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택

정성택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구독 43

추천

안녕하세요. 정성택 기자입니다.

neone@donga.com

취재분야

2025-11-19~2025-12-19
정치일반37%
정당30%
선거10%
인물7%
대통령7%
국방3%
국회3%
사회일반3%
  • 무장괴한들, 韓관장 퇴근때부터 미행… 총 겨누고 끌어내

    한석우 KOTRA 리비아 트리폴리 무역관장(39)이 사무실을 나선 것은 19일(현지 시간) 오후 5시를 조금 지난 시간. 이라크인 운전사가 모는 차를 타고 퇴근하기 위해서다. 자택이 있는 잔주루까지 거리는 20km로 차를 이용하면 30여 분 걸린다. 트리폴리 시내를 벗어나 순환도로를 타면 된다. 한국대사관저도 잔주루에 있다. 하지만 순환도로에서 벗어난 직후인 5시 30분 정체불명의 차가 한 관장의 차를 가로막았다. 이들은 무역관이 있는 트리폴리타워에서부터 미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괴한 4명이 총을 들고 달려 나와 운전사를 위협한 뒤 한 관장을 끌어냈다. 그리고 그를 태운 채 트리폴리 서쪽으로 사라졌다. 차와 함께 남겨진 운전사는 곧바로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에 납치사건을 신고했다. 이때가 5시 40분. 정부 당국자는 20일 “제반 상황을 감안할 때 ‘한국인’을 겨냥한 사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국인 노린 납치로 보이나 이유는 안갯속 사건 정황을 볼 때 한 관장을 노린 계획적 납치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돈이 되는 차와 몸값을 받을 수 있는 제2의 인질(운전사)을 남겨뒀다는 점에서 단순히 돈을 노린 납치가 아닐 수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괴한들이 트리폴리 서쪽으로 달아난 점도 단서가 될 수 있다. 최근 이 지역에서 알카에다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리폴리에서 튀니지에 이르는 리비아 서부 5개 부족장인 마흐무드 샤리프는 이날 WND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나토의 공습으로 리비아 정국이 불안정해지면서 알카에다와 이슬람 급진세력이 발호하고 있다”며 “지금 이곳엔 정부도, 법도, 질서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트리폴리 서부의 사브라타 지역에도 알카에다 훈련캠프가 있으며 인접한 알제리나 말리에서 스피드보트로 기관총 등 다양한 무기가 반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최근 리비아에서는 외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잇따랐다. 2일 사브라타의 서쪽 멜리타에서 영국인과 뉴질랜드인 2명이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고 17일에는 동부 데르나 지역에서 도로 보수공사를 하던 이탈리아인 2명이 납치되기도 했다. ○ 트리폴리 무역관 지난달에도 점거된 적 있어 KOTRA 트리폴리 무역관은 지난해 12월 1일 시위대와 충돌을 빚은 리비아 민병대에 점거돼 4일간 폐쇄되기도 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리비아 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며 대사관 직원들이 모두 한 숙소에서 지낼 만큼 상시 비상근무 태세”라고 말했다. 무역관의 현지 직원인 나디야 아라마단 씨(여)도 “현재 트리폴리의 치안 사정은 밤은 물론이고 낮에도 얼마든지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절대 권력자인 카다피가 사라진 이후 리비아 정치세력은 각자의 정치적 지분 챙기기에 나선 혼란한 상황”이라며 테러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신중하게 전망했다. 인 교수는 “한국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알카에다 말단 조직이 자발적 판단에 따라 저지른 납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테러 관련 전문회사인 잉커먼그룹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리비아에서 납치가 급증했으며 몸값과 정치적 사항 모두를 요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리비아에 진출한 20개 국내 건설사는 피랍 소식에 현지 직원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사 건수는 47건으로, 총 100억 달러(약 10조6000억 원) 규모이며 진행 중인 공사현장은 13곳으로 집계됐다. 조숭호 shcho@donga.com·정성택 기자 파리=전승훈 특파원}

    • 2014-0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핵미사일 무수단리서 11분15초면 서울 도달”

    북한이 핵탄두를 실은 북한의 중거리미사일을 갖게 되면 11분 15초 만에 서울을 핵 공격할 수 있는 위협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봉완 한남대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소속인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의 주관으로 열린 ‘북의 핵미사일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북한이 핵을 작고 가볍게 만드는 데 성공하면 성능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노동 등 사거리 1000km의 중거리미사일에 최대 1t 규모의 핵탄두 탑재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경북도 무수단리 동해미사일발사장에서 노동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를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675초(11분 15초) 만에 서울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발사각 등으로 사거리를 조정하면 한반도 전역에 핵 공격이 가능하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하층방어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시스템에서 최소 2단계 이상에 걸쳐 북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다중요격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승민 위원장도 “고고도 미사일방어(THAAD) 체계 도입 등 국방 정책의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윤상호 동아일보 군사전문기자는 “지난 10년간 매여 있던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 편입 논란에서 벗어나 확실한 방어수단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1-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2·12 맞선 김오랑 중령, 35년만에 명예회복

