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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있는 A사는 2016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은행보다 싼 수수료로 해외에 송금을 해주겠다며 고객을 모았다. 일명 ‘환치기’를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모인 돈은 17억6000만 원. A사는 종전과는 다른 ‘기술’이 들어간 환치기 수법을 선보였다. A사는 우선 17억6000만 원으로 한국에서 가상통화(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샀다. 이어 매입한 비트코인을 전자지갑을 통해 각 고객이 송금하기를 원하는 나라로 보냈다. 해당 국가에 있는 A사의 제휴업체는 송금 받은 비트코인을 현지 화폐로 바꿔 고객이 원하는 현지 계좌로 보내줬다. 이 같은 가상통화를 이용한 환치기 범죄가 처음으로 적발됐다.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가상통화의 기술적 장점을 범죄자들이 악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31일 관세청은 ‘가상통화 이용 불법 환치기 단속 태스크포스(TF)’ 운영 결과 6375억 원의 불법 외환거래를 적발했고, 이 중 1765억 원어치의 거래에는 가상통화가 활용됐다고 밝혔다. 불법 환치기는 고객이 정부 허가를 받은 외국환은행이 아닌 불법 업체를 통해 다른 나라에 돈을 보내는 것이다. 보통 고객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돈을 보내려면 은행에 환전수수료와 송금수수료를 내야 하고 송금 목적도 정확히 밝혀야 한다. 그러나 불법 업체를 통하면 환전할 필요가 없고, 송금수수료도 은행보다 싸다. 무엇보다 송금 목적을 알리지 않아도 돼 불법 자금의 음성적 거래에 많이 이용된다. 가상통화는 당국이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새로운 환치기 수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환치기 업자들은 불법 자금을 다른 나라로 보낼 때 화폐를 밀반출하거나 송금 목적을 허위로 적어 은행을 통해 송금하는 방식을 썼다. 이런 방식은 송금 자료가 남기 때문에 세관이 단속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반면 가상통화 거래는 송금 자료가 전혀 없어 당국이 환치기를 적발하기가 어렵다. 이런 허점을 이용해 B사는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일본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환치기용 자금 537억 원 중 98억 원을 가상통화를 이용해 넘겼다. 엔화로 일본에서 가상통화를 산 뒤 이 가상통화를 전자지갑으로 한국에 보낸 것이다. 한국 내 영업장은 가상통화를 원화로 바꿔 고객이 원하는 계좌에 넣어줬다. 한국과 호주를 연결하는 환치기 업자는 운영 자금 중 3억 원을 가상통화로 주고받기도 했다. 소프트웨어 제작 업체인 C사는 2015년 12월, 싱가포르에 자회사를 설립해 2년간 비트코인을 사려고 1647억 원을 보냈다. 하지만 거래 은행에는 소프트웨어 구매 계약서를 제출하며 송금 목적을 속였다.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한국에서 유독 가상통화가 비싸게 거래되는 점을 악용해 더 싼 값에 비트코인을 사려고 사기를 친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산 비트코인은 전자지갑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다. 이는 ‘해외 예금 미신고’에 해당하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행위다. 관세청은 C사 관계자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내년 말부터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내 닭, 오리, 계란에 축산물 이력제가 전면 시행된다. 소비자는 닭고기, 오리고기 등의 유통경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일 내년 12월부터 닭, 오리 등 가금류 및 닭고기, 계란 등 가금산물에도 축산물 이력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축산물 이력제는 가축의 출생부터 사육, 도축, 포장처리 판매까지 모든 단계에서 정보를 기록해 관리하는 제도다. 이에 앞서 농식품부는 올해 11월부터 내년 11월까지 시중에 유통되는 가금산물의 10% 물량에 대해 시범적으로 축산물 이력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당초 2020년에 이 제도를 도입하려 했지만 살충제 계란 파동이 불거지자 도입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문제가 있는 계란이 발견돼도 이력관리가 잘 되지 않은 상태에선 방역과 수급 관리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소와 돼지에 대한 축산물 이력제는 각각 2008년과 2014년에 도입됐다. 이력제가 시행되면 각 농장은 당국에 가금류 사육현황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닭이나 오리를 다른 농장으로 옮기거나 도축을 위해 출하할 때도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 닭고기, 오리고기, 계란 등에는 이력번호를 표시해야 하고 도축, 포장, 판매 등 유통단계에서도 도축업자, 유통업자 등은 거래 정보를 신고해야 한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1 김모 씨는 옛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광물 분야 핵심 과장을 지냈다. 김 씨의 딸은 2010년 산업부 산하 기관인 한국광해관리공단에 계약직에 특채로 입사한 뒤 15개월 만에 정규직이 됐다. 산업부 출신인 김 전 과장은 자신의 딸 김 씨가 정규직으로 전환되던 시기 광해관리공단의 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2 지방공공기관인 서울디자인재단은 원래 채용 첫 단계인 서류전형에 합격자의 15배수를 뽑아야 했다. 그러나 인사 청탁이 들어온 지원자를 뽑기 위해 서류전형에서 합격자의 30배수를 뽑도록 기준을 바꿨다. 그 덕에 당초 서류전형 15배수 안에 들지 못했던 사람이 첫 관문을 통과해 최종 합격했다. 청년들이 ‘신의 직장’이라고 부르는 공공기관 채용과정에서 불법, 탈법, 편법이 공공연하게 이뤄진 것으로 정부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공공기관들은 고위직의 청탁을 받은 특정인을 뽑기 위해 채용요건을 제멋대로 바꿨을 뿐만 아니라 채용 서류를 면접위원에게 미리 넘겨 점수를 높여주기까지 했다. 혈세가 들어간 공공기관 채용시장이 기득권층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면서 청년들의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 ○ 인사청탁부터 점수조작까지 정부가 적발한 4788건의 부정 채용 가운데 83건은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할 정도로 혐의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수사를 받게 될 공공기관과 공직유관단체가 68곳에 달한다. 한국수출입은행 등 고연봉과 높은 복지 수준으로 사회초년생들이 선망하는 직장부터 세종도시교통공사처럼 신생 공공기관까지 채용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은 다양했다. 불법 채용에 대한 확실한 물증을 잡지 못해 연루자를 수사기관에 넘기지는 못한 채 자체 징계를 요구한 기관도 255곳에 이른다.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주로 인사청탁→고위임직원의 개입→채용요건 변경→면접위원의 고득점 부여 등의 과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치권 등에서 인사청탁이 들어오면 기관의 고위 인사는 실무진에 특정인을 뽑도록 지시하고, 실무진은 채용요건을 바꿔 해당 구직자를 ‘무혈입성’토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공공기관 내부에서 채용비리를 당연시하는 풍토가 뿌리 내린 탓에 채용과정을 문제 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례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인사 청탁이 들어오자 고위임원은 면접위원을 내부 인사로만 꾸리도록 지시했다. 