이번 발언은 그런 금기를 깼을 뿐 아니라 몇 달 전만 해도 공개적으로 파키스탄 지도부를 치켜세웠던 것을 감안하면 180도 달라진 태도다. 이에 대해 대다수 외신은 파키스탄 현실에 대한 분노가 이례적인 강경 발언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클린턴 장관이 9·11테러 당시 뉴욕 주 상원의원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알 카에다에 대한 증오심이 남다르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클린턴 장관이 만난 파키스탄 인사들은 알 카에다 소탕을 말하기보다는 미국에 대한 불신과 불만만을 쏟아내기 일쑤였다. 29일 라호르국립대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클린턴 장관은 “미국이 왜 파키스탄 독재정권을 지원했나” “우리가 미국을 믿어도 되나” 등 신랄한 질문공세에 시달렸다. 30일에는 반미 정서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미군의 무인기 공격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면전에서 들어야 했다. 저명한 파키스탄 여성 앵커들과의 생방송 TV 인터뷰 도중 한 방청객은 “미군의 무인기 공격은 재판 없는 사형 집행이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방청객은 “이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라 당신의 전쟁이다. 당신은 하나의 9·11을 경험했지만 파키스탄 국민은 매일 9·11을 겪고 있다”고 주장해 클린턴 장관을 곤혹스럽게 했다.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파키스탄 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파키스탄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함께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양국의 동맹관계를 저해할 수 있는 매우 잘못된 충고였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AP통신은 현지 방송이 클린턴 장관의 발언 장면을 반복 방영하면서 가뜩이나 미국에 우호적이지 않은 현지 여론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클린턴 장관은 30일 A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직설화법을 구사한 이유에 대해 “신뢰는 쌍방향이어야 하는데 (양국 간에는) 신뢰가 부족하다”고 해명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北 해커 양성 어디서 어떻게● 금성1,2고등중학교, 컴퓨터 수재 10세때부터 年500시간 교육● 평양-만경대 소년궁전, 금성고등 특기생들 방과후 집중 실기훈련● 김일군사大(미림大), 해외실습 거쳐 年10여명 정예해커로 육성북한의 해커는 얼마나 되며 어디서 어떻게 길러질까. 최근 한국의 군과 정부기관 연구소 등의 주요 사이트가 이들의 해킹에 잇따라 뚫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군 소속 해커부대의 양성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열 살 때부터 컴퓨터 수재 집중 양성북한 해커의 대다수는 평양 중심부에 있는 평양학생소년궁전이나 광복거리 끝에 있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자라난다. 이 두 곳은 남한 대표단이나 관광객들의 단골 관광코스다. 방문객들은 컴퓨터 앞의 학생들을 격려하면서도 북한 해커의 상당수가 이들 가운데서 나온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북한의 대표적 수재학교는 평양1고등중학교를 비롯해 각 도에 하나씩 있는 1고등이지만 ‘컴퓨터 수재’는 예상외로 북한의 예체능 특기생을 양성하는 금성1, 2고등에서 양성되고 있다. 이 두 학교에는 2001년에 ‘컴퓨터 수재반’이 생겼다. 북한 함흥컴퓨터기술대학 교수 재직 당시 컴퓨터 수재반 교육과정안 작성에 참여한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학생들은 만 10세 때부터 6년간 매년 500시간이 넘는 집중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연간 교육시간은 한국의 대학 컴퓨터전공학과에 비해 많게는 2배나 되며 교육수준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이들은 수업 후엔 곧바로 학교 옆에 위치한 소년궁전의 컴퓨터실로 옮겨가 실기를 익힌다. 이렇게 양성된 특기생 중 상당수는 군 관련 분야에 종사하며 국가의 최고 비밀인력인 해커로도 키워진다. 상당수 컴퓨터 수재는 어려서부터 집에서 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부유층 자녀들이다. ○ 논란 부르는 북한 해커 규모북한의 해커 규모와 능력은 늘 논란의 대상이다. 심지어 북한의 해킹 능력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능가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한국 정보기관 당국자들의 입을 통해 북한이 김일군사대학(일명 미림대학)에서 해마다 해커를 100명씩 양성하며 북한 해커 1000명이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정보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라는 증언도 있다. 김 대표는 “평양 문수거리 평양산원 인근에 사이버전담부대가 있는데 후방인력까지 모두 합해야 600명 정도이며 책임자는 중좌(중령)급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해커들은 과거에는 중국에 팀 단위로 파견 나와 독립적으로 활동했지만 이제는 몇 개 팀이 고정적으로 상주하면서 서로 연계를 맺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몇 개 팀에 불과하다고 해도 이들이 협동해 공격하면 관리자 한두 명이 담당하는 대다수 사이트는 방어가 역부족”이라고 말했다.몇 년 전까지 북한에서 최고의 과학기술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탈북자 A 씨는 “미림대학에는 컴퓨터 수재반 학생이 10여 명에 불과하며 이들에게만 해외 실습이 허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마다 이 대학에서 전기 기계 통신 등 기술 인력이 100여 명씩 배출되나 이들은 각 부대에 배속돼 해킹과 상관없는 직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미림대학 졸업생 전부를 해커로 보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해커 전담 부대처럼 묘사된 기술정찰국도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 북한군 정찰국은 전투정찰국과 기술정찰국으로 나뉘며 기술정찰국의 핵심부대는 통신부대와 도청부대이다. 기술정찰국은 평양 인근 승호리와 용성에 주요기지를 두고 미군 통신 송수신 감청, 한국 방송 청취, 일본 자위대 분석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주성하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사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갤럽은 15일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1월 취임 때 78%에 비해 22%포인트 떨어진 56%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취임식 때 1930년대 이래 최고 지지를 받은 대통령이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건강보험 개혁, 아프가니스탄전 문제 등이 논란이 되면서 계속 하락 추세를 보였다. 반면 클린턴 장관에 대한 호감도는 62%를 기록해 오바마 대통령을 앞섰다. 클린턴 장관에 대한 호감도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초기의 65%와 큰 차이 없었다. 이번 갤럽 조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 전인 1∼4일 18세 이상 성인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노벨평화상 수상도 지지율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폭스뉴스가 13∼14일 900명을 상대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2012년 차기 대선이 당장 오늘 실시될 경우 오바마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43%에 불과했다. 이는 4월 하순의 여론조사에 비해 9%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또 노벨상 수상도 65%가 받을 자격이 없다고 대답했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