    1979년 12·12 쿠데타 당시 신군부에 맞서 상관을 보호하다 희생된 고(故) 김오랑 중령(육사 25기·사진)에게 보국훈장이 추서된다. 정부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영예 수여안을 심의 의결했다. 12·12쿠데타 이튿날인 12월 13일 오전. 당시 김 중령은 정병주 특전사령관의 비서실장(소령)이었고 34세였다. 그는 신군부 세력이었던 특전사 예하 3공수여단 병력이 M16 소총으로 무장하고 정 사령관을 체포하러 들이닥쳤을 때 권총 한 자루로 하극상에 맞섰다. 그러나 여섯 발의 총탄을 맞고 현장에서 숨졌다. 야산에 묻혔던 그는 1980년 육사 동기생들의 탄원으로 국립묘지로 옮겨졌다. 그의 모친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견디다 못해 2년 만에 눈도 감지 못한 채 숨졌다. 이후 부인 백영옥 씨의 끈질긴 민원 제기로 1990년 중령으로 추서됐다. 하지만 부인도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은 충격으로 시신경 마비증이 악화돼 결국 완전히 시력을 잃고 1991년 실족사하는 비극을 맞았다. 1945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그는 김해농업고와 육사를 졸업하고 1970년 맹호부대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그의 육사 동기생인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김오랑의 묘’를 찾아가 통곡했다는 이유로 한때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는 말도 있다. 17, 18대 국회에서 김 중령에 대한 무공훈장 추서 및 추모 결의안이 각각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국방부와 안전행정부가 상훈법상 무공훈장 추서 대상자는 ‘전투 또는 전투에 준하는 직무 수행으로 무공을 세운 자’라며 김 중령은 그 조건에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후에도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정부 차원의 추모 사업 추진과 추모비 건립 제안이 잇따르자 19대 국회 국방위원회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4월 ‘고 김오랑 중령 훈장 추서 및 추모비 건립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이 결의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국방부에 제출됐다. 국방부는 특전사령부와 육군본부의 공적심의를 거쳐 무공훈장 대신 보국훈장을 추서하기로 결정했다. 정부포상지침 및 상훈법에 따르면 보국훈장 대상자는 ‘국가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정성택 기자}

    • 2014-01-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휴지통]4주 軍훈련 못참고… 휴대전화 쓰다 ‘영창’

    한국 남자유도 간판선수 중 한 명인 왕기춘 씨(26·양주시청·사진)가 육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던 중 규정상 금지된 휴대전화를 사용해 강제 퇴소당했다. 13일 육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0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왕 씨는 휴대전화를 몰래 쓰다가 적발돼 8일간 영창 징계를 받았다. 그는 이달 7일 부대로 복귀했지만 징계로 교육시간을 채우지 못해 훈련소에서 퇴소당했다. 그의 휴대전화를 빌려 쓴 훈련병들도 영창을 가거나 군기교육대에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왕 씨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서 육군훈련소에서 4주간 교육만 받으면 병역 의무를 마치는 병역 혜택을 받았다. 육군 관계자는 “왕 씨는 앞으로 병무청으로부터 입영통지를 받은 뒤 육군훈련소에서 4주간 훈련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문경 양주시청 유도팀 감독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왕 선수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깊게 뉘우치며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왕 씨는 퇴소 이후 양주시청 팀에서 훈련을 하다가 12일부터는 국가대표팀 전지훈련에 참여해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1-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韓美, 3월 1만명 참가 대규모 상륙훈련

    한국과 미국 해병대가 3월 말에 1만 명 이상의 병력과 주요 전력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 규모 면에서 1989년 팀스피릿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연합상륙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같은 시기 진행되는 키리졸브(KR) 한미연합군사연습에 북한 급변사태 대비 훈련 내용을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 해병대는 올 3월 말 독수리(FE)훈련과 키리졸브 한미연합군사연습의 하나로 실시할 연합상륙훈련 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이번 훈련에는 주일미군 소속 미 해병대 5000여 명과 한국 해병대 3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미 해병대는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 제3해병기동군(MEF)이 주력으로 참가한다. 이 부대는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 작전계획(OPLAN)에 따라 가장 먼저 한국에 투입되는 핵심 증원전력이다. 군 관계자는 “기타 지원 병력까지 포함하면 훈련에 참가하는 한미 해병대 병력은 1만 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훈련에 투입될 무기와 장비도 상당한 수준이다. 대형수송기와 대형상륙함을 비롯해 고속상륙정, 공기부양정, 상륙장갑차 등 한미 해병대의 각종 상륙지원 전력이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해 훈련 때 처음으로 선보인 미 해병대의 오스프리(MV-22) 수직이착륙기도 여러 대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한미 해병대가 2012년부터 격년제로 여단급 훈련을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올해 훈련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 고위 소식통은 “장성택 처형 이후 극도로 불안정해진 북한의 도발 위협 대비와 급변사태 등 위기 시 군사적 대응을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성택 기자}

    • 2014-01-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정권붕괴-남침땐 최단시간내 평양 장악” 실전훈련