이후 청탁 대상 구직자에 대해서만 단독 면접을 진행하는 등 형식적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해당 구직자는 최종 합격했다. ‘자기식구 챙기기’ 식의 채용도 적지 않았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채용공고를 공단홈페이지에만 게시했다. 내부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뽑기 위해서였다. 이것도 모자라 게시판에 채용공고를 올리는 기간을 멋대로 줄여 다른 구직자들의 기회를 빼앗았다. 채용점수 조작 같은 수위가 높은 범법도 비일비재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지역 유력인사의 자녀를 채용하려고 원래 추가 점수를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 가점을 주지 않고 탈락시킨 뒤 그 자리에 점찍어 둔 사람을 끼워 넣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간부는 아예 청탁을 받은 구직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본인이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다. ○ 15개 부처 산하기관이 ‘비리 백화점’ 이 같은 비리는 일부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 부처 산하기관에 퍼져 있는 독버섯이라는 점에서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 채용 비리가 적발된 중앙공공기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등 13개부를 비롯해 국무조정실, 관세청 등 15개 부처에 소속돼 있다. 공공기관 평가를 주관하는 기획재정부 산하 기관마저 수사 대상에 올라 있을 정도다. 공공기관이 채용비리에 취약한 건 ‘낙하산 인사’의 핵심 근거지로 인식될 정도로 정치권과 민간부문의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각 기관장 및 감사 등 주요 임원 자리는 정권 창출에 공이 있는 인사들로 몸살을 앓는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구조적으로 공공기관이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채용비리도 생겨나는 것”이라며 “채용에서 탈락한 사람도 떨어진 근거를 모두 알 수 있게 하는 투명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장이 사익을 추구할 수 없게 할 시스템도 필요하다. 정부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채용 비리를 막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채용비리 연루자와 청탁자의 명단을 모두 공개하는 방안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는 수사기관이 대상자를 기소하지 않는 한 실명을 밝힐 수 없다. 정부는 또 채용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정례적인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비리가 빙산의 일각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회성 조치나 명단 공개 정도만으로 공공기관 비리의 뿌리를 뽑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공기관의 부채 관리를 위해 대대적으로 정책자원을 투입한 것처럼 인사관리 분야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최혜령 기자}
지난해 100명 이상 민간기업의 임금인상률이 3.7%로 공공 부문보다 0.7%포인트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협약 임금인상률은 3.6%로 전년(3.3%)보다 0.3%포인트 올랐다. 협약 임금인상률은 100명 이상이 일하는 사업장에서 노사가 합의한 임금상승률이다. 협약 임금인상률은 2014년 4.1%를 나타낸 뒤 2015년(3.7%), 2016년(3.3%) 연속 하락했다가 지난해 반등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3%대를 회복하는 등 경제회복 기조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간기업의 상승률은 3.7%인 반면 공공 부문의 상승률은 3.0%였다. 2016년에는 공공 부문(3.4%)이 민간기업(3.3%) 인상률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앞질렀지만 1년 만에 민간기업의 임금 인상폭이 공공 부문을 앞질렀다. 2016년은 조선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민간기업의 임금인상률이 낮았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100∼300명 사업장의 인상률이 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0∼999명(3.9%), 300∼499명(3.5%), 1000명 이상(3.2%) 순이었다. 협약임금에는 초과수당, 성과급 등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근로자가 받는 명목 임금인상률과는 다를 수 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4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당장 급한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오랜 기간 방치했기 때문이다. 5, 6년 뒤면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 명대로 곤두박질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문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12월 이후 월간 출생아 수 감소율이 12개월 연속 10%대에 이른 것은 전례가 없는 출산 재앙이다. 외환위기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았던 2001년과 2002년 연간 출생아 수가 직전 연도보다 10% 이상 감소하기도 했지만 월간 감소율이 이렇게 오랜 기간 10%대에 이르지는 않았다. 일자리 문제, 주거 불안 등으로 젊은층이 대부분 결혼을 꺼리는 상황에서 30대 초반 여성 인구가 줄어들면서 저출산의 굴레에 빠진 셈이다. 문제는 이런 저출산 추세가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월간 출생아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1월만 해도 출생아 수는 6만1229명에 이르렀다. 이후 출생아 수가 감소세를 보여 지난해 11월에는 2만7000명까지 떨어졌다. 통계가 작성된 215개월 동안 월별 출생아 수가 2만 명대였던 것은 단 5개월뿐이었지만 그중 4개월이 지난해에 몰려 있다. 통계청은 당초 미래 인구를 추정하면서 2026년 정도 돼야 연간 출생아 수가 30만 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가 36만 명 정도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구 감소 폭이 과학적 추계를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되는 셈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인구학)는 “이런 추세라면 2023년에는 출생아 수가 20만 명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산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대인 30∼34세 여성 인구는 2014년 194만9000명에서 지난해 166만8000명으로 28만1000명(14.4%) 줄었다. 현재 30∼34세인 여성은 산아제한정책이 뿌리내렸던 19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1983년 2.1명에서 2016년 1.17명으로 떨어졌다. 혼인 건수도 2012년부터 꾸준히 줄고 있다. 2014년(―5.4%)과 2016년(―7.0%)은 특히 많이 줄었다. 