    한국과 미국이 올해 3월 말 1만여 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을 실시하기로 한 것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급변사태 가능성 등 한반도의 심각한 안보정세를 감안한 군사적 대비라는 분석이 많다. 한미 양국 해병대는 2011년 대대나 연대급으로 진행해 온 연합상륙훈련을 2년마다 여단급 이상으로 확대해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쌍용훈련’으로 불리는 이 훈련은 여단급 연합상륙훈련과 미 해병대의 한반도 투입 연습 프로그램을 통합한 것이다. 2012년 3월 한미연합 독수리연습(FE)의 하나로 경북 포항 일대에서 처음 실시됐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한미 양국이 최초로 실시한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북한은 ‘북침 전쟁연습’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올해 두 번째인 이 훈련은 내용과 시기 등에서 의미심장하다. 우선 참가 병력과 장비 면에서 1989년 팀스피릿 이후 최대 규모의 연합상륙훈련이 될 것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군 관계자는 “전체 참가 병력이 2년 전보다 늘었고, 실기동 훈련의 참가 병력과 장비도 더 많다”며 “평시 훈련에 미 해병대 병력이 5000명 이상 투입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한미 해병대가 보유한 해상과 공중 상륙지원 전력도 총출동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가할 예정인 미 해병대의 오스프리(MV-22) 수직이착륙기는 대표적인 상륙지원 전력으로 평가된다. 양국 군 당국은 이번 훈련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경북 포항 일대에서 실시되는 이 훈련은 상륙과 침투, 실사격 훈련 순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북한이 전면 남침 등 대규모 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미 해병대가 동해안에 교두보를 확보해 최단 시간 내에 평양을 공략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적으로는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 권력구도가 흔들릴 경우 급변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와 관련해 한미 군 당국은 같은 시기 실시되는 키리졸브(KR)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북 급변사태 대응 시나리오를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은 급변사태 시 북한 정권 수뇌부가 핵과 미사일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는 상황을 최악의 사태로 보고 있다. 한반도 위기 시 북한의 핵시설과 지도부를 장악하고, 대남도발 능력을 무력화하는 한편 대북 안정화 작전을 실행하려면 한미 해병대의 대규모 상륙작전이 핵심적 대응책으로 꼽힌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 급변사태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견고한 연합방위태세가 필수적”이라며 “한미 해병대의 연합상륙훈련은 그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을 만나 양국의 연합방위태세 유지 및 강화에 필요한 군사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성택 기자}

    • 2014-01-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코닥 관료주의 벗어라” 金국방 조직혁신 주문

    “코닥의 관료주의에서 벗어나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파산한 미국 카메라 필름 업체 코닥의 사례를 들어 군 조직과 간부의 혁신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해 12월 30일 국방부 과장급 이상 간부들과 함께한 2013년 결산보고에서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만든 131년 역사의 코닥은 필름 카메라 시장에 안주한 탓에 결국 회사가 파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방부 직원 개개인의 능력은 뛰어나나 관료주의에 가로막혀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간부들은 불필요한 관습과 절차는 버리고 구성원의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장관이 글로벌기업의 실패를 언급하며 불필요한 절차에 얽매여 있는 ‘행정 군대’가 아닌 ‘실전형 군대’로 거듭나라고 주문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군 관계자는 “김 장관은 특히 ‘상관에게 한번 보여주고 마는, 보고를 위한 보고서’를 만드는 등 불필요한 서류 작업을 없애야 한다고 주문했다”며 “실제 현장을 방문했을 때 지휘관으로부터 부대 내 불필요한 서류 작업을 얼마나 없앴는지 보고받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1-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임신 여군 진료비 지원예산 5배로

    올해 국방부의 임신한 여군을 위한 진료비 지원 예산이 지난해(800만 원)의 5배인 4000만 원으로 확정됐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임신 중 과로로 숨진 이신애 중위 같은 사고가 재연되지 않도록 관련 예산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6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임신 여군의 진료비 지원 예산이 이처럼 대폭 증액됐고, 이에 따라 임신 여군 1인당 2만∼3만 원에 불과하던 지원금이 10만∼15만 원 수준으로 많아졌다. 지난해까지는 일반 부인과 진료비만 지원됐지만 올해부터는 실제 분만했을 때 내는 산과 진료비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1-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남북관계 개선 언급 北 진정성에 의구심”

    정부가 3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신년사(1일)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를 언급했으나 그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공식 반응을 내놓았다. 통일부는 “북한의 신년사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는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평화와 화해는 말만 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이 신뢰를 쌓기 위한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하며 무엇보다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에게 종북 소동을 벌이지 말라고 했으나 각종 매체와 지령을 통해 종북세력을 뒤에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부추긴 것은 북한 자신”이라고 덧붙였다. “남북관계를 악화시킨 건 북한의 책임”이라고 비판하면서도 “관계 개선 의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이라”고 요구한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2일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국가외교안보정책회의에서 이런 의견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위사업청은 서북도서 지역의 북한 해안포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스파이크 미사일 40여 발을 내년에 들여오는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8대에도 탑재하기로 했다. 3일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차량 탑재용 스파이크 미사일을 연평도와 백령도 일대에 실전 배치한 데 이어 해상헬기에서도 미사일 공격이 가능해지면 북한 도발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거리 20km의 스파이크 미사일은 적외선 유도를 받아 갱도나 산 뒤편에 있는 적도 공격할 수 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정성택 기자}

    • 2014-01-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여덟살 지애, 난민 인정받으려 “중국서 태어났어요” 거짓말

    “사람들이 다 안 착해요. 그 사람들이 엄마한테 토마토를 막 던졌어요. 거짓말을 한다고 막 이렇게 banana and tomatoes(바나나랑 토마토를)…. 그래서 학교를 못 다녔어요.” 영국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소도시 뉴몰든. 지난달 이곳에서 만난 강지애(가명·8) 양은 “왜 영국에 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며 빈주먹으로 뭔가 던지는 시늉을 했다. 한국말은 했지만 혀끝이 꼬부라지는 교포 2세의 발음이었다. 영어 단어가 자연스럽게 끼어들었다. “엄마가 왜 바나나랑 토마토를 맞았어”라고 묻자 “내가 중국에서 학교를 다니면 안 되는데, 다녀서요”라며 묻지도 않은 중국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중국에서 태어났어요. 핑크카드(출생지 등 신상정보가 적힌 서류)에서 봤어요. 내 이름, 그리고 날짜. 엄마가 공부해야 한다고 해서 중국 학교에 갔어요. 이렇게 똥머리(위로 올려 묶는 경단머리)를 하고 있는 중국 애들이랑 같이…. 중국 사람들은 다 똥머리를 해요.” 옆에서 듣고 있던 지애 엄마의 얼굴이 붉어졌다. “네가 언제 중국에서 태어났니….” 기자의 눈치를 보면서 지애 엄마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지애 엄마가 중국을 거쳐 탈북한 것은 2000년대 초. 그러나 한국에 들어온 뒤 낳은 지애는 중국에 가본 적이 없다. 영국에서 난민 심사를 받기 위해 ‘엄마가 외우게 한 내용’대로 말하고 있을 뿐이다. 지애네 가족은 2009년 영국에 왔을 때 북한에서 탈출해 곧바로 유럽으로 왔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정부의 합동심문을 거쳐 주민등록증을 받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은 숨겼다. 그래야 북한 난민으로 인정받아 영국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억에 없는 자신의 과거를 수없이 반복해 외우면서 지애는 실제로 그 생각을 믿고 있는 듯했다. 민망한 표정을 짓는 엄마에게 “No, I remember(아니야, 내가 기억한다고요)”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만들어진 과거 속에 잊혀지는 한국 뉴몰든에 사는 또 다른 탈북 부모의 자녀 신현지(가명·10) 양에게도 ‘만들어진 기억’이 있다. 아빠에 대한 얘기다. “아빠는 여기 영국에서 무얼 하시니”라는 질문에 현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잘 모르겠어요”라고 답했다. 기자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어깨를 움츠리더니 “아빠는 여기에 없어요. 좀 오래됐어요”라고 말했다. 현지 아빠는 영국에 없다. 한국에서 혼자 통닭집을 한다. 현지는 2006년 엄마, 남동생과 함께 이곳에서 난민 심사를 받았다. 엄마가 미혼모이거나 싱글맘 난민이면 양육비가 제공된다. 현지 엄마(37)는 “남편이 뒤늦게 영국에 따라오려고 했는데 영국 정부의 난민심사가 엄격해지면서 올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끊겨 버렸다”고 말했다. 그렇게 떨어져 산 지 7년째. 현지 엄마는 그런 상황에 어느덧 익숙해진 듯했다. “뭐 어째요. 그냥 이렇게 사는 거지. 내년에 시민권을 신청해서 받으면 그때 남편을 초청할까 생각 중이에요.” 뉴몰든은 현재 600여 명의 탈북자들이 모여 사는 유럽 최대의 ‘탈북자 마을(North Korea Town)’로 불린다. 난민 인정과 지원에 적극적인 영국 정부가 탈북자를 대거 받아들이면서 한때 ‘탈북자 주민’이 15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낯선 외국에서의 적응 실패와 언어 장벽 등으로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사람도 속출했지만 아직도 이곳으로 오려는 탈북자들의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일단 영국 땅에 들어가 난민 신청만 하면 심사가 진행 중인 기간에도 숙소와 생활비를 제공받을 수 있고, 어린이의 경우 교육과 의료 서비스가 무상으로 제공된다. 이후 난민으로 받아들여지면 영주권을 얻을 수 있고 집세를 포함해 월 3000파운드(약 520만 원) 안팎의 생활비와 각종 지원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런 혜택을 누리려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난민에 맞는 ‘과거’를 만들어야 한다. 현지 엄마는 “(난민 심사 때) ‘아이들을 탈북 이후 중국에서 낳았다’고 말해야 하니까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말하라고 시켰다”며 “잘못인 걸 알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짓말”이라고 토로했다. “아이들이 혹시라도 말실수를 하거나 밖에 나가서 순진하게 재잘거리다가 들통이 날까 봐 수시로 내가 질문을 던지고 그 거짓말 답변을 외워서 말하도록 훈련시켰어요.” 현지는 그 거짓말이 자신의 과거라고 지금도 굳게 믿고 있다.○ “북한, 잘 모르는데요. 무섭고 싫어요”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 아이들은 북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북한이 어딘지 아느냐”는 질문에 최준 군(10)은 눈을 빛내며 “알아요”라고 큰소리쳤다. “음, 사람들이 집도 많이 없고 돈도 없고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없어요. 땅에서 죽어요. 뭘 사면 나쁜 사람들이 빼앗아 갈 수 있어요. 아파도 약 없어요. 우리 아빠 군인이었는데 아빠 친구들 5명이 다 죽었어요. 아빠도 다 죽었다가 살아났대요.” 익숙하지 않은 한국말이 짧은 문장으로 끊기듯 이어졌다. 꼬이는 발음에 잘 안 되는 모국어가 답답했는지 준이는 한국어를 쓰다가도 자주 영어로 돌아갔다. 준이는 “엄마가 북한에 대해 말하면 police(경찰서)에 간다고, 북한에 끌려간다고, 그러니까 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는 말 안 했어요”라고 했다. 준이의 19세 이복누나는 아직 북한에 살고 있다. 삼촌, 할머니도 북한에 살고 있다고 했다. 뉴몰든의 한 한국 상점에서 일하는 아빠는 최근까지도 번 돈의 일부를 북한에 보냈다. 아빠는 늘 준이에게 “더 크면 북한에 가서 네 누나를 찾아라”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내 조국은 어디…” 우리 새싹들이 뿌리 없이 자란다 ▼얼굴도 모르는 이복누나 이야기를 하면서 준이의 목소리가 커졌다. 아빠는 탈북한 뒤 재혼해 준이를 낳았다. “난 크면 (북한에) 갈 거예요. 누나한테 집도 주고 먹을 것도 줘야 해요. 빨리 가야 해요. 안 그러면 죽으니까. 우리는 먹을 것도 있고 햄버거랑 물이랑 다 있으니까. 누가 나 죽이려고 하면 칼 갖고 가고 총도 갖고 가요. 나쁜 놈들이 총 갖고 있어요.” 준이는 엄마가 보여주는 DVD와 TV 방송을 통해 북한을 알게 됐다. 북한의 실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는 물론이고 부자(父子)의 눈물겨운 탈북 과정을 담은 영화도 봤다. 준이는 또래의 꽃제비들이 장마당에서 시커먼 검댕이 묻은 얼굴로 구걸하는 장면도 봤다. 준이 엄마(39)는 “아이들에게 북한을 숨기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교육이고 애들이 자라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탈북자 가정이 모두 준이 엄마처럼 교육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뉴몰든 탈북 부모의 대부분은 북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린다. 탈북자 몇 명은 동아일보의 인터뷰 요청을 강하게 거부했다. 북한에 대해 준이만큼 아는 아이가 많지 않은 건 당연했다. 인터뷰에 응한 10여 명의 어린이 중 통일이 무엇인지 아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북한이 어떤 곳인지도 잘 몰랐다. 지애는 “(북한에) 절대 가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거기는 대왕이 다 jail(감옥)에 보내고 사람들을 죽여요. 교회에서 전도사님이 불쌍한 북한 사람들을 위해 다 같이 기도하자고 했어요….” 김은지 양(9)은 엄마의 과거 삶에 대해 일곱 살 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엄마의 생활에 대해 적어 가는 숙제를 받아 온 날 엄마는 딱 한 번 입을 열었다고 한다. 엄마는 이후 북한과 관련된 이야기를 더 해 주지 않았다. “엄마는 13세 때 가족들이랑 흩어져서 잘못 살았어요. 중국에서 경찰에 잡혔고 잘 먹지도 못하고 감옥에도 갔대요. 외할아버지가 심장병으로 돌아가셨는데… 큰 강이 있었대요. 이렇게 열린 강이 있었는데 거기로 건넜대요. 아빠는 태국에서 만났대요.” 은지는 “많이 놀랐어요. 슬펐어요. 싫어요. 거기는…”이라고 말했다. 옆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은지 엄마(29)는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탈북했다가 붙잡혀 강제 북송됐다. 중국에서 고아로 떠돌았던 그 상처를 내 아이에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 아이들에게 북한은 무섭고 싫은 곳이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한국을 ‘내 나라’로 느끼지도 않았다. 난민 심사를 위해 한국에서의 모든 기억을 지웠고 그 후에도 ‘한국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가 보고 싶다”는 아이들은 있었지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영국 영주권을 가진 이 아이들은 시민권이 나올 때까진 법률적으로 엄연한 북한 국적의 북한 난민이다.○ “아이들 미래 위해 대한민국이란 뿌리 버렸다” 아이들의 정체성은 모호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내 뿌리는 한국’이란 인식이 들어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김주일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탈북자 부모가 아이들에게 탈북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뿌리가 어디인지, 북한은 어떤 곳인지, 한국은 어떤 나라인지에 대해 안 가르친다”며 “정체성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정체성 문제는 성인인 탈북 부모들도 겪는다. 뉴몰든의 한인 교포들은 “탈북자들은 뭔가 우리와 다르다”고 말한다. 북한에서의 어두운 기억, 북한식 말투, 이질적인 사고방식 등 때문에 한국 출신의 교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면서 영국 사회에도 섞여들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행자와 출장자들을 상대로 민박집을 운영하는 한 교포는 “우리는 돈 벌어서 세금과 집값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는데 탈북자들은 이곳 대졸 초봉의 2배가 넘는 생활비와 집을 그냥 제공받는다”며 “뉴몰든에서 제일 부자는 탈북자들”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버버리 같은 명품으로 치장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탈북자로 보면 된다”고도 했다. 탈북자들을 상대로 목회를 하는 런던새마음교회의 강도준 목사는 “생활비를 비롯한 각종 지원금이 안정적으로 나오다 보니 일자리를 얻지 않고 편하게 살려는 사람들도 생기고, 낯선 자본주의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도박에 빠지는 등 탈선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걱정했다. 이런 시선에 대해 뉴몰든의 탈북자들은 “그래도 영국에서의 삶은 한국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한에서 경험한 차별과 편견, 은근한 따돌림 같은 것들이 이곳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현지 엄마는 “오로지 애들 때문에 왔다”고 했다. “한국에서 공부시킬 자신이 없었어요. 아무리 날고 기어도 그 많고 비싼 학원들을 다 어떻게 보내요. 한국은 이제 겨우 우리 둘째(6세)만 한 애들이 서로 ‘너 몇 평 아파트에 사니, 방은 따로 있니’ 그런 것들을 묻고…. 그 차별의 시선은 또 어쩌나요. 애들한테까지 상처를 줄 수는 없었어요.” 최연제 양(6)과 재룡 군(5)의 엄마(함경북도 회령 출신)도 같은 이유로 연제가 생후 2개월이었을 때 무작정 영국행 비행기를 탔다. “우리는 이미 힘든 것 다 겪으며 살았고 고향을 떠나 봤으니 낯선 나라에서 또다시 힘들어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한국에서 애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애들 키우기가 정말 무서웠어요.”뉴몰든(영국)=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2014-01-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英 이어 캐나다-뉴질랜드로… ‘新유랑민’