지난해 1∼11월 혼인(23만6900건)은 전년 동기(25만3200건)보다 6.4% 감소했다. 출산 전제조건이 붕괴되면서 출생아 수 감소는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거 문제, 노동시장 문제 등 거시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인구구조 문제까지 맞닥뜨렸다”며 “젊은층의 가치관도 과거와 달라 출산 저하를 막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과 생활의 균형, 특히 여성의 삶의 질 향상에 적극적으로 정책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최혜령 기자}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젊은층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고착화하면서 저출산이 사회적 난제가 되고 있다. 통계청이 24일 내놓은 ‘인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2만7000명으로 2016년 11월보다 3400명(11.2%) 감소했다. 이는 월간 출생아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17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월간 출생아 수는 2016년 12월 14.2% 줄어든 이후 12개월 연속 10%대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각종 출산장려정책이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한 채 재정만 축낸 셈이다. 지난해 1∼11월 누적 출생아 수는 33만3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만5900명 적다. 지난해 12월 출생아까지 합한 연간 출생아 수는 역대 처음으로 40만 명 선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0년 이후 한 번도 깨지지 않은 ‘한 해 출생아 40만 명’ 선이 무너지면서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급감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이른 추위로 인해 사망자 수가 2만4400명으로 전년 11월(2만3300명)보다 4.7% 늘었다. 출생아에서 사망자를 뺀 인구 증가는 2600명으로 전년 11월(8300명)의 3분의 1에 머물렀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한국이 5년 연속 블룸버그가 선정한 세계 1위 혁신국가로 선정됐다. 기획재정부는 23일 ‘2018년 블룸버그 혁신지수’에서 한국이 89.28점을 받아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014년 이후 5년 연속 세계 1위다. 이어 스웨덴, 싱가포르, 독일, 스위스 등의 차례였다. 블룸버그 혁신지수는 주요 50개국을 대상으로 7개 분야에서 통계수치를 지수화해 점수를 매긴 지표다. 한국은 인구 100만 명당 특허 수, 국내총생산(GDP) 1000억 달러당 특허 수, 전 세계 특허 중 한국 특허 수 비율 등 특허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개발(R&D) 지출 집중도(2위), 제조업 부가가치(2위), 교육효율성(3위), 첨단기술 집중도(4위), 연구집중도(4위) 등에서도 세계 5위권에 들었다. 다만 생산성 분야는 21위로 비교적 저조하게 나타났다. 생산성 점수는 15세 이상 노동인구당 GDP 규모를 산정해 계산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규제혁신과 선제적 투자를 바탕으로 이 지수가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서비스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접수한 분쟁조정 건수가 지난해 처음 3000건을 넘어섰다. 공정거래조정원은 2017년 접수한 분쟁조정신청이 3354건에 이르렀고 이 가운데 3035건이 처리됐다고 23일 밝혔다. 분쟁조성 신청건수는 1년 전보다 37.8% 늘었고 처리건수도 35.5% 많아졌다. 분쟁조정은 지난해 6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5월에는 1주일 동안 접수한 분쟁조정신청이 40∼50건에 머물렀지만 6월 이후에는 1주일 동안 접수건수가 평균 70∼90건 수준으로 증가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당시 “우리 사회가 공정위에 요구하는 바는 경제사회적 약자를 보호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층의 분쟁조정 신청이 늘고 ‘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이 이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례로 A 씨는 지난해 1월 B사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가맹점을 열었다. 얼마 뒤 B사는 A 씨의 가게와 가까운 곳에 직영점을 냈다. 가맹본부가 직접 운영하는 가게와 경쟁하게 된 A 씨의 매장은 매출이 크게 줄었다. 공정거래조정원은 B사가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조정을 권유했다. 결국 B사는 A 씨의 매장을 인수하고 손해배상금 5억1000만 원을 A 씨에게 지급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소 정보기술(IT) 업체의 사업영역을 침범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네이버에 대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23일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공정위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영업자료와 재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네이버를 조사한 조사관들은 시장감시국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감시국은 독과점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를 조사하는 곳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네이버 광고와 관련해 소상공인들의 민원이 있다는 걸 안다”며 네이버가 시장지배적 지위자로서 지위 남용의 소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가 가격비교 사이트와 부동산 사이트 등을 운영하면서 중소 IT 업체의 기술을 베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관련 조사를 시사한 것이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네이버쇼핑 입점업체에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N페이)만 제공해 다른 서비스를 사실상 차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검색광고 광고료 책정 과정에서 시장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네이버가 과거 대기업집단 지정을 피하기 위해 계열사 자료를 허위로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공정위 당국자는 “국감에서 지적된 사안을 모두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네이버 관계자는 이날 공정위 조사에 대해 “따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14년 불공정거래를 한 혐의로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공정위가 네이버의 자진 시정안을 받아들여 사건이 종결됐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김성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상반기(1∼6월) 동안 대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조사, 공익재단 실태 조사, 지주회사 실태 조사를 집중적으로 하기로 했다. 