    유럽 최대의 ‘북한 마을(North Korea Town)’로 불리던 영국 뉴몰든에는 최근 난민을 신청하는 탈북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탈북자들이 한국 국적임을 숨기고 가짜 난민 신청을 한다는 사실이 영국 정부 당국자들의 귀에 들어가면서 난민 심사가 크게 강화됐기 때문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탈북자의 난민 신청을 받은 국가가 한국대사관 등을 통해 의뢰한 신원 확인 요청 건수는 총 155건. 이 중 한국에 정착했던 경우는 126건으로 전체의 8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2011년 연간 15∼19건에 불과했으나 2012년 51건으로 급증했고, 2013년에도 1∼9월에만 54건이나 됐다. 이 중 상당수가 영국 거주 탈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위장 망명 신청자로 확인된 사람들을 데려가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추방돼 한국으로 다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난민 인정을 못 받았는데도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불법 이민자 신분으로 영국에 숨어 사는 탈북자도 5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이 이처럼 영국에 안착하기 어려워지자 ‘또 다른 제3국’으로 캐나다가 부상했다고 국내외 탈북지원단체 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난민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지문인식 시스템을 도입했고 한국을 ‘특별관심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에 탈북자들은 벨기에 뉴질랜드 등 상대적으로 난민 심사가 덜 까다로운 곳으로 다시 옮겨가는 추세다. 현재 네덜란드에 130명, 벨기에에 170명가량의 탈북자가 살고 있다고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는 추산했다. 이 연합회의 김주일 사무총장은 “파도타기 식으로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신(新)유랑민’처럼 떠도는 탈북자들 때문에 동유럽 국가에서 벌목공으로 일하다가 서유럽 쪽으로 탈출한 진짜 탈북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1-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독도에서 마라도까지… 국토는 늠름했다

    짙은 어둠이 깔려 있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5시 20분. 대구 11전투비행단 예하 122비행전투대대의 브리핑룸. 6대의 F-15K 편대 조종사들은 계사년 마지막 초계(순찰)비행 임무 점검을 마쳤다. 이들은 곧바로 콤비(이동차량)를 타고 격납고로 향했다. 격납고 출입구 옆 벽면에 그려져 있는 태극기가 출격 준비를 위해 켜놓은 불빛에 반사돼 유독 선명해 보였다. 오전 6시 45분, 모든 준비를 마친 F-15K 편대가 일렬로 활주로에 섰다.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의 초계 비행에 취재기자가 동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륙한 F-15K들은 순식간에 고도 3km에 이르렀고, 시속 500km로 날았다. 밑으로 보이는 구름은 마치 드넓은 빙하 대륙 같았다. ‘구름 설국’ 위에서 여명을 맞으며 비행한 지 25분. 독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한일 간 갈등과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어서 그런가. 독도는 더욱 늠름해 보였다. 세찬 파도와 강풍에도 동해에 우뚝 서있는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임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2014년 갑오년에도 대한민국 공군은 영공 방호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필승!” 독도 상공에 도달한 오전 7시 22분. 김성주 F-15K 전투기 임무 편대장(소령)의 새해 인사가 전투기 헬멧 안의 교신 스피커로 들려왔다. 기자가 동승한 F-15K의 조종간을 잡은 고상희 소령은 “독도 초계비행 때마다 대한민국 영토 끝자락까지 수호한다는 소명감을 절감한다”며 “조종사들은 일본의 역사 도발을 계기로 조국 수호의 남다른 각오를 더욱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끝없이 펼쳐진 구름을 뚫고 태양이 떠올랐다. 그 빛은 바이저(전투기 헬멧의 고글)를 끼고 있어도 눈부실 정도로 강렬했다. 이때 편대가 좌우로 갈라지는 기동을 실시했다. 가슴이 눌리고 아랫배에 상당한 압력이 느껴졌다. 공군 관계자는 “(지금 느끼는 중력은) 몸무게의 최대 4배에 가깝다”고 설명해줬다. F-15K 조종사들은 작전을 수행할 때 순간 최대 9배의 중력을 견뎌야 한다. 이 때문에 3년에 한 번씩 항공 적응 훈련에 통과해야 전투기를 몰 수 있다. 편대는 태양을 바라보며 한 바퀴 선회한 뒤 포항 부산 여수 방향으로 나아갔다. 최남단 마라도로 가기 위해서다. 고도를 600m로 낮추자 거가대교와 부산항이 장난감 모형처럼 눈에 들어왔다. 밀착대형으로 이동하는 편대의 날개 간 거리는 불과 5m. 7년간 F-15K를 몰아온 고 소령은 “공중에서 시속 500∼600km로 날며 이처럼 근접 대형을 유지하는 건 상당한 숙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도 성산일출봉을 지나 마라도에 도착했다. 정부가 8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새롭게 발표하면서 마라도 남쪽 해상 일부까지 KADIZ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JADIZ와 중첩되는 부분이 있는 탓에 조정을 위한 양국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편대는 제주도 한라산과 백두대간의 끝자락인 소백산맥을 지나 기지로 돌아오는 것으로 2시간 반, 1200여 km의 초계비행을 무사히 마쳤다. 조광제 11전투비행단장(준장)은 “동북아 안보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훌륭한 대원들이 있어 언제나 든든하다”고 말했다.국방부 공동취재단 /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4-0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해군 2함대 서해 기동훈련

    해군 2함대 소속 함정들이 이달 말 서해 울도 인근 해상에서 해상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신형 1번 호위함인 인천함(앞)을 비롯해 청주함 영주함 조천형함 참수리호 등이 참가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2013-12-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과 적극 물밑접촉… ‘신뢰’ 채워갈 청사진 제시해야”