이 조사 결과와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실태를 토대로 3월 이후 정부 주도의 재벌 개혁을 본격화한다는 복안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재벌 개혁은 삼성과 현대차를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 재벌의 성장이 하도급 업체와의 상생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대기업 조사에 대해 “잘못된 것을 조사해 적발하고, 제재하는 것 자체만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어떤 신호를 보낸다는 점에서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경제 검찰’인 공정위의 조사 자체가 공정경제를 확산하는 과정일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문재인 대통령은 대기업을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나. “대통령이 대기업을 죄악시하는 건 절대 아니다. 대기업이 혁신성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년 기자회견 당시 대통령이 대기업이라는 단어 대신 ‘재벌’이란 단어를 쓴 건 그만큼 재벌 개혁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생산력을 발전시키면서 성과를 중소기업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게 재벌 개혁이라고 생각한다. 대기업을 죽여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 아니다.” ―재벌개혁을 위해 공정위는 뭘 할 참인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공정위의 행정력만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것이다. 대표적인 게 일감 몰아주기 조사다. 기업집단국 인원이 추가되고 있는 만큼 총수 일가 사익 편취와 부당 내부거래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 작년 12월에 시작한 공익재단 조사와 곧 들어갈 지주회사 실태 조사도 상반기에 집중한다.” 인터뷰 사흘 뒤인 22일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계열사 간 부당 지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현장조사했다.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법무부의 상법 개정, 금융위원회의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 보건복지부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이 확정되고 이후 사후규제 장치가 잘 작동하는지 지켜보겠다. 대기업의 자발적 개선안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3월 주주총회가 다가오고 있다. 이 무렵 재벌의 움직임을 보고 공정거래법상 사전규제를 어느 정도 강화할지 판단해 하반기 입법 계획을 세우겠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인 지난해 6월 4대 그룹 전문경영인과 만나 “연말까지 기업이 선제적으로 자발적 변화를 하라”고 요구했다. ‘자발적 변화’를 지켜보는 시한을 지난해 말에서 3월 주주총회로 조정한 셈이다. ―재계에 변화의 조짐은 있나. “일부 기업에서 자발적 변화가 시작됐다.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CJ, 태광, 효성, 대림, 현대차까지 자발적인 개선책을 발표했다. 내용은 다르지만 발표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는 느낌이다.” 지난해 12월 SK는 소액주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올 3월 주주총회를 분산 개최하기로 했다. 롯데, 현대중공업 등은 지주사 전환에 나서는 등 자발적 개선안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하이트진로그룹 부당 지원 행위에 대해 강한 제재를 했다. “대기업들에 ‘편법으로 부(富)와 명예를 승계하는 것은 어렵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 공정위가 조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명성에 금이 가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의 결과가 현대차 지배구조 개선 발표라고 생각한다.” ―현대차 지배구조가 어떻게 변한 건가. “현대차가 최근 주주권익 보호담당 이사를 일반주주들이 추천한 후보 가운데 선임하기로 했다.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한 조치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시발점이 될 걸로 본다. 매우 의미 있는 발표라고 생각한다. 높이 평가한다.” ―작년 말 착수한 대기업 공익법인 실태 조사 결과는…. “공정위가 조치할 만한 공익법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조사로 공익법인의 사회적 활동, 기부를 위축시켜서도 안 된다. 운영이 잘되는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지원 강화도 검토할 것이다.” ―노동계 인사를 경영에 참여토록 하는 노동이사제가 화두다. “대선 캠프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당시 이는 단순히 기업 이사회 구조를 바꾸는 미시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경제 시스템 전체와 관련한 문제라고 결론 내렸다. 현재는 공공부문에 먼저 적용하고 국민적 공감대가 확보되면 민간에 점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건전한 노사관계에 기반을 두지 않으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지난 정부의 규제개혁과 현 정부의 규제혁신은 어떻게 다른가. “과거 정부는 건수 위주의 개혁을 했다. 몇 건 개혁해봐야 그만큼의 규제가 또 만들어졌다. 이번 정부는 핵심과제를 선정해 성공사례를 만들려고 한다. 이를 위해 컨트롤타워, 투명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규제혁신을 위해 의사결정을 공개하는 투명성을 강조하는 차이점이 있다.” ―청와대와 정책 조율은 잘되고 있나. “행정부처는 당연히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총괄하는 것이고 김 부총리와 조율한다. 물론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과도 조율을 거친다. 두 축(경제부총리-정책실장)을 통해 경제정책이 조율되고 있고 그 안에 이견은 없다. 경제팀 내에 기본방향과 구체적 내용은 다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인터뷰=신치영 경제부장 / 정리=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962년 경북 구미 출생△대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경제학과 박사△1994∼2017년 한성대 무역학과 조·부교수 및 교수 △1994∼2001년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2001∼2006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2006∼2017년 경제개혁연대 소장}