    ‘신뢰로 풀어가는 남북관계, 신뢰로 하나 되는 한반도.’ 통일부는 홈페이지에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그 개념은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 간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남북관계를 발전시켜가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며, 나아가서 통일기반을 구축하려는 정책’이라고 설명한다. 어디에도 ‘원칙’이란 단어는 없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러나) 국민은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하면 원칙을 먼저 떠올린다. ‘신뢰’를 어떻게 만들어갈지가 내년 집권 2년차의 숙제이자, 업그레이드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2.0’을 위한 핵심과제”라고 말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신뢰’를 채워야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은 경제발전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고모부를 전격 제거한 뒤 찾아간 곳이 마식령 스키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의 ‘단호하고 원칙적인 대북 대응’만으로 남북 간 신뢰프로세스가 진전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 건설 사업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해 스위스 리프트 수입을 막았다”며 “스키장이 실패해 북한이 선군(先軍)시대의 과거로 회귀하면 우리 국익에 부합하는 것인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전체적인 방향은 원칙적인 대북관계로 잡더라도 그 속에서 ‘남북 신뢰’를 채워나가는 실질적 그림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호섭 중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2월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개성공단 중단 등으로 북한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강했기 때문에 ‘단호하고 원칙적인 대처’ 하나만 있어도 대북정책이 지지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박근혜 정부의 ‘3대 대북 및 외교정책’이 톱니바퀴처럼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남북관계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현종 전 유엔대사는 “한국이 동북아 열강을 상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가 바로 남북관계 개선”이라며 “정부는 적극적으로 북한과의 물밑 접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남북관계 진전 및 남남갈등 해소의 길을 찾자” 신상진 광운대 국제협력학부 교수는 “1990년부터 대만과 경제교류 협력을 늘려온 중국은 집권당이었던 민진당이 2007∼2008년 대만 독립을 주장했을 때도 교류를 중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도 ‘원칙의 승리’라는 개성공단(재가동)에 매몰돼 있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경제)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외교안보 당국자는 “정책이란 것은 상대방을 끌고 나가야지, 상대가 변해야 뭘 하겠다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원칙은 지키되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올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2대 걸림돌로 ‘변화 없는 북한’과 ‘남남(南南) 갈등’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및 종북 의원 논란, 국정원 댓글 정국을 거치며 보혁 갈등이 커지자 현 정부의 대북정책도 경직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1999년 미국이 북핵 대응을 위해 ‘페리 프로세스’로 한미일 공조를 이끌어 낸 것처럼 초당적인 조직으로 ‘한국형 페리 프로세스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북한연구학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바람직한 운영방안’ 관련 학술세미나에서는 박 대통령의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패널은 “박 대통령이 강하게 대북정책의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는 상황에선 외교안보통일 부처의 정책책임자들이 움직일 공간이 너무 좁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이 정책책임자들 간의 활발한 의사소통 없이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활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정성택 neone@donga.com·손영일 기자}

    • 2013-12-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김정일 2주기 추모대회]웃음 띤 이설주… 장성택 연관說 일축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를 맞아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며 두 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김정은과 이설주가 “김정일 동지의 서거 2돌에 즈음해 12월 17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이설주가 공개 행사에 나타난 것은 10월 16일 평양에서 러시아 21세기 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이후 처음이다. 이설주는 검은색 투피스, 검은색 단화 차림이었다. 지난해에는 검은 한복을 입었다. 얼굴은 예전보다 약간 살이 빠졌고 머리는 쇼트커트를 했다. 이설주는 이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금수산태양궁전으로 들어갈 때는 김정은의 팔짱을 끼기도 하고 도열하고 있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총정치국장 등 고위간부들과는 반가운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다. 금수산태양궁전 안을 둘러보며 김정일이 탔던 승용차 옆을 지나갈 때는 웃음 띤 얼굴로 김정은과 얘기를 나눴다. 최근 장성택이 이설주와의 성추문으로 숙청당했다는 얘기가 돌면서 이설주의 신변에도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장성택의 처형이 발표된 13일과 15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영원한 태양의 성지로 만대에 빛내이시려’란 제목의 새 기록영화에 이설주가 등장하면서 이설주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을 거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3-12-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6·25 영천전투 영웅 백인엽장군 별세

    국군 창군 원로인 백인엽 예비역 중장(사진)이 14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백 장군은 ‘6·25전쟁의 영웅’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친동생이다. 향년 90세. 고인은 1923년 평남 강서에서 태어나 1946년 군사영어학교 1기로 임관했다. 국군이 창설된 1948년 당시 육군 제17연대장에 임명됐다. 6·25전쟁 때인 1950년 8월 수도사단장이었던 고인은 낙동강 방어선에서 북한군을 물리치고 영천전투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공을 세웠다. 영천전투는 6·25전쟁에서 수세에 몰리던 한국군이 북진의 계기를 만든 전투다. 이후 제17연대를 이끌며 인천상륙작전에도 참여해 같은 해 9월 28일 서울을 되찾는 데 기여했다. 고인은 1953년 휴전 후 9사단장과 1군단장, 6군단장, 육군본부 관리참모부장을 맡은 뒤 1960년 육군 중장으로 예편했다. 군을 떠난 뒤엔 현 인천대의 모태 격인 선인학원 이사장을 지냈다. 군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태극무공훈장을 받은 고인은 육군장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지만 고인의 평소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충남 천안 풍산 공원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주광숙 씨(71)와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16일 오전 9시 반. 02-2072-2091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3-12-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장성택 처형 이후]北 “내부불순세력에 했듯 南에도 무자비한 철추”