#.1이제는 ‘개파라치’ 시대#.2지난해 유명 음식점 대표가 배우 최시원의 반려견에 물린 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사회문제로 떠올랐습니다.최근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은 그의 반려견에게 물린 뒤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40대 여성에게 뒤늦게 고소를 당했는데요.#.3반려견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는 18일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을 내놨습니다.이른바 ‘개파라치’ 제도.#.4대책에 따르면 3월 22일부터 반려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거나 반려견에 목줄을 제대로 채우지 않은 주인을 신고하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의 최대 20%를 주는 신고포상금 제도가 시행됩니다.#5.이르면 내년부터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의 목줄 길이가 2m로 제한됩니다.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외출할 때 반려견은 목줄을 매야 합니다. 목줄 길이는 다른 사람에게 위해나 혐오감을 주지 않는 범위로 유지하라고 돼 있죠.#.6맹견의 종류도 현재의 3종에서 8종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현행법상 맹견은 도사견, 핏불테리어(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바일러 여기에 마스티프, 라이카, 옵차르카, 캉갈, 울프도그 가 추가됐죠.#7.맹견은 외출할 때 반드시 목줄과 입마개를 해야 하고 탈출 방지용 이동장치를 사용해야 합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맹견을 키울 수 없고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특수학교에도 맹견을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8맹견은 아니지만 사람을 공격해 상처를 입힌 적이 있거나 바닥에서 어깨뼈 가장 높은 곳까지의 몸 크기가 40cm 이상인 개는 ‘관리대상견’으로 따로 분류합니다.관리대상견은 엘리베이터, 복도, 보행로 등에서 반드시 입마개를 해야 합니다.#.9또 정부는 반려견 주인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는데요. 개가 사람을 공격해 숨진 경우 반려견 주인에게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관련법 개정이 추진됩니다. #10.“공공장소에서 반려견이 주위에 피해를 줘도 교정하지 않는 건 방임에 불과하다”(‘개통령’강형욱 훈련사)정부의 대책과 더불어 강아지를 마구잡이로 풀어 놓는 사람은 오히려 반려견 문화를 해치는 ‘지능적 안티’라는 강 훈련사의 말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원본 l 김준일 기자사진 출처 l 동아일보DB·뉴시스·Pixabay·나무위키·위키백과기획·제작 l 김아연 기자·한지혜 인턴}
3월부터 반려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거나 반려견에 목줄을 제대로 채우지 않은 주인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이른바 ‘개파라치’ 제도가 시행된다. 또 이르면 내년부터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의 목줄 길이가 2m로 제한된다. 정부는 1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반려견 관련 사고가 잇따르자 내놓은 조치다. 대책에 따르면 3월 22일부터 목줄을 제대로 채우지 않는 등 반려견 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하는 주인을 신고하면 과태료의 최대 20%를 주는 신고포상금 제도가 시행된다. 정부는 맹견의 종류를 현재의 3종에서 8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맹견은 도사견, 핏불테리어(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바일러 및 그 잡종으로 규정돼 있다. 이번 대책으로 마스티프, 라이카, 옵차르카, 캉갈, 울프도그 및 그 잡종 등 5종이 새롭게 추가됐다. 외출할 때 맹견은 반드시 목줄과 입마개를 해야 하고 탈출 방지용 이동장치를 사용해야 한다. 또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맹견을 키울 수 없고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특수학교에도 맹견을 데리고 갈 수 없다. 맹견은 아니지만 사람을 공격해 상처를 입힌 적이 있거나 바닥에서 어깨뼈 가장 높은 곳까지의 몸 크기가 40cm 이상인 개는 ‘관리대상견’으로 따로 분류된다. 관리대상견은 엘리베이터, 복도, 보행로 등에서 반드시 입마개를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모든 반려견은 공공장소에서 목줄을 2m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반려견 주인들이 이런 안전관리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일각에서는 몸 크기 40cm 이상으로 획일적으로 규정하면 대부분의 중대형견이 포함될 뿐 아니라 단순히 크기로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한다는 점에서 애견인들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도 나온다. 이번 조치들은 관련법 개정을 통해 2019년 이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는 반려견 주인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다. 개가 사람을 공격해 숨진 경우 반려견 주인에게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관련법 개정이 추진된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시중은행들이 자금 세탁이 의심되는 가상통화 거래소의 법인계좌들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공유하고, 해당 계좌와는 거래를 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법인계좌로 투자금을 입금 받아 거래를 중개하는 주먹구구식 영업을 해온 소형 거래소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다음 주 이런 내용을 담은 가상통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6개 은행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벌인 결과, 소형 거래소들이 회사나 임원 명의로 계좌를 만든 뒤 투자자들의 자금을 송금받아 수기(手記)로 관리하고 있어 고객 자금이 뒤죽박죽 섞이거나 자금세탁에 악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자금 흐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거래소 계좌들의 목록을 공유하고 거래를 중단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또 법인계좌를 쓰는 거래소들에 대해 고객별 거래명세, 회사와 고객 자산을 구분하도록 하는 등 까다로운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거래소가 사실상 법인계좌를 활용하기 어려워져 점차 실명계좌 시스템을 도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3월까지 가상통화 거래소의 불공정 거래 여부에 대한 조사를 마치기로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거래소의) 전자상거래법, 약관법 위반 조사에 대해 3월까지는 결과를 내려고 한다”며 “필요하다면 시장 경제원리에 맞는 규제, 제재 수단을 마련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공정위는 거래소들이 시스템 장애, 해킹 등에 대비해 소비자 거래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했는지와 약관에 불공정 조항이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강유현 yhkang@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글로벌 기업인 지멘스가 국내 의료기기 유지 보수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려고 불공정거래를 한 혐의로 6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지멘스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를 보수하는 시장에 국내 업체가 들어와 성장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보고 과징금 62억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독일에 본사가 있는 지멘스는 2012년부터 국내에서 CT와 MRI 판매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지멘스는 자신들이 판매한 CT와 MRI 기계에 대한 유지 보수 시장도 독점해 왔지만 2012년 7월 보건복지부가 CT와 MRI에 적용하는 건강보험 수가를 인하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병원들이 장비 유지 보수에 드는 돈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지멘스보다 저렴한 가격에 CT와 MRI를 유지 보수해 주는 전문업체와 거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14년 1월부터 지멘스는 자사의 CT, MRI를 산 병원이 다른 유지 보수 전문업체와 거래하면 불이익을 주기 시작했다. 