    북한은 14일 장성택 처형에 대한 남한의 반응에 대해 “우리의 최고 존엄에 대해서까지 걸고들며 입에 담지 못할 악담까지 내뱉고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특대형의 정치적 도발”이라며 대남 비난에 나섰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전날(13일) 장성택 처형 소식에 대한 남한의 반응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북한 매체 중 처음으로 이런 반응을 내놨다. 우리민족끼리는 이어 “내부불순세력들에게 무자비한 징벌을 안겼듯이 경애하는 원수님의 유일적 영도에 대해 시비질하거나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아 나서는 괴뢰보수패당을 비롯한 온갖 적대세력들의 책동에 대해서도 무자비한 철추를 안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우리 정부가 13일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시한 것도 문제 삼으며 우리 군이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한 것도 “어리석은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군은 북한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군 기강 잡기에 나섰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13일 대북 경계태세 강화와 함께 전군에 골프 금지령을 내리고 음주 자제를 지시했다. 북한 내 위기가 고조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각종 연말연시 모임으로 군 기강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3-12-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합동군사대학 최초로 여군장교가 수석졸업

    국방부 합동군사대 사상 최초로 여군 장교가 수석 졸업의 영광을 차지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그 주인공은 육군 박신애 소령(33·육사 59기·사진). 합동군사대는 13일 대전 유성구에 있는 대학 내 충무관 대강당에서 최윤희 합동참모본부 의장 주관으로 합동기본 정규과정 졸업식을 가졌다. 2003년 임관해 대대 작전장교와 연대 작전장교를 거친 박 소령은 “주어진 과제에 비해 시간이 부족했지만 기본서인 교범을 차근차근 공부한 게 (수석 졸업의) 비결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소령의 담당 교관이었던 정덕성 대령은 “박 소령은 하루 교육을 마무리하고 나면 부족한 점은 반드시 담임 교관에게 질문해 해결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박 소령은 “앞으로 정책 분야와 야전 분야를 거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 2013-1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보위부 군사재판 첫 공개-형법 60조 인용, 왜?

    북한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을 위해 12일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열었다. 8일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장성택의 숙청을 공식화한 것처럼 이번 처형이 정식 절차를 통해 이뤄졌음을 대내외에 알리고 정당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이 언론 매체를 통해 공개적으로 보위부의 군사재판 모습과 결과를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숙청을 주도했던 보위부가 장성택에 대한 재판까지 도맡아 보위부의 영향력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 북한 전문가들도 보위부에 의한 공개재판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06년 10월 개정된 북한의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국가·반민족 범죄 사건의 수사는 ‘안전보위기관’이 담당한다. 형사소송법은 또 “군인, 인민보안원이 저지른 범죄사건, 군사기관의 종업원이 저지른 범죄사건은 군사재판소에서 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인민군 대장 계급이었던 장성택이 군사재판에 회부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공개된 사진을 보면 보위부 재판관 중 최고 계급은 중장이다. 이는 ‘2인자’이자 대장 직위였던 장성택이라도 특별대우가 아닌 평소 절차대로 처형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조선중앙통신은 특별군사재판 판결문을 보도하며 “장성택이 적들과 사상적으로 동조하여 우리 공화국의 인민 주권을 뒤집을 목적으로 감행한 국가전복음모행위가 공화국 형법 제60조에 해당하는 범죄를 구성한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밝혔다. 북한 형법 60조는 ‘반국가적 목적으로 정변, 폭동, 시위, 습격에 참가하였거나 음모에 가담한 자는 5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 정상이 특히 무거운 경우에는 무기노동교화형 또는 사형 및 재산몰수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란음모죄’와 성격이 유사하다. 김철중 tnf@donga.com·정성택 기자}

    • 2013-1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국산 경공격기 FA-50 이라크에 24대 수출… 11억달러 ‘사상최대’

    우리 기술로 개발한 FA-50(수출 모델명 T-50IQ·사진) 경(輕)공격기 24대가 이라크로 수출된다. 계약금액은 총 11억3000만 달러(약 1조1870억 원)로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과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12일(현지 시간) 이라크 바그다드 총리실에서 FA-50 수출 계약 체결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엔 이용걸 방위사업청장과 김현명 주이라크 대사, 김형철 공군 참모차장 등이 참석했다. 양측은 FA-50 24대와 조종사 훈련 지원 등 총 11억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에 서명했다. 향후 25년간 후속 군수지원을 위한 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계약도 조속히 맺기로 했다. 하 사장은 “세계 시장에서 국산 항공기의 경쟁력과 한국 항공산업의 우수성을 입증한 쾌거”라고 말했다. FA-50은 영국의 Hawk-128과 러시아의 Yak-130, 체코의 L-159와 경쟁을 벌인 끝에 성능과 운용 경제성 등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KAI는 2016∼2017년 FA-50 24대를 이라크에 납품할 계획이다. KAI 관계자는 “일부 외신의 체코 기종 결정설 보도 등 위기도 많았지만 국방부와 외교부, 현지 공관 등 범정부적 노력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이툰 부대의 파병 활동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호의적 평가도 크게 기여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국산 초음속고등훈련기인 T-50을 기반으로 개발된 FA-50은 최대 음속의 1.5배로 비행하며 첨단 전자장비와 각종 정밀유도무기를 탑재해 주야간에 상관없이 전천후 공대지 공대공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FA-50 1대를 수출해 얻는 이익은 중형 승용차 1000대 판매를 웃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수출 계약 성사로 총 4조3000억 원의 경제 효과와 3만60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KAI 측은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터키, 페루에 이어 중동지역에도 국산 항공기의 수출 거점을 확보했다는 의미도 크다. KAI는 1000대 이상의 T-50 계열 항공기 수출을 목표로 필리핀과 페루, 보츠와나, 미국 시장을 겨냥한 세일즈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성택 기자}

    • 2013-12-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