기계를 보수하려면 소프트웨어에 접근하는 비밀번호인 ‘서비스키’가 필요한데 지멘스에서 수리를 받는 병원에는 서비스키를 무상으로 준 반면 다른 업체에 맡긴 병원에는 서비스키를 유상으로 판 것이다. 또 지멘스와 거래하는 병원은 서비스키를 주문하는 즉시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다른 유지 보수 업체와 거래하는 병원은 서비스키 요청 후 25일 뒤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차이를 뒀다. 공정위의 제재에 지멘스는 즉각 반발했다. 지멘스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의 결정은 지식재산권인 서비스키에 대해 법리적으로 잘못 해석한 것”이라며 고등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올 7월 중순부터 최저임금이나 공공요금 인상으로 하도급업체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하도급업체는 원사업자인 대기업에 대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말과 올 1월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납품업체가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가맹본사 및 대형 유통회사와 나눠 지도록 한 데 이어 하도급 분야에서도 최저임금 인상분을 분담할 수 있는 규정이 생긴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 하도급법을 공포했다. 개정법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하도급업체로부터 대금을 올려 달라는 요청을 받은 원사업자는 10일 이내에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정거래조정원 분쟁조정협의회에서 조정에 나선다. 개정법은 시행령 개정작업을 거쳐 올 7월 16일부터 시행된다. 아울러 공정위는 업종별로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 계약서를 개정해 개정법 시행에 앞서 하도급업체 등 중소기업이 최저임금 인상의 부담을 덜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갑을관계에 노출돼 있는 업종이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을 피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로 개정 즉시 적용된다. 새 표준하도급계약서가 적용되는 업종은 철근가공업, 건축물유지관리업, 건축설계업, 디지털디자인업, 제품·시각·포장디자인업, 환경디자인업, TV·라디오 등 제작 분야 광고업, 전시·행사·이벤트 분야 광고업, 엔지니어링업 등 9개 업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 제조업은 제외한 반면 최저임금 상승 여파에 노출된 업종을 위주로 사업자단체와 협의가 끝난 업종에 대해 선제적으로 표준계약서를 바꿨다”고 말했다. 바뀐 표준계약서는 최저임금 상승 요인을 고려해 발주처가 원사업자에게 원도급 금액을 올려주면 하도급 금액도 자동으로 인상되도록 했다. 하도급업체가 별도로 대금 인상을 요청하지 않아도 관공서 등 발주처가 원사업자에게 주는 대금을 올려줬다면 하도급 대금도 오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00억 원이던 원도급 금액을 발주처에서 110억 원으로 올려줬으면 하도급 금액도 같은 비율인 10%만큼 인상된다. 업체가 표준계약서를 도입해 계약을 맺는 건 의무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표준계약서 도입 및 준수 여부가 공정위의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점수에 반영되는 만큼 공정위는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 공정위 관계자는 “하도급, 가맹거래, 대규모 유통업 등 특수한 갑을관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불평등한 거래를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가구전문업체인 ‘한샘’을 현장조사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대리점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15, 16일 이틀에 걸쳐 서울 마포구 성암로 한샘 본사 인테리어대리점 사업부에 조사관을 보내 영업자료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현장조사는 17일에도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은 “한샘 본사가 대리점 사업자를 직접 선발하고, 대리점 영업직원들에게 판매 목표를 할당했다”며 한샘의 대리점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직접 선발한 직원을 배치할 때 교육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챙겼고, 매출에 점수를 매겨 점수가 낮으면 강제로 등산을 시키는 등의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당시 한샘은 “직원 교육은 강제 사항이 아니었고, 매출 점수를 매긴 것 역시 독려 차원이었다”며 “대리점주들이 부담을 느꼈다면 반드시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국감 직후 박 의원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법 위반이 있는지 검토해 왔다. 이번 현장조사에 대해 한샘 측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에서 벗어나려면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자가 많아지도록 신청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는 최저임금을 시기별, 지역별로 달리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과 관련해 “정책은 시행 초기에 집행률이 높으면 확산되고, 그렇지 않으면 수혜자들이 ‘효과가 없나 보다’라고 지레짐작해 확산이 더디게 이뤄진다”며 “영세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신청 요건을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적용해 초기에 신청인을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자격은 월 보수 190만 원 미만 근로자로 한정돼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이 붙으면 월 보수가 190만 원 미만인 사례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비판에 정부는 생산직 근로자에 한해 야근수당 등 추가 수당을 190만 원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고용보험 미가입자 등 안정자금 신청의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를 찾아내 가입을 권고하거나 신청 요건을 완화해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중장기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절차를 바꿔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에 휘둘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최저임금위 결정을 국회에서 한 번 더 논의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시애틀에서 사업장 규모에 따라 새 최저임금 도입 시기를 달리하는 것처럼 우리도 관련 제도를 도입해봄 직하다”며 “인구 5000만 명이 넘는 경제권의 국가에서 최저임금을 획일적으로 도입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중심에 두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학 교수(전 통계청장)는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 중 빈곤가구에 속하는 수는 20% 미만이어서 최저임금 인상이 빈곤 감소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정책대상자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근로장려세제(EITC)를 섞어 정책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양극화와 소득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지만 양극화 해소는 최저임금보다는 EITC나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이건혁 기자}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총수일가 소유의 회사를 10년간 부당 지원한 혐의로 재계 55위인 하이트진로그룹 총수 2세가 검찰에 고발됐다. 특히 법망을 피하기 위해 납품회사 등을 동원해 일감 몰아주기와 ‘통행세’ 제공 등 각종 변칙적인 수법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나 거액의 과징금도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이트진로가 2008년 4월부터 10여 년간 총수일가 소유회사인 서영이앤티를 부당 지원한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107억여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과징금 규모는 부당 지원을 한 하이트진로 79억5000만 원, 부당 지원을 받은 서영이앤티 15억7000만 원, 부당 지원을 도운 삼광글라스 12억2000만 원 등이다. 또 부당 지원 행위를 주도한 총수 2세 박태영 하이트진로 경영전략본부장(부사장)과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김창규 상무 등 경영진과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007년 12월 박태영 부사장이 서영이앤티를 인수한 후 각종 통행세 거래와 우회 지원을 통해 서영이앤티에 막대한 부당 이익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서영이앤티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박태영 부사장(장남) 58.44%, 박문덕 회장(총수) 14.69%, 박재홍 상무(차남) 21.62% 등 총수일가 지분이 99.91%에 달한다. 구체적인 부당 지원 행위를 보면 하이트진로는 2008년 4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삼광글라스에서 직접 사던 맥주용 캔을 서영이앤티를 거쳐 구매하면서 1캔당 2원의 통행세를 지급했다. 하이트진로는 통행세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2013년 이후부터는 직접 통행세를 주는 대신 삼광글라스에 원재료를 살 때 서영이앤티를 끼워 넣어 사도록 요구했다. 이 때문에 을의 위치에 있는 삼광글라스는 맥주캔 원재료뿐만 아니라 맥주캔과 상관없는 밀폐용기 뚜껑도 서영이앤티를 거쳐서 샀다. 하이트진로는 서영이앤티가 주식을 비싸게 팔 수 있도록 우회 지원하기도 했다. 납품업체에 ‘서영이앤티의 자회사 주식을 시가보다 11억 원 더 비싸게 사면 8년간 영업이익률을 보장해 주겠다’고 요구하며 이면계약을 맺은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런 방식으로 서영이앤티가 몸집을 불리는 걸 도왔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서영이앤티에 100억3000만 원을 직접 지원했다고 밝혔다. 서영이앤티는 이후 박문덕 회장의 지분 증여 등을 통해 현재 그룹을 지배하는 주요 최상위 회사가 됐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하이트진로는 중소기업에 피해를 끼쳐가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를 한 것”이라며 “다른 대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도 엄중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공정위의 지적 사항은 이미 오래전에 개선된 것들로 문제가 없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12년부터 관련 문제들을 개선하고 소명도 계속해왔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입장 차이가 있는 만큼 향후 행정소송 등을 통해 의혹을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강승현 기자}

“직원을 뽑으려고 해도 고용보험에 들라고 하면 나가 버립니다. ‘고용보험 가입’이라는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요건을 맞출 수 없는 현실에서 정부 지원이 무슨 소용입니까?”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에서 만난 고깃집 사장 김만석 씨(41)는 이렇게 말했다. 이달 5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김 사장의 고깃집 등 6개 사업장을 방문했다. 당시 김 부총리는 “현장 상인들 대부분이 최저임금 인상의 취지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보 취재진이 김 부총리가 찾은 6개 사업장 중 4곳을 다시 찾아 사장들을 직접 만나 보니 4명 중 3명은 “최저임금 인상 추진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총리 앞에선 말 못한 현실 정부가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핵심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일자리 안정자금이다. 이 자금을 받으려면 △30인 미만 사업장 △종업원 월 보수 190만 원 미만 △고용보험 가입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가운데 ‘고용보험 가입’은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근본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고용보험에 들면 퇴직 때 고용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당장 근로자가 고용보험료를 내야 하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김만석 사장은 “4대 보험에 들자고 하면 대부분 고용보험료로 낼 돈을 월급으로 주는 식당으로 일하러 간다”며 “식당 종사자 상당수가 그런 상태라 일자리 자금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보험 가입 때문에 일자리 자금 신청이 줄어드는 부작용을 줄이려고 올해 근로자들이 부담하는 4대 보험료를 대폭 낮췄다. 월 157만3770원의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는 원래 13만3750원의 보험료를 냈지만 일자리 자금의 지원을 받으면 3만4480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정부 지원 자체가 한시적인 조치라는 점 때문에 사업주들도 가입을 꺼리고 있다. 홍보도 덜 돼 영세업자들 가운데 신청 방법을 잘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빈대떡집을 운영하는 윤모 씨(62)는 “일자리 자금을 신청하러 가 보니 절차가 복잡하고 혜택이 크지 않은 것 같아 그냥 돌아왔다”고 전했다. 설령 정부 지원을 받더라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음식문화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정근회 씨(39)도 사업주에 대한 고용보험료 지원 효과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정책의 수혜자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만큼 일자리 자금 신청 대상자 중 0.12%(1200개)만 신청한 현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 정부는 “이달 말부터 일자리 자금 신청이 차츰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1월까지 230만 명이 가입할 것이란 당초 예상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인건비 올라도 음식값은 못 올려 일자리 자금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으면 수혜 대상인 영세 자영업자가 피해를 보게 된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 이후 영세 자영업자들은 인건비가 올라도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애로를 호소했다. 음식문화거리에서 만난 음식점 업주 A 씨는 “브랜드 없이 식당을 운영하는 영세업자들이 이번 인상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프랜차이즈 식당은 가격을 올려 비용 인상을 고객에게라도 전가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러면 손님이 바로 끊긴다”고 말했다. 실제 KFC, 롯데리아 등 프랜차이즈 햄버거 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제품 가격을 5∼6% 올렸다. 일부 한식 체인점은 연초 15%대까지 값을 올렸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불법 가격 인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불공정행위를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뒤늦게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오른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다.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B 씨는 “공약대로 후년에 정말 최저임금 1만 원이 되면 인건비는 물론 재료 조달 비용까지 크게 오를 것”이라며 큰 체인점과 어떻게 경쟁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국내 자영업자들이 구조조정 한파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준비 없는 시행이 문제 전문가들은 초유의 최저임금 인상을 하면서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비스업 일자리가 이미 9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했지만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리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음식·숙박업 취업자는 지난해 12월 4만9000명이 줄어 최근 5년 새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병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의 범위를 이제 와서 논의하는 것이야말로 미흡한 준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정한 뒤에 추후 어떤 임금을 최저임금으로 볼지 산입 범위를 나중에 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연말인 지난해 12월 26일에서야 정기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키자는 권고안이 나오며 결국 산입 범위의 조정 없이 인상된 최저임금만 적용됐다. 정부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전인 올 상반기(1∼6월)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취합해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경제부처 당국자는 “정부가 지난해 5월 출범하면서 7월 초 결정한 최저임금 인상률을 지나치게 공약 그대로 추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라면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4.9% 오른 8650원, 2020년 최저임금은 15.6% 더 오른 1만 원에 이르게 된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김준일·최혜령 기자}

전화로만 설명을 듣고 보험에 드는 현행 ‘텔레마케팅 보험’ 가입 방식이 상품설명서를 먼저 받은 뒤 전화로 상세한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바뀐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보험 가입 후 청약을 철회할 수 있는 기간이 지금보다 늘어난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텔레마케팅 채널의 보험 영업관행 개선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2016년 기준 300만 건(15.6%) 안팎의 보험계약이 전화를 통한 텔레마케팅 방식으로 이뤄지는데도 형식적인 설명 때문에 소비자가 보험의 세부 내용을 모르고 가입하는 불완전 판매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텔레마케팅으로 판매된 보험 중 불완전 판매 비율은 0.41%로 보험설계사를 통한 보험 판매 시 발생한 불완전 판매 비율(0.24%)보다 크게 높다. 현재 텔레마케팅을 통한 보험 판매는 TV, 인터넷으로 광고를 본 소비자가 먼저 금융회사에 전화를 걸어 청약하거나 금융회사가 소비자에게 전화를 걸어 가입을 권유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이때 텔레마케팅 설계사는 전화로 보험상품을 설명한 뒤 보험계약이 체결되면 청약일로부터 5일(영업일 기준) 안에 상품설명서를 보내면 된다. 전화로 설명을 듣다 보니 소비자가 상품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금감원은 앞으로 변액보험, 저축성보험 등 상품 구조가 복잡한 보험을 전화로 판매할 경우 소비자가 미리 상품설명서를 받아볼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변경할 예정이다. 금융회사가 전화로 소비자에게 ‘2, 3일 내에 원하는 곳으로 자료를 보낼 테니 그 자료를 보면서 다시 설명하겠다’고 안내한 뒤 가입 절차가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다. 전화로 보험상품을 설명할 때 보험금 지급 거부 조항 등 보험사에 불리한 항목을 빠르게 말하고 지나가는 관행도 바꾸기로 했다. 텔레마케터가 전화로 설명할 때 모든 사항은 비슷한 속도와 톤으로 말하도록 당국이 권고하거나 의무화할 가능성이 높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보험 청약을 철회할 수 있는 기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험 가입자는 청약 후 30일, 보험증권을 받은 후 15일 이내에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 그러나 고령자들 가운데 이 사실을 잘 몰라 철회 기간이 지난 뒤 청약을 취소하려고 시도하다 분쟁으로까지 번지는 경우가 많다고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청약 후 30일’까지로 제한돼 있는 고령자의 청약 철회 기간을 ‘청약 후 45일’ 정도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양진태 금감원 보험제도팀장은 “철회 기간을 얼마나 연장할지 업계와 논의한 뒤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고령자가 보험 내용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보험안내책자의 글자 크기를 키우고 그림 자료를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